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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한마디]

    ●승장 선동열 삼성 감독 에니스를 내리고 위기 상황에서 불펜 싸움을 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1차전에서 너무 많은 안타를 쳐 걱정했지만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해 잘 해줬다. 선수들이 정규리그보다 오히려 단기전에 들어와 집중력을 갖는 것 같다. 오늘 박빙 승부에서 이겼다. 방문 경기에서 2승을 거두고 홈에서 편하게 하는 만큼 결과가 좋을 것이다. ●패장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 아쉽게 적시타가 우리 팀이 아닌 상대팀에서 나왔다. 손민한은 제구가 좋은 선수인데 오늘은 안 됐다. 삼성은 좋은 수비와 공격, 훌륭한 투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도 방망이가 살아나고 있다. 우리는 연승도 많이 해본 팀이다. 어려운 상황이 된 건 알지만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믿어달라.
  • 일부 롯데 팬 ‘무매너’… 삼성, 응원 보이콧 초강수

    전날 롯데가 삼성에 3-12로 대패했지만 부산 갈매기들의 야구 열정은 전혀 식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은 몰지각한 일부 롯데팬들이 삼성 응원석으로 가 소란을 또 피울 것을 우려, 응원 보이콧이라는 초강수를 둬 모두가 즐겨야 할 ‘가을 잔치’가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9일 사직구장 출입구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새벽부터 나온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지정석을 구하지 못한 팬들이 조금이라도 내야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1차전 때 삼성 응원석을 점령하며 소동을 일으킨 홈팬들을 의식,2차전에서 응원단장과 치어리더의 응원 없이 경기를 치렀다.3루 응원석 맨 끝에 걸어놓은 ‘최강 삼성’이란 현수막만 남기고 대형 사자상과 응원 도구를 모두 철거했다. 이에 따라 3루 원정 응원석은 대부분 홈팬들이 점령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삼성팬들은 흩어져 조용하게 응원전을 펼쳤고 100여명만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선 “몰지각한 팬과 대다수 열성팬들은 구분해야 한다. 그래야 구도 부산의 야구 열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추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외야 관중석에서 한 관중이 삼성 공격 때 타자를 향해 레이저 포인터를 쏘자 장내 방송으로 주의를 줬다. 2-2로 맞선 6회 말 롯데 손광민 타석 때 투수 정현욱을 향해 3루석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자 선동열 삼성 감독이 주심에게 항의하는 바람에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선 감독은 “레이저 빔 소동은 몇 년 전부터 일본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경기하는 데 지장이 많아 삼가줬으면 좋겠다. 일본은 적발되면 곧바로 퇴장당하고 다시는 야구장에 못 오게 한다. 우리도 선수 보호 차원에서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찰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1개 방범순찰대와 3개 중대를 배치한 대신 순찰을 강화했다. 과도하게 대응할 경우 자칫 불필요하게 팬들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이승만·박정희 만세’ 가르치는게 옳은 일인가?”

    ‘좌편향 교과서’ 논란이 국정감사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여당의 교과서 수정방침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고려대 한국사학과 정태헌 교수는 9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현재 정부의 교과서 수정 압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교과서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한국사연구회 총무이사를 맡고 있는 정 교수는 “정부가 역사학과 전혀 관계가 없는 특정한 이익단체나 반국가적인 특정 단체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교과서 좌편향’ 발언을 마구잡이로 쏟아내고 있다.”며 “반면 역사학계나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의견은 사살상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교과서 수정을 요구하는 단체들의 ‘문제의 교과서에는 지난 정권의 이데올로기가 녹아있으므로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수정할 사항이 있으면 일정한 절차 안에서 하면 되는 것”이라고 답한 그는 “하지만 지금 장관·여당 의원 등의 발언은 아무런 내용과 논의가 없는 ‘선동’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좌편향 교과서가 건국을 폄하한다’는 주장에 대해 “교과서에는 단지 단독정부 수립을 축하면서도 통일국가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 뿐이며 당연히 북한에 대해서도 동일한 비판의 내용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교과서 수정을 주장하는 단체들의 요구대로 특정 대목만 부각시켜 ‘이승만 대통령 만세·박정희 대통령 만세’라고 가르치는 것이 옳은 것인가.그렇다면 북한 교과서와 다른 것이 무엇인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역사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다 봐여 한다.”고 강조한 뒤 “우리 내부를 비판하면 그게 북한을 편드는 것이라는 일편향 사고가 어떻게 21세기에도 횡행하는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교과서가 좌편향 됐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단체들에 대해서도 “그 중 일부 단체가 식민사관에 기울어진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비판한 정 교수는 “보수세력이 적대적 대북관 이상의 내용이 없는 틈을 타서 식민사관 역사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보수에 편승해 거침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 교과서가 산업화 성공에 대해 과소평가한 부분이 있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부는 자기 그룹이 아니라고 규정하면 대화를 안 하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비판한 뒤 “오히려 교과서를 그렇게 보는 시각이 편향된 것이다.교과서에는 산업화의 공로가 충분히 서술돼 있다.다만 그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를 함께 서술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8일 한국역사교육학회 등 21개 역사학 단체들은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와 여당은 검인정 제도의 정신과 역사학계의 명예를 훼손하는 교과서 이념논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사자 관록에 거인 주눅들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단골인 ‘관록’의 삼성과 8년 만에 가을 잔치에 참가한 ‘돌풍’의 롯데가 격돌하는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는 치열한 승부가 예상돼 엄청난 관심을 불러모았다. 부산 갈매기들은 사직에서 열리는 1차전을 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4일 인터넷 예매분 2만 6000장은 30여분 만에 모두 팔렸고, 현장 판매분 4000장을 구입하기 위해 밤을 새웠다. 엄청난 클릭 끝에 엄청난 예매에 성공했던 팬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섰다. 올시즌 정규리그 63경기 가운데 21차례 매진을 기록한 홈팬들의 극성 덕에 1차전 표도 모두 팔렸고, 포스트시즌 5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이어갔다. 그러나 승부는 싱겁게 끝났다. 삼성이 예상하지 못했다. 타선이 폭발, 대량 득점에 성공한 반면 롯데는 8년 만에 가을에 야구하는 모습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지 서툴렀다. 투수진은 볼넷을 모두 7개나 남발했고, 수비진은 실책 1개가 기록됐지만 보이지 않는 실책을 여러개 저질렀다. 삼성은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장단 19안타를 몰아쳐 12-3으로 대승했다. 기분좋게 적지에서 귀중한 승리의 첫 발을 내디딘 삼성은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을 부풀리게 됐다.1989년 이후 17차례 열린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만 준플레이오프가 3전2선승제에서 5전3선승제로 바뀐 게 변수라면 변수. 삼성은 관록을 마음껏 드러내며 승리를 챙겼다. 선발 배영수는 5이닝 동안 6안타를 맞았지만 3점만 내주며 승리투수가 됐다.2001년부터 포스트시즌 20경기에서 방어율 2.03과 5승(4패)을 기록한 노련미를 앞세워 위기를 모면했다. 양준혁은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33경기째 포스트시즌 연속 출루에 성공했고, 준플레이오프 7경기 연속 안타 기록도 이어갔다. 진갑용도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포스트시즌 8경기 연속 안타를 날리며 팀 승리를 거들었다. 선발 9명 가운데 5명이 2안타 이상 터뜨린 삼성은 플레이오프 팀 최다안타 신기록도 갈아 치웠다. 종전 기록은 2005년 10월2일 2차전에서 SK가 한화를 상대로 뽑아낸 17안타였다. 양 팀의 28안타는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안타다. 삼성 박석민은 5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뽑혀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9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편 삼성이 12-3으로 크게 앞선 채 7회초 공격을 벌일 때 기분이 상한 롯데 팬 일부가 3루쪽 삼성 응원단과 경비원을 밀어내고, 물병과 족발 등을 던지다 순찰대에 끌려 나가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흠집을 남겼다. 부산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감독 한마디 ●승장 선동열 삼성 감독 1회 3안타를 치고도 점수 못났을 때 어려운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3회에 선수들 집중력을 발휘해 7점을 내 승부가 결정됐다. 배테랑들이 잘해줬다. 롯데쪽이 오히려 긴장을 하고 다급하지 않았나 한다.1승1패를 해도 홈에서 경기가 있으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 선수들이 정규리그보다 훨씬 집중력을 갖고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점수가 많이 난 것 같다. 내일도 즐기면서 했으면 한다. ●패장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 간단하게 말하면 피칭이 나빴다. 오늘 서로 간신히 1∼2점을 빼는 경기가 될 줄 알았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삼성 타자들은 방망이를 잘 돌렸고 우리 타자들은 계획대로 공략을 못했다.3회 대량 실점 이후 경기가 힘들어졌다. 삼성은 공격과 수비, 피칭 모두 잘 했다. 우리 선수들이 긴장한 모습은 보지 못했다. 첫 경기를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오늘 경기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2차전과 3차전을 잘 준비하겠다.
  • [프로야구] 거인의 패기냐 사자 관록이냐

    ‘돌풍’의 롯데와 ‘관록’의 삼성이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8일 오후 6시 사직에서 열리는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출발선이다. 역대 17차례나 열린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100%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기 때문에 경기에 임하는 양 팀의 각오는 남다르다. 특히 롯데는 2000년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2패로 진 수모를 8년 만에야 설욕하겠다며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두고 7일 사직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열기는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양 팀은 1차전 선발투수도 상대 팀에 똑같이 3승씩을 거둔 송승준(롯데)과 배영수(삼성)를 필승카드로 뽑아 총력전을 펼칠 것을 예고했다. ●로이스터 “우린 지려고 올라온 게 아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우린 지려고 온 게 아니다.”며 패기를 보인 반면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선동열 삼성 감독은 “누구나 2승하고 싶지,2패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원정경기니까 1승1패만 해도 홈에서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며 여유를 부렸다. 큰 경기 경험과 관련, 로이스터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안 뛴 선수들이나 큰 경기를 200경기 뛰어 본 선수들이나 실제 중요한 경기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가 중요하다.”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하면서 “우리는 선발투수진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선동열 “경험 많은 선수들 집중력 발휘할 것” 선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이 해마다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단기전과 정규 시즌은 굉장히 다르다. 선수들이 페넌트레이스보다 더 집중력을 발휘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반격했다. 열광적인 부산 갈매기의 응원에 대해 로이스터 감독은 “홈, 원정팀에 상관없이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한국야구 발전에도 도움된다. 우리 팬들은 야구를 좋아하는, 롯데를 너무나 사랑하는 팬들이다.”고 자랑했다. 선 감독은 “세계에도 부산팬들처럼 열성적인 팬은 없다.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전체 야구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크게 동요하는 선수들은 없다.”고 말했다. 양 팀 주장의 모습도 대조적이었다. 삼성 진갑용은 여유만만했지만 롯데 조성환은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진갑용은 “롯데는 패기 있는 팀으로 예전의 롯데가 아니다.”면서도 “우리도 강한 전력이다. 재미있는 게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환은 “삼성은 5회 이후 앞서고 있을 때 47승2패라는 압도적인 승률을 올린 팀이다. 불펜진이 매우 좋다. 선취점을 내 좋은 흐름을 타도록 초반에 승부를 내보자는 분위기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고 이대호가 뭔가를 해줄 것 같은 믿음이 크다.”고 말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프로야구 2008] 김광현 ‘트리플크라운’ 보인다

    프로 2년차 김광현(20·SK)이 올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투수 3관왕을 예약했다. 다승왕을 확정한 김광현은 탈삼진과 방어율 부문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방어율과 탈삼진 1위를 각각 내준 윤석민(22·KIA)과 류현진(21·한화)이 재역전을 노릴 전망이라 결과가 주목된다. 김광현은 3일 광주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7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솎아내며 2안타 2실점으로 막았다. 2-2로 맞선 8회 마운드에서 내려와 승수를 늘리지는 못한 김광현은 자신의 프로 데뷔 한 경기 최다인 12탈삼진을 기록, 시즌 통산 150탈삼진으로 류현진(143개)을 7개나 앞섰고,2실점 모두 비자책점으로 판정받아 종전 방어율 2.50을 2.39로 끌어내리며 윤석민(2.44)을 따돌렸다. 이로써 16승(4패)으로 다승왕에 오른 김광현은 역대 세 번째 투수로 ‘3관왕’을 노리게 됐다. 투수 3관왕은 선동열(1986년,1989∼1991년) 삼성 감독과 류현진(2007년)뿐이었다. 그러나 윤석민이 생애 첫 방어율왕에 오르기 위해 4일 선발 등판을 결정, 김광현의 3관왕 등극은 아직 불확실하다. 윤석민은 3과3분의1이닝만 무실점(2.384)으로 막아내면 된다. 이날 선발 등판이 확정되지 않은 류현진은 중간 계투로 나와 삼진을 7개 이상을 잡아내야 돼 탈삼진 3연패 달성이 어렵게 됐다. 김광현은 운도 따랐다.4회말 유재원에게 첫 안타를 맞은 김광현은 이호신의 보내기번트 타구를 놓쳐 무사 1,2루를 허용했고, 나지완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3루가 됐다. 이재주를 투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홈에 악송구,2점을 내줬다.하지만 2실점 모두 2개의 실책으로 나와 비자책점으로 기록돼 방어율을 줄였다.SK는 2-2로 맞선 연장 13회 김동건의 3점 홈런이 터져 5-2로 승리했다. 롯데는 3일 잠실에서 선발 손민한이 7과3분의1이닝을 7안타 3안타로 틀어막은 데 힘입어 LG를 9-3으로 물리쳤다. 히어로즈는 목동에서 선발 이현승이 생애 첫 완투승을 거둔 데 힘입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쥔 두산을 8-2로 눌렀다. 선발진에 구멍이 뚫린 두산은 김선우마저 5이닝 동안 13안타 8실점으로 부진, 김경문 감독의 얼굴을 어둡게 만들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소설가는 사회적 금기 깨고 진실 밝혀야”

    “소설가는 사회적 금기 깨고 진실 밝혀야”

    황석영(65)과 모옌(莫言·52), 시마다 마사히코(47). 한국과 중국, 일본 문단을 쥐락펴락하는 이야기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제1회 한·일·중 동아시아문학포럼’에 참석한 세 작가는 1일 서울의 한 레스토랑에서 좌담회를 갖고 ▲문학을 하는 이유 ▲소설가의 역할 ▲역사 교과서 문제 등 한·중·일의 갈등 해소를 위한 문학의 역할 등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황석영은 1962년 사상계로 등단, 소설집 ‘객지’ 등과 대하소설 ‘장길산’, 장편 ‘무기의 그늘’ 등을 펴낸 한국의 대표 작가. 중국의 대표 작가로 참가한 모옌은 1981년 격월간지 롄츠를 통해 등단,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인 장편 ‘훙가오량 가족’‘술의 나라’ 등을 발표했다. 일본의 대표 작가 시마다 마사히코는 1983년 등단해 ‘나는 모조인간’ ‘퇴폐자매’ 등 문제작을 내놓았다. 이날 좌담에서 세 작가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유명 작품을 쓴 소설가답게 뛰어난 입담을 과시했다. ●문학의 목표는 미래를 디자인하는 것 ▶소설을 쓰는 이유와 문학을 하게 된 동기는. -시마다 마사히코 나도 모르게 어느새 소설을 쓰고 있더라. 사물의 본질을 살필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들의 고뇌를 다루고 사회악을 고발하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라고 본다. 미래를 디자인하는 것도 문학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모옌 나에게 문학이 중요한 이유는 세끼 밥 먹을 수 있고. 만두도 먹게 해준다(웃음). 문학을 하면 남들이 할 수 없는 일을 소설로 쓸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즐겁다. -황석영 두 분께서 잘 말했지만, 나도 전업작가로서 글을 써서 먹고 산다. 소설가는 사람의 삶이나 사회적 관계를 다루는 직업인 만큼 종교인, 목사, 학교 선생님과 비슷한 셈이다. 글을 써서 먹고 살면서 사회를 개조하는 데 일정 부분 이바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행운아다. ▶소설가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모 소설가의 역할은 가장 솔직하게 말을 쓰는 사람이다. 그렇게 안 쓰는 작가는 변태라고 할 수 있다. 소설가에게는 금기가 많은데, 이에 잘 대응해야 한다. 소설가가 사회적 금기에 도전하는 것은 사물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다. 금기는 있지만 소설가에게는 금기가 없다. -황 물론이다. 소설가에게는 금기가 없다. 사회적 금기나 억압을 깨야 한다. 내가 국가보안법을 무시하고 북한을 방문한 것도 금기를 깨뜨리는 행위다. 금기를 깨는 것이 좋다. -시마다 실제적인 리얼리티가 없으면 소설을 못 쓴다. 소설을 쓰는 동기는 자기 체험이다. 소설가는 타임머신을 타는 사람이다. 연료도 없이 타임머신을 타고 시대를 즐기는 사람이다. 옛날 사람이나 현대사람이나 마음의 변함은 없다. 옛 신화를 지금 사람이 실감나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설가는 정치가보다 더 현명해야 ▶한국과 중국, 일본은 공통점이 많다. 하지만 역사 교과서 문제 등 갈등도 있는데, 이를 위해 문학의 역할은 뭔가. -황 굉장히 민감한 문제다. 역사 교과서 문제는 역사적 측면에서 다루기보다 소통을 시작하면서 문학적 접근을 통해 공통분모를 찾아가야 한다. 정치·외교적 측면보다 다른 우회를 통해 보다 빨리 공분모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마다 공부 잘하는 사람은 교과서를 보고 그 이상의 것을 찾는다(일동 웃음). 공부를 잘 못하는 사람은 교과서를 보지 않는다. 그렇지만 후자의 경우는 우익의 선동에 좌우되기 쉽다. 정치가는 한 가지만 생각하는데, 문학은 여러가지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독자가 많은 개인 작가는 교육적인 위치에 선다고 할 수 있다. -모 교과서 문제, 영토분쟁은 정치가에게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이런 문제에 관심이 없을 수는 없다. 물론 시비를 가리는 기준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단기에 해결하려면 불가능하다. 소설가들은 그래서 정치가보다 더 현명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관찰하고 묘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관점은 정치가보다 한 차원 높아야 한다. 그래서 소설가가 글을 쓸 때는 전지구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문학을 통해 한·중·일 3국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미래지향적인 공동 가치를 탐색하는 자리인 ‘제1회 한·일·중 동아시아 문학포럼’은 5일까지 문학포럼을 비롯해 한강유람선 선상 낭독회,3국 작가 공개 대담, 작가별 강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펼친다. 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여권, ‘盧 발언’에 발끈… “나라 안 없어진 게 다행”

    최근 연일 정치적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보수정당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노 전 대통령이 ‘10·4 남북정상선언 1주년 기념식’ 특강에서 “이명박 정권이 10·4 남북정상 선언을 존중하지 않아 버림받은 선언이 됐고,이로 인해 남북관계가 막혀 버렸다.”고 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노 전 대통령을 향해 “자숙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희태 대표는 “전직 대통령이 초법적인 행동을 하는데 현실정치에 들어오는게 옳은가 싶다.”며 “노 전 대통령의 말에 5년 시달렸으면 됐지,또 다시 시달려야겠는가.”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공성진 최고위원도 “건군 60주년 행사가 있었던 시점에 노 전 대통령은 덕담 차원의 언급은 없이 현 정권의 대북 정책 비판에만 열을 올려 안타깝다.”고 말한 뒤 “전직 대통령이 정쟁의 와중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너무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공 최고위원은 “노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실패한 정권’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자숙하는 자세로 이명박 정권에 들어오는 것이 옳지 않겠냐.”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전임 사장이 계약을 하면 후임사장이 이행을 하는 것 아니냐’는 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명박 정권은 전임 회사를 인수인계한 것이 아니라 M&A로 전 정권을 인수해 인적·물적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이 통일을 위해서는 주권의 일부도 양도할 수 있다고 하는데,이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평가한 뒤 “이미 국헌문란 행위로 탄핵소추를 받았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은 당 차원 논평을 통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차명진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위험천만한 통일관’이라는 논평에서 “이런 분을 5년 동안 대한민국 국가원수로 모시고 헌법수호 역할을 맡겼다니 섬뜩하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한반도를 둘러싼 엄연한 국제관계의 현실도,국민의 모두가 공감하는 통일정서도 깡그리 무시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윤상현 대변인도 “ 노 전 대통령의 말은 경박함을 넘어 거짓과 선동으로 가득 찬 숨겨진 본래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며 반감을 드러냈다. 자유선진당 역시 노 전 대통령을 겨냥,“전직 대통령은 말 좀 안했으면 좋겠다.”며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이회창 총재는 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무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의 말을 들으니 이제 전 정권의 성격을 분명하게 규정할 수 있게 됐다.”며 “노무현 정권은 한마디로 전형적 친북좌파 정권으로,이런 대통령 하에서 대한민국이 보존된 것이 천행”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 총재는 “(전직 대통령이) 말을 하면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면서 노 전 대통령에게 발언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그간 ‘민주당의 호남당화’ 등의 발언으로 민주당과 마찰을 빚었던 노 전 대통령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 비판을 통해 보수 성향의 정당들과 정면충돌함으로써 전직 대통령의 정치 참여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동대문구장의 헌 의자 유물인가, 쓰레기인가

    제리 라인스돌프, 선동열, 제프 아이델슨. 이들 셋의 공통점은? 라인스돌프는 미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미프로농구 시카고 불스, 두 구단의 구단주이다. 농구장 사무실은 어떤지 모르지만 야구 구단주 사무실의 손님용 의자는 딱딱한 나무의자다. 옛날 코미스키 파크의 관중석 의자를 떼어다가 응접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이 일본의 명구회와 비슷한 모임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타자는 2000안타, 투수는 200승 정도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명구회는 미국 명예의전당과 개념이 다르다. 선수들이 중심이 된 조직이다. 따라서 본인이 들어가기를 거부할 수도 있고 기준이 충족돼도 조직에서 입회를 거부할 수도 있다. 아이델슨은 올해 쿠퍼스타운에 있는 명예의전당 관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15년째 쿠퍼스타운에서 일하고 있다. 관장으로 승진했지만 그가 하는 일은 1994년 명예의전당 홍보실장으로 인연을 맺었을 때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기념이 될 만한 야구 용품을 수집하는 일이다. 쿠퍼스타운이란 곳 자체가 역사적으로는 사기극(?) 무대다. 야구가 미국에서 만들어졌다고 역사를 왜곡한 현장이다. 하지만 이미 100년이 가까워진 역사라 미국처럼 역사 자체가 일천한 나라에서는 그것도 역사의 하나로 인정된다. 지난 22일 뉴욕 양키스는 베이브 루스가 지었다는 양키 스타디움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직장을 옮기기 전 양키스 홍보팀에서 일하던 아이델슨도 함께 있었다. 전 직장이 사라지는 게 아쉬워 찾은 것이 아니라 야구 역사에서 수십 페이지를 장식하는 양키스타디움의 기념물을 뜯어가려는 목적이었다. 쿠퍼스타운 예산 일부는 메이저리그가 지원한다.1930년대 100만달러를 지원했다. 지금도 금액은 그대로다. 나머지 필요한 돈은 자력으로 벌어야 한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기념물이라도 돈을 주고는 안 산다는 원칙을 확립해 놓고 있다. 피트 로즈 같은 짠돌이는 자신의 기념물을 경매에 부쳐 돈을 챙겼다. 그가 지금까지 명예의전당에 들어가지 못한 또 다른 이유다. 대다수 선수들은 헌액이 되지 않아도 공이건 유니폼이건 배트이건 기꺼이 기증한다. 고고학과 학생들은 쓰레기장으로 실습을 나간다. 땅을 파들어가면 30년 전,40년 전의 생활상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반만년 역사를 자랑해서인지 30년 전,40년 전 역사는 하찮게 여긴다. 어떤 물건이든 쓰레기가 되느냐 역사적 유물이 되느냐는 사람 생각에 달려 있다. 우리 야구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곳은 동대문야구장이다. 그곳 관중석과 더그아웃 의자, 마지막 경기를 치른 베이스들과 홈플레이트, 이런 것들은 쓰레기가 됐을까, 유물이 됐을까?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실천연대 압수수색… 7명 검거

    국가정보원과 검찰, 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 성북구 삼선동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사무실과 5개 지방조직 사무실, 간부 20여명의 자택 등을 지난 27일 전격 압수수색하고, 관련자 7명을 검거했다. 진보진영 단체들은 “국가보안법을 동원한 명백한 공안탄압”이라고 반발했다. 수사당국은 실천연대가 인터넷 방송 ‘6·15TV’를 운영하면서 북한의 언론보도를 그대로 전재하는 등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 등)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과 검경 소속 수사관 40여명은 실천연대와 부설 연구기관인 한국민권연구소,6·15TV와 6·15출판사 사무실을 차례로 수색했다. 또 부산과 광주 등 지방 사무실은 물론 실천연대 상임대표이자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18대 총선에 출마했던 김승교 변호사 등 간부들의 자택도 수색했다. 실천연대 비상대책위원회 이재춘 위원장은 “한국민권연구소 곽동기 사무국장에게는 체포영장도 제시하지 않은 채 검거해 갔다.”면서 “영장 제시를 요구하자 수사관들이 ‘나중에 보여 주겠다.’며 붙잡아 갔다.”고 주장했다.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軍 줄대기 금지령

    이상희 국방장관이 진급을 위해 외부에 줄대는 것을 ‘해군(害軍) 행위’로 간주하고 뿌리를 뽑겠다고 최근 강도 높게 경고했다. 이 장관은 최근 군 내부에 보낸 ‘장관 메시지’에서 “통수 및 지휘 계통 외에 (외부에) 줄대기하는 자를 발본색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군 관계자들이 22일 전했다. 이 장관은 “정도를 걷는 대다수 구성원을 보호하고 군 지휘계통을 유지할 책임이 장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장관의 이례적인 경고는 10월 대령 및 장군진급 인사를 앞두고 정치권의 인사개입 움직임 및 줄대기 등 잡음이 커지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최근 몇 년 동안 군 일각에서 지휘계선 밖의 영향력 있는 곳에 줄대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인식속에 비선라인을 형성하고, 진급 및 인사에 대한 왜곡된 여론을 조성하는 등 일부 장교들의 잘못된 행동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취임 후 역점을 둬 시행 중인 ‘전문성에 기초한 인사관리’ 방침에 불만을 품고 있는 군내 일부 세력에게도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가장 불만이 있다고 하는 인사·군수 특기의 경우 진급해 전문 기능직위에 발탁될 수 있고 야전 지휘관으로 발탁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능력만 갖춘다면 오히려 선택의 폭과 기회가 넓어진다.”면서 “전문 능력보다 안배를 통해 진급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일부 사람들이 인사·군수특기는 앞으로 사단장, 군단장으로 진출할 수 없다는, 의도적으로 곡해된 인식을 확산시켜 해당 특기 일부 장교들의 불만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는 제도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결과이며 의도적으로 왜곡·선동하는 것으로, 용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원태재 대변인은 이와 관련,“형평성과 안배를 고려한 행정위계의 편의적인 인사에서 탈피해 국방 인력을 기능별로 최고의 전문가집단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문성에 기초한 인사 관례를 추진해야겠다고 하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교과서 개편’ 파장] 보수진영 수정요구 주요내용

    보수진영이 제기하고 있는 교과서 수정 요구는 주로 근현대사에 집중된다. 국방부의 수정 요구 의견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 등을 옹호하고 있다. ‘이승만 정부는 이를 이용하여 독재정권을 유지하였다.’(중앙교육진흥연구소)는 부분을 ‘이승만 정부는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는데 최선을 다했다.’로 고쳐 달라고 주문했다.‘전두환 정부는…권력을 동원한 강압정치를 했다.’(금성출판사)를 ‘전두환 정부는…친북적 좌파의 활동을 차단하는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로 고쳐 달라고 했다. 같은 책의 각 단원 제목 가운데 ‘이승만 정부의 독재화’→‘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립시킨 이승만 대통령’,‘헌법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 ‘민족의 근대화에 기여한 박정희 대통령’,‘전두환 정부의 강압정치와 저항’→‘전두환 정부의 공과와 민주화 세력의 성장’으로 수정을 요구했다. ‘1947년 제주도에서 3·1절 기념식을 마치고 시가행진을 하던 군중에 경찰이 발포했다…이 사건은 1948년 제주도 4·3사건이 일어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대한교과서)라는 구절도 수정대상이다.‘제주도에서 4월3일 발생한 대규모 좌익세력의 반란진압 과정에서 주동세력의 선동에 속은 양민들도 다수 희생된 사건’이라고 고쳐 달라는 것이다. 통일부의 수정의견은 ‘김대중 정부는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천재교육)를 ‘김대중 정부는 화해협력정책을 추진하면서’로 수정하자는 것이다. 같은 교과서의 ‘박정희 정부는 통일문제보다는 경제개발문제에 집착하였고’를 ‘박정희 정부는 통일문제보다는 경제개발에 우선순위를 두었고’로 개정하자는 의견이다. ‘북한군부내 강경파에 의한 대남도발이’(금성출판사)는 ‘북한에 의한 대남도발이’로 바꾸자고 했다. 범문사 교과서의 ‘북한체제의 고착화와 북한의 변화’는 ‘북한 유일지배체제와 북한의 변화’로 수정 요구했다. 상의는 ‘1950년에 6·25 전쟁이 일어났다.’(대한교과서)를 ‘1950년 북한의 김일성은 6·25 전쟁을 일으켰다.’로,‘새마을 운동은 박정희 정권의 독재를 정당화하는데 이용되기도 했다.’(금성출판사)는 ‘새마을운동은 민간의 자발적 운동이었다. 오늘날 많은 나라들에 학습의 대상이 되고 있다.’로 수정의견을 냈다. ‘이승만 정부는…친일파청산 등 민중의 요구에는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권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았다.’(금성출판사)에서는 ‘그러나 국가건설과 경제회복, 교육기회 확산을 위해서도 크게 노력했다.’를 추가하라고 요구했다.‘2000년 6월15일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 남북 화해 협력시대를 열었다.’(중앙교육진흥연구소)는 ‘하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함으로써 남북한의 군사력에 엄청난 불균형을 초래했다.’를 추가하라고 요구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촛불,이후/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촛불,이후/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아마 실패한 민란 뒤가 대개 이러했을 듯싶다. 밤마다 사람들은 숨죽여 두런거린다. 어젯밤은 뒷집 최씨네, 오늘 밤은 앞집 이씨네, 그리고 내일 밤은? 어젯밤은 MBC, 오늘 밤은 KBS, 내일밤은 YTN 그리고 그 뒤는? 지난 100여일, 온 나라를 뒤흔든 촛불집회가 스러지자 도처에서 ‘학살극’이 연출되고 있다. 주동자 색출이란 이름으로, 제대로 ‘공안’정국이 만들어졌다. 슬그머니 미스터리 여간첩도 끼여 있다. 촛불정국에서 상상도 못할 입법안들도 버젓이 고개를 쳐들고, 원인 제공자였던 정부 일각의 협상 당사자들마저 볼멘소리다 ‘나는 최선을 다했고, 협상은 잘된 협상이었다. 문제는 단지 MBC ‘PD수첩’이 국민을 오도하고 선동했을 뿐이다.’ 질세라 정치권도 거든다.‘우리는 설거지만 했을 뿐, 일은 이전 정권이 저지른 것이다.’ 돌이켜보자. 도대체 촛불이 무엇이었고 또 무엇을 원했던가. 그 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국민들은 대통령 방미중에 쇠고기협상이 전격 타결된 것이 우선 이상했다. 바로 몇달 전까지만 해도, 그 무슨 새우깡보다 작은 뼛조각 하나만 나와도 전량 반송되던 미국산 쇠고기가 하루아침에 ‘값싸고 질좋은’ 쇠고기로 둔갑해 버렸는데 어느 누가 이상하지 않겠는가. 그러고 나서 그 협상 내용을 들여다보게 된 사람들은 조금씩 경악하기 시작한다.‘30개월 미만의 살코기’만 해도 괜히 꺼림칙했는데,30개월 이상도 안전하고, 수입금지 품목이던 내장 등 부산물도 안전하고 심지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수입금지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광우병은 사실 ‘얼굴없는 공포’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정부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에이즈 등과 같은 질병과 비교해 그 빈도는 분명 매우 낮고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촛불을 든 국민들이 분노한 것은 그것을 몰라서가 아니라, 정권이 바뀌자마자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바꾸는 관료들의 태도와 뻔뻔함 때문이었다. 나아가 (인간)광우병이 ‘통제’가능한 질병임을 몰라서가 아니라, 이를 통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아니하는 무책임과 그저 이를 말장난으로 때우려는 데 절망했던 것이다. 시민들은 정부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판단했고, 그런 의미에서 촛불은 사실상 하나의 자구행위였을 뿐이다. 이들은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에서 그 가능성을 스스로 찾아내었다. 그런 점에서 공안당국이 생뚱맞게 웬 사회주의 조직을 배후로 들이대고, 여간첩을 찾아내는 것은 헛짚어도 한참을 헛짚은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사회주의와도, 북한과도 전혀 무관한 아무리 과장되게 해석해도 ‘급진 민주주의 이상’이 아니다. 정치의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시민들 스스로가 주권자임을 나서서 선언함은 그 자체로 우리 민주주의의 위대한 일보 전진으로 보아야 한다. 쇠고기 재협상여부가 논란이 되었을 때, 촛불시민들은 주권자로서 이를 ‘명령’하였다. 이는 반미도 친미도 아닌 그저 정부가 그 마땅한 의무인 식품안전을 위해 협상을 다시 하라고 지시했을 뿐이다. 과연 촛불은 무엇을 남겼나. 한참 늦게 국회가 촛불민심에 반응해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도, 가축법 개정 특위도 만들었다. 조사는 했지만 나온 것은 없고, 가축법이 좀 바뀌긴 했지만 족탈불급이다. 연인원 수십, 수백만명이 모였건만 도대체 된 것이 무언가. 어지간한 나라에서 이 정도면 정권이 바뀌어도 너댓번은 바뀌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수배자들이 간난신고를 겪고 있고, 정부측의 묻지마 기소는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촛불집회로 구속되어 짧은 감방생활을 하고 나온 활동가 한 사람이 체험담을 들려준다.“안에 있을 때 교도관도 재소자도 너무 잘 대해줘 아주 잘 지냈다.” 이 분들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당신들 아니었다면 우리가 제일 먼저 미국 쇠고기를 먹었을 것 아닙니까.”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 “4·3사건 좌익 폭동은 왜곡”

    국방부가 제주 4·3사건을 ‘좌익세력의 무장폭동’으로 규정, 고교용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관련 내용을 수정하도록 교육과학기술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자 제주 4·3 관련 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 4·3희생자유족회, 제주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 제주 4·3연구소 등은 19일 성명을 내고 “그 동안 정부기관의 조사, 연구에 의해 4·3사건이 남로당 중앙당 지시와는 무관하게 대다수가 무고한 희생을 당했음이 밝혀졌는 데도 ‘남로당 지시’,‘선동에 속은 양민’ 운운하는 것은 수만 제주도민의 억울한 희생에 이념을 덧칠해 ‘불가피한 희생’으로 몰고 가려는 작태”라고 비난했다. 이들 단체는 “국방부가 4·3사건 왜곡에 앞장서는 등 현 정부가 4·3위원회 폐지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4·3사건을 왜곡하고 제주도민을 좌익반란세력으로 규정한 국방부 장관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노총제주본부와 진보신당제주추진위원회도 “국방부의 행태는 4·3 영령과 제주도민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역사적 평가와 국가의 결정에 대해 반기를 드는 반란 행위”라며 교과서를 개정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교과서 5共관련 수정요구 철회

    국방부가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 개정안과 관련,18일 교육과학기술부에 전달한 25개항의 수정 요구 가운데 5공화국 관련 내용을 철회하고 4·3사건 관련 시정 요구를 일부 수정했다. 반공·안보에 대한 강조가 지나쳐 5공화국을 미화하고 제주 4·3사건 등 일부 사안을 지나치게 보수적인 잣대로 평가했다는 비판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승만·박정희 정권 등 과거 독재정권에 대한 평가와 관련, 입장을 바꾸고 않았다. 각각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 데 최선을 다했다.”“민족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개정 요구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전달한 상태다. 특히 제주 4·3사건을 건국 저지를 위한 좌파 폭동임을 강조,‘제주 4·3특별법’으로 정리된 기존 입장을 뒤집어 이념갈등을 조장하고 사회통합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국방부는 “제주 4·3사건과 관련,‘좌익세력의 반란’이란 표현을 ‘좌익세력의 무장폭동’으로 고쳐 교육과학기술부에 다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국방부는 “남로당이 전국적인 파업과 폭동을 지시했고 건국 저지행위가 가장 격렬히 일어난 것이 제주도에서 4월3일 발생한 대규모 좌익세력의 반란”이라며 “진압과정에서 주동세력의 선동에 속은 양민들도 다수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1947년 3·1절 발포사건이 4·3사건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대한교과서의 현행 기술에 대한 수정을 요구한 것이었다. 또 5공 정권에 대한 금성교과서의 “권력을 동원한 강압정치를 했다.”는 부분을 “5공화국이 민주와 민족을 내세운 일부 친북적 좌파의 활동을 차단하는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로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실무자 개인 견해가 지나치게 강조돼 전달됐다.”면서 “이러한 오류가 제대로 바로잡히지 않은 채 교육과학기술부에 전달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6월19일 교육과학기술부에 25개 항에 걸친 ‘고교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개선요구’에 관한 국방부 입장을 전달했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앞서 지난 3월 각 정부 부처에 근·현대사 교과서 개정 의견을 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부가 객관적인 사실 제시를 넘어 자신의 의견과 판단을 강요하면 이념적 갈등과 사상적 양극화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도 교과서 개정 문제는 “자칫 사회적 혼란과 이념 갈등을 부채질 할 수 있다.”며 “보다 투명하고 신중한 공론이 충분히 진행된 뒤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이석우 김성수기자 jun88@seoul.co.kr
  • [상임위 초점] 운영위 ‘MB정부 6개월 VS 참여정부 5년’

    ●이범래 의원 “노 전 대통령 상왕정치 위해 서버구축” 18일 청와대 업무보고를 받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한나라당의 ‘참여정부 실패론’과 민주당의 ‘이명박 정부 실정론’이 맞붙었다.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은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상왕 정치’를 하기 위해 봉하마을에 별도의 서버를 구축하고 대통령 기록물을 무단 유출했다.”면서 “지금이라도 노 전 대통령과 관련자 전원을 조속히 사법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가 ‘e-지원’ 시스템 유출관련 예산을 불법 집행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조사결과 특별히 지출된 것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참여정부, 정연주 전 KBS 사장 등 편향인사” 같은 당 김선동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친북성향의 비전문가인 고영구 전 국가정보원장, 이념적으로 편향된 정연주 전 KBS 사장 등을 임명하는 등 편향적 인사 정책을 실시한 것이 참여정부”라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대운하와 비대해진 청와대 등을 거론하며 이명박 정부 때리기로 맞대응했다. 조정식 의원은 “대운하에 대한 정부의 오락가락한 발표로 국민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면서 “대운하에 대한 국민적 논의는 이미 ‘추진불가’로 끝난 만큼 대운하는 절대로 추진하지 말아야 할 정책”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대운하를 추진하는 부서는 없다.”고 답했다. ●양승조 의원 “작은정부 실천 의지 의심스럽다” 같은 당 양승조 의원은 “현정부가 작은 청와대를 만들겠다고 하며 대통령비서실 정원 75명, 현원 기준으로 56명을 감축했지만 줄어든 정원의 대부분은 기능직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작은 정부를 실천하겠다는 현정부의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병원 경제수석 등 출석 안해 여야 설전 한편 이날 오전 운영위에서는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 정동기 민정수석, 이동관 대변인이 출석하지 않아 여야간의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국회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 이렇게 많은 수석들이 아무 양해없이 불참한 것은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은 “17대 국회 첫 운영위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같은 문제가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에서 지적됐지만, 모든 것을 양해하고 회의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논란 끝에 경제수석과 대변인은 오후 회의에 참석,‘YTN 사태’와 공공기관 인사 문제 등에 대해 야당 의원들과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프로야구] 삼성 “가을야구 보인다”

    화끈한 공격력이 살아난 삼성이 12년 연속 ‘가을 잔치’에 참가할 꿈을 키웠다.SK는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삼성은 18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의 경기에서 강봉규의 3점 홈런을 포함해 장단 18안타를 몰아쳐 14-2로 대승했다.2연패를 끊은 삼성은 61승57패를 기록, 남은 8경기에서 4승만 보태면 자력으로 4위를 확정한다.5위 한화가 61승61패로 4경기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기선은 KIA가 잡았다.1회 초 톱 타자 이종범이 왼쪽 담장을 넘겨 선취점을 뽑은 뒤 김원섭의 좌전 안타와 나지완의 뜬공으로 만든 1사 2루에서 이재주가 적시 2루타를 때려 2-0으로 앞섰다. 그러나 삼성은 선발 전병호를 3분의1이닝 만에 강판시키고 안지만을 마운드에 올리는 강수를 둔 덕에 타자 2명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급한 불을 껐다. 사흘의 휴식을 취한 삼성의 방망이는 고비를 넘기자 물을 만난 고기처럼 펄펄 뛰었다.1회 말 1사 뒤 강봉규의 2루타와 양준혁, 진갑용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박진만의 주자 일소 3루타가 터져 순식간에 승부를 3-2로 뒤집었고, 최형우의 2루타와 신명철의 안타를 묶어 5-2로 달아났다. 강봉규는 10-2로 앞선 4회 1사 2,3루에서 왼쪽 담장을 넘겨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3회부터 4강 진출을 위한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윤성환-배영수-이상목-정현욱-오승환을 올리는 여유를 부렸다. SK는 잠실에서 3-4로 뒤진 7회 타자 일순하며 4점을 뽑아내는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LG에 8-4로 역전승했다.4연승을 달린 SK는 75승37패를 기록,2경기만 승리하면 스스로의 힘으로 우승을 일궈낸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여야 지역구 민심 한목소리 “경제나 살려라”

    여야 의원들이 전한 추석 민심은 무엇보다 극심한 경제난 쪽에 쏠려있었다. 그러나 여야 정치인들이 민심을 전달하는 관점은 극명하게 갈렸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172석의 거대 여당이 야당에 이리저리 끌려 다닌다며 민생경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반면 민주당 등 야권 의원들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크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김선동(서울 도봉을) 의원은 여당의 강력한 추진력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역민들로부터 대통령을 뽑아줬더니 힘있게 밀어붙이지도 못하느냐는 핀잔을 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강창일(제주시 갑) 의원은 “경제를 망쳐도 이렇게 망쳐놓은 대통령이 어디 있느냐며 야단들이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어민생계 문제와 관련해 제주는 ‘민심 이반 직전 상태’라고 주장했다. 종교문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도 회자됐다. 출신지역인 전남 곡성을 찾은 한나라당 비례대표 이정현 의원은 “종교차별은 사소한 것도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으니 이제 한번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세였다.”고 전했다. 민주당 이춘석(전북 익산갑) 의원은 “송림사를 다녀왔는데 종교 편향 문제로 분기탱천해 있었다.”며 “이명박 정부의 종교 차별문제가 시정되지 않으면 엄청나게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바닥 민심을 전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한나라당 공성진(서울 강남을)의원은 “지역구민들이 대부분 경제 상황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며 경제난에 따른 민심이반을 경계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재래시장과 택시 민심을 들었는데 모두 한 목소리로 이번 추석은 ‘한(寒) 가위’라고 하더라.”라며 “비료값이 많이 올라 농민들이 빚을 갚느라 쩔쩔맬 지경”이라고 전했다. 이종락 구혜영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 [열린세상]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예수가 활동하던 시기 유대는 로마의 속국이었다. 유대인들의 숙원 가운데 하나는 로마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킬 메시아가 도래하는 것이었다. 때마침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 예수는 신의 아들로 자처하였고, 많은 유대인들은 푸른 미래를 기약하면서 그를 추종하였다. 자신들이 그토록 바라던 자유와 독립을 가져다 줄 자가 바로 예수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대의 상류층 역시 예수를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이 볼 때, 전통적 율법을 질타하고 기득권층을 비판하는 예수는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불온한 선동가이자 권력의 야망을 가진 위험한 인물이었다. 예수는 정치적 성향의 존재로 인식되었고 그를 향한 유대사회의 기대와 우려 또한 다분히 정치적 색채를 띠었던 것이다. 유대인들의 생각은 섣부른 예단이었다. 예수는 현실정치와 거리가 멀었다. 원대한 포부를 품은 정치적 야심가로 오인되었던 예수는 오히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라는 불후의 메시지를 남겼다. 로마황제 즉 가이사(카이사르)의 영역과 신의 영역은 엄연히 구별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국가와 종교는 각각 고유의 관할범주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분립구도는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치와 종교의 분리는 다름 아닌 예수의 가르침이었다. 한동안 정부에 대한 불교계의 반발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9일 이명박 대통령의 유감표명이 있기까지 불교계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 왔다. 지난달 말 수 만 명의 스님과 불자가 서울광장에 운집하여 정부의 종교차별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천명하였다. 그로부터 며칠 후 전국 1만여 사찰에서 같은 취지의 법회가 일제히 열렸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가정에 있는 어른이 차별을 두면 가족 모두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대통령의 유감표명을 미온적으로 수용한 불교계가 차후 어떤 노선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태의 근본원인은 새 정부 들어와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의 원칙이 훼손되었다는 데 있다. 서울시장 재직 당시에도 종교 편향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신념을 고수해 왔다. 청와대와 내각 그리고 일선 공직자 사회 일각에서도 개신교에 우호적인 언행과 조치가 연이어 나타났다.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린 산사의 불심이 편할 리 없었음은 자명하다. 모든 개인은 신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신앙을 현실사회에 구현하겠다는 소명의식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는 탓할 바 없다. 그러나 개인의 신앙과 국가의 운영이 혼선을 빚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모든 정부 부처의 복음화가 나의 꿈”이라는 전 청와대 경호차장의 발언은 이러한 혼선을 극명히 보여 주는 사례다. 한 신앙인으로서 ‘모든 정부 부처의 복음화’를 바랄 수는 있지만, ‘가이사의 것’과 ‘하나님의 것’이 뒤엉킨 형국이다. 이제 대통령도 자신의 공언처럼 종교 편향적 행보를 자제해야 한다. 기독교 장로로서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봉헌”하고 싶겠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재임할 동안은 종교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기독교 공화국의 탄생이 아니라 온 국민의 화합과 상생이기 때문이다. 세월의 건너편으로 다시 가보자. 예수는 신의 섭리를 구현하기 위해 검을 들지 않고 차라리 십자가의 고난을 택했다.‘하나님의 것’을 이루기 위해 ‘가이사의 것’인 세속의 권력을 이용하지 않았던 것이다.‘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그의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병자호란 다시 읽기] (88) 인조의 절박함과 홍타이지의 절박함

    [병자호란 다시 읽기] (88) 인조의 절박함과 홍타이지의 절박함

    항복을 하더라도 산성에서 나가는 것만큼은 끝까지 피하고자 했던 인조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1월20일 조선은 홍타이지에게 보낸 국서에서 처음으로 칭신(稱臣)했다. 찢고 다시 쓰는 우여곡절 끝에 작성한 국서였다. 하지만 홍타이지는 조선의 칭신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답서에서 인조에게 산성에서 나오라고 다시 강요했다. 출성(出城)하지 않으면 항복을 결코 받아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뿐만 아니라 척화신(斥和臣) 두세 명을 묶어 보내라는 요구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 먼저 그들의 목을 베어 ‘대국에 반항한 죄’를 다스리겠다고 공언했다. 이쯤 되면 ‘무조건 항복’이 아니었다. ●홍타이지의 ‘절박함’ 1637년 1월20일 남한산성 주변의 날씨는 음산했다. 아침부터 뿌연 안개 때문에 사방을 분간할 수 없더니 하루 종일 큰 눈이 내렸다. 칭신을 다짐하는 국서를 들고 청군 진영에 갔던 사신들은 날씨만큼이나 음산한 내용의 답서를 받아들고 돌아왔다. 내용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 인조가 성에서 나와야만 항복을 받아줄 수 있다는 것, 나오기 전에 청과의 관계를 파탄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척화신(斥和臣) 두세 명을 먼저 묶어 보내라는 것이었다. ‘그대를 나오라고 하는 것은 그대가 기쁜 마음으로 복종하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자 은혜를 베풀려는 것이다. 짐은 바야흐로 하늘의 도움을 받아 사방을 평정하고 있으니, 지난날 그대의 잘못을 용서해 줌으로써 남조(南朝)에 본보기를 보이려 한다. 만약 간사하게 속이는 계책으로 그대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이 큰 천하를 어떻게 모두 속여서 취할 수 있겠는가?’ 일단 인조를 안심시키려는 내용이었다. 인조가 우려하듯이, 그를 성밖으로 유인해낸 뒤 휘종(徽宗)이나 흠종(欽宗)의 경우처럼 청나라로 연행해 갈 생각은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조선이 이미 칭신하여 자신의 요구 조건이 충족되었음에도 홍타이지가 인조에게 출성을 강요한 까닭은 무엇일까? 1636년 봄 만몽한(滿蒙漢) 출신의 신료들이 심양에 모여 홍타이지를 황제로 추대할 때, 조선 사신 이확(李廓)과 나덕헌(羅德憲)은 배례(拜禮)를 끝까지 거부했었다. 뿐만 아니라 ‘칭제건원(稱帝建元)’ 사실을 알리려 조선에 갔던 용골대와 몽골 버일러 일행은 조선의 ‘박대’에 밀려 도망치듯 심양으로 돌아왔었다. 대국 명조차 자신에게 벌벌 떨고, 막강한 차하르 몽골까지도 항복했는데 소국 조선은 끝까지 자신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그것은 홍타이지의 자존심을 몹시 상하게 하는 것이었다. 조선의 뻣뻣한 태도는, 공유덕(孔有德)을 비롯한 한족(漢族) 출신 귀순자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명의 번국(藩國)인 조선도 끝까지 고개 숙이기를 거부하여 명에 대한 의리를 배반하지 않았는데, 명의 신료들이 먼저 오랑캐에게 무릎을 꿇었다.’는 비아냥이 나올 수 있었다. 그럴 경우, 한족 출신 귀순자들이 동요할 가능성이 있었다.‘남조에 본보기를 보이려 한다.’는 대목에서도 드러나듯이 홍타이지는 인조를 불러내 자신 앞에 무릎을 꿇려야 할 ‘절박함’을 갖고 있었다. ●인조의 ‘절박함’ 1월21일 인조는 청군 진영에 국서를 다시 보냈다. 이날의 국서에서 조선은 더 작아졌다. 인조가 신(臣)을 칭한 것은 물론 홍타이지를 ‘폐하’라고 부르고, 명의 숭정(崇禎) 연호 대신 청의 숭덕(崇德) 연호를 사용했다.‘황제국’ 청이 요구했던 것을 사실상 모두 받아들이는 형식의 국서였다. 하지만 내용에서는 여전히 거부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출성 문제’였다. 인조는 출성만은 면하게 해달라고 거듭 애원했다. ‘오늘날 성안의 모든 사람들은 위태롭고 급박한 상황 때문에 귀순하자는 논의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성에서 나가는 것만은 고려(高麗) 이래 없었던 일이라며 죽더라도 결코 따르려 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출성을 계속 독촉하신다면, 청군이 입성하는 날 산성 안에는 시체 더미만이 남아 있게 될 것입니다.’ 출성을 계속 강요할 경우, 성안의 모든 사람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끝까지 싸울 것임을 내세웠다. 인조는 그러면서 출성을 회피하는 자신의 진짜 의도를 슬쩍 내비쳤다.‘소방의 풍속은 잗달아 예절이 너무도 꼼꼼합니다. 임금의 행동이 조금만 이상해도 신하들은 놀란 눈으로 서로 쳐다보며 괴상하게 여깁니다. 제가 출성할 경우, 나라를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신하들은 필시 저를 임금으로 떠받들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두렵습니다. 폐하께서 귀순을 허락하신 것은 소방의 종사(宗社)를 보전시키려 함인데, 이 한 가지 때문에 나라 사람들에게 용납되지 못한 채 멸망하고 만다면 그것은 폐하께서 돌봐 주시는 본 뜻이 아닐 것입니다.’ 인조가 출성을 끝까지 회피하려 했던 것은 대략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하나는 홍타이지가 자신을 심양으로 끌고 갈지도 모른다는 공포심, 또 하나는 지존(至尊)으로서의 위신을 잃어 이후 왕 노릇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그것이었다. 인조는 반정(反正)이라는 비정상적인 정변을 통해 추대된 임금이었다. 인조를 옹립했던 신하들은 그가 분명 광해군보다는 훨씬 나은 임금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그를 선택했다. 하지만 인조가 산성에서 나가 홍타이지에게 무릎을 꿇을 경우, 그를 추대한 신하들은 인조의 처참한 몰골 앞에서 어떤 생각을 할까? 쫓겨난 광해군에게 문제가 많았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는 그래도 ‘오랑캐’에게 무릎을 꿇어야 하는 지경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명분을 목숨보다 중하게 여기는 신하들이 나를 과연 임금으로 계속 떠받들어 줄 것인가?’ 인조로서는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시나리오’였다. 인조가 홍타이지에게 출성만은 면하게 해달라고 간청했던 데에는 이 같은 ‘절박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너도나도 박송(縛送)을 자원하다 ‘척화파를 묶어 보내라.’는 요구 또한 몹시 괴로운 것이었다. 홍타이지의 설명은 이러했다.‘그들이 우리와의 관계를 단절하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짐의 서정(西征)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고, 조선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게 되었다.’ ‘서정’이란 명을 정벌하는 것을 말한다. 척화파가 청에 대한 저항을 ‘선동’하는 바람에 자신이 조선을 손봐주게 되었고, 그 때문에 궁극에는 명을 정복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명분이었다. 실제로는 조선 신료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어 저항하려는 의지를 꺾고, 자신이 이제는 조선의 신료와 백성들까지도 건사하는 존재가 되었음을 과시하려는 깜냥이었다. 척화파를 박송(縛送)하라는 조건이 알려진 뒤부터 신료들 가운데 자원자들이 줄을 이었다.1월22일 사간 이명웅(李命雄)이 제일 먼저 나섰다.‘신도 화친을 배척한 사람입니다. 만의 하나 포위를 푸는 데 보탬이 된다면, 신자(臣子)의 직분과 의리로 피할 수 없는 일이니 먼저 나가고 싶습니다.’ 이조참판 정온(鄭蘊)도 나섰다.‘신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싸우자고 주장했습니다. 신이 죽음으로써 조금이라도 존망(存亡)의 계책에 도움이 된다면 어찌 목숨을 아끼겠습니까?’ 예조판서 김상헌, 전 교리 윤집(尹集), 전 수찬 오달제(吳達濟), 부호군 윤황(尹煌) 등 자원자는 줄을 이었다. 마지막 결전을 벌이자는 주장도 나타났다. 김수현(金壽賢), 황일호(黃一皓) 등은 국서를 다시 써서 보내라고 촉구했다.‘이제 노약자들을 먼저 죽이고, 남은 양식을 모두 태워 버린 뒤 날랜 장정을 뽑아 그대들과 최후의 일전을 벌이고자 한다. 남한산성이야 완전히 망할지 모르지만, 남은 사람들은 들고일어나 자식은 아비의 원수를 갚고, 아우는 형의 원수를 갚고, 신하는 임금의 원수를 갚을 것이다. 그대들은 부질없이 만대(萬代)의 원한만 맺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 인조는 청의 노여움만 더할 뿐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고는 삼사(三司) 신료들의 면담 요청을 아예 거부해 버렸다. 1월22일 조정은 화친을 배척한 신료들에게 자수하라고 권고했다.1월 23일에는 수원(水原) 출신의 장수들이 정원(政院) 문밖에 몰려와 척화신들을 내보내라고 소리쳤다. 기막힌 일이었다. 산성의 대오는 급속히 무너지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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