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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와 산] (25) 전남 장성 백암산

    [도시와 산] (25) 전남 장성 백암산

    운문일영무인지(雲門日永無人之·운문의 해는 긴데 찾아오는 이 없고)/유유잔춘반낙화(猶有殘春半花·아직 남은 봄에 꽃은 반쯤 떨어졌네)/일비백학천년적(一飛白鶴千年寂·백학이 한번 나니 천년 동안 고요하고)/ 세세송풍송자하(細細松風送紫霞·솔솔부는 솔바람이 붉은 노을을 보내는구나). 전남 장성군 북하면 백양사 진입로에 들어서면 조그만 안내판에 조계종 5대 종정을 역임한 서옹(1912~2003년) 스님이 남긴 시구를 만날 수 있다. 이 사찰의 방장으로 지내다 2003년 12월13일 입적하기 며칠 전 지은 열반송(涅槃頌)이다. 고려 말~조선조엔 이색, 정몽주, 김인후, 송순 등 수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백암의 절경을 노래하기도 했다. 백암산은 깎아지른 듯한 병풍바위로 백양사를 품에 감싸고 있다. 해발 741.2m의 상왕봉을 정점으로 전남 장성군 북하면과 전북 순창군 복흥면, 정읍시 입암면에 걸쳐 있다. 봄·여름은 안개 낀 골짜기와 원시림을 선사하고, 가을은 곱디고운 단풍으로 물든다. 겨울과 이른 봄엔 고로쇠 물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매년 단풍철엔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진입로가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이다. 북동쪽과 맞닿은 내장산, 북서쪽의 입암산과 더불어 ‘내장산국립공원’이라 불린다. 단풍의 유명세는 내장산에 밀리지만, 정작 산악인들은 백암산을 ‘으뜸’으로 친다. 산세와 풍광이 빼어나 예부터 사찰이 많고 골마다 천년 역사가 살아있다. 장성문화원 김진노(46) 사무국장은 “천년 고찰 백양사는 장성군의 얼굴이나 다름없다.”며 “사찰에 얽인 설화나 전설 등을 관광문화 콘텐츠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학이 날개를 편 백학봉 산 이름은 중턱에 자리한 백학봉(白鶴峯·651m)에서 유래했다. 학이 날개를 편 모양의 하얀 바위가 가파르게 솟아 있다. 늦은 오후 석양이 바위를 비추면 거대한 거울 병풍이 백양사 골짜기를 비추는 형상이다. 밑자락에 고불총림 백양사가 자리하고 있다. 많은 스님이 수행 정진하는 절이란 뜻의 총림이 붙을 정도로 법력이 높은 곳이다. 백양사는 백제 무왕 33년(632년)에 여환선사가 세웠다. 그때 이름은 산 이름과 똑같은 백암사(白巖寺)였다. 조선 선조 때(1574년) 백양사로 고쳤다. 환양선사가 백련암에서 7일간 백연경을 설법하는데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렸으며, 이 가운데 흰 양이 한마리 섞여 있었다. 법회가 끝나는 날 밤 스님의 꿈에 흰 양이 나타나 “저는 본래 이 산에 사는 양인데 큰 스님의 설법을 듣고 사람으로 환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날 영천굴 아래서 죽어 있는 흰 양을 나무꾼이 발견해 화장해 주었다. 그 이후로 백양사란 이름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백양사 이외에도 서옹 등 큰스님들이 주로 머물던 운문암, 동학혁명 당시 전봉준이 관군에게 붙잡히기 전 3일간 머물렀던 청류암, 천연 동굴로 이뤄진 영천암, 약사암, 비구니승의 도량인 천진암 등 수많은 암자가 흩어져 있다. ●빼어난 풍광·희귀 동식물의 보고(寶庫) 백암산은 빼어난 경관 못지않게 생태계의 보고로 통한다. 백암사무소~백양사에 이르는 1.5㎞ 남짓한 숲길은 가히 비할 데가 없다. 단풍철이면 더욱 그렇다. 하늘이 쳐다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아기단풍과 수령 700년 된 갈참나무, 노송, 비자나무 등은 신비감을 자아낸다. 절문앞 쌍계루와 연못은 백학봉과 어울려 ‘대한 8경’으로 꼽힌다. 숲길 여기저기엔 개화철을 맞은 상사화가 빼꼼히 고개를 내민다. 스님과 처녀의 ‘이룰 수 없는 사랑’ 전설을 담은 슬픈 꽃이다. 이영숙(28·여·광주 남구 봉선동)씨는 “단풍나무 길을 걸으면 내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며 “집에서 차량으로 40분쯤 거리여서 맘 내킬 때마다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백암산과 내장산 일대엔 1653종의 동물이 분포한다. 하늘다람쥐, 사향노루, 수달, 담비, 까막딱따구리 등 80여종의 포유류와 조류가 있다. 이에 따라 각종 동식물을 탐방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김모(13·광주 서초등학교 6년)군은 “사슴벌레 등 희귀한 곤충류 등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엄마와 함께 왔다.”고 말했다. 희귀 식물도 지천이다. 절 뒤쪽의 비자나무 군락은 천연기념물 제153호이다. 이곳이 우리나라 비자나무의 북방한계선이다. 사자봉 동쪽의 운문암 주변에는 아열대성 상록활엽수인 굴거리나무 숲(천연기념물 제91호)이 자리한다. ●산행코스는 순탄 산세에 비해 등산로는 순탄한 편이다. 백양사~약사암~영천굴~백학봉~상왕봉~사자봉~가인마을에 이르는 8.5㎞ 구간을 많이 이용한다. 영천굴~백학봉은 급경사이지만 백학봉~정상 능선은 경사가 완만하다. 정상(상왕봉)~순창새재~소죽엄재~까치봉~ 신선봉~내장사에 이르는 횡단코스는 8시간 정도 걸린다. 어느 지점에서 출발하더라도 등산 거리는 10㎞ 안팎으로 당일 산행이 가능하다. 장성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장성주민들 백암산 이름 되찾기운동 전남 장성군은 몇년 전부터 ‘잃어버린 백암산 이름 되찾기’에 나서고 있으나 전북의 반발을 잠재우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2년 전 전북 정읍시와 명칭 개정 문제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지금껏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 문제는 정부가 지난 1971년 내장산·백암산 등을 한데 묶어 ‘내장산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내장산국립공원의 총 면적 81.715㎢ 중 백암산이 차지하는 공간은 42%인 34.211㎢이다. 나머지 38.045㎢와 9.459㎢는 각각 정읍시와 순창군에 속해 있다. 장성 주민들은 1970년 후반 지역 유림들을 중심으로 공원명칭 개정안을 국회와 건설부(국토해양부 전신) 등에 제출하는 등 백암산 이름 되찾기에 강한 의지를 표시해 왔다. 2007년 9~12월 주민 3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와 환경부 등에 제출한 뒤 국립공원 명칭을 ‘내장산·백암산 국립공원’으로 고쳐줄 것을 요구했다. 백양사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산문폐쇄’와 사찰소유지 국립공원 해지를 위한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며 한때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사찰 측은 백암산이란 지명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고문헌 등에서 수백년간 사용돼온 만큼 하루빨리 이름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전남·전북도의 광역단체장 협의가 이뤄지면 현행 ‘자연공원법’을 변경해 이름을 고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 간 첨예한 대립으로 협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장성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굿모닝 닥터] 신종플루, 막연한 두려움 경계해야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과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상황에 따라 둘 다 맞겠지만 적어도 학문에 있어서는 전자가 맞다. 그동안 인류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이뤘고, 특히 의학의 발전은 수명 연장과 함께 인류의 윤택한 생활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을 알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모르는 게 약’이 아닌 ‘모르는 게 독’이 된 사건도 이어졌다. 14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흑사병은 페스트균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그걸 몰랐던 당시에는 흑사병으로 인해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1인 약 2500만명이 사망했다. 인구의 급감도 문제였지만 또 다른 문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걸리면 모두 죽는 이 무서운 질병에 대한 공포였다. 무지(無知)로 인한 두려움은 온갖 유언비어를 낳아 곳곳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가장 비극적인 사건은 근거 없는 유대인 학살이었다. 당시 유대인이 사는 곳은 페스트가 크게 퍼지지 않았고, 죽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이를 본 사람들은 “유대인들이 우물에 독약을 넣었다.”고 선동해 이들을 학살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율법에 따라 손발을 깨끗이 씼었고, 환자들을 철저히 격리해 페스트에 비교적 안전했던 것일 뿐 학살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었다.  이처럼 사람들은 모르면 두려움을 느끼고, 쉽게 비이성적으로 변한다. 그동안 인류는 학문을 통해 이런 두려움을 해소해 왔으나 아직도 풀어야 할 수수께끼는 남아 있다. 의학 분야의 사스(SARS), 조류독감(AI), 최근의 신종플루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런 질병도 언젠가는 정복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모른다고 해서 막연한 두려움에 이성적 판단력까지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신종플루로 인한 감염과 사망자가 늘면서 혼란이 확대돼 각종 상술에 사기까지 횡행하고 있다. 이런 혼란이 막연한 두려움의 결과가 아니길 바란다. 그렇게 생각하니 역시 무지(無知)보다 무서운 것은 무지(無智)다. 금기창 연세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 [공주형 미술세계] 조각가 권진규 회고전 日서 열린다는데…

    [공주형 미술세계] 조각가 권진규 회고전 日서 열린다는데…

    바다 건너 일본에서 낭보가 들려옵니다. 조각가 권진규(1922~1973년) 선생의 회고전이 다음 달 도쿄 국립근대미술관에서 석 달 간 열린다는 소식입니다. 회고전은 같은 기간 무사시노 미술대학 자료실에서 동시에 열립니다. 일본에서 손꼽히는 작가들도 전시가 쉽지 않다는 전시장에서 회고전이 열린다니 반갑습니다. 일본 미술 명문 무사시노 미술대학이 ‘가장 성공한 동문 예술가’로 선정해 개교 80년 기념전으로 성사된 전시라니 뜻깊습니다. 선생은 1953년 무사시노 미술대학 조각과 졸업생입니다. 소식을 접하며 선생의 아틀리에를 방문했던 2년 전 겨울을 떠올렸습니다. 미술 교과서에 실린 ‘지원의 얼굴’로 아득히 멀게 느껴졌던 분이었는데 선생의 아틀리에는 의외로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서울시 동선동 언덕배기에 선생의 아틀리에가 있습니다. 1959년 일본 유학에서 돌아와 선생이 손수 설계하고 건축한 곳입니다. 숱한 작품들을 탄생시키고 선생은 이곳에서 쉰한 살에 목을 매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차 하나 들어가기 좁은 길, 숨차게 올라야 하는 가파른 골목을 지나 유난히 담이 낮고, 대문이 작은 집이 ‘한국적 사실주의를 이루었다.’고 평가되는 선생 예술의 산실입니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작업실에 방을 덧붙인 ‘L’자형 아틀리에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작은 문, 좁은 복도를 지나 한 사람 겨우 누울 정도 크기의 방을 통과하면 작업 공간이 나옵니다. 천장 높이가 4.5m에 달하는 작업장에 들어서서 비로소 낮추었던 허리도, 비좁았던 시선도 자유를 찾습니다. 복층으로 나뉜 작업장 한가운데 목재 사다리가 걸려 있습니다. 시멘트 블록으로 쌓은 벽면에는‘범인(凡人)엔 침을, 바보엔 존경을, 천재엔 감사를’이라는 낙서가 쓰여 있습니다. 흙을 다져 마감한 바닥에 주인 잃은 책 더미들이 붉은 노끈에 묶여 놓여 있습니다. 수북한 먼지 사이로 남아 있는 선생의 흔적 때문이었을까요. “한국에 리얼리즘을 정립하고 싶다.”, “만물에는 구조가 있다. 한국 조각에는 그 구조에 대한 근본 탐구가 결여되어 있다.”, “인생은 공(空) 파멸(破滅)”. 생전에 선생의 신념과 좌절 그리고 최후가 번듯한 전시장에서와는 다르게 직접적으로 전해졌습니다. 선생의 예술과 철학이 녹아 있는 아틀리에는 2008년 5월1일 개소식을 거쳐 현재는 사전 예약을 통해 시민에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2006년 유족이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 기금에 기증하여 1년의 보수와 복원을 거쳐 성사된 일입니다. 새롭게 세워야 커지는 가치가 있는가 하면 잘 지켜야 커지는 가치가 있습니다. 혼자 간직해야 커지는 가치가 있는가 하면 함께 나누어야 커지는 가치가 있습니다. 반갑고 뜻깊은 회고전 소식을 접하며 권진규 선생의 아틀리에도 잘 지키고 함께 나누어 더 키워나가야 할 가치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관람 문의 신청(02)3675-3401~2. www.nt-heritage.org <미술평론가>
  • [옴부즈맨 칼럼] 스포츠 뉴스 관중과 호흡해야/남인용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스포츠 뉴스 관중과 호흡해야/남인용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스포츠 뉴스가 독자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매우 크다. 스포츠 뉴스를 접한 독자들은 스포츠 스타와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삶의 열정을 갖게 된다. 스포츠 이벤트는 2002년 월드컵에서 보듯이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촉매가 되기도 한다. 지난 9월9일, 프로야구 관중이 사상 최대 규모인 540만 7527명에 이르렀다(9월10일자 1면). 독자의 관심이 커지다 보니 프로야구 기사를 스포츠면 머리기사로 중점 보도하고 있으며(KIA 60승, 8월15일자; 조갈량, 야신 넘는다, 8월25일자; ‘비룡군단’ SK 9연승 질주, 9월7일자), 유지혜 기자는 칼럼 女談餘談(9회말 투아웃 만루홈런, 8월15일자)에서 ‘김원섭 역전 끝내기 만루포(8월10일자)’를 소재로 아버지와의 가족애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프로야구를 치르는 각 구장의 시설과 프로야구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분석기사가 있었으면 했다. 각 구장의 시설미비에 관해서는 정윤수의 종횡무진 칼럼 ‘야구광 정 총리님, 실투 마세요(9월9일자)’에서 총리 내정자에게 구장개선 바람을 언급하는 선동열 감독의 의견이 다루어졌을 뿐이었다. ‘롯데, 정수근 퇴출…야구인생 벼랑에(9월2일자)’는 프로야구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여 주었다. 본인의 부인과 신고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음주 자체를 문제 삼은 구단에 의해 퇴출되는 정수근 선수의 사례는 은퇴하는 송진우 선수(영원한 회장님 송진우 고별인사, 8월19일자)가 선수협의회를 구성했던 이유를 알게 한다. 김연아와 박태환은 상반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김연아는 미리 준비하는 긍정적 이미지(연아! 007, 8월12일자; 피겨 퀸 vs 피겨의 전설, 8월13일자; 환상 하모니, 8월15일자), 박태환은 재기하려 하지만 불협화음이 있는 부정적 이미지(박태환, 중학생 시절로 돌아가겠다, 8월3일자; 두 번 실수는 없다, 8월7일자; 박태환, 난 중장거리가 좋은데, 8월8일자)’였다. 김연아와 박태환은 자기 관리에서 차이점이 있었는데, 스포츠 스타의 이미지 관리에 대한 개인 및 협회의 노력을 비교·분석하는 기사가 있었으면 했다. 기존 스타 중심의 보도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연속 기사 ‘스포츠 라운지’에서는 신인 또는 무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심층 인터뷰를 담았다. ‘여자배구대표팀 18세 주전세터 염혜선(8월7일자)’, ‘네덜란드 입양아 출신 카레이서 최명길(8월14일자)’,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순위 LG에 지명된 고려대 신정락 투수(8월21일자)’, ‘스포츠라운지 여자축구 외국인 선수 1호 브라질대표 쁘레치냐(8월28일자)’, ‘U-20 월드컵대표팀 공격수 일본 니가타 조영철(9월4일자)’, ‘세계선수권서 개인전 무관의 한 푼 양궁대표 이창환(9월11일자)’ 등으로 종목과 성별, 연령을 다양하게 반영했다. 스키점프 국가대표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 ‘국가대표’의 성공 덕분에 한여름의 스키점프대회는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김현기의 2위 입상 소식을 보도한 ‘김현기 은빛 비상… 내일은 정상을 향해 점프(9월4일자)’가 스포츠면 머리기사로 다루어졌으며 ‘국가대표’에서 코믹한 스키해설자 역을 맡은 조진웅과의 인터뷰 기사도 인상적이었다(8월31일자). 야구장의 시설 개선을 한국야구협회(KBO) 총재나 유력 정치인의 결단에 의존하는 문제, 박태환의 부진과 관련한 수영협회의 난맥상, 프로 선수가 갖는 권리의 제약 등은 관중 중심의 경기 운영과는 상반된 것이다. 스포츠의 제반 여건 개선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경기인과 관중이 스포츠의 꿈과 감동을 만끽할 수 있도록 기여했으면 한다. 남인용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광화문광장서 한글시험 치르자”

    “광화문광장서 한글시험 치르자”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한 8월 의정모니터에는 지하철과 관련된 내용이 유난히 많았다. 최근 지하철 9호선 개통과 함께 이를 이용하는 시민의 관심이 부쩍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광화문광장 지하에 조성되는 세종대왕 기념관에서 한글시험인 ‘세종고시’를 실시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글의 우수성을 꾸준히 알리기 위해 일반 시민과 다문화가정 구성원, 외국인에게 한글능력시험을 치르게 하자는 의견이다. 성적 우수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자는 설명도 덧붙였다. 10종이 넘는 동 주민센터 민원서류 신청서의 용지색깔을 차별화해 발급시간을 단축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8월 한달 동안 제안된 81건의 의견 중 두 차례 심사를 거쳐 우수의견에 선정된 제안은 8건이었다. ●지하철 9호선 노선안내판 확대 주장 개학과 함께 교통난이 심화된 탓인지 대중교통, 특히 지하철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최근 개통한 지하철 9호선과도 관련 깊었다. 김문경(26·구로구 신도림동)씨는 “지하철 9호선 내부의 노선안내판 글자 크기가 너무 작아 노인이 읽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며 “글자 크기를 조금만 키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보했다. 김씨는 “노량진역사에 서로 다른 노선 간 환승통로가 없어 불편하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안종만(69·강북구 수유6동)씨는 “지하철과 연계된 마을버스의 막차 운행시간을 지하철보다 10분만 더 연장해 달라.”고 부탁했다. 대부분의 마을버스가 자정을 전후로 운행이 끝나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는 시민들이 정작 마을 어귀에서 발길이 묶인다는 이유에서다. 안씨는 “작은 배려로 서민을 위한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옥(39·양천구 신정1동)씨는 “지하철 상·하행선의 경적소리를 차별화하자.”고 제안했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 경적소리만 듣고도 개찰구부터 뛰는 사람이 많은데 정작 승강장에 내려오면 맞은편 열차인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 밖에 오명순(51·동작구 흑석1동)씨는 안전을 위해 버스정류장에 인근 지구대와 연결되는 비상벨과 비상전화기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영유아 예방접종 문자 서비스도 세종고시를 실시하자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이영희(51·강서구 내발산동)씨는 “한글시험인 세종고시를 치러 우수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자.”고 말했다. 최근 개장한 광화문광장 지하에 들어설 세종대왕기념관에서 수시로 시험을 치르도록 해 한글사랑 정신을 정착시키자는 주장이다. 이씨는 또 광화문광장에서 한글창제과정을 주제로 한 문화공연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이혜영(39·성북구 상선동)씨는 보건소가 실시하는 영유아 예방접종에 앞서 미리 접종시기와 종류를 알려주는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를 요청했고, 김기선(55·동대문구 답십리4동)씨는 “주민센터 민원신청서 색깔을 달리해 노인 등 민원인들이 손쉽게 서류를 작성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이렇게 달라졌어요 서울시와 산하기관들은 지난 7월 의정모니터들이 제안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면서도 일부는 적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내 손잡이를 늘리고 높이도 다양화하자.’는 의견에 대해 “3호선 전동차 손잡이를 기존 차량보다 확대해 설치하는 것에 대해 이미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를 통해 7인석 전면의 경우 기존 10개에서 12개로 늘리고, 3인석 전면도 기존 3개에서 4개로 늘리겠다고 했다. 객실손잡이 높이의 경우 앞서 기존 손잡이에서 높이를 10㎝ 낮춘 낮은 손잡이를 전 차량에 적용해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는 또 ‘지하철 의자에 좌석분리용 팔걸이를 설치하자.’는 의견에 대해선 “객실의자는 7인용, 3인용으로 개인좌석이 어느 정도 구분된다.”며 “팔걸이를 설치하면 의자폭과 좌석수가 줄어 승객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새롭게 도입되는 신형전동차는 스테인리스 의자 대신 쿠션패드형 의자가 설치돼 쏠림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주 수요일마다 지하철 1~9호선 역사를 지날 때 20초간 지하철역과 관련된 안내방송을 실시하자.’는 의견에는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원하는 승객 요구와 배치된다.”는 이유로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정윤수의 종횡무진] “야구광 鄭총리님, 실투 마세요”

    “야구는 인생과 비슷하다. 9회말 2사 볼카운트 투-스리에서도 승부가 뒤집힐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불확실성이 스릴을 높여 야구에 빠져든다.” 정운찬 총리 내정자의 말이다. 오래 전부터 그는 소문난 야구광이었다. 까까머리 중학생이던 1958년 동대문야구장에서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초청 경기를 가졌는데 그 현장에서 ‘신내림’을 겪은 이후로 이 천재 소년은 1972년 미국으로 유학 가기 전까지 동대문구장의 경기 가운데 절반 이상을 직접 관전했다. 이 열렬한 사랑은 태평양 너머까지 이어졌다. 야구 때문에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 취득이 1년 늦어진 것도 유명하고 1975년 명문 컬럼비아대 교수 임용 면접에서는 야구에 관한 가벼운 질문에 대해 무려 2시간 이상 ‘열강’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교수로 재직하면서 뉴욕 연고의 양키스와 메츠 경기를 200경기 이상 관전했다. 최근 이태 동안 프로야구 개막전의 특별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이 정도면 야구에 대하여 ‘9회말 마지막 순간까지도 불확실성의 불꽃이 꺼지지 않는 경기’라는 인상 깊은 명제를 던질 만한 이력이다. 현역 지도자들 역시 ‘야구를 잘 알고 좋아하는 분’이라는 소감을 피력했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대전·대구·광주 등 노후한 야구 인프라 개선에 힘써 주셨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경기장 시설 개선이 국무총리가 직접 관할할 일인지는 의문이지만 그의 남다른 사랑과 관심이 야구를 비롯한 각종 스포츠의 저변을 발전시키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특히 ‘공부하는 학생 선수’라는 바람직한 방향이 체육계 일각의 구습에 밀려 좌초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아지는 시점인 만큼 미래의 스포츠 선수들이 지금 당장 누려야 할 학습권이나 문화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기는 해도 정운찬 총리 내정자가 ‘야구계를 대변하기 위해’ 공직에 나선 것은 아닐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역시 국무 행정에 임함에 있어 나름의 초지를 일관되게 펼쳐나가는 모습이다. 그는 “야구란 팀 플레이이면서 개인 기록과 팀 성적이 나오는 야릇한 묘미와 매력의 스포츠”라고 말한 적 있다. 국정 역시 그와 같다. 총리직이란 ‘중도 실용’이라는 변화된 국정의 중심에 서서 그동안의 학문적 소신을 강력하게 전개해 나가야 할 시속 160㎞의 정통파 투수에 비견할 수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다양한 변화구로 나라살림의 온갖 이해와 의견을 끈기와 지혜로 조정해야 하는 마운드에 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그는 개혁적인 중도 실용 학자로 평가받아 왔다. 중도(혹은 중용)가 적당히 중간에 선 기회주의를 뜻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운드에 올라선 투수가 공 하나에 혼신의 힘을 불어넣듯이 평소 자신의 경세관과 정치 철학의 중심을 잃지 않는 것, 그리하여 ‘역시 야구를 사랑한 사람이라서 확실히 다르구먼.’ 하는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야구를 열렬히 사랑했던 소신 있는 학자가 노회한 정객이나 관료들에게 휘말려 제 페이스를 잃고 강판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재건축 울고 신규분양 웃고

    정부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규제하겠다고 밝힌 뒤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시장이 양분되고 있다. 재건축 등 기존 아파트는 대출 부담이 커진 매수자들의 매수 문의가 줄어 한풀 꺾인 반면,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 수도권의 신규 아파트 분양 현장에는 주말 인파가 몰리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올들어 대출을 낀 투자수요가 많았던 강동구 둔촌동 일대 재건축 단지의 경우 500만~1000만원 정도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다. 현재 DTI가 적용되고 있는 강남, 송파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12㎡의 경우 지난주 13억원에 나왔던 매물이 5000만원 정도 떨어진 12억 5000만원에 나왔다. 반면 수도권 지역의 신규 분양 예정인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주말을 맞아 대거 인파가 몰렸다. 이주비·중도금·잔금 대출 등 집단대출은 DTI 적용을 받지 않아, 전세난을 피해 아예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별내에서 분양 스타트를 끊은 쌍용 예가 모델하우스에는 개관 첫날인 4일 9000명이 찾는 등 3일 동안 3만 5000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수원시 권선동의 수원아이파크 모델하우스에도 지난 금요일부터 사흘간 4만 5000여명이 방문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DTI 규제를 받지 않는 데다가 최근 수도권에서는 신규분양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많이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정진영 “열혈검사 되려고 검사들 만나고 또 만나고…”

    정진영 “열혈검사 되려고 검사들 만나고 또 만나고…”

    “아무 이유 없이 죽은 청년이 있는데, 아무도 책임을 못져준 거잖아요? 그런 것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최근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정진영(45)은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의 말대로 ‘이태원 살인사건’은 지난 1997년 이태원에서 실제로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다. 죽은 사람은 있지만, 유력한 용의자를 두고 끝내 범인은 밝히지 못한 미제사건을 홍기선 감독은 4년여의 고증과 준비를 거쳐 영화화했다. 여기서 정진영은 치열하게 진실을 파헤쳐가는 담당검사 ‘박대식 검사’ 역을 맡았다. 지난 5월 중순 40일간 23회에 걸쳐 숨가쁘게 촬영한 작품은 이제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31일 언론시사회 무대인사에서 그는 ‘이태원 살인사건’을 ‘막걸리 스릴러’라 표현했다. “예고편을 본 사람들이 할리우드 스릴러를 예상하는 듯해서 반농담 삼아 팁을 준 거예요. 왜 막걸리는 취기가 한번에 ‘좍’ 올라오는 게 아니라, ‘스멀스멀’ 올라오잖아요?” 말하자면, ‘이태원 살인사건’은 빠른 속도와 자극을 자랑하는 스릴러가 아니라, 느리지만 농밀하게 뒷전을 때리는 스릴러란 뜻일 게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1992년)로 데뷔한 홍기선 감독의 3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홍 감독과 정진영은 2003년 인권영화 ‘세번째 시선’ 중 하나인 단편 ‘나 어떡해’에서 함께 호흡한 적이 있다. 다시 홍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정진영은 간명하게 답했다. “시나리오에 끌려서”라고. “홍 감독은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에 영화로서 저항하셨던 분이죠. 동시대를 살아온 후배로서 그 무게가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남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흔히 갖는 편견처럼 영화가 경직되거나 선동적이진 않아요. 제가 ‘이태원 살인사건’을 하게 된 것도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좋아서죠.” 영화는 박 검사의 입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정진영은 “온전히 사건에 집중토록 하기 위해 캐릭터 드라마로 풀지 않으려 했다.”고 말한다. 과도하게 캐릭터가 부각되면 이야기에 불필요한 색깔이 입혀질 수 있기 때문에 배우로서 감정표현을 되도록 눌러야 했다고 덧붙인다. 평범하면서도 열정적인 박 검사의 모습은 이같은 치밀한 연기계산 끝에 탄생했다. 진실과 거짓, 은폐와 폭로, 방관과 투신 등 갖은 대립구도가 선명해진 것도 그의 절제된 연기 몫이 크다. ‘킬러들의 수다’ 이후 두번째로 맡은 ‘검사’란 직업을 연기하기 위해 그는 실제로 검사들을 만나고 다녔다. 검찰 조직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을 때였지만 직접 만나본 검사들은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굉장히 투철했단다. 그리고 “계속 만나다 보니 농담 같지만, 정말 비슷해지더라.”며 신기해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현장검증 장면이다. 용의자들의 진술이 계속 엇갈리자 사건을 맡은 검사와 변호사, 판사가 모두 청년이 살해당한 장소인 햄버거 가게 화장실로 모인다. 정진영은 “화장실 현장검증 장면이야말로 어리석은 사회의 축도다. 그곳에 모여든 사람들의 이상한 결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감독이 작품을 만든 의도”라고 전했다. 1988년 연극 ‘대결’로 데뷔한 정진영은 영화 ‘약속’(1998년)으로 본격적으로 직업 영화배우 길에 접어들었다. 특히 ‘황산벌’, ‘왕의 남자’, ‘님은 먼 곳에’ 등 이준익 감독의 작품에 잇따라 출연해 ‘이준익의 페르소나’라 불리기도 한다. 그는 “이 감독님이 제작자일 때부터 만나 신뢰를 쌓은 사이”라며 “친하지만, 서로 꼭 함께해야 한다는 억압은 느끼지 않는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태원 살인사건’을 여행에 비유했다. “뉴욕이나 앙코르와트가 아니라, 타이 깐짜나부리를 예상하시면 돼요. 화려한 휴양지나 기념비적 유적지는 아니지만 어딘가 독특하고 낯선 여행지를 방문한 기분이 드실 거예요.”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고창 메밀꽃 향기에 흠뻑

    “끝없이 펼쳐지는 메밀꽃밭에서 가을을 만끽하세요.” 전북 고창군과 고창메밀꽃잔치위원회가 오는 5일부터 한 달 간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 일대 100만㎡에서 메밀꽃잔치를 연다. 메밀꽃잔치가 열리는 곳은 지난봄 푸르름을 자랑하며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았던 청보리축제가 열렸던 바로 그 농장이다. 보리를 수확하고 난 드넓은 황토밭 구릉지에 이번에는 메밀을 심어 가을 잔치를 한다.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메밀밭은 마치 흰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달 중순쯤이면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멋진 경관에 보는 이들은 누구나 시인이 되고 사진작가가 될 수 있다. 축제 기간 메밀국수를 비롯한 전통음식을 맛보는 시골장터, 전통·민속놀이 행사장, 경관농업사진 전시, 민속공예품 경연대회 등이 열린다. 고창 학원농장 메밀꽃밭은 영화 ‘웰컴투 동막골’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가족과 친구, 연인이 찾는 가을 나들이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나로호 불똥’ 국회로?

    국내 첫 우주로켓 나로호의 정상궤도 진입 실패를 둘러싼 논란이 국회로 옮겨붙을 태세다. 소관 상임위인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러시아와의 계약 및 기술이전 경위 등에 문제가 없는지를 9월 정기국회에서 적극 다루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단일 프로젝트로는 전례없이 5000억원 남짓 투입된 대규모 사업에 대해 정부가 계약서를 공개하지 않은 점과 나로호 개발과 실험 등에서 한국 연구원이 철저히 배제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철저히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교과위 소속 한나라당 간사인 임해규 의원은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많다.”면서 “왜 러시아와 계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지, 기술적 문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러시아에 끌려다니기만 한 것은 아니었는지를 점검하겠다. 자료를 수집 중이다.”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9월 정기국회에서 교과위가 첫번째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교과위 소속인 한나라당 김선동 의원은 “나로호가 발사 이후 궤도 진입에 실패할 경우 등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점도 살펴야 한다.”면서 “또 러시아와 계약하는 과정에서 정치적·정책적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짚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발사 중단 후 한두 달이 지나 다시 발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왜 일정을 서둘렀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 국상 이후 여권이 국면전환을 꾀한 것은 아닌지 의혹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여권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차 발사 시점을 내년 5월로 잡은 것이 아닌지도 철저히 따지겠다.”고 주장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구청장기 축구대회서 시축

    고봉북 부산 금정구청장 29일 오후 2시 금정구 선동잔디구장에서 열리는 ‘금정구청장기 축구대회’에 참석, 선수들을 격려하고 시축한다.
  • [강지원 좋은세상] 전라도 보수, 경상도 진보 나와야

    [강지원 좋은세상] 전라도 보수, 경상도 진보 나와야

    요즘 우리 사회에 ‘금년중 한반도의 거물급 인사 5명이 사망한다.’는 괴담이 유포되어 왔다. 그중 노무현, 김대중 두 사람이 포함되었다는 데는 이의가 없었다. 그런데 그 예측은 현실로 나타났다. 다음 차례는 누구일까, 호사가들의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 있다. 이른바 거물급 인사라면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이 컸던 인물을 가리킬 것이다. 그러니 적어도 대통령이나 그쯤 되는 자리를 거친 이들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그들은 대체로 국장이나 국민장의 대상이 될 듯한데, 그러면 이 정부는 연중 내내 초상을 치러야 하는 ‘초상정부’ 노릇을 해야 할 판이다. 그러나 누가 이런 말을 믿으랴. 다만 이들이 얼마 사이에 다수 세상을 떠날 것이라니, 아니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죽음만을 놓고서라도 우리는 그들의 삶과 죽음이 우리에게 어떤 새로운 시대를 시사해 주는 것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공과(功過)가 있다. 그래서 가급적 냉철하게 따져 보아 공은 기리되 과는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그 시대에 타고난 사명이 있다. 그 시대에 자기에게 주어진 소명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 자신의 삶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된다. 최근 잇달아 사망한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둘다 민주화 이후 동서정치의 극복과 남북대화를 추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록 모두 미완의 과제로 남겨졌으나, 그들이 유독 동서와 남북이라는 지역에 매달렸다는 점은 이 나라의 지난 10년간 과제가 무엇이었는지 극명하게 말해 주는 것이었다. 어느 사회나 계층, 노사, 세대, 종교, 인종, 성별, 지역 등 많은 갈등요인이 있다. 그 중에서 특히 태생적 출신에 따라 사람을 가르는 것은 다른 요인들보다 더 크게 비난 받는다. 그런데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에서 이 원시적 지역감정은 정치감정으로까지 비약해 온통 정치판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한 정당은 경상도에서 싹쓸이하고, 또 다른 한 정당은 전라도에서 싹쓸이한다면 이게 어디 제 정신이 박힌 정당인가. 그리고 북한지역은 비록 우리의 힘이 미치지 못하지만 또 다른 거대정당이 지배하고 있지 않은가. 현실을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것은 저 간악한 정치꾼들이다. 눈앞의 표를 따먹기 위해 할 짓, 안할 짓을 가리지 않고 온갖 선전, 선동을 해 온 것이다. 이제 그 원인이 정치권에 있었다면 스스로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 지금 논의되기 시작하는 행정체제나 선거제도 변경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극단적으로는 한 정당이 한 지역에서 일정 비율의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하면 일정 수의 당선자를 강제로라도 배정 해야 한다. 그까짓 어떤 자가 국회의원이 되느냐보다 더 큰 가치는 지역의 화목과 공생에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태생적 요인보다 이념갈등은 좀더 차원 높고 학습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지역과 이념이 교묘하게 뒤엉켜 있다. 막상 만나 보면 전라도 사람이 죄다 진보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진보적인 민주당을 찍는다. 경상도 사람이 죄다 보수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보수적인 한나라당을 찍는다. 실제로는 지역적 잇속을 챙기기 위해 투표를 하였음에도 교묘하게 이념투표를 한 것처럼 포장되는 것이다. 이젠 우리 정치도 원시적인 ‘촌사람’ 정치를 벗어나야 한다. 이념과 정책에 입각해 ‘매니페스토’ 정치를 펼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라도 보수와 경상도 진보도 전면에 등장해야 한다. 지역의 늪에서 빠져나와 성숙한 이념경쟁에 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당도 서로 지역적으로 교차하며 이념정당화 또는 정책정당화해야 한다. 그런 정당이 지역을 뛰어넘어 선의의 정책경쟁을 하는 새로운 시대를 위해 지금 우리는 무작정 상대를 비판하기 전에 자기 성찰에 나서야 한다. 변호사 [다른기사 보러가기] 나로호 날았지만 위성 행방 묘연 이영애 美서 극비결혼 태평양전쟁 가짜유골 봉환 논란 SM 이수만 최고급 오피스텔 롯데 16.8도에 진로 “물탄 소주” ”수능 코앞인데 휴교하라니… “
  • 수도권 가을맞이 ‘분양 풍년’

    수도권 가을맞이 ‘분양 풍년’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분양을 미뤄왔던 주택업체들이 새달부터 신규 아파트를 대거 쏟아낸다. 업체마다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9월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22개 단지 9200여가구에 이른다. 다음달 말 공고를 낸 뒤 10월 초 접수를 받는 보금자리주택(약 1만 5000가구)을 포함하면 물량은 3만가구에 이른다. ●영종 하늘도시, 청라 열기 이어갈까 영종하늘도시는 인천 운서·운남·중산동 일대 1911만 6228㎡에 물류, 정보, 주거지원시설을 갖춘 국제 수준의 복합 공항 배후도시다. 2020년 사업이 마무리되면 4만 4000가구, 12만명이 사는 신도시가 된다. 현대·한라·신명·우미·한양·동보 건설이 다음달 말 공고를 낸 뒤 10월8일 동시분양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6개 업체가 공동 콜센터와 분양 홈페이지를 운영한다. 홈페이지 방문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크루즈 여행권과 다이아몬드 반지 등 4000여만원의 경품을 내걸고 관심 끌기에 나섰다. 7147가구 대부분이 85㎡ 이하의 중소형이다. 분양가는 3.3㎡당 900만원대로 송도나 청라지구보다 싸다. 현대 힐스테이트는 전용면적 81~83㎡짜리 1628가구를 공급한다. 우미건설은 3개 블록에서 148㎡·110㎡·80㎡로 이뤄진 4224가구를, 한라건설은 125~257㎡ 중대형 아파트 1341가구를, 한양은 84㎡ 단일 주택 1304가구를 각각 공급한다. ●동북권 대표주자 남양주 별내지구 경기도 남양주 별내지구는 서울시청에서 동쪽으로 16㎞ 떨어졌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통과하고 경춘선 별내역(2011년 완공), 지하철 8호선(2018년) 이 개통될 예정이다. 9월 쌍용건설이 예가를 시작으로 분양 스타트를 끊는다. 129~172㎡짜리 652가구로 분양가는 3.3㎡당 1100만~1200만원. KCC건설도 127~173㎡ 679가구, 신일건업은 131~181㎡ 547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10월에는 대원이 132~190㎡ 491가구, 11월엔 남양건설이 131~162㎡ 644가구를 각각 분양하는 등 2012년까지 2만여가구가 공급된다. ●은평 뉴타운과 붙은 고양 삼송지구 분양 경기도 고양 삼송지구에서도 10월부터 분양한다. 삼송·원흥·오금동 일대 506만㎡에 2만 2000여가구를 지어 5만 8300여명을 수용하게 된다. 서울 은평뉴타운과 접해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A-8블록에서 610가구, 호반건설이 A-21 블록에서 405가구, A-22블록에서 1505가구 등 모두 2520가구를 연내 분양한다. 내년에는 우남건설, 우림건설, 동문건설 등이 7200여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분양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은평뉴타운 분양가인 3.3㎡당 1100만~1200만원이 될 전망이다. 은평뉴타운의 현재 거래 시세는 3.3㎡당 1400만~1500만원이다. ●수원 아이파크, 민간 첫 단일 도시개발 현대산업개발이 수원 권선동 99만 3000㎡에서 아파트, 타운하우스, 주상복합아파트, 단독주택 등 6594가구와 테마쇼핑몰, 학교 등 기반시설이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급’ 도시개발사업을 벌인다. 단일 브랜드 민간 도시개발 사업으로는 첫 사례다. 다음달 1차로 1, 3블록 1336가구를 분양한다. 분양면적 110~257㎡ 543가구와 111~259㎡ 793가구로 이뤄져 있다. 분양가는 상한제가 적용돼 3.3㎡당 평균 1200만원대로 예상된다. 단지 디자인을 세계적 건축가인 네덜란드의 벤 판 베르켈에게 맡겼다. 김성곤 윤설영기자 sunggone@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21일 입경 北조문단 정부당국자 만날까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21일 입경 北조문단 정부당국자 만날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6명의 북한 조문단이 21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서울신문 8월20일자 1·3면> 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20일 김대중 평화재단 측에 통지문을 보내 “조문단은 김기남 노동당 비서를 단장으로 하며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원동연 아태위 실장, 맹경일 아태위 참사, 이현 통일전선부 참사, 김은주 북한 국방위 기술일꾼 등 모두 6명”이라고 통보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조문단은 21일 오후 3시10분 북한 특별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김포공항에 도착, 22일 오후 2시 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문단 단장을 맡은 김기남 비서는 83세의 고령으로 김 위원장이 후계자였을 때부터 최측근 역할을 해온 북한 체제 선전분야의 수장이다. 체제선전과 주민 사상교육을 책임진 노동당 핵심부서인 선전선동부와 당역사연구소를 관장하고 있다. 지난 2005년 8·15 민족대축전 행사에 서울을 방문,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신촌병원에 입원했던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61세로 북한 핵심부 중에는 비교적 젊다.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남북 정상회담에 깊숙이 관여했다. 2007년 당 조직지도부등의 주도로 최승철 노동당 통전부 부부장 등 대남분야 실력들이 대거 숙청됐지만 김 부장은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북한의 실세인 김 비서와 김 부장이 방한함에 따라 남북 당국자 간 접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반응은 냉담하다. ●정부 “사설조문단” 불편한 심기 내비쳐 정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정부당국을 배제한 채 조문단 파견을 통보한 것과 관련,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아태재단이 이야기해서 조문을 오겠다고 했는데 엄밀히 말하면 정부당국에서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고 한 게 없다.”며 “통민봉관(通民封官)이라는 말도 많이 쓰던데 글자 그대로 현재로서는 사설 조문단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이 우리 정부당국과는 협의하지 않고 김대중평화센터에 통지문을 보내 조문단 파견 계획을 통보한 데 대해 내심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북측의 조문사절단이 ‘평화사절단’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표출한 것으로 이해된다. 김정은 허백윤기자 kimje@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DJ와 애증의 20여년 광주·전남 추모위원장 지선스님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DJ와 애증의 20여년 광주·전남 추모위원장 지선스님

    “그 분을 영원히 떠나 보내야 하니 마음이 아프고, 만감이 교차합니다.”‘김대중 전 대통령 광주·전남추모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된 지선 스님(백양사 주지)은 20일 “그가 평생 추구해온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화해 등의 정신을 이어 받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며 “장례일까지 매일 저녁 그를 기리는 추모문화제를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5·18민주화운동 이후 ’산승(山僧)’에서 ‘투사’로 변신해 20여년 동안 광주지역 재야운동을 이끈 지선 스님은 DJ와 불가에서 말하는 ‘억겁의 세월’을 거친 ‘인연’을 맺는다. 지선 스님은 1980년대 이후 ‘반독재 투쟁’이란 기치 아래 대학생들과 섞여 매일 거리 최루탄 공방전의 선봉에 섰고, 이는 1987년 6월항쟁으로 이어졌다.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를 맡았던 그는 이 과정에서 국가보안법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됐으나 6·29 선언 다음달인 7월 초 석방된다. “석방되던 날 DJ와 YS가 교도소 앞에 찾아와 처음으로 두 거물 정치인을 동시에 만났다.”며 “이후 두 분 사이를 오가며 후보 단일화를 강력히 촉구했으나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두 분으로부터 선거 전까지는 꼭 단일화될 거란 말을 들은 뒤 각 대학에서 강연이 있을 때마다 ‘민주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진다.’고 역설했으나 그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을 때 가장 가슴 아팠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광주에서 재야활동에 열중이던 지선 스님은 DJ가 1987년 대선 패배 이후 평민당을 이끌던 때도 여러번 부딪쳤다. “DJ는 당시 ‘비 폭력, 비 반미, 비 용공’이란 3대 원칙을 끝까지 강조하며 우리 재야운동가와는 일정 거리를 두려 했던 현실 정치가였다.”며 “이런 점 때문에 고성이 오가는 상황이 자주 빚어졌다.”고 말했다. 지선 스님은 1989년 ‘조선대생 이철규 변사 사건’을 한 예로 들었다. 그는 지역 재야인사인 고 조아라 선생 등과 함께 동교동을 방문했다. 보기에도 흉측한 모습이었던 이철규씨 사진의 일간지 게재를 건의하기 위해서였다. DJ는 당시 “공안 당국에 탄압의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며 일거에 거절했다. 지선 스님은 “5·18 이후 수많은 대학생과 열사들의 죽음을 외면하려면 정치를 그만 두라.”고 맞섰다. DJ역시 “법복을 입고 쇠파이프와 화염병을 든 대학생을 선동하면 되느냐.”며 질책했다. DJ와 지선 스님은 이 때부터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DJ가 집권한 이후부터 그는 10여년 동안 ‘산방’에서 지냈고, 최근 3개월 간 하안거를 마친 뒤 DJ추모행사를 진두지휘하게 됐다. “어른은 가셨지만 우리 가슴 속에서 영원히 살아 계실 그 분을 되새기고, 그의 정신을 계승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지요.” 지선 스님에겐 애증의 20여년이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불법광고물 설자리 없게…

    성북구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앞세워 불법광고물 퇴치에 나섰다. 건강한 도심 광고문화 형성을 위해서다. 성북구는 구민 26명을 불법광고물 명예감시단원으로 위촉, 정기적인 정비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참여 시민들은 광고물을 제작·설치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한국옥외광고물협회 성북구지회 회원들로, 캠페인과 함께 직접 불법광고물 철거 작업을 실시한다. 명예감시단원들은 최근 동선동 하나로 금연거리와 성신여대 지하철역 주변, 동소문로 등에서 구청 공무원들과 함께 안내 활동을 했다. 올 11월까지 설정된 불법고정광고물 자진신고기간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불법 고정광고물을 서울시 가이드라인에 맞게 정비하도록 홍보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비즈&피플]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비즈&피플]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수원 권선동 아파트 단지를 강남 현대아파트나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단지처럼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해 현대산업개발의 고급 주거단지 맥을 잇겠습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18일 파크하얏트서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권선동 아이파크 시티를 최고 명품주거단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권선동 아이파크시티 사업은 99만 3000㎡에 아파트·타운하우스·주상복합아파트·단독주택 등 6594가구와 테마쇼핑몰·복합상업시설·학교 등을 짓는 3조원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 프로젝트다. 단일 브랜드로 추진하는 첫 민간 도시개발 사업이다. 땅값만 7000억원이 투입됐다. 다음달 1차분 아파트를 분양한다. 규모가 큰 만큼 정 회장이 직접 홍보·영업에 나섰다. 정 회장은 “아이파크시티는 외부 설계가 독특하고, 내부 평면 설계 완성도가 높아 수원 영통과 화성 동탄 등 주변의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올해 건설 외에 유통, 제조업 등에서 1조원가량 매출이 발생한다.”며 “앞으로는 건설과 경기 사이클이 다른 사업분야를 확대해 나가겠다.”이라고 말했다. 권선동 아이파크 1차분은 1·3블록에서 1336가구를 분양한다. 110~257㎡짜리 543가구, 111~259㎡짜리 793가구이다. 분양가는 상한제가 적용돼 3.3㎡당 평균 1200만원대로 예상된다. 나머지 물량은 2~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서울광장] ‘해운대’ 흥행과 영화계 이데올로기 망령/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해운대’ 흥행과 영화계 이데올로기 망령/노주석 논설위원

    한국영화 ‘해운대’와 ‘국가대표’의 쌍끌이 흥행이 무더위를 가시게 한다. 해운대는 이번 주말 관객 900만명 돌파를 향해 질주하고 있고, 국가대표도 3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흥행의 끝은 아무도 모른다. ‘괴물’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실미도’에 이어 해운대의 관객 1000만명 돌파는 시간문제다. 우리 영화계는 지난 2~3년 사이 궤멸의 길목에 들어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급전직하 중이었다. 한국영화 좌석 점유율이 형편없이 떨어지고 투자자들은 등을 돌렸다. 올 초 저예산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300만명을 스크린 앞에 불러 모으며 선전했지만 다른 영화는 지리멸렬했다. 영화계에 희소식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호기를 이어가야 할 영화계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속으로 곪고 있다. 내부분열 중이다. 곳곳에서 악재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른바 ‘좌파 영화인’ 숙정작업의 여파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집권 10년간 영화권력을 휘두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의 ‘우파 영화인’ 인선작업이 핵심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도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개막을 석 달여 앞둔 부산국제영화제는 좌파 영화인의 본거지로 여겨지고 있다. 황지우씨가 물러난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자리에 뉴라이트 발기인 출신 박종원 영상원장이 임명됐다. 문화예술분야 좌파 엘리트의 온상 한예종의 색깔 바꾸기를 눈여겨볼 만하다. 영화진흥위원회, 남양주종합촬영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알짜배기 영화 관련 기관의 부산 이전 여부는 뇌관이다. 보수우파가 지배하는 충무로를 풍비박산 내려는 노사모 관련 영화계 인사들의 의도라는 지적이다. 이데올로기가 문제다. 영화판의 해묵은 좌우 이데올로기 격돌이다. 문화권력 쟁탈전 양상이다. 뉴라이트 문화단체인 ‘문화미래포럼’이 좌파 공격에 총대를 메고 있다. 문화미래포럼 측은 좌파 영화인들이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 FTA 체결반대 등 좌파적 문화운동의 도구로 영화를 이용했다고 주장한다. 정용탁 대표는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좌파사상을 전파하고, 근대사를 왜곡·비하했다.”고 비판했다. 조희문 인하대 교수는 “한국영화계가 그동안 이념과 선동의 레드 카펫을 걸었다. 이들의 스크린쿼터 수호는 한국영화 보호라는 명분을 업은 채 반미선동의 명분이 되었다.”라고 몰아붙였다. 두 사람은 영진위원장 공모에 후보자로 등록했다. 공격받는 쪽의 반발도 만만찮다. 이들은 “정부와 생각이 다르면 모두 좌파고, 비판하는 사람은 배후자의 사주를 받는 것으로 간주하느냐.”면서 ‘좌파 적출식’ 마녀사냥을 중지하라고 요구한다. 영화계에 왜 이런 이데올로기 갈등이 계속될까. 물러난 강한섭 영진위원장이 지적한 대로 ‘얼치기 진보주의자, 가짜 자유주의자’가 영화계에 판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영화계 내부에서 좌파다, 우파다 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논쟁”이라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말에 공감이 간다. 한국 영화계가 언제까지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되어야 하나. 해운대, 국가대표 같은 영화는 이데올로기와 아무런 상관도 없다. 한마디로 신물이 난다. 관객들은 영화계의 좌파, 우파 영역 다투기에 관심이 없다. 좌우로 갈려 이데올로기 공세와 세력 다툼을 벌이는 동안 모처럼 찾아온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놓치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구시대 이데올로기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클래식과 권력, 오랜 애증 엿보기

    클래식과 권력, 오랜 애증 엿보기

    대부분 태교음악은 클래식이다. 아름다운 선율은 순수하기 그지없고, 마음을 안정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래식의 역사는 마냥 우아하거나 순결하지 않았다. 클래식은 어떻게 정치와 권력으로부터 자유와 고고함을 지켜냈을까. ●권력자에게 매력적이던 음악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의 교향곡 3번은 많이 알려져 있듯 나폴레옹을 위한 것이었다. 민중의 권리와 자유 정신을 옹호하며 프랑스 혁명에 관심을 가진 베토벤은 이 작품에 ‘보나파르트’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그러나 그가 황제가 됐다는 소식에 “그도 속된 사람이었어. 그 역시 자기의 야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민중을 짓밟고 누구보다도 심한 폭군이 될 거야.”라고 한탄하며 이름을 지워버렸다. 교향곡 3번에 ‘영웅’이라는 제목이 붙은 배경이다. 아돌프 히틀러는 “음악은 본질적으로 대중적 효과가 있으며…사람들을 고무시키고 격앙시키며 최면을 걸 수 있다.”는 사상을 펼쳤다. 괴벨스와 함께 음악을 선전술로 철저히 이용하고, 순수 아리아인들로 제국음악회의소를 세워 국민을 선동할 음악을 만들었다. 그의 말대로, 음악은 원하는 것을 이끌어내기 위한, 또는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이다. 과격한 선동 없이도 사람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고 움직일 수 있어 권력자들에게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음악은 권력에 아부하고, 권력은 음악을 이용했다.”는 말은 어찌보면 식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제로 한 ‘음악과 권력’(베로니카 베치 지음, 노승림 옮김, 컬처북스 펴냄)이 끌리는 것은 음악가들의 치열하고 처절하며, 한편으로는 권력에 저항한 삶을 저자의 풍부한 지식으로 제대로 버무렸기 때문이다. 독일의 음악학자인 베치는 이 책에서 기원전 3000년 수메르 시대부터 21세기에 이르는 시기를 거슬러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멘델스존, 글루크, 그레트리, 로르칭, 알레비 등 유명작곡가에서부터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까지 방대하게 아우르며 음악가와 권력의 관계를 조망한다. 음악과 정치의 관계는 태초부터 함께였다. 수메르 시대에는 국왕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성직자가 연주가요 작곡가였다. 페르시아와 이집트를 평정한 알렉산더 대왕은 스승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음악을 배웠다. 중세에는 귀족계급이 성장하면서 음악가와 교류를 확대했다. 신성로마제국의 프리드리히 2세처럼 권력자는 궁정에 당대 영향력있는 작가와 작곡가들이 음악으로 자신을 찬양하길 바랐다. 궁정의 녹을 먹으면서 안정과 권세를 누리고자 했던 음악가들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국왕(영주)과 음악가(궁정악장)의 관계는 점차 끈끈해졌다. 강력한 국가와 현명한 국왕을 찬미하는 모테트(르네상스 시대의 성악곡), 오페라, 발레 등이 권력자의 지지 아래 번성하게 된다. ●저항정신이 창작의 기반 되기도 음악가가 권력에 순응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저항정신을 창작의 기반으로 삼기도 한다. 아름다움과 선량함, 목가적 정서를 작품에 녹인 슈베르트가 대표적이다. 그는 진보주의자 빌헬름 뮐러를 비롯해 괴테, 클로프슈토크, 하이네 등 시대 고발에 적극적인 작가의 글을 가사로 썼다. “힘과 행동의 시대가 묘사된 작품 속에서 커다란 고통은 미약하나마 위안을 얻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유대인 음악가들은 반유대주의의 편견이 자신의 작품을 평가절하시킬 것을 우려하며 이름을 바꾸거나 개종했다. 부르노 발터는 흔한 유대계 이름인 슐레징어란 이름을 포기했고, 야콥 오펜바흐는 파리로 피신하면서 프랑스식 이름인 자크로 불렸다. 멘델스존은 기독교로, 말러는 가톨릭으로 각각 개종해 활동을 이어나갔다. 자크 프로망탈 알레비는 엘리아스 레비라는 이름을 버렸지만, 종교적 신념을 지키느라 고통받는 여주인공 라헬을 찬양한 ‘유대인 여자’를 만들어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성음악가들의 수난사도 인상적이다. 요제프 요아힘의 아내 아말리에 요아힘의 말대로 “훌륭한 여성 예술가이자 완벽한 가정의 안주인이 되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슈만의 아내 클라라는 “내 피아노 연주는 뒷전으로 밀려났고…이대로 퇴물만 되지 않으면 좋으련만.”이라고 한탄했다. 말러는 아내 알마 말러가 다시 작곡을 시작하자 “나를 남편으로 둔 대가로 당신이 음악을 포기한다면 당신은 나와 똑같은 명예를 누릴 수 있다.”며 만류했다고 전한다. ●거장 40여명의 유착과 긴장 생생히 전달 많은 이야기 가운데 한국의 작곡가 윤이상을 다룬 대목이 특히 흥미롭다. 저자는 윤이상을 일제시대에는 한국어 노래를 부르고 싶어했고, 1945년 이후에는 끊임없이 인권을 무시하는 정권에 대항한 ‘위대한 거장’으로 소개하고 있다. 18가지 주제에, 얼핏 세어봐도 40여명에 이르는 작곡가의 삶과 대작의 탄생 이야기, 당대 정권과 유착관계, 정권에 저항한 활동 등을 생생하게 전달해 600쪽에 육박하는 분량에도 지루함이 덜하다. 작품의 초연 당시 악기 편성이나 청중의 반응도 전하는 대목은 마치 한편의 공연 리뷰를 읽는 듯한 재미도 있다. 2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공연리뷰] 연극 ‘마땅한 대책도 없이’

    “피아노 건반처럼 누르면 누르는 대로 피 터지게 일했는데 이제 좀 늘어지고 음정 안 맞는다고 버려? 왜 이렇게 눌림만 당해야 하느냐고.” 비정규직 노동자 만석(유우재)이 가슴 깊은 곳에 꾹꾹 눌러담았던 울분을 터트린다. 정규직이 아닌 하청 노동자라도 가족을 먹여 살릴 일자리가 있다는 것에 안도하며 살던 그는 파업에 가담하면서 대기발령 상태가 됐다. 만석은 같은 처지의 동료 정만(김성철)과 밥벌이를 찾아 거리에 나서지만 가진 거라곤 용접 연장통뿐인 고졸 ‘땜쟁이’를 반겨줄 일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매섭게 불어닥친 경제한파에 거리마다 넘쳐나는 건 노숙자들뿐이다. 설상가상 노조를 함께했던 동지에게서마저 사기를 당하자 만석과 정만의 절망은 바닥을 친다. “아무것도 없다고, 아무것도. 마땅한 아무런 대책도 없다고. 마땅히 오라는 데도 갈 만한 데도 없다고. ” 정만이 신음처럼 내뱉는 한숨에 객석은 무겁게 가라앉는다. 연극 ‘마땅한 대책도 없이’가 보여 주는 풍경은 한 치의 시차도 없이 지금 우리 사회를 거울처럼 비춘다. 극 초반 만석과 정만의 파업 현장은 불과 얼마전까지 치열하게 격돌했던 쌍용자동차 파업 상황을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영국 소설가 아서 모리슨이 100년 전 런던 공황을 배경으로 쓴 단편소설을 각색했다는데 원작의 존재를 의심할 정도로 설정과 에피소드들이 지극히 현실적이다. 지난해부터 연극을 준비했다고 하니 연극이 현실을 반영했다기보다 사회가 연극의 내용을 닮아가고 있다고 보는 편이 맞겠는데, 그래서 더욱 서글프다. ‘고곤의 선물’로 호평받은 연출가 구태환은 이런 주제의 연극이 흔히 빠지기 쉬운 선동적이고 목적의식적인 사회비판극의 함정에서 벗어났다. 관객이 연극의 메시지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적절한 웃음 코드를 배치하고, 관객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남겨뒀다. 연극의 시작과 끝은 가수 남진의 ‘님과 함께’로 열리고, 닫힌다. 푸른 초원 위에 집을 짓고 사랑하는 사람과 그 집에서 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 누군가에겐 실현 불가능한 꿈이 되는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대한 지독한 반어법이다. 30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 (02)2055-1139.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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