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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인민일보 1면 ‘권위인사의 경제 분석’ 시진핑? 리커창?… 익명의 인물은 누구

    지난 25일자 인민일보는 평상시와 달랐다. ‘권위인사’(權威人士)의 경제 분석이 1면에 실렸고, 2면은 이 인사와의 인터뷰로 꾸며졌다. 경제·사회담당 부주임 등 중요 간부 3명이 인터뷰 기사를 직접 썼다. 기사가 나가자 공산당 기관지이자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인민일보가 1면을 내준 ‘권위인사’가 대체 누구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역대 최고 지도자들이 가끔 익명으로 인민일보에 글을 썼기 때문에 시진핑(習近平) 주석이나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왔다. 관영 인터넷 매체인 펑파이는 “기사 내용이 지난해 중앙경제공작회의와 지난달 정치국 상무위원회 토론 내용과 일맥상통한다”며 당의 핵심 고위 간부일 것으로 추정했다. ‘권위인사’가 지면에 등장하는 것은 마오쩌둥(毛澤東)이 창간한 인민일보의 전통이기도 하다. 인민일보 해외판이 운영하는 웨이신(微信·모바일 메신저) 매체인 ‘협객도’에 따르면 1946년 창간 이래 인민일보는 ‘권위인사’를 내세워 모두 1770건의 기사를 썼다. 항일전쟁과 국·공내전 시기에는 실명을 드러내기 어려워 대부분의 지도자가 ‘권위인사’라는 필명 뒤로 숨었다. 뒤늦게 발간된 마오쩌둥 어록과 혁명시기 인민일보에 나온 ‘권위인사’의 발언이 겹치는 것도 마오 주석이 바로 ‘권위인사’였기 때문이다. ‘권위인사’는 문장력이 뛰어나야 한다. 협객도는 “역대 ‘권위인사’는 모두 ‘간결하고, 충실하고, 새로운’ 문체를 선보였다”면서 “이번에도 어려운 경제 현안을 쉬운 언어로 깊이 있게 풀어냈다”고 밝혔다. 주로 정치적 선전·선동을 위해 인민일보에 등장했던 과거 ‘권위인사’와 달리 이번 인사는 경제 분석과 전망을 내놓았다는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도자가 직접 나서서 설득할 만큼 경제가 힘들다는 방증일 수 있기 때문이다. 펑파이는 “수많은 경제학자와 평론가가 저마다 다른 말을 하고 있어 불안감이 오히려 가중됐다”면서 “책임 있는 지도자가 나서서 명확한 설명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주민과 함께 그리는 마을캔버스’ 성동구 마을 공동체 인식 키운다

    서울 성동구가 다음달까지 동 주민센터에서 마을아카데미 ‘주민과 함께 그리는 마을캔버스’를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오는 7월 동 주민센터를 찾아가는 복지 실현을 위한 거점으로 전환하는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를 시행하기에 앞서 마련한 것이다. 주민들에게 마을공동체가 무엇이고 어떤 점이 바뀌는지 알려준다. 주민들에게 마을공동체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켜 살맛 나는 마을을 만들어 가자는 취지다.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전환 관련 교육, 마을 지도 만들기 등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26일 왕십리도선동을 시작으로 6월 26일까지 각 동 주민센터에서 동별로 1회 실시한다. 교육 신청은 각 동 주민센터나 성동구청 자치행정과로 하면 된다. 구 관계자는 “경제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이웃 간 소통 단절 등으로 많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마을공동체가 가지는 의미를 되새겨 보고 함께 살아간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국내여행 | 몰라서 몰랐던 광주

    국내여행 | 몰라서 몰랐던 광주

    풍문으로 들었다. 예전의 광주가 아니란다. 예향이라는 감투를 넘어 도시 자체가 예술을 입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젊은 작가들이 모이고 자연스레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길도 새로 닦였다. 4월부터는 직통 열차를 타면 1시간 33분이면 갈 수 있다. 광주를 가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광주를 다시 봤다. 몰라서 못 본 광주가 있었다. 내친김에 담양도 찍고 왔다. 근대의 재발견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유독 멀게만 느껴졌던 광주가 가까워진다. 점심 먹고 출발해도 일을 보고 집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다행이다. 광주와 예술을 말할 때 양림동을 빼놓을 수 없다. 많이 알려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아는 사람만 아는 이제 막 뜨는 동네다. 양림동에서 만난 김현숙 문화해설사는 양림동을 ‘고향 같은 곳’이라고 했다. “삶의 자국이 있는 곳 같아요. 화려하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편하고 힐링되는 그런 곳”이라는 설명은 사람들이 양림동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림동은 아직 전주 한옥마을처럼 인파로 북적거리지 않는다. 시선을 분산시키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골목을 장악하지도 않았다. 지금 추세라면 자본의 습격도 머지않아 보이지만 다행히 아직까진 그렇다. 한옥과 근대 건축물이 어우러진 골목은 설렁설렁 느긋하게 걷기만 해도 좋다. 양림동을 걷다 보면 빠지지 않는 명소가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가옥이다. 이장우 가옥은 1899년 건축된 단아한 한옥이다. 당시에는 보기 힘든 솟을대문까지 갖춘 부잣집이다. 마당에는 일본풍의 아담한 정원도 있고 ㄱ자 모양의 안채는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누님이 시집을 온 인연으로 한때 김 전 총리가 이곳에서 고시공부를 했다고 한다. 이장우 가옥의 사랑채에서는 현재 윤회매를 만드는 다음茶音 김창덕 선생이 작품 활동 중이다. ‘윤회매輪廻梅’는 밀랍으로 꽃잎을 만든 인조 매화다. 벌이 꽃에서 꿀을 얻고 꿀에서 생긴 밀납을 75도로 녹여 다시 꽃을 만든다. 밀납을 녹여 작업을 하고 있으면 실제로 벌이 날아들기도 한단다. 꽃에서 나온 꿀이 밀이 되고, 밀이 다시 꽃이 되는 모양이 불교의 윤회와 같다 해서 ‘윤회매’다. 이장우 가옥은 평소 일반에도 개방을 하니 조용히 둘러봐도 좋지만 다음 선생과의 만남은 약속이 필요하다. 인연이 닿으면 다음 선생이 내놓는 차를 마시며 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최승효 가옥은 광주 민속문화재로 이장우 가옥과 흔히 비교된다. 1920년대에 지어진 고택인데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가들을 다락에 피신시키곤 했다고 한다.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내부가 상당히 넓고 화려해 이장우 가옥과는 느낌이 또 다르다. 뒤뜰에서 보는 무등산 전망도 유명하다. 항상 개방하는 것은 아니어서 운이 따라야 한다. 언덕 쪽으로 걸으면 서양 선교사들의 흔적이 눈에 띄는 서양길이다. 벽돌 주택 형태의 근대 건축물이 많은데 한옥과 모양은 다르지만 건축 시기는 비슷하다. 호남신학대학에 있는 우일선 사택은 미국인 선교사 우일선Wilson이 1920년대에 지은 집으로 광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서양식 주택이다. 우일선 사택을 등지고 호랑가시나무 언덕 오른편은 광주 최초의 여학교인 수피아여중·고교, 왼편은 다형다방이다. 다형다방은 양림동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주칠 수밖에 없는 무인카페로 양림동 출신 예술인들의 면면이 기록돼 있다. 양림미술관과 양림동 출신 시인 김현승의 시비, 양림산의 구석구석 운치있는 오솔길까지 반나절이면 양림동을 돌아볼 수 있다. 전통시장의 진화 양림동을 돌아보고 남은 에너지는 대인시장에서 풀면 된다. 양림동이 근대의 재발견이라면 대인시장은 전통시장의 진화다. 도청, 광주 터미널, 농협공판장 등이 이전을 하면서 잘 나가던 대인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대형 마트의 공세도 한몫을 했다. 쇠락해 가던 대인시장은 2008년 광주비엔날레의 ‘복덕방’ 프로젝트를 통해 재기를 모색한다. ‘복’과 ‘덕’이 넘치는 ‘방’이라는 의미로 대인시장의 명물인 벽화도 이때 등장했다. 이후 알음알음 젊은 예술가들이 찾기 시작해 현재 40~50명 가량의 예술가들이 작품 활동 중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작가들의 손길은 벽화와 작업실, 갤러리 등 시장 도처에 흩어져 있다. 공용 주차장에는 선동열 벽화가 있고 장미란 선수는 가게 셔터를 들고 내린다. 40년 동안 손수레 노점을 하신 ‘하문순 아짐’ 벽화도 유명하다. 하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나눠 준 분으로 유명한데 지금도 시장에서 과일과 야채를 판매하고 있다. ‘젊은 피’가 늘자 점포들도 변했다. 어물전 옆에 와인과 위스키를 파는 술집이 있고 반찬 가게 옆에 예쁜 카페가 있는 식이다. 대인시장은 7팀에게 6개월 임대료와 홍보 마케팅 등을 제공하는 청년상인 육성사업 등으로 콘텐츠를 보강하고 있다. 대인시장 웰컴센터 대각선에는 상인라디오방송국도 있다. 요일별로 오전 오후를 나눠 상인들이 직접 DJ를 본다. 각자의 취향과 개성이 담긴 음악이 시장 안에 흐른다. 3~4편의 작품만 걸면 끝인 ‘한평 갤러리’도 독특하다. 한평 갤러리는 작가에게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팸플릿 등도 지원해 준다. 작가에게는 개인전의 기회를, 여행자에게는 다양한 작품 감상의 기회를 주니 1석2조다. 다다갤러리는 신진 작가들의 아지트다. 주차타워 건물 한 켠에 소박한 작업실과 전시 공간, 미니 카페를 마련해 두고 있다. 8개의 작업실이 있는데 마침 모두 여성 작가가 이용하고 있어서 자칭 ‘8방 미인’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작업실은 일반에 공개 되지 않지만 야시장이 열리는 날만은 6시부터 개방이 된다. 평소에도 전시 공간을 돌아볼 수 있고 카페에서 차도 마실 수 있다. 초행자는 찾아가기가 쉽지 않은데 대인수산 주차빌딩을 찾아가면 된다. 다다갤러리는 주차빌딩 5층에 있다. 전통시장 특유의 넉넉한 인심도 여전하다. 천원국수로 유명한 장터국수에 가면 만원짜리 한 장도 제 몫을 톡톡히 한다. 잔치국수, 비빔국수, 파전, 막걸리를 다 먹어도 만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 ●트래비스트 이미화가 본 ‘대인예술야시장’ 거리에 불이 켜지면 반전이 일어난다 야시장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이른 시간부터 대인시장을 찾았다. 야시장 준비로 시끌벅적한분위기를 예상했지만 기대와 달리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시장의 모습이었다. ‘거리공연’ 현수막이 붙어 있는 갤러리 ‘다다’ 앞에서 우연히 대인예술시장 총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저녁 6시30분에 셀러 자리 추첨이 끝나고 곳곳에 불을 밝히면 사물놀이패 거리공연과 함께 본격적으로 대인예술시장이 시작됩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놀랄 만한 광경이 펼쳐지죠.” 6시30분이 되자 거리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테이블과 바구니를 나르는 청년들로 분주하다. 상인들도 하나둘 점포 밖으로 테이블을 꺼내기 시작했다. 정확히 7시가 되자 꽹과리 소리와 함께 사물놀이패가 등장했고 조용했던 시장은 순식간에 모습을 바꿨다. 남문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명물거리에는 젓갈이 많이 들어간 전라도식 김치, 홍어, 머리고기 등의 향토음식이 줄지어 있다. 여느 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한데 대인예술시장의 진짜 면모는 명물거리에서 이어진 국밥거리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대인시장의 터를 지키며 대대로 손맛을 이어 가고 있는 국밥집은 그 수는 많지 않지만 광주 고유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6,000원짜리 국밥을 시키면 순대 한 접시가 서비스다. 대인시장의 예술은 국밥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후 국밥거리를 빠져 나오면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하는 셀러들과 코를 자극하는 먹거리 점포를 만날 수 있다. 닭꼬치 앞에 서면 소주 한잔 생각나는 따끈한 국수가 손을 흔들었고, 국수를 먹자니 한 장당 3,000원 하는 파전이 눈빛을 보내 왔다. 방금 배를 채운 국밥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간신히 유혹을 견뎌내고 셀러들의 테이블로 시선을 옮기니 직접 디자인한 엽서, 수제 마카롱, 즉석 캘리그라피, 한정판 장난감, DIY 인형 등 다양한 아이템이 가득하다. 예술을 느끼고 싶다면 ‘한평 갤러리’가 있는 예술거리로 가면 된다. 예술거리에 있는 셀러들은 다른 거리와는 달리 대인시장 내의 작가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 예술가들의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예술가의 작업실을 구경할 수도 있다. 문이 없는 오픈갤러리인 한평 갤러리에서는 매회 다른 주제로 전시가 열린다. 옛 간판을 통해 대인시장의 유래를 엿볼 수도 있다. 갤러리 뒤쪽으로 벽화를 구경하고 있으니 어디선가 바이올린 연주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찾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전통 시장과 바이올린 연주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였지만 이것이 대인시장이 정의하는 예술 같았다. 대인예술시장을 구석구석 탐험하고 싶다면 스티커 투어를 추천한다. 규모가 꽤 큰 시장에는 골목골목 벽화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자칫 못 보고 지나칠 수 있다. 스티커 지도를 따라 골목투어를 하다 보면 벽화는 물론 현지인이 아니면 알기 힘든 천원 백반집, 수레 과일가게, 골목에 숨어 있는 예술가의 작업실 등 기대치 못한 보물을 찾을 수도 있다. 대인시장이 유명해진 계기 중의 하나가 예술야시장이다. 작년 6월에 시작해 12월까지 2만명이 야시장을 찾았을 정도다. 올해 3월부터는 월 1회에서 2회로 횟수를 늘렸다. 매월 2째 주와 4째 주 금요일과 토요일이면 야시장이 선다. 시간은 7시부터 11시까지. ●담양 달을 어루만지는 마을 양림동과 대인시장이 마음에 들었다면 담양 무월마을에서도 감탄사를 내게 될 것이다. 무월마을의 ‘무’는 ‘없을 무無’가 아니라 ‘어루만질 무撫’를 쓴다. 달을 어루만지는 마을. 달이 차면 신선이 달을 어루만지는 것 같다고 해서 무월마을이다. 이름도 예쁘지만 마을 풍경은 더 예쁘다. 한옥과 나지막한 돌담길이 엽서 속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단정하게 쌓아 놓은 돌담길을 걷다 보면 절로 맘이 편안해진다. 제주도의 돌담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2009년부터 준비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돌담길이 조성됐다. 마을 뒤편에 달맞이 전망대와 산책길이 있다. 달맞이 산책길만 30분 정도 걷는 거리다. 마을 내에는 상업 시설이 전무하다. 그 흔한 마트나 카페도 없다. 조용히 쉬거나 머리 식히고 싶은 사람에게 딱이다. 40여 가옥이 모여 사는데 절반 정도가 한옥 민박을 겸한다. 인근에는 제법 알려져서 지난 한 해 7,000명 가량이 민박에 머물고 갔다. 4인 이하 가족실 요금이 5만원선이다. 미리 예약을 하면 농사체험이나 천연 염색, 한과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광주에서 차로 30분 정도 걸린다. 향교리 마을 자체가 미술관 기왕 예술을 주제로 길을 떠났으니 담양 대담미술관에서 마무리를 하는 것도 좋다. 대담은 미술관과 카페를 겸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앞으로는 관방제림이 흐르고 옆으로는 죽녹원이 있다. 실내는 물론 야외에도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미술관도 미술관이지만 마을 자체가 더욱 인상적이다. 정부와 지자체, 미술관, 주민 등이 참여한 마을 미술프로젝트가 올해 초 마무리되면서 마을 자체가 미술관으로 변했다. 방치된 폐가를 고쳐 휴식과 문화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향교리 대나무 정원’ 등 4점의 공공미술 작품도 마을에 설치됐다. 마을 입구에 있는 ‘향교리 미래美來이야기’는 실제 주택의 벽에 마을 지도를 담았다. 마을 할머니들은 화가로 데뷔하기도 했다. 미술관에서 나와 마을을 걷다보면 자신의 그림을 타일에 구워 집 앞에 걸어둔 할머니 예술가들의 작품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오가는 길에 담양 국수 거리에서 요기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달빛 무월마을 www.moowol.kr 대담미술관 daedam.kr (주)예술더하기여행 광주와 전남의 숨은 보석을 알리고 싶어 하는 청년 벤처 여행사다. 전남대 미대와 조선대 미대를 졸업한 이들 4명은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지도교수 강신겸)에서 만났다. 강 교수의 지도 아래 의기투합한 한 살 터울의 청춘들은 2014년 한국관광공사 창조관광사업에 지원했고 덜컥 우수상을 받았다. 이후 청년 벤처의 꿈을 키우며 사업을 다듬고 올해 1월 ‘예술더하기여행’이라는 주식회사도 세웠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간다. 전공을 살려 문화예술 전문가의 안내와 해설, 작가와의 만남 등을 여행상품에 접목했다. 홈페이지 주소도 예술과 여행이 썸을 타는 www.artsumtrip.com이다. ‘미대오빠 어디가’, ‘구석구석 夜(야)한 광주’처럼 당일 상품도 있고 미술관 캠핑장에서 숙박을 하는 1박2일 상품도 있다. 2월부터는 대인시장 웰컴센터도 위탁 운영을 하고 있다. 누구나 웰컴센터에 들어가면 친절한 안내와 상세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 010-7131-4828 ▶travel info 전라남도 광주 TRAIN 훌쩍 가까워지는 광주 호남고속철이 4월2일 정식 운행을 시작한다. 광주행 열차는 서울역이 아닌 용산역에서 출발하는데 광주 송정역까지 무정차 기준으로 1시간 33분이면 갈 수 있다. 지금보다 1시간 6분이 줄어든다. 시간이 단축되는 대신 요금은 오른다. 지금보다 8,200원 오른 4만6,800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좌석간 무릎 공간도 기존 14.3cm에서 20cm로 넓어져 편해졌다. 좌석마다 전원 콘센트가 있고 역방향 좌석 대신 4명이 마주보고 앉을 수 있도록 회전 기능을 추가했다. 찾아가기 KTX를 이용해 광주 송정역에 내렸다면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쾌적하다. 광주는 지하철이 1개 노선뿐이라 갈아탈 필요도 없다. 대인시장에 간다면 금남로 4가역에 내리면 되고 양림동은 그 다음역인 문화전당역에서 내리면 된다. 송정역에서는 지하철로 30분 정도 걸리고 지하철에서 내려 각각 10분 정도 걸으면 대인시장과 양림동에 닿는다. Stay 1박2일 일정으로 양림동과 대인시장 등을 둘러볼 요량이라면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한다. 20~500년 된 호랑가시나무가 자생하며 군락을 이루는 호랑가시나무언덕에 있다고 해서 그 이름을 따왔다. 70여 년 전 선교사 사택으로 사용되다 호남신학대학교 학생 기숙사를 거쳐 2014년 게스트하우스로 새로이 문을 열었다. 내부는 현대식으로 수리를 했지만 외관과 건물 곳곳에 근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1층에 5개, 2층에 2개 객실이 있고 3개의 화장실이 있다. 원두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1층 식당은 통유리로, 보이는 주변 풍광이 더 없이 다정하다. 쌀식빵 등 간단한 조식이 제공된다. 2층 테라스도 ‘완소’ 공간이다. 원하면 테라스에서 바비큐 파티도 가능하다. 숙박비는 1인당 4만원 정도. 바로 옆에는 젊은 예술가들이 상주하는 호랑가시나무 창작소가 있다. 어중간한 호텔이나 삭막한 모텔보다 훨씬 좋다. blog.naver.com/horanggasy 광주의 맛과 멋 한옥식당 양림동 5거리에 있는 ‘신용’이라는 이름의 식육식당이었다.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이 늘자 3년 쯤 전에 한옥을 구입해 자리를 옮겼다. 점심에는 애호박찌개와 생고기비빔밥을 내놓는데 찌개가 맛이 좋다. 특이하게 채 썬 호박을 넣은 찌개는 보기와 다르게 짜거나 맵지 않다. 비빔밥은 생고기 대신 익힌 고기를 선택할 수 있다. 저녁에는 한우와 돼지고기만 판다. 한옥에서 맛보는 한우가 별미다. 062-675-8886 애호박찌개 7,000원, 생고기비빔밥 7,000원, 한우 안심(150g) 2만원, 삼겹살·목살(170g) 1만원 대인분식 대인시장 안에 있는 조그만 국수집이다. 멸치국수와 찹쌀도너츠가 전부. 일반 잔치국수보다 굵은 면을 쓰는데 아주머니가 쓱쓱 만드는 간장소스가 별미다. 청양고추 등을 넣어 맛을 낸다. 날이 더워지면 비빔국수가 더 인기라는데 역시 간장소스로 맛을 잡는다. 직접 담그는 깍두기도 국수와 궁합이 잘 맞는다. 2,000원이라는 가격이 미안할 정도의 맛과 양이다. 대인예술거리와 맛집거리가 만나는 인근 멸치국수 2,000원, 찹쌀도너츠(4개) 1,000원 영광식당 대인시장 국밥거리의 명물. 맛도 맛이지만 엄청난 서비스에 모두가 놀라는 집이다. 저렴하고 푸짐하니 교복 차림의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영광식당에서 국밥과 순대를 시키자고 하면 현지인들은 웃는다. 국밥을 두그릇 이상 시키면 테이블 마다 순대와 각종 돼지 부속이 한접시 가득 서비스로 나온다. 국밥보다 국밥 국물에 말아 낸 국수가 별미다. 국밥과 국수를 하나씩 시켜도 서비스가 따라 나온다. 남은 서비스는 포장도 가능하다. 바로 앞 나주식당도 같은 시스템이다. 영광식당은 서비스 순대에 깻잎을 올리는데 나주식당은 대파가 올라간다는 정도가 다르다. 국밥거리 끝에 위치 국밥 6,000원, 국수 5,000원 통기타 거리 해가 지면 양림동 바로 옆 사직동 통기타 거리도 다녀올 만하다. 통기타나 피아노 반주에 실린 라이브 공연을 들으며 술 한잔 기울이기 좋다. 비슷한 콘셉트의 가게가 여럿이 모여 있다. 양림동 파출소에서 광주천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오는 광주공원에는 포장마차촌이 들어선다. 양림동 파출소 인근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글·사진 김기남 기자 취재협조 예술더하기여행 www.artsumtrip.com
  • 전단 살포, 풍자 예술인가 SNS 이슈용 ‘이벤트’인가

    전단 살포, 풍자 예술인가 SNS 이슈용 ‘이벤트’인가

    지난해 10월 20일 낮 12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옥상에서 전단 4500장이 뿌려졌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등장인물처럼 머리에 꽃을 꽂은 박근혜 대통령의 풍자 그림이 담겨 있는 전단이었다. 이 전단을 살포한 팝아트 작가 이하(47·본명 이병하)씨는 “부정선거 의혹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세상을 풍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를 기점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전단 살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16~17일에도 박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전단 수천장이 서울 홍익대 등 전국 7곳에서 뿌려졌다. 군사정부 시절인 1970~80년대 등사기 롤러로 종이에 찍어 배포했던 조악한 품질의 전단이 ‘복고 열풍’을 타고 디지털 시대의 저항 수단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중화로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창’(窓)은 다양해졌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아날로그 방식의 전단이 등장한 데 대해 사회학자 등 전문가들은 현 정부와 관련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전임 이명박(MB) 정부 때도 정부 비판의 목소리는 높았고 SNS를 통해 확산됐지만 전단은 등장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전단의 비판 대상이 박근혜 정부라는 점에 주목한다. 군사독재 시절 주요 비판 수단이었던 전단을 사용함으로써 과거 독재정권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는 연상 작용을 유도한다는 얘기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군부독재 시절의 주요 선동 방법인 전단을 이용하는 것은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를 떠올리게 하는 수단이 된다”며 “이씨가 박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모습을 합성한 것도 이와 유사한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날로그적 행위 자체의 희귀성도 거론된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날로그는 이제 일상적이지 않은 것이 된 만큼 전단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사건으로 인식될 수 있다”면서 “전단이라는 방식이 과거를 회상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전단 살포가 일종의 ‘이벤트’라는 시각도 있다. 전단을 뿌리는 행위 자체는 SNS를 이용하는 것보다 확산 효과나 메시지 도달률이 낮지만, 이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더욱 널리 퍼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벤트를 통해 SNS에 이야깃거리를 던져 줌으로써 SNS 안에서 재생산될 수 있다”며 “홍익대 앞 등 주로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전단을 뿌리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단의 등장 시점도 묘하다. 지난해 10월 정부 비판 전단이 뿌려지기 직전엔 ‘대북 전단’이 논란이 됐다. ‘대북 삐라’는 허용하면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은 억압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던 시기다. 노 교수는 “단순히 SNS 검열을 피하고자 전단을 이용했다는 것은 단편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전단 배포에 나선 이하씨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예술은 갤러리에 전시하는 게 아니라 거리로 나가 대중과 만나는 것이며, 가장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전단과 포스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단은 하늘에서 떨어져 극적인 효과가 있고 오프라인 행위이지만 온라인과 결합한 예술 행위”라며 대정부 비판 전단을 고도의 정치 풍자 예술이라고 주장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이태동 鐘樓에서] 리더십 부재와 불임의 한국정치

    [이태동 鐘樓에서] 리더십 부재와 불임의 한국정치

    한국 정치의 후진성에서 비롯되는 희비극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4·29 재·보궐선거 후 “공무원 연금법 개정안, 여야 합의 카르텔” 그리고 뒤이어 일어난 “눈물의 65분”을 포함한 일련의 정치 싸움에서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보여 준 지리멸렬한 모습은 그들의 자질을 심각하게 의심케 할 만큼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그 자체였다. 지금 나라 안팎이 이렇게 어려운데 국회는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혼란 속에서 정치 싸움만 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지 국민은 묻고 있다. 국회가 민주주의적 의사 결정에 위배되는 국회선진화법을 이용해서 박근혜 정부를 3년이 가깝도록 불임(不姙) 정부로 만드는 것은 국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정파적인 이익을 위한 것인가. 우리는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이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정치는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일은 물론 혼란과 분쟁을 조정하는 정치다. 그럼에도 그들은 아무런 조화와 화합을 이룩하지 못하고 질시반목(嫉視反目)으로 사분오열해서 상호 간에 정치적인 이익만을 주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정치가 이렇게 국민들의 눈에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정치인들의 자질 부족과 리더십의 부재 때문이란 소리가 높다. 집권 여당의 대표인 김무성 의원은 자기가 속해 있는 당과 보수 진영 내에서조차 정치의 기본인 화합을 이루지 못하고 당 안팎으로 불협화음을 노정시켜 많은 국민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는가 하면 4·29 재·보선의 승리에 “도취한” 결과 때문인지 국정개혁 과제 제1순위인 공무원연금법 개정 문제를 두고도 야당과의 협상과정에서 정부는 물론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과거 그의 정치적 이력만큼이나 불투명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야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개악(改惡)으로 만든 것은 “무책임의 카르텔,” 즉 양당 대표가 공히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며,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결코 쉽게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당파적인 이기주의로 인한 “정치적 실책이 기백만(幾百萬)의 국민을 불행과 참극에 빠뜨려 괴롭히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5월의 혼돈 국회에서 드러난 심각한 문제는 공무원연금법 개혁안을 누더기 개악 법안으로 만든 것, 이것만이 아니다. 그것 못지않게 우리 국민을 실망시킨 것은 이 실패한 개혁법안의 결과를 두고 구차한 변명을 하며 논란을 벌였던 사실이다. 정부와 청와대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끌어올리는 문제와 연계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하는 반면 김무성 대표는 뒤에 말을 바꿨지만, 청와대와 정부가 알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책임을 서로 전가하는 누추한 모습을 보였다. 만일 당청(黨靑) 간에 소통 부족으로 간극이 생겼다면, 대통령은 물론 여당 대표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집권 여당 대표와 정부가 국가의 장래를 결정하는 중대 사안에 뜻을 같이하지 못했다는 것은 비판받을 일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역시 이번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두고 “무책임의 카르텔”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는 것”처럼 “리더십 부재”를 어김없이 드러냈다.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원인은 “정권심판”과 같은 낡은 선거 전략과 패권주의적 공천 문제로 인한 당내 갈등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그것을 박근혜 정부의 탓으로 돌리며 국가의 재정문제 해결에 빗장을 지르는 듯, 또다시 노년층의 표만을 의식해서 포퓰리즘을 자극하는 선동적인 언행만 되풀이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천민자본주의는 물론 미성숙한 민주주의와 싸워야 하는 엄중한 시점에 봉착해 있기 때문에 그 어느 시대보다 건강하고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당쟁의 늪에 빠져 뒷걸음치는 지금의 한국 정치는 올바른 참된 정치가 아니다. 우드로 윌슨 전 미국 대통령은 “정치란 국가에 봉사하는 강력한 지성과 철저한 헌신에서 나오는 고귀하고 명확하고 일관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단호하고 치열한 전진을 가리킨다”고 했다.
  • [씨줄날줄] 유서 대필 ‘조작’ 사건/문소영 논설위원

    유대인 드레퓌스 프랑스 포병대위는 1894년 독일대사관에 군사정보를 팔았다는 혐의로 종신형을 받았다. 반유대주의와 민족주의가 대두하던 시기다. 간첩 혐의의 유일한 근거는 파리의 독일대사관에서 몰래 빼낸 정보 서류의 필적이 드레퓌스의 필적과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작가 에밀 졸라는 ‘나는 고발한다’라는 제목으로 프랑스 군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드레퓌스는 정의롭지 못한 힘에 자유를 빼앗긴 평범한 시민이다. 전 프랑스 앞에서, 전 세계 앞에서 나는 그가 무죄라고 맹세한다. 나의 40년간의 역작, 그 역작으로 얻은 권위와 명성을 걸겠다’고 했다. 이런 옹호로 졸라는 영국으로 망명해야 했다. 여론전에서 유리해진 드레퓌스는 1899년 대통령 특사로 풀려났다.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이라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은 1991년 5월 8일 발생했다. 이날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가 서강대 본관 5층 옥상에서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인 뒤 건물 아래로 투신했다. 숨진 김씨의 양복 상의에서 유서 2장이 나왔는데, 검찰은 유서를 강기훈씨가 대신 썼고, 자살을 방조했다고 발표했다. 결정적인 단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필적 감정이었다. 강씨와 재야 운동권은 ‘사회혁명을 위해 친구의 자살을 방조한 패륜적 운동권’으로 낙인찍혔다. 1991년 4월 26일 명지대 신입생 강경대가 쇠파이프로 강경 진압하던 경찰에게 맞아 사망한 직후에 ‘유서대필사건’이 터졌으니, 당시 재야 진보단체들은 ‘정부의 국면 전환용’이라고 비명을 질렀다. 아무도 듣고자 하지 않았다. 시인 김지하와 박홍 당시 서강대 총장은 에밀 졸라와 다른 길을 갔다. 김지하는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우라”고 호통쳤고, 박 총장은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라고 음해했다. 지난해 2월 고법에서 무죄로 됐을 때 강기훈씨는 “(사건 관련자들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다. 당시 관련자 중 강신욱 강력부 부장검사는 대법관을 역임하고, 2007년 박근혜 대선 후보 조직에서 활약했다. 곽상도 검사는 현재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박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김기춘씨가 당시 검찰을 지휘하던 법무부 장관이었다. 모두 출세했다. 이들은 “검찰은 수사기관이니 법원에 물어봐라”고 떠넘기거나 침묵했다. 그사이 27살의 강기훈은 50대 중반으로 간암투병 중이다. 검찰이 상고한 탓에 무죄 확정이 1년 더 늦어졌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는 혐의를 받았던 박상옥 전 검사가 여당 단독 처리로 대법관이 되는 시대에 무슨 정의를 기대하겠나 싶다가도, 드레퓌스 사건의 결말을 떠올린다. 특사로 풀려나고서도 법정 투쟁을 벌인 드레퓌스는 1906년 최고법원에서 무죄가 됐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는 공화정의 기반을 다졌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세상 담은 그들의 그림엔 역사의 풍랑이 일렁인다

    세상 담은 그들의 그림엔 역사의 풍랑이 일렁인다

    시대를 훔친 미술/이진숙 지음/민음사/556쪽/3만원 ‘근대 유화의 완성자’라는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가 세상을 뜨기 직전 완성한 그림 ‘돌아온 탕아’(1669년)는 나눠준 재산을 탕진하고 병들어 돌아온 탕아가 아버지의 품에 안기는 장면을 담고 있다. 말없이 아들을 보듬는 아버지며 그 옆 불만 가득한 눈초리의 맏형을 보면 그저 어느 가정의 엉클어진 관계를 묘사한 작품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아들의 등을 어루만지는 아버지의 섬세한 손, 그 손끝에 전해지는 아들의 몸, 그리고 아버지와는 달리 동생을 원망하는 형의 표정은 가장 깊은 용서와 숭고한 화해의 순간으로 결정된다. ‘역사는 인류가 의미를 찾고, 의미를 살고, 그 의미의 핵심을 후대에 전하는 과정’으로 일컬어진다. 그 차원이라면 미술작품도 그저 장면의 단선 포착이나 유미적 묘사에 그칠 수 없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유명한 명제가 설득력을 갖는다. ‘시대를 훔친 미술’은 바로 그 점에 착안해 그림 이면의 그림을 알뜰살뜰하게 설명해 흥미롭다. 책은 유명 작가들의 회화를 시대별·언어권별로 그러모아 펼쳤지만 단순히 회화사나 작가의 연대기적 설명에 머물지 않는다. 그리고 그 감상의 매듭짓기는 바로 역사성의 강조이다. 중세 암흑기부터 르네상스, 종교개혁, 절대왕정 시대, 미국 독립과 프랑스 대혁명, 식민지 경쟁, 제 1·2차 세계대전…. 격랑 속에 부대껴 살았던 화가의 눈빛과 고뇌, 어두운 그늘이 다양한 회화에 얹혀 전해진다. 그리고 그 회화에는 어김없이 숨은 역사와 복안의 메시지가 담겼다. 독일 작가 에마누엘 로이체가 그린 ‘델라웨어 강을 건너는 워싱턴’을 들여다보자.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 메트로폴리탄뮤지엄 미국관에 전시된 이 그림은 독립전쟁 중 영국군을 기습하기 위해 얼어붙은 델라웨어 강을 건너는 조지 워싱턴을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독립의 국제적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작품속 강은 라인 강을 모델로 삼았다. 로이체가 미국 독립전쟁을 1850년대 독일과 연관 지은 것이다. 로이체는 당시 자신이 지원한 혁명이 실패로 끝났지만 독일 진보주의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그림을 그렸던 것이다. 예술에 담긴 ‘언외의 지혜’는 바티칸의 교황집무실 기능을 했던 서명실 벽화에서도 묻어난다. 교황 율리우스 2세(재위 1503~1513)가 라파엘로에 의뢰해 그린 벽화는 천정의 시학·철학·법학·신학을 의인화한 그림, 마주 보이는 벽의 기독교적 테마가 담긴 ‘성체에 대한 논쟁’, 그 맞은편의 ‘아테네 학당’으로 구성돼 있다. 이교도 철학자와 신상들이 대거 등장한 셈으로 이는 교황청 스스로가 신학의 전일적 지배를 포기했음을 의미한다. 결국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주도했던 메디치가문 출신 교황과 세력 득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림 주체인 화가는 세상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책에는 순수를 고집한 부류와 세류에 가담하거나 지지한 인물들이 흥미롭게 비교된다. 16세기부터 시작된 유럽 확장정책에 편승한 ‘오리엔탈리즘’ 구현에 나선 앵그르의 ‘오달리스크’ ‘터키탕’이며 장 레옹 제롬의 ‘목욕탕’이 서구인들의 정복욕을 부추긴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을 주장한 마리네티는 전쟁을 ‘인류의 유일한 위생학’이라며 전쟁 미화를 거들었고 카를로 카라는 ‘개입주의자 선언문’을 통해 전쟁 선동 구호를 내뿜는다. 그런가 하면 전 세계적으로 행해진 유대인 학살과 학대를 고발한 샤갈의 ‘하얀십자가’며 “민족에 영광을 가져다주겠다”고 외쳐대는 히틀러를 거대자본의 뒷돈을 받는 부패 정치인으로 묘사한 존 하트필드의 ‘작은 남자가 큰 선물을 요구한다’는 그 반대의 작품들로 다가온다. 저자는 프루스트의 말을 인용해 “예술에는 현실만이 아니라 그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도 함께 담긴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쁜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꿈은 한 예술가의 것이 아니라 지지하고 함께한 공동체의 꿈이기도 하며 후대가 놓치지 않고 이어나가야 하는 꿈이라고 결론 짓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뒤집힌 국과수 감정 결정적… ‘눈물의 24년’ 사죄하는 이 없다

    뒤집힌 국과수 감정 결정적… ‘눈물의 24년’ 사죄하는 이 없다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의 주인공 강기훈(51)씨가 마침내 24년에 걸친 기나긴 한을 풀었다. 정권의 폭력이 만들어낸 ‘유서 대필’ 사건에서 완전히 결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검찰이나 사법부의 사과 혹은 유감 표명은 한마디도 없었다. 그는 현재 간암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4일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강씨에 대한 재심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24년 전 유죄 선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筆跡) 감정 결과가 신빙성이 없다고 본 원심이 정당하다고 확인했다. 이 사건은 1991년 ‘분신 정국’에서 비롯됐다. 그해 4월 명지대 1학년 강경대씨가 시위 도중 경찰의 쇠파이프에 집단구타를 당해 숨졌다. 공권력의 폭력에 분노한 대학생과 노동자가 스스로 몸을 내던지는 일이 잇따랐다. 그 중 한 사람이 그해 5월 노태우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서강대 옥상에서 몸에 불을 붙인 채 투신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사회부장 김기설(당시 26세)씨였다. 당시 박홍 서강대 총장은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며 김씨의 죽음을 매도했다. 검찰은 전민련 동료였던 강씨를 자살 배후로 지목했다. 유서를 대신 써주고 자살을 방조 내지 종용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당시 나이 27세. 공안당국의 수사 결과 발표에 민주화 진영은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고, 정국은 반전됐다. 강씨는 이듬해 징역 3년이 확정돼 만기까지 복역해야 했다. 그리고 10여년이 흐른 뒤에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 규명’ 결정으로 억울함을 풀 기회를 잡았다. 개시 과정도 순탄치 않았던 재심 결과를 180도 바꾼 강력한 근거는 공교롭게도 국과수의 새로운 감정 결과였다. 국과수는 2007년(과거사위 의뢰)에 이어 2013년 재심 과정에서 두 번째 감정 결과를 내놨다. 뒤늦게 발견된 김씨의 노트·낙서장을 감정한 결과, 유서의 필적과 일치한다고 결론지은 것. 재심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관련 증인의 진술과 내용 등에 비춰 볼 때 유서는 김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심 대상이 아니었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이 확정됐다. 이미 복역했기 때문에 재수감되지 않는다. 진실 규명 결정 이후 재심을 통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기까지도 8년이나 걸렸다. 그 사이 간암을 앓게 된 강씨는 이날 대법원 선고를 직접 지켜보지 못했다. 선고 3~4일 전부터 주위와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는 주문이 짧게 낭독되자 오랜 세월 강씨를 지지해 왔던 30~40명이 함성을 터뜨렸다. 그리고 사법당국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했다. 김상근 목사는 “진실을 덮은 어둠을 빛이 이기기까지 24년이 걸렸다”며 “그동안 이 사건을 조작하고 왜곡한 검찰과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상교 변호사는 “검찰은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재심 과정에서도 계속 새로운 증거를 만들어냈다”며 “이 사건은 ‘유서대필 조작 사건’으로 명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배상 청구 등 국가의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드레퓌스 사건은 1890년대 필적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독일에 군사기밀을 팔아넘긴 반역자로 몰려 온갖 고초를 겪었던 프랑스 장교 사건을 말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뉴스테이 공급 본격화… 수도권 연내 4곳 착공

    뉴스테이 공급 본격화… 수도권 연내 4곳 착공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이 본격화됐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중구 신당동과 영등포구 대림동, 인천 남구 도화동, 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등에 민간 제안 리츠 형태의 뉴스테이 5529가구를 올해 착공한다고 13일 밝혔다. 지역별 공급 가구는 ▲신당동 729가구 ▲대림동 293가구 ▲도화동 2107가구 ▲권선동 2400가구이며 임대 기간은 8~10년이다. 사업비는 1조 824억원에 이른다. 2년 뒤 입주하며 임대료는 연 5%로 제한된다. 이번 뉴스테이 사업은 민간이 구상하고 국민주택기금에 공동투자를 제안해 추진된 첫 사례다. 임대료는 현재 주변 시세 수준으로 책정됐다. 도화동 뉴스테이는 84㎡ 아파트가 보증금 6500만원에 월임대료 55만원이다. 대림동 뉴스테이의 35㎡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0만원, 권선동 뉴스테이 85㎡는 보증금 6000만원에 월세 80만원, 신당동 뉴스테이는 25㎡ 주택이 보증금 1000만원, 월임대료 65만원으로 결정됐다. 일반 임대 아파트와 달리 도심에 들어서는 대림동·신당동 사업은 조식 제공, 보육, 공동 사무실 제공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넓은 택지를 확보한 도화동·권선동 사업은 3~4인 가구를 대상으로 상품이 구성됐다. 국토부는 뉴스테이가 활성화되면 리츠·자산관리회사 등 부동산 금융산업과 건설업의 발전은 물론 세탁, 청소, 육아, 카셰어링 등 연관 산업도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정 주택정책관은 “도화·권선동 뉴스테이는 새 아파트인 점 등을 고려하면 임대료가 시세의 90∼95%로 싼 편”이라며 “도심의 신당·대림동 뉴스테이는 월세가 100만원이 넘기도 하지만 보증금이 적어 ‘월세시대’에 맞는 형태”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공공임대주택 12만 가구를 준공하고, 별도로 공공임대 리츠를 통해 1만 7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RO 회합’ 참석자 3명 영장

    ‘내란음모 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진 이른바 RO 회합에 참석해 북한 체제에 동조하는 발언을 한 혐의를 받던 우위영 전 통합진보당 대변인 등 3명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수원지검은 최근 우 전 대변인과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장, 박민정 전 통합진보당 청년위원장 등 3명에 대해 국가보안법상 이적·동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과 국가정보원은 우 전 대변인 등이 이날 오후로 예정돼 있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 이들을 강제구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우 전 대변인 등은 2013년 5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마리스타교육수사회에서 열린 회합에 참석해 권역별 토론을 하고 각각 중앙파견, 북부, 청년 권역의 토론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 체제에 동조하는 이적성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각종 행사에서 반미혁명투쟁을 선동하는 혁명동지가를 제창하고 이 지부장과 박 전 위원장 등 2명은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씨줄날줄] ‘대포’ 최고위원의 오폭/구본영 논설고문

    오래전 국제부 일선 기자로서 이라크전을 취재하던 때다. ‘프렌들리 파이어’(friendly fire)란 일상에서 잘 안 쓰는 절묘한 영어 표현을 접했다. 우리말로 오폭(誤爆), 또는 오인 사격으로 새겨진다. ‘적이 아닌, 친구를 향해 쏜다’는 뜻이다. 전장 아닌 정치판에서도 오폭은 일어나는 건가.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의 거친 언사가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이후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한 박주선 의원 등 동료에게 돌직구를 날리면서다. 특히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한 “사퇴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문제”라는 막말이 부메랑이 됐다. 문재인 대표를 보호하려는 나름의 충정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당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급기야 당내 비노(非) 성향 당원들이 그를 당 윤리심판원에 제소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그의 막말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재작년에는 국가정보원의 댓글 대선 개입을 비판하면서 “바뀐 애는 방 빼, 바꾼 애는 감방으로”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을 ‘바뀐 애’로 패러디해 하야를 요구한 셈이지만, 열성 지지층 결집 이상의 정치적 효과는 없었다. 올 전당대회에서 그는 “새누리당 정권을 향해 포문을 여는 최전방 공격수가 되겠다”고 공언하면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대포’ 최고위원으로서 쏴댄 ‘말 폭탄’의 효험은 그리 신통치 않았다.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에서 3000만원을 받은 혐의가 제기된 이완구 전 총리에게 “자진 사퇴하라”고 직격탄을 날려 낙마시키는 전과를 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꼬꼬댁’으로 비하하며 “박근혜 정권도 끝났다”며 치고 나갔지만 새정치연합은 재·보선에서 전패했다. 개별 유권자들은 달콤한 선심이나 선동에 휘둘릴 수도 있을 게다. 하지만 유권자의 총합으로서 국민은 언제나 현명하다고 봐야 한다. 자기 편에는 관대하면서 상대에게만 융단 포격을 한다면 국민인들 감동할 리 없다. 국민의 눈에 이완구 전 총리의 초라한 퇴장만 비쳤겠나. 2심에서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판결을 받은 한명숙 전 총리가 금배지를 달고 활보하는 장면도 어른거렸을 법하다. 성완종 파문에도 불구하고 재·보선에서 정권심판론이 먹히지 않은 까닭일 게다. 동서고금을 통해 금도 잃은 표현이나 논리의 비약이 오래 통한 적은 없다. 링컨 대통령의 정적이 미 의회에서 막말을 퍼부은 적이 있다. “두 얼굴을 가지고 거짓말을 한다”며 링컨을 이중인격자로 몰아세웠다. 하지만 링컨이 “제가 두 얼굴을 가졌다면 이런 볼품없는 얼굴로 나왔겠습니까”라고 뼈 있는 위트로 응수하자 그의 정적이 외려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정치적 설득력은 신랄히 비판하더라도 상대에 대한 예의와 객관적 사실에 기반할 때 확보될 수 있다. 균형감을 잃은 막말은 상대를 거꾸러뜨리기보다 자신을 해치기 십상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수도권에 지방도시급 대규모 ‘브랜드 타운’ 노려라

    수도권에 지방도시급 대규모 ‘브랜드 타운’ 노려라

    수도권에서 대규모 단지 아파트 분양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업체가 수천 가구에 이르는 아파트를 집중 공급, 특정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는 형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한 신도시·택지지구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나 민간 기업이 개발, 덜 알려졌지만 주택 규모나 수용 인구면에서 웬만한 지방 도시 규모를 능가한다.●광주 태전·고산지구 경기도 광주에는 신도시급 택지지구가 개발되고 있다. 태전동과 오포읍 고산리 일대 120만㎡ 규모로 조성되는 태전·고산지구는 기존 공급된 아파트 5600여 가구와 신규 분양물량 1만 7000여 가구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이다. 이달에만 아파트 4700여 가구가 쏟아진다. 이곳은 분당 신도시와 가깝지만 대중교통 여건이 불편해 저평가된 지역이다. 이곳에서 분당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3번 국도를 이용해야 하지만 지·정체가 심하고, 도로 상태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성남~장호원 자동차 전용도로의 일부 구간이 개통돼 가까운 태전 나들목을 이용, 분당까지 10분이면 오갈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내년 성남~여주 전철이 개통될 예정이라서 대중교통 여건도 크게 개선된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이곳에서 대형 건설업체 아파트 분양 3파전이 펼쳐진다. 현대건설은 이곳에 ‘힐스테이트 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태전5지구에 ‘힐스테이 태전’ 아파트 1461가구와 태전6지구 1685가구를 분양한다. 40개동(棟), 3146가구에 이르는 초대형 대단지이다. 수요층이 두터운 59~84㎡ 아파트만 구성됐다. 현대산업개발도 ‘태전 아이파크’ 아파트 640가구를 내놓는다. 대림산업 계열사인 삼호도 ‘태전 e편한 세상’ 아파트 911가구를 공급한다. 두 업체 모두 수요층이 두터운 59~84㎡ 아파트만 공급한다. 6월쯤에는 GS건설이 668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어 하반기에는 현대건설이 1104가구를 추가로 공급하면서 힐스테이트 타운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도 하반기에 2300여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곳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000만~1100만원 정도로 분당 신도시 전셋값과 비슷하다. 광주지역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자동차 전용도로가 개통됐고, 내년 전철이 개통되면 분당 생활권과 가까워지고 지금보다 훨씬 나은 주거환경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직장인들에게 권할 만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수원 아이파크시티 경기도 수원 권선동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예 하나의 도시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4차 아파트 분양분까지 6108가구를 분양한 데 이어 ‘수원 아이파크시티 5차’ 아파트 550가구를 내놓았다. 아이파크시티에서 유일한 주상복합 아파트로 31~74㎡짜리 아파트와 상가가 들어선다. 원룸형부터 중소형 아파트까지 다양한 평면을 선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은 그동안 공급한 아파트와 단독주택까지 7000여 가구에 이르는 주택을 공급했다. 민간 도시개발사업 방식으로 한 업체가 지방의 작은 도시 하나에 견줄 만한 택지 100만㎡를 개발, ‘아이파크시티’라는 이름으로 신도시를 건설한 셈이다. 도시 안에서 주거·상업·교육 등이 모두 해결된다. 여러 필지를 건설업체에 팔아 개별 사업을 벌이는 것과 달리 대규모 단지를 놓고 도시를 개발했기 때문에 계획도시로 면모를 잘 갖췄다. 공원이 잘 갖춰졌고 생활편익시설도 골고루 들어섰다. 주변에 있는 삼성디지털시티 배후도시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화성 반월·기산지구 SK건설은 경기도 화성 반월·기산지구에 ‘신동탄 SK뷰’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아파트 타운을 조성한다. 이곳은 화성시가 개발한 택지지구로 72만㎡에 이르는 미니 신도시다. 동탄1신도시와 수원 영통지구 사이에 위치해 생활·교육 인프라를 양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다. 내년 초까지 8200여 가구의 아파트를 분양, 인구 2만여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7개 구역 가운데 SK건설이 3개 구역에서 4200여 가구를 공급한다. 주택 공급 물량의 절반 이상을 SK건설이 짓는 셈이다. SK건설은 8일 ‘SK 신동탄 파크뷰 2차’ 아파트 1196가구에 대한 청약을 받았다. 실수요자층이 두터운 59㎡, 84㎡로만 설계했다. 3차분 1086가구는 내년 3월쯤 분양할 예정이다. 나머지 구역 아파트는 올 하반기 롯데건설이 1185가구, GS건설이 426가구를 분양할 채비를 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내년에 999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美 “中, 남중국해 기지 부지 늘려 영유권 주장 강화”

    중국이 남중국해 남사군도의 전초기지 부지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영유권 주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미국 국방부가 8일(현지시간) 밝혔다. 국방부는 또 중국이 군사력 증강을 위해 2030년까지 무인기를 4만대 이상 생산할 계획이라고 내다봤다.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중국 군사·안보발전’ 연례보고서에서 “중국은 지난해 남사군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전초기지들에 구조물을 건축하기 시작했다”며 “여기에는 항구와 통신·정찰시스템, 병참시설, 그리고 적어도 한 개의 활주로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행위가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중국의 영유권에 기여하지는 않지만 중국은 자국의 존재감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민간 또는 군사기지로 활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중국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남사군도 내 5개 전초기지의 부지를 500에이커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며 “그때 이후로 부지를 추가로 1500에이커가량 늘리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남사군도 영유권을 놓고 베트남·필리핀 등과 분쟁을 벌이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은 고강도의 지역 비상사태에 대처하려고 자국군 능력을 높이는 장기적이고 포괄적 군사 현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중국은 2005년부터 10년간 연평균 9.5%씩 국방예산을 늘렸으며 가까운 시기에 미국과 필적할 수준으로 국방비를 지출할 재정적 능력과 정치적 의지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특히 “한반도의 불안정성이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개입하는 지역의 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2023년까지 105억 달러를 들여 4만 1800개 이상의 육상·해상 발진 무인기를 생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중국군은 “사실을 무시하고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라는 케케묵은 표현으로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국방부 겅옌성(耿雁生) 대변인은 9일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이 영토주권과 해양 권익을 지키는 행동은 정당하고 합리적이며 합법적인 것으로 비난할 수 없으며 그 누구도 이러쿵저러쿵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겅 대변인은 또 미군이 연례적으로 이 같은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은 “쌍방의 상호 신뢰를 엄중히 훼손하는 것으로 중·미 간 신형 대국관계와 신형 군사관계를 구축하기로 한 양국 정상의 중요한 공동 컨센서스와는 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씨줄날줄] 임을 위한 행진곡/문소영 논설위원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 공개된 노래극 ‘넋풀이’의 삽입곡이다. 이 노래극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중 전남도청을 점거하다 계엄군에게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1979년 노동 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사망한 박기순의 영혼 결혼식에 헌정됐다. 당시 전남대 학생이던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이 곡을 쓰고 소설가 황석영씨가 가사를 썼는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쓴 장편시 ‘묏비나리’ 일부를 빌렸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반복)”라는 가사가 평이하다. 그 때문에 100년쯤 뒤 이 노래를 ‘386세대의 반정부 투쟁가였다’고 한다면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른다. 1894~95년 동학 농민혁명을 주동한 전봉준과 동학 농민들이 공주 우금치에서 조선의 관군과 일본군의 합동작전으로 거의 전멸하자 그 패배를 슬퍼한 백성이 널리 불렸다는 민요,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와 ‘임을 위한 행진곡’은 평이함에서 닮았다. 고종에게 반부패 개혁과 외세 배격을 요청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떼죽음을 당한 동학 농민들을 애도할 만한 과격함이 없다. ‘새야 새야’보다 100여년 전인 1792년 프랑스 공병장교 루제 드 릴이 쓴 프랑스의 국가 라 마르세예즈 가사의 호전성과 선동성이 비교될 정도다. 가사 1절에는 “시민들이여, 무기를 들고, 전투 대열을 구성하라/앞으로, 앞으로 전진하라/불순분자들의 피로 길고랑을 물들여라”는 구절이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여부가 또 논란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97년 정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후 정부 주관 첫 기념식이 열린 2003년부터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 기념식 본행사에서 기념곡으로 제창됐다. 관행이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2009년 국가보훈처가 공식 행사에서 이 노래를 빼고 공식 기념곡을 공모하겠다거나, 2010년에는 기념식 식순에서 이 노래를 빼고 그 자리에 경기도 민요 ‘방아타령’을 넣어 물의를 빚었다. 올해도 공식 기념곡 지정 등을 요구했지만 무산되자 5·18 유족회와 광주시민단체 등이 기념식에 불참하기로 해 반쪽짜리 관변 행사처럼 쪼그라들 것 같다. 노래 한 곡에 목숨 걸 일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같은 논리로 본행사에서 기념곡으로 제창하던 노래를 유가족들이 원하는데 목숨 걸고 못 부르게 할 이유도 없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민주화를 열망했던 시민과 젊은이들의 노래다. 그러니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도시, 광주의 시민에게 이번 5·18에는 꼭 돌려주길 바란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주민 세상’ 성북

    성북구가 오는 9일 구청 4층 성북아트홀에서 ‘주민이 묻고 주민이 답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주문주답(住問住答) 프로젝트 1탄’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지난 3월 길거리 금연 방안을 두고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시민들에게 정책을 묻고 투표토록 하는 전자민주주의를 행정자치부와 함께 실험한 데 이어 이번에는 쓰레기 절반 줄이기를 주제로 첫 프로젝트를 한다. 주민대표 50명과 쓰레기 절반 줄이기 민간협력운동본부 등 총 72명의 주민이 참여한다. 1차 토론에서 쓰레기 절반 줄이기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2차 토론에서 깨끗한 자원순환도시를 만들기 위한 실천방법 등에 대해 토론과 제안을 한다. 구는 올해 하반기에는 서울시 교육혁신지구 공모사업과 연계해 주문주답 2탄을 개최할 계획이다. 구는 올해를 일상의 문제를 마을 중심으로 해결하는 ‘마을민주주의 원년’으로 선포한 바 있다. 여기에는 공공분야 혁신과 동 중심의 마을계획이 핵심이다. 우선 주문주답 프로젝트는 공공분야 혁신책 중 하나다. 또 동 중심의 마을계획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장기적인 마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게 중심이다. 구는 지난 3월부터 마을민주주의 시범동으로 월곡2동과 길음1동 2개 동을 선정해 마을계획을 추진 중이며 도시재생 시범지역으로 뉴타운 해제지역인 장위13구역과 주거환경관리사업인 삼선동 천사마을에도 마을계획을 도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알샤밥이 배후 조종 vs ‘외로운 늑대’의 소행

    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무함마드 만평 전시회장 총격을 소말리아 테러단체인 알샤밥이 배후 조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미국 사회가 테러 공포에 떨고 있다. 미국판 ‘샤를리 에브도’ 사건으로 불리는 이번 테러 사건 열흘 전인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 출신의 미국계 알샤밥 조직원인 무자히드 미스키(25)가 총격 현장에서 사살된 엘턴 심프슨(31)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 테러에 관한 글을 주고받았다고 CNN이 5일 보도했다. 무함마드 압둘라히 하산이란 이름으로 활동 중인 미스키는 온라인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이슬람국가(IS) 모집책으로, 최근 벌어진 볼티모어 흑인 폭동을 이슬람 성전을 구현할 조직원 모집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알샤밥 가담을 위해 소말리아로 떠난 그는 이듬해 테러 혐의로 기소됐다. 미스키는 지난달 23일 트위터에 “무함마드 만평을 그린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테러를 감행했듯이 미국의 형제들도 나서야 한다”고 선동했다. 이에 심프슨은 “(미국자유수호단이) 텍사스에서 무함마드 만평 전시회를 열려고 한다. 그들이 언제쯤 테러 시도를 알게 될까”라며 화답했다. 심프슨은 범행 직전 트위터에 ‘텍사스 습격’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알라가 우리를 성스러운 전사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글을 남겼고, 미스키는 범행 직후 “언론의 1면을 장식할 것”이라며 범행을 순교로 미화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번 사건에 IS가 개입했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AP통신은 백악관 인사의 말을 인용해 “이번 사건은 심프슨이 IS에 선동당해 일어난 전형적인 ‘외로운 늑대형’ 테러”라고 설명했다. 한편 IS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들에선 이날 “(IS가) 미국 15개 주에 71명의 전사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 중 23명이 다가오는 일요일 (텍사스 총격과 같은)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글들이 유포돼 미국 사회에 공포를 더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용어 클릭] ■알샤밥 아랍어로 ‘청년’이라는 뜻을 지닌 소말리아계 이슬람극단주의 무장단체. 2006년 알카에다의 연계 세력으로 출범해 7000명 넘는 조직원을 거느렸으나 미국과 아프리카 동맹군의 협공으로 세력이 급감했다. 2013년 케냐 쇼핑몰 ‘웨스트게이트’ 폭발 테러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최근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했다.
  • 브렉시트 갈림길… 英 운명은 초박빙

    브렉시트 갈림길… 英 운명은 초박빙

    7일 실시되는 영국 총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구성될 차기 정부는 유럽연합(EU) 탈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최대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 등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국내외 주요 과제와 맞닥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영국 유권자는 자신의 선택을 통해 “투표용지에 없는 실존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게 된다”고 진단했다. 2010년에 이어 이번에도 집권 보수당과 노동당 중 어느 한쪽도 의회 과반(326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일까지 나온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33~35%, 노동당은 33~34%의 지지율을 보여 유례없는 초박빙 선거가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예상 의석 수를 보수당 281석, 노동당 267석으로 점쳤다. 과반 의석 확보 실패로 누가 제1당이 되든 연정 또는 소수 정부 등장이 불가피하다. 양당 체제가 붕괴된 영국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이 양대세력으로 균형을 이룬 가운데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당(자민당)이 제3당으로서 주류 정치 무대를 장악해 왔다. 이번 총선에선 군소 정당이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이후 부상한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은 노동당의 텃밭인 스코틀랜드 지역을 싹쓸이해 51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은 예상 의석이 1석에 불과하지만, 지지율은 5년 전 3%에서 18%로 껑충 뛰었다. 두 정당은 민족주의를 앞세워 경제침체에서 비롯된 유권자의 불만을 파고들었다. 자민당의 닉 클레그 당수는 “극단주의자들의 선동에 휘말리지 말고 중도를 지키라”고 호소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자민당은 현재 의석 수(56석)의 절반가량을 잃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되면 주요 3개 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5년 전 90%에서 45%로 반 토막이 난다. WP는 “군소 세력이 목소리를 키우면서 국내 현안 및 외교정책 등에서 영국의 방향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SNP 내부에서는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재투표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제3당으로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SNP가 내년 스코틀랜드 의회 선거에서 분리독립 주민투표 재실시를 공약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나온다. 니콜라 스터전 SNP 당수는 재투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영국의 EU 탈퇴 여부도 ‘뜨거운 감자’다.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총선 승리 시 2017년 영국의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반EU를 내세운 UKIP와 손을 잡는다면 EU 탈퇴 논의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노동당과 자민당의 연정 구성으로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당수가 차기 총리에 오를 것으로 점친다. 이렇게 되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우려는 해소된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정청래, 성완종 MB 사면 정두언·권선동 엇갈린 주장에 “정두언 승!” 왜?

    정청래, 성완종 MB 사면 정두언·권선동 엇갈린 주장에 “정두언 승!” 왜?

    정청래, 정두언, 권선동 정청래, 성완종 MB 사면 정두언·권선동 엇갈린 주장에 “정두언 승!” 왜?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이 “MB 핵심인사가 성 전 회장 사면을 특별히 챙겼다”고 주장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의 발언을 두둔했다. 지난 22일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권성동이 틀렸고 정두언 말이 맞다”는 제목으로 정두언 의원 발언 보도를 올려놓고 “왜 정두언이 맞는가? 정두언은 그걸 알 위치에 있었고 권성동은 변두리에서 귀동냥하는 정도였을테니까. 정두언 승!”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두언 의원은 전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MB 핵심인사가 성 전 회장 사면을 특별히 챙겼다”면서 “권력을 잡은 인수위가 사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비상식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핵심 인사가 성 전 회장의 사면과 공천까지 특별히 챙겼다”면서 “한번은 핵심 인사가 찾아와 ‘(공천을 달라는) 성완종을 어떻게 주저앉혀야 하느냐’며 하소연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반면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22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성완종 전 회장 사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만약에 성완종 전 의원이 MB나 MB측근이랑 가까워 MB측에서 사면요청을 했다고 한다면 그런 사람을 어떻게 2,3일 만에 사퇴시키겠나”라고 반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YWA, 해양 3D 콘텐츠 무상 기증받기

    KYWA, 해양 3D 콘텐츠 무상 기증받기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KYWA, 이사장 김선동)은 21일 서울 서대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 3D 콘텐츠 제작 전문 기업인 쓰리디아이픽쳐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양 3D 콘텐츠를 기증받기로 했다. 주요 협력내용은 ▲청소년활동 품질 향상 및 활성화를 위한 양 기관의 상호 협력 체제 구축 ▲청소년활동 정책과제 및 진흥사업의 발굴?운영에 대한 인적?물적 협력 ▲기타 양 기관이 주관하는 사업에 대해 상호 협력이 필요한 사항 등이다. 두 기관은 청소년의 잠재역량 계발과 인격형성 도모를 위한 협력 방안으로, 쓰리디아이픽쳐스가 제작한 해양 3D 콘텐츠를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무상으로 기증받기로 했다. 이 콘텐츠는 ‘모알보알의 바다’라는 15분짜리 해양 다큐멘터리로, 2011년 3D한국국제영화제 단편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KYWA는 이 영상을 국립영덕청소년해양환경체험센터 등 국립청소년수련시설에서 청소년 체험활동 프로그램 운영 시 활용할 계획이다. 김선동 KYWA 이사장은 “쓰리디아이픽쳐스가 기증해주신 해양 3D 콘텐츠를 통해 청소년활동의 품질이 향상될 것을 기대하며, 최대한 많은 청소년들이 이 콘텐츠를 접하고 영감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열 많은 당신, 인삼 대신 홍삼은 괜찮다… 정말?

    열 많은 당신, 인삼 대신 홍삼은 괜찮다… 정말?

    춘곤증으로 나른해지고 입맛이 떨어지며 감기에 자주 걸릴 때 많이 찾는 건강기능식품이 홍삼이다. 하지만 홍삼도 인삼처럼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장기간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홍삼은 인삼을 여러 번 찌고 말려 만든 것이다. 1123년 고려 인종 때 편찬된 ‘고려도경’을 보면 ‘생인삼을 쪄서 보관했다’는 언급이 있는데 이렇게 찐 인삼이 홍삼의 시초로 알려졌다. 이미 1000년 전부터 홍삼을 만들어 온 것이다. 홍삼을 처음 만들기 시작한 것은 인삼의 부작용을 없애고 약효를 배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귀한 인삼을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서였다. 인삼을 여러 번 찌고 말리면 수분이 날아가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단지 인삼을 가공한 것이기 때문에 홍삼의 약효도 기본적으로 인삼과 비슷하다. 부작용도 마찬가지다. 인삼과 달리 홍삼은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먹어도 괜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홍삼도 인삼과 마찬가지로 먹으면 몸에서 열을 낸다. 두통과 불면, 가슴 두근거림, 혈압 상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출혈 위험을 높이는 약물과 함께 홍삼이나 인삼을 먹으면 코피나 질 출혈을 유발하고, 항우울제나 카페인 함유 식품, 알코올 등과 병용하면 두통과 떨림, 불면증이 생길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홍삼도 피하는 게 좋다. 자궁근종 등의 여성 질환이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자궁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데, 홍삼이나 인삼은 이 여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잘 먹으면 귀한 식품이지만 잘못 먹으면 독이 될 수도 있다. 시판되는 인삼(홍삼) 제품을 장기 복용한 사람 중 10% 정도가 고혈압, 불면, 피부 발진, 설사 등의 부작용을 보였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자주 술자리를 가져 혈압이 높아지고 간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홍삼을 무작정 섭취하면 부작용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 홍삼이나 인삼은 조선시대 한의학자 이제마가 분류한 사람의 체질 가운데 소음인인 사람에게 가장 잘 맞는다. 소음인은 따뜻한 기운이 약해 몸이 차가워지기 쉽고 다른 체질에 비해 피로감을 쉽게 느끼기 때문에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기운을 북돋아 주는 홍삼이 좋다. 반면 몸에 열이 많고 기운이 쉽게 상승하는 소양인은 홍삼을 먹더라도 가급적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소양인 가운데는 수면 장애, 감정 장애, 자율신경 과민 증상, 역류성 식도질환 등을 앓는 사람이 많은데 열을 오히려 올리는 식품을 먹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보원이 2009년부터 지난 3월까지 접수한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추정 사례 신고’를 보면 전체 신고 건수 2809건 가운데 홍삼으로 인한 부작용 추정 사례 신고는 125건(4.4%)으로 집계됐다. 전체 비중은 작지만 한약재를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중에서는 부작용 건수 2위를 기록했다. 한약재 건강기능식품 가운데 부작용 건수 1위는 ‘백수오 등 복합 추출물 제품’이다. 같은 기간 335건(11.9%)이 접수됐다. 백수오는 갱년기 여성에게, 백수오와 이름이 비슷한 하수오는 주로 탈모 환자에게 많이 쓰이는 약재다. 이 중 하수오는 간에 부담을 많이 주는 약재여서 간이 좋지 않은 사람이 오래 복용하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중국에서 2013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하수오 복용 시 피로, 식욕 부진, 구역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가끔 백수오를 대신해 모양이 비슷한 이엽우피소라는 약재를 써 건강기능식품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엽우피소는 가격이 싸고 효능도 미미하다. 기력이 떨어졌을 때 홍삼만큼 많이 먹는 녹용도 무분별하게 섭취해서는 안 된다. 홍삼처럼 기운을 북돋는 약재이다 보니 몸에 열이 있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고, 몸이 피로할 때 잠깐 먹을 수는 있지만 장기간 먹으면 위험해질 수 있다. 중국에서 발표한 부작용 사례를 보면 소화 불량, 안구 충혈, 혈압 상승, 쇼크가 올 수 있다. 또 녹용도 성호르몬을 촉진해 성호르몬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영유아는 모든 건강기능식품을 먹을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김지호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홍삼과 녹용 등을 다른 한약재와 배합하면 부작용을 억제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아이에게 홍삼, 녹용을 무턱대고 먹이면 성인이 먹는 것보다 부작용 발생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과 달리 질병 치료 목적으로 먹는 게 아니며 건강 유지, 건강 증진을 위해 먹는 식품일 뿐이다. 따라서 효과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또 반드시 제품에 기재된 섭취량, 섭취 방법, 섭취 시 주의사항을 확인하고 권장량에 맞춰 섭취해야 안전하다. 제한된 섭취량 이상으로 먹는다고 해서 효과가 더 커지는 것은 아니며 과량 섭취 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과 함께 먹으면 화학적인 약물 성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이 반감, 저해될 수 있다. 일단 의사와 상의하고 먹는 것이 안전하다. 박선동 동국대 한의과대학장은 “자신의 체질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으니 이런 식품을 먹었을 때 거부감이 들거나 두통이 생기고 잠이 오지 않는다면 복용을 우선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을 사기 전에는 제품의 포장에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문구와 인증마크 표시가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제품 포장지에 표시된 기능성 내용과 영양 기능 정보, 유통기한 표시를 꼼꼼히 봐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부작용 추정 사례 신고센터(1577-2488)에 신고하면 된다. 신고 시에는 제품명, 제조사, 판매사 등의 제품 정보와 섭취량, 섭취 기간, 보유 질환, 부작용 증상 등을 알려줘야 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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