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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낙원상가…쇠락과 번성 사이를 흐르는 선율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낙원상가…쇠락과 번성 사이를 흐르는 선율

    “그렇게 하고 싶어하던 음악하고 사니까 행복하냐구… 진짜루 궁금해서 그래… 행복하냐…?”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나오는 대사다. 밤무대와 카바레를 전전하는 4인조 밴드의 삶을 보여주는 감독의 메시지는 역설적으로 우울하다. 한때 그들도 '음악'을 통해 세상을 품을 수 있는 '낙원(樂園)'을 꿈꾸었을 것이다. 종로구 낙원동에서. 정확한 주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낙원동 284-6번지 낙원악기상가이지만 그냥 ‘탑골공원’ 옆쯤으로 퉁쳐도 얼추 누구든 찾아가기 쉬운 자리에 있다. 이곳에서 우리는 ‘월남참전전우회’ 새겨진 붉은 색 등산조끼차림의 군복입은 늙은 섹스폰 연주자가 힘겹게 내뱉는 ‘사랑밖에 난 몰라’를 들을 수도 있다. 혹은 폭염 속에서도 검은 가죽 재킷으로 온 몸을 감싼, 열정의 홍대 인디 록 밴드들의 달뜬 미소도 만날 수 있다. 세대(世代)는 음악을 통해, 악기를 통해 낙원동에서 이어진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악기상점, 낙원악기상가이다. ●조선후기 여흥문화가 있던 자리 그대로 애당초 이곳에는 '악사'(樂士)들이 모여들 수 밖에 없었다. 지리적으로 낙원동, 인사동, 익선동은 조선시대부터 온갖 기방(妓房)들이 들어서 있던 곳이니 거문고나 가야금 둘러멘 가객(歌客)들이 늘상 북적대던 곳이었다. 더구나 조선의 법궁(法宮·임금이 거주하는 곳)이었던 창덕궁, 운현궁 주변에 머물던 한량이나 다름없던 고관대작(高官大爵)들과 그들의 망나니같은 막내 아들 한 명 쯤이, 분명 피맛골 배나무집 뒷방 사는 기생 치맛폭에서 아비 얼굴에 똥칠했다는 일화쯤이야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닌 동네였다. 또한 조선 팔도 온갖 뇌물과 진상품을 들고 궁궐 앞 서성이던, 현감(縣監)자리 하나 추렴하려는, 마음 삐뚜름한 지방 부호(富戶)들의 대기 장소이기도 하였다. 조선의 밤은 이곳에서 열리고 닫혔다. 사실 낙원상가가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건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실제 낙원상가는 1968년에 올려졌고, 이보다 앞서 바로 옆동네 세운전자상가가 1967년에 만들어진 최초의 주상복합아파트였다. 이 세운상가에는 당시의 부자들이나 고위공무원들이 거주하였고, 낙원상가는 기존의 낙원동에 있던 낙원시장의 대체부지로 만들어진 공간이었다. 바로 이렇기 때문에 세운상가와는 달리 낙원상가는 실용적 목적에 기반을 둔 건축물이어서 격벽(隔璧)이 많지 않아 쇼핑객들의 동선이 사통팔달(四通八達) 다 뚫려 편한 느낌이다. 처음부터 이곳에 악기점들이 들어선 것은 아니었다. 원래 낙원상가는 양품점, 즉 의류상가가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원래 1960년대부터 피맛골, 종로2가 주변에 당시 음악다방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또한 이 시기에는 미8군에서 활동하던 밴드들의 영향으로 젊은 층의 악기 수요가 일어나던 시기였다. 이에 종묘 주변과 종로2가, 3가에 풍금이나 피아노, 기타 등을 판매하는 점포들이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한국대중음악의 1세대이자, 기타문화를 불러일으킨 ‘트윈폴리오’가 데뷔한 ‘세시봉’도 원래 이곳 종로2가에도 있다가 인근 서린동으로 옮겨 간 당대 최고의 음악다방이었다. 그러다 1979년 서울시의 탑골공원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종로 2가와 종묘주변에 몰려있던 악기점들이 대거 낙원상가 안으로 이주하게 된다. 진정한 낙원악기상가의 시작이다. ●낙원악기상가의 전성기와 암흑기를 거쳐 문화거리로 1982년 1월 6일 자정, 야간 통행금지가 해제되면서 낙원악기상가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다. 아시안게임, 올림픽과 더불어 밤문화시설(?)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으로써 전국 각지에 라이브 밴드 수요가 빗발치게 된다. 바로 이 인력 및 악기 수요를 다 맞추어내는 공간이 낙원악기상가였다. 낙원상가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1980년대 후반에는 건반 연주자가, 드럼 연주법을 점포 주인에게 반나절 배워 봉고 타고 동두천으로 성남으로 다녔다고 한다. 한 달 후 뭉칫돈 들고 헐레벌레 뛰어와 맘에 넣어둔 야마하(YAMAHA) 건반을 사들고 가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한다. 낙원상가는 악기판매점이었고, 단기속성 음악학원이었고, 유흥업소와 연주자들을 이어주는 직업소개소였으며, 급전 돌리는 전당포였다. 꿈만 같던 시절이었다. 1997년 IMF의 직격탄은 낙원상가가 다 맞았다. 말 그대로 신기하게도 한 사람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으니, 육이오 피난 시절에도 사람은 보였다는데 갑자기 모든 시간이 끊긴 듯 하였다. 수천 만원짜리 그랜드 피아노가 고작 수 백만원에 몸을 낮추어 팔아도 이를 싣고 갈 트럭을 못 구할 정도였으니 눈물 한 번 단단히 흘린 시절이었다. 다행히도 2000년대 들어서 교회 CCM 찬양 밴드의 지속적인 등장, 각종 대학교의 실용음악학과의 개설, 그리고 클럽문화로 인한 인디밴드의 결성 등으로 낙원악기상가는 비록 예전만 못할지라도 다시금 부활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창덕궁 앞 재생계획을 발표하여 2018년까지 200억원 사업비를 들여 낙원상가주변을 궁중문화와 대중음악 중심인 근현대 문화지대로 재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상가 옥상에 공원과 상설무대를 만들어 명실상부한 한국 음악의 중심지로 낙원악기상가의 모습을 바꿀 예정이다. <낙원악기상가에 대한 여행 10문답>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답입니다. 1.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일반인에게는 ‘꼭’이라는 부사는 빼도 된다. 하지만, 음악에 관심이 있거나, 관련 업종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우리나라 최고의 방문지가 될 것은 분명하다. 2. 교통편은 어때? -탑골공원 뒤에 있다. 5호선 종로3가역 5번 출구가 가장 가깝다. 3.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등의 시설환경은 괜찮은가? -왠만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없던 종교라도 하나 믿고 들어가는 것이 낫다. 출, 퇴근 시간이나 주말의 경우 무조건 대중교통을 이용하길 바란다. 4. 주변에 맛집은 있나? -낙원상가 주변는 예로부터 낙원떡집 거리를 비롯한 진정한 먹거리의 천국이다. 특히 종로 5가쪽으로 펼쳐지는 포장마차촌은 종로 뒷골목의 운치를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5. 직원이나 주변 상인들은 친절한가? - 친절하다. 다른 곳보다는 악기나 음악을 다루는 분들이어서 기본적으로 상냥한 편이다. 참고로, 이곳 매장 직원들 앞에서 연주 실력 뽐내지는 말기를. 유명 그룹 프로 연주자들도 한 수 가르침을 받고 가는 고수(高手)들이 모여 있다고 보면 된다. 6. 운영시간은? - 평일, 토요일 9시~20시/ 토요일 일부매장 오픈/ 일요일이나 공휴일은 쉬는 가게가 많음. 7. 이 곳에서 가장 감탄하는 점은 어떤 것? -악기의 가격과 종류들. 전 세계 희귀한 악기들도 많이 볼 수 있다. 8. 홈페이지 주소와 도움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곳은? -전화 (02)743-6131/ 팩스(02)743-7070/ 홈페이지 www.enakwon.com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낙원떡집 거리. 운현궁, 종묘, 인사동 거리 외 종로 구석구석.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원악기상가는 관광지가 아닌 건강한 생계의 공간이다. 단지, 이곳을 여행지로만 방문한다면 약간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악기산업의 메카라는 사실 하나는 기억하고 방문하자.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北 “박 대통령, 탈북 선동 미친 나발질”

    주민 동요 막고 비난 화살 돌리기 북한이 주민들을 향한 ‘탈북 권유’를 담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를 욕설과 막말을 동원해 거칠게 비난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3일 정세논설에서 “지난 1일 그 무슨 ‘국군의 날 기념식’이라는데 우거지상을 하고 나타나 골수에 꽉 들어찬 동족 대결과 적대의 독기를 그대로 쏟아 냈다”며 “‘탈북’을 선동하는 미친 나발질(헛소리)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반공을 국시로 했다”면서 “그 딸은 한 수 더 떠서 우리의 사상과 제도, 정권을 미친듯이 헐뜯고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권이 지금 그 어디에 헛눈을 팔 처지가 못 된다”며 “정윤회 사건, 성완종 사건 등 추문이 아직 가라앉지도 않았는데 우병우 사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사건 등 특대형 부정부패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터져 나와 세상을 들었다 놓고 있다”고 힐난했다. 북한의 이 같은 과격 반응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폄하함으로써 주민들의 동요를 막고 비난의 화살을 우리 내부의 문제로 돌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제68주년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 주민을 향해 자유의 터전인 한국으로 오라는 직접적인 메시지를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신이 보낸 등에 소크라테스

    [고전으로 여는 아침] 신이 보낸 등에 소크라테스

    국가 존립의 위기나 경제적 곤경에 처한 시대의 사람들은 대개 두려움과 좌절에 쉽게 사로잡혀 합리적 사고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기 일쑤다. 기원전 4세기 후반의 아테네인들이 그러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404)에서 스파르타에 항복한 아테네인들은 심각한 후유증을 앓았다. 최고의 번영을 구가하던 아테네인들의 자존심은 무너졌고, 풍요롭던 경제와 활기 넘치던 문화 역량은 피폐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멜레토스 등은 신을 믿지 않고 청년들을 타락시킨다는 죄목으로 소크라테스(BC 470~399)를 시민법정에 기소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자신에게 덧씌운 죄를 부인하고 오히려 시민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꾸짖었다. 결국 기원전 399년 심사가 틀린 아테네 시민들은 소크라테스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그는 죽음을 달게 받았다. 소크라테스는 당시 지혜롭다고 자부하는 정치인, 지식인들을 찾아가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며, 그들이 실은 지혜롭지 않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가 그렇게 사람들에게 캐묻는 것을 듣고 좋아한 청년들은 소크라테스를 흉내 내어 다른 사람들에게 캐묻고 다녔다. 같은 방식으로 청년들에게 논리적 봉변을 당한 사람들이 소크라테스를 원망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리라. 시민들은 소크라테스가 밉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그를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법정에 세워 추궁하면 소크라테스가 물러설 줄 알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신은 ‘신이 보낸 등에’라면서 시민들의 그릇된 행태를 지적하는 일을 멈출 수 없다고 항변했다. “부와 명예와 명성은 되도록 많이 획득하려고 안달하면서도 지혜와 진리와 당신 혼의 최선의 상태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생각조차 하지 않다니 부끄럽지 않소?”, “재산에서는 미덕이 생기지 않지만, 미덕에서는 재산과 그 밖에 개인이든 국가든 사람에게 좋은 모든 것이 생겨납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시민들에게 끊임없이 조언하는 것이 신이 내린 소명이라고 인식했다. 소크라테스는 행동이 굼떠 자극이 필요한 말에게 등에가 배정되듯, 신이 자신을 아테네 시민들을 일깨우고 설득하고 꾸짖으라고 등에 역할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어느 누구를 위해서도 정의에 반하는 행위를 용인한 적이 없으며, 시민들을 일깨우는 일을 그치지 않은 만큼 죄가 아니라 외려 시청사 무료 식사 제공의 영예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날마다 대화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최고선이며, 캐묻지 않는 삶은 인간에게는 살 가치가 없다”고 역설했다. 오늘날 안보와 경제의 총체적 국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대중에 아부하고 선동하는 이를 꾸짖고, 국민들에게 용기와 절제의 미덕을 주문할 등에 같은 현인이 그립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 [20대 첫 국감 파행] ‘與가 위원장’ 안행위 등 5개 상임위 문도 못 열어

    26일 정부서울청사 19층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행정자치부 국정감사. 홍윤식 장관을 비롯해 행자부 간부들과 산하기관장 등 70여명은 오전 10시가 되자 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위원장인 유재중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 의원 10명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의 야3당 처리에 대한 반발로 전원 불참했다. 국민의당 소속 의원 3명도 오전 11시 30분쯤 국감장을 떠났고, 오후 들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숨진 백남기 농민을 조문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결국 안행위 국감은 2년 연속 파행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정종섭(현 새누리당 의원) 당시 안행부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 파문으로 야당이 국감을 거부해 여당 단독으로 진행됐다가 8일 뒤에야 정상화됐다. 야당 의원들은 브리핑을 열어 “새누리당은 김 장관 하나 구하려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하고, 청와대에 잘 보이려고 국감을 파행으로 몰아가더니 급기야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모든 국감 일정을 거부했다”고 항의했다. 이처럼 김 장관 해임건의안 후폭풍으로 새누리당이 보이콧을 하면서 안행위 등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국방위, 정무위, 법제사법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는 개의조차 하지 못했다.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는 단독으로 진행되거나 여당 간사만 출석한 채 ‘반쪽 국감’으로 전락했다. 국민의당 장병완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감사 중지를 선포한 후 오후가 돼서야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속개했다. 더민주 우원식 의원은 “신세계가 특혜를 보려고 싱가포르의 한 사무실에 있는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에 따르면 신세계는 부천·동대구역·청라지구 등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이름을 가졌지만, 같은 위치(싱가포르 로빈슨로드)에 있는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했다. 우 의원은 “신세계가 먹튀 전력이 있는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것은 경악할 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주형환 산자부 장관은 “살펴보도록 하겠다”며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출자한 회사 같은데 정상적인 기업활동인지 사실관계를 따져 보겠다”고 답했다. 보건복지위원회도 야당만 참석한 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국감을 시작했지만 20분 만에 정회했다. 야당은 여당 의원들에게 참석 요청을 위한 통화를 시도한 뒤 오전 11시쯤 국감을 속개했다. 오전 국감은 업무보고와 의원 3명의 간략한 질문 정도로 끝냈다. 국민의당 간사인 김광수 의원은 “여당이 국감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집권여당이기를 포기한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오후 들어 국감에 참석했다. 김 의원을 제외한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감은 시종 맥 빠진 상태로 진행됐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감도 시작부터 파행을 겪다가 한 차례 중단된 뒤 결국 28일로 연기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채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야당 의원들이 의사 진행 발언을 요청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정부질문 당시 국무위원들의 필리버스터, 국감 보이콧 등을 문제 삼았다.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부 국감도 야당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여당에서는 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의원만 참석했다. 강병원 의원 등은 지난 23일 대정부질문 당시 ‘국무위원 필리버스터’를 집중 거론했다. 강 의원은 “이기권 고용부 장관 등이 항목마다 20∼30분씩 상세하게 답변하면서 시간을 끌었는데, 여당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 장관은 “여당 지시는 결코 없었고 성실하게 답변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감도 권선동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5시간 만에 종료됐다. 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해임건의안 통과를 빌미로 새누리당이 국감 보이콧을 선언한 것은 행정부 견제라는 국회 본연의 기능을 몰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법사위는 다음달 12일이나 14일 중 국감 일정을 다시 잡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 역시 여당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개의해 의사진행발언만 이어진 후 30여분 만에 정회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서울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트럼프·르펜 등 포퓰리스트 정치인의 4가지 특징은?

    트럼프·르펜 등 포퓰리스트 정치인의 4가지 특징은?

     도널드 트럼프와 마리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 당수 등 세계 각국의 ‘포퓰리스트 정치인’이 가진 공통점은 무엇일까. 스위스 공영방송 SRF는 26일(현지시간) ‘포퓰리스트를 알아보는 법’이라는 기사에서 첫 번째로 이들은 장래를 늘 어둡고 비관적으로 묘사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을 침몰하기 직전의 배와 같다고 주장하고 있고 난민을 혐오하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유럽연합(EU) 때문에 헝가리가 위기에 빠졌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프랑스 극우 아이콘인 마리 르펜 국민전선 당수는 프랑스가 유럽과 테러, 이민자, 동성애자 때문에 위협받고 있으며 미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이들이 사람들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트럼프의 사례에서 보듯 실제로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트럼프에게 라티노나 흑인은 놀림의 대상이고 미국을 위해 싸우다 숨진 장병조차 냉소의 대상이 된다. 스위스의 극우 정치인인 크리스토프 블로허도 늘 대중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이민자는 빠져 있다.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의 세 번째 공통점은 이들이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이라는 것이다.  미디어재벌이자 이탈리아 전 총리인 실비오 벨루스코니는 토크쇼와 정치를 혼동하면서 미디어로 진실을 감추고 대중을 속이는 인물로 지목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역시 두려움을 앞세워 진실보다는 ‘담론’으로 대중을 선동하는 사례로 꼽혔다.  마지막 특징은 이들이 늘 대중 앞에서 웃고 큰 목소리로 얘기한다는 점이다.  오스트리아 내 신나치 세력을 이끌었던 외르크 하이더나 트럼프, 벨루스코니치 모두 큰 목소리로 얘기하고 크게 웃었다.  기성 정치인에게는 부족했던 점이라 이런 특징으로 포퓰리스트들이 성공한다고 SRF는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웃음은 자신들이 속하지 않은 기성 정치인이나 반대자들, 국가기관과 제도에 대한 비웃음이라고 SRF는 비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양대 일간지 “트럼프 대통령 자격 없다”

    美 양대 일간지 “트럼프 대통령 자격 없다”

      미국의 유력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사설을 통해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NYT는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를 ‘편견과 허세, 거짓 약속 속에 사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가 15개월 전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멕시코 이민자들을 성폭행범으로 몰았을 때부터 트럼프의 시각이 사려 깊은 정치적 사고가 아니라 위험한 충동과 냉소적인 영합의 사고라는 것이 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거짓 주장과 개인적 모욕, 외국인 혐오적인 민족주의, 성차별로 점철된 선거운동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수많은 미국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며, 첫 TV토론을 앞둔 지금이 트럼프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를 봐야 할 시점이라고 NYT는 강조했다.  신문은 트럼프가 유권자들에 심어주는 이미지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트럼프가 ‘경영의 귀재’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에 대해서는 트럼프가 파산경험이나 불법 소지가 있는 사업 운영 경험이 있고, 납세기록 공개를 거부하는 데다 해외 투자에 대해서도 불투명하다고 꼬집었다.  트럼프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직설가’로 인기가 많다는 점에 대해서도 트럼프의 발언에 구체적 알맹이가 없고, 발언을 번복하는 일이 잦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령 트럼프는 자신이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할 방법이 있다고 하면서도 그 방법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 NBC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낙태에 대해 8시간 안에 3가지 다른 입장을 표명하는 등 20개 주요 이슈에서 117번이나 입장을 바꿨다.  WP도 대선후보 TV토론을 하루 앞둔 25일자 사설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1억 명이 지켜볼 것으로 보이는 TV토론이 대선의 중요한 승부처이긴 하지만 단시간의 토론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된 트럼프의 부정적인 자질이 바뀌기는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WP는 “트럼프는 백악관 주인이 될 자격이 없다는 점을 그동안 스스로 충분히 드러냈다”며 “90분간의 토론에서 그런 결론을 뒤집거나 수정하는 것은 그의 능력 밖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선동적이거나 뻔뻔한 거짓말을 하지 않고 냉정한 이성으로 토론에 임한다고 해도 대선 출마 선언 후 1년간 보여준 부적격한 자질을 희석하기에는 부족하다고 WP는 지적했다.  WP는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단 하룻밤의 행사에서가 아니라 그동안 대중들 앞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준 모습이 대통령 자질을 판단하는 재료”라고 설명하면서 “너그러운 기준을 적용한다 해도 트럼프는 이미 낙제점을 받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영란법 D -2 현장은 아직도 아리송] 피감기관, 국회에 밥 사도 된다?

    [김영란법 D -2 현장은 아직도 아리송] 피감기관, 국회에 밥 사도 된다?

    “국정감사 때만 아니면 밥 사도 된다?”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은 공직자에 대한 3만원 초과 식사 대접을 이유 불문하고 금지한다. 직무연관성이 있을 경우에는 이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게 입법 취지다. 그런데 김영란법 주무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가 국감 기간이 아니면 피감기관이 국회의원들에게 3만원 이하의 밥을 사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김선동 새누리당 의원이 권익위로부터 제출받은 김영란법 관련 유권해석 의뢰 답변서에 따르면 권익위는 “감사기간 중 피감기관은 국회의원의 직무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으므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의례 목적이 인정될 수 없으므로 3만원 이내의 식사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렸다. 그러면서 “다만 국감 기간이 아닌 회기 중에는 3만원 이내 식사는 허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의 해석대로라면 국감 기간만 피하면 피감기관이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 의원들에게 입법·예산 로비를 목적으로 식사를 대접하는 것이 허용된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소관 상임위 의원과 피감기관은 1년 365일 직무연관성이 있다”면서 “권익위의 해석은 국회가 국감 때만 피감기관을 감시하고 회기 중에는 감시를 안 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권익위는 또 의원실을 통한 민원 전달이 부정청탁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의원의 공익적 고충민원 전달은 허용되지만 보좌관이 하면 부정청탁이 된다”면서도 “의원 명의의 공문을 통해 전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의원의 직인은 통상 행정 담당 비서가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 직인만 활용하면 누구든지 의원 명의를 방패 삼아 ‘고충민원’이라는 명목하에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21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KS 10월 29일 시작(종합)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21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KS 10월 29일 시작(종합)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21년 만의 프로야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은 오는 10월 29일부터 시작할 예정인 한국시리즈(KS)에 직행한다. 두산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케이티 위즈와 홈 경기에서 9-2로 역전승했다. 이 승리로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시즌 90승(1무 46패)째를 거둔 두산은 남은 7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올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두산은 이날 한화 이글스를 7-2로 꺾은 2위 NC 다이노스(74승 3무 53패)와 11.5경기 차를 유지했고, NC가 남은 14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1위 자리를 지킨다. 두산의 정규리그 우승은 단일리그제에서 1995년 이후 21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다. 두산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플레이오프 승자와 7전 4승제로 벌이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2년 연속 시리즈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지난해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2001년 이후 14년 만이자 통산 네 번째(OB 시절 포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10월 29일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그동안 정규시즌 1위 팀은 총 25차례(1982∼1988년 전·후기리그, 1999∼2000년 양대리그 제외) 한국시리즈에서 21차례나 우승했다. 우승 확률은 84%나 된다. 두산은 이날 선발 투수 장원준이 6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시즌 15승(6패)째를 챙기면서 KBO 리그 최초로 한 시즌 15승 이상 투수 4명을 배출하는 새 역사도 썼다. 올 시즌 두산에서는 다승 부문 1∼3위에 올라 있는 선두 더스틴 니퍼트(21승 3패), 마이클 보우덴(17승 7패), 유희관(15승 5패)이 장원준에 앞서 시즌 15승 이상을 거뒀다. 1982년 삼성 라이온즈(권영호·황규봉·이선희 각각 15승), 1994년 LG 트윈스(이상훈 18승·김태원 16승·정삼흠 15승), 2000년 현대 유니콘스(김수경·임선동·정민태 각각 18승)에서 시즌 15승 이상 투수 세 명씩이 나왔지만 한꺼번에 네 명은 올해 두산이 처음이다. 이제 두산은 남은 정규시즌 7경기에서 2승만 더하면 KBO 리그 한 시즌 최다승 기록도 갈아치운다. 현재 시즌 최다승 기록은 현대 유니콘스가 2000년 달성한 91승(2무 40패·승률 0.695)이다. 당시 정규리그는 올해보다 팀당 11경기가 적은 133경기를 치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야구] 장원준에 달렸다, 선발 ‘판타스틱 4’ 15승

    [프로야구] 장원준에 달렸다, 선발 ‘판타스틱 4’ 15승

    장원준(31·두산)이 ‘판타스틱4’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시킬 수 있을까. 두산의 좌완투수 장원준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BO리그 kt와의 경기에 선발 출격해 시즌 15승 달성에 도전한다. 두산 관계자는 21일 “현재 장원준의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며 “예정대로 kt전에서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원준은 올시즌 26경기에 나와 14승 6패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 중이다. 만약 이날 장원준이 승리투수가 될 경우 더스틴 니퍼트(21승), 마이클 보우덴(17승), 유희관(15승)을 비롯한 두산의 1~4선발진이 모두 15승 이상씩을 거두게 된다. 구단마다 확실한 에이스 투수 한 명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두산은 선발투수 4명이 모두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KBO리그 역사상 한 구단에서 동시에 4명의 투수가 15승 이상씩을 거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1982년 삼성(권영호·황규봉·이선희), 1994년 LG(이상훈·김태원·정삼흠), 2000년 현대(정민태·임선동·김수경)가 15승 이상의 투수를 세 명씩 보유했던 것이 이전 최고 기록이다. 장원준이 이날 승리할 경우 2016년 두산의 ‘판타스틱4’는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선발진으로 우뚝 서게 된다. 장원준의 어깨에는 단일 구단 선발 최다승 기록도 달려 있다. 현재 두산의 선발 투수진이 합작한 승수는 73승인데 1승을 더할 경우 2000년에 현대가 기록했던 선발 최다승(74승) 기록과 타이가 된다. 게다가 현재 89승1무46패를 달리고 있는 두산은 kt전에서 승리할 경우 구단 역사상 최초로 90승 고지에 도달한다. 2000년 현대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승(91승) 기록을 넘볼 수 있는 기회다. 장원준 개인으로서도 2011년 롯데에서 뛰며 거둔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인 15승에 타이를 이룰 수 있게 된다. 장원준은 최근 경기에서 운이 따르지 않았다. 지난달 11일 삼성전부터 28일 KIA전까지 개인 3연승을 질주하며 분위기가 좋았지만 이후 9월에 등판한 세 경기에서는 승수를 쌓지 못했다. 8이닝 2실점(3일 삼성전), 5이닝 4실점(9일 LG전), 7이닝 2실점(15일 NC전)으로 투구 내용도 좋은 편이었지만 불펜 난조로 승리가 불발됐다. 이번이 네 번째 15승 도전이다. 이래저래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15승이기에 장원준이 홈팬들 앞에서 어떤 결과를 일궈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北 최악 홍수에도… 김정은 수해현장 외면 왜

    北 최악 홍수에도… 김정은 수해현장 외면 왜

    북한은 최근 관영매체를 통해 9월 초부터 시작된 장마로 함경북도 지역에 해방 이후 최악의 대홍수가 났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정작 김정은은 수해 현장 방문을 외면하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인 ‘내나라’는 지난 16일 “사망자와 행방불명자를 포함한 인명피해가 수백명에 달한다”며 6만 89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또 총 2만 9800여동의 살림집이 피해를 입었으며 900여동의 생산 및 공공건물들이 파괴·손상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에게 틈만 나면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띄우고 있는 북한의 선전·선동 매체들에서 김정은이 홍수 피해 현장을 현지지도했다는 소식은 찾아보기 힘들다. 북한 조선중앙TV도 지난 17일 김정은이 피해 현장은 찾지 않은 채 복구작업용 굴착기만 보낸 것으로 보도하며 “유압식 굴착기 전달모임이 현지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앞서 김정은은 5차 핵실험 이후 첫 공개 일정으로 수해 현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두 곳을 현지지도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홍수 피해 현장을 방문하지 않는 것과 관련, 참혹한 피해 현장을 지도자에게 드러냈다가 ‘심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간부들의 ‘보신적인 태도’와 피해 현장의 ‘민심 이반’에 따른 지도자의 신변 안전 우려 등이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강성대국’, ‘지상낙원’ 등으로 자칭하는 북한의 특성상 김정은의 심기를 거스르는 사안을 대면 보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18일 “어느 정도 피해 수습이 다 된 뒤 보고가 이뤄지고, 이후 현장 방문이 고려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통일부 등에 따르면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소속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 5일 남북교류협력시스템을 통해 홍수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제3국 대북 접촉을 신청했다. 정부는 지난 1월 북의 4차 핵실험 이후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를 잠정 중단해 이번 신청이 승인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北 최악 홍수 피해…김정은, 수해현장 방문 외면 왜

    北 최악 홍수 피해…김정은, 수해현장 방문 외면 왜

    북한은 최근 관영매체를 통해 9월 초부터 시작된 장마로 함경북도 지역에 해방 이후 최악의 대홍수가 났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정작 김정은은 수해 현장 방문을 외면하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인 ‘내나라’는 지난 16일 “사망자와 행방불명자를 포함한 인명피해가 수백명에 달한다”며 6만 89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또 총 2만 9800여동의 살림집이 피해를 입었으며 900여동의 생산 및 공공건물들이 파괴·손상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에게 틈만 나면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띄우고 있는 북한의 선전·선동 매체들에서 김정은이 홍수 피해 현장을 현지지도했다는 소식은 찾아보기 힘들다. 북한 조선중앙TV도 지난 17일 김정은이 피해 현장은 찾지 않은 채 복구작업용 굴착기만 보낸 것으로 보도하며 “유압식 굴착기 전달모임이 현지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앞서 김정은은 5차 핵실험 이후 첫 공개 일정으로 수해 현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두 곳을 현지지도했다. 그는 지난 13일(보도일 기준) 인민군 제810군부대 산하 1116호농장을 택했으며, 15일에는 새로 건설된 보건산소공장을 시찰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홍수 피해 현장을 방문하지 않는 것과 관련, 참혹한 피해 현장을 지도자에게 드러냈다가 ‘심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간부들의 ‘보신적인 태도’와 피해 현장의 ‘민심 이반’에 따른 지도자의 신변 안전 우려 등이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강성대국’, ‘지상낙원’ 등으로 자칭하는 북한의 특성상 김정은의 심기를 거스르는 사안을 대면 보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집권 5년간 이른바 ‘불경죄’ 등의 이유로 숙청·처형된 북한 간부는 100여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일부는 제대로 된 법적 절차도 없이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18일 “어느정도 피해 수습이 다 된 뒤 보고가 이뤄지고, 이후 현장 방문이 고려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알카에다, 여성 테러리스트 반대… IS는 부추겨

     수니파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서방 내에서 여성 혼자 테러를 저지르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AQAP는 최근 온라인 선전물 인스파이어 가이드에서 “무자히딘(이슬람 전사) 형제라면 우리의 무슬림 자매가 혼자서 어떤 지하드(이슬람 성전) 작전에 가담하도록 하면 안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AQAP의 이번 지침은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여성 4명이 이달 초 파리 노트르담 성당을 겨냥해 가스통으로 테러를 벌이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AQAP는 이들 여성이 ‘무슬림의 적’인 프랑스를 공격하려 한 점은 칭송했으나 “우리의 고결한 무슬림 자매의 명예를 침략자로부터 지켜야 한다는 지하드의 뜻을 깨닫기 위해 여성이 지하드에 참여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프랑스는 테러리즘 격퇴를 명분으로 한 무슬림 자매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며 “프랑스의 무슬림 형제들은 가만히 있지 말고 프랑스를 향한 지하드 작전을 거행하라”고 선동했다.  반면 IS는 여성의 테러도 부추기는 모습이다. IS의 선전 매체인 아마크통신은 최근 케냐에서 여성 3명이 경찰서를 공격한 데 대해 “IS의 여성 지지자들이 십자군을 공격하라는 부름에 응답했다”고 13일 전했다.  프랑스 검찰은 9일 노트르담 성당 테러 미수와 관련해 시리아의 IS가 이들 여성에게 직접 지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IS 놀이터, 프랑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비상이 걸린 파리에서 15세 청소년들이 잇따라 테러를 계획한 혐의로 체포되는 등 프랑스가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놀이터’가 되어가고 있다. 프랑스 경찰이 지난 주말 공공장소에서 흉기 공격을 모의한 혐의로 15세 소년을 파리 동부 자택에서 체포했다고 AF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0년 12월생인 이 소년은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IS의 프랑스 국적 조직원인 라시드 카심의 지령을 받아 공격을 준비해 온 것으로 프랑스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카심은 시리아 내 IS 본거지에서 유튜브 등을 통해 프랑스 공격을 선동하는 영상을 올리고, 텔레그램을 통해 프랑스 내 IS 추종자들에게 테러 계획을 전달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별도로 IS를 추종하는 여성 3인조도 가스통을 실은 차량으로 노트르담 성당과 리옹 기차역에서 테러를 벌이려다 붙잡혔다. 이들 여성 가운데 한 명의 딸인 15세 소녀도 함께 체포됐다. 테러 시도 소식이 전해지자 마뉘엘 발스 총리는 “이제 프랑스에서 테러 공격은 일상적으로 계획되고 있다”면서 “이른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로 의심돼 당국이 추적 중인 인물이 1만 500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350명은 수사 대상이며 특히 293명은 테러조직과 연관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北 5차 핵실험 이후] 野서도 첫 “전술핵 재배치”… 핵무장론 탄력 붙나

    [北 5차 핵실험 이후] 野서도 첫 “전술핵 재배치”… 핵무장론 탄력 붙나

    與 핵포럼서 ‘국회 북핵특위’ 제안 북한의 추가 핵도발에 대비해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야당에서 처음으로 제기됐다. 여당에서 불기 시작한 핵무장론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는 12일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회동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장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전술핵의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에 대한 검토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해주길 바란다”고 썼다. 이어 “경제 문제는 안보 문제와 다르다”면서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정확한 현실 인식과 민생을 위한 근본적인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전 대표는 전술핵 주한미군 재배치 주장이 여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핵무장론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술핵 주한미군 재배치 주장이 여권의 생각과 교집합을 이루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자체적 핵무장’을 목표로 연일 강경한 움직임을 보였다. 원유철 의원이 주도하는 북핵 해결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 모임(핵포럼)은 이날 국회 북한핵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모임 소속 의원 24명은 포럼이 끝난 뒤 성명서를 내고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전에 한국에 배치돼 있던 미국의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추진하고, 다음으로 핵잠수함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 지도부는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핵무장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더민주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여당의 핵무장론은 한반도 긴장 관리에 실패한 정부의 무능을 숨기기 위한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비대위 회의에서 “한반도를 전쟁에 빠뜨리는 극히 위험하고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야당의 주장과 같은 맥락의 의견이 여권 내부에서도 나왔다.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한·미 동맹에 균열이 갈 수밖에 없어 핵무장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구조조정 청문회, 최은영 집중 질타…“울지 마라, 국민은 피눈물 흘린다”(종합)

    구조조정 청문회, 최은영 집중 질타…“울지 마라, 국민은 피눈물 흘린다”(종합)

    9일 조선·해운산업 부실화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최은영 한진해운 전 회장에 대해 질문을 퍼부었다. 여야 의원들은 최 전 회장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민감한 질문에 대답을 망설이거나 짤막한 답변만 내놓자 답변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최 전 회장은 첫 질문에서부터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고 질문자와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영국의 선주 회장에 ‘눈물의 편지’를 보내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을 타결지은 사례를 언급하며 “최 전 회장은 그런 노력을 했느냐”고 몰아세웠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도 “울지 마시라. 노동자와 국민은 피눈물을 흘린다”라고 지적했고, 정재호 의원 역시 “오늘 최은영 증인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대부분의 국민은 그 눈물을 제대로 인정 못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최 전 회장은 이날 청문회가 이어지는 내내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리는 등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또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을 망설이거나 준비해온 듯한 답변만을 짤막하게 내놓아 의원들로부터 답변 태도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해영 더민주 의원이 최 전 회장이 미공개 정보로 주식을 매각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지적하기 위해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해야 한다’는 헌법 23조 2항을 읽으며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들어본 적 없다”고 말한 뒤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자 새누리당 소속 조경태 청문위원장은 “지금 김해영 의원이 질문한 데 대한 답변이 조금 성실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성의 있는 답변을 주문했다.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도 “(청문회에서 의원이 아니라) 국민에게 대답 드린다고 생각하면 준비해온 답변보다 더 울림이 클 것이고, 국민이 양해해줄 것”이라고 말했고, 같은 당 김선동 의원도 “변호사의 조력을 받고 나왔겠지만 사회적인 책임을 어떻게 다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은 고정된 답변을 레코드판 돌리듯 반복하지 말고 근본적으로 마인드를 대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 첫날, 책임소재 놓고 여야 공방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 첫날, 책임소재 놓고 여야 공방

    지난 8일 조선·해운업 부실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해 열린 국회 청문회 첫 날,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국책은행의 부실관리에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여야는 청문회 첫 날 대우조선 부실의 원인에 대한 의견은 대부분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책임소재를 가리는 문제를 놓고 여당은 국책은행의 무책임한 자금 지원에 집중한 반면, 야당은 의사결정의 정점인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 주목해 정권 차원의 문제로 확대하려 했다. 여 “산은·금감원이 일찍 조처했어야”야 “홍기택 전 산은 회장, 朴 대통령과 최경환이 밀어준 것”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직원들이 대우조선의 부실 기간에 받아간 성과급이 2400억원”이라며 “금융감독원도 대우조선에 대해 회계감리를 하도록 일찌감치 조처했다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안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종석 의원도 “국책은행은 부실기업의 워크아웃 개시 시점이 일반은행보다 늦고, 부실기업 지원 규모는 크다”며 “선제적 구조조정이 늦고 한계기업에 대출을 늘려주는 국책은행의 행태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산은을 감독하는 금융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산은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 조직, 인사, 경영 전반에 걸친 혁신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은행 구조조정본부는 2월부터 지금까지 휴일에 쉬는 걸 못 봤다.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과거의 불명예를 씻으려 애쓰고 있다”며 “여기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 저희 직원들의 사기를 너무 떨어뜨리는 것 아닌가. 일 할 수 있는 격려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은 박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였고, 이 정권에서 산은 회장과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부총재가 됐다”며 “복수로 추천하라고 했는데, 굳이 한국에서 홍 회장을 단수 추천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당시 경제부총리)이 노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재호 의원은 최 의원이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두고 “포퓰리즘적 정치·사회문화”라고 비판한 데 대해 “최 의원이 청문회 개최 바로 전날 페이스북에 ‘재를 뿌리는 글’을 올렸다”고 비난했다. 이 시국에 천만원씩 격려금?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새누리당 “대우와 한진에 이중잣대 들이대고 있다” 5조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지르고도 4조 2000억원의 혈세를 지원받고 직원들에게 1000만원씩 격려금을 나눠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청문회 사회를 맡은 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은 “2015년 상반기 대우조선이 무려 3조 1000억원의 적자를 냈는데, 직원 격려금으로 1200억원이 나간 건 도덕적 해이”라며 “부실화된 이런 기업에다 직원에게 보너스를 주는 회사는 망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김진표 더민주 의원은 “지금 정부가 하는 구조조정은 박근혜 정부의 남은 임기 1년 반 동안 ‘이것만 잘 넘기면 된다’, ‘다음 정권으로 폭탄을 넘기겠다’는 미봉책”이라며 대우조선에 대한 자금 지원이 타당한지 따졌다. 최근 채권단의 자금지원 중단으로 법정관리에 돌입한 한진해운과 비교해 ‘이중잣대’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선동 새누리당 의원은 대우조선과 한진해운을 비교하며 “정부가 왜 정치논리로 개입하느냐는 게 대우조선과 관련해 많이 지적됐는데, 한진해운에 대해선 왜 정부가 제때 나서지 않았느냐며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 혈세로 더는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세우고 하다 보면 지금 한진해운처럼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며 “조선업계의 자구노력 등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지원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대우조선이 방만 경영에도 인력 구조조정은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월별로 체크하는데 부진한 게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건조 중인 선박에 대한 처리 문제, 대우조선의 유동성이 부족해 명예퇴직을 제대로 시킬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자구계획을 지키지 못하면 옥포 앞바다에 빠져 죽겠다는 각오로 꼭 자구계획을 달성해 대우조선을 살리겠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의 자구계획 중 을지로 사옥 매각과 관련해 “금년 내 분명히 매각될 예정”이라고 했다. 국회는 9일인 오늘도 청문회를 이틀째 이어간다. 전날에 이어 대우조선해양 부실화의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여야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민중 독재를 경계하라

    [고전으로 여는 아침] 민중 독재를 경계하라

    고대 그리스인들은 2500여년 전에 자유와 평등의 관념과 민주정을 창안했다. 실로 기적 같은 일이다. 동양에서는 19세기까지도 통치자와 피치자의 천부적 계급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지 않았던가. 그리스인들은 왕정, 귀족정, 과두정, 참주정, 민주정, 혼합정 등 다양한 정체를 시험했다.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는 ‘정치학’에서 여러 도시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정체들을 비교하면서 최선의 정체를 모색하고, 각각의 정체를 유지하거나 붕괴시키는 상황들을 궁구했다. 그는 “모든 정체가 좋은 것일 때는 민주정체가 최악이고, 모든 정체가 나쁜 것일 때는 민주정체가 최선”이라고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참주정이나 과두정보다 “민주정체가 가장 견딜 만할” 뿐이지 잘못 작동될 때에는 최악의 정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까닭을 들어 보자. 자유민이 최고 권력을 갖는 민주정체에서는 소수의 부유한 귀족들이 최고 권력을 잡는 과두정체보다 민중의 참여가 보다 광범위해진다. 아테네는 민주정체의, 스파르타는 과두정체의 대표적인 사례를 보여 준다. 아테네는 페리클레스(BC 495?~429) 시대에 민주정을 꽃피워 그리스 문명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그 민주정으로 인해 기원전 4세기 이후 아테네는 마케도니아와 로마에 연이어 종속됐다. 왜 그랬을까. 시민의 덕성이 탁월할 때는 민주정이 ‘최선의 정체’로 기능했지만, 민중 독재가 시작되자 ‘최악의 정체’로 타락했기 때문이다. 민주정의 핵심적 특징은 시민 전체가 모든 공무를 결정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아테네에서는 시민 누구나 추첨에 의해 행정관이 될 수 있었다. 또 민회에서 시민 전체가 나라의 중요 정책과 입법을 심의하고 의결했다. 그런데 “민중선동가들의 무절제 때문에” 민주정이 오염되기 시작했다. 그들은 부자들을 무고하고 빈자들에게 부자들을 공격하도록 공공연하게 부추겼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개탄했다. 나아가 그는 “정의는 평등이고, 평등은 다수의 결정이 최고 권력을 갖는 것을 의미하며, 자유는 각자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여기는 극단적 민주정의 옹호자들이 진정한 민주정을 파괴한다고 진단했다. 선동에 휘둘린 민중은 “가치에 따른 비례적 평등이 아니라 수에 따른 산술적 평등”을 추구했다. 또 “다수의 결의가 최종적인 것이며 정의로운 것”이라는 맹신은 민중 독재로 이어졌다. 집단 이해를 위한 소수의 목소리가 다수를 압도하는 떼법 문화, 격차 해소를 명분으로 계층 간 분노를 부추기는 선동가들, 사드 배치와 같은 5000만 생존이 걸린 국가 안보 현안에서도 정파적 이해를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판치는 현실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정을 위협하는 민중 독재의 징후들이 아닐까.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 [사설] 김정은 철권·공포 통치로 자멸 재촉하나

    북한 내각 부총리인 김용진이 지난 7월 공개 처형됐다고 한다. 지난 6월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석상에서의 자세 불량을 지적당한 뒤 보위부 조사를 통해 반당·반혁명분자, 현대판 종파분자로 낙인찍혀 총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통일부가 어제 밝혔다.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평소 고압적 태도를 보였던 데다 권력 남용까지 적발돼 8월 중순까지 한 달여간 지방의 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았고, 최휘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당 선전사업과 관련해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질책을 받은 뒤 5월 말 이후 지금까지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집권 이후 폭압적인 철권·공포 통치를 통해 권력 기반을 다져 온 김정은이 여전히 측근들의 목에 ‘칼날’을 들이대 가며 ‘억지충성’을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김정은의 억지스럽고도 잔혹한 통치 스타일 때문에 현재 북한에서는 김정은을 제외한 그 어떤 권력층 인사도 ‘내일’을 보장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처형된 간부는 지난해 말 기준 무려 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파악하고 있다. 탈북자 단체 등 일각에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130여명까지 추정한다. 숙청 대상은 당·정·군은 물론 가족·측근도 예외가 아니다. 김정은은 2013년 12월 고모부이자 2인자로 군림하던 장성택을 전격 처형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해 4월에는 재판 절차도 없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대공화기인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해 그 잔혹성을 국제사회에 각인시켰다. 철권·공포 통치의 종착점은 결국 정권의 궤멸이라는 사실은 동서고금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를 꼽을 수 있다. 동유럽 변화의 거대한 물결에 역행하며 철권을 휘두르다 결국 성난 시민들에게 붙잡혀 처형당하지 않았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월 22일 을지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이 지속적인 공포정치로 주민들을 억압하고 있어 엘리트층조차 무너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정은 철권통치의 강도가 권력 엘리트층이 감내할 수 있는 임계점을 벗어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탈북 도미노에 이은 정권의 궤멸이다. 그 과정에서 측근들 사이의 충성 경쟁이 본격화돼 극단적이고 무모한 대남 도발도 우려되는 만큼 우리는 여기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 ‘자세불량’하다고 처형… 北 엘리트 수난시대

    ‘자세불량’하다고 처형… 北 엘리트 수난시대

    김영철도 한 달가량 혁명화 교육 김정은 ‘통치 4년’ 100여명 처형 북한의 김용진 내각 부총리가 지난달 처형됐고,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가량 혁명화 교육을 받았다고 통일부가 31일 밝혔다. 김정은 집권 이후 최고위급들에 대한 숙청이 이어지며 ‘북한 엘리트 수난시대’라는 말까지 등장하는 등 북한 내부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최휘도 혁명화 조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용진은 ‘자세 불량’의 죄목으로 처형을, 김영철은 ‘고압적 태도’, 최휘는 ‘지시 불이행’등으로 경질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2011년 말 집권 이후 기존 북한 권력층의 실세를 숙청하는 이른바 ‘공포정치’를 통해 간부들 길들이기에 나섰다. 김정은의 첫 표적은 김정일 사망 이후 군부 실세로 꼽히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었다. 리영호를 포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당시 영구차를 호위했던 김정각, 김영춘, 우동측 등 ‘군부 4인방’도 김정은 시대 개막 이후 모두 숙청되거나 일선에서 물러났다. 특히 2013년 12월에는 자신의 고모부이자 김정일의 사망 이후 북한 2인자로 군림하던 장성택을 전격 처형했다. 이에 앞서 장성택의 측근인 이용하 당 제1부부장과 장수길 당 부부장도 비리 등 반당 혐의로 처형됐다. 이어 지난해 초에는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조영남 국가계획위 부위원장도 김정은에게 이견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지난해 4월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재판 절차도 없이 대공화기인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되면서 김정은 체제의 잔혹성이 국제사회에 거듭 알려졌다. 현영철 처형 한 달 뒤인 지난해 5월에는 산림녹화정책에 불만을 드러낸 최영건 내각 부총리도 처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의 ‘통치 4년’ 동안 처형된 북한 간부는 지난해 말 기준 무려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한 대북소식통은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 곁에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수명은 짧아진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北 김용진 부총리, ‘자세불량’ 발단으로 지난달 처형

    北 김용진 부총리, ‘자세불량’ 발단으로 지난달 처형

    북한의 김용진 내각 부총리가 지난달 처형됐고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한달 가량 혁명화 교육을 받았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내부의 공개 처형설에 대해 “정부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확인한 결과 내각 부총리 김용진이 처형을 당했고, 당 통전부장 김영철도 혁명화 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그리고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최휘도 현재 혁명화 조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63세인 김용진은 6·29 최고인민회의 단상 밑에 앉아있었는데 김용진은 자세 불량을 지적받은 것이 발단됐다고 한다”며 “보위부 조사를 받았는데 그 결과 반당 반혁명분자 그리고 현대판 종파 분자로 낙인찍혀서 7월 중에 총살 집행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영철은 71세인데 고압적 태도를 보이고 무리하게 당 통전부 권한 확장을 추진하는 등 권력 남용이 원인이 돼서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 한 달여 간 지방 농장에서 혁명화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61세인 최휘는 선전사업에서 김정은의 지적을 받고 5월 말 이후 지방에서 현재 혁명화 교육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 중앙위원이자 내각 부총리인 김용진은 내각 교육상을 역임했으며 리을설, 김양건, 강석주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김양건의 후임으로 통전부장으로 임명된 김영철은 정찰총국장을 역임한 대남 강경파로 꼽힌다. 김영철은 지난해 최룡해와 마찬가지로 혁명화 교육 이후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대남 정책 관련해서 김영철이 복귀해 충성심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라서 강경한 대남 태도를 보일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정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중앙위원이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인 최 제1부부장은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리을설, 김양건, 강석주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을 차례로 역임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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