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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선군절’ 담화… 核 표현 자제, 노동당 역할 강조

    북한이 군 중심의 통치 체제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선군절’인 25일 핵 관련 표현을 자제하고 노동당의 유일 영도 체계를 강조했다. 선군절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60년 8월 25일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처음으로 방문해 ‘선군(先軍)혁명’ 통치를 영도했다고 선전하는 날이다. 이 탱크사단은 6·25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진입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당의 영도는 인민군대의 생명이며, 당의 영도를 떠나 인민군대의 위력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우리의 총대는 영원히 당과 그 위업을 굳건히 담보하는 억척의 지지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제1위원장이 선군절에 맞춰 당의 군대 지휘를 강조함으로써 노동당을 통치 체제의 주요 기반으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인민군대가 혁명강군으로 자라고 인공위성 제작·발사국, 핵보유국이 됐다”고 평가하면서도 별도의 핵 관련 표현은 내놓지 않았다. 김 제1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군 서열 2위인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도 전날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중앙보고대회에서 핵무력·경제병진 노선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최 총정치국장은 “인민은 전쟁을 바라지 않으며 평화적 통일을 바라고 있다”고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북한이 한·미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기간 선군절에 핵개발 의지를 노골화하지 않은 것은 남북 및 북·미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김정은 정권의 강경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힘 커진 軍 강경파 독주 차단… 강력한 ‘1인 리더십’ 구축 의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22일부터 사흘째 군부대를 시찰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배경이 주목된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2~23일 유사시 서울 침투 등 후방 교란 임무를 맡은 평안남도 지역의 11군단 산하 특수부대를 방문한 데 이어 24일 인민군 제1501군부대를 찾는 등 왕성한 군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사 도발 위협을 고조시키는 것이 군 현지시찰의 첫 번째 목표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군을 보다 확고하게 장악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의도도 크다는 데 주목했다. 군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 충성심을 강화하는 한편 3차 핵실험 이후 힘이 커진 강경파의 군부 내 독주 가능성을 차단해 실질적 권력 계승을 마무리하려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현지 지도 때마다 2인자로 자리매김한 대표적 강경파인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을 늘 대동하는 것도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지 살피고 견제하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군 강경파는 지난해 4월 노동당대표자회를 통해 당 정치가 부활하고 7월 리영호 군 총참모장이 전격 해임되면서 눈에 띄게 약화됐지만지금은 주도권을 틀어쥐고 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 유고 시 체제 안정에 있어 군부가 큰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군부에 확실한 충성심을 심어 줘야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며 “군의 입장을 지지해 줘서 배짱도 있고 신뢰할 만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북한이 군을 우선시하는 ‘선군(先軍)노선’으로 다시 돌아갈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군의 운영상태와 대비 태세를 점검하는 것은 파행적으로 운영돼 왔던 선군정치를 바로잡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대선 후보와 대북 정책/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열린세상] 대선 후보와 대북 정책/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12월 19일에는 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를 책임지게 될 대통령을 선출한다. 대선 분위기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다수 국민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후보들의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국내 문제에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중은 경제에는 민감하지만 안보에는 무관심한 경향을 보인다. 경제가 중요함은 분명하지만 한국의 현실을 돌아볼 때 안보와 직결된 대북정책 공약도 국민이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제까지 제시된 후보들의 공약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북한과 먼저 대화하고 나중에 비핵화하자는 소위 유화책도이 눈에 띈다. 이명박 정부의 원칙론이 효험이 없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과 안정적인 남북관계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선군(先軍)에서 선경(先經)으로 이동하면서 군부교체 등 체제안정을 위한 시간벌기가 필요한데 남쪽의 대선 후보들이 대화와 경협을 우선하겠다고 하니 내심 만족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 북한의 안보 위협은 우리가 느끼고 있는 체감온도보다 매우 악화된 상태이다. 2년 전 연평도 포격은 침공에 가까운 무력도발이었다. 포격 5개월 전 김정은 체제가 등장하면서 헌법 전문에 ‘김정일 동지께서는 우리 조국을 불패의 정치사상 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시었다.’고 명기해 비핵화의 레드라인을 넘었다. 최근 북한의 잦은 북방한계선(NLL) 침입은 서울조차 북한의 공격에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남측의 유화책에 관계없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면 서해 도발을 계속할 것이다. 역사에는 유화책이 화를 부른 사례가 많다. ‘일방적인 양보는 상대의 오판을 초래하게 되고, 싸워야 할 상황에서 싸움을 피하면 더 큰 싸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도발에 대한 응징을 포기했기 때문에 억지력이 상실된 것이다. 1950년 북한의 남침을 보고받은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이 머리에 떠올린 것은 1938년의 뮌헨협정이었다. 영국 체임벌린 총리가 히틀러에게 체코의 영토를 내준 이 협정은 유화의 대표적 사례로 ‘뮌헨신드롬’이라고 한다. 트루먼은 남침을 허용하면 소련의 팽창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라‘(Hit them hard)고 하면서 즉각 참전을 결정했다. 우리 역사에는 안이한 유화적 인식과 함께 유비무환의 부재로 화를 부른 사례가 많다. 선조는 이율곡의 10만 양병론을 무시했다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압록강 의주까지 피신했고 조선은 초토화되었다. 왜란을 경험한 재상 유성룡이 남긴 ’징비록‘에는 군사(안보)를 모르는 임금과 정파 대립으로 인한 자중지란을 경계해야 하고 유사시 도와줄 맹방의 필요성을 적고 있다. 우리는 과거 정권들이 교체되면서 대북정책이 좌우로 흔들리는 시계추 현상을 목격해 왔다. 이러한 ‘안보 공회전’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북정책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서 북한은 물론 중국, 미국 등 6자회담 이해당사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헌법과 국가이익에 기초해 여야 정치권, 국민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대북정책의 공통분모로서 필자는 다음 다섯 가지를 제시해 본다. 첫째, 북한의 핵개발과 핵무기 보유를 용납하지 않는다. 둘째, 북한이 헌법에 핵 보유를 명기한 것은 양측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합의에 위배되므로 즉각 삭제해야 한다. 셋째,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 협의에 응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현금 지원과 추가적인 경제협력은 고려하지 않는다. 넷째, 북한 정부와 주민을 구분하여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한다. 다섯째,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해서는 즉각 무력 응징한다. 혹자는 ‘유화외교’로 협상을 잘하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외교 협상은 보조수단이지 상대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은 아니다. 외교의 힘은 국내 정치의 초당적 결집과 국민적 지지에서 나온다. 앞으로 5년을 허비한 후에 다시 생각하기에는 늦다. 안보에 관한 국민의 ‘현명한 여론’과 ‘정치권의 합심’이 요구된다.
  • [사설] 세습체제 비판 인사들 처단하겠다는 북한

    ‘2012 국제앰네스티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으로 권력이양이 진행되던 지난 1월 국가안전보위부를 통해 200명 이상의 관료를 구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요덕수용소 등 정치범수용소 6곳에는 최대 20만명이 구금돼 있다고 한다. 공개처형이 예사로 벌어진다. 북한이 최근 자의적인 체포와 구금을 한층 강화한 것은 3대 세습 강행에 따른 내부 불만을 잠재우고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공포통치’다. 그러나 미국의 식량지원까지 마다하며 김정은 체제 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쏘아올린 장거리 로켓 발사가 실패하는 등 체제불안 요인은 상존한다. 북한은 늘 그랬듯 체제불안을 외부로 발산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도모하려는 ‘고전적’ 수법에 기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그제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씨, 탈북자 출신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등을 ‘처단’하겠다며 위협했다. ‘우리 주민들의 유린·납치행위에 가담한 범죄자들’에 대한 상응한 조치라는 것이다. 재판도 없이 수많은 사람들을 수용소로 몰아넣는 ‘인권외면국’이 북한 아닌가. 북한 민주화운동을 벌이는 이들에 대한 처단 운운은 상식 이하다. 특히 김영환씨에 대해서는 ‘극악한 민족반역자’ 등 온갖 위협적 언사를 퍼부었다. 중국에 114일간 억류됐다 풀려난 김씨는 “북한 주민은 참혹한 인권 침해와 잔혹한 독재에 시달리고 있다. 북한 인권과 민주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북한의 실상에 대한 생생한 증언인 셈이다. 유엔인권이사회(UNHRC)는 지난 3월 북한인권결의를 표결없이 채택했다. 그만큼 북한인권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미 국무부가 최근 홈페이지에 게재한 ‘2011년 국가별 테러보고서’에서 북한에 대해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른 ‘대(對)테러 비협력국’으로 재지정한 것도 유의할 대목이다. 북한은 올해를 사회주의 선진국, 곧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한 바 있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는 이제 선군(先軍)을 넘어서야 한다. 선민(先民)·선경(先經)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체제안정의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北 김정은 생모 ‘고영희 신격화’ 동영상 첫 공개

    北 김정은 생모 ‘고영희 신격화’ 동영상 첫 공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모인 고영희에 대한 신격화 영상자료가 공개됐다. 마이니치신문은 10일 고영희(2004년 6월 사망)가 김정은 제1위원장, 남편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과 활동하는 모습을 담은 내부 영상 자료를 입수했다며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고영희의 활동 모습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영희는 1960년대 초반 귀환 사업으로 북한에 들어간 재일 조선인 출신으로 지금까지 북한의 공식 보도에 등장한 적이 없다. 일본 출신이라는 경력이 최고 지도자의 어머니로 ‘부적격’하다는 북한 지도부의 판단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이 입수한 약 1시간 30분짜리 영상의 제목은 ‘위대한 선군(先軍) 조선의 어머님’으로 1980∼90년대를 중심으로 촬영된 고영희의 활동 모습이 수록됐다. 영상은 김 제1위원장이 어린 시절 그림 그리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모습, 김 위원장의 신변 보호를 위해 권총 사격 훈련을 하는 모습, 김 위원장의 야전 점퍼를 손질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기록 영상에서 내레이션은 고영희를 “불세출의 선군 영장(靈將)인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님의 가장 귀중한 혁명 동지”라고 소개했으며 “선군의 우리 조국과 김일성 민족을 위해 하늘이 보낸 분” 등으로 거듭 신격화했다. 또 고영희를 김일성 주석의 어머니인 강반석, 김정일 위원장의 어머니인 김정숙에 이어 최고 지도자의 ‘위대한 어머니’ 계보에 올렸다. 이번 영상은 지난달 이후 조선인민군의 중견 간부 등에게 공개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김정은, 軍부대 선물도 ‘김정일 따라하기’

    김정은, 軍부대 선물도 ‘김정일 따라하기’

    북한 최고 지도자의 군부대 선물로 상징되는 쌍안경과 자동보총(소총)이 재등장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7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동해함대사령부인 제597연합부대 지휘부와 산하 부대를 시찰하면서 자동소총 1자루와 쌍안경을 기념 선물로 줬다고 보도했다. 새해 들어 김 부위원장이 시찰한 군부대는 11곳이지만 쌍안경과 자동소총을 선물로 지급한 건 처음이다. ‘선군(先軍)통치’를 내세우는 북한에서 쌍안경과 자동소총은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쌍안경은 적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자동소총이나 기관총은 ‘멸적의 의지’를 뜻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군부대 시찰 과정에서 종종 선물하곤 했지만 그가 건강 이상으로 쓰러지기 직전인 2008년 8월 이후 북한 매체에서 쌍안경과 소총 선물은 사라졌었다. 3년 6개월 만에 김정은 체제에서 재등장한 셈이다. 김 부위원장이 다시 쌍안경과 소총을 군부대 선물로 활용하는 데는 부친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동시에 최고 지도자인 자신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려는 속내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김정은, 先代 발자취 좇으며 ‘先軍통치’

    김정은, 先代 발자취 좇으며 ‘先軍통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새해 들어 두 번째 군부대 시찰에 나섰다. 지난 1일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방문한 데 이은 시찰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인 ‘선군(先軍) 노선’을 이어 가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 부위원장이 ‘오중흡7연대’ 칭호를 받은 인민군 제169군부대를 시찰했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의 군 시찰에는 이른바 ‘스토리텔링’ 기법이 활용되고 있다. 최고지도자가 된 뒤 처음 방문한 제105탱크사단부터 제169군부대까지 모두 선대(先代) 김일성 주석과 사연이 있는 부대이기 때문이다. 김 부위원장이 스토리가 있는 부대를 우선적으로 시찰하며 군심(軍心)을 얻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오중흡은 북한군 최고 영웅 중 한명으로, 군부 강성파로 꼽히는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의 5촌 당숙이다.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활동 때 일본 관동군에 쫓겨 위태롭던 김 주석의 목숨을 구하고 전사했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부터 육해공 전군에 오중흡7연대 칭호 쟁취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주력 부대에 오중흡7연대 칭호를 하사했다. 김 위원장이 사망 직전인 지난해 12월 1일 직접 훈련을 지도한 것으로 알려진 부대도 오중흡7연대 칭호가 내려진 제630대연합부대다. 제105탱크사단을 지휘한 류경수도 북한군에서는 최고 영웅이다. 그는 6·25 전쟁 때 서울에 처음 입성해 중앙청에 인공기를 내건 전차부대를 지휘한 인물이다. 당시 탱크 번호 ‘105’와 지휘관 류경수, 김 주석이 전공을 직접 치하하는 의미의 ‘근위’를 조합해 북한군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부대명이 하사됐다. 김 위원장도 생전에 류경수 탱크사단을 거의 매년 방문했다. 특히 2010년에는 첫 방문지이자 그해 마지막 시찰 부대로 국내에도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이 조부와 부친의 자취가 남아 있는 부대를 먼저 시찰하며 선군통치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제169군부대 시찰에는 리영호 군 총참모장, 김원홍 군 총정치국 부국장, 김명국 작전국장, 박재경 대장 등 김정은 체제의 군부 실세들이 수행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김정남 도쿄신문에 이메일 “정상적이라면 3대세습 용인 어렵다”

    김정남 도쿄신문에 이메일 “정상적이라면 3대세습 용인 어렵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장남 김정남이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12일 김정남이 지난 3일 자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면 3대 세습을 용인하기 어렵다.”면서 “(부친에 의한) 37년간의 절대권력을 (후계자 교육이) 2년 정도인 젊은 세습 후계자가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는 의문이다.”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정남은 이미 일본 언론을 통해 몇 차례 3대 후계 세습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혀 왔으나, 부친 사망 이후 북한 체제와 후계에 대해 심경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김정남은 또 김정은 체제와 관련해 “젊은 후계자를 상징으로 존재시키면서 기존의 파워엘리트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군 우선의 선군(先軍)정치를 표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김정남은 지난해 1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오쩌둥 주석조차 세습을 행하지 않았다.”며 북한의 3대 권력세습을 비판했다. 그는 2010년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도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대해 반대한다.”면서 “다만 동생이 필요하다면 외국에서라도 도울 것”이라며 비판적 지지의사를 밝혔다. 한편 지난해 김정남과 인터뷰를 한 도쿄신문 고미 요지 편집위원이 2004년 이후 김정남과 주고받은 수 백통의 이메일 내용을 엮은 책 ‘아버지 김정일과 나’(문예춘추사)를 오는 20일 출간한다. 고미 위원은 이 책에서 김정남이 김 위원장에 대해 “엄격하고 정이 깊었다.”고 표현했고, 김 위원장이 예전에 “자식에게 권력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한 내용 등을 소개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先軍? 先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후계자 김정은 체제가 불안하게 출발한 가운데 당과 군부 내 주도권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이 최근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책과 함께 당과 군을 장악하게 되면서 김정은에 대한 당과 군부의 충성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지난 2010년 9월 제3차 당 대표자회를 통해 당의 위상이 높아진 뒤 군부의 불만이 커졌던 것으로 안다.”며 “김정은이 최근 최고사령관에 오르면서 당과 군의 경쟁이 거세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정은은 최근 김 위원장 추도대회 등에서 리영호 총참모장 등 군부 인사들에게 둘러싸여 군권 장악에 나섰음을 보여줬다. 김정은이 또 지난 1일 김 위원장 사망 후 첫 단독 공식활동으로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방문한 것도 김 위원장의 유훈인 선군정치를 이어감으로써 군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같은 날 발표된 북 신년공동사설은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받들고 강성부흥의 새시대를 펼치기 위한 결정적 담보는 당을 강화하고 그 령도적 역할을 백방으로 높이는 것”이라며 여전히 당의 역할을 앞세웠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당과 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맡은 뒤 새 지도부 형성 과정에서 당과 군의 세력 균형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선군정치를 그대로 이어간다고 봐야겠지만 당의 역할 정상화를 강조하며 균형을 중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 체제상 군과 당이 갈등관계라기보다는 당 중앙군사위가 주도하는 것”이라며 “당 조직에 군부 핵심이 다 들어가 있어 공동으로 정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군은 당의 군대이며, 선군정치를 앞세우는 것은 군이 권력을 다 갖는 것이 아니고 국사의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권력 승계를 마무리하려면 선군정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은 지난 1일 제105탱크사단 방문에 이어 당·정·군 간부와 은하수 신년음악회 ‘태양의 위업 영원하리’를 관람하는 등 활발한 공식 행보를 이어갔다. 김미경·안동환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북한 ‘김정일 최대유산 핵’을 버려야 산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과 추모대회가 잇따라 마무리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적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그제(현지시간) 북·미 대화 재개 문제와 관련, “우리는 북측으로부터 시그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이어 미국을 방문한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면담한 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올바른 조건 하에서 대화과정이 재개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한·미 모두 김정은 체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대화 재개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한반도 정세의 안정을 위해 무엇보다 대화 채널을 복원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대화보다는 ‘대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은 그제 노동신문을 통해 ‘핵보유’를 김 위원장이 남긴 최고의 유산이라고 주장하며 선군 유훈통치를 거듭 시사했다.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유연한 대북정책’을 천명한 바 있다.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에 대해 사과는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음에도 단절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전향적인 뜻을 밝힌 것이다. 정부 관계자도 언급했듯 북한이 진정성 있는 변화의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유연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새 체제에서도 도발을 멈추지 않고 끝내 비핵화를 거부한다면 무작정 대북 유연정책을 구사할 수도, 구사해서도 안 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핵문제의 해결 없이 한반도의 평화는 있을 수 없다. ‘핵위협’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북한은 고립무원의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미국, 중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대체로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에 이해가 일치한다. 그러나 극심한 빈곤과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이 민(民)은 아랑곳하지 않고 선군(先軍)으로만 내달린다면 체제의 위기는 내부에서부터 찾아올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식량 지원과 경협 확대가 시급한 북한으로서는 스스로 개혁·개방의 길을 가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 북한은 이제라도 핵개발은 최대의 유산이 아니라 최악의 유산이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바란다.
  • [저자와 차 한 잔] ‘기로에 선 북한… ’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위원

    [저자와 차 한 잔] ‘기로에 선 북한… ’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위원

    “김정은 체제는 확고하며 안정됐다. 나이와 경험만을 갖고 그의 권력 장악력을 낮게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9일 “김정은은 2009년부터 당·군·정 엘리트들에 대한 통제권을 갖게 됐으며 최고위 엘리트를 제외하고는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광범위한 권력을 쥐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나온 ‘기로에 선 북한, 김정일의 선택’(한울 펴냄)은 “김정은 체제의 구축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반성 속에서 정 위원 등 현대북한연구회 회원 8명이 함께 펴냈다. 8명의 전문가가 북한 경제 변화 등 7가지 주제로 북한의 오늘과 내일을 보려 했다. 정 위원은 ‘김정은 후계 체계의 공식화와 북한 권력 변동’을 첫 장에서 소개했다. →김정은의 권력 승계는 어느 정도까지 이뤄졌고 얼마나 유지될까. -김정은은 최고위 핵심 엘리트인 정치국 위원과 후보 위원 30명을 제외하고는 독자적인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2009년 국가안전보위부장을 맡음으로써 북한 엘리트들에 대한 감시 통제권도 갖게 됐다. 김정일은 2009년 1월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운 뒤 군대 지도권을 넘기기 시작했고, 북한군은 ‘김정일과 김정은의 군대’로 바뀌기 시작했다. 2010년 제3차 당 대표자 회의를 계기로 그를 도와 북한을 이끌어 갈 파워 엘리트 그룹을 새로 충원해 북한 체제는 안정적인 체계를 갖췄다. 김정일이 당장 사망하더라도 10여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후계 체제의 특징은. -더 군사주의적이고 모험주의적인 경향을 보이면서도 경제를 중시하는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 실리를 위해서는 급격한 정책 변화도 수용하고 있다. 군사 공격 우려도 커졌다. 남북관계 및 대미 정책이 지그재그식으로 급변할 수 있고 초강경과 실용적인 유화정책 사이에서 오락가락할 수도 있다. 김정일의 선군정치는 경제를 희생시켜 군수공업·국방을 강화하는 ‘선군·후경(先軍後經) 정책’으로 나타났다. 김정은은 군대와 경제를 동시에 중시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 한다.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김정은의 권위가 미치나. -2009년 말 화폐개혁으로 북한 국민들 사이에 ‘애써 모은 돈을 국가가 빼앗아 갔다.’는 피해의식이 퍼져 있다. 당과 국가에 대한 배신감이 강하다. 이는 새 지도체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일반 국민들의 지지를 얻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후계 체제는 북한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전례 없이 나타나고 있다. CNC(컴퓨터 수치제어)라는 영어 이니셜이 2009년부터 노동신문에 등장하더니 2010년 신년 공동사설에도 나왔다. 첨단기술과 실용주의 강조를 비롯해 경제적 자본주의가 진행되고 있다. 경제난 속에 사회주의 평등교육이 무너지고 특권층 자제들이 다니는 특수·영재학교가 번성하고 있다.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 교육도 강화되고 있다. 스위스에서 4년 반 동안 중·고교 생활을 한 김정은은 ‘자본주의는 악’이란 이분법적 사고를 갖고 있지 않고 자본주의의 장점을 알고 있어 장기적인 체제 생존을 위해 개방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권력 기관에서 30~40대 엘리트들이 핵심 간부로 부상하고 있고, 젊은 세대가 수혜 계층이 됐다. 김정일이 후계자로 결정되면서 3대혁명소조 운동이 전개된 것과 유사하다. →대중 의존도 심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자주 외교에서 대중 편승 외교로 바뀌고 있다. 중국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측면도 있다. 중국의 대북 전략도 바뀌었다. 2009년 2차 핵실험 이후에 북한을 바꾸기 위해 개방이 필수적이라고 보면서 경제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전략적인 관점에서 황금평 개발 등에 관여하고 있다.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北 스포츠도 ‘先軍’ 축구협회 위원장에 군출신 리종무

    북한축구협회 위원장이 리용남 무역상에서 군 중장 출신 리종무로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운동에도 ‘선군’이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테오 츠반치거 독일 축구협회장 등 2011 여자월드컵 조직위원회 일행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하며 “리종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축구협회 위원장이 이들을 맞았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신임 리 위원장은 지난해 10월과 11월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대회와 U-16 선수권대회 우승 축하연에 참석하는 등 축구 관련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은 2000년대 들어 무역상이 축구협회 위원장을 겸하도록 해 축구대표팀 양성에 필요한 비용을 조달해 왔으나, 군 출신 인사가 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각급 대표팀에 ‘군인정신’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김정은 대장님’ 카페 엄중처벌해야 마땅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친북 카페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 회원들이 지난 23일 벌어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해 ‘위대한 당의 위대한 력사가 완성되었다.’며 찬양하는 글을 올렸다. 이 카페의 매니저 황길경은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무력으로 확인해 준 사건’이라고 연평도 포격에 의미를 부여하며 ‘김정은 대장님이 하고 계시니 여러분은 늘 긴장하고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탄을 넘어 경악스럽다. 이 카페에 대해 지난 3년 동안 네티즌들의 신고가 수천건이나 된다는데 관계 당국은 그동안 뭘 했는지 묻고 싶다. 무엇보다도 네이버는 어떻게 이런 카페가 버젓이 운영되도록 방치해 왔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에 올라온 글의 내용과 댓글은 북한 찬양 일색이다. 매니저 황길경은 지난 9월 말 김정은 등장 당시 ‘기백의 장군 김정은 대장의 공식 출현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합니다’라는 편지 글에서도 김정은을 할아버지 수령님의 풍모를 그대로 갖춘 진짜 청년이라고 찬양하기도 했다. 김정일에 대해서는 폐하라고 표현했다. 장난이나 소영웅주의로 보기에는 어이없는 내용들이다. 이적(利敵) 목적으로 글을 올렸다면 법에 따라 엄중처벌해야 마땅하다. 첨단 매체를 이용한 사이버 친북 행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경찰이 지난해 인터넷상 친북 불법 선전물을 적발해 수사한 뒤 삭제조치한 것만 1만 4430건이나 된다. 선전물은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상과 업적을 전파하고 대남 혁명투쟁을 선동한다. 친북 성향 사이트들은 북한의 선군(先軍)정치를 노골적으로 찬양하고 반미·반정부 감정을 부추긴다. 젊은 층에 왜곡된 판단력을 심어 줄 개연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배후 세력을 가려내 엄벌해야 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파괴하려는 세력을 절대 용납해선 안 된다.
  • [기고] 격랑 속의 한반도, 국가안보 이상 없나/박세환 재향군인회 회장

    [기고] 격랑 속의 한반도, 국가안보 이상 없나/박세환 재향군인회 회장

    북한이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김정일의 셋째아들 김정은의 권력 세습을 공식화했다. 김정은은 지난 10일 당 창건 기념대회에서 열병식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내 ‘선군(先軍)영도의 계승’과 군의 충성심을 과시하며 후계체제 굳히기에 한발 더 다가선 모습이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한국에서는 북한의 독재체제를 비판하며 망명했던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가 타계했다. 황 전 비서는 김일성 생존 시 북한에서 ‘인간 중심의 주체철학’을 창시하고 김정일에게 주체사상을 가르쳤다. 그러나 북한의 독재 세습에 항거해 가족의 희생을 감수하고 망명을 결행했다. 그의 주체철학이 민주주의와 부합되지 않지만 북한체제의 반(反)역사적이고 반(反)인간적인 실체를 폭로한 용기는 오래 기려져야 한다. 김정은의 후계자 부상과 황장엽 타계는 한반도 안보 상황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준다. 특히 북한 내부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다. 김정일의 병세가 깊어 유고가 임박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험이 일천한 20대 후반의 김정은이 90만의 군대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통치권을 장악하게 되면 한반도는 새로운 위기 상황을 맞게 된다. 김정은의 권력승계가 실패할 경우, 격렬한 권력투쟁과 급변사태로 한반도 전체가 불안한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도 높다. 어떤 시나리오든 한반도가 격랑의 시기에 직면하게 된다. 게다가 중국은 권력세습을 비난하는 국제사회 여론에 역행해 국가주석 후진타오(胡錦濤)와 부주석 시진핑(習近平) 등이 북한을 지지하고 나섰다. 북한을 ‘완충지대’로 간주해 준(準) 위성국가화하려는 중국의 한반도정책 때문이다. 이런 정책은 한국의 국익과 통일정책에 맞지 않다. 국제사회의 평화추구 정신에도 어긋나며 장기적으로 중국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편 한·미 양국은 지난 8일 제42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북한 급변사태에 대해 공동인식하고 핵 억제력을 재확인했다. 또 한 단계 발전된 핵 ‘확장억제정책위원회’ 신설에 합의했다. 아울러 2015년 12월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한 새로운 작전계획도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과 한미연합사 해체를 전제로 마련되는 대비책들은 한반도 안보를 보장하기엔 부족하다. 현 한미연합사 체제야말로 양국군의 단일 지휘체제하에서 한반도 전쟁억제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SCM에서 미국이 주한미군 2만 8500명 동결의 명문화를 거부한 대신 이들을 해외로 차출할 수 있게 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재거론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미 양국이 ‘천안함’사건 이후 중국의 동북아 팽창전략에 대처함에 있어 이견을 보여왔기에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미국과 중국 등 열강이 각축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중도(中道) 외교’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며 중국의 한반도 팽창전략에 공동대처하는 것이 옳은 전략이라고 본다. 격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정부와 정치권, 국민 모두가 일체가 돼 안보태세 확립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반미 종북좌파의 확산을 막고 대외적으로 북한 후계체제의 무모한 도발 가능성에 대처하며, 동북아 열강 간 세력 재분포에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갈라파고스 섬의 선군주의/구본영 수석논설위원

    갈라파고스제도는 남미대륙에서 1000㎞ 떨어진 적도 근방 태평양의 섬들을 가리킨다. 에콰도르령(領)으로 생물학자 찰스 다윈 때문에 유명해졌다. 외부와 철저히 격리돼 독자적 진화를 해온 이곳 생물들이 진화론의 모태가 되면서다. 우리의 반쪽 북한도 외부 세계와 담을 쌓으며 60여년 폐쇄사회를 지켜 왔다. 그래서 북한 사회는 ‘현대판 갈라파고스 섬’에 비견된다. 사회를 생물유기체에, 개인을 그 기관(器官)에 견주는 사회유기체론을 원용했을 때다. 물론 북한이란 생태계를 지켜내기 위해 독특한 기제(機制)가 필요했을 법하다. 남태평양의 19개 화산섬 생물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진화해 왔듯이 말이다. ‘주체사상’이나 ‘(수령의) 유일 영도체계’ 따위가 그런 메커니즘들이다. 시장경제 체제는 차치하고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유례없는 괴이한 기제들이다. 그저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남인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을 공식화했다. 20대 후반의 ‘어린 왕자’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게 신호탄이다. 근·현대사에서 전무후무할 3대째 권력세습으로 ‘독자적 진화’를 하겠다고 선포한 꼴이다. 그러나 그 결말을 ‘해피 엔딩’으로 볼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바다이구아나와 코끼리거북, 날개가 퇴화한 코바네우…. 이들 갈라파고스의 독특한 생물들 모두가 외부와의 단절의 대가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지 않는가. 북한 스스로도 3대 세습의 전도가 장밋빛일 수만은 없음을 인식하는 듯하다.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와 고모부 장성택을 후견인으로 배치한 데서도 짐작되는 일이다. 그것도 모자라 김 위원장은 그제 당 대표자회에서 자신이 위원장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자리에 아들을 앉혔다. 생전에 아들이 군권을 틀어쥐도록 돕겠다는 심산일 게다. 이른바 ‘선군(先軍)주의’로 2012년 ‘강성대국’을 만들겠다는 그간의 공언대로다. 그러나 선군주의가 북한을 지켜줄지에 대해선 회의적 전망이 우세하다. 무력으로 권력을 장악할 순 있어도, 총칼로 영원히 권좌를 지킬 수 없음은 동서고금의 철칙이 아닌가. 3대 세습 왕조도 여명기처럼 보이지만, 기실은 석양 무렵일지도 모른다. 개혁·개방으로 주민의 인권과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함을전제했을 때다. 김 위원장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트레이드마크였던 키높이 구두를 벗고 프랑스제 스니커스를 신기 시작했단다. 그 연장선상에서 김 부자가 주민들을 외부 세계와 차단하는 시스템을 포기하기만을 빌 뿐이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 [이슈 Q&A] 베일 속 후계자… 北 권력승계 전망은

    [이슈 Q&A] 베일 속 후계자… 北 권력승계 전망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아들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됐지만 그를 둘러싼 많은 부분들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다. 북한의 차기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생년월일은 물론이고 얼굴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가진 미국조차 김정은에 대해 아는 것이 놀랄 만큼 적다고 고백하고 있다. 김정은을 둘러싼 크고작은 궁금증들을 문답형식으로 알아본다. Q 김정은의 얼굴은 언제 공개되나. A 빠르면 올 10월, 늦으면 201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당 중앙기관 성원 및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 참가자와 기념촬영을 했으며, 김정은도 참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전했다. 그러나 사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기념촬영까지 한 점으로 미뤄볼 때 곧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 김정일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속히 북한 주민에 얼굴을 알려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하는 게 유리하다. 따라서 10월10일 당 창건 65주년에 맞춰 김정은이 당의 주요 직위를 맡으면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정일도 1980년 6차 당대회를 통해 후계자로 외부에 공식화된 뒤 공개행보를 시작했다. 반면 김정은이 우선 군부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28일 “북한이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한 2012년까지 김정은이 외부에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2012년에 맞춰 혜성과 같이 모습을 드러내는, 일종의 신비주의 전략을 말한다. Q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면 어떤 식일까. A 김정일 수행. 김정일이 아직은 엄연히 최고지도자인 만큼 전면에 나서거나 연설을 하기보다는 김정일을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얼굴을 드러내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도 아직까지 당·정·군의 공식행사에서 한번도 정식 연설을 한 적이 없다. 김정일이 공식행사에서 연설한 것은 1992년 4월 25일 조선인민군 창건 60주년 행사장에서 “영웅적 조선인민군 장병들에게 영광 있으라!”라고 간략하게 외친 것이 전부다. Q 김정은은 군부에서 인정을 받을까. A 쉽지는 않지만 가능. 아주 쉽지는 않겠지만 김정일의 구상대로 된다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한 마오쩌둥(毛澤東)의 어록을 가장 잘 실천하는 정권이다. 선군(先軍)정치란 말은 그래서 나왔다. 이번에 김정일은 김정은에게 첫 공식직함으로 ‘인민군 대장’이라는 군사칭호를 주고 유명무실했던 당 중앙군사위에 부위원장직을 신설해 김정은을 앉혔다. 또 리영호를 대장(별 4개)에서 차수(큰별 1개)로 초고속 승진시킨 뒤 김정은과 함께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함으로써 군부를 승계 과정의 제1 동반자로 중시한다는 점을 과시했다. Q 김정은과 후견역할을 한다는 고모 김경희의 사이는. A 나쁘지 않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김정일의 여동생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64)는 불같은 성격으로 알려진다. 아버지(김일성)와 오빠의 반대을 무릅쓰고 장성택과 결혼을 강행했을 정도다. 하지만 김경희는 김정일의 복잡한 여인 관계와 이복형제로 얽히고 설킨 김씨 왕가를 정리하는 데 수완을 발휘하면서 김정일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정일의 외도를 아버지 김일성이 모르게 처리하고, 김정일이 셋째 부인 고영희에 빠져있을 때 두 번째 부인인 성혜림을 모스크바로 추방한 것도 김경희의 작품으로 전해진다. 김정은이 이복형들을 물리치고, 권력을 이어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역할 때문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김정일이 조기에 사망할 경우 권력을 굳히지 못한 김정은과 남편 장성택 사이에 권력투쟁이 벌어질 개연성도 있다. 김정일이 이번에 매제인 장성택 뿐 아니라 김경희를 인민군 대장에 굳이 함께 임명하는 등 부부를 줄곧 동반 중용하는 것은 장성택을 완전히 신임하지 못하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있다. Q 김정은 승계작업은 얼마나 빨리 이뤄질까. A 김정일의 건강이 변수. 김정일의 건강 상태를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후계 절차는 크게 5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 당의 영도 절차(당대표자회 개최에서 확정), 2단계 후계자 중심의 당 체제 정비(인사재편 등), 3단계 대대적 우상화 사업 전개, 4단계 당 이데올로기인 주체사상이나 선군사상에 대한 해설권 장악, 5단계 대남사업에 대한 지도권 행사 등의 순이다. 이 중 김정은은 대략 3단계까지는 물밑으로 진척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4,5단계 작업을 본격화하는 등 박차를 가해 늦어도 2012년까지 속성 승계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Q 북한이 집단지도체제로 갈 가능성은 없나. A 김정일의 조기 공백 올 경우 가능. 김정일이 예상보다 일찍 사망한다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 주체사상에 기반한 수령 유일 지배체제를 김정일이 선호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김정일의 조기 사망으로 권력공백이 생길 경우 그의 의도와 무관하게 집단지도체제 형식이 되면서 혼란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Q 김정은은 결혼했나. A 확인 불가. 확인된 것은 없지만 가능성은 있다. 김정은은 올해 나이 약 27세다. 저돌적 성격에 혈기왕성하다는 그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여자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도 24세 때에 첫 결혼을 했었다. 김정은이 결혼을 했더라도 부부동반을 하지 않는 북한의 특성상 쉽게 알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3대세습 강행 北상황 안이한 대비 안된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기어코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을 공식화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그제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수여했다며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어제 당대표자회에서도 유일 영도체계의 상속자를 가시화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3대째 독재권력 세습은 근·현대 세계사에서 유례 없는 소극(笑劇)이다. 이로 인한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에 철저히 대비할 때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째 권력승계는 민주화·개방화가 대세인 세계문명사의 흐름을 역류하는 퇴행이다. 봉건사회에서나 가능할 법한 ‘왕조 세습’은 세계 여론에도 희화적으로 투영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남북의 민족 구성원들에겐 웃어 넘길 블랙코미디일 순 없다. 북한주민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하는 비극의 전주곡일 수도 있는 탓이다. 그 조짐은 북한이 여전히 ‘선군(先軍)주의’의 깃발을 내걸고 있는 사실에서 읽혀진다. 북한은 이번에 김정일의 친여동생인 김경희와 그의 남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측근인 최룡해에게도 대장 칭호를 부여했다. 선군주의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모토처럼 체제수호를 위해 군을 맨 앞자리에 두려는 발상이다. 혈족인 김경희·장성택 부부의 후견과 함께 선군주의의 깃발로 후계체제의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계산이라면 북한주민의 인권이나 기초생활 개선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당장 개혁·개방이나 비핵화를 택할 개연성은 희박한 셈이다. 이는 단기적으론 후계체제의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중장기적으로 북한체제의 불안정성은 더욱 심화될 것임을 뜻한다. 속전속결식 후계구도 확립 그 자체가 김정일의 건강이상설을 뒷받침하는 징표이기도 하다. 그러지 않아도 누적된 경제난에다 배급체제의 붕괴와 화폐개혁의 실패로 북한주민들의 동요가 심상치 않다고 한다. 당·정·군 경력이 일천한, 20대 후반의 상속자 김정은이 끌고 가기엔 버거운 유산이다. 있을지 모를 북한발 소용돌이에 우리가 안이하게 대비해선 안 될 이유다. 차제에 한반도 정세의 급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북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일각의 주장처럼 요란하게 레짐 체인지(북 지도부 교체)에 나서란 말이 아니다. 있음직한 모든 시나리오별 대응 태세를 조용히 완비하란 얘기다. 특히 북측이 후계체제를 다지기 위해 제2의 천안함 사태와 같은 의도적 긴장 조성에 나설 소지를 막아야 한다. 그러려면 인도적 지원이나 북의 개혁·개방을 촉진하는 협력에는 적극 나서되 군사적 도발에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 천안함 안보리성명 지지… 이번에도 ‘북한’ 명시 못해

    천안함 안보리성명 지지… 이번에도 ‘북한’ 명시 못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17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 의장성명이 진통 끝에 폐막 다음날인 24일 채택됐다. 의장국 베트남이 각국의 의견을 수렴해 발표한 의장성명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을 지지한다면서 침몰 원인으로 ‘공격’(attack)이란 단어를 적시했으나 공격 주체를 ‘북한’이라고 명시하지 못했다. 또 ‘공격을 규탄한다’(condemn)는 안보리 의장성명의 표현도 담지 못했다. ARF 의장성명은 8항에서 “2010년 3월26일 공격으로 초래된 대한민국 함정 천안함의 침몰에 깊은 우려(deep concern)를 표명”하고 “인명손실에 애도를 표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장관들은 당사국들이 분쟁을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할 것으로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9항에서는 “장관들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고 당사국들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권고하였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ARF는 북한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어 안보리보다 강한 의장성명을 채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그래도 ‘공격’이란 단어가 들어갔고 안보리 성명에 대한 지지가 담겼기 때문에 북한의 책임을 규탄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담겼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한편 전날 ARF 회의에서 북한 대표단은 다른 회원국들로부터 ‘고립’의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자유토론 순서에서 거의 모든 나라가 천안함 사건에 유감을 표명하자 태국 장관이 박의춘 북한 외무상을 안쓰럽게 생각했는지 “모든 나라가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 싫은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였는지 몰라도 영어를 잘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 외무상은 다른 나라 발언 때는 아예 통역 헤드셋을 벗고 있었다고 한다. 점심시간에 늦은 박 외무상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앉아 있는 테이블 쪽으로 걸어오다 두 장관을 발견하고 황급히 발걸음을 돌리는 장면도 포착됐다. 박 외무상은 다른 나라 장관들과 떨어진 테이블에서 보좌진 두 명과 ‘외롭게’ 식사를 했다고 한다. 자유토론 시간에 북측이 예상과 다른 화법을 구사, 우리 측을 의아하게 만들기도 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천안함 사건에 대한 결백을 강변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박 외무상은 “위대한 영도자이신 김정일 동지께서…”라는 칭송으로 입을 연 뒤 ‘경제’ 문제를 장황하게 언급했다는 것이다. 박 외무상은 “우리는 2012년 강성대국을 목표로 철강산업 등에서 성과를 내고 지난해 사상 최대의 경제발전을 이룩했다.”면서 “한·미가 우리 경제를 망치려고 천안함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선군(先軍)보다는 경제에 관심이 많다는 인상을 주고 싶은 것 같았다.”고 했다. 하노이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의 ‘선군헌법’ 대비책 마련해야/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북한의 ‘선군헌법’ 대비책 마련해야/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근 공개된 북한의 새 헌법은 ‘선군헌법’(先軍憲法)으로 불러야 하겠다. 개정헌법에서는 공산주의를 삭제하고 ‘선군사상’을 주체사상과 함께 핵심적 이념으로 채택했다. 선군사상은 군부를 체제 유지의 근간으로 삼고 모든 자원을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함하여 군사력 증강에 집중하겠다는 노선이다. 또한 ‘선군헌법’은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3대 세습을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봐야 할 것이다. 북한의 새 헌법 채택 이후 전개될 상황에 우리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새 헌법 채택 이후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더욱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기 위해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고 스스로 밝혔다. 파키스탄의 경우 2000개의 원심분리기로 연간 60㎏의 핵무기용 농축우라늄을 생산했다. 현재 북한은 파키스탄으로부터 원심분리기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지만 북한이 200개의 원심분리기를 지난 5년간 지하에서 가동했다면 핵무기 하나를 충분히 만들 수 있는 30㎏가량의 농축우라늄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북한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과연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 것만이 능사인지 국민의 안보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미국 핵우산이라는 ‘약속어음’에만 의존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도 철저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방예산을 둘러싸고 벌어진 국방부 내부의 논란은 국민을 실망시켰다.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제창한 ‘고효율 다기능’ 군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국방비의 적정 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삼고 초당적으로 합의해 나가야 한다. 우리의 국방비는 최근 GDP의 2.7%라는 매우 낮은 수준에 계속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분단상태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 수준의 국방비를 쓰고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미국은 GDP의 4%를 국방비로 편성하고 있다. ‘평화헌법’을 갖고 있는 일본은 GDP 1%를 국방비로 쓰지만 그 총액은 우리 국방비의 두 배에 달한다. 우리의 국방비는 GDP의 3.5%선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 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지적한 대로 ‘비효율과 낭비의 낡은 관행’을 과감히 도려내고 철저한 국방개혁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선군헌법’은 최근 더욱 악화되고 있는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피해 나가기 위해 ‘인권조항’을 신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선군노선을 고집할 경우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과 식량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탈북자의 숫자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북한인권재단’의 설립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북핵 문제를 일괄타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그랜드바겐’ 구상에 북한 인권 문제를 제외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선군헌법’ 채택 이후 북핵 문제는 장기화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북핵, 경제협력, 인권 문제를 삼위일체로 묶는 ‘한반도형 헬싱키 프로세스’를 국제공조 하에 추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정권 하에서 채택된 ‘유신헌법’이 민주주의와 인권에 얼마나 부정적이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전체주의 국가 북한에서 채택된 ‘선군헌법’은 ‘유신헌법’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남북관계와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북한 내부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북한의 새 헌법 채택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때이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열린세상] 광장민주주의에서 대의민주주의로/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열린세상] 광장민주주의에서 대의민주주의로/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싱가포르는 네덜란드, 영국, 일본, 말레이시아의 지배 속에 영욕이 교차된 적도의 섬이다. 1965년 말레이시아연방으로부터 추방당한 독립은 고난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리콴유 총리는 싱가포르를 오늘날 세계적인 허브 도시국가로 우뚝 서게 했다. 32년에 이르는 리콴유의 장기집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사회적 안정을 구축한 것이다. 14년간 고촉통 총리의 과도기적 집권과정을 거쳐서, 2004년부터는 리셴룽 총리 시대가 계속된다. 부자세습이라는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중간과정을 거친 셈이다. 리콴유는 지금도 실질적인 국부(國父)로서 총리의 최고 멘토다. 한반도 북쪽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는 김일성, 김정일의 부자세습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김정운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이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유례가 없다. 그 세습이 몽매한 인민들의 굶주린 배라도 채워 줬더라면 그래도 최소한의 양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인민들은 ‘이밥에 고깃국’은 고사하고 초근목피로 연명 중이다. 여기에 미사일과 핵무기로 중무장한 선군(先軍) 정치의 한계가 드러난다. 정치가들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덕목이 무엇인지를 두 사례에서 잘 보여준다. 세습통치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을 편하게 모시려는 지도자의 의지는 경제대국의 길로 인도한다. 법과 질서를 중시하는 안정된 사회를 구축한다. 국민들도 지도자를 신뢰한다. 하지만 백성들을 헐벗고 굶주리게 하는 한 그는 더 이상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다. 억지로 이끌어 내는 위장된 환호성은 도탄에 빠진 인민들을 기만하는 술책에 불과하다. 인간은 물질적 풍요로만 만족할 수 없는 영혼을 가진 사회적 존재다. 풍요로운 경제적 삶의 이면에 드리운 장기집권과 부자세습의 염증은 싱가포르가 해결해야 할 이 시대의 과제다. 리콴유 치적의 최대 수혜자임에도 불구하고 신세대는 새로운 정치적 사회적 요구를 분출시킨다. 정치적 참여의 보장과 행정의 투명성 확보도 관건이다. 행정의 투명성과 거버넌스 도구로서의 정보공개법에 관한 한 싱가포르는 동남아에서조차도 최하위 수준임이다. 격동의 60년을 거치면서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세계적인 모범국가로 일어섰다. 국민의 정치 참여와 행정의 투명성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세계에서 열두 번째로, 아시아에서 최초로 정보공개법을 제정하여 국정의 투명성을 제고했다. 통제된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한계를 극복한 셈이다. 하지만 외견적 민주화는 새로운 도전을 기다린다. 싱가포르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북쪽에서조차도 강요된 안정성을 구가하고 있는 법과 질서는 혼돈상태다. 민주화과정에서 뿌려진 법과 질서에 대한 잿빛 추억을 벗어나지 못한다. 절차적 정의를 외면하고 실체적 정의만 추구하는 한 카오스적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다. 광장민주주의는 아직도 그 긴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세기적 경제위기에 내몰린 경제적 약자와 소외계층의 목소리는 광장에 함몰된 채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허공을 맴돈다. 광장의 목소리가 잦아져야만 대의민주주의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국회의 존재이유는 광장을 통해 표출되는 직접민주주의의 요구를 수렴하여 민의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있다. 그런데 서울 시청 앞에서 울려 퍼지는 광장의 소리와 민의의 대변자여야 할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이에는 벌어진 틈을 좁히기는커녕 멀어져 가기만 한다. 여의도 정치는 청산의 대상이 아니라 추적해야 할 이정표여야 한다. 경제성장의 그늘에 감춰진 어두운 그림자를 여의도 불빛이 밝게 비춰줘야 한다. 답답한 민초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가슴을 열고 긴 호흡을 하는 정치의 복원이 필요하다. 이 난국을 돌파해 줄 선지자(先知者)는 진정 없단 말인가. 가수 한영애의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라는 노래가사라도 한번 외쳐보고 싶은 심정이다. 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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