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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준법투쟁/이목희 논설위원

    준법투쟁은 법 테두리에서 사용자에게 손해를 주는 쟁의기법이다. 잔업·특근을 거부하거나 집단연가로 생산차질을 빚게 한다. 철도, 지하철 근로자는 운행속도를 늦춰 승객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사실상 태업으로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 수밖에 없다. 일을 열심히 하는 준법투쟁도 있다. 일본에서는 생산을 극대화함으로써 사용자가 재고처리와 부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하는 준법투쟁이 벌어진 적이 있다. 정치권의 준법투쟁으로는 필리버스터가 있다. 저지해야 할 안건이 국회에 상정되면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지연작전이 펼쳐진다. 발언권을 계속 얻어 시간을 끌고, 단상으로 가는 발걸음 하나에 몇시간을 소비하기도 한다. 근로자의 준법투쟁이나 국회의원의 필리버스터가 가끔은 예쁘게 비치기도 한다. 사회적 약자, 소수파로서 옳은 뜻을 호소할 길 없을 때 유용한 수단이다. 폭력과 자해 등 과격투쟁보다 낫다. 노무현 대통령이 일종의 준법투쟁을 선언했다. 정치 언행을 놓고 선관위가 잇따라 위법판정을 내리자 발언 전에 일일이 물어보겠다고 밝혔다. 불쾌함의 역설적 표현일 것이다. 노 대통령이 변호사이고 청와대에 법률자문팀이 있는데 상식선에서 판단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 대통령이 선관위를 괴롭혀 득을 볼 만큼 약한 자리인가 돌아봐야 한다.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씨는 대통령을 ‘나라의 왕’으로 지칭했다. 안씨 논리에 동감하진 않지만 선출직 대통령은 사용자, 임명직 선관위원은 근로자로 보는 듯싶다. 근로자를 향한 사용자의 준법투쟁은 앞뒤가 안 맞는다. 청와대가 헌법소원을 제기하려는 것 역시 거꾸로 된 준법투쟁의 하나다. 최고지도자가 명분 약한 투쟁에 나서는 행위 자체가 국민에게는 걱정이다. 준법투쟁의 성격이 아니라면 선거법위반 여부를 선관위에 물어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전화·인터넷 문의는 하루 수백건씩 온다고 한다. 민감한 사안은 서면질의를 하면 내부 논의를 거쳐 답변해 준다. 대선주자 캠프, 정부기관, 지자체, 언론기관이 애용하고 있다. 대통령의 정치발언이 다소 늦춰진다고 해서 국정이 흔들리지 않는다. 선관위에 충분한 자문을 구한 후 해도 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대통령 헌소자격 있나” 쟁점

    청와대 문재인 비서실장이 20일 선거법 9조의 위헌성을 밝히는 헌법소원을 조만간 내겠다고 밝혀, 논란의 최종 판정권이 헌법재판소에 맡겨지게 됐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이 헌법소원을 낼 자격이 있는지 ▲선관위의 경고조치를 공권력의 행사로 볼 수 있는지 ▲선관위의 경고조치가 노무현 대통령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 등을 쟁점으로 꼽고 있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황도수 변호사는 “현직 대통령이 낸 헌법소원을 헌재가 맡게 되면서 정치적 리스크를 안게 됐다.”면서 “본안에 이르기 전에 다퉈야 할 쟁점들이 만만찮아 심리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또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선관위의 경고조치는 권위적인 것으로 헌법소원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로 볼 수 있다.”면서 “다만 권리 주체가 아닌 의무주체인 대통령이 낼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거법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모든 공무원의 입을 막고 있는데 청와대가 이왕 문제제기를 하려면 공무원 전체를 감안한 연구와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되는데 이런 부분이 미흡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재는 사건이 접수되면 접수순서에 따라 주심 재판관을 결정하고, 재판장인 이강국 소장과 협의해 진행 절차를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의 경우 접수후 30일내에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가 사전심사를 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 사건처럼 중요사건은 전원 재판부로 바로 회부될 수도 있다. 헌재는 사건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공개변론을 열 수도 있다.헌법재판소법에는 심리기간을 180일로 제한하고 있지만 꼭 지키도록 강제한 규정은 아니어서 선고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어떤 결론이 나든 정치적 위험을 감수해야 할 헌재가 민감한 시기에 결정을 내릴지는 의문이라는 의견들이 법조계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조순형 “선거법 헌소 내도 각하될것”

    조순형 “선거법 헌소 내도 각하될것”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20일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 위반 결정에 청와대가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대통령은 헌법소원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게 헌법학계의 통설”이라면서 “헌소를 내더라도 십중팔구는 심의대상 자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2004년 노 대통령에 대해 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탄핵을 주도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헌법소원이란 국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됐을 때 제기하는 것”이라며 “공권력 주체이자 정점인 대통령은 헌소를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 개인의 자격으로 헌소를 제기할 것’이란 청와대 입장에 대해 “선관위가 개인이 아닌 대통령에 대해 선거법 위반 결정을 내렸는데, 개인 자격으로 헌소를 제기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끝내 헌소를 내겠다면 낼 수는 있겠지만, 그러면 헌재는 기각도 아니고 각하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각하되면 대통령으로서 체면과 권위가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는 만큼, 헌소 제기를 재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조 의원은 선관위는 노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하고 국회는 노 대통령에 대해 준법 촉구 결의안을 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탄핵 추진에 대해서는 “임기말이라 탄핵소추는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현직 대통령 첫 헌법소원

    현직 대통령 첫 헌법소원

    노무현(얼굴) 대통령은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결정과 관련,“정치인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이르면 21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했다. 현직 대통령이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됐다. 노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두차례나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상이 되는 셈이다.2004년 탄핵심판 때는 피청구인으로, 이번에는 청구인으로 신분은 달라진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20일 “헌정질서를 어지럽히는 행동으로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또 다른 정쟁과 논란이 우려된다.”며 신중한 처신을 당부했다. 중도개혁 통합신당 양형일 대변인은 “선관위의 권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주 중 준비되는 대로 헌법재판소에 접수할 것”이라면서 “권한쟁의는 마치 대통령과 선관위 사이의 권한다툼처럼 비춰질 가능성이 있어 헌법소원이 무난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누구나 갖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대통령이 (선관위 결정으로)침해 당하고 있는데, 대통령이기 때문에 국민의 기본적인 자유가 제한되어야 하는 것이냐.”면서 “공권력의 작용으로 대통령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고, 행정소송이나 다른 법적 구제 방법이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통령 발언의 선관위 사전 문의 방침과 관련해서는 “도대체 위반의 기준을 알 수 없으니 선관위가 분명히 제시해 주면 우리가 판단하거나 준거로 삼기에 훨씬 수월해지고 쓸데없는 논란도 피할 수 있다.”면서 “필요하면 질의해 가면서 발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 결정에 대해서는 “선관위법에는 중지나 시정 명령, 고발 등 처벌 조항이 있지만, 이번처럼 ‘준수 요청’은 선관위법에 없는 조치”라고 말해 우회적인 불만을 피력했다. 아울러 “선거관리의 중립성과 엄정성은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구분된다.”고 덧붙였다. 박찬구 이종락기자 ckpark@seoul.co.kr
  • 단체장 판공비 규정 바꾼다

    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규정이 시행령으로 엄격히 규정된다. 그동안 법령에 명확한 규정이 없어 예산낭비가 많은 데다 공직선거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업무추진비 규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행정자치부는 20일 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 집행기준을 행정자치부령에 정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방재정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행자부는 이에 따라 향후 선관위와 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한 뒤 구체적인 시행령을 제정해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한 기준이 법령에 없고 ‘지방자치단체세출예산집행기준’에 규정하고 있다. 현행 규정에는 업무추진비를 공적인 업무에만 사용해야 하며, 사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고만 명시돼 있다. 또 현행 규정에는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것도 공직선거법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는 등 규정이 애매모호한 것이 많아 단체장이 업무추진비를 잘못 집행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사법처리되는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 기간 중에 단체장이 업무추진비를 잘못 집행해 기소된 경우가 모두 12건이나 된다. 행자부는 “공직선거법과 업무추진비 사용 규정이 서로 다르다 보니 이같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번 제도개선은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건의를 토대로 마련됐다.”고 말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사설] 공약 검증 정부가 나설 일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제 국무회의에서 대선후보들의 주요 공약에 대해 정부 연구기관들이 타당성을 조사해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후보 위에 국민이 있다.”며 그 당위성을 역설했다. 특히 청와대는 노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한 선관위의 선거법상 중립의무 위반 결정과 관련, 헌법소원 제기 방침을 어제 거듭 확인했다. 우리는 정부 기관이 대선 공약 검증에 나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본다. 국민이 판단할 자료를 내겠다고 하니 말은 그럴듯해 보일지 모르겠다. 실제로 각 후보들이 발표하는 대선공약에는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럽거나, 포퓰리즘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정책이 뒤섞여 있다. 그제 한나라당의 통일·외교·안보 분야 정책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이 갖가지 대북 정책을 선보였지만, 실효성 있는 구체적 대안은 적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기관의 공약 평가 관여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이 경우 중립적으로 선거를 관리해야 할 정부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것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지휘·감독하에 있는 정부 및 관련 기관을 선거에 동원하는 것이 되므로 대통령의 선거개입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공약에 대한 정부 기관 보고서가 문서 변조 의혹과 함께 정국의 핵심 이슈로 번진 데서 실증됐다. 이미 대운하 공약 그 자체의 적실성에 대한 건설적 토론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이 후보와 청와대, 박근혜 후보간 삼각 정치공방밖에 없지 않은가. 정부 기관들이 참여정부의 기조에 반하는 공약을 공정하게 평가하리라고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공약 타당성 검증은 기본적으로 경선국면에선 당내 후보 진영간에, 본선에선 각당 후보간 논쟁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여기에 끼어드는 것은 불필요한 시비만 자초할 뿐이다.
  • 선관위 “선거관리 어떻게 하라고…”

    선관위 “선거관리 어떻게 하라고…”

    청와대가 19일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 위반사실을 인정한 중앙선관위 결정에 “선관위의 권한을 확대 강화하고 권위를 드높인 결정”이라고 비꼬자 선관위는 당혹스러우면서도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청와대가 선관위 결정의 ‘진정성’을 몰라준다는 서운함도 곳곳에서 드러냈다. ●선관위 ‘정치적 결백’ 강조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대변인 발언의 정확한 전후맥락을 파악한 뒤 입장을 정리하겠다.”면서도 “(언론 보도대로) 이번 선관위 조치가 불공정하다고 느꼈다면 우리로선 할 말이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대통령이 선관위의 권위를 세워주지 않으면 앞으로 선거관리를 어떻게 하란 말이냐.”는 하소연도 곁들였다. 한나라당이 고발하지 않은 한겨레신문 인터뷰까지 판단 대상으로 삼았다는 청와대의 비판에 대해서는 “선관위의 업무를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고발이 있든 없든 특정 행위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선관위의 고유 권한이라는 것이다. 지난 7일 노 대통령의 참평포럼 연설에 대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던 당시 한나라당의 고발이 있기 전 이미 위원회를 소집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정치적 결백’을 강조하기도 했다.“오래전부터 ‘정권교체’와 ‘대선승리’를 외쳐온 한나라당은 왜 문제삼지 않느냐.”는 천호선 대변인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사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특정 발언이나 행위가 선거운동으로 규정되려면 목적성을 갖고 반복해서 이뤄져야 하는데 이 요건을 충족시키는 행위가 한나라당에선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냉소적 불만 표시 이 같은 불만에도 불구하고 선관위는 청와대를 향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삼가는 눈치다. 자칫 헌법기관 사이의 충돌로 비쳐질까 우려해서다. 한 관계자는 “선관위가 정치적 논란의 당사자가 되는 것은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청와대의 천호선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선관위 결정을 존중하려고 한다.”면서 “그러나 대통령의 정치적 권리를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선관위 결정에 충돌하지 않도록 발언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앞으로는 대통령이 발언하기에 앞서 선관위에 의견을 물어보겠다.”며 냉소 섞인 레토릭을 내놨다. ●안희정 “대통령 입 막는 게 어느 나라 헌법이냐”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참여정부 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도 이날 부산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부산 참평포럼 초청강연에서 “대통령의 발언과 입 자체를 막는 것은 어느 나라 헌법의 발상이냐.”며 선관위를 비난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靑대응 지켜보며 고발시기 저울질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문제와 관련, 내부적으로 검찰 고발 방침을 정했다. 다만 청와대의 대응을 지켜본 뒤 시기를 전략적으로 택하겠다며 시기를 저울질하는 중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19일 “고발방침은 분명하다.”고 밝혔다.“청와대 입장 정리 등을 감안,29일 최고위원회에서 검찰고발 시기 등을 전략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고위원회 결정을 봐야 하지만 여차하면 노 대통령을 직접 검찰에 고발할 수 있다는 으름장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은 중앙선관위의 ‘정치성 결정’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김 대표는 이와 관련,“선관위가 당연히 고발해야 할 사안인데도 하지 않고 있어 한나라당이라도 검찰 고발을 해야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행위를 만천하에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보통사람이 음주운전 같은 죄를 3번씩이나 지었다면 이미 교도소에 가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그런데도 청와대는 선관위의 결정에 깨끗한 승복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헌법을 무시하는 광란의 질주를 하지 말고, 개과천선하길 바란다.”며 청와대에 직격탄을 날렸다. 범여권은 친노·비노 세력간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다른 논란이 일 수 있다. 대통령이 정쟁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자중과 신중을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민생정치모임 대변인인 정성호 의원은 “대선개입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노웅래 의원은 “공정선거 관리와 관련해 더 이상 분란의 소지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 양형일 대변인은 “부적절하고 성숙하지 않은 비아냥성 반응”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친노의 백원우 의원은 “청와대의 갑갑함에서 나온 얘기”라고 말했고, 김형주 의원은 “대통령은 위축되지 않고 정치적 활동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임채정 국회의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이 국민을 당황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법이 경직돼 있다. 그런 부분은 고쳐야 한다.”며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盧의 강수, 친노·비노 경계선 굵어져”

    선관위의 결정에 거듭 반발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강경 행보는 범여권 대통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친노(親盧)와 비노(非盧)를 모두 아우르는 단기적 대통합 작업에는 치명적이라는 데 이론이 별로 없다. 반면 후보단일화란 방식도 넓은 의미의 대통합으로 본다면, 차라리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게 범여권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논리는 이렇다. 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목소리를 키우면, 국민적 인기와 무관하게 ‘친노’라는 정치세력은 일정한 아우라를 차지하게 된다. 이는 친노 탈색과 함께 범여권을 크게 묶으려는 비노세력의 대통합 구상을 좌절시킬 것이다. 친노로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보고 열린우리당을 뛰쳐나온 비노로서는 부득이 친노가 배제된 ‘미완성 대통합’으로 몰리게 되는 것이다. 결국 노 대통령의 강경 행보는 대통합이다 뭐다 해서 어수선해진 친노와 비노의 경계선을 확연히 드러내는 효과를 초래하는 셈이다. 다음 수순은 친노와 비노가 각개약진하면서 경쟁하는 그림이 될 것이고, 잘하면 대선 직전 여론조사 등을 통한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킬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노 대통령이 선호하는 그림이고, 비노 쪽은 하책이라고 경계하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강수를 굽히지 않는 이상 판은 어쩔 수 없이 그의 구상대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소식통은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면 비노의 희망과 무관하게 현실적으로 친노를 포함하는 대통합은 어려운 것 아니냐.”고 했다. 이런 수순이 범여권의 다른 유력한 변수인 김대중(DJ) 전 대통령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DJ 입장에선 친노와 비노를 모두 묶어 2003년 민주당 분당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그림이 최선이다.하지만 그의 궁극적 목표가 한나라당에 정권을 내주지 않는 것이라고 할 때 노 대통령의 구상은 차선이 될 수도 있다. 명지대 김형준(정치학) 교수는 “노 대통령의 강수는 친노에겐 일정한 활동 공간을 확보해 주고, 비노에겐 대통합신당은 불가하다는 현실 감각을 일깨워 주며, 내년 총선에서 최소한의 정치적 기반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 대통령의 희망과, 한나라당과의 1대1 구도를 희망하는 DJ의 계산을 두루 만족시키며 판을 깨끗이 정리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노그룹은 더이상 대통합신당에 집착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각개약진을 통한 후보단일화 수순으로 가는 게 현실적”이라고 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대운하 보고서’ 누가 왜 변조했나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분석·비판한 정부 보고서의 변조 파문은 대선 정국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정부가 특정 대선주자의 공약을 해부하는 자료를 만드는 게 선거법상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 이를 의도적으로 재가공해 선거판에 영향을 미칠 소재로 삼았다면 더 큰 문제다. 특히 변조·재가공의 주체가 오리무중이라면 정치공작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용섭 건교부 장관은 그제 국회 건교위에서 언론을 통해 유포된 37쪽짜리 대운하 보고서는 정부 태스크포스팀에서 만든 보고서가 아니라고 밝혔다. 정부 보고서는 9쪽이며, 공개된 37쪽 보고서에 일부 인용되긴 했지만 대운하의 노선 길이·사업비 등 내용과 글자체가 상당히 다르다고 했다.37쪽 보고서에는 대통령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VIP’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MB(이명박)측 동향’ 등 정치용어가 섞여 있었다. 정략적 목적으로 보고서를 가공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이 장관 스스로도 “누군가 의도를 갖고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은 노무현 대통령이 파문의 정점에 있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이 대운하의 타당성을 거론한 뒤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돼 보고서를 생산했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의혹의 눈길에서 벗어날 수 없다. 청와대는 변조 의혹이 일자 관련 자료를 국회에 제출토록 건교부에 지시했다. 이와 별개로 자체조사 결과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 역시 진상규명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뒤엉킨 정치공작의 실체를 규명하지 않고서는 대선판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선관위가 정부의 대운하 보고서 작성과정을 조사하고 있으나 변조 의혹까지 풀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전 시장측은 국회 국정조사를 거론하고 있지만, 그에 앞서 검찰이 나서 빠른 시일안에 진상을 파헤침으로써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
  • 靑 선관위에 ‘준법투쟁’…“일일이 물어볼것”

    벼랑 끝에서 특유의 오기가 또 발동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중앙선관위 결정은 존중하겠지만, 말문을 닫지는 못하겠다고 버텼다. 일종의 ‘준법투쟁’이다. 대선판에서 물러나지 않고, 공세적 이슈 제기로 정국을 계속 장악하겠다는 의사 표명이다.“참여정부에 레임덕은 없다.”는 집착일 수도 있다. 다시 선관위에 공을 넘겼다. 앞으로 시비를 일으킬 만한 내용은 발언 전에 미리 선관위에 물어볼테니 판단해달라고 했다. 발언 수위는 조절하겠지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모호한 법 체계 때문에 마지못해 하겠다는 것이다. 불만과 냉소의 레토릭이다. 법적 대응 카드도 “막연히 미루지 않겠다.”며 손에서 놓지 않았다. 유례없이 대통령이 선관위와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정치권에선 역풍이 불고, 각계에선 쓴소리가 쏟아졌다. 밤새 고민한 끝에 청와대는 19일 오전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결정에 공식 반응을 내놨다. 문재인 비서실장이 주재한 정무관계 수석회의 직후였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입을 봉하라는 선관위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대통령의 정치적 권리를 포기할 수 없는 노릇이니 선관위 결정에 충돌하지 않도록 발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선거법상)어디까지는 허용되고, 어디부터 걸리는지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발언하기 전에 일일이 선관위에 질의하고 답변을 받아서 하겠다.”고 말했다.“선관위가 답변을 회피하지 않을 것”,“조만간 헌법소원과 권한쟁의의 범위 내에서 법적 대응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며 압박하기도 했다. 천 대변인은 이어 “민주주의, 법치주의가 갈 길이 아직 멀다. 법도 법이지만 운용도 답답해 후진 정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선관위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또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입을 봉하려고 하는 것을 보면 불공정하고 유치하다.”면서 “한나라당은 ‘정권 교체’와 ‘대선 승리’를 수백건도 넘게 외쳤는데,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냐.”며 선관위에 ‘짐’을 안겼다. 한나라당은 날을 세웠다. 지도부는 선관위의 사전선거운동 판단 유보와 관련, 노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키로 하고 구체적인 시기를 20일 조율키로 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더 이상 헌법을 무시하는 광란의 질주를 하지 말고, 개과천선하길 바란다.”고 논평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실행위원인 이현우(정치외교학) 서강대 교수는 “대통령의 발언은 선관위의 독립기관으로서 의미를 무색케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향후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법을 가장 존중해야 할 대통령의 즉자적이고 신경질적인 반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朴측 “靑의 탄압으로 비쳐질땐 李측 수혜” 촉각

    朴측 “靑의 탄압으로 비쳐질땐 李측 수혜” 촉각

    한나라당 대선 주자인 이명박 후보측은 19일 외곽 후원조직인 ‘희망세상21 산악회’에 대해 검찰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과 관련,‘이명박 죽이기 신호탄’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에 검찰 수사를 의뢰한 중앙선관위는 “정치 공세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터무니없는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측은 최근 범여권의 잇단 검증 공세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전면전을 치르는 상황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대선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후보측 장광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청·당·정이 총동원된 이명박 죽이기 움직임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고건·정운찬을 낙마시켰다고 이명박 낙마를 자신하는지 모르나 이 후보를 동급으로 봤다면 이는 큰 오산”이라며 “(이 후보측은) 국정 파탄 세력의 정권연장 기도를 분쇄할 것임을 거듭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선관위는 그러나 선거법의 기부행위 금지 조항과 사조직 설치 조항, 사전선거운동 금지 조항을 어긴 혐의로 ‘희망세상 21 산악회’ 간부 2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는 특히 지난 5월 이 산악회에서 200여명에게 300만여원어치의 식사를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지만, 이를 밝히기가 여의치 않아 검찰에 공을 넘겼다는 것이다. 이 후보의 외곽 지원조직으로 알려진 희망세상21 산악회 지부 가운데 몇 곳은 이전에도 위법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이 후보와 대선후보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측의 반응은 미묘했다. 겉으로는 이번 압수수색이 야당 후보에 대한 집권세력의 정치 공세라며 이 후보측과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청와대가 이 후보측을 탄압하는 것으로 비쳐질 경우 당내 경선에선 오히려 이 후보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번 압수수색은 정권 말기에 대통령이 솔선해서 위법을 일삼자 아래 기관까지 물들어가는 측면이 하나 있고 또 그 결과로 누가 덕을 보느냐는 측면도 있다.”면서 “노 대통령은 싸우면 표가 쏟아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야당 후보(이 전 시장)로서는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 아니겠느냐. 노 대통령이 백기사”라고 말했다. ●‘희망세상21’ 산악회장 소환조사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오세인 부장검사)는 이날 ‘희망세상21 산악회’ 김문배 회장 등 핵심 간부 2명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김 회장 등을 상대로 이 산악회가 사전선거운동과 기부 행위, 사조직 결성 등 공직 선거법이 금지한 활동을 벌였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전광삼 홍희경기자 hisam@seoul.co.kr
  • [노무현 또 선거법 위반] 선관위 “묵과할 수 없다” 옐로카드

    [노무현 또 선거법 위반] 선관위 “묵과할 수 없다” 옐로카드

    중앙선관위가 18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네번째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물론 향후 대선 정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선관위는 공무원 중립의무 위반 결정을 내리면서도 사전선거운동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함으로써 또다시 애매모호한 자세를 취했다. 그러면서도 사전선거운동에 대해 면죄부를 준 지난 7일의 결정보다 한단계 더 높은 ‘경고’로 노 대통령의 ‘거침없는 발언’에 제동을 걸었다. 한나라당에는 노 대통령의 대선 개입 자제를 촉구하는 정치공세의 힘을 부여하는 의미를 지닌다. 대선후보 검증을 둘러싼 청와대와 한나라당 대결국면이 또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예고한다. 선관위가 노 대통령의 일련의 정치적 발언이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판단을 유보한 의미는 적지 않다. 우선 실무차원에서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잠정 결론내렸던 것을 전체회의에 상정함으로써 나름대로 선관위의 결정에 대한 공신력을 모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체회의 소집에 앞서 실무차원에서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을 빚긴 했으나 선거법 위반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노대통령 거침없는 발언에 제동 이번 결정은 무엇보다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선관위는 지난 7일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선거법상 규제 대상인 사조직위반여부에 대해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현 단계로서는 사조직이 아니다.”라고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 대통령에게 형식은 ‘판단유보’지만 사실상 경고이상의 메시지를 던졌다. 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 위반은 벌칙조항이 없는 공무원 중립의무 규정과 달리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번 유보 결정은 대통령은 최고 통치권자로서 재임중 내·외란의 죄를 제외하고는 형사소추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된 것같다. 선관위 양금석 공보관은 “지난 7일 사전선거운동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번에 회의에 부쳐진 발언들은 위반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묵과할 수는 없다는 위원회의 의지를 강력하게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번 전력이 회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해 노 대통령 발언의 연속성에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는 즉각 반응을 자제하면서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盧 의도적으로 선거법 무시? 선관위 이번 결정문에서 주목되는 점은 노 대통령이 선거법상 중립의무를 위반한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짚은 지난 7일 결정문같은 대목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선관위원들 사이에 노 대통령이 의도를 갖고 선거법 위반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8일과 10일,13일 발언을 “특정 정당 후보자를 폄하하고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하나의 사건으로 봤다. 혹시라도 노 대통령의 추가 선거법 위법 발언이 있다면, 이 같은 과거 사안들과 연장선상에서 종합적으로 정리해 추후 판단하겠다는 뜻을 명백하게 경고한 셈이다. 박현갑 홍희경기자 eagleduo@seoul.co.kr
  • [사설] 노 대통령 선거법 흔들기 더는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중앙선관위로부터 또 다시 경고장을 받았다. 지난 8일 원광대 강연과 10일 6·10항쟁 기념사,14일 한겨레 신문과의 회견 내용이 선거법상 공무원의 중립의무를 어긴 것으로 선관위가 결론지은 것이다.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은 지난 2004년 3월과 이 달 7일에 이어 세 번째다. 야구로 치면 삼진아웃이다.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실정법을 세 차례나 위반한 우리 정치 현실이 부끄럽다. 중립의무 위반 결정과 함께 사전선거운동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선관위 결정은 주목할 대목이다. 노 대통령이 선거 중립의무를 계속 묵살한다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후통첩인 셈이다. 검찰에 고발되면 노 대통령은 퇴임 전이라도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며, 퇴임 후엔 법정에 설 수도 있다. 노 대통령은 더 이상 선거법을 유린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노 대통령에게 부여된 헌법질서 수호의 책무는 국민의 명령이다. 대통령으로 있는 한 목숨을 던져서라도 지켜내야 할 소명이다.“선거 중립은 위선적 제도”라느니 “대통령이 어떻게 정치 중립을 지키느냐.”느니 하며 실정법을 우롱하고 정국의 불안을 야기하는 일체의 행위를 접어야 한다. 헌법소원이나 권한쟁의심판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는 일도 없어야 한다. 대통령이 지금처럼 선거전의 전면에 서서 선거법을 흔든다면 12월 대선은 그야말로 무법, 탈법의 일대 혼란으로 빠져들게 된다. 남은 임기 자신의 정치적 이해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 법조계 “대통령 편파발언 강력 경고”

    법조계는 중앙선관위가 18일 노무현 대통령의 사전선거운동 여부 판단을 유보한데 대해 “명확한 위반 여부를 판단했어야 했다.”는 반응과 함께 노 대통령에게 편파 발언을 자제할 것을 강력 경고한 것으로 해석했다. ●서창희 변호사 유보라는 것은 잘 안 맞는 것 같다. 경고 조치가 내려져야 하고 고발까지도 검토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고발의 적정성 여부가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유보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 ●김배원 부산대법대 교수 사전선거운동 판단 유보에 대해 명확한 위반 여부를 판단했어야 했다. 사전 선거운동을 위반했다고 하면 선관위가 고발을 해야 하는데 제재 규정의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보 이유를 밝혔어야 했다. ●박만 변호사 효력 없이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한 것이다. 뉘앙스의 문제다. 두고 보겠다는 것이다. 딱 된다고도 못하고, 안된다고도 못하는데 어쨌든 강한 행보를 보인 것이다. 정리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표결결과 의식 모두 휴대전화 꺼

    1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는 11일 전보다 긴장하고 경색됐다. 김호열 상임선관위원과 조영식 사무총장은 아침 일찍 출근해 전체회의 서류를 준비했고, 전날에도 출근했던 담당 직원들도 부산하게 움직였다. 선관위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입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해봐야 안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 평상시 정례회의 시간인 오후 4시보다 25분쯤 늦게 회의를 시작한 선관위원들은 오후 8시쯤부터 도시락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회의를 재개했다. 회의장 바깥에서 기다리는 기자들에게 엷은 웃음을 짓던 지난 7일과는 달리 선관위원들은 한결같이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회의장을 드나들었다. 선관위 직원들이 시종 회의장 바깥에서 기자들의 접근을 막았다. 말문을 연 선관위원들은 “안에서 의논할 사안들이 많다.”거나 “논란거리가 많다.”며 회의장 안의 열띤 분위기를 알렸다. 그 결과 회의는 6시간 동안 마라톤으로 진행됐다. 지난 7일 기자들이 선관위원들을 취재해 표결 결과가 공개된 것을 의식한 듯 선관위원들은 회의가 끝난 뒤 모두 휴대전화를 껐다.회의장 안에서 고현철 위원장이 회의 결과를 비밀에 부칠 것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울광장] 2002년 반미, 2007년 반일?/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2002년 반미, 2007년 반일?/황성기 논설위원

    도쿄에서 일본 정부와 언론에 있는 ‘코리안 스쿨’(한국 전문가) 몇 사람을 만났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들의 관심사는 대통령 선거와 남북 정상회담이다.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똑 부러지게 부정적인 의견을 개진한다. 북·미관계가 2·13합의 이전으로 되돌아가지 않는 한 평양의 판단은 ‘노’일 것이라는 얘기다. 대선에 이르러서는 한결같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대선을 뛸 말이 어느 진영에서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란 점이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2002년 학습효과’가 전문가답지 않게 신중한 태도를 갖게 한 듯 보인다. 이회창 후보의 대세론이 힘을 발휘하던 당시 대선 막판까지 상부에 잘못된 당선 유력자 보고를 올렸을 이들이다.5년 전의 실수는 그들에겐 뼈아픈 트라우마일 것이다.“경마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면서 쉽사리 대선 전망을 점치려 들지 않는다. 그런데 외무성의 지인은 재미난 얘기를 꺼낸다.“반미로 재미를 본 현 정권이 이번 선거에서 반일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 않는가. 외교부에 ‘재팬 스쿨’(대일 외교 전문가)을 모아서 요직에 앉혀 놓은 것도 반일 사태에 대비한 것처럼 보인다는 분석이다. 반일 카드론은 이렇다. 반미 분위기가 대세론을 뒤집어 엎은 선거가 2002년 대선이었다. 같은 논리로 반일이 이슈가 되어 반일 감정이 달아오르면 친노든, 비노든 중도든 진보든 반 한나라, 비 한나라 후보가 반일을 선점하게 돼 있다. 반일 어젠다는 한나라 후보에 비해 상대적인 열세를 감추고 냉정히 따져야 할 대선의 본질적인 쟁점을 흐리는 환경을 조성한다. 상대 후보를 친일로 몰아세우기는 어렵더라도 반 한나라 후보는 반일 감정에 업혀 5년 전과 비슷한 상황을 재연할 수 있다. 반일의 재료는 독도일 공산이 크다. 양국을 일촉즉발의 위기로 몰았던 독도 인근 해역의 해양조사 같은 ‘사고’를 일본이 쳐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 독도와 해양조사 문제는 일본도 물러설 수 없는 일이어서 충돌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겨주지 않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반 한나라를 위해서는 어떤 ‘외교적 협력’도 지금의 정권이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한국 대선 시나리오 중 하나다. 다만 싸움을 한국에서 걸어서야 효과가 적을 테니 일본에서 걸어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 있다. 따라서 반일 카드는 불발로 끝날 수 있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그럴듯하다. 놀라운 일은 한반도를 20년 가까이 들여다보고 있는 한국 전문가 눈에 현 정권이 선거에 개입하려 들고 개입의 한 수단으로 외교를 이용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정파를 가리지 않고 대선 주자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현 정권이다. 선거중립을 요구한 선관위마저 무시하며 전선을 확대하는 중이다. 언론과도 격렬히 대치하고 있다. 전선이 여기저기 구축되면서 색깔도 존재감도, 전선을 펼치려는 목적도 차츰 드러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내정이 이어진다면 외치도 전선을 펴는 지형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 반일 비용이 반미보다 싸다고는 하지만 특정국가에 대한 안티가 국가적 소모란 것은 지난 몇년간 충분히 겪었다. 국정을 놓고 다퉈야 할 대통령 선거판을 북풍이나 태평양바람이 흔들어서는 곤란하다.“외교를 정쟁의 도구로 써서는 안 될 일”이라며 말을 맺는 지인의 다소 뜬금없는 얘기가 정말 시나리오에 그치길 바랄 뿐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노무현 또 선거법 위반] 선관위 결정, 피할수 없는 딜레마

    [노무현 또 선거법 위반] 선관위 결정, 피할수 없는 딜레마

    노무현 대통령이 딜레마에 빠졌다. 선관위의 2차 경고를 또다시 거부하고 ‘마이웨이’를 고집하자니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발걸음이 무겁고, 이를 받아들이자니 레임덕 가속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선관위의 거듭된 선거법 위반 결정에도 불구하고 법적 절차나 강경 발언 등 실력행사를 강행한다면 스스로 국가기관과 현행 법의 권위를 두차례나 무시하는 모양새를 빚게 된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반대 정파와 시민단체, 여론의 역풍이 불을 보듯 뻔하다. 북핵 문제의 연착륙과 남북정상회담 추진 등에 주력해야 할 임기 말 국정운영의 동력이 소진될 수밖에 없다. 역으로 노 대통령이 선관위의 결정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딜레마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대선 정국에서 입을 다물고 한발 물러서는 순간 노 대통령의 유일한 정치자산인 참여정부 정책 성과와 도덕성을 지탱하고 설파할 힘을 잃게 된다. 이는 정치권에서 부는 참여정부 실패론을 더이상 차단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노 대통령-참여정부 평가포럼-친노(親盧)진영의 3각축으로 범여권 대통합의 주도권을 잡아나가려던 당초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청와대가 18일 밤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은채 관련 비서관 긴급 회의를 통해 공식 입장 발표를 19일로 미룬 것도 이같은 고민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날 선관위의 결정은 당초 청와대 예상이나 1차 결정 때보다 수위가 높았다는 점에서 청와대 관계자들은 “예상밖”이라며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동안 청와대는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무를 규정한 선거법이 헌법의 취지와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지 않다.”며 권한쟁의 등 법적인 절차를 밟아나가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이번 선관위의 2차 결정은 청와대의 이같은 주장을 일축한 것으로 향후 청와대의 대응이 주목된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2일 한나라당의 2차 고발 직후 “법적인 판단이 나올 때까지는 선거법 위반 문제에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밝혔으나 13일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또다시 “열린우리당이 선택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한나라당이 인터뷰 내용을 문제삼아 3차 고발 방침을 밝히자 “특정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사전선거운동 여부는 판단 유보

    사전선거운동 여부는 판단 유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고현철)는 18일 오후 선관위원 전체회의를 열어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법상 공무원의 중립의무 조항을 또 위반했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는 앞으로 상황을 지켜본 뒤 결론을 내리기로 하고 판단유보 결정을 내렸다. 선거중립의무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준수요청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이날 심사 대상은 원광대 특강과 6·10 민주화항쟁 20주년 기념사, 한겨레신문사와의 특별인터뷰 등에서 한 발언이다. 선관위가 노 대통령에게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결정을 내린 것은 지난 2004년 3월 이후 세번째다. 특히 이번 위반 결정은 11일 만에 또 다시 이뤄진 것이어서 향후 대선 정국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선관위는 결정문에서 “대통령이 원광대 강연 등에서 특정 정당 및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폄하하고, 특정 정당 지지를 표명하고, 여권의 대선 전략에 대해 언급한 것은 공무원의 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규정한 선거법 9조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일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 대통령의 발언이 선거중립 의무에 위반됨을 결정하고 대통령에게 선거중립의무 준수를 요청했음에도 재차 이런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다만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앞으로 상황을 지켜본 뒤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판단 유보의 효력에 대해 “효력은 그야말로 판단 유보”라며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 본 후에 이 문제까지 같이 판단한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내용을 충분히 검토한 후 19일 회의를 거쳐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7일 참여정부평가포럼 강연에 대한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결정 이후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이번 결정에 대한 반응과 후속조치가 주목된다. 반면 한나라당은 선관위 결정에 강력 반발하며 검찰 고발을 신중히 검토키로 했다. 향후 대선 국면에서 우위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선관위가 좌고우면하다가 결국 중립적 헌법 기관으로 위상과 역할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정을 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한나라당 대선경선 이명박 후보측 박형준 대변인은 “선거법 상습 위반 대통령이 과연 국정 중심을 잡을 수 있겠나.”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희경 박창규기자 saloo@seoul.co.kr
  • 중앙선관위 발표문 전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늘 제9차 전체위원회의에서, 최근 대통령의 선거관련 발언의 공직선거법 위반여부에 대하여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습니다.대통령은 국정의 최고책임자이자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선거에서의 중립을 유지하며 공정한 선거가 실시되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6월8일 원광대학교 강연과 6월10일 6·10 민주항쟁 기념사 및 6월13일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특정 정당 및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폄하하고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여권의 대선 전략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공무원의 선거에서의 중립 의무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9조를 위반하였다고 결정하였습니다.다만,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는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본 뒤 결론을 내리기로 하였습니다.우리 위원회는 지난 6월7일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의 대통령의 발언이 선거중립의무에 위반됨을 결정하고 대통령에게 선거중립의무 준수를 요청하였음에도, 재차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다시 한번 선거법 준수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로 하였습니다.우리 위원회에서는 다가오는 대통령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엄정한 법집행을 재삼 다짐함과 아울러 선거관리위원회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 나가기로 결의하였습니다.2007년6월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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