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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정상회담] 양국 최종타결 의지 높아졌지만…

    [한·미 정상회담] 양국 최종타결 의지 높아졌지만…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19일 두 나라 정상회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자동차가 문제가 된다면 다시 이야기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미 FTA의 최종 타결에 대한 의지를 과거보다 높은 톤으로 강조한 것이다. 이 언급은 즉각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지만, 민감한 현안을 수면 위로 끌어올림으로써 본격적인 타협점 모색의 길을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 미국쪽 사정은 우리나라보다 좀더 복잡해 오바마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가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양국관계를 강화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정도의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다. ●美 중간선거에 FTA 활용 가능성 통상 전문가들은 아프가니스탄전과 건강보험 개혁 등 국내 현안에 발목 잡혀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11월 중간선거에 한·미 FTA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미 FTA 비준을 담당하고 있는 미 하원 세입위원회와 상원 재무위원회의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은 지난 10일 한국이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과 무역장벽을 낮추라는 미국 자동차업체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샌더 레빈 미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장도 지난 18일 미국산 자동차와 냉장고 등에 대한 조세 및 규제 장벽 등을 없애 달라고 촉구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오바마가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이자 미국내 고용의 큰 몫을 담당하는 자동차 노조의 반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車·섬유·전기·전자 수혜업종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국내에서 수혜를 보는 업종은 자동차와 섬유, 전기·전자 등이다. 신발과 고무, 가죽과 같은 중소기업 제품도 미국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자동차는 관세(2.5%)가 철폐되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환율 상승으로 최근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현대·기아차에 날개를 달아 준다. 한·칠레 FTA 체결 전후의 칠레 자동차시장 점유율 변화를 보면 한국은 2003년 18.8%에서 지난해 29.2%로 확대됐다. 섬유도 관세(13.1%)가 없어지면 상당한 수준의 수출 증대가 예상된다. 전기·전자 제품에 붙는 2~5%의 관세가 철폐되면 액정표시장치(LCD) TV 등 현재 미국시장 1위를 달리는 제품의 우위는 더욱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는 LCD TV의 경우 FTA 발효 첫해에 9%의 수출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기업이 수출하는 구두(관세 5~10%)와 가방·핸드백(20%) 등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두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2010연대’ 18일 출범

    진보성향의 시민단체, 학계, 문화계가 연대해 내년 지방선거 및 2012년 총선 공조를 모색하는 ‘2010연대’가 18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지난달 출범한 ‘희망과 대안’이 시민사회진영의 조직이라면, 2010연대는 사회 전반의 영역이 힘을 모으고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다는 점에서 목표와 구성이 좀더 구체적이고 포괄적이다. 2010연대는 다가오는 각종 선거에 대비해 다른 진보단체들과 함께 제 정당-시민단체 연석회의를 거쳐 정책 단일화와 선거 공조, 사전후보 조정까지 공동 대응을 펼칠 예정이다. 운영위원으로 도종환 작가회의 사무총장, 유시춘 6월항쟁기념사업회 사무총장, 홍세화 한겨레신문기획위원, 김성균 언론소비자주권연대 대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여한다. 사회원로급으로는 함세웅 신부와 효림 스님, 이해학 목사 등도 동참했다. 연대 측은 “서울 정동 성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출범식을 갖기까지 2010명의 운영위원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1700여명이 합세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10·28 재·보선] 28일밤 11시… 鄭이 웃나, 丁이 웃나

    각 당 대표는 10·28 재·보선을 하루 앞둔 27일 수도권 승부에 모든 것을 걸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경기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에 머물며 막판 사력을 다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오전에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지원유세를 마치고, 오후부터 수도권에 머물며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개표 결과에 따라 두 대표 가운데 한 사람은 정치적 시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정 대표는 수원 장안에 있는 경기도당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야당에서 ‘표로 심판해 달라.’, ‘선거로 복수하겠다.’고 하는데 선거가 복수전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선거가 막바지에 이를수록 혼전을 거듭하는 이번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를 자신하는 곳은 강원 강릉 한 곳뿐이다. 경남 양산에서 한 석을 더 건진다 하더라도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2승+α’를 위해서는 수도권 1승이 간절하다. 정 대표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 새벽부터 수원 장안에서 출근길 인사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오후에는 안산에 잠시 들러 지원유세를 한 뒤 다시 수원 장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 당직자는 “수원 장안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재·보선에서 3승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 대표는 수원 장안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필요한 것은 의석이 아니라 국민의 회초리”라면서 “이제는 이명박 정권이 지난 20개월 동안 국정운영의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들 앞에 종아리를 걷어 반성과 성찰을 해야할 때”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승리를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당초 5곳 가운데 한나라당 3석, 민주당 1석, 무소속 1석의 구도가 이번 재·보선에서 어떻게 바뀌는지 비교해 보면 될 것”이라면서 “다만 지금은 점을 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이 충북 4개군(郡)과 안산 상록을을 포함해 3곳 이상에서 이긴다면 ‘정권 심판’의 논리가 힘을 얻게 된다. 수도권 2곳의 석권에 목을 매는 이유다. 두 대표는 28일 오후 11시를 전후해 승패의 윤곽이 드러나는 순간 입지 강화냐, 위상 추락이냐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재·보선 판세가 선거 하루 전까지도 양당 모두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혼전 양상이어서 어느 쪽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산술적으로는 선거가 치러지는 5곳 가운데 3곳에서 승리하는 쪽이 승리를 주장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승리한다면 ‘정몽준 체제’는 더욱 공고히 뿌리내리며, 차기 대선주자로서 정 대표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이다. 하지만 패배한다면 여권의 복잡한 구도상 조기 전당대회 등 만만치 않은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정 대표는 4대강과 세종시 쟁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며 탄탄한 입지를 다질 것이다. 그러나 패배한다면 지도부 책임론과 조기 전대론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고공인기’ 통장도 선출직 시대

    ‘고공인기’ 통장도 선출직 시대

    행정구역 단위인 통(統)을 대표해 일을 맡아 보는 통장의 ‘선출직 시대’가 개막됐다. 주민 투표를 통해 통장을 뽑는 곳이 늘고 있는 추세다. 통장 희망자가 많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생겨난 신풍속도다. 경제난 속에 한 푼이라도 벌어야겠다는 사람이 많아진 여파다. 30일 충북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4일을 전후해 전체 946명의 통장 가운데 602명을 교체해야 한다. 대폭적인 통장교체 요인이 발생한 것은 청주시가 조례개정을 통해 통장 연임을 3번으로 제한(1회 임기는 2년)하면서 수백명이 무더기로 이 규정에 걸려 통장을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기존 통장들의 반발 속에서 연임제한 규정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지만 신임 통장을 선출하는 절차와 과정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청주시 122개 통에서 2명 이상이 통장 후보로 나섰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동장의 중재로 한 명을 통장으로 추대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55개 통은 후보들이 양보하지 않아 주민투표를 통해 이미 통장을 뽑거나 뽑을 예정이다. 용암2동의 경우 후보가 복수이면 동장이 봉사활동 평가와 면접심사 후 특정 후보를 통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 그러나 후보들이 모두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받은 뒤 양보하지 않으면 투표를 하도록 내부지침이 마련돼 있다. 결국 8명을 투표로 뽑았다. 심사규정이 없는 율량사천동은 희망자들을 소집해 “통장이 놀고먹는 자리가 아니라 생각보다 일이 많다.”고 설명해 줬다. 통장의 주요 업무는 행정시책 홍보, 동행정 업무협조, 필요시 여론을 파악해 보고하는 일 등이다. 그래도 희망자들이 뜻을 굽히지 않아 통장 7명을 주민투표로 뽑았다. 율량사천동 관계자는 “통장이 힘든 자리라는 것을 알게 되면 출마자들이 포기할 줄 알았는데 예상이 빗나가 주민투표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투표절차는 규모만 작을 뿐 간단치가 않다. 후보 지지자 가운데 선거참관인을 선임하고 투표소를 설치해야 한다. 선거구 곳곳에는 후보자와 선거 실시를 알리는 벽보도 붙여야 한다. 투표는 가구당 1명만 참여할 수 있다. 단 선거 공고일 현재 19세 이상으로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해당 통이어야 한다. 1개 통에 대략 250가구가 거주하는데 용암2동 통장 선거 평균 투표율은 40% 수준이었다. 용암2동 관계자는 “투표를 하게 되면 주민간 갈등과 행정력 낭비가 발생할 수 있지만 주민들이 통장 얼굴을 분명히 알게 되고, 통장의 책임감이 커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면서 “투표에 필요한 각종 장비들을 선관위에서 무상으로 빌려 쓰기 때문에 따로 들어가는 예산은 없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용돈을 벌며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통장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활동하기가 편한 아파트지역은 통장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지역 통장은 한달 급여 20만원에 회의수당(1회 2만원), 추석과 설날 상여금(각각 20만원), 자녀들의 성적 장학금 등 1년에 300여만원에서 최대 400여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출판 기념·사인회 “좋아요” 다과 등 음식제공 “안돼요”

    출판 기념·사인회 “좋아요” 다과 등 음식제공 “안돼요”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사실상 재출마 의지를 밝힌 오세훈 시장은 지난 26일 강남의 한 서점에서 수필집 ‘시프트’(리더스북 펴냄) 출판기념 사인회를 가졌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제도의 우수성과 창안 배경 등을 메모식으로 담았다. 서울시는 행사 전 선거관리위원회에 “책을 들고 온 시민들에게 음료수 등을 제공해도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느냐.”고 물었다. “책을 구입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간단한 음식물 제공도 안 된다.”는 대답을 듣고 그대로 따랐다. ●친분 없는 대상에 이메일은 불법 내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추석연휴가 출마 예정자들에게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향에서 여론을 살핀 뒤 남은 240여일 동안 선거운동의 방향과 전략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 등을 한꺼번에 뽑는 ‘8대 동시선거’여서 사상 최다 후보들이 난립하고 이에 따라 각종 선거법 위반사례도 판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 명절을 맞아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선거구민의 행사에서 후보자들은 선거법 위반에 조심해야 한다. 축사 혹은 인사말을 할 경우 의례적인 명절 덕담은 괜찮지만 자신의 업적 홍보 및 향후 추진계획을 밝히는 것은 사전선거 운동이라 선거법 위반이다. 다소 애매한 점이 있지만, 선관위 직원들이 사안에 따라 세밀하게 판단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로잔치 등에서 금품, 음식물, 선물 등을 제공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귀성버스 제공도 금물이다. 평소 안면이나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전화(문자메시지 포함)나 이메일로 추석 인사를 전하는 것은 괜찮지만, 친분이 없는 사람이나 선거구민, 소속 당원에게 이메일 등을 단체 발송하는 것도 불법이다. ●선관위 전담팀 편성, 사전예방에 총력 이처럼 까다로운 선거법 위반을 사전에 막기 위해 중앙선관위는 올해 1월부터 서울시선관위 사무국에 ‘지도2과’를 신설하고 법규 안내 및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도2과 소속직원 5명은 자치단체나 정당, 팬클럽, 정책연구소, 시민단체 등을 직접 방문해 대상별 맞춤형 안내를 실시하고 있다. 단속·규제 중심이 아니라 법 테두리 안에서 적법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사전 안내를 강화한 것이다. 지난 1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서울시선관위의 예방활동건수는 총 132회로 내용별로는 ▲직접방문 87회로 가장 많고, ▲공문 발송 37회 ▲강의지원 등 기타가 8회였다. 대상별로는 ▲정당 39회 ▲연구소·팬클럽 35회 ▲국민운동단체·공공기관 11회 ▲교육·노동단체 12회 순이다. 선관위는 다음달 10일까지를 추석 전후 특별 예방 및 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추석 연휴기간에도 신고(1588-3939) 및 접수 체제를 운영한다. 사전 문의도 환영한다. 백두성 지도2과장은 “최근 선거사범에 대한 사법부의 양형이 강화된 점을 감안해 정치인이나 입후보 예정자들이 추석을 전후한 각종 행사 등에서 선거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하토야마 아시아 중시 외교 시동

    하토야마 아시아 중시 외교 시동

    │도쿄 박홍기특파원│‘한국이냐 중국이냐.’ 아시아중시정책을 표방한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첫 아시아 공식 방문국에 대한 관심이 한층 커졌다. 하토야마 총리는 중의원선거 과정을 비롯,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국과 중국을 포함, 아시아 국가들과의 신뢰관계 구축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아시아중시노선을 내세웠다. 한국이든 중국이든 어느 쪽을 먼저 찾든 간에 본격적인 아시아중시정책의 추진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하토야마 총리는 다음달 10일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 참가하기로 했다. 3국 회담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참석한다. 또 10일 회담을 전후로 한국을 방문, 한·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한 일정을 최종 조정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19일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3국 회담 전에 하토야마 총리의 방한을 요청했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도 19일 일본 여당인 민주당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을 만나 하토야마 총리의 조기 방한을 위한 환경 정비에 나서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권철현 주일 한국대사도 지난 18일 오카다 가쓰야 외무상을 만나 하토야마 총리의 방한을 제안했다. 한·일 정상회담은 오는 23일 유엔총회를 기해서도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하토야마 총리가 3국 회담에 맞춰 중국을 공식 방문,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요미우리신문의 보도가 지난 7일 있었다. 당시 민주당 관계자는 “일·중 관계를 중시하는 자세”라고 설명했다. 중·일 정상회담에서는 지구온난화, 핵 폐기,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돌았다. 하토야마 총리가 한국을 방문할 경우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 강화와 함께 중단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재교섭, 북핵 및 납치문제 등이 주된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일본 방위연구소 다케사다 히데시 총괄연구원은 이와 관련, “하토야마 총리의 아시아 중시정책에서는 한국이 우선시된다.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를 재정립한다는 방침을 굳힌 상황에서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는 미국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입장을 고려하면 한국이 아시아중시정책의 상징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쪽에 무게를 뒀다. 물론 3국 회담의 참석을 위한 방문을 제외한 공식 방문을 따졌을 때의 관측이다. h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재일동포 참정권/김종면 논설위원

    온갖 차별과 편견 속에서도 꿋꿋이 민족의 얼을 지켜온 재일동포의 역사는 일제 식민지 시절 강제징용에서 비롯된다. 시모노세키 등을 통해 건너온 72만여명의 조선인은 탄광 등지에서 중노동에 시달렸다. 전쟁 막바지인 1944년에는 일본에 살던 조선인에게도 징병제가 실시되면서 4000여명이 소집돼 전쟁터로 내몰렸다. 1923년 간토(關東)대지진 때는 수천명의 조선인이 무참히 학살되기도 했다. 광복 후 130만명의 조선인은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70만명은 삶의 터전을 잃은 채 차가운 이국 땅에 뿌리를 내려야 했다. 일본에서는 정주외국인으로, 조국에서는 재외국민으로 어디에서도 제 대접을 받지 못한 그들은 ‘동아시아의 떠돌이’로 오늘도 신산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수십년을 부초처럼 살아온 고난의 주인공. 이제는 그들에게 진정한 지역사회 주민 대접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 실마리는 재일동포 사회의 숙원인 지방참정권 문제에서부터 풀어야 한다. 재일동포 조직인 대한민국민단(민단)은 지방참정권을 놓고 20년 넘게 일본 정부와 싸워 왔지만 보수층과 북한쪽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일본 민주당의 집권으로 향후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선거공약으로 ‘영주외국인의 지방참정권 조기 실현’을 명시했고, 민주당의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 내정자는 내년 초 정기국회에 지방참정권법안 제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의원 당선자의 63%가 외국인참정권 부여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은 외국인에게 지방참정권을 인정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일본 방문 때 재일동포 지방참정권 문제와 관련, “이때쯤 되면 그래도 최소한 지방참정권은 주는 게 안 좋겠느냐.”는 말로 일본의 결단을 촉구했다. 민단에서 강조하듯 이 문제는 “전후 처리 청산의 일환” 의미도 있다. 아소 다로 전 총리는 “지방참정권을 인정해 주면 총선에서도 요구할 것”이라는 외무장관 당시의 생각을 지금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본 정치의 우이를 잡고 있는 ‘나가타초의 사무라이’들은 이제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란다. 일본은 과연 민주대국인가. 한·일관계의 새 지평은 어떻게 가능한가.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열린세상] 대일 예방외교가 중요하다/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일 예방외교가 중요하다/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전후 반세기 이상 동안 일본을 지배해 왔던 자민당 정권이 8월30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마침내 야당 민주당에 무릎을 꿇었다. 민주당은 480석 중에서 309석을 획득하는 역사적인 대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해 냈고 반면 자민당은 119석을 얻는 데 그쳐 창당 이래 최대의 참담한 패배를 기록했다. 민주당의 역사적인 압승과 자민당의 괴멸적인 참패는 그야말로 일본정치의 기반을 뒤흔들어 놓는 선거 혁명이나 다름없다. 이번 총선의 쟁점은 주로 국내정치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민주당 신정권이 집권 후 외교안보 정책상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권 공약을 통해 대등한 대미관계의 추구와 아시아를 중시하는 외교를 펼치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에서의 외교정책상 기조 변화가 감지된다. 적어도 민주당 정권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한·일관계는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판단되며 우호협력 관계를 증진시키는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자민당 정권과는 달리 민주당 지도부는 역사인식 문제에서 전향적이고 건전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군사문제나 헌법문제 등 외교안보 정책에서 유화적이고 온건한 노선을 지향하고 있다. 최근 한·일 관계 악화 배경에는 자민당 지도자들의 시대착오적 역사인식이나 섣부른 민족주의적 발상이 도사리고 있었다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이렇게 볼 때, 민주당 정권의 출현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불필요한 대립을 넘어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구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는 열려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동아시아 공동체 수립’과 ‘아시아의 공동통화 구상’을 그의 아시아 중시외교의 비전으로 주장한 바 있다. 또 자민당 정권하에서 격렬한 역사마찰의 뇌관으로 작용해 왔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중단하겠다고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였다. 더 나아가 그는 야스쿠니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제3의 국립추도시설 건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공약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적어도 민주당 집권 기간 중에 야스쿠니 문제가 한·일 관계의 외교 악재로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일련의 발언이 실천에 옮겨진다면 한·일 관계는 진전될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과거사 갈등의 불씨가 쉽사리 꺼졌다고 보기에는 여전히 개운하지 않은 점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도 선거혁명에도 불구하고 일본정치의 보수적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볼 수 없으며 민주당 내의 이념 및 정책의 혼재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한 과잉기대나 지나친 낙관은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야스쿠니 참배, 전후보상, 과거사 인식 문제와 관련한 정치권 내의 반동적인 움직임은 민주당 정권 하에서 상당 부분 억제되겠지만 역사마찰이 재현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또 하나의 뜨거운 감자인 독도문제에 관해서 민주당 정권이 자민당과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자민당이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는 도서’로 규정한 것과는 달리 민주당은 ‘독도가 일본영토이지만 한국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독도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장 고등학교 교과서의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다케시마 영유권’ 기술을 포함시키려는 문부과학성의 시도에 민주당 정권 지도부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우리로서는 긴밀한 대화채널을 신속히 구축, 가동하여 민주당 정권이 이 문제를 슬기롭게 다뤄 나가도록 다각도의 예방외교 노력을 경주하는 게 대일외교의 긴급한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정권의 출현을 계기로 조성된 한·일 관계의 우호협력 무드가 선순환의 궤도에 안착하도록 섬세한 대일외교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 [新일본시대] 한·일 전문가 분석

    30일 치러진 일본 총선에서 전후 반세기를 지배해온 자민당 정권에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는 ‘선거 혁명’이 일어났다. 일본의 민심이 섬뜩하리만큼 무서운 쏠림현상을 보인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일본의 정권교체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등에 대한 분석을 한국과 일본의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본다. ●김무곤 동국대 교수 일본의 보수 정치 시스템이 자정작용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이번 총선으로 증명됐다. 민주당이 승리했다고 일본 사회가 왼쪽으로 이동한 게 아니다. 민주당은 이념면에서 자민당과 같은 완전한 보수정당이다. 결국 보수가 자기혁신을 한 것뿐이다. 정권교체라는 이벤트를 통해서 썩을 대로 썩은 전후 보수 정치 시스템을 재건한 셈이다. 일반 국민은 물론 재계까지 자민당을 지지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압승은 온 국가 주체들이 더이상 자민당으로는 안된다는 컨센서스(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 1990년대 초반 냉전체제가 붕괴되고 고도성장이 멈추면서 이미 자민당의 몰락은 예견됐다. 직접적으로는 유권자들이 자민당의 파벌, 세습, 정경유착 등의 문제에 대해 엄중한 심판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 정권은 역사인식이나 안전보장 등의 정책에서 자민당 정권에 비해 건전하고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는 새로 등장한 민주당 실세들과 긴밀한 대화 채널을 구축해 역사문제 등에 있어 마찰을 빚지 않도록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조교수 민주당의 압승은 통치구조의 대전환을 예고한다. 관료 주도의 정치를 정치 주도로 바꾸는 것이다. 당장 개선될 수 있는 정책은 많지 않지만 국민들의 열망이 크기 때문에 민주당은 이른 시일안에 가시적인 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또 사민당·국민신당 등과의 연립에서 하토야마 정권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민주당의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 대표대행과의 역할 분담 등이 관심거리다. 한·일 관계는 현재 나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같은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 같다. 다만 인식이 정책으로 전환될지는 미지수다. 대표적인 예가 영주 외국인에 대한 참정권 부여다. ●이종원 릿쿄대 교수 고이즈미식 신자유주의 개혁에 대한 반발이다. 취약계층의 반란으로 볼 수도 있다. 때문에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치·사회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 대외적으로는 대미 외교보다 아시아 외교에 집중할 것 같다. 아시아 외교에서는 특히 북한 문제가 주목된다. 만약 민주당 정권이 납치문제에 대한 북·일 교섭을 재개하는 등 일정 부분 진전을 이뤄낸다면 외교적 발판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역사문제 등에 적극적인 입장을 가진 만큼 한·일 관계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정리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실무형 50대 총리 찾을까

    이명박 대통령이 3일부터 6일까지 지방 모처로 휴가를 떠난다. 테니스와 독서 등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하반기 정국 구상을 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휴가를 다녀온 뒤 8·15 광복절을 전후로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폭과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사실이 없다. 그저 미확인설만 무성할 뿐이지만 ‘빅2’로 불리는 국무총리와 대통령실장은 모두 교체하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8·15 뒤 총리·대통령실장 교체 유력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일 “총리후보군에 대한 검증을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현재로선 8·15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교체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지방선거를 앞둔 화합 카드로 ‘충청권 총리론’이 나돌았지만 현실적 제약 등이 있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오히려 경색된 정국을 풀어낼 방안으로 야당이 반대하지 않는 신선한 인물이면서 도덕성과 정책 추진력을 완벽하게 겸비한 인사를 지명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실무형 50대 총리론’이 거론된다. 청와대 참모는 “‘충청권 총리’로 거론됐던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카드는 당내 역학 구도상 힘들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개각과 청와대 개편 범위에 대해서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폭이 될 것이란 설과 중폭 이상이 될 것이란 설이 엇갈리고 있다. ●개각·靑 개편 범위 놓고 고민중 현재로선 이 대통령이 집권 중반기에 국정 드라이브를 걸고자 최대한 많은 자리에 추진력있는 인물을 새로 기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총리는 물론 대통령실장의 교체도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개편과 개각은 중폭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휴가 기간 8·15 경축사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메시지의 요지는 이념, 계층, 지역을 넘어서는 국민 통합을 당부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도 주요 관심사지만, 우리가 북한에 새로운 제안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8·15 경축사는 준비하고 있지만 하루 이틀 전에야 연설문에 담길 핵심내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죽산 조봉암/김종면 논설위원

    1950년대 극심한 사회 혼란 속에 자유당 이승만은 반공의 기치를 높이 들고 북진통일론을 외쳤다. 이에 맞서 진보당 당수 죽산(竹山) 조봉암은 평화통일을 부르짖었다. 항일독립운동가로 제헌의원과 초대 농림부 장관을 지낸 그는 1952년 직접선거로 이뤄진 제2대 대통령에 출마하지만 차점으로 떨어진다. 모두가 명철보신하며 제 살 길을 찾고 있을 때 감연히 이승만 독재에 도전한 것이다. 1956년 제3대 대통령에 출마하지만 다시 낙선한다. 박헌영의 공산당과 결별, 진보당을 만들어 위원장으로 정당활동을 하던 죽산은 1958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돼 다음해 처형된다. 혹자는 죽산을 미국 건국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에 견주기도 한다. 대한민국 헌법제정에 참여하는 등 건국의 주춧돌을 놓은 인물이고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죽산의 행적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대목은 1950년대 극우반동시대 평화통일·사회민주주의 강령을 내세운 진보당을 창당, 진보정치운동의 씨앗을 뿌렸다는 점이다. 6·25전쟁 이후 부패 특권경제 아래 신음하던 서민들에게 진보당의 사회민주주의적 정책은 큰 호응을 얻었다. 전후 농지개혁과 관련된 죽산의 역할과 사상은 농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절대적이던 ‘농업국가’ 한국의 기초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늘날 죽산은 몽양 여운형과 함께 진보정치세력이 따라 배워야 할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꼽히기도 한다. 죽산의 진보당이 뿌리내렸더라면 우리나라도 유럽처럼 사회민주주의가 국정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죽산은 지난 50년간 북한의 공작금을 받았다는 죄목으로 사형돼 ‘간첩’ 대접을 받아 왔다. 정치보복에 따른 ‘사법살인’의 희생자라는 사실은 애써 외면돼 온 것이다. 해방정국의 대표적인 진보정치인. 그는 과연 우리에게 잊혀진, 아니 잊혀져도 좋은 인물인가. 엊그제 여야의원과 사회원로들이 죽산 50주기를 맞아 선생의 명예회복을 청원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도 지적했듯 진실과 정의, 인권의 문제는 이념을 떠나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할 보편적 가치다. 법원의 신속한 재심이 있어야겠다. 역사의 진실 규명에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 자민당 몰락의 사회경제적 함축 /정영일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일본 자민당 몰락의 사회경제적 함축 /정영일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지난 1955년 이래 무려 반세기 이상 장기집권을 누려왔던 일본 자민당이 침몰 직전의 타이타닉호를 연상케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전후기의 극심한 이념갈등을 극복하고 고도성장을 넘어 경제대국 건설에 성공했던 거대정당이 1990년대 초반의 버블붕괴로 초래된 ‘잃어버린 10년’에 뒤이어 계속된 경제침체로 끝내 대다수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처지로 전락한 것이다. 고이즈미(小泉純一?) 총리의 우정(郵政)민영화를 내건 승부수로 2005년 중의원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적도 있지만 2007년의 참의원선거에서 신자유주의 개혁정치가 부메랑의 역풍을 맞은 이래 잇따른 지방선거 참패로 거의 재기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 것이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집권여당 자민당은 제1야당 민주당의 절반수준에도 못 미치는 전례 없이 저조한 지지율에 머물고 있어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8월30일 총선에서 정권교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다. 자민당 몰락을 초래한 요인으로는 국내외 환경변화와 개혁 요구에 대한 미온적 대응, 실효성 없는 재정낭비만 거듭해온 정책빈곤, 세습의원을 중심으로 한 인물빈곤 등 다양한 측면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사회의 성격변화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1980년대까지 ‘1억총중류사회’로 불릴 만큼 빈부격차가 작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중류의식을 지녔던 시대가 끝나고 ‘1억총하류시대’라는 유행어가 나올 만큼 국민 대다수가 격차확대를 실감하게 된 상황변화에 대한 대응노력의 실패에 기인한다. 2006년 당시 고이즈미 총리의 ‘격차는 어느 사회에나 있는 것이며 격차가 생기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한 국회발언이 집권층이 지닌 일본사회에 대한 인식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한 적도 있었다. 고이즈미시대 이래 급증하기 시작한 비정규직 노동자수가 전체노동자의 30%를 넘어섰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 어려운 근로빈곤층 문제도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고도성장기의 저축으로 고액의 금융자산을 지닌 노령은퇴층과 고용불안에 허덕이는 청년층 간의 격심한 세대간 격차가 서민대중들의 자민당 정권에 대한 실망으로 표출된 것이다. 글로벌시대에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계층간, 지역간, 세대간 격차확대에 대한 자민당의 신자유주의적 정책대응이 광범위한 지지계층의 이반을 초래함으로써 확고하고 차별화된 정책노선을 제시하지 못해 ‘자민당의 2중대’니 ‘이복동생’이니 하는 비아냥까지 받고 있는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 현재 일본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후반의 외환위기와 최근의 세계경제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도 일본 못지않게 비정규직 문제, 소득분배의 악화, 근로빈곤층의 확산 등 심각한 계층간 격차문제를 안고 있어 사회경제적 갈등과 불만이 커가고 있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사회적 갈등이 심한 편이어서 국내총생산(GDP)의 27%를 사회갈등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어떤 사회학자의 국제비교연구에서는 한국의 사회통합 양상은 선진국그룹보다는 남미나 동유럽국가들과 비슷한 유형에 속할 뿐 아니라 경제성장 수준에 비해 사회통합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는 분석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가 현시점에서 경제성장과 사회안정을 양립시켜 나감으로써 선진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양적 성장 일변도의 정책방향이 아니라 양질의 고용기회 확충, 사회안전망의 정비를 포함한 사회보장의 내실화, 가난의 대물림을 막을 교육기회의 균등화 등 사회경제적 격차시정을 위한 대책들이 체계적으로 내실있게 추진되어 나가야 할 것이다. 정영일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 [특파원 칼럼] 일본 민주당과 정권교체/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 민주당과 정권교체/박홍기 도쿄특파원

    일본의 중의원 선거일이 예고됐다. 오는 21일 해산, 다음달 30일 선거다. 정권유지냐, 정권교체냐를 가를 정권선택의 선거다. 여론조사를 보면 집권당인 자민당은 정권을 놓을 수밖에 없다. 달리 말해 민주당이 참의원에 이어 중의원에서도 국회를 장악, 명실공히 정권을 잡을 수 있다. 상황대로 진행된다면 사실상 ‘완벽한’ 첫 정권교체의 실현이다. 1993년 비자민·비공산 8개당파가 연립, 8개월간 정권을 가졌던 호소가와 내각과 전혀 다르다. 55년 체제의 자민당은 좌초 직전의 선박 같다. 예상치 못한 선거일이 잡힌 것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내분마저 심각하다. 2005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우정 해산’으로 안겨준 ‘296석’의 약발이 바닥난 탓이다. 의원들이 연서명을 해 아소 다로 총리를 끌어내리려 했던 자체도 볼썽사납다. 중의원 선거는 이미 2년전부터 돌입했다. 2007년 7월29일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부터다. 민주당은 제1당이 되자 줄곧 조기 중의원 해산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자민당은 해산 대신 아베 신조에서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까지 총리의 얼굴 바꾸기에 급급했다. 정략적으로 총리로 옹립된 아소 총리마저 10개월이 지나 궁지에 몰리자 해산권을 꺼냈다. 자민당은 결단의 시기를 놓쳤다. 당의 위기만 키웠다. 중의원선거의 전초전이었던 지난 12일 도쿄 도의회선거에서는 과반수조차 지키지 못했다. 44년만에 제1당을 또 내줬다. 여론의 수치가 아닌 표심의 현실을 확인했다. 절박할 수밖에 없다. 총리를 갈아치워서라도 전열을 가다듬으려고 나설 만도 하다. 냉혹한 정치판인 까닭에서다. 일본의 국민, 유권자는 변하고 있다. 국민의 의식 변화는 정치의 변혁 속도를 이미 앞섰다. 54년간 집권한 자민당에 대한 반발 정서는 만만찮다. 특파원으로서 일본의 정치를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이다. 1억 2700만 인구 가운데 75%가 전후 세대다. 변혁을 기대하고 있다. 사회·경제 환경도 달라졌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실업률은 높아진 데다 심화된 격차는 빈곤층을 확대시켰다. 연금과 의료 등 사회보장도 흔들리고 있다. 장래의 불안감도 커졌다. 16일 문부성이 발표한 국민성 의식조사에서도 55%가 사회 불만을 선거로 보여주겠다고 했다. 도의회 선거의 투표율은 앞선 선거에 비해 10.5%나 상승했다. 민주당의 현 위상은 그 방증이다. 민주당은 1998년 4월 정당의 이념마저 판이한 정당들과의 합당을 통해 출범했다. 자민당보다 더 보수적인 계파가 있는가 하면 공산당과 같은 좌파적 성향의 계파도 존재할 만큼 스펙트럼이 넓다. 솔직히 ‘잡당’이다. 합일점을 찾는다면 자민당의 대항마를 자처했다는 점이다. 2003년 10월 중의원선거 때 ‘일본의 선택’, 정권교체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당신이 움직이면 일본이 바뀐다.”고 주장했다. 참신했다. 민주당은 선거에서 40석을 추가해 177석을 차지했다. 양당 체제의 자리매김이다. 민주당의 중의원 선거를 겨냥한 표어는 ‘정권교체’다. ‘일본의 선택’에서 한걸음 더 나갔다. 정권선택의 방향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국제 관계에서는 미국에 치중한 자민당과는 달리 미국과의 대등한 파트너십, 아시아 중시 쪽에 무게중심을 옮겼다. 사회·경제 분야에서는 ‘국민생활이 제일’을 강조했지만 자민당과의 정책적 차별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다만 “일본은 변한다.”라는 외침이 자민당과 분명 다르다. 변혁의 파고를 등에 업은 민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을 넘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선거의 의외성 때문이다. 유권자의 손에 달렸다. 일본 현대정치사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질지 결판이 날 날도 멀지 않았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hkpark@seoul.co.kr
  • 김원기 “분권형 대통령제로” 박관용 “국회 양원제로 개편을”

    김원기 “분권형 대통령제로” 박관용 “국회 양원제로 개편을”

    전직 국회의장들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근절하기 위한 개헌 방안을 다양하게 쏟아 냈다.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가 9일 국회 본청에서 마련한 ‘역대 국회의장 개헌 좌담회’에서였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하고, 제도적 보완과 운영의 묘를 강조했다. 이만섭 전 의장은 “헌법이 20년이 지나 많이 손질할 때가 됐다.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해 권력형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안으로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내각책임제를 내놨다. 이 전 의장은 두 제도 하에서 국회가 국정운영의 중심이 되기 위해 국회의원의 자질을 높이고,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지역구도를 타파할 것을 주문했다. 김원기 전 의장은 미국 헌법학자 칼 뢰벤슈타인의 “대통령제는 미국 국경을 넘는 순간 민주주의에 대한 죽음의 키스로 변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거듭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지정학적으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서 생존해야 하는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대통령은 초당적으로 외교·안보에만 집중하고, 내치는 의회 다수당의 지지를 받는 총리가 담당하는 분권형 대통령제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제보다는 의회와 정치 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관용 전 의장은 “권력구조보다는 국회 운영에 더 문제가 있다.”며 현행 단원제에서 양원제로 개편할 것을 주장했다. 박 전 의장은 “단원제에서는 국회 운영이 대단히 졸속이고 다급하게 이뤄진다.”면서 “몇사람의 실력자에 의해 오도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수한 전 의장은 정치권의 개헌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헌정 60년 동안 개헌은 항상 위정자의 권한 강화나 집권 연장을 위한 것이었다.”면서 “전후 미국 점령군에 의해 만들어진 일본 헌법도 개정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손질하지 않고 잘 운영되고 있다.”며 운영의 묘에 방점을 찍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北 핵포기 유도 中·러 협력 긴요”

    │워싱턴 이종락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 포기 결심을 이끄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만드는 것이 긴요하다.”면서 “그 기초는 한·미동맹과 공고한 한·미·일 공조”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블레어하우스(백악관 영빈관)에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 한반도 전문가들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김은혜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노력도 중요하겠으나 (북한을 뺀 6자회담 참가국) 5개 나라가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대통령선거 전후에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어제 정상회담 과정에서는 FTA 진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면서 “무역뿐 아니라 외교·안보 동맹 등 전략적 측면에서도 한·미 FTA가 반드시 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 측 참석자들도 한·미 FTA가 경제·통상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미간 전략적 동맹이라는 안보 관점에서 이해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김 부대변인은 전했다. 사회를 맡은 존 햄리 전 국방부 부장관은 “지금처럼 한·미관계가 좋을 때가 없었던 것 같다.”면서 “다만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임할 수 있도록 주변 국가들이 긴밀한 조율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불러도 이처럼 다 모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간담회에는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 제임스 슐레진저 전 국방장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 칼라 힐스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등이 참석했다. 80대인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나서서 토론을 주도했다. 89세인 슐츠 전 국무장관은 서쪽의 캘리포니아주에서 동쪽의 워싱턴으로 멀리 이동해 참석할 만큼 열의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jrlee@seoul.co.kr
  • 세 남자의 ‘가슴 서늘’한 영화 ‘3xFTM’

    세 남자의 ‘가슴 서늘’한 영화 ‘3xFTM’

     김명진이란 남자가 있다.백일 사진 속에서 예쁘장한 ‘계집아이’였고 여자들만 다니는 중고교를 졸업했지만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첫 번째를 ‘2’에서 ‘1’로 바꿨다.여자친구에게 평범한 결혼과 가정을 선사하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그리고 법적으로 남자로 인정받은 상황에서 이력서에 ‘여자공업고등학교’ 가운데 ‘여자’를 지웠다가 취직하려던 회사의 사장에게 사기죄로 고소당했다.  다음달 4일 상업 상영의 막을 올리는 독립영화 다큐 ‘3xFTM’(김일란 감독)은 김명진,고종우,한무지 등 세 명의 FTM(성전환남성·Female Toward Male)들을 다룬 최초의 트랜스젠더 영화다.가수 하리수나 ‘천하장사 마돈나’ ‘장밋빛 인생’ ‘헤드윅’ 등을 통해 MTF(성전환남성 Male· Toward Female)에 대해서는 비교적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FTM의 면모는 좁처럼 접하기 어려웠던 것.이미 부산국제영화제 등 30개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들었고 이제 정식 개봉을 앞두고 대중이 이 세 청년들이 내민 손을 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 영화가 상업 상영의 관문을 통과한 것 자체가 우리 영화판,사회의 공기가 달라졌다는 반증일까.  ●거북살스럽지 않은 트랜스젠더 영화  거북살스럽지 않겠나 생각했던 걱정은 씻은 듯 달아났다.러닝타임 115분 내내 쉴새없이 세 남자가 살아온 얘기,갖고 있는 생각,삶과 사람을 대하는 자세 등에 대해 얘기하는데 자칫 지겨워질 수 있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다.기자는 1시간이 조금 지났을 때 잠깐 졸렸을 뿐이었다.그리고 세 남자 얘기에 정신 없이 빠져들었다.  고종우는 신문사 지국 일을 하면서 혼자 산다.시간 나면 남자학교 운동장 같은 델 가 건강한 남성이 뛰어다니는 것을 지켜본다.힘 깨나 쓴다고 과시하고픈 남성들이 두들겨대는 전자오락기를 때려도 보고 노래방에 가서 혼자 악다구니도 쓴다.그렇다고 마초도 ‘변태’도 아니다.그저 외롭기 때문에,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어할 따름이다.  한무지는 가슴을 절제했다.퍼레이드에서 웃옷을 벗어 던지며 여느 남자처럼 웃통 바람으로 돌아다니며 한껏 해방감에 젖어들었다.한때 “언니”라고 불렀던 여동생으로부터 “오빠”로 자신을 불러주게 된 여동생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지닌 터프 가이가 그다.10년지기 친구가 어느 날 내뱉었던 “아참 너,여자였지” 한마디를 뇌리에 기억해둔 섬세한 이가 그다.  이들의 삶은 힘겹기만 하다.취직을 위해 취업전문학원에 다니고 신문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몰아야 하고 적은 월급과 잦은 월급에 불평을 터뜨리고 있다.그렇게 힘들게 살아온 이들은 영화 초반,”왜 굳이 남자가 되려 했던가에 대한 답”(김명진)이 될 것이라고 했다.”어떤 경계에 대한 문답”(한무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현재에 만족하고 있을까.115분 내내 이들은 쉴새 없이 묻고 질문한다.이들은 고종우 말마따나 “자기 문제에 전문가”들인 까닭이다.태어날 때부터 외모와 성징과 다른 성정체성 때문에 고민해온 탓인지 이들은 생각이 깊고 넓다.24시간 사람들이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할까봐 긴장해온 이들은 가슴을 절제하고 압박셔츠로 묶고 두툼한 옷을 겹쳐 입어온 이들이다.  ●’자신을 긍정하는 이가 행복’ 교훈도 선사  세 청년의 질문은 하나로 귀결된다.”자신을 긍정하지 않는 자가 진짜 불행한 존재”(고종우)란 절규는 정말 가슴 서늘한 데가 있었다.  ”내가 세상 편하게 살려고 한 거지요.이기적으로”(김명진)란 설명도 가슴을 적시는 부분이 있었다.왜?  소중한 사람들에게 일단 커밍아웃을 한 이들은 영화 제작과 함께 했던 제2의 커밍아웃에 이어 영화 상영과 함께 세 번째 커밍아웃을 하게 된다.김명진은 가슴 절제수술을 받기 전후해 어머니로부터 ‘미친 년 지랄하고 자빠졌네’’집에 오려거든 낮에 오지 말고 저녁에 와.’ 등의 얘기를 들었다.그리고 어머니에게 “왜?”라고 꼬박꼬박 말대답을 했다고 했다.그 어머니가 새 아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해진다.한무지는 한때 자신을 언니라 불렀던 여동생에게 “오빠”라 부를 것을 강요한 셈이 됐다.고종우는 정말 찐한 사랑을 갈구하고 있는 것 같은데 너무 손해보는 성격 탓에 잘 안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관객이 공유하게 될 것 같다.  ●기대되는 ‘커밍 아웃 3부작’  이 영화는 이른바 ‘커밍아웃 3부작’의 1편 격으로 만들어졌다.최초의 커밍아웃 정치인 최현숙 진보신당 국회의원 후보와 함께 선거운동을 뛴 사람들의 얘기를 다룬 ‘레즈비언 정치도전기’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와 함께 제작하는 ‘종로의 기적’이 계속해서 상영될 예정이다.1월15일 개봉된 이충렬 감독의 워낭소리에 이어 매월 한 편씩 소개된 ‘2009 희망다큐프로젝트’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독립영화나 상업영화 판을 통틀어 최고의 미인 감독으로 꼽히는 김일란 감독의 감각적이면서도 섬세한 연출과 커밍아웃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 세 남자의 열연(?),이 완성도를 높였다.  찝찝한 영화일 것이란 선입견만 살짝 물리치면 내 곁을 스쳐간 또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영화다.개인적으로 5월 맑은 햇살 속에 시사회 보러 ‘컴컴한 동굴’에 들어가는 게 끔찍했다는 점을 토로해야겠다.하지만 동굴 속에서 새삼스레 거울을 꺼내 들여다보게 됐고 시사회가 끝난 뒤 말간 햇살이 나를 꿰뚫는 것같은 느낌에 되려 기분이 좋아졌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MB, 박희태 체제에 힘실어 준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6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조찬회동을 갖는다. ‘4·29 재·보선’ 참패에 따른 당 수습책 및 정국 현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패배로 흐트러진 여권의 전열을 재정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반을 받아들이면서도 ‘박희태 체제’는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으로선 박 대표 체제 유지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다.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물어 박 대표가 물러나면 차기 대권 주자들이 당권을 놓고 계파간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되는 등 당이 심각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청와대의 장악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박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여권의 전열 재정비에 나서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당·청 엇박자 잠재우기 ▲강력한 구조조정 등 민생정책을 통한 민심잡기라는 두 가지 목표점을 향해 치달을 태세다. 청와대는 민심을 회복하는 길은 ‘역시 경제살리기’로 결론을 내리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이 재·보선 다음날 여의도에 있는 금융위원회에서 강력한 기업 구조조정을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치적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구조조정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2차 공기업 선진화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면 지지층이 다시 결집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여권 일부에서 제기된 당·정·청 인적 개편 주장은 당분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 2기 참모진 재임 1년이 되는 오는 6월을 전후로 여권 진용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해 한두 달 내에 강력한 국정 추진을 위한 인적쇄신의 필요성이 다시 가시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내각 및 청와대 수석 등 참모진에 대한 인사요인은 있다. ‘1·19개각’은 급한 대로 기획재정부 장관, 통일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등 극히 일부만 교체하는 선에 그쳤다. 개각을 하게 될 경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경질 0순위로 거론된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물러난다면 개각의 폭은 커질 수 있다.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교체 주장의 이면(裏面)에는 분위기 반전을 꾀하지 않고서는 후반기 국정운영, 더 나아가 차기 대통령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년 6월 지방선거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은 4·29 재·보선 패배에 따른 수습국면으로 조용히 당·청을 수습하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올해가 현 정부가 힘있게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6월 이후 인적 개편이 가시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민주 “신건은 ‘도덕적 무자격자’…고발할 것”

     민주당이 최근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전주 완산갑 신건(무소속) 후보를 “도덕적 무자격자”라고 강하게 비난한 뒤 신 후보를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경 사무총장은 27일 최고위원회에서 “신 후보는 자신이 소유한 (서울) 서초동 80억원짜리 건물을 35억 5000만원으로 신고했다.”면서 “이는 공직선거법 제250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 당선무효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신 후보의 평창 땅 매입과 관련,”전형적인 땅 투기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평창이 동계 올림픽 후보지로 결정된 것이 2004년 12월23일인데 신 후보는 한 달 전 아들 명의로 평창에 1273평의 땅을 매입했다.”고 비난했다.”(신 후보는) 본인과 부인의 노후 요양을 위해 구입했다고 하지만 보통 노후에 살 곳을 찾는다면 고향에 가서 구입하게 되는데,신 후보는 전북에는 땅 하나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입 전후로 평창 땅 값이 두 배로 폭등한 사실과 아들에 대한 편법 증여 의혹,농지법 위반 의혹도 따져볼 점이 있다.”고 말하면서 “이러면서 정말 고향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한 표 주십시오.’라고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가.이런 ‘강부자식’ 땅투기하는 사람을 개혁적인 후보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이 사무총장은 “민주당 전북도당은 이 같은 사유로 신건 후보를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민주당은 신건 후보가 지금이라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후보를 사퇴하는 것이 전주 시민을 욕보이지 않는 길”이라고 신 후보를 압박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주 덕진에 출마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무소속)을 향해서도 “정치적 무자격자”라고 비판했다.정 전 장관과 신 후보의 ‘무소속 연대’를 “무자격자들의 야비”라고 거칠게 비난한 이 사무총장은 “정 전 장관이 민주당 대선후보였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자신의 야욕만 위해서 민주당과 전주시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정 전 장관의 복당 여부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공당이다.”며 “민주당의 정신이 살아있는 한 두 사람의 복당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신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향한 민주당의 공세를 “네거티브 선거”라고 비난하면서 “갑작스런 출마로 실무자가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년에 재건축한 내용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 진실”이라고 반박했다.  신 후보는 “민주당이 선거가 불리해지자 이미 선관위에 신고가 된 내용을 가지고 나에게 무슨 의혹이 있는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정치공세를 위해 변죽만 울리지 말고 당장 검찰에 조사 의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노컷뉴스는 신 후보의 땅투기 의혹에 대한 해명이 사실이 아니라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노컷뉴스는 “신 후보가 부인 한 씨가 요양을 위해 1년중 절반 정도를 평창에 있는 빌라에서 머무른다고 해명했지만,현지 확인 결과 최근 사람이 거주한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며 “특히 한 씨 명의의 집 가스검침 카드를 확인한 결과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가스 사용량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며 “겨울 내내 사용한 가스량이 보통 가정 한달 사용량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것은 ‘부인이 요양차 반년 가량을 머무른다’는 해명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신 후보의 진부면 일대 절대농지 구입에 대해서도 “신 후보가 지난 2005년 5월 아들 명의로 사들인 진부면 거문리 일대 논 3533㎡(1070평)은 이미 옥수수나 콩밭으로 전용된 지 오래됐으며 그나마도 경작은 마을 노인들이 맡고 있다.”며 “한 이웃 주민은 ‘서울 사람이 땅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여기로) 오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사설] 혼란만 부추기고 원위치한 자동차 지원책

    노후 차량을 교체할 때 개별소비세와 취득·등록세를 70% 감면받을 수 있는 대상이 2000년 이전 등록된 차량을 12일 현재 보유한 사람으로 확정됐다. 신차 구입을 전후해 2개월 내에 노후차량을 폐차하거나 양도해야 한다. 감면한도는 개별소비세 150만원, 취득·등록세 100만원 등 250만원이다. 노후차량 기준과 감세 폭은 지난달 26일 지식경제부가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보고했던 자동차산업 활성화방안과 동일하다. ‘12일 현재 보유한 노후차량을 신차 구매 앞뒤 2개월 이내 처분할 때’라는 지원 기준이 새로 추가됐을 뿐이다.정부는 지난달 업계와 정치권의 요구로 자동차 지원책을 내놓았다가 ‘선(先)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있자 발표를 백지화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뒤늦게 자동차업계 노사에 대해 ‘성의’ 표시를 요구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신차 구매가 실종되는 등 극심한 혼란이 이어졌다. 말만 앞세운 한 건 주의식 정책결정이 불신만 더 키운 꼴이다. ‘내수 살리기’라며 혼란만 부추기니 기가 막힌다.자동차산업 지원책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재·보궐선거용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번 선거에서 일부 지역구의 표심은 지원책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돈다. 민주당은 별도로 제출한 추경안에서 자동차산업 지원예산을 포함시켰다. 전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할 특정산업 지원이 정치권의 타산에 놀아나선 안 된다. 미국처럼 정치권이 앞장서 강도높은 자구책을 요구하기 바란다.
  • [박연차회장 로비 스캔들] “성역 없다”… 사법처리 20명 넘을 듯

    [박연차회장 로비 스캔들] “성역 없다”… 사법처리 20명 넘을 듯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수사 범위도 현 정권과 전 정권, 여·야 인사 등 광범위하다. 전방위 수사 신호탄으로, ‘메가톤급’ 폭발력을 예고하고 있다는 게 검찰 주변의 관측이다. 대검 중수부는 지난 21일 추부길 전 비서관을 체포한 뒤 “수사범위를 한정시키지는 않겠지만 현재로서는 개인 비리로 보이고, 퇴임 뒤 이뤄진 ‘실패한 로비’”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등 현 정권으로 의혹의 눈초리가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정치권이 제기할 전 정권에 대한 표적 수사, 편파 수사 논란을 싹부터 잘라버리기 위한 검찰의 ‘선제공격’으로 해석된다. 지난 2005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김해 갑 선거구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전략공천된 뒤 노건평씨를 통해 박 회장에게서 불법정치자금 5억원을 받은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을 구속한 이튿날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박 회장으로부터 역시 5억원을 불법 수수한 송은복 전 김해시장을 곧바로 구속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추 전 비서관을 체포하는 동시에 옛 여권의 거물급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이광재 의원을 소환한 것도 현역 의원도 지체없이 사법처리하겠다는 경고의 의미와 함께 균형 맞추기를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와 박연차 회장이 구속기소된)지난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길고 험한 길이지만 무소의 뿔처럼 가겠다.”고 언급한 것처럼 ‘성역 없는 수사’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박 회장이 구속기소된 지난해 12월 말 이후 잠시 주춤하는 것처럼 보였던 검찰 수사는 지난달 검찰 인사와 함께 특수통 중견검사 8명을 ‘긴급수혈’하면서 이미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14일을 전후로 박 회장의 계좌에서 뭉칫돈을 발견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했고, 불과 엿새만에 옛 여·야 인사 2명을 구속하고 1주일만에 추 전 비서관을 체포하는 등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수사를 끌어가고 있다. 앞으로 검찰은 지금의 ‘탄력’을 유지하되 4월 임시국회 개회를 기점으로 나눠 그 전에는 회기 중 불체포특권이 있는 현역의원, 이후에는 전직 의원과 고위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부산, 경남지역 정치인을 중심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신빙성 있는 소문이 속속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현 여권 인사들도 검찰 수사망에 걸려들 것으로 예상되며, 최종 사법처리되는 인원은 20명 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지혜 장형우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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