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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독자와 소통하는 서울신문 기대/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위원

    [옴부즈맨 칼럼] 독자와 소통하는 서울신문 기대/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위원

    신문이 방송에 비해 차별화를 내세울 수 있는 요소는 기획기사일 것이다. 긴 호흡의 심층 분석 기사는 마치 한 편의 소설이 시각적인 현란함을 앞세운 영화와는 다른 차원의 상상력과 영감을 주듯이 정보와 감동을 전달한다. 일반행정 분야와 서울자치행정 점검을 다룬 ‘5기 지자체 출범 한달’(7월31일) 기사는 이런 장점을 충분히 살린 사례다. 시기도 적절했다. 출범 한 달이라는 기간이 말해주듯 소재를 전·현 권력 간, 중앙·지방 권력 간 갈등이라든지, 4대강·세종시와 같은 쟁점사안에 국한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방선거 이후 정치 변화의 맥을 짚기 위한 노력은 높이 살 만했다. ‘0점 조준’, ‘클릭 조정’처럼 어려운 군대용어를 굳이 사용한 점은 옥에 티였지만 말이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기사는 기존의 선거보도 관행과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정책보다는 양당 대결 구도로 설정한 정치권에 원인 제공의 책임이 있지만 지역구의 특성이나 쟁점, 후보에 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한 정보 전달에 역점을 둔 기사가 아쉬웠다.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한 ‘7·28 민심르포’ 같은 연재기사는 신선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단순히 ‘여론조사에 따르면’이라는 말로 무슨 당 우세, 박빙과 같이 표현한 기사(재보선 D-1 판세·관전포인트, 7월27일)는 책임 있는 보도라 하기 어렵다. 7월25일부터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한·미연합훈련 관련 기사는 최신예 무기 소개와 작전 설명으로 시선을 끌었지만 천안함 사태 이후 주변국의 미묘한 정황을 감안하면 한반도 주변의 군사력 배치라든지 국가별 국방비 등에 대한 심층기사가 아쉬웠다. 반면 중국해군의 동향을 600년 전 정화(鄭和) 함대의 부활이라는 관점에서 다룬 ‘中의 야심 무엇을 노리는가’(7월31일)는 그래픽과 함께 돋보였다. FIFA가 주최하는 U-20 여자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낸 ‘태극소녀’ 관련 기사는 의미 있었다. 우리가 신문의 스포츠 기사에 주목하는 것은 중계방송과는 다른 관점의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경기당 골과 경고 수, 전술 등에서 남자축구와 여자축구를 비교한 기사(‘여자축구가 더 화끈하다’, 7월28일)와 우리 팀의 약점과 강점을 분석한 ‘태극소녀 26일 4강신화 쏜다’(7월24일) 등의 기사가 눈에 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골프처럼 홀까지의 거리를 달리 적용하는지, 농구처럼 공의 크기는 다른지와 같은 여자축구에 대한 작은 궁금증을 풀어주는 기사는 아쉬웠다. 모 일간지처럼 스타 선수의 화려한 플레이와 어려운 환경을 필요 이상으로 대비시키는 사생활 들추기 보도는 지양해야겠지만 말이다. 사설의 제목(4강신화 태극낭자, 여자축구 희망을 봤다, 7월31일)처럼 이들의 희망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자축구 선진국 독일과 미국의 사례처럼 우리의 관심과 성원이 지속될 수 있는 기사 발굴이 필요하다. 비슷한 시기에 치러진 핸드볼 여자주니어선수들의 기사는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은 감이 없지 않다. 여자핸드볼은 국제대회 성적에 비해 비인기종목을 이유로 설움을 받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이미 ‘유명’한 탓인지 8전 전승으로 4강에 오른 활약에 비하면 지면 할애가 부족했다. 하지만 ‘소녀들의 눈물…후회는 없다’(7월30일)는 제목으로 결승진출에 좌절한 두 팀을 ‘불모지에 핀 꽃’과 ‘리틀 우생순’이라는 소제목으로 나란히 실은 기사와 ‘떠오르는 핸드볼·축구 女수문장 박소리·문소리(7월29일)’의 아이디어는 돋보였다. 경영학의 구루(Guru) 필립 코틀러는 최근 저서 ‘마켓3.0’에서 미래시장의 첫 번째 핵심 키워드로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력’을 꼽았다. 신문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신문은 다른 중앙일간지와 비교하면 외부 기고를 중시한다. 독자권익위원회의 회의 내용도 매달 꼬박꼬박 싣는다. 참여의 시대, 고객의 정보 요구에 귀 기울이며 능동적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서울신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5기 지자체 출범 한달] 선거공약 어떻게 되나

    선거 당시 최대 쟁점이었던 무상급식 이슈는 교육감들이 취임하고 한 달이 지나도록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무상급식을 실시할지 여부에 대한 입장은 평행선을 긋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반면, 실시를 위한 관건인 예산 문제를 심의·의결할 시·도 의회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상급식 실시를 공약으로 내 건 교육감들이 당장 내년부터 단계적인 실시를 약속한 터라 하반기에는 무상급식 문제가 피할 수 없는 쟁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내년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무상급식 전면 확대를 주장하는 반면, 교육예산 1조원 공약을 내건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을 소득 하위 30%까지 늘리고 나머지 예산을 학용품비 등에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역시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김문수 도지사와 마찰이 예상되지만, 관련 조례를 번번이 폐기한 도의회에 민주당 우군이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 변화가 생겼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인 ‘고교 다양화 300 정책’이 시·도별로 어떻게 뿌리를 내릴지도 관건이다. 곽 교육감과 김 교육감은 고교 다양화 300 정책에 포함된 자율형사립고나 외국어고 등이 수업파행을 불러온다며 추가 설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신 학급당 학생수를 25명 이하로 줄인 혁신학교 모델 설치에 적극 나섰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5기 지자체 출범 한달] 파행의 교육위… 무상급식·혁신학교 ‘정당 대리전’

    [5기 지자체 출범 한달] 파행의 교육위… 무상급식·혁신학교 ‘정당 대리전’

    지난달 말 임시회를 시작으로 민선 5기 시·도 의회가 문을 열었지만, 교육위원회에서는 파열음을 내는 곳이 많다. 교육위원의 정당별 의석 배분 문제에서부터 교육자치 이념에 따라 따로 뽑은 교육의원과 시·도의원 가운데 어느 쪽이 교육위원장을 맡을지를 놓고 사분오열되고 있어서다. 시·도별 교육위는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정책 추진 여부 등을 결정할 첫 번째 관문인데다, 시·도 교육감을 견제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해관계자들이 구성 방식을 놓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시의회 교육의원들은 교육위원장 선출 결과에 반발, 무기한 등원 거부를 선언한 상태이다. 교육의원이 교육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과 달리 시의회는 민주당 김상현 시의원을 교육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최홍이 서울시교육의원은 “광역의회 16곳 가운데 교육의원이 교육위원장을 차지하지 못한 곳이 7곳”이라고 밝혔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 등이 7곳에 포함된다. 연간 심의 예산이 6조원을 넘는 서울시 교육위는 15명으로 구성되는데, 교육의원이 8명으로 다수를 차지한다. 이들은 다른 시·도 의원과 달리 정당 소속이 아니다. 시·도 의회는 정당에 따라 배분하는 상임위원장 자리에서 교육위원장만 예외를 두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무상급식과 같은 공약을 놓고 정당 간 대리전이 펼쳐진 마당에 이를 심의할 교육위 구성에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힐 수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정당 간 대립도 갈등의 한 축을 형성했다. 서울시 교육위원회 구성 단계에서는 정당 간 몸싸움도 벌어졌다. 민주당이 시의원 몫 교육위 7자리 가운데 6자리를 갖겠다고 하자, 한나라당 시의원 10여명이 “애초 합의대로 한나라당에 2~4석을 배정해야 한다.”며 의장석을 40분간 점거하고 항의했기 때문이다. 결론은 당초 민주당 안대로 한나라당이 1석, 민주당이 6석을 차지하는 구도가 됐다. 여기에 진보성향 교육의원은 3명, 보수성향 교육의원이 5명으로 분류된다. 충남과 전북, 전남 지역 교육의원들도 도의원 출신이 교육위원장을 맡은 데 반발, 등원 거부를 선언했었다. 이 가운데 충남도의회 교육의원들이 지난 28일 등원하기로 입장을 바꿨지만, 이들은 “계속 등원을 거부할 경우 구태로 비쳐질 수 있으니 일단 등원하자.”며 한 발 물러선 형태로 갈등이 여전히 잠복해 있는 셈이다. 교육위 구성이 파행을 겪는 이유를 시·도의원과 교육의원들의 정치적 야망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무상급식이나 학생인권조례와 같은 교육 이슈들이 쟁점이 되면서 교육위원장이 경력을 쌓는 것은 물론 정치적 입지도 강화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정당에 배정되는 상임위원장 몫이 하나 줄어드는 것도 시·도의원들이 무당적인 교육의원에게 위원장직을 양보하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교육계는 교육자치라는 명분을 내걸고 집단적으로 반발했다. 교육계에서는 교육이슈에 대한 논란이 커질 때 교육위에서 이뤄져야 할 합의 과정을 정당 지도부의 판단이 대신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홍이 교육의원은 “전국 교육의원들을 한데 모아 교육자치 차원에서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교육위 구성이 파행을 겪으면서 임시회 기간 동안 각종 조례안이 제때 통과되지 못하는 결과가 벌써부터 벌어졌다. 본격적으로 의회 일정이 시작되는 8월에도 교육의원들의 등원 거부가 이어질 전망이다. 파행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결국 6·2지방선거 당시 시·도지사들과 교육감들이 공약으로 내놓은 무상급식이나 학용품비 지원 정책과 같은 사안들이 제대로 상정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7·28 재보선] 승리한 다른 후보들

    [7·28 재보선] 승리한 다른 후보들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이 강한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에선 3성 장군 출신의 한나라당 한기호 후보가 개표 초반 열세를 뒤집고 민주당 정만호 후보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한 후보는 75%까지 개표됐을 때까지 100여표차로 뒤지기도 했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숨막히는 초박빙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른 선거구에 비해 정치 쟁점보다는 민간인 통제구역(민통선) 문제 등 군(軍)과 관련된 지역 민원이 많다는 현실성이 민심에 녹아든 결과로 풀이된다. 더구나 ‘한나라당 후보 대(對) 야권 후보 단일화’ 구도가 형성됐던 서울 은평을이나 충북 충주와는 달리 민주노동당 박승흡 후보가 소(小) 지역주의 판세에서 2강(强) 구도를 구축했던 민주당 정만호 후보와 진보 성향 지지층을 나눠 가진 것도 승패를 가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강원 원주와 태백·영월·평창·정선의 민심은 ‘이광재 동정론’이 대세였다. 민주당 박우순·최종원 후보가 각각 한나라당 이인섭·염동열 후보를 누르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강원 원주는 첨단복합의료단지 유치를 뺏겼다는 실망감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세로 돌아선 게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의 수도권 텃밭으로 분류됐던 인천 계양을에선 각종 여론조사에서의 열세를 딛고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가 승리했다. 경쟁자였던 민주당 김희갑 후보가 선거 초반부터 ‘낙하산 공천’ 논란에 휩싸이며 표심을 끌어안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서울로 출퇴근하는 20·30대가 많은 지역 특성상 휴가철 평일에 치러진 재·보선 선거의 낮은 투표율이 승패를 가른 중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 6·2 지방선거 당시 여야가 ‘대세론 대(對) 지역일꾼론’으로 맞붙었던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낙하산 공천’ 논란에 휘말려 뼈아픈 패배를 경험했던 한나라당이 전략을 바꿔 지역일꾼론으로 나선 것도 주효했다. 특히 이 후보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맞붙은 17·18대 총선에서 패배한 뒤에도 계속 지역에 머물며 ‘지역일꾼’을 자처했고, 이번 선거에서도 서울 은평을에서 정계 복귀에 성공한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처럼 중앙당 선거 지원 유세를 거부한 채 지역 주민에 스며드는 ‘로키’ 전략으로 나서며 토착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충남 천안을에서 같은 당 김호연 후보도 18대 총선의 패배를 딛고 승리를 쟁취했다. 재벌2세라는 선입견을 깨고 낮은 자세로 ‘지역 일꾼’을 자처한 게 승리 요인으로 꼽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美 사상 최악 멕시코만 원유유출 100일

    미국 역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기록된 멕시코만 원유유출사고가 28일(현지시간)로 100일을 맞았다. 최대 환경 재앙일 뿐 아니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지도력이 도마에 오르며 정치쟁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사고의 책임을 진 영국 석유 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파산 가능성마저 제기될 정도인 탓에 파장 수위는 예측을 뛰어넘고 있다. 지난 4월20일 밤 10시쯤 미 남부 루이지애나주 베니스시에서 남동쪽으로 80여㎞ 떨어진 멕시코만 해상에서 BP가 운영 중이던 석유시추시설 ‘디프 워터 호라이즌’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후 사고 발생 3개월여 만인 지난 15일 차단돔 설치가 성공할 때까지 하루 3만 5000~6만배럴의 원유가 바다로 쏟아졌다. CNN 추정에 따르면 지금까지 유출된 기름의 양은 최소 303만배럴에서 최대 520만배럴에 이른다. 미 역사상 최대규모의 기름유출 사고인 1989년 알래스카 해역 엑손 발데즈호 기름유출사건 25만 7000배럴의 최소 10배 규모다. 기름띠는 현재 루이지애나주와 미시시피, 앨라배마 해안을 거쳐 플로리다주 서부 해안까지 확산되고 있다. 연방정부가 어로행위를 금지하면서 수산업과 관광산업이 큰 피해를 입었다. 컨설팅 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에 따르면 멕시코만 인근 5개 주의 관광산업 피해는 227억달러(약 27조 3000억원)로 추산됐다. 야생 동식물도 흘러나온 기름에 속수무책이었다. 조류와 거북이 등 2600여종의 야생동물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BP가 현재까지 투입한 방제비용은 39억달러다. 오바마 대통령은 BP 경영진과의 면담을 통해 200억달러의 피해보상기금을 내놓도록 했다. 지금까지 제기된 피해보상 요구건수는 10만 5000건이다. 이 가운데 5만2000건 이상에 대해 보상이 이뤄졌다. 미 연방정부는 사고를 계기로 연안시추 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키로 한 데다 심해시추 잠정 금지기간을 11월30일까지로 연장했다.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은 BP는 2분기에만 17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300억달러의 자산을 팔아 피해보상비 200억달러를 비롯해 모두 322억달러의 사고 수습 비용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태의 책임을 지고 최고경영자(CEO)가 갈렸고, 수사당국의 조사와 줄소송도 피할 수 없는 처지다. 더욱이 다음달 중순 감압유정 굴착공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 해도 생태계가 회복되려면 수년~수십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7·28 재보선 판세 흔들까

    7·28 재보궐 선거전이 종반으로 향하면서 표심에 영향을 줄 만한 돌출 변수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재보선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이슈가 없었던 차에 등장한 이 변수들이 막판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변수들은 한결같이 한나라당에 불리하다. 우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이 22일 최대 승부처인 서울 은평을에서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가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야 3당이 단일후보를 앞세워 이 후보를 협공할 경우 판세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야 3당은 25일까지 여론조사로 단일 후보를 확정하기로 했다.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추가 협상을 벌여야 하지만 민주당 장상 후보의 경쟁력이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장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 오는 10월 재보선에선 양보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性風’ 맞불… 표심 향방 주목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파문도 주요 변수가 될 조짐이다. 급해진 한나라당은 강 의원을 재빨리 제명하기로 결정하고,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공성진·현경병·박진·임두성 의원에 대해서도 당원권을 정지하기로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교비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강성종 의원의 구속을 막기 위해 7월에 방탄국회까지 소집했는데 부끄럽지 않느냐.”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민주당 이강수 고창군수의 성희롱 논란을 꺼내들어 ‘성풍(性風)’에 맞불을 놓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전형적인 물타기 공세”라고 주장한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강 의원은 대통령 내외와 여야 여성 의원, 아나운서, 여자 대학생 등을 총체적으로 성희롱 대상으로 삼았다.”면서 “한나라당이 국회 윤리특위를 지연시키고 제명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성희롱당’이자 ‘성희롱 집성촌’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한나라당 소장파 중진인 남경필 의원의 부인까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여당 중진 의원 주변을 조사할 정도라면 야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했겠냐.”며 쟁점화에 나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역 선관위에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을 이재오 후보 낙선운동 혐의로 조사·고발토록 지시한 내용의 문건이 공개되고, 선관위가 이를 시인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또 민주당은 이재오 후보가 자동응답시스템(ARS)을 이용,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했다며 검찰에 고발하고, 이 후보 측은 “유권자 동의를 받았으므로 문제될 게 없다.”고 맞서고 있다. ●“민심자극” vs “파괴력 크지 않을 것” 변수의 영향력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전국을 관통하는 쟁점이 부각되지 않은 채 흘러온 재보선에선 성희롱 파문과 같은 감성적인 이슈가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면서 “여당 지지층이 실망해 투표를 포기하고, 야당 지지층이 결속하면 그동안의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한나라당에 불리한 변수이지만 새삼스러운 변수는 아니다.”면서 “재보선 지역의 이해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어서 실제 투표에 작용하는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구·홍성규기자 window2@seoul.co.kr
  • [객원칼럼] 일본 참의원 선거와 한일관계/장제국 동서대 부총장

    [객원칼럼] 일본 참의원 선거와 한일관계/장제국 동서대 부총장

    지난 11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민주당이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하고 대패했다. 설상가상으로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로 갈등하던 사민당과의 연립이 깨지면서 민주당은 중의원에서조차 참의원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3분의2 의석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었다. 민주당은 앞으로 다른 야당을 끌어들여 연립을 하지 않는 이상 쟁점 법안이 매번 참의원에서 부결되는 ‘식물 여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선거는 철저히 소비세 인상 문제나 민주당의 혼란스러운 정국 운영에 대한 불만과 같은 일본 국내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민주당이 참패했다고 해서 한·일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일 정책을 입안하는 데 있어서 몇 가지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다. 첫째, 수세에 몰린 민주당 정부가 과연 현재 ‘용기’를 가지고 시도 중인 한국에 대한 ‘창조’적인 정책을 자신감을 갖고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민주당 정부는 당내에 복잡하고 다양한 이데올로기적 스펙트럼이 존재함에도 역사문제에선 상당히 진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일병합 100년이 되는 올해 과거사문제를 이제는 명확히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한국 측의 기대에 대해 민주당 정부는 상당히 ‘파격’적으로 응하고 있다.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7일 일본 내각의 2인자인 센코쿠 관방장관은 일제시대 징용피해자 등에 대해 ‘정치적 판단’에 근거해 개인보상을 할 필요가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이는 역대 일본정부가 전쟁 피해자의 개인청구권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두 소멸됐다는 종래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난 인식이다. 또한 지난 16일에도 그는 오는 8월 과거사에 대해 사죄하는 ‘총리명의의 담화문이 내 머리 속에 있다.’고 말하는 등 과감한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약진한 자민당과 신당 ‘모두의 당’은 보수적 색채가 강한 정당으로 영주 외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 부여에 반대입장을 갖는 등 민주당의 인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민주당 정부의 살얼음을 걷는 듯한 ‘창조성’이 선거 실패라는 유탄의 영향으로 좌절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어버린 민주당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진보적’ 한국정책이 일본의 일반 대중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시각이다. 지난달 한·일 언론사가 공동으로 조사한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97%가 한국 식민지 통치에 대해 ‘일본의 사죄가 불충분하다.’고 대답한 데 반해 일본인들의 39%는 ‘사죄는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보도되었다. 실제로 일본의 보수 언론들과 네티즌들은 민주당 정부가 현재 취하고 있는 역사문제에 대한 ‘진보적’ 입장에 대해 매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당 정부가 처한 비우호적 정치 환경으로 인해 모처럼의 ‘진보’ 정책이 오히려 한·일관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일본 정부가 과거사를 ‘직시’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상당히 파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바람직하고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의 기본은 국내정치 우선이라는 법칙에 따라 모처럼의 일본정부의 ‘용기’가 얼마든지 흔들릴 수 있는 성격이라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목청을 높여 일본에 공개적으로 무엇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조용하면서도 세련된 외교의 추진이다. 그래야 우리가 얻고자 하는 알맹이를 실제적 성과로 일궈낼 수 있는 것이다. 괜스러운 감정이 섞인 강한 요구가 여기저기서 난무할 때, 그렇지 않아도 살얼음을 걷는 일본정부의 ‘창조’ 외교가 수몰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일병합 100년이 되는 올해가 양국 정부의 지혜로운 ‘프로급’ 외교를 통해 새롭고 성숙한 한·일관계의 원년을 여는 의미있는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4대강 솔루션] 수질 관리-“가뭄대책 더 강화하고 하수종말처리장 보강하라”

    [4대강 솔루션] 수질 관리-“가뭄대책 더 강화하고 하수종말처리장 보강하라”

    루비콘강을 건넌 것일까. 6·2지방선거 이후 논란이 커지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쟁점인 보 건설과 강바닥 준설이 상당부분 진행되면서 이를 되돌리면 오히려 환경파괴가 심해진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공학 전문가 10명이 내놓은 의견과 해법, 대안 등을 공개한다. 강바닥 준설로 인해 수량이 풍부해지면 수질도 함께 좋아질 것이라는 데에는 전문가 대부분이 동의했다. 또 토목공사에 따른 수질악화는 생태계의 복원능력을 고려할 때 일시적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공사 진행기간에 몇 가지 문제만이라도 철저히 보완하자고 했다. ●오염 심한 초기빗물 관리해야 일부에서 수질악화를 우려하는 이유는 결국 물을 가둬 두기 때문이다. 물이 흐르지 않고 정체되면 물에 이끼가 끼는 부영양화 문제가 생긴다. 낙동강 하구둑의 경우 물을 가둔 지 1년 만에 수질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수문을 열고 매년 20억원을 들여 오염물질을 걷어내고 있다. 4대강 사업계획안은 부영양화의 원인인 인(P)을 제거하기 위해 ‘총인오염총량제’를 환경부 계획보다 3년 앞당겨 2012년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5000억원을 들여 인을 제거하는 처리시설 265곳을 설치해 하수처리장의 인처리율을 현재 70%에서 94%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계획안에 하수종말 처리 부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동오염원(산업폐수, 축산폐수 등 광범위한 배출경로를 갖고 있는 오염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오염원의 비중은 1998년 21~37%에서 2015년에는 65~70%로 높아진다. 김응호 홍익대 교수는 이동오염원 관리와 관련, 특히 초기우수(빗물)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초기우수는 양이 많지 않아도 오염 정도가 고약해 갈수기나 건기에는 수질악화에 큰 영향을 준다.”면서 “4대강 유역의 주요 도시 곳곳에 초기우수저류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석 경북대 교수는 “빗물과 생활하수가 따로 분리돼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별개의 하수관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산림 연계 수질관리 필요 아울러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이 홍수보다 피해가 더 심한 가뭄에 대해서는 대책이 거의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응호 교수는 “200년 주기의 홍수에 대해서는 많이 얘기하면서 200년 빈도 가뭄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다.”면서 “홍수는 한 차례 스쳐 지나가지만 가뭄은 자연의 생명을 잃게 한다.”고 경고했다. 산림과 연계한 수질관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성일 서울대 교수는 “적절한 산림 간벌을 통해 홍수를 막고 이동오염원을 제거해야 한다.”면서 “나무심기는 목재 확보 차원이 아니라 물생산을 위한 산림관리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전문가 52% “4대강 원안대로”

    전문가 52% “4대강 원안대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절반 이상이 4대강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 공천제 폐지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은 찬성 쪽이 반대 의견을 압도했다. 정치·외교와 경제·산업 분야를 각각 대표하는 최고의 파워엘리트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건희 삼성 회장이 꼽혔다. 현 정부의 정책성과 평가에서 경제 쪽은 후한 점수를 받았지만, 교육과 외교·안보는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15일 서울신문이 창간 106주년을 맞아 전문가 106명을 대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걸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2.5%가 4대강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13.9%는 당초 일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답했고, 38.6%는 다소간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4명 중 1명 꼴인 23.8%는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야당의 6·2 지방선거 압승에 따른 여소야대 정국에 대해 응답자의 47.6%가 ‘민주적 자치행정 정착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에 심각한 갈등이 빚어질 것이라는 응답도 38.8%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에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정책과제로는 지역·계층 간 갈등을 봉합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4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회복 및 안정적인 성장세 진입’ 33.3%, ‘천안함 사태 등으로 악화된 남북관계 회복’ 13.1% 순이었다. 공수처 신설에는 전체의 70%가, 기초지자체장의 정당 공천제 폐지에는 67.6%가 찬성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핵심 쟁점인 자동차와 쇠고기 부문 협상과 관련해 35%는 둘 다 양보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20%는 둘 다 양보해서라도 신속히 양국 의회의 FTA 비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자동차보다는 쇠고기 시장을 지켜야 한다는 응답이 28%로 반대 응답(17%)보다 훨씬 많았다. 경기 전망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2~3년간 상승과 하강의 반복이 지속될 것’이라는 답변이 81.8%로 압도적이었다. 내년부터 위기에서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은 9.1%에 그쳤다. 현 정부의 정책성과에 대한 평가에서 경제 분야는 A학점 37.1%, B학점 41.2%로 전체의 80% 가까운 전문가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D학점이나 F학점은 7.2%에 그쳐 우리 경제가 글로벌 위기상황에서 빠르게 벗어난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교육 분야는 A학점이 3.1%에 불과했고 B학점도 21.6%에 그치는 등 설문대상 분야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D학점이 22.7%였고 F학점을 준 사람도 8.2%나 됐다. 외교안보도 미흡하다는 응답이 26.5%(D학점 11.2%, F학점 15.3%)나 됐다. 악화된 대북관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파워엘리트로는 정치·외교 분야의 경우 박 전 대표가 가장 많은 37명으로부터 지목을 받았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22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21명) 순이었다. 경제·산업·과학 분야에서는 이건희 삼성 회장(43명), 정몽구 현대차 회장(21명)이 1위와 2위를 했다. 3위는 경제정책 사령탑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15명)이었다. 문화·체육 분야에서는 스포츠 스타의 양대 아이콘인 축구 박지성·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가 똑같이 33명으로부터 파워엘리트로 선정됐다. 김태균·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 [시론] 불안정한 간(菅)정권/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시론] 불안정한 간(菅)정권/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7월11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는 민주당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인 동시에 간 나오토 총리에 대한 평가의 의미를 가졌다. 이번 선거의 관심은 일본 민주당(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느냐에 집중되었다. 그 결과는 간 총리가 장담한 54석에 훨씬 못 미치는 44석에 그치면서 민주당은 참의원의 개선 의석에서 자민당에 제1당을 내주는 참패를 했다. 이번 민주당의 참패로 간 정권의 미래는 풍전등화의 기로에 선 것임에 틀림없다. 정권교체를 이룩한 민주당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참의원 선거 참패로 인해 간 정권은 앞으로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번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왜 참의원 선거에서는 참패하게 되었을까. 일반적으로 소비세를 쟁점으로 한 간 총리의 선거 전략 실패로 설명하기도 한다. 소비세 증세를 먼저 주장한 것은 자민당이지만, 간 총리가 맞불작전으로 소비세 증세를 거들면서 선거의 쟁점이 되었다. 이로 인해 간 총리의 소비세 발언에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결국 소비세 문제는 여당의 반대표로 작용한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고 민주당 참패를 소비세 문제로 설명하는 것은 너무나 단편적인 분석이다. 민주당의 참패는 하토야마 정권 시절부터 나타난 민주당의 한계를 간 정권이 극복하지 못한 것에 그 원인이 있다. 우선 하토야마 총리가 보여준 리더십의 문제가 간 총리에서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을 국민들은 주목한 것이다. 간 총리는 소비세를 쟁점으로 삼은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하지만, 그보다는 소비세에 대한 간 총리의 우유부단한 발언이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민주당이 예산을 이유로 매니페스토(정권 공약)를 실행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게 만들었다. 그 예로 1인 선거구에서는 자민당이 22석을 획득하였는 데 비해 민주당은 8석밖에 획득하지 못하는 큰 패배를 했다. 즉, 지방에서는 민주당의 개별농가소득보전정책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그리고 민주당의 공공투자 삭감으로 인한 경기 악화는 민주당 정책에 의문을 가지게 만들었다. 지방과는 달리 도시의 무정당파들은 민주당이 개혁을 철저히 하지 않는 것에 비판적이었다. 그 예로 도시 지역구인 3인과 5인의 도쿄 선거구에서는 자민당이 아닌 민나노(다함께)당이 약진을 해 공명당을 앞서는 10석을 획득하였다. 이번 선거의 결과로 간 총리가 즉각적으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간 총리 자신이 패배에 대한 책임을 말하면서도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며 총리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민주당 내에서도 당분간 선거가 없는 상황에서 총리를 자주 바꾸는 것에 대한 비판이 강해 간 총리의 책임은 에다노 간사장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간 정권은 불안정한 정권이 될 것임에는 틀림없다. 우선 국회에서 야당과 ‘부분 연대’를 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정책이 통과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쟁점이 되지 않았던 미·일관계(특히 후텐마 문제), 외국인 참정권, 부부 별성 등의 정책은 상당한 마찰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간 정권은 민주당 내 오자와그룹의 반발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도 과제로 남아 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9월 대표 선거에 직접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은 반 오자와 대 친 오자와 대립이 격화돼 정계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존재한다. 간 정권의 장래는 9월 대표 선거까지 잠시 연기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불안정한 간 정권의 지속은 한·일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간 정권이 한·일관계를 우호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말’보다는 ‘행동(정책)’이 우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간 정권의 불안정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 여·야 이해득실 골몰… 9월 국회도 없던일로?

    여·야 이해득실 골몰… 9월 국회도 없던일로?

    지난 6월 국회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별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구의회 폐지 및 시·군·구 통합이 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 통상 7월과 8월은 국회가 열리지 않아 9월 정기국회에서나 논의가 다시 시작될 예정이지만, 여야 간 입장차는 물론 의원 개개인의 주장도 크게 달라 지방행정체제 개편 자체가 백지 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다. 여야가 구성한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위는 애초 지난 4월 27일 ▲시·군·구 통합 ▲통합 지자체에 대한 재정지원 ▲특별·광역시 구의회 폐지 ▲읍·면·동 주민자치회 출범을 골자로 한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별법안을 마련했다. 6월 본회의 처리가 목표였으나, 여야 합의 불발로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통합 창원시(창원·마산·진해) 재정 지원이 급했던 한나라당이 막판에 “구의회 폐지 여부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며 타협을 시도했지만 민주당은 “당내 반발이 심하고, 졸속으로 처리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11일 “특위에서도 논란이 많았고,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반대했다.”면서 “행정체제 개편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처리할 수 없는데, 이렇게 논란이 많은 상태에선 법사위 상정이 힘들다.”고 말했다. 또 “최대 쟁점인 구회의는 의원 간 입장이 너무 엇갈려 존속하는 쪽으로 결론날 것”이라고 말했다. ●돌고 돌아 제자리 하지만 특위 한나라당 간사였던 권경석 의원은 “여야 특위 의원들이 9개월 동안 낱말 하나까지 꼼꼼하게 따져가며 심의·의결했다.”면서 “원안을 폐지하려면 특위에 재상정해 논의해야 하는데, 특위가 해산했기 때문에 결국 원안대로 본회의에서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간사였던 조영택 의원은 “특위에서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도 “특별법안이 행정체제 개편 내용 대부분을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 추진위원회’에 위임하면서도 유독 구의회 폐지만을 명문화시킨 데 대해 특위 밖의 의원들이 반발했다.”고 말했다. ●“행정 비효율” vs “구청장 독재” 각 당 내부에서도 지역구나 지방자치에 대한 신념 등의 차이로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별·광역시에 지역구를 둔 의원은 시·군·구 통합이나 읍·면·동 주민자치회 구성에는 별 관심이 없고, 구의회 폐지만 반대한다. 지역구 관리의 핵심인 구의원이 사라지면 자신의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별·광역시 이외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반대로 시·군·구 통합이나 읍·면·동 주민자치회 구성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같은 한나라당 소속인데도, 경남 창원이 지역구인 권경석 의원은 “구의회는 지방자치가 발전된 나라 중 어떤 나라도 시행하지 않는 비효율적인 제도”라고 주장하지만, 서울 강동이 지역구인 김충환 의원은 “풀뿌리 자치의 핵심인 구의회를 폐지하면 구청장의 독재화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기초적인 행정사무를 위임받게 될 읍·면·동 주민자치회를 놓고도 한 쪽에서는 “지방 토호의 횡포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지방 토호가 지배하는 현재의 시·군·구 의회보다는 오히려 나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국민 뜻 수렴 절차 더 필요” 권경득 선문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불가피하게 선거구 개편까지 이어져 논란은 더 심화될 것”이라면서 “정부의 일방적인 행정구역 통합이 실패로 돌아간 것을 교훈삼아 늦더라도 국민의 뜻을 수렴하는 절차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구·홍성규·유지혜기자 window2@seoul.co.kr
  • G2 위안화 전쟁 中승리?

    미국 재무부는 8일 미 달러화 대비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평가절하돼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한국에 대해서는 금융위기가 강력하게 타격을 입힌 곳인데도 탄탄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무부는 이날 의회에 낸 1~6월 상반기 주요 교역국의 경제 및 환율 보고서에서 “6월19일 위안화를 절상하겠다는 중국의 결정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밝혔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 얼마나 빠르게 절상을 하느냐에 있다.”면서 “우리는 위안화의 절상을 정기적으로 면밀하게 점검해 나갈 것이며, 미국내 고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對)중국 수출기회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결정은 위안화 절상문제를 놓고 중국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란 핵이나 대북정책 등 현안에서 중국의 협조를 얻어야 할 향후의 상황도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공화당 측은 “중국에 굴복했다.”고 규정,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쟁점으로 삼을 태세다. 미 의회와 제조업체들은 지금껏 위안화가 40% 정도 낮게 평가된 탓에 무역역조의 주범으로 지목,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토록 요구했었다. 찰스 슈머 민주당,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등은 정부의 조치에 대한 비판과 함께 “중국이 위안화 절상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에 상응한 보복 조치를 위한 법안을 추진하겠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상원 재무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찰스 그리슬리 의원은 성명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에 중국 정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으로 제소토록 촉구했다. 상원 재무위원장인 맥스 보커스 민주당 의원은 중국을 겨냥, “‘작은 조치’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위안화 가치를 높이는 ‘큰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기 회복과 관련, “강력한 경기부양과 수출 덕분”이라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5.7%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오바마 “FTA로 한·미 양국에 일자리창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모두에 일자리와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연설에서 5년 안에 수출을 2배로 늘리겠다고 올해 초 국정연설에서 밝힌 국정방향을 거듭 강조한 뒤 한국 이외에 파나마, 콜롬비아와의 FTA도 조기 비준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는 3개 FTA 중 1개 정도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레임덕 회기 중 비준 동의안을 처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와 관련, 11월 한국 방문 전까지 한국과의 FTA 미해결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 협상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한·미 간 최우선 미해결 쟁점으로 일부 자동차 조항을 지목하며 추가협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美정부·애리조나주 이민법 법정싸움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경찰 단속권한을 대폭 강화한 애리조나 이민단속법을 놓고 미 연방정부와 애리조나주 정부가 세게 맞붙었다. 또 30년 가까이 유지돼 온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의 양국 주지사들 연례회의가 취소되는 등 협력과 우의마저도 흔들리는 형국이다. 미 법무부는 6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연방지법에 오는 29일부터 발효될 이민단속법의 시행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 측은 주와 지역 경찰이 불법이민자를 단속·체포하도록 규정한 이민단속법이 연방정부의 고유 권한인 이민정책을 침해한 데다 연방법이 주법에 우선하도록 한 헌법 조항을 위배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통과된 애리조나이민단속법은 주와 지역경찰이 불법이민자로 의심되는 사람이면 누구든 불러 세워 불심검문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심지어 적법한 서류를 제시하지 못하면 불법체류자로 간주해 구금하거나 추방할 수 있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불법이민 문제를 각 주들이 제각각의 법으로 다루려는 시도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더 큰 문제를 낳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잰 브루어 애리조나주지사는 맞불 성명을 통해 “연방정부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국민들의 세금을 낭비하는 처사”라면서 “애리조나주가 이민단속법을 통과시킨 것은 연방정부가 맡은 바 소임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미 정부의 소송 제기는 예정됐던 수순이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59%가 이민단속법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중간선거를 불과 넉 달 앞두고 민감한 이민문제를 쟁점화한 것은 정치적 도박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미 정부의 소송 제기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의 반응도 뚜렷하게 엇갈렸다. 민주당 소속의 라틴계 의원들은 연방정부의 대응을 적극 환영했다. 반면 데럴 이사(캘리포니아) 등 공화당 하원의원 19명은 홀더 장관에게 소송을 비판하는 서한을 보냈다. 브루어 주시사는 오는 9월 열기로 예정됐던 애리조나와 멕시코 6개주의 ‘제28회 국경지역 주지사회의’가 이민단속법에 대한 멕시코 측의 불참 의사에 따라 취소됐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멕시코 주지사들은 브루어 주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새 이민단속법은 기본적인 권리를 무시하고 민족적·문화적 편견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애리조나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유일한 히스패닉계 주지사인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새 회의 장소를 찾아보겠다며 중재에 나섰으며,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리처드슨 주지사를 거들고 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한국계 교육감 미셸 리 선거쟁점으로

    한국계 교육감 미셸 리 선거쟁점으로

    미국 공교육 개혁의 전도사라는 평을 받아온 한국계 미셸 리 교육감의 교육정책이 올가을 치러질 워싱턴 DC 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됐다. 유력한 두 명의 후보가 리 교육감의 교육 정책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취함으로써 리 교육감의 교육 정책에 대한 찬반 투표가 선거의 당락을 결정하게 됐다. 취임 직후부터 무능교사 퇴출을 비롯한 대대적인 공교육 개혁의 드라이브를 걸어 온 리 교육감을 3년 전 발탁한 애드리언 펜티 현 시장과 리 교육감을 사사건건 비난해 왔던 빈센트 그레이 시(市)의회 의장이 현재 올가을 워싱턴 DC 시장 선거를 앞두고 9월 실시될 민주당 경선에 출사표를 던져 놓은 상태다. 민주당의 성지로 불리는 워싱턴 DC의 경우 민주당 후보 확정이 본선 승리나 다름없다. 리 교육감이 최근 자신을 임명했던 펜티 시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의사를 밝히며 ‘구원투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자 경선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그레이 후보도 자신이 승리하면 리 교육감의 연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동안 두 사람 간의 마찰을 감안할 때 이를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 사설에서 “워싱턴 D C 시장선거는 미셸 교육감에 대한 것”이라고 이번 선거의 성격을 규정했다. 이 신문은 “펜티 시장을 선택할지 그레이 의장을 선택할지에 대한 결정은 리 교육감에 대한 판단과 불가피하게 연결돼 있다.”면서 “논란의 핵심에는 리 교육감과 그의 교육개혁 노력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정세욱 풀뿌리 정치]대화와 타협의 자치를 하라

    [정세욱 풀뿌리 정치]대화와 타협의 자치를 하라

    23년 전 필자는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자치현장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지방자치 실시를 앞두고 ‘서울시 행정특례에 관한 법률안’ 마련차 선진국 수도들의 자치제도를 비교연구하기 위해서였다. 인구 73만여명에 시의회의원 수는 101명으로 많았고 무보수였다. 시장이 없는 대신 시의회 상임위원회 중 13명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가 집행기관이었다. 시의 9개 국장직을 집행위원이 각각 맡았고, 국장직을 맡지 못한 4명은 무임소 집행위원(내각책임제 하 무임소 국무위원과 유사)이었다. 시의회에 진출한 정당 중 5석 이상을 점한 5개 정당의 의석비율에 따라 집행위원을 배분했다. 필자를 안내한 시 사무총장에게 국장들의 소속정당이 다른데 행정이 제대로 되느냐고 물었더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사무총장은 마침 시 집행위원회가 회의를 열고 있는 곳으로 필자를 안내했다. 당연히 집행위원들 간 험한 고성이 오가고 회의가 중단될 줄로 상상했던 필자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대화하며 처리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정당 간 갈등·비방도, 중앙정부와의 갈등도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는 언제나 이런 자치를 할 수 있을까? 23년이 지난 지금 비방과 갈등으로 점철된 제5기 지방자치의 현주소를 보면서 실망과 좌절감에 빠지게 된다. 6·2지방선거에 야당이 압승한 이후 중앙정부와 야당 시·도지사 간, 중앙정부와 진보성향의 교육감 간, 여당 시·도지사와 야당이 지배하는 시·도의회 간 갈등과 대립이 불거지고 있다. 지방의회 의석수가 여야 동수이거나 차이가 적은 지방의회에서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놓고 여야가 감투싸움을 벌이느라 개원식도 못 치르는 등 파행을 빚고 있다. 그야말로 지방자치 현장이 온통 갈등과 비난, 발목잡기로 각인되는 형국이다. 야당 시·도지사들은 중앙정부의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나서 중앙정부와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세종시 문제도 그렇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이 과반수인 시의회가 양화대교의 구조개선공사 중단과 서해 뱃길사업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시의회는 뱃길 조성사업을 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보고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 당론에 따라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국회에서 논란 중인 정치 쟁점을 시 행정에까지 끌어들여 한강 뱃길사업의 취지나 경제성도 분석하지 않고 당론에 따라 반대하는 형국이다. 김문수(한나라당) 경기지사도 도의회와 충돌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13조원이 투입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사업(GTX)이 수도권 교통난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민주당 경기도의원들이 저지 방침을 밝혔고, 1조 3800억원이 투입되어 내년에 완공되는 한강정비사업도 저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정치적 중립을 이념으로 하는 교육감조차 진보와 보수의 갈등을 빚고 있다. 일부 단체장은 전임 단체장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사업을 뒤엎고 있다. 송영길(민주당) 인천시장은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을 재검토키로 했고, 의정부시장은 경전철사업 타당성 재검토에 나섰으며, 용인시장은 경전철 개통시기를 늦췄다. 6·2지방선거 때 선거공보와 벽보를 보면 모든 후보들이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일꾼’이요 ‘준비된 인물’이었다. 당선된 후 갈등을 일으키고 감투싸움을 벌이는 것을 보면서 오로지 당선을 위한 거짓선전이었구나 생각하니 참담하다. 이런 갈등으로 인한 피해는 주민들이 보게 된다. 지방자치에는 정당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중앙당의 당론이라고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추종한다면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에 포획되어 존재의의를 상실하게 된다. 단체장이나 의원들은 당에 소속됐다고 무조건 당론만 따르기보다는 주민의 복지증진과 생활의 질 향상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갈등이 아닌,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 한 차원 높은 지방자치를 뿌리 내리도록 해야 한다. 정치란 의견차이가 있을 때, 이를 대화로 풀어가며 국민을 위한다는 목표를 지향하는 과정이 아니던가? 스톡홀름시 의원들의 수준 높은 자치의 모습이 한낱 꿈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되기를 기대한다. 명지대 명예교수
  • [한·일 100년 대기획] 기로에 선 일본의 미래-야마구치 지로 일본정치학회 이사장

    [한·일 100년 대기획] 기로에 선 일본의 미래-야마구치 지로 일본정치학회 이사장

    1980년대 ‘일본의 시대’를 거쳐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은 1990년대 이후 거의 20년 동안 거품경제의 그늘에 갇혀 있다. 그동안 몰라보게 커진 중국 세력에 밀려 정치와 경제 대국의 지위마저 빼앗길 위기에 몰린 일본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정치와 경제,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8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정치를 좌지우지하던 자민당의 독주시대가 끝나고 민주당 정권이 들어섰다. 경제도 거품이 걷히고 플러스 성장의 여명이 비치고 있지만 임금삭감과 소비침체 현상이 여전하다. 중산층이 무너져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기도 하다. 세기적인 전환기에 놓여 있는 일본의 미래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일본 정치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야마구치 지로 홋카이도대 교수를 통해 일본의 정치와 경제, 사회의 미래를 조망해 본다. 야마구치 교수는 민주당의 정책자문단으로 민주당의 주요 정책을 만드는 데 깊이 관여하고 있다. 인터뷰는 2일 도쿄 신바시의 도쿄다이치 호텔에서 이뤄졌다.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번 선거가 일본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간 나오토 총리가 취임한 뒤 민주당 정책이 크게 바뀌었다. 야당 때는 민주당이 내세운 공약이 많이 불완전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지난 9개월간 예산 편성 때 무엇이 불충분했는지 알게 됐다. 여당이 된 뒤 정책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 뒤 단행한 세제개혁을 높이 평가한다. 이런 달라진 모습은 일본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선거에서 소비세 인상이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간 총리가 소비세 10% 인상을 발표한 뒤 내각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선거를 치르면서 소비세 인상에 대한 논쟁을 많이 벌일 것이고, 야당으로부터 공격도 수없이 받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소비세 인상은 간 총리가 선제공격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내각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보다 국민을 위해 각오한 것이다. 선거에서 악재가 될지 모르겠지만 일본의 미래를 위한 진지한 자세다. →민주당은 화려한 매니페스토(정책공약)를 제시했다. 하지만 후텐마기지 이전 문제, 아동수당 지급을 위한 재원 부족 등의 문제로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이 예상보다 빨리 물러나게 됐다. 민주당이 너무 이상에 치우친 정치를 실현하려는 것은 아닌가. -매니페스토가 이상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의 개인적인 성격으로 인해 정책목표를 실현하는 데 실패했다. 처음 정권을 잡아 시행착오로 겪은 것이다. 간 총리의 태도는 현실적인 것으로 느껴진다. →야마구치 교수는 민주당의 ‘생활제일’ 슬로건을 제창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에 생활제일 정치가 실현될 수 있다고 보나. -정치가 뜬 구름 잡기 식이 아닌 현실적인 생활제일을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야당 때는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세제개혁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조세를 높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 이것을 리드할 사람이 많지 않다. 재무성도 호의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결국 지출에 대한 의료나 연금, 간호 등 사회보장에 대한 정책을 펴나가야 하는데 간 총리가 어떻게 헤쳐 나갈지 볼 것이다. →일본이 동북아 정세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천안함 사건 이후 동북아가 ‘신냉전시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동북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이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자민당과 다른 길을 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한·미·일의 공조가 현실적이다. →향후 미·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나. 하토야마 정권은 결국 미국과의 관계 설정을 못해 물러난 것이 아닌가. -장기적인 테마다. 안보문제는 축소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20년 정도 걸려야 해결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미국과의 문제는 당장 바꾸기는 힘들고 안될 것이다. 민주당은 외교 면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좋게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이 점이 자민당과 다르다. 일·미 변화는 당분간 어렵고 민주당은 야당이었기 때문에 외교 문제에 대한 충분한 노하우도, 인재도 없어 하토야마 정권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일본 평화헌법을 개정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전쟁 포기를 명시한 헌법 9조가 핵심이다. -가까운 시일내 개헌은 있을 수 없다. 국민투표법이 시행됐지만 헌법을 바꾸려면 중의원, 참의원 의석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보수 신당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민주당 내에서도 대부분의 의원들이 이 부분에 관심이 없다. 경제, 사회 등 국내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헌법 개정에 대한 관심을 둘 여력이 없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지나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장기 불황에 빠져 있다. 일본이 거품경제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인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경기회복의 기운이 있었다. 거품경제가 사라지는 시기로 기대를 모았다. 수출산업이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결국 국내총생산(GDP)이 하락하고, 노동법 완화 등을 통한 기업들의 이익에 문제가 생겼다. 그렇다고 GDP를 올려야 하고, 경제성장에 매진하는 게 꼭 필요한 것인지 회의가 든다. 고이즈미 정권 때 GDP는 올라갔지만 임금을 줄이고, 지방자치금을 삭감해 지금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도요타 리콜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도요타 사태는 단순히 자동차 업체의 부품 결함 문제가 아니라 일본의 ‘모노쓰쿠리’(제조) 정신이 붕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원가절감 등의 이유로 기술부문을 해외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국내 현장에서 숙련된 노동자들이 갖고 있던 고품질을 유지하지 못해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본다. 대학교도 종신고용보다 비상근 교수들이 많아졌다. 이런 고용 문제가 도요타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본은 양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억 총중류’(總中流)가 깨지고 ‘워킹푸어’(Working Poor·근로 빈곤층)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분배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노동법이 완화됐지만 일본 노동자의 3분의1이 정사원이 아니다. 충분한 임금을 주어야 하는데 민간기업이 반대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다. 노동자가 주 40시간 일하고 최저 임금을 받을 경우 생활보호 대상자보다 적은 돈을 받는다.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주택·의료·고용·노후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특히 주택을 적절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당장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예를 들어 13~14만엔의 최저 임금을 받는 부부가 맞벌이를 해서 아이들을 대학까지 보내려면 너무 힘들다. 일본에선 교육비가 너무 비싸다. 특히 젊은 부부의 경우 자녀를 보육원에 맡겨야 하는데 보육원 시설이 너무 열악하고 숫자도 너무 적다.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데. -당장 뾰족한 묘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젊은이들이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20~30년 전만 해도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만 하면 안정권에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젊은이들을 정부가 지원해 줘야 한다. 그런데 해당 재원을 노인층으로부터 끌어내야 하는 탓에 상당히 어렵다. 60~70대들은 일본의 고도 성장기에서 일을 한 사람들로 연금과 퇴직금을 비교적 풍부하게(평균 매달 20~30만엔 수령) 받고 있다. 상속세를 크게 늘리고, 금융자산에도 과세를 해서 그러한 재원으로 젊은이들을 지원하는 게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올해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인 발표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총리의 담화 등이 가능하다고 본다. 간 총리는 외교에 대해 잘 몰라 이 분야에 대해서는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에게 많이 의지한다. 센고쿠 장관은 동아시아 교류에 진력해 왔기 때문에 무엇이든 준비할 것으로 알고 있고, 한국 입장에서는 기대를 해도 좋다고 본다. →차기 100년을 향해 일본이 한국에 할 수 있는 일은. -일본 지도자가 불행했던 과거사에 대한 사죄를 한 다음에 21세기를 위한 동아시아시대를 만들어 나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중학교 1학년부터는 주 1시간만이라도 한국어를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만 양국이 더 가깝게 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 지방 참정권은 우파의 반대가 너무 커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해결하기엔 엄청난 정치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해결될 것으로 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4대강 찬반 규제? 허용?… 선관위 고민

    ‘4대강 사업 찬반 규제, 할까 말까.’ ‘4대강 사업’이 7·28 재보궐 선거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는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대강 사업을 ‘선거쟁점’으로 규정, 이에 대한 단체의 찬반 활동을 엄격히 규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만 치러지는 이번 재보선에서는 “상황이 다르다.”며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선관위가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 찬반 활동을 단속했던 이유는 이를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선거쟁점으로 봤기 때문이다. 선거쟁점은 후보들이 공약으로 채택하거나 정당이나 후보자 사이에 쟁점으로 부각된 정치·사회 현안을 뜻한다. 이번 재보선에서는 ‘대운하 전도사’를 자임했던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은평을에 출마하면서 야권이 ‘4대강 전쟁’을 선포한 상황이지만, 선관위는 아직 규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야권 후보 난립으로 후보자와 공약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이 전 위원장 쪽에서는 이번 선거전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언급을 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딱히 찬반 논란이 거센 쟁점이라고 보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는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주요 일정 등은 스크린하고 있지만 일단 후보와 공약부터 정해져야 선거쟁점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열린세상] 진정한 지방자치의 출발을 기대한다/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진정한 지방자치의 출발을 기대한다/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학 교수

    민선 5기 지방자치가 막을 올렸다. 지난 15년과 다른 모습을 보일까? 구조적으로 이제까지와는 다른 모습일 수밖에 없다. 서울, 경기도를 비롯한 여러 지역서 처음으로 단체장과 의회의 권력이 엇갈리는 여소야대의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제대로 발현되는 기회가 될지, 아니면 중앙정치의 정쟁이 지방정치까지 삼켜 버리는 아수라장이 될지는 전적으로 우리 대표들의 손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의 여야 대결정치가 되풀이된다면 지방자치는 더더욱 퇴보해 중앙정치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것이다. 벌써부터 그런 기미가 보여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무상급식, 4대강 사업, 경인운하 등 선거 쟁점이었던 이슈들을 둘러싸고 단체장과 의회 간 갈등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인다. 단체장은 각종 인허가권, 예산편성권, 그리고 인사권을 동원해 자신들의 견해를 관철하려 할 것이다. 지방의회는 예산승인권, 조례제정권, 행정사무감사권 등을 앞세워 이를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단체장과 의회가 기 싸움에 몰두하는 사이 민생이 오간 데 없어질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결국 민선 5기 지방자치의 성패는 행정권력과 의회권력 사이의 소통과 합의구조를 여하히 만들어 내느냐에 좌우될 것이다. 여소야대의 상황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견제와 균형의 권력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지역에서 한 정당이 단체장과 의회 권력을 동시에 장악하였기 때문에 행정권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정치부패가 만연했다. 민선 4기의 230개 기초단체장 중 40%가 임기 중 비리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숫자는 민선 1기 23명, 2기 59명, 3기 59명, 그리고 4기 94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방의원의 부패도 나을 바 없다. 광역의원의 10%, 그리고 기초의원의 20%가 임기 중 비리혐의로 처벌받았다. 반면 지난 4년 동안 광역의원 1인당 발의 조례 건수는 평균 2건에 불과했다. 도저히 일하는 의회로 평가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단체장과 의회권력이 엇갈리게 되면 서로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철저해질 것이고, 그러면 정치비리는 자연 줄어들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희망의 자락을 찾자면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중앙정치에서 나타나는 패거리 문화를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결정하고 소속의원들에게 강요하는 중앙정치의 비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을 결코 본받아서는 안 된다. 당론에 얽매여 스스로 독립된 대표이기를 거부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지방의원이 섬겨야 할 대상은 지역 국회의원이나 소속 정당이 아닌 자신들을 뽑아 준 주민임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모든 정치적 사안을 정쟁과 이념의 틀로 해석하고 재단하는 소모적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자면 거시적 정치이슈가 아닌 우리 삶의 질과 직결된 생활이슈를 다루는 지방자치가 돼야 한다. 정치권력의 향방과는 직접 관련없는 생활주변의 이슈라면 서로 대화와 타협 그리고 양보가 더 쉬울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싹틀 수 있을 것이다. 정치발전의 첫걸음을 지방자치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이제껏 숱한 정치개혁이 실패한 것은 개혁방안이 개헌이나 선거법 개정 같은 거시정치 틀 안에서만 논의됐기 때문이다. 권력구조와 선거제도의 변화는 정치세력 간 이해관계에 밀접히 관련된 사안들이다. 그러다 보니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은 용두사미격 개혁에 그치고 만다. 사실 한국정치의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의식과 행태에 있다. 여야 간 불신의 벽이 높다. 서로 입장을 조금씩 받아들이는 대화와 타협보다는 상대를 깔아뭉개고 제압하려는 마음이 앞서 있다. 지방자치가 열린 정치, 소통 정치의 장이 되어야 한다. 어차피 행정권력과 의회권력이 엇갈린 상황이니 상호소통과 합의에 실패하면 결국 남는 것은 끝 갈 데 없는 정쟁의 비극뿐이다. 민선 5기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의 폐단을 근절하고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자리 잡는 토양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 수정안 폐기…‘세종시 갈등’ 일단락

    ‘105 대 164’ 29일 국회 본회의의 세종시 수정안 표결 결과는 2010년 6월 현재 한국의 정치 지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여대야소(총 299석 가운데 한나라 168석) 상황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소야대인 기형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는 본회의에 상정된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찬성 105명, 반대 164명으로 부결시켰다. 표결에는 재적의원 291명 가운데 275명이 참석했고 6명이 기권했다. 표결에서는 수정안에 반대해온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50여명과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 120명의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지는 등 각 정파에서 이탈표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2002년 9월 당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청와대를 포함한 중앙정부기관을 충청권으로 이전하는 ‘신행정수도 건설’ 공약을 발표하면서 쟁점이 된데 이어 현정권 들어 정운찬 국무총리가 내정된 지난해 9월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세종시 건설 수정계획은 10개월만에 일단 종지부를 찍게 됐다. 또 9부2처2청의 행정기관 이전을 골자로 한 원안인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건설이 추진될 전망이다. 국회 본회의 표결이라는 공식 절차가 수정안의 진로를 결정한 만큼 국론 분열에 따른 혼란과 갈등은 끝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수정안의 부결이, 논란의 완전한 종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과학비지니스벨트 문제로 대변되는 이른바 ‘플러스 알파’ 논란이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이슈로 재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세종시 논란으로 확대된 정치권 내부의 균열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세종시 논란은 지난 10개월 다른 어떤 요소보다 집권 여당내 친이(친이명박)·친박 간 계파 분열을 자극해왔으며, 이날 표결은 그 간극을 더욱 고착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지난 22일 국토해양위에서 부결된 안이 본회의로 부의되는 과정에서는 친이계마저 분화, 이명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는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강력한 대북 대응조치를 촉구하는 ‘북한의 천안함에 대한 군사도발 규탄 및 대응조치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검사 등의 불법자금 및 향응 수수사건 진상규명 위한 특별검사 임명권에 관한 법률’, 이른바 ‘스폰서 검사 특검법’과 화학적 거세를 규정한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안 등도 처리했다. 파나마를 공식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오전 2시쯤 (현지시간)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는 보고를 받고 “국정운영의 책임을 맡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발전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나는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우리 모두는 오늘 국회 결정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기고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을 넘어서서 국가 선진화를 위해 함께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세종시 수정안 부결과 관련, 30일 심경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조원동 사무차장이 말했다. 이에 따라 정 총리의 거취가 주목된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수도분할의 낭비와 불합리를 막고 충청지역 발전과 국가발전을 조화시키려는 국민적 여망과 정부 여당의 노력이 세종시 수정안 폐기라는 형태로 종결돼 아쉬움이 남는다”며 “국회 의사절차를 통한 국회의 결정은 존중돼야 하며, 이를 계기로 세종시 미래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이 매듭지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6.2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국민의 뜻이자 명령을 우리 국회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확정한 것으로 사필귀정이요 국민의 승리”라며 “정부는 중단된 국가균형발전 정책과 이의 상징인 세종시의 조속한 원안건설 추진에 매진해야 하며 변경된 행정기관의 이전고시를 즉각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사필귀정”이라며 “대통령은 사과하고 세종시 특임총리는 즉각 사퇴하라.”며 정운찬 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 이지운·파나마시티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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