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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대통령 “선거·행정구역개편 서둘러야”

    李대통령 “선거·행정구역개편 서둘러야”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30일 정치개혁 문제와 관련, “원칙적으로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은 정치권에서 이른 시간 내에 해야 한다.”며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은) 나라의 품격을 높이는 것이고 국민과 소통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 보고 특별기자회견’에서 “선거제도를 어떻게 바꾸라고 제안하지 않겠다.”며 “필요하면 정부가 검토한 게 있어서 내놓겠지만 정치권이 자발적으로 소통을 위해,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을 위해서 제도를 바꿔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 “남북문제는 물론 국제적 이슈에 대해서도 우리의 비전과 해법을 내놓고 주도하는 노력을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일괄타결, 즉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제안한 것도 그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핵 포기 의사만 있으면 북한도 거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내년 11월 한국에서 개최될 제5차 G20 정상회의에 대해 “G20 정상회의 유치는 이제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변방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G20 의장국으로서 의제 설정과 참가국 선정, 합의사항 조정은 물론 새로운 세계질서에 대한 대안을 적극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아프리카나 저개발 국가의 대표를 참여시켜 함께 의논하는 장을 만들겠다.”며 “가능하면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과 관련된 지원 문제, 모든 기구가 협력하는 문제를 포함해서 의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그랜드 바겐’ 제안에 대해 “‘비핵·개방 3000’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며 “미국의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 철회가 없이 우리의 핵포기에 대해 운운하는 것은 허황한 꿈”이라고 일축했다. 중앙통신은 “남조선 고위당국자가 최근 핵문제와 관련한 ‘일괄타결안’이라는 것을 내놓았다.”며 “그 누구와 ‘관계정상화’를 하고 ‘경제적 지원’이나 받으려고 그따위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밝혔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李대통령 “지역통합형 선거구제 선호”

    李대통령 “지역통합형 선거구제 선호”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정치권의 선거구제 개편 논의와 관련, “(나는) 특정 선거구 제도에 대한 선호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몽준 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중진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 조찬 회동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 위원장인 허태열 최고위원으로부터 행정구역 및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대한 진행상황을 보고받은 뒤 “특정 선거구 제도가 좋다는 입장은 아니다.”면서 “다만 호남에서도 한나라당 의원이 나오고, 영남에서도 상대 당 의원이 나오는 지역통합을 이룰 수 있는 선거제도가 고안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나라당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만찬에서는 “역대 정권 중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호남을 배려하고 있다. 전남·북지사나 광주시장도 이것을 잘 알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충청도에 대해서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발전하고 있다. 특히 충남은 GDRP(1인당 지역내 총생산)가 전국에서 제일 높고 가장 빨리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 10년 할 때 심정으로 여당하면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들은 내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를 포함해 이 대통령의 최근 순방외교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국운이 상승하는 획기적인 일”이라면서 “이번 회의 결과를 여야 대표를 모두 만나 초당적으로 설명하고 논의했으면 했는데 여의치 않아 무척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조윤선 당 대변인이 전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개헌에 관한 미시적 접근/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개헌에 관한 미시적 접근/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헌법 개정 논의가 자칫 거시 제도의 개편에만 초점을 두지 않나 염려된다. 모든 제도는 그 나름의 장단점을 갖고 있어서 제도를 평가할 때에는 제도 자체의 장단점은 물론 우리 실정에 어떤 제도가 가장 적합한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나아가 그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느냐, 즉 제도 운영의 방식은 더욱 중요하다. 같은 정치제도라 해도 운영방식에 따라 성패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헌법연구자문위원회는 권력구조 개편 방안으로 이원정부제와 대통령제를 복수로 제안했다. 두 가지 방안 모두 삼권분립을 강화해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원정부제에서는 일반 행정에 관한 권한을 의회에서 선출된 국무총리에게 이양하는 방식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한다. 대신 대통령은 내각 불신임과 국회 해산권을 가져 국회를 견제한다. 일견 대통령과 국회 간의 권력 분산과 견제를 통해 제왕적 대통령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대통령과 국무총리, 그리고 국회 사이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이원정부제는 성공할 수 없는 제도다. 이원정부제 하에서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며, 일반 행정은 국무총리의 몫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모든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대사회에서 외치와 내치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구분 자체가 무의미하다. 아무리 세세한 규칙을 정하더라도 대통령과 국무총리 사이의 권한 다툼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문위원회는 또 다른 권력구조 개편방안으로 4년 중임제의 미국식 순수대통령제를 제안했다. 잦은 선거로 인한 사회갈등 심화와 경제적 낭비를 없애기 위해 4년 중임제로의 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행정부에 속해 있는 예산편성권과 회계검사권을 국회로 이관하고, 정부의 법률안 제출권을 삭제하는 순수대통령제로의 개편 역시 권력분립을 위해 옳은 방향이다. 다만 국회의 권한 강화와 함께 효율적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해야만 순수대통령제가 성공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 우리 국회는 예산 편성은커녕 고유권한인 예산 심의와 입법 기능조차 제대로 수행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 정책 인프라를 지금과 같은 상태로 방치한 채 그 권한을 강화한다면 국정 운영의 비효율성만 높일 것이다.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려면 그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국회의원 보좌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하고 국회의 전문 인력 숫자도 지금보다 열 배 이상 증원해야 한다. 여야 간의 소모적 갈등을 없앨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권력구조 개편과 맞물려 함께 진행되고 있는 선거제도 개선에 있어서도 거시적 제도와 미시적 운영방식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의 소선거구를 대폭 줄이면서 권역별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1등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가 거대정당에 유리한 데 비해 비례대표제는 유권자의 선택이 의석으로 정확히 반영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한나라당이 호남에서, 민주당이 영남에서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져 지역주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다만 현재와 같이 비례대표 명부작성의 권한이 당 지도부에 집중되어 있다면 정당운영의 비민주성과 정치부패를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민주적 정당명부 작성 방식을 면밀히 준비해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수백 년 된 대의민주주의는 필연적으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등 제도적 개편으로 우리 정치의 민주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마땅히 지속해야 한다. 그러나 제도 자체의 개편과 함께 그 같은 제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의 문제 또한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변협 시끌

    전국 변호사들의 공식 조직인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시끄럽다. 지난 14일 열린 변협 이사회에서 김평우 회장이 앞으로 변협회장 선거제도를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꾸기로 한 데 대해 전체 변호사의 71%가 가입돼 있는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선제를 찬성하는 쪽은 “직선제를 통해 단체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서울변회는 “직선제는 변호사법을 개정해야 할 중대한 사안으로 회원 전체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변협은 다음달 19일 열리는 대의원 총회에서 직선제 추진안이 확정되면 직선제 도입을 골자로 한 변호사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변호사들은 선거과열과 비용증가를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 변협이 추진하는 지방 변호사회의 위상 및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반발이 만만찮다. 현재 변협과 지방 변호사회는 별개의 법인으로 등록, 활동하고 있다. 이에 변협은 지방 변호사회를 변협의 각 지역 지부 형태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방 변호사회들은 “변협이 지방 변호사회의 예산과 역량을 흡수하려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김 회장은 변호사들과 법학자들의 법률관련논문을 게재해 학술진흥재단 등재를 앞두고 있는 월간 ‘인권과 정의’의 학술진흥재단 등재후보지 자격을 포기하고, 동호회지로 변경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학술진흥재단 등재후보 자격을 한번 포기하면 다시 획득하기가 쉽지 않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동호회지를 별도로 만들면 된다는 지적이다. 변협 관계자는 “인권과 정의는 학술지 형태로 변형돼 발행 부수도 2000부에 불과했다.”면서 “일련의 마찰은 변칙적으로 운영돼 온 것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발생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이석·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MB정치 실험의 파격성과 가능성

    [김형준 정치비평] MB정치 실험의 파격성과 가능성

    집권 2년차 후반기에 접어든 이명박(MB) 대통령이 파격적이고 다차원적인 정치 실험을 시작했다. 그 핵심에 ‘중도실용 친서민 노선 추진’, ‘선거제도 및 행정체제 개편 제안’, ‘여권 대권 경쟁 구도의 조기 점화’ 등 3대 실험이 자리잡고 있다. 현재까지 중도실용 친서민의 정치 실험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지지도는 지난해 쇠고기 촛불시위 때 10%대까지 추락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정권 출범 초기의 50%대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급상승했다. 역대 정부는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피하기 위해 차기 대권구도와 개헌 문제는 집권 후반기에 주로 제기했다. MB는 이러한 관행을 무시하고, 집권 초기에 개헌을 포함해 민감한 정치 개혁 이슈들을 동시 다발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또한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정치 철학이 다른 개혁 성향의 비한나라당계 인사를 총리로 발탁하고, 유력한 대권 후보인 정몽준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여권내 ‘박근혜-정몽준-정운찬’의 3각 경쟁 체제가 구축되었다. MB의 이러한 정치 실험들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역대 정부가 집권 2년차 후반기에 보여 주었던 대통령의 정치구상 등을 면밀하게 고찰하면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2년차에 국정운영 기조를 세계화로 바꾸면서 정치개혁을 추진했다. 그 여파로 김종필(JP)이 민자당에서 축출되고 당은 민주계가 중심이 되는 친정체제로 전환되었다. 하지만 JP의 축출은 1995년 지방선거에서 민자당의 참패를 가져왔고, DJ의 정계복귀를 가능하게 했다. 임기말에 ‘9룡 경쟁시대’가 열렸지만 결과는 DJP 연대에 성공한 야당에 정권을 내주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는 IMF 조기 극복이었지만 정치 목표는 신당 창당을 통한 전국 정당화였다. JP와 한나라당 내 일부 개혁 세력을 포함하는 새천년 민주당을 창당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1996년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이 되지 못했다. 임기 1년여를 남기고 DJ가 당 총재직을 내놓으면서 만든 ‘국민참여 경선제’에서 노무현 후보가 승리하면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원내 과반수를 획득하자 기득권층의 해체를 기조로 4대 개혁 입법을 추진했다. 개혁 성향이 강한 이해찬 의원을 총리로 발탁해 강도 높은 진보 개혁을 주도했다. ‘개혁 대통령-개혁 총리’라는 틀 속에서 실질적인 책임 총리제의 정치 실험을 단행하기도 했다. 유력 대권 후보들을 내각에 조기 포진시키면서 관리했지만 집권당의 무기력을 가속화시켰고, 집권 말기에는 열린우리당이 해체되면서 결국 한나라당에 정권을 뺏겼다. 여하튼 5년 단임제하에서 집권 2년차 후반기를 맞이하는 대통령은 다가올 전국 선거를 앞두고 정권의 운명을 건 정치실험을 단행한 공통점이 발견된다. 그런데 이러한 실험의 성공 여부는 대통령의 철학과 리더십에 달려 있다. 자신은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는 오만과 자신이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는 독선은 실패의 씨앗으로 잉태되었다. 만약 MB의 중도 실용 노선이 단순히 다가올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한 국면전환용 구상이라면 성공하기 어렵다. MB의 중도 실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포용과 개혁’이라는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야 한다. 분배·균등·투명·분권·민족공존 등 진보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들을 중도 실용에 녹여 포용해 가야 한다. 정치 개혁에서는 여권이 기득권을 과감하게 포기해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더불어 대통령이 차기 대권구도에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유혹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그때만이 비생산적인 정치와 지역주의를 청산하기 위한 MB의 정치 실험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이 비로소 열릴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열린세상] 개헌논의와 헌법교육/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열린세상] 개헌논의와 헌법교육/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여권은 정치개혁을 위한 근원 처방으로서 개헌이 시급하다는 입장인 반면, 야권은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여권의 국면전환용 책략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한다. 표면상으로야 뭐라 하든, 개헌 필요성만큼은 여야 정치인들 사이에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얼마 전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현 정권 임기 내에 개헌작업을 마무리하고 차기 대통령은 새 헌법에 따라 선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회의원이 여야 불문하고 90%가 넘는다. 1~2년 내에 어떤 방향으로든 개헌이 될 것 같은데, 작금의 개헌논의를 보는 마음은 편치가 않다. 현 시점에서 개헌논의가 불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라 개헌논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걱정스러운 것이다. 우선 여야 정치인들에 의해 주도되는 개헌논의의 대부분이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 도입 여부, 대통령의 임기 혹은 연임 허용 여부, 선거제도 등 대부분 권력구조 개편에만 집중되고 있어 걱정스럽다. 이런 식이라면 정치 속성상 여야 모두 국익보다는 각자의 정치적 이해득실 계산에만 관심을 갖게 될 게 뻔하고, 결국 정치적 타협을 거쳐 어정쩡하고 기형적인 모습의 헌법 개정이 이루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정치인들 간의 대립이 격화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이후 모처럼 흐름을 타기 시작한 화해와 통합 분위기도 깨지고,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도 덩달아 격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 더구나 헌법은 국가의 조직과 활동, 즉 권력구조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기본적 이념과 원리, 국민의 기본권과 의무 등에 대해 주권자인 국민들이 내린 결정을 규정한 최고법이다. 따라서, 개헌 논의도 권력구조 개편에만 한정돼선 곤란하다.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고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헌법적 가치와 이념은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토론하여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게 올바른 개헌 논의일 것이다. 그러나 개헌 자체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어쩌면 더 시급한 것이 헌법교육이다. 예컨대 만성적 지역대립주의를 고착화하는 선거제도와 정당제도의 파행, 이로 인한 후진적 정치구조의 개선을 위해 현행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주장이지만, 1948년 헌법 제정 이후 1987년 현행 헌법에 이르기까지 무려 9번의 개헌을 하며 권력구조를 개편해 왔는데 아직까지도 후진적 정치구조 등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 과연 그것이 개헌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솔직히 정치구조의 후진성은 1차적으로는 정치인들의 책임이요, 근본적으로는 우리 국민들의 민주정치 역량의 한계로 봐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유독 갈등과 분쟁의 민주적·평화적·합법적 해결에 취약하고 극한 대립과 분열의 홍역을 치르는 것도 법이나 제도의 문제보다는 우리 국민들의 민주의식과 법치주의 소양 부족이라 생각한다. 결국 우리 국민들의 민주정치 역량과 민주의식·법치주의 소양을 높이는 게 근본 해결책인데, 이를 위해서는 헌법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수이다. 어려운 법률용어를 써가며 복잡한 헌법지식을 가르치라는 것이 아니다.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우리 헌법에 구체화되어 있는 헌법적 이념과 가치, 민주정치·법치주의 제도와 원리를 깨닫도록 가르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법무부가 올해 초 자유민주적 헌법가치가 구현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며 헌법을 만화책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의 노력을 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법치행정을 구현해야 할 고위 행정공무원을 선발하는 행정고시에서 헌법과목을 폐지할 정도의 안이한 헌법의식을 가진 행정관료들에게 과연 제대로 된 헌법교육을 주문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성민섭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 [사설] 광주 성남 하남 통합, 행정 개편 탄력받길

    경기도 광주시가 그제 성남시와 하남시와의 통합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았던 성남시와 하남시의 통합합의에 광주시가 가세함으로써 화룡점정(畵龍點睛)이 이뤄진 셈이다. 수치로 따져본 3개 시의 통합효과는 엄청나다. 서울과 경계를 접한 동남부에 서울보다 넓은 면적의 거대도시가 탄생하는 셈이다. 인구는 여섯 번째 광역시인 울산광역시나, 경기도 최대 도시인 수원시보다 20만 명 이상 많은 134만명이 된다. 예산규모도 울산시보다 4000억원이 많은 3조원을 상회하게 된다. 우리는 3개 도시의 통합이 순조롭게 진행돼 정부가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지역 행정개편의 모범사례가 되길 바란다. 3개 시가 이달 말까지 통합건의서를 행정안전부에 각각 제출하면 본격적인 통합논의가 시작된다. 하남과 광주시에는 팔당상수원 등 미개발지역이 많고, 성남시는 분당과 판교 등 우수한 주거여건을 갖추고 있다. 성남시의 재력과 하남시의 환경 및 교통여건, 광주시의 넓은 땅이 합쳐지면 예상을 초월하는 도시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수백억원에 이르는 정부의 직·간접 인센티브 지원도 통합을 재촉할 촉매로 작용할 것이다. 주사위는 던져졌지만, 통합논의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비록 3개 도시의 역사적 뿌리가 같다고 하지만 통합시의 명칭이나 시청사의 입지에 대한 합의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어두운 긴 터널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전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에서 추진한 것이 아니므로 더욱 그러하다. 아무튼 이들 3개 시의 통합은 정치권의 행정체제와 선거제도 개편 가속화에 채찍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을 논의 중인 또 다른 10여개 지자체의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통합논의가 좋은 결실을 보길 기대한다.
  • “이제 제대로 일할 때… 성과내야”

    “이제 제대로 일할 때… 성과내야”

    이명박 대통령은 1일 “지금부터 제대로 일할 때”라면서 “이제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신임 특보 및 정책실장, 수석비서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어려울 때는 서민들이 제일 먼저 피해를 보고 가장 나중까지 고통을 받으므로 민생챙기기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분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진영곤 신임 사회정책수석에게 “올해 가을에서 초겨울에 걸쳐 신종플루가 대유행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으므로 대응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한나라 여성의원 19명과 오찬 이 대통령은 이어 청와대에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한나라당 여성 의원 19명을 초청, 1시간40분 동안 오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여성정치인들이 깨끗하고 생산적인 정치를 여는 데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며 “정치에서 계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국민들이 현명해서 일하는 의원을 먼저 안다.”고 강조했다. 계파보다는 일을 챙겨 달라는 주문이다. 이 대통령은 또 “그동안 여성 의원들이 보여준 적극적이고 활발한 의정활동을 높이 평가한다.”며 “정기국회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선거제도 및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 “앞으로 1년안에는 되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고 복수의 참석의원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대통령이 중임제라면 인기를 얻기 위해 안 하겠지만, 4대강 사업은 국가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사업”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호남지역 기초단체장들이 ‘지역에서는 4대강 사업을 원하며, 국회의원들도 찬성하는데 여의도만 가면 다른 말을 한다.’고 하더라.”고 소개한 뒤 “국민이 모두 반대한다면 하지 않겠지만, (그러지 않기 때문에) 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對北) 정책에 대해 “민족의 장기적 이익과 국가의 미래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며 당장 국민에게 인기를 얻는 차원에서 접근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野 국회 등원 생산적 정치로 이어지길

    미디어법 국회 처리에 반발하며 장외투쟁을 이어온 민주당이 어제 국회 등원을 선언했다. 냉정히 말하면 민주당은 제발로 국회에 돌아갔다기보다 차가운 민심에 떠밀렸다고 봐야 한다. 의원직 사퇴서를 던지고 미디어법 무효를 주장하며 전국을 누볐지만 민주당이 손에 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뙤약볕보다 더 따가운 국민들의 눈총만 받았을 뿐이다. 민주당 정권을 낳은 두 전직 대통령의 잇단 비극으로 형성된 동정여론마저 그들은 장외에서 겉돌다 놓쳐 버렸다. 한나라당을 따라잡지 못하는 당 지지율이 이를 방증한다. 정당은 국회를 벗어나는 순간 존립 가치를 잃는다는 뼈저린 교훈을 민주당은 새겨야 한다. 이번 정기국회는 여느 국회와 다른 무게를 지닌다. 나라의 백년대계를 설계해야 할 책무가 놓여 있다. 시·군·구를 통폐합하는 행정구역 개편 문제를 다뤄야 하고, 지역구도 극복을 위해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바꾸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지난 22년간의 사회 변화상을 새로 담아낼 개헌 논의에도 착수해야 한다. 하나같이 국가 시스템을 변혁시키는 중차대한 사안들이다. 면밀한 검토와 연구, 그리고 당리당략을 넘어서는 자세가 뒷받침되지 않고는 자칫 사회적 혼란만 가중시킬 사안들이다. 민생현안 또한 시급하다. 6월 국회에서 미디어법을 놓고 싸우느라 제쳐둔 비정규직법안과 새해 예산안 및 이에 따른 세제 개편안 등 머리를 싸매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민주당은 지난 6월 국회에서 견제세력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떨친 바 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를 날카롭게 파헤쳐 냄으로써 집권세력에 경종을 울리고, 국민에겐 야당의 참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화해의 목소리가 높은 때다. 그만큼 여야의 각오도 새로워야 한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은 생산적 국회가 돼야 한다. 의회민주주의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도 거기에 있다고 믿는다.
  • 장외투쟁 장기화 여론 악화 … 원내로 급선회

    장외투쟁 장기화 여론 악화 … 원내로 급선회

    27일 민주당의 전격 등원 선언으로 여야의 대치 전선이 국회로 옮겨지게 됐다. 국정감사와 새해 예산안,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등을 놓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100일 장외투쟁’을 벌이던 민주당은 최근 당 안팎의 등원 요구가 확산되면서 국회 복귀를 위한 명분과 시기를 고심해 왔다. 당 지도부로서도 9월 정기국회는 정부·여당을 공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졌다.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4대강 사업 예산 심의, 세제 개편안 등 대여(對與) 투쟁을 위한 호재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28 재·보선 국면과 시기가 겹쳐 있어 선거전략과도 연동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철저한 의회주의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이 당 지도부에 ‘입장 선회’의 명분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당이 ‘화해와 통합’이라는 고인의 유지(遺志)를 거론하며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폄하하고 개헌 및 선거제도·행정구역 개편 논의 등으로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도 당 지도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야의 관계는 경쟁과 견제의 관계”라면서 “잘못된 프레임으로 야당의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것은 강력히 배격하겠다.”고 경고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쉽사리 민주당으로 쏠리지 않는 여론을 의식한 행보이기도 하다. 한 핵심 당직자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지지층이 결집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당 지지율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때문에 당내 일각에선 장외투쟁이 장기화되면 부정적 여론이 급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등원 선언을 여야 대치의 완화 국면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오히려 첨예한 대치의 출발점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가 첫 격돌장이 될 것 같다. 새해 예산안도 민주당엔 호재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예산 편중 문제는 여당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그 틈새를 파고들 태세다. 민주당은 또 10월 재·보선의 기선을 잡기 위해 국정감사나 대정부질문 등에서 총공세를 편다는 전략이다. 의사일정 협의 단계부터 여야의 신경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방송법 처리 관련 권한쟁의심판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미디어법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장외투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與 개헌-선거구제 개편 띄우기

    여권이 연일 개헌과 선거제도·행정구역 개편론을 띄우며 조문정국 이후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치 선진화로 가기 위해서는 국민통합이 필수적이고, 그 실천 방안이 정치개혁”이라면서 “정치개혁의 요체는 행정구역 및 선거제도 개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어려운 게 선거제도 개편 문제로, 개개인과 정당의 이해득실을 따지기 시작하면 어떤 것도 착수할 수 없다.”면서 “과거에도 논란만 있다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용두사미처럼 소멸됐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통합문제가 대두되는 지금이 이 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행정구역 및 선거제도 개편 논의로, 권력구조 개편을 핵심으로 하는 개헌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강조한 점도 정치개혁 논의가 개헌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의 근거로 여겨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의장 직속 헌법연구자문위원회는 오는 31일 결과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사실상 김형오 국회의장이 제시하고 추진할 개헌안이다. 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9월 정기국회 때 헌법개정특위를 국회 내에 구성해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 김 의장이 이달 말 개헌안을 내면 야당과 개헌 논의를 시작하겠다.”며 구체적인 행동 계획과 일정까지 제시했다. 민주당도 일단은 긍정적이다. 다만 한나라당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중·대선거구제를 민주당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간 논의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DJ 서거 정국 뒤 주도권 잡기… 바빠지는 정치권

    DJ 서거 정국 뒤 주도권 잡기… 바빠지는 정치권

    ■ 민생 전환 한나라 “민주 등원을” 공세… 개각 등 靑쇄신 촉각 한나라당이 24일 민주당에 국회 등원을 요구했다. 국상이 마무리된 지 하루 만이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조문 정국은 끝났다. 민생정국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 시점에서 여야 대표 회담은 매우 긴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야 당 대표 회담을 공개 제의했다. 이어 “더 이상 거절할 명분도 없을 것”이라면서 “(이것이) 돌아가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드는 것이며 우리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에게 9월 정기국회 의사 협의를 위한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안 원내대표 역시 ‘고인의 유지(遺志)’를 거론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와 국장을 계기로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가 던져졌다고 생각한다.”면서 “국회는 대화와 상생의 자리로 거듭나야 하며 법과 원칙을 지키는 법치의 요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국회에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안치하고 영결식을 마친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당에 ‘당근’도 던졌다. 안 원내대표는 “북한의 이번 특사 조의단이 대통령과 면담에서 과연 정상회담을 거론했는지, 앞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합의한 내용은 무엇인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얘기해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소집하자고 제안했다. 당은 당대로 조문 정국으로 중단된 ‘민생 탐방’을 재개했다. 박 대표와 최고위원단, 김성조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는 이날 대구를 찾아 경북도청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용걸 기획재정부 2차관, 최장현 국토해양부 2차관, 김영학 지식경제부 2차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등 정부 관계자들도 대동했다. 한나라당은 한편으로 청와대가 곧 단행할 예정인 개각과 인적 쇄신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정치인 다수 입각 제의’ 반영 여부와 개각에 따른 여론의 평가가 여당의 동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통합 주력 민주당, 개혁세력 구심찾기… 장외투쟁 지속 고민 민주당이 24일 민주정부 10년의 계승을 강조했다. 민주당 중심으로 개혁세력을 통합해 대여(對與)투쟁 동력을 복원하겠다는 심산이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개혁진영이 배출한 두 분의 대통령님을 모두 보낸 시점에 민주당의 책무가 더 커졌다. 모두 단결해 유업을 받드는 데 한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언’을 소개했다. 고인이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야 4당과 단합하라. 모든 민주시민사회와 연합해서 반드시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남북문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승리하라.”는 말을 남겼다고 박 의원은 밝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 지지자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를 결합시키고 이명박 정부 들어 새롭게 등장한 촛불시민주권세력을 합쳐야 현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를 막을 수 있다.”며 정 대표 체제의 정통성에 힘을 보탰다. 민주당은 25일 삼우제를 맞아 고인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를 찾아 추도 행사를 갖는 한편 27일에는 고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토론회를 연다. 민주정부 10년의 계승자로서 정통성을 대내외적으로 각인시킨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정통성 강화 작업의 배경에는 여권의 등원 압박과 장외투쟁의 명분 상실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당내에서 일고 있는 등원 찬반 논쟁도 이를 반영한다. 여권이 선거제도 개편과 개각 움직임 등을 통해 정국 전환을 꾀하는 마당에,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계속 이어간다면 여론의 반감을 살 공산이 크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하지만 아무 소득도 없이 등원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민주당으로선 주내 출범 예정인 혁신위를 통해 대통합을 꾀하는 동시에 국정감사, 예산 심사 등 호재가 될 수 있는 등원 투쟁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대입 수시모집 전형 주의할 점은 한·미 어린이 국산 애니 ‘뚜바뚜바’ 동시에 본다 서울 마포대교 아래 ‘색공원’ 시민안전 ‘빨간불’ 덜 뽑는 공공기관 더 뽑는 대기업 “은나노 입자, 폐와 간에 치명적” ‘통장이 뭐길래’ 지자체 임기제한 추진에 시끌 경기 앞지르는 자산 급등 거품 논란 ‘휴대전화료 인하’ 이통사 저울질
  • 전문가 제언 - DJ 서거 이후 정치권의 과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가 정치권에 남긴 과제는 사회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이라고 24일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여야가 대립과 반목의 정치 행태를 청산하는 것은 물론 선의의 원내경쟁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주당에 미디어법과 민생 현안을 분리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우리 정치는 어느 하나가 이기면 다른 하나는 질 수밖에 없는 ‘제로섬 게임’이어서 미디어법 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 제3의 길이 있는지 찾는 일이 쉽지 않다.”면서 “그러나 비정규직법을 비롯해 민생현안이 쌓여 있으니 민주당은 장외투쟁에 머물지 말고 여야 대화에 적극 나서는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이 ‘통 크게’ 원내로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민주당은 상생과 화합을 강조한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국회로 들어가는 ‘감동의 정치’를 베풀어야 한다.”면서 “여권도 남북협력과 지역갈등 문제에 대해 야권에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학과 교수는 “민주당도 원내로 들어가야 하지만 한나라당이 먼저 여야 상생의 공감대 위에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립과 반목을 정책 경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는 “고인과 같은 색깔론의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으려면 정치권에 성숙한 이념 경쟁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면서 “상대를 모략하고 비방하는 정치문화를 건설적인 이념과 정책 경쟁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제안한 정치개혁 의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강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지역주의 청산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으니 이참에 정치권은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제안한 선거제도 개편 문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면서 “사회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읽고 건설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도록 노력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김 전 대통령 가신 길 평화·화해로 기려야

    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떠나고 우리는 남았다. 이 땅의 민주화를 앞당기고, 인권을 살찌우고, 얼어붙은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의 햇살을 안겨다 준 김 전 대통령이 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영면의 길에 들어섰다. 김대중, 그 이름 석자는 역사가 됐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그가 있어서 행복했다. 지금 우리가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부할 수 있는 토양을 갖추는 데 있어서 고인이 이룩한 업적은 실로 지대하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외침으로 암울한 군사정권 시절 민주주의의 불꽃을 지켜냈다. 혹독한 외환위기를 맞아 나라가 흔들릴 때 국민을 하나로 묶었고, 장롱 속 금붙이들마저 끌어내며 이룩한 경제 회복으로 다시금 세계를 놀라게 했다. 분단 한반도에 대화의 물꼬를 텄고, 남북이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공존공영의 대상임을 일깨웠으며, 인류는 그런 평화의 전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며 갈채를 보냈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권의 숭고한 가치와, 용서와 화해만이 모든 어려움을 뛰어넘을 힘이라는 가르침을 고인은 안겨주었다.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로 지난 엿새 이 땅엔 용서와 화해, 평화와 사랑의 물결이 넘쳐났다. 동서로는 평생 민주화 동지이자 정적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화해가 이뤄졌고,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손을 잡았다. 남북으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의를 받아든 북한 조문단이 빈소를 찾았고, 우리 정부와 막힌 대화의 실타래를 풀 방안을 논의했다. 서울광장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분향소로 신분과 계층을 떠난 조문행렬이 꼬리를 물었지만, 거기에 이념과 지역 대립의 흔적은 찾기 힘들었다.고인의 자취가 크고 깊은 만큼 그의 빈자리를 메워야 할 우리의 과제 또한 막중하다. 지역과 이념, 계층의 대립이라는 이 나라 3대 갈등을 치유하고 극복하는 데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나서야 한다. 우선 고인이 평생을 바쳐 극복하려 했던 지역주의의 골을 메워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권은 당파를 떠나 지역갈등 극복을 위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데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말로만 지역주의 극복을 외칠 것이 아니라 이를 실천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른 행정구역 개편과 선거제도 개선 등을 논함에 있어서 이 나라 백년대계를 설계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이념 과잉의 대결구도 또한 극복해 내야 한다. 정치권뿐 아니라 학계와 언론, 시민사회단체 등 사회의 모든 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식민통치와 남북 분단, 군부통치라는 현대사의 굴곡이 만든 이념의 덫에서 우리 스스로를 해방시켜야 한다. 나라가 이념의 굴레에 묶여 주춤거리기에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너무도 멀다. 탈이념의 세계사적 조류에서 우리만 퇴행할 수는 없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 친서민 행보를 보다 강화, 빈부 격차에 따른 계층 갈등을 극복하는 데 더욱 매진해야 한다. 기회의 균등과 정의로운 분배를 통해 우리 사회 전체가 하나가 되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인동초가 피워 낸 평화와 화해의 꽃을 이제 우리가 가꿔야 한다. 삼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면을 빈다.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3김시대’ 막내려… 여야 대치 새국면으로 전환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3김시대’ 막내려… 여야 대치 새국면으로 전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이 23일 마무리되면서 향후 정국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큰 틀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가 ‘3김 시대’의 종식을 알리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논의와 시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계보·계파 정치 탈피에서부터 지역구도 극복 문제 등을 포괄하는 내용이 담론의 대상이다. 중기적으로는 진보·좌파 진영의 행로도 관심사다. 앞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이번 국상으로 핵심의 두 축을 잃은 상태다. 내부 통합의 물꼬를 트게 될지 아니면 분열의 길을 걷게 될지 전망이 엇갈린다. 태동 조짐을 보이는 친노 신당의 창당 움직임이 그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가 가져온 남북간 만남과 이에 따른 관계 변화 여부도 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당장 여야간 대치 정국도 새 국면으로 접어들 여지를 갖게 됐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화해와 통합’이라는 화두를 정치권에 던지고 있다. 의회주의자로서의 일생이 새삼 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고인의 유지를 받들기 바라는 국민적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도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올해만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겪은 만큼, 조문정국 이후의 ‘대응법’을 잘 알고 있는 듯 보인다. 이미 정국 타개책 모색을 위한 직·간접 대화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9월 정기국회 개회에다 10월 재·보선 공천 등 각자의 이해관계도 걸려 있다. 한나라당은 ‘조건 없는 등원’ 요구로 민주당을 압박하려 하고 있다. 국회 내에서 정치·민생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의할 예정이다. 동시에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미뤄놓았던 당·정·청 쇄신을 통한 국정 드라이브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제안한 선거제도·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개혁에 대한 후속작업으로 국면을 전환하고, 내각 및 청와대 개편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심산이다. ‘상주’를 자임해온 민주당은 아직 이 문제를 공론화하지는 않고 있다. 앞으로도 1주일 이상은 애도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이 기간 내부 의견수렴을 통해 원내외 병행투쟁 전략을 준비할 계획이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등원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조문 기간에 조성된 화합 분위기를 외면하고 장외투쟁만을 고집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달 남짓 남은 추석 민심을 겨냥,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다. 10월 재·보선이 바로 뒤이어지는 중요한 때이다. 여야의 행보는 일차적으로 상호 움직임에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예컨대 곧 단행될 내각과 청와대 개편이 얼마만큼 국민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인지도 중요하다. 10월 재·보선 결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2기 국정운영 기조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선거제도·행정구역 개편 등에 대한 여야 협상의 속도 등도 이런 요인들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 홍성규기자 jj@seoul.co.kr
  • 국장이후 정국 셈법…민주당 여유만만, 한나라 근심·초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조문 정국 이후 주도권을 놓고 여야의 물밑 셈법이 치열하다. 국장이 마무리되는 23일 이후 9월 정기국회 등원 문제,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선거제도·행정구역 개편론, 개각과 인사청문회, 10월 재·보선 등 굵직한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정기국회 개회의 주도권은 민주당이 쥐고 있다. 조만간 예정된 개각과 그에 따른 인사청문회는 물론 ‘4대강 예산’ 문제까지 겹치면서 여권을 공격할 수 있는 호재들이 즐비하다. 고인의 ‘의회주의자’ 면모가 새삼 부각되면서 그 뜻을 명분 삼아 국회로 돌아가야 한다는 등원론도 형성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21일 “장외투쟁을 계속할 수도 있고 의사일정 협의로 일정 기간 명분을 더 쌓다가 국회로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조문정국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확산됐던 친노(親) 신당 논의가 가라앉는 한편 민주세력 전체의 통합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호재다. 일단 ‘반(反) 이명박(MB)’ 정서의 확산을 위해 국회보다는 사람이 더 많이 모이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빈소에 당력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반면 한나라당은 24일부터 정기국회 일정을 협의하자고 목청을 높이지만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 소속 의원 40여명이 대거 참석한 예산 당정협의는 물론 최근 열린 당 정책위원회 워크숍에서도 ‘4대강 예산’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당내에서조차 4대강에 대한 예산 편중 문제가 거론되자 당 지도부가 기획재정부에 이에 대한 방어 논리를 개발하도록 주문했을 정도다. 4대강 예산은 올해 8000억원에서 내년 6조 70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 개혁을 화두로 던진 선거제도 개편 문제에서도 여야의 수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민주당도 이 문제에 관심이 많은 만큼 논의가 쉽게 사그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대 선거구제를 마뜩잖게 여기는 한나라당의 대응 전략이 주목된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이 대통령이 여러 갈등 구조를 바꿔보자고 선거구제 개편 문제를 내놓았는데 근본적으로 지역주의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권력이 분산된 분권형 대통령제나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월 재·보선도 고비다. 한나라당에선 박희태 대표의 경남 양산 출마 문제로 계파간 이해관계가 불거지면서 내홍을 겪을 수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선거제도 개편의 효과와 성공 조건

    [김형준 정치비평] 선거제도 개편의 효과와 성공 조건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정치 선진화’를 위한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고질적인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생산적인 정치문화를 이룩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 방안을 제안했다. 선거제도 개편은 이번만이 아니라 역대 정권에서도 주기적으로 제시된 단골 메뉴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중대선거구제 개편을 제의하면서 한나라당이 받아들이면 조각권도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했었다. 분명, 선거제도 개편은 정치적 공감대가 큰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이해관계 때문에 매번 실패로 끝났다. 이를 의식해서 이 대통령은 대변인을 통해 “여당이 좀 손해를 보더라도 꼭 이뤄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선거제도란 일종의 게임의 룰과도 같은 것으로 어떻게 짜여 지느냐에 따라 대표성과 공정성이 보장되는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1988년 제13대 총선 이래 한 선거구에서 한 사람만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지역구 선거에서는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가 당선되는 ‘단순 다수제’와 전국 수준의 정당투표 득표 비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1인2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지역구 선거구를 획정할 때는 농촌과 도시지역 선거구 간에 최대 3대1의 인구 편차를 인정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역주의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 선거구에서 2명에서 5명까지 뽑는 중대선거구제나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을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8대 총선 결과를 독일식 권역별 정당명부제 방식으로 시뮬레이션해 보면, 정당 투표에서 총 431만 3645표를 획득한 민주당은 전체 299석 중 82석을 배당받게 된다. 그런데, 영남 지역에서 41만 194표를 얻어 약 8석을 얻게 된다. 민주당이 이 지역에서 2석밖에 얻지 못한 실제 결과와 비교해 보면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정당 투표에서 총 642만 1727표를 획득한 한나라당은 전체 299석 중 122석만을 배당받게 되고, 충청과 호남에서 각각 10석과 3석 정도를 획득하게 된다. 한나라당이 호남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하고, 충청에서는 1석만을 얻은 것과 비교해 보면, 권역별 정당명부제는 확실히 정당의 특정지역 편중 현상을 완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제도 개편이 국민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정치권의 합의 도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정당과 국회의원의 이해관계가 직결된 선거제도 개혁을 이해 당사자인 국회의원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스웨덴의 경우, 정치개혁을 담당하는 위원회는 의석수와 상관없이 정당은 한 명의 대표자만을 파견하고 과반수 이상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다. 더욱이 이 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은 의회가 무조건 받아들이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선거구 획정은 의회 외부의 비정파적 기구에서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정치권이 진정 선거제도 개혁을 원한다면 자신의 기득권을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둘째, 선거제도 개혁이 가져올 정치적 효과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바람직한 변화와 개혁을 위해 가장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더라도 실증적인 분석 결과를 토대로 여야간에 합리적인 협상을 할 수 있어야만 개혁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청와대가 절대로 정치개혁을 주도해서는 안 된다. 과거 정부가 시도한 선거제도 개혁이 모두 실패한 이유는 청와대가 구체적인 개혁안을 제시하고, 야당은 이를 음모론적인 시각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 “정부는 국회에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국회의 결론을 존중할 것이다.”라는 의사 표시는 매우 적절했다. 대통령의 이러한 초심이 유지되어 비생산적인 한국 정치의 뿌리인 지역주의가 청산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선긋는 한나라 … 틈새 노린 민주

    선긋는 한나라 … 틈새 노린 민주

    8·15 경축사를 통한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제도·행정구역 개편 제안에, 정치 주체간의 대립각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여야는 물론 여당내 계파간 셈법이 엇갈려서다. 한나라당은 17일 ‘총력 지원하겠다.’면서도 중·대선거구제 문제에는 선을 그었다.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행정구역만 개편하면 의미가 없다. 중·대선거구제를 전제로 해야 한다.”며 여당의 틈새를 노렸다. 분권형 연방제를 주장해온 자유선진당도 “전국을 5~7개의 광역단위로 나누자.”며 가세했다. 선거구제 문제만큼은 표결이 아닌 정당간 합의로 처리한 전례를 감안하면 ‘중·대선거구제는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중·대선거구제 문제에는 한나라당이 가장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선거제도 개편은 여당이 손해보더라도 꼭 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중·대선거구제 도입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도입, 재·보궐선거 횟수 조정 등으로 애써 의미를 축소하는 모습이다.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 위원장인 한나라당 허태열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를 언급한 바 없지 않으냐. 선거제도 개편에는 정당공천, 지역구, 여성참여, 비례대표, 재·보선 횟수 조정 등 많은 의제가 있다.”며 불끄기를 시도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등은 지역주의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제도들을 먼저 도입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해 올해 법을 만들고, 2014년 5월까지 행정구역을 통합한 뒤 차차기 지방선거부터 이를 적용하자.”며 행정구역 개편 논의에 불을 지폈다. 박희태 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잦은 선거로 인한 폐단이 중·대선거구제와 관계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수차례 중·대선거구제를 제안했으나 한나라당이 계속 반대해온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나아가 이 문제는 영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친박계에게 “판을 바꾸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할 수 있다. 한 선거구에서 2~5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면 영남에서 20%에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이 다수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영남지역 의석이 호남지역의 두배가 넘는 68개라는 점에서 선거구 통합에 따른 영남지역 친박계 의원들의 위기감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흐름을 관망하고 있다. ‘바라던 바였지만 형편상 꺼내기 어려웠던’ 문제였다. 그렇다고 큰 기대를 걸고 있지는 않다. 한 당직자는 “행정구역 개편 문제까지 맞물려 조정이 어렵고 복잡한 일인데, 여권이 이를 추진할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이 “정부·여당이 구체적 안을 내놓으면 우리도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 대통령의 제안이 “자칫 소지역주의를 부채질할 수 있다.”며 반대 논리까지 제시했다.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대선·총선 동시 실시 개헌을/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선·총선 동시 실시 개헌을/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하여 지역주의 구태정치를 선진정치로 개혁할 방안을 제시했다. 행정구역과 선거제도의 개편이다. 행정구역의 개편은 현행 3단계의 행정구역을 2단계로 과감하게 줄일 것을 골자로 한다. 중복된 행정조직과 비대한 공무원조직을 대폭 줄여 효율적으로 행정부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현재 234개 시·군·구가 60~70개의 ‘통합시’로 광역화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행 국회의원 선거구를 다시 그려야 한다. 자연스럽게 60~70개 광역 선거구에서 중선거구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양자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이 공연히 국론만 분열시키고 국회에서 분란만 일으킨 채 끝나지 않을까 불안하다. 몇 해 전 참여정부 시절 행정수도를 충청도로 옮길 것을 추진했다. 이에 불복한 쪽이 헌법재판소에 제소했고 급기야 헌법재판소는 행정수도 이전이 관습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한 것이 오래지 않다. 백년 이상 굳어진 행정구역을 인위적으로 뜯어고치는 게 또다시 관습헌법에 도전하는 것 같다. 234개의 시·군·구를 60~70개의 광역시로 줄일 때 국론이 크게 분열될 수 있다. 인접한 시·군·구 가운데 어떤 것은 이름도 없이 사라지고 어떤 것은 주위 시·군·구 몇 개를 아우른 채 더 커진다. 없어지는 시·군·구의 거주자나 공무원, 지방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의 불만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미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경쟁적으로 초현대식 청사를 대규모로 지었는데 이들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구체적인 방안이 안 보여서 아쉽다. 국회는 또다시 벌집을 쑤셔놓은 듯이 변할 것이다. 국회의원은 현재 245개 선거구에서 단순다수제로 1인씩 선출된다. 선거구가 60~70개의 광역으로 개편되면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선거구가 사라지는 국회의원이 생길 수 있다. 아무리 중선거구제로 2~5인을 선출한다지만 현역 국회의원의 미래가 과거보다 더 불확실해지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행정구역과 선거제도의 개편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리고 중선거구제가 지역주의를 완화하는 데 큰 효과가 있는지 그리 확실하지 않다. 중선거구제를 통하여 호남지역에서 한나라당이 의석을 챙길 수 있고 영남지역에서 민주당이 진출할 수도 있다. 또한 중선거구제로 인하여 군소정당이 의회에 진출할 가능성이 과거보다 더 생길 수 있다. 하지만 2006년 지방선거에서 중선거구제 기초의회선거 결과 영남에서는 한나라당이 싹쓸이하고 호남에서는 민주당이 싹쓸이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당시 민주노동당의 의석점유율도 2002년 지방선거에 비하여 비약적으로 증가하지 않았다. 또 다른 대안인 대선거구제도 선진정치와 먼 것이다. 대통령제 국가이면서 대선거구제를 실시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매우 파편화되고 불안정한 다당제 정당체제 속에서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다. 게다가 과거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했던 일본은 금권정치와 파벌정치에 넌더리를 치며 1994년 소선거구제로 개혁했다. 한마디로 중대선거구제의 도입은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는 말이다. 이에 비하여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가 너무 빈번하여 후진정치에 머문다고 지적한 것은 크게 공감하는 바이다. 사실 이 대통령의 취임 뒤 2008년 한 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국회 파행으로 정치가 사라졌다. 올해는 4·29 재·보선으로 시간이 가더니 이제 10월 재·보선으로 다 지나간다. 따라서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를 동시화하는 개헌이 필요하다. 국회의원과 지방선거를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로 선출하자. 독일같이 재보궐선거 대신 예비후보로 결원을 채운다면 한국에서도 선거가 크게 줄고 안정적인 정치가 정착될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8·15 경축사 분석] 싹쓸이 막는 중·대선거구 - 권역별 비례대표제 모색

    [8·15 경축사 분석] 싹쓸이 막는 중·대선거구 - 권역별 비례대표제 모색

    정치권은 선거제도 개편의 핵심을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의 도입 문제로 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이를 제안한 것을 비롯해 과거 선거제도 개편론이 나올 때마다 중·대 선거구제 등의 도입이 쟁점이 됐다. 그만큼 정리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우선 정치학자들은 ‘궁합’을 거론한다. 대통령제에는 소선거구제가 가장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의회가 대통령을 가장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토대인 ‘여소야대(與小野大)’ 구조는 소선거구제에서 생겨나기 쉽다는 얘기다. 중·대선거구제는 상대적으로 내각제에 맞는 제도로 간주돼왔다. 또한 소선거구제는 양당 경쟁 구도를 촉진한다. 최다 득표를 한 후보자만 당선되기 때문에 선거비용이 적게 들고 선거관리가 쉽다. 그러나 2, 3위 후보자의 표가 사장(死藏)되고 특정 정당이 지지율에 비해 과도한 의석을 획득하게 되면서 ‘표의 왜곡’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우리 정치 구도에서는 지역주의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중·대선거구제는 한 지역에서 2∼5명 정도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유권자의 표심 왜곡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사표(死票) 논란도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선거비용이 많이 들어 정치개혁의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군소 정당 난립으로 정국 불안정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럼에도 중·대선거구제가 거듭 거론되는 것은 한 정당이 특정지역의 의석을 독점하는 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이에 도움이 된다. 전국을 몇 개의 권역으로 나눈 뒤 해당 지역의 정당 득표율에 맞춰 비례대표 의원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석패율 제도도 이와 비슷하다. 한 정당이 특정 권역의 출마자를 모두 비례대표 후보로 이중 등록한 뒤 가장 적은 득표율 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에 당선시키는 제도다. 이런 제도들은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의석을 독식하는 ‘싹쓸이’ 현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제도가 도입되면 한나라당이 다소 불리할 수 있다. 현 지역구도에서 중·대선거구제가 실시되면 민주당은 영남의 거의 모든 지역구에서 2, 3위로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당선자를 내기 어렵다. 한나라당이 지지기반으로 하는 영남은 호남에 비해 지역구 수가 많으므로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대등한 당세를 이룰 수도 있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이 16일 선거구제 개편을 다룰 논의기구를 당내에 설치하겠다고 했으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여야간 셈법이 복잡하게 얽힐 수밖에 없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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