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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취약계층 현금 지원하는 ‘재난기본소득’ 다시 고려하자

    어제 세계 경제는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 그 자체였다. 코스피가 4.19% 대폭락한 것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동반 폭락했다. 달러당 환율도 11.9원이나 뛴 1204.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랜트유가 하룻만에 배럴당 42달러에서 31달러로 급락하는 등 원유 선물시장도 패닉에 빠졌다. 세계 경기가 곤두박질 칠 것이라는 예고다. 코로나19 사태가 엄습한 지 겨우 50일이지만 심각한 피해가 국내 경제 현장 곳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어제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기본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GDP가 165억 3100만 달러(약 19조 7000억원) 줄어들고 취업자 수도 35만 7000명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국고채 금리는 어제 개장 직후 0.998%까지 떨어져 사상 처음으로 0%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난 때문이다. 재정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정부가 11조 7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마련해 국회가 심의하지만,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어제 “추경이 최소한 40조원은 돼야” 한다며 대규모 증액을 요구했다. ‘메르스 추경’보다 고작 1000억원을 더 얹고 ‘수퍼추경’이라 주장하는 것은 우습지 않나.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서민은 더 답답하다. 지난 2월은 적금이나 보험을 깨서 월세와 직원들 월급을 막았다지만, 3월에도 수입이 끊기면서 절망하는 서민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하루 밥값만이라도 친지들에게 손을 벌려 보려 해도 “내 코도 석자”라는 답변이 돌아오니 어떤 희망이 남아 있을 수 있겠는가. 국가의 통상적인 보호 네트워크 밖에 있던 소상공인, 프리랜서, 비정규직, 학생, 가사도우미 등은 코로나19로 인한 극단적 소비 감소와 경기 위축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다. 이재웅 쏘카 대표의 제안에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가 그제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곧바로 호응했다. 일각에서는 ‘포퓰리즘’이나 ‘퍼주기’, ‘선거용 선심’이라며 비판이 거세다. 지금은 이런 비판을 수용할 만큼 낙관적이지 않다. 정부는 이번 추경에 일부 기본소득 개념이 들어 있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쿠폰’은 한계가 엄연하고, 당장 현금 한 푼 없는 ‘장외 서민’은 길거리에서 절망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유례가 없는 경기위축에 ‘현금 5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이 그들의 실낱같은 희망이 될 수 있다.
  • [사설] 취약계층 현금 지원하는 ‘재난기본소득’ 다시 고려하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어제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기본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지난달 16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낮춘 데 이어 더 낮춰 잡은 것이다. 국제유가가 42달러에서 32달러로 급락하는 것은 세계경기 자체가 하락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사태가 엄습한 지 겨우 50일이지만 심각한 피해가 경제 현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각종 지표와 전망이 악화하는 게 한국 경제의 현주소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65억 3100만 달러(약 19조 7000억원) 줄어들고 취업자 수도 35만 7000명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국고채 금리는 어제 개장 직후 0.998%까지 떨어져 사상 처음으로 0%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경기충격 우려로 인해 자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소비와 투자심리 위축은 더욱 심각하다. 정부가 11조 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마련해 국회가 심의하고 있지만, 산업계 전반에서 증액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서민은 더 답답하다. 지난 2월은 적금이나 보험을 깨서 월세와 직원들 월급을 막았다지만, 3월에도 수입이 끊기면서 절망하는 서민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하루 밥값만이라도 친지들에게 손을 벌려 보려 해도 “내 코도 석자”라는 답변이 돌아오니 어떤 희망이 남아 있을 수 있겠는가. 국가의 통상적인 보호 네트워크 밖에 있던 소상공인, 프리랜서, 비정규직, 학생, 가사도우미 등은 코로나19로 인한 극단적 경기위축이 아니라면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다. 알바 등으로 학비와 월세를 보조하거나 좀더 기대를 부풀려 미래에 대한 투자도 약간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그 작은 희망마저 앗아갔다. 이재웅 쏘카 대표의 제안에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가 그제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곧바로 호응했다. 일각에서는 ‘포퓰리즘’이나 ‘퍼주기’, ‘선거용 선심’이라며 비판이 거세다. 지금은 이런 비판을 수용할 만큼 낙관적이지 않다. 정부는 이번 추경에 일부 기본소득 개념이 들어 있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쿠폰’은 한계가 엄연하고, 당장 현금 한 푼 없는 ‘장외 서민’은 길거리에서 절망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유례가 없는 경기위축에 ‘현금 5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이 그들의 실낱같은 희망이 될 수 있다.
  • 김주영 후보, 코로나 피해 농가 방문·상인 간담회 등 민생 행보 “눈길”

    김주영 후보, 코로나 피해 농가 방문·상인 간담회 등 민생 행보 “눈길”

    더불어민주당 경기 김포시갑 김주영 국회의원 후보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는 가운데 민생경제 전문가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후보는 경제적 피해를 겪고 있는 화훼농가와 농업인, 김포시 소상공인연합회, 영업을 일시 중지한 김포5일장 상인회 등과 잇따라 간담회를 가졌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고촌읍 화훼농가 방문과 김포5일장 상인회 간담회에서 코로나19로 소상공인 피해 상황을 직접 청취했다. 이어 5일 오후에는 소상공인연합회와 고촌농협을 비롯해 경기도의회 김포상담소에서 화훼 농업인들과 직접 만나 고충과 피해사례를 경청하고 피해 대책 등을 논의했다. 김포5일장 상인 등 김포지역 소상공인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손 세정제와 마스크 등 위생용품 공급에 나섰는데도 현장까지 행정력이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대형 프랜차이즈 진입과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상태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즉시 원활한 위생용품 공급과 경제적 어려움 해소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김 후보는 “코로나19 때문에 경기가 침체하고 음식점업과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졸업식과 입학식 취소 등으로 화훼농가 피해도 극심하다”며 “꽃소비가 감소해 화훼농가들은 원가 밑으로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와 지자체·공공기관 차원에서 3·8 여성의날과 14일 화이트데이에 꽃·화분 소비 운동과 사무실 꽃 생활화 운동을 적극 전개할 수 있도록 민주당과 기업·노조 등 여러 기관에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는 “코로나19로 국민소비가 위축되고 세계 경제성장 악화로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우려가 높다”며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저소득층과 소상공인,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게 정부의 재정지원과 금융과 세정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경예산 편성에 대해서도 김 후보는 “미래통합당은 국민이 힘들어하는 목소리에는 귀를 막은 채 추경예산 중 일부를 벌써부터 선거용 돈 풀기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더이상 코로나19를 정치적 수단으로 삼는 행위를 중단하고 코로나 극복을 위한 추경예산 발목잡기를 멈춰 추경 처리가 하루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후보는 다음 주부터 김포발전 공약을 현장방문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초강대국 틈에 끼여 있는 한반도… 선택지는 ‘화친’뿐, ‘척화’란 없다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초강대국 틈에 끼여 있는 한반도… 선택지는 ‘화친’뿐, ‘척화’란 없다

    오늘은 음력 1월 17일이다. 1637년 오늘 청태종은 이런 조서를 보냈다. 엿새 전 조선의 인조가 보낸 상서에 대한 답이었다. “운명이 아침저녁에 달려 있는데도 오히려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헛소리만 하니 무엇이 유익하겠는가.” “이제 네가 살고자 하느냐. 마땅히 빨리 성에서 나와 항복하라. 아니면 싸우고자 하느냐. 그러면 빨리 나와서 한 번 싸워 보자.” 이 치욕적인 내용 앞에서 인조는 그저 안절부절, 목숨 부지에 골몰했다. “(너희는) 왕왕 우리 군사를 오랑캐 도적이라 하지 않았느냐. …어찌하여 나를 잡지 아니하고, 내버려두느냐.” “양의 바탕에 호랑이 껍질이라는 속담이 참으로 너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더냐.” 청태종의 지적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청을 오랑캐라고 욕하고, 정묘조약을 파기하고, 오랑캐 정벌을 공언한 것도 척화파가 장악한 조정이었고 인조였다. 이튿날(음력 1월 18일) 인조는 항복의 뜻을 밝히되 다만 ‘출성 요구를 거두어 달라’고 애걸하는 내용의 국서를 쓰도록 했다. 출성은 곧 포로라고 여긴 인조는 두려웠다. 이조판서 최명길이 국서를 쓰자, 예조판서 김상헌이 찢었고, 최명길은 다시 붙였다. 그 모습을 본 병조판서 이성구는 분노했다. “화의를 배척하여 나랏일을 이 지경에 이르게 했으니 대감이 적에게 가시오.” 김상헌은 울면서 뛰쳐나갔다. 그해 2월(음력 1월)은 조선 역사상 가장 참혹했다. 남한산성에선 병사와 백성은 추위와 굶주림에 죽어갔고 성 밖에선 수십만 백성이 죽임을 당하거나 노예로 끌려갔다. 조선은 삶은 닭 털 뽑히듯 산 채로 벗겨지고 있었다. 1637년 2월 24일(음력 1월 30일·산성 도피 47일째) 인조가 땅바닥에 엎드려 항복의식을 한 뒤 도성으로 갈 때였다. 포로가 된 1만여 백성이 울부짖었다. “임금이시여, 우리를 버리고 가십니까?” 절규를 외면한 채 돌아온 한양 도성은 “시체가 길거리에 이리저리 널려 있”(인조실록 음력 1637년 2월 1일 자)는 거대한 무덤이었다.“경성에 사는 백성이 가장 혹독하게 화를 당해 남아 있는 자라고는 단지 10세 미만의 어린이와 나이 70이 넘은 사람들뿐인데, 대부분 굶주리고 얼어서 거의 죽게 되었습니다.” 2월 3일 호조의 보고였다. 한성부는 이렇게 요청했다. “백골(白骨)을 묻어 주는 일이야말로 왕정(王政)의 급선무입니다. 적에게 죽은 도성 백성들이 길가에 버려져 있는데, 참혹해서 차마 볼 수가 없습니다. …남정(男丁)을 징발해서 시체를 매장하게 하소서.” 병자호란의 참화는 미물조차 일찍이 예감했던 것이었다. 2월 인조 비인 인열왕후 상에 조문 사절로 찾아온 청의 사신을 사실상 내쫓고, 오랑캐 토벌을 공식화한 뒤였다. 당시 사헌부 장령 홍익한은 “황제를 참칭한 청의 사신을 참수하고 문서를 불살라 버리라”고 요구하고, 청과의 화친을 주장한 “최명길 등의 목을 베라”고 상소했다. 그 서슬에 마부태와 용골대 등 청 사신은 말을 훔쳐 타고 야반도주했다. 청은 이를 갈았다. “…부평 안산의 돌이 옮겨져 놓이고, 영남과 관서지방에서는 물오리가 서로 싸우고, 대구에서는 황새가 진을 치고, 죽령에서는 두꺼비가 행렬을 지어 나가고, 예안의 강물이 끊어졌다. 능에 벼락이 떨어지고, 서울의 땅이 붉게 변했으며, 하루 스물일곱 곳이 벼락을 맞았고, 큰물이 들이닥쳐 동대문이 막혔다. 무지개가 해를 꿰뚫고, 별이 변괴를 일으켰다.” 인조는 불안했다. 그래도 ‘전쟁 불사’를 외치던 자존심은 남아, 직급 낮은 역관을 청에 보내 분위기를 탐색했다. 청태종이 그를 통해 보내온 것은 최후통첩. “지금 척화를 주장하는 자들은 모두 유학자들인데 그들의 붓끝이 어찌 나의 군사를 막을 수 있다는 말인가.” “11월 25일(음력)까지 왕자와 대신을 보내 화의를 요청하지 않으면 조선을 칠 것이다.”청태종은 병자년 11월 말 환구단에 고한 뒤 군사를 이끌고 남진했다. 마부태가 이끄는 선발대가 압록강을 건넌 것은 12월 9일(양력 1637년 1월 4일)이었다. 불과 나흘 뒤 선발대는 한양 초입인 홍제원까지 밀고 내려왔다. 조선 조정은 14일(양력 1637년 1월 9일) 강화도로 피하려다 길이 차단된 걸 알고 허겁지겁 남한산성으로 도주했다. 산성에 갇혀서도 ‘척화파’는 연일 ‘화친’을 죽이려 했다. 남한산성 도피 5일째였다. “한 사람의 목을 베어 화의를 끊고, 백성에게 사과를 해야 합니다.”(심광길) “그게 누구냐.”(인조) “최명길입니다.” 21일째 인조실록은 이렇게 시작한다. “오늘도 김상헌은 화친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김상헌을 따르는 사간 이명웅, 교리 윤집, 정언 김중일, 수찬 이상형 등이 상소했다. “최명길의 죄를 다스려 군사들의 마음을 진정시키소서.” 윤집은 “최명길이 화친을 주장하여 나라를 그르친 죄는 머리털을 뽑아 세어도 속죄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남한산성의 조정은 독 안에 든 쥐였다. 11일째 겨울비가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져 병사들이 얼어 죽었다. 왕은 대전 뜰에서 헤픈 눈물을 뿌렸다. “죄를 주려거든 병사들이 아니라 저에게 주십시오.” 17일째였다. 왕의 수라상에 닭다리 하나가 올라왔다. “처음 산성엔 새벽닭 우는 소리가 제법 들렸는데, 요즘 닭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더니 이게 마지막인가.” 정약용은 훗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먹을 것도 땔감도 떨어져 곤궁하기 이를 데 없다. 남은 소와 말도 굶주림이 심해 서로 꼬리를 물어뜯어 먹을 지경이었다.” “장수와 군사들이 추위에 얼어붙어 얼굴빛이 푸르고 검어 사람 같지가 않았다. 살갗이 찢어지고 동상에 걸린 손가락이 떨어져 나가 그 참혹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당시 조정은 식량 배급량을 병졸 하루 3홉으로 줄였다. 맥주컵 한 잔 분량이다. 입으로만 결사항전을 하던 대신들에게는 5홉이 배급됐다.35일째 사실상 항복을 결정하고도 청이 요구한 척화 주동자 압송 문제로 조정은 뭉그적거렸다. 40일째 참다못한 병사들이 무장한 채 행궁 앞에서 시위했다. 그래도 주저하자 43일째 대전 앞까지 밀고 들어왔다.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했던 자들은 등골이 서늘했다. 서둘러 ‘주동자의 자수’를 받았다. 김상헌·정온 등 우두머리는 빠지고 자청한 윤집(36), 오달제(28)가 선택됐다. 47일째(양력 1637년 2월 24일) 인조는 곤룡포를 벗고 신하의 복장인 남색 옷을 입고, 죄인이 드나드는 서문을 빠져나와 삼전도의 수항단으로 향했다. 인조는 훗날 김상헌과 척화파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세상을 속이고 명예를 훔치기란 쉽다.” 그러나 오늘의 사서는 그들의 충절을 한결같이 칭송한다. 불과 40여년 전 임진왜란의 참화도 망각하고, 9년 전 정묘호란의 치욕도 잊고, 대책은 없이 대륙의 패자에 대한 정벌을 부르짖다가 사직의 유린을 자초했다. 참극은 예견됐고, 피해자는 백성이었다. 호란 이후 그들은 ‘숭명’(존주대의)과 ‘복수설치’를 이념화했다. 자신의 무능과 죄과를 숨기고 권력을 유지하며, 착취구조를 온존하려는 것이었다. 승객을 죽인 만취운전자의 만용과 무지를 용기요 절의라 칭송할 순 없는 일이다. 통상 2월이면 한반도는 긴장 속으로 빠진다. 2월 말부터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면서, 북한은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맞섰다. 북미와 남북은 경쟁적으로 비난하며 군사적 대치를 강화했다. 이런 악순환은 불과 2년 전에야 잠복했다. 통일연구원은 그런 한반도 리스크가 올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북핵 문제를 순전히 선거용으로 이용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대선 판세에 따라 어떤 돌출 카드를 내밀지 알 수 없다. 국내에서도 4월 총선을 앞두고 다시 ‘척화’의 목소리가 기승을 부린다. 심지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기대, ‘친북’의 외연을 ‘친중’으로 확대하고 여론을 ‘친미인가, 친중인가’의 택일로 끌고 가려 한다. 오로지 선거 승리를 위해 곤경에 처한 이웃을 조롱하고 배척하는 부도덕과 파렴치가 놀랍다. 저 참혹했던 ‘겨울 전쟁’의 기억까지 지우는 만용은 더 놀랍다. 경쟁하는 초강대국 틈에 끼여 있는 우리에게 선택지란 없다. ‘화친’뿐이다. ‘척화’란 없다. 미국과도 중국과도, 북한과도 러시아, 일본과도 화친해야 한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구미 후보, 벌써 TK신공항 공약… ‘발끈’한 군위

    단독후보 추진 군위 “선거용 헛공약” 오는 4·15 총선 경북 구미지역 출마 예비후보들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관련 선거공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구미는 통합신공합 후보지로 발표된 의성 비안·군위 소보와 가깝다. 이에 우보(단독후보지) 유치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군위 주민들이 발끈하고 있다. 5일 구미지역 정가에 따르면 구미갑에서 김봉재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김천∼구미산단∼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철도와 구미산단역 신설을, 김찬영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는 아시아와 세계를 아우를 경북무역센터 설립을 각각 공약으로 내걸었다. 유능종 새로운보수당 예비후보는 김천·구미역∼구미산단∼신공항을 연결하는 KTX 노선 신설을 주장했다. 구미을에서는 김봉교 한국당 예비후보는 공항 신도시 등 새로운 배후단지 개발을, 같은 당 추대동 예비후보는 민·군 항공정비(MRO) 단지와 항공물류 종합단지 조성을 약속했다. 장석춘 한국당 의원은 신공항과 연계한 국가산업5단지 활성화를, 김현권 민주당 의원은 공항철도 및 도로 개설을 약속했다. 후보들이 새로 만들겠다는 이 시설은 모두 공동후보지인 의성 비안·군위 소보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 군위는 상주·의성·청송과 묶여 있는 선거구로 구미 지역 출마 후보를 표로 심판할 수도 없어 속만 끓이고 있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구미지역 예비후보들이 특정지역이 마치 공항 최종 후보지로 결정된 것처럼 잘못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한배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 공동위원장은 “선거용 헛공약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3만 군위군민과 함께 싸워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군위·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통합신당, 안철수신당… 영혼 없는 당명 시대

    통합신당, 안철수신당… 영혼 없는 당명 시대

    4·15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정당들이 ‘영혼 없는 당명’으로 선거를 치르는 초유의 사태가 가시화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중도·보수 통합 진영은 ‘통합신당’을, 안철수 전 의원이 준비하는 신당은 ‘안철수 신당’을 선거용 정당명으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기보다 ‘표 모으기’에만 열중한 얄팍한 전략이 낳은 결과다. 한국당은 6일 당명 변경을 안건으로 의원총회를 연다. 앞서 지난 3일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견을 모은 통합신당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절차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해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 등과의 통합을 추진 중인 한국당의 당명 변경은 필수다. 하지만 기존 당명과 달리 ‘합쳤다’는 뜻 외에 지향하는 보수의 가치는 전혀 담겨 있지 않아 논란이 있다. 그럼에도 보수통합에 관여하는 한 의원은 “‘자유’와 ‘한국’이 모두 빠진 것만으로 통합 진영에 긍정적이고 중도 표 일부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철수 신당은 4일 당명을 아예 ‘안철수 신당’(가칭)으로 발표했다. 다음달 1일을 목표로 한 중앙당 창당대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가칭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김수민 의원은 “철학을 담은 예쁜 이름이 짧은 시간 안에 나오지 않으면 여러 카드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며 실제 투표용지에 ‘안철수 신당’이 쓰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과거 친박연대 등 특정 정치인을 내포한 당명은 있었지만 사람 이름을 그대로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성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새 정치’를 내세운 안 전 의원이 득표만을 겨냥한 당명을 앞세우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이란 거리에 나타난 ‘문재인 점퍼’…선거용 의류의 수출?

    이란 거리에 나타난 ‘문재인 점퍼’…선거용 의류의 수출?

    NBC 뉴스 영상서 노란색 점퍼 포착돼4년 전 이란 거리에 나타난 ‘문재인 점퍼’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방송국 NBC는 2016년 1월 이란 핵 협상과 관련한 현지 분위기를 전하며 이란의 수도 테헤란 거리 모습을 보도했다. 여기서 이란 시민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2 문재인’이라고 적힌 노란색 점퍼를 입고 있는 것이 한국 네티즌들에게 포착됐다. 해당 점퍼는 기호 ‘2’가 적힌 점과 ‘민주통합당’이 명시된 것으로 미루어보아 2012년 치러진 제18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제작한 점퍼로 보인다. 선거용 점퍼가 의류수거함을 통해 수거된 뒤 물을 건너가 ‘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유튜브 영상엔 한국 네티즌들이 댓글을 달아 ‘이거 찾아낸 사람 상 줘야 한다’, ‘노란 잠바 보러옴’, ‘합성인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박종희 자유한국당 전 의원도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슷한 일화를 전했다. 내년 총선에서 포천·가평 선거구 출마를 선언한 박 전 의원은 “지인이 베트남 여행 중 우연히 발견해서 보낸 사진”이라면서 “베트남에서 오토바이 타고 나타난 기호 1번 박종희…한국에선 기호 2번 박종희가 출근 인사 중”이라고 전했다. 박 전 의원은 4년 전 선거 때 입던 옷을 의류수거함에 버렸는데, 그 옷이 베트남으로 건너간 것 같다며 “한참 웃었다.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을까”라고 썼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日야권, 통합논의 본격화… ‘아베 독주 저지’ 시너지효과 낼까

    국민민주 강력 반대… 새달 영수회담 촉각 日언론 “선거용 이합집산은 신뢰 잃을 것”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23일 발표한 일본의 정당별 여론조사 지지율을 보면 자민당 41%, 공명당 4% 등 연립여당이 절반에 가까운 45%를 차지했다. 아베 신조 장기 집권의 오만함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벚꽃을 보는 모임’ 파문 등으로 대폭 떨어진 게 이 정도였다. 반면 국회 의석수 기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은 각각 8%와 1%에 그쳤다. 이렇듯 정권 교체의 희망을 국민은 물론 야권 스스로도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 계속돼 왔다. 지리멸렬한 상태를 해소하려는 야권의 합당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어 향후 전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19일 본격적인 실무협상을 시작했던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은 지난 27일 7차 회담을 마무리하고 연초 영수회담을 통한 중의원·참의원 양원 합당에 최종 합의하기로 했다. 후쿠야마 데쓰로 입헌민주당 간사장은 기자단에 “단일 정당으로서 정권을 인수할 강력한 체제 구축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최대 걸림돌은 입헌민주당이 지향하는 ‘흡수합병’에 국민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점이다. 워낙 압도적인 지지율 격차 때문에 여유가 있는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는 흡수통합이 기본이고 당명과 정강도 안 바꾼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합당을 위한 영수회담 시한을 1월 상순으로 정하고 상대 측에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이라는 하나의 뿌리를 공유하는 양대 야당의 통합이 아베 정권 장기 집권에 대한 염증이 확산되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하지만 2009년 9월부터 약 3년간 이어졌던 민주당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일본 국민의 불신은 매우 깊다. 개헌, 안보 등의 분야에서 양당이 이념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나올지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교토신문은 최근 사설에서 “자민당 ‘1강’에 대항하기 위해 ‘다약’에서 탈피한다는 방향성은 이해되지만, 선거용 이합집산은 유권자들의 신뢰를 잃기 마련”이라며 “정치 이념과 기본 정책을 일치시키는 철저한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돈세탁·불륜까지… ‘포스트 아베’ 고이즈미 추락

    돈세탁·불륜까지… ‘포스트 아베’ 고이즈미 추락

    일본의 유력한 차기 총리감으로 기대를 모아 온 고이즈미 신지로(38) 환경상이 능력과 도덕성 등에서 잇단 흠결을 드러내며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 가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77) 전 일본 총리의 아들로, 참신한 이미지에 빼어난 외모까지 갖춰 일찍부터 주목받았지만 어느덧 ‘의혹의 백화점’이라는 말까지 듣는 등 아베 신조 총리의 뒤를 이을 이른바 ‘포스트 아베’ 후보군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사주간지 주간문춘은 지난 26일 발간된 최신호에서 과거 불륜과 공금유용 등 고이즈미에 대한 메가톤급 의혹을 폭로했다. 주간문춘은 고이즈미가 2015년 6월 기혼 여성과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의 호텔에 투숙하는 등 불륜 관계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가 하루 10만엔(약 106만원)이 넘는 호텔 숙박비를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정치자금 관리단체 명의로 지불하는 등 공금을 사적인 용도로 유용했다고도 밝혔다. 주간문춘은 이와 별개로 “고이즈미가 2009년 이후 4차례의 중의원 선거 때 유령회사를 앞세워 선거용 포스터 등 발주비용을 시세보다 높게 책정해 지출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빼돌린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고이즈미는 27일 해명 기자회견을 가졌으나 “(불륜 의혹은) 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말할 게 없다”, “정치자금이 적정하게 처리되고 있다고 들었다” 정도의 설명에 그치며 의혹을 불식시키는 데 실패했다. 업무에 대한 무지, 부적절한 발언, 환경보호 의지박약, 정치적 소신 변절 등 일련의 비난은 지난 9월 11일 환경상 발탁과 동시에 시작됐다. 입각 10여일 후 개최된 미국 뉴욕 유엔총회 행사에서는 “기후변화 같은 커다란 문제는 즐겁고 멋지게, 섹시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심각한 환경이슈에 대해 무슨 가당치 않은 말장난이냐”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여기에는 신비주의에 둘러싸여 있던 그의 실체가 냉혹한 현실 정치와 만나 하나둘 까발려지게 된 탓도 있지만, 그를 견제하는 자민당 내 움직임이 본격화된 영향도 크다. 고이즈미는 이달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20%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며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의혹 폭로로 그 추세가 계속 유지될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풀뿌리 자치’인가 ‘전시효과’인가 전국에 퍼지는 읍면동장 주민투표

    ‘풀뿌리 자치’인가 ‘전시효과’인가 전국에 퍼지는 읍면동장 주민투표

    광주 광산구 시행 후 세종·제주로 확산 광주 서구는 선거인단 모집에 2배 참여‘풀뿌리 민주주의의 구현 vs 보여 주기 전시효과’ 17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세종·제주·수원·전남 순천 등 지방을 중심으로 동장(면장, 읍장)을 주민 선거로 뽑는 직접민주주의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투표는 해당 지역 주민 가운데 선거인단을 모집해 진행하는데 최근 투표가 이뤄진 광주 서구 농성1동의 경우 전체 주민 1만여명 가운데 최소 3%(300명)를 선거인단으로 모집했으나 2배인 600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광주 광산구가 2014년 전국에서 처음 수완동장을 ‘주민투표제’로 임명했으며 요즘 들어 이를 채택하는 지자체가 부쩍 늘고 있다. 광주 서구는 지난 14일 주민투표를 통해 농성1동장 후보 2명을 뽑았다. 3명의 지원자 중 1·2위 2명을 인사위원회에 통보했고, 인사위는 1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해 서구청장에게 추천한다. 경남 고성군은 지난 12일 고성읍장 주민추천제 선발심사 투표를 통해 총 6명의 지원자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상리면 부면장 김현주(52·여)씨를 고성읍장으로 뽑았다. 인사위 의결을 거쳐 내년 1월 1일자로 임명한다. 지방행정사무관(5급)인 동장은 구청에 발령 나면 과장, 동주민센터에 발령 나면 동장이다. 동장은 구청 과장과 달리 인허가권이 없고 사회단체 등에 보조금을 지원할 권한도 없어 한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지역 여론이나 민원을 파악해 전달하고 이를 중간에서 조율하며, 직능단체 회의에도 정기적으로 나가 의견을 수렴하는 등 주민 바로 옆에 있는 일꾼이란 점에서 역할이 크다. 이에 따라 열정 있는 공무원이 동장 선거제로 임명되면 생활환경도 개선하고 풀뿌리 민주주의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면 선출 과정이 진짜 선거처럼 세밀하지 못해 지자체장과 소수의 힘 있는 주민세력이 담합해 뽑으면 주민보다 단체장을 포함한 소수를 위한 동장을 만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선출직인 지자체장은 동장이 주민과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암묵적으로 지방선거 1년 전, 빠르면 2년 전부터 요지에 자기 사람을 동장으로 내려보내는 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인식된다. 이런 의미에서 동장 선거제는 연공서열이 중요한 지자체 공무원 사이에 발탁 승진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평이다. 광주의 한 기초단체 공무원은 “직선제 동장은 6급 중에서 뽑는 것이기 때문에 선출은 곧 5급 승진을 의미한다”면서 “단체장이 승진 대상이 아닌 특정인을 읍면동장 후보로 내세워 ‘승진’을 암묵적으로 보장하고, 해당 동장 등은 고유 업무보다 단체장의 차기 선거를 위한 인맥 관리에 동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동구의 시시콜콜] 김정은 초청, 무엇을 위한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 초청이 ‘퇴짜’를 맞았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지난 11월 5일 남조선의 문재인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주실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왔다”면서 “남측의 기대와 성의는 고맙지만, 위원장께서 부산에 나가셔야 할 합당한 이유를 끝끝내 찾아내지 못한 데 대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가 온 후에도 몇차례나 국무위원장께서 못 오신다면 ‘특사’라도 방문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청을 보낸온 것만 보아도 (문 대통령의 고뇌와 번민도) 잘 알 수 있다”고 했다. 통신은 친서를 보낸 사실과 거절 이유까지 자세히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의 방문이 어려우면 ‘특사’라도 요청했다는 사실은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의 기사는 분명히 외교·정치적인 의도나 메시지가 담겨있다. “흐려질 대로 흐려진 남조선의 공기는 북남관계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며 남조선당국도 북남 사이에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의연히 민족 공조가 아닌 외세의존으로 풀어나가려는 그릇된 입장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엄연한 현실”이라는 주장은 유엔과 미국의 제재에 미온적인 남한을 비난한 것이다. 한마디로 김 위원장을 초청, 만나려면 문 대통령이 미국을 설득하든지 대북제재를 없애야 한다는 압박이다. 야권과 언론들은 당연히 청와대와 현 정부의 대북 저자세 행태를 비판하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구걸외교’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 친서가 오고가는 시점에 탈북 범죄자 2명의 북송 사건이 터졌고, 한미 연합 공중훈련 취소, 유엔의 인권결의안 공동 발의국 불참 등 일련의 일들과 겹쳐 정부의 대북 정책에 적잖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역사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잇는 일본에 대해 지소미아 파기라는 초강수를 던진 데 대해서도 국민들은 적잖은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더군다나 최대의 동맹국인 미국이 지소미아 파기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데다 방위비분담금 협상마저 쉽게 타결될 상황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은 현 정부의 안보, 외교 정책에 깊은 우려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선의가 반드시 올바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의 김 위원장 초청은 북한도 인정했듯 “현 북남관계를 풀기 위한 새로운 계기점과 여건을 만들어보려는 고뇌와 번민에서 나온 것”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선의가 진정으로 느껴지려면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줄 때 가능하다. 지금처럼 남북간이나 북미간 협상에서 아무런 성과도 진전도 없는 상태에서 애걸에 가까운 초청 행사를 고집한다면, 국민들에게는 의심 받을 수 밖에 없다. ‘진짜 국가 안보를 위한 것인지, 선거용이나 정권 연장을 위한 것이지?’ 수석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나경원 “자사고·특목고 없애면 ‘강남 8학군’ 성역화”

    나경원 “자사고·특목고 없애면 ‘강남 8학군’ 성역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자율형사립고·특수목적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잘못하면 서울 집값 띄우기 정책으로 이어진다. (학군이 좋은) 강남·목동 띄우기”라며 “8학군 성역화 정책이 될 것”이라고 8일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이) 본인들 자녀는 이미 특목고, 자사고, 유학을 다 보내고 국민 기회만 박탈한다. 국민을 붕어, 가재, 개구리로 가둬놓겠다는 것인가”라며 “헌법은 국민이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자사고·특목고 폐지에 대한 헌법소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가 자사고,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을 국회의 입법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시행령 개정으로 밀어붙인다”며 “이번에도 어김없이 시행령 독재를 썼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행령 월권을 방지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를 (정기국회) 중점 추진 법안으로 요구하고 논의 중”이라며 “도저히 이 정권에는 시행령이라는 자유를 맡겨놓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공약으로 ‘모병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신중해야 할 징병에 관한, 병역에 관한 사안을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성 공약으로 던져놓고 있다”며 “한마디로 표 장사나 해보겠다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안보가 여당의 선거용 제물인지 묻고 싶다”며 “모병제를 잘못 시행한다면 결국 재산에 따라서 군대 가는 사람과 안 가는 사람이 결정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능력을 축소하려고 위증했다며 “정 실장은 그 자리에서 이제 내려와야 할 것 같다. 청와대 안보라인 교체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오늘의 눈] 세종시 정무부시장에 또 ‘이해찬 사람’/이천열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세종시 정무부시장에 또 ‘이해찬 사람’/이천열 사회2부 기자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왕국’이라는 비난을 받는 세종시가 또 이런 비난을 받게 됐다. 조상호(49) 전 이해찬 의원 보좌관이 지난 14일 세종시 신임 정무부시장에 취임했다. 이번까지 세종시 간부만 네 번째 맡는다. 2014년 7월 초선의 이춘희 시장 취임 후 비서실장이 됐고 2016년 1월 이 의원의 총선을 돕겠다며 사직한 뒤 몇 달 뒤 다시 비서실장으로 컴백했다. 지난해 7월에는 세종시 정책특보(4급)로 임명된 지 17일 만에 사퇴했다. 그때도 이 의원의 당 대표 도전을 돕겠다는 게 사퇴 이유였다. 극심한 취업난에 신음하는 청장년들을 무색하게 하는 행태였다. 전임 이강진 정무부시장도 20년간 이 의원을 보좌했다. 자치단체의 주요 보직인 정무부시장과 비서실장이 세종시에서는 ‘이해찬 사람들’(서울신문 7월 26일자)이 바통 터치하듯 이어받는 자리가 됐다. 시 공무원 사이에서 ‘옥상옥’, ‘시장보다 힘센 낙하산’ 등 볼멘소리가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세종시 발전을 위한 공약 개발과 전략 수립에 큰 역할을 해 왔다”는 시의 변명도 군색해 보인다. 이 전 부시장은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하고, 조 부시장은 차기 시장을 노린다는 설이 떠도는 터여서 더 그러하다. 세종시의 주요 보직이 ‘이해찬 왕국’의 선거용 자리로 전락한 게 아닌지 우려된다. 이러니 ‘실제 세종시장은 누구냐’는 말이 나온다. 아무리 이 의원의 지역구가 세종시이고 집권당의 힘 있는 당 대표라고 하더라도 이 시장의 인사 패턴은 납득할 수가 없다. 자신을 뽑아 준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비난마저도 무시하는 이 시장의 인사 원칙에는 오직 조직 논리만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조 부시장은 “이 시장이 요청했고 이 대표와 소통이 잘돼 세종시 발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받아들였다”며 “차기 시장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한다. 하지만 명품 행정도시를 추구한다는 세종시에서 ‘나눠먹기식 구태 인사’가 계속돼 개운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 sky@seoul.co.kr
  • [열린세상] 누구나 첫 투표는 이렇게 어렵나요?/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누구나 첫 투표는 이렇게 어렵나요?/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이 사람 얼굴 알아요.” 선거공보를 처음 제대로 본다는 그는 30대 초반의 발달장애인이다. 특수학교인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 유권자가 됐지만, 아무도 선거가 무엇인지 알려 주지 않았다고 한다. 선거 날 왜 사람들이 회사에 가지 않는지 별로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20대를 그냥 보내고 장애인 복지관 시민인권 수업에서 ‘선거’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고, 그 무렵 도착한 선거공보를 보게 된 것이다. 생애 첫 투표를 앞두고 그에게는 혼란스러운 일이 참 많았다. 살면서 그렇게 큰 우편 봉투는 처음 받아 보았다고 한다. 안에는 알록달록 인쇄물이 여러 개 있었는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진이 한꺼번에 배달 온 것인지 신기했다’고 한다. 그 사진들을 하나 하나 넘겨 보다가 얼마 전 구청에서 있었던 행사에서 악수하며 자신을 끌어안던 한 남자(현재 구청장)의 얼굴을 알아본 것이다. 복지관 선생님들이 ‘투표는 우리나라를 위해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원래 어른이 되면 하는 것인데 어른이 되고도 한참 후에야 처음 하는 이 투표가 괜히 더 설?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다. 투표소에서 기분 나쁜 일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함께 들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는 아주 가까이 있는 것만 볼 수 있었던 시각장애인이 투표용지가 잘 보이지 않아서 동행인과 함께 투표하려고 했다가 혼이 났다고 한다. “괜찮아요. 잘하실 거예요.” 투표가 재미있을 것 같다며 잘해야겠다는 결심에 차 있는 그의 모습은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비장애인 중심의 투표소가 내뿜는 경직성과 권위주의가 걱정될 뿐이었다. 사실 지난 번 선거에서 한 뇌병변 장애인은 ‘걸음걸이가 온전치 못하다’(그렇기 때문에 온전한 판단을 할 수 없을 것이다)며 투표소에서 쫓겨났었다는 이야기를 전하지 못했다. 거소투표를 신청해 도착한 발달장애인들의 투표용지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대신 투표하던 어느 시설의 대표 이야기는 더욱 할 수가 없었다. 개표가 모두 마무리되고 다음날 그에게 연락을 해 보았다. 그의 생애 첫 투표가 어땠을까 궁금했다. 힘없는 목소리기 전해 온다. “너무 어려웠어요.” 어떤 점이 제일 어려웠는지 물어보니 다시 이야기한다. “빈칸이 너무 많아요.” 정답이다. 종이도 빈칸도 너무나 많았다. 그해 받았던 투표용지는 7장이었다.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기초비례대표, 광역단체장, 광역의원, 광역비례대표, 교육감을 전부 선출하는 선거였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우편배달 온 선거공보를 7개로 나누어 기호 순서대로 분류하는 것도 꽤 복잡한 일이었다. 애초에 배달 올 때 그렇게 한 봉투 안에 일곱 더미가 왔었더라면 쉬웠을까? 어려운 한자어와 외래어로 채워진 글자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숫자들이 가득 찬 선거공보 더미를 찬찬히 읽는 것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었다. 첫 투표이기에 어려웠을까? 발달장애인이라서 어려웠을까? 아니다. 이런 식이면 누구에게나 귀찮고 어려운 일일 것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설 및 설비, 참정권 행사에 관한 홍보 및 정보 전달, 장애의 유형 및 정도에 적합한 기표방법 등 선거용 보조기구의 개발 및 보급, 보조원의 배치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공직선거 후보자와 정당은 ‘장애인에게 후보자 및 정당에 관한 정보를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한 정도의 수준으로 전달하여야’ 한다고도 적혀 있다. 대만 투표용지에는 선거포스터와 똑같은 후보자 사진이 인쇄돼 있다. 읽기 쉬운 선거공보, 접근하기 쉬운 투표소, 사진이 박힌 투표용지는 발달장애인을 넘어 노인, 글자가 어려운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018년 5월 발의된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다. 내년 총선은 또 이렇게 다가오고 있는데 말이다. 정국이 언제 멈출지 알 수 없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그래도 ‘가을국회’는 열릴 것이다. 그에게 말해 주고 싶다. 첫 투표라서 어려웠던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이라서 어려웠던 것이 아니라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부디 그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블랙홀에서 살아남아 속히 통과되기를 바란다.
  • [사설] 지지부진 국회 세종분원 설치, 결단 내릴 때다

    국회 세종시 분원 설치가 재부상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가 국토연구원에 의뢰한 “업무효율성 제고를 위한 국회 분원 설치 및 운영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가 그제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세종시 국회 분원에 10개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와 국회사무처 일부를 옮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상임위라도 먼저 옮기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국회의 세종시 분원 설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회의 세종시 분원 설치는 2016년 3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이전과 함께 총선 공약으로 내놓았다가 “충청권 표심을 의식한 전형적인 선거용 표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하루 만에 철회됐다.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국회 이전을 단순히 지역균형 발전론 같은 관념이나 행정부 효율론 같은 기능으로만 접근한 단견”이라며 국회 분원을 추진하고 국회 이전은 장기 과제로 두고 한발 물러섰다. 국회 전부를 이전하든 국회 분원을 설치하든 이 논쟁은 세종시로 행정부가 이전한 이후 계속되고 있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멀리 떨어진 뒤로 발생하는 경제적 낭비와 시간적 비효율을 조금이나마 줄여 보자는 차원의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의 셈법이 서로 다른 데다 2004년 헌재가 “관습헌법상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고, 수도는 입법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어야 하며 대통령이 활동하는 장소”라고 판결했기 때문에 분원을 설치했다가 자칫 위헌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어 쉽게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효율과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 현재 세종시와 국회가 멀리 떨어져 도로에서 허비되는 비용과 공무원들의 시간 낭비 등 업무 비효율 비용은 연간 128억원에 이른다. 국회 분원을 설치하든, 국회 전체를 옮기든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든 개선해야 한다. 또다시 총선 표심을 우려해 현재와 같은 비효율이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나경원 “북한 눈치 보는 대통령…가짜 평화 장사 말라”

    나경원 “북한 눈치 보는 대통령…가짜 평화 장사 말라”

    “국회운영위 연기해줬는데 문 대통령 NSC 불참”민주연구원 보고서에 “선거용 관제 반일 프레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끝내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불참했다. 대한민국 최대의 안보 난국에 대통령은 안 보였다”면서 “집권세력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가짜 평화 장사를 더 이상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한국당은 대승적 차원에서 당초 예정됐던 운영위 회의를 전격 연기해줬다. 아무리 무능하고 무책임한 청와대일지라도 엄중한 국가안보적 위기 앞에서 총력 대응해달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된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만큼은 대통령이 주재하는 NSC 회의를 열어 단호한 대응 의지를 보여달라고 호소했지만 또 봐야 했던 것은 북한 눈치 보는 대통령, 북한 눈치 보는 청와대였다”면서 “대통령의 직접적인 경고 메시지도 없었다. 프랑스도 규탄 성명을 내고 유엔 안보리도 비공개회의를 하는데 우리는 우려 표명에 그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헌법상 영토 수호할 책무는 이제 대통령에서 안보실장으로 격하됐나 보다. 안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라면서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발사에 대해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정보 실패인가, 아니면 북한의 말장난인가”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한일 갈등이 내년 총선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데 대해 “민주연구원이 아니라 민중선동연구원이냐”라고 비난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그토록 친일, 반일 프레임에 집착했던 이유가 총선 승리 전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결국 본질은 선거용 관제 친일 반일 프레임이었던 것”이라며 “무능 무책임을 넘어서 간교한 집권세력이다. 그런 저급한 선동에 우리 국민들 결코 쉽게 휘둘리지 않으리라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민주硏 ‘한일 갈등 보고서’ 파문 확산… 野4당 “초당적 협력에 찬물”

    민주硏 ‘한일 갈등 보고서’ 파문 확산… 野4당 “초당적 협력에 찬물”

    보고서에 “한일 갈등이 총선에 긍정적” 양정철 “제 불찰”… 연구원 “관련자 경고” 한국당 “국민정서 총선 이용 천인공노” 바른미래·평화·정의당도 “무책임” 비판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지난 30일 당 소속 의원에게 배포한 ‘한일 갈등에 관한 여론동향’ 보고서가 논란이 되자 연구원 측이 유감을 표명했다. 연구원 측은 31일 “충분한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내용이 나갔다”며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주의와 경고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 “한일 갈등을 선거와 연결 짓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당이나 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닌 조사 및 분석보고서가 오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고 했다. 문제의 보고서에는 ‘한일 갈등이 총선에 끼치는 영향은 민주당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취지의 분석이 실렸다. 내부 문건이지만 한일 갈등에 대한 국민 여론을 총선과 부적절하게 연관시켰다는 비판이 이날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당에서 작성을 지시한 바 없고, 논의한 적이 없다. 조사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제 과오이고 불찰”이라고 말했고, 이해찬 대표는 “선거에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원장은 이날 민주연구원이 연 ‘송승민 중국과학원 상무이사 초청특강’이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는 “발표한 게 전부다. 그 맥락 그대로 이해하면 된다”며 말을 아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경제 보복에 나라가 기울어도 총선에 이용하면 그뿐이라는 천인공노할 보고서”라며 “국민 정서를 총선 카드로 활용할 생각만 하는 청와대와 여당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논평에서 “나라가 망하든 말든 총선만 이기면 된다는 발상이 놀랍다”며 “공식 입장이 아니란 것도 무책임의 연속이다. 민주당의 본심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국민은 한일 경제전쟁의 불똥이 삶에 어떻게 튈지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한일 갈등을 국내 선거용으로 검토하고 있는 정부 여당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이 공식 사과하고 양 원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국민들이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는 이때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日 규제조치는 경제 넘어선 ‘복합전술’…평화 프로세스·수소경제 저해 가능성”

    “일본의 보복적 규제 조치를 고강도 단일전술로 오독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는 저강도 복합전술입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는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연 ‘일본의 경제보복과 한일관계’ 포럼에서 “상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일본의 보복 조치는 경제적 조치보다는 군사·안보·정치 등 복합적 의미를 갖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려는 이유로 한국이 안전보장에 대한 다자적 협력시스템을 위해 노력을 안 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볼 때 대북제재 유지를 강요하는 수법으로 볼 수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일본이 개입하고 한국 국내 정치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남 교수는 “최근 출판된 일본의 전략보고서에는 역사문제가 냉각돼도 어쩔 수 없이 남북이 너무 앞서 나가면 미일이 속도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식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보복 조치가 참의원 선거에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수는 있지만 ‘선거용’이라는 분석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향후 일본의 추가 조치도 복합전술 형태로 전개될 수 있다. 탄소섬유, 태양광 등에서 압박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를 방해하는 국제여론전에 나서거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이런 복잡한 사안을 고강도 단일전술로 잘못 이해해 국내 정권 비판이나 일본 때리기로 흐르지 말고 차분히 해결책을 찾자고 제안했다. 우선 일본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국제여론전으로 맞대응을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남 교수는 “일본이 한국 정부에 대해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이 내정 간섭이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지난달 19일 제안한 ‘한일 기업의 자발적인 기금 마련안’과 일본이 주장하는 ‘한국 정부 및 한국 기업의 책임론’ 사이에서 절충점을 언급했다. 그는 “한일 기업이 민간 수준에서 자발적 노력을 하고 한국 정부는 대법원 판결의 이행과 별도로 대응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했다. 남 교수의 발제 후 토론에 나선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하겠지만 일본의 보복 조치는 동북아 6개국의 지정학적 시대가 재도래했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며 “최근 20~30년간 한국은 상대적으로 성장했고 일본은 줄었으며 중국은 슈퍼파워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화이트리스트가 조정된 뒤에는 문제를 풀기가 지금보다 10배는 더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외교적으로 빨리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의상 식민과냉전연구회 이사는 “우선 정부가 배상에 나서고 청구권 협정으로 수혜를 받았던 국내 기업이 기금을 내야 한다”며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개방하면 대법원의 판결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日아베, 한센병 가족들 위한다며 직접…또 “선거용?” 지적

    日아베, 한센병 가족들 위한다며 직접…또 “선거용?” 지적

    “판결 내용에 대해 일부 받아들일 수 없는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필설로 다하기 어려운 경험을 한 가족의 고통을 더 이상 길게 끌고가지 않겠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9일 오전 8시 50분쯤 도쿄 나가초에 있는 자신의 관저 로비에서 카메라 앞에 섰다. 여기서 말한 ‘판결’은 지난달 말 한센병 환자 격리정책으로 피해를 본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정부가 패소한 것을 말한다. 아베 총리는 “이례적이지만, 항소를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로써 한센병 환자 가족들의 승소가 확정됐다. 지난달 28일 구마모토 지방법원은 과거 한센병을 앓았던 사람들의 가족 561명이 국가를 상대로 청구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총액 3억 7675만엔(약 40억 9000만원)을 원고 측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전 한센병 환자의 가족이 낸 집단소송에 대해 이뤄진 최초의 판결이라는 의미가 있다. 일본은 1931년부터 1990년대까지 모든 한센병 환자를 가족들로부터도 격리시키는 내용이 포함된 ‘나병 예방법’을 실시해 왔다. 앞서 2001년 5월 한센병 환자 본인들이 제기한 같은 취지의 소송에서 구마모토지방법원은 격리 정책을 위헌으로 판단, 국가에 18억 2000만엔의 배상을 명령했다. 그러나 그 대상에서 가족들은 제외됐다. 이에 반발해 추가로 소송을 제기한 원고 가족들은 “한센병 환자 격리정책으로 가족도 편견과 차별에 따른 피해를 봤는데 국가가 대책을 세우지 않아 평온하게 살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가는 “가족은 격리 대상이 아니었고 배상청구권도 시효 만료로 소멸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번에 법원은 가족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후 관심을 모아온 것은 일본 정부의 대응이었다. 후생노동성과 법무성 등 정부 내에서는 항소를 통해 고법에서 시비를 가려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아사히신문은 ‘정부, 한센병 가족 소송 항소키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 톱으로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오는 12일 항소 제기 시한을 앞두고 이날 아침 네모토 다쿠미 후생노동상, 야마시타 다카시 법무상 등과 회의를 가진 뒤 항소를 단념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당초의 완강한 자세를 버리고 전격적으로 항소포기를 결정한 데 대해 상당수 네티즌들은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내린 조치라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자신이 직접 국민들 앞에서 발표를 한 것도 선거를 의식한 행동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네티즌은 “아베 총리는 교활하기 때문에 참의원 선거 때문에 항소를 포기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까다로운 일은 선거가 열릴 때를 겨냥해 재판을 열게 하는 식으로 대응합시다. 표를 얻기 위해 오른쪽에 있는 것도 왼쪽으로 움직일 겁니다”라고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과 싸움 이제 시작” “아베 정권 간교·치졸”…뒤늦게 성토하는 與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에 소극적인 대처를 한다고 지적받은 더불어민주당이 4일 공식 회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일본 정부 성토에 나섰다. 일본이 경제 보복을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를 의식해 본격적 공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해찬 대표 “日, 선거 외 복합적 노림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전날 고위 당정청 협의에 이어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들리는 바로는 참의원 선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제가 보기엔 복합적 노림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싸움이 이제 시작이지 끝이 아니라는 점을 함께 인식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이기도 한 강창일 의원은 “아베 정권은 간교하고 치졸하다. 정치논리를 경제문제로 확산시켰는데 결코 일본에 도움이 안 된다”며 “정부도 원칙과 명분에 집착하다 보니 시기를 놓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조정식 “추경안에 반영 방안 검토할 것” 이인영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반도체 수출 제재가 오늘부터 시작이지만 당장 국내 반도체 산업에 영향을 미칠 일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제재 확대 여지가 있는 만큼 정부는 사전 대비가 있어야 하고 나아가 일본과 기술 격차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우선 시급한 것이 있다면 이번 추경안에서부터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민간투자 적기 착공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보수측 협력 필요” “감정 치우쳐선 안 돼” 민주당 의원들은 페이스북에서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부겸 의원은 “국가 전체를 대결 논리로 휘몰아 가는 건 안 된다”며 “대신 국민의 지혜를 모아 일본의 의도를 철저히 좌절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보수진영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창원 의원도 “너무 감정에만 치우치지 말고 차분하고 실효성 있고 체계적이며 전문적으로 연대와 협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완주 의원은 “해상 초계기의 저공비행 사건, 후쿠시마 수산물 세계무역기구(WTO) 패소 거부 등에 이은 일본의 보복성 행위는 반한 감정을 이용한 자국 내 선거용 정략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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