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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시 1차 3개 과목 출제유형 분석

    사시 1차 3개 과목 출제유형 분석

    지난 19일 2011년도(제53회) 사법시험 1차시험이 실시됐다. 수험생들은 헌법과 형법은 비교적 쉽게 출제됐다고 입을 모았지만 민법은 평가가 엇갈렸다. 서울신문은 고등고시 전문 베리타스 법학원과 함께 사시 1차 공통 3개 과목의 출제 유형과 특징 등을 살펴봤다. ●헌법 체험난이도와 결과 다를 수 있어 수험생 대부분은 헌법 문제가 예상보다 쉽게 나와 문제 풀이에 어려움이 없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수험 전문가는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며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올해 헌법 시험은 지난해 시험에 비해 조합형 문제가 10문제 줄어들면서 체감 난도는 지난해보다 낮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차강진 법학 강사는 “지문에 함정이 많았고 판례 문제 역시 단순한 결론이 아닌, 제한되는 기본권을 묻거나 평등권 심사기준을 묻는 문제 등이 포함돼 상당수의 수험생이 실수를 저질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3개의 판례를 묶은 문제도 나오는 등 시험의 실질 난도는 지난해보다 다소 높았다.”며 “체감 난이도와 채점결과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차 강사는 올해 평균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한 문제 정도 높은 점수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헌법 영역별로는 총론에서 7문제(20점), 기본권에서 16문제(40점), 기본권과 통치구조의 복합 1문제(3점) 등이 출제됐다. 특히 기본권은 기본권 주체, 제한, 양심의 자유와 선거권, 표현의 자유 등과 관련된 문제들로 구성됐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형법 지문 짧고 대체로 평이 형법은 수험생과 전문가 모두 지난해보다 쉬웠다는 후문이다. 전체적으로 지문의 길이가 예년에 비해 상당히 짧아져 ‘속독 및 순발력 평가’라는 비판에서는 벗어났으나 80%가량이 판례 관련 문제로 구성돼 문제 구성이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영역별로는 모두 40문제 가운데 총론에서 24문제(60%), 각론에서 15문제(37.5%), 총론과 각론 조합형 1문제가 출제됐다. 이인규 형법 강사는 각론보다 총론 문제가 많이 출제되면서 각론 상 중요 범죄인 명예·업무에 관한 죄, 절도와 강도의 죄 및 횡령과 배임의 죄에 관한 독립문제가 나오지 않은 것은 법조인 선발 시험의 성격과는 다소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강사는 특히 판례문제 집중화와 관련 “이론적 이해도와 사안 해결 능력보다는 판례 암기능력이 합격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실망스러운 문제구성”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제1책형 1번, 14번, 35번 문제처럼 판례의 사실 관계를 그대로 또는 일부 수정을 곁들어 제시하면서 ‘<보기>의 설명 중 옳은 것 또는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르라’는 형식의 문제는 참신했다.”면서 “이러한 형식의 문제는 로스쿨 강의방식에 적합한 것으로 앞으로 변호사시험의 출제방향을 짐작할 수 있는 문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법 수험생마다 평가 엇갈려 민법의 난이도 평가는 수험생마다 엇갈렸다. 지문의 분량은 지난해와 비슷했고 8지 선다형 문제는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일부 수험생들은 쉽게 느낀 반면, 그동안 거의 출제되지 않았던 자연채무와 상린관계 문제가 2점짜리 문제로 출제된 탓에 어려웠다는 수험생도 있었다. 김택기 부원장은 “비교적 시험 경험이 적은 수험생들은 어려웠다고 느낄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박기현 민법강사는 “판례 문제의 비중이 높았지만 대부분의 지문이 기본판례 위주로 나왔다.”면서 “가채점 결과에 실망한 수험생들은 판례와 조문을 중심으로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도움말 베리타스법학원
  • 만 19세도 근로계약… 경제활동인구 60만명↑

    만 19세도 근로계약… 경제활동인구 60만명↑

    18일 국회를 통과한 민법 개정안은 지난 50여년 동안 변화한 사회상과 국내외 각종 입법 동향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성인 연령을 만 19세로 낮춘 것은 청소년들이 과거보다 훨씬 조숙해졌다는 점과 함께 공직선거법·청소년보호법 등 다른 법률과의 관계도 고려됐다. 공직선거법에는 만 19세 이상이면 선거권을 가지며,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 개념을 ‘만 19세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성인의 개념이 만 19세로 변경되면서 우선 국내 경제활동 가능인구가 그만큼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현재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경우 대부분 법률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근로 활동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민법이 개정되면서 스스로 근로계약을 맺을 수 있는 자격이 1년 앞당겨지는 셈이다. 법무부는 경제활동인구가 60만명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미성년자 자격 제한으로 인해 겪던 각종 불편도 사라지게 된다. 예를 들면 앞으로는 대학 신입생도 유학지에서 부모 동의 없이 스스로 전세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한 만 19세 직장인이 신용카드를 개설하거나 보험 계약을 할 때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게 된다. 자동차 구입이나 휴대전화 개통, 결혼, 입양 등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에 따른 부정적 효과도 예상된다. 현재 만 19세는 미성년자로 이들이 부모의 동의 없이 맺은 각종 계약은 바로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개정 법안에 따라 성인으로 인정받으면 이런 식의 계약 취소는 안 된다. 권리만큼 책임도 따르는 셈이다. 결국 사회 경험이 없는 이들의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이나 금융 거래로 신용불량자가 양산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검토했지만 사회적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며 “성인 연령 하향 조정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전했다. 실례로 미국·중국·독일·프랑스 등이 만 18세 이상, 오스트리아 등은 만 19세 이상을 성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성년후견인제도는 금치산·한정치산 제도가 법적 능력을 획일적으로 과도하게 제약한다는 점 때문에 도입됐다. 현재 지적 장애나 알코올 중독 등 심신 결격을 이유로 금치산 선고를 받은 사람의 경우 동네 가게에서 간단한 물건도 살 수 없다. 대신 성년후견인제도는 이들에게 후견인을 둬 법률 행위를 돕고, 본인 의사와 능력을 최대한 존중하는 탄력적인 형태로 운영된다. 후견인은 배우자, 부모·자식, 3촌 이내 친족 순으로 선임되며, 여러명을 둘 수도 있다. 또 부동산 처분이나 수술 등 신변에 큰 변화를 주는 일은 법원이 판단토록 하고, 후견감독인을 둘 수도 있어 후견인의 독단적 결정을 견제하게 된다. 성년후견인제도는 노후 대비 장치로 활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치매나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비해 미리 후견인과 후견 내용을 정하는 후견계약제도를 두고 노후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는 법안 기초 단계부터 장애인단체 등으로부터 의견 수렴을 했다.”고 전했다. 첫발을 뗀 민법 개정은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개정된다. 법무부는 우선 통과된 법안에 대한 후속 작업으로 후견등기법 제정과 가사소송법 개정 등을 추진한다. 또 비영리 법인 설립을 허가제에서 인가제로 바꿔 설립을 쉽도록 하는 ‘법인 시효 제도 개정안’을 추진하고, 전자 상거래와 여행 계약 등 최근 활성화된 각종 계약에 관한 법률도 민법 안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 군사법원 민간인 처벌·무제한 연임 폐지 유화책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대국민 TV 연설에서 그동안 악용돼온 헌법 1개 조항을 폐기하고 5개 조항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즉각적인 퇴진 요구는 거부하면서도 시위대가 바라는 개헌을 구체화해 민심을 달래려는 포석이다. 그러나 시위대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빛바랜 유화책이 힘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폐지를 약속한 조항은 대통령이 군사법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헌법 179조다. 이 때문에 해당 조항이 정권에 밉보인 민간인을 군사법원에서 신속하게 처벌하도록 돕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야권이 꾸준히 요구해온 선거관련 헌법 조항도 개정 대상에 포함됐다. 무소속 인사의 피선거권을 제한한 76조가 대표적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당적이 없는 인물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출직 공무원 250명 이상으로부터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 특히 여당인 국민민주당(NDP)이 장악한 하원에서 65명 이상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해 영향력 있는 야권 인사의 출마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과 아무르 무사 아랍국가연맹 사무총장 등 경쟁력 있는 후보가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당 조항을 고쳐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무제한으로 대통령에 연임할 수 있게 한 헌법 76조와 개헌 여부를 국민투표를 통해서만 정할 수 있도록 한 189조의 개정도 약속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징역형’이광재 지사직 상실

    ‘징역형’이광재 지사직 상실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이광재(46) 강원도지사가 27일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취임 7개월 만에 도지사직을 상실했다. 이 지사는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 서갑원(49) 의원도 원심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반면 한나라당 박진(55) 의원은 벌금 80만원의 원심이 확정돼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 지사와 서 의원이 각각 지사직과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4·27 재·보궐선거’의 판이 커지게 됐다. 현재까지 재·보선이 확정된 곳은 국회의원 선거 3곳과 지방자치단체장(광역1, 기초 2) 선거 3곳 등 14곳으로 늘어났다. 이날 하루 휴가를 내고 고향인 평창 오대산 월정사에 머물던 이 지사는 오후 4시 10분쯤 강원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 결과에 실망감을 나타낸 뒤 “참 슬프다.”면서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모진 바람에 가지가 꺾여도 태백산 주목처럼 의연하게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이 지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 1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현행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무담임권과 피선거권을 제한하고, 지방자치법은 피선거권을 잃으면 현직에서 물러나도록 돼 있다. 이 지사는 2004년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사돈에게서 1000만원을 받고, 2004~2008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게서 6차례에 걸쳐 총 14만 달러와 2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 7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중 4개를 유죄로, 3개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 48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유·무죄 판단은 유지한 채 “정치자금을 먼저 요구하지 않고 대가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형량은 유지하고 추징금을 다소 낮췄다. 또 대법원1부(주심 김능환·민영일 대법관)는 박 전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서 의원에 대해 벌금 1200만원과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에 대해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각각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언론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2007년 2월 박 전 회장에게 태광실업 등에 대한 기사를 잘 써 달라는 부탁과 함께 2만 달러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기소된 이상철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박 전 회장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30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춘천 조한종·서울 구혜영·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막내린 ‘박연차 게이트’ 부패청산 계기 삼자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이광재 강원도지사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림에 따라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어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징역형인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이 지사는 취임 7개월 만에 도지사직을 내놓게 됐다. 이 지사 취임과 동시에 직무가 정지돼 도정 사상 초유의 권한대행체제를 겪은 강원도는 또다시 ‘비상 체제’로 운영되면서 각종 현안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발등의 불이다. 당장 새달로 예정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평창 현지실사 작업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아경기 등 국제대회에서의 유치활동도 위축될 전망이다. 도정 공백을 최소화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번 판결에서 서갑원 민주당 의원 또한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됨으로써 4·27 재·보궐선거는 한층 판이 커지게 됐다. 사실상 전국 규모의 선거가 된 셈이다. 정치권은 격랑에 휩싸였다. 이 지사의 무죄나 파기환송을 기대한 민주당은 ‘보복수사에 따른 정치적 판결’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일각에선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물증은 없고 박 전 회장의 진술에만 의존한다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박연차 검사’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지사에 대한 유죄 확정은 박 전 회장의 진술에 근거한 원심의 사실판단이 정당함을 최고법원이 인정한 결과라는 점이다. 정치권에서 섣불리 갑론을박할 일이 아니다. 이 지사는 486세력의 상징이자 차세대 리더로 꼽혀 온 인물이다. 하지만 앞으로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정치생명에 치명상을 입었다. 유죄 확정 판결 후 이 지사는 “지사직을 잃어 슬픈 게 아니라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그가 말한 ‘현실’이란 무엇일까. 그 정치적 현실의 함의를 이 지사 개인은 물론 정치권 모두 곰곰 따져봐야 한다. ‘박연차 게이트’로 기소된 21명 중 17명이 부패 스캔들로 유죄를 확정받은 사실, 그것이 곧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이제 ‘게이트’라는 이름의 악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욕망의 정치’가 아니라 ‘반성의 정치’를 배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원고지 89장 분량 인터뷰 전문 수록>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대법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확정 판결로 지사직을 잃은 27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 절차와 결과에 실망스럽다.”면서 “지사직을 잃어서 슬픈 것이 아니라 현실이 가슴 아프고, 도민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판결 바로 전날인 26일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 지사는 인터뷰에서 대법원 판결과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 정치 현안, 2012년 대통령 선거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이 지사는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해 왔으며, 지난해 6월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뒤에도 도정과 관련한 인터뷰만 해 왔다. 정치 현안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인터뷰는 서교동에 자리잡은 강원도 서울사무소 5층 회의실에서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오전 11시부터 1시간 40분동안 이어졌다. ●대법 상고심 결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지금까지도 백척간두 위에서 한 걸음 더 내딛는 심정으로 살아왔다. 다 잘될 거라 본다. 불교 경전에 나오듯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정치적 탄압’이라고 말하고 싶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 가면서 선한 생각만 가져도 세상을 구제하지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져 들어왔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하게 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나를 보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이번 판결을 맡은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나. -없다. →박시환 대법관을 만난 적이 있나.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강원도지사 직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 사장이 당선될 것으로 보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 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성공했다고 보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또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를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었다는 점이다.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과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했다. →실패한 절반은 무엇인가. -당시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그러다 보니 너무 큰 상처가 났다. 예를 들어 행정중심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국회로 왔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실제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작다. 국가의 5% 정도밖에는 바꿀 수 없다고 본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아… 그런 사람이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이다. 제3의 무엇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치인은 진화해야 한다고 본다. →참여정부의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무엇이 잘됐고, 무엇이 잘못됐나.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러다 홍보수석, 인사수석, 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기존 것을 인정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 -내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와 같은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잘 이해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그런 사람이었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무엇이었다고 보나.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런 말도 있지 않나.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고…, 그러나 그걸 알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다 돌아섰다. 그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했다. 변호사로 기득권층에 진입했지만 사건을 맡기 어려워 직접 찾아가는 인권변호사가 됐고,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선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또다시… 정치가 좀 담백했으면 좋겠다.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참여했다. 그 당시 386들은 국가를 경영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보나.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들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 봐야 전체 수석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둘 정도였다. 19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그렇게 따지면 김종필 총재도 30대에 정권의 2인자가 아니었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의 전환기 당시 대통령은 루스벨트, 케네디,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이었다.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다. →386 정치인들에게 여전히 공통된 지향점이 남아 있나. -세대의 에너지라는 것이 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이유가 뭔가. 그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를 겪었다. 그러니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386세대도 마찬가지다. 데모를 하고 안 하고를 떠나 80년대에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척박한 현실에서 몸으로 앞서 나가고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하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안희정, 유시민, 김두관, 문재인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가운데 60%는 노 대통령이,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씩 갖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한 말이다. 나는 오히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참여정부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와 안 지사, 김 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전 비서실장 중에서 노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사람은 누구였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켰지.(웃음) →문 실장이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30초 넘게 고심을 하다가) 잘 모르겠지만, 문재인 실장이 손학규 대표와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 물론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했으면 좋겠지.(웃음)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이 없나. -그렇지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분이다. 다만 지금은 민주당이 아니니까. →다섯분 가운데 정치 지도자로서의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가장 낫나고 보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이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다. →안희정 지사와는 협력 관계인가, 경쟁 관계인가.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정치현안과 2012년 대선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개헌은 해야 하지만, 시점을 놓쳐 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가 아닌가. 어떤 개헌이 필요한 가는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으로 보나.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정치인,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의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특히 동북아 지역의 명운을 가르는 해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향후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몰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 개헌 문제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웃돈다. 이 지사는 몇점을 주겠나. -이미 대통령인데,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또 서민경제가 어렵다. 이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이 두 가지 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 지사 본인에게는 몇점을 주고 싶나. -나는 지사 업무 수행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한 50점쯤 주겠다. 강원도에서 나의 지지율도 그 정도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 -포용과 통합이다. 국민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일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또 동북아 평화와 물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박근혜 대세론’이 강하다.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경선 패배를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순간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앞으로 대통령의 비즈니스 역할이 커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가, 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모르겠지만, 멋진 승부를 벌이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 없이 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한나라당에서는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예측가능한 정치를 해야 한다. →현재 박 전 대표와 1대1로 붙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누구라고 보나. -그걸 말할 수 있나. 나도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지지율 23%포인트까지 뒤졌다가 13%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결국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가진 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다. →정치권이 좌파와 우파로 나뉘었는데, 이데올로기가 없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만 봐도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정부 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어느 하나가 옳을 수 있나.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정치에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할 때 각 부처 최고의 엘리트들과 일한 경험이 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불교신자다. 본인의 종교가 정치 활동에 영향을 미치나.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참여정부 때 실세여서 강원도에 예산을 많이 주도록 했다는데, 사실인가.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다만 나는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그때뿐이다.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과 일관성 있게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분들이 보수적인데 왜 작년에 민주당 후보인 이 지사를 선택했다고 보나. -첫째,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 둘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안다는 점. 셋째, 그래서 도지사 시켜 일하게 한 다음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로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강원도지사 선거 때 공언한 대로 10년 후 대통령 선거에 나올 건가.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나와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전문 (200자 원고지 89장)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강원지사 상고심 27일 선고

    이광재 강원지사 상고심 27일 선고

    이광재(45) 강원도지사의 정치적 명운을 가를 대법원 선고가 27일로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이날 오후 2시 2호 법정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지사는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 1417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항소심 선고가 확정될 경우, 이 지사는 도지사직과 10년간의 피선거권을 잃게 된다. 현행법에서는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을 무효로 하고 있다. 이 지사는 2004~2008년 박연차(65)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12만 달러와 2000만원, 2006년 정대근(66) 전 농협중앙회장에게서 2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이날 오후 같은 시간, 같은 법정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공여 등으로 기소된 박 전 회장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박 전 회장은 세종증권 매각비리와 정·관계 로비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및 벌금 300억원을 선고받았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인터뷰] “임기 4년간 도정에만 전념”

    김두관 경남지사가 2012년 대통령 선거 출마와 관련, “도지사 임기 4년 동안은 도정에만 전념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임기가 끝나고 나면 괜찮은 당을 선택해 들어가 뜻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야권의 대선 후보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박원순 변호사 정도”라고 지목했다. 김 지사는 그러나 자신의 출마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데 대해 “나도 45세(헌법상 피선거권 연령)는 넘었지 않았느냐.”면서 가능성은 열어뒀다. 또 “지역구도를 무력화시킬 카드를 제시해야 야권에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시키면서 “특별한 변화없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진보신당이 기존 구도대로 선거를 치른다면 지역구도를 흔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현 시점에서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가 대권 경쟁에서 앞서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다음 대선은 50만표 미만의 치열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계승과 관련, “정치개혁은 유시민 원장이 맡고, 안희정·이광재 지사는 양극화 극복과 경제 비전을 맡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천안함 폭침 사건의 범인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정부 발표를 믿고 싶다.”고 말했다. 구혜영·유지혜기자 koohy@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지역개발 패러다임 전환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지역개발 패러다임 전환

    “이제는 지역개발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개발의 주체인 지자체는 딴전이다. 오히려 개발을 위한 국비사업 유치에 혈안이다. 단체장은 국비 확보액과 개발사업의 효과 부풀리기에 열을 올린다. 선거권을 쥔 주민을 의식한 탓이다. 그러다 보니 인근 지역과 유사·중복 투자 논란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그럴 경우 사업의 경쟁력과 효율성은 떨어지고, 결국 피해는 주민 몫으로 돌아간다.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프로젝트 ‘돈먹는 하마’ 전락 4400억 투입 영암 F1대회 투자수익 부풀리기 논란 전남도가 유치한 포뮬러원(F1) 대회와 강원도의 알펜시아리조트 사업. 당초 기대와 달리 엇나간 지역개발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함평 나비축제 등 향토자원을 소재로 해 효과를 극대화한 사업들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가을 치러진 F1국제자동차대회는 이목을 끈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했다. 감사원은 최근 전남도와 운영 법인인 KAVO 등에 대한 전방위 감사에 들어갔다. 도는 경주장 건설비로 계획보다 1000여억원이 증액된 4400여억원을 쏟아부었다. F1을 운영하는 영국의 스포츠마케팅 기업인 FOM측에 개최권료로 340억원을 지급했다. 계약에 따라 올해는 이보다 10% 늘어난 480억원 등 향후 6년간 똑같은 방식으로 400억~500여억원을 줘야 한다. 이를 메우기 위해 최근 368억원의 국비지원을 요청했으나 200억원만 반영됐다. 나머지는 지역 주민의 ‘혈세’로 충당해야 한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다. 도는 당초 F1대회 유치를 통해 영암의 간척지 일대에 자동차 연관 산업을 유치한다는 거대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현재로선 투자 대비 수익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이 부풀려졌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강원도에 막대한 빚을 지운 평창의 알펜시아리조트 역시 ‘장밋빛 개발 프로젝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도개발공사가 최근 중국 자본 유치를 추진 중이나 결과는 미지수이다. 이 사업 역시 뭉칫돈을 투자한 지역 개발의 실패 사례로 꼽힌다. 이들 사업은 비교적 덩치가 커 쉽게 눈에 띌 뿐이다. 각 지자체가 지역개발이란 명분을 내걸고 추진 중인 크고 작은 각종 사업들도 ‘돈먹는 하마’로 전락한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역개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체장들이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일단 사업을 벌여 놓고 보자.’는 식으로 간다면 지역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남대 지역개발학과 송인성 교수는 “중앙 정부는 국가 균형발전에, 지방정부는 사업의 효율성에 각각 목표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선거직 단체장은 치적 홍보식 개발 쪽으로 빠질 유혹에 쉽게 노출돼 있다.”며 “무조건 국비만 따다가 지역에 퍼붓는 방식의 개발보다는 전남 담양의 대나무처럼 그 지역의 고유한 유전자가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향토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남발전연구원 조상필 도시연구팀장은 “ 국가정책인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테두리 안에서 지역 차별화 전략을 꾀해야 한다.”며 “신재생 에너지, 해양관광, 생물산업 분야 등 지역 특성을 살린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지역개발 계획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사업 성공사례 3제 ●함평 나비축제 교과서에 실린 지역축제 아이콘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전남 함평의 나비축제는 우리나라 축제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이 축제는 2010년부터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성공적인 지역 축제의 아이콘으로 발전했다. 지자체가 추진 중인 축제 가운데 최고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때문에 각종 연구 논문에도 단골로 등장할 정도다. 함평군에 따르면 1999~2010년 축제 기간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1248만 5000여명에 이른다. 연 평균 100만여명꼴이다. 경제적 효과는 군의 브랜드 ‘나르다’ 상품과 특산물 판매 등 모두 1615억원으로 집계됐다. 축제의 성공으로 지역에 대한 청정 생태 이미지 부각 등 무형의 자산은 제외한 수치이다. 나비축제는 자치단체의 ‘발상의 전환’으로 탄생했다. 당시 이석형 군수는 공장 하나 제대로 없는 농촌을 ‘세일’하기 위해 흔하디 흔한 ‘나비’를 테마로 잡았다. 군 농업기술센터에 나비곤충연구소를 개설하고 전문 인력을 확충했다. 연구소는 축제기간 나비 애벌레가 성충, 번데기에 이르는 변태과정을 공개했다. 이후 초등학생들의 생태학습 축제로 자리잡았다. 2008년엔 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열어 행사의 규모를 키웠다. 30여만㎡의 유채꽃밭과 70여만㎡의 자운영(콩과 두해살이풀) 꽃밭을 조성했다. 매년 봄 그 꽃밭 위로 70여종 5만마리의 나비를 날리는 장관을 연출했다. 나비와 꽃이 하모니를 이루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냈다. 푸른음악회, 나비 날리기, 나비·곤충 생태관 운영, 나비·곤충·조류 표본 전시, 사물놀이패 공연, 농업 심포지엄, 환경 농업 체험장 운영, 환경 미술·글짓기대회 등 각종 행사도 보탰다. 함평군은 “봄 축제 기간 함평은 어린이와 나비와 꽃으로 물들고, 이런 장면은 매스컴을 타고 전국으로 중계된다.”며 “수백, 수천억원을 들인 개발사업이 이보다 더 효과가 있을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함평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보성 친환경 녹차 녹차·관광 접목… 세계적 브랜드화 친환경·향토자원 개발을 꼽는다면 보성 녹차개발을 빼놓을 수 없다. 전남 보성군은 보성녹차를 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하고 녹차클러스터 사업과 신활력사업, 농림사업과 연계한 특화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녹차와 관광분야를 아우르는 녹차중심 산업을 육성하면서 제1회 대한민국 지역혁신박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파헤치고 콘크리트를 붙여 만드는 개발에서 탈피, 내 고장에서 나는 특산품을 세계 상품으로 발전시키는 개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인정받은 것이다. 보성 녹차가 세계 상품으로 발전하기까지는 보성군의 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친환경 유기농재배 확대와 품질인증제 시행, 차 생산자 안전관리교육 등 녹차의 안전성과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한 결과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국제유기인증을 획득해 해외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도 아낌없이 지원했다. 계단식 차밭을 기반으로 해수녹차탕, 일림산 철쭉 등 차밭 일원에 특색 있고 매력적인 관광 상품을 개발했고, 한국 차 박물관도 열어 많은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런 노력으로 차 재배면적과 생산량도 증가했다. 1985년에는 139㏊에서 243t을 생산했으나, 지리적표시 등록 이후 지난해에는 1097농가에서 1100㏊로 차밭이 늘었다. 전국 생산량의 38%를 보성에서 생산할 정도다. 2009년 제36회 녹차 대축제에는 45만여 명의 관광객이 보성을 찾았고 261억원의 직·간접 생산유발 효과를 안겨줬다. 2009년 12월부터 2개월간 개최한 차밭 빛 축제에는 관광객 29만여 명이 찾아와 78억원을 지출하고 136억원의 직간접 생산 유발효과를 안겨줬다. 단순히 차밭을 둘러보는 관광이 아니라 녹차관련 상품개발, 계절별 축제 개발 등으로 확대하고 보성의 모든 향토자원을 이용해 ‘녹차수도 보성’ 브랜드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알린 결과다. 보성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김제 지평선축제 추억속의 농경문화 상품화 대박 전북 김제시가 매년 10월 개최하는 ‘지평선축제’는 한국의 가을풍경과 농경문화를 가장 잘 표현한 농경문화축제로 대박을 터뜨렸다. 열악한 농촌여건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지역 이미지를 재창출하고 쌀을 비롯한 농특산물의 경쟁력을 높여 주민소득을 증대시킨 축제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땅이 만나는 호남평야의 지평선을 테마로 1999년 처음 시작된 이 축제는 6년 연속 ‘대한민국 최우수문화관광축제’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첫 축제를 개최한 이듬해부터 정부지정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고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우수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될 정도로 프로그램 내용과 관광객 만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평선축제가 밀도 높은 호응을 불러일으킨 것은 자연적, 문화적, 역사적 특성을 살린 체험축제로 타지역 향토축제와 차별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도작문화의 발상지인 벽골제와 국내 최대 곡창지대인 광활한 황금 들녘, 400리 코스모스길 등은 지평선축제의 트레이드 마크로 유명하다. 잊혀져 가는 농경문화를 관광객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즐기는 오감만족축제로 승화시켜 해마다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쌀, 역사, 문화, 관광자원을 하나로 묶어 상품화함으로써 지역소득을 창출하는 마케팅 축제로 자리매김해 타 자치단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실제로 호남평야의 중심부인 김제에서 생산되는 ‘지평선 쌀’은 이 축제 이후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기호도가 높아져 홍보효과를 극대화 했다는 평이다. 최근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농축산물박람회협회(IAFE)총회에 지평선축제가 초청돼 성공사례를 발표하는 등 지역축제의 세계화에 시동을 걸었다. 김제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새해 복수국적 개정법 발효 Q&A]외국 우수인력·결혼 이주민 복수국적 허용

    해외 동포와 결혼 이주민, 글로벌 인재 등에게 복수 국적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개정 국적법이 새해 1월 1일부터 발효된다. 새 국적법은 출생과 동시에 복수 국적을 갖는 ‘선천적 복수 국적자’의 우리 국적 이탈을 최소화하고, 저출산 위기 해소 등을 위해 마련됐다. 복수 국적과 관련된 주요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Q:복수 국적 허용 범위는 A:외국인 우수 인력, 한국인과 결혼해 입국한 이주민, 성년(만 20세) 이전에 외국인에게 입양된 외국 국적자, 해외에 장기 거주하다 65세가 넘어 영주 귀국한 사람 등이 대상이다. 외국에서 태어나 선천적으로 복수 국적인 사람도 정해진 기한 내에 국내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면 된다. 그러나 해외에서 원정 출산으로 태어난 사람은 복수 국적을 취득할 수 없다. Q:병역의무 대상자의 복수 국적 선택 기간과 방식은 A:만 18세가 되는 해 제1국민역에 편입되면 3개월 안에 한국 국적을 이탈할 수 있지만, 그 뒤에는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고는 우리 국적을 포기할 수 없다. 병역의무를 마치면 2년 안에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통해 복수 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 Q:복수 국적 유지 방법은 A:‘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무부장관이 국적선택명령을 할 수 있다. 이 명령이 있은 지 6개월 내에 외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으면, 한국 국적은 자동 상실된다. Q: 복수 국적자가 우리 국적을 포기하려면 A:지금까지는 국내 거주자도 우리 국적을 이탈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외국에 거주하는 경우에만 재외 공관을 통해 포기 신고를 할 수 있다. 원정 출산으로 태어난 사람은 병역을 마치거나 면제받은 사람만이 국적을 포기할 수 있다. Q: 복수 국적자의 투표권은 A:복수 국적자도 우리 국민인 만큼 국내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한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공화 텃밭’ 남·서부 美 정치중심 된다

    ‘공화 텃밭’ 남·서부 美 정치중심 된다

    미국 의회의 중심 추가 북동부에서 남부와 서부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센서스국(인구 조사국)이 21일(현지시간) 발표한 2010년 인구 조사에 따른 연방하원 선거구 재획정 전망에 따르면 민주당 텃밭인 북동부와 중부 10개 주의 하원의원 수는 12명 줄어든다. 대신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남부와 서부 8개 주의 하원의원 수가 그만큼 늘어난다. 10년마다 실시되는 센서스를 통해 연방 하원의 의석 분포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단 수가 인구 비례에 맞춰 재조정돼 오는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전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 센서스국은 이번 인구 조사 결과에 따라 연방 하원 의석 435석 중 12석이 조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남부의 텍사스와 플로리다가 각각 4석과 2석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 사우스 캐롤라이나, 유타, 애리조나, 워싱턴, 네바다 등도 각각 1석 늘어난다. 모두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반면 민주당의 아성인 뉴욕과 선거 때마다 민주·공화 양당이 박빙의 경합을 벌이는 오하이오는 2석씩 줄어든다. 미시간과 아이오와, 미주리, 일리노이, 루이지애나, 펜실베이니아, 뉴저지, 매사추세츠 등도 각각 1석씩 감소한다. 조정된 선거구는 2012년 대선과 하원의원 선거부터 적용된다. 하원의석 수가 증가하는 8개 주 중 5개는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승리한 곳이다. 반대로 의석 수가 감소하는 10개 주 가운데 8개 주는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가 승리했던 곳이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가 확보할 수 있는 선거인단은 줄어들게 된다. 물론 이번 센서스에는 선거권이 없는 불법 체류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공화당의 우세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인구는 지난 4월 1일 기준으로 3억 870만명으로 집계됐다. 2000년의 2억 8140만명에 비해 9.7% 증가한 것이지만, 1930년대 대공황 이후 10년간 인구 증가율로는 최저치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기고] 지방의원 전문성 강화해야/원기복 서울시 노원구의회 의장

    [기고] 지방의원 전문성 강화해야/원기복 서울시 노원구의회 의장

    1991년 지방자치제 시행으로 출범한 지방의회가 올해로 19년째를 맞는다. 하지만 지방의회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지방자치를 유지하는 데 있어 예산 감시 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지방 의회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첫째, ‘주민에게 다가가는 열린 의회’가 되어야 한다. 의회 활동은 크게 정례회와 임시회, 각 상임위원회 활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생업에 바쁜 주민이 실제 방청을 위해 의회를 찾는 일은 거의 없다. 의정활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상임위원회를 민생 현장에서 개최하면 어떨까 싶다. 동 주민센터 등을 빌려 주민 생활과 밀접한 각종 예산이나 정책을 심의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다. 주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고 자유로운 의견 수렴도 가능해 의회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또 의원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지역구 주민들이 지켜 보니 성실한 자료 준비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의회 전문위원실 강화’다. 지방의회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꼭 따라붙는 것이 ‘의원 전문성’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보좌관을 둘 수 있는 국회의원에 비해 구의원의 의정활동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집행부 감시도 그렇다. 한해 100일이 채 안 되는 회기 중, 행정의 잘잘못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행정사무감사 기간은 5일. 1300여명의 공무원이 추진한 업무를 제대로 감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입법조사관이나 정책보좌관제를 도입하려 해도 의회에 부정적인 주민의 동의를 얻기가 어렵다. 그 대안으로 의회에 설치된 전문위원실 강화를 들 수 있다. 전문위원의 역할은 소관사항에 대한 자료 수집과 조사 연구, 그리고 안건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의원에게 제공하는 일이다. 현재 상임위원회별로 사무관 1명이 전담하고 있으나 일정 인원을 추가 배치해 보좌 역할을 강화한다면 좀 더 나은 의정활동이 가능하리라 본다. 셋째, ‘실질적인 의정활동 보장을 위한 환경 마련’이다. 의원도 엄연한 정무직 공무원이다. 현재 서울시 자치구 평균 의정비는 실 수령액 기준 연간 약 4000만원으로 7급 일반직 공무원 15호봉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의정활동을 하려면 주민 접촉이나 자료수집, 의정보고회 개최 등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가정도 돌봐야 한다. 하지만 2008년 통계청이 발표한 4인 가족 기준 도시근로자 평균 임금인 약 4800만원의 83.3%에 불과하다. 의정비 유급화 이후 직업 겸직이 금지된 만큼 의정비는 생활인으로서 의정 활동에만 전념하게 하는 좋은 제도다. 넷째, ‘지방의원 평가제 도입’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06년부터 3년간 비리행위로 처벌된 지방의원은 광역 71명, 기초 155명 등 모두 226명이라고 한다. 범죄 유형도 뇌물, 사기, 알선수재 등 다양하다. 일벌백계 차원에서 각종 비리혐의자는 주민소환제 실시 등 강력한 제재 방안 마련과 함께 향후 피선거권을 제한하자. 아울러 의정활동에 대한 업무실적을 상시 공개하고 검증하는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면 능력이 안 되는 자는 자연 도태된다. 흔히 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말한다. 주민과 호흡하며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지방의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 [국감 1분브리핑] “2012년 재외선거 비용 1285억”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관위가 제출한 ‘재외선거 추정 소요 예산’을 공개하고 “2012년 총선 및 대선의 재외선거에 최소 1285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재외선거권자 가운데 50%인 115만명이 재외선거인 등록을 신청하고 등록자의 80%인 92만명이 투표할 경우(투표 40%)를 기준으로 추정한 것이다. 이 기준에 따라 선거 1회당 약 53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고 투표율이 10% 상승할 때마다 약 30억원의 예산이 더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대통령, 차라리 로또로 뽑는게 어때?

    대통령, 차라리 로또로 뽑는게 어때?

    정당에 대한 불신 증가, 투표율 저하 등은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기 징후로 꼽히는 것들이다. 어떤 탈출구가 있을까. 여기 대담한 제안이 있다. 민주주의(Democracy) 대신 ‘대표표본주의’(Demarchy), ‘주사위주의’(Klerostocracy) 혹은 ‘로또주의’(Lottocracy)는 어떨까. 대표자를 뽑는 선거 따윈 집어치우고 국민들 가운데 임의로 선정한 대표표본에게 통치권을 위임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주사위나 로또로 통치자를 뽑아보자는 것이다. 평소 하는 행태로 봐서는 그다지 나를 대표해주는 것 같지도 않은 후보나 정당을 고르느라 골머리 썩일 필요도 없고, 후보자 시절을 까맣게 잊은 당선자들의 행태를 보고 열 받을 일도 없으니 말이다. 막가자는 얘기인가. 그렇지 않다. 책 ‘민주사강’(김갑수 옮김, 에버리치홀딩스 펴냄)을 통해 왕사오광 홍콩 중문대 교수가 진지하게 내놓은 제안이다. 왕 교수는 미국 코넬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예일대 정치학과에서 10년간 교수 생활을 한 정치학자다. 눈여겨볼 대목은 그가 책 전반에 걸쳐 미국식 민주주의에 비판적인 로버트 달 예일대 교수의 주장을 수차례 인용한다는 점이다. 중국 학자의 ‘중국 옹호+미국 때리기’ 측면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민주주의 근본개념을 파고 드는 급진적 문제 제기만큼은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먼저, 왜 선거 대신 추첨인가. 왕 교수는 아테네 민주정은 계급제 때문에 불완전했고, 현대 민주주의는 보통선거권 덕분에 좀 더 완전해졌다는 상식을 뒤엎는다. 민주주의는 민중(Demos)의 직접 지배(Cracy)를 뜻한다. 여기서는 ‘지배하는 자가 지배 받는다.’는 동일성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 누구나 선거에 나올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근사한 학위가 있거나, 줄 잘 대서 공천 잘 따내거나, 돈이 많거나, TV에 얼굴을 자주 디밀었던 사람이 아닌 이상 출마 자체도 어려울뿐더러 당선은 더 어렵다. 그러나 추첨을 하면 못난 사람, 조금 덜 배운 사람 등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기회가 돌아간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추첨으로 선출직 공직자를 뽑는 아테네 민주정이 더 민주적이다. 비록 노예와 여성을 제외했다고는 하지만, 현대 민주주의의 선거제도 역시 이미 돈과 명성 등의 기준으로 수많은 예비후보자들을 탈락시킨 상태에서 치러지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야 참가자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추첨제가 낫다는 주장이다. 한발 더 나아가 왕 교수는 ‘추첨은 민주정에, 선거는 귀족정에 더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계몽사상가들은 다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논의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왕 교수는 그 원인을 민주정의 공포에서 찾는다. 당시 지식인들의 가장 큰 두려움은 머릿수가 많은 노동자·농민층이 의회를 장악해 혁명적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들의 정치참여 욕구를 적당히 받아들이면서 순치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바로 오늘날 현대인이 소중히 여기는 ‘자유’ 민주주의, ‘간접’ 민주주의, ‘헌정’ 민주주의, ‘대의’ 민주주의, ‘선거’ 민주주의, ‘다원’ 민주주의라는 게 왕 교수의 진단이다. 예컨대 미국은 영국 왕이 싫어 독립전쟁을 치렀으면서도 ‘의회에 맞설 수 있되 세습하지는 않는 왕’을 대통령이란 이름으로 만들었고, 귀족도 없으면서 각 주(州) 간 균형이라는 명분으로 상원을 만들고, 헌정주의란 이름 아래 입법부가 만든 법률을 위헌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사법부에 부여했다. 한마디로 하원의 입법권을 무력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따라서 왕 교수는 현대 민주주의를 ‘거세된’ 민주주의, ‘순한 양으로 길들여진’ 민주주의라 부른다. 왕 교수의 결론은 중국이 민주주의를 하려면 미국식 민주주의 말고 좀 더 노동자·농민의 이익에 걸맞은 방식의 민주주의를 찾아야 한다는 데 도달한다. 문제는 ‘방식’이다. 대표표본주의, 주사위주의, 로또주의가 정말 가능할까. 반사적으로 현실성이니 전문성이니 하는 반론이 튀어 나온다. 왕 교수는 반문한다. 사람의 목숨을 다루기에 가장 엄밀해야 한다는 법원의 재판에서도 이미 이런 요소들이 배심제라는 이름으로 도입됐거나, 도입되고 있지 않으냐고. 시민의 상식, 그게 바로 민주주의 기반 아니더냐고.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8·15특사 법조인 비공개 파문] 또다른 비공개 사면인사

    ■부정선거 김석기·오남두·오광록 前교육감 제4대 교육감 선거 때 부정선거로 형사처벌을 받은 보수 교육감 3명은 공개 대상자였으나 법무부의 보도자료에는 이름이 빠져 있었다. 이들은 특별복권(피선거권 회복)을 받아 앞으로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김석기(64) 전 울산시 교육감은 2005년 8월 교육감 취임 하루 만에 구속됐다. 같은 해 5월 충북 충주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에서 학교운영위원 등 교육관계자에게 120만원어치의 금품을 전달하는 등 모두 5건의 불법선거가 드러났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07년 7월12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오남두(65) 전 제주도 교육감은 구속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후보자 4명과 더불어 유권자 등에게 151회에 걸쳐 580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불법 선거운동 가담자는 후보 가족, 교사, 학교운영위원 등 50명이 넘었다. 재판부는 “교육자의 신분을 망각한 채 금품 살포 방법을 통해 당선을 꾀했다.”고 지적했다. 오광록(58) 전 대전시 교육감은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2006년 6월, 대법원에서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화되도록 규정한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교육감직을 잃었다. 오 전 교육감과 부인 이모씨는 선거를 앞두고 대전지역 교장 등에게 양주 270여병(시가 880만원)을 선물하고 선거운동기간 전에 전화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인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한화회장 보복폭행’ 담당 장희곤 前경찰서장 2007년 3월 김승연(58)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은 경찰의 외압·은폐 의혹으로 번졌다. 서울중앙지검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경찰청장 출신의 최기문(58) 한화건설 당시 비상임고문이 고교 후배인 장희곤(47) 전 남대문경찰서장 등에게 보복 폭행 사건 수사 중단과 사건 이첩을 청탁(직권남용 권리 행사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 전 서장은 청탁을 받은 대로 광역수사대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 중단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로 구속기소됐다. 사건을 넘겨받았지만 남대문서 강대원(59) 당시 수사과장은 언론 보도가 시작될 때까지 한달간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를 받았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강 전 과장에게는 한화 쪽의 회유도 있었다. ‘둘째아들을 계열사에 취직시켜 주고 퇴직 후 평생 부장급 대우를 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은 2008년 1월 최 전 청장과 장 전 서장에게 징역 1년을, 강 전 과장에게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돈과 권력에 경찰 수사권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줘 국민의 실망감이 컸다.”는 이유에서였다. 항소심은 그러나 “힘 없는 서민들만 처벌받는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 줬다.”고 지적하면서도 “사건 은폐 시도가 무산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며 집행유예 2년을 덧붙여 모두 풀어줬다. 이 형은 올해 1월28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리고 7개월 만에 이들은 형 선고실효 특별사면과 특별복권을 받았다. 전과(前科)기록이 없어지고 자격을 회복해 공직생활을 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비리 검사·판사 8명 복권 광복절특사 명단 숨겼다

    비리 검사·판사 8명 복권 광복절특사 명단 숨겼다

    정부가 지난 8·15광복절 특별사면 때 비리 검사·판사 출신 등 법조인 8명을 복권(자격 회복)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비리 법조인을 특별사면에 대거 포함시킨 것은 처음이다. 특히 법무부 산하 사면심사위원회가 공개 대상자로 의결했는데도 법무부가 법조인 특별사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스폰서 검사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무더기로 비리 법조인을 특별복권하고도 이를 숨겨 법무부가 제 식구를 감싸느라 국민과 사회적 기대를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법조인은 유명인사가 아니라고 판단해 특별사면자 주요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22일 해명했다. 서울신문이 확보한 ‘공개 의결 대상자 명단’에 따르면 지난 11일 사면심사위원회 회의에서 전직 판사·검사·경찰·교육감 등 주요 특사 107명을 공개하도록 결정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13일 법조인 등 29명을 제외하고 정치인과 기업인 78명만 보도자료에 담아 발표했다. 법무부가 발표에서 제외한 특별사면자에는 2006년 법조 브로커 김홍수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조관행(54)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전직 판사 3명, 검사 3명, 변호사 2명이 포함됐다. 뇌물 받은 혐의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은 정건용(63) 전 산업은행 총재, 행담도 사건으로 구속됐던 오점록(67)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국회의원 복권자 가운데는 2006년 ‘수해 골프’로 물의를 빚은 한나라당 홍문종(55) 전 경기도당 위원장만 법무부가 공개하지 않았다. 2007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의 은폐·중단을 지시해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직 경찰 2명은 형 선고실효 사면(전과기록 말소)을, 2005년 교육감 선거 때 부정선거로 처벌받은 교육감 3명은 복권(피선거권 회복)을 받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황희석 변호사는 “법무부가 특별 사면 대상자를 추천하면서 제 식구를 몰래 끼워 넣은 모양새”라면서 “스폰서 검사 의혹 등 법조 비리가 잇따르는데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은주·강병철·임주형기자 ejung@seoul.co.kr
  • [8·15 특별사면] 친노·친박과 정치권화합

    13일 8·15 특별사면 대상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국민 통합’을 대원칙으로 내세웠지만, 이번 특사의 특징은 ‘정치권 화합’과 ‘대기업 프렌들리’ 2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정부는 이번 특사의 대상 명단을 대부분 선거 사범으로 채웠다. 특사 혜택을 받은 총 2493명 중 95.3%인 2375명이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정치인이 포함된 선거 사범이다. 게다가 이중 2350명은 처벌로 인해 제한됐던 피선거권을 회복시켜주는 특별복권 혜택을 받게 돼, 이번 특사로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잃었던 일꾼을 대거에 회복하는 기회를 얻게 됐다. ●선거사범 2375명 95% 차지 이러한 정부의 결정은 정치권 화합을 도모하고 향후 정책 추진의 힘을 얻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사면의 특혜를 야당 인사들에게도 베풀면서 집권 후반기 각종 국가 사업 추진의 협조를 요청하는 의도로 해석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건평씨 등 참여정부 인사를 사면한 것도 정부가 친노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상징적 조치로 이해된다. 거기다 “재임 중 비리 사건은 특사에서 제외한다.”는 원칙까지 깨뜨리며 단행한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 등 친박연대 인사 3명에 대한 사면은 친박 인사들을 포용해 여당 내 화합을 이루겠다는 포석의 의미가 강하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까지도 특사의 원칙과 서 전 대표 등 사면을 두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결국 사면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이번 특사에서 정치권 화합이 그만큼 큰 목표였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화합을 이유로 스스로가 내놓은 대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은 내린 것은 비판의 여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민생 사범에 대한 사면은 배제하고 있어 이번 사면이 ‘공직자들만의 축제’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참여연대 등 “원칙깼다” 비난 매번 문제가 됐던 ‘대기업 프렌들리’도 여전하다. 이번에 사면이 결정된 경제인 18명 중 4명을 제외한 나머지 14명이 모두 대기업 인사다. 특히 지난해 크리스마스 맞이 이건희 삼성 회장 단독 사면에 이어 이번에는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 김인주 전 삼성 전략기획실 사장, 김홍기 전 삼성SDS 대표, 최광해 전 삼성전략기획실 부사장, 박주원 전 삼성SDS 경영지원실장 등 삼성의 ‘컨트롤 타워’들이 대거 사면됐다. 이에 대해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은 “경제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경제 질서를 혼란시켜 처벌된 삼성 특검 수사 대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특사가 법치의 근간을 뒤흔든 결정이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이 대통령이 사면과 관련해 밝혀온 모든 약속들을 스스로 깼다.”고 비난했다. 고문현 숭실대 법대 교수는 “불법자금 관련 정치인보다는 생계형 범죄자를 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美 공화당원 41% “오바마, 외국 태생”

    미국 공화당원의 40%가량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를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CNN방송과 여론조사기관인 ‘오피니언 리서치’가 오바마 대통령의 49회 생일을 맞아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대상 공화당원들 가운데 41%가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 땅에서 태어났다고 여겼다. 미국 헌법은 ‘미국 출생 시민권자’를 대통령 피선거권 자격요건으로 명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공화당원들의 태도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인식의 반영이다. 공화당원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이 조사에 참여한 공화당원이 아닌 대상자 1018명 가운데 27%도 오바마 대통령의 출신지를 외국으로 간주했다. 전체 71%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났다.”고 답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기로에 선 민주당-인물 포커스] ⑤ 천정배 의원

    [기로에 선 민주당-인물 포커스] ⑤ 천정배 의원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얼마 전 사석에서 “우리 당에서 가장 선명하고, 언행이 일치된 이가 바로 천정배 의원”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표의 평가가 아니더라도 천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최고 강경파로 꼽힌다. 그는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정동영·신기남과 함께 정풍운동을 주도했고, 노무현 정부 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외치며 25일 동안 단식했다. 지난해에는 여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맞서 의원직을 던진 뒤 5개월 만에 복귀했다. ‘강성’ 천정배 의원은 5일 “오는 9월 전당대회에서 처음으로 당원들의 선택을 받으려 한다.”며 대표 도전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정권 탈환을 위해선 선명한 야당이 돼야 하는데, 당을 확실하게 쇄신시킬 수 있는 적임자가 바로 천정배라고 호소할 생각이다. 당내 비주류 결사체인 ‘쇄신연대’ 활동에 적극적인 천 의원은 “쇄신연대가 당 변화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쇄신연대는 지도부 총 사퇴 및 비대위 구성 요구를 관철시켰다. 정세균 대표 체제를 호되게 비판해온 쇄신연대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은 민주당의 7·28 재·보선 패배 때문이다. 따라서 주류 측으로부터 “쇄신연대가 당권 장악을 위해 재·보선에 비협조적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천 의원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책임정당의 기본”이라고 맞섰다. 천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수권정당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파의 지분 확보나 대선 행보를 위한 입지 구축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당을 쇄신하는 전당대회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천 의원은 ‘전당원 투표제’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문호를 완전히 개방해 새 당원을 모집하고, 이들을 포함한 모든 당원에게 대표 선거권을 주자는 것입니다. ‘당대표 국민직선제’라고 할 수 있죠.” 천 의원이 국민직선제를 주장하는 이유는 중앙당-지역위원장-대의원으로 이어지는 폐쇄적인 기득권 구조로는 당을 혁신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정체된 당의 쇄신을 위해서는 젊은층 등 당원 ‘수혈’이 절실한데, 가장 확실한 방법이 이들에게 대표 선출권을 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의 특성상 호남에서만 새 당원이 대폭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천 의원은 “지역별 가중치를 두면 된다.”고 말했다. 경쟁자들에 비해 조직력이 약한 천 의원으로서는 전당원 투표제가 시행되면 해 볼 만한 싸움이 된다. 그러나 지역별 가중치는 표의 등가성에 문제가 생기고, 당원 모집을 위해 후보들이 사활을 걸고 ‘동원 선거’에 나설 우려가 있고, 핵심 당원인 대의원들의 지도부 구성권을 일거에 박탈해 오히려 당이 약화될 수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천 의원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변명에 불과하다.”면서 “국민직선제가 실시되면 금품과 향응으로 얼룩졌던 당내 선거 문화도 바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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