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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구에서 만들어진 민주주의도 이제는 ‘K’다

    서구에서 만들어진 민주주의도 이제는 ‘K’다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미국과 유럽이 최근 극우 정당들의 확산과 우파 대중의 폭력성이 위험수위에 도달하는 등 심각한 정치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처럼 국제정치 지형이 후퇴하는 가운데 반헌법적인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시민이 보여 준 자기 규율과 민주적 연대로 ‘K민주주의’가 주목받고 있다. 계간 ‘창작과비평’ 2025년 봄호(207호)는 특집 ‘K민주주의의 약진’을 통해 세계정치사에 새로운 모범이 될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 민주주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야기했다. 명예 편집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는 글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등장이라는 ‘변칙적 사태’를 겪으면서도 촛불혁명이 진화했음을 강조한다. 그는 촛불혁명이 진화한 것처럼 잠재적 내란 세력들도 나름대로 진화해 왔음을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서 엿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내란 옹호와 내란 진압 방해 공작, 언론과 학계의 개혁 혐오 언동과는 별도로 아스팔트 극우가 노인 부대 중심에서 상류층 인사와 젊은 세대가 동참하는 수준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촛불의 놀라운 행보에도 불구하고 변칙적으로 진화하는 극우 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사상이 필요하다고 짚으며 한반도 체제 변혁과 중도 세력의 확장을 도모하는 ‘변혁적 중도’를 해답으로 제시한다. 그는 동학혁명, 3·1운동, 독립과 민주화로 이어진 역사가 ‘중도와 개벽’의 정신으로 일궈 낸 민주와 평화의 과정이며 변혁적 중도의 뿌리라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한홍구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한국의 보수는 왜 민주주의와 접속하지 못하는가’에서 한국 보수 세력이 민주주의적이지 못한 이유를 지난 백여년간의 역사를 통해 복기한다.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해 민주주의에 제대로 접속한 적이 없었다는 게 한 교수의 지적이다. 민주주의는 많은 경우 적대적이기까지 한 세력들이 하나의 정치공동체 안에서 제한된 자원을 놓고 경쟁하며 공존할 것을 요구하는 정치 제도인데 한국 보수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말살하려고만 해 왔다는 것이다. 한국 보수 세력의 역사적 DNA는 주인으로 책임지는 것이 아닌 강제에 굴복해 이득을 취해 온 것이 전부라고 한 교수는 비판한다. 편집위원인 백민정 가톨릭대 교수는 책머리에서 “전쟁과 폭력, 거짓과 선동이 우리를 위협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문명한 세상의 모습일 리 없다”며 “폭정과 무력이 아니라 가치와 이상을 추구한 것이 우리의 전통이자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명의 정수는 논쟁하고 겨루되 폭력을 쓰지 않고도 서로 다른 존재가 공존하는 묘법에 있다”며 “촛불 광장에서 보여 준 연대와 배려의 민주주의를 통해 한국 시민은 ‘지구적 민주주의’를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 60년 전 소설의 이유 있는 역주행…존 윌리엄스 ‘스토너’ 돌풍

    60년 전 소설의 이유 있는 역주행…존 윌리엄스 ‘스토너’ 돌풍

    1965년 처음 발간됐을 때는 독자와 평단의 관심 밖에 있다가, 1994년 작가가 세상을 뜨고 난 뒤 한참을 지나 빛을 발한 작품. 60년의 세월을 거슬러 한국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이 무서운 속도로 역주행하고 있다. 바로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 농사라는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농학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했다가 영문학 개론 수업에서 접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읽고 문학에 빠져버린 주인공 스토너.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는 대신 대학에 남아 영문학도의 길을 선택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교수가 됐지만, 지루한 선생이나 남편으로 가족과 동료로부터 고립돼 쓸쓸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갑작스러운 병마와 싸우면서도 마지막까지 자기 자신으로 살고자 한 스토너.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웃의 이야기 같지만 섬세한 필체로 스토너라는 인간의 삶을 그려낸 소설은 한국 독자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교보문고가 14일 발표한 ‘2025년 3월 2주 베스트셀러’에 따르면 방송인 홍진경의 유튜브 채널 콘텐츠를 편집한 책 소개 영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스토너’가 지난주보다 15계단 상승한 종합 3위로 껑충 뛰어올라,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턱 밑까지 쫓아왔다. 2015년 국내에서 출간된 뒤 꾸준히 사랑받고 있던 책이 유튜브를 타고 2차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주요 구매층은 40대 여성 독자로 전체 구매 비율의 27.6%를 차지하고 있다. 양귀자의 ‘모순’, 정대건의 ‘급류’, 한강의 ‘채식주의자’까지 베스트셀러 톱 10중 5권을 소설이 차지하면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스토너처럼 미디어를 통해 독자들에게 주목받은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속속 진입하고 있어 눈길을 끄는 한 주였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 17’ 원작 소설인 에드워드 애슈턴의 ‘미키 7’은 종합 19위로 순위가 상승해 영화와 함께 쌍끌이 인기를 얻고 있다. 에세이 분야에서도 국내 대표적인 진화학자이자 동물행동학 분야 석학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최근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하면서 ‘양심’이 138계단이나 상승한 종합 25위에 안착했다. ‘버럭 개그의 아버지’ 개그맨 이경규의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도 방송을 통해 출간 소식을 전해 30계단이 상승한 종합 30위를 차지했다.
  • “대박 난 탈모 샴푸 개발 교수님과”…카이스트 간 구혜선 ‘깜짝’ 근황

    “대박 난 탈모 샴푸 개발 교수님과”…카이스트 간 구혜선 ‘깜짝’ 근황

    배우 구혜선(40)이 올리브영에 공식 입점한 첫날 헤어 카테고리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카이스트(KAIST) 탈모 샴푸’로 유명한 이해신 카이스트 석좌교수와 프로젝트를 함께한다고 예고했다. 12일 구혜선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카이스트의 자랑, 이해신 교수님 연구실에 왔다”며 “이해신 교수님과 즐거운 프로젝트를 골똘히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수님이 개발하신 샴푸가 1위를 달리고 있는 와중에 교수님과의 즐거운 프로젝트,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사진 속 구혜선은 이 교수와 나란히 서서 미소 짓고 있다. 카이스트 특허 기술로 탄생한 기능성 헤어케어 브랜드 그래비티는 지난 10일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에 공식 입점한 첫날 헤어 카테고리 판매 1위를 기록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그래비티는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8개월 만에 43만병 이상 판매되면서 단기간에 스테디셀러에 오른 탈모 효능을 내세운 샴푸 브랜드다. 성분을 개발한 카이스트 연구진이 직접 연구소에서 소량 생산해 공급이 제한적인 것이 특징이다. 이해신 교수는 카이스트 화학과 석좌교수로, 그래비티 샴푸 사업과 연구를 이끈 인물로 꼽힌다. 이해신 교수와 과학자들은 카이스트 특허 성분 리프트맥스 308을 적용해 그래비티 샴푸를 만들었다. 제품 임상시험 결과 한 번의 사용으로도 모발 굵기가 19.22% 증가하고 헤어 볼륨이 87.27%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주 사용 후 탈모 감소율이 73.23%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가 해외 공인임상기관과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에 실리면서 소비자들에게도 입소문을 탔다. 올리브영 몰에서 출시 39분 만에 전량 품절됐고, 롯데홈쇼핑의 그래비티 샴푸 방송 4회 동안 10만병이 판매되며 누적 주문금액 32억원을 달성했다. 인터넷 얼짱으로 인기를 끈 구혜선은 2002년 CF ‘삼보컴퓨터 슬림PC’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논스톱5’, ‘왕과 나’, ‘꽃보다 남자’, ‘블러드’ 등에 출연했으며 현재 배우이자 가수, 영화감독, 화가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학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구혜선은 지난 2011년 성균관대학교 예술학부 영상학 전공으로 입학했고 지난해 2월 수석 졸업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대학원 공학 석사과정에 합격해 화제를 모았다.
  • “선관위 특별감사관 도입… 국회 등 외부기관의 감시 강화돼야”

    “선관위 특별감사관 도입… 국회 등 외부기관의 감시 강화돼야”

    與, 국정조사·인사청문회 도입 추진개헌 통해 감사 범위 확대도 거론헌재 8명 중 6명 선관위원장 출신“법관, 선관위원장 겸임 못 하게 해야” 감사원 감사로 선거관리위원회 특혜 채용의 백태가 드러나면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행법 체계에선 국회 등 외부 기관의 선관위 감시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헌을 통해 감사원 감사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거론됐다. 국민의힘은 한시적인 국정조사와 선관위 사무총장 인사청문회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김형준(전 한국선거학회장) 배재대 석좌교수는 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선관위의 특혜 채용 문제에 대해 “국정조사를 하든지, 국정감사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며 “국회의 감사와 청구권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환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가 통제할 수 있도록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며 “기왕에 (감사원이) 감사해서 나온 (선관위) 범법 행위는 헌재 결정과 상관없이 검찰에서 인지한 것으로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자체 감사 외에 독립된 심의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 감사위원회’를 신설해 지난해부터 감사 업무를 맡겼다. 하지만 이후에도 잡음이 이어지면서 국회 등 외부 기관의 견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체 감사, 자체 감찰만 가능하다는 것은 다른 권력기구들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다른 권력기구로부터의 감시·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관위 고유 업무와 인사 등 행정 업무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었다. 조재현(한국헌법학회장)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법을 바탕으로 헌재가 내린 결정을 뒤집을 수 없다”면서도 “독립기관의 행정적 비리는 통제돼야 한다. 입법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선관위의 비리 의혹에 대한 제대로 된 사법적 판단을 위해선 법관이 선관위원장을 겸임하는 관행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석좌교수는 “선관위가 독립적인 헌법기관인데 위원장을 왜 대법관이 하나. 그것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7일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 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관 8명 중 6명은 과거 지역선관위원장을 겸임했던 것으로 나타나 객관성 시비가 일었다. 검사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도 “판사가 위원장인 선관위가 선거범죄를 고발하고 법원이 재판하는 방식은 ‘누구도 자기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기초 법리가 무시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 견제를 위한 법안을 이번 주 중 당론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은희 의원이 준비 중인 법안에는 ▲선관위 특별감사관 도입 ▲사무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중앙·지역선관위원장 판사 겸임 금지 ▲지방 선관위 국정감사 추진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파악됐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선관위의) 독립성은 중시하되 개헌으로 감사원의 감사 범위를 선관위까지 넓히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오는 5일 행안위에서 선관위에 대한 현안질의를 열자고도 제안했다. 하지만 야당은 6일 김대웅 선관위원 인사청문회 때 이를 함께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18·19·20세기 K아트 거장, ‘필과 묵’으로 시대를 잇다

    18·19·20세기 K아트 거장, ‘필과 묵’으로 시대를 잇다

    18세기 풍류 담은 정선 ‘연강임술첩’ 추사 김정희의 서예 대련 ‘대팽고회’‘선·면 추상 미술 대가’ 윤형근까지시공간 초월한 전통·현대 예술 조명 “18세기 최고 화가 겸재 정선, 19세기 최고 서예가 추사 김정희, 20세기 최고 추상 미술가 윤형근을 통해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하나의 예술 체계로 만날 수 있습니다.”(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한국 전통 예술과 현대 미학을 잇는 세 거장을 ‘필(筆)과 묵(墨)’이라는 고리로 연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 강남구의 갤러리 S2A에서 열리는 ‘필과 묵의 세계, 3인의 거장’ 전이다. 다른 시대와 다른 장르의 3인이 필과 묵이라는 뿌리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어떻게 구현했는지 엿볼 수 있다. 40여점의 전시작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겸재 정선(1676~1759)의 ‘연강임술첩’이다. 전시 기획에 참여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이 작품이 이번 전시를 가능하게 했다”고 할 정도다. 작품은 임술년(1742) 양천현령 정선과 연천현감 신유현, 경기도관찰사 홍경보가 연강(지금의 임진강) 적벽에서 함께한 뱃놀이를 담은 화첩으로 그림 두 폭과 표지, 발문으로 구성돼 있다. 그림을 그린 경위를 쓴 발문을 통해 당시 지식인, 예술인의 풍류를 짐작해 볼 수 있다. “10월 보름, 연천군수 신주백(신유현)과 함께 관찰사 홍(경보)공을 모시고 우화정 아래에서 노닐었으니, 이는 소동파(송나라 시인)의 ‘설당고사’(‘후적벽부’에 등장하는 내용)를 따른 것이다. 신주백은 관찰사 명을 받아 부(운문의 한 갈래)를 짓고 나는 또 그림으로 이어서 각각 집에 한 본씩 소장했다. 이를 ‘연강임술첩’이라 일컫는다. 양천현령 정선이 쓰다.” 그림은 우화정에서 배를 타고 가는 장면을 담은 ‘우화등선’과 웅연에서 닻을 내리는 상황을 담은 ‘웅연계람’으로 이뤄졌다. 임진강변의 웅장한 경치와 더불어 작은 마을과 강변의 정자, 횃불을 밝혀 마중 나온 사람들의 모습까지 세세하게 묘사한 것이 인상적이다. 세 벌이 제작된 이 화첩은 그동안 홍경보 소장본만 알려져 왔으나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14년 전 동산방화랑에서 일반 공개돼 화제가 됐던 정선 소장본이다. 신유현 소장본은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유 교수는 “홍경보 소장본은 상대적으로 필치가 얌전하지만 정선 소장본은 필세가 굳세고 먹의 농담 변화가 강하다”며 “정선 소장본이 가장 먼저 그린 그림이고 홍경보 소장본은 나중에 다듬은 작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사 김정희(1786~1856)가 67세에 쓴 대련(시문 등에서 나란히 짝을 이루는 연) ‘대팽고회’(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만남)도 만날 수 있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대팽고회’가 생의 마지막 해에 쓴 대련이라면 이 작품은 북청 귀양살이에서 돌아와 과천에 머물던 시기에 쓴 것으로 협서(본문 옆에 따로 적은 글)를 통해 글을 쓴 계기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명나라 시인 오종잠의 명구(‘두부와 오이 생강 나물을 크게 삶아/ 부부와 아들딸과 손자까지 다 모였네’)를 옮긴 대련은 필부(匹夫)의 낙을 노래한다. 협서에는 ‘우연히 글씨가 쓰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다’는 뜻의 ‘우연욕서’라는 표현이 포함됐다. 한학자 임창순(1914~1999)은 이 표현을 단순한 즉흥적 필획이 아니라 서예 작품으로서의 자각과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윤형근(1928~2007)의 1977년작 ‘엄버-블루’가 앞선 두 대가의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선과 면, 단순화된 구성에 암갈색과 군청색이라는 단색조 채색이지만 깊이와 울림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미묘한 번짐과 질감이 주는 운치 또한 아름답다. 유 교수는 “‘명작은 명작끼리 통한다’는 격언대로 시대와 장르를 달리하는 거장들의 예술 세계가 혼연히 어울리는 감동이 있다”며 “이는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환상적인 예술의 축제라 할 만하며 감히 말하자면 오늘날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K아트’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3월 22일까지.
  • ‘사원 김남구’부터 밑바닥 경영… 경성고·고려대·게이오대 인맥[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사원 김남구’부터 밑바닥 경영… 경성고·고려대·게이오대 인맥[2025 재계 인맥 대탐구]

    가풍 따라 동원증권 지점에서 첫발사원·대리·과장 다 거쳐 실무 능통 통합 회사 2년 만에 부친 인정받아허례허식 싫어하고 소탈·검소한 편‘박현주 사단’ 집단 퇴사·독립 ‘상처’장기근속 독려 등 인재 챙기기 올인 김남구(62) 한국투자금융그룹 회장은 박현주(67)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한국 금융·투자업계의 대표적인 오너 최고경영자(CEO) 투톱으로 통한다. 창업주인 박현주 회장이 ‘나를 따르라’는 카리스마 리더십을 앞세웠다면, 2세 출신인 김 회장은 ‘참여형’ 리더십으로 빛을 발한다. 자산은 물론이고 인맥, 성품까지 아버지 김재철(91) 동원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받은 씨앗을 잘 가꾸고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가 제일 잘 알아” 뼛속까지 증권맨 김 회장은 1963년 아버지의 고향인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로부터 받은 ‘밑바닥 교육’은 이미 유명하다. 가풍에 따라 대학 졸업을 앞두고 4개월간 미국 알래스카행 원양어선을 타고 하루 16시간 그물을 던지고 명태를 잡았다. 김 회장은 동원증권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다른 신입사원들처럼 지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증권업의 생생한 현장이었다. “김 회장이 사원 때부터 바닥을 긁었잖아요. 사원, 대리, 과장 다 밟고, 이사 때 기획 쪽 업무도 했고요. 회사 업무에 완전히 통달한 거죠. 젊은 오너 2세가 웬만한 임원들보다 많이 아는 거예요. 보고 들어가서 괜히 어설프게 아는 척하거나, 어영부영 대답하면 가차 없이 깨지죠.” 그를 옆에서 오랜 시간 지켜본 사람들은 김 회장에 대해 “단순 금수저가 아니다”라고 평가한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왕 회장(김 명예회장을 지칭) 눈에 들면 그 자체로 어디서든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이 돌았다. 그만큼 혹독했기 때문이다. 박현주 회장, 장인환(66) 전 KTB자산운용(현 다올자산운용) 부회장, 송상종(67) 피데스자산운용 대표 등 김 명예회장에게 일을 배워 증권업계 여러 곳으로 흩어진 동원증권 출신 증권맨들이 이를 증명한다. 김 회장은 이런 아버지로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통합 회사 출범 이후 2년 남짓, 왕 회장이 정기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의 경영 보고를 받는 자리였다. 첫 페이지 설명을 하려는데, 왕 회장이 표지를 딱 덮으면서 이제 더이상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임원들의 눈도 휘둥그레졌다. 반대였다. ‘이제 하산해도 된다’는 뜻이었다. 통합 한국투자증권이 동원그룹의 시가총액을 비등하게 따라잡은 때였다. 김 회장이 아버지로부터 완벽하게 독립한 순간이다. 김 회장은 2005년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에 오른 뒤에도 2020년 3월까지 부회장 직함을 유지했다. 경영 활동을 하는 아버지 김 회장을 넘지 않기 위해서였다. ●처가 형님은 고승범, 제수씨는 신건 딸 누구든 김 회장의 성격을 말할 때 가장 먼저 내뱉는 단어는 ‘소탈’이다. 신발이든 가방이든 한 번 사면 몇 년간 안 바꾸고, 엘리베이터를 따로 잡아 두는 등의 허례허식을 기피한다. 동원증권 시절, 결혼했는데도 차가 없어 동료들의 차를 얻어 타고 다닐 만큼 검소했고 자연스럽게 친화력도 길렀다. 가족 간 우애도 깊다. 열 살 터울인 고려대 사회학과 92학번인 동생 김남정(52) 동원그룹 회장을 비롯해 여동생들인 김은자(60), 김은지(57)씨 등 4남매가 돈독한 관계를 자랑한다. 모친이 와병 중이었을 때도 자녀들이 돌아가며 밤새워 병상을 지킨 일화도 있다. 아침 임원 회의 때 김 회장이 졸고 있으면, 다른 임원들이 “어제 어머니 병상을 지키셨구나” 하고 이해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이화여대 전산학과 86학번인 고소희(57)씨와 집안 소개로 만나 1992년 결혼에 골인했다. 고승범(63) 전 금융위원장의 여동생이다. 고 전 위원장은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매제가 한투 회장이란 이유로 이해충돌 논란을 빚기도 했다. 장인은 제28대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고 고병우 전 한국경영인협회 회장이다. 고 전 회장은 관료 출신이지만 쌍용투자증권 사장,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지냈다. 서울 삼성동 공항터미널에서 고려대 김동기 석좌교수의 주례로 치른 결혼식에는 내로라하는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동생 김남정 회장 쪽 장인도 관료 출신이다. 이화여대를 나온 아내 신수아(53)씨와 동아리 선배의 소개를 통해 누나, 동생 사이로 만난 뒤 6개월 만에 연인 사이로 발전해 3년 후인 1998년 결혼했다. 신씨의 부친은 33대 법무부 차관과 25대 국정원장,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신건 변호사다. 장녀 은자씨는 1989년 서울지검 검사와 중매로 결혼했지만 현재는 이혼한 상태다. 차녀 은지씨는 고 김택수 전 의원의 4남인 김중성(63)씨와 결혼해 미국에서 살고 있다. 김 회장은 정치권과 거리두기를 확실히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청탁에 처음부터 선을 그으니, 안 통한다고 생각한 정치인들이 연락을 안 한다. 오히려 해코지를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역시 아버지 영향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 개인의 활동 반경이나 생활 습관도 담백하다. 취미는 골프나 지인들과의 술자리 정도다. 이외 외부 활동이 많은 편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주량은 세다. 임원들과 대작하면 상위권에 든다. ●미래에셋 출범뒤 박현주와 서먹해져 김 회장과 박 회장의 인연은 묘하다. 우선 두 사람은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이다. 83학번인 김 회장이 박 회장(78학번)보다 다섯 학번 후배다. 두 사람은 모두 동원증권에서 근무하며 김 명예회장 밑에서 일을 배웠다. 회사에서 두 사람은 친한 관계를 유지했다. 천부적 영업맨인 박 회장은 김 명예회장이 도입한 파격 인센티브 제도하에서 늘 1등을 놓치지 않았고, 김 회장은 우수한 성과를 내는 그를 따랐다. 하지만 1997년 박 회장이 미래에셋을 창업하며 동원증권에서 나오는 과정에서 동원증권 우수 인재들이 단체로 이탈해 서먹해졌다. 동원증권 출신 미래에셋맨으론 최현만(64) 미래에셋증권 고문, 구재상(61) 케이클라비스 회장(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최경주(63) 미래에셋그룹 전문위원 등이 있다. 동원증권이 ‘증권맨 사관학교’라는 별명을 얻게 되면서 김 명예회장의 심기는 불편해졌다. 김 회장 역시 내부 인재 보호에 신경을 더 쓰게 된 계기가 됐다. 한국투자증권이 자랑하는 팀 단위 인센티브 시스템, 오너가 매년 참석하는 채용설명회 등 사람을 중요시하는 인재 경영의 뿌리는, 이런 박현주 사단의 통퇴사라는 아픈 기억 때문에 비롯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직이 잦은 증권업계에선 이례적으로 임직원들의 장기근속을 독려한다. 사원 출신이 부회장까지 오른 신화로 거론되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이나, 12년간 사장으로 재임하며 업계 최장수 CEO 기록을 세운 유상호 부회장의 사례 모두 한국투자증권에서 나왔다. ●최태원·이웅열·서경배 등 인맥 화려 금융권은 전통적으로 학연, 지연이 큰 파벌을 이루지만 김 회장은 이를 배격한다. ‘모이기 좋아하는’ DNA를 가진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지만, 한국투자증권 내부엔 고대 모임이나 고대 라인이 없다. 주요 경영진 중에도 고대 출신이 많지만, 학교를 언급하며 ‘반가운 척’을 하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탕평책과 능력주의, 성과주의를 내세우는 김 회장으로서 파벌은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이다. MZ 직원들도 한국투자증권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파벌이 없는 것을 꼽는다. 또 증권가에는 이른바 ‘김남구 사단’이 없다. 업계에서는 근속 연수가 길다는 점을 이유로 댄다. ‘한국투자증권 출신’이 여러 회사로 흩어져서 높은 직급을 맡아야 ‘사단’이 되는데 그러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 차장 시절 김 회장 연봉을 뛰어넘는 평사원 ‘연봉킹’으로 유명했던 김연추(44) 미래에셋증권 부사장(당시 차장)이 2019년 미래에셋증권 상무로 이직했을 때는 동원증권 단체 이탈 트라우마가 연상돼 분위기가 술렁했다. 소탈한 김 회장이어도 인맥은 화려하다. 경성고, 고려대, 게이오대 경영대학원 등 학연이 탄탄하다. 대외 활동 폭이 넓지 않은 김 회장이 2021년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합류한 건 최태원(65) SK그룹 회장의 제안 때문이다. 두 사람은 고려대 동문으로 연을 맺었다.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단에서 함께 활동 중인 이웅열(69) 코오롱 명예회장도 고대 경영학과 동문이다. 경성고 동창인 서경배(62) 아모레퍼시픽 회장, 유창수(62) 유진투자증권 대표 등과도 가깝다. 이재용(57) 삼성전자 회장과는 게이오대 동문이다. 아버지 때부터 이어진 관계도 눈에 띈다. 김 명예회장과 막역한 사이였던 김승유(82)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신동빈(70) 롯데그룹 회장, 천신일(82) 세중그룹 회장 등이다. 김승유 회장은 고문 신분으로 여전히 김 회장의 옆 방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김 회장은 또 어윤대(80) 전 KB금융지주 회장, 신상훈(77)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금융권 스승으로 두고 있다.
  • 김춘곤 서울시의원, 한국여가복지경영학회 제5대 학회장 취임

    김춘곤 서울시의원, 한국여가복지경영학회 제5대 학회장 취임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소속 김춘곤 의원(국민의힘, 강서4)은 지난 21일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열린 (사)대한민국가족지킴이 산하 한국여가복지경영학회의 2025 춘계 학술포럼에서 제5대 학회장으로 취임했다. 한국여가복지경영학회는 대한민국가족지킴이 산하의 연구학회로서 지난 2015년 제4회 대한민국실천대상 시상식 때 오세훈 시장 등 수상자들과 함께 미래가족포럼을 출범한 후 운영해오다가 2017년 명칭 변경하여 현재 한국여가복지경영학회로 변경됐다. 한국여가복지경영학회는 2017년부터 학술지 ‘여가복지경영연구’를 현재까지 통권9호 발행하여 꾸준히 학술연구에 기여해오고 있다. 김 의원은 경원대학교에서 경영학박사, 경희대학교에서 이학박사를 취득했으며 현재는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관광·호텔·외식경영 주임교수와 미국 미드웨스트대학 석좌교수, 키르키즈 국립 경제대학교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김 의원은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는 한국여가복지 경영학회에 학회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한민국 여가복지를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민국가족지킴이는 여성가족부 소속 법인으로 ▲사회 통합과 문화 계승을 위한 가족공동체문화 조성 사업 ▲건강가정 구현 관련 사업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 지원 사업 ▲청소년문화 지원 사업 ▲건강 가정을 위한 교육 사업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입양가정 지원사업 등 목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산하 한국여가복지 경영학회를 운영하며 가족, 경영, 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학술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강민구 대구 수성갑 위원장 임명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강민구 대구 수성갑 위원장 임명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갑 지역위원장이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임명됐다. 17일 민주당 대구시당 등에 따르면 민주연구원은 진보진영의 대표적 연구기관으로 국민 삶의 질적 향상,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평화 체제의 실현, 정당정치의 발전에 대한 정책을 연구하고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민주연구원 이사장은 이재명 대표가 맡고 있으며, 원장은 ‘기본소득 정책’을 설계하고 제안한 이한주 가천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다. 강 위원장은 지난해 당 지명직 최고위원으로도 임명된 바 있다. 이어 올해 민주연구원 부원장 직을 맡게 된 것도 전략 지역인 대구에 대한 지역적 안배와 지원 의지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민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대구의 열악한 경제 상황과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대구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민주당에 전달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정몽준 美모교 존스홉킨스대 SAIS에 750만弗 기탁

    정몽준 美모교 존스홉킨스대 SAIS에 750만弗 기탁

    현대그룹 아산정책연구원은 정몽준 명예이사장이 지난해 12월 모교인 미국 존스홉킨스대 고등국제학대학원(SAIS)에 750만 달러(약 109억원)를 기탁했다고 12일 밝혔다. 정 명예이사장은 1993년 SAI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SAIS는 해당 기금으로 한반도 등 국제 안보 문제 연구와 교육 활성화를 위해 ‘MJ Chung 안보 석좌교수직’을 설치해 운영한다.
  • ‘하늘이법’ 공백 없도록…교원 직권 휴직 많아지나

    ‘하늘이법’ 공백 없도록…교원 직권 휴직 많아지나

    김하늘(8)양 사건을 계기로 교육당국이 정신질환 고위험군 교사를 학교에서 분리하는 이른바 ‘하늘이법’ 추진에 나선 가운데 법 마련 시점까지 공백이 없도록 기존의 제도를 우선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명맥만 유지되던 질환교원심의위원회(심의위)의 역할 확대와 휴·복직 심사 강화, 교내 폐쇄회로(CC)TV 설치 확대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1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신적·신체적 질병으로 일하기 어려운 교사에 대해 직권으로 휴직·면직 등을 권고할 수 있는 심의위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경기·충북·경북·부산을 제외한 13곳에만 설치돼 있다. 게다가 심의위에서 휴직을 권고받은 교사가 복직 시 다시 심의위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한 규정이 있는 곳은 서울·강원 등 2곳에 그친다. 김양을 살해한 A(48)씨처럼 본인이 직접 휴직을 신청한 경우 등은 아예 심의위 대상이 아니다. 임용시험 때 치르게 되는 인적성 검사로는 정신질환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고, 교직 생활 도중 발병하면 교사가 스스로 알리지 않는 이상 학교나 교육당국은 이를 알 수 없다. 이에 법 제정 이전까지 시도교육청별로 심의위 설치 의무화와 실효성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사 본인이 신청한 휴·복직에 대한 심사 강화도 법 마련 전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할 사안으로 꼽힌다. A씨의 경우에도 복직 시 별다른 심사를 거치지 않고 의사 진단서 하나만 제출했다. 권준수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좌교수는 “교사처럼 많은 사람을 대하는 직업은 진단서 한 장으로 (상태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복직 이후 상황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문제 교사에 대해선 학교장이 병가·휴직 등을 권고하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육 현장에선 사건·사고 등 문제가 발생해도 학교 안에서 자체 처리하려는 성향이 큰 만큼 학교장에게 권한을 부여하자는 취지다. 천경호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고소 우려로 학교장의 병가나 휴직 권고는 실제로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최소한 교사가 폭력행위를 했다면 교육 활동에서 즉시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 인프라 확대 차원에서 CCTV 설치 확대도 거론된다. 학교에 설치된 CCTV는 정문과 복도 등을 비출 뿐 교실 내부에는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학생 사생활 침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 연금연구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40% 보험료율 15% 올려도 재정안정 달성 어려워”

    연금연구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40% 보험료율 15% 올려도 재정안정 달성 어려워”

    정치권에서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모두 올려도 재정안정 달성 및 노인빈곤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보험료율 13% 인상에 소득대체율 40%를 44%로 올리자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보험료율 13%만 올리고 소득대체율 등은 국회에서 논의하자고 맞서고 있다. 연금연구회(리더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2층 회의실에서 대한은퇴자협회(KARP, 협회장 주명룡)와 공동으로 ‘기성세대 더 받고, 청년과 미래세대 더 내는 게 연금개혁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연금연구회 상임고문으로 좌장을 맡은 이근면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연금개혁은 단순히 재정적 지속가능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 세대와 청년·미래세대 간 정의와 직결되는 도덕적 과제이기도 하다”라면서 “정치적 흥정으로 졸속 처리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발표자로 나선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소득대체율 40%·보험료율 15%로 인상하고 준자동안정장치를 도입해도 완전한 재정안정 달성이 불가능하다”면서 소득대체율 인상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자동안전장치는 평균수명 증가, 출생률 감소와 같은 환경 변화를 연금 운영에 연동시키는 방식이다. 윤 위원은 이어 “현행 9%인 보험료를 10년 안에 최소 5, 6%포인트 인상하고, 국민연금은 소득 비례 연금으로 전환해 저소득층에게 더 높은 소득대체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학주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 국민연금 구조는 젊은 세대에게 기약 없는 약속을 강요하며 세대 간 불평등을 심화해 연금제도를 통한 합법적인 청년 세대와 미래 세대의 약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또 “국민연금 수급액을 늘릴 경우, 가입 기간이 길고 소득이 높은 계층이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되므로 빈곤층의 노후 빈곤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기초연금 강화,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활성화 등 보완적 제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영 한양사이버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에서 커지고 있는 ‘국민연금 폐지’ 주장은 불공정한 게임의 법칙에 대한 반발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한정된 자원을 두고 벌어지는 제로섬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 참여자들이 납득 할 수 있는 공정한 게임의 법칙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현재 논의되는 연금개혁의 방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 연금연구회, 7차 세미나 개최…1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연금연구회, 7차 세미나 개최…1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연금연구회(리더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2층 회의실에서 대한은퇴자협회(KARP, 협회장 주명룡)와 공동으로 연금연구회 7차 세미나를 개최한다. 7차 세미나는 연금개혁과 관련해 그동안의 연구와 축적된 역량을 총망라하는 세미나다. 주최 측은 “오랜 기간 대한민국에서 진행돼 온 연금개혁 논쟁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정리함으로써 연금정책 발전 방향에 일대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준비했다”고 밝혔다. 주제는 ‘기성세대 더 받고, 청년과 미래세대 더 내는 게 연금개혁인가’로 김신영 한양사이버대학교 실버산업학과장이 진행을 맡는다. 연금연구회 상임고문인 이근면 성균관대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아 윤석명 명예연구위원과 김재현 상명대 교수(전 한국연금학회장)가 주제 발표에 나선다. 이어 김신영 한양사이버대 교수(연금연구회 총무), 김지영 이투데이 기자, 김학주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박동석 아이뉴스24 사장, 서동휘 연금연구회 청년회원, 이은아 매일경제 논설위원,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 주정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 [남성욱 칼럼] AI도 찾기 어려운 우크라이나 종전 해법

    [남성욱 칼럼] AI도 찾기 어려운 우크라이나 종전 해법

    우크라이나 전쟁의 끝을 알기 위해서는 시작을 알아야 했다. 16년 동안 독일 총리를 역임한 앙겔라 메르켈의 자서전 ‘자유’를 연말연시에 독파한 이유다. 책은 무려 800쪽에 달했고 환경, 원전과 경제, 난민과 외교는 물론 동서독과 유럽 통합 등은 역시 버거운 주제였다. 난제를 다루는 그의 정치적 인내력과 균형감각은 존경의 수준이었다. 그의 ‘자유’에서 물음표는 왜 우크라이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할 수 없었고 러시아의 침공을 피할 수 없었는가였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메르켈과의 협상에 지각하고, 그가 싫어하는 개를 데리고 나타나 겁을 주는 등 비신사적인 행동을 자행했다. 메르켈은 동요하지 않고 “러시아는 천년 동안 주권국가였다”고 강조하는 푸틴을 침착하게 응시했다. 동독에서 성장한 그는 1969년 러시아어 올림피아드에서 상을 받았다. 부상으로 독소 우호 열차를 타고 모스크바를 방문할 때 흥분했었다. 동서독 분단 시절 동독인들이 모스크바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긴 힘들었다. 2008년 부쿠레슈티에서 개최된 나토 정상회의에서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과 메르켈은 나토 가입 전 단계인 ‘회원국 행동계획’(MAP)에 우크라이나가 포함되는 것을 거부했다. 정식 가입에는 수년이 더 소요된다. 2022년 4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당시 MAP 가입 불허 결정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메르켈은 퇴임 후 이탈리아 여행 중 침공 소식을 듣고 당시 불허 결정을 여전히 지지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가 MAP 지위를 확보하더라도 푸틴의 침공을 막지 못했을 것이며 이는 전체 나토의 존립을 위협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핵으로 무장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러시아의 실존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유럽의 평화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낸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목표 기간을 6개월로 수정했다. 당장 전쟁을 멈춰야 하는 이유는 전쟁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보다 훨씬 많다. 1000일을 넘어선 전쟁은 마지막 단계(final phrase)에 이르렀고, 파격적인 전술적 승패는 나타나기 어렵다. 양측의 병력과 물자는 소진됐다. 러시아의 경제 전망은 최악이다.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약 0.5%, 물가상승률은 8.54%라고 러시아 중앙은행이 발표했으나 경제 현장의 상황은 최악이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사상자가 70만명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는 더욱 많을 것이며, 도네츠크 지역에서만 11월에 7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지원을 중단하면 1~2개월 안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대러시아 전략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전쟁을 끝냈다간 우크라이나에서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와 같은 혼란이 벌어질 수 있으며, 미러 간 세력 균형이 무너질 것을 우려한다. 종전으로 가는 경우의 수는 네 가지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방안 ▲나토군의 주둔으로 우크라이나 안보를 보장하는 방안 ▲미국이 나토와 함께 우크라이나 안보를 보장하는 방안 ▲우크라이나를 군사적 중립지대로 만드는 방안 등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자국의 세력권에 포함하는 네 번째 방안을 고집한다. 서방은 앞선 세 가지 방안에 고민이 많다. 양보가 상대의 이득으로 연결되는 제로섬 게임 상황에서 인공지능(AI)이 나와도 종전의 묘수는 어렵다. 나토, 러시아, 우크라이나 및 미국 등 모두가 동의하는 4차 방정식에서 솔로몬의 지혜는 쉽지 않다. 전쟁은 시작하기는 쉬워도 끝내기는 어렵다. 한국전쟁 개전 1년이 지난 1951년 6월 이후에는 38도선을 중심으로 산등성이 땅따먹기 싸움인 고지전이 반복됐지만 전쟁의 포성은 그로부터 2년이 지나서야 멈췄다. 그것도 1953년 3월 전쟁의 총감독인 스탈린이 사망했기에 가능했다. 오는 5월 러시아 전승절 즈음에 트럼프와 푸틴의 최종 담판이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총성이 그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약자 우크라이나의 비극이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 무늬만 자치, 권한·재정은 중앙집권… 분권형 개헌 목소리 커진다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무늬만 자치, 권한·재정은 중앙집권… 분권형 개헌 목소리 커진다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지방자치는 ‘87년 체제’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올해 지방자치제 도입 30년을 맞았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중앙정부에 권한과 재정이 집중되는 현 정치 구조로는 수도권 쏠림과 지방소멸 현상을 막기 어려운 만큼 실질적인 지방자치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자치입법권·재정권 강화를 비롯해 지방분권형 개헌, 지역 대표형 상원제 도입, 시도지사 장관급 격상 등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대안도 속속 제시되고 있다. 이정현(전 새누리당 대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의 지방자치는 호박에 줄을 그어 수박 흉내를 낸 셈이다. 말로만 지방자치였고 실질적으로는 중앙경영 시스템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1987년 개헌 이후인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해 1995년에 민선 1기 지방자치단체장을 뽑았고 그 뒤로 개헌이 없었다”며 “지방자치 관련 내용이 헌법에 제대로 반영이 안 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현행 헌법에서 지방자치와 관련된 조항은 제117조와 제118조뿐이다. 특히 117조 1항은 ‘지자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지방자치의 정신을 제대로 살리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자치제 30년… 지역 불균형은 심화자치 규정, 낡은 헌법에 매여 있어지역 대표형 상원제 등 제도 필요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를 이끌고 있는 정대철 회장은 법령의 범위 안에서만 자치 규정을 제정하도록 한 걸 문제점으로 짚었다. 정 회장은 “자치 규정 제정 범위를 ‘법령의 범위 내’에서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제헌국회 당시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원의 비율은 19.5%대80.5%였는데 이번 22대 국회는 비례대표 의원을 수도권으로 포함시키면 56%대44%로 역전된 상황”이라며 “국가균형발전 규정을 신설하고 지역 대표형 상원제 도입으로 지방분권·균형발전의 국회 내 대변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우(헌법개정국민행동 공동대표)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진국은 입법권을 지방으로 넘기고 있는데 우리는 조례 제정에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는 단서 규정이 걸려 있다”며 “네거티브(원칙 허용·예외 규제)식 법안을 허용하는 등 지방에서 입법할 수 있는 자율성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재정자립도 20년 전보다 후퇴 입법·재정, 여전히 중앙정부 감독지방세 20%대… 선진국은 50%대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방자치의 자율성이나 독자성을 보장하지만 법률적인 차원에서 하도록 돼 있어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감독권을 행사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지방분권을 위해서는 재정분권이 필수라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된다. 우리나라 총조세 중 국세와 지방세 비중은 2023년 각각 75.4%대24.6%로 지방에 필요한 재원을 중앙에 의존해 충당하는 구조다. 지방세 비중은 스위스(54.9%), 캐나다(54.8%), 독일(53.7%), 미국(41.6%), 일본(37.5%) 등 주요 국가(2022년 기준)에 비해서도 낮은 편에 속한다. 안성호 대전대 석좌교수는 “2024년 전국 평균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48.6%로 2004년 57.2%에 비해 낮아졌다”며 “지방의 재정 재량권 측면에서는 역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지방세 과세권을 갖고 있다 보니 지방재정의 중앙 종속을 초래한다”며 “지방정부가 지방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과세 권위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방의 세율이나 세목에 대한 결정권은 의회보다는 주민들이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도 자주재정권을 비롯해 자치입법권, 자치조직권 등을 보장하는 분권형 개헌을 제안했다. 유정복 신임 시도지사협의회장은 지난 13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안’ 추진을 올해의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시도지사들은 현재 차관급인 시도지사의 지위를 장관급으로 올리고 국무회의에도 배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 움직임시도지사協 “차관급→ 장관급”지방시대委, 프랑스 사례 연구박관규 시도지사협의회 정책연구센터장은 “협의회는 현행 헌법이 지방자치의 근간을 담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며 “헌법 정신에 지방자치분권 국가 관련 내용을 넣고, 조세 등 재정에 관련된 권한도 분명하게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우리도 지방분권을 위한 헌법 개정에 찬성한다”며 “개헌 논의가 이뤄질 때 지방시대위원회도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프랑스의 지방분권 헌법도 위원회 차원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2003년 헌법을 개정하면서 ▲국가조직의 지방분권적 성격과 보충성의 원리 인정 ▲지방자치입법권 강화 ▲재정자주권 보장 등의 내용을 담았다.
  • “차이와 다름을 인정할 때 품격 있는 사회 된다”

    “차이와 다름을 인정할 때 품격 있는 사회 된다”

    ‘품격. (명사) 1.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 2.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품위’ 품격은 최근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들고나온 화두인 ‘양심’과 함께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이지만,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는 단어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인문학 무크지 ‘아크’ 9호는 ‘품격’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이를 인문학적으로 성찰하는 18편의 글을 실었다. 아크는 부산 상지건축이 철학, 역사, 문학을 기반으로 예술, 공간, 도시, 미디어,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삶과 이야기를 매개로 새로운 시대와 소통하고 담론 축적을 위해 2020년 창간해 연 2회 발간하는 인문학 잡지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품격, 이타성의 다른 이름’이라는 글에서 “품격은 저절로 주어지거나,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나날이 노력하고 자신과 싸워서 얻어야 하는 덕목”이라며 “나와 타인이 연결된 존재라는 사실을 존중하고 공공선에 헌신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약 2000년 전 공자, 부처, 예수, 소크라테스 같은 성인들은 인간의 격이 타고난 것이라는 숙명론적 체험이야말로 우리를 어긋나게 하고, 천박하게 만들며, 더 나아가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근원이라고 비판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권력, 지위, 신분, 혈통에 따라 인간의 격이 정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라고 장 대표는 꼬집었다. 김언 시인은 ‘성난 얼굴인가? 부끄러운 얼굴로 돌아보라’라는 글을 통해 반성할 줄 모르는 지도자, 자기 망신을 모르는 지도자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일갈했다. 김 시인은 “품격은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 자기반성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로 결정되며, 지도자로서…자질도 자기 성찰이나 자기반성의 능력”이라며 “자기반성은커녕 자기 망신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은…자신은 물론 집단의 품격까지 나락으로 보내고서야 망신의 퍼레이드를 멈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가 하면, 차윤석 동아대 건축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 속에 남아 있는 품격 떨어지는 행동을 지적했다. 차 교수는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를 다른 곳에 사는 어린이들이 사용하지 못하게 해 갈등이 벌어지는 뉴스를 통해 품격을 논했다. ‘소유권 절대의 원칙’에 근거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세상살이가 법이나 원칙만으로 이뤄지지 않는 만큼 그런 사건은 세상이 각박해졌음을, 그리고 품격이 떨어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차 교수는 “소유권과 공공성의 문제, 도시의 성장에 따른 불평등 문제는 ‘동족 포식’, 소수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국가와 도시의 도구화’ 때문”이라며 “적어도 품격 있는 도시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나 소수의 이기적 욕망이 절제되고 조절되는 도시”라고 말했다. 필자들은 우리 사회가 품격 없는 사회가 돼가고 있는 이유는 모든 것을 ‘쓸모’로만 삶의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규정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영란 편집장은 “새에게는 새의 길이 있고, 물고기에는 물고기의 길이 있듯이 인간에게는 인간의 길이 있다”며 “인간의 길에서 놓지 말아야 할 가치가 바로 품격이며, 그 길에는 ‘무용’(無用)한 것들의 가치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 “공정은 ‘공평+양심’… 우리 사회는 공정 남발”

    “공정은 ‘공평+양심’… 우리 사회는 공정 남발”

    “우리 사회는 ‘공정’을 남발한다.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껏 잘 봐줘야 공평에 불과하다. 모두가 함께 사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공평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많이 받은 사람은 적게 받은 사람이 좀더 누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양보하고 나서야 하지 않나 싶다. 그래서 저는 ‘공정’은 ‘공평+양심’이라고 본다.” 최재천(71)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간 ‘양심’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 교수는 개미 연구자, 생명 다양성 운동가 등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논쟁적인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2004년 헌법재판소 법정에서 호주제 폐지와 관련한 생물학적 의견서를 제출해 4년 뒤 호주제 폐지에 이바지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국제 멸종위기종인 제주 남방 큰돌고래를 법적 권리 주체로 인정해 법인격을 부여하는 ‘생태법인 제도’ 신설에 앞장서기도 했다. 잘나가는 교수로 남아 있어도 누구 하나 뭐라 하지 않을 텐데 논쟁의 한가운데에 뛰어들어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뭘까. 최 교수는 “와이프한테 ‘남자답지 못한 비겁한 사람’이라고 혼이 날 정도로 용감한 성품의 소유자가 아닌데도 제법 용감하게 앞장서서 일을 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라고 하는 내 안에 있는 깨끗한 무엇, 바로 그 얼어 죽을 양심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성별, 세대별로 갈라져 싸우는 것은 지극히 단순한 수준에서 공평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라며 “서로의 어쩔 수 없는 차이는 인정하면서 유치한 공평이 아닌 따뜻한 공정을 이야기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 “살다보니 이런 일이…” 91세 이순재, 최고령 연기대상

    “살다보니 이런 일이…” 91세 이순재, 최고령 연기대상

    원로 배우 이순재(91)가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이다. 이순재는 11일 방송된 ‘2024 KBS 연기대상’에서 KBS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을 받았다. 그는 이 작품에서 개의 목소리를 듣게 된 원로 배우를 연기했다. 이순재는 지상파 3사 연기대상 수상은 1956년 데뷔 이후 처음이다. 이순재는 무대에 올라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온다”면서 “‘언젠가는 기회가 한 번 오겠지’ 하면서 늘 준비하고 있었는데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가천대 석좌교수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는데, 그 학생들을 믿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온 걸로 알고 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대배우로서 소신 발언을 해 온 그는 또 “(미국 아카데미는) 60살 먹어도 잘하면 연기상을 준다. 공로상이 아니다”라면서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순재는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고 말하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1934년생인 이순재는 현재 활동 중인 최고령 배우 중 한 명이다. 그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극 무대에도 오르며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지난해 10월 건강 문제로 공연 중이던 연극을 전면 취소하고 휴식을 취해 왔다.
  • 가수 현숙, 제20회 자랑스런 전북인賞 수상

    가수 현숙, 제20회 자랑스런 전북인賞 수상

    ‘효녀 가수’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가수 현숙(본명 정현숙)이 제20회 ‘자랑스런 전북인 상’ 문화예술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언론부문에서는 KBS 보도국장을 역임했던 유균 극동대 교양대학 석좌교수가 수상했다. 사단법인 재경전북특별자치도민회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2025 신년인사회에서 현숙과 유 교수에게 ‘자랑스런 전북인 상’을 수여한다고 8일 밝혔다. 재경전북특별자치도민회는 전북 출신 인사 중 국가와 고향 발전에 기여한 인물을 매년 선정해 상을 수여한다. 현숙은 대중가요를 통해 국민 정서를 함양하고 ‘사랑의 목욕차’ 기부 등 적극적인 나눔과 봉사활동을 실천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유 교수는 언론인으로서 고향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의 소통과 협력을 증진한 공로가 인정됐다. 재경전북특별자치도민회는 신년인사회에서 회장 이취임식을 열고 곽영길 아주경제 회장을 제14대 신임 회장으로 추대한다. 곽 회장은 전임 김홍국 회장(하림그룹 회장)에 이어 350만 출향 도민과 전북도 간 가교 역할을 하며 고향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 또다시 논란의 한가운데 선 경호처… 野 “조직 해체해야”

    또다시 논란의 한가운데 선 경호처… 野 “조직 해체해야”

    “대통령경호처는 오직 경호 대상자(대통령)의 절대 안전을 위해 존재한다.”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인사말이다. 경호처가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선 데는 ‘국가원수만을 위한 조직’이라는 경호처의 특수성이 작용했다. 군부독재 시절 권력기관이었던 경호처가 또다시 논란의 한가운데에 서면서 야당에서는 경호처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박 처장은 5일 “경호처가 (체포영장 집행에) 응한다는 것은 대통령 경호를 포기하는 것이자 직무유기”라며 “사법적 책임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경호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입장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처장의 입장문이 나온 직후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경호처의 제1 경호 대상은 현재도 윤 대통령”이라고 공지했다. 경호처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조직과 구성원 모두 그대로 유지된다는 특이점을 갖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교체되는 대통령비서실과도 다르다. ‘하나 된 충성 영원한 명예’를 처훈으로 국가원수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것이 경호처의 모토다. 또 도제 방식으로 경호 업무를 배우다 보니 조직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을 위해 대신 죽는 경호 시범을 보고 눈물을 흘린 일화는 유명하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는 3중 경호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경찰 소속의 202경비단, 군 소속의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마지막으로 경호처가 외곽부터 최근접까지 맡는 구조다. 김용현 전 경호처장 취임 이후 정착된 시스템으로, 김 전 처장은 군과 경찰을 경호처가 직접 지휘할 수 있도록 대통령경호법 시행령까지 개정했다. 경호처장은 차관급이지만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한다는 특수성 때문에 과거에는 ‘정권 2인자’로 주목받았다. 박정희 정권의 차지철, 전두환 정권의 장세동이 대표적이다. 다른 부처의 장(長)과 달리 한 정권에서 한두 명 정도만 임명되는 것이 관례로 굳어졌을 정도로 충성심이 높은 인물만 뽑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야당에서는 경호처 해체론까지 제기됐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경호처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는 제2의 내란”이라며 “경호처를 해체하고 다른 나라들처럼 경호업무를 타 기관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경호실을 해체하고 경찰청 산하 대통령경호국으로 조정하겠다고 공약했다. 청와대 경호실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출입을 방조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장관급이던 경호실을 차관급 경호처로 하향 조정하는 수준에서 끝났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하면서 경호실 해체 공약을 이행하기 어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외국의 경우 대통령제 국가는 전문 기관을 운영하는 반면 내각제 국가는 경찰에서 경호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미국은 1865년 창설된 국토안전부 소속 비밀수사국(USSS)이 대통령과 그 가족, 전직 대통령, 국빈 등의 경호를 맡는다. 프랑스는 국립헌병대 소속인 공화국 수비대가, 일본은 경시청 경비부 경호과에서 총리 및 요인 경호를 전담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경호처가 ‘대통령 친위부대’처럼 운영되는 점은 군부독재의 잔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5일 “경호처가 완전히 권력 기관화돼버리는 부작용을 이번에 단적으로 보여줬다”며 “경호처를 폐지하고 관련 조직 인력을 경찰로 이관해 대통령뿐만 아니라 고위 공직자에 대한 경호를 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경호처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미국도 별도의 경호 조직이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크게 문제가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라고 했다.
  • 베란다 매달려 훔쳐본 ‘전자발찌男’ 체포 않고 귀가시켜…경찰 해명이

    베란다 매달려 훔쳐본 ‘전자발찌男’ 체포 않고 귀가시켜…경찰 해명이

    전자발찌를 찬 채 이웃 여성의 집을 몰래 훔쳐보다 적발된 40대 남성을 경찰이 체포하지 않은 채 임의동행으로 조사한 후 귀가 조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성범죄 전과자인 가해 남성은 피해자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 때문에 피해자는 어린 자녀 둘을 데리고 제3의 장소로 피신해야 했다. 2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50분쯤 관내 한 아파트 1층에 거주하는 여성 A씨는 “누군가 집 안을 몰래 쳐다보고 갔다”고 신고했다.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 A씨는 베란다에 매달려 있는 남성을 보고 “누구야”라고 소리 지르자 그가 달아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사건 당시 집 안에는 A씨와 아이들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문제의 남성이 에어컨 실외기를 밟고 베란다 바깥쪽으로 올라간 뒤 창문을 열려고 시도한 사실을 파악하고 탐문에 들어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및 차량 블랙박스 영상 확인 등 현장조사 끝에 신고 1시간 30여분 만인 이튿날 0시 20분쯤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40대 B씨에게 범행을 자백받고 신원 확인 후 지구대로 임의동행했다. B씨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범죄 전과자였다. 하지만 이미 B씨를 임의동행한 터라, 긴급체포 등의 조치를 하기에는 늦은 상황이었다. 경찰은 결국 B씨를 주거침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보호관찰관에게 인계한 뒤 귀가 조처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성범죄 전과자인 B씨의 재범을 우려한 경찰은 A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다른 가족의 집에서 머물도록 했다. 가해자는 범행을 저지르자마자 집으로 돌아왔지만, 피해자는 가해자를 피해서 나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피신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나흘 만인 이날 뒤늦게 B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출동 경찰관들은 사건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탐문 과정에서 A씨를 발견해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긴급체포하기에는 긴급성이 낮다고 판단했다”며 “더욱이 피의자는 범행을 자백하고, 임의동행 요청을 순순히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피의자는 자신의 범행에 앞서 또 다른 사람이 베란다에 올라가 A씨의 집 안을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고서 내부에 무언가 있나 싶어 자신도 집 안을 쳐다봤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베란다 문 개방 시도를 한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어 추가 수사를 진행하느라 사전구속영장 신청이 늦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가 말하는 용의자 인상착의와 B씨의 인상착의가 달라 B씨의 진술대로 이보다 앞서 A씨의 집 내부를 들여다본 또 다른 사람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경찰 대처 등 각종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형법이 불구속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피해자에게만 불안을 전가하는 처사는 적합하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전자발찌를 찬 보호관찰 대상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강화해 이웃 주민들의 우려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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