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석유 의존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출산 지원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위치정보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입원 치료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08
  • “中, 韓 사드 해결 진정성 알아… 北 전쟁 자초 땐 돕지 않을 것”

    “中, 韓 사드 해결 진정성 알아… 北 전쟁 자초 땐 돕지 않을 것”

    서울신문은 한·중 수교 25주년(24일)을 맞아 중국의 한반도 문제 권위자로 꼽히는 자칭궈(賈慶國·61)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을 20일 만났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을 맡고 있는 자 교수는 중국 외교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학자다. 자 교수는 한·중 관계를 최악으로 빠뜨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중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하면, 중국도 사드 수용 조건을 제시해 협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북한의 군사적 충돌 위험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북한을 타격하기 전에 중국과 북한 핵무기를 누가 통제할지를 놓고 먼저 협상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전쟁을 자초한다면 중국은 북한을 돕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한·중 수교의 의미를 설명해 달라. -양국 수교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냉전으로 인해 이웃 국가가 수교하지 못하는 비정상을 정상화한 것이다. 중국과 한국은 수교를 기점으로 군사적·외교적 대립 관계를 청산했고, 서로 안정감을 얻게 됐다. →당시 북한의 반발이 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북한은 중국이 한국과 계속해서 대립 관계를 유지하길 원했다. 그게 북한의 국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 보면 한국과의 수교가 국익이었다. 물론 중국은 북한에 미리 수교 사실을 알리는 등 많은 설득 작업을 벌였다. →한·중 수교가 북·중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볼 수 있나. -꼭 그렇지는 않다. 남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상호 긍정적 작용이 가능한 관계이다. 남·북 관계가 좋았던 김대중 정부 시절을 보면 한·중 관계는 물론 북·중 관계도 좋았다. →중국이 한국과 수교를 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 -개혁·개방을 시작한 중국은 사회주의권 붕괴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외국 자본이 절실한 시점에서 1992년 수교 이후 본격화된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는 중국 경제에 큰 활력소가 됐다. 물론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한국도 이익을 누렸다. 수교 이후 양국의 경제적 의존도는 급속하게 증가했고 촘촘한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됐다. 한·중은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관계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양국 관계의 본질이 바뀐 것 아닌가. -수교 이후 최대의 난관에 봉착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 문제는 단기적이고 지엽적이며 제한적이며 극복 가능한 갈등이다. 만일 중국이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을 적으로 간주했다면 원망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이 한국에 ‘우리의 안보 이익을 존중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한국을 적국이 아니라 협상 가능한 상대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무조건적 사드 철회를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사드는 철회냐 아니냐로 간단하게 나눌 문제가 아니다. 철회냐 아니냐의 중간에서 많은 접점을 찾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나. -한국은 첫째 사드 레이더의 범위가 중국을 포함하지 않고 중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둘째 레이더 범위를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어떻게 지킬지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셋째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되지 않는다는 것도 보장해야 한다. 넷째 북한 핵 해결 이후에는 사드를 철거할 것이라고 약속해야 한다. →중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중국은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사드를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최저선을 정하고 한국과 협상해야 한다. 군사 문제는 군사적 수단으로 해결하고, 경제 문제는 경제적 수단으로 해결해야 한다. 지금은 군사와 경제 문제가 뒤섞여 사태가 더 복잡해졌다. 비록 중국 정부가 사드 때문에 경제 보복을 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사드 문제로 경제 교류가 차질을 빚는 것은 좋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를 점점 굳히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난처한 상황을 이해한다. 환경영향평가로 사드 배치를 최대한 연기해 보려 했으나,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중국 정부도 난감해지긴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가 중국을 중시하고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진정성 있게 노력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 보는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단기간에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개전 전에 한국 등 관련 국가와 소통을 할 것이고, 중국엔 북한을 더 강하게 압박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아마도 미국과 중국의 군사 대화가 전쟁 개시의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기 전에 중국과 군사적으로 소통할 것이라는 얘기인가. -그렇다. 특히 누가 북한의 핵무기를 통제하느냐를 놓고 사전에 협의할 것이다. 아마도 중국이 통제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핵 시설은 상당히 낙후된 상태여서 관리에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또 전쟁 이후 북한의 질서를 회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중국 및 한국과 협의할 것이다. 이런 작업들이 사전에 고려돼야만 미국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전쟁이 발생한다면 중국은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인가. -중국의 대응은 어떤 상황에서 전쟁이 일어났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지금처럼 북한이 계속 도발해 전쟁으로까지 이른다면 중국은 북한을 돕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중국에도 막대한 손해를 끼쳤는데 도울 이유가 없다. →그러나 중국에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여전히 큰 것 아닌가. -중국과 미국이 대립하던 냉전 시기에는 북한이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탄도미사일과 전투기로 전쟁하는 시대다. 북한을 통과해 중국을 침략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얻는 안보적 이익보다는 손해가 훨씬 커졌다. 북한은 중국의 전략적 자산이 아니라 그저 무책임한 국가일 뿐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지속 가능하다고 보는가. -애초 많은 이들이 김정은 정권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모두가 틀렸다. 북한의 권력은 고도로 집중돼 있고, 사회동원 능력도 강하다. 비록 새로운 대북 제재로 북한 경제가 더 어려워지겠지만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김정은 정권의 지속과 붕괴 중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하다고 보나. -둘 다 최악이다. 지금처럼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는 것도 문제이고, 갑작스러운 붕괴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국제사회의 합법적 구성원이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 상황이다. →중국이 대북 석유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은 없나. -미국은 계속해서 중국에 북한을 붕괴 수준으로 제재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북한의 인도주의적 재난 사태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상황이 급변해 석유 공급 중단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제재 못지않게 대화도 강조하고 있다.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풀려는 의지는 좋으나 지금은 실현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 문 대통령도 국제사회의 기류를 무시한 채 공개적 대화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긴장 상태가 아무리 엄중해도 물밑 대화 노력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의 소통 통로는 확보해야 한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자칭궈 원장은… 중국 국제정치학의 자유주의 학풍을 대변하는 학자다. 1979년 베이징외국어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코넬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외국어대,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등을 거쳐 베이징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전국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을 지냈으며, 지금은 상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화미국학회 부회장, 중화일본학회 부회장, 중국국제관계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 궁극의 친환경, 수소차 한일전

    궁극의 친환경, 수소차 한일전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전기차의 주도권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하다. 수소와 산소로 동력을 생산하고 공해 물질 없이 오직 물만 배출하는 수소 연료사업은 차세대 에너지 산업으로 각광받았고 그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수소전기차다.●전기차보다 충전시간 짧고 더 친환경 세계 각국과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존 석유 패러다임을 뛰어넘는 친환경차 시장 선점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PHEV) 등은 이미 실용화 단계지만 수소전기차의 개발은 다소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적으론 전기차에 무게중심이 기운 것은 사실이지만 수소전기차(FECV)가 역전할 기회는 충분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만큼 수소차가 전기차 대비 다양한 면에서 비교우위를 보이는 덕이다. 우선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충천 시간은 짧은 대신 주행거리가 길다. 전기차의 급속 충전은 30분이 걸리지만, 수소차는 단 3~5분이면 충전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전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는 연료전지를 통해 충전한 수소와 공기 중 산소의 반응에서 전기를 만들기 때문에 가장 친환경적인 운행이 가능하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선두 주자다. 2000년에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한 현대차는 같은 해 11월 싼타페 수소전기차를 처음 선보였다. 2013년 2월에는 세계최초로 투싼 수소전기차(ix35 Fuel Cell)를 내놓으며 수소차 양산 시대를 열었다. 투싼 수소차는 독자 개발한 100㎾급 연료전지 시스템과 5.6kg 용량의 수소 탱크를 탑재했고 1회 충전 시 최대 415㎞(한국 기준)를 달릴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차의 1세대 수소차 투싼 ix는 앞선 기술력에도 비싼 가격과 인프라 구축 부족으로 대중화에 실패했다. 일례로 최초 출시 가격은 1억원이 넘었다.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합쳐도 4000만원 이상 내야 하는 고가인 데다 충전소도 전국에 11기에 불과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부족도 발목을 잡았다. 일례로 전년 대비 올해 수소차 관련 약 19억원, 수소충전소 예산은 무려 60억원 삭감됐다.그 사이 일본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도요타와 혼다의 수소차 산업은 급성장했다. 도요타는 현대차보다 1년 늦은 2014년 3월 수소전기차인 미라이(주행거리 502㎞·미국 기준)를 출시했다. 수소차로서는 첫 세단 모델인 미라이는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 연료전지 크기를 줄이고, 가솔린 차량에서 사용하는 부품을 사용해 단가를 낮췄다. 덕분에 가격은 투산 iX의 70% 수준(6800만~7400만원) 사이에 책정됐다. 혼다도 지난해 3월 수소전기차 클래리티(주행거리 589㎞·미국 기준)의 양산에 들어갔다. 또한 2014년 4월 수소 사회 실현을 선언한 일본 정부는 충전소를 91기까지 확장하며 수소차 대중화의 선두에 섰다. 이는 결국 판매량의 차이로 직결됐다. 투산ix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국내외를 합쳐 총 864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후발 주자인 미라이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만 1000대 안팎이 판매됐다. 한국이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는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추격을 허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는 절치부심이다. 오는 17일 차세대 신형 수소차를 선보여 일본에 뺏긴 수소차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당초 현대차는 차세대 수소차를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내년 2월에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공개 시기를 6개월가량 앞당겼다. 2020년 도요타의 차세대 수소차 미라이의 출시를 의식했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차는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해 무게를 줄였고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주행 거리도 최대 580㎞로 대폭 늘어났다. 국산차 최초로 무선자동주차시스템을 추가해 자율주행 ‘레벨2’ 이상의 앞선 기술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700억원을 투자해 충주에 친환경차부품 전용단지를 세웠다. 가격은 7000만원선으로 국가 보조 지원금을 받으면 실구매가는 3700만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시장 2020년 8만 2000여대 예상 진짜 수소차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세계 수소차 시장은 올해 1만 8290대에서 2020년 8만 2040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2년에는 10만대를 넘을 전망이다. 도요타는 2020년 도쿄올림픽 때 연간 3만대 수소차 판매를 목표로 수소차 버스와 승용차로 선수들을 수송할 예정이다. 이에 일본 정부도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900기를 구축하고 수소차 80만대 보급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수소차가 내연기관 차로서 경쟁력을 지니려면 수소연료의 생산부터 이동, 저장까지 포함한 관리의 안정성과 경제성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일반 주유소의 20배에 달하는 수소충전소의 건립 비용과 폭발 등을 우려한 불안감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리가 수소차의 주도권을 쥐려면 안정성과 기능, 가격 등 모든 면에서 경쟁사를 제압할 만한 확실한 뭔가가 있어야 한다”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버릇처럼 친환경차 지원을 외치지만 정작 구체안은 부족한 관성도 이제는 바뀔 때”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1~7월 대미무역 흑자 작년보다 35% 줄었다

    1~7월 대미무역 흑자 작년보다 35% 줄었다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압박하는 가운데 올 들어 7개월간 대(對)미국 무역수지 흑자가 3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한 달간 대미 무역 흑자도 9.8% 줄었다.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7월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96억 5000만 달러다. 149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6%(53억 3000만 달러·약 6조원)나 줄었다. 7월 한 달만 놓고 봐도 대미 수출이 7.0% 증가했지만 대미 무역수지 흑자(16억 6000만 달러)는 1년 전보다 1억 8000만 달러 감소했다. 박진규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자동차와 모바일의 미국 시장이 정체돼 있고, 미국산 반도체 장비와 항공기(부품), 액화석유가스(LPG) 등 에너지 수입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월 전체 수출액은 488억 5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19.5% 증가하며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아세안(31.5%)과 인도(79.2%)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라고 산업부는 분석했다.하지만 역대 두 번째 실적을 낸 반도체(57.8%)와 선박(208.2%)을 제외하면 수출 증가율이 2.9%에 그쳐 특정 품목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7월 수입은 382억 달러로 전년보다 14.5%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106억 달러로 66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슈 포커스] 스마트폰 金추출량 금광석의 30배…국내서는 재활용 6%대 ‘지지부진’

    [이슈 포커스] 스마트폰 金추출량 금광석의 30배…국내서는 재활용 6%대 ‘지지부진’

    삼성전자가 지난해 발화 사건으로 회수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에 대해 이달 중순부터 ‘친환경 처리’에 들어갔다. 스마트폰을 분해해 디스플레이, 메모리 반도체, 카메라 등은 재활용하고 금, 은, 구리 등 부속에 쓰인 20여종의 광물을 추출해 내는 작업이다. 300만여대의 스마트폰이 세계 각국의 삼성전자 법인에서 처리되며 광물 회수량은 총 157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번 친환경 처리에서 주목받는 것은 157t에 이르는 광물이다. 광물자원의 재활용이란 관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해마다 세계적으로 15억여대의 스마트폰이 생산되고 교체 주기도 2년 2개월(미국 기준)에 불과하다. 광물자원 매장량은 한정돼 있는데 희귀 광물을 공급하는 아프리카에는 일부 광물에서 비롯되는 방사능 피폭, 토지 황폐화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미 선진국은 환경 문제와 미래 자원전쟁에 대비해 폐가전제품, 자동차 등에서 광물을 추출하는 ‘도시광산’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왔다. 24일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수거율은 목표치(1348t)의 6.5%(88t)에 그쳤다. 대형 가전제품은 목표의 115.6%, 중형과 소형은 각각 90.4%, 89.3%가 회수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사정이 더 심각해 단 27t만 회수됐다. 지난해 상반기(38t)보다도 28.9%(11t)가 줄었다.공제조합 관계자는 “폐냉장고 같은 대형 제품의 회수 문의는 많지만 스마트폰은 중고로 판매할 수 있고 부피가 작아 서랍 등에 넣어 놔도 부담이 없는 데다 일반 인터넷 기기로 이용할 수 있어 잘 버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폴더폰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회수량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폐스마트폰은 도시광산의 측면에서 ‘노다지’로 통한다. 금광석 1t을 가공해 봐야 고작 5g의 금이 나오지만 스마트폰 1t에서는 금 150g, 은 1.5㎏이 나온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2014년 판매된 스마트폰에는 총 2만 8851t의 알루미늄과 1만 9665t의 구리가 사용됐다. 마그네슘(7213t), 코발트(7002t), 주석(1573t)을 포함해 20여종의 광물이 사용됐다.우리나라와 사정이 비슷한 일본은 자국 내 도시광산 활성화를 위해 아시아 지역 폐스마트폰 수입을 활발히 하고 있다. 2001년 ‘순환형 사회형성추진기본법’을 도입한 일본은 도시광산에 40조엔(약 416조원) 규모의 광물이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 금을 모두 추출할 경우 세계 매장량의 16.4%에 이른다. 유럽연합(EU)도 폐전기전자제품의 최소 수거율을 현재 45%에서 2019년부터 65%로 높인다. 도시광산의 중요성은 환경이나 인권 문제와 연결돼 있다. 스마트폰 인쇄회로기판에 쓰이는 은의 경우 납아연 광석에 들어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 광산 근로자와 주변 주민에게 납중독을 유발한다. 납아연의 주요 생산지였던 잠비아 카브웨는 환경보호단체인 미국 블랙스미스 연구소가 선정한 세계 10대 유독물질 위험지역 중 하나다. 우리 정부도 도시광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금속 수입 의존도는 99.6%로 사실상 전량 수입하고 있다. 반면 국내 폐금속 자원의 경제적 가치는 46조원이나 된다. 도시광산의 재자원화 규모는 연 19조 6000억원으로 국내 금속 수요(89조 5000억원)의 21.9%에 이른다. 미래 자원전쟁은 불가피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금의 가채연수는 18.7년이다. 은 20.9년, 구리 38.5년, 철 57.2년, 코발트 57.3년, 탄탈륨 83년 등 길게 잡아도 2100년이면 고갈될 것으로 추정된다. 폐휴대전화에서 금속 등을 추출하는 기술은 선진국의 84%까지 따라왔지만 도시광산 산업은 아직 영세하다. 종업원 10인 미만 업체가 58.1%(483개)인 반면 종업원 101명 이상인 업체는 5.9%(49개)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미래 유망산업이라는 전망에 연평균 10%씩 업체가 늘면서 과열경쟁 양상까지 나타났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과 수익성 저하로 기업들이 줄줄이 사업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실제 LS니꼬동제련의 자회사 리싸이텍코리아는 지속된 손실로 자본잠식이 일어나자 2015년 초 다른 자회사와 합병됐다. 포스코엠텍도 2014년 11월 1100억원의 손실을 본 뒤 도시광산사업부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도시광산업계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자원순환기본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유용자원을 단순 소각하는 기업에 재활용 비용에 버금가는 부담금을 부과하고 기업마다 자원순환목표를 달성하면 재정적·기술적 인센티브를 준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광물자원의 수요가 높지만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는 석유·석탄과 달리 소재 분야의 자원은 유한하다”며 “도시광산 산업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하고 육성할 정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6초 영상이 불붙인 논쟁’… 사우디 여성의 미니스커트

    ‘6초 영상이 불붙인 논쟁’… 사우디 여성의 미니스커트

    짧은 치마와 상의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담은 6초 분량의 영상 한 편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격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영국 BBC 등 해외 언론의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사진 속 주인공은 쿨루드라는 이름의 여성으로,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영상 한 편으로 경찰의 ‘조사 대상’이 됐다. 사우디 여성들의 공식 ‘드레스 코드’를 어겼다는 것이 그 이유다. 사우디 여성들은 외출할 때 ‘아바야’를 착용하는 것이 의무다. 아바야는 아랍인들이 옷 위에 두르는 긴 천으로, 히잡의 한 종류다. 얼굴과 손발을 제외하고 온몸을 가리는 검은 망토 형태로 이뤄져 있다. 지난 주말, 이 영상이 올라온 뒤 사우디 내부에서는 찬반 논쟁이 들끓었다. 쿨루드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는 의견과, 그녀에게 마음대로 옷을 입을 수 있는 자유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 여성에 대한 처벌 여부가 더욱 화젯거리로 떠오른 것은 최근 사우디가 미래발전계획인 ‘사우디 비전 2030’과도 연관이 있다.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자가 이끄는 비전2030은 사우디의 사회와 경제 전반을 폭넓게 점검해 석유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사우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것이 주된 목표다. 현지의 한 네티즌은 “만약 그녀가 공공장소에서 짧은 치마를 입었다는 이유로 체포된다면, 비전2030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쿨루드를 옹호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사우디를 방문했을 당시, 멜라니아가 아바야를 착용하지 않은 것을 예로 들며, 쿨루드에게도 예외가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사우디에서는 아바야를 착용하는 것이 법률이므로 이를 어겨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사우디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이 여성을 소환해 공식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아바야를 입지 않았다가 적발된 여성들에게는 감옥행이 선고됐지만, 비전2030을 추진 중인 사우디 정부가 이번에는 어떤 처벌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도·이스라엘의 ‘방위·경제 포옹’

    인도·이스라엘의 ‘방위·경제 포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인도·이스라엘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인도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 땅을 밟았다. 양국은 1992년 수교했지만, 인도 총리가 이스라엘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 인도와 이스라엘은 안보, 경제 등 사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외에도 수자원, 농업,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 공동 기술개발을 위해 4000만 달러(약 460억원)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AFP통신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지난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직접 공항에서 영접했다. 공항에 도착한 모디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와 짧은 악수를 한 뒤 특유의 포옹을 했다. 모디 총리는 공항에서 열린 짧은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방문이라는 획기적 일을 해낸 최초의 인도 총리라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고,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아주 오랜 시간 당신(모디 총리)을 기다려 왔다. 당신의 방문은 진실로 역사적인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예루살렘의 네타냐후 총리 공관으로 이동해 환담을 나눈 두 정상은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모디 총리는 “우리를 괴롭히는 테러, 급진주의, 폭력에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도와 이스라엘은 세계를 황폐하게 만든 테러 세력을 물리쳐야 한다는 공통된 도전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5일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예루살렘에 마련된 모디 총리의 숙소를 방문했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의전상 서열이 총리보다 높은 대통령이 직접 총리를 찾아 환영의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모디 총리와 리블린 대통령은 양국 관계 개선, 기술 이전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모디 총리는 사흘간 이스라엘에 머문다. 모디 총리와 네타냐후 총리는 이 기간 동안 연쇄 회담을 한다. BBC는 양 정상이 공동 방공 시스템 구축, 인도의 이스라엘 드론(무인기) 및 레이더 도입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가 모디 총리의 거의 모든 일정에 동행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 대통령 등 소수의 외빈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면서 “모디 총리의 획기적 방문이 양국의 친밀함을 굳건하게 다질 것”이라고 평했다. 인도와 이스라엘의 관계는 전통적으로 매끄럽지 못했다. 무슬림 인구가 1억 6500만명에 달하는 인도 측에는, 팔레스타인과 대치하면서 이슬람과 적대하는 이스라엘은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이스라엘 역시 적대국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대량 수입하는 인도에 호감을 갖기 어려웠다. 양국의 사이는 이슬람 무장단체의 테러에 공동 대응하면서 차차 개선됐다. 각각 파키스탄, 팔레스타인과 국경을 맞댄 인도와 이스라엘은 방위 산업을 중심으로 신뢰를 쌓았다. 실제로 최근 인도의 이스라엘 무기 수입 의존도는 크게 높아졌다. 양국은 지난 4월 이스라엘 측이 ‘역사상 최대’라고 표현한 20억 달러(약 2조 3000억원) 규모의 대공 미사일 구매 계약을 맺었다. 모디 총리는 6일 이스라엘의 인도 학생을 만난 뒤 곧바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로 출국한다. 모디 총리가 팔레스타인에 들르지 않고 떠나는 것에 대해 팔레스타인 정부는 유감의 뜻을 전했다. 팔레스타인 외무부 관계자는 아랍권 위성채널 알자지라를 통해 “모디 총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모두 방문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야 했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이산화탄소와 설탕으로 플라스틱을 만든다?

    [고든 정의 TECH+] 이산화탄소와 설탕으로 플라스틱을 만든다?

    이산화탄소는 최근 지구 온난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사실 지구 기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체입니다. 수증기, 이산화탄소, 메탄 같은 온실가스가 없다면 지구의 온도는 크게 낮아져서 얼음 행성이 되고 말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그 농도가 400ppm 정도로 빠르게 상승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죠. 기후 과학자들이 그 위험성을 계속해서 경고하는 동안 화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역시 화석 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것인데, 문제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가 연료로만 사용되는 게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수많은 물건이 석유화학 공정으로 제조됩니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플라스틱은 그 대표적인 물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제조할 수 있으면서 가볍고 튼튼한 플라스틱의 발명은 화학의 가장 큰 공로로 불리지만, 동시에 썩지 않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현대 사회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금속 소재와는 달리 플라스틱은 녹여서 쉽게 재활용하기도 어렵고 바다와 토양에 버려지는 경우 썩지 않고 장기간 보존되면서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친환경적이고 탄소 중립적인 대체 소재 개발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영국 배스대학의 지속 가능한 화학 기술 센터(CSCT, Center for Sustainable Chemical Technologies)의 연구팀은 이산화탄소와 설탕(sugar)을 이용해서 다양한 폴리머(polymer) 소재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이 개발한 새로운 공정은 매우 흔한 소재인 설탕과 이산화탄소를 사용해서 원료비가 저렴할 뿐 아니라 현재 널리 사용되는 소재인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와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폴리카보네이트는 투명하게 제작할 수 있어 음료수 용기나 DVD, 휴대폰 소재나 코팅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들이 개발한 폴리머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뛰어넘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제조 공정에서 포스겐(Phosgene) 같은 독성 물질을 사용하지 않아서 제조 공정이 안전하며 BPA 같은 환경 호르몬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사용과정도 안전합니다. 특히 이 폴리머는 DNA의 구성물질인 티미딘(thymidine)과 유사해 생체적합성이 높다고 합니다. 따라서 의료용으로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입니다. 물론 안전성 부분은 더 검증이 필요하지만, 실제로 그렇다면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보다 훨씬 쓸모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 폴리머가 토양에 있는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플라스틱 폐기물보다 더 안전할 뿐 아니라 처리하는 방법도 더 간단합니다. 동시에 적절한 효소로 처리할 수 있다면 다시 이산화탄소와 당분으로 분해해서 원료를 재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도 썩는 플라스틱은 나와 있지만, 연구팀의 주장대로라면 새로운 폴리머 소재는 기존의 플라스틱을 넘어서는 가능성이 있으면서 동시에 제조 공정에 석유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히려 제조 공정에서 원료로 이산화탄소가 들어가므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원료가 저렴하다고 해도 공정이 저렴하고 대량생산에 적합하지 않으면 상업화는 불가능합니다. 동시에 이미 나와 있는 플라스틱 소재와 경쟁할 만한 성능과 내구성도 갖춰야 합니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석유화학은 지금의 산업 문명을 가능하게 만든 현대의 연금술이지만, 환경과 인체에 해로운 여러 가지 물질을 만들어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문명의 이기를 버리고 산업혁명 이전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자원 고갈 걱정이 없는 새로운 화학 물질을 만드는 일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앞으로 화학자들이 해야 할 일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트럼프, 기후변화협정 결국 탈퇴하나… 국제사회는 비상

    FT “탈퇴시 참여재고 국가 늘 듯” 머스크 “자문직 사퇴할 것”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국제사회의 약속을 파기한다는 비난이 거센 가운데 중국은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수호신’을 자처하고 나서는 등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공백을 노린 각국의 손익 계산도 분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밤 트위터를 통해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관한 내 결정을 목요일(1일) 오후 3시에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표하겠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밝혔다. CNN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 탈퇴를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리 기후변화협정은 미국과 중국 등 195개 협약 당사국이 2015년 12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한다고 합의한 결과물로 지난해 11월 발효됐다. 미국은 온실가스 배출 규모에서 세계 1위 중국(20.09%)에 이은 2위(17.89%) 국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26% 줄이는 한편 2020년까지 녹색기후기금(GCF)에 최대 30억 달러(약 3조 3600억원)의 분담금을 내기로 약속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지난 3월 협정에 대한 후속 조치인 탄소세 도입을 철회하는 등 협정에서 손을 뗄 조짐을 보였다. 미국의 협정 탈퇴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이 ‘러스트벨트’에 몰려 있는 제조업계라는 점에서 예고된 수순이었다. 보수적 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은 지난 4월 파리 기후변화협정이 추진되면 각종 규제로 미국 내 제조업 분야 일자리가 2040년까지 20만 6104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은 에너지 수요의 87%가량을 석탄, 석유 등에 의존해 온 만큼 산업에 미칠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면 협정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탈퇴하면 협정 참여 여부를 재고할 국가가 더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내에서는 테러와의 전쟁, 북한 핵 문제 해결 등 숱한 과제를 앞둔 미국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니콜라스 번스 전 국무부 차관은 뉴욕타임스(NYT)에 “외교적 관점에서 봤을 때 미국이 리더십을 포기하는 건 큰 실수”라며 “무역과 군사는 물론 기타 어떤 종류의 협상이든 성공 여부는 미국에 대한 신뢰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도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은 탈퇴 반대 입장인 반면 강경 보수 성향의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콧 프루잇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탈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협정에서 탈퇴하면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위원직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은 상원의원 22명이 지난 4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탈퇴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민주당은 오바마 행정부의 업적인 협약 탈퇴에 반발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은 미국의 탈퇴 여부와 상관없이 협정을 이행하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 감축을 추진하자는 내용의 선언문에 합의했다고 FT가 보도했다. 선언문은 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중국·EU 정상회담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있는 EU는 중국에 1000만 유로(약 125억 9000만원)를 지원, 중국이 올해 안에 자체 탄소배출권 거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중국이 파리협정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많다. 온실가스 배출 1위 국가인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합의한 협정을 중국이 세계에 보낸 최대의 선물이라고 자부해 왔다. 게다가 중국은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더이상 화석연료를 고집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 파리협정 파기는 중국이 미국을 대신하는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단독]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세금은 투자…어려울 때 혜택 돌아올 거라 정부가 믿음 줘야”

    [단독]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세금은 투자…어려울 때 혜택 돌아올 거라 정부가 믿음 줘야”

    “높은 수준의 복지 혜택을 받아 본 경험이 없는 한국인들은 당장 낸 세금이 본인에게 돌아온다는 믿음이 크지 않을 겁니다. 복지 개혁을 위해서는 정부가 먼저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필수적입니다.”모르텐 바케(43) 노르웨이 노동사회부 차관은 “정부가 신뢰를 못 주는 경우는 늘 부패 이슈 때문”이라며 “신뢰를 쌓기 위해서라도 먼저 높은 수준의 복지와 교육에 대한 경험을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직장인들은 보통 소득의 30~40%를 세금으로 낸다. 바케 차관은 “세금 내는 것을 투자라고 여기고 약자를 포용하는 게 자신에게도 이롭다고 받아들인다”면서 “자신이 내는 돈이 어려울 때 혜택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높은 세금에 대한 저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이 사회안전망 구축의 중요성에 동의했고 그로 인해 프랑스, 스웨덴 등 다른 국가에 비해 불평등을 원인으로 발생하는 분쟁이 적은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1968년 북해산 원유 발굴을 계기로 1970년대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이후 석유 수출 자금을 활용해 복지시설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했으며 현재 자산 1000조원이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바케 차관은 “최근 원유값이 떨어지면서 우리도 위기의식을 느낀다”며 “국부펀드를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재정적 부를 축적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석유 덕분에 재원이 충분해 수준 높은 복지 시스템이 가능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돈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최근 늘어난 이민자들을 어떻게 사회에 포용할 것인지를 가장 고민하고 있다. 바케 차관은 “2015~2016년 사이 굉장히 늘어난 난민들이 너무 국가 복지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게 고용시장에 포용해야 한다”면서 “그들을 일하게 만드는 데 정책의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오슬로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선박·반도체 호황… ‘밀어내기’ 반짝 효과?

    해양플랜트 등 24척 사상 최대 반도체 71억弗 팔려 역대 2위 5월 조업일수 축소로 생산 위축 한미 FTA재협상 가능성에 긴장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선박과 반도체에 힘입어 역대 두 번째라는 ‘깜짝 실적’을 올렸다.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도 기존 2.9%에서 6.7%로 상향 조정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통관 기준 수출액은 51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증가했다. 2014년 10월 516억 달러에 이어 역대 2위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달 선박 수출은 71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해양가스생산설비(CPF)와 고정식해양설비 등 해양플랜트 2척을 포함해 총 24척이 선주에게 인도됐다. 이로 인해 대(對)유럽연합(EU) 수출은 사상 최대인 64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도 갤럭시S8 등 신규 스마트폰 출시 영향으로 71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동을 제외한 주요 지역에서 수출이 늘었다. 주요 2개국(G2)인 중국과 미국에서도 선방했다. 대중 수출은 현지 건설경기 호조와 설비투자 회복세에 힘입어 반도체, 일반기계, 정밀기계, 석유화학 제품이 호조를 보이면서 두 자릿수 증가율(10.2%)을 기록했다. 대미 수출은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부품의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일반기계, 석유제품, 가전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2개월 만에 증가세(3.9%)로 전환됐다. 앞서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올해 수출 호조와 관련해 “연간 수출액이 5250억~5300억 달러에 이르고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도 6∼7%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있고 수출 구조를 혁신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가시화되면서 5월 수출도 현재의 회복 기조를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4월 깜짝 성적표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당장 이달부터 황금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부족이 예상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수출이 20% 이상 증가한 데는 긴 연휴로 공장을 멈추는 5월 일정을 감안해 기업들이 밀어내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현실화와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통상환경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40%에 육박해 G2 시장이 흔들리면 수출뿐 아니라 나라 경제까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의 무역적자 실태조사 발표나 FTA 재협상 개시만으로 수출이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인도와 아세안, 중동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 다변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올 물가상승률 720%인데… 마두로 “최저임금 60%인상”

    올 물가상승률 720%인데… 마두로 “최저임금 60%인상”

    반(反)정부 시위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55) 대통령이 최저임금을 60% 인상하고 연내 지방 선거를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 행보와 경제 실정에 돌아선 민심을 잠재우기 위한 국면전환용 카드지만 석유에 의존하는 취약한 경제 구조와 포퓰리즘 정책의 개선 없이 위기를 넘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마두로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영TV에 출연해 “(5월)1일부터 현재 근로자들의 최저 임금이 60%가량 인상된다”면서 “근로자들이 매달 식품 보조금을 포함해 최소 20만 볼리바르를 더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에 지방 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고 밝혔다. 23개 주지사를 선출하는 지방선거는 원래 지난해 12월 예정돼 있었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연기됐다. 조속한 선거 실시는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사항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인상되는 최저임금을 암시장 환율로 환산하면 50달러(약 5만 6000원) 수준에 불과해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이 720%에 달하고 내년에는 2068%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마두로 정부가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올 들어 세 번째이며 2013년 취임 이후 15번째다. 임금 인상 조치로는 경제 위기 해결의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세계 5위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 집권 14년(1999~2013년) 동안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 경제질서를 거부해왔다. 석유회사를 국유화해 그 수입을 서민 임대주택 건설과 무상 교육·의료 등 복지에 대거 투입하는 좌파 포퓰리즘 정책을 실시했다. 베네수엘라의 빈곤율은 2003년 62.1%(세계은행 기준)에서 2011년 31.9%로 줄어들었다. 2013년 차베스 대통령이 사망한 뒤 취임한 마두로 대통령은 국영상점을 통해 생필품을 싸게 공급하는 등 차베스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했다. 하지만 2014년 원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에서 20달러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외환수입의 90% 이상을 석유수출에 의존했던 베네수엘라 경제는 치명상을 입었다. 2014년 유가 하락이 이어져 재정수입이 떨어졌음에도 베네수엘라 정부는 IMF의 경고를 무시하고 경기진작 명목으로 돈을 새로 찍어 충당했다. 이는 인플레로 이어져 기본적인 생필품 부족을 야기했다.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고는 2011년 300억 달러에 달했으나 2015년 200억 달러로 줄어들었고 올해는 100억 달러(약 11조 3400억원)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CNN머니가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올해 내 60억 달러의 대외채무를 갚아야 한다. 하지만 유일한 수입원인 원유 수출로 충당할 수 없어 올해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질 위험에 직면했다. 재정난에 따른 식량난이 이어지면서 베네수엘라 내에서는 반정부 시위와 약탈이 만연해 있다. 4월 한 달 동안 시위로 최소 29명이 사망하고 150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한 우파 성향 야권은 일종의 탄핵 절차인 대통령 국민소환 투표에 나섰지만 선거관리위원회와 대법원이 이를 무산시켰다. 지난 3월 말에는 대법원이 의회의 입법권을 대행하겠다고 나선 데 이어 4월 초에는 유력 야권 지도자의 대통령 출마를 금지시키는 등 마두로 정부가 독재를 강화하자 반정부 시위가 격화됐다. 지난해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70%가 마두로 정부의 퇴진을 원했다. 하지만 마두로 정부는 미국의 배후 지원을 받는 야권이 혼란을 부추긴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에 비판적인 미주 기구(OAS) 탈퇴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마두로 대통령이 지방선거 실시 의사를 밝혔지만 야권과의 대치 정국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통령 선거는 2018년 말이지만 야권은 지방선거와 함께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문제는 올해 선거를 치르지 못할 것이란 게 아니라 우리의 석유를 장악하고 쿠데타를 일으키려는 극단주의자들의 손에 나라 전체가 놀아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수요 에세이] 국제행사 성공하려면/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수요 에세이] 국제행사 성공하려면/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올해도 9월 아셈(ASEM) 경제장관회의를 비롯해서 정부 주도 아래 여러 국제회의가 열린다. 우리나라가 소위 마이스(MICE) 산업 육성을 국가발전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국제회의를 비롯한 행사가 많아졌다. 자치단체에서도 국제행사 유치에 목을 매는 형국이다. 주최하는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행사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행사가 열리는 본연의 목적도 달성하면서 가급적 많은 참석자가 와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길 바란다. 그러나 행사를 담당하는 실무진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죽하면 행사는 잘해야 본전이란 이야기까지 나오겠는가. 필자도 행사와 관련해 이런저런 추억이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고참 과장이던 시절인 2005년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에너지장관회의와 서울에서 열린 제8차 세계화상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APEC 에너지장관회의의 배경은 우리나라가 APEC 정상회의를 그해 12월 부산에서 열리로 한 데 있다. 원래 개최국은 정상회의에 앞서 관련 장관회의를 열어 의제를 정하고 정상선언문에 들어갈 내용을 정리한다. 당시 에너지장관회의는 공식적으로 개최키로 한 회의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 무렵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면서 전 세계 에너지의 60%를 쓰며 수입에 의존하는 아태지역의 에너지안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우리는 긴급장관회의를 열기로 하고 회원국의 동의를 얻었다. 회의는 유치했지만 그때까지 대규모의 다자 간 국제회의를 한번도 열어 본 경험이 없었던 실무진은 고민이 매우 컸다. 의제를 선정하고 회원국에 초청장을 발송했다. 그러나 무언가 좀더 필요했다. ‘스타’가 필요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을 초청하기로 하고 섭외에 들어갔다. 다행히 참석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행사 기획사를 선정하고 준비기획단을 꾸렸다. 경주에서 사흘 회의를 개최하는 동안 우리는 본회의 및 양자회의 진행, 의전, 언론 대응 준비 등으로 정신없이 바빴다. 사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행사를 전문적으로 준비하는 민간 기획사의 역량은 그리 높지 않았다. 이것을 공무원들이 열정으로 메워야 했다. 자정이 지나면서 행사 기획사 직원들이 떠난 자리를 우리 젊은 사무관들이 채웠다. 공식행사 끝 무렵 장관과 회원국 수석대표와의 마무리 조찬모임에서 필리핀 대표가 한 말씀 했다. “내가 APEC 행사를 다녀 보았지만 이런 성공적인 행사는 별로 보지 못했다.” 우리는 행사 성공을 직감했다. 세계화상대회는 이렇다. 자기들끼리 동업하고 비즈니스를 공유하기 위해 각국의 화교들이 돌아가며 회의를 개최한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화교들이 많았지만 20세기 들어 정치·경제적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떠나거나 귀화하고 고작 2만명 정도가 식당 주인 또는 한의사로서 명맥을 유지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당시 우리 경제는 중국을 비롯해서 화교세가 강한 동남아 시장을 뚫고, 화교자본과 협력해서 선진시장에도 진출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나라 화교들을 도와 행사를 유치했지만 국내 화상 대표자들이 국제행사를 개최하기에는 역량이 너무 약했다. 이에 경제계가 십시일반해 행사비를 대고 코트라가 행사를 지원했다. 드디어 서울 코엑스에서 대통령이 참석하는 개막식이 결정됐다. 그런데 가장 큰 고민 한 가지. 오전 10시에 개막식이 열리려면 9시 30분까지는 3000여명의 세계 각국 화상 대표자들이 행사장에 도착해 있어야 했다. 그런데 30여개국 대표단은 서울시내뿐 아니라 경기 일원의 호텔에 분산되어 투숙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들을 제시간에 입장시키지?” 그들의 ‘의지’만 믿고 있기에는 너무 불안했다. 결국 산업부 공무원들과 코트라 등 관련 단체 직원들을 총동원했다. 화상들이 묵고 있는 호텔에 함께 투숙시킨 뒤 행사 당일 데려오게 한 것이다. 개막식은 다소 어수선하고 진행도 그리 매끄럽지 못했지만 참석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돌아가는 길에 대통령께서 장관에게 한마디 하셨다. “행사가 아주 잘되었습니다.” 그간의 고생이 스르르 녹아 없어졌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행사 성공에는 4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참석자들의 관심을 끄는 매력적인 의제, 스타성을 가진 주빈, 준비 실무진의 팀워크. 그리고 주빈의 칭찬이다.
  • [In&Out] 제약산업 ‘국민산업’으로 육성해야/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In&Out] 제약산업 ‘국민산업’으로 육성해야/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2009년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친 신종인플루엔자 사태에서 의약품 보유 유무가 국가적 위기를 넘어 전 인류의 생명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음을 절감했다. 당시 우리도 백신 비축량이 부족해 다국적 제약사에 사절단을 급파, 백신을 구걸했던 참담함을 겪어야 했다. 새로운 질병의 출현을 계기로 보건은 안보의 개념에서 이해되고 있으며, 의약품자급 능력은 자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척도가 됐다.하지만 일부 선진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많은 국가들은 자국의 제약산업 기반이 무너져 제약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대만,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권의 경우 제약시장의 80% 이상을, 브라질과 페루 등 중남미 국가들도 70% 이상을 수입 의약품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필리핀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세계 각국 평균치보다 15배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완제의약품 자급도는 80%에 육박하고 있다. 새로운 질병 출현과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제약산업의 사회경제적 가치는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장될 전망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의료비 수요에 대응하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비를 절감하는 ‘비용 대비 효과적’ 약물의 존재감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로 눈을 돌려보자. 제약산업은 미래 국가경제를 주도해 나갈 먹거리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 세계적인 저 성장 기조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세계 의약품시장은 2005년 이후 연평균 6%대의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해 약 1200조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도 연평균 4~7%의 성장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도 상황은 비슷하다. 내수, 수출 부진과 함께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정보기술(IT) 등 전통적으로 한국경제를 떠받쳤던 주력산업이 퇴조 양상을 보이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의 출현이 요구되고 있다. 부진한 국내 경기를 회복할 구원투수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의약품을 위시한 바이오헬스산업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 뛰어든 지 30년에 불과한 한국 제약기업은 2015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 달성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3년 항생제 팩티브가 처음으로 의약 종주국인 미국에서 약을 시판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이래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받은 의약품은 2017년 10개를 넘어섰다. 완제의약품 수출도 최근 10년간 평균 15%대의 증가율을 보일 정도로 매해 고성장하고 있다. 2014년 산업 분야별 기술무역 수지비(기술수출액/기술도입액)를 보면 보건의료 분야가 1.81로 전 산업분야 중 가장 높다.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정부는 물론 국내 2400여개 제조업체(2016년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도 제약산업이 중심인 바이오헬스 등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꼽았다. 여기에 저성장 기조에 따른 사회 전반의 고용감축 흐름과는 달리 제약기업은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내고 있다. 매년 꾸준한 인력 채용으로 제약산업계의 종사자는 5년 전보다 2만명이 늘어 2016년 말 1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통계청의 ‘2014년부터 2024년까지의 취업자 수 증감률’에 따르면 제조업 평균이 1.0%인 반면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은 2.6%로, 전 제조업에서 가장 높다. 특히 제약산업은 지식기반산업이라는 특성에 걸맞게 석박사 등 양질의 인력 유입에 적극 나서면서 고용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처럼 제약산업은 질병으로부터의 해방, 건강증진 등 국민건강권 확보의 토대가 되는 사회보장 성격의 산업인 동시에 국가경제에 활력을 주는 미래 먹거리산업이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민산업인 제약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 어린 관심 속에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갖고 산업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 ‘저유가 늪’에… 쿠웨이트도 9조원 국채

    저유가 장기화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중동 지역 국가들이 잇따라 국채 발행에 나섰다. ‘세계 최대의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쿠웨이트도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80억 달러(약 9조 1744억원) 규모의 국채 발행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입의 95%를 원유 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쿠웨이트는 국제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한 2013년보다 무려 56% 넘게 하락하면서 극심한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쿠웨이트는 2015~2016회계연도에 16년 만에 처음으로 150억 달러의 재정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016~2017회계연도 역시 290억 달러의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WSJ는 35억 달러 규모로 발행되는 5년 물 채권 금리가 미국 5년 물 국채 금리보다 0.75% 포인트 높게, 45억 달러 규모로 발행되는 10년 물 채권 금리는 미 국채 10년 물보다 최대 1% 포인트 높게 책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걸프만 연안 국가의 재정 적자가 모두 9000억 달러(약 103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 국가들은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재정 부족분을 메우고,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경제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만은 이달 들어 채권 발행 등으로 50억 달러를 조달했다. 지난해에는 신흥국 국채 발행으로는 최대인 175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한 사우디를 비롯해 카타르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등도 국채 발행 대열에 가세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日·中 경쟁시켜… ‘脫석유 경제’ 발판 삼는 사우디

    日·中 경쟁시켜… ‘脫석유 경제’ 발판 삼는 사우디

    사우디에 日경제특구 설치 합의 내일 중국으로 이동해 경협 논의 양국 투자·기술 노하우 끌어들여 석유 의존서 新산업 추동력으로중동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일본과 중국을 경쟁시키면서 ‘탈석유 경제’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27일 말레이시아를 필두로 이례적으로 긴 한 달간의 아시아순방을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1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일본·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에 합의하고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사우디에 일본 경제특구를 설치하고 일본의 공장과 연구 거점을 유치하는 등 두 나라가 전략적 협력을 가속화하기로 한 것이다. 사우디에 공장 설립을 위해 도요타자동차 등이 사우디 국가산업클러스터·개발계획청과 협의하고 일본 외무성은 비자 발급 요건 완화를 추진하는 등 우선 30건의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순방의 두 축 가운데 하나인 일본에서 일단 예상 이상의 성과를 손에 쥔 살만 국왕은 15일부터 시작되는 다음 방문지 중국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에서는 물류, 운송, 건설, 금융 서비스 분야 등의 합의와 ‘차이나머니’의 사우디 투자 프로젝트에 합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도쿄의 외교 소식통들은 이날 “살만 국왕과 사우디 정부가 아시아순방 준비 단계부터 일본과 중국을 경쟁시켜 가면서 협력 프로젝트와 합의 목록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일본으로부터는 자동차 및 로봇산업, 금융서비스 협력과 기술인력 연수 등을 얻어내려고 애를 썼다. 사우디 국왕의 일본 방문은 46년 만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물류·운송 및 건설, 에너지 협력에 방점을 뒀다. 일본과 중국을 경쟁시켜 좋은 조건을 얻어내고 두 나라의 강점을 흡수해 자국의 탈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시도다. 사우디는 저유가의 충격 속에서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석유 이외의 여타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산업의 다각화를 위해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를 겨냥하면서 국가별로 전략적 협력 구축을 고심해 왔다. 살만 국왕의 이번 순방은 이런 상황을 깔고 있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의 핵심 국가들이 끼어 있는 것도 이런 전략을 엿보게 한다. 이번 일·사우디 합의에서 일본의 JX그룹은 사우디 아람코와 정유소 및 석유화학 공장 건설 등 석유 및 가스 기술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일본 굴지의 정유회사인 이데미쓰와 스미토모 화학도 참여한다. 사우디에서 연간 원유 수입량의 30% 이상을 사들이고 있는 일본과 사우디의 ‘에너지연맹’이 수립됐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일·사우디의 에너지협력은 자칫 일본에 상당량의 정유와 석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한국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 기업의 공장과 연구 거점의 유치를 위해 사우디는 특구와 관련해 일본에 투자 규제 완화, 세제상 우대 및 통관 간소화, 인프라 정비 혜택 등을 약속했다. 중국과의 협상과 반대급부도 주목된다. 경제적인 목적 외에도 미국에 대한 반발이 아시아 중시 정책의 정치외교적 배경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우디는 최근 이란과 화해한 미국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중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수행원 1500명, 리무진 400대…日 찾은 사우디 왕의 행차

    아시아 순방 중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81)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초대형 수행단을 끌고 46년 만에 일본을 방문했다. 살만 국왕은 현지시간으로 12일, 정부 각료와 종교 지도자, 군 관계자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 25명 등 약 1500명으로 구성된 수행단을 이끌고 일본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일본 측은 살만 국왕과 수행단을 ‘모시기’ 위해 400대에 달하는 최고급 리무진을 준비해 공항으로 보냈다. 또 현지시간으로 15일까지의 일정 소화를 위해 도쿄의 고급 호텔 1200여 개의 객실이 예약됐다. 살만 국왕은 지난 1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에는 방문 기간 동안 이용할 이슬람 사원 내에 전용 특별 화장실을 설치하도록 요구한 바 있으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살만 국왕의 연설 시 이용할 전용 의자를 새로 배치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왕의 행차’를 위해 꾸려진 짐의 규모는 459t에 달한다. 여기에는 비행기 승하차용 자동 에스컬레이터 2대와 S600 벤츠 2대 등이 포함돼 있으며, 국왕의 짐만 450t에 달한다. 1500명에 달하는 수행단은 3주에 걸쳐 비행기 36대를 나눠 타고 이동했다. 한편 1971년 파이잘 당시 국왕 이후 46년 만에 일본을 방문한 사우디 국왕은 오늘(13일) 아베 신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석유 의존 경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우디와 일본 간 협력 방안을 집중 모색할 예정이다. 살만 국왕은 아베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아키히토 일왕과도 만날 예정이며, 15일에는 일본을 떠나 중국 방문 길에 오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드 배치 착수 이후] 韓 화장품·농수산식품 등 ‘직격탄’… 대체 힘든 반도체·석유화학 순항

    [사드 배치 착수 이후] 韓 화장품·농수산식품 등 ‘직격탄’… 대체 힘든 반도체·석유화학 순항

    패션 등 비관세장벽 피해 불가피 “디스플레이 등 제재는 어려울 것”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우리의 대(對)중국 수출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최근 대중 수출 유망 업종으로 떠오른 화장품과 농수산식품, 패션·의류 등 소비재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중국이 제3국 수출에 역점을 두는 첨단 업종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의 대중 수출은 1244억 달러, 수입은 870억 달러로 374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냈다. 무역 비중은 25.1%로 전 세계 교역국 가운데 1위였다. 수출품 4개 중 1개는 중국으로 향했다는 의미다. 대중 수출 품목 가운데 중간재가 74%로 가장 많았다. 수출 상위 품목에는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이 있다. 산업부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이들 제품에 대해 중국이 다른 나라 제품으로 대체하거나 제재를 가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반도체의 대중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8.9% 증가했다.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대체하기도 쉽지 않은 품목이다. 대중 수출 비중이 73.8%에 이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역시 중국과의 상호 의존성이 높은 편이다.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 강화로 고품질 경유에 대한 중국 수요가 늘고 있어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에 대한 수입을 줄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산 일반기계 수입도 9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5대 유망 소비재 품목으로 자리잡았던 화장품과 농수산식품, 패션·의류, 생활·유아용품, 의약품은 중국의 비관세장벽(위생·인증 강화) 확대로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대중 수출 5위 품목인 무선통신기기를 비롯해 가전, 섬유류도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수출 물량의 40%를 중국에 수출하는 화장품은 현지 검역이 강화되면서 위생 등에서 퇴짜를 맞거나 통관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3년 연속 대중 수출 비중이 높아진 패션·의류(19.9%)는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동안 11월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2014년 대중 수출 비중이 15.1%에서 한·중 FTA 발효 2년차인 지난해 16.8%로 높아진 농수산식품 역시 지난 1월 20.9%가 급감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진우 한국무역협회 전략시장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제3국으로 수출해야 하는 입장에서 질 좋고 값싼 한국산 중간재를 제재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중국 투자를 꺼리게 만들 경우 중국 내 고용에도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 “다만 중국 내 성장 속도가 높은 최종 소비재에 대한 수출 감소는 우리 측 피해가 불가피한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우디 국왕 ‘아시아 초호화 순방’ 나선 까닭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82)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1개월간에 걸쳐 아시아 지역을 둘러보는 ‘초호화판 순방’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국제 유가 하락으로 재정 위기에 몰린 사우디가 호화 사절단을 꾸린 것은 아시아에 ‘사우디는 아직 건재하다’는 점을 과시하려 한다는 일부의 시각도 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BBC가 최근 보도했다. 사우디의 최우선 목표는 아시아에 대한 투자를 통해 사우디의 경제 구조를 다변화해 석유 의존도를 크게 낮추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에 450억 달러(약 51조 6300억원)를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순방에서 중국과 일본의 물류, 인프라,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석유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얘기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로서는 고객 관리 차원이라는 점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네 번째 방문국인 중국은 2014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베이징 방문에서 공급 규모를 늘리는 러시아와 이란과의 공급량 격차를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아람코가 기업공개(IPO)를 앞둔 점도 주요 요인이다. 아람코의 IPO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인 만큼 아시아지역 투자자와 기업공개 시장을 물색하겠다는 차원이다. 아람코는 사우디 증시 외에 다섯 번째 방문국인 일본의 도쿄증시 상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진 점도 순방 목적 중의 하나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사우디의 강력한 동맹국이었지만 반(反)이슬람 성향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미국을 영원한 우방이라고 믿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때문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같은 이슬람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미국과의 관계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살만 국왕은 지난달 26일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중국, 일본, 몰디브를 거쳐 오는 27일 요르단에서 열리는 아랍권 연례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그의 이번 순방 길에는 국왕을 수행하는 왕자 25명과 주요 부처 장관 10명, 경호원 100명, 수행원 1500명 등이 탄 최고급 보잉 여객기 6대가 동행하고 있다. 수행단의 짐가방 등 화물만 460t에 이른다. 이를 수송하고자 수하물 업체 직원 570명을 별도로 고용했다. 초대형 군용 수송기 C130 허큘리스, 국왕 전용 전자동 에스컬레이터 트랩, 메르세데스벤츠 리무진 S600 2대도 가져와 ‘초호화판 유람 여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당정 “中 사드 보복 WTO 제소 검토… 산업피해 최소화 노력”

    당정 “中 사드 보복 WTO 제소 검토… 산업피해 최소화 노력”

    단체관광 러·印尼 등 다변화 모색… 관광업계 특별융자 500억 추가 정부와 여당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7일 국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중국의 사드 보복 관련 대응방안’ 논의를 위한 당정협의를 마친 뒤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WTO 제소 문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등의 여부를 적극 검토하고 국내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 노력도 강화해 나간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국의 ‘한국여행 금지’ 조치가 한·중 FTA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법률적 증거 자료 수집에 나선 상태다. 한·중 FTA 협정문 서비스 분야의 여행 알선 대행 규정에는 “시장 접근에 대한 제한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규정 위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만큼 오는 15일 이후 여행금지조치가 동시다발적으로 취해지는지 살펴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이 소방·위생법을 어겼다며 현지 롯데 계열사에 무더기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해서도 롯데 측이 제반 조치를 취했음에도 영업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롯데의 법률적 대응과 함께 한·중 FTA의 ‘외국인 투자’ 규정 위반 여부를 따져 WTO 제소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사드 논란 이후 중국의 철강·석유화학업계에 대한 반덤핑 조사 등 비관세 장벽 소송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정은 관광산업에서 중국 단체 관광 의존도를 낮추고 러시아, 인도,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다변화하기로 했다. 또 관광업계에 운영자금 특별융자를 지원 예정인 700억원대에서 500억원 늘리기로 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는 유엔 안보리 차원의 규탄 성명은 물론 추가적인 강력 대북제재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에 당정은 뜻을 모았다. 또 미국에서 검토하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가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당정은 밝혔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화장품, 1년 전보다 83% 늘어… 수출 13대 주력품목 중 10개 증가

    화장품, 1년 전보다 83% 늘어… 수출 13대 주력품목 중 10개 증가

    역대 최고 64억弗 반도체 주도 부진하던 자동차 실적도 개선‘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국내 소비와 투자 등 ‘내수’를 키우는 것은 우리 경제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무역의존도를 낮춰야 외부 변화나 충격으로부터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유지하면서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틀을 다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내수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역시 믿을 것은 수출”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대에 이른다”며 “지금과 같이 민간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수출마저 부진하면 곧바로 성장 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은 그런 맥락에서다. 지난 2월 수출이 5년 만에 가장 큰 폭(20.2%)으로 증가하며 생산, 소득, 소비, 투자 등 온통 어두운 지표투성이인 우리 경제에 한줄기 밝은 빛을 보여 주었다. 13대 주력 품목 중 10개 품목에서 수출이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는 스마트폰용 메모리와 기존 하드디스크를 대신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의 급증에 힘입어 역대 가장 많은 64억 달러어치가 수출됐다. 석유화학도 수출 단가 상승과 설비 확충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 등으로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많은 38억 10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냈다. 부진의 늪에 빠져 있던 자동차도 신흥시장 실적이 개선되면서 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화장품·의약품·농수산식품 등 5대 유망 소비재는 전 품목에서 수출이 늘었다. 특히 화장품은 주력시장인 중국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83.1%의 증가율을 보였다. 역대 2위의 월간 수출 실적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수출 증가와 수출 감소가 번갈아 나타날 때만 해도 현재와 미래에 대한 가늠이 쉽지 않았지만, 4개월 연속의 가파른 상승세는 완연한 회복 국면으로 보기에 충분한 수준인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일 “고부가가치 품목의 수출 급증, 주력 품목의 전반적인 회복세가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며 “수출 회복세가 공고화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수출 회복세가 3월을 포함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견고한 수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월간 증감률 통계수치의 플러스 전환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면서 “다만 보호무역주의 확산, 환율 변동성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하방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는 정부도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