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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버지니아주 ‘해병 선셋 퍼레이드’ 가보니…

    美 버지니아주 ‘해병 선셋 퍼레이드’ 가보니…

    14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해병 전쟁 기념비’(이오지마 기념비) 근처에 단체버스 4대가 도착했다. 아프가니스탄전 등에 참가했던 해병과 가족, 그리고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 등이 버스에서 내렸다. ●참전용사·외국대사 200명 초청 56년 전통의 ‘해병 선셋 퍼레이드’에 초청받은 이들 200여명은 도열한 해병들의 경례를 받으며 연병장 중앙의 귀빈석으로 안내됐다. 주변 잔디밭에는 이미 도착한 시민과 관광객 400여명이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객석에 앉아 정면을 바라보니 연병장 끝으로 유명한 이오지마 기념비가 눈에 들어왔다. 1945년 일본과의 태평양전쟁 막바지에 미군이 많은 사상자(2만 4000여명)를 냈던 이오지마 전투에서 해병대원 6명이 성조기를 세우는 실제 모습을 모델로 만든 기념비다. 사회자가 1956년부터 이곳에서 해병 군악대와 의장대의 선셋 퍼레이드가 시작됐다는 역사를 설명했다. 퍼레이드는 매년 6~8월 매주 화요일에 펼쳐지며 올해의 경우 이날이 마지막 행사라는 사실, 그리고 최영진 주미 한국대사가 이날 특별히 초청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해병대 측은 지난달에는 일본대사를 초청하는 등 근래 차례로 외국 대사들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윽고 기념비 뒤편에서 붉은색 제복 차림의 군악대가 서서히 등장하면서 퍼레이드는 시작됐다. 관악기와 타악기를 든 100여명의 군악대원들은 절도 있는 몸동작과 함께 남북전쟁 당시 북군 군가(When Johnny Comes Marching Home) 등 귀에 익은 노래들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마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는 듯 ‘율동’이 화려했다. 군악대가 옆으로 비키자 이번엔 기념비 뒤에서 검은색 제복의 의장대가 카리스마 있는 보폭으로 나타났다. 성조기와 해병기를 든 병사들이 가운데 자리하자 미국 국가가 연주됐고 관객들은 모두 일어섰다. 이어 의장대의 절도 있고 화려한 의장 시범이 펼쳐졌다. 시범이 끝난 뒤 의장대 지휘 장교가 귀빈석의 최영진 대사와 미 해병대 장성을 연병장으로 안내했고, 의장대의 분열이 펼쳐졌다. ●석양 뒤로 의장대 조총발사 ‘장관’ 마지막으로 사회자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들을 추도하는 순서임을 알리면서 분위기는 일순 차분해졌다. 의장대가 허공에 조총을 발사한 데 이어 기념비 위에 해병 한 명이 올라가 나팔로 구슬픈 곡조를 연주했다. 나팔을 든 해병이 석양과 어우러진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 같았고 뭉클한 감정이 솟아올라 왔다. 일부 관객이 눈시울을 적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40여분 만에 행사는 모두 끝났다. 객석을 빠져나가던 중년 여성은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한 해병 장교는 “세계적으로 오직 미 해병만 이렇게 정기적이고 큰 규모의 공연을 한다.”고 했다. 애국심도 관광 상품으로 파는 나라, 외국 귀빈을 초청해 미국의 정신을 소개하는 나라 바로 미국이었다. 글 사진 알링턴(버지니아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정선이가 제안하는 정선 여행 네 가지-정선이, 정선 가다

    정선이가 제안하는 정선 여행 네 가지-정선이, 정선 가다

    정선이가 제안하는 정선 여행 네 가지 정선이, 정선 가다 짙은 초록으로 탈바꿈 중인 나무 이파리가 눈을 깨우고, 주렁주렁 하얗게 매달린 아카시아 꽃 향기가 달콤하게 코를 간질인다. 정선의 시간과 계절의 향기는 일상의 감성을 자극해 정선을 찾는 이들에게 봄꽃처럼 환하고 봄나물처럼 푸근한 미소를 짓게 한다. ‘정선’이라는 이름의 코레일 승무원 이정선씨에게는 미소와 함께하는 정선 여행 길이 더욱 친근하고 특별하다. 웃고 있는 정선씨, 말해 줘요. 정선에서는 무얼 해야 하나요?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이진경 사진 Photographer 우경선 1 환한 미소가 아름다운 코레일 승무원 이정선씨와 함게한 정선여행 2 정선 여행의 상징 중 하나인 레일바이크. 성수기에는 예약을 하고 가는 편이 안전하다 3 정선의 새로운 명소인 스카이워크 4 스카이워크에 서면 한반도 지형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01 신나게~ 아찔하게 즐겨요 페달을 밟아 철길을 달리다 레일바이크 아우라지를 거쳐 구절리까지 달리던 열차는 2004년부터 구절리를 찾지 않았다. 2002년 태풍 루사의 피해를 받고 복구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다. 열차를 타는 이도, 내리는 이도 없는 역사驛舍와 버려진 철길. 열차와 함께했던 기억이 옛 일로 추억되던 2005년, 아우라지에서 구절리를 잇는 7.2km의 철로에는 이름마저 생소했던 레일바이크가 열차를 대신해 달리기 시작했다. 레일바이크. 이름 그대로 철로Rail를 달리는 자전거Bike다. 동력으로 철로를 달리는 열차와는 달리 레일바이크는 순전히 사람의 힘으로 철로를 달린다. 2인용, 4인용으로 이뤄진 정선 레일바이크에는 두 사람이 밟을 수 있는 페달이 각각 마련돼 있다. 순전히 다리 힘으로만 7.2km 구간을 달려야 하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구절리에서 아우라지까지는 적당한 내리막이 이어져 힘쓸 일이 거의 없다. 오히려 시속 15~20km의 질주에 쾌감이 든다. 구절리 역에서 출발한 레일바이크는 고즈넉한 농촌 마을과 기암절벽이 늘어선 송천의 물줄기를 따라 아우라지까지 달린다. 어두운 터널을 달리는 짜릿한 기분은 덤으로 얻는 재미다. 바람을 맞으며 레일바이크를 타는 기분에 취해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해도 괜찮다. 아우라지에서 구절리로 향하는 풍경열차는 놓친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라 배려한다. 풍경열차는 레일바이크를 탄 이라면 누구든 공짜로 탈 수 있다. 그 밖에 구절리 여치의 꿈, 아우라지 어름치 유혹은 쉬어갈 만한 카페다. 못 쓰게 된 기차를 개조해 만든 구절리 기차 펜션과 캡슐 하우스에서는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기에 좋다. 찾아가기 정선읍에서 임계·동해 방면 42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구절리로 가는 410번 지방도로 좌회전. 진부IC에서는 59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42번 국도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운행시간 오전 8시40분, 오전 10시30분, 오후 1시, 오후 2시50분, 오후 4시30분 이용요금 2인승 2만2,000원, 4인승 3만2,000원 전화 033-563-8787 홈페이지 www.railbike.co.kr 정선 하늘 길을 걷다 스카이워크 멀쩡한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오금이 저리다. 병방산의 천길 낭떠러지를 유리 바닥 아래에 두니 평생 남의 일인 줄만 알았던 고소공포증이 실감된다. 발 아래로 준 단 한 번의 눈길에 턱 하니 숨이 막혀 저 너머로 굽이치는 절경은 눈에 담기가 어렵다. 귤암리 사람들이 정선읍으로 가기 위해 넘어 다녔다는 병방산. 정선읍으로 향하는 길은 고개를 넘고 넘는 고된 길이었다. 삶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넘어야 했던 길 위, 병방산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지형의 절경은 그들에게는 걸어온 길에 대한 보상과 같았다. 수십년 전까지만 해도 고되게 넘어야 했던 삶의 길은 길이 닦이며 전망대로 탈바꿈했다. 지금처럼 편하지는 않았지만 조양강이 휘감아 도는 한반도 지형을 보기 위해 병방산을 찾는 이들이 꽤 됐다. 이런 병방산에 스카이워크가 생겼다. 하늘을 걷는 듯, 전망대는 바닥은 물론 사방을 유리로 둘렀다. 유리로 만들어진 전망대인 스카이워크가 들어선 곳은 깎아지른 절벽 위다. 그것도 병사 하나만 지켜도 천군만마가 접근하기 힘들다는 절벽 중의 절벽, 병방치兵防峙의 절벽이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이라면 애초에 접근하지 말 것이며, 심약한 이라면 저 너머 풍경에 시선을 두는 게 현명하다. 발 아래 절벽을 온몸으로 받아들인 순간,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다. 스카이워크에서도 담담하게 걸을 자신이 있다면 짚와이어에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북실리 병방산 스카이워크에서 광하리 생태체험학습장까지 길이 1.1km의 짚와이어가 마련돼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120km. 시속 70~120km로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 찾아가기 정선읍에서 42번 국도를 타고 정선군선거관리위원회가 있는 미소빌, 현대아파트 삼거리로 간다. 정선예비군훈련장 방면으로 좌회전하면 병방치 전망대 표지판이 있다. 시내에서 10분 가량 걸린다. 02 추억 여행을 떠나요 옛 집에서의 하룻밤 아라리촌 아리랑의 고장으로 알려진 정선. 정선 아리랑의 발상지 가운데 하나인 아우라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아라리촌은 강원도 산간지방의 생활문화를 눈으로 보고 직접 경험해 보는 공간이다. 아라리촌에는 옛 양반이 살았던 기와집과 참나무 굴피로 지붕을 덮은 굴피집, 소나무를 쪼갠 널판으로 지붕을 이은 너와집, 대마의 껍질을 벗겨낸 줄기로 이엉을 엮은 저릅집, 얇은 판석으로 지은 돌집, 나무로 지은 귀틀집이 자리했다. 한 공간에 옹기종기 옛 집들이 모여 있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당시의 삶을 보는 듯하다. 하루, 단 하룻밤의 시간을 내어 줄 수 있는 이에게 아라리촌은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펼쳐 놓기에 한 시간 남짓 아라리촌에 들러 지나친다면 아쉽고 안타깝다. ‘숙박 중’이라는 팻말을 방패로 온전히 나의 옛 집을 얻는 하루에는 평상에서 바라보는 밤하늘, 툇마루에서 맞는 햇살과 바람이 포함된다. 밤에는 완벽한 고요를 즐기며 잠자리를 청하고, 아침에는 담 너머로 들려오는 아이들의 조잘거림을 들으며 게으름을 부리는 일도 아라리촌의 하룻밤이 주는 행복이다. 찾아가기 정선읍에서 정선제2교를 넘어 화암동굴 방면으로 우회전해 1km 가면 우측에 아라리촌이 자리했다. 이용요금 와가 30만원, 너와집 20만원, 돌집 15만원, 굴피집, 저릅집, 귀틀집 10만원 전화 033-560-2059 홈페이지 www.jsimc.or.kr 1 강원도 산간 지방의 생활문화를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아라리촌 2 폐광촌 폐교를 활용한 추억의 박물관에서는 20~30년 전으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3, 4, 5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배경이 되기도 한 타임캡슐공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어린 시절 추억을 찾아 아리랑학교 추억의 박물관 폐광촌 폐교의 교실과 복도에 작다면 작게 자리한 추억의 박물관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열광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아이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엄마 아빠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추억하며 아이들과 교감한다. 추억의 박물관은 입구에서부터 남다르다. 네모반듯한 규격의 입장권을 딱지 조각 하나가 대신한다. 참 잘해야 받을 수 있었던 ‘참 잘했어요’ 스탬프도 딱지 뒤에 찍을 수 있다. 딱지를 받아 박물관으로 들어서면 추억 여행은 본격 궤도에 진입한다. 각종 삐라에 딱지, 신문, 잡지, 성냥갑, 담뱃갑은 물론 반공 포스터에서 쥐를 잡자던 선전 포스터까지 소소한 옛 물건들이 가득하다. 같은 양은 도시락을 보고도 중년의 아들과 노년의 할머니가 다른 추억을 얘기하는 추억의 박물관은 서로의 추억을 꺼내어 현재를 말하는 다리가 되기도 한다. 찾아가기 정선읍에서 남면 방면 59번 국도 이용. 남면에서 자미원 방면으로 직진해 함백로를 따라 고갯길로 15분을 가면 된다. 이정표 참고. 산길 운전에 자신이 없다면 38번 국도와 421번 지방도를 타는 게 좋다. 개관시간 토, 일 오전 10시30분~오후 5시 입장료 1,500원 전화 033-378-7856 홈페이지 www.ararian.com 내일, 오늘을 추억하다 타임캡슐공원 정선군 신동읍 조동리의 새비재에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차태현과 전지현이 타임캡슐을 묻은 소나무가 자리했다. 내일의 만남을 약속하고 오늘 타임캡슐을 묻은 그들처럼 타임캡슐공원에는 어제가 될 오늘을 기념하고, 내일을 약속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1~12월을 상징해 12개로 나뉘어진 공간에는 각 400여 개의 타임캡슐 공간이 마련돼 있다. 4,000여 개가 넘는 타임캡슐 공간은 각기 다른 4,000여 약속과 추억을 담고 짧게는 100일, 길게는 4년 후 개봉될 날을 기다린다. 새비재 꼭대기에 자리한 타임캡슐공원에서는 주변 풍광이 한눈에 조망된다. 공원 산책로에는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더불어 벤치가 마련돼 있어 내달리는 산줄기를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산을 깎아 만든 일대 밭은 8월경이면 잘 익은 배추로 푸르게 덮여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찾아가기 아리랑학교 추억의 박물관과 가깝다. 타임캡슐공원은 산길을 따라 10분 정도 차를 타고 올라야 한다. 개장시간 하절기 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 오전 9시~오후 5시 이용요금 타임캡슐구입 100일 4만원, 1년 5만원, 2년 6만원, 3년 7만원, 타임캡슐대여 1년 1만원, 2년 2만원, 3년 3만원, 4년 4만원 전화 033-375-0121 홈페이지 time.jsimc.or.kr 03 자연을 품고 달려요 정선이 품은 금강산 화암8경 드라이브 금강산에 버금가는 절경을 자랑하는 정선의 소금강 일대. 발길 닿는 곳곳마다 수려한 경치가 펼쳐져 한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소금강 일대 8개 명승지인 화암약수, 거북바위, 용마소, 화암동굴, 화표주, 소금강, 몰운대, 광대곡은 화암8경으로 지정돼 있다. 이들 중 화암약수와 화암동굴, 몰운대는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화암8경 드라이브의 출발점은 몰운대나 용마소로 정한다. 몰운대에서 출발하면 용마소에서, 용마소에서 출발하면 몰운대에서 드라이브를 마감하게 된다. 제천IC로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소금강으로 향하면 가장 먼저 몰운대와 만난다. 주차장에서 울창한 솔숲을 헤치고 200m 가량 들어가면 평평한 바위가 나오고, 바위 아래에는 아찔한 절벽이 펼쳐진다. 절벽 끝에는 벼락을 맞았다는 소나무가 맑디맑은 동대천의 풍광을 지켜보며 서 있다. 하늘을 향한 소나무가 검은 실루엣으로 모양을 달리하는 석양 무렵이라면 감동은 배가 된다. 몰운沒雲. 구름마저 모습을 감출 정도니 이들의 조화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몰운대를 지나자마자 오른편으로 길을 이으면 광대곡이다. 광대곡은 하늘과 구름과 땅이 맞붙은 신비한 계곡으로 용소폭과 선녀폭포, 바가지소, 골뱅이소 등 12개의 용소를 품었다. 이러한 광대곡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하루를 꼬박 투자해야 할 터. 드라이브로 화암8경을 둘러본다면 광대곡은 깊이 들어가지 않는 게 현명하다. 강을 따라 길을 이으면 한치계곡과 소금강이 나타난다. 한치계곡은 소금강의 큰 줄기에서 조금 벗어나 찾는 이가 적지만 층이 진 기암절벽과 바위 사이로 힘차게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이룬 경치 하나만은 오히려 소금강보다 낫다. 화표주를 지나 동면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거대한 병풍바위를 지나면 화암약수다. 철분이 유난히 많은 화암약수는 위장병에 탁월한 효험이 있다고 한다. 화암약수에서 나와 이정표를 따라 화암동굴로 향한다. 화암동굴은 1922년부터 1945년까지 금을 캤던 천포광산으로, 당시 국내 5위를 차지했던 금광이다. 지금의 동굴은 금광 굴진 중 발견된 천연 종유굴과 금광 갱도를 개발한 것. 그래서인지 자연미와 인공미의 조화가 돋보인다. 역사의 장, 금맥따라 365, 동화의 나라, 금의 세계, 대자연의 신비로 이뤄진 동굴 전체를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 가량. 모노레일을 타고 동굴 입구까지 오르면 체력 안배에 도움이 된다. 찾아가기 정선읍에서 출발한다면 59번 국도를 이용한다. 화암동굴 이정표가 잘 돼 있다. 정선의 첫 번째 목적지로 화암8경을 정했다면 중앙고속도로 제천IC를 이용하는 게 낫다. 제천IC에서 영월, 태백으로 이어지는 38번 국도가 고속도로만큼 잘 닦여 있다. 개장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이용요금 화암동굴┃입장료 어른 5,000원, 청소년 3,500원, 어린이 2,000원, 화암동굴 모노레일┃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전화 033-562-7062 홈페이지 www.jsimc.or.kr 내일, 오늘을 추억하다 타임캡슐공원 정선군 신동읍 조동리의 새비재에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차태현과 전지현이 타임캡슐을 묻은 소나무가 자리했다. 내일의 만남을 약속하고 오늘 타임캡슐을 묻은 그들처럼 타임캡슐공원에는 어제가 될 오늘을 기념하고, 내일을 약속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1~12월을 상징해 12개로 나뉘어진 공간에는 각 400여 개의 타임캡슐 공간이 마련돼 있다. 4,000여 개가 넘는 타임캡슐 공간은 각기 다른 4,000여 약속과 추억을 담고 짧게는 100일, 길게는 4년 후 개봉될 날을 기다린다. 새비재 꼭대기에 자리한 타임캡슐공원에서는 주변 풍광이 한눈에 조망된다. 공원 산책로에는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더불어 벤치가 마련돼 있어 내달리는 산줄기를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산을 깎아 만든 일대 밭은 8월경이면 잘 익은 배추로 푸르게 덮여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찾아가기 아리랑학교 추억의 박물관과 가깝다. 타임캡슐공원은 산길을 따라 10분 정도 차를 타고 올라야 한다. 개장시간 하절기 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 오전 9시~오후 5시 이용요금 타임캡슐구입 100일 4만원, 1년 5만원, 2년 6만원, 3년 7만원, 타임캡슐대여 1년 1만원, 2년 2만원, 3년 3만원, 4년 4만원 전화 033-375-0121 홈페이지 time.jsimc.or.kr 1 벼락 맞은 소나무가 인상적인 몰운대 2 화암 8경 중 하나인 ‘화암동굴’ 3 철분이 많아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는 화암약수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04 정과 인심을 나눠요 5일마다 열리는 잔치 정선5일장 달력 끝자리에 2와 7일 들어가는 날이면 어김없이 열리는 정선 5일장은 1966년부터 이어온 오랜 역사와 전통의 시골 장이다. 정선 하면 떠오르는 곤드레나물, 황기 등 특산물에 더해 취나물, 곰취, 두릅 등 제철을 맞은 산나물이 싱싱한 초록빛을 뽐내며 장을 향기롭게 채운다. 봄이 아니어도 좋다. 오래 두고 식탁에 올릴 수 있도록 정성스레 말려 파는 산나물이 많다. 도시와 비교해 절반에 가까운 착한 가격에 알뜰한 주부들도 기분 좋게 지갑을 연다. 수수부꾸미, 메밀전, 메밀전병, 감자떡, 수리취떡 등. 장에는 정선다운 주전부리가 가득해 천원짜리 한 장으로도 입이 즐겁다. 곤드레밥, 콧등치기, 올챙이 국수, 메밀국죽, 황기 막국수 등 정선 특유의 먹거리는 먹자 골목의 식당에서 5,000원 정도에 즐길 수 있다. 5,000원짜리 된장찌개 백반도 찾아보기 힘든 도심과는 사뭇 다른 넉넉함이다. 멀리서 일부러 찾는 손님들이 많은 정선5일장은 인심이 남다르다. ‘안 살 거면 가슈’ 하며 배짱을 튕기는 상인은 없다. 나물을 파는 상인은 사지도 않을 거면서 꼬치꼬치 캐묻는 도시 처녀에게 산나물 보관법이며 요리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먹자 골목 아주머니는 단 한 번 찾은 손님의 얼굴을 기억하고 다음날에도 인사를 건네며 장터의 정과 인심을 나눈다. 살거리, 먹거리에 더해 풍성한 볼거리도 매력적이다. 화암동굴과 화암약수로 향하는 연계버스가 5일장에 맞춰 운행되며, 문화예술회관에서 정선아리랑 창극이 무료로 공연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을 알차게 이용하고 싶은 이라면 청량리 역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하는 정선5일장 당일 여행 상품을 이용하면 좋다. 정선 장날이 있는 2, 7일에 청량리 역에서 출발하는 상품으로 코레일 관광개발(1544-7755, www.korailtravel.com)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찾아가기 진부IC에서 59번 국도를 따라 오다가 삼거리가 나오면 우회전한다. 42·59번 국도를 타고 9km 가량 지나면 정선제2교가 보인다. 건너지 말고 우회전하면 정선5일장이 열리는 읍내다. 1 2, 7이 들어가는 날마다 어김없이 열리는 정선 5일장 2 1천원짜리 한 장으로도 입이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정선에서 정선이를 찾습니다 트래비의 이번 정선여행에 동행한 1990년에 태어난 꽃다운 나이의 이정선씨는 이 땅의 수많은 정선이 중 한 명이다. 학창시절, 어쩌면 흔한 이름이었던 정선. 70년대 후반에 태어난 지인의 말에 따르면 당시 한 학급에 무려 두 명의 정선이가 있었을 정도로 정선이라는 이름이 유행했다 한다. 세기가 바뀌며 작명의 유형도 바뀌었지만 오늘 혹은 내일 새로운 정선이가 태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강원도 정선군에서는 김정선, 박정선, 이정선 등 이 땅의 정선이를 찾고 있다. 끼와 재능을 두루 갖춘 정선이라면 주저 없이 이벤트에 응모할 것. 정선군은 물론 본인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응모 방법은 간단하다. 정선군 홈페이지 ‘정선여행(www.ariaritour.com)’에 접속, 배너로 달린 ‘보고싶다 정선아’를 클릭하면 끝. 간단한 이력과 사진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정선군의 정선이로 활약할 수 있다. 정선이로 선정되면 정선군청에서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28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전남의 절해고도, 홍도(紅島)는 석양이 질 때 멀리서 바라보면 섬 전체가 붉게 물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006년부터 관광지로 개발되었지만, 아직 전형적인 어촌 마을이 잘 보존 되어 있다. 프로그램에서는 하늘이 내린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홍도를 소개하고, 토박이들의 땀과 희망이 녹아 있는 토속 밥상을 소개한다. ●해피투게더(KBS2 밤 11시 15분) 기존 사우나 콘셉트에서 ‘야간 매점’ 코너를 추가하며, 스타의 추억이 담긴 초간단 레시피를 통해 더욱 풍성한 웃음 잡기에 나선다. 스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사연이 버무려진 음식을 공개한다. 이를 통해 늦은 시간 TV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미각을 자극시키는 것은 물론, 야식을 만들어 먹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켜 본다. ●고향을 부탁해(MBC 오후 6시 50분) 진한 밤꽃향기가 불어오는 6월, 밤의 고장 충남 공주에서 전국 농어촌 합창 경연대회가 열렸다. 평균연령 70세. 대회 출전조차 처음이라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 만든 벌터마을 합창단이 연습에 한창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연습하다 보면 지칠 법도 한데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좋은 아침(SBS 오전 9시 10분) 지난 3월, 전노민과의 8년의 결혼 생활을 정리함으로써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김보연.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혼에 대한 얘기들을 털어놓는다. 6살 연상·연하 커플이자, 연예인 잉꼬 부부였던 이들은 많은 사람에게 부러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3년 전 시작한 사업으로 정신적·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부딪혔다는데…. ●달라졌어요(EBS 밤 7시 35분) 재혼한 뒤, 10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 이들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한집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소통은 찾아볼 수 없고, 집 안에는 매일 고성이 오간다.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아들 문제로 시작된 부부 갈등은 가족 전체의 불화로 번져간다. 과연 부부는 마음의 벽을 깨부수고, 꿈꾸던 가족의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을까. ●대뜸 토크(OBS 밤 7시 5분) 아침 6시, 대뜸 토크지기 유형서 아나운서는 무작정 송영길 인천시장과 아침을 함께해 보기에 도전한다. 이른 시간부터 그들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지하철역이었다. 그리고 송영길 시장은 능숙한 행동으로 교통카드를 찍고 탑승구를 통과한다. 프로그램에서는 그에 대한 유형서 아나운서의 발칙한 질문이 쏟아진다.
  • 그날을 기억하십니까… 날짜를 기준으로 엮은 역사가 된 365개 이야기

    그날을 기억하십니까… 날짜를 기준으로 엮은 역사가 된 365개 이야기

    빙긋 웃음이 돈다. 9월 24일자 항목은 ‘경제평론가 정운영(1944~2005) 별세’다. 엄혹했던 시절 드물디드문 마르크스 경제학 전공자로서 늘 여기저기 불려다녔으나 정작 대학에는 안착하지 못했던 학자. 껑충한 키에 긴 팔을 격정적으로 흔들면서 연단을 끊임없이 가로지르며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로 강의를 진행해 마치 성격파 연극배우처럼 보였던 이. 수많은 해석과 논쟁을 달고 있던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설을 두고 “그게 바로 휴머니즘”이라면서 절대 물러서지 않았던 이. 한겨레신문에 글을 쓰다 중앙일보로 옮긴 다음, 심지어 절친이었던 소설가 조정래조차 “옮기고 난 뒤의 글은 굳이 보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여기저기서 ‘돈에 팔려간 변절자’란 소리를 들었던 이. 저자는 그의 강의에서 들었던 인상 깊은 한마디, 그래서 저자가 “블로그의 소개글로도 써먹고 있다.”고 하는 한마디를 인용해뒀다. “기대도 실망도 하지 마라. 세상은, 그러기엔 너무 크다.” ‘그들이 살았던 오늘’(김형민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은 영화로 치자면 ‘건축학개론’쯤 될 성싶다. 영화의 인기에 잽싸게 올라탄 마케팅과 인터넷 유행을 따르자면 새록새록 추억이 돋는 397세대 뇌구조 개념도쯤 된다.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어린, 혹은 젊은 시절을 보낸 이라면 금세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저자는 1970년생 방송PD. 신문에 가끔 보이는 ‘오늘의 역사’ 같은 코너처럼 해당 날짜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을 매일매일, 1년 동안 기록했던 것을 책으로 묶어냈다. 새로운 분석, 해석은 없다. 대신 김광석, 공덕귀, 박인수, 이현상, 김산 등 까마득했던 이름들을 친근하게 불러세웠다는 쪽에 가깝다. 맛깔스럽게. 어렴풋한 일들의 뒷얘기가 쏠쏠하다. 4월 28일은 ‘세계 챔피언 알리 병역 거부’다. 온갖 회유와 협박에도 끝내 베트남전 징집을 거부한다. “베트콩은 우리를 검둥이라 욕하지 않는다. 베트콩과 싸우느니 흑인을 억압하는 세상과 싸우겠다.”고 선언해 버린다. 백인 선수를 KO로 때려눕힌 뒤에도 절대 승리의 기쁨을 드러내지 않고, 백인 여성들과 함께 사진찍지 않고, 2차대전 때는 자진입대를 선언하면서 백인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노심초사했으나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았던 흑인 헤비급 챔피언 조 루이스(1914~1981)의 전철을 거부한 것이다. 쇼맨십 넘쳤던 수다쟁이 복서로만 알았던 것이 미안해진다. 영화 ‘퍼펙트 게임’으로 다시 한번 각인된 5월 16일 ‘최동원·선동렬의 기록적인 투수전’도 재밌다. 영화에서는 최동원과 김용철이 앙숙관계로 설정됐는데, 정말 남자다웠던 김용철의 실제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다. 7월 1일은 ‘홍콩 반환’을 뽑았는데, 저자는 구룡성 얘기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왜 그런고 했더니 영화 ‘배트맨’의 배경 고담시, 주성치의 ‘쿵푸 허슬’에 나오는 돼지촌, 일본 애니메이션의 고전 ‘공각기동대’의 배경이 됐던 곳이 바로 구룡성이다. 풍성한 뒷얘기 못지않게 역시 눈길을 끄는 것은 요즘 상황과 겹치는 것들이다. 7월 28일에는 ‘1차세계대전 발발’을 다루면서 이런 말도 붙여뒀다. “석달이라면 끝나리라던 전쟁은 4년을 끌었고 9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연평도 사태 당시 어떤 이는 ‘3일만 참으면 된다.’고 기염을 토했다.” 3일만 참아 보려니 북진통일론이 떠오른다. 10월 1일 ‘국군 38선 북진’이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역전시켰으나 38선을 넘어가느냐 마느냐에 대해 아직 판단이 안 섰을 무렵, 이승만은 북진을 고집한다. 한강철교를 끊고 제일 먼저 도망갔던 이가 말이다. 그런데 작전권을 미군이 쥐고 있으니 방법이 없다. 아군이 점령하지 않으면 손실이 예상되는 고지 하나 고른 뒤 이 정도쯤은 점령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미군을 설득했다. 그게 국군 38선 돌파 북진의 진실이란다. “살수대첩일도 아니고 귀주대첩일도 아니고 청산리대첩일도 아니고 광복군 창건일도 아니고 국방경비대 창건일도 아니고, 약간 꼼수까지 써서 38선을 넘은 이 날이 왜 우리 국군 최대의 기념일인지 흔쾌하지 않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사법부·대기업·종교를 가리지 않은 전방위 사찰 문제가 시끄러웠으니 8월 31일 ‘한준수 군수 양심선언’과 9월 23일 ‘윤석양 탈영’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한준수 충남 연기군수의 관권부정선거 폭로는 1992년 총선 뒤 이지문 중위의 폭로에 이어 터진 두 번째 폭로였다. 지난해 ‘모비딕’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던 윤석양 이병 사건은 보안사, 그러니까 지금의 기무사가 비상 사태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주요 정치인들과 재야인사들을 어디서 어떻게 체포해서 구금할 것인가 계획해 둔 것을 폭로한 것이다. ‘종북 좀 해봐서 아는데’라고 운 떼는 분들이 워낙 많으니 1월 14일 ‘대학생 박종철 사망’도 읽을 만하다. “1교시는 국어였다.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갑자기 출석부를 힘껏 내리쳐서 엄청난 소리를 냈다. 기겁을 하고 쥐죽은 듯 조용했는데 선생님이 피식 웃으며 이런 얘길 했다. ‘탁 쳤는데 와 억하고 안 죽노?’” 그때 시내 풍경이 눈에 어른거려 푸석 웃다가도 먹먹한 심정이 되는 것은 그가 거론하는 두 인물 때문이다. 박종철이 그의 얼굴에 먹칠하지 않겠다며 끝내 불지 않았던, 그래서 박종철이 죽은 뒤 박종철 아버지에게 자기가 대신 자식노릇하겠다던 박종운, 그리고 박종철 영정을 들고 행진할 때 유일하게 마스크를 벗어 얼굴을 당당하게 드러냈던 오현규. 둘 다 한나라당, 그러니까 지금 새누리당에서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그들의 인생에 대해 알지 못하니 “평가하고 싶지 않고, 그럴 수도 없다.”면서도 “종철이 형 얼굴에 먹칠하지 말아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되묻는다. 식상한 감은 있지만, 이럴 때 제일 잘 어울리는 말이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희극 한판 끝나간다. 다음 판 두고 말들이 무성하다. 정운영, 아니 정운영을 빌린 저자의 말마따나 다음 판에서도 역시 기대와 실망 모두 금지다. 세상은 크니까. 다만 잘 기억해 둘 필요는 있을 것 같다. 2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연따라 연예반세기(演藝半世紀)…그시절 그노래(9)

    사연따라 연예반세기(演藝半世紀)…그시절 그노래(9)

     ①능라적삼 옷깃을 여미고 여미면서/구슬같은 눈물방울 소매를 적실 때/장부에 철석간장이 녹고 또 녹아도/한양가는 청노새 발걸음이 바쁘다.  ②금의환향 하실 날 바라고 바라면서/송죽매란 사군자로 수놓아 드릴 때/낭자에 일편단심 참고 또 참아도/해 떨어진 석양길에 솔바람이 차고나  <김능인(金陵人) 작사·문호월(文湖月) 작곡『불사조(不死鳥)』  30년대로 접어들면서 가요계가 얻은 가장 큰 수확으로 이난영(李蘭影)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그는 64년도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여년간「가요계의 여왕(女王)」이었고 바로「가요계의 여왕(女王)」이란 용어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불사조(不死鳥)』는 이난영(李蘭影)의「데뷔」곡이다. 31년도에 만들어져 이난영(李蘭影)이 OK「레코드」에서 취입했다.  가사 내용은 남녀간의 애틋한 이별을 그린 것 같지만 제목은 거창하게도『불사조(不死鳥)』.  이난영(李蘭影)은 16살에「태양(太陽)극단」의 막간 가수로「데뷔」했다.「토월회(土月會)」의 후신인「태양(太陽)극단」이 목포(木浦) 공연을 갔을때『가수가 되고 싶다』고 무대 뒤로 찾아온 아가씨가 바로 이난영(李蘭影). 본명은 이옥례(李玉禮)로 작곡가 이봉용(李鳳龍)의 누이동생이었다.  「태양(太陽)극단」의 박승희(朴勝喜)씨는 이 무명의 신인 가수를 그 길로 일본(日本)교포 위문공연에 참가시켰다. 노래를 들어보고는 곧 재능을 인정했고 난초처럼 청초하다고「난영(蘭影)」이란 예명을 지어줬다. 그때 공연「포스터」에는「천재가수(天才歌手) 등장」이라고 자못「스타」취급을 해줬고 끔찍이 귀여움을 받았다.  이난영(李蘭影)의 출세는 이 1개월간의 재일교포 위문공연에서 굳어졌다.「태양(太陽)극단」에는 석금성(石金星) 김연실(金蓮實) 강석연(姜石燕) 최승이(崔承伊) 최은연(崔銀燕) 등 쟁쟁한 연기자들이 있었다. 견습가수 격인 이난영(李蘭影)은 막간에『아리랑』『도라지타령』을 불러 교포들의 인기를 독점했다. 그 무렵은『도라지타령』이 굉장한 인기「넘버」였고 그래서 이 노래는 선배들이 독점했는데 마침내 이난영(李蘭影)도 얻어 부르게 된 것. 비음이 섞인 축축한 목소리로 불러 넘기는 타령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것이어서 마침내 이난영(李蘭影)의『도라지타령』이 되고 말았다.  16살때 태양(太陽)극단 들어가…일본(日本)공연서 일약 스타돼 일본 공연에서의 인기가 이쯤되자「레코드」사의 손길이 재빨리 작용됐다. 맨 먼저「스카우트」의 손길을 편 게 OK「레코드」의 이철(李哲).  대판(大阪) 공연길에서 이난영(李蘭影)은 그때 그곳에서 음악공부를 하던 강사랑(姜史浪)과 조일(朝日)악기점 주인(성명 미상)을 만났다.  강사랑(姜史浪)은『감격시대(感激時代)』『굳세어라 금순아』등의 가사를 만든 작사가. 강(姜)씨는 그때 마침 대판(大阪)에 와 있던 이철(李哲) 사장한테 이난영(李蘭影)을 추천했고 이철(李哲)은 즉석에서 전속계약을 맺어 버렸다.  여기서 취입한 노래가『불사조(不死鳥)』와『봄맞이』(윤석중(尹石重) 작사 문호월(文湖月) 작곡)다. 문제는 그 다음 일어났다.「태양(太陽)극단」은 애써 뽑아 놓은 유망주를 하루 아침에 OK에게 빼앗기게 됐기 때문이다. 춘강(春崗) 박승희(朴勝喜)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항의를 했지만 이난영(李蘭影) 자신이『OK에 있겠다』고 잘라 말하는 데는 어쩔 수가 없었다.  또 하나의「에피소드」는 OK 전속이 된 줄 알면서도 살짝 다른「레코드」사에서 이난영(李蘭影)의 노래를 취입시킨 사건이다. 그때 송죽(松竹)영화사의 음악전담 겸 태평(太平)「레코드」의 전속 작곡가 김준영(金駿泳)이 이난영(李蘭影)의 재능에 취해서 OK 몰래 취입을 했다. 영문을 모르는 이난영(李蘭影)은 김준영(金駿泳)이 시키는대로「태평(太平)」쪽에도 취입을 하고 귀국.  이난영(李蘭影)의 첫 취입한『불사조(不死鳥)』는 국내에서「클린·히트」를 했다. 이에 뒤질세라 태평(太平)「레코드」에서도 이난영(李蘭影)의 노래(곡목 미상)가 나왔다.깜짝 놀란 이철(李哲)은 태평(太平)을 걸고 고소를 제기. 이것이 가수의 전속 문제를 둘러싼 소송사건 제1호가 됐다. 결말은 물론 먼저 계약한 OK쪽이 이겼지만.  태평(太平)「레코드」는 한동안 이난영(李蘭影)을 납치해서 감시원을 두고 연금했는가 하면 OK측은 사원들이 총 동원돼 변장까지 하면서 이난영(李蘭影) 색출작전을 폈다.  치열한 스카우트 싸움에 전속 소송까지 이난영(李蘭影)의 오빠 이봉용(李鳳龍)은『낙화유수(落花流水)』『아주까리 수첩』(백연설(白年雪) 노래)『고향설(故鄕雪)』(최병호 노래)『목포(木浦)는 항구다』 등을 작곡한 대가였다. 김(金)「시스터즈」숙자(淑子) 애자(愛子) 민자(民子)의 민자(民子)가 바로 그의 딸. 72년도에 미국에 있는 딸의 주선으로 일가족이 모두 미국 이민을 했다.  이난영(李蘭影)의 남편 김해송(金海松)은「하와이언·기타」의 명수였고 타고 난 편곡가였다.(작사가 고명기(高明基)씨의 딸) 장세정(張世貞)의『역마차』『연락선은 떠난다』『코스모스 탄식』(박향림(朴響林) 노래) 등 손꼽을 수 없을만큼 많은「히트」곡을 작곡했다. 이난영(李蘭影)과는 초혼이었지만 염문이 하도 많아서 이난영(李蘭影)의 속을 무던히 썩였다.(신(申)카나리아 말)  『연애를 해도 감쪽 같이 했다. 이난영(李蘭影)과 2년간 연애했는데 아무도 몰랐다. 이철(李哲) 사장은「스캔들」있는 사원은 당장 내쫓았지만 김해송(金海松)·이난영(李蘭影)만은 특별「케이스」로 눈감아 주었다』(조춘영(趙春影) 말)  『한번은 난영이가 소양강에 투신했었어요. 결혼한 지 3년쯤 지나서인데 남편의 바람기가 자지 않았던가 봐요. 뱃사공한테 발견되어 익사 직전에 구출됐는데 이렇게 속 썩고 살아 뭣 하느냐고 서럽게 울더군요』(신(申) 카나리아 말)  김해송(金海松)은 50년 6·25때 공산군에 잡혀 납북되었다. 그의 작곡들은 처남 이봉용(李鳳龍)이 일부「어레인지」했고 문헌에는 거의가 이봉용(李鳳龍) 작곡으로 나와 있다.<조관희(趙觀熙)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3월 4일 제6권 9호 통권 제229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그녀, 패티김’…은퇴선언 ‘가수인생 54년’ 패티김

    ‘그녀, 패티김’…은퇴선언 ‘가수인생 54년’ 패티김

    “조영남은 저를 가장 잘 아는 후배 가수이자 친구입니다. 처음에는 자서전을 쓸 생각이 없었지만 (조)영남이와 같이 쓰면 재밌는 책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죠.” 후배 조영남과 문답 형식의 자서전 ‘그녀, 패티김’을 펴낸 가수 패티김(본명 김혜자·74)은 18일 열린 출판간담회에서 조영남과 함께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패티김은 지난해 여름 조영남에게 은퇴 사실을 알리면서 자서전 집필을 부탁했고 4개월 동안 두 사람이 만나 나눈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4개월 동안 만나 나눈 이야기 담아 “그동안에 쓴 18권의 책은 모두 저에 관한 책이었고, 제가 타인에 대한 책을 쓸 줄은 꿈에도 몰랐죠. 일주일에 한두 번씩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패티 선배가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말을 어눌하게 하는 분이 아니고 일목요연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셨어요. 백남준 선생도 말을 흘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내용이 기가 막히고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거든요. 패티 선배도 어휘는 짧지만 노래를 잘하는 만큼 명료하게 말을 잘 했어요.”(조영남) 조영남은 책을 문답 형식으로 쓴 이유에 대해 “모든 자서전은 서술 형식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이 패티김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 더 흥미를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국 대중가요사에 한 획을 그은 패티김은 지난 2월 전격 은퇴를 밝혀 큰 관심을 모았다. “올해로 가수 인생 만 54년이고 내년에 55년을 채우게 됩니다. 이 정도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팬들의 추억에 아름다운 석양빛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에 은퇴를 발표했어요. 물론 70여년 동안 살면서 후회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고, 다시 무대에 못 서는 것은 지금도 가슴이 아리고 미련이 남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행복한 마음으로 은퇴를 하고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아요.” ●조영남 “70%는 털어놓으신 듯” 조영남은 “과연 몇 퍼센트를 털어놓으실까 궁금했는데, 본인은 90%라고 얘기하시지만 저는 70%라고 생각한다. 30%에 대해서는 차마 질문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가수 인순이가 참석해 “늘 열정적이라고 생각했던 패티김 선생님이 은퇴를 발표했을 때 깜짝 놀랐다. 등대를 잃어버린 느낌”이라면서 눈물을 보였다. 패티김은 “인순이는 나를 바짝 쫓던 후배다. 공연에 항상 와서 보고 배우는 그 열정을 굉장히 좋아한다. 인순이가 그 뒤 후배들의 등대가 되어 주고, 나는 무대에는 서지 않지만 항상 인순이, 조영남 등 후배들의 등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터미네이터 안경’ 현실로

    ‘터미네이터 안경’ 현실로

    날씨, 일정, 길 안내 등 각종 정보가 눈앞에 뜨는 구글의 특수 안경이 4일(현지시간) 공개됐다. 개발 단계의 시제품이지만, 공상과학영화 속 상상이 조만간 현실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일 만하다. 구글의 비밀 연구소인 ‘구글 X’는 자사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구글플러스를 통해 개발 중인 ‘프로젝트 안경’(Project Glass)을 소개하는 동영상과 사진을 게재했다. 투박한 외형일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날렵했고 안경알이 없는 모습이었다. 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내장됐고 음성명령을 내릴 수 있는 마이크, 카메라가 달렸다. 개발 중인 여러 견본품 가운데는 일반 안경 위에 걸칠 수 있는 형태의 제품도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구글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미국 뉴욕의 한 남성이 특수 안경을 쓴 채 보낸 하루가 2분 30초가량으로 압축돼 담겼다. 안경을 쓰자 스케줄이 뜨고 창 밖의 하늘을 내다보니 ‘(화씨)58도, 비 올 확률 10%’ 등 날씨 정보가 표시된다. 친구가 보낸 문자가 눈앞에 나타나자 마이크에 음성으로 대답을 입력해 송신한다. 뉴욕의 길거리에서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려 하니 ‘(운행이) 지연된다.’는 메시지가 뜨고, 대신 걸어서 목적지에 갈 수 있도록 길 안내가 표시된다. 안경에 뜬 내비게이션 안내를 따라 행선지에 도착할 수 있다. 장소 공유를 허락한 친구가 현재 어디 있는지도 알려주며, 눈에 보이는 장면을 바로 사진으로 찍어 전송할 수도 있다. 동영상은 착용자가 건물 옥상에서 한 여성과 전화 통화를 하며 눈앞에 펼쳐진 석양이 물든 도시 풍경을 상대방에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구글 측은 “네티즌의 조언을 얻으려고 정보를 일부 공개한 것”이라면서 시장에 출시될 안경은 이날 공개된 것과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 등 외신에 따르면 안경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스마트폰과 비슷한 250~600달러(약 28만∼68만원)가 될 전망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사연따라 연예 반세기(演藝 半世紀)…그시절 그노래(8)

    사연따라 연예 반세기(演藝 半世紀)…그시절 그노래(8)

     자고 나도 사막의 길, 꿈속에도 사막의 길/ 사막은 영원의 길, 고달픈 나그네길/낙타등에 꿈을 싣고, 사막을 걸어가면/황혼의 지평선에 석양도 애달퍼라.  <김능인(金陵人) 작사·손목인(孫牧人) 작곡·고복수(高福壽) 노래『사막(沙漠)의 한(恨)』1절> 『타향(他鄕)살이』가「히트」한데 이어서 나온 고복수(高福壽) 초기의 출세작이다. 인생을「캐러밴」에 비유해서 고달픈 생활을 읊은 이 노래는 때마침 서울 장안에 들어서기 시작한「카페」에서 마치 주제가처럼 불렸다. OK 「레코드」는 나중에 이 노래를『타향(他鄕)살이』와 한판 앞뒤에 수록해서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사는 구슬프지만「멜러디」는 비교적 경쾌하고 부드러운 게 고복수(高福壽) 의 여타「엘러지」들과 다르다. 사실 고복수(高福壽) 의 1천곡 가까운 노래들은 거의가 비탄조다.『타향(他鄕)살이』가 그렇고『짝사랑』이 그렇듯 한결같이 서글프고 외롭고 울리는 것이었다. 설움 많은 대중들에게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랑을 받은 걸까? 그는 기생들한테 특히 인기가 있었다. 웬만한 기생은 고복수(高福壽)를 자기 술자리에 초대하는 것이 큰 자랑이었다. 공연이 있는 저녁이면 극장 앞에 기생들이 보낸 인력거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고복수(高福壽)는 어느 인력거를 타느냐로 고민해야 할 처지였다. 천만다행으로 고복수(高福壽)를 차지한 기생은 그날 밤 술값을 모두 부담하고 일체의「서비스」를 자청했다는 것. 물론 고복수(高福壽) 가 이런 환대를 거절할 성질은 아니었다 한다.  함께 다니는 친구들은 이따금 짓궂은 장난으로 인기독점의 그를 골탕 먹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가수 김정구(金貞九). 김정구(金貞九)는 훨씬 뒤에「데뷔」했으니까 고복수(高福壽)의 후배인 셈인데 그는 곧잘 이 맘씨 좋고 염복 많은 선배를 골탕 먹이는 재미를 누렸다. 한번은 연애편지를 위조했다. <고(高) 선생님을 애모하는 여성입니다. 오늘밤 학교 운동장으로 나오셔요. 휘파람으로『타향(他鄕)살이』를 불러주면 제가 달려가겠읍(습)니다>  그는 이런 쪽지를 만들어서 고복수(高福壽)한테 전해주었고 그날 밤 고복수(高福壽)는 깜깜하고 텅빈 운동장에서 밤새 혼자 휘파람을 불었다는 것.(작곡가 조춘영(趙春影)씨 말)  36년도에 나온『짝사랑』은 고복수(高福壽)의 황금기를 장식했다.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여울에 아롱젖은 이즈러진 조각달/강물도 출렁출렁 목이 메입니다(1절)  김능인(金陵人) 작사·손목인(孫牧人) 작곡의 이 노래는 고복수(高福壽)가 생전에 제일 즐겨 불렀다.  여기서「으악새」는 특정 새이름이 아니라 우는 소리가「으악」한대서 그냥 작사자가 붙인 이름.  고복수(高福壽)는 그가 짝사랑 하던 한 여배우한테 이 노래를 편지에 적어 보냈다는 뒷얘기도 나온다.  가수와 작곡가의「콤비·플레이」가 바로 손목인(孫牧人)-고복수(高福壽)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고(高)의 초기「히트·송」이 모두 손목인(孫牧人) 작곡이란 점에서 손목인(孫牧人)의 존재는 무시할 수 없다.  경남 진주(晉州) 태생의 손목인(孫牧人)은 17살에 작곡 생활을 시작한 수재 작곡가 였다. 서울 경신(儆新)고보에 다닐 때는 농구선수 였는데 학교를 나오자 곧 도일(渡日), 일본(日本)고등음악학교에 들어갔다.  1년가량 작곡 공부를 하고 중퇴한 그는 귀국 후 이철(李哲)의 OK「레코드」사에 들어갔고『타향(他鄕)살이』『목포(木浦)의 눈물』(이난영(李蘭影) 노래)을 비롯한 수많은「히트」곡을 내놓았다. 뒤에 김해송(金海松·이난영(李蘭影) 의 남편·김(金)「시스터즈」의 아버지, 6·25때 납북) 박시춘(朴是春)과 함께 OK의 3총사로 불렸다.  그 중에서도 손목인(孫牧人)은 음악 이론에 제일 밝아 존경을 받았다. 작곡뿐만 아니라「피아노」「아코디언」의 명연주자로도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아코디언」을 제일 먼저 들여온 건 전수린(全壽麟)이지만 악극 무대서 날린 연주자로는 손목인(孫牧人)이 처음. 그가 OK「그랜드·쇼」의 지휘를 하면서「아코디언」을 메고 돌아서면 인기가수 못지 않게 많은 박수 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CMC(조선악극단)에서「스윙·밴드」를 처음으로 만들었고「재즈」를 제일 먼저 수입했으며 심지어 해방 후 대중가요 작곡가로 최초의 국민가요『자유의 종』을 만든 사람도 손목인(孫牧人). 30여년간의 그의 활동은 바로 가요계의 일보 전진을 위한 수레바퀴였다.  또 한사람 빼놓을 수 없는 게 OK「레코드」의 이철(李哲)씨.  이철(李哲)은 공주(公州) 태생으로 고학 하면서 연전(延專)을 나왔다.  그가 OK「레코드」사를 만든 것은 현송자(玄松子)라는 한 여인의 도움에서 였다. 현(玄)은 일본「메지로」(目白)대학에 유학까지 한「인텔리」여성이었는데 청진(淸進)동의 유력자의 소실 노릇을 하고 있었다.  신문 배달하는 고학생 이철(李哲)과 돈많은 집 소실 현송자(玄松子)는 남몰래 사랑을 속삭였고 결국 부부가 되었다. 결혼 후 현(玄)은 이철(李哲)이「섹소폰」을 불고 음악을 좋아하는 것을 보고 일본제국(日本帝國) 축음기회사에 부탁해서 셔울에 지점을 내게 하고 남편을 사장으로 모셨다.  현송자(玄松子)의 동창생 한사람이 바로 제국(帝國)이란 말을 버리고 남대문(南大門)로(지금의 호수그릴 옆)에 OK「레코드」라는 간판을 올렸다. 1930년의 일이다.  이철(李哲)은 기성「레코드」사와 경쟁을 하면서 가수·작곡가를「스카우트」하기 시작했다.「컬럼비아」가 뽑은 고복수(高福壽)를 끌 이철(李哲)의 재간이었다.  그는 OK「그랜드·쇼」OK「싱잉·팀」이란 2개의 악극단을 창설하여 현대적인「쇼」흥행을 시작했다.  2개의 악극단은 남북으로 전국 순회공연을 벌였는데 하는 때마다 흑자, 이들이 모여서 벌이는 서울 부민관(지금의 국회의사당) 공연은 그야말로 공전의「빅·쇼」가 되었었다. 그는 43년도 만주 공연을 앞두고 지병인 치질이 악화하여 병석에 누었다가 39세의 나이로 아깝게 세상을 떠났다. <조관희(趙觀熙)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2월25일 제6권 8호 통권 제228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주말 영화]

    ●석양의 건맨(EBS 토요일 밤 11시) 서부의 어느 작은 마을에 현상금 사냥꾼 몰티머(리 반 클리프)가 나타난다. 그는 노련한 솜씨로 도망자의 은신처를 찾아내 손쉽게 해치운다. 현상금을 수령하면서 다른 현상금 사냥꾼 몽코(클린트 이스트우드) 얘기를 들은 몰티머. 자신이 뒤쫓을 범인을 이미 뒤쫓고 있다는 그에게 흥미를 느낀다. 감옥에 수감돼 있던 인디오라는 악당은 부하들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그는 예전부터 계획했던 은행털이를 실행에 옮기기로 하고, 부하들을 마을로 보내 염탐을 시작한다. 한편 몰티머와 몽코는 이들의 행동이 수상쩍은 것을 눈치채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인디오에게 사적인 원한이 있는 몰티머와 현상금에만 관심 있는 몽코. 이들은 힘을 합치기로 한 뒤 몽코는 인디오 조직에 위장해 들어가고, 몰티머는 일당을 외부에서 감시하는 작전을 펼친다. 몽코는 인디오의 신임을 얻는 데 성공하고, 작전은 손쉽게 성공을 거두는 듯싶었지만 이들 조직은 예상 밖의 방법으로 은행을 터는 데 성공한다. ●은하해방전선(KBS1 토요일 밤 1시 5분) 연애도, 영화도 말로는 베테랑인 초짜 감독 영재가 사랑과 일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그만 실어증에 걸리면서 벌어지는 예측불가 스토리가 펼쳐진다. 말 많은 그를 말없이 받아 주던 여자 친구 은하는 떠나고, 화려한 캐스팅과 버라이어티한 투자 계획은 있으나 시나리오엔 진전이 없다. 이렇게 암울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예민한 성격의 영재는 설상가상으로 실어증에 걸리기까지 한다. 한편 구강 액션의 정점인 복화술을 구사하던 배우 혁권은 물심양면으로 감독 영재를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영화사 대표는 몽골 천재 쌍둥이 감독들에게 영재의 프로젝트를 맡기고 싶은 눈치다. 이렇게 해서 영화도, 연애도 점점 꼬여만 가는 영재는 총체적 난국에 부딪치게 되는데…. ●용호문(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용호문은 정의와 힘의 균형이 깨진 대륙 속에서 난무하는 범죄 앞에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설립된다. 창립자인 전설의 무림고수 왕복호의 가르침 아래 두 아들 왕소룡과 왕소호. 무예와 정의를 익히지만 왕소룡이 용호문을 떠나게 되면서 형제는 이별하게 된다. 그리고 운명적인 만남과 재회. 전 세계를 돌며 무협을 익히던 석흑룡은 용호문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입문하고, 왕소호와 뜨거운 우정을 나누며 무공을 쌓는다. 한편 용호문을 떠난 이후 범죄 조직 보스에게 거둬진 왕소룡. 아시아 거대 범죄조직 나찰문의 절대적 힘을 의미하는 나찰영패를 둘러싼 조직 간의 싸움이 있던 날 동생 왕소호와 적이 돼 맞닥뜨린다. 그렇게 서서히 드러나는 거대한 음모. 나찰문의 보스 화운사신은 자신의 세력 확장을 방해하는 용호문을 위협한다.
  • ET처럼 외계행성의 석양을 바라본다면?

    ET처럼 외계행성의 석양을 바라본다면?

    지구로부터 수백 광년 떨어진 실제 외계행성에서 석양을 바라본다면 어떤 모습일까. 영국 엑세터대학 외계행성학자 프레데릭 퐁 박사는 몇 가지 천문 정보를 이용해 만든 가상의 외계 석양 모습을 공개했다고 10일 미 디스커버리 뉴스가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마치 미국 할리우드 SF 영화에서나 나올 듯한 이미지로만 생각되기 쉽지만 이 푸른 석양의 모습은 과학적인 정보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우선 사진 속 석양은 실제 지구로부터 약 150광년 떨어진 페가수스자리에 있는 항성 ‘HD 209458’이다. 이 별은 겉보기 등급 +8이며 우리 태양과 매우 비슷한 황색왜성이다. 퐁 박사는 이 별로부터 약 1만km 떨어진 곳에서 공전하고 있는 외계행성 ‘HD 209458 b’에서 주별을 바라본다는 가정하에 해당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는 이 행성이 외계행성 역사상 직접 스펙트럼을 관측한 두 행성 중 하나로 매우 많은 행성 정보를 우리에게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공식적으로 ‘오시리스’로도 알려진 이 행성은 궤도 반지름이 700만km로 주별과 매우 가까우므로 표면 온도는 약 1,0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실제 오시리스 내에서는 이만한 온도를 견디며 푸른 석양을 바라볼 수는 없을 것이다. 퐁 박사는 허블우주망원경의 영상분광기 정보를 사용해 이 외계행성의 대기 상태를 분석한 뒤 이 행성에서 외계태양을 바라본 모습을 계산할 수 있었다. 오시리스의 경우 대기를 통과하는 빛은 주로 흰색에서 푸른색으로 바뀐다. 이는 외계태양이 배출하는 빛을 행성 대기 중에 있는 나트륨(소듐)이 붉은 계열의 빛을 위주로 흡수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 중 물질인 미립자에 빛이 닿았을 때 일어나는 ‘레일리 산란’ 현상에 의해 푸른 노을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디스커버리뉴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울릉도 그리고 독도 느린 시간 속에 머물다

    울릉도 그리고 독도 느린 시간 속에 머물다

    독도 바람에 풍화되고 파도에 깎여져도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는 것이 있다. 대한민국 최동단의 섬, 독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울릉도 그리고 독도 느린 시간 속에 머물다 습관처럼 뜨거운 커피 생각이 났다. 울릉도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도동항을 샅샅이 뒤져도 ‘시럽 뺀 아메리카노’를 찾을 수 없었다. 허름한 다방 앞에 서서 그때서야 내 착각이 한참 심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명의 파도에 아랑곳 않고 제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섬 중의 섬 울릉도, 그리고 독도인 것이다. 글·사진 전은경 기자 취재협조 코레일 관광개발 섬이란 곳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 감정은 어른이 되어 처음으로 떠난 섬 여행에서 출발한다. 사실 그 섬에 대해선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과감무쌍하게 돌아가는 배가 뜨지 않길 바랐던 것만은 기억한다. 그것은 무단외박을 소망하던 어린 날의 혈기만은 아니었다. 스스로 고립된, 그리하여 찾아오는 사람마저 고립되게 만드는 ‘섬’의 특성에 매료되었던 탓이다. 이번 울릉도, 독도 여행에서 죽도竹島(울릉도의 44개 부속섬 중 가장 큰 섬)를 바라보며 그날의 기억이 문득 떠오른 것은 단지 우연이 아닌 듯했다. 울릉도의 대표 관광지이지만 실제 주민은 단 한 명뿐이며, 물이 전혀 나지 않아 빗물을 모아 사용하는 섬. 죽도는 첫 섬 여행에서 채우지 못했던 환상이 고스란히 구현된 곳이었다. 마치 외로운 두 사람이 만난 것 같은 동지애가 든든하게 차올랐다. 사실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하던 날, 비가 올 것이라던 일기예보와 달리 햇빛이 반짝 났다. 배에서 내린 사람들은 청명하게 갠 하늘을 보며 함박 웃었다. 파도가 제법 높긴 하지만 독도까지 가는 것도 무리가 없을 것이란다. 아마 이번 여행도 무사히, 섬에 갇히는 일 따위 없이 귀환할 것 같다. 섬에서의 일정은 내가 아닌, 하늘이 결정한다. 그래서 섬 여행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한 풍경 포항을 출발한 배가 3시간을 달려 도동항에 도착했다. 사실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오는 길이 녹록치만은 않았다. KTX와 버스, 여객선을 갈아타며 반나절 내내 멀미에 시달리는가 싶더니 배에서 내리자마자 불어온 갑작스런 강풍이 끈적거리는 머리를 봉두난발 헝클어트렸다. 그러나 육지에 발을 내딛어 몇 걸음 나아가자, 더 이상 바닥이 울렁이지 않는다는 안도감에 온몸에 뭉쳐있던 긴장감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때, 어디선가 훅하고 바람이 불어왔고, 순간 여행의 세포가 온전히 돌아왔다. 그것은 비릿함이나 끈적거림이 없는 청정해안 울릉도의 상쾌한 바람이었다. 울릉도의 첫인상은 산과 돌이다. 울릉도를 여행하다보면 울릉도에 많다는 다섯 가지-돌, 바람, 물, 미인, 향나무-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산중으로 갈수록 풍경은 울창한 숲과 화산암벽으로 압도되고, 인적을 찾는 일은 무의미해진다. 심지어 울릉도에는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단 한 곳도 없다. 모두 검은 자갈이나 몽돌로 이루어져 있다. ‘모래사沙’자를 쓰는 사동해수욕장마저 물속으로 들어가야만 고운 모래를 볼 수 있을 정도다. 그 매끄러운 몽돌을 기념품 대신 챙겨온 것은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울릉도는 동해에 솟아난 거대한 화산암 지역이다. 섬의 중앙부에 솟아 있는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984m)’, 울릉도의 유일한 평야지대라고 부를 만한 화산분화구 ‘나리분지’ 등은 지질학적으로도 꼭 한번쯤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그러나 울릉도는 언제 어디서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다. 1년 중 쾌청한 날이 약 55일밖에 되지 않고 1년에 서너 차례 울릉도를 덮치고 가는 태풍이 가뜩이나 좁은 문지방을 한껏 높인다. 그러나 울릉도가 문명의 색에 완전히 물들지 않은 이유도 바로 약간 모자란 그 접근성 때문이다. ‘신비의 섬’ 울릉도는 고맙게도 우리에게 자연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선사한다. 또한 도시와 결별하고 과거와 만나는 경험을 안겨준다. 백화점은 고사하고 5층 아파트가 최고층인 이곳에서는 프랜차이즈 식당이나 커피전문점 대신 곳곳에 소박한 밥집과 다방이 성업 중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울릉도에서 여행자들은 오징어와 호박엿, 그리고 추억을 양 손 가득 들고 돌아온다. 작고 소박한 바닷가 마을을 가다 울릉도는 44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서 사람이 사는 곳은 고작 4개 섬에 불과하다. 마을의 개수는 25개나 되지만 인구는 고작 1만명이라 각 마을마다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이 작고 소박한 마을의 사람 사는 풍경을 보게 된다. 울릉도의 최대 항구 도동항이 있는 ‘도동마을’, 어업전진기지가 들어선 저동항이 있는 ‘저동마을’ 등 제법 북적이는 마을이 있는가 하면 평온한 바닷가 ‘태하마을’, 울릉도 최고의 오지 ‘천부마을’ 등도 있다. 이 외에도 겨울이면 3m씩 눈이 쌓이는 ‘나리분지’나 울릉도에서 가장 따뜻한 마을 ‘남양’, 수심 1,500m 앞바다에서 해양심층수를 생산하는 ‘현포’, 비좁은 골짜기에 자리잡은 갯마을 ‘통구미’ 등 저마다의 특징을 간직한 마을들이 한데 모여 오만가지 조화로운 색상으로 울릉도를 이루고 있다. 사실 이 마을들을 잇는 울릉도 일주도로는 한 바퀴 둘레가 56.5km인데, 그중 4.4km가 아직 완공되지 않아서 완전히 한 바퀴를 돌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 덕에 울릉도 최대 관광지인 나리분지 바로 옆에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고요한 ‘천부마을’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태하마을의 오징어 말리는 풍경 태하마을은 일명 ‘달팽이탑’이라 불리는 전망대에서 감상하는 평온한 바닷가가 인상적인 곳이다. 그러나 태하마을에서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해변을 따라 죽 늘어뜨린 오징어였다. 예전에는 ‘황토구미’라고 불리었던 이곳은 울릉도 다른 지역에 비해 경작여건이 좋아 한때 논농사를 지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바람이 유독 세게 불어 오징어 건조에 유리하기 때문에 뭐니뭐니 해도 오징어 말리는 풍경을 빼놓을 수가 없다. 태하마을을 방문한 시각, 때마침 불어온 바닷바람이 석양노을을 머금고 태하마을의 오징어를 한껏 무르익게 만들고 있었다. 오징어 말리는 풍경 속을 걷다 보면 그 속에서 정성스레 오징어를 돌보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오징어 한 축의 가격을 물었더니 가격보다 중요한 게 오징어 ‘고르는 법’이라 한다. 건네준 오징어에는 상표와 동네 이름이 찍혀 있다. 울릉도에서 잡은 오징어임을 증명하는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오징어는 살아있을 때 등이 검붉은 게 좋은 상태라는 것, 잡은 뒤 하루나 이틀 안에 건조시키지 않으면 맛과 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렇기에 반드시 ‘당일바리’ 오징어를 사야 한다는 귀띔까지. 가격은 오징어 한 축에 5만원 정도다. 예전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볼멘소리를 했더니 몇 년 전만해도 오징어배 조업일이 일 년에 120~130일 정도 됐었기 때문에 가격이 쌌지만 작년엔 오징어가 안 나서 고작 50일밖에 조업을 나가지 못한 탓이란다. 독도로 가는 배에서 멀미를 방지하기 위해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는 사람들을 제법 봤다. 사실 배멀미에는 심이 없어 부드럽고 향이 없는 것이 특징인 울릉도 더덕이 더 좋다. 그러나 항구에서 배를 기다리며 다리 한 짝, 몸통 한 쪽 찢어가며 먹는 오징어는 울릉도를 추억하게 만드는 가장 인상적인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이다. 1 통구미 마을의 망망대해를 지키는 것은 한결같이 우뚝 서 있는 화산암이다 2 오징어는 마르는 동안 울릉도의 바닷바람을 머금는다 3 태하마을 황토굴 입구에서 붉은 황토 암석층을 볼 수 있다 4 울릉도 더덕은 심이 없어 부드럽고, 향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5 청정 지역인 울릉도에서 잡힌 오징어는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지 않다 6 홍합밥은 홍합을 넣어 지은 밥에 각종 울릉도 자생 나물을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신비의 섬’의 비밀을 찾아서 사실 울릉도도 사람이 제법 많이 살았던 때가 있었다. 1970년대에는 대략 3만명으로 최대 인구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작 1만명 정도가 모여 살 뿐이고, 그나마도 항구마을에 밀집되어 있다. 어딜 가든 한 무리의 관광객이 빠져나간 곳에는 도통 인적을 찾기가 힘들다. 그 때문일까, 울릉도 해변은 텅 빈 공간을 거북이바위, 새바위, 코끼리바위, 악어터널 등 바다 위 오롯이 솟아오른 바위들이 채우고 있다. 바다 깊숙한 곳부터 뿌리를 박은 조면암, 안산암, 직지암. 이들은 마치 오랜 세월 울릉도를 지켜 온 수호신처럼 한결같은 모습으로 이방인들을 받아들인다. 얼마 전, <론리 플래닛>은 울릉도를 ‘2011년 지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비밀의 섬 10곳’ 중 하나로 선정했다. 수심을 헤아릴 수 없는 검푸른 바다, 깎아지른 해안절벽, 그 꼭대기에 홀로 자라난 향나무를 바라보며 느끼는 경외감은 말이 필요 없는 확실한 증거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것보다도 해안절벽을 따라 걷는 한 걸음, 원시림을 헤치고 가는 한 걸음 한 걸음에서 울릉도의 신묘한 아름다움이 온몸을 따라 아로새겨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리분지를 찾게 되나 보다. 성인봉 북쪽의 칼데라화구가 함몰하여 형성된 화산분화구. 특이한 점이라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분화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화산재로 덮여 있어 보수력이 약하기 때문에 밭농사를 할 뿐, 논농사는 불가능하다. 그런데다가 농작물의 피해가 크고 겨울에는 3m 이상의 눈이 내릴 뿐만 아니라, 흘러드는 물이 외부로 나갈 출구가 없어 집중적인 호우에는 일시적으로 호수로 변한다. 사람이 살기엔 너무나 척박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16가구의 주민들이 여전히 이곳에 살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이러한 자연조건 속에서 빙설에 대비한 ‘너와지붕(기와 대신 얇은 나무 조각이나 돌조각을 얹은 지붕)’과 ‘우데기(옥수숫대 등으로 집 바깥을 둘러친 외벽)’라는 합리적인 가옥 구조를 만들어내고, 주로 더덕·취·삼나물 등의 산채나물과 약간의 옥수수와 감자를 재배하며 살아 왔다. 근래에는 나리분지를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어나 민박이나 식당 등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관광객을 위해 만들어놓은 민속촌이 아니고서는, 이제 더 이상 울릉도 고유의 가옥인 우데기집을 찾아보기도 힘들어졌다. 울릉도는 서서히 변하고 있다. 4.4km의 도로가 이어지면 자동차로만 온전히 울릉도를 일주할 수 있게 된다. 육지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만에 섬에 도착하는 날이 그리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 울릉도는 가본 길보다 가보지 않은 길이 더 많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만으로도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며, 자연을 뒤엎고 세워 올린 건물보다 항구의 노점상이 더 친근한 동네다. 울릉도를 떠나는 날, 멀미약 하나를 단숨에 들이켜고 배를 기다리던 중 울릉도에 이주한 이장희씨와 마주쳤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한잔의 추억’ 등을 부르며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라기엔 무척이나 소박한 모습이었다. 자신의 보금자리에 ‘울릉 천국’이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울릉도에 흠뻑 매료된 그는 꾸미지 않은 울릉도 풍경처럼 자연스레 그 속에 녹아있었다. “나 죽으면 울릉도로 보내 주오. 나 죽으면 울릉도에 묻어 주오.” 그가 최근 발표한 ‘울릉도는 나의 천국’ 노래가사가 계속 귓가에 맴돈다. 신선이 사는 섬, 독도 생각하면 먹먹해지는 몇 가지가 있다. 독도를 떠올리면 한번쯤은 그런 먹먹함에 빠지게 된다. 울릉도에서 87.4km 떨어진 독도. 대한민국 최동단에 홀로 우뚝 선 이 섬은 사람이 살지 못하는 척박한 땅이다. 그래도 우리는 독도를 찾아간다. 볼거리라곤 양 옆으로 솟아난 두 개의 섬, 동도와 서도 그리고 주변에 흩어져 있는 89개의 바위섬밖에 없지만 독도에 발을 디딘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떤 여행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감정의 동요를 느낀다. 그것은 어쩌면 지켜내야 할 것을 지키지 못한 미안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돌섬. 울릉도 개척 당시 입도한 주민들이 사방이 온통 돌뿐인 이 섬을 ‘돌섬’이라 부르기 시작하였고 훗날 ‘독섬’을 거쳐 ‘독도’라 불리게 되었다. 문헌에 따르면 독도는 인간이 사는 섬이 아니라 신선이 사는 섬이다. 독도에 대한 사람들의 환상을 드러내는 한편, 역설적으로 사람이 살기에 적당하지 못한 섬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신선의 섬에 갈 시간이다. 울릉도 저동항에서 출발한 배가 독도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예정시간은 1시간 30분. 배가 작아 멀미가 수반될 것이라는 안내방송이 객실에 울리자, 사람들은 재빨리 위생봉투를 챙기고 억지로 잠을 청한다. 사실 독도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10분, 길어도 30분뿐이다. 게다가 기상의 영향으로 일 년 동안 독도에 접안할 수 있는 날은 채 60일이 되지 않는다. 독도에 근접해서도 차마 밟아 보지 못하고 주위만 맴돌다 돌아와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래도 사람들은 여행의 반나절을 온전히 독도 방문에 바친다. 독도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그려보고, 독도 주민 김성도, 김신열 부부와 엄태명, 하호규 독도 등대원을 만나는 상상을 한다. 척박한 땅 독도에는 ‘우리’라는 동질감이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나무 조각 위에 돌조각을 올려 놓은 전통 가옥구조인 너와지붕 2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부드럽고 통통한 울릉도 오징어가 잡히는 시기 3 원없이 보게 되는 바다와 바위는 울릉도를 떠나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풍경이다 4 밤낮으로 독도를 지키는 독도수비대의 또 다른 의무는 끝없는 촬영 요청에 응하는 것일지도 5 독도의 동도. 서도보다는 작지만 비교적 꼭대기가 평탄하여 등대와 경비초소 등의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울릉도와 독도를 한번에! ‘독도 지킴이 여행’ 기차, 버스, 배를 꼬박 두 번 반복해서 타야 하는 울릉도행 여정. 번거로움을 조금이나마 덜고 싶다면 표 예매는 물론이고 2박 3일 일정까지 알차게 잡아주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울릉도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한편, 향토음식인 홍합밥, 씨껍데기술, 산채전 등을 맛볼 수 있다. 둘째 날 우리 땅 독도를 방문하고, ‘명예독도주민증’을 받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여행상품 ‘아름다운 우리 땅 독도지킴이 수호대 여행’ 출발 방침상 독도 방문은 올 11월 중순까지만 진행되며 내년 2월에 재개된다. 요금 2박3일 29만9,000원(왕복 교통 및 여객선비, 숙식료, 관광비, 여행자 보험 포함) 문의 코레일 관광개발 www.korailtravel.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김문이 만난사람] 김치세계화 대장정 떠나는 ‘김치버스’ 류시형 팀장

    [김문이 만난사람] 김치세계화 대장정 떠나는 ‘김치버스’ 류시형 팀장

    우리 식탁에 김치가 없다면 어떨까. 노래 하나 들어보자. ‘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무슨 맛으로 밥을 먹을까/진수성찬 산해진미 날 유혹해도/김치 없으면 왠지 허전해/김치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나는 나는 너를 못 잊어/맛으로 보나 향기로 보나 빠질 수 없지/입맛을 바꿀 수 있나~’ 김장철이 다가온다. 해마다 이맘 때면 주부들은 올해 배춧값은 어떻고 고춧가루 값은 어떤지 고민하게 마련이다. 올해에는 고춧가루 값이 다른 해보다 비싸다고 걱정들이 많다. 다른 것은 몰라도 월동준비의 대표작은 김치이기 때문이다. 어떤 직장은 김장 보너스로 주부들의 고민을 덜어주기도 한다. 한식 세계화라는 말이 요즘 흔하게 거론된다. 성과는 아직 미약하다지만 한국 음식이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는 상상은 즐거운 일이다. 일본의 초밥이 세계 무대를 누비듯 우리 한식이 그렇게 못할 일도 없을 터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통 김치는 어떨까. 젊은 청년 3명이 김치 세계화를 위해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주인공은 류시형(28)· 김승민(28)·조석범(24)씨다. 이들은 오는 23일 ‘김치버스’를 타고 400여일간 30여개국 대장정에 나선다. 제목도 그럴 듯하다. ‘천년의 맛 세계인과 함께’라는 주제로 김치의 현지화, 퓨전화를 통해 한국문화를 알린다. 지난 15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세계김치문화축제 개막식 때 출정식을 했고 첫 도착지인 블라디보스토크를 시작으로 지구촌 김치로드를 개척한다. 이들 3명은 경희대 조리학과 선후배 사이로 팀장인 류씨의 아이디어로 ‘김치버스’가 탄생됐다. 김치버스는 25인승 중형버스의 의자를 뜯어내고 실내에 주방시설과 잠자리용 평상을 설치한 캠핑카로 세계 각국의 야외 광장에서 김치요리를 즉석에서 선보일 수 있도록 특별 제작됐다. 버스 뒤에는 태극기가 그려져 있다. 김치버스가 가는 여행길은 대강 이렇다. 강원도 동해항에서 카페리에 올라 러시아로 간 뒤 유라시아를 돌고 대서양을 건넌 다음, 북미대륙과 태평양을 거쳐 귀국한다. 총 길이만 해도 20여만㎞에 달한다. 이들의 활동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 페이스북과 유튜브, 홈페이지 등으로 실시간 중계될 예정이다. 방송 제작을 위해 PD 1명도 동행한다. 지난 18일 광주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김치요리 시연회를 갖는 화제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이들은 전시장을 찾는 많은 사람들을 대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팀의 리더인 류씨와 집중 인터뷰를 하기로 약속하고 나머지 둘에게 대장정을 나서는 소감이 어떤지만 물었다. “김치버스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제 김치버스가 출발을 하게 됐는데 그 분들의 조언과 응원을 가슴속에 간직하며 계획한 400일 동안 사고 없이 몸 건강하게 초심을 잃지 않고 대한민국의 김치를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돌아오겠습니다. 제 꿈이 뚜렷한 가치관과 신념을 가진 요리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김치버스 프로젝트는 저에게 뚜렷한 색을 입혀주는 그런 기회가 될 것입니다.”(김승민) “이런 말이 있습니다. ‘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면서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행복하기를’ 제가 좋아하는 여행에 대한 구절입니다. 막중한 사명을 가지고 떠나는 길이지만 항상 즐겁게 여행을 하고 무사히 돌아오고 싶습니다. 또 팀원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여러 사람들과 만나며 더 많이 성장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 꿈은 프랑스 유학을 다녀와 최고의 요리사가 되는 것입니다.”(조석범) 머나먼 길을 떠나는 이들의 눈초리에서 자신감과 비장함이 느껴졌다. 김씨는 류씨의 한 학번 후배이자 동년배다. 조씨는 류씨의 4년 후배로 휴학 중이다. 김치버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면서 잠시 얘기를 나눈 뒤 류씨와 별도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장소는 전시장 야외 의자. 김치는 어떻게 제공하고 자동차 점검과 수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했다. “신선한 김치는 감칠배기(광주김치 대표 브랜드)가 중간중간 제공하고 자동차 수리는 현대자동차가 맡게 됩니다. 김치는 원래 현지 배추로 직접 요리하려고 했으나 김치의 장점인 ‘발효’를 알려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 달에 한 번씩 30~40㎏ 분량의 김치를 국내에서 직접 공수받기로 했습니다. 때문에 배송비가 많이 나올 것 같아 걱정입니다(웃음). 하지만 현지에서 겉절이나 오이김치 등을 만들어 시식하는 행사도 가질 계획입니다.” 김치요리는 어떤 식으로 선보일까. “우리가 다닐 나라가 30여개국이나 됩니다. 각 나라마다 요리가 물론 다르겠지요. 하지만 그들만의 요리에 김치를 얹혀 버무려 김치의 위력을 알릴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 가면 김치피자를 즉석에서 만드는 것이지요. 미국에 가면 김치핫도그와 김치햄버거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를 위해 이번 세계김치문화축제 기간(10월 15~19일) 동안 각 국가별로 김치요리 시연회를 가졌다. 이 소식을 들은 한국 주재 각국 대사들과 외국인들도 참석해 직접 맛을 보기도 했다. 반응은 ‘원더풀’이라고 류씨는 말했다. 김치버스를 타고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려면 경비도 간단치 않을 텐데 어떻게 마련했을까. “소요 경비는 총 3억원 정도인데 현대자동차와 경희대, 그리고 세계김치문화축제위원회, 감칠배기 등으로부터 2억원 정도 후원을 받았습니다. 예산이 다 마련되지 않아도 23일 예정대로 출발하게 됩니다. 우리 셋은 젊잖아요. 그게 곧 밑천이거든요(웃음).” 류씨는 2006년 7월부터 219일간 26개국을 편도 항공권과 26 유로 등 총 80만원으로 ‘나홀로 무전여행’을 했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길에서 많은 친구를 만나 그 집에서 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한국의 문화와 요리 얘기를 하게 됐지요. 대부분 한국의 요리에 대해 잘 모르더라구요. 무척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김치버스 투어 계획은 그때 생각하게 됐습니다. 우리의 김치를 그들의 음식에 버무리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한국의 음식이 비빔밥이라고 하지만 그들에게 제대로 스며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음식에 김치를 넣으면 새로운 요리가 되고 인상 깊게 파고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게 됐지요.” 류씨는 무전여행에서 돌아와 김치버스 제안서를 곧바로 만들어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처음에는 신뢰성 등의 이유를 들어 계속 ‘퇴짜’ 맞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듯 류씨의 열정이 결국 통하면서 꿈이 이루어졌다. 류씨는 세계 무전여행에 앞서 대학 1, 2학년때 두 차례나 국내 무전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무전여행할 때 저를 차에 태워주신 한 아주머니께서 그러더군요. ‘우리 딸도 지금 유럽에서 무전여행 중인데’라고 말입니다. 잔잔한 제 마음에 큰 파동이 생겼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아닌 비범한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고 안전보다 기회를 택하자고 했습니다. 세계 무전여행도 바로 그때 생각하게 됐습니다. 무전여행때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 부자, 가난한 사람들 가릴 것 없이 사귀었습니다. 주로 20~30대 젊은 친구였는데 약 200명은 사귀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소중한 친구들이었고 무전여행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김치버스 투어때 언어 문제도 이런 경험이 있어서 아무런 걱정이 없다고 자신했다. 류씨의 고향은 부산. 중학교 3학년 때 조리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재미있고 즐거운 일을 하자는 출발에서 그랬단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사진과 여행 취미를 더했다. 무전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26유로’라는 책을 펴내 어엿한 여행 전문가로 또 하나의 이름을 새겼다. 그는 이번 김치버스 투어를 준비하면서 동료 김씨와 같이 1종 면허까지 땄다. 둘이 번갈아가면서 운전한다는 계획에서 그랬다. 류씨는 해병대에서, 다른 두 명은 육군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에게 장래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백과사전에 이름을 남기고 싶습니다. 여행이든 요리든 열정적으로 해서 그 분야에 큰 꿈을 이루고자 합니다. 굳이 말씀드리자면 유명한 요리기획자라고나 할까요(웃음).”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우리는 경희대 조리학과 선후배 사이 ●류시형 부산에서 태어나 경희대 호텔경영대학 조리학과를 나왔다. 대학 1,2학년때 국내 무전여행을 두 차례나 했다. 2006년 7월부터 219일간 26개국 무전여행을 했다. 알래스카 오지탐사, 남아공과 중국 배낭여행, 서울도보 여행, 개인사진전, 학교 앞 김밥장사, 파티 플래너, 메뉴 컨설턴트 등의 경험이 있다. 2008년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경희대 대표팀 소속으로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2009년에는 세계 무전여행기 ‘26유로’ 책을 펴냈다. 올해 4월 일본JTV에 소개되기도 했다. 현재 여행작가 겸 요리사로 김치버스 프로젝트 팀장을 맡고 있다. ●김승민 류씨와 같이 경희대 조리학과를 나왔으며 레스토랑 동천홍 서울대점 근무(2006), 중식 레스토랑 Mei-Chan 근무(2007), 경희대 음식 페스티벌 주방팀 파트 셰프(2009~2010), 중식 레스토랑 장가방 근무(2011), 현재 요리사로 활동 중이다. ●조석범 한국국제요리경연 경희대학교 Live부문 금상, 전시부문 은상(2010) 등을 수상했으며 2010년 제1회 조리경영학회 학술제에서 메니저로 참여했다. 현재 경희대 조리학과 휴학 중이다.
  • JAPAN Tottori 돗토리 넌 여유롭고 만만해~

    JAPAN Tottori 돗토리 넌 여유롭고 만만해~

    1 네코무스메 열차 2, 3 요괴 라떼를 마실 수 있는 요카이 라쿠엔 입구 JAPAN TOTTORI Tottori 돗토리 넌 여유롭고 만만해~ 돗토리의 열차는 단선 궤도를 달린다. 선이 하나이니 급행열차가 지날 때면 완행열차는 역에 서서 무작정 기다린다. 시간은 돈이고, 돈은 곧 시간이라 급행열차의 요금은 완행열차의 두 배도 넘는다. 돗토리에서 급행열차를 타는 이들은 많지 않다. 돈이 이유겠지만 한편 돈보다는 도시와 시골의 모습을 적당히 두루 갖춘 돗토리의 여유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일본 여행이 처음인 지나와 정주에게도 돗토리는 여유롭고 만만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글 Travie writer 이진경 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Travie photographer 김경현 취재협조 내일여행 www.naeiltour.co.kr, 돗토리현 진행협조 인페인터글로벌 기사를 시작하기 전에 *실제 여행시기는 8월30일부터 9월2일까지, 3박4일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돗토리현에서의 일정과 취재는 독자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기자가 이를 소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번 여행의 독자는 트래비와 내일여행이 함께한 도전자유여행 이벤트에 당첨돼 다녀왔기 때문에 내일여행의 ‘금까기’ 상품 내역에 해당하는 왕복항공권 및 호텔 숙박비 등에 대한 경비부담은 제외됐다. 단, 식비 및 입장료 등 개인지출 비용은 독자가 개별적으로 부담했다. *전통 료칸 숙박이 포함된 내일여행의 ‘돗토리현 미사사온센 금까기’는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며 83만9,000원부터(세금 및 유류할증료 제외, 항공사 및 여행사 사정에 따라 변동 가능). *기사에서는 편의상 독자의 존칭을 생략했다. 도전자유여행 33탄 돗토리현의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이지나 새치름한 외모와는 달리 털털한 웃음소리를 지녔다. 대박 쇼핑으로 일본을 휩쓸 것 같았는데 의외로 먹고 보는 데 열심이다. 알고 보니 한국에서도 쿠폰을 끊어 미용실에 가는 알뜰 처자다.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와 영어를 좀 한다. 장점은 착하다는 것. 이정주 첫 해외여행이다. “비행기가 뜰 때 엄청 무서웠다”고 한다. 솔직한 청년이다. 누나에게 “제발 영어를 쓰지 말라”고 직언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데 본인은 정작 말을 잘 안 한다. 다이어리에 일본어 회화를 잔뜩 써 왔음에도. 장점은 착하다는 것. 1st day 두근두근 일본 첫 나들이 인천 공항에서 돗토리의 요나고 공항을 잇는 하늘 길은 1시간20분 거리다. 짧은 시간, 기내식으로 도시락까지 챙겨 먹으니 비행기가 말 그대로 뜨자마자 내린다. 입국에서 출국 수속까지 3~4시간이 일사천리라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기에 돗토리만한 곳이 없다. 1 요나고 공항역으로 들어오는 네코무스메 열차. JR 사카이선에서는 하루 15회 정도 요괴 열차를 운행한다 2, 3, 4, 5, 6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게게게노 기타로>의 세상이다. 800m 거리에는 요괴 동상이 가득하고, 요괴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요괴 열차 타고 사카이미나토로 고고~ 돗토리현 서부 끄트머리에 자리한 사카이미나토. 미즈키 시게루 로드가 자리한 사카이미나토까지는 요나고 공항에서 JR 사카이선을 타고 15분 정도면 간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남매가 탄 열차는 오후 2시39분에 요나고 공항역을 출발하는 ‘네코무스메 기타로 열차鬼太郞列車’. JR 사카이선에서는 기타로, 메다마오야지, 네즈미오토코, 네코무스메 등 네 종류의 열차를 하루 15회 정도 운행한다. 기타로, 눈알 아저씨, 간사한 쥐, 고양이 소녀가 그려진 열차는 운이 좋거나 일부러 시간을 맞추면 탈 수 있다. 열차 외관은 물론 내부 천장과 의자 등에 캐릭터가 가득하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水木しげる一ド 애니메이션 <요괴인간 타요마>로 한국에 소개된 <게게게노 기타로>는 요괴의 대가라 불리는 미즈키 시게루의 작품이다. 돗토리현 출신인 그 덕분에 요괴 공항에 내려 요괴 기차를 타고 요괴 역을 지나 마침내 요괴의 고향인 미즈키 시게루 로드로 이어지는 여정은 늘 요괴와 함께한다. 사카이미나토역에서 800m 가량 뻗어 있는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게게게노 기타로>에 등장하는 요괴 캐릭터 동상과 요괴 캐릭터를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가 늘어선 거리다. 열쇠고리에서 귀이개, 장식품, 문구, 술, 심지어는 화투까지 기념품 가게에서 판매하는 캐릭터 상품은 다양하다. 하나밖에 없는 캐릭터 상품을 구입하고 싶다면 직접 나무를 깎아 캐릭터를 만드는 가게에 들르면 된다. 투박하지만 개성 넘치는 기념품을 살 수 있다. 100엔 스탬프 책자를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스탬프 공간을 채우며 이 가게, 저 가게를 돌다 보면 어느새 2~3시간이 훌쩍 지난다. 시게루 로드에서는 ‘꼭’ 선물로도 그만! 똑딱 지갑 요카이 가마구치妖怪がまぐち 비슷비슷한 기념품을 파는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서 단연 눈에 띄는 가게다. 가마구치란 물림쇠가 달린 돈지갑. 똑딱 하고 열리는 동전지갑을 생각하면 쉽다. 요괴 가마구치라는 가게 이름 그대로 이곳에서 판매하는 가마구치에는 <게게게노 기타로>에 나오는 요괴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작은 동전지갑 외에도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가마구치를 선보인다. 주소 鳥取?境港市松ヶ枝町14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 문의 0120-375-639 이런 젓가락은 어때요? 유젠遊膳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끄트머리, 아케이드 근처에 자리한 젓가락 전문점이다. 몇백엔부터 몇천엔에 이르는 다양한 가격대의 젓가락을 단아하게 선보인다. <게게게노 기타로>의 캐릭터를 단 젓가락이나 젓가락 받침 등은 기념품으로도 그만이다. 주소 鳥取?境港市本町34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 문의 0859-21-8200 요괴 라떼 한잔 요카이 라쿠엔妖怪樂園 요괴 캐릭터로 꾸며진 공원과 기념품 가게가 자리한 곳으로 미즈키 시게루 기념관 근처 골목으로 50m 가량 들어간 곳에 자리했다. 간단한 음료와 스낵을 파는 곳에서는 초콜릿 가루로 요괴 모양을 만들어주는 요괴 라떼를 마실 수도 있다. 네 가지 모양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350엔. 주소 鳥取?境港市?町138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6시, 계절에 따라 다름 문의 0859-44-2889 지나 신기한 요괴 조형물과 인형들과 함께 찰칵~! 작은 마을에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도 즐비해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친구 생일 선물로 고른 ‘방아 찧는 토끼 지갑’ 득템! 정주 어떤 가게의 셔터에 내가 좋아하는 만화 <원피스>의 밀짚모자 해적기가 페인팅되어 있어서 흥분되었다. 구라요시역 일대 탐방기 지나와 정주가 이틀 밤을 묵은 아크21 호텔은 JR 구라요시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자리했다. 1시간에 1~2대 꼴로 기차가 다니는 데다가 막차가 일찍 끊기는 돗토리의 현실을 감안, 이틀간의 저녁식사는 구라요시역 근처에서 해결하기로 결정! 하지만 적당히 시골스러운 구라요시에는 식당과 이자카야의 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시끌벅적 구라요시 최고 인기 이자야카 로바타 카바?端かば 구라요시 사람들은 모두 모이는 듯한 활기찬 분위기를 자랑한다. 계절 메뉴를 비롯 고기, 해산물, 전골 등 메뉴가 다양하며, 요일별 이벤트도 많다. 따로 요구하면 한국어 메뉴를 준비해 주지만 메뉴에 사진이 있어 주문이 어렵지는 않다. 주소 鳥取?倉吉市上井町 2-10-7 영업시간 월~목, 일 오후 5시~새벽 2시 금, 토 오후 5시~새벽 3시 문의 0858-27-0100 온갖 종류의 라멘이 한자리에 토멘보東麵房 구라요시역 남쪽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자리한 라멘 전문점. 추천 메뉴는 쇼유 라멘으로 그 밖에 미소, 돈코츠, 규코츠 등 다양한 라멘과 교자를 판매한다. 체인점이지만 구라요시역 인근에서는 인기 있는 편. 주문은 자동판매기로 하면 된다. 700~1,000엔. 주소 鳥取?倉吉市山根 618-3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 저녁 6시~새벽 3시 문의 0858-48-9518 일본 토종 햄버거 모스 버거Mos Burger 구라요시역 앞에서 KFC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는 패스트푸드점. 구라요시역 남쪽 출구 방면 179번 국도변에 자리했다. 주소 鳥取?倉吉市上井町 359-1 영업시간 | 월~토 오전 8시~새벽 2시 일 오전 8시~밤 12시 문의 0858-26-6023 390엔 라멘? 사쿠라さくら 아크21 호텔 1층에 자리한 식당. 늦은 밤까지 영업을 해 이용할 만하다. 라멘이 390엔으로 저렴한 편이며, 맥주와 안주 세트 메뉴도 있다. 밥과 미소시루, 생선구이, 밑반찬 등이 나오는 조식은 700엔. 주소 鳥取?倉吉市上井町2丁目 4-6 영업시간 오전 7~9시, 점심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저녁 오후 5시부터 문의 0858-26-8579 지나와 정주의 선택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쇠고기 타이헤이몬大平門 아, 언어의 장벽에 부딪힌 곳이었다. 처음에 ‘고기! 고기!’라고 외치며 고기를 달라고 했는데, 점원이 ‘코~기?’ 하면서 전혀 알아듣지 못함을 체감. ‘스페셜 메뉴’인 듯한 그림도 없는 안내장을 보고 무턱대고 ‘okay’라고 외쳐 버린 우리. 850엔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1인분에 정말 적어 보이는 쇠고기 여섯 점…? 하지만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맛에 추가 주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약간 바삭한 식감의 지짐이도 Good choice! 주소 鳥取?倉吉市?谷町2丁目40 영업시간 | 월~토 오전 11시~밤 11시, 일 오전 11시~밤 10시 30분 문의 0858-26-4468 2nd day 돗토리 가이드! 버스투어 돗토리에서의 첫째 날, 버스투어 정보를 입수한 지나와 정주는 둘째 날의 일정을 일찌감치 정했다. 단돈 2,000엔으로 만만치 않은 교통비를 해결하는 건 물론 입장료, 점심식사에 후식까지 준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인 것. 버스투어는 월, 수, 토요일에만 출발하므로 투어에 참가하고 싶다면 미리 계획하는 게 좋다. 지나 2,000엔으로 드라마 <아테나>의 여러 촬영지와 코난 박물관을 돌아보고 특제 라멘, 젤라또까지 맛볼 수 있는 버스투어! 교통비가 비싼 시내에서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특히 더울 때 시원하게 먹은 복숭아 맛 젤라또의 맛은 아직까지 생각난다. 시라카베도조군 일대는 일본 전통 건물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이국적인 느낌이 났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맛있는 과자도 맘껏 시식하고 특히 맛있던 만주도 샀다. 주변에는 아기자기한 가게가 많아 더 구경하고 싶었다. ‘비 오면 꽃무늬가 생기는 분홍 우산’을 사오지 않은 것은 아직도 가장 후회된다. 누가 대신 사다 주실 분 없나요~ 정주 버스투어로 <아테나> 촬영지인 간장공장, 절 앞의 빨간 등 거리, 인면어가 살고 있는 수로, 묘지, 백조와 오리가 있는 호수, 코난 박물관 등을 방문했는데 모두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장소들이었다. 점심으로 버스투어에서 제공하는 라면을 먹었는데 소 뼈로 육수를 내서 그런지 맛이 괜찮았다. 후에 아이스크림도 먹었는데 특히 가이드 누나가 추천해 준 복숭아 맛 아이스크림이 맛있었다. <아테나> 촬영지 만끽 투어 요금 2,000엔 출발일 매주 월, 수,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출발장소 JR 구라요시역 남쪽 출구 버스 정류장 코스 구라요시역→구라요시시(시라카베도조군아카가와라)→고토우라정(규코츠 라멘 점심식사)→하나미가타 묘지(후로시키 만주)→호쿠에이정(아오야마 고쇼 후루사토관)→호조 오토 캠프장 휴게소 (‘코다’ 젤라토)→유리하마정(도고코 린카이 공원→하와이 보코로 온천)→미사사정(미사사 온천)→구라요시역 1 돗토리 고토우라정의 하나미가타 해안 묘지. 바다를 향해 2만 기 이상의 묘가 조성된 곳으로 독특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2 시라카베도조군의 다카다슈조.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술도가다 3 도고코 린카이 공원 4 아오야마 고쇼 후루사토관. <명탐정 코난>의 아가사 박사가 탄 차가 기념관 마당에 전시돼 있다 5 미사사 오스나히키 자료관에 전시된 산부쓰지 나게이레도 불당의 모형. 해발 520m 절벽에 세워진 건축 방식으로 유명한 절이다 구라요시시 시라카베도조군, 아카가와라는 하얀 벽의 건물과 붉은 기와를 얹은 전통적인 건축 양식의 창고가 자리한 거리다. 대부분의 창고는 기념품 가게나 레스토랑, 카페 등으로 쓰임새를 바꿨지만 겉모습만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산책하듯 천천히 거리를 걸으며 옛 정취를 느껴 보자. 시라카베도조군 유일무이 양조장 다카다슈조高田酒造 1875년에 창업한 양조장이다. 일대에 자리했던 수많은 술과 간장 제조장 중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하는 곳이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덕분에 다카다슈조에서는 드라마 <아테나>의 총격 장면이 촬영됐다. 버스투어의 가이드가 각종 장난감 총을 준비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다. 잘 익은 스기다마가 매달린 다카다슈조의 대표 술은 시쿤北君. 1,000엔에 구입할 수 있다. 주소 鳥取?倉吉市西仲町2663 문의 0858-23-1511 신용카드도 받아요~ 아카가와라 1호관赤瓦1?館 창고를 개조해 만든 토산품, 기념품 가게로 선보여지고 있는 아카가와라의 창고 중 유일하게 신용카드로 계산이 가능한 곳이다. 돗토리현이 자랑하는 20세기 배를 비롯해 과자, 떡 등 먹거리를 주로 판매하는데 시식만으로도 배가 부를 정도다. 주소 鳥取?倉吉市新町1丁目 영업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 문의 0858-23-6666 귀여운 아기 붕어빵 린린야りんりんや 한입 크기의 귀여운 붕어빵을 판다. 팥소를 사용하는 건 물론 검은콩, 고구마, 크림 등을 넣은 붕어빵도 있다. 비에 젖으면 숨겨진 꽃 모양이 나타나는 우산도 판매한다. 주소 鳥取?倉吉市魚町2570 영업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6시 문의 0858-23-1996 고토우라정 바다와 산의 혜택을 고루 받아 식재료가 발달한 고토우라정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고르메 스트리트Gourmet Street라 불린다. 소 뼈를 우려내 육수를 만드는 규코츠 라멘과 아고카츠 카레, 해산물 덮밥인 카이센동 등 군침을 돌게 하는 먹거리가 많다. 고토우라정에 자리한 하나미가타 해안 묘지는 독특한 볼거리다. 2만 기 이상의 묘가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는 곳으로 묘지가 왜 볼거리가 되는지는 가 보면 안다. 이곳 또한 드라마 <아테나>의 촬영지로 선보여졌다. 시원한 사골 국물 라멘 이자카야 카즈居酒屋和 버스투어가 들르는 이자카야로 JR 우라야스 역 앞에 자리했다. 규코츠 라멘을 짜지 않게 잘 끓이며, 반찬으로 나오는 깍두기도 맛있다. 620엔. 주소 鳥取?東伯郡琴浦町?万276-3 문의 0858-53-0006 돗토리현 대표 간식 후로시키 만주 ふろしきまんじゅう 143년 전통을 자랑하는 만주 가게. 일본 전통 설탕인 와삼봉과 흑설탕을 섞어 쫀득쫀득하고 달지 않은 만주를 선보인다. 방부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므로 후로시키 만주는 유통기한이 3일밖에 되지 않는다. 선물로 구입한다면 공항에서 사는 게 낫다. 주소 鳥取?東伯郡琴浦町八橋348 영업시간 오전 6시30분 ~오후 5시 문의 0858-53-2345 호쿠에이정 호쿠에이정에는 ‘아오야마 고쇼 후루사토관?山剛昌ふるさと館’이 자리했다. 만화 <명탐정 코난>의 작가인 아오야마는 돗토리현 출신 작가. 그를 기념하기 위해 2007년에 세워진 이곳에는 아오야마의 어린 시절 자료와 물건을 비롯해 <명탐정 코난>의 번역판 등이 전시돼 있어 전세계 팬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배가된 재미를 느끼려면 퀴즈에 도전해 보자. 퀴즈의 답이 기념관 곳곳에 숨겨져 있어 전시물을 세심하게 보게 된다.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자신의 수준에 맞는 퀴즈를 선택해 모두 풀면 인정증도 준다. 마당에 전시된 노란색 차도 흥미롭다. <명 탐정 코난>에서 아가사 박사가 타는 차를 재현한 차로 아오야마의 아버지가 부품 하나하나를 모아 직접 제작한, 세상에 하나뿐인 차다. 주소 鳥取?東伯郡北?町由良宿1414 찾아가기 JR 유라역에서 걸어서 20분 이용요금 어른 700엔, 청소년 500엔, 초등학생 300엔 관람시간 4~10월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 11~3월 오전 9시30분~오후 5시 문의 0858-37-5389 유리하마정 석양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도고코에서는 드라마 <아테나>의 많은 장면이 촬영됐다. 정우성과 수애는 도고코와 푸른 잔디가 어우러진 린카이 공원을 거닐며 데이트를 즐기고 하와이 온천의 ‘보코로望湖?, 0858-35-2221’에서 사랑을 확인했다. 보코로에서는 촬영 당시 배우와 스태프의 일정표며 정우성과 보아가 먹었던 라멘 그릇 등 사소한 것까지 전시해 놓았다. 보코로는 호수 가운데에 떠 있는 노천 온천으로 유명하다. 본 건물과 다리로 연결된 노천 온천 건물에는 노천탕과 족욕탕이 자리했다. 온천의 평균 온도가 55도인 하와이 온천에서는 달걀 표면에 예쁜 그림이나 기원을 담아 온천에 삶는 온센 타마고 체험도 가능하다. 미사사정 90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이 말해 주듯 미사사 온천 마을에는 옛 정취가 가득하다. 허리 굽은 백발 노인이 지키고 있는 약국이며 오래된 사진관까지 이름이 없는 가게들조차 온천 마을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 남녀 구분 없이 노천 온천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가와라 노천탕은 미사사 온천의 명소 중 하나다. 족욕탕과 구분된 위태로운 칸막이 너머로는 밤낮 없이 동네 어른들이 노천욕을 즐긴다. 진쇼 축제 때 사용하는 진쇼(줄)를 전시한 오쓰나히키 자료관도 볼 만하다. 드라마 <아테나> 촬영 당시에 7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만든 진쇼를 전시 중이다. 3rd & 4th day 한낮의 모래, 온천으로 씻다 돗토리 사구를 찾기로 한 날, 지난 밤부터 내린 비는 그칠 줄 모른다. 그래도 ‘돗토리 하면 사구’를 외치며 지나와 정주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구라요시역에서 돗토리역까지는 1시간 가량 거리. 덜컹덜컹 단선 궤도로 기차는 열심히 달린다. 돗토리 사구鳥取砂丘 센다이강은 바람에 쪼개지고 갈라진 주고쿠산지의 화강암을 바다로 흘러 보내 해안선까지 밀어냈다. 하루는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은 1년이 됐다. 1년의 시간을 거듭하길 10만번. 10만년이라는 세월 동안 조류와 바람이 쉬지 않고 나른 모래는 해안선을 따라 16km, 육지를 향해 2km에 이르는 사구를 만들어냈다. JR 돗토리역에서 20분. 돗토리 시내를 빠져 나오기 무섭게 사구는 거대한 몸집을 드러낸다. 신발을 신고 있어도 사구의 부드러운 모래 결이 느껴지는 건 딱딱한 아스팔트와 시멘트 바닥에 익숙해진 발 때문이다. 1,000엔 택시가 지나와 정수를 내려준 건 사구의 동쪽 입구다. 저 너머 동해를 먹어 버린 해발 48m의 말의 등(제2 사구열)이 눈앞에 펼쳐진다. 모래 언덕을 오르길 15분. 말의 등에 올라타 바다를 향해 깎아지른 사구의 모습을 조망한다. 사구와 맞닿은 동해는 역시 푸르다. 육지 쪽으로 눈을 돌리면 모래에서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운 통보리사초 군락지가 펼쳐져 동해와는 또 다른 푸르른 기운을 선사한다. 밥도 먹고, 기념품도 사고 사큐카이칸 砂丘?館 사구 동쪽 입구 맞은편에 자리한 식당과 기념품 가게로 끼니때라면 들르는 게 좋다. 돗토리 사구와 우라도메 해안 일대에는 마땅한 음식점이 없다. 자루소바 840엔, 아고카츠 카레 850엔. 주소 鳥取?鳥取市福部町湯山2164 영업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 문의 0857-22-6835 지나 택시로 사구와 우라도메 해안을 둘러보았는데 사구는 그야말로 놀라웠다. 정말 낙타가 있는 사막이라니! 낙타가 너무 타고 싶었지만 비가 보슬보슬 내려서 ‘낙타와의 이동’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사막을 오르느라 힘이 들긴 했지만 마치 사우디의 여인이 된 것 같아 즐거웠다. 모래도 고와 경사진 언덕을 내려올 때도 무섭기는커녕 정말 신나게 내려왔다. 점심식사 시간! 메뉴에 그림이 없어 앞의 조형물을 보고 겨우 시켰지만 카레와 야끼소바의 맛은 일품이었다. 카레가 유명하다더니 정말 Good! 점심 식사를 하고 둘러본 우라도메 해안의 경치도 멋있었다. 저녁에 노을이 질 때 와도 좋을 것 같다.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고 시내로 오니 3시간이 약간 지났지만 영국 신사 같았던 택시 아저씨는 추가 요금을 받지 않고 친절히 데려다 주셨다. 아저씨 감사해요~ 미사사칸三朝館 지나와 정주가 돗토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 곳은 미사사 온천의 미사사칸이다. 둘째 날, 버스투어를 통해 미사사 온천 마을은 둘러본 터. 마지막 남은 시간은 온전히 료칸에서 보내기로 한다. 미사사 온천. 물이 참 좋은 곳이다. 9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온천 마을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건 물 덕분이다. 라듐 성분이 다량 함유된 미사사 온천은 건강에도 그만이라 미사사 온천 지대 주민들의 암 사망률은 일본 평균의 절반에 불과하다. 또한 미사사 온천은 동맥경화, 천식, 당뇨병, 피부병, 부인병 등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미사사 물은 곧 미사사칸의 물이라 미사사칸에서의 온천욕 한 번에 온몸이 상쾌하다. 몸뿐만이 아니다. 미사사칸에서는 몸과 더불어 눈이 맑아진다. 로비와 대욕탕, 식당 등 미사사칸의 발길 닿는 곳곳에는 정갈한 정원이 자리했다. 우거진 숲 사이로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정원이 있는가 하면, 바위를 세우고 모래를 곱게 깔아 참하게 빗어 놓은 정원도 있다. 같은 정원이라 하더라도 보는 장소에 따라 모습을 달리해 지겨울 틈이 없다. 식당과 온천으로 향하는 길, 정원이 있어 마냥 행복하다. 미사사칸의 대욕탕은 아침 저녁으로 남탕과 여탕이 바뀐다. 아침 저녁, 각각 다른 멋의 온천을 즐기라는 뜻일 테다. 커다란 노천온천이 딸린 대욕탕 외에 가족이나 커플이 따로 이용할 수 있는 두 개의 작은 노천온천도 마련돼 있다. 작은 노천온천은 체크인 후에 예약해 이용하면 된다. 문의 0858-43-0311 www.misasakan.co.jp 1, 2 돗토리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돗토리 사구 3 돗토리 사구 입구에 전시된 모래 조각 4 단아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미사사칸의 정원 5 미사사칸 노천온천 입구 6 미사사칸의 조식 7 미사사칸 식당으로 가는 길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지나 이번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곳! 다른 곳도 모두 좋았지만 마지막 피로를 풀기에는 최적의 선택이었다. 유카타로 갈아입고 맞이한 감동의 석식! 돗토리현에서 유명하다는 게다리와 새우 맛이 특히 일품이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온천! 밤에는 사람이 많지 않은지 혼자였는데 정말 선녀가 된 기분이었다.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며 따뜻한 온천에서 몸을 녹이니 그 동안의 피로도 말끔히 풀렸다. 아침잠이 많지만 다음날에도 아침을 먹고 간단히 온천을 즐겼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아침 온천도 떠나기 싫을 정도로 감동이었다. 온천만 하기 위해서 일본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이제는 100% 공감이 간다. 다음을 기약하며 떠나는 순간에도 떠나기 싫었던 미사사칸. 정주 미사사칸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미사사칸으로 향하였다. 미사사칸에서 우리는 마지막 1박을 묵었는데, 일본 전통의상인 유카타도 입어 볼 수 있었다. 특히 아름답게 꾸며진 온천이 우리를 천국으로 인도하였다. 저녁식사는 회, 대게, 샤브샤브, 튀김 등이 나왔는데 한결같이 정갈하고 맛있었다. 다음날 아침 정갈한 아침식사와 마지막 온천욕을 마치고 우리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요나고 공항으로 향하였다. Travel to Tottori ▶가는 방법 인천과 요나고를 잇는 아시아나항공이 화, 금, 일요일, 주 3회 운항된다. 인천발 요나고행 항공편은 화, 일요일 오후 12시30분, 금요일 오전 9시30분에, 요나고발 인천행 항공편은 화, 일요일 오후 3시, 금요일 낮 12시에 출발한다. 요나고 공항 인, 아웃으로 3박4일 여정을 꾸린다면 화요일 출발만 가능한 것. 2박3일 등 기타 일정이라면 요일 선택이 자유롭다. ▶현지교통 이렇게 저렴한 택시가~ 돗토리시를 여행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돗토리역에 자리한 관광안내소에서 이름, 숙소 등 간단한 정보만 작성하면 4명이 3시간 동안 1,000엔에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3시간을 이용한다면 시내에서 20~30분 가량 거리인 돗토리 사구와 우라도메 해안 등지를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우라도메 해안 대신에 돗토리 시내를 돌아봐도 괜찮다. 1,000엔 택시 이용자는 와타나베 미술관, 간논인 정원 등의 입장료를 할인 혜택이 있는 쿠폰 카드 사용이 가능하다.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30분 문의 돗토리시 국제관광객 서포트 센터(한국어) 0857-36-3767, 돗토리시 관광안내소(일본어) 0857-22-3318 웬만한 곳은 다 서요~ 공항버스 미사사 온천에서 요나고 공항으로 간다면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자. 돗토리현 여기저기를 돌고 돌아가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온천 송영버스와 기차를 몇 번 갈아타는 것보다는 편리하다. 1,500엔. 코스 미사사 온천 관광상공센터 앞→08:25 미사사 온천 입구(미사사칸 앞)→08:30 미사사 로얄 호텔 앞→08:45 구라요시역→09:00 하와이 온천→광장 10:00 가이케 온천→10:30 요나고 공항 ▶호텔 아크21 ア―ク21 일반적인 비즈니스호텔과 비교해 비교적 넓은 객실을 지녔다. 한국어로 된 호텔 설명서와 주변 안내도를 나눠주며, 한국 티브이 채널도 있다. 음료, 주류 자동판매기와 전자레인지를 이용할 수 있으며, 6층 전망대 목욕탕이 무료다. 목욕탕은 오전 6시~오전 9시, 오후 1시~오후 5시에는 여성, 오후 6시~자정에는 남성이 이용한다. 일회용 카드 키를 사용해 이틀 이상 묵는다면 매일 새로운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며 별도의 체크아웃이 필요 없다. 문의 0858-48-1021 ▶지나의 말 8월 말, 느지막이 간 여름휴가. 동생과 함께한 첫 해외 여행이어서 어느 때보다 의미 있고 뜻 깊은 시간이었다. 처음 당첨 소식을 듣고 동생이 한 말이다. “누나는 정말 타고난 운이야~” 그런 동생에게 나 역시, “이런 누나 덕에 너도 같이 갈 수 있잖아~” 라며 웃었다. 기다림에 더 설레였던 돗토리현 여행! 평소 티격태격할 때도 있긴 하지만 사소한 고민까지 털어놓을 정도로 친한 동생이기에 때로는 친구 같기도, 철없는 나를 다독일 때는 오빠 같기도 한 동생과 함께한 즐거운 기억이 오래 여운에 남았으면 한다.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 드린다. 돗토리현은 정말 천천히 다시 걸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도시다. 친절한 사람들과 깨끗한 거리. 그곳에서 느껴지는 여유. 한 순간, 한 순간이 영화 같았던 도시. 다음을 기약하며 소중한 추억을 되새겨본다. 1 요나고 공항 2 돗토리시에서 이용할 수 있는 1,000엔 택시 3 아크 21 비즈니스호텔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SWITZERLAND-배우 윤상현이 만난 스위스와 알프스 사람들

    SWITZERLAND-배우 윤상현이 만난 스위스와 알프스 사람들

    배우 윤상현이 만난 스위스와 알프스 사람들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깃든 기차는 여행자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스위스 프렌즈로 임명된 윤상현이 7박9일간 스위스를 여행할 때도 주로 기차를 이용했다. 체르마트로 향하는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던 윤상현 앞에 묘령의 여인이 등장했다. 노란 꽃무늬 원피스를 차려입은 파란 눈의 그 여인은 단번에 열차에 탄 모든 이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윤상현이 젤리를 건네자 여인은 젤리를 낚아채더니 아장아장 엄마의 품으로 달려가 버렸다. 고무 젖꼭지를 물고 있던 꼬마 숙녀 릴리는 그가 건넨 젤리를 오물오물 씹으며 살짝 미소를 건넸다. 그리고는 윤상현에게 다가와 수줍은 목소리로 ‘Thanks’란 인사를 건네고는 볼에 뽀뽀까지 해주었다. 릴리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린 윤상현은 한참 동안 기차 데이트를 즐겼다. 여행은 결국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이다. 스위스 프렌즈 윤상현에게 7박9일간의 이번 여행은 기차 옆자리에 앉았던 볼 빨간 소녀와의 데이트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스위스 여행이 끝나고 다시 배우로 돌아간 윤상현의 소식이 들려 올 때마다 그의 일부분이 되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알프스의 목가적인 풍경과 순박했던 사람들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 강미숙 사진 이규열 취재협조 루프트한자독일항공 lufthansa.com, 스위스정부관광청 www.MySwitzerland.com 2, 3 풍경에 취하고 와인향에 취하고. 라보 지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는 패트릭 퐁잘라씨가 건네주는 달콤한 한잔 4 알멘드후벨에서 트래블 트레이너와 노르딕 워킹을 하고 있는 윤상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아름다운 포도밭의 달콤한 인연 윤상현의 스위스 여행 첫 날은 포도밭 트레킹으로 시작됐다.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선정된 라보 지구는 대표적인 스위스 화이트와인 산지이자, 트레킹 루트이다. 이곳은 하늘의 태양, 호수에 반사된 태양, 포도밭을 둘러싼 바위에서 발산되는 태양(열)으로 축복받은 땅이다. 축복받은 땅을 거닐던 그의 발걸음은 한 와이너리로 향했다. 패트릭 퐁잘라씨는 목마른 나그네에게 스스럼없이 문을 열어 주었다. 포도밭과 레만 호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작은 정자에는 칠링된 화이트 와인이 준비되어 있었다. “와! 한국에서 마시던 화이트 와인 맛이 아닌데요. 풍부한 과일향과 부담스럽지 않은 달콤함이 잘 조화된 너무 사랑스러운 와인이에요.”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진심어린 감동은 전해지기 마련. 자신의 와이너리에서 조상 대대로 만들고 있는 와인의 가치를 알아보는 윤상현의 모습에 퐁잘라씨가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퐁잘라씨는 집안의 보물창고인 와인창고로 윤상현을 이끌었다. 그곳에는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흑백사진이 걸려 있었다. 배우 윤상현에게 퐁잘라씨는 유명 배우와의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어릴 적 찰리 채플린이 이곳을 방문했었지. 어린 내 눈에 콧수염이 없는 그는 찰리 채플린이 아니었어. 그래서 차를 타고 떠나는 찰리 채플린에게 달려가서는 ‘당신은 찰리 채플린 아닌 것 같아요. 콧수염이 없잖아요’라고 당돌하게 이야기했지. 찰리 채플린은 그런 꼬마가 귀여웠는지 손가락 두 개로 콧수염을 만들어 자신이 그가 맞노라고 증명해 주었어.” 윤상현은 손가락 콧수염을 흉내 내며 기꺼이 퐁잘라씨의 어릴 적 추억을 함께 나누었다. 와인과 옛 추억으로 금세 가까워진 두 사람은 그 뒤로도 몇 잔의 와인을 비울 때까지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마도 퐁잘라씨가 그의 자식들에게 찰리 채플린 이후로 들려줄 추억담은 배우 윤상현과 함께한 순간이 아닐까. 1 알멘드후벨에서 트래블 트레이너가 스위스의 하이킹 팻말을 설명하고 있다 2 알프스를 배경으로 윤상현이 산골 소녀(?)들에 둘러 쌓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3 취리히에서 윤상현에게 알프호른 부는 법을 설명 중인 엘리아나 4 독일식 냉수 치료 요법인 크나이프를 체험하고 있는 윤상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산을 좋아하는 그가 선택한 체르마트 작은 산골마을 체르마트는 신이 창조한 웅장한 알프스의 파노라마로 들어가는 입구 격이다. 유난히 산을 좋아하는 윤상현이 가장 고대했던 곳이기도 하다. 배낭을 둘러멘 윤상현의 곁에는 길잡이가 되어 줄 친구가 함께였다. 체르마트에서 줄곧 자라 온 청년 거버트 파스칼이 그 주인공. 잔뜩 흐린 날씨가 아쉬웠지만 블라우헤르드에서 시작된 그들의 산행은 시종일관 유쾌했다. “파스칼, 이곳 산은 웅장하고 거대하지만 우리나라 산은 유려한 곡선미가 살아있어서 정겨운 맛이 있지. 다음에 파스칼이 한국에 오면 이 형이 꼭 산을 안내해 주고 싶은데 어때?” 형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던 동생 파스칼은 그러겠다고 손가락까지 걸어 보였다. 그때 갑자기 길을 막으며 등장한 한 무리의 양떼! 몸은 하얗지만 얼굴은 까만 생김새가 사뭇 재미있었다. 능숙한 파스칼의 조언대로 털을 쓰다듬어 주자, 양은 지그시 눈을 감고 손길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급기야는 윤상현 앞에 구름처럼 양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양과의 팬 미팅이 아쉬웠었던지, 돌아서는 윤상현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얼마를 더 걸었을까. 저 멀리 빙하가 만든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호수는 천만년 전 비밀을 간직한 채 얼어붙어 있는 설산고봉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가방을 내려놓은 윤상현이 호숫가 바위 위에 섰다. 호수 위에 윤상현이 있었고, 호수 안에 윤상현이 있었다. 그 순간, 윤상현은 무엇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자연이 만들어낸 호수에서 그는 자신과 조우했다. “연기자의 삶. 참 잘 선택한 것 같아요. 연기는 길이 아닐까요? 길을 걸으면 아름다운 자연에 감탄하기도 하고, 소나기를 만나 당황스럽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기쁘기도 하고, 구덩이를 만나 당황스러울 수도 있어요. 나를 통해 그런 다양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런 면에서 길에서 만난 자연과 사람은 연기의 폭을 넓혀 주는 좋은 선생님이 됩니다. 이번 여행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연기와 인생에 살을 찌우는 순간 다시 길 위에 선 윤상현에게 알프스는 융프라우 뮈렌으로 길을 내어주었다. 뮈렌역에서 윤상현을 기다리고 있는 넉넉한 미소의 키다리 아저씨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청정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전기차를 몰아 융프라우호텔까지 안내했다. 알고보니 그는 그 호텔의 오너인 알렌 사장이었다. 일반 직원과 똑같은 복장을 한 채 누구보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그의 모습에는 권위 대신 건강함과 따스함이 담겨 있었다. 한국식 바비큐 파티를 벌이겠다는 무리한 부탁에도 그는 안 된다는 대답 대신 양배추보다 큰 상추를 직접 씻어다 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윤상현이 건넨 고추장을 잔뜩 넣은 상추쌈도 맛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워 주었던 알렌. 그가 있었기에 융프라우 앞마당에서 삼겹살 파티를 즐기는 희대의 사건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독일식 냉수 치료요법인 크나이프를 체험하기 위해 알멘드후벨에 오른 윤상현 앞에 등장한 또 한 사람. 여름 시즌 동안 이곳에서 한국인들에게 걷기여행 체험을 돕도록 하기 위해 스위스관광청이 파견한 걷기여행 전문가 ‘트래블 트레이너’ 박상서군이다. 타지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누구나가 이웃친척이 되는 걸까. 윤상현은 뽀글거리는 펌을 한 앳된 박상서군을 얼싸안으며 형제 상봉 장면을 연출했다. 유난히 산행을 좋아하는 윤상현과 트래블 트레이너 박상서군은 노르딕워킹과 크나이프 체험을 즐겼다. 사나이의 우정과는 또 다른 여행의 설렘이라면 ‘여행지의 로맨스’를 빼놓을 수 없을 터. 윤상현에게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싶은 핑크빛 로맨스가 있었을까. 아마도 마지막 여행지였던 취리히에서의 인연이 그의 가슴을 방망이질치게 했을 것이다. 취리히를 안내해 줄 윤상현의 일일 가이드를 자청한 미모의 알프호른 연주자 엘리아나 부르키. 동양의 선남과 서양의 선녀의 만남은 카메라만 들이대도 한 장의 화보였다. 두 사람은 함께 취리히 호수를 거닐고,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감상하고, 기념품을 고르고, 한국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고, 알프호른을 연주했다. 너무나 짧은 반나절의 데이트가 아쉬웠던 윤상현에게 엘리아나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내년 여수박람회에 스위스를 알리기 위해 참석할 것이란다. 스위스에서 만남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7박 9일. 홍콩, 일본, 한국의 팬들, 맨리헨 축제에서 만난 순수한 시골 사람들, 루체른 호수를 수놓았던 무지개, 알프스 산에 흰 꽃을 피운 에델바이스…. 스위스 여행 중 배우 윤상현이 만났던 수많은 사람 혹은 풍경은 그 안에 깊이 아로새겨져 그의 연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이다. mini interview | 배우 윤상현 “루체른, 신혼여행으로 다시 가고 파” Q. 산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유명세 때문에 등산이나 여행과 같은 취미를 온전히 즐기기에 어려움은 없는지? A. 그런 것은 별로 없다. 평일에 주로 다니고, 주로 지방 민박집으로 다니기 때문에 아직은 나를 알아보는 불편함은 없다. 지방 민박집은 노인 분들이 운영하는 곳이 많아서 나를 잘 못 알아보신다. 그렇기 때문에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만일 나를 알아봐 주신다고 하더라도 스스럼없이 행동하는 편이다. 있는 그대로 행동한다. 그런 제약 때문에 내 취미를 방해받기는 싫다. Q. 9일간 스위스를 여행하면서 터득한 자신만의 스위스 여행 팁이 있다면? A. 이번 여행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은 스위스 여행 어플리케이션이다. 아이패드를 가지고 와서 수시로 열어 보면서 여행 정보도 얻고 공부도 할 수 있어 유용했다. 등산, 허니문 등 카테고리도 잘 정리되어 있다. 루체른에 가면 반드시 저녁 석양을 볼 수 있는 시간에 크루즈를 타볼 것을 권하고 싶다. 지난 번 4월 여행 때는 크루즈를 예약해야만 탈 수 있는 줄 알아서 4일을 머물면서도 못 타보았다. 그리고 스위스 여행에는 기차를 이용한 여행을 추천한다. 기차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 취리히에 머문다면 ‘취리히 카드’를 이용하면 좋다. 취리히 카드는 교통뿐만 아니라 인근의 쿤스트하우스 등의 미술관 등의 입장이 가능한 저렴한 카드이다. Q. 여행의 재미 중 음식을 배놓을 수 없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스위스 음식은? A. 가장 인상 깊었던 음식은 단연 퐁듀가 아닐까. 알프스 고유 음식인 퐁듀를 알프스 전통 가옥의 분위기가 나는 체르마트의 레스토랑에 먹었다. 빨간 폿에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치즈에 빵을 찍어 먹는데, 이때 빵을 떨어뜨리면 와인 한 잔을 다 마셔 버리거나, 상대방에게 키스를 해야 한다는 룰이 있다. 먹는 방법도 재미있고,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았다. Q. 이번 여행지 중 여자 친구가 생긴다면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을 꼽는다면? A. 특히 루체른에서 머물 때 머리 속에 든 생각은 ‘꼭 신혼여행으로 와 봐야지’ 하는 것이었다. 루체른 호수 위에서 크루즈를 타고 저녁을 먹으며 석양을 바라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호수 주변의 아름다운 마을과 하늘 빛, 호수의 풍광, 그리고 십여 년 만에 보는 무지개의 감동. 로맨틱한 감동을 나의 미래의 연인과 함께하고 싶다. 아니, 결혼할 나이이다 보니 연인보다는 미래의 아내가 되지 않을까.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A. 이 기사가 나갈 때 즈음이면 드라마 <지고는 못살아>에 출연 중일 것이다. <시크릿 가든> 이후 다시 드라마로 인사드리게 되어 매우 기쁘다. <시크릿 가든>에서 까칠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오스카와는 또 다른 모습을 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연말에는 일본에서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기회가 닿는 한 영화에도 도전하고 싶다. T clip. 스위스 기본 여행 정보팁? 항공편 매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루프트한자독일항공을 이용해 프랑크푸르트나 뮌헨을 거쳐 스위스의 주요 도시 취리히, 제네바 등으로 들어갈 수 있다. 루프트한자는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주 7회, 부산-인천-뮌헨 노선을 주 6회, 총 주 13회 운항하고 있다. 현지 교통 스위스 여행의 필수품 스위스 패스와 함께하면 스위스 여행이 더욱 즐겁다. 스위스 패스Swiss Pass는 스위스 트래블 시스템 네트워크 내 교통수단(각종 도시와 지역을 연결하는 철도, 주요 도시 전철, 시내버스, 유람선 등)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과 같은 패스다. 4, 8, 15, 22일, 1개월 중 선택한 일수 동안 대중교통 네트워크 안에서 무제한 여행이 가능하다. 등산 철도나 케이블카는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통화 스위스에서는 유로가 아닌 스위스 프랑CHF이 통용되며 1스위스프랑은 대략 1,300원 정도. 날씨와 기후 스위스는 온화한 기후로 가장 덥다는 7~8월의 낮 기온은 18~27°C, 추운 1~2월은 영하 2~7°C 정도이다. 봄, 가을은 8~15°C. 단, 고도나 지역에 따라 기온차이가 크며 어느 계절이든 스웨터와 튼튼한 워킹화,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휴대용 우산이나 우비 등을 준비하면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함께 걸어요”…3일부터 국제걷기대회

    충무로 ‘한류스타거리’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한 걷기대회가 열린다. 중구는 3일과 4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제9회 서울국제걷기대회’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한국체육진흥회와 사랑의전화복지재단이 주최하고, 한국걷기연맹이 주관한다. 5㎞, 8㎞, 10㎞, 25㎞ 코스로 나눠 진행된다. 3일 오후 6시 열리는 8㎞ 코스는 남산골 한옥마을을 출발해 국립극장~남산타워~시립남산도서관을 거쳐 남산 북측순환로를 돌아 한옥마을로 오는 구간이다. 저녁에 출발하는 만큼 석양에 물든 남산을 감상하고, 서울 야경을 구경삼아 달빛과 함께 걸을 수 있다. 앞서 오후 4시부터 5시 30분까지 한옥마을에서 참가자를 위한 웰컴 파티를 개최하고, 이어 30분 동안 개회식을 갖는다. 4일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5㎞, 10㎞, 25㎞ 코스는 힐튼호텔과 남대문, 시청광장, 청계천, 청계3가까지는 같지만, 5㎞는 명보사거리를 거쳐 4한옥마을로, 10㎞는 국립극장과 남산산책로를 거쳐 한옥마을로 돌아온다. 25㎞ 코스는 뚝섬 서울숲까지 갔다가 미8군 휴양소를 거쳐 한옥마을로 돌아온다. 완주하면 국제시민스포츠연맹(IVV)이 인증하는 완보증을 준다. 참가를 원하는 시민들은 한국체육진흥회 홈페이지(www.walking.or.kr)를 통해 신청하면 되고, 당일 현장에서 접수해도 괜찮다. 참가비는 1만원이다. 참가자에게는 티셔츠와 배번, 기념배지, 코스지도 등을 제공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문화마당] 당신의 휴가/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당신의 휴가/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처서가 지났다. 기세등등하던 여름도 이내 가을에 그 자리를 넘겨줄 것이다. 휴가 시즌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아직 한낮 볕이 강하지만, 계절의 흐름은 엄연하다. 아침, 저녁 바람의 느낌이 달라졌다. 한여름 불볕더위를 피하고, 거의 1년의 중간지점이며, 무엇보다 방학이 있다는 점 때문에 여름휴가는 대개 7, 8월에 집중되게 마련이다. 올여름 비가 너무 잦고 많아 여름휴가에 나서지 못한 사람들도 많지만,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생활의 활력을 회복하는 데 휴가만한 것도 드물 것이다. 휴가란 ‘쉼’을 전제로 한다. 쉰다는 것은 긴장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편안해지는 것을 말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쉬기 위하여 ‘일’을 만드는 것을 종종 본다. 유명 피서지로 가기 위해 일정을 잡고, 예약하고, 성수기 교통체증을 뚫고 가야 하고, 또 가서는 사람들과 부딪치고 부대낀다. 그래서 휴가에서 돌아오면 오히려 피로가 더 쌓이는 경우도 많다. 쉬기 위해 떠났는데, 피로를 안고 돌아오는 아이러니라니. 그렇다면 진정한 휴가란 뭘까. 예전에 본 영화 가운데 휴가 혹은 휴식에 관하여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2007년도 작품 ‘안경’이다. ‘느림’과 ‘내려놓음’의 의미가 제대로 살아 있는 이 영화를 보면서 무릇 휴가란, 휴식이란 저런 거지 하던 기억이 난다. 우선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어느 바닷가에서는 휴대전화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영화의 주인공 여성(고바야시 사토미)은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을 선택하여 이곳에 왔고, 그 ‘단절감’에 차츰 익숙해진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우리 삶에서 휴대전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인 상황이 되었다.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하고, 하게 만드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것이 수다를 떠는 것이든, 영화를 보는 것이든. 또한 이 영화의 인물들은 엉뚱하며, 특별히 하는 일이 없다. 민박집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몰려올까봐 명함만 한 크기로 문패를 만들어 붙인 민박집 주인(미쓰이시 겐), 매년 봄이면 나타나서 사람들에게 팥빙수를 제공하는 신비로운 중년 여성 사쿠라(모타이 마사코), 거의 민박집 주변에서 맴도는 고등학교 여교사(미치카와 미카코) 등 영화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엉뚱하다. 그리고 그들은 아침마다 이상한 체조를 하며, 바다를 바라보거나 낚시를 하고, 팥빙수를 먹고는 장기를 두거나 만돌린을 켠다. 그들 표현에 의하면 그들은 그저 ‘젖어든다’. 영화에서 ‘젖어든다’라는 것은 매우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젖어든다는 것은 자연에 동화되고 일체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삶의 여정이나 목표를 잠시 접어두거나 내려놓고, 햇살을 받고, 바람을 느끼고, 먼 수평선과 파도를 바라보며, 석양을 응시하는 것. 그렇게 자연과 함께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휴가라고 이 영화는 말하는 듯하다. 파이낸셜타임스였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이 길고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한국이라는 기사를 언젠가 본 적이 있는데, 그만큼 개인적인 이유에서든, 산업 혹은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든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이 바쁘고 치열해서 여유가 없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여겨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우리에게 휴식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일을 하고,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속도에 취해 사는 것 같다. 그리고 미래를 위하여 현재를 유보하는 경향도 강한 것 같다. 그럼으로써 성취감은 있겠지만 스스로를 너무 혹사하고 소진시켜 어느 날 갑자기 허무함이나 무기력증에 빠져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음을 본다. 이른바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번아웃 신드롬’(Burnout Syndrome)이란 게 그것 아닌가. 휴식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다. 나를 발견하고 돌아보는 시간. 내가 붙잡고 있는 것들을 잠시, 그러나 온전히 내려놓는 시간. 그것이 참다운 휴식이 아닐까. 당신의 휴가는 어떠한가.
  • Republic of South Africa-무지개 빛 이야기가 뜨는 땅, 남아프리카 공화국

    Republic of South Africa-무지개 빛 이야기가 뜨는 땅,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는 끝났지만 여전히 많은 흑인들이 소위 깡통집에서 살아간다. 150만 채 가량의 만델라 하우스가 지어졌지만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은 도시 한 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다. 무지개 빛 이야기가 뜨는 땅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는 끝났지만 여전히 많은 흑인들이 소위 깡통집에서 살아간다. 150만 채 가량의 만델라 하우스가 지어졌지만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은 도시 한 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다. 흑인 경제권 강화 제도 BEEBlack Economy Empowerment는 긍정적인 결과와 함께 흑인을 탄압하는 또 다른 흑인을 낳았다. 모든 일이 좋지만은 않다. 그런 와중에도 사람들은 남아공을 풍부한 자원과 자연을 지닌 축복의 땅이라고 한다. 흑인과 백인은 물론 여러 인종이 모여 만든 무지개 나라Rainbow Nation라고 한다. 어둡지만 않고, 밝지만 않지만 남아공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는 그리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 준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남아프리카공화국관광청 www.southafrica.net Cape Town 살랑 바람이 피어나는 케이프타운 남아공에서 가장 살기 좋은 땅을 꼽으라면 아마 케이프타운Cape Town일 것이다. 일 년 내내 더울 것 같은 아프리카지만 케이프타운은 예외다. 여름인 1월에도 평균기온이 20.3도이며, 겨울인 7월에도 11.6도를 유지하는 지중해성 기후를 자랑한다. 살랑살랑 항구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도시를 호위하듯 우뚝 선 테이블 마운틴이 있는 케이프타운. 종종 비교되는 샌프란시스코보다 정이 가는 도시다. 보여주는 산, 보기 위한 산 케이프타운에 며칠 머무는 이들 모두가 테이블 마운틴에 오를 수 있는 건 아니다. 비와 바람이 잦은 케이프타운에서는 테이블 마운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말한다. 테이블 마운틴. 일반 산처럼 정상이 뾰족하지 않고 테이블처럼 평평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독특한 모양의 산은 케이프타운의 상징이자 랜드마크와 같다.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에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다. 몇 군데 나 있는 등산로를 이용해도 되고, 케이블카로도 손쉽게 오를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없는 여행자들은 5분여 만에 정상에 도착하는 케이블카를 주로 이용한다. 테이블 마운틴 케이블카는 1929년에 개통됐으며, 현재 운행되는 둥근 형태의 케이블카는 1997년에 만들어졌다. 360도 회전하며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는 아찔하게도 창문 두 군데가 막혀 있지 않았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아, 탄성이 쏟아진다. 산 아래에서 본 것처럼 정상 일대는 테이블처럼 평평해 사방이 탁 트인 시원한 전망을 자랑한다. 주봉은 해발 1,086m의 매클리어봉이다. 주봉의 북서쪽으로는 669m 높이의 사자 머리Lion’s Head가, 북동쪽으로는 1,001m 높이의 악마의 봉우리Devil’s Peak가 있다. 이들 봉우리와 더불어 테이블 베이, 케이프타운 시내 등 일대가 모두 눈에 담긴다. 케이프타운에서는 테이블 마운틴을, 테이블 마운틴에서는 케이블 마운틴을 보는 셈이다. 정상 일대의 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어느 쪽으로 향해도 한 바퀴를 돌 수 있으니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면 된다. 케이프타운을 감싸 안은 테이블 마운틴의 모습은 시그널 힐Signal Hill에서 보는 게 아름답다. 석양 무렵, 차와 자전거를 타고 시그널 힐을 찾는 이들이 많다. 저녁이면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되는 테이블 마운틴의 여운을 달래기에도 그만이다. 시그널 힐이라는 이름은 매일 오전 12시에 대포를 발포해 얻게 됐다. 이 대포는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대포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 한다. 테이블 마운틴 케이블카┃ 운행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마지막 하강 오후 6시) 요금 어른 왕복 R180, 편도 R90 문의 021-424-8181 tablemountain.net 1 케이프타운 시내에서 바라본 테이블마운틴과 라이온스 헤드 2 케이블카를 타고 테이블 마운틴에 오르면 케이프타운 일대가 한눈에 조망된다 3 시그널힐의 일몰 4 케이프타운 일대를 돌아보는 2층 버스가 테이블마운틴을 찾았다 5 테이블마운틴의 절벽위에서 잠든 바위너구리 6 테이블마운틴 산책로 폭풍 속에서 희망을 찾다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이 아니라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은 희망봉에서 동남쪽으로 160km 가량 떨어진 아굴라스 곶Cape Agulhas이다. 그럼에도 희망봉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그 옛날 인도양을 항해하던 선원들이 그랬듯 희망봉에서 희망을 보길 원하는 걸까. 희망봉을 가장 먼저 발견한 이는 바스코 다가마가 아니다. 포르투갈의 바르톨로메우 디아스라는 항해자가 1488년에 이곳을 발견해 폭풍의 곶Cape of Storms이라 이름했다. 9년 후인 1497년, 바스코 다가마가 이 곶을 통과해 인도로 가는 길을 개척하며 폭풍의 곶은 희망의 곶이 됐다. 케이프타운에서 희망봉까지는 약 50km 거리. 잘 닦인 자동차도로를 따라 희망봉으로 향한다. 운이 좋거나 혹은 나쁘다면 도로 위에서 개코원숭이와도 만나게 된다. 한번 먹을 걸 주면 좀체 떨어지지 않는 놈이라 양아치로 통하기도 한다. 그렇게 도착한 희망봉은, 바다다. 희망봉이라는 표지판이 놓인, 육지다. 그래도 거룩한 이름의 희망봉인지라 기념사진만은 놓치고 싶지 않다. 희망봉이라는 표지판이 놓인 곳은 바스코 다가마가 실제 발을 디딘 곳이다. 전해 오는 말에 따르면, 당시의 날씨가 말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여 케이프 포인트Cape Point는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최남단은 아니지만 남아공 남서쪽 끝을 이루는 곶이 있다. 바로 케이프 포인트다. 238m 높이에 등대가 놓여 있으며, 케이블카를 타거나 걸어서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는 해발 127m에서 출발해 214m 높이의 역에 선다. 케이프 포인트에서는 희망봉은 물론 일대의 바다가 한눈에 조망된다. 세계 도시의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 등 소소한 볼거리들이 등대와 함께 있다. 케이프 포인트는 테이블 마운틴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관람시간 10~3월 오전 6시~ 오후 6시, 4~9월 오전 7시~오후 5시 요금 입장료 어른 R80, 어린이 R20, 케이블카 어른 왕복 R45, 편도 R35 문의 www.tmnp.co.za, www.capepoint.co.za 1 한 번 먹을 것을 주면 좀체 떨어지지 않는 개코 원숭이는 케이프타운에서 양아치로 통한다 2 케이프 포인트 케이블카는 해발 127m에서 출발해 해발 214m 역에 선다 3 희망봉을 알리는 표지판 감옥이 된 섬, 유산이 된 감옥 로벤 아일랜드Robben Island로 향하는 길, 배를 다루는 바다가 거칠다. 대서양의 원래 성격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바다를 맨몸으로 건너기란 불가능하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래서일 것이다. 섬은 1836년부터 1931년까지는 나병환자를, 1959년부터는 정치범을 가두는 장소로 활용됐다. 워터프론트Victoria & Alfred Waterfront의 넬슨 만델라 게이트웨이에서 1시간여 바닷길을 달리면 로벤 아일랜드에 닿는다. 쇼핑 센터와 카페,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는 워터프론트는 늘 활기에 넘친다. 가끔 길거리에서 열리는 공연이라도 보고 있자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피셔맨스워프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로벤 아일랜드는 다르다. 텅 빈 섬은 고요하며 엄숙하다. 감옥이 폐쇄된 건 1996년의 일이다. 다음해인 1997년부터 섬은 박물관으로 공개됐고, 199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섬은 버스로 돌아본다. 버스에는 그 옛날 변사를 떠올리게 하는 가이드가 동승해 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버스를 한 장소에 세워두고 투어가 진행돼 조금은 답답하고 지루한 면도 있지만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진지하다. 버스는 섬을 한 바퀴 돈 다음, 참가자들을 감옥에 내려준다. 실제 이 감옥에 수감됐던 이가 안내를 맡아 강제 노역을 했던 장소며, 수십명의 수감자가 지냈던 방과 화장실 등을 보여준다. 당시 뙤약볕에서 노역을 하며 실명을 한 이들도 많았다고 하니 수감 생활의 고단함은 짐작할 만하다. 넬슨 만델라를 포함한 여러 정치범들이 수감됐던 독방 또한 볼 수 있다. 넬슨 만델라는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27년을 이곳에서 보냈다. 로벤 아일랜드 투어는 4시간여에 걸쳐 진행된다. 섬에서 보내는 시간보다는 이동하는 시간이 길지만 그들의 성지를 엿본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물개와 가마우지의 터전이 되는 섬 주변의 바다와 섬 안에서 만나는 아프리칸 펭귄도 반갑다. 4 워터프론트의 시계탑 5 로벤 아일랜드에 사는 아프리칸 펭귄 6 워터프론트에는 관광객을 상대하는 수많은 가게가 자리했다 그 섬에 물개가 산다 네덜란드어로 나무라는 뜻의 호우트Hout.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상당량의 목재를 베기 이전에 이곳은 울창한 숲이었다고 한다. 1652년, 요한 반 리빅Johan van Riebeek은 그의 일기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이곳을 기록했고, 이후 이곳은 호우트 베이Hout Bay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아침, 호우트 베이는 숲이 아닌 기념품을 파는 노점으로 가득하다. 목재 인형에 부부젤라까지, 다양한 상품을 늘어 놓은 노점은 물개 섬으로 향하는 여행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물개 섬Seal Island은 호우트 베이에서 뱃길로 15분 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했다. 정식 이름은 더커 섬Dulker Island이지만 물개를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물개섬이라 불린다. 커다란 갯바위에 가까운 섬에는 계절에 따라 600마리에서 5,000여 마리의 물개가 살아간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섬을 물개가 온통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하여 배는 섬에 다가갈 뿐 정박하지는 않는다. 섬 주위를 천천히 움직이는 배에서 물개를 보는 일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15분여 뱃길을 달려 10분여를 구경하고, 또다시 돌아오는 물개 섬의 여정은 40분 정도로 짧아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희망봉으로 가는 길에 이곳을 잠시 들른다. 호우트 베이를 떠나 희망봉으로 가는 길은 챔프만스 피크 드라이브Champman’s Peak Drive를 따른다. 죄수들을 동원해 7년간 닦은 길로 1922년에 개통됐다. 도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호우트 베이는 하늘의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빛을 담아낸다. 운행시간 오전 8시45분줈, 오전 9시30분, 오전 10시15분, 오전 11시10분줈(줈는 비정기 노선) 요금 어른 R42.50, 어린이 R15 문의 Circe Launches 021-790-1040 www.circelaunches.co.za 작지만 강한 심장의 펭귄들 남아공에도 펭귄이 산다. 아프리카에 사는 놈이라 이름도 아프리칸 펭귄이다. 케이프타운에서 희망봉으로 가는 길에는 보울더스라는 해변이 자리했다. 1982년에 이 해변으로 한 쌍의 펭귄이 들어왔고, 지금은 3,000여 마리의 펭귄이 살아가는 보울더스 펭귄 서식지Boulders Penguin Colony로 탈바꿈했다. 1910년에는 150만 마리 가량의 아프리칸 펭귄이 남아프리카에 서식했다고 한다. 하지만 음식 재료로 펭귄 알을 사용하는 등 여러 이유로 20세기 말에는 개체수의 10% 정도만이 살아남았다. 아프리칸 펭귄은 40~50cm 정도의 귀여운 체구를 자랑한다. 체구는 작지만 심장은 강하다. 보울더스의 해변까지 이어지는 나무 데크에서는 사람을 피하지 않는 펭귄을 볼 수 있다. 심지어는 해변을 벗어나 주차장까지 걸음을 하는 펭귄도 있다. 아프리칸 펭귄은 재캐스 펭귄Jackass Penguin이라고도 불렸다. 당나귀와 울음소리가 비슷해서였는데, 남아메리카의 일부 펭귄도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 아프리칸 펭귄이라 불린다고. 이 펭귄은 1시간에 7km 정도를 수영하고, 2분 정도 잠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보울더스와 차로 5분 이내 거리에 자리한 사이먼스 타운Simon’s Town도 가볼 만하다. 네덜란드 총독이었던 사이먼이 이곳에 항구를 만드는 것을 제안했다는데 곳곳에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들이 많다. 입장요금 어른 R35, 12세 이하 R10 문의 021-786-2329 www.tmnp.co.za 1 챔프만스 피크의 전망대 2 호우트 베이에서 뱃길로 15분 가량 달리면 물개 섬이라 불리는 더커 섬에 닿는다 3 보울더스 해변의 펭귄은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것에 익숙하다 Kruger National Park 선한 영혼이 뛰노는 자리 크루거 국립공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음푸말랑가Mpumalanga 날씨 맑음. 똑똑한 핸드폰의 아름다운 위젯이 크루거의 날씨를 알린다. 케이프타운에서 2시간 가량 하늘 길을 날아 넬스프룻Nelspruit 공항으로, 또다시 차로 2시간을 넘게 달려 크루거 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의 사설보호구역Private Game Reserve에 들어섰다. 남아공에서 가장 큰 보호구역으로 알려진 크루거는 그 크기만 남북으로 350km, 동서로 60km에 해당한다. 남아공의 음푸말랑가와 림뽀뽀Limpopo주를 포함해 북쪽으로는 짐바브웨, 동쪽으로는 모잠비크와 맞닿아 있다. 이처럼 거대한 크루거의 음푸말랑가 땅, 말라말라 사설보호구역Mala Mala Private Game Reserve에 며칠 머물 예정이다. 똑똑한 핸드폰이 알려준 날씨가 새삼 반갑다. 동물원이 아니랍니다! 새벽부터 숨가쁘게 이어온 여정이건만 쉴 시간은 없다. 해거름이 찾아 들기 전에 야생의 땅으로 안전하게 잠입해야 한다. 샌드위치로 곯은 배를 대충 채우고 랜드로버에 올라탄다. 랜드로버는 크루거 사파리에서 여행자의 발이 된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며 뿜어내던 그의 야성미가 비로소 진정한 멋을 발휘하는 때다. 랜드로버가 발이라면 레인저Ranger는 여행자의 눈이자 보호자다. 레인저들은 매와 같은 눈으로 동물들의 뒤를 쫓는 한편, 안전의식이 미비한 사파리 여행자들을 주의시킨다. “랜드로버에서 엉덩이를 떼지 마세요.” “동물원으로 착각하고 소리치지 마세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장전한 엽총을 지닌 레인저들이 당부에 당부를 거듭한다. 그래야 죽지 않고 사파리를 마칠 수 있다. 워터벅Waterbuck은 사파리가 시작되자마자 모습을 드러냈다. 엉덩이에 Q마크를 예쁘게 새긴 워터벅 한 마리다. 곧 이어 모습을 드러낸 임팔라Impala의 엉덩이에는 M자가 박혀 있다. 사파리가 시작되자마자 웬 횡재냐며 랜드로버의 일행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다. 사실 크루거에는 워터벅이며 임팔라 같은 초식동물은 널려 있다. 찾아내고 뒤를 쫓을 필요도 없다. 그들의 생존 방법이 많이 낳는 것 외에 별다른 게 없어서다. 서쪽 하늘의 석양볕이 열기를 잃고 어둠이 내렸다. 낯설고 먼 소리에 임팔라가 반응을 보인다. 놈의 천적이 근처를 어슬렁거린다는 뜻이다. 또 다른 랜드로버에서 무전을 보내 임팔라의 행동을 확인해 준다. 사자다. 그것도 네 마리의 새끼 사자를 거느린 사자 가족이다. 무전을 주고받은 네 대 가량의 랜드로버가 모여들었다. 사자 가족의 비위를 맞추며 랜드로버 떼가 조심스레 접근을 시도한다. 조금 더 가까이, 조금 더 가까이. 카메라 앞에 몇 차례 포즈를 취하던 사자 가족은 초원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네까짓것들은 관심 없다는 듯 시크의 절정을 보여주고는 떠났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흥분했다. “내가, 여기, 크루거, 사파리에서, 사자를, 아니, 사자 가족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1 크루거를 대표하는 초식동물인 임팔라. 뿔 달린 수컷이 여러 마리의 암컷과 함께한다 2 크루거 사파리에서 여행자들의 발이 되는 랜드로버 3 작은 몸집의 새들도 크루거에서는 생존의 법칙에 따라 살아간다. 하루 400km 가량 곡예하듯 비행하는 배틀래 독수리Bateleur Eagle 4 임팔라를 사냥한 표범이 천천히 식사를 즐기고 있다 5 아침, 경비행장 활주로에 나타난 코뿔소 떼 맹수가 사냥을 하는 날 아프리카 사파리 경험이 많은 이들은 초보 사파리 여행자들에게 크루거를 권한다. 짧은 여정으로 쉽게 닿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비교적 손쉽게 동물을 볼 수 있어서다. 초원 안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 동물을 관찰하는 것도 크루거만의 매력이다. 찻길을 준수하는 여타 사파리와는 달라 크루거에서는 쌍안경이 필요 없다. 의기충천해 범이라도 잡을 태세로 달려가는 길, 진짜 범을 만났다. 호피 코트를 멋지게 뽐내는 표범의 엉덩이가 걸음걸음 실룩거린다. “쉿!” 걷고 쉬기를 반복하는 표범의 발걸음이 외따로 풀을 뜯는 임팔라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사.냥.예.감. 예사롭지 않다. 맹수가 사냥을 하는 날, 사파리를 하는 이에게 필요한 건 인내다. 맹수는 배부른 식사를 위해 초식동물과의 거리를 아주 천천히 좁혀 가며 사냥을 한다. 기다림의 시간, 동물 찾기에만 혈안이 됐던 시선이 어느새 하늘을 향한다. 별은 총총하고, 달은 밝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 저 멀리 일렬로 선 목 긴 기린 떼의 실루엣이 들어온다.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는 기다림을 함께하는 친구가 된다. 사냥 시간이 가까워 온다는 생각에 긴장감은 배가 되고, 목구멍으로 침 넘어가는 소리가 귀를 아릿하게 적시는 바로 그 순간, 표범이 사라졌다! 임팔라 수놈의 울부짖는 소리를 따라 랜드로버가 초원 안으로 들어선다. 수놈 임팔라와 멀지 않은 곳에는 이미 목을 내어 준 암놈 임팔라가 쓰러져 있다. 이번에는 표범의 기다림이 시작됐다. 임팔라의 목을 문 표범은 몇분간 미동도 않는다. 파다닥. 파다닥. 몇 차례 이어지는 임팔라의 몸부림에도 표범은 굳건하다. 표범의 기다림이 끝났다는 것은 소리로 알게 된다. 사각사각 살과 내장을 뜯어내는 소리가 선명하다. 사냥에 성공한 표범은 위풍당당하게 식사를 즐긴다. 불과 몇 시간 전, 초식동물을 동정했던 우리는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 반하고 말았다. 아름답다. 잔인하지만 아름답다. 1 등에 작은 새를 태운 버펄로의 모습. 새는 버펄로가 이동할 때 뛰어오르는 메뚜기와 같은 곤충을 먹고 산다 2 초식동물 임팔라는 작은 소리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빅 파이브’를 만나게 될까 사파리를 하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사자, 표범, 코뿔소, 코끼리, 버펄로를 이르는 ‘빅 파이브 Big 5’다. 사파리를 하는 동안 이들을 모두 보는 건 그야말로 행운이다. 말라말라 사설보호구역에서도 빅 파이브를 모두 보는 이들에게는 증명서를 준다. 이른 아침, 사파리를 시작하자마자 코뿔소가 보인다. 방금 전에 떠오른 해를 등지고는 경비행기 활주로에 단체로 자리를 깔았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버펄로도 아침 사파리에서 만난다. 코뿔소나 코끼리, 버펄로는 새와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다. 등이나 머리 위에 새가 앉아도 그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작은 새들은 큰 동물이 이동할 때 뛰어오르는 메뚜기와 같은 곤충을 먹고 산다. 몸집에 관계 없이 야생에는 생존 법칙이라는 게 존재한다. 크루거의 사설보호구역에서는 일반적으로 일출과 일몰 즈음, 두 번의 사파리를 한다. 한낮에는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워킹 사파리 Walking Safari 를 진행한다. 초원까지는 랜드로버로 이동을 하고, 짧은 거리를 걸으며 초식동물이나 새, 나무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이다. 워킹 사파리까지 참여하면 하루가 빡빡하다. 똑똑한 핸드폰의 날씨가 바뀌었다. 흐림. 그래도 사파리는 어김없이 이어진다. 어둠이 내렸지만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 느껴진다. 첫날의 흥분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음침한 분위기에 몸이 절로 움츠러든다. 웬일인지 동물들도 자취를 감췄다. 너무나 빨라 쫓기가 힘든 하이에나만이 어둠 속을 배회한다. 레인저는 “음침한 오늘은 사냥의 날”이라고 했다. 여기저기에서 사냥이 이뤄졌고, 버려진 고기를 먹기 위해 하이에나는 움직였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봤다면 그날은 사냥의 날이자 피의 날이며 음침한 기운을 몸이 먼저 알아차리는 날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 clip 말라말라 메인 캠프 Mala Mala Main Camp 크루거 국립공원 음푸말랑가 주에 자리한 로지 Lodge 중 하나다. ‘말라말라’와 ‘래트레이스 온 말라말라Rattray’s on Mala Mala’라는 두 개의 로지가 가까이에 있다. 래트레이스 온 말라말라는 전용 풀을 갖춘 풀 빌라. 단 8개의 객실만 운영하며, 16세 이하는 출입을 금하고 있다. 말라말라 캠프에서는 사파리를 하는 시간 외 밥을 먹는 등의 모든 일을 레인저와 함께한다. 심지어 밤에 숙소로 돌아갈 때는 레인저가 문 앞까지 배웅한다. 수영장, 레스토랑, 바 등의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사슴 종류나 코끼리 등은 캠프 안에서 돌아다닐 정도로 보호구역과 경계가 희미하다. 문의 011-442-2267 www.malamala.com Travel to South Africa ▶남아공 찾아가는 길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는 남아프리카의 항공의 허브 도시다. 한국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는 일반적으로 홍콩을 거쳐 간다. 크루거 국립공원이 위치한 넬스프룻 공항은 요하네스버그에서 1시간, 케이프타운에서는 2시간 가량 걸린다. 사우스아프리카항공 서울사무소 02-775-4697. ▶남아공 기본정보 랜드(Rand, 주로 란드라 발음)를 사용한다. R1는 160.41원. 230V 3핀 코드. 대부분의 호텔에는 한국 전자제품의 2핀 코드를 꽂을 수 있는 콘센트가 하나 정도 마련돼 있다. 한국보다 7시간 느리다. 남반구에 자리했으므로 한국과 날씨가 반대다. 7월 최고기온은 17도. 춥지도 덥지도 않은 알맞은 기온이지만 최고 기온이라는 사실을 감안하자. 아침저녁으로는 아주 춥다. 비가 적은 여름과는 달리 7월 평균 강수량은 82mm로 많은 편이다. ▶Accommodation 케이프타운 추천 호텔 월드컵 때 태어난 페퍼 클럽Pepper Club 케이프타운의 다운타운에 자리한 5성급 호텔로 2010 월드컵 때 문을 열어 시설이 전반적으로 깨끗하다. 객실 분위기는 모던한 편. 스토브와 오븐이 있는 부엌이 마련돼 있으며, 토스트기와 캡슐 커피 머신도 있다. 호텔 바로 옆에 아바나(Havana)라는 유명 클럽이 자리해 일부 객실은 시끄러울 수도 있다. 주소 Cnr Loop and Pepper Street, Cape Town 문의 021-812-8899 www.pepperclub.co.za 고풍스러운 더 테이블 베이 호텔The Table Bay Hotel 워터프론트에 자리한, 케이프타운에서 손에 꼽히는 고급 호텔이다. 로벤 아일랜드와 워터프론트, 테이블 마운틴 전망의 329개의 객실이 다양한 타입으로 마련돼 있다. 객실 분위기는 고풍스럽다. 호텔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한 아틀랜틱 그릴(Atlantic Grill)과 경쾌한 분위기의 유니온 바(Union Bar) 등이 자리했으며, 스파, 수영장 등의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주소 Breakwater Boulevard, Quay 6 Victoria & Alfred Waterfront, Cape Town 문의 021-406-5000 www.tablebayhotel.com ▶Dining Place 케이프타운 추천 레스토랑 보슈운달Boschendal 와이너리 투어 와이너리 투어는 케이프타운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시내에서 20km 정도 떨어진 더반빌을 시작으로 수많은 와이너리가 펼쳐진다. 그중 보슈운달은 1685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와이너리. 케이프타운 시내에서는 차로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곳에 자리했다. 2,250헥타르에 이르는 이곳 와이너리에서는 한 해에 300만 병의 와인이 생산된다. 화이트 와인이 60%, 레드 와인이 40%의 비율을 차지하며 반은 해외로 수출하고, 반은 남아공에서 판매된다. 프랑스와 미국에서 수입한 고가의 오크통에서 숙성한 와인 등 종류가 다양하다. 와인 테이스팅을 통해 와인을 맛볼 수 있으며, 와이너리 내에 자리한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해 마시는 것도 가능하다. 뷔페로 운영되는 레스토랑의 음식이 아주 훌륭하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와인은 화이트 와인인 1685 샤도네 2009(1685 Chardonnay 2009)와 레드 와인인 1685 시라즈 2009(1685 Shiraz 2009). 각각 R60로 가격도 저렴하다. 문의 www.boschendalwines.com 아프리카의 맛을 담은 마마 아프리카 Mama Africa 아프리카의 분위기를 담은 레스토랑으로 케이프타운 시내에서는 유명한 편이다.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 악어, 스프링복, 타조 고기 등이 함께 나오는 메뉴는 생소하지만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저녁에는 아프리카 전통 공연도 열린다. 주소 178 Long Street, Cape Town 문의 021-424-8634, 021-426-1017 해산물이 싱싱한 벌사스Bertha’s 사이먼스 타운의 항구에 자리한 레스토랑으로 바다가재, 오징어, 라임 피시 등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음식은 전반적으로 짠 편이다. 주소 Quayside Centre 1 Wharf Road, Simons Town, Cape Town 문의 021-786-2138, 021-786-2286 www.berthas.co.za 바다가재 게장이 있는 성북정Taste of Asia 케이프타운에 자리한 몇 안 되는 한식당. 생선초밥 등 일부 메뉴를 뷔페로 즐길 수 있으며, 한식 메뉴를 따로 주문할 수도 있다. 바다가재를 게장처럼 양념해 반찬으로 내어 놓는다. 주소 45 Lower Main Road, Observatory, Cape Town 문의 021-447-1515, 150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④Taste Delicious Hawaii!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④Taste Delicious Hawaii!

    여행지에서 맛있는 집을 찾으려는 노력이 무의미할 때는 보통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 번째는 주변에 맛집이 아예 없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맛집이 정말 많을 경우이다. 전통음식과 퓨전음식 등 다양한 음식 종류를 갖고 있는 하와이는 다행히 후자 쪽에 속한다. Taste Delicious Hawaii! “다채로운 맛의 바다에 빠져 보아요” 여행지에서 맛있는 집을 찾으려는 노력이 무의미할 때는 보통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 번째는 주변에 맛집이 아예 없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맛집이 정말 많을 경우이다. 전통음식과 퓨전음식 등 다양한 음식 종류를 갖고 있는 하와이는 다행히 후자 쪽에 속한다. 다만 이 많은 맛집과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여행자의 몫으로 남는다. 글·사진 천소현, 박우철 기자 취재협조 하와이 관광청 www.gohawaii.or.kr 하와이안 항공 www.hawaiianairlines.co.kr 1 차이 차오와사리 셰프(차이스 아일랜드비스트로)는 하와이안항공의 기내식 메뉴를 담당할 정도의 스타이면서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부지런한 천성을 지녔다 2 허고스 레스토랑(빅아일랜드 카일루아 코나)에서는 신선한 해산물이 맛깔스런 요리로 변하는 과정을 오픈 키친을 통해 구경할 수 있다 3 트로피카 레스토랑(웨스틴 마우이 리조트)의 음식조리장 이카이카 마나쿠(Ikaika Manaku) 4 빅아일랜드의 마이크로 양조장인 코나 브루잉에서 맥주를 만드는 이 남자는 자신을‘일’이 행복한 ‘행운의 사나이’라고 소개했다 5 맥주공장 견학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테이스팅이다 6 코도미야오카(Kodo Miyaoka) 사장의 도토루마우카 메도우 코나 커피 농장은 열대 식물원을 연상할 정도로 아름답다 다채로움 앞에서 행복한 고민에 빠지다 미식가들은 호놀룰루 공항에 내리면서부터 여러 가지 고민에 빠진다. 어느 전라도 시골식당에 차려진 밥상을 맞았을 때 젓가락을 어디로 옮겨야 할지 몰랐던 난감한 기억과 비슷하다. 하와이 음식이라면 오므라이스같이 생긴 ‘로코모코(Loco Moco)’가 전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분명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하와이 여행객들을 이렇게 난처하게 만드는 하와이 음식의 매력은 단연 다양성이다. 하와이 음식은 오래된 이민의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포경산업 등의 발전으로 모여든 미국 본토와 유럽 이주민들은 풍족한 해산물과 청정한 자연에서 자란 채소와 고기로 만든 하와이 음식에 자신들의 음식 문화를 융화했다. 이후 하와이가 사탕수수의 주요 생산지로 자리잡은 19세기 중반부터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노동자의 이주가 본격화하면서 음식문화도 함께 자연스럽게 유입됐다. 일본 미소(Miso) 소스와 한국 고추장이 접목된 수육, 코나섬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로브스터를 프랑스 마르세유식으로 만든 스튜, 하와이 망고를 직접 갈아 만든 소스를 곁들여 먹는 팬케이크는 이런 하와이 음식의 다양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오아후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1층에 있는 푸드코트에만 가도 정통 하와이식, 한국식, 태국식, 일본식까지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다채로운 먹을거리가 산재해 있기 때문에 여행자들은 예산과 동선을 적절히 설계해야 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알랜 웡의 레스토랑(Alan Wong’s Restaurant)’, ‘차이스 아일랜드 비스트로(Chai’s Island Bistro)’같이 유명 셰프의 요리를 맛보기 위해 몇 끼를 빵과 우유로 때워야 할 수도 있고, 단돈 12달러짜리 새우요리를 맛보기 위해 와이키키에서 노스쇼어까지 1시간 넘게 가야 할 수도 있다. 또 ABC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스팸무수비’ 같은 필수 섭취 아이템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하와이 여행자들을 위해 트래비가 추천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 The Pineappleroom By Alan Wong @O’ahu 유명 쉐프의 파티에 초대받는다면 오아후에는 내로라하는 유명 셰프가 운영하지만 부담없는 마음으로 찾아갈 수 있는 캐주얼 레스토랑이 있다. 알라모아나센터 메이시스(Macy’s) 3층에 있는 파인애플룸은 하와이 대표 요리사인 앨런 웡(Alan Wong)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최고의 셰프가 운영하지만 파인애플룸에 들어설 때면 마치 앨런 웡이 친구들을 불러모아 주최하는 편안한 파티에 초대된 것처럼 부담없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더구나 하와이에서 나는 식재료만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신선함이 물씬 풍긴다. 메뉴 중 팬로스트 포크벨리(Pan Roasted Pork Belly)는 돼지고기를 쪄낸 수육에 한국식 고추장과 된장이 어우러져 고소하면서도 알싸한 맛을 연출해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이 요리에 사용된 돼지고기는 마우이에서 사육된 것으로 입에서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이 인상적이다. 파인애플룸에서는 새우, 로브스터같이 해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은 물론 마우이산 각종 고기로 만든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디저트는 시원한 필리핀식 빙수인 ‘할로할로(Halo Halo)’가 제격이다. 코코넛과 하와이의 열대과일이 곁들여져 고소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주소 1450 Ala Moana Blvd., Honolulu, Hawaii 96814; the 3rd floor of Macy’s 영업시간 월~금요일 오전 11시~저녁 8시30분, 토요일 오전 8시~저녁 8시30분, 일요일 오전 9시~오후 3시 가격 Pan Roasted Pork Belly 8달러, Halo Halo 小 5달러 문의 808-945-6573 Mariposa @O’ahu ▶ 달콤한 노을이 요리에 녹아들다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 3층에 있는 마리포사에서는 2명의 제빵사들이 손님들을 위해 매일 빵을 만든다. 마리포사 지배인이 추천한 그릴에 살짝 구운 안심스테이크(Grilled Beef Tenderloin)를 내오기 전에 제공되는 갓 구운 빵을 맛보면 마리포사의 진가가 느껴진다. 입맛을 돋우며 허기를 달래기 좋은 ‘몽키 브레드’가 주메뉴가 나오기 전 적당히 데워진 채 스트로베리크림치즈와 함께 나온다. 온기가 사라지기 전 두 손으로 가볍게 찢어 크림치즈에 찍어 먹으면 고소한 몽키 브레드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마리포사는 이탈리안 음식을 기반으로 한 퓨전음식을 선보인다. 하와이 각지에서 생산된 청정한 식재료를 사용해 음식의 신선도가 높아 입 안에 신선함이 감돈다. 음식 맛은 그렇다치고,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마리포사를 찾는 이유는 저렴하면서도 로맨틱한 디너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리포사에서는 오아후 앞바다와 알라모아나 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발코니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해질녘이면 붉게 물드는 노을과 요리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여기에 마리포사에서만 즐길 수 있는 와인도 곁들이면 좋다. 주소 Neiman Narcus, Level 3, Alamoana Shopping Center, 1450 Alamoana Boulevard, Honolulu, Hawaii 96814 가격 스타터(Starter) 12달러부터, 주요리(Main Selections) 27달러부터 영업시간 오전 11시~저녁 9시 문의 808-951-3420 www.neimanmarcus.com Hawaiian Kona Coffee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Doutor ‘Mauka Meadows’@Big Island 커피가 익어가는 마법의 정원 ‘쭉 늘어선 커피나무와 카페가 있겠군’이라는 예상은 초입에서 이미 뒤집어졌다. 높게는 해발 800m이상의 높이에서 해안 경사면을 따라 이색적인 꽃과 나무가 만발한 아름다운 정원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또 저 멀리에는 카일루아 코나를 포함해 빅아일랜드 서부 해안의 절경이 정원 너머로 너울거리고 있었다. 후알라라이산(Mt.Hualalai) 기슭을 가로지르는 마말라호아 하이웨이(Mamalahoa Hwy.)상에 위치한 도토루 마우카 메도우 커피농장은 이 일대 40km에 걸쳐 있는 여러 커피 농장 중 하나다. 하와이에 있는 700여 개의 커피농장은 대부분 8,000㎡정도의 소규모인데 반해, 도토루 마우카 메도우 커피농장은 무려 68만 평방미터나 되는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그곳에 피어난 화려한 열대식물을 하나하나 헤아려 가며 한참 만에 도착한 카페의 풍경은 또 한번의 감탄을 자아냈다. 파란 수영장과 하늘, 그 경계를 비집고 올라온 야자수가 만들어내는 장면은 비현실적이기까지 했다. 그 수영장에 발을 담그고 한 모금씩 천천히 맛보는 100%의 코나 커피는 그 동안 한국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의 유럽에서 맛보던 커피와도 전혀 다른 맛이었다. 굳이 통용되는 표현을 소개하자면 코나 커피의 특색은 ‘조화로움’에 있다. 적당한 산도의 부드러운 감칠맛은 빈속에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전세계 커피생산량의 0.1%에 불과한 코나 커피는 너무 귀해서 미국 본토(백악관을 포함한다)에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다. 코나 커피가 10%만 포함된 블랜드 커피도 모두 코나 커피라는 이름을 앞세울 정도다. 커피를 재배하는 농장은 차로 3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데, 빨갛게 익은 커피열매를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수확하여 껍질을 벗기고, 세척해서 건조시키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그 모든 정성과 탁월한 맛을 생각하면 조금 비싼 원두 가격도 비싸다고만 할 수 없다. 도토루 마우카 메도우 커피는 익숙한 일본 브랜드 도토루 그룹의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인데, 전세계의 도토루 매장에서도 100% 코나 커피는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시즌에만 구입할 수 있다. 주소 P.O.Box 781 Holualoa, Hawaii 96725 영업시간 매일 오전 9시~오후 4시 가격 1파운드 백(450g) 28달러, 팬시(225g) 17달러, 엑스트라 팬시(225g) 20달러 문의 808-557-6878 www.maukameadows.com ◀ Chai’s Island Bistro @O’ahu 롤 모델이 된 하와이의 스타 셰프 그의 사진을 먼저 본 것은 비행기 안이었다. 하와이안항공의 기내지에 허브를 정성스럽게 따고 있는 그의 사진이 있었다. 하와이의 스타 셰프인 차이 차오와사리(Chai Chaowasaree)씨는 하와이안항공 기내식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짐작했겠지만 그는 요리만 하는 셰프가 아니다. 알로하 타워 마켓 플레이스(Aloha Tower Marketplace)에 있는 레스토랑 차이스 아일랜드 비스트로(Chai’s Island Bistro)를 찾았을 때 입구에서 자리를 안내해 준 것도 그였다. 저녁 내내 차이씨는 주방과 홀을 오가며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중국계 아일랜더(하와이 섬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하와이를 대표하는 셰프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밀은 물론 ‘탁월한 맛’에 있었겠지만 하와이에서 생산된 신선한 재료만 고집하는 철학이라든가, 습관이 되어 버린 듯한 부지런함이 큰 몫을 한 것 같다. 하와이의 스타밴드인 카즈 형제(Brothers Caz)의 라이브 연주를 즐기며 손님들이 미각의 세계에 흠뻑 빠져 있는 동안 살짝 들여다본 주방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그러나 차이씨의 익숙한 손놀림이 작동에 들어가자 북새통은 금세 정리가 되었다. 화장실로 이어지는 복도에는 전세계 스타와 명사들이 차이씨와 함께 찍은 사진들과 셀 수 없이 많은 상패, 트로피가 진열되어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급히 홀을 가로지르는 그를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었다. 주소 One Aloha Tower Drive Honolulu, Hawaii 96813 영업시간 점심식사 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저녁식사 매일밤 오후 4시이후 가격 스타터(Starters) 11달러부터, 주요리(Entrees) 27~46달러, 봉사료 18% 부과 문의 808-585-0011 www.chaisislandbistro.com The Willows @O’ahu ▶ 원주민도 인정한 하와이언 뷔페 여행자들이 하와이언 가정식 요리식당을 찾기란 쉽지 않은데, 만약 찾았다고 해도 문제다. 어렵사리 메뉴를 해석해내도 맛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고, (경험상) 입맛에 맞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윌로우스(The Willows)처럼 하와이안 전통 음식을 포함해 다양한 요리를 제공하는 뷔페식당이라면 일이 쉽게 풀린다. 음식을 눈으로 확인해 가면서 새로운 미식의 경험과 포만감을 모두 낚을 수 있다. 윌로우스는 하와이에서 유일하게 하와이안식 뷔페를 점심, 저녁으로 매일 판매하는 곳이다. 더 윌로우스가 위치한 지역은 맑은 샘으로 유명해서 왕가의 휴양지로 사랑받았던 명당이다. 한때는 토란 재배 농장으로 사용되었다가 30~50년대 사이에는 잘 가꿔진 정원으로 지역 사회의 유명한 파티 장소로 떠올랐다. 더 윌로우스는 이후 부침을 겪다가 여러 회사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통해 1999년 부활했고, 다시금 하와이식 가든파티, 가족 단위의 외식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지금도 연못과 가든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레스토랑은 하와이 원주민들도 주말을 이용해 자주 찾아오는 외식 장소로 손꼽힌다. 주소 901 Hausten Street Honolulu, Hawaii 96826 영업시간 점심식사 오전 11시~오후 2시, 저녁식사 오후 5시30분~자정 가격 점심 뷔페 19.95~24.95달러, 저녁 뷔페 34.95달러 문의 080-952-9200 www.willowshawaii.com Hawaiian Kona Beer Kona Brewing @Big Island 새 신부도 잊게 만드는 맥주 현지에서만 마실 수 있는 맥주 한잔을 곁들인 느긋한 점심이라! 여행지에서 놓칠 수 없는 소박한 행복 중 하나다. 빅아일랜드에서 코나 브루잉 컴퍼니(Kona Brewing Company)도 당연히 놓치면 안 될 장소다. 연간 생산량이 불과 1만1,000배럴(17만 리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하와이 내에서 생맥주로 모두 소진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하와이의 어느 곳에서도 가까운 편의점에 가면 빅웨이브(Big Wave)나 롱보드(Longboard) 같은 코나 브루잉 브랜드의 맥주를 살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그런 병맥주들은 하와이가 아니라 미국의 공장에서 생산해 캐나다에서 병입과정을 거친 후 다시 하와이로 수입되는 것이란다. 이런 ‘고급정보’의 입수경로는 코나 브루잉 컴퍼니에서 매일 운영하는 공장 견학 투어였다.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물론 맨 마지막의 시음 시간이다. 부드러운 스팀 벤트 라거(Steam Vent Lager)나 쓰지만 고소한 포하쿠 페일 에일(Pohaku Pale Ale)은 물론이고 코나 원두를 사용한 커피맛 맥주 등의 이색적인 맥주도 시음할 수 있다. 함께 견학에 참가한 사람들은 한두 잔의 맥주로 금세 둘도 없는 친구들이 되었는데, 캘리포니아 남자가 신혼여행 중인 새 신부를 차 안에 남겨두고 홀로 견학에 참가했다는 고백을 한 것도, 그에게 사람들이 맹렬한 비난을 한 것도 모두 알코올 때문이었을 것이다. 코나 브루잉 컴퍼니는 펍&레스토랑(Pub&Restaurant)도 운영하는데 맥주와 함께 먹기 좋은 큼직한 피자와 샐러드도 맛있기로 유명하다. 맥주를 좋아하지 않아도 즐거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포장용기격인 그라울러(Growler)를 구입하면 저렴하게 맥주를 리필할 수 있다. 주소 75-5629 Kuakini Hwy. Kailua Kona, HI 96740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10시(금·토요일 오전 11시~밤 11시까지) 가격 샐러드 7~12달러, 피자 11~24달러, 샌드위치 11~14달러, 맥주 330CC 4달러, 450cc 5달러, 샘플러 8달러 문의 808-334-2739 www.konabrewingco.com ◀ Huggo’s @Big Island 바다와 저녁놀을 담은 접시 작은 해변마을의 바닷가 바위언덕 위에 허고스가 처음 오픈했을 때 모습은, 샐러드 바(Salad Bar)에 큼직한 스테이크나 생선 덩어리를 먹을 수 있는 캐주얼한 장소였다. 어부들마저 이곳에 와서 바다에서 겪은 모험으로 수다를 떨던 곳이다. 그리고 35년이 지난 지금 허고스는 카아루아 코나 지역을 대표하는 레스토랑으로 자리잡았다. 낯설게 느껴질 만큼 살이 실하고 쫄깃한 해산물 요리와 작은 배들이 마지막 빛을 발하는 장엄한 석양은 행복한 저녁을 위한 완벽한 세팅이다. 허고스가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음식의 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서비스에서도 더 없는 예의와 격식을 갖춘 곳이지만 분위기만은 캐주얼 레스토랑을 찾은 듯 편안하다는 점이다. 해변에 간이 테라스를 설치한 것 같은 허술한 건물에서 딱딱한 정장은 오히려 어색하기도 할 터. 콘라드 아로요(Konrad Arroyo) 셰프의 메뉴는 무엇을 선택해도 절대로 실패가 없다. 하지만 1982년부터 시작한 바비큐 비프 립(Barbecued Beef Rib)과 데리야키 스테이크(Teriyaki Stake)만은 손님들의 원성이 두려워 감히 메뉴판에서 뺄 수 없는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허고스 바로 옆에 있는 허고스 온더 락스(Huggo’s on the Rocks)는 좀더 캐주얼한 느낌으로 훌라 댄스와 음악 공연을 펼친다. 주소 75-5828 Kahakai Rd. Kaiua-Kona, HI 96740 영업시간 저녁식사 오후 5시30분~저녁 9시(주말 오후 5시30분~밤 10시까지), 선데이 브런치 오전 10시~오후 1시 가격 데리야키 스테이크 27달러, 파스타류 22~24달러 문의 808-329-1493 www.huggos.com Tropica Restaurant & Bar @Maui ▶ 파도와 노을, 그리고 요리 해질녘이면 가족과 연인들이 웨스틴 마우리 리조트 해변으로 모여든다. 경쾌한 파도 소리, 뜨겁게 타오르는 노을이 만들어낸 매직아워(Magic Hour)를 즐기기 위해서이다. 웨스틴 마우이에서 매직아워와 함께 가장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트로피카(Tropica Restaurant & Bar)이다. 트로피카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맛은 하와이 코나섬에서 건져 올린 로브스터로 만든 프랑스식 스튜요리(Pacific Bouillabaisse)이다. 큼직한 집게 다리를 살짝 쪄 해산물과 빅아일랜드에서 재배한 토마토를 곁들여 고소함과 상큼함이 입 안에 감돈다. 트로피카는 음식은 물론 자리에도 프리미엄이 붙는다. 비교적 바닷가와 가까운 테이블이 좀더 일몰을 잘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약은 필수다. 식사를 다 마치고 트로피카 오른편에 있는 웨일러스빌리지(Whaler’s Village)에서 산책하는 것도 추천한다. 명품숍은 물론 기념품을 판매하는 소소한 상점들이 많다. 또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노천 펍이 운영 중인데 이곳에서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다. 주소 2365 Ka’anapali Parkway, Lahaina, Maui, Hawaii 96761 영업시간 오후 5시~밤 10시까지 문의 808-667-2525, www.westinmaui.com Hawaiian Wine MauiWinery @Maui 상큼한 파인애플향이 입 안 가득 마우이와이너리는 한 해 관광객 18만명이 찾는 마우이의 대표 관광지이다. 그러나 여느 와이너리처럼 길게 늘어선 포도밭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우이와이너리가 이토록 인기를 끄는 이유는 코와 입을 휘감는 달콤함과 독특한 와인의 주원료에 비밀이 있다. 마우이와이너리의 간판 와인은 파인애플로 만들었다. 파인애플와인은 1974년, 할레아칼라 서쪽 지류에 있는 울루파라쿠아 농장(Ulupalakua Ranch)의 포도나무가 열매를 맺기 전에 ‘시험 삼아’ 생산한 제품이다. 정작 포도나무의 열매로 만든 와인이 파인애플와인보다 10년이나 늦게 ‘마우이 브루트 스파클링(Maui Brut Sparkling)’이라는 이름으로 시판됐다. 마우이와인은 와인 하우스에서 무료로 테이스팅할 수 있고, 매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1시30분, 2차례 진행되는 와이너리 투어에서 눈으로도 맛볼 수 있다. 마우이와이너리를 방문할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와이너리까지 이어지는 31번 산간도로다. 이곳을 지날 때 ‘하와이는 바다’라는 출처불명의 고정관념을 깨버릴 수 있는 장면들이 지나간다. 산간 녹지 사이로 구불구불한 도로를 지나갈 때 듬성듬성 나타나는 바위와 나무들, 청명한 바람은 마치 제주의 산간 도로를 달리듯 상쾌하다. 주소 P.O.Box 953 Ulupakua, Hi 96790 영업시간 매일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문의 808-878-6058 www.mauiwine.com 1 낙원의 비밀인가, 하와이는‘치즈버거’같은 평범한 음식도 특별하게 만들어 버린다 2 볼케이노 마을에서 우연히 들른 키아웨 키친은 용암처럼 강렬한 인상은 남겼다 3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한 팬케이크를 파는 캔스 하우스 오브 팬케이크 ◀ Cheeseburger In Paradise @Maui 치즈버거인파라다이스 마우이 라하이나 해안도로변에 있는 캐주얼 레스토랑이다. 와이키키에서 며칠 머문 사람이라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와이키키에 치즈버거인파라다이스가 두 곳이나 있으니까. 그러나 마우이 라하이나에 있는 것이 원조다. 치즈버거인파라다이스의 가장 유명한 메뉴는 상호와 같은 ‘치즈버거 인 파라다이스’이다. 거대한 빵 안에 손바닥만한 쇠고기 페티와 토마토, 양상추 같은 야채가 가득하다. 바다쪽 창은 바다와 맞닿아 있어 파도소리가 들린다. 해질녘이면 뜨거운 노을이 펼쳐진다. 창쪽에 앉아 치즈버거 파라다이스를 먹으면서 이 둘을 함께 감상하면 맛도 훨씬 좋다. 주소 811 Front St., Lahaina, Hawaii 문의 808-661-4855 ◀ Kiawe Kitchen @Big Island 볼케이노 마을의 넘버 원 레스토랑 빅아일랜드의 화산국립공원 내에는 주유소나 레스토랑이 없다. 1.6km 떨어진 볼케이노 마을로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도착했을 때 선택의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다행히 키아웨 키친(Kiawe Kitchen)은 ‘희소성’을 무기로 아무렇게나 요리하는, 그런 집이 아니었다. 샌드위치류(12달러), 피자(15~17달러), 샐러드(11~13달러) 등 간단한 메뉴지만 푸짐하고 맛도 훌륭했다. 주소 19-4005 Haunani Rd. Volcano, Hawaii 문의 808-967-7711 지도 p 25 ◀ Ken’s House of Pancakes @Big Island 깜짝 행운을 만나게 되는 곳 이름에서 힌트를 얻어 간식으로 ‘팬케이크’를 먹으러 갔다가는 포만감에 비틀거리며 나오게 될 집이다. 거대한 부피의 팬케이크도 명물이지만 사이민(Saimin)이라는 누들과 라이스 덮밥 요리는 그 동안 느끼한 요리에 치진 혀에 휴식을 준다. 사람에 따라서는 마치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일 터. 게다가 10달러 이하의 간단한 메뉴들이 몇 페이지에 걸쳐 선택을 기다리고 있으니정말 유쾌한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주소 1730 Kamehameha Ave. Hilo, Hawaii 문의 808-935-8711 ★ 알면 더 맛있는 하와이 전통 요리 손이 많이 가는 하와이 전통 요리는 미국의 패스트문화에 익숙해져 버린 하와이 원주민들에게도 장만이 쉽지 않은 음식이 되었다. 그래서 전통음식만을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에 가서 외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식 한국인에게 ‘밥’이 주식이라면 하와이안들에게는 토란이 주식이다. 포이(Poi)는 토란을 쪄서 으깬 요리다. 스프 치킨 롱 라이스(Chicken long rice)는 당면을 이용한 하와이 스타일의 닭고기 누들 수프다. 샐러드류 로미 로미 새먼(Lomi Lomi Slamon)은 소금에 절인 연어에 잘게 썬 토마토, 양파 등을 섞은 것. 포케(Poke) 하와이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기본 메뉴다. 타코 포케(Tako Poke)는 오이, 양파와 함께 맵게 양념한 문어이고, 아히 포케(Ahi Poke)는 참기름, 고추, 소금으로 간을 맞춘 참치회다. 고기류 칼루아 피그 & 캐비지(Kalua Pig & Cabbage)는 훈제한 돼지고지와 양파, 양배추 요리이며, 라우 라우(Lau Lau)는 루아우 잎에 싸서 조리한 돼지고기와 은대구 요리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옹진군-섬, 안개에 잠기다

    옹진군-섬, 안개에 잠기다

    모처럼의 비가 전국을 촉촉이 적시던 날이었다. 인천 연안부두에 도착해서도 어깨를 적시는 빗줄기와 흐린 하늘에 심란한 마음이 앞섰지만, 일탈하듯 떠나는 섬 여행에 낭만을 더해 주는 더없이 그럴싸한 날씨라 생각하니 이내 기분이 좋아진다. 모처럼의 비가 전국을 촉촉이 적시던 날이었다. 인천 연안부두에 도착해서도 어깨를 적시는 빗줄기와 흐린 하늘에 심란한 마음이 앞섰지만, 일탈하듯 떠나는 섬 여행에 낭만을 더해 주는 더없이 그럴싸한 날씨라 생각하니 이내 기분이 좋아진다. 약 4시간 뱃길을 달려 마주한 서해 최북단의 섬들은 포근한 안개와 시원한 절경으로 맞아준다. 그동안의 괜한 걱정과 긴장감일랑 풀어버리라는 듯이.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김명희 취재협조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옹진군청 www.ongjin.go.kr 대청도 모래사막과 푸른 바다의 만남 작은 사하라 사막 여행을 가기 전 검색해 본 대청도 사진에는 예상치 못한 사막 풍경도 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는지 의아한 마음으로 찾은 모래사막. 바람이 만들어 놓은 물결만 오롯이 있는 순결한 금빛 모래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은 새벽녘 밤새 내린 눈 위에 뽀드득 발자국을 만드는 순간만큼이나 비밀스러운 기쁨을 선사했다. 부드러운 바람이 이곳으로 불어올 제, 모래알이 하나둘 쌓여 만들어진 모래 언덕은 날씨가 좋을 때는 저 멀리 청록 빛 바다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이제는 주변에 해송을 심어서 더 이상 모래가 쌓이지는 않고, 단지 바람에 따라 날리며 그 모습을 조금씩 바꾼단다. 이 작은 모래 언덕 아래턱에는 야생 해당화 밭이 펼쳐져 있다. 해변에서 만끽하는 완벽한 휴식 수목이 무성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대청도(大靑島)’는 그 이름만큼이나 푸른 해변을 많이 품고 있는 섬이기도 하다. 애석하게도 여전히 날은 흐렸지만 안개가 가득 낀 농여 해변은 을씨년스럽기보다는 애수에 차 있었고 발밑으로 느껴지는 단단히 다져진 고운 모래는 아침 산책을 더욱 가뿐하게 만든다. 지두리 해변은 해변이 많은 대청도에서도 최적의 가족 피서지로 손꼽히는 곳. ‘지두리’는 경첩의 이곳 사투리로 기역자 모양의 해변 모습을 딴 정겨운 이름이다. 양쪽으로 산줄기가 바람을 막아주고 완만한 경사와 잔잔한 파도를 지녀 이곳 주민들도 해수욕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추천을 아끼지 않는다. 샤워나 화장실 시설도 완비되어 있어 동해처럼 번잡하지 않으면서도 평온한 가족휴가를 보내기에 이만한 곳이 없을 것 같다. 1km에 걸쳐 고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해송이 우거져있는 사탄동 해변 또한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다. 여심을 유혹하는 붉은 꽃망울 봄바람은 바다 건너 이 먼 섬에도 찾아와 붉은 꽃망울을 틔웠다. 따뜻한 해안과 인접한 토지에 자생하는 동백꽃. 대청도의 동백이 특별한 것은 이곳이 동백나무가 자생할 수 있는 최북단 한계지라는 이유에서다. 해서 이 동백나무북한자생지는 천연기념물 66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며 4, 5월에 막 피어나는 요염한 빛깔의 동백을 감상할 수 있다. 예전에는 동백나무가 더 많았으나 땔감으로 쓰느라 많이 베어그 수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근처 언덕에서는 흑염소들이 평화로이 풀을 뜯고 있다. 대청도에서 만난 청록빛 바다 대청도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보려는 욕심에 강난도 정자각에 올랐다. 저 아래 삼각산은 안개에 묻혀 그 모습을 드러낼 듯 말 듯 시시각각 그 모습을 바꾸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서해 바다에 햇살이 잘게 부서져 내리는 광경이 들어오니, 정자각에 오르는 것은 그 자체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기름아가리 절벽도 대청도의 아름다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나무를 헤치고 시야가 탁 트이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손을 담그면 금세라도 푸른 물이 들 것 같은 초록빛 바다. 이런 바다색이 서해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터라 짧게 내뱉은 탄성은 차라리 감동에 가까웠다. 저 멀리 혼자 고독하게 서 있는 독바위는 그 풍경에 아름다운 소품이 되어 주고, 바다 빛깔에 질세라 새파란 하늘은 색의 다채로움을 더한다. 1 대청도 독바위 해변. 대청도는 조용히 가족 휴가를 보낼 만한 아름다운 청록빛 해변이 많은 섬이다 2 정자각에서 본 삼각산 원나라 순제가 귀향살이를 했다고 전하며 모양이 삼각형 같다고 하여 삼각산이라 이름 붙여졌다. 해발 343m로 2시간 정도의 훌륭한 등산 코스가 되어 준다 3 대청도의 명물 기름아가리 절경 아름다운 바다와 풍부한 수산물이 자랑인 대청도에서 낚시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배 위에서 직접 잡은 싱싱한 물고기를 회로 즐길 수 있는 선상 바다낚시나 여러명이 함께 그물을 잡고 물고기 몰이를 할 수 있는 끌레그물 고기잡이 등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식당이나 민박집에서도 갓 잡은 자연산회를 맛볼 수 있다 소청도 마을 두 개가 전부인 소탈한 섬 달빛처럼 빛나는 분바위 분칠을 한 것처럼 하얀 까닭에 이름 붙여진 분바위의 또 다른 이름은 ‘월띠’다. 마치 달빛이 하얗게 띠를 두른 듯 하다 하여 붙여진, 참으로 낭만적인 이름이다. 그 자태만 고운 게 아니라 그믐밤 배들의 방향잡이까지 되어 주는 고마운 분바위다. 계단을 내려가 가까이서 본 해안은 바닷물에 의해 만들어진 웅덩이와 그 안에서 자라나는 해조류와 굴 등이 만들어낸 작은 세계들로 가득했다. 바다 가까이 가면 해안을 덮듯이 가득한 홍합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오묘한 빛을 반사해내는 장관이 펼쳐진다. 하얀 등대의 로망 분바위에서 섬 반대편으로 차를 달리니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등대가 나온다. 마을 두 개가 전부인 아담한 소청도에서 서로 반대편에 위치한 이 두 곳만 보더라도 섬 전체를 한번은 가로지르게 되는 것이다. 소청 등대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설치된 등대로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묵묵히 배들의 길잡이가 되어 밤바다를 밝혀 왔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하얀 등대는 그 어떤 피사체보다도 바다에 대한 로망을 가득 품게 해준다. 등대 주변에서는 텐트 야영도 가능하다. 별, 등대, 바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떨리는 조합이다. 1, 2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설치된 소청등대. 작은 섬에 홀로 서 있는 하얀 등대가 그 운치를 더한다 3 분바위 해변을 가득 메운 자연산 홍합 이렇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소청도에서는 자연 친화적인 체험 여행을 해보자. 아이들과 바닷가의 해조류와 홍합을 직접 채취해 삶아먹기도 하고, 유유자적 낚시를 즐길수도 있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수묵화 안개가 지닌 신비한 힘은 소청도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등대 위에서 바라본 바다에 정신이 팔려 있다 보면 언덕배기를 슬금슬금 넘어온 안개가 어느새 풍경을 뿌옇게 가려 버리기 일쑤다. 대청도와 소청도 사이를 가득 메운 해무는 겨우 고개만 삐죽 내민 대청도를 마치 운해 속의 산처럼 보이게도 만들었다. 배가 오가는 포구에서는 한층 더하다. 마침 파도도 없어 잔잔한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안개로 인해 모호해지는 가운데 그 속으로 사라지듯 배가 미끄러져 나가고 있었다. 백령도 현빈이 지키는 어매이징한 그곳 서해 최북단 긴장의 땅에 찾아온 봄 천안함 폭침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백령도 연화리 해안절벽에 세워진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찾았다. 얼마 전 1주기를 맞아 제막식을 가졌던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엄숙한 추모의 묵념뿐, 직접 마주한 현장에서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북한과의 계속되는 긴장은 백령도의 주 산업인 관광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오죽하면 천안함과 함께 이곳의 산업도 침몰했다는 주민들의 한숨 섞인 탄식이 들려왔을까. 그러나 직접 가서 본 그곳에서 백령도를 지키는 흑룡부대는 더욱 증강된 전력과 전술로 다짐을 새로이 하고 있었고 주민들도 활로를 모색하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현빈의 백령도 복무 소식은 백령도 주민들의 얼굴에 오랜만에 화색을 돌게 해준 소식임에 틀림없었다. 많은 이들이 현빈이 지키는 이 어메이징한 섬의 매력에 빠져들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1 대청도의‘두무진’은일명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풍광이 뛰어나다 2 두무진의 석양.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다 3, 4 천안함 위령비와 위령탑 5 군부대 비행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던‘사곶해변 신이 만든 기묘한 작품 서해 5도 중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는 지척에 보이는 북녘땅의 아련함만큼이나 가슴 벅찬 절경을 가진 섬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압권은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 ‘서해의 해금강’등의 수식어를 두루 독식한 ‘두무진’이다. 바위들의 모습이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두무진. 바다로 나아가 병풍처럼 펼쳐지는 기묘한 기암괴석들의 모습을 차례로 돌아보는 유람선 관광은 백령도 최고의 관광 상품이지만, 그 바위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자 한다면 직접 그 속으로 들어갈 일이다. 해안으로 내려가 눈앞에 마주한 장대한 선대암의 모습은 바람과 파도,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낸 위대한 작품에 다름 아니었다. 그 장쾌한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적이었지만 두무진의 해넘이를 보기 위해서 몇 차례나 백령도를 찾았다는 이의 말을 들은 후였기에 이곳에 온 이상 그냥 갈 수는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백령도 하늘이 붉은 빛으로 젖어들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서 기암괴석들은 본 모습을 서서히 감추며 검은 실루엣으로 변해 갔다. 해넘이 직후의 짙푸른 하늘에 초승달이 떠오르자 어디선가 갈매기 한 마리도 날아올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해변들 백령도의 해변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독특함을 자랑한다. 먼저 사곶해변은 나폴리와 함께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다는 천연 비행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약 3km 길이의 해변은 부드럽지만 단단한 규조토로 이루어져 버스가 지나가도 타이어 자국이 거의 남지 않을 정도다. 실제로 군부대 비행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단다. 현재는 부드러운 모래와 완만한 경사로 해수욕장으로 이용되고 있고 여름철에는 야영도 가능하다. 이름부터 귀여운 콩돌해변은 콩알처럼 작고 동글동글한 돌멩이들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이곳에서는 계절에 상관없이 맨발로 해변을 걷는 이들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발 지압 해변으로 알려진 이유에서다. 돌멩이들이 파도에 쓸려 다니며 내는 독특한 소리 또한 이곳이 가진 매력이다. 콩돌해안이 바라보이는 식당에서 마시는 옥수수막걸리와 홍합탕은 이곳을 잊을 수 없게 만들어 주는 또 하나의 이유. 고백컨대, 이곳에서 맛본 홍합탕은 지금까지 먹었던 그것과 견줄 바가 아니었다. 1 심청각의 심청이 상 2 쫄깃한 자연산 회는 보너스 3 백령도의 홍합탕 4 황해도식 메밀냉면 심청전의 무대를 찾다 익숙한 책이나 이야기의 배경무대를 찾는 일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백령도가 무대가 된 작품은 바로 <심청전>. 심청이 몸을 던진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바라다보이는 곳에 심청각이 위치하고 있다. 심청각 앞마당에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고자 몸을 던지려는 심청의 모습이 조각된 석상이 자리잡고 있고, 1층에는 심청전 판소리 음반을 듣거나 관련 영화 자료, 고서, 모형 등을 볼 수 있게 전시해 놓았다. 2층에서는 날씨가 좋은 날이면 북녘의 장산곶을 볼 수 있다. 닿을 듯이 가까운 저 곳이 가장 닿기 힘든 곳이라는 사실이 참으로 슬프고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밤안개 속을 걷다 백령도를 떠나기 아쉬운 맘을 읽은 것일까. 섬을 떠나려던 날, 해무 때문에 배가 결항됐다. 영화에서처럼 꼼짝없이 섬에 갇히게 된 것이다. 사람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자연의 불가항력, 소설 <무진기행> 속 표현을 빌자면 사람의 힘으로는 헤칠 수 없고 먼 곳에 있는 것들로부터 사람을 떼놓는 안개였다. 선물같이 주어진 하루 저녁은 여유롭게 보낼 참이었다. 섬의 밤은 도심의 그것과는 완연히 다르다. 7시면 불이 꺼지는 고요한 섬에 안개가 내려앉으니 저 앞은 물론, 무심코 돌아보면 걸어온 길도 사라져 있었다. 바다 내음이 섞인 파도소리만 저 멀리 들려올 뿐 완벽한 정적과 어둠이 존재하는 섬에서의 산책, 이곳에서 들리는 것은 사박사박 나와 그의 발걸음과 나지막한 웃음소리뿐. 나 또한 도시에서의 생활이 문득 내 어깨를 짓누를 때, 한적(閑寂)이 그리울 때 이곳을 생각하리라. 어깨 위 촉촉하게 내려앉아 사라지던 밤안개처럼 하룻밤 꿈 같았던 이 밤을 그리면서. ▶ Travie tip. 가격도, 마음도 가볍게 옹진섬 나들이 옹진군에서는 여행객 유치를 위해 연평, 백령(대청), 덕적, 자월(이작, 승봉)으로의 여객선 운임을 지원하는 ‘옹진섬나들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7, 8월 제외. 선착순으로 진행). 인천시민은 80%, 타시도민은 50%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옹진군청 홈페이지에서 출발일 3일 전 오후 3시까지 신청해야 한다. 홈페이지 ‘옹진섬 나들이’ 신청→여객선사 전화신청→발권 및 여행 멀미약 챙기기 4~5시간의 뱃길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평소 멀미를 하지 않더라도 승선 전 멀미약 복용을 권한다. 바람을 막아 줄 겉옷 준비 육지와 기온이 비슷하더라도 섬에서는 수시로 변하는 날씨나 바닷바람 때문에 더 쌀쌀하게 느껴질 수 있다. 윈드브레이커나 따뜻한 겉옷을 준비하자. 일정은 여유롭게 섬 여행에는 항상 기후에 의한 결항 위험이 존재한다. 일정을 짤 때에는 하루 이틀 정도 여유를 두는 편이 좋다. ▶ Travie info. 찾아가기: 인천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소청도, 대청도를 경유한 뒤 백령도로 간다. 소요시간 인천~백령도 간 약 4~5시간. 섬간 이동은 2~30분 소요. 왕복요금 백령도 성인 기준 11만3,300원(여름성수기 10% 할증 있음). 운항시간 인천 출발 08:00, 08:50, 13:00, 백령도 출발 08:00, 13:00, 13:50 줈운항시간은 기상 및 선박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으므로 확인 필요. (청해진 032-884-8700, 우리고속, 에이스마린 032-887-2891) 대청도 마을 버스 한 대, 택시 두 대(택시투어 약 4~5만원)가 있으며 주민 차 렌트 가능. 여관 한 곳, 펜션 두 곳, 민박 다수 있음. 엘림민박(032-836-5997 www.daechungdo. com) 1박 4만원(3인 기준) 식사 6,000원(회 별도 주문 가능) 싱싱한 자연산 홍어, 광어회가 별미. 소청도 대중교통수단이 없으나 민박집 차량 이용 가능. 민박 집이 약간 있으며 식사도 가능. 백령도 렌터카와 개인택시 이용. 민박과 모텔 등 다수 있음. 아일랜드 캐슬(032-836-6700, www.island castle.kr) 한국관광공사 굿스테이로 지정된 숙박업체로 테니스장, 야외 바베큐장을 갖추었다. 1박 6만원(2인 기준, 비수기), 식사 7,000원 자연산 돌미역, 다시마, 까나리액젓이 유명하다. 특히 액젓은 백령도 청정해역에서 잡은 까나리와 천일염전에서 만든 소금으로 만들어 비린내 없이 담백한 맛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 간도 까나리액젓으로 하는 것이 이채롭다. 황해도식 메밀 냉면과 우럭, 광어, 꽃게 등의 자연산 해산물 옹진군 관광 문의 032-899-221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호텔’ 톱 10은?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호텔’ 톱 10은?

    해외로 여행을 떠날 때 장소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숙박을 해결할 호텔이다. 미국의 한 사이트가 최근 세계의 특이한 호텔 10을 선정해 보도했다. 1.피지섬 해저호텔 ‘포세이돈 언더씨 리조트’(Poseidon Undersea Resorts) 해저 12m에 있으며 천정이 유리벽으로 되어 있어 마치 수족관 같은 호텔이다. 남태평양 투명한 푸른바다를 감상할 수 있으며 객실 외에 레스토랑, 도서관, 결혼식장 등을 갖추고 있다. 1주간 숙박료는 1명 당 1만 5000달러(약 1600만원). 2. 스웨덴 ‘솔트 앤 실 호텔’(Salt & Sill Hotel) 물 위에 떠있는 호텔이다. 흰색을 테마로 한 실내는 매우 편안한 느낌을 주며 북유럽의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특히 수면에 비치는 석양이 절경이다. 숙박료는 1박 싱글 250달러(약 27만원) 3. 인도 나무위 호텔 ‘그린 매직 트리 하우스’(Green Magic Tree House) 인도 케라라 정글 한가운데 있는 나무 위 호텔. 지상 25m에 있으며 바람이 불면 약간 흔들린다. 객실에는 모든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으나 전기를 사용할 수 없어 등유 램프를 사용한다. 철저한 자연주의 호텔로 새 소리를 들으며 눈을 뜨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숙박료는 1박 240달러(약 26만원) 4, 오스트리아 하수관 호텔 ‘스웨이지 파이프 호텔’(Sewage Pipe Hotel) 공원에 하수관이 놓여져 있으며 이것이 객실이다. 강 부근에 자리잡고 있어 조용하고 한적하다. 객실 내 화장실이 없어 근처 편의시설이나 나무 등을 이용(?)해 볼일을 해결한다. 숙박료는 정해져 있지 않으며 내고 싶은 만큼 내는 특이한 시스템. 5. 독일 교도소 호텔 ‘알카트라즈 호텔’(Alcatraz Hotel) 원래는 형무소였던 건물을 호텔로 바꿨다. 객실은 독방. 형무소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있어 색다른 체험을 원하는 여행자에게 추천. 숙박료는 50유로(약 7만 6천원) 6. 네덜란드 구명보트 호텔 ‘캡슐 호텔’(Capsule Hotel ) 과거 해저 유전 채굴 기지에서 사용되던 구명보트를 호텔로 바꾼 것. UFO 같은 모양의 객실 내부는 의외로 넓다. 객실에 따라 옵션이 다르며 숙박료는 70유로(약 10만원)~120유로(약 22만원). 7. 캐나다 얼음 호텔 ‘호텔 디 글레스’ (Hotel de Glace) 두께 1m가 넘는 얼음으로 덮인 호텔. 내부의 기온은 -3도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식사나 음료도 얼음 접시와 컵으로 제공된다. 물론 숙박도 가능하며 얼음 침대 위에 모피를 깔고 침낭 안에서 잔다. 숙박료는 두명 기준 318달러(약 34만원). 8. 네덜란드 타워 호텔 ‘유로마스트 TV타워’(Euromast TV Tower) 유로마스트는 1960년 지어진 높이180m의 텔레비전 탑이다. 전망대에 룸과 레스토랑 등이 있으며 매우 아름다운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상당히 흔들리는 것이 단점이며 숙박료는 385유로(약 59만원) . 9. 터키 동굴 호텔 ‘더 빌리지 케이브 호텔’(The Village Cave Hotel ) 터키의 카파도키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암석 유적지대로 세계 문화 유산에도 등재돼 있다. 카파도키아에 있는 동굴 호텔 ‘빌리지 케이브 호텔’은 암석 내 있으며 소박해 보이나 터키의 분위기를 잘 드러낸다. 숙박료는 2명 기준 70유로(약 10만원). 10. 네덜란드 비행기 호텔 ‘에어플레인 스위트’(Airplane Suite) 과거 정치인들을 태우고 다니던 정부 전용기를 개조했다. 2명 밖에 묶을 수 없기 때문에 기내를 모두 독점해 사용할 수 있으며 전화 한 통화로 종업원을 부를 수 있다. 옵션으로 비행 교습 등을 받을 수 있다. 숙박료는 1박 495달러(약 53만원)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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