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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논문 표절 국회의원 이참에 전수조사하자

    학술단체협의회(학단협)가 엊그제 표절 의혹을 받아온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7명의 논문에 대해 ‘모두 심각한 표절’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공인된 기관의 검증결과인 만큼 이에 토를 달 여지는 별로 없다. 노골적인 복사 수준의 논문에서부터 짜깁기, 인용과 도용 혼용, 데이터 위·변조 등 각양각색의 표절양태가 드러났다. 특히 문대성(부산 사하갑) 당선자는 국민대로부터 표절 판정을 받은 박사학위 논문 외에 석사 논문에서도 출처를 밝히지 않고 남의 논문을 옮겨 쓴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다. 하지만 표절이 분명한 이상 이들은 의원직 사퇴를 포함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표절 기준이 엄격해지기 전의 관행” 운운하며 잘못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다. 후안무치가 아닐 수 없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여섯 단어 이상 연쇄 표현이 일치하는 경우 등을 표절로 규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이 2008년이다. 새누리당 염동열·유재중·신경림 당선자의 논문은 불과 1∼3년 새 발표된 것들이다. 현대는 지식기반의 다원화사회다. 논문은 더 이상 학문하는 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정치인도 진정으로 연구한 성과를 정직하게 논문으로 써낸다면 사회의 지적 성숙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논문을 자신의 이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상징적 장식물쯤으로 여긴다면 그것은 자기기만이다. 바로 그런 토양에서 표절의 노란 싹이 자라나는 것이다. 학단협 발표에 적잖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 같다. 검증대상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고학력’ 의원들이 표절의 굴레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는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중 대학원 졸업 이상 학력자 156명(비례대표 27명 포함)의 학위논문을 낱낱이 점검해 표절 여부를 가려내야 한다고 본다. 전수조사해 ‘표절의원’을 솎아내는 것만이 스스로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중잣대를 걷어내야 한다. 지난 예에서 보듯 표절 판정을 받으면 유명 대학의 총장도 장관도 결국 물러난다. 공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공인 중의 공인’인 국회의원은 언제까지 예외적 존재로 남을 것인가. ‘논문 절도 공장’이란 소리까지 듣는 문 당선자부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
  • 호주 97세 대학생, 세계 최고령 석사학위 받아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 주에 위치한 SCU(Southern Cross University) 국립대에서 무려 97세의 나이로 학위를 수여받은 할아버지가 화제다. 현지 ABC온라인 등의 보도에 따르면 97세의 나이로 당당히 대학원을 졸업한 세계 최고령 학위 수여자 앨런 스튜워드는 임상과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아 기네스북에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앨런은 6년 전 법학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받은 바 있는데 1936년 치과학 학사를 시작으로 이번에 수여 받은 학위가 4번째다. 할아버지는 ”100년 가까이 살아오는 동안 세상의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공부한 것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면서 “새로운 것을 시작하거나 새롭게 공부하는 것에 늦은 시간이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아직도 건강하며 가끔 친구들 간병을 해주기도 한다.” 면서 “아직도 공부하고 싶은 학문이 많다.”고 덧붙였다. 할아버지를 가르친 브라우니 교수는 “1915년 생이라고 적혀진 입학 지원서를 보고 믿기 힘들었다.” 면서 ”앨런은 시간관리가 철저한 학생이었으며 수업이 없는 날에는 산책이나 낚시, 골프 등을 즐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해외통신원 K.라지브 k.rajeev0828@gmail.com
  • [김문이 만난사람] 베트남 얼굴 기형 어린이 17년째 무료수술 백롱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베트남 얼굴 기형 어린이 17년째 무료수술 백롱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동심이다. 생각할수록 가슴 설렌다. 옥구슬 굴러가듯 영롱하다. 하여 누구나 불렀다. ‘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굳이 설명이 필요없다. 동요의 아버지 고(故) 윤석중 선생이 남긴 ‘어린이날 노래’이다. 지천에 꽃이 피고 나무와 들판에는 온통 푸름으로 가득하다. 앵두와 어린 딸기의 계절이다. 그래서 고 피천득 선생은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라고 읊었다. 두 밤만 자면 어린이날이다. 세상에서 어린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만, 어린이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얼마나 될까. 더구나 한결같이 어린이를 위하고 많은 업적을 남기기란 쉽지 않다. 백롱민(54)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기형 얼굴을 가진 어린이만 17년째 무료로 수술해 주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 매년 봉사활동을 펼쳐 그동안 3000여명의 기형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삶과 희망의 미소를 선물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 어린이에게도 이러한 무료 수술을 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요즘에는 몽골과 우즈베키스탄 어린이에게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백 교수는 의학계에서 구순구개열 수술 분야의 권위자로 잘 알려져 있다. 구순구개열은 입술, 입천정, 코 등의 기형을 동반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출산율 감소로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아직도 가장 흔한 선천성 얼굴 기형 중 하나다. 이러한 얼굴을 가진 어린이들은 마음의 상처로 웃음을 잃은 채 살아가기 마련이다. ●40여명의 의료진과 봉사활동 중 어린이날을 며칠 앞둔 지난달 30일 오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백 교수를 만났다. 부원장 직책을 맡고 있어서 그런지 바쁜 회의 도중 잠시 짬을 내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자리에 앉으면서 백 교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라는 책 한 권을 꺼내들었다. ‘나누고 사랑하고 베푸는 만큼 세상은 더 환해집니다’라는 부제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저자 이름이 특이했다. ‘세민얼굴기형돕기회’(Smile For Chidren)였다. 이에 대한 설명이 적힌 글을 살짝 들여다봤다. ‘세민얼굴기형돕기회는 우리나라 성형외과의 살아 있는 전설 백세민 박사가 주축이 되어 선천적 얼굴 기형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수술을 해주기 위해 결성한 단체. 1989년 전국 순회 진료를 통해 국내의 얼굴 기형 어린이 환자에 대한 무료 수술을 시작한 이래 1996년부터는 베트남 의료봉사를 시작해 그동안 3000여명의 얼굴 기형 환자에게 희망의 미소를 선물했다.’ 백 교수는 백세민 박사의 친동생으로 현재 40명의 의료진과 함께 기형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베트남과 몽골 등지에서는 백 교수를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한다. 자연스럽게 책 이야기부터 나왔다. 잘 팔리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동안 일해 왔던 것을 한번 모아보자는 의견이 있어서 지난해 말 발간했는데 1만부 이상은 나간 것 같아요. 아마 많이 팔리면 봉사자금 마련에도 도움이 되겠지요. 세민얼굴기형돕기회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4600명이 넘는 얼굴 기형 어린이의 진료를 지원했으며 그중 1150여명은 수술비를 지원받아 환한 웃음을 되찾았거든요.” ●환자집 수소문해서 찾아 가기도 세민얼굴기형돕기회에 대한 설명이 다시 이어진다. “처음에는 자연발생적으로 의료진들이 모여 봉사활동을 시작해 오다가 1995년 사단법인으로 등록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게 됐다.”면서 “이 모임에 가입된 회원은 1000명 정도”라고 했다. 그렇다면 어떤 계기로 베트남 어린이들과 인연을 맺게 됐을까. “1989년부터 국내 어린이들 위주로 활동을 해 오다가 법인이 결성되면서 조금 여력이 생겼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눈을 돌리자고 했지요. 우리보다 열악한 환경에 처한 나라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주한 베트남 대사를 만나게 됐고, 또 그 대사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러면서 베트남 의무사령부 관계자를 소개하면서 베트남 현지에서 수술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편의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백 교수는 처음에는 현지 반응이 썩 좋지 않았다고 했다. 왜냐하면 당시 유럽 국가나 미국 등에서도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을 별로 신뢰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의료진도 그러려니 하는 선입견이 작용했던 것.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성심성의껏 임하는 자세에 베트남 사람들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현지 반응 썩 좋지 않아 “우리 한국 사람들은 원래 부지런하잖아요. 정신없이 일했지요. 다른 나라 사람들과는 달리 관광할 생각도 안 하고 노는 날도 없이 일했습니다. 처음 200명의 어린이들 수술이 끝나 한국으로 돌아오려고 할 때 베트남 사람들이 다음에도 꼭 와달라고 간절이 바라더군요. 처음에는 오래 활동할 생각이 없었는데 오늘까지 계속 인연을 맺게 됐어요.” 베트남 활동은 하노이에서 처음 시작해 50개 지방자치 단체를 돌면서 계속됐다. 그러나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결코 쉽지가 않았다. 교통편 등 여러 가지 열악한 환경도 있었지만 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이 많았던 것. 얼굴 기형을 가진 환자들 대부분이 밖으로 안 나오고 집에 숨어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수소문해서 찾아가는 수술방식도 병행했다. 백 교수 팀은 입국한 날부터 돌아오는 날까지 쉼 없이 강행군한다. 보통 한 번 갈 때마다 200명 정도 수술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7일 동안 머무를 경우 하루에 30명씩 수술을 한다. 따라서 밤늦게까지 수술이 계속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수류탄을 가지고 놀다가 터져 목과 손이 붙어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얼굴과 상체 대부분이 화상을 입은 어린이를 봤습니다. 마취조차 안 되는 상태를 보고 마음이 매우 아팠지요. 유일한 방법은 내시경 마취였는데 베트남에는 그런 장비가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한국으로 초청해 내시경으로 마취한 뒤 1차 수술을 했고 그 다음 베트남에서 두 번 수술한 끝에 그 어린이는 새 희망을 찾게 됐습니다. 얼마 전 편지가 왔는데 일자리도 얻었고 곧 결혼하게 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가장 마음이 아팠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일로 남아 있지요.” 2001년 호찌민 다오175병원에서 구개열 수술을 받은 바우쫑(당시 8세)이라는 여자아이는 입천장이 벌어진 채로 태어났지만 부모들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 수술받을 형편도 못 됐지만 그가 사는 곳 주변에 수술해줄 병원이나 의사도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국 의료봉사단이 무료수술을 해준다는 얘기를 듣고 120㎞를 달려와 수술을 받고 밝은 모습을 찾았다. 이를 본 바우쫑의 부모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2006년 하노이에서 차로 세 시간 정도에 있는 남딘에서 134명의 환자를 수술할 때였다. 두옹(당시 14세)은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구순구개열이 심해서 어렸을 때부터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탓이다. 두옹은 그동안 베트남 병원과 미국 자선단체 지원으로 세 번이나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불완전한 상태. 두옹 부모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백 교수 팀을 찾았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입도 다물어지고 무엇보다 정상적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 1년 뒤 두옹은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삶의 자신감까지 얻어 행복하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많은 어린이들에게 먹는 것은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제대로 먹지 못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본인의 고통도 고통이지만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이런 아이들에게 수술은 인생 전체를 바꾸어주는 기적이나 다름없지요.” ●하루에만 30명씩 수술 강행군 백 교수는 베트남에 갈 때마다 기금을 모아 장비와 소모품, 마취기계까지 필요한 의료장비를 구입한다. 그리고 치료를 마치고 난 후에는 현지 병원에 기증하고 돌아온다. 매번 가서 직접 치료해 주는 것보다 베트남 의사들을 교육해서 그들이 계속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의료봉사를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 열정과 봉사정신을 가지고 수술에 임해준 한국 의료진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동안 아무런 사고 없이 베트남 아이들에게 희망의 미소를 찾아줄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또한 요즘에도 이에 동참하려는 의사들이 늘고 있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다음 달 23일부터 30일까지 베트남 빈롱 지역으로 봉사를 떠나 또 다른 200명의 얼굴 기형 어린이에게 희망의 미소를 찾아줄 예정이다. 그에게 앞으로의 꿈을 물었다. 그랬더니 “의사로서 돕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찾아주고 싶다.”면서 “이를 위해 그동안 평양에 두 번 다녀왔는데 아직 진척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한국의 슈바이처’ 백롱민 교수는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 동아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동 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성형외과학), 분당서울대병원 과장을 거쳐 현재 진료부원장을 맡고 있다. 1995년부터 사단법인 세민얼굴기형돕기회를 결성, 지금까지 베트남 얼굴 기형 어린이 3000여명, 국내 얼굴 기형 어린이 1000여명 등에게 무료수술을 해 오고 있다. 이 밖에 대한의학레이저학회 이사장, 대한두개저외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두개안면성형외과학회 상임 이사, 대한안면윤곽성형연구회 회장, 미국성형외과학회(ASPS), 미국 국제미세수술학회(WSMS) 회원으로 있다.
  • 고공단 출범후 9급 출신 첫 여성고위직 탄생

    고공단 출범후 9급 출신 첫 여성고위직 탄생

    “글쎄요. 자리에 연연했다면 어땠을까요. 그저 일이 좋아서 재미있고 열정적으로 했을 뿐이죠.” 고위 공무원단제도가 도입된 2006년 이후 첫 9급 출신 여성 고위 공무원이 나왔다. 주인공은 유은숙(57)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기획조정실장이다.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유 실장은 오후에는 소속 기관의 경영평가 준비회의를 주재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원 소속 부처인 행정안전부의 네 번째 여성 고위공무원이다. 현재 중앙부처 고위공무원단 1500여명을 통틀어도 9급 출신은 40명뿐이다. 이 중 여성은 유 실장이 유일하다. 9급이라는 것과 여성으로서의 벽을 동시에 넘어왔던 과정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쉬 짐작조차 어렵다. 유 실장은 “승진 자체만을 목표로 세운다면 인사적체도 심한 상황에서 여성으로서의 어려움, 9급 출신의 어려움 등에 쉽게 좌절하기 십상”이라면서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자기를 계발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으면서 높은 꿈을 갖고 긴 호흡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받는 이의 얘기치고는 ‘공자왈~’에 가깝다. 하지만 그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고졸(서울여상) 출신으로 38년 전 총무처 연금국의 행정서기보(9급)로 공직을 시작했다. 시작은 주산이었다. 주산 3단이던 유 실장은 당시 과장의 권유로 컴퓨터를 배웠다. 뒤늦게 대학에 들어가 주경야독의 시간을 갖더니 이후 별정직 전산처리사보, 전산처리사, 전산처리관(5급 상당) 등을 거쳤다. 1990년 전산사무관으로 특채됐고 서기관, 부이사관까지 꾸준히 ‘금기의 벽’을 넘어왔다. 그동안 숭실대학 전자계산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컴퓨터학과에서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오로지 전산 분야의 전문가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 온 것이다.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은 행안부 산하기관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정보시스템 및 정보화사업을 관리하고 맞춤형 컨설팅을 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전자정부 세계 1위를 2회 연속 차지한 중앙정부의 위상에 걸맞게 지자체의 전자정부화를 추진하기 위한 곳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업무와 비슷하지만, 유 실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반행정관리직을 맡은 셈이다. 그가 지금 한껏 희망에 부풀어 있는 진짜 이유다. “이제 기술 자체에 집중했던 그동안의 시각에서 벗어나 직원들과 잘 호흡하면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시각을 키워야겠죠. 다음 목표요?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또 이뤄지겠죠. 호호.”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경제 브리핑] NH농협증권 사장 전상일씨 내정

    NH농협증권 사장 전상일씨 내정 NH농협금융그룹은 자회사인 NH농협증권 사장에 전상일(59) 동양증권 부회장을 내정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 출신인 전 내정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동양투자신탁운용, 동양종금증권(현 동양증권), 동양시멘트 대표 등을 지냈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되면 28일부터 임기(2년)를 시작한다. 부사장에는 안병호 NH농협은행 부행장이, 상근감사에는 김성홍 감사원 국방감사단장이 각각 내정됐다. KDB캐피탈 김영기 사장 선임 KDB캐피탈은 2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김영기(59) 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했다. 김 신임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산은에 입행한 뒤 경영전략부장, 기업금융본부장, 기획관리본부장 등을 지냈다. 신한지주 1분기 순이익 8263억원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8263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9243억원)보다 10.6% 감소했으나 전분기(5067억원)보다는 63.1% 증가했다. 신한금융 측은 “조달 비용을 절감해 지주 전체의 이자이익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에 김건섭씨 금융감독원은 2일 김건섭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금융투자담업무 담당 부원장으로 임명했다. 이기연 총무국장은 신임 은행·중소서민감독 담당 부원장보에, 박영준 국제협력국장은 신임 금융투자감독 담당 부원장보에 임명됐다. 신설된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2009년 외부전문가로 영입된 문정숙 부원장보가 맡는다.
  • 문대성 교수임용 의혹 조사 착수

    동아대가 박사학위 논문 표절 논란을 빚고 있는 태권도학과 교수인 문대성 국회의원 당선자의 임용과정 의혹 등에 대한 진상 파악에 나섰다. 동아대는 27일 한석정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7명의 교수가 참가하는 실태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다음 달 1일부터 문 교수와 관련된 진상조사에 나선다. 송한식 동아대 대외협력처장은 이날 “문 교수가 임용될 당시인 2006년 3월에 적용된 교원임용규정(2005년 8월1일 시행)에는 ‘예능계 및 특수분야 임용자격’을 석사까지로 명기해 놓아, 규정상 문제가 되는 것은 없다.”면서도 “문 교수와 관련된 논문 표절과 임용 문제를 둘러싼 파장이 커 이를 명확히 정리하고 가릴 필요가 있다.”고 실태조사위원회 구성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문 당선자에게 석사학위를 준 용인대는 석사학위 논문 표절의혹과 관련해 다음 주쯤 자체조사 착수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대가 표절 조사를 실시하고, 석사논문도 표절로 드러날 경우 문 당선자의 최종 학위는 학사로 수정된다. 부산 김정한·용인 장충식기자 jhkim@seoul.co.kr
  • 배흘림 기둥…신비로 둔갑한 과학

    ‘사라진 건축의 그림자’가 들려주는 얘기들은 꽤나 건조하다. 저자는 전통 건축을 두고, 미적인 쾌감을 논하기 전에 먼저 이해부터 하라고 촉구하는 입장이어서다. 하기야 지은 뒤 멋이지, 멋이 생긴 뒤 지었을 리 없다. 저자는 건축학을 공부하고 건축사무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전통건축 문외한이라면서도 이 책을 쓴 이유는 하나다. 전통건축에 대한 기존 이야기들이 너무 미학적이기만 해서다.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사는 지금의 우리야 미학을 논한다 쳐도, 저 집을 직접 지어야 했던 옛 시절 목수들도 그랬을까. 요즘도 한옥 유행에 따르려면 ‘억’ 소리가 나는 판국에, 기술도 변변찮던 옛 시절 그렇게 멋내기에 열중했다고? 저자가 보기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해서 스스로 수백년 전 도편수가 되어 독자들과 함께 집 짓는 과정을 밟아 나간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얘기들이 있지만 완곡하게 휘어지는 처마, 처마와 처마가 맞닿아 치솟는 추녀의 문제만 간단하게 언급하면 이렇다. 주재료는 나무다. 애써 굵은 나무 구해 기둥 세워도 밑동이 썩으면 끝이다. 비를 막으려 지붕을 넓게 펼친다. 그런데 너무 펼치면 그늘 때문에 기둥 밑동이 햇볕에 노출되지 않는다. 햇볕에 노출돼야 볕 좋은 날에 바짝 마른다. 비와 해의 타협지점이 처마의 기울기다. 문제는 또 하나 있다. 건물이 사각형이다 보니 바람의 압력 때문에 네 귀퉁이가 빨리 닳는다. 처마와 처마가 맞닿은 추녀를 더 높이 들어올려 바람을 통과시켜 주는 게 해법이다. 바람을 자연스레 흘려보내니 습기 제거에 더 도움이 된다. 그런데 비가 들이친다. 이를 막기 위해 추녀는 높이 들어올려질 뿐 아니라 더 길고 뾰족하게 밖으로 빼내진다. 이는 중국 남부와 동남아 지역으로 갈수록 지붕경사가 급해져서 지붕이 뾰족해지면서 추녀가 아예 하늘로 치솟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남방지역일수록 부처에 대한 신앙심이 하늘을 찌를 듯 높아서, 기암괴석으로 삐죽하니 솟은 산들이 많아서, 눈꼬리가 치솟은 미녀들이 많아서 그렇게 된 게 아니다. 적도에 가까워지면서 폭포처럼 내리꽂히는 비를 빨리 흘려보내고 고도가 높아진 태양의 빛을 더 많이 건물로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바꿔 말해 등산길에 들른 산사에 앉아 추녀 끝에 매달린 풍경 소리를 들을 때면 버선코와 저고리 팔 아랫부분에서 발견되는 한국적인 곡선의 미학을 떠올릴 게 아니라, 비와 바람과 햇볕의 배합을 두고 우리 조상들이 수천년에 걸쳐 자연과 교감해 온 과정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맞배지붕, 풍판, 우진각지붕, 눈썹지붕, 팔작지붕, 주심포양식과 다포양식 등 전통건축의 다양한 요소들을 설명해 나간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부석사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에 대한 얘기도 있다. 저자는 착시효과 운운하는 기존 설명을 두고 건축에 대한 기초적 이해가 없다 보니 서구건축에 붙은 해석을 고스란히 베껴 왔다고 혹평하면서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그 내용은 직접 읽어 보길. 다만 한 가지 힌트를 흘리자면, 앞으로 배흘림기둥을 만나게 되면 왠지 기둥 자체보다 기둥을 떠받치는 주춧돌에 눈길이 더 많이 갈 것 같다. 1만 6000원.
  • 백제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 속도낸다

    백제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 속도낸다

    백제역사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지원하는 추진단이 다음 달 출범한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충남 공주, 부여와 전북 익산으로 2010년 세계문화유산 잠재목록에 등재됐고, 오는 2015년 본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충남도는 최근 문화재청으로부터 재단법인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 설립을 허가받아 다음 달 중순 법원 등기를 마친 뒤 본격 활동에 나선다고 25일 밝혔다. 추진단은 세계유산 등재 추진·지원뿐 아니라 등재 이후 문화유산의 보존·관리 업무까지 맡는다. 충남도, 공주시, 부여군과 전북도, 익산시가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국비 1억 3000만원 등 올해 모두 7억원을 출연해 설립한다. 법인 이사회는 이사장(구본충 충남도 행정부지사)과 양 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최완규 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등 11명으로 구성된다. 문화재청과 해당 5개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는 지난해 12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성공시키기 위해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바 있다. 사무국은 해당 자치단체에서 1명씩 파견한 5명으로 꾸려지고 사무국장은 전북도 사무관이 맡기로 했다. 사무실은 문화재청이 있는 정부대전청사 주변 둔산신도시에 마련될 예정이다. 추진단은 기초조사 후 등재신청 대상 유적을 어떤 것으로 결정할지 확정한다. 문봉식 충남도 문화재계장은 “잠정목록 등재 유적 외에 추가 대상은 추진단에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잠재목록에 등재된 백제유적은 공주시 무령왕릉, 수촌리고분군과 부여군 부소산성, 정림사지, 능산리고분군과 익산시 미륵사지, 왕릉유적 등 7개다. 잠재목록 외 추가 등재 대상은 공주 공산성과 고마나루, 부여 나성지구와 청마산성지구, 익산 쌍릉과 입점리고분군 및 제석사지가 있다. 등재대상이 결정되면 추진단은 전문기관에 의뢰해 등재신청서를 작성한다. 이를 영문 번역해 문화재청에 제출하면 문화재청이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한다. 등재 여부는 전 세계 20개 나라로 이뤄진 상임이사국에서 1년간 예비 및 본 실사를 거쳐 2015년 최종 결정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상임이사국에서 빠졌다. 우리나라에는 1995년 12월 불국사·석굴암, 종묘, 해인사를 시작으로 창덕궁, 수원화성, 경주역사유적, 고창 화순 강화 고인돌지구,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조선왕릉, 하회·양동마을 등 현재까지 모두 10개 지구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문 계장은 “준비가 완벽하지 않으면 등재신청 자체를 못할 수도 있을 만큼 심사가 까다로워서 대상지구 주변 환경이 잘 정비돼 있는지 등 대상 선정 과정부터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배심원 어떻게 선정하나

    어느 날 우체부가 찾아와 봉투 겉면에 ‘배심원 선정기일 통지서’라고 적힌 지방법원 등기우편물을 건네면 배심원 자격으로 재판에 참여할 수 있다. 봉투 안에는 선정기일 통지서, 불출석사유신고서, 질문표, 배심원 안내서, 반송용 봉투가 담겨져 있다.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하려면 이름, 휴대전화번호 등 인적사항과 배심원이 될 자격이 있는지를 묻는 간단한 질문이 담긴 질문표를 작성해 다시 법원으로 보내면 된다. 참여가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불출석사유신고서를 작성해 법원으로 제출해야 한다. 법원은 관할 구역 내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작성된 배심원후보예정자명부에서 배심원후보자를 무작위로 추출해 통지서를 보낸다. 전과가 있더라도 상관없지만,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5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불가능하다. 경찰공무원, 군인, 변호사도 제외된다. 법원에 출석한 배심원 후보자들은 배심원후보자 본인이나 가족이 예전에 유사한 범죄를 당해 본 적이 있는지 등 자격여부를 묻는 몇 가지 질문에 답한 뒤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할 수 있다. 무료봉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배심원에게는 재판 하루당 10만원의 일당이 지급된다. 출석한 배심원후보자는 배심원에 선정되지 않아도 5만원의 일당을 받는다. 대법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배심원후보자가 출석하지 않아 국민참여재판 진행에 문제가 된 적은 없다.”면서도 “국민들이 배심원의 직무도 납세·국방의 의무와 같이 사회구성원의 기본적인 의무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참여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丁 “출처 밝힌 인용” 새누리 “꼼수”

    丁 “출처 밝힌 인용” 새누리 “꼼수”

    문대성(부산 사하갑) 당선자의 ‘논문 표절’ 의혹이 새누리당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정세균(서울 종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도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새누리당은 “정 당선자도 검증을 받아라.”며 맞불 공세에 나섰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19일 “민주당은 상대방 당선자의 사퇴를 운운하기 전에 자기네 당선자의 표절 의혹부터 해소해야 한다.”면서 “정 당선자는 상황을 불명예스럽게 끌지 말고 논문 표절 문제에 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문제가 된 정 고문의 논문은 2004년 경희대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 ‘브랜드 이미지가 상품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정당 이미지와 후보자 이미지의 영향력을 중심으로’이다. 새누리당 측은 총선 과정에서 정 고문의 논문이 1991년 이모씨가 고려대에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정치 마케팅과 우리나라 정당의 이미지 형성에 관한 실증적 연구’와 1998년 이종은 남서울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의 저서 ‘정치광고와 선거전략론’을 표절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 고문의 논문 16~19쪽이 이종은 교수의 저서 85쪽, 179~102쪽 문장과 문단, 그림 등과 거의 일치했으며, 이씨의 논문과는 15쪽 분량이 거의 같다는 주장이다. 정 고문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표절한 적이 없으며 신경 쓰지 않는다. 정치 공세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논문의 참고 문헌란에 출처를 다 밝혀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다. 이에 이 대변인은 “논문 작성의 기초도 모르면서 표절했다는 비판을 비켜가려는 꼼수”라면서 “표절로 확인되면 책임 있는 처신을 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하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며 새누리당은 24일간 의혹을 끌어온 문 당선자의 표절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라.”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당 상임고문인 정 고문의 논문 의혹 제기로 여당에 대한 공세 분위기가 자칫 역전되지는 않을까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몽상하는 건축가 정기용

    [최동호 새벽을 열며] 몽상하는 건축가 정기용

    개봉관에서 사라진 영화 ‘말하는 건축가’를 일부러 찾아가 보았다. 정기용 자신이 화자가 된 이 영화의 가장 큰 메시지는 건축에 대한, 그리고 건축가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신념이다. 최근까지 성급하게 진행되던 서울 재개발 사업이 중심가 개조 사업에 집중되어 너무 극단적이며 일방적이라고 생각해 온 필자는 이 영화에서 인간을 중시하는 정기용의 건축 철학에 크게 공명했다. 특히 그가 질색하는 것은 건축가가 개발사업의 하청업자로 전락하는 것이었다. 건축은 무엇보다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그의 확신은 당연한 말 같지만 결코 현실에서는 잘 통용되지는 않았던 진리이다. 영화를 보고 난 전체적인 느낌은 그가 단순히 말하는 건축가가 아니라 몽상하며 사유하는 건축가였다는 것이다. 대형 건물의 권위주의적이며 위압적인 공간 구성이 아니라 인간 친화적인 공간, 다시 말하면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숨결을 담아 구성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앞으로 한국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가 무주의 한 마을회관을 설계할 때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경청한 결과, 그들에게 목욕탕이 가장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고 목욕탕을 설계에 반영하여 주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기여를 했다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지난 반세기 한국 건축은 파괴와 건설의 악순환을 치달아 왔다. 이제 건축은 단순한 공간 구조물이 아니라 인간의 역사와 문화를 축적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은 우수한 건축 문화를 자랑해 왔다. 석굴암이나 불국사의 건축은 물론 부석사 무량수전 등은 한국인이 지닌 탁월한 건축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기 들어서서 한국은 대형 건축물들을 빨리 짓기 위해 경쟁하는 것 같은 졸속주의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도심의 재개발이 위정자들에 의해 업적 위주의 일방적인 전시사업으로 추진되었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람들의 숨결이 사라진 건축물은 인간을 위한 건축물이 아니다. 정기용의 가장 깊은 철학적 관심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와 소통이다. 주변의 자연 풍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건축물은 인간을 위한 건축물이 아니다. “이 집은 시간이 멈추어 있는 것 같다.”는 그의 표현은 자연에 감응하는 일이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말해준다. 정기용의 작업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들어 온 것은 전국 여러 곳에 어린이들을 위해 건립한 기적의 도서관이다. 영화에서 가볍게 스쳐가는 영상을 보면서 종전의 틀에 박힌 어린이용 도서관과는 색다른 공간 구성이 느껴졌으며, 이곳에서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상상의 공간을 열어주는 충분한 공간적 배려가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건축물에 대한 정기용의 방대한 스케치와 메모 또한 그가 단순한 건축가가 아니라 예술적 몽상가이며 창조적 영감을 소유한 건축가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20세기 스페인의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의 위대한 작품들을 보면서 왜 우리는 그와 같은 예술적 건축가가 없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간 적이 있다. 아직도 그가 설계해 건축 중인 바르셀로나 대성당의 내부 공간 구성은 가우디 자신의 꿈과 몽상이자 인간 모두의 꿈과 몽상이다. 정기용은 몽상가이고 창조자이다. 건축가이자 예술가로서 그의 꿈은 이제 막 새롭게 전개되어야 하는 한국 현대 건축의 커다란 방향 전환을 예고한다. 그의 시작은 작았지만 건축가로서 그가 지녔던 꿈이 널리 퍼져나갈 때 한국건축의 미래는 새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 정기용은 아무리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우리들을 위해 그 자신이 직접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나 이루지 못한 꿈의 전달자가 되었다. ‘이 땅에서 일어난 문제는 이 땅에서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집약시킨 그의 명제는 비단 건축의 문제만이 아니라 지금 한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 해결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동을 전해준다.
  • 기다리는 출가에서 발탁하는 출가로

    기다리는 출가에서 발탁하는 출가로

    ‘기다리는 출가에서 발탁하는 출가로’. 한국불교 맏형 격인 대한불교 조계종이 기존의 출가제도를 전면 손질할 태세다. 출가자가 계속 줄 뿐 아니라 고령화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계 안에선 지금 추세라면 조계종이 인력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래서 조계종 승가교육진흥위원회(승진위·위원장 자승 총무원장)가 메스를 집어들었다. 오는 6월 1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여는 ‘출가제도 개선과 출가자 활성화 방안을 위한 공청회’는 그 첫 작업이다. ●조계종 6월 14일 ‘출가제도 개선’ 공청회 17일 불교계에 따르면 조계종은 공청회에서 출가연령 제한 완화와 다양한 형태의 출가제 도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개선 방안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15세 이상∼50세 이하의 고졸 이상 학력자’로 정한 출가연령 제한 규정의 대폭 완화가 눈에 띈다. ‘적극적 출가자 영입’이란 큰 방향에 따라 이 규정은 폐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조계종 안에서는 이 제한 규정 완화에 따른 문호 개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출가자 연령제한 완화 등 전면손질 추진 출가자 연령 제한을 완화하는 대신 청소년 출가나 재능·봉사·장애인 등의 단기 출가를 대폭 늘리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교구 출가 정원제 ▲은사도제 정원제 도입 ▲청소년 출가자 확대를 위한 체험프로그램 개설도 포함된다. 승진위에 따르면 조계종은 대학졸업 후 출가할 경우 조계종립대학 3학년에 편입시키고 석사과정을 졸업한 출가자는 기본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해 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선교육 후득도 출가제’도 눈길을 끄는 부분. 종립대인 동국대에 입학한 출가 지원자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대학 졸업 후 사미계를 수지토록 하는 것. 이에 따르면 대학원 과정을 승려 기본교육으로 인정해 대학원 졸업 후 2년만 수료하면 구족(비구)계도 받을 수 있다. 한편 조계종 승진위에 따르면 사미(니) 수계자는 2001년도 476명에서 2005년 326명, 2008년 287명, 지난해엔 268명으로 계속 줄었다. 연령별 출가자 수는 30∼40대가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보시라이家 ‘끝없는 추락’] ‘파티광’ 아들 보과과 행방묘연

    [보시라이家 ‘끝없는 추락’] ‘파티광’ 아들 보과과 행방묘연

    미국에서 유학 중인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의 아들 보과과(薄瓜瓜·24)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보과과는 지난 12일 오후(현지시간) 미 법집행 관계자들과 함께 하버드 대학이 있는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거처를 떠난 뒤 종적을 감췄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14일 보도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공공정책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보과과는 다음 달 졸업시험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최근 수업시간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그가 중국으로 돌아갔는지, 아니면 미국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과과의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여러 대의 고급차를 보유하며 사교 생활을 좋아하는 반면, 학업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지난 2007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할 때도 숙소에서 파티를 자주 열었으며, 성적이 나빠 12개월간 정학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여러 명의 중국 외교관이 옥스퍼드대를 찾아 보과과의 학업 진도를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보과과는 경제적 부와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하던 시절 비즈니스계 진출을 꿈꾸는 유망 친구들의 인맥을 관리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4일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당시 관리한 인맥들 중 다수는 현재 세계적 투자기관인 JP모건과 핌코, 글로벌 로펌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씨줄날줄] 여배우의 얼굴/최광숙 논설위원

    미국 여배우 메릴 스트립은 얼마 전 대처 영국 총리의 일대기를 그린 ‘철의 여인’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번째로 거머쥐었다. 그는 맡는 배역마다 주인공과 완벽한 합체(合體)가 되는 몇 안 되는 실력파 여배우다. 그런 그도 데뷔 초에는 평범한 얼굴 때문에 수차례 오디션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영화 ‘킹콩’ 오디션에서 감독이 그가 못 알아들을 줄 알고 이탈리아로 “왜 저런 못생긴 애를 데려온 거야.”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의 못난 얼굴은 독이 아니라 약이 됐다. 하지만 여배우들에게 요구되는 첫번째 덕목은 바로 미모다. 예쁘지 않은 여배우들은 외면받기 일쑤다. 여배우들이 성형수술에 매달리는 이유다. 최근 미모의 할리우드 여배우 애슐리 저드가 미국 사회의 외모지상주의를 통렬히 비판하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히트’ ‘하이 크라잉’ 등으로 세계 최고의 섹시 여성 스타로 꼽혔던 그는 예전과 달리 부은 자신의 얼굴을 놓고 언론이 ‘몸매 관리 실패’ ‘성형 수술 후유증’과 같은 각종 추측을 쏟아내자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한 인터넷 매체에 기고를 통해 “축농증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약물 부작용으로 얼굴이 부은 것”이라며 “드라마 속 평범한 여성의 역할을 맡았는데도 날씬하고 주름 없는 여성의 이미지에 맞춰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성의 외모에 대한 사회적 집착으로 인해 여성의 능력에 대한 진지한 평가와 일터에서 여성이 처한 불평등한 조건에 대한 고민은 설 자리가 없다.”며 남성 중심적 사고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 얼굴이 논란거리가 되는 것 자체가 미국의 토론 수준이 얼마나 낮은 것인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정식 토론을 제안했다. 미국에서 외모지상주의(외모차별주의)를 뜻하는 ‘루키즘’(lookism)이 신(新)인종주의라는 주장이 법정과 학계에서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미국의 한 여성은 고용주가 “네가 예쁘면 더 좋아할 텐데.”라고 말해 스트레스로 회사를 그만뒀다며 고용주를 고소했다. 외모와 소득의 상관관계를 연구해 온 대니얼 해머메시 미국 텍사스대 경제학 교수는 “얼굴이 평균보다 잘생긴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모다 평생 2억 5000만원을 더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미인경제학’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버드대 석사 출신의 ‘개념 여배우’가 제기한 문제, 우리나라에서도 진지하게 논의해 봤으면 한다. 인품과 능력이 아닌 외모로 차별하는 사회가 어디 미국뿐이겠는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매파 가고 비둘기파가 왔다”

    “매파 가고 비둘기파가 왔다”

    “(물가를 중시하는) 매파가 가고 (성장을 중시하는) 비둘기파가 왔다.” 13일 새 금융통화위원 내정자 발표를 접한 한 대학 교수의 얘기다. 하성근(66) 연세대 명예교수, 정해방(62) 전 기획예산처 차관, 정순원(60) 전 현대차 사장, 문우식(52)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신임 금통위원으로 내정됐다. 금통위원 추천권을 가진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은행은 이같이 금통위원 후보를 각각 추천했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임기가 끝나는 김대식, 최도성, 강명헌 위원의 후임이다. 상의 추천 자리는 비어 있는 상태다. 연봉 3억원에 차관급 예우를 받는 금통위원은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하 내정자는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금융감독위원회 비상임위원, 한국경제학회장 등을 지냈다. 관료 출신으로 현 건국대 교수인 정해방 내정자는 행시 18회로 대표적인 예산통으로 꼽힌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미국 벤더빌트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한상의가 2년 간의 ‘장고’ 끝에 추천한 정순원 내정자는 현대경제연구원 부사장, 현대·기아차 사장, 삼천리 사장 등을 거쳐 현재 삼천리 고문을 맡고 있다. 기업인 출신으로는 첫 금통위 입성을 앞두고 있다. ‘무늬만 추천’이라는 비판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경제학 박사(미국 인디애나대)다. 내정자 가운데 가장 젊은 문 후보는 프랑스 파리1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7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유럽연합(EU)이 주는 ‘장 모네 상’(EU 통합 연구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전문성과 국제감각은 물론 학교, 지역, 나이 안배에도 신경 썼다.”는 게 추천기관들의 설명이지만 내정자 4명 가운데 3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김 총재가 유난히 강조하는 ‘경제학 박사’도 3명이나 된다. 화려한 ‘스펙’과 달리 벌써부터 자격 시비도 나온다. 하 내정자는 정부가 2003년 외환은행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팔 때 금융위원(비상임)을 지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잘못된 결정의 당사자가 통화정책의 책임자가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대학의 교수는 “하 교수가 통화금융 전문가이기는 하지만 학문보다는 대외활동에 좀 더 열심이었고 재정부와 한은이 부딪칠 때면 비교적 정부 편을 많이 들었다.”면서 “문 교수도 국제금융 전문가이긴 하지만 그동안 통화정책과 관련해 거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외”라고 말했다. 문 내정자는 2007년 대선 때 당시 이명박 후보의 정책자문을 맡았다. 백용호 대통령 정책특별보자관과 가깝다는 후문이다. 정순원 내정자는 이 대통령의 친정인 ‘현대가’ 사람이다. “친(親)정부 인사들로 도배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 채권 딜러는 “다음 달 금통위가 열려봐야 새 위원들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겠지만 대표적인 두 매파(김대식, 최도성 위원)가 빠진 만큼 앞으로 (통화정책 결정 때) 성장 쪽 목소리가 커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편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동결했다. 10개월째다. 동결 배경에 대해 김 총재는 “경제 성장세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 불안요인이 여전히 잠복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선택 2012 총선 D-2] 이판사판 폭로전

    [선택 2012 총선 D-2] 이판사판 폭로전

    4·11 총선을 사흘 앞둔 8일 여야가 상대 당 유력 후보들에 대한 무차별 폭로전에 나섰다. 한명숙(얼굴) 민주통합당 대표는 김용민 노원갑 후보의 ‘막말’ 파문에 대해 비서실장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8일 민주당의 문재인·정세균 후보에 대해 각각 국유지 불법 점유 및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새누리당 선대위 조윤선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의 경남 양산시 매곡동 자택 일부가 2008년부터 5년째 불법 무허가 건축물로 신고를 누락하고 국유지를 침범했다.”며 “후보 재산신고에서 이를 누락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 우려가 높다.”고 몰아세웠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은 “정세균 후보의 2004년 2월 경희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학위 논문이 1991년 6월 고려대 경영대학원에 제출된 이모씨의 석사학위 논문을 상당 부분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며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치졸하고 비열한 정치 공세로 자당의 대선 주자를 겨냥한 기획”이라고 일축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문 후보는 원소유자에게서 지금 있는 그대로 매수했는데 무슨 불법이냐.”고 반박했다. 김현 선대위 대변인도 “새누리당이 주장한 정 후보의 표절 부분은 모두 논문에서 출처를 밝혔다.”며 “새누리당이 흑색선전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새누리당 소속 송숙희 부산 사상구청장의 관권선거 의혹과 정우택 후보의 성접대 의혹, 하태경 후보의 독도 망언 등을 공격하며 맞불을 지폈다. 민주당은 송 구청장이 이날 새벽 한 자치단체 임원에게 “위원장님 우리 손수조 많이 도와주세요. 사상을 저들에게 넘길 순 없잖아요.”라는 내용의 송 구청장이 발신인으로 표시된 문자메시지 화면을 공개했다. 한편 민주당 한 대표는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해 지난 7일 “국민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한 대표는 비서실장인 황창화 대변인을 통해 “대표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은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노원 지역의 경춘선 비전 발표회를 통해 총선 완주를 공식 선언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선택 2012 총선 D-2] 새누리 “민주후보 7명 부적격” vs 민주 “치졸하고 비열한 공세”

    총선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간 무차별 폭로전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8일 하루에만 민주통합당 정세균(서울 종로)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 문재인(부산 사상) 후보의 양산 무허가 자택 비판 등 야당 후보 7명에 대해 총공세를 펼쳤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 후보가 2004년 2월 경희대 대학원 경영학과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이 1991년 6월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 제출된 이모씨의 석사학위 논문 상당 부분을 고스란히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새누리, 논문표절 의혹 등 제기 전 수석부대변인은 “정 후보의 ‘브랜드 이미지가 상품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은 이씨의 ‘정치 마케팅과 우리나라 정당의 이미지 형성에 관한 실증적 연구’의 3개 대목, 17페이지 분량을 그대로 옮겨 담았다.”면서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이씨 논문의 ‘컴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가 정 후보 논문에선 ‘커뮤니케이션’으로, ‘컨셉트’는 ‘컨셉’으로 바뀐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어 “노무현 정권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을,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대표 등을 지낸 정 후보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거물 정치인답게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전날 문 후보의 양산시 자택 건물 3채 중 한옥 사랑채 일부가 무허가로 드러난 데 대해서도 공격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조윤선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후보가 중앙선관위 재산신고에서 해당 건물을 누락시킨 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 공직자윤리법은 실질적으로 자기 소유 재산은 다 등록하도록 돼 있다.”면서 “문 후보는 2008년부터 5년째 무허가 불법 건축물을 유지해 왔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현기환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현장 방문에 나섰다. 이 외에도 새누리당은 문희상(경기 의정부갑), 송영철(강원 강릉) 민주당 후보, 천호선(서울 은평을) 통합진보당 후보 등에 대한 자질 공세를 폈다. 민주당의 반박과 ‘맞불 놓기’도 만만치 않았다. ●민주 “출처 밝혔고 집은 매입한 것”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의혹 제기에 “치졸하고 비열한 정치 공세이자 민주당 대선 주자를 겨냥한 기획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특히 문 후보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부산과 낙동강 벨트에서 심판 바람이 거세게 일자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문 후보의 경남 양산 집에 대단한 불법이 있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했다.”면서 “문 후보는 이 집을 원소유자로부터 지금 있는 그대로 매수했는데 무슨 불법이 있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런 내용을 브리핑한 새누리당 조윤선 대변인에 대해 법률지원단 논의를 거쳐 법적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온 국민을 분노케 한 내곡동 땅 문제에 대해 어떤 책임 있는 대답도 내놓은 바 없다.”면서 “새누리당은 내곡동 땅 사건과 관련한 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분명한 대답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김현 선대위 대변인은 “정 후보의 논문에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출처를 모두 밝힌 것”이라면서 “투표일을 사흘 앞두고 패색이 짙어지자 대변인단을 동원해 흑색선전에 나섰다.”고 반박했다. 김유정 대변인도 “박 위원장은 문대성 후보의 논문 표절, 정우택 후보의 성매매 의혹, 하태경 후보의 친일 독도 망언을 보고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지 답하라.”고 요구했다. 또 민주당은 새누리당 소속 송숙희 부산 사상구청장이 지역 주민, 단체장들에게 손수조 후보의 지원을 요구하는 등 관권 선거를 했다며 고발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8일 오전 1시 3분쯤 송 구청장이 한 자치단체 임원에게 문자를 보내 ‘위원장님 우리 손수조 많이 도와주세요. 사상을 저들에게 넘길 순 없잖아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송 구청장이 발신인으로 표시된 휴대전화 화면 사진을 공개했다. ●새누리 김형태 후보 성폭행 논란 또한 이날 새누리당 김형태(포항남·울릉) 후보가 동생 부인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의혹을 같은 지역구 후보인 무소속 정장식 후보가 제기하며 김 후보의 음성이 담긴 녹취 파일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사실 관계를 부인하고, 정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강주리기자 oscal@seoul.co.kr
  • 기초과학 핵심리더 21명 정부가 키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2012년 미래 기초과학 핵심리더 양성사업’의 지원 대상자로 기초과학 분야 우수 대학원생 21명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분야별로는 수학·물리·화학 각 3명, 지구과학 2명, 생명과학 10명 등이며, 석사과정생 6명, 박사과정생은 15명이다. 올해는 국내 40개 대학에서 모두 272명이 지원해 평균 13.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선정된 지원 대상자들에게는 연간 석사과정생 4000만원, 박사과정생 6000만원의 연구 장려금이 3년 동안 지원되며, 연구실적 및 연구 계획서 심사에 따라 최대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2010년부터 시행된 이 사업은 발전 가능성이 큰 기초과학 분야의 우수 석·박사과정생을 선발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씨줄날줄] 논문표절/최용규 논설위원

    사전적 의미로 표절(剽竊)은 ‘시나 글, 음악 따위를 지을 때, 남의 작품의 일부를 자기 것인 양 몰래 따서 쓰는 것’을 말한다. 명백한 도둑질이다. 하지만 그 어원을 따져 보면 단순히 양상군자(梁上君子)의 행위로만 치부되지 않는다. 표절(plagiarism)은 플라지아리우스(plagiarius)라는 라틴어에서 나왔다. ‘어린이 납치범’, 즉 유괴범이라는 뜻이니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중죄라는 의미다. 영혼을 훔치는 범죄로, 도덕성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다. 논문을 표절한 정치인들의 말로가 비참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박사학위 논문 표절로 사임 압력을 받아 오던 슈미트 팔 헝가리 대통령이 엊그제 불명예 퇴진했다. 젊은 시절엔 헝가리 남자펜싱의 영웅이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란 화려한 경력을 밑천으로 국회의장까지 역임한 그였으나 논문 표절로 모든 것을 잃었다. 제멜와이스 대학도 그의 박사학위를 박탈했다. 그의 사임 소식에 부다페스트 시민들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인 만큼 당연하다.”는 싸늘한 반응 이외에 동정의 빛조차 보내지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내각에서 가장 인기 있고 차세대 정치인으로 주목받던 칼테오도르 구텐베르크 국방장관 역시 지난해 논문 표절로 물러났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며 메르켈 총리까지 나서 사퇴 압력 진화에 나섰지만 인기 절정의 이 젊은 정치인은 독일의 지성 파워에 결국 손을 들었다. 그는 ‘학문적 불문율’을 지키지 않은 ‘심각한 실수’가 있었음을 뼈저리게 인정했다. “정치인의 길을 선택한 사람은 잘못을 하면 용서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그의 퇴임사는 의미심장하다. 아시아에서도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1996년 태국 의회는 반한 총리의 학위논문 표절을 조사했다. 반한 총리가 모교인 방콕 람캄행 대학에서 법학석사학위를 받았으나 이 논문이 정부 부처의 연구보고서와 제목과 내용이 비슷해 표절 의혹을 산 것이다. 강하게 버티던 반한 총리는 집권 14개월 만에 석사학위논문 표절 등으로 권좌에서 물러나는 운명에 놓였다. 문대성 새누리당 총선 후보의 논문 표절 논란이 뜨겁다. 학술단체협의회가 문 후보의 논문을 표절논문이라고 결론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인용을 밝히지 않고 6개 단어가 동일하게 나열되면 표절로 인정하는 것이 교과부 기준”이라며 “이에 따르면 (문 후보의 논문은) 표절 수준을 넘어 거의 베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답했다. 어찌해야 하나. 출처 없는 인용은 범죄인 것을….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스케이트 벗기 정말 힘들었다… 남은 인생 생각하면 지금 은퇴할때”

    “스케이트 벗기 정말 힘들었다… 남은 인생 생각하면 지금 은퇴할때”

    성시백(25·용인시청)은 밝은 표정으로 빙판에 섰다. 팬클럽이 만들어온 자신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그저 웃었다. 마지막이라는 게 실감 나지 않았으리라. 쭈뼛쭈뼛 링크에 들어서서 스타트 라인에 섰다. 수없이 들어왔을 ‘레디’(Ready)에 이은 총소리로 얼음을 갈랐다. 딱 두 바퀴. 국가대표로 한솥밥을 먹던 이승재(30)와 둘이 사이좋게 결승선을 통과한 성시백은 그제야 울먹거렸다. 상패를 받은 성시백은 팬들의 아쉬움 섞인 환호를 뒤로 한 채 링크를 떠났다. 은퇴식은 딱 9분 걸렸다. ‘쇼트트랙 훈남’ 성시백이 1일 은퇴했다. 서울 목동링크에서 열린 KB금융 쇼트트랙챔피언십2012 겸 국가대표선발전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접었다. 성시백은 “스케이트를 벗기가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남은 인생을 생각하면 지금이 은퇴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5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성시백은 시련이 많았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이 특히 불운했다. 남자 1500m에서는 이호석(고양시청)의 끼어들기로 넘어졌고, 500m에서는 선두로 달리다 결승선 앞에서 혼자 삐끗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5000m계주도 은메달이었다. 같은 해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1000m에서도 중국 선수의 고의적인 반칙에 휘말려 동메달에 머물렀다. 거듭되는 불운과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선수생활 내내 마음고생이 심했다. 연세대학교 스포츠심리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성시백은 앞으로 학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남녀 국가대표 12명 선발 한편 노진규(한국체대)와 심석희(오륜중)가 남녀부 종합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윤재(고려대), 박승희(화성시청) 등 이날 선발된 12명은 2012~13시즌 국제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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