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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빠다” 첫마디에 눈물 왈칵… 따뜻한 밥부터 지어주고파

    “해적들의 위협 속에서 1년 7개월여를 잘 견뎌준 오빠가 매우 고맙고 신께도 감사드립니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가 582일 만에 선원 3명과 함께 풀려난 싱가포르 선적 ‘제미니호’의 선장 박현열(57)씨의 여동생 현애(48)씨는 2일 “어제 석방 소식이 알려지고 40분쯤 뒤 통화를 했는데 전화기 너머로 들린 ‘오빠, 이제 간다’는 첫마디에 그저 눈물만 쏟아졌다.”며 “오늘도 얘기를 나눴는데 건강한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오빠가 한국군의 호위를 받으며 소말리아 해역에서 나와 케냐로 가고 있는데 아직 절차가 남아 바로 들어오지는 못한다고 했다.”면서 “기쁨을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고 집에 오면 따뜻한 밥부터 지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선원들이 돌아오면 얼마나 하실 말씀이 많겠나.”라고 되물으면서 “후유증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피랍자 가족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모두 기쁨을 나누고 있다.”고 귀띔했다. 1등 기관사 이건일(63)씨의 부인 김정숙(60)씨는 “언론의 취재 전화 때문에 딸이 남편과 통화를 했는데 ‘가족을 빨리 보고 싶다’고 전했다.”면서 “오히려 가족들 걱정을 하면서 ‘이틀 정도 후에 수속 절차를 거쳐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갈 예정이니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잘 지내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해를 넘기지 않아 다행스럽게 여기면서도 그동안 겪은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까, 지금 건강 상태는 어떨까 생각하면 속이 상하고 걱정부터 앞선다.”고 말했다. 김씨는 “솔직히 정부에 서운한 마음도 없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며느리 배인희(32)씨는 “처음 피랍 소식을 들었을 땐 큰 충격에 너무 힘들었지만 (시아버지가)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가족 모두가 버텼다.”면서 “선원 모두가 큰 고통을 받은 만큼 정부가 치료 등 후속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미니호의 선원 송출을 담당한 부산 동구 초량동의 J선박 관계자도 “이제야 큰 짐을 내려놓았다.”면서 “그동안 인내해 온 선원과 가족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러닝셔츠로 빗물 걸러 마시며 버텼다”

    “러닝셔츠로 빗물 걸러 마시며 버텼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가 지난 1일 1년 7개월여(582일) 만에 석방된 싱가포르 선적 ‘제미니(MT GEMINI)호’의 한국인 선원 4명이 3일 오전(현지시간) 우리 해군 청해부대 소속 강감찬함을 타고 인근 국가의 안전 지역에 도착한다. 외교통상부는 2일 박현열(57) 선장 등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 4명이 소말리아 해적과 싱가포르 선사 ‘글로벌십 매니지먼트’의 합의에 따라 1일 오후 5시 55분(한국시간) 모두 석방됐으며 이들을 청해부대 강감찬함에 태워 공해상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석방은 싱가포르 선사와 소말리아 해적 간 합의로 이뤄졌다.”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해적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관계자는 “유동적이지만 강감찬함이 내일 새벽에 안전 지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강감찬함이 도착할 인근 국가로는 케냐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2명씩 나뉘어 우리에서 감금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선장은 선상에서 “그동안 우리에서 짐승처럼 지냈다.”면서 “빗물을 받아 먹으며 실지렁이와 올챙이, 애벌레가 떠다니는 것을 러닝셔츠로 걸러 내면서 생활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선원들이 우리 정부에 감사를 표하고 김치가 가장 먹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선원들을 맞기 위해 몸바사에 도착한 주케냐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강감찬함 의료진이 선원들의 1차 건강 상태를 점검한 만큼 큰 이상이 없는 한 신속하게 귀국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장기간 피랍 생활을 했기 때문에 체중이 10㎏ 정도 줄고 심리적인 압박 현상은 있는 것 같으나 건강상 큰 이상은 없는 것 같다.”면서 “5일까지는 인천공항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선원들은 몸바사에 도착하는 대로 입국 절차를 밟은 뒤 4일 오전 대한항공으로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석방 배경에 대해 해적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원칙에 해적들이 피로감을 느꼈으며 싱가포르 선사 측이 성실히 교섭에 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소말리아 중앙정부 차원의 법치 회복 움직임이 있었고 전 세계적인 소탕 작전으로 이들의 납치 성공률이 점차 떨어지는 상황에서 시간을 끌어봤자 불리해질 것을 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0월 이후 교섭이 급진전됐다.”면서 “석방을 위한 몸값은 통상적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석방 과정에서 선사와 해적들은 협상을 통해 소말리아의 한 해변에서 선원들을 인수인계하기로 했다. 선사 측이 해변에서 다소 떨어진 지역에서 해적들에게 협상금을 주면 해적들이 동시에 선원들을 넘기기로 한 것이다. 애초 선사가 소형 선박에 선원을 실은 뒤 이를 강감찬함에 인계하려 했으나 기상이 악화되면서 해군은 강감찬함의 링스헬기를 소말리아 해변에 투입했다. 정부가 선원 모두의 신변을 확보하는 데는 2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어리다고 안봐줘”… 美는 10대 성폭행범에 종신형

    미국 법원이 집단 성폭행 사건의 10대 가해자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당시 가해자가 10대라는 이유로 대부분 풀어준 국내 법원의 판결과 크게 대조된다. 성폭행 사범에 대한 양국 법원의 인식차를 인정한다 해도 10대 성폭행 가해자들을 비교적 관대하게 처벌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2년 전 미국 사회를 뒤집어 놓았던 ‘텍사스 소녀 집단 성폭행 사건’의 10대 가해자에게 미 법원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죽을 때까지 감옥에 수감돼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법원은 이 사건의 ‘심각성’과 가해자들의 반성 없는 태도에 주목했다. 사건은 2010년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시골마을에서 발생했다. 11살 소녀가 석 달에 걸쳐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줬다. 수사 결과 이웃에 살며 서로 알고 지내던 10대 6명을 포함한 20명의 남성이 집단 성폭행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해자들은 소녀를 빈집으로 유인해 집단 성폭행했으며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특히 가해자 대부분은 재판 과정에서 “소녀의 유혹에 넘어가 합의하에 관계를 맺었다.”며 무죄를 주장해 미국인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법원이 중형을 선고한 데는 짐승 같은 범죄행위에 어린 나이가 예외일 수 없다는 검사와 판사, 배심원들의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휴스턴크로니클에 따르면 전날 텍사스주 리버티카운티 법원에서 진행된 대배심에서 가해자 제러드 크루스(20)의 선고를 앞두고 검찰과 변호인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가해자를 소년으로 봐서는 안 된다. 그는 집 나온 개 떼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면서 배심원들에게 종신형을 내려 달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거미가 파리를 유혹하듯이 오히려 소녀가 (가해자를) 끌어들였다.”며 소녀가 ‘원인 제공자’라고 반박했다. 변론 직후 배심원들은 머리를 맞댄 지 10분 만에 전원합의로 종신형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제러드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연신 눈물을 닦아냈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 된 상황이었다. 마크 모어필드 판사는 배심원단 의견대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하면서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행 범죄는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이번 사건의 주요 공범 가운데 한 명인 에릭 맥고웬(20)은 이미 지난 9월 징역 99년형을 선고받았고, 성인 가해자 6명은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에 유리한 증언을 해주는 조건으로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미얀마 수치·테인 세인 대통령, 美 FP 선정 ‘올해의 사상가’ 1위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개방 정책을 펼치고 있는 테인 세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선정한 ‘올해의 글로벌 사상가’ 공동 1위에 뽑혔다. FP는 이날 2012년을 빛낸 100인의 사상가 명단을 인터넷에 발표하면서 “가장 영웅적이지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힘을 합해 세계에서 가장 압제적인 독재국가를 개방시켰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치 여사는 2010년 20년간의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뒤 지난 4월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제도권 정치에 입문했다. 이 같은 변화는 테인 세인 대통령의 개혁 정책에 일정 부분 힘입었다. 2011년 3월 대통령에 취임한 군부 출신의 테인 세인 대통령은 정치범 석방, 언론 자유 등 일련의 개방 정책으로 서방의 신뢰를 얻었다. FP는 “이들은 한 개인의 생각이 진정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몸소 증명해 보였다.”고 평했다. 이어 인권운동가 출신인 문시프 마르주끼 튀니지 대통령이 2위에 올랐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공동 3위에,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 부부가 공동 5위에 뽑혔다. 무인 자동차를 개발한 서배스천 스런 스탠퍼드대 교수는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탈레반에 피격당한 파키스탄의 10대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5)가 6위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폴 라이언 미 대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각각 7위와 8위에 뽑혔다. 이 밖에 앙겔라 메르켈(12위) 독일 총리, 벤 버냉키(15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마이클 샌델(55위) 하버드대 교수,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88위), 슬라보이 지제크(92) 등이 위대한 사상가로 선정됐다. 한편 가택연금에서 탈출해 미국으로 건너간 중국의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9위)과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26위)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49위)도 포함됐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부고] 항일 애국지사 박정오 선생

    애국지사 박정오 선생이 27일 오전 4시 30분 별세했다. 85세. 부산에서 태어난 박정오 선생은 부산 초량상업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44년 5월 친구들과 함께 비밀결사조직 ‘순국단’을 조직해 부단장을 맡았다. 선생은 부산형무소에서 1년여 동안 옥고를 치르고 1945년 8월 18일 석방됐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려 1993년 건국포장을 수여했다. 발인은 29일 오전 6시 30분.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4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빈소는 부산보훈병원 (051)601-6778.
  • ‘까칠한 X맨 울버린’ 그가, 손톱을 빼고 노래를 한다

    ‘까칠한 X맨 울버린’ 그가, 손톱을 빼고 노래를 한다

    그를 처음 만난 건 슈퍼히어로 영화 ‘엑스맨’(2000)을 통해서다. 미 육군의 극비 실험 결과 탄생한 까칠한 돌연변이로 수컷의 매력을 물씬 풍긴 ‘울버린’이 그다. 워낙 인기를 끌다 보니 ‘엑스맨’ 시리즈 캐릭터 중 유일하게 스핀오프-‘엑스맨 탄생: 울버린’(2009)-까지 만들어졌다. 슈퍼히어로 영화 주인공은 대개 여성 관객의 외면을 받기 쉽지만 그는 예외였다. 잃어버린 기억과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고독한 캐릭터인 동시에 한 여인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란 점에서 끌렸을 것이다. 물론 189㎝의 훤칠한 키와 섬세한 근육질 몸매, 깊고 슬픈 눈, 중저음의 목소리를 갖춘 우월한 하드웨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2008년 피플지(誌)가 그를 ‘살아있는 가장 섹시한 남자’ 1위에 올려놓은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눈치를 챘겠다. 호주 배우 휴 잭맨(44)이다. 그가 6100만 달러짜리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의 장발장 역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갸우뚱한 이들도 있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짐승남의 이미지가 각인된 탓이다. 하지만 뮤지컬은 그에게 낯선 분야가 아니다. 잭맨의 이름을 처음 호주 밖에 알린 건 고전 뮤지컬 ‘오클라호마’였다. 1998년 런던 웨스트엔드의 로열내셔널극장 무대에 오른 ‘오클라호마’로 잭맨은 올리비에상 후보에 올랐다. 흥미롭게도 당시 잭맨을 캐스팅한 인물은 영화 ‘레 미제라블’의 공동제작자인 캐머런 매킨토시였다. 2004년에는 1970년대 천재적인 싱어송라이터 피터 앨런의 생애를 다룬 뮤지컬 ‘오즈에서 온 소년’으로 토니상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1985년 10월 바비컨센터 초연 이후 런던에서 27년 동안 1만회를 훌쩍 넘는 최장기 공연 기록을 이어가는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영화화 과정에서 잭맨이 가장 먼저 거론된 건 당연했다. ●“난, 준비된 뮤지컬 배우” 잭맨이 다음 달 북미와 한국 등에서 개봉을 앞둔 ‘레 미제라블’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캣츠’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등을 제작한 ‘뮤지컬의 제왕’ 매킨토시와 함께 왔다. 잭맨은 26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뮤지컬 영화를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시점이 딱 맞았다. 내가 먼저 톰 후퍼 감독에게 연락해 장발장 역을 맡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엑스맨’ 같은)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많지만 장발장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의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고결한 존재로 거듭났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에게서 용기를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킨토시는 “오래전부터 영화화하고 싶었지만 20년 전에는 잭맨이 너무 어렸다. (그가)나이를 먹어야 이 역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다렸다.”며 웃었다. 이어 “(판틴 역의) 앤 해서웨이도 마찬가지다. 해서웨이의 어머니가 ‘레 미제라블’의 미국 투어 때 판틴 역을 했는데 그때 해서웨이는 꼬마였다. 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러셀 크로도 내가 시드니에서 ‘미스 사이공’ 오디션을 열었을 때 응시했다고 하더라. 20여년 전 앨런 파커 감독이 영화화하려다가 무산됐는데 운명인 것 같다. 덕분에 지금 배우들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러셀 크로·앤 해서웨이·어맨다 사이프리드… 호화 캐스팅 ‘레 미제라블’은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킹스스피치’로 지난해 아카데미 4개 부문을 휩쓴 톰 후퍼가 메가폰을 잡았다. 잭맨은 물론, 러셀 크로(자베르 경감), 앤 해서웨이, 어맨다 사이프리드(코제트), 에디 레드메인(마리우스) 등 호화 캐스팅을 했다. 제작방식도 독특했다. 지금껏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들은 출연배우들이 미리 스튜디오에서 노래를 녹음한 뒤 상대배우와 연기를 펼치며 립싱크를 하는 식이었다. 반면 ‘레 미제라블’은 촬영 현장에 아예 피아노를 갖다 놓았다. 카메라가 돌아가면 배우들은 무선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상대 배우의 리액션으로 고조된 감정을 실어 노래했다. 뮤지컬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라이브 녹음을 했다는 얘기다. 잭맨은 “라이브로 노래하는 건 힘들다. 하지만 피아니스트가 배우를 직접 보면서 연주하기 때문에 박자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자신의 연기에만 몰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때론 배우의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잠기기도, 갈라지기도, 속삭이기도 했지만 후퍼 감독은 이를 고스란히 살렸다. 이와 관련, 잭맨은 “노래를 부르면서 연기를 하는 건 레이싱과 같다. 드라이버가 본능에 따라 기어를 바꾸듯이 나도 현장의 감정에 의지해 노래를 했다. 음정이나 박자가 맞는지를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떠올린다면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손꼽히는 배우들의 틈에서 가장 돋보인 건 잭맨이다. 굶어 죽어 가는 조카를 위해 빵을 훔쳤다가 19년의 옥살이를 했던 장발장이 가석방된 시점부터 판틴과 코제트를 만나 새 인생을 찾고, 숨질 때까지 수십년의 세월을 분장이 아닌 목소리 높낮이와 성량, 눈빛으로 표현했다. ‘엑스맨’ 시리즈와 ‘반 헬싱’ ‘리얼스틸’ 등 액션영화가 주를 이룬 그의 커리어에 오랫동안 남을 작품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액션을 고대한 팬들이 섭섭해할 필요는 없다. 새해에는 공동 제작 겸 주연을 맡은 두번째 스핀오프 영화 ‘울버린’을 통해 짐승남으로 돌아온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朴 5선경력·풍부한 경험 강조… 文 유신반대 시위 전력 ‘눈길’

    朴 5선경력·풍부한 경험 강조… 文 유신반대 시위 전력 ‘눈길’

    대선 후보 등록이 26일 마감되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양강구도도 확정됐다. 박 후보는 후보등록이 시작된 지난 25일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박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후보자 정보에 정치인을 직업으로 표시하고 경력에는 15~19대 국회의원과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적어냈다.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해 5선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경험을 강조하고, 한나라당에서 새롭게 탈바꿈한 새누리당의 경력을 앞세웠다. 재산은 총 21억 8104만 5000원을 등록했다. 지난 2월 29일 기준으로 19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공개됐던 재산과 변동이 없다. 이 가운데 부동산이 20억 40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이 19억 4000만원, 대구 달성군 사무실 전세권이 4000만원이었다. 지난 6월 달성군의 아파트를 1억 1000만원에 매각한 바 있으나 선관위에 접수된 자료가 지난해 12월 말을 기준으로 해 재산 내역에는 아파트 6000만원이 그대로 기재됐다. 예금은 7815만 5000원이고 자동차는 2008년식 에쿠스와 베라크루즈 등 두 대를 소유하고 있다. 문 후보도 후보등록 첫날 일찌감치 접수를 마쳤다. 문 후보 측이 선관위에 제출한 내용에 따르면 문 후보는 한 건의 전과 기록이 있다. 1975년 유신반대 시위를 주도하다 구속됐던 기록이다. 전과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강제징집을 받아 특전사에 배치됐다. 1978년 제대한 뒤 사법시험을 준비해 1차에 합격했으며 1982년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다. 재단법인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이사장직을 지냈으며 현재 19대 국회의원 신분이다. 문 후보의 재산신고액은 12억 546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은 경남 양산시 매곡동 단독주택 1억 3400만원, 근린생활시설 3318만원, 미등기건물 798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또한 현 주소지인 부산 사상구 엄궁북로 건물 임차권 7000만원, 어머니 명의로 돼 있는 부산 영도구 남항동 아파트 8400만원도 포함됐다. 또한 차량은 2001년식 2900㏄ 렉스턴 592만원, 예금은 본인과 배우자·어머니 및 장남 명의로 6억 2614만원을 신고했다. 본인 저서인 ‘운명’과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의 인세수입은 각각 3억 6841만원, 595만원이다. 지난 2008년 출연한 법무법인 부산에 출자한 지분 23%(8370만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듬해 300만원을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에 출연했다고 신고했다. 사인 간 채권 3000만원도 포함됐다. 진보진영에서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와 노동자 출신의 김소연·김순자 무소속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이 후보는 18대 대선 후보 등록에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야권연대 의지를 밝혔다. 이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국민 여러분께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이른바 ‘종북 논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통합진보당과의 연대에 부정적이다. 기륭전자 정규직화 투쟁으로 이름을 알린 김소연 후보는 2005년 7월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를 만들었고 2006년 8월과 2008년 8월 각각 30일, 94일간 단식농성을 한 끝에 2010년 11월 1일 정규직화 합의를 이끌어 냈다. 지난해 6~11월 희망버스 기획단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순자 후보는 지난 4·11총선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했던 청소노동자다. 1955년생인 김순자 후보는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로 2007년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노조가입을 이유로 해고통지를 받자 농성을 통해 복직을 이끌어 냈다. 이후 김순자 후보는 ‘정몽준을 이긴 노동자’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단일후보를 내기로 했던 노동계에서 두 후보가 따로 등록한 것은 진보신당과 진보좌파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노동자대통령 후보선출위원회’가 후보 선출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단일화 갈등으로 독자 후보 등록 여부를 검토하던 진보신당은 결국 지난달 27일 독자 후보를 내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김순자 후보가 이에 반발해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노동자대통령 후보선출위는 김소연 후보를 내세웠다. 강지원 무소속 후보는 “한국 최초의 매니페스토(정책중심 선거) 후보가 되겠다.”며 대선 후보에 도전장을 냈다. 강 후보는 행정고시(12회) 출신으로 옛 재무부와 관세청에서 근무한 뒤 사법시험(18회)에 수석 합격해 검사로 재직했다. 1989년 서울 보호관찰소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청소년 선도에 앞장서 왔다. 1997~2000년 청소년보호위원장을 지냈고 2002년 검찰을 떠난 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자살예방대책추진위원장,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지역분과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사회활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강 후보의 부인이다. 박종선 무소속 후보는 올해 84세로 이번 대선 후보들 가운데 최고령이다. 경남 남해군에 살고 있는 박 후보는 일본 법정대학교대학원에서 지리학을 전공한 문학석사로서, 삼협기획 주식회사 사장을 지냈다. ‘선진국 길라잡이’라는 제목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자신을 경서(經書) 연구가로 소개했고 199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하동남해 지역에 출마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오바마의 5시간 40분, 美 -미얀마 ‘20년 악연’을 풀다

    오바마의 5시간 40분, 美 -미얀마 ‘20년 악연’을 풀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9일 미얀마 땅을 밟았다. 이에 맞춰 이날 미얀마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 수용 의사를 전격적으로 밝혔다. 오랜 세월 적대관계였던 미국과 미얀마 관계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기점으로 급속히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이에 비례해 미국의 ‘중국 봉쇄’와 ‘북한 고립’ 정책도 탄력을 받는 양상을 보인다. 재선 후 첫 해외순방으로 동남아 3국을 택한 오바마는 이날 오전 대통령 전용기로 두 번째 방문국인 미얀마의 양곤에 도착, 5시간 40분 동안 체류하면서 역사적인 발걸음을 남겼다. 그는 먼저 테인 세인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정치범 석방 등 과감한 민주화와 인권 개선을 촉구했다. 또 북한과의 핵 개발 등 군사협력을 끊고 국제사회의 규범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미얀마의 정치개혁 진전 여부에 따라 향후 2년간 1억 7000만 달러(약 1850억원)를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세인 대통령은 IAEA의 핵 사찰을 수용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는 전날 백악관이 미얀마 정부를 향해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끝내라.”고 촉구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세인 대통령은 또 회담에서 전날 수감자 66명에 대해 추가 사면령을 내렸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1시간가량의 회담 후 오바마와 나란히 취재진 앞에 선 세인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미얀마에서 민주화를 진전시키자는 데 동의했다.”면서 “미얀마의 번영을 위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인권을 보호하도록 미국과 협력해 두 배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오바마는 ‘버마’라는 국명 대신 그동안 군사정부를 용인하는 인상을 줄까봐 사용을 꺼렸던 ‘미얀마’라는 국명을 미국 정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구사하면서 세인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오바마는 이어 야당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자택을 찾아 면담했다. 그는 “수치 여사가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총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되는 등 지난해 미얀마에서 고무적인 발전의 징후들을 목격했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미얀마 민주화의 활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수치 여사는 미얀마의 급격한 정치개혁이 ‘성공의 신기루’가 될 위험이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오바마는 반정부 투쟁의 심장부 역할을 했던 양곤대에서도 연설했다. 그는 “극적인 변화의 시기에 있는 미얀마의 경제 재건에 미국이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 양곤에서 아시아 지역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면서 “북한 지도부가 핵무기를 내려놓고 평화와 전진의 길을 택하면 미국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대통령 전용기를 함께 타고 양곤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오바마 일행이 공항을 떠나 시내로 이동할 때 거리에 운집한 수만명의 미얀마 시민들이 성조기와 미얀마 국기를 들고 “미국”을 연호하며 열렬히 환영했다. ‘사랑해요 오바마’, ‘당신은 세계의 영웅이자 전설’ 등의 포스터를 들고 있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군사정부의 압제에 신음하던 나라의 풍경으로 믿어지지 않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성폭행범 몰린 남친, 애인 페북 글에 석방

    여자친구를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1년 가까이 구금됐던 남성이 여자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때문에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지난해 20대 여성 A씨는 “성폭행을 당했다.”며 대학 동기인 남자친구 B씨를 고소했다. B씨가 자신을 차에 가두고 여러 차례 때렸으며 휴대전화와 현금 수십만원을 훔친 것도 모자라 집으로 데려가 감금하고 흉기를 들이대며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당시 범행이 좁은 차 안이나 방 안 등 둘만 있는 상황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수사는 피해자 A씨의 진술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 진행됐다. 결국 B씨는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해 상해를 가하고 감금, 강도, 강간까지 저질러 범행의 정황이 무겁다.”면서 B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B씨가 실형 선고를 받은 지 보름 정도 지났을 즈음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껏 주장해 온 것과 전혀 다른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를 꼭 풀어 주세요. 저를 때리고 모함한 것이 너무 견딜 수 없고 속상해서 사실이 아닌 것을 말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B씨의 혐의 중 일부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실토한 것이었다. 이 글을 바탕으로 2심 재판부는 A씨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했다. 고소 전 작성한 A4 용지 8장 분량의 사건 진술서, 경찰에서의 최초 진술과 두 번째 진술 등의 내용이 수시로 바뀐 점도 의심의 근거가 됐다. A씨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악마가 그렇게 쓰라고 협박해서 들리는 대로 썼다. 글을 올리고 3~4주 병원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박삼봉)는 “A씨의 자책감에 의한 양심의 발로에 의해 자신의 허위 진술을 자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 원심을 파기하고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를 가둔 채 폭행하고 흉기로 협박한 사실만 유죄로 봤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140년 징역·가석방 없는 7차례 종신형… 美, 기퍼즈 前의원 저격범 천문학적 처벌

    지난해 1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개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을 살해할 목적으로 총기를 난사해 6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에게 부상을 입힌 제러드 리 러프너(24)에게 미 법원이 140년 징역형과 가석방 없는 7차례의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8일(현지시간)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애리조나주 연방법원의 래리 번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러프너가 총격 당시 정신이 멀쩡한 상태였으며,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7차례의 종신형을 선고한 것은 영원히 총을 잡을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라면서 ‘천문학’적인 중형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월 애리조나주 법원은 러프너의 6건 살인 혐의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했으나, 이날 기퍼즈 전 의원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로 종신형을 적용했다. 당초 정신 분열증 등을 이유로 무죄를 주장하던 러프너는 8월 재판에서 검찰이 기소한 50건의 혐의 중 살인 등 일부 혐의를 인정, 유죄협상(플리바게닝)을 통해 사형을 피했다. 재판에는 유가족을 포함한 피해자들이 모두 나와 당시의 악몽 같은 피해 상황을 상세하게 진술했다. 기퍼즈 전 의원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재판에 직접 나와 사건 직후 처음으로 러프너를 대면했다. 그러나 러프너는 시종일관 팔짱을 끼고 앉아있을 뿐 사과 한마디 없이 무표정으로 일관해 피해자들이 치를 떨었다. 기퍼즈 전 의원의 남편이자 미 항공우주국(NASA) 조종사인 마크 켈리는 “비록 당신은 아내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갔지만 그녀의 아름다운 영혼을 상처 내는 것은 실패했다.”면서 “오늘 이후 나와 아내는 머릿속에서 당신을 지워버리겠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말 안 통하는 외국인이네? 마약사범 석방!” 황당

    ”말 안 통하다. 석방!” 외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이런 판결이 내려질 수 있을까? 황당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최근 벌어졌다. 벨기에 법원이 마약을 소지한 혐의로 체포된 브라질 남자를 석방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통역관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을 붙들고 질질(?) 시간을 끄느니 아예 놔주는 게 속편하다는 판단을 법원이 내린 셈이다. 20대 브라질 남자는 코카인을 벨기에 반입하려다 공항에서 붙잡혔다. 남자는 비닐에 싼 코카인 4kg을 몰래 갖고 들어가려다 세관에 적발됐다. 남자는 바로 조사를 받게 됐지만 사법당국은 포르투갈어 통역관을 구하지 못해 곤란을 겪다 결국 석방 명령을 내렸다. 기적(?)처럼 풀려난 남자는 바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직행, 비행기에 올라 브라질로 탈출(?)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그리스 법원 “고위층 탈세 폭로한 박세바니스 무죄”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 보유자 명단인 일명 ‘라가르드 리스트’를 공개했다가 체포된 그리스 언론인이 1일(현지시간) 석방됐다. 그리스 법원은 이날 HSBC은행 스위스 지점에 비밀계좌를 보유한 그리스 지도층 인사 2059명의 명단을 공개해 개인정보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탐사보도 전문지 ‘핫독’의 편집장 코스타스 박세바니스(46)를 석방하라고 판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12시간 계속된 재판에서 박세바니스가 “명단을 공개해 많은 사람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이들을 피에 굶주린 사회에 내던졌다.”며 그의 유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그의 무죄를 선고하면서 검찰이 제기한 모든 공소 내용을 기각했다. 박세바니스는 이날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자신의 의무라면서 “나의 아버지 이름이 명단에 있었더라도 공개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 의회는 ‘라가르드 리스트’와 관련, 기오르고스 파파콘스탄티누 전 재무장관과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당수에 대해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파파콘스탄티누 전 장관은 2010년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이었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게서 이 명단을 처음 받았으며, 이 명단은 그의 후임자였던 베니젤로스 당수에게 전해졌다. 한편 영국 더타임스는 영국 국세청이 ‘라가르드 리스트’에 오른 영국인 6000여명을 조사, 500여명에 대해 탈세 등 혐의를 포착했으나 형사처벌하지 않고 과징금을 부과하는 선에서 해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마스터키가 없네?” 발칵 뒤집힌 벨기에 교도소

    재소자가 한꺼번에 탈옥(?)을 할지도 모르는 교도소가 있어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벨기에 루뱅에 있는 한 교도소가 마스터키를 분실했다고 현지 언론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교도소가 문제의 마스터키를 분실한 건 1주일 전. 분실이 확인된 후 교도관들이 눈에 불을 켜고 얼쇠를 찾고 있지만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열쇠분실의 책임을 지고 교도소장은 옷을 벗어야 했다. 교도소장은 상부에 보고를 누락하는 등 마스터키 분실사고를 은폐하려 했다. 한낱 열쇠 1개가 엄청나게 큰 파문을 일으킨 데는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열쇠는 교도소 내 180개 방을 줄줄이 열 수 있는 마스터키다. 교도소는 구역으로 분리돼 관문처럼 철문이 설치돼 있다. 마스터키만 있으면 구역과 구역을 구분하는 경계에 설치된 철문도 스스르 열 수 있다. 마스터키로 열 수 있는 구역 철문은 20개에 이른다. 열쇠가 이상한(?) 마음을 품은 재소자 손에 들어간다면 당장 긴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현지 언론은 “열쇠를 분실한 뒤 교도소 당국이 자물쇠를 교체하고 1주일째 열쇠의 행방을 찾고 있지만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분실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책임자를 파악 중이다. 한편 문제의 교도소에선 최근 연이어 엉뚱한 사건이 터져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신은 “신원확인 과정에서 담당자의 실수로 엉뚱한 사람이 석방되는가 하면 교도관이 자살한 재소자의 가족에게 자살을 통고하기로 했다가 깜빡하는 등 어이없는 사건사고가 연쇄적으로 발생했다.”고 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항일운동 투신 영국인 조지 루이스 쇼

    항일운동 투신 영국인 조지 루이스 쇼

    다음 달 1일 밤 10시 KBS 1TV 역사스페셜은 ‘50년 만에 찾은 훈장’을 방영한다. 일제강점기 때 한국 독립을 위해 투신한 영국인 조지 루이스 쇼의 자취를 따라 3년간 중국, 일본, 영국 3개국을 누볐다. 아일랜드계 영국인인 조지 루이스 쇼는 중국 단둥에서 ‘이륭양행’이라는 무역회사 겸 운수회사를 운영했던 사장님. 그런 그에게 붙은 별명은 ‘얼굴 없는 테러리스트’다. 왜 이런 별명이 붙었을까. 1919년 상하이 임시정부가 세워졌을 때 이륭양행 2층 사무실을 임시정부 비밀정보국에 제공해서다. 김구, 김가진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비밀 활동을 도왔을 뿐 아니라 독립운동에 필요한 무기를 운반하고 군자금을 전달했으며 독립운동가의 출입국을 돕고 국내 및 임시정부와 연락하는 등 중요한 창구 역할을 했다. 독립운동가 김산을 복원한 미국 작가 님 웨일스의 ‘아리랑’에는 김산의 목소리를 빌려 “그는 일본인을 거의 영국인만큼이나 싫어했다. 그래서 큰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의 독립운동을 열렬히 지원해 주었다.”고 쓴 대목이 있다. 보다 못한 일제가 영국과의 외교 마찰을 감수하면서 그를 내란죄로 체포했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1963년 그에게 ‘건국공로훈장단장’을 추서했지만 전달할 방법이 묘연했다. 후손을 찾아 헤맨 끝에 올해 8월 16일 손녀에게 훈장을 전달할 수 있었다. 제작진은 석방 이후 그의 행적을 쫓았다. 영국 정부가 강력히 항의해 석방된 조지 루이스 쇼는 다시 독립운동 지원에 나섰다. 일제가 가만둘 리 없었다.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 문서에서는 일제가 그의 독립운동 지원을 막기 위해 별도의 해운회사를 세워 경쟁시키는 등 갖은 탄압에 나섰던 정황 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런데 묘한 인연이 있다. 그의 아내는 일본인이었고 여지껏 중국인으로 알려졌던 그의 어머니도 일본인이었던 것이다. 그의 아들 역시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다.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내면서 한평생을 항일운동에 바쳤던 인물이었는데도 3대가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다. 제작진은 조지 루이스 쇼의 부인이 일본인이었음에도 항일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하나 재밌는 것은 임시정부의 비밀 아지트였던 이륭양행의 위치다. 중국 지린성 당안관(국가기록보관소)을 찾은 제작진은 이제껏 알려진 이륭양행의 위치가 잘못된 게 아니냐는 질문을 제기한다. 이와 함께 이륭양행과 이륭양행 창고, 조지 루이스 쇼의 집 위치와 공간 구성 등을 새롭게 정리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부산고법도 “김지태 재산헌납 강압 있었다” 인정

    고(故) 김지태씨의 재산 헌납 강압성 여부를 놓고 유족과 정수장학회, 정치권 등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등법원이 강압성을 인정한 판결을 내려 주목된다. 김씨가 1958년 부일장학회를 설립하려고 구입해 본인, 부산일보, 부일장학회 임원 명의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했다가 1962년 언론 3사 주식과 함께 국가에 헌납한 땅 1만 5735㎡를 돌려 달라며 유족이 정부와 부산일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다. 부산 부산진구, 남구, 해운대구에 있는 이 땅의 소유권은 1962년 정수장학회(당시 5·16장학회)로 넘어갔다가 이듬해 정부로 귀속돼 현재 대부분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 부산고법 민사5부(부장 윤인태)는 김씨 유족이 제기한 ‘진정명의 회복을 위한 소유권 이전등기 등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군사정부의 다소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에서 증여하지 않으면 김씨나 가족 등의 신체와 재산에 해악을 가할 것처럼 위협하는 위법 행위를 중앙정보부가 했다.”며 “김씨의 증여 의사 표시는 대한민국 측의 강박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가 강박으로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여지를 완전히 박탈당한 상태에서 헌납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증여 의사 표시를 무효로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증여 의사 표시를 취소할 수 있었지만 시효(10년)가 지났다는 판단이다. 김씨 유족은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는 유족이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2월 내린 결론과 유사한 판결이다. 당시 재판부는 5·16군사정변 직후 강압에 의해 부산일보와 문화방송, 부산문화방송 주식을 넘겼다며 제기한 주식 반환 청구 소송에서 “김씨가 국가의 강압에 의해 5·16장학회에 주식을 증여하겠다고 의사 표시를 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반환 청구는 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중앙정보부 부산지부장이 권총을 차고 와 겁을 주고 관세법 위반 등으로 군검찰이 구속 기소했다가 기부 승낙서에 날인한 뒤 공소를 취소한 사실 등을 들어 “김씨가 국가의 강압에 의해 5·16장학회에 주식 증여 의사 표시를 했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김씨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할 여지가 완전히 박탈될 만큼 증여 행위를 무효로 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의사 표시 취소권을 10년이 지날 때까지 행사하지 않았으므로 소멸됐다.”고 판단했다. 또 “국가도 군사정부의 강압에 대해 김씨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지만 김씨가 1962년 구속됐다가 석방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났기에 역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덧붙였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배트맨’에 기대 울어버린 中 인권운동가 천광청

    ‘배트맨’에 기대 울어버린 中 인권운동가 천광청

    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왼쪽·41)이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배트맨 역을 맡았던 주연배우 크리스천 베일(오른쪽)을 통해 국제인권단체가 수여하는 인권상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 등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천광청이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퍼스트’(Human Right First)가 지난 24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특별행사에서 2012년 연례인권상을 수상했으며, 베일이 직접 상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베일은 지난해 12월 당시 일면식도 없던 천광청을 만나기 위해 그가 가택연금 중이던 중국 산둥(山東)성 린이(臨沂)시 둥스구(東師古)촌을 찾았다가 공안들로부터 폭행당하고 쫓겨났으나 이후에도 천광청의 석방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CNN은 천광청이 시상식에서 베일의 어깨에 기대 한참을 울먹이고, 베일도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연거푸 격려의 박수를 치는 장면을 방영했다. 외신들은 “베일이 드디어 천광청을 만났다.”고 전했다. 베일은 시상식에서 “(천을 찾아갔던)나의 노력이 어떤 면에서는 성공적이기도 했으나 한편으론 그저 바보 같은 배우가 얻어터지는 구경거리를 제공했다.”며 둥스구촌에서 구타당한 사건을 상기시켰다. 천광청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뒤에도 지속적으로 중국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타이완을 방문할 계획이다. 앞서 천광청은 중국 당국의 강제 낙태 실태를 폭로했다 장기간 가택연금을 당하는 등 박해를 받았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영화프리뷰] 톰 매카시作 ‘비지터’

    [영화프리뷰] 톰 매카시作 ‘비지터’

    미국 코네티컷대학 경제학과 교수 월터(리차드 젠킨스)는 피아니스트였던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삶의 의욕을 잃었다. 해마다 똑같은 강의를 하고, 강의계획서 연도만 수정액으로 고쳐 되풀이할 만큼 무기력증에 빠진 것. 논문 발표를 위해 뉴욕에 간 월터는 오랫동안 비워놓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프리카에서 온 불법체류자 타렉-자이납 커플과 만난다. 당장 한밤중에 갈 곳 없는 그들에게 월터는 집을 구할 때까지 머물라고 한다. 타렉은 감사의 뜻으로 월터에게 젬베를 가르쳐 준다. 클래식의 4박자에 길든 월터는 아프리카 음악의 3박자 리듬에 애를 먹지만 둘 사이에는 묘한 우정이 싹튼다. 공원에서 함께 거리공연을 펼치고 오던 길에 타렉이 연행을 당하면서 영화는 속도를 낸다. 연기자 출신인 톰 매카시 감독의 2007년작 ‘비지터’가 뒤늦게 한국에서 개봉된다. 영화제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국내 관객에겐 행운이다. 매카시 감독은 관계와 소통을 얘기한다. 월터는 아내를 잃고 홀로 남은 60대 백인, 명문대 교수다. 굳이 살아야 할 이유조차 없는 무미건조한 삶이다. 반면 시리아 출신 20대 젬베 연주자 타렉은 불법 체류자인데다 수입도 거처도 불분명하다. 하지만, 그의 삶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하는 연인, 어머니로 충만하다. 월터의 어설픈 젬베 연주에 타렉이 젬베로 화음을 넣는 장면에서 너무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남자는 경계를 허문다. 알게 된 지 불과 열흘밖에 안 된 타렉의 석방을 위해 월터가 대학에 휴직계를 내고 뉴욕으로 와서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작위적이지 않은 까닭은 월터가 타렉과 젬베를 통해 비로소 삶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영화 후반부에 타렉이 영장 없이 연행되고, 불법이민자 수용소로 이송된 후 매카시 감독은 슬쩍 정치적 색채를 드러낸다. 9·11 이후 한껏 강화된 ‘애국법’이 아프리카계나 이슬람교도들에게 얼마나 불합리하고 불평등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꼬집는다. 2009년 제81회 아카데미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젠킨스의 연기는 일품이다. 세상과 담을 쌓고 외롭게 살아가던 노교수의 무뚝뚝한 얼굴, 젬베 리듬을 접한 뒤로 미묘하게 얼굴을 씰룩거리던 모습, 이민 당국의 부당한 처사에 맞서 파르르 떨리던 분노의 눈빛, 타렉 어머니와 뮤지컬을 보러갈 때의 설레임 등 작은 표정변화와 눈빛, 목소리 톤의 조절만으로도 모든 것을 표현한다. 11월 8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기고] 사랑받는 기업, 존경받는 CEO/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기고] 사랑받는 기업, 존경받는 CEO/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최근 한 대기업 총수의 구속은 종전의 집행유예 선고 석방이라는 면죄부 부여의 관행과는 달라 크게 주목을 끈다. 한국의 간판기업인 일부 재벌대기업의 모럴 해저드 현상의 만연과 심각성은 조속히 치유해야 될 병폐다. 한국은 세계 7번째 ‘20-50클럽’에 올라 국제사회에서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성공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20K)와 인구 5000만명(50M) 이상을 달성한 국가는 지금까지 단 6개국에 불과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서울대 석좌교수는 “기적의 한국 경제를 배우러 왔다.”고 말했다. 한국경제가 세계 유례 없는 초고속성장을 이룩한 저변에는 삼성의 이병철, 현대의 정주영과 같은 탁월하고 선견적인 경영자들과 이들의 불굴의 기업가 정신이 있었다. 발전의 초석이었다. 근자에 재계에서 연이어 터진 대기업 및 그룹 오너들의 비리와 작태는 더 이상 선대의 모습이 아니다. 형제간 유산상속 분쟁, 자금 유용과 거액 해외 은닉, 저축은행의 고객예금 횡령과 유용 등은 대기업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초래하는 단초다. 프랑스 기업인들이 ‘부자세’ 신설로 증세를 주장하고, 미국에는 ‘워런 버핏세’로 기업인들이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모습들과 비교해 볼 때 사뭇 대조적이다. 양(洋)의 동서를 막론하고 자본주의사회의 기업은 그 역할이 매우 크다. 경영의 구루(Guru) 피터 드러커가 “오늘날 자본주의사회에서 기업은 가장 대표적·지배적인 기구”라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기업과 경제발전의 주역인 공인으로서의 CEO가 본업으로부터 일탈된 행태를 보일 때 대다수 국민들에게 기업 이미지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촉발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더욱 증폭시킨다. 재벌 대기업들은 최대의 지원자이자 최대의 고객인 국민을 존중하며 어렵게 대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재벌 대기업은 권위주의나 비민주적 요소를 청산하고 의식개혁, 도덕성 회복을 통해 기업, 사회 및 국가에 대한 책무를 다해야 한다. 기업의 경영권은 주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이며, 기업이 매출을 많이 올리고 영업이익을 많이 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 시대는 지났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과 CEO가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이다. 이윤의 극대화만을 추구해서는 기업의 미래는 없다. 미국의 경우, 사랑받는 기업들의 지난 10년간 평균수익률은 미국 500대 기업 평균 수익률의 9배에 달했다고 하니 사랑받는 기업이 돈도 많이 버는 것임이 분명하다. 미국의 주요 투자기관들이 세계기업들의 매출, 경영관리, 사회공헌도 등을 평가한 바에 따르면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 삼성전자는 36위에 올랐다. 한국의 재벌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창의와 혁신만으로 오늘의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다. 그들의 오늘은 기업주의 노력, 정부의 지원, 국민의 희생, 임직원의 헌신이라는 4자의 공동작품임을 명심하고, 기업과 CEO들이 국민과 사회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존재로 거듭나도록 환골탈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랑받는 기업, 존경받는 CEO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이때 비로소 한국경제는 세계 속에서 지속 성장과 발전을 이루고 경제강국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 유족 “인신공격 발언 명예훼손”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 창립자 고(故) 김지태 삼화그룹 회장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주장처럼 부정부패한 인물이었는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씨의 유족은 21일 박 후보가 김씨를 “부정부패로 많은 지탄을 받았던 분”이라고 지목한 데 대해 “인신공격 발언으로 명예훼손”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박 후보는 “김씨는 4·19 때부터 이미 부정축재자 명단에 올랐고 분노한 시민들이 집 앞에서 시위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김씨가 처음 입건된 시점은 1962년 3월 29일. 중앙정보부 부산지부는 그를 재산도피 혐의로 입건한 후 한 달가량 뒤인 4월 26일 국가재산 해외도피, 부정축재처리법과 조세범처벌법 위반, 공문서위조 등 9개 혐의로 구속했다. 당초 문제가 된 건 김씨와 부인 송모씨가 1960년 부산일보 윤전기를 구입하러 서독에 갔다가 6200달러 상당의 7캐럿짜리 다이아 반지와 사진기를 밀수했다는 혐의였다. 그러나 세관 통과시 반지를 구두 신고해 관세법상 밀수죄는 성립되지 않았다. 군 검찰도 다이아 반지를 후에 돌려준다. 김씨는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했다. 당시 5월 18일자 동아일보 기사에서 김씨는 “윤전기를 사러 서독에 가서 1만 달러를 썼지만 정상적인 지출로 해외에 재산을 도피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경남지구 계엄고등군법회의는 같은 달 25일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김씨에게 기부승낙서의 인감 도장을 직접 받은 전 법무장관이자 정수장학회 전 상임이사인 고원증씨는 국정원과거사위원회에서 “김씨의 수사기록을 봤더니 중죄가 아니었고 관세법 위반,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도 별게 아니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정수장학회 공대위 집행위원장인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처음부터 언론사를 뺏기 위한 의도였다.”고 지적했다. 수감 중이던 김씨는 그 해 6월 20일 부일장학회 소유 토지 10만평, 부산일보 주식 100%, 부산문화방송 및 한국문화방송 주식 100% 등의 포기 각서를 작성했다. 군 검찰은 이틀 뒤 공소기각 처분을 내려 그를 석방했다. 김씨의 차남 영우(65)씨는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박 후보가 아버지를 부정축재자로 내몰며 부정축재 재산을 강탈한 게 당연한 것처럼 얘기했는데 완전한 명예훼손”이라며 “박 후보가 아버지의 허물은 생각하지 않고 남의 부친 허물을 들춰낼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김씨는 1958년 부산 일대의 소유 토지 10만평으로 부일장학회를 설립했다. 1952년 삼화고무 창업, 1948년 부산일보 사장, 1958년 한국문화방송·부산문화방송 사장, 1979년 삼화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후 1982년 4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국판 드레퓌스’… 사법부, 판단오류 20년만에 인정

    ‘한국판 드레퓌스’… 사법부, 판단오류 20년만에 인정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리며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이 사건 발생 21년 만에 사법부로부터 재심을 받는다. 드레퓌스 사건은 1894년 프랑스 육군 대위 드레퓌스가 반역죄로 종신 유배형을 받았다가 10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로 석방된 사건이다. 사법부의 이번 재심 결정은 군사정부 시절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행된 민주화 운동 탄압에 종지부를 찍고 인권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최근 사법부는 민간인 불법 사찰 연루자 전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함으로써 더이상 인권을 유린하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강씨의 유무죄 여부는 재심을 맡은 서울 고등법원의 심리 결과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인 강씨의 유서 대필 여부 자체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했다.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노태우 정권의 집권 후반기로 ‘수서지구 특혜분양’ ‘국회의원 뇌물 외유’ 등 각종 권력형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재야, 운동권의 시위와 분신이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그해 4월 29일 명지대 1학년생 강경대씨가 시위 도중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숨진 것을 시작으로 대학생들이 잇따라 분신하면서 노태우 정권은 위기 돌파를 위한 국면 전환용 카드가 필요했다. 이에 노태우 정권은 강씨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그해 5월 8일 당시 민주화 운동의 중추 세력이던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가 서강대 본관 옥상에서 유서를 남기고 몸에 불을 붙인 뒤 투신해 숨지자 검찰은 “김씨의 유서와 가족이 제출한 김씨의 필적이 다르다.”며 김씨의 유서를 대신 쓴 인물로 강기훈 당시 전민련 총무부장을 지목했다. 결국 검찰은 김씨 유서를 대필해 자살을 방조하고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강씨를 구속했다. 정권의 공작은 성공적이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사회단체 등 진보진영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고 민주화 운동도 그 세력이 약해져 갔다. 하지만 진실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빛을 보게 된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강씨가 김씨의 유서를 대신 쓰지 않았다.”며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에 강씨는 2008년 1월 31일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2009년 9월 16일 서울고법 형사10부는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검찰이 재심 개시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즉시 항고하면서 대법원 심리는 이번 재심 개시 결정이 나오기까지 3년 1개월이나 걸리면서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대법원이 다음 주초로 예정된 대법원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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