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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전관예우 공화국] 법조계 전관예우 실태

    [커버스토리-전관예우 공화국] 법조계 전관예우 실태

    변호사들이 털어놓은 전관예우 실태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는 변호사법 제1조가 무색할 정도다. 먹이사슬로 따지면 최상위에 대형 로펌이 있고 바로 아래에 법원·검찰 고위직 출신의 전관 변호사가, 그 아래 단계에 법원과 검찰이 있다는 게 이들의 평가다. 검찰 출신의 A변호사는 “변호사들 사이에선 어떤 로펌에 전직 법원장급이나 고위직 출신이 있으면 그 사람이 알아서 다 할 것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경찰도 담당 변호사의 급에 따라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관 변호사가 구치소에 수감된 피의자를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이송시킨 뒤 석방까지 이끌어낸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퇴직 판·검사의 절반은 로펌에 재취업했다. 지난해 10월까지 퇴임한 판사 61명 중 32명이 20대 대형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은 64명의 검사가 퇴직해 30명이 로펌을 선택했다. 퇴직 검사들이 가장 많이 취업한 로펌은 김앤장법률사무소로 6명이 재취업했고, 법무법인 태평양(4명), 화우(3명), 동인·광장(각 2명) 순으로 나타났다. 로펌들은 변호사 개인에게 주는 연봉을 공개하지 않지만 부산고검장 출신의 황교안 법무장관 후보자는 퇴임 후 태평양에서 17개월간 모두 16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났다. 또 대검 차장 출신의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2010년 12월 감사원장에 내정됐지만 검찰 퇴임 후 법무법인 바른에서 7개월간 7억원의 보수를 받은 점이 문제가 돼 낙마했다. 검찰 관계자는 “판사나 검사 모두 ‘엘리트’ 소리 들으며 자라왔는데 개업 변호사나 기업인 등 동년배의 지인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봉급이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형 로펌의 경우 1~2년 만에 노후를 보장할 정도의 연봉을 주는데 배우자와 자녀를 생각하면 자존심만 고집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력을 갖춘 곳이 대형 로펌들인데 법원과 검찰 출신 고위 인사가 로펌의 강력한 무기”라면서 “로펌들은 능력 있는 ‘변호사’를 채용하는 게 아니라 고위 인사의 ‘이름’과 ‘얼굴’을 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후보자의 경우 월 평균 1억원의 보수를 받았지만 17개월간 선임계를 낸 사건은 2건에 불과했다. 판사 출신 B변호사는 “로펌에서 고액 연봉을 주고 전직 판·검사들을 고용하는 이유는 그들이 로비스트가 되기 때문”이라면서 “그 사람들이 사건 얘기를 꺼내는 것만으로 사건 담당 판·검사들에게는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C변호사는 “검사장이나 지법원장 출신은 변호사 개업 첫해에 30억~40억원을 벌지 못하면 바보라고 한다”면서 “양심이나 윤리에 호소하기엔 로펌도, 전관도 너무 탐욕스럽다”고 꼬집었다. 법을 수호했던 판·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들이 법망을 피하며 불법을 저지르는 행태도 가관이다. ‘탈세 온상’이라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2011년 5월 개정·시행된 전관예우금지법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관들은 착수금이 성공보수 모두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는다. 불법이다. 이런 불법이 가능한 건 전관들이 선임계를 내지 않고도 사건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3의 인물을 ‘얼굴 변호사’로 내세운 뒤 뒤에서 수렴청정을 하는 것이다. 판·검사로 재직했던 변호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한 법원 및 검찰청 관할 사건을 1년간 수임할 수 없도록 한 전관예우금지법은 사문화된 지 오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관들은 후배 판·검사를 사석에서 만나거나 전화로 “그 사건 내 사건이야”라고 한 마디만 할 뿐이다. 일반 변호사들과 달리 변호를 위해 하는 일이 없다. 변호사들은 “전관들이 받는 돈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로비의 대가”라고 못 박았다. 전관들의 수임료는 부르는 게 값이다. 보통 민사사건은 수백만~수천만원, 형사사건은 수천만~수억원에 달한다. 구속영장 기각 등 신변 자유를 보장해주는 건 통상 1억원이다. 얼굴 변호사는 보통 300만~500만원을 받고 사건을 수임, 선임계를 낸다. 착수금·성공보수는 현금 직거래다. A변호사는 “선임계를 내지 않는데 개인이나 법인 계좌에 돈이 입금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며 “전관들은 철저히 돈 관리를 한다”고 전했다.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 돈을 받는 건 고전적 수법이다. B변호사는 “요즘은 변호사가 지정한 특정 계좌에 의뢰인이 성공보수를 선지급하기도 한다”면서 “의뢰인의 조건대로 사건이 처리되면 변호사가 돈을 가져가고, 반대일 경우엔 의뢰인이 되찾아간다”고 말했다. 로펌 소속 전관 변호사들의 편법 행위도 심각하다고 한다. C변호사는 “로펌 소속 전관들의 수입 내역을 떼어 보면 황당할 것”이라며 “월 1억원을 받는데 선임계를 낸 건 극소수다. 로펌은 철저히 실적으로 평가하는데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 월 1억원을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D변호사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문제가 있다”면서 “월 평균 1억원을 받았는데 16개월간 선임계를 낸 사건은 고작 2건뿐이다. 그 2건으로 7억원을 받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E변호사는 “증거가 드러나지 않을 뿐 황 후보자도 사실상 수렴청정을 한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은 “사건 의뢰인, 변호사, 사무장만 알기 때문에 내부 고발을 하지 않는 한 적발이 안 된다”면서 “전관들이 나중에 어떤 위치에 올라갈지 모르기 때문에 후배 검·판사들이 폭로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고작 8일 만에… 담당판사 바뀌자 풀려난 조현오

    고작 8일 만에… 담당판사 바뀌자 풀려난 조현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현오(57) 전 경찰청장이 법정구속 8일 만에 보석 허가를 받고 풀려났다. 지난 2월 20일 구속됐던 조 전 청장이 담당 판사가 바뀌고 나서 석방됨에 따라 상반된 법원 결정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장성관 판사는 28일 “조 전 청장 측이 보석 심문 과정에서 1심과 달리 자신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 입증 의사를 밝힘에 따라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생겼다”며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장 판사는 ▲보석 보증금 7000만원 납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로 거주지 한정 등을 조건으로 붙였다. 앞서 1심 재판에서 형사12단독 이성호 판사는 조 전 청장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조 전 청장은 즉각 항소하는 한편 보석을 청구했다. 조 전 청장 석방의 외형적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최근 법원 인사로 담당 재판부의 판사가 바뀌었다는 점과 조 전 청장이 보석심문에서 1심 때와 다른 주장을 폈다는 점이다. 최근 정기 인사로 새로 형사12단독을 맡은 장 판사는 보석 허가 결정 요지에서 “재판의 쟁점이 확대·변경됐고 1심에서는 변경된 쟁점의 진위여부에 대해 실질적 공방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사건의 실체 여하에 따라 경찰 전체의 명예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헌법상 무죄추정 원칙에 의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도 있다”고 구체적 이유를 밝혔다. 조 전 청장의 입장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1심에서는 자신이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므로 무죄라는 입장이었던 데 반해 보석심문에서는 자신의 발언이 설혹 허위일지라도 진실인 걸로 믿고 말했기 때문에 죄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특히 조 전 청장은 1심에서 끝까지 신원을 공개할 수 없다고 버티던 ‘정보 제공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증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1심에서 경찰 총수 출신이라는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해 법정구속한 사안인데 전체 경찰 조직에 미칠 영향이라는 비슷한 이유로 보석을 허가한다는 대목에 대해 논란도 예상된다. 경찰 수장 출신으로 경찰 조직의 명예에 미칠 영향과 무죄추정 원칙에 따른 방어권 보장도 고려했다는 것이 장 판사의 설명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中양회 3일 앞두고 “류샤오보 석방하라” 확산

    中양회 3일 앞두고 “류샤오보 석방하라” 확산

    오는 3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 부부의 석방을 촉구하는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140여명을 비롯한 세계 인권 활동가들은 28일 중국의 새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 앞으로 보낸 공개 서한에서 복역 중인 류샤오보와 가택연금 중인 그의 부인 류샤(劉霞)의 석방을 촉구했다고 영국 BBC 방송 중문판이 보도했다. 이들은 시 총서기에게 전달해 달라며 세계 각국에 있는 중국 대사관 및 영사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원서를 보냈다. 류샤오보 부부의 석방을 위한 청원 활동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데즈먼드 투투 남아프리카공화국 명예 대주교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미 전 세계에서 42만여명의 지지자들로부터 연대 서명을 받았다고 BBC는 전했다.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요구 시위의 주역으로 타이완에 머물고 있는 왕단(王丹)과 우얼카이시(吾爾開希)도 이날 베이징 당국에 전달해 달라며 류샤오보 부부 석방 청원서를 타이완 마잉주(馬英九) 총통부에 보냈다. 중국 내에서는 인권 개선 촉구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학자와 언론인, 변호사, 작가 등 120명의 지식인들은 지난 26일 국회 격인 전인대에 서한을 보내 최소한의 보편적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유엔이 제정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을 비준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각각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건의서 전문을 공개했으며 네티즌들의 지지 선언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양회를 앞두고 자국 내 인권운동가들을 강제로 연금하는 등 사회 통제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이날 미국의 소리(VOA) 중문판에 따르면 베이징 지역 인권변호사 취안톈허우(全天候)는 양회가 끝날 때까지 국가안보부 직원들이 24시간 감시할 것이란 통보를 받았으며 쓰촨(四川) 지역 인권운동가 천윈페이(陳雲飛)와 인권운동가 모즈쉬(莫之許)는 쓰촨 지역의 한 여관에 각각 감금됐으며 양회가 끝난 뒤 풀려날 예정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미주통신] 美, 성폭행 재범 느는데 교도소 부족 ‘골머리’

    [미주통신] 美, 성폭행 재범 느는데 교도소 부족 ‘골머리’

    미국이 증가하는 성폭행 재범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이들을 다시 수용할 교도소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미 언론들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은 현재 약 200만 명의 범죄자들이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주는 33개의 성인 감옥 시설이 8만 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현재 수용 인원이 14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성폭행범의 경우 이들이 전자 팔찌 등을 무력화한 후 재범을 시도하는 경우가 빈발하여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 18개월 동안 3,400건의 체포 영장이 청구되었으며 이들 대다수가 성폭행 관련 재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1년 미 연방 법원은 캘리포니아 주 감옥의 포화 상태가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판결하여 3만여 명의 죄수들이 석방되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시킨 바 있다. 따라서 과거에는 성폭행 범죄자를 1년까지 수용하였으나 이 같은 판결로 이들이 체포된 지 며칠 안에 석방되는 경우가 빈발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수용 시설 부족과 함께 감옥 내에서도 매년 20만 명이 넘는 재소자들이 성폭행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지난해 미 법무부가 발표한 바 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10대 티베트인 2명 동반 분신… ‘독립 요구’ 젊은층으로 확대

    중국의 강압 통치에 항의하는 티베트인들의 분신이 100명을 넘은 가운데 10대 티베트인 2명이 동반 분신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암울한 미래에 대한 청년 티베트인들의 절망감의 표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티베트 옹호단체와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인용, 티베트 청소년 린천(17)과 소남다르게(18)가 지난 19일 밤 티베트인 밀집 거주지역인 쓰촨(四川)성 아바티베트족자치주 뤄얼가이(若爾盖)현에서 함께 분신해 숨졌다고 보도했다. 초등학교 동창인 이들은 2009년 티베트인들의 분신이 시작된 이후 각각 103번째, 104번째 분신자로 기록됐다. 신문은 “이들은 지금까지 분신한 티베트인들 가운데 가장 어린 편에 속한다”면서 “동반 분신 또한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시신은 현장에서 가족들에 의해 수습돼 집으로 옮겨졌다. 인도 다람살라의 티베트 망명 정부는 기도회를 열어 애도했다. 워싱턴의 ‘국제티베트독립운동’(ICT)에 따르면 그동안 티베트 분신자 가운데 20명이 18세 이하로 나타났다. 분신은 주로 티베트 승려들이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여성과 유목민, 젊은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편 RFA는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망캉(芒康)현 드라크뎁 사원에서 승려들이 지난 10일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공안에 붙잡혔다고 이날 전했다. 승려 20여명은 종교의식을 준비하던 중 당국이 정치교육을 실시하자 이에 반발해 티베트 독립과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귀국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공안은 시위 직후 가담자 전원을 연행했으나 주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자 6명만 남기고 모두 석방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의족 영웅, 몰락… 올해 모든 육상대회 불참

    의족 영웅, 몰락… 올해 모든 육상대회 불참

    지난 14일(현지시간) 여자친구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7)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피스토리우스가 여자친구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그의 에이전트는 올해 말까지 예정됐던 대회 참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1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피스토리우스의 에이전트인 피트 반 질은 성명을 통해 피스토리우스가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재판에 전념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참가하기로 계약했던 5개 육상 경기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피스토리우스 측은 ‘오인 사격’을 주장하며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려 보석 신청을 하는 등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피스토리우스에 대한 현지 여론은 시간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사건 현장에서 그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피묻은 크리켓 방망이가 발견됐고, 여자친구인 리바 스틴캄프(30)가 사건 전날부터 그의 집에 머물렀던 정황 등이 드러나면서 피스토리우스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특히 현지 유력 여성단체까지 나서 그의 보석을 반대하는 등 피스토리우스에게 부정적 여론이 가열되고 있다. 남아공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여성연맹(ANCWL) 대변인 트로이 마르텐스는 “19일로 예정된 구속적부심에서 재판부가 그의 석방을 승인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재판에서 계획적 살해로 판결이 나면 피스토리우스는 종신형까지 선고 받을 수 있어 선수로서의 인생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나이키와 브리티시텔레콤은 피스토리우스가 등장하는 광고를 중단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전자발찌 살인전과자 아래층 여성 성폭행

    전자발찌를 찬 살인 전과자가 같은 건물 아래층에 사는 중국인 여대생을 성폭행했다. 주거 제한 지역을 벗어나지 않으면 범행을 모니터링할 수 없는 전자발찌 시스템의 맹점이 또다시 드러났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같은 다세대 주택에 사는 여성 A씨를 성폭행한 김모(32)씨를 주거침입강간 혐의로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광진구 화양동의 옥탑방에 사는 김씨는 지난 8일 오후 10시쯤 “건물 주인이니 문을 열어 달라”고 A씨를 속여 집 안으로 침입, 성폭행했다. 김씨는 살인 혐의로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8월 만기 출소를 10개월 남기고 가석방됐다. 출소 후 충남 지역에서 살다가 지난달 서울의 한 인쇄소에 취직했고 옥탑방에 세 들었다. 성폭행 전과가 없어 신상정보 공개 대상은 아니었지만 전자발찌 부착 관리 대상자로 지정돼 보호관찰을 받고 있었다. 경찰은 “범행 당시에도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지만 거주 지역을 벗어나지 않아 보호관찰소에서는 범행 여부를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서울광장] 민주당, 미얀마에 길을 물어라/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민주당, 미얀마에 길을 물어라/구본영 논설실장

    미얀마(버마) 민주화의 ‘아이콘’ 아웅산 수치여사.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참석차 이달초까지 한국에 머문 그의 행보는 퍽 뜻밖이었다. 야당투사답지 않게 교민들을 만났을 때조차 자국의 민주화 구상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대신 어느 곳에서나 미얀마의 경제 발전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서울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으면서 “한국은 민주화와 경제성장 모두를 이뤄낸 국가”라고 부러워했다. 의례적 공치사는 아닌 듯했다. 197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의 형편이 미얀마와 별반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회택·차범근이 최고인 줄 알았던 축구 팬들은 이따금 한국팀이 버마팀에 속절없이 무너지던 장면을 지켜보지 않았는가. 미얀마의 내리막길은 1962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부가 버마식 사회주의와 폐쇄정책을 고수하면서 비롯됐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수치가 이끈 민주화 운동으로 맞은 짧은 ‘양곤의 봄’은 친위 쿠데타로 끝났다. 이후 국제적 고립의 심화로 미얀마는 아시아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그러던 미얀마는 2011년 역사적 전기를 맞는다. 군 출신이지만 선거로 집권한 테인 세인 대통령이 확실한 개혁·개방의 깃발을 들면서다. 그는 정치범 석방을 단행하고 노조를 인정했다. 특히 “수치의 집권 기회를 차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가택 연금도 해제했다. 한국을 찾은 수치가 굳이 민주화 일정을 입에 올릴 까닭도 없었던 셈이다. 대선 패배 후 민주통합당이 ‘멘붕’(멘털 붕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선 “친노 후보인 문재인의 한계 때문이라느니, 안철수가 흔쾌히 도와주지 않은 탓이라느니”하는, ‘네 탓’ 공방만 무성하다. 하지만 대선 패배의 원인을 둘러싼 ‘친노 대 비노’의 공방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고 있는 느낌이다.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변양균의 진단이 외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는 “민주당이 이념의 틀에 갇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용주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 프로젝트를 뒤엎어 다수 국민을 실망시켰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 전부터 한·미 FTA 발효 중단에 당운을 걸었다. 지도부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함께 우르르 미국 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종주먹을 들이대기도 했다. 총선 후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민주당의 이런 행태가 패인임을 정확히 꼬집었다. 즉, “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것은 (국민들이) ‘당신들은 반대하는 것 잘하니 야당이나 하라’고 한 것 아니겠느냐”는 힐난이었다. 민주당은 최 교수의 쓴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 집권하려면 민주 대 반민주 구호에만 기대지 말고 대안정부로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충정에 공감했어야 했다. 설마 우리의 민주화 수준이 미얀마보다 낮다고 착각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얼마 전 수치는 김대중도서관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자국 교민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집권 후) 미얀마도 (한국처럼)경제 발전을 이룩하면서 고유 문화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였다. 쇄국으로 인한 미얀마의 ‘잃어버린 50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하기야 멀리 볼 것도 없다. 우리의 반쪽인 북한도 미얀마처럼 문을 닫아 걸어 주민의 삶을 도탄에 빠뜨리지 않았는가. 개방 이후 아연 활기를 띠고 있는 미얀마 경제를 보면 한·미 FTA 등 우리가 선택한 세계화 노선에 대해 회의를 품어야 할 이유는 없다. 민주당이 ‘불임(不姙)정당’의 처지에서 벗어나려면 가야 할 길은 자명하다. 우선 자아도취적인 선악 이분법에 매몰돼 습관적 반대는 일삼지 말아야 한다. 자원은 없고 사람은 넘쳐나는 대한민국의 활로를 열 진취적 대안도 보여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민주당은 5년 후에도 ‘제2의 안철수’에게 기대는 신세일는지도 모르겠다. kby7@seoul.co.kr
  • 美경찰, 친구 돈 훔쳤다고 7살 소년에 수갑 채워

    美경찰, 친구 돈 훔쳤다고 7살 소년에 수갑 채워

    돈을 훔쳤다는 이유로 아직 10살도 안 된 어린이가 수갑을 차야했다. 어린이의 부모는 “경찰이 지나치게 어린이를 범죄자 취급했다.”며 막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이 벌어진 곳은 미국 뉴욕의 브론스라는 곳. 학교 측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7살 어린이를 체포해 연행하면서 손에 수갑을 채웠다. 경찰은 어린이가 같은 반 친구로부터 5달러를 훔쳤다는 이유로 강력범죄사건을 저지른 성인을 대하듯 수갑을 채웠다. 어린이는 수갑을 찬 채 경찰에게 끌려가 10시간이 지난 뒤에야 석방됐다. 문제는 어린이가 수갑을 찬 모습을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발생했다. 어린이의 엄마는 아들이 한 손에 수갑을 찬 채 앉아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몰래 촬영해 공개했다. 부모는 “경찰의 무분별한 행위로 아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 뉴욕 당국에 피해배상금 2억5000만 달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에 대해 뉴욕 경찰은 “어린이의 부모가 다소 과장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어린이에 대한 학대나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사진=CNN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파라과이 野 대선후보 헬기 추락사

    파라과이 野 대선후보 헬기 추락사

    오는 4월 파라과이 대선을 앞두고 야당 후보인 리노 오비에도(69) 전국시민연합(UNACE) 대표가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일각에서 정치적 암살 의혹을 제기하면서 파라과이 정계에 혼란이 예상된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파라과이 공항 당국의 조니 비얄바 대변인은 오비에도 대표가 전날 수도 아순시온에서 북쪽으로 500㎞ 떨어진 콘셉시온에서 열린 정치 집회에 참석했다가 헬리콥터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변을 당했다고 밝혔다. 비얄바 대변인은 이번 사고로 오비에도 대표를 포함해 조종사, 경호원 등 세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파라과이 정부는 3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파라과이 공항 당국은 사고의 원인을 기상 악화 때문이라고 발표했지만 오비에도 지지자들과 UNACE 측은 암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UNACE 대변인은 “오비에도 대표가 24년 전 이맘때 (쿠데타를 일으켜) 독재정권을 붕괴시켰다”면서 “이번 사건은 범죄조직의 소행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육군 사령관을 지낸 퇴역 장성인 오비에도는 파란만장한 정치 역정을 겪었다. 1989년 파라과이를 35년간 군부 독재한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 대통령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하면서 유명해진 오비에도는 1996년 후안 카를로스 와스모시 정권을 전복하려는 쿠데타를 계획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1999년 파라과이를 떠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망명을 시도한 오비에도는 2004년 파라과이에 귀국해 쿠데타 모의 혐의로 수감됐다. 파라과이 대법원이 이후 그의 여러 가지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석방돼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섰다. 오비에도는 파라과이 토착 인디언 언어인 과라니어에 능숙한 것을 바탕으로 대중으로부터 인기를 얻어 2008년 대선에 도전해 3위를 차지했고 오는 4월 21일 치러질 대선에서도 제3야당인 UNACE 후보로 출마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나주초등생 성폭행범 무기징역

    집에서 잠자는 초등학생을 이불에 싼 채 납치해 성폭행한 고종석(24)이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합의 2부(부장 이상현)는 3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강간 등 살인) 위반, 영리 약취 유인, 야간 주거침입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고종석에 대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가석방에 대비,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5년간 성충동 약물치료, 10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가장 편안하고 보호받아야 할 집에 있는 어린이를 납치해 참혹한 피해를 안기고 어린 아이를 둔 모든 가정에 불안감과 공포를 안겼다”며 “피해자가 숨지지는 않았지만 이 결과는 고종석이 목을 조르는 것을 중지해서가 아니라 피해자가 실신한 것을 숨진 것으로 착각, ‘운이 좋아서’ 생긴 것이라 미수라도 악성은 살인범과 같다”고 강간 등 살인죄를 인정했다. 이 죄의 법정형은 무기 징역 또는 사형이다. 판결 선고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던 고종석은 재판부의 양형 설명에 “네”라고 몇 차례 담담하게 대답했다. 고종석은 지난해 8월 30일 오전 1시 30분쯤 나주 한 상가형 주택에서 잠자는 A(8·초교 1)양을 이불에 싼 채 납치해 인근 영산대교 밑에서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전과 10범 탈북자에 ‘꿈’ 선물한 검·경

    북한의 이른바 ‘꽃제비’ 출신인 김모(28)씨는 2007년 한국 땅을 밟으며 기대에 부풀었다. 초중등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탈북자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 다니며 새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탈북 과정에서 다친 코, 눈, 머리뼈 등을 수술하면서 빌렸던 400만원이 발목을 잡았다. 편의점과 식당을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가난은 숨막히게 조여 왔다. 결국 2010년 살고 있던 임대아파트 보증금 750만원을 대부업체에 압류당하고, 이듬해 노숙자로 전락했다. 김씨는 2011년 10월 서울 양천구의 PC방에서 요금을 내지 못해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14일에는 서울 성동구 PC방에서 27시간 이용료 2만 4800원 낼 돈이 없어 다시 수갑을 찼다. 이미 같은 전과가 10개나 더 있던 탓에 구속됐다. 그는 “PC방이 따뜻해서 오래 머물렀다”면서도 “남한테 피해를 끼치기 싫어 음식은 시켜먹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새터민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구직 글을 올리고 며칠 뒤 PC방에서 답글을 확인하며 끊임없이 재기를 노리고 있었다. 딱한 사연을 접한 성동경찰서 수사과·보안과는 사방에 수소문해 숙식이 가능한 관내 의류업체에 일자리를 구해줬다. 서울 동부지검 형사4부의 담당검사와 수사관은 수배 해제를 위해 벌금 450만원을 대신 내줬다. 한명관 동부지검장도 사비로 30만원을 내놨다. 동부지검은 31일 검찰심의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김씨의 구속을 취소하고 기소유예처분하기로 결정했다. PC방 주인은 조건 없이 합의서와 탄원서를 썼다. 김씨는 석방됐다. 그는 “한국에서 이런 삶을 살 줄은 상상도 못했다. 기회를 준다면 창피하지 않은 사람으로 살기 위해 다시 시작하고 싶다”며 벅찬 눈물을 쏟았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MB 특사’들 출소하던 날… 교도소앞 풍경 너무나 달랐다

    ‘MB 특사’들 출소하던 날… 교도소앞 풍경 너무나 달랐다

    ■최시중, 형기 31%만 채우고 ‘LTE급’ 석방 한 남성 지폐 던지며 항의… 崔 “국민께 죄송”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 최시중(76)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이 대통령의 오랜 친구 천신일(70)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31일 설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8억원을 받은 최 전 위원장과 세무조사 무마 청탁 대가로 47억원을 받은 천 회장은 각각 수감 276일, 337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두 사람은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었다. 특히 최 전 위원장은 형기의 31%만 채운 채 사면되면서 ‘LTE급 사면’(속도가 빠름을 비유)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의 출소가 예정된 오전 10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앞은 70여명의 취재진과 출소자의 지인 등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10시 15분쯤 비상등을 켠 구급차 한 대가 정문으로 내려오면서 술렁이기 시작했다. 차량 유리가 짙게 코팅돼 신원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한 남성이 얼굴을 가린 채 누워 있었다. 보조석에 탄 남성은 “빨리 병원에 가야 하니 비켜 달라”고 소리쳤지만 취재진은 “신원만 확인해 주면 비켜 주겠다”며 맞섰다. 얼굴을 가린 남성은 결국 천 회장으로 확인됐다. 보조석의 남성은 “뒤에 바로 최 전 위원장의 차가 내려오고 있다”며 취재진의 관심을 돌린 뒤 황급히 현장을 떠났다. 검은색 에쿠스를 타고 구급차를 뒤따르던 최 전 위원장은 취재진이 막아서자 차에서 내려 사과의 뜻을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은 취재진이 일순간 뒤엉키자 “시간을 충분히 드릴 테니 포토라인을 정리해 달라”며 여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최 전 위원장은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면서 “지난 9개월간 인간적인 성찰과 고민을 했다. 사죄하는 마음으로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에 사면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느냐’, ‘청와대 측과 교감을 통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등의 질문에는 “제가 언급할 성질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건강을 추스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겠다. 황혼의 시간을 좀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차에 올랐다. 한편 이날 한 남성은 구급차 탑승자를 최 전 위원장으로 오인, 차량 앞유리에 두부와 함께 1000원권 지폐 수십장을 던지며 특별사면에 거세게 항의했다. 지폐에는 ‘최시중씨, 대한민국 공공의 적이 돼 석방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등의 비난 문구가 적힌 쪽지가 붙어 있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용산 철거민 이충연씨 4년만에 부인과 포옹 “두부는 죄인이 먹는것… 새정부 진상규명을” 31일 오전 10시 경기 안양시 호계동 안양구치소 앞. 꽃다발을 들고 남편 이충연(39·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장)씨를 기다리던 정영신(40)씨는 연신 종종거렸다. 누군가 “두부는 사왔어?”라고 묻자 정씨는 “두부는 죄인이 먹어야지. 우리가 그걸 왜 먹어”라고 받아쳤다. 용산참사 당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됐던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남편과 4년 만의 포옹. “고생했어”란 담담한 말을 주고받은 부부는 눈물을 글썽였다. 축제 분위기였지만 정씨 가슴에 달린 ‘근조(謹弔), 여기 사람이 있다’는 검은 색 리본은 2009년 용산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해 1월 19일, 정씨는 남일당 옥상 망루에서 시아버지 고 이상림씨를 잃었다. 마이크를 잡은 이씨는 말했다. “오늘은 따뜻하네요. 망루에 올랐던 그날은 영하 10도였습니다. 제 아버지와 동지 네 분이 돌아가셨죠. 이명박 정부가 절 사면할 권한이 있을진 몰라도 용서할 권한은 없습니다. 용산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약속한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이 꼭 지켜지길 바랍니다.” 6년의 열애 끝에 결혼한 부부는 신혼 8개월 만에 생이별을 했다. 분노, 원망, 죄책감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 4년 내내 들끓었다. 남편은 “망루에서 뛰어내려 혼자 살았다는 죄책감에 죽고 싶었는데 그럴 수도 없더라”고 흐느꼈고, 정씨는 “내가 당신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다. 서로에게 서로가 유일한 탈출구였다. 정씨는 매일 편지를 썼고, 한 달 다섯 번의 면회를 부지런히 챙겼다. 4년은 길었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정씨는 시민운동가가 됐다. 희망버스를 타고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만나러 갔고 제주 강정마을, ‘작은 용산’으로 불린 홍대 두리반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는 “40년의 삶보다 용산참사 이후 4년이 내 삶을 바꿨습니다. 다른 사람을 통해 살아갈 힘을 얻었으니까요”라고 했다. 이날 용산참사 관련 수감자 김창수(39·순천교도소), 김성환(57·여주교도소), 김주환(49·춘천교도소), 천주석(50·대구교도소)씨 등도 가족 품에 안겼다. 이원호 용산참사진상규명위 사무국장은 “측근 사면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고 우리를 방패막이로 쓴 것 같아 불쾌감이 있다”면서도 “어쨌든 사면은 기쁘고 앞으로도 남경남 전 전국철거민연합회 의장의 사면과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사설] 국회는 당장 대통령 특사 제한 입법 나서라

    이명박 대통령이 끝내 임기 말 특별 사면을 단행했다. 역대 정권이 되풀이해 온 고질적 악폐를 답습한 것이다. 청와대는 각계각층으로부터 그동안 사면 요구가 있었고, 이번 특사에 대해 민간위원이 포함된 사면심사위원회를 거치는 등 사면대상 선정과 절차에 있어서 철저히 법과 원칙을 따랐다고 했다. 대통령 친인척 배제, 임기 중의 권력형 비리 제외, 나라 경제에 기여한 중소·중견기업인, 사회 갈등 해소 등의 4대 원칙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사면된 면면을 보면 청와대가 말하는 법과 원칙, 국민 통합이 대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천신일 전 세중나모여행 회장 등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 사범으로 꼽히는, 이 대통령의 이른바 멘토들을 버젓이 사면대상에 포함시킨 것을 보면 이 틀 속에서 최대한 봐주기 사면에 부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사회 통합의 의미를 담은 용산 참사 사건 관련자 사면조차도 이들 실세권력이나 비리 대기업인 보은(報恩) 사면을 물타기하는 구색 갖추기용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사면이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하더라도 여론을 무시하면서 법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우리 헌법이 제79조를 통해 대통령의 사면권을 둔 것은 사법부의 독립적 지위를 보장하되, 그 권한의 남용을 막을 장치도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방편으로 아무런 제약도 없이 남발할 수 있도록 허용한 취지가 아닌 것이다. 선진국들도 이런 이유로 대부분 ‘형 확정 또는 석방 5년 뒤 사면’(미국)이나 공직비리·선거법 위반·미성년자 성폭행 등 중범죄 사면 금지(프랑스) 등으로 엄격히 대통령의 사면을 제한하고 있다. 심지어 독일은 지난 60년간 단 4차례, 그것도 수사상의 오류를 시정하기 위해 단행했을 뿐이다. 통치를 빙자한 대통령의 ‘맘대로 사면’은 이제 종식돼야 한다. 유권무죄 무권유죄(有權無罪 無權有罪)라는, 왜곡되고 병든 가치도 청산돼야 한다. 그것이 법치이고, 정의 구현이다. 새 정부와 여야는 이번 특사를 비판하며 입에 거품만 물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내심 자기 진영 인사가 사면에 포함된 사실에 안도할 게 아니라 즉각 사면권 제한 입법에 나서야 한다. 권력형 비리와 주요 경제사범은 아예 사면 대상에서 제외하고, 대통령의 독단이 아니라 국민에 의한 사면이 되도록 해야 한다.
  • [특별사면 강행] 측근 사면 방패로 ‘용산 끼워넣기’ 비난

    [특별사면 강행] 측근 사면 방패로 ‘용산 끼워넣기’ 비난

    이명박 대통령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55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실시하면서 ‘용산 참사’ 관련 수감자들을 끼워 넣어 군색하게 구색을 맞췄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2009년 발생한 용산 참사와 관련해 복역 중인 6명 중 이충연(40·용산 4구역 철거대책위원장)씨 등 5명이 30일부로 형 집행을 면제받는다. 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재개발 제도개선위원회는 29일 법무부 발표가 나자 성명을 내고 “철거민들의 형량 만기가 거의 채워진 상황에서 사면이 이뤄진 점과 측근 사면 무마용 방패막이로 이용했다는 점이 분노스럽다”면서 “이명박 정권은 철거민 사면으로 면죄부를 얻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구속자 가족들은 그리운 가족을 만나게 됐다는 사실에 기뻐하면서도 측근 사면의 방패막이로 이용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씨의 어머니 전재숙(70)씨는 “이 대통령이 자기가 저지른 일을 자기가 내려놓고 간다”면서 “사면 대상자들의 면면을 볼 때 구색 맞추기 식으로 용산 참사 수감자들을 명단에 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풀려나는 천주석(50)씨의 아내 김명희(49)씨도 “측근들을 위해 우리를 이용한 게 너무 찝찝해서 좋아도 좋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용산 참사는 2009년 1월 서울 용산 4구역에서 경찰이 철거에 저항하는 주민들을 강제진압하던 중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철거민 8명이 구속됐고 그동안 2명이 가석방 출소했다. 교육·문화·언론·시민단체 인사로는 서정갑(73) 국민행동본부장, 이갑산(63) 범시민단체연합 공동대표 등이 포함됐다. 대통령 측근 외에 현 정부의 코드에 맞는 보수 집단 및 우익 인사들에 이번 특사가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러 차례 보수단체의 폭력시위를 방조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서 본부장은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울 광화문 빈소를 습격하기도 했다. 임헌조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처장을 정치인으로 분류해 사면 대상자에 포함시킨 데 대해서도 의혹의 시선이 쏠린다. 이번에 사면된 정치인 12명 중 임 사무처장을 뺀 11명은 전직 국회의원이나 보좌관, 시의회 의장 출신이다. 따라서 임씨의 경력과 직책은 정치인으로 분류되기 어렵다. 이와 관련, 법무부 관계자는 “선정 기준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 말할 수 없다”면서 “범죄사실이나 사회통합의 상징성, 피해회복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사면심사위를 통과한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특별사면 강행] 대통령 공신·멘토·사돈…몰염치한 면죄부

    [특별사면 강행] 대통령 공신·멘토·사돈…몰염치한 면죄부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단행한 ‘설 특별사면’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실시했다고 강조했지만 ‘측근을 구하기 위해 대통령이 명예와 양심마저도 버렸다’는 게 각계의 중론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7일 형이 확정된 이 대통령의 ‘멘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이번 특별사면으로 31일 석방되는 것과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판결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대통령이 빼 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최 전 위원장의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를 수사해 구속 기소한 검찰도 허탈한 분위기다. 최 전 위원장과 천 회장은 실형을 선고받고도 최근 사면을 앞두고 상소를 잇따라 포기하면서 이미 청와대와 특별사면을 위한 교감을 이뤘다는 비판이 있었다. 권력형 비리 사범에 대해서는 사면을 제한하는 등 사면 요건을 강화하는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 전 위원장은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와 관련해 알선수재 혐의로 1,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뒤 지난해 12월 상고를 포기했다. 기업체로부터 산업은행 워크아웃 청탁 등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파기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천 회장도 상고장을 내지 않았다. 최 전 위원장과 천 회장은 이번 특별사면으로 각각 형기의 31%와 47%만 채우고도 수감 생활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명박 정부 개국공신’으로 불리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도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된다. 박 전 의장은 최 전 위원장과 함께 이 대통령 최측근 인사인 ‘6인회’ 멤버로 꼽힌다. 박 전 의장은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고승덕 의원에게 돈봉투를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대통령의 경선 캠프인 ‘안국포럼’ 출신의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박 전 의장과 같은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지만 특별사면됐다. 법무부는 대통령의 주요 친인척, 재벌그룹 총수, 저축은행 비리 사범, 민간인 사찰 사건 관련자 등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지만 경제인 가운데 형선고 실효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이 확정된 조현준 효성섬유 사장은 이 대통령과 사돈 관계다. 조 사장은 이 대통령의 셋째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과는 사촌지간이다. 이와 관련, 이동열 법무부 대변인은 “조현준 사장은 법적으로 이 대통령과 인척 관계는 아니다. 그러나 국민 정서상 친인척으로 보일 수 있어 특별사면 발표 자료에는 ‘주요 친인척을 제외했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친이계’인 장광근 전 의원과 현경병 전 의원은 특별복권이 결정됐다. ‘친박계’ 정치인 중에는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가 특별복권 대상자에 포함됐다. 특별사면과 관련해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특별사면권이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일부 인사들을 보면 국민의 법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 유감”이라면서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무리하게 행사하면 법치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면 대상자로 거론되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친박계 좌장인 홍사덕 전 의원은 사면에서 제외됐다. 홍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치러진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 사업가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같은 해 10월 기소됐고, 지난 11일 벌금형이 확정됐다. 결국 유죄가 확정된 지 불과 18일 만에 홍 전 의원을 특별복권시키는 것은 이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비리로 지난 24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은 실형 선고 즉시 항소해 이번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고, 이명박 정부에서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민간인 불법사찰과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사면 대상에서 빠졌다. 현 정부의 ‘문고리 권력’으로 불린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저축은행 비리로 실형이 확정됐으나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특별사면 강행] 임기 말 관행화…DJ때 122명 최다

    [특별사면 강행] 임기 말 관행화…DJ때 122명 최다

    역대 정부에서도 관행처럼 임기 말 특별사면이 이뤄졌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마지막해 12월 차기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 어김없이 특사를 강행했다. 임기 말 특사로만 한정시키면 2002년 김대중 정부 때가 122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2003년 재임 중 8차례에 걸쳐 7만 321명에 대해 특사 및 복권을 실시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2년 12월 ‘5공 비리’ 관련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 김종호 전 내무부 장관 등을 사면했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비난을 받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7년 12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특사로 석방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이름으로 전직 대통령 두 명을 구속했지만 결국 임기 말 스스로 면죄부를 줬다. 이 밖에 12·12 사건 및 5·18 관련자와 대통령 부정축재 사건 연루자들도 사면됐다. 2002년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사에서는 ‘외환위기의 주범’으로 꼽힌 거물급 경제인들이 혜택을 받았다.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김선홍 전 기아그룹 회장, 대우그룹 임원진 등이다. 이용호·최규선 게이트 연루자인 김영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사면 발표 9일 전 항소심을 포기해 사전 밀약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역대 정권의 사면권 남용을 비판했지만 그 역시 마지막 특사에서 측근인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신건·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을 풀어줬다. 특히 신건·임동원 전 국정원장은 형이 확정된 지 나흘 만에 사면돼 비난을 받았다. 사면 대상에는 현 민주통합당 의원인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들도 포함됐다.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이 ‘측근 구하기’에 활용되면서 사면법 개정 및 사면권 통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지난 28일 사면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률안은 대통령 친·인척, 대통령이 임명한 정무직 공무원의 특별사면 및 감형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논평을 통해 이번 특사를 강하게 비난했다. 민변 소속 이혜정 변호사는 “사법정의와 국민화합 실현을 위해 마련된 특사가 밀실에서 추진되며 사적으로 남용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특사권 남용은 법치주의와 삼권분립까지 훼손할 수 있다. 특사권도 제3기관의 동의를 거치는 등 일반사면권 같은 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부고] 中 민주화운동 대부 쉬량잉 교수

    중국의 ‘민주화운동 대부’이자 저명한 핵물리학자인 쉬량잉(許良英) 전 중국과학원 교수가 베이징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명보 등 홍콩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93세. 쉬 전 교수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학생 지도자였던 왕단(王丹)의 정신적 스승으로, 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다. 톈안먼 사태 뒤 과학자와 반체제 인사들의 서명을 받아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재평가, 정치범 석방, 사상의 자유 허용 등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에게 전달했다. 민주화 운동 등과 관련해 당적을 두 차례 박탈당하고, 노동교화형도 여러 번 받았다. 중국의 아인슈타인 연구를 이끌어 2006년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베이징의 아인슈타인’으로 묘사하며 그의 민주화 투쟁 이력을 상세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유족 “통합의 단초 되길… 타살 밝혀질 땐 끝까지 단죄”

    유족 “통합의 단초 되길… 타살 밝혀질 땐 끝까지 단죄”

    “장준하 선생에게 유죄를 선고한 뼈아픈 과거사를 바탕으로 국민 권익을 보호하는 사법부가 될 것을 다짐합니다. 재심 청구 이후 3년이 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에 대해 유족들에게 사과드립니다.”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18호 법정. 재판장의 무죄 선고에 방청석에는 승리의 박수가 울려 퍼졌다. 이를 보는 장 선생의 아들 호권(64)씨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맺혔다. 유죄 판결이 난 지 39년, 의문의 시신으로 발견된 지 38년 만의 무죄 판결이었다. 이날 형사합의26부는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1974년 기소돼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의 확정 판결을 받은 장 선생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장인 유상재 부장판사는 “재심 대상 판결에서 유죄의 근거가 된 긴급조치 1호는 2010년 12월 대법원에서 위헌·무효임이 확인됐기 때문에 장 선생에게도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긴 시간에 걸쳐 장 선생에 대한 존경과 유족에 대한 사죄의 뜻을 전했다. 유 부장판사는 “국가가 범한 지난날의 과오에 공적으로 사죄를 구하는 매우 엄숙한 자리에서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가진다”면서 “국민주권과 헌법정신이 유린당한 인권의 암흑기에 시대의 등불이 되고자 스스로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고인의 숭고한 정신에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말했다. 장 선생은 1974년 유신헌법 개정을 주장하며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박정희 독재정권에 항거했다가 억울한 옥고를 치렀다. 아들 장씨는 “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세상이 너무나도 많이 변했고 정의가 살아났음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통합을 외치고 있는데, 이번 판결이 그런 시대로 가는 중요한 단초가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불신에 쌓여 있던 사법부가 역사를 직시하고 인물을 보고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죄 판결을 계기로 장씨는 부친의 의문사 규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장 선생은 복역 중 협심증으로 인한 병보석으로 석방됐으나 이듬해인 1975년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원인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암살’ 논란이 일었으며, 암살 의혹 규명 국민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의문사 의혹 규명에 나선 상태다. 국민대책위는 사인 규명을 위해 지난해 12월 경기 파주 탄현면에 안장돼 있던 유골을 수습해 정밀 감식을 벌이고 있다. 장씨는 부친 사망 이후 외국으로 도피해 오랫동안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싱가포르 18년, 말레이시아 3년 등 27년간 해외생활을 하다 2003년 귀국했다. “1976년 4월 19일, 그러니까 4·19 16주년인 날이었어요. 백기완 선생이 운영하는 백범사상연구소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밝혀 달라는 성명서를 만들고 나서 괴한 4명에게 테러를 당했지요. 턱뼈가 8조각으로 부서졌더군요. 그때 제 나이 27세. 3개월 동안 병원에 있다 퇴원했는데 도저히 이 나라에서 못 살겠다 싶더군요.” 장씨는 “아버지가 타살을 당한 것으로 밝혀지면 누가 왜 그랬는지 과정을 따져 묻고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국가의 힘에 기대어 무소불위의 폭력을 자행했던 사람들에 대한 단죄는 시간이 흘렀어도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새정부 첫 총리 김용준 지명] 헌재소장 때 과외금지·軍가산점제·동성동본 금혼 등 위헌 결정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앞으로 남은 절차를 통과해 제42대 총리가 될 경우 역대 최고령 총리가 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서 총리로 직행하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김 후보자는 50년 남짓 법조계에 몸담은 ‘원로 법조인’이다. 소아마비를 딛고 헌법재판소장까지 오른 감동 스토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 후보자는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 등에 업혀 등교할 정도로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냈다. 6·25 당시 부친이 납북되는 바람에 편모 슬하에서 성장하는 등 어려운 유년기를 보냈다. 서울고 2학년 재학 중 검정고시로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고 3학년 때인 만 19세에 고등고시(현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 1960년 최연소 판사로 법조계에 발을 내디뎠다. 그는 판사 시절 박정희 정권의 지향점과 상반되는 판결을 다수 내리는 ‘소신 판결’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1963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반대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구속된 송요찬 전 육군참모총장을 구속적부심에서 석방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장 재임 중에는 과외금지 사건, 군제대자 가산점제, 택시소유상한제, 동성동본 금혼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리는 등 국민 기본권 침해에 대한 각종 제한을 철폐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후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헌법재판소 자문위원장, 대검찰청 공안자문위원장,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을 지내는 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해 왔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정치권과 거리를 두었지만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선 후보 중앙선대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박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선거기간 내내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조용히 박 당선인을 지원했다는 평을 받았고 18대 대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임명돼 인수위를 이끌어 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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