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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리스트’ 조윤선도 23일 구속만기 석방

    ‘블랙리스트’ 조윤선도 23일 구속만기 석방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실형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조윤선(52)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오는 23일 새벽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된다. 지난 1월 23일 항소심 선고 때 법정 구속된 뒤 8개월 만이다.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는 지난 10일 조 전 장관에 대해 구속 기간 만료에 따른 구속 취소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조 전 장관은 불구속 상태로 대법원 상고심 선고를 받게 됐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법원은 구속 기간을 2개월씩 갱신해 연장할 수 있다. 1심에서는 두 차례, 2심과 3심에서는 세 차례까지 가능하다. 조 전 장관은 지난 3월과 5월, 7월 세 번의 구속 기간 갱신이 이뤄져 구속 기간이 오는 22일 밤 12시로 끝난다. 대법원은 지난 6월 14일 블랙리스트 사건의 쟁점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고 7월 27일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구속 기간 만료 전 상고심 선고가 어려워지자 대법원은 앞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차관에 대해서도 모두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1심 선고 때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이나 단체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혐의는 무죄가 나왔고 국회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지원 배제 관여 혐의가 유죄로 뒤집혀 징역 2년이 선고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블랙리스트’ 조윤선, 추석 직전 석방···대법 선고는

    ‘블랙리스트’ 조윤선, 추석 직전 석방···대법 선고는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조윤선(52)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석을 앞둔 다음주 석방된다. 12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의 상고심을 심리하고 있는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오는 22일자로 조 전 장관의 구속을 취소한다”는 결정을 지난 10일 내렸다고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조 전 장관은 상고심 과정에서 3번의 구속갱신 후 이달 22일 24시를 기해 최종 구속 기간이 만료된다. 이에 따라 조 전 장관은 수감 중이던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불구속 상태에서 대법원 선고를 받게 됐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법원이 피고인을 계속 구속할 필요가 있을 경우 구속기간을 2개월씩 연장할 수 있다. 조 전 장관은 상고심 과정에서 구속 갱신이 3번 있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지난 1월 23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법정구속 243일 만에 석방되게 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지난 7월 27일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조 전 장관의 구속 만료일 전에 선고가 어렵다고 보고 구속 취소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같은 이유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등에 대해서도 구속취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조 전 장관은 이와 별도로 기업을 압박해 보수단체에 지원금을 주도록 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의 1심에서도 징역 6년을 구형받고 오는 28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우드워드 “오바마도 대북 선제타격 통한 북핵 제거 검토”…북핵 비화 공개

    우드워드 “오바마도 대북 선제타격 통한 북핵 제거 검토”…북핵 비화 공개

    오바마 행정부도 북한 핵과 미사일을 제거하기 위한 선제타격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초기 북미 관계의 급랭으로 대북 군사옵션이 공론화됐던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미국 행정부 내에서 대북 선제타격 방안이 상당히 진지하게 논의돼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했던 저명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11일(현지시간) 출간한 화제의 신간 ‘공포: 백악관 안의 트럼프’에 실렸다. 이 책은 우드워드가 트럼프 행정부 관리를 비롯해 여러 인물들을 심층 인터뷰해 쓴 것으로, 백악관 내 혼란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해 출간 전부터 파장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책을 가리켜 ‘사기’, ‘소설’이라고 비난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선제타격 검토를 전한 내용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2016년 9월 9일,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북한의 핵실험 소식을 전해듣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미 핵실험 나흘 전, 북한은 한국과 일본을 사정거리에 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도 시험 발사해놓은 상태였다. 우드워드는 “전쟁을 피하고자 하는 강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북핵 위협이 정확한(외과수술 방식의) 군사 공격으로 제거될 수 있을지 검토해야 할 시간이 됐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임기 말을 맞아 후임 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넘겨줄 준비를 하면서도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 북한 문제는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처음부터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저지시킬 수 있는 극비 작전인 ‘특별 접근 프로그램’(Special Access programs(SAP)‘들을 승인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첫째, 북한 미사일 부대 및 통제 시스템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을 하는 작전과 둘째, 북한 미사일을 직접 손에 넣는 작전, 셋째로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7초내에 탐지하는 작전 등이 포함돼 있다. 첫번째 작전은 오바마 취임 첫해부터 시작됐지만 성공률이 혼재돼 있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우드워드는 “정부 관리들은 이 작전들이 국가 안보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책에서 자세히 묘사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지 않자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참모들에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위해 사이버 공격을 포함한 예방적 대북 군사 공격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는지’, 상당히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오바마 이전 정부도 북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결국 완전한 해결을 하지 못한 채 점점 더 심각해지는 상황이었고, 오바마 대통령 역시 북한 문제 때문에 점점 더 힘들게 된 문제가 됐다고 우드워드는 평했다. 구체적으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미국의 위협이 될 것이라는 강력히 경고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국방부와 정보기관에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관련 시설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한지 파악해보라고 지시했다고 우드워드는 밝혔다. 한달 동안 진행된 조사 결과 국방부와 미국 정보기관은 “미국이 식별할 수 있는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 시설 85%가량을 타격해 파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클래퍼 국장은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하게 제거하지 않을 경우 반격 과정에서 남한에 수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특히 당시 국방부는 지상군 침투를 통해 북한 핵 프로그램의 모든 요소를 파괴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 경우 핵무기를 이용한 북한의 반격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었고,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우드워드는 지적했다. 이러한 논의 끝에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좌절감과 분노를 느끼며 대북 선제타격 방안을 백지화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우드워드는 2014년 11월 클래퍼 국장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의 석방을 위해 평양을 찾았던 당시의 일화도 소개했다. 군사 옵션 대신 보다 현실적으로 북핵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여긴 클래퍼 국장은 방북했을 당시 북한 관리들과 대화하면서 북한이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한다. 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핵무기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북한으로서는 이같은 ‘모호성’이 매우 현실적이고 강력한 억지 수단이 되는데, 북한이 굳이 이를 포기하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클래퍼 국장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대화의 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내거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클래퍼 국장은 또 북한이 한국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협정을 바라고 있다고도 전했다. 우드워드는 “클래퍼 국장의 2014년 방북 당시 북한 관리들이 클래퍼 국장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유일한 주제가 있었다”면서 “클래퍼 국장은 ‘미국에게 영원한 적수란 없다. 일본, 독일과도 과거 전쟁을 했으나 지금은 친구’라고 말한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클래퍼 국장은 북한과 접촉하기 위한 비공식 채널로서 평양에 이익대표부를 설치하기를 원했다. 완전하고 통상적인 외교 관계 수립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동시에 북한에 정보를 전달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 것으로 보인다고 우드워드는 풀이했다. 그러나 이러한 클래퍼 국장의 주장은 마치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처럼 아무도 이에 동의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우드워드는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데 동의해야 할 것’이라고 믿는 강경파였다”고 말했다. 심지어 김정은이라는 인물에 대해 미 정보당국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없었다고 우드워드는 지적했다. 클래퍼 국장은 김정은이 무엇 때문에 핵 추구에 나서는지, 즉 그의 ‘발화점’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 오바마 정부가 대북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논의했지만, 북한의 서버가 중국에 있어 이를 공격하면 중국이 자신들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재앙적인 사이버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미국 대선 이틀 뒤 대통령직 인수인계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서 만나 북한 문제를 언급했다는 일화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당초 20분 동안으로 예정돼 있었는데, 실제로는 이를 훌쩍 넘겨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한국이 가장 골칫거리다. 당신에게도 가장 크고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에게 북한 문제가 가장 큰 악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사실을 훗날 참모들에게 털어놓기도 했다. 미 정보당국이 30대 초반의 나이에 북한을 이끄는 지도자가 된 김정은의 성격을 분석하는 데 열을 올린 부분도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김정은이 언론 만평 등에서 불안정한 미치광이처럼 묘사되는 것과 달리, 그의 아버지 김정일보다 훨씬 더 북핵 프로그램을 다루는 데 있어 효과적인 지도자로 판단했다. 김정일은 핵실험에 실패한 과학자들을 처형했지만, 김정은은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다’는 신념으로 실패를 용납하고 핵 기술을 진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월마트 주차장에서 다투던 남편 총격 살해, 세 자녀 앞에서

    월마트 주차장에서 다투던 남편 총격 살해, 세 자녀 앞에서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월마트 주차장에서 남편과 양육권 문제로 언쟁을 하던 31세 여성이 총격을 가해 남편을 살해했다. 세 자녀가 지켜보는 앞에서 이런 끔찍한 짓을 벌여 충격을 더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8일(현지시간) 오전 11시쯤 카일라 가일스가 자녀들을 데리러 온 남편 토머스 쿠티 주니어(30)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남편 가슴에 총 한 방을 쏴 쓰러뜨렸다. 응급요원이 달려와 처치했지만 결국 그는 숨졌다. 가일스와 자녀들은 일단 경찰서로 옮겨졌다가 나중에 자녀들은 주 아동가정부 요원들에 의해 친척들에게 맡겨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누군가 쿠티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하고 있었고 나중에 경찰과 구급요원들이 도착해 그의 목숨을 구하려고 20분 동안 노력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전했다. 현지 인터넷 매체 타운 토크는 쿠티가 이전에도 아내가 과격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청원을 한 적이 있으며 공동 육아 소송을 진행하는 중이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주차장 외곽 지대에서 사건이 벌어져 주위의 자동차가 없었고 자녀들도 다치거나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일스가 총기를 발사한 동기나 자세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알렉산드리아 경찰청은 2급 살인죄로 가일스를 기소하고 보석금 50만달러(약 5억 6000만원)를 공탁하게 하고 보석 석방했다. 남편의 페이스북 계정에 따르면 둘은 2014년 결혼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석태 청문회···“특정단체 출신 사법 십상시”VS“엄혹한 시절 맡은 사건 존경받을 일”

    이석태 청문회···“특정단체 출신 사법 십상시”VS“엄혹한 시절 맡은 사건 존경받을 일”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이석태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을 두고 여야가 치열한 나타전을 벌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천한 이석태 후보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냈고, 노무현정부에서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도 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이 후보자는 노무현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다. 당시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인데, 정작 후보자 지명은 대법원장이 했다”면서 인사거래 의혹을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가석방을 주장하며 (탄원서에) 서명했다”며 “이 전 의원이 내란선동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내란선동 혐의도 가석방 대상인가. 이 전 의원이 양심수인가”라고 비판했다.정갑윤 의원은 “이 후보자는 이적단체인 한총련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고, 국가보안법 폐지 시국 농성을 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를 했고, 천안함 폭침 재조사 요구를 했다”며 “헌법재판관이 아니라 국민 자격도 없다”고 비난했다. 주광덕 의원은 조국 민정수석·김형연 법무비서관·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김명수 대법원장·박정화 대법관·김선수 대법관·노정희 대법관·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사법 권력 십상시’로 지목하며 “특정 단체 출신으로 사법기관을 채우는 것은 인사 전횡”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각종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르겠다”고 답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역대급 유체이탈”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다양한 견해를 가진 분이 재판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와대 비서관, 민변 회장 등으로 활동해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는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인사거래 의혹에 대해 “대법원에서 헌법재판관 추천위원회를 꾸린 뒤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방어했고, 김종민 의원 역시 “과거 정부 내에서 특정 업무에 종사했거나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고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고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옹호했다.이춘석 의원은 “후보자 이력을 보면 엄혹한 시절 아무도 안 맡는 사건을 맡았다”며 “평생 소수자를 위해 살아왔는데 이것은 존경받을 일이지 조롱받을 일이 아니다”라며 이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며 “이 후보자가 소신을 굽히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이 마음을 아프게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우려는 있을 수 있지만 우려가 기우로 끝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사정을 잘 아는 만큼 헌법재판관이 된다면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만 바라보고 권력에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 질서를 확보하며,헌법을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⑥ 가족이 말하는 ‘그’ 정오성씨 사례로 본 ‘처벌불원’ 판결문 “형량을 선고하겠습니다. 피고인은 치매에 걸린 늙은 아내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것입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배우자가 치매로 허물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은 직접 겪어 보지 않곤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간병인 본인 역시 고령에 치매를 앓는 상황에선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 상태에 다다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지난해 4월 인천지법 제15형사부 법정. 재판장 허준서 부장판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판결문을 낭독했다. 이날 선고가 이색적이었던 건 총 8장의 판결문 중 6장이 양형(형량을 정하는 일) 이유로 채워진 것이다. ‘범죄 사실-증거 요지-법령 적용-양형 이유’ 순으로 구성되는 판결문에서 통상 양형은 짧게는 한 문단, 길어야 1장 내외다. 재판부가 특별히 양형에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은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피고인 정오성(85·가명)씨가 처한 암울했던 현실과 아비를 용서해 달라는 자녀들의 호소를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씨는 지난해 1월 인천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하다 순간적으로 격분해 아내(85)를 살해했다. 아내는 5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했고, 정씨가 사실상 혼자 간병했다. 원래는 정씨 자녀 9남매 중 막내인 아들이 이들을 부양했다. 그러나 2012년 막내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노부부만 살게 됐다. 아내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것도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녀들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아내처럼 심하진 않지만 정씨도 치매를 앓고 있었다. “어머니를 이미 끔찍한 사고로 잃었는데, 아픈 아버지마저 감옥에서 돌아가시게 하는 비극을 겪지 않게 해주십시오. 자식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병든 아버지가 간병 과정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이런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심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식들 모두 죄책감에 참담할 뿐입니다.” 정씨의 자녀들은 눈물로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형량(양형 기준)은 징역 5~8년이다. 살인 동기에 따라 5가지로 구분되는 살인죄 중 제1유형 ‘참작동기살인-가중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참작동기살인’은 특별히 참작할 동기가 있는 살인으로, 살인죄 중에서도 가장 형량이 가볍다. 다만 숨진 아내가 범행에 저항할 수 없는 ‘취약한’ 피해자였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는 점은 가중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양형 기준보다 크게 낮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은 고령화사회 진입과 가족해체 등에 따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비극적인 사태가 개인의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한 마음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가족이 서로 상처를 보듬고, 어머니를 비명에 떠나보낸 슬픔과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도록, 아버지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것도 법이 허용하는 선처와 관용”이라고 판시했다. 취재진이 지난 7월 이씨의 집을 찾아갔을 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웃들은 “6개월 전 자녀들이 이씨를 모셔 갔다”고 했다. 자녀들이 재판부와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서울신문이 분석한 ‘간병살인’(미수 포함) 판결문 108건 중 50건(46.3%)은 이처럼 남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해 형량 감경(특별양형인자) 요인이 됐다. 선처를 호소한 50건 중 20건(40%)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선고가 난 살인사건 727건(1심 기준) 중 집행유예 비율이 20.2%(147건)인 걸 감안하면 2배가량 높다. 가족의 손에 의해 숨이 끊어지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배신감, 분노, 허탈함, 슬픔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이들은 이런 감정을 잊고 가해자를 용서한 경우가 많다. “갈 때 안 됐나. 빨리 가라. 몇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가라. 여러 사람 피해 끼치지 말고….” 지난해 10월 울산의 한 원룸. 김상철(23·가명)씨는 화장실 천장에 밧줄을 건 뒤 아버지(52)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다. 이날 아들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요양시설에 있던 아버지가 소란을 피우다 쫓겨나 집으로 왔기 때문이다. 당뇨를 앓는 아버지는 한쪽 발목을 절단하는 등 거동이 불편했다. 젊은 시절 돈도 벌지 않고 가정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였지만, 김씨는 힘이 닿는 데까지 돌보고 요양시설로 모셨었다. 그런 아버지가 다시 나타나자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김씨는 밧줄로 직접 아버지 목을 졸랐다. 한 10초 정도 당겼을까. 아버지가 켁켁거리며 발버둥치자 김씨도 이성이 돌아왔다. 손에 힘을 풀었고, 다행히 아버지는 병원에서 회복했다. 김씨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실형을 피할 수 있었던 건 친척은 물론 아버지까지 선처를 호소해서다. “나쁜 애가 아닙니다. 제가 술에 절어 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리지 못했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와중에도 학업에 열중해 대학에 진학한 애입니다. 대학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다니고 있어요.” 김씨도 아버지를 다시 요양시설에 모시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와서 그 이야기를 물어보는 이유가 뭔데? 우리 시동생… 억울하게 죽었어.” 경기도 연천에 사는 김순래(80·여·가명)씨는 7년 전 일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30년 넘게 같은 마을에 살던 동서 이연순(당시 72·여·가명)씨가 치매에 걸린 남편(76·김씨 시동생)을 살해한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다. 처음에 김씨는 “자기도 사람이면 후회 많이 했겠지. 그래서 감옥 갔잖아. 하지만 가족들은 쉽게 용서가 안 돼”라며 이씨를 원망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1시간가량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서히 감정의 변화가 엿보였다. “사실 힘들었어…. 남편 증세가 갑자기 나빠졌거든. 뜬금없이 벽을 보며 절을 하지 않나, 사람들이 독약을 뿌려 자기를 죽인다고도 하지 않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이씨가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저귀를 갈았지.” 이씨의 남편은 원래 요양시설에 있었지만, 기저귀를 찢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씨도 고령인 데다 당뇨와 우울증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사건 전날 밤 남편은 이상행동을 말리는 이씨에게 손찌검을 했고, 온몸에 이불을 감은 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술을 마시던 이씨는 자고 있던 남편을 둔기로 내리쳤다. “이씨가 젊은 시절 음식 솜씨도 좋고 상냥했어. 우리 시어머니로부터 항상 ‘며느리 중 네가 최고’라는 칭찬을 받았지. 말년에 이런 일을 벌일지는 꿈에도 몰랐어. 내 남편은 5년 전쯤 먼저 갔어. 사실 남편이 안 가고 치매에 걸렸다면 나도 버텼을까 싶기는 해. 한순간 욱한 감정만 참았다면 그렇게 감옥 안 갔을 건데….” 이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았고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했지만 7명의 배심원 모두 실형을 결정했다. 이씨는 형기가 1년가량 남은 지난해 건강이 악화돼 가석방됐다. 조카가 이씨를 강원도로 모시고 갔다고 한다. 이씨 자녀들은 사건 이후 다시는 이 마을에 오지 않았다. 큰어머니인 김씨와도 연락을 끊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정오성씨 사례로 본 ‘처벌불원’ 판결문 “형량을 선고하겠습니다. 피고인은 치매에 걸린 늙은 아내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것입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배우자가 치매로 허물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은 직접 겪어 보지 않곤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간병인 본인 역시 고령에 치매를 앓는 상황에선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 상태에 다다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지난해 4월 인천지법 제15형사부 법정. 재판장 허준서 부장판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판결문을 낭독했다. 이날 선고가 이색적이었던 건 총 8장의 판결문 중 6장이 양형(형량을 정하는 일) 이유로 채워진 것이다. ‘범죄 사실-증거 요지-법령 적용-양형 이유’ 순으로 구성되는 판결문에서 통상 양형은 짧게는 한 문단, 길어야 1장 내외다. 재판부가 특별히 양형에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은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피고인 정오성(85·가명)씨가 처한 암울했던 현실과 아비를 용서해 달라는 자녀들의 호소를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씨는 지난해 1월 인천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하다 순간적으로 격분해 아내(85)를 살해했다. 아내는 5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했고, 정씨가 사실상 혼자 간병했다. 원래는 정씨 자녀 9남매 중 막내인 아들이 이들을 부양했다. 그러나 2012년 막내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노부부만 살게 됐다. 아내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것도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녀들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아내처럼 심하진 않지만 정씨도 치매를 앓고 있었다. “어머니를 이미 끔찍한 사고로 잃었는데, 아픈 아버지마저 감옥에서 돌아가시게 하는 비극을 겪지 않게 해주십시오. 자식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병든 아버지가 간병 과정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이런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심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식들 모두 죄책감에 참담할 뿐입니다.” 정씨의 자녀들은 눈물로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형량(양형 기준)은 징역 5~8년이다. 살인 동기에 따라 5가지로 구분되는 살인죄 중 제1유형 ‘참작동기살인-가중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참작동기살인’은 특별히 참작할 동기가 있는 살인으로, 살인죄 중에서도 가장 형량이 가볍다. 다만 숨진 아내가 범행에 저항할 수 없는 ‘취약한’ 피해자였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는 점은 가중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양형 기준보다 크게 낮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은 고령화사회 진입과 가족해체 등에 따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비극적인 사태가 개인의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한 마음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가족이 서로 상처를 보듬고, 어머니를 비명에 떠나보낸 슬픔과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도록, 아버지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것도 법이 허용하는 선처와 관용”이라고 판시했다. 취재진이 지난 7월 이씨의 집을 찾아갔을 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웃들은 “6개월 전 자녀들이 이씨를 모셔 갔다”고 했다. 자녀들이 재판부와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서울신문이 분석한 ‘간병살인’(미수 포함) 판결문 108건 중 50건(46.3%)은 이처럼 남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해 형량 감경(특별양형인자) 요인이 됐다. 선처를 호소한 50건 중 20건(40%)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선고가 난 살인사건 727건(1심 기준) 중 집행유예 비율이 20.2%(147건)인 걸 감안하면 2배가량 높다. 가족의 손에 의해 숨이 끊어지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배신감, 분노, 허탈함, 슬픔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이들은 이런 감정을 잊고 가해자를 용서한 경우가 많다. “갈 때 안 됐나. 빨리 가라. 몇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가라. 여러 사람 피해 끼치지 말고….” 지난해 10월 울산의 한 원룸. 김상철(23·가명)씨는 화장실 천장에 밧줄을 건 뒤 아버지(52)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다. 이날 아들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요양시설에 있던 아버지가 소란을 피우다 쫓겨나 집으로 왔기 때문이다. 당뇨를 앓는 아버지는 한쪽 발목을 절단하는 등 거동이 불편했다. 젊은 시절 돈도 벌지 않고 가정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였지만, 김씨는 힘이 닿는 데까지 돌보고 요양시설로 모셨었다. 그런 아버지가 다시 나타나자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김씨는 밧줄로 직접 아버지 목을 졸랐다. 한 10초 정도 당겼을까. 아버지가 켁켁거리며 발버둥치자 김씨도 이성이 돌아왔다. 손에 힘을 풀었고, 다행히 아버지는 병원에서 회복했다. 김씨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실형을 피할 수 있었던 건 친척은 물론 아버지까지 선처를 호소해서다. “나쁜 애가 아닙니다. 제가 술에 절어 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리지 못했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와중에도 학업에 열중해 대학에 진학한 애입니다. 대학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다니고 있어요.” 김씨도 아버지를 다시 요양시설에 모시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와서 그 이야기를 물어보는 이유가 뭔데? 우리 시동생… 억울하게 죽었어.” 경기도 연천에 사는 김순래(80·여·가명)씨는 7년 전 일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30년 넘게 같은 마을에 살던 동서 이연순(당시 72·여·가명)씨가 치매에 걸린 남편(76·김씨 시동생)을 살해한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다. 처음에 김씨는 “자기도 사람이면 후회 많이 했겠지. 그래서 감옥 갔잖아. 하지만 가족들은 쉽게 용서가 안 돼”라며 이씨를 원망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1시간가량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서히 감정의 변화가 엿보였다. “사실 힘들었어…. 남편 증세가 갑자기 나빠졌거든. 뜬금없이 벽을 보며 절을 하지 않나, 사람들이 독약을 뿌려 자기를 죽인다고도 하지 않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이씨가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저귀를 갈았지.” 이씨의 남편은 원래 요양시설에 있었지만, 기저귀를 찢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씨도 고령인 데다 당뇨와 우울증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사건 전날 밤 남편은 이상행동을 말리는 이씨에게 손찌검을 했고, 온몸에 이불을 감은 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술을 마시던 이씨는 자고 있던 남편을 둔기로 내리쳤다. “이씨가 젊은 시절 음식 솜씨도 좋고 상냥했어. 우리 시어머니로부터 항상 ‘며느리 중 네가 최고’라는 칭찬을 받았지. 말년에 이런 일을 벌일지는 꿈에도 몰랐어. 내 남편은 5년 전쯤 먼저 갔어. 사실 남편이 안 가고 치매에 걸렸다면 나도 버텼을까 싶기는 해. 한순간 욱한 감정만 참았다면 그렇게 감옥 안 갔을 건데….” 이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았고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했지만 7명의 배심원 모두 실형을 결정했다. 이씨는 형기가 1년가량 남은 지난해 건강이 악화돼 가석방됐다. 조카가 이씨를 강원도로 모시고 갔다고 한다. 이씨의 자녀들은 사건 이후 다시는 이 마을에 오지 않았다. 큰어머니인 김씨와도 연락을 끊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전자발찌 시행 10년… 재범률 14.1→ 1.86%

    전자발찌 시행 10년… 재범률 14.1→ 1.86%

    용산 초등학생 성폭행 살인사건을 계기로 2008년 전자발찌가 도입된 이후 동종 재범률이 8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는 수용시설 과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택 감독’을 실시하는 조건으로 수용자 가석방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법무부는 6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보호관찰소에서 전자감독제도 시행 10주년 기념식과 학술대회를 열고 전자발찌 등 전자감독제도의 성과와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등이 함께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성폭력 전자감독 대상자의 동종 재범률은 평균 14.1%에 달했지만, 전자발찌 제도 시행 이후 1.86%까지 떨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회 내 처우의 특성상 불가피하게 발생한 재범자들은 예외 없이 전원 신속하게 검거하여 추가 범행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법무부는 가석방 전자감독 대상인 범죄를 현행 4대 특정범죄(성폭력, 미성년자 대상 유괴, 살인, 강도)에서 모든 범죄로 확대해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재범 위험성이 낮은 경우에는 보호관찰심사위원회의 결정으로 전자감독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법무부는 한 해 가석방 비율을 25%에서 50% 이상 수준으로 올려 사회 복귀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교도소 과밀수용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신 안전장치로 가석방 초기에는 재택 전자감독 및 집중 보호관찰을 병행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피해자 보호시스템도 강화된다. 법무부는 현행 가해자의 피해자 접근금지 방식을 개선해 접근금지명령 대상자인 가해자와 피해자가 약 1km 내외로 근접할 경우에 알람이 발생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피해자가 이동 중이거나 주거지 이외의 장소에서 체류할 때도 가해자와의 접촉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불법 이민자 단속합니다!” 케냐, 중국 방송국 강제 수사 논란

    “불법 이민자 단속합니다!” 케냐, 중국 방송국 강제 수사 논란

    케냐 정부가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는 데 지나친 공권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AFP통신은 5일(현지시간) 케냐 경찰이 불법 이민자 단속의 일환으로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중국 국영방송사 CGTN의 아프리카지사를 강제로 수사하는 동안 기자 여러 명을 잠시 구금했었다고 한 직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SNS상에서는 관련 영상이 확산했으며 현지 방송사들도 소식을 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강제 수사로 어수선해진 방송국 내부 모습은 물론 경찰관들이 체포한 직원들을 차량에 밀어 넣는 모습도 담겼다. 이들 경찰관은 중국인 기자들 말고도 외국인 기자들에게도 여권 제시를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경찰서로 연행했다. 현장에 있었던 한 외국인 기자는 익명을 요구하며 “그들은 자동소총을 가지고 있었다”며 “무서웠다”고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조지프 보이네트 케냐 경찰청장은 불법 이민자 단속의 일환으로 CGTN를 강제 수사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나이로비 라디오 방송국 캐피탈 FM과의 인터뷰에서 “서류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으므로 CGTN에서 구속했던 외국인은 모두 석방했다”고 말했다. 한편 주케냐 중국 대사관은 성명에서 중국인 13명에게서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중 8명이 CGTN 직원이며 나머지 5명은 CGTN 아프리카지사가 있는 건물에서 일하던 중국인들이었다. 중국 대사관은 비슷한 사례가 최근 여러 차례 일어나고 있다면서 케냐 측에 외교 루트를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 CGTN은 중국의 국영 영어방송으로 나이로비는 물론 미국 워싱턴 등에 주요 거점을 두고 전 세계에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케냐는 지난달까지 모든 외국인에게 60일의 유예 기간을 주고 체류 허가 갱신을 요구했으며 기간 종료 후부터는 불법 체류자를 단속하고 체포하기 시작했다. 체류 허가 갱신에는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해 길게는 8시간 정도 걸릴 수도 있다. 케냐 내무부도 지난주부터 일반 시민들이 불법 이민자들을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을 개설하고 운용 중이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 앰네스티의 세이프 메이건고 지역 담당 부책임자는 지난 1일 케냐 정부의 조치에 대해 “매우 우려할 만한 사태”라고 지적하면서도 “외국인 근로자나 난민, 망명 희망자들에 대한 배타주의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현지 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로힝야 학살’ 취재기자 2명 7년형

    ‘로힝야 학살’ 취재기자 2명 7년형

    로이터 “세계 언론에 참담한 날” 분노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취재하다가 체포된 기자 2명에게 미얀마 법원이 끝내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 판결에 앞서 영국 정부, 국제인권·언론단체 등이 이들의 석방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무시하고 징역형을 강행했다. 상당한 후폭풍이 일 전망이다. 3일 CNN 등에 따르면 미얀마 양곤 법원은 이날 로이터통신 소속 와 론(32), 쪼 소에 우(28) 기자에게 ‘공직 비밀 유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벌어진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취재하다가 현지 경찰이 건넨 비밀문서를 건네받은 뒤 곧바로 체포, 양곤 감옥에 수감됐다. 이날 유죄 판결 후 쪼 소에 우는 “우리는 결백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와 론은 “나는 아무 불법도 저지르지 않았다. 나는 정의와 민주주의와 자유를 믿는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와 론은 지난달 태어난 어린 딸이 있으며, 쪼 소에 우 또한 3살짜리 딸이 있다. 두 기자 모두 체포 이후 이날까지 가족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얀마 경찰은 와 론 등을 체포한 직후 3일간 잠을 재우지 않고 조사하고, 무릎을 꿇게 하는 등 인권을 탄압했다는 비난을 받았었다. 로이터 편집국장 스티븐 애들러는 “두 사람과 우리 회사, 전 세계 모든 언론에 참담한 날”이라며 슬픔을 감추지 않았다. 댄 척 미얀마 주재 영국 대사는 “영국 정부와 유럽연합(EU)을 대신해 극도의 실망감을 표현한다”며 “미얀마 법원이 법치에 대못질을 했다”고 비난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부지부장 필 로버트슨은 “두 기자에 대한 유죄 판결은 언론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무자비한 탄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로힝야족 학살을 숨기려는 미얀마 경찰의 ‘함정수사’에 걸려든 기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中 ‘2위 쇼핑몰’ JD닷컴 창업주 망신… 美 출장 중 성범죄

    中 ‘2위 쇼핑몰’ JD닷컴 창업주 망신… 美 출장 중 성범죄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상청(京商城·JD닷컴)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류창둥(44) 회장이 지난달 31일 미국 출장 중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가 하루 만에 석방됐다.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존 엘더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류 회장을) 부적절한 성적 혐의로 체포했다가 이튿날인 1일 석방했다. 계속 수사 중인 사안이며 공소시효 이내에 언제든 기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엘더 대변인은 류 회장의 구체적인 혐의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류 회장은 미네소타대학과 중국 칭화(淸華)대학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경영학 박사과정 프로그램에 참석 중이었다. 그의 체포 소식은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微博) 핫이슈 순위에 오르며 급속히 확산됐다. JD닷컴 측은 성명을 통해 “류 회장은 출장 중 근거 없는 혐의로 체포됐으며 현지 경찰의 조사 결과 어떠한 혐의도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최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중국 부자 순위에서 류 회장은 530억 위안(약 8조 5900억원)으로 9위에 올랐다. 류 회장은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일명 ‘대륙의 밀크티녀’인 인터넷 얼짱 장쩌톈과 19살의 나이 차를 극복한 결혼으로 화제가 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로힝야 진압 결정적 증거” 함정에 빠진 기자 둘에 징역 7년씩

    “로힝야 진압 결정적 증거” 함정에 빠진 기자 둘에 징역 7년씩

    미얀마 법원이 로힝야 부족을 상대로 한 폭력 행위를 취재하던 로이터통신의 두 현지인 기자를 국가기밀법 위반 혐의로 7년씩의 실형을 선고했다. 와 론(32)과 캬우 서 우(28) 기자는 경찰 간부들이 건넨 공문서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며 함정 수사에 걸렸다고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다. 이 사건 재판은 미얀마에서의 언론 자유가 얼마나 보장되는지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널리 여겨져 왔다. 예 르윈 판사는 3일 양곤 법원에서 진행된 선고 공판을 통해 “둘이 국익을 해칠 의도가 있었다”며 “국가기밀법의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와 론은 “두렵지 않다. 난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 난 정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자유를 신봉한다”고 말했다. 둘 모두 결혼해 어린 자녀 등 가족들이 있다. 와 론은 첫 아이의 출산도 지켜보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체포돼 재판을 받아왔다. 스티븐 애들러 로이터 편집국장은 “오늘은 미얀마와 언론 자유에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두 기자는 북부 라킨에 있는 인 딘 마을에서 군인들에 의해 10명의 남성이 처형당한 일에 대한 증거를 모으고 있었다. 이 때 두 경찰 간부가 접근해 문서들을 넘기겠다고 제의해 왔다. 두 기자가 문서를 받자마자 이 간부들은 태도를 돌변, 둘을 체포했다.사법당국은 나중에 이 마을의 처형 사건을 조사한 결과 실제로 학살 행위가 있었으며 이에 가담한 사람들을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BBC의 닉 비크 미얀마 특파원은 아웅 산 수 키가 자유 총선으로 집권에 성공한 지 3년이 흘렀지만 민주주의는 오히려 퇴보한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미얀마 주재 댄 추그 영국 대사와 스콧 마르시엘 미국 대사도 개탄을 금치 못했다. 유엔의 인권 관련 코디네이터인 크누트 오스트비는 지속적으로 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해왔다며 법원의 판단에 실망했다고 털어놓았다. 로힝야 무장집단이 여러 경찰 시설을 공격하면서 라킨에서 인종청소가 발생한 지 거의 1년 만에 내려졌다. 로힝야 소수 부족에 대한 잔인한 진압을 시도한 혐의로 여러 고위 장성들이 수사를 받고 학살 혐의로 기소됐다. 라킨 지역에 대한 언론의 접근은 철저히 차단돼 믿을 만한 소식은 거의 전해지지 않고 있다고 BBC는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범인과 너무 닮아…17년 간 감옥서 보낸 죄없는 남자

    범인과 너무 닮아…17년 간 감옥서 보낸 죄없는 남자

    범인과 닮은 외모 때문에 17년을 교도소에서 보내야했던 무고한 남성이 정부를 상대로 보상금을 요구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캔자스 주 캔자스시티 출신의 남성 리차드 존스(42)에게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형마트 밖에서 한 여성 쇼핑객이 휴대전화를 도난당했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용의자를 ‘긴 머리를 뒤로 묶은 밝은 피부색의 히스패닉 계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고 묘사했다. 존스는 범행이 일어난 그 시간에 여자 친구 집에 있었음에도 목격자와 피해자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면서 가중처벌법위반인 강도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특히 그는 유죄 전과가 있었기에 무려 19년 징역형에 처해졌다.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그는 여러 차례 자신의 무죄를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던 존스에게 실낱같은 희망이 찾아왔다. 우연히 동료 재소자들에게 ‘릭 아모스’라는 남성과 자신이 너무나 닮았다는 사실을 듣게 됐고, 그는 미 인권단체 ‘이노센스 프로젝트’(The Innocence Project)에 도움을 청했다.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을 과학적 증거로 구제하는 해당 단체는 그를 도와 릭 아모스를 추적했고, 그가 사건이 발생한 마트 근처에서 살고 있던 진범임을 밝혀냈다. 그리고 지난해 재판에서 판사가 존스의 유죄판결을 무효로 선고하면서 그는 석방됐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범죄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났기에 진범은 기소되지 않았다. 대신 존스는 현재 캔자스 주에 자신의 결백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110만 달러(약 12억 3000만원)를 지불하라는 청원을 제기한 상태다. 그는 “부당하게 투옥되어 있는 동안 딸들이 훌쩍 자라 19살, 24살이 됐다. 나는 그 과정을 지켜보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재정적으로 보상을 받아 새롭게 출발하고 싶다. 되돌릴 수 없는 너무 많은 시간을 교도소에서 허비했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며 보상금의 금액이 절대 많지 않음을 주장했다. 사진=데일리메일, 메트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알리바바 경쟁자 JD닷컴 회장, 美서 ‘부적절한 성적 행동’ 체포···하루 만에 석방

    알리바바 경쟁자 JD닷컴 회장, 美서 ‘부적절한 성적 행동’ 체포···하루 만에 석방

    중국에서 알리바바와 경쟁하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JD(징둥·京東)닷컴의 창업주 류창둥(劉强東·45·미국이름 리처드 류) 회장이 부적절한 성적 행동으로 미국에서 체포됐다가 하루 만에 석방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출장차 미국을 방문한 류 회장은 지난달 31일 밤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했다는 혐의로 헤네핀 카운티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존 엘더 대변인은 “부적절한 성적 혐의로 체포했다가 이튿날인 1일 오후에 석방했다”면서 “계속 수사 중인 사안이며, 공소시효 이내에는 언제든 기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JD닷컴 측은 성명을 통해 “근거 없는 혐의에 의한 것으로 곧바로 풀려났다”면서 “류 회장은 예정된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2015년 호주에 있는 그의 펜트하우스에서 열린 파티에서도 있었던 성폭행 사건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부동산 개업업자인 파티 참석자인 롱웨이 수는 다른 여성을 성폭행해 유죄로 확인됐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류 회장은 기소되거나 위법 사실이 밝혀진 것이 없었다. 20대 초반 유통업에 뛰어든 류 회장은 중국의 대표적인 스타 경영인이다. 한때 중국의 ‘10대 부호’로 꼽힌 류 회장은 2016년 중국 부호 순위 16위를 기록한 바 있다. 류 회장이 2004년 창업한 JD닷컴은 2014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알리바바와 경쟁하는 2위 업체로, JD닷컴 고객이 3억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中 2위 전자상거래업체 회장, 美서 ‘부적절한 성적 행동’으로 체포

    中 2위 전자상거래업체 회장, 美서 ‘부적절한 성적 행동’으로 체포

    중국의 대표적인 스타 경영인인 전자상거래 업체 JD(징둥·京東)닷컴의 창업주 류창둥(45) 회장이 미국에서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하루 만에 풀려났다고 미국 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출장차 미국을 방문한 류 회장은 지난달 31일 밤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했다는 혐의로 헤네핀 카운티 경찰에 체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존 엘더 대변인은 “부적절한 성적 혐의로 체포했다가 이튿날인 1일 오후에 석방했다”면서 “계속 수사 중인 사안이며, 공소시효 이내에는 언제든 기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JD닷컴 측은 성명을 통해 “근거 없는 혐의에 의한 것으로 곧바로 풀려났다”면서 “류 회장은 예정된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20대 초반 유통업에 뛰어들어 한때 중국의 ‘10대 부호’로 꼽힌 류 회장은 2016년 중국 부호 순위 16위를 기록한 바 있다. 류 회장이 2004년 창업한 JD닷컴은 2014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나와 54년 함께한 임자, 미안해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나와 54년 함께한 임자, 미안해

    “어….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아버지가 그런 것 같아요….” 2016년 9월 경기도 한 경찰서에 중년 남성이 흐느끼는 목소리로 신고했다. 출동한 형사들은 안방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있는 이일자(당시 86세·가명)씨를 발견했다. 이미 숨을 거둔 이씨 목에는 삭흔(索痕·목 졸린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이씨의 남편 정수천(89·가명)씨는 다른 방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곁에는 텅 빈 수면제 통이 나뒹굴고 있었다. “평소처럼 아침에 인사를 드리러 부모님 방에 갔더니 어머니가 눈을 뜨지 않는 거예요. 급히 아버지한테 말했더니…. ‘내가 그랬다’고 하셨어요.” 정씨와 함께 사는 아들 정이준(54·가명)씨가 울먹이며 상황을 설명했다. 형사들이 정씨에게 이것저것 물었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수면제 30알을 한꺼번에 삼켜 온전한 정신이 아니었다. 수갑을 채우는 것조차 무의미했다. 형사들이 양쪽에서 부축해 경찰서로 데려가는 동안 노인은 다짐하듯 나지막이 읊조렸다. “임자 잘됐어…. 이제 나도 죽어야겠어.” 정씨는 자신이 54년 해로한 아내를 살해했다고 담담하게 인정했다. 다른 말은 없었다. 후회한다거나 선처해 달라는 말도 없었다. 다만 조사 내내 노인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고 담당 형사는 회상했다. 아들은 “도대체 왜 그랬냐”며 울부짖었다. 정씨 아내는 3년 전부터 치매와 퇴행성 척추질환을 앓아 거의 누워 지냈다. 정씨도 천식과 폐기종(폐 안에 큰 공기주머니가 생기는 질병)을 앓고 있었는데 상태가 심해져 하루가 다르게 아내를 돌보기가 어려워졌다. “살날이 얼마 안 남은 걸 느꼈어. 내가 먼저 죽으면 아내는 아들 내외에게 큰 짐이 될 수밖에 없어. 그래서 아내와 함께 가려고 했어.” 정씨는 황해도가 고향이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황정민)처럼 격변의 시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한국전쟁 당시 서울에서 공부하다 1·4 후퇴 때 남하하지 못하고 북한군에 강제 징용됐다. 이후 국군에게 붙잡히자 북송을 거부하고 반공포로로 석방돼 남한에 남았다. 부모는 물론 친척도 북한에 있었다. 가진 거라곤 몸뚱아리 하나였다.서울 한 대학병원 원무과에 취직했지만 서른이 넘도록 반려자를 찾지 못했다. 지인이 아내를 만나 보라며 중매를 섰다. 평양 출신인 아내는 정씨와 잘 통했다. 청각장애가 있었지만 다정다감했다. 정씨는 1962년 마침내 가정을 꾸렸고, 딸 둘과 아들 하나를 차례로 낳았다. 결혼 후에는 처가와 함께 서울 종로에서 그릇 장사를 하며 돈도 꽤 모았다. 어느덧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1986년 정씨는 귀농했다. 서울아시안게임이 열리던 해였다. 여행을 다니다 눈여겨봤던 서울 근교에 아담한 집을 지었다. 작은 텃밭을 일구고, 평소 길러보고 싶었던 페르시안 고양이도 키웠다. 아들이 서울서 하던 사업을 접고 들어와 살면서 세 식구가 오순도순 여생을 즐겼다.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1년 아 들이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이었다. 의사는 2년 반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낫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한 알에 2만 4000원인 약을 하루 네 번씩 먹여 보라고 했다. 약값만 한 달에 300만원. 이미 은퇴한 정씨에겐 큰 부담이었다. 아들도 대리운전과 관공서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며 치료비를 보탰지만 가세는 빠르게 기울었다. 다행히 아들은 의사의 예상을 깨고 차츰 병을 극복했다. 2011년에는 필리핀 여성과 늦깎이 결혼을 해 정씨에게 손자도 안겼다. 하지만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은 거기까지였다. 치매 증세가 있던 아내가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것이다. 2014년 일이었다. 정씨는 종일 아내의 간병에 매달려야 했고, 치료비 마련을 위해 다시 일을 해야 했다. 쓰레기를 줍는 공공근로는 여든이 넘은 정씨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거리였다. 텃밭을 담보로 빌린 빚은 점점 불어나 1억원을 넘겼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자 아내의 증세는 점점 악화됐다. 종일 누워만 있는 게 지겨운지 집 곳곳을 기어다니며 대소변을 흘렸다. 밤에는 잠을 자지 않고 아들 내외 방문 앞에서 알 수 없는 괴성을 질렀다. 하는 수 없이 요양원에 입소시켰지만, 석 달 만에 다시 집으로 데려왔다. 아내가 피골이 맞닿을 정도로 체중이 급격히 빠졌기 때문이다. 종종 병문안을 가면 “날 버리지 말라”고 애원하며 붙잡았다. 집에 온 아내는 상반신까지 마비 증세가 번져 왼팔을 제외하곤 움직일 수 없었다. 정씨는 불면증을 앓았다. 처방받은 수면제를 몇 알씩 삼켜도 도통 잠을 잘 수 없었다. 지병인 천식이 악화하면서 건강은 급격히 나빠졌다. 끝없는 악몽이 반복된 2년은 20년 같았다. 자신보다 며느리가 아내 간병을 하는 날이 늘어났다. 뒤늦게 얻은 아이의 재롱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들 내외에게 미안했다. 아들 내외가 아직 곤히 잠든 새벽 5시. 수면제를 한 주먹 가득 움켜쥐고 꿀꺽꿀꺽 삼키고서 아내에게 다가갔다. 넥타이를 목에 감고 떨리는 손으로 잡아당겼다. ‘임자…미안해…. 조금만 참으면 아프지 않을 거야…. 이제 아이들한테 ‘짐’ 되지 말고 저승 가서 같이 마음 편히 지내자.’ “정씨는 아내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았고 자녀들에게도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병원비를 버는 등 가족 중 누구보다 아내를 위해 애쓴 것으로 보인다. 정씨도 큰 고통을 겪고 여생 동안 큰 죄책감과 회한을 안고 살 것으로 보인다. 아내와 평생 사이좋게 살아온 점, 지금껏 죄 없이 선량하게 살아온 점 등을 종합하면 실형 선고는 가혹하다.” 경찰과 검찰은 정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하고 재판에 넘겼다. 걷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정씨를 구속하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대신 딸이 책임지고 정씨를 재판에 출석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재판부도 정씨를 수감하는 건 무리라고 보고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날 이후 아버지랑 말을 나눈 적이 없어요. 어머니 기일 때도 마찬가지예요. 생각해 보면 자식인 제가 죄인입니다.” 아들은 여전히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한다. 그러나 가끔은 왜 아버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아내와 아이를 친정인 필리핀으로 보내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몇 푼 되지 않지만, 박박 긁어 모아 생활비를 보내고 있어요. 그럼 아이는 지금 집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습니다. 같이 살 수 없는 건 마음 아프지만 필리핀에서 크는 게 아이를 위한 길이에요.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다 같겠죠? 아버지도…그런 마음이었겠죠.” 정씨는 지금 아내가 떠난 방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살고 있다. 폐렴이 악화했다. “많이 외로우실 거예요. 며느리나 손자도 없고 제가 일 나가면 줄곧 혼자 계시거든요. 오후에 3시간 정도 들르는 요양보호사가 아버지가 만나는 세상 사람 전부입니다. 병환을 털고 일어나신다면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과 이야기 나누실 자리라도 마련해 볼까 해요.” 취재 기간 내내 정씨는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어 대화하기 힘든 상태였다. 잠시 상태가 호전돼 호흡기를 떼고 기자와 이야기할 수 있었다. 다시 나지막이 읊조렸다.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했겠어. 잘 갔지 뭐…. 나도 빨리 죽어야지…. 늙으면 죽어야지.”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제니퍼 로렌스 나체 사진 유포자, 징역 8개월 선고 “그 정도론..”

    제니퍼 로렌스 나체 사진 유포자, 징역 8개월 선고 “그 정도론..”

    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로렌스의 나체 사진을 유포한 범죄자에게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30일(현지시간) 제니퍼 로렌스의 나체 사진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조지 가로파노에게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고 보도했다. 미 코네티컷주 브리지포트 지방법원은 지난 2014년 해킹 스캔들로 기소된 조지 가로파노에게 제니퍼 로렌스를 비롯한 몇몇 할리우드 배우와 일반인들의 구글 이메일 계정을 해킹해 나체 사진과 개인 정보 등을 유출 시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조지 가로파노는 징역 8개월, 석방 후에는 3년의 보호 감찰을 선고받았다. 또한 사회봉사 60시간도 함께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니퍼 로렌스는 그의 행위에 대해 “사생활에 대한 명백한 침해 행위이며, 유출 사진의 유포자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강력 대응 입장을 밝혔으며 “해킹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폭력적이어서 그것을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다”라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해서는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어야 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니퍼 로렌스는 ‘헝거게임’ 시리즈로 스타덤에 올랐으며, 2013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24살의 나이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檢 “블랙리스트 선고형 감안해서 구형”…김기춘·조윤선 앞선 혐의는?

    檢 “블랙리스트 선고형 감안해서 구형”…김기춘·조윤선 앞선 혐의는?

    박근혜 정부 당시 보수단체를 불법적으로 지원한 ‘화이트리스트’ 관여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에 대해 검찰이 각각 징역 4년과 6년을 구형했다. 검찰이 구형에 앞서 “블랙리스트 선고형을 감안했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병철)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은 헌법 수호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정부의 핵심 고위 공직자들로, 국민 전체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막대한 권한을 남용했다”며 김 전 비서실장을 비롯한 피고인 9명에 대한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실장 등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압박해 33개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에 69억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에 대해 “대통령 가장 가까이 보좌한 비서실장으로서 올바른 국정 운영할 수 있도록 누구보다 헌법과 법률 준수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통한 특정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 범행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시했다”며 “비록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으나, 총괄적으로 시행한 점, 파장이 실로 막대한 점에 비추어 그에 상응하는 엄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조 전 수석에겐 화이트리스트와 더불어 2014년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매달 500만원씩 합계 4000만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도 있다. 이에 검찰은 “특활비에 대한 잘못된 사용으로 본래 목적에 활용되지 못해 국고와 국민에 잠재적 위협이 됐다”며 조 전 수석에 대해선 벌금 1억원과 추징금 4500만원도 추가로 구형했다. 최근 불거진 사법농단 사태 관련 재판거래에 관여한 의혹도 받는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이날 직권남용 및 강요, 특가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도합 징역 9년을 구형받았다. 이 외에 김재원 전 정무수석은 징역 5년,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과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각각 징역 2년, 오도성 전 국민소통비서관은 징역 3년,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은 징역 3년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 각각에 대한 구형이유를 설명한 뒤 “김기춘, 조윤선, 신동철, 정관주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선고형을 감안해서 구형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당시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단체나 예술가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명단을 관리하고, 정부 지원도 의도적으로 배제한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신 전 비서관과 정 전 차관은 1·2심에서 모두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현재 블랙리스트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상태다. 당시 조 전 수석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석방된 상태였으나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다시 법정구속이 됐다. 김 전 실장은 지난 6일 구속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한 차례 석방됐으나, 이번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으면 다시 법정구속될 가능성이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법 위에 권력자… 아프간의 비극 불렀다

    법 위에 권력자… 아프간의 비극 불렀다

    부패권력은 어떻게 국가를 파괴하는가/세라 체이스 지음/이정민 옮김/이와우/314쪽/1만 6000원 저자가 10여년간 취재한 ‘부패 보고서’ 주택 개발로 차익 챙긴 대통령 가족 등 정치인 도덕적 붕괴가 경제 붕괴 원인 내전 종식 후 아프간 상황 생생한 증언‘예절, 절제, 그리고 옮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의 부재는 경제적으로도 대재앙을 일으킨다.” 2008년 파탄 직전까지 갔던 아일랜드 사태를 색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주목받은 아일랜드 칼럼니스트 핀턴 오툴의 유명한 일갈이다. 공직자와 은행 고위간부, 그리고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똘똘 뭉친 부패정치 네트워크를 파헤친 오툴은 이렇게 경고한다. “시민들은 자신을 둘러싼 명백한 범죄에 정면 대응하길 꺼린다. 그 경향은 부패와 연관될 때 더욱 심해진다.”#1.아프가니스탄 고위 공직자가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된 뒤 검찰이 관련 혐의 증거와 함께 거액의 현금 다발까지 확보했지만 현직 대통령이 석방을 지시하고 TV에까지 등장해 무고를 주장한다. 이후 사건을 수사한 검사는 보직 해임되고 체포 영장을 승인한 검찰 부총장은 스파이 누명을 쓴 채 해임된다. #2.세관, 부패한 관리와 기업가들이 결탁해 불법으로 물건들을 들여오고 값싼 수입품들을 무한한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에 깔아 놓는다. 권력에 줄이 없는 지역 상품 생산자며 수입업자들은 경쟁력을 잃고 도산한다…. 1996년 탈레반의 카불 점령으로 시작해 5년간 지속된 아프가니스탄 내전.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은 이 내전은 종전 이후의 비참한 양상 탓에 더욱 회자된다. 책은 10여년간 폐허가 된 아프가니스탄에 살면서 건져낸 ‘부패 고발서’로 눈길을 끈다. 부패권력이 국가를 망쳐 가는 과정과 암묵적 동조가 부른 비극상이 생생하다. 아프간의 부패상은 지독하다. 내전 종식과 함께 탈레반이 떠난 칸다하르에는 폭력이 난무했다. 폭력을 피해 시민들이 모여든 공유지에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서고 주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대통령의 형과 그 형제들이 공유지를 헐값에 사들여 주택단지를 개발, 시민을 상대로 비싼 가격에 집을 팔아 엄청난 차익을 거둔 것이다. 탈레반 수감자들의 말을 전하는 관리들의 증언이 충격적이다. 탈레반 가입 동기가 민족적 편견이나 이슬람교 무시, 미군 영구 주둔에 대한 우려, 민간 사상자들에 대한 원한 때문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프간 정부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부패했고 부패가 확산되다 못해 제도적으로 자리잡자 비폭력적 방법으로는 아프간 정부의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물론 당시 아프간과 탈레반의 국제, 정치적 역학 관계는 슬쩍 비켜간 진단일 수 있다. 하지만 아프간 관리들과 시민, 탈레반 수감자들의 생생한 증언은 그 부패상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고스란히 입증한다. 특히 아프간과 연결해서 소개한 이집트, 튀니지, 나이지리아의 부패 사례는 우리의 얼굴에 자연스럽게 포개진다. 르네상스 시대의 최고 인문주의자로 통하는 에라스무스는 일찍이 간파했다. “그렇게 입이 쩍 벌어지는 소득 격차는 우연히 생기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권력층에게 유리하도록 온갖 법을 개정하고 특혜를 몰아준 결과다.” 600년 전 에라스무스가 경고한 부패의 문제는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경제평론가 알다 지그문트 도티르의 말을 결론삼아 전한다. 정부 관리들과 은행 간부들이 결탁한 부패정치 탓에 2008년 경제 붕괴를 맞은 아이슬란드를 꼬집은 말이다. “아이슬란드의 붕괴는 경제적 붕괴일 뿐 아니라 도덕적 붕괴이기도 하다. 수십년간 우리 사회의 표면 아래서 꿈틀댄 광범위한 정치부패와 방치를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재판은 반드시 필요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日 빼돌린 경천사 석탑 집요하게 추적 보도… 반환 이끌어내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日 빼돌린 경천사 석탑 집요하게 추적 보도… 반환 이끌어내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발간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은 일제의 침략이 가속화되자 신문의 항일 비판 수위를 더욱 높여 나갔다. 1905년 을사늑약 체결을 전후해 ‘대세가 기울었다’며 일부 조선 언론이 스스로 친일 성향을 드러내던 것과 정반대의 행보였다.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일본은 멀쩡한 석탑을 조각내 훔쳐가고 조정에 억지로 차관을 도입하게 해 빚더미에 앉게 했다. 무력했던 조선 정부가 이렇다 할 대응을 못하자 베델이 분개해 나섰다. 국제열강 가운데 상대적으로 힘이 약해 주변국 여론에 민감하다는 일제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반일 기사를 쏟아냈다.●‘문명 제국’ 일본의 반달리즘을 꼬집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천사지 10층 석탑 반환’이다. 현재 이 석탑은 원래 위치인 개성 경천사를 떠나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 와 있다.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높아 국보 제86호로 지정돼 있다. 베델이 없었다면 이 석탑은 지금도 일본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원래 이 탑은 1348년 고려 충목왕 때 경천사에 13.5m 규모로 세워졌다. 경천사는 고려 왕실의 기일에 제사를 지냈던 곳이다. 1907년 1월 일본 궁내대신 다나카 미쓰아키는 당시 조선 황태자였던 순종의 결혼 축하를 위해 조선에 왔다. 하지만 속내는 우리 문화재인 경천사 석탑을 일본에 가져가려는 것이었다. 그는 2월이 되자 군대를 동원해 석탑을 140여점으로 조각냈다. 주민들이 반발했지만 일본은 이들을 총칼로 제압했다. 조각들은 달구지로 실어 항구가 있던 제물포까지 운반한 뒤 배로 일본에 반출했다.우리 국민들로서는 분한 일이지만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신보가 나섰다. 같은 해 3월 7일자 기사로 석탑 밀반출 사건을 전하며 “다나카는 우리 국민을 만만히 봤다. 조선 인민은 그 만행과 모욕에 결연히 항거할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후 신보와 KDN은 10여 차례 기사와 논설을 실으며 일본의 석탑 밀반출 만행을 집요하게 파헤쳤다. 이에 고종의 외교 자문이던 미국인 호머 허버트(1863~1949)도 움직였다. 허버트는 고종에게 헤이그 특사 파견을 조언하는 등 ‘고종의 밀사’로 불린다. 그는 신보와 KDN 보도 이후 일본의 독립성향 신문 ‘재팬 크로니클’에 4월 4·18일자에 각각 ‘일본이 한국에서 보인 반달리즘(문화 파괴)’, ‘사라진 탑과 다른 사건들’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베델과 함께 개성 경천사를 다녀와 쓴 르포 형식의 글이었다.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세세히 기록해 감성에 호소했다. 베델과 허버트의 노력 덕분에 미국의 워싱턴포스트가 6월 2일자로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전 세계도 주목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세계 여론이 일본에 불리하게 흘러간다는 사실을 초대 조선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1852~1919)도 모를 리 없었다. 스스로 ‘문명화된 제국’임을 강조하던 일본이 이런 일로 조선 지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미치자 조선총감부도 마지못해 “석탑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라”고 일본 정부에 요청했다. 베델의 첫 보도 뒤 10년쯤 지난 1918년 11월 경천사 석탑은 조선에 되돌아올 수 있었다. 처음에는 경복궁에 있었지만 이후 방치되다가 2005년 최종 복원돼 국립중앙박물관에 자리잡았다. 원래 자리인 개성으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해 보인다.●‘쾌한 자의 쾌한 일’ 기사로 항일하다 을사늑약 뒤 일본이 조선 침략을 공고화하던 1908년 3월, 고종의 외교 고문을 지낸 미국인 더럼 화이트 스티븐스(1851~1908)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호텔에서 전 세계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조선은 일본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살아가기 어렵다”면서 “조선은 일본의 보호국으로 있는 게 여러모로 유익한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조선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야 할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기 어려웠다. 그는 일본에 매수돼 이들의 하수인으로 행동하던 대표적인 친일파였다. 스티븐스 발언에 격분한 재미교포 전명운(1884~1947)과 장인환(1876~1930)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각자 스티븐스를 암살하기로 계획했다. 스티븐스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향하려던 3월 23일, 전 의사가 스티븐스에게 다가가 저격했지만 실패했다. 전 의사가 스티븐스와 몸싸움을 벌이던 중 장 의사가 이를 보고 스티븐스를 다시 저격했다. 장 의사의 총에 맞은 스티븐스는 이틀 만에 병원에서 죽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티븐스 저격사건’이다. 소식은 바로 한국에 알려졌다. 하지만 상당수 친일매체들은 이를 기사화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의식 있는 언론들 역시 일제의 검열이 워낙 심해 이를 타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신보는 주저하지 않고 이 사건을 1면 머리기사로 다뤘다. 신보는 3월 25일자로 ‘쾌한 자의 쾌한 일’이란 제목으로 “한국 외부 고문관 미국인 슈지분(스티븐스의 한국 이름)이 미국 상항(샌프란시스코)에서 총을 맞아 중상을 입었는데, 총을 쏜 자는 상항에 사는 한국인”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두 사람과 거사 현장에 같이 있지 못하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찌 이들의 애국 열성을 위로하지 않을 수 있겠냐”는 내용의 논설도 게재했다. 뒤이어 28일자에는 스티븐스가 사망한 소식과 함께 실명이 밝혀진 전명운·장인환 의사의 행적을 상세히 다뤘다. 이후로도 신보는 이들의 속보를 지속적으로 내보냈다. 훗날 미국 법원은 전명운에겐 무죄를, 장인환에겐 25년형을 선고했다. 이후 장 의사는 미국 감옥에서 복역하다가 1919년 가석방됐다. 일제 치하에서 친일 미국인을 죽인 전명운과 장인환을 위로하는 논설을 싣는다는 건 당시 영국인 베델 소유의 신보가 아니면 불가능했다. ●IMF 구제금융 때 금모으기의 원조가 되다 베델은 기사로만 항일 투쟁을 이어가지 않고 직접 행동에도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1907년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이다. 일본은 조선을 경제적으로도 예속시키려고 조선 정부에 차관 도입을 압박했다. 당시 조정은 경제적 능력이 전무했다. 차관은 한없이 불어나 1300만원에 이르렀다. 이는 당시 대한제국 1년 예산과 맞먹는 규모로 정부가 갚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애국심이 강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차관을 갚자는 운동이 시작됐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 때 나랏빚을 갚기 위한 ‘금모으기 운동’의 원조 격으로, ‘경제주권 찾기’ 노력의 하나였다. 1907년 2월 대구에서 서상돈(1850~1913)과 김광제(1866~1920), 윤필오(1860~1924) 등이 시작했다. 신보는 국채보상운동의 중심지였다. 베델은 의연금을 보관하는 ‘국채보상지원금총합소’를 신보사에 설치하고 이 운동을 주도했다. 신보는 처음부터 이런 노력을 꾸준히 알리고 지원했다. 1907년 4월까지 4만여명이 참여했고 5월에는 모인 금액이 20만원에 달했다는 기록도 있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조선의 침략 정책을 사사건건 반대할 뿐 아니라 아예 조선 독립까지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베델의 행보에 대해 일본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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