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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터키, 카슈끄지 피살 증거 내놔라”

    터키 언론 “암살자 1명 사우디서 사망” 카슈끄지 “표현의 자유를” 마지막 칼럼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노골적으로 두둔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터키 정부에 ‘관련 증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카슈끄지가 손가락이 잘리는 고문을 당한 뒤 참수당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는 터키 친정부 매체의 보도와 관련해 “그것(음성파일)이 존재한다면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그게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회의적으로 말했다. 이는 사우디 왕실이 카슈끄지를 살해했다며 사우디와 미국을 동시에 압박하는 터키 정부에 제동을 걸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터키 정보당국이 불법적으로 수집한 정보를 자국 언론에 흘리면서 사우디와 미국을 모두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터키 경찰 감식반과 수사팀 10여명은 이날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 영사관저에 진입해 수색을 개시했다. 터키 경찰은 전날 오전 총영사관을 수색하고 당일 오후에 영사관저를 수색할 계획이었으나 사우디 측의 연기 요청으로 하루 미뤄졌다. 터키 당국이 사우디 총영사관에 이어 영사관저까지 수색하는 이유는 카슈끄지가 실종된 지난 2일 외교 번호판을 단 검은색 차량 여러 대가 영사관저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카슈끄지의 시신이 영사관저로 옮겨졌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무함마드 알오타이비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는 이미 귀국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카슈끄지가 실종된 당일 이스탄불을 다녀간 암살단 15명 중 1명인 마샬사드 알보스타니 사우디 공군 중위가 수상한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터키 친정부 일간 예니샤파크가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18일자에 카슈끄지가 실종 전 송고한 ‘아랍 세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는 제목의 마지막 칼럼을 게재했다. 카슈끄지는 이 칼럼에서 “아랍 세계가 외부 세력에 맞서기 위한 용도가 아닌 내부 권력투쟁을 위한 도구로서 ‘철의 장막’을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언론인 피살 의혹에서 가장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주체는 터키로 평가된다. 미국·터키의 관계 악화로 급락했던 터키 리라화 가치는 카슈끄지 피살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달러당 6.13리라 선에서 5.6리라 내외로 10% 가까이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터키 정부가 주도권을 쥐는 상황이 최근 미국인 목사 석방과 맞물려 결국 미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KISDI ‘제6회 한국미디어패널 학술대회’ 10월 19일 개최

    ‘한국미디어패널조사’ 자료로 다양한 연구성과 도출미디어·경제·경영·행정·통계 등 분야 연구자 참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김대희)은 10월 19일 ‘제6회 한국미디어패널 학술대회’를 양재동 스포타임에서 개최한다. 한국미디어패널 학술대회는 2010년부터 시작된 한국미디어패널조사의 원시자료를 관련 학계, 연구기관, 산업계와 정책당국에 제공하고 그 연구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다. 2010년부터 시작한 한국미디어패널조사는 가구와 개인을 대상으로 미디어 이용 변화양상을 조사한 것으로, 방송, 미디어를 연구하는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귀중한 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 여섯번째 학술대회는 세대별 미디어 이용과 삶의 만족도, 미디어 이용의 공간성, 패널데이터 분석방법론, 미디어 이용과 소비, 정치참여와 미디어, 온라인 참여와 프라이버시 등을 주제로 준비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일반논문 14편과 대학원생 수상논문 2편 등 총 16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주제별로 방송미디어학, 경제학, 행정학, 경영학, 통계학, 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발표에 참여해 미디어 분야에 대한 다각적인 관점과 주제의 실증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사우디 눈치 보기/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우디 눈치 보기/황성기 논설위원

    2006년 12월 영국 정부는 다국적 군수업체 BAE시스템스의 뇌물 증여 수사를 중단한다고 발표한다. BAE는 1980년대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총액 430억 파운드(약 64조원)어치의 무기를 팔면서 사우디 왕자 등에게 1억 달러 이상의 뇌물을 준 의혹을 받았다. 2003년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하면서 당국이 수사에 착수한다. 당시 토니 블레어 총리는 “사우디는 테러나 중동 정세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나라로 수사가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익에 반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석유와 무기)와 중동, 국익이라는 세 키워드가 사건을 유야무야로 만들었다.2000년 11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주모자로 영국인 윌리엄 샘프슨을 비롯한 다수의 외국인이 체포된다. 이들은 사형을 선고받지만 각국 정부의 노력으로 2004년 전원 석방된다. 샘프슨은 고문과 부당 감금 등의 혐의로 사우디 정부를 상대로 영국에서 소송을 일으키지만, 대법원에서 소송할 권리가 없다며 기각한다. 이 또한 사우디를 배려하고 국익을 고려한, 우리의 ‘사법 농단’과 닮은 영국 법원의 결정이다.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의혹이 이목을 끈다. 터키 출신의 약혼녀와 결혼하기 위해 지난 2일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로 행적이 묘연하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아 현재로선 정확히 ‘카슈끄지 행방불명 사건’이다. 터키 언론은 영사관에서 사우디 정보요원에 의해 토막 살해됐다고 보도한다. 하지만 사우디, 터키, 미국 등의 얼키고설킨 이해관계로 진상이 밝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터키의 발 빠른 대처가 눈에 띈다. 간첩 혐의로 2년간 구금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를 불러온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지난 12일 석방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를 방문한 직후 사우디와 공동수사팀도 꾸린 터키다. 미국의 환심도 사고, 사우디와 협조도 하는 절묘한 카드다. 트럼프는 시시각각 말을 바꾸고 있다. 처음에 “엄벌에 처해야 한다”더니, 지난해 계약한 1100억 달러(약 123조원)어치의 무기 판매가 어른거렸던지 “계약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미 언론들은 “암살 아닌 심문 중 사고사”로 관계국이 말을 맞췄다고 비아냥거린다. 영국을 비롯한 선진 7개국 외교장관들이 사우디에 투명성 있는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지만, 시늉에 불과하다는 느낌이다. 사우디 정부가 이 사건을 들먹거리며 압박하면 보복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막대한 오일 달러를 앞세워 투자를 취소하는 행동에도 나섰다. 국제사회의 사우디 눈치 보기가 어디까지 이를지 우울하다. marry04@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80권 넘는 책, 쌓아만 둬도 아이 머리 좋아져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80권 넘는 책, 쌓아만 둬도 아이 머리 좋아져요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렇지만 책 읽기보다는 책장 가득 책을 쌓아 놓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책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을 ‘장서가’(藏書家)라고 부릅니다. 어떤 형태로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장서가를 보며 부러워하지만 내심 ‘저 책들을 다 읽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렇게 책을 쌓아 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호주와 미국 연구진이 책을 단지 집 안 가득 쌓아 놓는 것만으로도 지적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호주국립대 사회학과, 미국 네바다대 응용통계학과와 국제통계센터 공동연구진은 집에 책이 많이 있는 것만으로도 교육 성취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책은 읽는 사람에게만 도움이 된다는 통념을 깨고 책의 존재만으로도 학업성적이 오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사회학 및 통계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회과학 연구’ 최신호(2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1개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언어 능력, 일상 속 수학 문제 해결 능력, 컴퓨터 조작관련 능력 3개 지표를 조사하는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2011~15년 결과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25~65세 성인남녀 16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PIAAC는 시험에 앞서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집에 책이 얼마나 있었는지 등을 묻는 환경 설문 조사도 실시합니다. 연구팀은 시험 결과와 이 환경 설문 조사를 비교 분석한 것입니다. 그 결과 어린 시절 집에 책이 많이 있는 분위기에서 자란 성인들의 언어 능력, 수학 능력, 컴퓨터 활용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학창시절 학업성적도 집에 있는 장서의 규모와 정비례한다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집에 쌓여 있는 책들을 읽지 않았더라도 단지 책이 “있었다”는 기억만으로도 인지능력과 학업성취도가 향상된다는 말이지요. 연구팀은 책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자란 성인들은 읽고 쓰는 문해력, 수리력, 컴퓨터 활용 능력이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정에 있는 장서의 규모는 80~350권 이상이어야 교육 성취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특히 고소득층 가정보다 저소득층 가정에서 책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이 학업 성적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밝히고 있습니다. 연구를 이끈 요하나 시코라 호주국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규 교육은 제대로 받지 못했더라도 책으로 둘러싸인 집에서 자란 10대 청소년들은 책이 별로 없는 환경에서 자란 대학 졸업생만큼이나 지적 수준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독일 성직자 토마스 아 켐피스(1380~1471)는 “내가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사실 책이 가득한 곳에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밖에 없겠지요. 책 읽는 데 좋은 때가 따로 있겠냐마는 흔히 얘기하듯 ‘독서의 계절’ 가을이 됐습니다. 더군다나 올해는 정부가 정한 ‘책의 해’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보이는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 소식을 잠시 뒤로 미뤄 두고 아이들과 함께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함께 고르고 평소 읽고 싶었던 소설이나 시집을 집어 드는 것은 어떨까요. edmondy@seoul.co.kr
  • ‘동덕여대 알몸사진’ 20대 영장 기각…法 “도망 염려 없어”

    ‘동덕여대 알몸사진’ 20대 영장 기각…法 “도망 염려 없어”

    20대男 석방···경찰 “영장 재신청 검토”동덕여대 캠퍼스 등에서 나체 사진을 찍어 올린 혐의(음란물 유포·주거침입)를 받는 20대 남성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이 남성은 이날 석방됐다. 김병수 서울북부지법 영장전담 장판사는 17일 이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27)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재신청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피의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있고, 관련 증거들이 모두 확보돼 있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다”며 “범죄 전력이 없고, 주거가 일정하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사유를 들었다.앞서 박씨는 지난 6일 오후 1시15분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대학원 3층 강의동과 여자 화장실 앞에서 발가벗은 채 음란행위 하는 모습을 찍고, 같은 날 오후 6시쯤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올린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다. 박씨는 주말을 맞아 동덕여대에서 열리는 민간자격증 갱신 교육을 들으러 갔다가 여대라는 특성 때문에 갑자기 성적 욕구가 생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SNS에서 노출 사진을 검색하던 중 ‘야외 노출’ 사진을 접하며 성적 만족을 느끼게 됐으며 이후 자신의 음란행위를 직접 촬영·게시해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는 것에 희열을 느끼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박씨가 지난해 9월부터 동덕여대 외 다른 장소에서 알몸으로 사진·영상을 찍어 SNS에 올린 것 역시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영장에 이를 써넣었으나 구속에는 이르지 못했다.지난해 7월 개설한 박씨의 트위터 계정에는 백화점 화장실, 공원, 서울의 한 세무서 앞, 지하철역 근처에서 촬영한 사진 등 총 63건의 게시물이 올라왔었다. 박씨의 계정은 트위터 운영 원칙 위반을 이유로 일시 정지됐다. 경찰은 미국 트위터 본사에서 박씨의 로그 정보 등을 넘겨받아 국내 포털 사이트와 통신사 등을 상대로 박씨의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서울 종암경찰서는 이날 “법원의 기각 사유와 수사기록을 검토한 뒤 영장 재신청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변희재 보석청구 기각…구속 상태서 재판받아야

    변희재 보석청구 기각…구속 상태서 재판받아야

    최순실씨의 태블릿PC 관련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 언론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변희재씨의 보석 청구가 기각됐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주영 판사는 변희재씨가 낸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청구를 기각했다. 이로써 변희재씨는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변희재씨는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손석희의 저주’라는 책과 미디어워치 기사를 통해 JTBC가 ‘국정농단 사건’의 태블릿PC를 더블루K 사무실 책상 서랍이 아닌 다른 경로로 불법 취득하고, 최순실씨 소유로 조작해 방송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 등을 받는다. 변희재씨는 미디어워치의 공동 창간자 중 1명이다. 변희재씨는 이달 15일 열린 보석 심문에서 “최대한 저를 방어하고 제 주장을 입증할 기회를 얻고 싶다”면서 “남이 준비해 온 재판에 따라서 판결을 받았을 때 ‘내가 책임질 수 있는지’ 자신이 없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구치소에서 받는 정보는 제한돼 있고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제가 주도할 수 없는 재판이 됐다”면서 “(다음 기일에 나서는) 핵심 증인도 제가 주도하지 못하면 제 방어권은 박탈된다”고 석방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이에 검찰은 “태블릿PC 조작이 마치 사실로 밝혀졌거나 피해자들이 위증한 것처럼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광고도 게재하고 있고, 피해자를 위협하거나 조롱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태블릿PC 의혹은 모두 근거 없는 추측임이 확인됐음에도 새로운 의혹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반성이나 진심 어린 사과 없이 심각한 명예훼손이 계속되고 있어 2차 피해 우려가 여전하다”고 반박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책 안읽고 쌓아두는 것만으로도 생기는 놀라운 효과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책 안읽고 쌓아두는 것만으로도 생기는 놀라운 효과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렇지만 책 읽기보다는 책장 가득 책을 쌓아놓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책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을 ‘장서가’(藏書家)라고 부릅니다. 어떤 형태로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장서가를 보며 부러워하지만 내심 ‘저 책들을 다 읽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렇게 책을 쌓아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호주와 미국 연구진이 책을 단지 집안 가득 쌓아놓는 것만으로도 지적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호주국립대 사회학과, 미국 네바다대 응용통계학과와 국제통계센터 공동연구진은 집에 책이 많이 있는 것만으로도 교육 성취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책은 읽는 사람에게만 도움이 된다는 통념을 깨고 책의 존재만으로도 학업성적이 오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사회학 및 통계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회과학 연구’ 최신호(2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1개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언어 능력, 일상 속 수학 문제 해결 능력, 컴퓨터 조작관련 능력 3개 지표를 조사하는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2011~15년 결과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25~65세 성인남녀 16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PIAAC는 시험에 앞서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집에 책이 얼마나 있었는지 등을 묻는 환경 설문 조사도 실시합니다. 연구팀은 시험 결과와 이 환경 설문 조사를 비교 분석한 것입니다. 그 결과 어린 시절 집에 책이 많이 있는 분위기에서 자란 성인들의 언어능력, 수학능력, 컴퓨터 활용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학창시절 학업성적도 집에 있는 장서의 규모와 정비례한다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집에 쌓여있는 책들을 읽지 않았더라도 단지 책이 “있었다”는 기억만으로도 인지능력과 학업성취도가 향상된다는 말이지요. 연구팀은 책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자란 성인들은 읽고 쓰는 문해력, 수리력, 컴퓨터 활용 능력이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정에 있는 장서의 규모는 80~350권 이상이어야 교육성취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특히 고소득층 가정보다 저소득층 가정에서 책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이 학업 성적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밝히고 있습니다. 연구를 이끈 요하나 시코라 호주국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규 교육은 제대로 받지 못했더라도 책으로 둘러싸인 집에서 자란 10대 청소년들은 책이 별로 없는 환경에서 자란 대학 졸업생만큼이나 지적 수준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독일 성직자 토마스 아 켐피스(1380~1471)는 “내가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사실 책이 가득한 곳에 있다보면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밖에 없겠지요. 책 읽는 데 좋은 때가 따로 있겠냐마는 흔히 얘기하듯 ‘독서의 계절’ 가을이 됐습니다. 더군다나 올해는 정부가 정한 ‘책의 해’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보이는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 소식을 잠시 뒤로 미뤄두고 아이들과 함께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함께 고르고 평소 읽고 싶었던 소설이나 시집을 집어드는 것은 어떨까요. edmondy@seoul.co.kr
  • [부마항쟁 39주년] “역사 앞에 부끄럽다…기억 않고 기록 않는 부마의 함성과 열정”

    [부마항쟁 39주년] “역사 앞에 부끄럽다…기억 않고 기록 않는 부마의 함성과 열정”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이정표는 1960년 4·19혁명에서 시작해 1979년 부마(부산+마산)항쟁,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10항쟁을 거쳐 촛불혁명으로 완결됐습니다. 이 가운데 부마항쟁만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습니다. 이제라도 그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진상 조사와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지방자치 4선인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16일 부마항쟁 39주년을 앞둔 지난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항쟁은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유신 독재에 맞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이다. 학생들이 선도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박정희 정권의 몰락을 이끈 민중항쟁인데도 전두환 시대와 함께 독재의 사슬을 끊지 못해 진정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유 구청장은 4대 민주항쟁 중 유일하게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지 않는 등 관심과 평가가 미흡하다며 항쟁에 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제도적 과제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답을 통해 과제를 짚어 봤다.→항쟁 발발 계기는. -5·16 군사쿠데타로 최고 권력을 쥔 박정희 정권은 영구 집권을 위해 1972년 유신체제를 선포한 뒤 긴급조치를 수시로 발동해 민주 인사를 탄압하는 등 탄압 정치를 이어 갔다. 그러던 중 당시 야당인 신민당 김영삼 총재가 YH여성노동자 신민당사 농성 사건에 대해 외신과 인터뷰하면서 유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1979년 10월 4일 국회에서 제명되자 ‘전제군주 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며 부산 지역 민심이 동요했다. 이를 기화로 10월 16일 부산대 학생 중심으로 독재 타도를 외치는 시위가 번지면서 10월 17일 부산 전역으로 번졌다. 물론 단순히 야당 총재 한 사람에 대한 국회의원 제명이나 야당 탄압에 대한 항거라기보다 오래 짓눌린 민주화에 대한 민중의 목마름이 분출된 것이다. →직접 시위대를 이끌었는데. -당시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2학년 복학생이었다. 학교 후문 100m 인근에 있던 내 하숙집은 학우들 사랑방이었다. 그곳에서 유신 독재의 부당성에 대해 토론과 비판을 하던 중 16일 부산대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고 동아대 학생들도 17일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 분위기를 달궜다. 오후 법학과, 행정학과, 정외과 2학년 합동 교련 수업 시작 전에 제가 단상에 올라 “청년 학도를 탄압하고 민주 인사를 구속하는 참상 앞에서 교련 수업이나 받을 게 아니라 운동장으로 함께 나가 시국과 인권 문제에 대해 토론하자”고 외쳤다. 금세 500~600명 이상으로 늘어 유신 철폐, 독재 타도 등 구호를 외쳤다. 그러자 경찰 진압대가 들어와 최루탄을 발사해 저녁 6시 남포동에서 다시 만나자며 흩어졌다. 그리고 저녁에 시가에서 시민들과 함께 시위를 벌였다. 0시(10월 18일)를 기해 부산 지역에 계엄령이 선포됐고 1058명이 경찰에 끌려갔다. 20일엔 위수령이 발동됐다.→시위 주도로 어떤 불이익을 받았나. -주동자로 찍혀 피신 생활을 하던 중 ‘10·26’으로 유신독재에 종지부를 찍었다. 항쟁을 직접 보고 충격을 받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손을 빌리긴 했지만, 철옹성 같던 유신체제를 무너뜨린 것은 사실상 부산과 마산의 시민, 그리고 우리 학생들이었다. 그러나 12·12사태가 발생했고 부산에서도 총 검거령이 내려져 다시 서울로 피신했으나 5·18민중항쟁으로 계엄이 확대됐다. 결국 도피 생활 7개월 만인 1980월 5월 28일 은신 중이던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 친구 집에서 체포된 뒤 부산 망미동 보안대로 끌려가 36일간 각종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 7월 2일 구속영장 집행으로 부산 제15헌병대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인간 이하의 참혹한 수감생활을 겪었다. 헌병대에서 다시 부산 사상구 학장교도소로 이감된 데 이어 군법회의를 통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마침내 석방됐지만 대학에서 제적돼 졸업장을 받는 데 12년이 걸렸다. →당시 함께 항쟁을 주도한 이들은. -헌병대 영창 한 막사에 40~50명 수용됐는데, 원래 있던 군인 죄수와 부마항쟁을 주도한 대학생 8명 등 20여명, 그리고 얼마 후 사회 폭력배들이 잡혀 왔다. 대학생은 부산대 조태원, 신재식, 정광민, 김종세, 김영, 이상경과 진주 경상대 김문규와 동아대 유덕열 등 8명이다. 조태원은 긴급조치로 이미 두 번 투옥된 바 있고, 신재식은 부산에서 사업을 한다. 정광민은 부마항쟁연구소장이다. 김영은 7~8년 복역했는데 김하기란 이름으로 소설을 쓴다. 김종세는 올해 초까지 부산민주공원 관장을 지냈다. 우리는 아직도 가끔 서로 안부를 묻고 연락을 한다.→DJ(김대중 전 대통령)와 노무현 정부 때도 부마항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이유는. -DJ가 1997년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JP(김종필 전 국무총리)와의 연대라는 한계에 부딪혔고, 이어진 노무현 정부는 각종 개혁 작업으로 탄핵 등 집권 초반부터 계속 흔들리면서 부마항쟁 재평가를 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지난해 10월 3년에 걸친 부마항쟁 진상조사 기간이 종료됐는데. -2010년 5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국가 기관으로 처음 부마항쟁 기간 중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인정한 바 있지만 전체 진상 규명은 이뤄지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부마항쟁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진상규명위가 형식적으로만 구성돼 제대로 활동하지 않았다. →잊지 말아야 할 부마항쟁의 의의는. -부마항쟁은 18년이나 이어진 군사독재정권을 끌어내린 민주화운동이다. 군부의 집권 야욕으로 곧장 민주화의 길로 나아가지 못하고 5·18항쟁이라는 참혹하면서도 위대한 시민항쟁으로 이어졌지만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에서 군사정권을 축출하는 투쟁을 본격적으로 시도했다는 점에 의미를 둔다. 8년 뒤 이어진 6월 항쟁으로 신군부가 항복 선언을 하면서 군사독재는 더이상 우리나라에 발붙일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조국 근대화라는 명분 아래 철저히 짓밟혀 온 노동자와 농민의 기본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요구를 전면에 내걸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항쟁 정신 계승을 위한 제도적 과제가 있다면.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 전문에 부마항쟁의 이념이 명시되는 등 역사적 의미를 올바로 각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에 더해 우선 항쟁 당시 자행된 인권 침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국가로부터 인권을 침해받았음에도 숨죽이고 살았던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등의 보상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4대 민중항쟁으로서의 역사적 의의를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조치가 따라야 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터키서 풀려난 목사, 트럼프 중간선거 구원투수 되나

    터키서 풀려난 목사, 트럼프 중간선거 구원투수 되나

    백악관서 브런슨 부부 환영…외교 치적 부각 터키 돌연 석방…트럼프 “몸값 거래 없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터키에 억류됐다 귀국한 앤드루 브런슨 목사 부부를 환영하는 행사를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고 이를 자신의 외교적 치적으로 부각시켰다. 1993년부터 터키에 체류한 브런슨 목사는 테러 단체를 지원한 혐의로 2016년 10월 투옥됐다. 그의 신병 문제는 미국과 터키 간 외교적 갈등을 넘어 경제적 보복으로 이어졌다. 터키 당국이 브런슨 목사를 돌연 석방하면서 11월 6일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공화당의 열세를 뒤집기 위해 그 대가로 ‘몸값’을 지불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석방된 브런슨 목사는 이날 낮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곧바로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브런슨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은 정말 우리를 위해 각별하게 싸워줬다. 당신이 취임한 순간부터 매우 애써준 것을 알고 있다”면서 석방 노력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4시간 만에 터키 감옥에서 백악관으로 오게 됐다. 나쁘지 않다”며 화답했다. 브런슨 목사가 “나와 우리 가족은 당신을 위해 자주 기도를 한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방에 있는 그 누구보다 내가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고 했고, 이에 브런슨 목사는 한쪽 무릎을 꿇고 트럼프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린 뒤 국정 운영 등을 위한 지혜를 달라며 기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앤드루 브런슨 목사가 귀환한 데 대해 터키와 어떠한 거래도 없었다”며 몸값 지불 의혹을 일축하고 “곧 미국과 터키 간의 좋은, 아마도 매우 좋은 관계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미국과 터키가 우리 두 동맹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협력을 계속하기를 희망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자국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두 배 인상한 미국의 보복 조치로 인해 리라화 폭락 등 경제 위기에 직면했던 터키가 대미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난을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곰탕집 성추행으로 구속된 남성 38일만에 보석 석방

    일명 ‘곰탕집 성추행’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 된 남성이 38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부산지법 형사3부(부장 문춘언)는 보석 심문에서 피고인 A씨의 보석 신청을 인용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8일 변호인을 통해 부산지법에 보석 신청서를 냈다. 법원의 보석 허가로 A씨는 지난달 5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지 38일 만에 풀려났다. A씨는 지난해 11월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모임 중 여성 엉덩이를 움켜잡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1심에서 초범인 A씨가 검찰의 벌금 300만원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받으며 법정구속 되자 A씨 아내가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려 알려졌다. 이후 범행 당시 폐쇄회로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추행 여부와 법원이 적정한 양형을 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A씨 항소심 첫 공판은 오는 26일 부산지법에서 열린다. 1심에서 A씨는 강제추행 혐의를 부인했고 피해 여성 역시 성추행을 당했다고 완강하게 주장했던 터라 항소심에서도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2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는 이번 유죄 판결을 두고 억울한 남성을 만들고 가정의 행복을 빼앗았다고 주장하는 남성들이 시위를 벌이고, 이를 ‘2차 가해’라고 비판하는 맞불 시위도 열릴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포토] ‘터키서 석방’ 앤드류 브런슨 목사, 트럼프를 위한 기도

    [포토] ‘터키서 석방’ 앤드류 브런슨 목사, 트럼프를 위한 기도

    앤드류 브런슨(왼쪽) 목사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백악관 비서실에서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있다. 앤드류 브런슨 목사는 2년 동안 테러 혐의로 터키에 구금되어 있었고 12일 터키 감옥에서 석방 된 후 13일 미국에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곰탕집 성추행’ 남성, 38일 만에 보석 석방…26일 항소심

    ‘곰탕집 성추행’ 남성, 38일 만에 보석 석방…26일 항소심

    일명 ‘곰탕집 성추행’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된 남성이 38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부산지법 형사3부(부장 문춘언)는 12일 열린 보석 심문에서 피고인 A씨의 보석 신청을 인용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8일 변호인을 통해 부산지법에 보석신청서를 냈다. 법원의 보석 허가로 A씨는 지난달 5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지 38일 만에 석방됐다. A씨는 지난해 11월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모임 중 다른 일행의 여성 엉덩이를 움켜잡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1심에서 초범인 A씨가 검찰의 벌금 300만원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법정구속되자 아내가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리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후 범행 당시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A씨가 정말로 추행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와 법원이 적정한 양형을 내렸는지를 두고 사회적인 논란이 일었다. 남편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A씨 아내의 국민청언에 33만명이 넘는 국민이 참여했고, 청와대는 “A씨가 항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A씨는 1심에서 강제추행 혐의를 부인했고, 피해 여성은 추행을 당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26일 부산지법에서 열릴 항소심 첫 공판에서도 치열한 진실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는 이번 유죄 판결을 두고 억울한 남성을 만들고 가정의 행복을 빼앗았다고 주장하는 남성들이 시위를 벌이고, 이를 ‘2차 가해’라고 비판하는 맞불 시위도 열릴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씨줄날줄]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이종락 논설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11월 6일 중간선거 이후에 개최할 것이라면서 장소로는 3~4곳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에는 미국과 북한 땅에서 많은 회담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당장 열리는 2차 회담의 제3국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립적 색채가 강한 제3국 개최가 유력한 가운데 1차 회담 장소였던 싱가포르가 배제된 만큼 아시아보다 유럽 지역을 선호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9일 유력 후보지로 스위스 제네바와 스웨덴 스톡홀름, 노르웨이 오슬로, 몽골 울란바토르 등 아홉 곳을 후보지로 거론했다. 제네바는 1994년 북·미 간 ‘제네바 합의’를 도출한 역사의 장소이고, 북한 대표부가 있어 회담 준비가 용이하다. 1985년 레이건 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이 냉전 종식을 선언한 ‘제네바 미·소 정상회담’의 장소이기도 하다. 스톡홀름도 북한 대사관이 있는 데다 그동안 남·북·미가 참여한 반관반민(1.5트랙) 대화가 여러 차례 이뤄졌다. 일본과 북한이 2014년 납치 피해자 재조사 등을 포함한 스톡홀름 합의를 한 곳이다. 오슬로는 북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 문제를 논의했던 곳이다. 굳이 아시아에서 한다면 북·미와 각별한 외교 관계인 몽골의 울란바토르가 유력해 보인다. 여기에다 일본도 도쿄가 아닌 휴양지 중 한 곳으로 회담 장소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2016년 5월 정상회담은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렸다. 일본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자연스럽게 김 위원장과 아베 총리 간 북·일 정상회담도 개최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도시들과 비교해 상징성을 고려한다면 판문점만 한 장소가 없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최근 미국 내 한반도 문제 전문가 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판문점이 가장 적절한 곳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공적을 남한테 넘기기 싫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어 문재인 대통령을 부각시키는 일은 꺼릴 것이라는 관측은 있으나 대승적으로 생각할 일이다. 2차 회담에서는 종전선언은 물론 1차 북·미 정상회담의 4가지 합의를 구체화해야 하고, 비핵화 시간표에 합의해야 한다. 맞교환할 비핵화와 체제보장 조치도 진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종전선언 불참 의사를 밝힌 마당에 남과 북, 미국의 종전선언이 정전의 땅 판문점에서 이뤄지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檢, 게임기 조작 감정 신청, 불리한 결과 나오자 배제…126일간 억울한 옥살이만

    “게임기 50대 중 1대만 감정한 것인데, 어떻게 그 결과를 전체 게임기에 적용할 수 있나. 그래서 재판 증거로 내지 않은 것이다.” 성인게임장을 운영하던 현모(39)씨를 게임기 불법 개조 혐의로 기소하면서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게임기 조작 감정서’를 재판에 내지 않은 검찰은 증거 누락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경찰에 이 감정을 받으라고 수사지휘를 내린 장본인이 검찰이었다. 현씨 혐의를 밝힐 물증을 확보하려고 감정을 받았지만 ‘게임기 조작이 없었다’는 내용으로 피의자에게 유리한 감정 결과가 나오자, 검찰이 이 감정서를 재판에 낼 증거로 쓰지 않은 것이다. 대신 검찰은 “게임기가 조작됐다”는 주변 진술을 모아 현씨를 기소했다. ●검찰 입맛대로 증거 제출 ·누락 2014년 8월 구속기소됐던 현씨는 무죄 선고가 난 1심 재판 중 법원 직권으로 보석 석방되기까지 126일 동안 구금됐다.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던 공범은 항소심에 가서야 감정서 덕에 풀려났다. 1심은 물론 2심에서도 검찰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고, 항소심 재판부는 직권으로 감정서에 대한 사실조회 결정을 내렸다. ●무죄 선고 뒤 국가손배소… 원고 일부 승소 무죄 선고 뒤 현씨는 객관의무를 다하지 못한 검찰의 책임을 묻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약 1억 4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6단독 신상렬 판사는 지난 7월 “피고는 원고에게 26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구금된 동안 영업 피해에 2000만원의 위자료를 더한 금액으로 민·형사 소송에 들어간 변호사 비용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청구 금액의 5분의1에도 못 미친다. 현씨 측은 배상액이 적다며 항소했는데, 국가도 항소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정석원 집행유예 2년 “여행 중 호기심에 의한 일회성 투약”

    정석원 집행유예 2년 “여행 중 호기심에 의한 일회성 투약”

    필로폰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정석원(33)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병철 부장판사)는 1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석원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정석원과 함께 기소된 김모 씨 등 2명에게도 같은 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마약류 관련 범죄는 개인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뿐 아니라 국민 보건을 해치고 다른 범죄를 유발한다”며 “사회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마약류 투약 행위는 해외여행 중 호기심에 의한 일회성 투약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마약 관련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석원은 지난 2월 초 호주 멜버른의 한 클럽에서 고등학교 동창생 등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같은달 8일 호주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던 중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정석원은 당시 조사 과정에서 “호기심이었다”며 혐의를 시인했으며, 경찰은 정석원이 단순투약이고 초범인 점을 감안해 다음날인 2월 9일 석방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성폭력범도 가석방…교도소 과밀화 때문

    성폭력범도 가석방…교도소 과밀화 때문

    최근 교도소 과밀화로 인해 가석방 출소자가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부터는 성폭력 사범도 가석방됐다.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가석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석방자는 8275명으로 5394명을 가석방한 2014년 이후 3년간 53.4%가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가석방 인원은 5451명으로 연말까지 가면 지난해(8275명)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가석방 인원은 총 3만7985명으로 절도와 사기범이 2만 677명(54%)로 가장 많았다. 교통범죄(11%), 병역법 위반(7%), 폭력(6%)이 뒤를 이었다. 살인(1851명), 강도(1282명) 등 강력범죄자도 8%를 차지했다. 지난해부터는 성폭력범 가석방자도 4명 있었다.  형기의 61~70%를 채우고 가석방된 출소자는 2013~2016년에는 합계 3명에 그쳤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18명과 20명으로 대폭 늘었다. 가석방자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 법무부는 수용시설의 과밀화 해소를 위해 모범 수형자나 사회적 약자 및 생계형 범죄자 등에 대한 가석방 심사기준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채 의원은 “수용시설의 과밀화 해소를 위해 재범 위험이 큰 성폭력 사범까지 가석방하는 것이 국민의 안전보호 차원에서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재벌 총수나 주요 정치인들이 대부분 1인실에서 생활하는 사실도 밝혀졌다. 채 의원은 “수용자 인권 보장은 필요하지만 권력층은 대부분 1인실에서 이른바 ‘황제수감’ 생활을 하는 문제부터 개선해 공정한 형 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분단의 시간을 넘어 돌아오다- 통영 윤이상 기념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분단의 시간을 넘어 돌아오다- 통영 윤이상 기념관

    “나의 아이들아, 나는 스파이가 아니다.” 1969년 윤이상(1917-1995)은 고문실 유리재떨이로 숨을 끊고자 하였다. 머리가 터져 흘러내린 피로 벽에 유언을 적는다. 자살은 실패한다. 동백림 사건, 혹은 동베를린 사건이라고 불리는 간첩단 사건을 1967년 7월 8일 중앙정보부에서 발표한다. 말인즉슨 194명의 독일, 프랑스의 한국인 유학생들이 동베를린의 북한 대사관과 평양을 넘나들며 간첩교육을 받았다는 것이다. 처음 사형 선고를 받았던 윤이상은 1967년 12월 13일 1차 공판에서 무기징역, 재심·삼심에서 감형을 받은 뒤 1969년 2월 25일 대통령 특사로 석방된다. 이후 그는 조국을 떠났다. 그리고 살아서는 고향땅을 밟지 못했다. 죽어서야 맡을 수 있었던 고향의 바다 내음. 2018년 대한민국은 그를 품었다. 통영의 윤이상 기념관이다. 1970년대 유럽에서 윤이상은 이미 세계적인 음악가였으며 생존하는 유럽 5대 작곡가로 꼽힐 정도였다. 윤이상 음악의 시작은 1959년 다름슈타트(Darmstadt)에서 초연한 <일곱 악기를 위한 음악>이었는데 이 공연이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유럽 현대음악계에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는다. 그는 동양 음악의 특징인 '주요음(Hauptton)' 기법과 주요음향 (Hauptklang) 기법을 도입하였는데, 이런 방식은 점과 점의 연결을 기본으로 하는 서양 음악과는 달랐다. 한자(漢字)의 획과 부수 개념을 응용한 음의 굵기로 높낮이를 조절하는 그의 음악적 세계는 한계에 다다른 서양 음악 에 새로운 지평을 넓혀준다. 그가 1966년 도나우에싱엔(Donaueschingen) 음악제에서 발표한 <예악>의 '주요음' 기법은 기존 서양 음악 세계에서는 크나큰 충격 그 자체였다. 이후 윤이상은 1969년부터 1970년까지 하노버 음악대학에서 1977년부터 1987년까지는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후학들을 양성하였다. 수상경력도 화려해서 1988년 독일연방공화국 대공로훈장, 1992년 함부르크 자유예술원 공로상, 1995년 괴테 메달까지 받은 그였지만 조국은 냉정하였다. 대한민국은 그가 작곡한 음악의 국내 연주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결국 1995년 11월 3일 폐렴으로 생을 마감한 윤이상은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안장되었다. 23년이 지난다. 2018년 3월 20일 통영 국제 음악당 언덕에 그의 유해는 조용히 이장된다. 그리워하던 통영의 푸른 바다를 맘껏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고단한 생과 사의 이력이 고향에서 끝을 맺었다. 현재 윤이상 기념공원 1층과 2층에 마련된 전시실에는 윤이상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그가 작곡하던 방을 본 뜬 공간과 생전에 사용하던 유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인간 윤이상을 만날 수 있고 진본 악보와 악기를 비롯한 귀중한 전시품들을 통해 음악가 윤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야외에는 기념비와 아울러 호수 및 정원, 야외 공연장이 마련되어 있어 윤이상 기념공원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작은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윤이상 기념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통영을 들러 시간이 넉넉히 남는다면 2. 누구와 함께? - 가족, 혼자라도 3. 가는 방법은? - 경남 통영시 중앙로 27(도천동 150-4)/644-1210(055) 윤이상 기념공원 내 4. 감탄하는 점은? - 윤이상의 진품 유물들, 악보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조용한 곳이다. 아직은. 6. 꼭 봐야할 장소는? - 전시관 2층에 마련된 윤이상 선생의 유품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알쓸신잡의 ‘분소식당’, 멍게비빔밥 ‘대풍관’, 물회 ‘통영해물가’, 복어 ‘만성복집’, 시래기국 ‘원조시락국’, 해물뚝배기 ‘통영식도락’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timf.org/memorial/submain_memorial.do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 박경리 문학관, 스카이루지, 케이블카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이념과 분단의 시간을 넘어 예술의 혼을 불태운 순수한 인간으로서의 삶이 남아 있는 곳.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힘없는 사람만 잡나”… 역풍에 날아간 ‘풍등 수사’

    “힘없는 사람만 잡나”… 역풍에 날아간 ‘풍등 수사’

    檢, 경찰 구속영장 신청 두 차례 반려 “인과관계 불충분…중실화죄 적용 무리” 김부겸 장관 “한 사람에 책임 전가” 사과검찰이 풍등을 날려 경기 고양시의 저유소에 화재를 낸 혐의를 받는 스리랑카 국적 A(27)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기로 10일 결정했다. 앞서 경기 고양경찰서는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쯤 A씨를 긴급체포해 9일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한 차례 반려되자 이날 오후 재신청했다. 검찰의 결정으로 A씨는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48시간 만에 풀려났다. A씨는 석방 직후 취재진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머리 숙여 인사했다. 검찰이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한 것은 현재까지 수사 진행 상황에서 중실화죄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영장을 검토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의 신호철 차장검사는 “중실화는 중대한 과실로 화재가 났다는 것인데, 풍등을 날린 것과 저유소 화재의 인과관계에 대한 소명이 충분치 않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일단 경찰은 A씨를 출국금지시키고 불구속 상태로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이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누리꾼들은 “힘없는 외국인 노동자를 희생양 삼아 거대 민영기업인 대한송유관공사의 관리 부실 책임을 덮으려는 것 아니냐”고 분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40여건 올라왔다.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행안부 국감에서 “원인에 대한 근본 분석이 없이 졸속으로 외국인 노동자 한 분한테 책임을 다 (떠넘겼다)”라고 사과했다. 중실화죄는 벌금 1500만원 이하의 처벌을 받는 실화와 달리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 중범죄다. 고의에 가까운 수준의 과실이 있어야 ‘중대한 과실’로 인정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고의성이 없었더라도 화재 피해가 크다 보니 (경찰이)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중실화죄를 적용한 것 같다”면서 “A씨가 피우던 담배를 집어던진 것도 아닌데 지금 나온 정황만으로는 중대한 과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영희 변호사도 “중대한 과실은 ‘불이 붙을 수도 있겠다’는 수준의 인식이 있어야만 적용되는 것”이라며 “저유소가 주위에 있다는 걸 알고 풍등을 날렸다고 해도 큰불로 이어질 거란 생각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화에 가깝다”고 말했다. A씨의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최정규 변호사는 “실수로 풍등을 날렸다가 불이 난 걸 가지고 외국인 노동자를 구속한다는 것은 국제적인 망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보강 수사 결과에 따라 A씨가 중실화죄로 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고의성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풍등이 잔디밭에 떨어져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도 자리를 떴다면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심하다고 보고 중실화가 인정될 수 있다”고 봤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저유소 화재’ 스리랑카인에 동정여론…사고 보는 초점이 달랐다

    ‘저유소 화재’ 스리랑카인에 동정여론…사고 보는 초점이 달랐다

    경기 고양 저유소 화재를 일으킨 스리랑카인 A(27)씨에 대해 경찰이 재신청한 구속영장이 10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서 기각되면서 A씨는 유치장에서 풀려났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에서는 화재의 원인이 된 ‘풍등’을 날린 스리랑카인 A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지 말라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스리랑카인 노동자에게 죄를 뒤집어씌우지 마세요’, ‘스리랑카 노동자 구속하지 말아 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40여건을 초과했다. 최근 사회에 만연한 이주노동자와 난민에 대한 혐오적인 시선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건의 초점이 ‘이주민’이 아닌 ‘화재 사건’ 자체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피의자가 스리랑카인이라는 사실보다 어떻게 풍등을 날려서 불이 날 수가 있느냐는 점에 시선을 두면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유소 화재로 43억원의 재산이 손실된 책임을 A씨에게만 돌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화재 발생 당시 저유소에 6명의 당직자가 있었으나 약 18분간 화재 발생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등 구조적으로 문제가 내재돼 있었다는 것이다. A씨는 지난 7일 오전 10시 34분쯤 고양 덕양구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인근 강매터널 공사장에서 풍등을 날려 화재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전날 인근 초등학교 캠프 행사에서 날린 풍등을 주워 호기심에 불을 붙여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날린 풍등은 휘발유 탱크 옆 잔디에 떨어져 연기를 일으켰고 이어 저유탱크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A씨가 석방되면서 경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경찰은 A씨를 출국금지 조치한 뒤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기북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인력을 지원, 수사팀을 확대해 대한송유관공사 측의 과실에 대해 본격 수사할 계획이다. 한편 긴급체포 48시간 만에 풀려난 A씨는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 앞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 한국어로 연신 “고맙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현재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저유소가 있는 걸 몰랐느냐”는 질문에만 “예”라고 짧게 대답했다. A씨의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최정규 변호사는 석방 소식에 “너무 당연한 결과”라면서 “실수로 풍등을 날렸다가 불이 난 걸 가지고 외국인 노동자를 구속한다는 것은 국제적인 망신”이라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신동빈 회장 복귀 첫날, 현안 보고 등 경영정상화 착수

    신동빈 회장 복귀 첫날, 현안 보고 등 경영정상화 착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출소 이후 첫 ‘공식 출근’을 하며 경영정상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신 회장은 8일 오전 9시 5분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8개월여 만에 석방된 신 회장은 지난 주말 이틀간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뒤 이날 곧바로 업무에 복귀했다.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1층 로비에서 마주친 취재진이 소회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질문했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18층 집무실로 향했다. 신 회장은 오전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해 이봉철 재무혁신실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 실장 등 롯데지주 주요 임원과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유통 등 4개 사업부문(BU) 부회장단과 만나 경영 현안을 보고받았다. 롯데 측에 따르면 신 회장은 임원들에게 “어려운 환경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사내 직원식당에서 임원들과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도 계열사별 사업 현안을 보고받았다. 신 회장이 복귀하면서 경영정상화 작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관계자는 “각종 해외사업 점검과 신규투자, 인수합병 검토 및 호텔롯데 상장과 지주사 전환 작업 마무리 등 그동안 최종 결정권자가 없는 상황에서 경영 시계가 멈춰 있었던 만큼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일단은 전반적인 사업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무죄가 아닌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난 만큼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펼치기 조심스러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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