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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TV 하이라이트]

    ●스포트라이트(MBC 오후 9시55분) 뉴스 스포트라이트의 특별 코너인 ‘탐사저널’ 취재가 우진에게 배당되자 우진은 순철과 함께 동대문을 찾아 일본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짝퉁 명품 쇼핑 현장을 취재한다. 한편, 순철은 만취상태로 경찰서에 복귀해서 팬티 차림으로 자다가 명성일보 여기자와 뜻하지 않은 시비에 얽힌다.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45분) 화려한 가수생활을 접고 훌쩍 파리유학을 떠나 13년 동안 고독과 싸우며 화폭에 열정을 담아왔다. 벌써 20년 넘게 화가의 길을 걷고 있지만, 사람들이 가수로 먼저 알아본다며 시원한 웃음을 짓는 수원대 정미조 교수가 낭독무대에 오른다.20세기 최고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가 남긴 말로 낭독무대를 연다.   ●물병자리(SBS 오전 8시30분) 태수를 만난 은서는 은영을 아직도 많이 사랑하느냐고 묻는다. 은서는 가진 것 하나 없어도 행복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태수는 자신이 은영을 예전의 은영으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은서를 만난 민호는 형인 민우와 은영 그리고 은서의 관계에 대해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한다.   ●60분-부모2.0(EBS 오전 10시) 걸음마도 지나치게 늦고 좀처럼 자기 표현도 하지 않는 재원이. 엄마는 그런 재원이에게 어떻게든 자극을 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같은 엄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원이의 반응 수준은 언제나 아쉽기만 하다. 김수연 아기발달 전문가와 함께 걸음마가 늦고 반응이 느린 아기의 양육법에 대해 알아본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드라마 ‘올인’의 실제 주인공 차민수. 최근 바둑계에는 차민수 4단이 화제다. 딸보다도 어린 여성 프로기사에게 파죽의 5연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세계 정상급의 포커선수, 프로기사, 대학교수, 사업가 등 팔색조처럼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자유인 차민수씨를 만나 그의 인생에 대해 들어본다.   ●환경스페셜(KBS1 오후 10시) 국내 최대 규모의 석면공장이 있었던 부산. 석면의 일차적 피해자는 석면공장의 근로자들이다. 다량의 석면이 사용된 조선소 근로자들 또한 서서히 석면의 피해자로 드러나고 있다. 석면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70∼80년대 우리나라 석면 근로자들의 작업 환경과 안전대책 수준을 짚어본다.
  • 2호선 방배역 석면 제거작업 착수

    서울시는 석면 피해 우려가 제기돼 온 2호선 방배역사의 석면 제거작업을 5월부터 3개월간 실시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하루평균 3만 4000여명이 이용하는 방배역은 승강장 천장 등에 석면을 함유한 회반죽(뿜칠)이 떨어져 내릴 수 있어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하철이 운행되지 않는 매일 오전 1∼5시 사이 작업구간에 칸막이를 설치해 완전 밀폐한 상태에서 석면 제거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또 작업장 안팎에 석면 누출 경보기 등을 설치해 공기 중 석면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권혁소 서울시 환경기획관은 “석면농도 분석 결과를 매일 현장에 게시해 작업기간 중에도 시민들이 안심하고 역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제거작업에 참여하는 근로자별 석면 농도도 매일 측정하게 된다.”고 밝혔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올해 라면의 대세는?…日서 라면정상회담

    세계라면정상회담(World Ramen Summit)이 오는 8~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다. 일본 마이니치와 산케이신문 등 주요언론은 “전 세계 인스턴트라면 톱 제조사들이 참가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각 국의 인기품목 등 다양한 정보가 공개 될 예정”이라고 7일 보도했다. 지난 1997년 일본 도쿄에서 처음으로 열린 세계라면정상회담은 2년에 한번씩 개최되는 ‘인스턴트 라면 컨퍼런스’로 각 국의 라면제조사들이 라면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 및 문제를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에는 고(故) 안도 모모후쿠가 오사카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라면 ‘치킨 즉석면’의 발매 50주년을 맞아 약 20개국 60개 제조업체가 모여든다. 특히 이번 회담은 ‘50년 뒤 인스턴트 라면의 바람직한 모습은’이라는 테마로 개최돼 자국의 인기품목과 시장현황을 발표하는 것 외에도 지구 온난화·음식 안전문제에 관해서도 논의한다. 정상회담의 의장인 닛신 식품의 안도 코우키 사장은 “이번 회담에서는 라면의 안전성과 원재료 가격상승 등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 집중 논의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인스턴트라면이 인류에게 어떻게 공헌할 수 있을 지 생각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스턴트라면은 현재 약 80개국에서 916억 개가 소비되고 있으며 연간 소비량은 중국(홍콩을 포함해서 467억 개)·인도네시아(140억 개)·일본(54억 개)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휴대전화 10년이상 쓰면 뇌종양 위험성 2배”

    “휴대전화 10년이상 쓰면 뇌종양 위험성 2배”

    휴대전화를 10년 이상 계속 사용할 경우 뇌종양에 걸릴 위험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2배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신경외과 전문의 비니 쿠라나 박사는 “휴대전화 사용과 뇌종양 사이의 분명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공개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30일 보도했다. 최근 뇌신경수술정보 웹사이트인 ‘뇌수술’에 게재된 이같은 연구결과에서 쿠라나 박사는 “휴대전화 업계와 각국 정부가 전자파 노출을 줄이기 위해 즉각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악성 뇌종양의 발생과 사망률은 앞으로 10년안에 전세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휴대전화의 위험이 흡연이나 석면보다 공중 보건에 더 넓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전세계적으로 흡연 인구보다 3배 많은 30억명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한 전망이다. 흡연으로 인한 전세계 사망자는 해마다 500만명 가량이다. 이와 관련, 프랑스는 올해 초 정부차원에서 어린이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경고했다. 독일 정부도 휴대전화 사용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유럽환경기구도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방사선 노출을 줄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쿠라나 박사는 지난 16년간 휴대전화의 영향에 대한 100여건의 연구를 진행하고 4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전문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구청장 현장브리핑] 맹정주 강남구청장 ‘글로벌 프라이드’

    [구청장 현장브리핑] 맹정주 강남구청장 ‘글로벌 프라이드’

    “주민 누구나 질 높은 공교육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사교육 1번지 강남구에 강력한 공교육 지원책을 펴 임기내 공교육 1번지로 변화시키겠습니다.”맹정주 강남구청장이 ‘강남구를 글로벌 교육·문화 1번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국내 최고의 ‘구세(區勢)’를 자랑하는 만큼 국내가 아닌 외국 유명도시들과 경쟁, 수준 높은 교육과 문화를 구민들이 접하도록 하자는 목표도 정했다. ‘글로벌 프라이드’ 사업에는 구청장의 의지와 구청 공무원들의 자부심이 어우러져 담겼다. ●공교육 1번지 선언 맹 구청장은 3일 “고액과외로 강남지역 학부모들의 허리가 휘어질 지경인데, 역으로 사교육의 첨병으로 오해받고 있다.”면서 공교육 1번지로 변신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우선 올해 교육보조금 예산을 105억원으로 편성했다.25개 자치구 중 최고액이다. 또 추가경정예산을 짤 때에는 최소한 150원을 더 지원한다는 복안도 세웠다. 예산 중에 55억원으로 108개 모든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의 낡은 냉·난방 설비를 교체한다.“강남의 학교는 무언가 다르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바꿀 계획이다. 또 30억원을 들여 30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원어민 영어교사 50명의 인건비, 관리비 등을 지원한다. 외국인 교사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다. 초등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와 함께 외국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영어체험센터는 6곳에서 10곳으로 늘어난다.‘방과후수업’ 학교도 9곳에서 12곳으로 많아진다. ●수준 높은 문화예술의 대중화 맹 구청장은 “공부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생이 더 잘한다.”면서 “교실이 몸에 해로운 석면 투성이라는 학부모들의 오해를 말끔히 없애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석면이 함유된 단열재 등을 사용한 학교에 대해 지속적으로 시설개선을 유도했다. 지난 달에 포이·압구정·대도·수서 등 4개 초등학교에서 2차례에 걸쳐 정밀검사를 한 결과, 석면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대학생은 구립 국제교육원에서 6단계의 집중영어교육을 받으면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최소 4학점 수강을 인정받는다. 저렴하게 미국 대학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셈이다. ●저소득층 가정엔 1:1 멘토링 지원 이와 함께 음악이나 미술에 자질이 있어도 가정형편 때문에 체계적인 예술교육을 받지 못하는 유치원생과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일대일 멘토링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 60명을 이달 말까지 선발한다. 학생들은 구청사에 마련된 ‘복도안 미술관’에서 운보 김기창 화백의 판화 등을 직접 눈으로 감상할 수 있다. 강남교향악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베토벤 교향곡 9개 전곡을 앨범으로 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맹 구청장은 “수준 높은 문화예술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다.”면서 “강남교향악단 단원, 미술가협회 회원, 음악·미술전공 자원봉사자 등이 저의 취지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줘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서울메트로 직원 11.7% 흉막이상

    국내 최초로 지하철 역사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석면 노출 건강영향평가 결과 서울 메트로 임직원 331명이 흉막이상 소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흉막이상 소견은 석면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흡연, 먼지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노동부는 9일 성균관 의대 김동일 교수팀에 의뢰해 서울 메트로 임직원 1만 300여명 가운데 석면 노출 가능성이 있는 2972명을 대상으로 건강영향평가를 실시한 결과 11.7%인 331명에게서 흉막이상 소견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상태가 심한 32명에 대해 흉부 CT 등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6명은 흉막반 소견자,1명은 소음영 소견자,3명은 흉부종괴 소견자로 판명됐다. 흉부종괴는 폐에 생긴 양성 또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김 교수팀은 “흉막반, 소음영, 흉부종괴 등은 개인 진료를 통해 치료의 필요성 유무를 판단해야 하나, 흉막반 및 소음영 자체가 질병소견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지하철 역사 근로자가 일반 건강진단 검진자보다 이상 소견자가 많은 것은 아니며 이상 소견자도 흡연이나 분진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17) 폐암

    [한국인의 질병] (17) 폐암

    1997년 방영된 인기 드라마 ‘의가형제’에서 외과의사 역을 맡은 배우 장동건을 문득 떠올려본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단 1개월의 생존 기간도 보장 받지 못하는 무서운 ‘폐암´을 다뤘다. 사실 국내 발병률 상위 10대 암 가운데 매년 1∼2위를 차지하는 것이 폐암이다. 하지만 폐암은 드라마에서 보이는 것처럼 증상이 단순하지 않다. 통증을 느끼는 수준을 넘어 마음대로 숨도 쉬지 못하게 하는 극한의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국립암센터의 조재일(54) 폐암센터장을 만나 폐암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생률이 높은 암은 ‘위암’이다. 하지만 치료가 잘 되지 않고 암세포의 확산 속도가 빠른 폐암은 연간 사망자수 면에서 매년 1위를 차지한다. 통계청의 ‘2005년 사망원인통계연보’에 따르면 이 해 폐암 사망자수는 1만 3805명에 달했다. 이는 2,3위인 위암(1만 990명), 간암(1만 962명) 사망자보다 3000여명 많고 4,5위인 대장암(6071명), 췌장암(3389명) 사망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폐암 환자가 많은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흡연자’가 많기 때문이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최대 80배까지 증가한다. 또 담배를 피우는 양이 많을수록, 일찍 흡연을 시작할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폐암 발병 위험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따라서 800만명에 달하는 흡연자뿐만 아니라 이들 주변에 있는 간접 흡연자도 이미 ‘예비 폐암 환자’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흡연은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의 95% 이상을 차지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외에도 건축 자재에 사용되는 석면을 비롯해 벤조피렌, 크롬 및 니켈혼합물, 비연소성 지방족 탄화수소 등의 공해 물질도 폐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유전 가능성도 높아, 가족 가운데 폐암 환자가 있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2∼3배 정도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폐암의 초기 증상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암세포가 확산되면 폐암 환자의 75%는 잦은 기침을 호소하지만 담배 때문이려니 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바닥에 눕기 어려울 정도의 호흡 곤란 증상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나타난다. 폐에 체액이 차오르는 ‘흉막 삼출’과 기도가 막히는 ‘상기도 폐색’이 원인이다. 초기 폐암 환자는 고통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암세포가 뼈로 전이되면 통증이 심해진다. 그러나 국내 의료진들은 암 통증 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잘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가슴 통증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외에 암세포가 상체 혈액 순환을 담당하는 상대정맥을 눌러 가슴 부위의 정맥이 돌출하거나 머리와 팔이 붓는 증상도 폐암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다. 폐암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역시 금연이다. 공해 물질을 피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지만 금연은 비교적 쉽게 실천할 수 있다. 또한 조기검진을 통해 암을 미리 발견하면 치료가 손쉬울 수 있다. 최근 들어 의료계가 권장하는 조기 검진 시기는 40세 이후이다. “종류에 따라 예후가 다르지만 발병 직후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폐암도 있어요.40세 이상 남녀라면 흉부 X선 촬영이나 객담 암세포 검사, 저선량 CT 검사 등을 통해 암세포 발생 여부를 주기적으로 관찰해야 하지요. 만약 흡연자라면 최소 1년에 1회 정도는 폐암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에 따라 크게 ‘비(非)소세포암’과 ‘소세포암’ 등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폐암을 굳이 두 가지 종류로 나누는 이유는 이들 암의 치료 성적이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치료를 받지 않은 소세포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1∼4개월에 불과할 만큼 치명적이다. 또 암세포가 빠른 속도로 자라기 때문에 수술을 받고 항암제를 투여해도 재발이 많다. 실제로 소세포암 환자의 2년 이상 생존율은 30%에도 못 미친다. 반면 비소세포암은 암세포의 성장 속도가 느리고 주변 장기로 침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1∼3기까지도 완치가 가능하다. 외부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되지 않았다면 절제 수술의 예후도 좋다. 따라서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는 높아진다. 비소세포암 환자가 전체 폐암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조기 검진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폐암 환자를 모두 통틀어 5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은 10% 수준입니다. 다른 암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죠. 그러나 폐암 1기 환자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5년 이상 생존율이 60∼80%에 육박합니다. 반면 폐의 외부로 암세포가 전이된 4기 환자는 생존율이 4%에 불과해요. 이런 차이를 잘 명심해야 됩니다.” 강한 항암제를 투여하려면 환자의 간이 건강해야 한다. 항암제를 투여하는 기간에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무리하게 복용하면 간이 손상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되도록 금하는 것이 좋다. 폐암은 특히 전이가 빠르기 때문에 치료와 관련된 모든 행동은 전문의와 상담을 거친 뒤에 진행해야 한다. “요즘에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확인한 뒤에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의료진의 설명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거나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인터넷부터 찾지 말고 의료진에게 물어보세요. 완치 희망이 있다면 의료진이 수술이라도 한 번 더 권하지 않겠습니까. 또 폐암에 대한 표준 치료법은 이미 수없이 많은 환자에게 검증된 절차이기 때문에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글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유명인들 누가 폐암 투병 중? 한 해에만 1만명이 넘는 사람이 폐암으로 진단 받는 만큼, 그 중에는 투병 중인 유명인들도 적지 않다. 원로 소설가 이청준(69)씨는 폐암 투병 와중에도 지난해 11월 신작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를 펴냈다. 대학 재학때부터 담배를 피워 폐에 종양이 생기는 원인 중 하나가 되게 했지만, 고통스러운 투병 기간 중에도 그의 창작 열기는 식지 않았다. 최근 한일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아 관심을 모은 김영작(67) 전 국민대 명예교수는 폐암을 완전히 극복하고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최근 일본 호세이대학에 초빙돼 다시 강단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암세포가 급속히 확산되는 폐암의 특성상 아쉽게 생을 마감한 이도 많다. 금연홍보대사로 활발하게 활동한 코미디언 이주일씨, 탤런트 이미경씨는 2002년과 2004년 각각 폐암으로 사망했다. 지난달 2일에는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송만기 전 현대자동차서비스(현대캐피탈) 감독이 항암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작심삼일 이기는 새해 금연법 폐암은 흡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담배만 멀리 해도 폐암의 발병 위험을 80∼9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그러나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할 경우 성공률은 5%에도 못 미친다. 폐암이 무서워 무작정 금연을 시도한 대부분의 애연가가 ‘작심삼일’에 그친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갤럽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해에 금연을 결심한 사람 10명 중 8명이 금연에 실패했다. 이 조사에서 금연에 실패한 사람 가운데 57%는 1주일만에,71%는 2주만에 금연을 포기했다. 보다 확실한 금연법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금연을 원한다면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서홍관 박사가 최근 발표한 ‘2008년 금연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금연법의 첫번째 원칙은 “금연 동기를 확실히 하라.”는 것. 왜 금연해야 하는지 절실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흡연의 유혹을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목표를 정하고 담배 살 돈을 저축하라.”는 것이다. 담뱃값을 저축해 자녀나 아내에게 작은 선물을 한다는 식의 목표를 정하는 행동을 말한다. 서 박사에 따르면 기상 후 스트레칭과 가벼운 산책, 녹차 한 잔도 금연을 유지하게끔 돕는다. 흡연자들은 공통적으로 눈 뜨자마자 담배를 찾거나 식후 담배의 유혹에 강하게 끌린다. 따라서 기상 후와 식후 5분 안에 금연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동원해야 한다. 담배 생각이 간절할 때는 ‘가족’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또 주변인에게 금연 중임을 선포하고, 금연 실패의 주범인 ‘음주’ 습관을 파악해 주량을 계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앞서 언급된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금연이 어렵다면 전문가의 상담과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습관적인 흡연은 개인의 기호나 습관이 아닌 ‘니코틴 중독’에 의해 지속되기 때문이다. 서 박사는 “금연에 다수 실패한 사람, 하루 한 갑 이상 흡연자, 기상 후 30분 이내에 담배를 찾는 사람은 심각한 니코틴 중독이 의심된다.”며 “이들은 의사의 상담을 받은 뒤 금연보조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슬레이트·단열재 2중 밀봉 폐기”

    슬레이트, 단열재 등 석면이 함유된 건축 폐기물의 관리가 크게 강화된다. 환경부는 석면 폐기물의 처리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의 개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30일 공포했다. 관계자는 “여지껏 석면 폐기물은 석면 함유 정도가 아닌 고형화 상태로만 지정폐기물 포함 여부가 결정됐기 때문에 가루로 날릴(비산) 염려가 없는 고체화된 석면 폐기물은 일반폐기물로 관리돼 왔다.”면서 “앞으로는 건축물 해체시 나오는 슬레이트 지붕이나 단열재 등 석면 함유 건축 폐기물도 지정폐기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지정폐기물로 분류된 폐석면은 고밀도 내수성 재질의 포대에 2중으로 밀봉해 보관, 운반되며 매립장 내에서도 별도의 구역에 매립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아울러 석면을 1% 이상 함유한 제품이나 이와 관련된 설비를 제거할 때 발생하는 폐기물은 모두 지정폐기물로 분류된다. 환경부는 석면이 포함된 건축물의 제거시 바닥에 깔아 놓는 비닐 시트나 방진 마스크, 작업복도 지정폐기물로 분류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태안 기름유출 피해 확신] 늑장 방제로 넋 잃은 漁心

    [태안 기름유출 피해 확신] 늑장 방제로 넋 잃은 漁心

    “방제선이 기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기름띠를 따라가기 바쁘니 이게 늑장대응이지 뭐야. 방제선이 어제만 들어왔어도 가로림만은 살릴 수 있었어.” “철새에 대한 2차 감염 대책이 없으니 불안 속에서 살 수 밖에 없어요. 천수만에 기름이 들이닥치는 것도 시간문제인데….” 태안 반도의 최북단이자 충남 최대의 양식업 밀집지역인 가로림만 어민들은 당국의 늑장 대처에 울분을 토했다. 당국은 사고 초기 가로림만까지 기름띠가 밀려 올라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도래지이자 태안 반도 최남단의 천수만 철새들은 시시각각 밀려오는 기름 냄새로 날갯짓이 한풀 꺾였다. 기름이 언제 급습할지 모르는 어민들은 아직까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정부의 무관심에 불안해 했다. 가로림만과 천수만의 한탄과 불안은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인간과 동물 생태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기름에 자신들의 터전을 내준 태안군 이원면 내리2구 만대마을 주민들은 10일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으나 역부족이었다. 자식처럼 키워온 굴껍데기에는 검은 기름이 가득 차 있었다. 최순옥(50·여)씨는 “지난 8일에 펜스만 쳤어도 막을 수 있었는데,9일 기름이 가로림만 안으로 흘러오자 그제서야 방제선들이 뒤따라 들어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씨는 “한 달에 두 번 있는 물살이 가장 센 사리 때인데 정부는 어떻게 가로림만이 안전하다고 발표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죽희(62·여)씨는 “기름이 붙은 굴을 집에서라도 먹을까 해서 비누로 닦았는데 검은 기름이 안 떨어졌다.”며 울먹였다. 김홍규(55)씨는 “뒤늦게 19대의 방제선이 들어와 유화제를 마구 뿌렸다.”면서 “어민 건강은 생각도 않느냐고 항의해도 막무가내였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 천수만 근처의 간월도리 어촌계장 안도근(57)씨는 9일 밤 가로림만에 다녀오고 나서부터 마음이 급해졌다. 그는 “손놓고 당한 가로림만을 보니 천수만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10일 어민들은 하루 종일 대책회의를 했지만 당국의 대책은 내려오지 않았다. 안씨는 “천수만은 안면대교 초입에 펜스를 치면 지형 특성상 기름 유입을 막을 수 있지만 정부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우선 시청에 흡착포라도 요구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굴을 내년 4월까지 계속 따야 하기 때문에 현재 피해가 없어도 몇 달 후 잔여 기름에 피해가 있을 수 있어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천수만은 철새도래지인 만큼 생태계의 2차 피해도 예상되지만 역시 대책이 없었다. 서산천수만철새기행발전위원회 문윤식(43) 사무국장은 “만리포 쪽에서 오염된 물고기와 새들이 생태계에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면서 “다른 새의 내장을 주로 먹는 갈매기나 맹금류가 기름 피해로 죽은 물고기나 새를 잡아 먹으면 그야말로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안 이경주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제일화학 석면피해자 실태조사

    노동부가 1990년대 초까지 국내 최대규모의 석면제품 생산공장이었던 제일화학(현 제일E&S) 근로자들에 대해 본격적인 석면피해 실태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6일 “10월말 국정감사에서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으로부터 부산 연산동 석면제조사업장에 대한 실태조사를 촉구받은 직후 제일화학 노동자들에 대한 추적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90년대 이후 직원명부만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국세청이나 근로복지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서도 관련 자료를 갖고 있지 않은 탓에 70∼80년대 일했던 노동자들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다행히 노동부는 지난 4일 국내 첫 석면피해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승소해 1억 6000여만원의 배상판결을 받은 고(故) 원점순씨의 남편 안병규(54)씨와 연락이 닿아 실태조사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부인과 함께 제일화학에서 4년여 동안 일했던 안씨는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애써 주려는 것은 고맙다.”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구제될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냐. 동료들과 연락해 최대한 많은 인원을 노동부에서 파악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석면피해에 대해 정부부처가 실태조사에 나선 것은 지난 7월 5개부처가 ‘석면관리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정부는 종합대책을 통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603억원을 투자해 석면의 원천적 차단, 공공건물·학교 등 민감시설과 다중이용시설 등의 석면사용 실태조사, 주요 석면관련 시설의 피해 및 건강영향 조사, 전문인력기관 육성 등 석면안전 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빠알간 해야, 온갖시름 안고가거라

    빠알간 해야, 온갖시름 안고가거라

    어느덧 2007년의 끝자락. 각 종 일정들로 빼곡했던 달력도 이제 한 장 남았다. 지난 시간을 반추하며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내야 할 때다. 올 1월 1일 오전 7시 26분 경상북도 독도에서 떠오른 2007년의 해는 31일 오후 5시37분 전라남도 흑산도의 바다속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1년동안 동고동락했던 정해년의 붉은 해가 펼치는 마지막 빛의 축제에 아쉬움만 있는 것은 아닐 게다. 빈 자리에 새로운 것을 채우는 가슴 벅찬 환희와 감동도 함께 한다. 송구영신의 의식을 치르기 적합한 장소들을 모았다. ●수도권 해넘이 명소 ▲유명산 설매재휴양림 해넘이의 붉은 기운이 스며든 억새꽃 너머로 유장하게 흘러가는 남한강의 자태가 퍽 인상적인 곳이다. 영화 ‘왕의 남자´를 본 사람이라면 중첩된 산봉우리들을 배경 삼아 너른 억새밭에 고고하게 서 있던 소나무를 기억할 듯. 산자락에 홀로 서 있는 소나무 위로 지는 해가 일품이다. 영화에서야 멀리 도시 풍경까지 담을 수 없었겠지만, 실제로 보면 양평 등 도시 한가운데를 관통하며 흘러가는 남한강 물줄기와 주변 산자락들이 감동적이라 할 만큼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트레킹삼아 천천히 걸어가면 입구부터 정상까지 1시간 남짓 걸린다. 사유지여서 출입에 제한이 따른다는 것이 흠. 설매재자연휴양림(031-774-6959)에 사전양해를 얻어 오를 수 있다. ▲수종사 경기 남양주시 운길산 수종사는 서울 근교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절집으로 꼽힌다. 뜰 아래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 풍광이 빼어나 조선의 문장가 서거정이 ‘해동 제일의 전망´이라고 상찬하기도 했다. 예로부터 약수가 맛있기로도 소문난 곳. 초의선사와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도 자주 찾아 차를 마셨다고 전해진다. 무료 다실인 삼정헌(三鼎軒)에서 향긋한 차를 즐기며 두물머리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보는 맛이 각별하다. 운길산 아래서 수종사 주차장까지는 2㎞ 거리. 길이 좁고 가팔라 차를 두고 걸어 올라가는 사람도 많다.(031)576-8411. ▲강화도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여름철과 달리 한적하고 조용한 해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서해안 3대 낙조로 꼽히는 ‘장화리 낙조´가 유명하다. 동막리에서 장화리로 이어지는 강화도 남단의 해안도로는 드라이브를 즐기며 낙조를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화도면 적석사는 개펄위로 떨어지는 붉은 노을이 인상적이다. 마니산 남쪽의 동막해변, 석모도의 보문사, 민머루 해수욕장 해넘이도 놓치기 아깝다. 강화군청 (032)932-5464. ▲기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인천시 용유도 을왕리해수욕장도 유명 낙조 포인트. 연말연시 일출, 일몰여행을 떠났다가 자칫 길거리에서 보낼 낭패를 당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경기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해안은 해질녘 항구로 들어오는 고깃배사이로 떨어지는 해넘이가 장관을 이룬다. 충북 충주시 동쪽 계명산 자락은 충주호를 붉게 물들이는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충주호를 끼고 달리는 도로변이나 고갯마루 등에서도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tour.cj100.net, (043)850-5344. ●낙조감상 1번지 서해안 일몰은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지만, 그럴싸한 배경과 어우러지며 운치있게 넘어가는 해넘이를 보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아야 한다. 서해안은 리아스식 해안인 데다 섬이 많아 일몰명소가 흔하다. 특히 천혜의 절경을 곳곳에 품고 있는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와 고창 등에는 낙조감상 포인트가 산재해 있다. ▲부안 변산반도의 절경은 30번 국도변에 모여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100㎞에 달하는 해안도로는 동해안 7번 국도에 뒤지지 않는 드라이브 코스.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가다 차를 세우면 그곳이 일몰명소다. 서해 3대 낙조명소 중 하나인 채석강은 그중 첫손꼽히는 곳. 수만 권의 고서적을 차곡차곡 쌓아놓은 듯한 절벽 너머로 지는 해가 일품이다. 변산반도와 서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낙조대 일몰도 빼놓을 수 없는 장관. 붉은 기운이 추운 겨울 바다를 녹여버릴 듯하다. 내변산 자락의 월명암 뒤편으로 오른다. 상록해수욕장 앞 솔섬도 여행자의 눈길을 붙잡는 곳이다. 몸을 외로 꼰 솔섬의 소나무들과 먼바다로 가라앉는 해가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를 만든다.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208. ▲고창 호사가들은 전북의 명찰 선운사 낙조대의 일몰을 ‘장엄한 붉은 융단´이라 표현하곤 한다.‘선운사 골짜기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지만, 동백꽃보다 붉은 꽃이 바다속으로 떨어지는 장엄한 광경이 아쉬움을 녹이고도 남을 듯하다. 황금빛 햇살이 아쉬움으로 속살거리며 붉게 물드는 구시포해수욕장과 수백년된 노송과 어우러진 동호해수욕장의 일몰도 숨막히게 아름답다. ▲기타 전남 진도군 세방리는 ‘세방낙조´로 불리며 오래전부터 이름을 떨치던 곳. 다도해 섬들이 점점이 이어지는 바다를 배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넘이가 한 폭의 그림이다. 나리-전두-인지-세방리-운림산방-고군회동까지 이어지는 1시간30분짜리 드라이브코스 곳곳에서 낙조를 볼 수 있다. 해남군 땅끝마을, 순천만 등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 충남권에서는 서천군 서면 마량리와 서산시 부석면 간월암, 꽃지해수욕장 등을 품고 있는 안면도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해돋이와 해넘이 동시에 ▲왜목마을(충남 당진) 서해의 대표적 일출과 일몰 감상지다. 지형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일출과 일몰, 월출까지도 볼 수 있다. 석문산 정상에 오르면 장고항 용무치와 화성시 국화도 사이에서 아침해가 떠오른다. 묵은 해는 당진군 석문면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사이로 사라진다. ▲마량포구(충남 서천) 천연기념물 마량동백나무숲이 유명한 곳. 낙화하는 동백꽃을 보듯, 수평선 아래로 떨어지는 붉은 해가 일품이다. ▲해제반도 도리포(전남 무안) 고려말 청자를 빚던 도공들의 혼과 더불어 은빛 숭어가 노니는 도리포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해넘이와 해돋이 장소. 동쪽에 넓은 함평만을 끼고 있어 해돋이와 해넘이를 함께 볼 수 있다. ▲금산 보리암(경남 남해) 활짝 갠 날씨보다는 연무와 구름이 살짝 드리워진 하늘에 황금빛 태양이 물드는 모습이 아름답다. 금산 정상 부근의 보리암에서 바라보는 일출광경은 해와 바다 그리고 기암괴석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kao.re.kr)에 가고자 하는 지역의 일출 일몰 시간이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글 사진 양평·부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사설] 석면 피해 첫 배상 판결 환영한다

    석면 피해를 처음으로 인정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석면 제조사에서 2년간 일하다가 30년이 경과한 지난해 사망한 근로자의 유가족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회사측이 석면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개인 장비는 물론 환기 시설도 갖추지 않았고, 안전교육조차 실시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판결은 ‘조용한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석면의 위험성을 사법부가 인정하고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석면은 폐암과 중피종, 석면폐 등의 치명적 질병을 일으킨다. 석면 가루를 장기간 들이마시는 작업장은 물론 근로자의 의류 등에 붙은 석면에 의해 가족이 중피종에 걸리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을 정도이다.3000여종 이상의 제품에 사용되므로 석면을 다루는 작업장뿐 아니라 지하철이나 학교 등 공공장소, 일반 건물에서도 자신도 모르게 석면에 노출될 수 있다.20∼40년의 잠복기를 거치기 때문에 의사들조차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는 최근 중피종 사망자가 두배 이상 급증했다. 향후 5년간 1만명이 석면으로 죽는다는 전망도 있다.1985년 석면 사용을 금지한 미국에선 요새 중피종 발병이 최고조라고 한다. 한국에서 석면을 가장 많이 쓴 시기가 1990년대 전반기인 점을 감안하면 10∼20년후 석면 피해자가 대거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2009년부터 석면 사용을 금지키로 했지만 지금이라도 석면 노출자에 대한 실태 조사에 착수하고 국가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 석면 피해 첫 손배판결

    ‘죽음의 섬유´ 석면에 노출돼 숨진 노동자에 대한 첫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 52단독 김세종 판사는 4일 석면제조 회사인 J화학에서 2년 동안 근무하다 석면에 노출돼 암의 일종인 악성 중피종으로 숨진 원점순(사망당시 46세·여)씨의 유가족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회사는 1억 6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한편 본지는 지난 6월 8~15일 석면공포에 대해 3회에 걸쳐 탐사보도 한 바 있다. 재판부는 “회사가 석면의 위험성을 알고서도 노동자들에게 석면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장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고 환기시설도 설치하지 않았으며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등 종업원의 안전배려 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일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최근 7년 동안 46명이 석면관련 질환(폐암 28명, 악성중피종 13명)으로 숨졌다. 석면의 잠복기가 10∼40년에 이르는 만큼 피해자는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석면피해와 관련, 진행 중인 소송은 5건이다. 모두 원씨와 같은 회사에 근무했던 노동자들로 3명은 석면폐증 진단을 받았고,2명은 악성중피종으로 투병 중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석면 단열성, 내화성, 내마모성이 뛰어나 건설자재로 많이 사용되는 솜 같은 물질로 슬레이트,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석고보드, 단열재 등에 널리 사용됐다. 몸 속에 들어가면 폐에 박혀 사라지지 않고 석면폐, 폐암, 악성 중피종 등을 유발한다. ●악성 중피종 석면에 의해서만 유발되는 암으로 흉막(폐막), 복막 등이 딱딱하게 굳어지며 사망한다. 석면 노출 후 20년 이상 경과한 뒤 발병, 치사율은 100%다.
  • “반성없는 회사 보면 분하고 억울”

    “아내가 이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년 6개월 동안의 지리한 법정공방 끝에 석면피해에 대한 첫 배상판결을 받은 고(故) 원점순(사망당시 46)씨의 남편 안경주(54)씨는 지난 날을 돌이키며 울먹였다. 안씨는 “죽는 순간까지 돈 걱정을 하다가 눈을 감은 아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하지만 지금도 병상에서 신음하거나 언제 중피종이 발병할지 몰라 두려워하는 동료들, 재판을 진행 중인 분들에게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아내가 중피종에 걸린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됐나.-2004년 1월 자동차부품회사에 다니던 아내가 정기건강검진을 받을 때만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7월부터 담이 든 것처럼 가슴이 아프다고 해 병원을 찾았더니 악성중피종이라고 했다. 중피종이 전이된 뒤 15일 만에 암세포가 복막에까지 번졌다.▶아내가 엄청난 고통을 겪었을 텐데.-모든 장기를 암세포가 누르니까 음식을 먹지 못했다. 물 한 모금이라도 마시면 장기를 짓누루니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석면노출 여부를 전혀 몰랐나.-마스크만 쓰면 되는 줄 알았다. 작업장에는 항상 눈이 내리는 것처럼 먼지가 뿌였게 내렸다.▶아내보다 더 오래 석면회사에서 근무했는데.-5년간 일했다. 여러 차례 검사를 받았는데 아직까진 괜찮다.6개월마다 검진을 받고 있다.▶소송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회사측에선 1500만원에 합의를 보자고 했다. 혼자였으면 합의했을지도 모르지만 그 직장 다닌 동료가 2000명 이상인데 소송을 그만 둘 수 없었다.▶소송 중에 아내가 숨졌는데 어떤 기분이었나.-마지막 순간까지 병원비를 걱정하다 눈을 감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 아직도 반성의 기미가 없는 회사를 보면 분하고 억울할 뿐이다.임일영 김정은기자 argus@seoul.co.kr
  • [Local] 진주서 광제산 등산 축제

    경남 진주 광제산등산축제위원회는 2일 명석면 광제산 일원에서 ‘제3회 진주 광제산 등산축제’를 연다고 30일 밝혔다. 이 축제는 전국 최고의 토종소나무 숲으로 된 광제산내 웰빙등산로에서 시민과 등산 마니아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열린다. 산행은 오전 9시 명석면 홍지마을 주차장에서 모여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출발하며 해발 420m의 광제봉수대에 올라 주변 경관을 감상한 뒤 홍지마을까지 되돌아 오는 13㎞ 구간에서 실시된다. 왕복 약 5시간 정도 걸린다. 자세한 사항은 명석면사무소(055-749-2626)에 문의하면 된다.진주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서울지하철 1~4호선 역사 42곳 미세먼지↑

    서울메트로가 관리하는 지하철 1∼4호선 지하역사 97곳 가운데 42곳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다. 기준치를 초과하지는 않았다. 서울메트로가 28일 공개한 ‘2007년 지하역사 공기질 측정 결과’에 따르면 97개 지하역사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112.5㎍/㎥로 지난해(121.1㎍/㎥)보다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97개 지하역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2곳은 지난해 조사 때보다 오히려 수치가 높아졌다. 특히 9개 역사의 미세먼지 농도는 기준치(1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마이크로그램 퍼 세제곱미터)는 가로 1m, 세로 1m, 높이 1m의 공간에 1㎍의 미세먼지가 있는 것을 뜻한다. 호선별로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역사는 1호선의 경우 동대문역(142.6㎍/㎥),2호선은 아현역(132.2㎍/㎥),3호선은 연신내역(146.7㎍/㎥),4호선은 남태령역(145.1㎍/㎥)이었다. 오존 평균농도는 평균 0.012으로 기준치(0.06)보다 낮았다. 하지만 2005년 조사 때의 평균 농도(0.004)와 비교하면 3배나 늘었다. 발암성을 지닌 독성 화학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162.5㎍/㎥, 기준 500㎍/㎥)과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방사능 물질인 라돈(0.59pCi/ℓ, 기준 4pCi/ℓ), 대기 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0.022㎍/㎥, 기준 0.05㎍/㎥), 발암유발 물질로 알려진 석면(0.0013개/㏄, 기준 0.01개/㏄)도 모두 기준보다 낮게 나타났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홍천, 국내 첫 국악기박물관 16일 개관

    국내 첫 국악기 박물관인 ‘마리소리골 악기박물관’이 16일 강원 홍천에서 문을 연다. 홍천군이 서석면 명동마을 마리소리골에 건립한 악기박물관은 국비와 도·군비 등 6억 6000여만원으로 만들었다. 연면적 1520㎡에 2층이다. 악기박물관은 국악 작곡가인 이병욱 서원대 공연예술학부 교수가 1995년 마리소리골에 330㎡ 규모의 토굴연습장을 건립, 전국의 국악인 및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시작돼 2005년부터 본격 건립에 나섰다. 악기박물관에는 전시장, 공연장, 분장실, 수장고, 자료실, 사무실 등이 있다. 이곳에는 이 교수가 소장하던 국악기와 무형문화재 전승자(인간문화재)·명인들이 사용하던 악기, 악기 제작 장인들로부터 기증받은 물품이 전시된다. 홍천군도 희귀 국악기인 편경과 편종을 구입해 전시하는 등 모두 100여점의 악기가 이곳에 소장돼 있다. 군은 개관 이후 지속적인 악기 수집으로 세계의 민속 악기는 물론 개량된 전통 악기들을 함께 전시할 계획이다. 노승철 홍천군수는 “토굴연습장을 국악공연 및 전통음악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홍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천수만 일대 농민 2중고에 운다

    “정부에서는 국민보다 철새를 더 아끼는 것 같아유.” 충남 서산A지구에서 농사를 짓는 박모(49)씨는 철새 피해를 당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아직 분을 삭이지 못했다. 박씨의 논 1만 4520㎡ 가운데 절반을 가창오리 등 철새들이 벼이삭을 쪼아먹었다. 가을까지 이어진 비바람에 벼 일부가 쓰러지자 철새떼가 몰려들었다. 박씨는 “벼가 쓰러지면 철새들이 내려앉다가 주변 벼들도 쓰러뜨려 먹어치운다.”고 말했다.철새들은 공중에서 내려앉으면서 서 있는 벼보다는 땅바닥에 쓰러진 벼를 주로 공략한다. 철새들은 박씨 논의 벼에 붙어 있었던 90%의 이삭을 싹쓸이했다. 박씨는 피해가 있은 다음날 서둘러 벼를 베었다. 홍성군 관계자는 1일 “현행법상 철새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는 보상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박씨는 “철새 피해로 벼 수확량이 예년의 절반밖에 안 된다.”고 한탄했다. 그는 “철새들이 사람에 점점 익숙해서인지 예년과 달리 기가 힘들다.”며 “무슨 대책을 마련해야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천수만 일대는 40만마리의 철새들이 날아와 A지구만 10만㎡ 가까이 농작물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서산과 태안지역 농민들도 철새 피해를 잇따라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서산시 부석면 관계자는 “농민들이 벼를 잘못 관리하고 비료를 많이 줘 웃자라기 때문에 쓰러지는 것이 아니냐.”며 농민 탓이라고 했다. 부석면 간월도 이장 김만석(51)씨는 “쓰러진 벼를 세울 틈도 없이 철새들이 쪼아먹는다.”며 “농민들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을 늘려 철새 피해를 입은 농작물을 보상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9) 논산 연무~상월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9) 논산 연무~상월

    전북 여산에서 1번 국도와 갈라진 옛길은 충남 논산 연무대와 닿아 있다. 이 길로 접어 들면 연무읍 고내리에 봉곡서원이 나온다. 서원 앞에 사는 80대 할머니는 “여자들이 꿈을 꾸면 옛날에 욕을 본 사람들이 나타난다며 (서원을) 옮기라고 해유.”라고 말했다. 이곳에는 최근까지 사람이 살다가 떠난 흔적이 있다. 특별하게 보이는 서원은 아니지만 이계맹 등 조선시대 때 귀향을 갔던 선비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기에 그리 생각하는 듯했다. ●논산훈련소 주변 경기도 옛말 서원 앞에는 ‘황화정(皇華亭)’이라고 쓰인 비석이 있다. 황화정은 서원에서 400m쯤 북쪽에 있던 정자다. 옛날 현감(군수)이 관찰사(도지사)를 맞고 배웅을 하던 곳이다. 황화정이 훼손된 뒤 비석만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황화정이 있던 마을은 지금 한적하고 쇠락한 농촌일 뿐이다. 예전에 전라도 지역에 속했던 마을이다. 이 마을 끝에서 옛길은 다시 1번 국도와 만난다. 곧 이어 육군훈련소(옛 논산훈련소·연무대)와 입소 대대가 나온다. 훈련소 앞에서 식당 호객을 하던 김영심(74)씨는 “훈련소도 옛날 훈련소지, 지금은 아녀. 자꾸 오그라져.”라며 최근의 경기를 전했다. 흔한 술집도, 다방도 없다. 입소병의 ‘총각딱지’를 떼주던 아가씨촌도 사라졌다. 교통이 좋아져 입소날에 부모의 차를 타고 오고 면회 때도 멀리 나가 먹는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호객을 하던 70대 할머니는 “재수 있으면 하나 걸리고 공 치는 날이 많아.”라고 한탄을 했다.“밥 먹고 가슈.” 두 할머니는 끝내 객(客)의 소매를 잡아끈다. 훈련소 입소 대대 앞도 마찬가지다. 식당이 줄지어선 거리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논산은 역사상 최고 전쟁터 훈련소에서 옛길을 따라 좀더 올라가다 옆길로 2㎞쯤 빠지면 견훤 왕릉이 나온다. 이 왕릉은 기념물 26호로 연무읍 금곡리에 있다. 견훤은 완산(전주)에 도읍을 정하고 세력을 키웠으나 아들 신검과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내분을 빚으면서 고려 왕건에게 멸망했다. 죽으면서 “완산이 그립다.”고 해 이곳에 묻어주었다고 한다. 날씨가 좋으면 이곳에서 전주 모악산이 보이는 것도 이런 연유다. 논산은 후백제가 왕건과 전투를 벌였고 백제가 멸망할 때 계백장군이 신라와 싸운 황산벌이 있는 곳이다. 육군훈련소도 이곳에 있고 계룡대도 있다. 삼군본부가 있는 계룡대는 현재 계룡시에 속하지만 이전에는 논산 땅이었다. 논산지역 향토 사학자 류제협(61)씨는 “논산은 넓은 곡창지대여서 전투식량 조달이 손쉬워 역사상 수많은 전쟁이 치러졌다.”며 “삼국시대 때는 접경 지역이라 전쟁이 많았고 계룡대는 높은 계룡산이 둘러싼 천혜의 요새여서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논산은 최대 전쟁터일 뿐만 아니라 삼국 통일을 이끌어 통일을 상징하는 고장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견훤 왕릉에서 다시 탄 옛길은 연무터미널과 개태골을 거쳐 1번 국도와 갈라져 은진향교로 향한다. 은진면 교촌리에 있는 이 향교는 조선시대 교육기관으로 봄과 가을에 제향을 지낸다. 공자 등 성현 22명의 위패를 모신 향교는 평상시에 문이 닫혀 있다. 향교 안에 3000년 된 은행나무가 있어 떨어진 은행 열매가 옛 정취를 이어준다. 향교에서 1㎞쯤 올라가면 망보기마을이 나온다. 고개에서 적들이 오는지 망을 보았다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한양이나 전라도로 갈 때 선비들이 이곳에서 쉬었다고 한다. 큰 정자나무 밑에 계단식 서낭당이 있다. “20년 전만 해도 소몰이꾼들이 정자나무 밑에서 쉬다 갔어.” 나무 밑에서 붉은 고추를 널어 말리던 70대 할머니가 넋두리처럼 내뱉었다. 이 마을을 지나면 옛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관촉사가 있다. 보물 232호 석등도 있지만 높이 18m의 국내 최대 석불인 은진미륵(보물 218호)이 서 있어 유명하다. 고려 목종 9년(1006년)에 완공된 이 석불은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구절초가 절 안에 가득 꽃망울을 터뜨려 가을 분위기를 한껏 뽐냈다. 사찰로 들어가는 계단 옆에 세워진 이승만 박사 추모비는 이 곳의 옛 정취와 달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추모비는 방공청년회 논산지부가 1965년 건립한 것이다. ●‘춘향전´에 7군데나 지명 나와 옛길은 다시 논산시 부적면으로 이어진다. 향토 사학자 류씨는 “전북 여산에서 충남 공주 경천까지 가는 길의 지명이 춘향전에 7군데나 나와 이 구간이 ‘춘향전 옛길’이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새다리도 이 가운데 하나다. 부적면 신교리 논산천에 있는 이 다리는 새로운 교량이 건설되면서 다리를 놓았던 돌이 냇가에 묻혔다고 한다. 부적면사무소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진 옛길은 지금도 넓은 논 사이를 달린다. 호남선 건널목을 건너 얼마 지나지 않아 부인2리의 자연부락인 지밭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 무당이 후백제를 멸망시키려 왔던 왕건의 꿈을 해몽해줘 왕건이 이를 믿고 공격, 끝내 멸망시켰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서용호(81)씨는 “한양으로 가던 길은 농로가 됐거나 경지 정리로 모두 사라져 버렸다.”고 푸념했다. 4∼5㎞쯤 되는 비포장 농로를 달리다 보면 노성천이 나오고 이 하천을 건너자마자 초포마을이 나온다. 이 일대 주민들은 이 마을을 ‘풀개’라 불렀다. 주소는 광석면 항월리다. 이곳은 한양을 오갈 때 반드시 거치는 마을이었다. 자연히 주막촌이 형성됐고 왈패들이 많았다.‘최장사’니 ‘팔장사’니 하는 힘센 전설적인 장사 이름이 전설로 내려온다. 주민들은 이들이 들었던 거대한 돌이 있다고 전했으나 지금은 흔적이 없다. 새로운 교량이 들어섰지만 예전 다리를 쓰던 돌들이 냇가에 흩어져 있다.20∼30년 전까지만 해도 논산장을 가려면 지나던 길이다. 주막집들은 지금 슬래브 주택으로 바뀌었다. 허름한 기와집 한 곳에서만 막걸리를 팔았다. 주민 이유영(67)씨는 “주먹 깨나 쓰던 장사들이 많아선지 ‘아사리 풀개’라고 불렀다.”면서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이곳에 5일장이 서면 노성, 상월 등 인근 동네 아이들이 무서워 오는 걸 꺼렸다.”고 회고했다. 풀개를 떠난 옛길은 노성천 옆을 따라 올라간다. 노성면으로 들어서자 교촌리 ‘윤증고택’이 맞는다. 윤증(1629∼1714) 선생은 조선시대 숙종 때 한학자로 스승 송시열 선생의 논리를 비판하는 등 성품이 대쪽 같았다. 대사헌, 우의정 등에 임명됐으나 모두 사양했다. 고택은 윤증의 성품대로 간결하고 품위가 있다. 중부지역 양식에 남도풍이 가미돼 있다. 중요민속자료 190호다. 길은 이어 상월면을 거쳐 공주시 계룡면으로 들어간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부인2리 지밭마을 유래 “옛날 선비들이 한양에 말 타고 갈 때 서낭당 앞에서 내려서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말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대유.” 논산시 부적면 부인2리 지밭마을 주민 오영근(65)씨는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을 전하면서 대뜸 이렇게 말했다. 마을안 논 옆에 세워져 있는 서낭당은 무당을 모신 곳이다. 이 무당은 고려 태조 왕건이 견훤의 아들 신검의 후백제를 멸망시키는 사건과 관련이 있다. 왕건이 후백제를 치려고 개태사 근처에 진을 치고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다. 자신이 무쇠솥을 쓰고 물속에 빠지는 꿈이었다. 왕건이 “불길하다.”고 고민하자 부하들이 “이 마을에 해몽을 잘하는 무당이 있으니 한번 물어보자.”고 했다. 무당의 딸로부터 ‘흉몽’이라는 얘기를 듣고 낙심해 되돌아가던 왕건을 때마침 집에 돌아온 무당이 붙잡았다. 무당은 “길몽이다. 솥은 왕관을, 물은 등극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왕건은 무당의 말에 곧바로 후백제를 쳐 멸망시켰다. 왕건은 고려를 건국한 뒤 무당의 은혜를 갚고자 ‘부인’이라는 작위를 내리고 땅을 하사했다. 지금의 마을 이름도 이 작위명에서 유래하고 있다. 지밭이란 자연부락명도 ‘제사를 지내는 데 쓰는 밭’이란 뜻에서 변형됐다. 오씨는 “쳐다봐서 보이는 땅은 전부가 무당 땅이었다고 해요.”라고 전했다. 재미있는 것은 왕건이 하사한 엄청나게 넓은 토지의 일부가 지금도 전해진다는 것이다. 이 땅은 두 마지기(400평 정도)로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경작하고 있다. 여기에서 나온 쌀로 매년 대보름 전날 마을 서낭당에서 무당의 제사를 지내주고 있다. 요즘 서낭당 앞에는 건축폐기물이 어지럽게 쌓여 있지만 제사 때는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지낸다고 한다. 제삿날이면 일부 주민이 풍물을 치면서 서낭당으로 올라간다. 제사가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이다. 이 풍물소리를 들은 이웃들이 준비해놓은 음식을 하나씩 가지고 뒤따른다. 제사는 성대하다. 오씨와 함께 도랑에서 우렁이와 참게를 잡고 있던 서일웅(67)씨는 “(제사를 지내는) 그날은 주민 모두가 멸치도 안먹는다.”고 웃었다. 비린 것을 피할 정도로 무당의 제사를 신성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여년 전만 해도 제사 때면 외지인이 마을에 들어오지 못했다.”면서 “지금도 제삿날 직전에 초상집에 갔던 주민은 서낭당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우리동네 맛집] 망우2동 ‘대관령’

    [우리동네 맛집] 망우2동 ‘대관령’

    야채만 먹으면 고기가 아쉽고, 고기만 먹으면 개운한 것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중랑구 망우2동 맛길에 있는 ‘대관령’에서는 이런 갈등이 없다. 쌈밥 정식을 시키면 고기와 야채를 모두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송충섭 중랑구의회 의장이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첫손 꼽는 까닭이다. 지난 12일 제136회 구의회 임시회를 폐회한 뒤 오찬을 이곳에서 연 이유도 이런 ‘가격 대비 만족도’ 때문이다. 송 의장이 강력 추천하는 메뉴는 차돌박이 쌈밥. 열무김치, 멸치볶음, 도라지무침, 무 초무침, 김 등 깔끔한 반찬이 질그릇에 담겨 나온다. 겨자잎·치커리·케일 등 신선한 야채가 한 소쿠리, 통째로 찐 호박잎·양배추·다시마 등이 또 다른 소쿠리에 담겨 있고, 가운데는 지글지글 차돌박이가 익어간다. 고기가 잘 익었다면 나름의 응용력을 발휘해 먹는 것이 다음 순서. 겨자잎 위에 밥과 차돌박이를 올리고 쌈장을 찍어 한 입에 넣는다. 차돌박이의 씹는 맛과 겨자잎의 톡 쏘는 신선함, 쌈장의 구수함이 입안에 가득하다. 겨자잎이나 케일 등 야채 대신 김 위에 무 초무침을 올려 밥과 고기를 싸먹어도 개운하다. 찐 양배추에 멸치젓을 올려 먹는 것도 독특한 맛을 낸다. 이렇게 저렇게 응용해서 싸먹다보면 밥 한 공기가 뚝딱 사라진다.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는 구수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호박, 무, 두부, 고추도 큼직큼직하게 들어있다. 된장찌개는 시골(강원도 홍천 서석면)에서 공수해온 막된장을 풀어 쓴다. 쌈장도 같은 된장으로 만든다. 상추는 사장 동생의 농장에서 공급받고, 고기는 근처 우림시장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골라오는 등 믿을 만한 곳에서 제공받는다. 우아한 외모의 정경인 사장은 “다이어트다, 적게 먹는 게 웰빙이다 해서 새 모이만큼 먹기도 하지만 우리집에 오면 그런 일은 없다.”면서 야채와 밑반찬을 원하는 대로 퍼다준다. 이렇게 푸짐한 9000원짜리 차돌박이 쌈밥이 부담스럽다면, 고기만 바꾼 삼겹살 쌈밥(5000원)을 대안으로 찾을 수 있다. 점심에는 통김치와 꽁치를 넣어 끓인 김치꽁치찌개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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