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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진주, 아랍서 발견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진주, 아랍서 발견

    역사상 최초의 진주조개잡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랍의 신석기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천연 진주를 발굴했다고 프랑스 연구진이 밝혔다. 18일(현지시각) 미국 디스커버리 뉴스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움무 알 쿠와인에서 발견된 이 진주는 기워전 5547~5235년 사이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석 업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진주가 5000년 전 일본에서 나온 조몬 진주로 여기고 있지만 이번에 아라비아 남동부 해변에서 발견된 진주가 더 오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프랑스 외교부 고고학 연구진이 ‘아라비아 고고학 및 금석학’(Arabian Archaeology and Epigraphy) 저널을 통해 밝혔다. 새로 발견된 이 진주는 약 7500년 전 생성됐으며 지름 0.07인치짜리로 측정됐다. 연구진은 지난 수년간 이 지역에서 발굴한 높은 품질의 진주를 제공하는 거대 진주조개 ‘핑크타다 마가리티페라’와 ‘핑크타다 라디아타’로부터 신석기시대 진주 101개를 출토했다. 연구진은 “고고학적인 진주의 발견은 오늘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고대 어촌의 전통을 보여준다.”면서 “진주를 캐기 위한 작업이 어렵고 위험했지만 진주층은 신석기 지역사회 경제의 중요한 자원이었다.”고 말했다. ‘핑크타다 마가리티페라’의 커다란 껍질은 참치와 상어 등의 대형어류를 잡기 위한 낚시 바늘을 만들 때 사용됐으며 동그란 진주는 장식과 장례 의식 등에 사용됐다. 실제로 이 지역의 구멍이 뚫리지 않은 진주는 무덤에서 발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방 공동묘지 조사 결과 진주가 종종 죽은자의 얼굴 위에 놓여 있었다. 기원전 5000년 천연 진주 중 절반이 뚫린 것은 남성과 전부가 뚫린 것은 여성과 연관됐다고 한다. 끝으로 연구진은 “이 지역에서 진주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오늘날 진주는 역사의 중심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사진=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바다 장례/주병철 논설위원

    사람의 죽음에 대한 관념은 종교와 지역을 넘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이 때문에 각 나라의 장례문화가 각양각색인 건 당연한 일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장례의식을 즐거운 행사로 치르는 곳도, 슬프게 진행하는 곳도 있다. 자신의 신체 일부를 찌르거나 뭉둥이로 머리를 내리치며 애도하는 예도 있다. 장례를 의식으로 치른 최초의 흔적은 시신 위에 꽃이 놓여 있었던 게 발견된 신석기시대로 전해진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선사시대인 기원전 3100년 무렵 영국 월터셔의 솔즈베리 인근에 세워진 선돌 구조물인 스톤헤지가 거대의 축제장소이자 장례의식이 행해진 대표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고대국가가 출현하면서 피라미드, 진시황릉, 고인돌, 장군총 등 통치자의 무덤이 생겨났다. 장례 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종교다. 불교의 전통 장례방식은 화장으로 ‘다비’라고 한다. 장작 위에 시신을 안치하고 종이로 만든 연꽃 등으로 가린 후 불을 놓아 화장한다. 기독교는 각 교파별 의식에 따른 장례를 성직자가 집전한 뒤 시신을 매장하고 묘비를 세우는 예가 많다. 화장이 기독교의 부활 교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서 최근에는 화장도 장례의 한 방법으로 존중받는다. 고대 유대교에서는 기원전 8세기 이후 부활 교리의 영향으로 동굴에 시신을 모신 뒤 시체가 썩으면 유골을 관에 담았다. 실제로 마태복음에는 로마제국의 공권력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의 시신을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자신의 동굴 무덤에 모셨다는 얘기가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정착된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매장 의식이 강했다. 그러나 묘지가 부족한 데다 관리가 쉽고 위생적이라는 인식이 퍼져 지금은 화장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국 화장률은 67.5%로 2000년(33.7%)의 두 배를 넘어섰다. 토지가 모자라는 일본은 화장이 일상적인데, 49재 문화가 존재하는 게 우리와 비슷하다. 중국은 당나라 시기 불교의 영향으로 화장이 확산되었으나 이후 매장 문화가 일반적이다. 미국은 주로 매장을, 영국 등 유럽은 화장을 많이 한다. 정부가 앞으로 화장을 해서 납골당이나 납골묘에 보관해야 하는 유골을 바다에 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그동안 환경 오염 등의 우려가 있었지만, 육지에서 5㎞ 이상 떨어지고, 양식장 등이 없는 곳에서만 허용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모처럼 수요자 중심의 정책결정을 내린 것 같아 박수를 보낸다. 화장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으면 싶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15일 TV 하이라이트]

    ●고향극장(KBS1 밤 7시 30분) 전남 순천시 낙안면 사람들은 이모작으로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농사는 뒷전이고 놀고 즐기는 데에만 온 신경을 쏟는 세 남자가 있다. 바로 순천 베짱이 3인방이다. 한낮 보리밭에서 보리 서리는 이들에겐 기본이다. 또 하우스 일을 도와주겠다며 오이에 토마토까지 먹고 달아나는 대범함까지 보인다. ●스펀지(KBS2 밤 8시 50분) 새로 이사 온 집에서 행복한 나날도 잠시, 자꾸만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에 이제는 집이 공포스러운 공간으로 느껴진다. 밤마다 괴롭히는 악몽과 핏물 섞여 쏟아지는 수돗물, 의문의 소리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한편 유명한 심리학자 레이먼드 무디 박사가 추천한 귀신 보는 방법을 브레이브걸스와 함께 직접 실험해 본다. ●스탠바이(MBC 밤 7시 45분) 시완은 우연히 진행이 여자를 만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정우로부터 그 여자가 진행의 애인이며, 시완이 신경쓰여 몰래 만나고 있었다는 말을 듣는다. 이에 시완은 진행을 위해 집을 나가기로 마음먹는다. 한편 수현은 석진, 기우와 함께 직장인 밴드 ‘김수현과 석기시대’를 결성하고 석진은 수현에게 제대로 점수를 따려 한다. ●궁금한 이야기 Y(SBS 밤 8시 50분) 지난 5월 사이클 선수 정수정양은 경북 의성군의 한 국도에서 훈련 중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리고 사고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녀의 사망보험금을 둘러싸고 새엄마와 친엄마 사이에서 분쟁이 일어났다. 각종 언론에서는 11년 전, 이혼하고서 소식이 없던 생모가 나타나 보험금 절반을 챙겨 갔다고 보도했다. ●금요극장-여름연가(EBS 밤 12시 5분) 말레이시아의 한적한 시골에 사는 올케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소녀이다. 영국 유학을 다녀온 올케의 부모는 보통 이슬람 가정과 달리 가부장적이지 않은 가정을 이루고 살아간다. 또 부부간의 애정표현에도 자유롭고 가정부와도 가족처럼 지낸다. 하지만 마을에서는 올케의 가족을 서양물이 든 집안이라고 수군대는데….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OBS 밤 11시 5분) 도쿄에서 백수 생활을 하던 쇼에게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온다. 바로 행방불명됐던 그녀의 고모 마츠코의 유품을 정리하라는 전화였다. 쇼는 유품을 정리하던 중 마츠코가 이웃들에게 혐오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과연 중학교 교사로 일하던 마츠코에게 지난 25년간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제주 最古 신석기유적 발굴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초기 신석기유적인 고산리 선사유적지에 대한 발굴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제주시는 사적 제412호로 지정된 고산리 선사유적지에 대한 발굴 허가를 문화재청이 승인함에 따라 이달부터 9월까지 1단계 시굴 및 발굴조사를 벌인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재단법인 제주문화유산연구원에 맡겨 유적지 9만 8465㎡ 가운데 2만 3098㎡를 시굴조사하고, 3644㎡는 정밀 발굴조사할 예정이다. 시는 2014년까지 발굴조사를 마무리 짓고, 2015∼2018년 역사문화공원, 전시관 등을 조성하는 유적지 정비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고산리 해안에 있는 선사유적은 지난 1994년, 1997년, 1998년 등 3차례에 걸친 시굴 및 발굴조사에서 원시형 토기와 후기 구석기시대의 돌활촉, 돌날, 몸돌 등 석기류 등 10만여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연대 측정 결과 신석기 초기(BC 1만∼6000년) 유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속하는 신석기시대 유적일 뿐 아니라 동아시아 신석기 문화를 조명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됐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고인돌·우포늪 함께 숨 쉬는 땅 창녕

    고인돌·우포늪 함께 숨 쉬는 땅 창녕

    경남 창녕은 역사와 자연이 숨 쉬는 곳이다. 낙동강을 자양분으로 문화와 경제가 번성했고, 국내 최대의 자연늪인 우포늪과 천년고찰 관룡사를 품은 화왕산이 있다. 신석기시대 유적과 청동기시대 고인돌 유적, 창녕읍·계성면·영산면 등에 있는 고분군, 고려시대 불교문화, 향교와 서원 등 중요한 문화유적이 즐비해 역사가 살아 있는 땅이기도 하다. EBS ‘한국기행’은 21일부터 25일까지 매일 오후 9시 30분에 생태관광도시로 유명한 창녕을 따라간다. 21일 1부에서는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 생태계의 고문서 등으로 일컬어지는 우포를 조명하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다, 우포’를 방송한다. 소벌(우포), 나무벌(목포), 모래벌(사지포), 쪽지벌 등 네 개의 늪으로 이루어진 우포는 231만㎡에 이르는 지역에 1500여 종에 이르는 생명체가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이곳 생태계 역사를 1억 4000만 년으로 짐작하고 있으니 어쩌면 이곳에서 인간은 가장 늦게 발을 디딘 생명체일지도 모른다. 30년째 우포에서 고기를 잡아 온 소목 마을의 어부 노기열 할아버지부터 29세에 시집 와서 지금까지 논우렁이를 잡는 우포 해녀 임봉순 아주머니까지 우포늪을 “생명의 창고이자 금고”라고 추앙하는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 2부 ‘화왕산, 붉게 타오르다’(22일)에서는 한때 화산활동이 활발해 불뫼, 큰불뫼로 불렸던 화왕산을 찾는다. 창녕읍과 고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 757m인 화왕산은 봄에는 진달래로, 가을에는 억새로 뒤덮인다. 진달래 향기와 풍경에 취해 오르는 길에는 화산활동으로 생긴 분화구, 둘레 2600m짜리 화왕산성, 배바위 등을 볼 수 있다. 화왕산의 절 관룡사 용선대에서 석조여래좌상의 미소와 창녕시의 절경을 만날 수 있다. 화왕산 자락 아래에 있는 옥천마을에서는 진달래 화전을 맛보며, 고암면 감리 마을에서는 화왕산의 맑은 물로 자라는 미나리 향기를 맡으며, 봄 풍경을 만끽한다. 3부 ‘개비리길을 따라 낙동강은 흐르네’(23일)에서는 낙동강을 끼고 펼쳐진 아름다운 벼랑길 ‘개비리길’과 남지읍의 영아지와 용산리를 잇는 ‘남지개비리길’을 만난다. 장수 마을로 꼽힌다는 상길 마을에서는 건강비결이라는 땅두릅 예찬론도 들을 수 있다. 이어 4부 ‘연당리의 봄’(24일)에서는 자연이 만드는 여유와 신명을 즐긴다. 연당리는 창녕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산골 마을. 5월에는 배꽃이 활짝 피어 마을 곳곳이 흰색으로 물든다. 고사리, 두릅, 취나물 등을 산나물을 채취하고 비슬산 계곡에서는 메기를 잡으며 여유를 찾기도 한다. 5부 ‘우(牛)직함을 만나다’(25일)에서는 부곡에서 생활하는 영화배우 남포동씨를 만나 창녕 5일장과 창녕 우시장의 활기찬 모습을 따라가본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한탄강댐 공사로 ‘상처입은 비경’… 경기 연천 재인폭포를 가다

    한탄강댐 공사로 ‘상처입은 비경’… 경기 연천 재인폭포를 가다

    그리 밝은 곳은 아닙니다. 외려 재난이나 사고 현장을 둘러보는 다크 투어리즘에 적합한 곳일 수도 있겠습니다. 한때 경기 북부 여행지의 맹주였던 연천군 재인(才人)폭포입니다. 폭포 앞에 서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존재감 넘쳤던 검은 현무암의 세계가 상처입은 몰골을 한 채 웅크리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재인폭포는 눈이 아닌, 가슴으로 봐야 합니다. 사람 손에 휘둘리지 않았을 옛 모습까지 상상하면서 말이지요. 타고난 자태가 어디 가겠습니까. 비록 상처투성이 몸이지만, 기상만큼은 또렷했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에 앞서 다녀오길 권합니다. 비가 조금이라도 많이 내릴라치면 폭포 앞에 발을 딛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니까요. ●광대의 슬픈 이야기 담긴 폭포 가인박명(佳人薄命)이라 했다. 재인폭포가 꼭 그 짝이다. 명줄이 끊긴 건 아니지만, 헤쳐나가야 할 앞날이 여간 드셀 것 같지 않다. 원인은 한탄강 댐이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홍수 조절을 위해 공사중인 댐인데, 이로 인해 재인폭포가 해마다 일정 기간 물에 잠기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잠기는 기간에 대해서는 저마다 말이 다르다. 댐을 만든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일년에 5~7일 잠길 것이라 보고 있다. 연천군 측은 생각이 다소 다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물이 차고 빠지는 기간까지 포함하면 최소 한 달 정도는 출입이 힘들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잠기는 기간 또한 들쭉날쭉할 것이기 때문에 비가 많은 계절엔 재인폭포 방문이 사실상 어려울 거라는 게 일반적인 판단이다. 한탄강댐이 만수위에 이르면 재인폭포는 완전히 물에 잠기게 된다. 폭포 주변 민가는 이미 댐 하류 쪽으로 이주했다. 꼭 만수위가 아니더라도 접근이 불가능한 건 마찬가지다. 예컨대 재인폭포가 10분의1만 잠겨도 폭포 아래 계곡은 저수지처럼 변하고 만다. 지난해 두 차례 재인폭포를 다녀왔는데, 그때마다 번번이 계곡 초입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 번은 많은 비로 불어난 물이 폭포가 있는 계곡의 중턱까지 차 있었고, 또 한 번은 계곡을 삼킨 물이 빠지면서 토해낸 진흙 때문에 도무지 접근할 수가 없었다. 재인폭포를 되살리자는 생각은 군과 수자원공사 모두 갖고 있다. 문제는 ‘온도 차’다. 양측은 상생협의체까지 만들어 계곡 양안을 연결하는 구름다리 조성 등의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계획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 ●검은 현무암이 만든 기이한 세계 재인폭포 초입, 연분홍 진달래꽃이 살랑거리며 피어 있다. 폭포로 향하는 계곡의 양쪽 절벽은 죄다 주상절리다. 수십만년 전, 철원평야의 위쪽, 그러니까 북한의 평강군 오리산 등에서 분출된 용암이 흘러와 식으면서 만들어진 풍경이다. 계곡 전체의 길이는 대략 300~400m쯤. 조태곤 연천군 관광기획팀장은 “주상절리를 따라 지반이 밑으로 꺼지면서 절벽이 생겼고, 협곡 사이로 물이 흐르면서 빼어난 폭포도 만들어졌다.”고 했다. 그게 재인폭포다. 재인폭포는 구닥다리 여행지다. 1970~80년대만 해도 경기 북부에서는 명자깨나 날렸다. 요즘엔 다르다. 올레길, 둘레길은 찾아도 낡은 여행지는 거들떠도 안 본다. 한번쯤 들어본 듯한 관광 명소를 이제야 찾게 된 것도 그런 까닭일 터다. 재인폭포에 담긴 이야기도 이른바 ‘뽕필’(예전 트로트 분위기)난다. 오래전 연천땅에 줄타기를 잘하는 재인(才人)이 살았다. 재인에겐 아름다운 부인이 있었는데, 이게 화근이었다. 부인의 미색에 반한 고을 원님이 폭포에 줄을 매달아놓고 재인에게 줄놀이를 시켰다. 그리고는 재인이 줄을 탈 때 줄을 끊어 재인을 죽이고 부인에게 수청을 들라했다. 부인은 원님의 코를 문 뒤 폭포로 몸을 던져 자결했다. 마을 이름 또한 코문리였다가 한자로 바꾸는 과정에서 고문리(古文里)가 됐다고 한다. 폐허와 다름없는 주차장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곧바로 계곡이다. 계곡 아래라고 위쪽과 다를 리 없다. 바위마다 30㎝는 족히 넘게 진흙이 쌓여 있고, 양쪽 절벽 끝자락까지 지난해의 침수 흔적이 남아 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철다리는 녹이 슬었고, 계곡 귀퉁이 팔각정도 허름하기 짝이 없다. 한바탕 전쟁이라도 치른 듯한 풍경이다. ●장마철 침수로 계곡은 진흙범벅 여기서부터는 마음의 눈으로 봐야 한다. 흙탕물이 누렇게 말라 버린 절벽의 뒤편은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다. 진흙 뒤집어쓴 계곡 밑자락엔 미끈한 바위들과 맑은 계류가 있을 게다. 주변은 엉망이지만 그래도 폭포는 장관이다. 높이 18.5m. 각진 형광등처럼, 줄줄이 세로로 내려 선 현무암 절벽 덕에 폭포는 실제보다 훨씬 기골이 장대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폭포 아래 연못의 물빛이 곱다. 연한 파스텔톤의 옥빛이다. 포천의 비둘기낭을 연상하면 알기 쉽다. 다른 점도 있다. 비둘기낭엔 촛농 등 치성(致誠)의 흔적이 대부분이지만, 재인폭포 앞은 작은 돌탑들로 빼곡하다. 필경 재인폭포의 ‘쾌유’를 비는 기원이 담긴 돌탑들일 게다. 주의 깊게 살펴보면 연천엔 재인폭포와 같은 현무암 주상절리가 산재해 있다. 그 가운데 백미는 미산면 동이리 주상절리다. 높이 40~50m의 주상절리 절벽이 1.5㎞ 정도 뻗어 있다. 한눈에 보이는 길이만 얼추 1.2㎞에 이른다. “이처럼 직선으로 뻗은 주상절리를 볼 수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는 게 조 팀장의 설명이다. 전곡읍 은대리와 고포리, 군남면 왕림리 경계에 있는 차탄천 주상절리는 강변 바닥 근처에 절리가 형성돼 있는 것이 독특하다. 은대리 왕림교 인근의 주상절리도 웅장하다. ●과거로 가는 독특한 시간여행지 관점을 달리하면, 연천은 낡은 여행지가 아니라 학습 여행지로 손색 없다. 전곡읍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그중 앞줄에 선다. 세계 고고학계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1978년 한 미군 병사가 전곡리에서 아슐리안형 석기를 발견했는데, 이게 당시 고고학의 정설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했다. 아슐리안형 석기는 양쪽 면을 가공해 날을 세운 석기다.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만 사용됐고, 동아시아는 찍개문화였다는 게 당시의 일반적인 견해였다. 이한룡 전곡선사박물관 큐레이터는 “아슐리안형 석기를 사용한 유럽 쪽 선사 인류가 동아시아에 견줘 한결 진화가 빨랐다는 우월 의식이 고고학계에 퍼져 있었는데, 이게 뒤집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역사교과서도 전곡리 유적의 발견으로 모두 수정됐다는 것. 쉽게 말해 동아시아의 자존심과 같은 곳이 전곡리란 얘기다. 전곡리 선사박물관엔 이 지역에 살았던 인류 조상의 모형들이 전시돼 있다. 프랑스의 라스코동굴, 스페인의 알타미라동굴 등에서 발견된 구석기인들의 동굴벽화도 재현해 놓았다. 아울러 연천읍 차탄리와 통현리 백학면 학곡리에도 다양한 고인돌 유적들이 보존돼 있다. 글 사진 연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1) ▶가는 길:경기 북부에서는 자유로를 타고 문산에서 빠져 전곡 방향으로 가면 된다. 연천읍내 못 미처 오른쪽으로 재인폭포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5~9월은 상시, 나머지 기간은 주말에만 개방된다. 서울 동부권에서는 의정부를 거쳐 연천 방향으로 간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송추 나들목에서 빠져도 된다. 의정부를 지나 3번국도를 타면 된다. 연천군 문화관광과 839-2061. ▶주변 볼거리:열쇠전망대는 철책선 걷기 체험이 가능한 곳. 연천군 문화관광과에 사전 신청해야 한다. 출입은 주민증만 있으면 가능하다. 단, 화요일은 출입 통제다. 전곡선사박물관(830-5628)과 전곡리선사유적지에서는 구석기시대의 문화를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다. ▶맛집:한탄강 오두막골은 가물치 구이로 유명한 집. 얼큰한 민물 새우탕이 곁들여 지는데, 제법 별미다. 832-4177. 불탄소가든의 잡고기 매운탕도 맛있다. 재인폭포 아래 있다. 834-2770. 망향비빔국수는 1968년 군인들 간식 팔면서 인기를 얻어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게 된 국수집이다. 삶은 뒤 급냉해 쫄깃한 맛을 살린 면발이 별미다. 531-2507. ▶잘 곳:초성모텔은 한국관광공사가 인증한 ‘굿스테이’ 업소다. 청산면 초성리에 있다. 835-2610.
  • 원시의 삶·현대가 공존하는 파푸아섬

    원시의 삶·현대가 공존하는 파푸아섬

    남태평양에 있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섬, 파푸아. 사라져 가는 미개척지 중 하나로, 이질적인 것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는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이다. 태초부터 존재했던 자연과 전통을 지켜온 인간의 공존, 나체의 원시적 삶과 서구 기독교의 조화, 해양스포츠의 명소가 된 산호색 바다와 인도네시아 최고봉의 만년설 등이 그것이다. 7일부터 10일까지 매일 저녁 8시 50분, EBS ‘세계테마기행’은 ‘마지막 원시, 파푸아’를 4부작으로 방송한다. 세계 곳곳을 떠돌며 사막 마라톤을 완주한 최명재 소아과 전문의가 제작진과 함께 석기시대의 마지막 모습을 간직한 원주민 다니족, 센타니 호수에서 벌어지는 부활절 축제, 산홋빛이 녹아든 바다가 아름다운 환상의 섬 퍼다이도를 거쳐 인도네시아 최고봉이 있는 발리엠 밸리로 향한다. 7일에는 원시 부족의 삶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석기시대로의 여행, 다니족’을 방영한다. 첫 여정은 파푸아의 오지, 와메나에서 시작한다. 이 지역 한복판에서는 ‘코테카’라고 불리는 성기 가리개만 걸친 다니족의 남자들을 만날 수 있다. 다니족은 깊은 산 속에서 소금을 채취하고, 돼지기름에 숯을 으깨 몸에 발라서 체온을 유지하는 원시시대 삶을 유지하고 있다. 돼지잡이 축제에서는 돌을 구워 땅 속에서 채소와 돼지고기를 익히는 전통요리 ‘바라크 바투’, 독특하게 생긴 열대과일 등을 맛볼 수 있다. 2부 ‘마음의 고향, 센타니 호수’(8일)에서는 파푸아의 주도 자야푸라 근처에 있는 타블라누수 해변을 찾는다. 발아래 부서지는 산호와 돌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때문에 ‘웅는 돌’(Crying Stone)이라고 불린다. 대표적인 휴양지인 아름다운 산호초 해안은 사진작가들을 끊임없이 불러모은다. 센타니 호수는 파푸아인들의 마음의 고향이기도 하다. 호수에는 전통 주거지인 수상가옥이 평화로이 떠 있다. 민속예술 ‘바크 페인팅’(나무껍질 회화)을 감상하고 기독교 부활절 축제 ‘파스카’를 경험한다. 새벽 3시에 횃불을 들고 동네를 한 바퀴돌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축제는 종교적 경건함과는 거리가 먼, 정신을 쏙 빼놓는 흥겨운 시간이다. 이어 3부 ‘천상의 바다, 퍼다이도 섬’(9일)에서는 전통춤 ‘요스판’을 즐기고,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을 하며 에메랄드빛 바닷속을 누비는 시간이다. 섬사람들은 소박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지만 병을 앓아도 치료를 받기 힘들다. 섬에 있던 유일한 병원이 몇 달 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최명재 의사는 섬사람들에게 진료를 하며 짧지만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시간 ‘원시와 현대의 공존, 발리엠’(10일)에서는 파푸아 섬 최고의 여행지로 각광받는 광대한 계곡, 발리엠 밸리를 찾는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Weekend inside] 꿈과 동심 ‘활짝’… 어린이날 축제 속으로!

    [Weekend inside] 꿈과 동심 ‘활짝’… 어린이날 축제 속으로!

    5일은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어린이날이다. 전국 곳곳에서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마련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종묘제례와 어가행렬 등 우리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는 행사에서부터 구석기 축제, 자전거 경주대회, 한강유람선 이벤트 등 다채로운 행사가 있다. 주말에 서울과 수도권에서 열리는 대표 축제들을 소개한다. ●종묘제례 봉행과 어가행렬 재현 서울 도심에서는 유네스코 지정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인 종묘제례와 조선시대 임금 행차인 어가행렬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린다. 임금과 문무백관, 호위부대인 현무대 1200명이 6일 오전 11시 30분부터 경복궁을 출발해 세종로와 종로를 지나 종묘에 도착한다. 종묘제례는 조선시대 역대 임금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제사를 올리던 의식이다. ●광화문광장 한글서예 이벤트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한글가훈써주기’ 행사가 열린다. 10m 길이 대형 천에 지역별 서예가 대표와 시민대표가 어린이헌장 전문을 쓰는 행사를 진행한다. 시민들이 직접 서예체험을 할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드리는 글쓰기’ 행사도 있다. ●관악어린이 창작놀이터 특별 프로그램 관악구 은천동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에서는 5월 내내 다양한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뮤지컬 전문강사와 함께 뮤지컬을 완성해 나가는 뮤지컬 워크숍 ‘둥글게 둥글게 시즌2’, 어린이들이 연령대에 맞게 종이컵이나 우유팩으로 생활소품을 만들어 보는 상설체험 프로그램 ‘관악창작공방’ 등이 어린이들을 기다린다. ●서울 풍물시장 기념행사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서울풍물시장은 어린이날에 맞춰 4주년 기념행사를 5일 오전 11시 개최한다. 초청가수 공연, 풍물고객 노래자랑 대회, 추억의 포토존, 나도 축구왕 등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워낭, 화로, 소반, 지게, 도리깨 등 전통생활용품 30여종을 전시하고 한지공예 등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도 운영한다. ●한강 ‘동화 유람선’ 무료 운행 5일 오전 9시 30분까지 한강유람선 선착장으로 가면 ‘어린이 동화 유람선’을 무료로 탈 수 있다. 유아·아동 도서를 두 권 이상 가져가면 된다. 유람선은 여의도 선착장을 오전 10시 출발해 밤섬, 선유도공원을 거쳐 다시 여의도로 돌아오는 노선으로 한 시간가량 걸린다. ●자전거 장애물 경주대회 6일 오전 10시 한강 광나루 자전거공원에서 자전거 장애물 경주(BMX) 대회가 열린다. 레이싱은 6명이 함께 출발해 굴곡 장애물이 있는 경기장을 달리며 경쟁을 벌인다. 프리스타일은 묘기 종목으로 기술 난이도와 예술성 등으로 점수를 매긴다. ●안산 다문화 공연·음식 체험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25시 광장에서 4일부터 6일까지 열린다. 다문화 체험 프로그램의 하나로 ‘다문화공연’과 ‘다문화음식체험’도 개최된다. 다문화공연은 다국적 이주민으로 구성된 공연예술 창작 집단인 극단 샐러드가 여러 국가 출신의 단원들이 다양한 나라의 악기를 함께 연주하며 자연스럽게 연주곡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담은 ‘마리나와 비제’를 공연한다. ●연천 구석기 바비큐·퍼포먼스 구석기시대 선사문화를 교육·놀이·체험을 통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제20회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가 전곡읍 선사유적지(국가사적 268호)에서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열린다. 올해는 국내외에서 21개 박물관이 참여하는 선사체험 국제교류전으로 확대됐다. 1000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구석기 바비큐, 구석기 퍼포먼스 등 축제 3대 대표 프로그램도 있다. 강국진·한상봉기자 betulo@seoul.co.kr
  • 남극의 눈물은 인간 탓인가? 사람만이 닦아줄 수 있어요~

    남극의 눈물은 인간 탓인가? 사람만이 닦아줄 수 있어요~

    대뜸 나오는 반론은 이렇다. 그러면 성장하지 말자고? 747 같은 허황된 대선 공약은 젖혀 두고서라도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6%에 ‘그쳤다’는 한숨이 나오는 사회에서? 온 국민이 은행 돈으로 아파트 평수 늘리기를 꿈꾸는 나라에서? 적게 벌어 나누고 사는 삶, 꼭 필요한 것만 만들어 사는 세상, 자발적인 가난 같은 것들을 입에 올리긴 쉽다. 멋있어 보인다. 그리고 뛰어난 개인은 개별적으로 실천할 수도 있다. 그 결단, 박수받을 만하다. 그러나 사회 전체에 대한 적용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부도덕하다는 소리까지 들을는지 모른다. 참여정부 정책 브레인이었던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개마고원 펴냄)는 책에서 속시원하게 이렇게 말했다. “(저성장 혹은 마이너스성장 하자는) 그런 철학자 같은 얘기는 은퇴 뒤에나 하라.”고. 누구든 그런 고상한 얘기를 할 수 있지만 “최소한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은 그래서는 안 된다. 저성장의 아픔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간다.”고. 보수 언론이, 그것도 노무현 정권의 브레인에게 환호한 이유다. 물론 성장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성장이되 어떤 성장이냐가 관건이라는 점은 뭉갰지만. 구체적 한국 상황이 거북스럽다면 논의를 전 세계적 차원으로 높여 봐도 된다.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에 비유한 ‘가이아’ 이론으로 유명한 제임스 러브록은 메탄가스 종말론자다. 가이아를 질식시키는 메탄가스 문제를 파고들다 축산 동물에 주목했다. 인간이 육식을 하다 보니 소 같은 거대 가축을 기르게 되고, 그 가축이 메탄가스를 뿜어내는 동시에 그 동물 먹여 살리느라 식료품 가격이 뛰고 숲이 없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법은? 소 한 마리 죽이고 대신 나무 한 그루 심기. 그런데 이 방법은 척 봐도 좀 치사하다. 그 소를 먹기 위해 키운 건 사람이다. 깃털더러 몸통이라는 격이다. 이 문제에 부딪힌 생태학자들은 연구 끝에 답을 내놨다. 그렇다면 전 세계 인구 규모를 신석기시대 수준으로 축소하자는 것. 구체적 수치도 추정해 내놨다. 대략 4000만명, 그러니까 남한 인구 정도다. 팔은 안으로 굽으니 한국인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을 한 명씩, 차마 직접적 표현을 못 하겠으니 처리(?)하면서 나무를 심자고 주장해야 할 차례인가. 생태환경론의 근본주의적 주장은 근본주의 아니랄까봐 사람들에게 안기는 불편함까지도 근본적이다. 물론 생태환경론이 전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많은 환경상의 여러 문제점들로 인해 고통받고 분노하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다 한들 생태환경론자들의 주장을 따르자니 마뜩잖다. 어서 빨리 문명의 대전환에 착수해야 한다는 종말론적 죄의식을 강요당하다 보니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묘한 반발감까지 일어난다. 요아힘 라트카우의 ‘자연과 권력’(이영희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은 이 경계선 위에 서 있는 저작이다. 저자는 독일 빌레펠트대 근대사 교수다. 1970년대부터 과학기술사의 입장에서 원자력산업의 이면 들추기를 연구 테마로 삼아 왔다. 정부와 언론이 합세해 원자력에 대한 환상을 심어 주던 시절 반핵을 주장했으니 독일 정부로부터 탄압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저자는 근본주의적 환경생태론에 대한 여러 반론들을 받아들인다. 혹시 현대 사회의 문제점 때문에 고대와 중세보다 현대의 환경파괴를 더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태환경론에 늘 달라붙는 ‘지속가능한’(Sustainable)이란 수식어 역시 결국은 인간중심주의 아닌지, 오직 인간만이 자연을 해치는 요인인지, 인위가 개입되지 않은 자연 그 자체만의 조화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지, 그것은 혹시 처녀성 숭배의 또 다른 이름은 아닌지 등등. 울리히 벡은 ‘위험사회’를 근대사회의 키워드로 잡았지만, 어쩌면 근대 이전이 더 위험 사회였을지도 모른다는 질문을 던진 셈이다. 저자는 이 의문을 풀기 위해 환경을 키워드로 인류사 전체를 조망해 본다. 해서 환경사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늘 환경과 싸우고 협력하고 타협하며 살아 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른 한편으로는 퓰리처상을 받아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김진준 옮김, 문학사상 펴냄) 같은 과학문명사 저서를 떠올리게 한다. 지리학과 생리학을 토대로 삼고 있는 다이아몬드가 고고학적, 생물학적, 문화인류학적 증거자료들을 광범위하게 동원한다면, 역사학에서 출발한 저자는 여기에다 물질문명과 지중해 세계라는 키워드로 전체사를 제시한 페르낭 브로델, 수력사회론(책에서는 ‘수압사회’로 번역됐다)을 통해 동서양의 정치체제 비교를 진행했던 칼 비트포겔 같은 사회경제사의 대가들까지 얹어 놨다. 정치 문제를 끌어들인 셈인데 그 덕분에 차별되는 지점도 나온다. 가령 다이아몬드가 ‘의도하지 않은 자살’이란 개념으로 자연을 함부로 부린 문명은 결국 퇴장당했다는 점을 지적한다면, 저자는 “생태학이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맥락에서 분리되면 실제로는 설명력이 극히 미미한 이데올로기가 된다.”고 본다. 즉 자연 고갈로 닥쳐 오는 문명의 위기에 주목하는 것만큼 그에 대한 인간의 대응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에 대한 비판에도 적용된다. 저자는 가이아 이론에 대해 “크게 매료됐지만 역사가로서 그 생산적인 면이 어딨는지 찾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차라리 지구를 다양한 작은 생태 시스템들의 집합으로 상상하고 싶다.”고 해 뒀다. 생태환경론이 주장하는 종말론에서 한 발 뺀 셈이다. 대신 “결국 환경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임”을 확인하면서 책을 끝낸다. 저자는 이제껏 제출된 증거 자료들을 모두 검토해 보자는 입장이기 때문에 똑 부러지는 결론이나 대안을 제시하진 않는다. 거꾸로 그렇기에 인류 역사 전체를 되돌아보면서 각 분야의 연구성과들을 빠짐없이 인용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것은 큰 장점이다. 한국에서 요즘 유행하는 ‘지구사’(Global History)의 본거지 미국세계사학회가 주는 도서상을 2008년에 받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책을 덮을 때쯤이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두 개다. 밥과 똥. 제 아무리 날고 기어도 인간은 밥과 똥의 순환체계 안에 있는 존재라는 점을 음미해 보는 것도 좋다. 3만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중세 느낌 물씬 나는 이탈리아 살렌토

    중세 느낌 물씬 나는 이탈리아 살렌토

    국토가 장화로 묘사되는 나라, 이탈리아. 세련되고 낭만적인 중세 느낌을 물씬 풍기는 이곳에서 선사시대의 흔적을 찾는다면 어떨까. 7일 오전 9시 4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에서는 시간이 머무는 땅 이탈리아의 살렌토로 떠난다. 살렌토 반도의 알베로벨로 마을은 이탈리아에서도 가장 이질적인 느낌을 받는다는 곳이다. 알베로벨로로 향하는 길에는 독특한 돌집들이 모여 있다. 트룰리라고 불리는 이 지역 특유의 주거지다. 회색돌을 원형으로 뾰족하게 쌓아올린 지붕이 독특한데,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마을을 거닐다 보면 시선이 닿는 곳마다 동화 같은 풍경이 계속된다. 지붕 꼭대기에 달린 장식부터 양팔을 가득 벌려 재야 할 만큼 두꺼운 외벽까지, 회색 고깔을 쓴 트룰리의 비밀을 파헤쳐 본다.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촬영지, 마테라는 고요함 속에 형용할 수 없는 거룩함이 압도적인 곳이다. 구석기시대부터 지금까지 사람이 살고 있는 동굴 주거지, 사시. 거대한 돌산을 파서 만든 동굴이 3500개 이상이다. 이곳엔 선사시대 자연 방식을 그대로 따라 살았던 사람들의 숨결이 남아 있다. 절경을 그리는 자연 속에서, 그 거대함에 한참을 서 있게 하는 사시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금요일마다 살렌토 사람들이 모이는 곳. 그곳엔 금요일의 수식어처럼 뜨거운 열정과 흥이 있다. 그리고 살렌토의 전통춤, 피치카가 있다. 사람들은 분위기를 달구는 흥겨운 음악과 온몸이 흠뻑 젖도록 춤을 춘다. 악사들은 거미 모양이 새겨진 탬버린과 각종 악기들로 리듬을 만들고 춤추는 남녀의 눈빛에서는 불꽃이 튀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새 인류?…1만년전 살았던 ‘수수께끼 인류’ 발견

    과거 지구에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종의 인류가 살았던 것일까? 지난 1989년 중국에서 발견된 석기시대의 유골이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인류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과 호주 연구팀은 최근 “이 유골을 분석한 결과 1만 4500년~1만 1500년전에 살았던 인류로 추정된다.” 면서 “현재까지 한번도 발견되지 않은 인류이거나 아프리카에서 동아시아로 건너온 초기 종족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1979년과 1989년 중국에서 발견된 유골을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뉴사우스웨일스대학 대런 커노 교수는 “이 인류는 동굴에 거주하며 사슴을 먹고 살았던 것 같다.” 면서 “평평한 얼굴, 폭이 넓은 코, 큰 어금니, 두꺼운 두개골 등 고대와 현대인류의 특징을 두루 갖춘 해부학적으로도 특이한 존재”라고 설명했다. 또 “이 인류가 중국 지역에 살았지만 유전학적으로는 현재 동아시아 인류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커노 교수는 그러나 “아직 호모 사피엔스의 생물학적 정의도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면서 ‘새로운 인류’라고 단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한편 이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필립 간츠 연구원은 “아마도 인류가 다양성이 풍부한 종인 것을 드러낸 것” 이라며 교잡종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14일자 ‘PLoS ON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고인돌 가족 주택, 40억에 매물로 나와

    고인돌 가족 주택, 40억에 매물로 나와

    영화 고인돌 가족 플린스톤에 나오는 집이 실제 매물로 나왔다. 둥근 모양의 집은 대부분 대리석으로 지어졌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영화 고인돌 가족에 나오는 집과 외형이 동일하다. 화제의 주택은 미국의 유명 TV쇼 진행자 딕 클락의 소유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말리부에 위치해 있다. 말리부 언덕에 그림처럼 지어진 주택의 가격은 무려 35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40억원. 시원한 바다와 보니 산이 내다보이는 낭만적인 풍경은 덤이다. 소형 빌딩가격에 매물로 나왔지만 주택은 소형(?)이다. 잎이 무성한 식물이 아름답게 자라고 있는 15헥타르 규모의 넓은 대지 위에 지어졌지만 방은 달랑 1개뿐이다. 그래도 화장실은 2개다. 매매중개를 맡은 부동산 에이전시 트룰리아는 “세계에서 (고인돌 가족 영화에 나오는 집과 흡사한) 유일한 주택”이라면서 “마치 석기시대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들도록 디자인된 주택”이라고 매물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툴리아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스톤헨지보다 800년 앞선 석기시대 신전 발굴

    스톤헨지보다 800년 앞선 석기시대 신전 발굴

    석기 시대의 환경과 건축·생활양식을 알게 해 줄 귀중한 유적이 영국서 발굴돼 전 세계 학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3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BBC2 채널의 다큐멘터리 제작팀과 고고학자 연구팀은 그레이트브리튼섬 북쪽 앞바다의 오크니제도에서 석기시대 사원으로 보이는 대규모 건축물들을 발굴해냈다. BC 3000~BC 2000년 경의 신석기 유적지로 알려진 오크니제도에서 이 같은 큰 규모의 사원의 흔적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며, 특히 신석기시대의 대표 건축유적으로 알려진 스톤헨지보다 800년 앞선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이 쏠리고 있다. 발굴팀은 이곳에서 석기시대 사원으로 추정되는 돌 건축물 14채를 발견했으며, 100여 채가 땅속에 더 묻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고학자들은 과거 스톤헨지가 신석기문화의 대표 유적지로 인식돼 왔지만 이번 발굴을 통해 타이틀이 바뀔 것이라고 보는 만큼, 이번 발굴의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하이랜즈 앤 아일랜즈 대학의 고고학자 닉 카드는 “이번 발굴로 석기시대 사람들의 신앙과 세계관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곳은 고고학자들의 꿈의 장소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요크대학교의 마크 애드먼드 박사도 “국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면서 “일부 건축물은 스톤헨지보다 800년이나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일부 건축물에서 지그재그로 그려진 붉은색 선을 발견했으며, 이것이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석기시대 예술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오크니 지역의 사원발굴은 단 10%가량만 진행된 상태며, 유적지 전체의 정확한 연구와 검토에는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3D로 복원된 7500년전 ‘신석기 소년’ 얼굴은?

    3D로 복원된 7500년전 ‘신석기 소년’ 얼굴은?

    7500년 전 노르웨이에 살았던 소년의 모습은 어땠을까. 스코틀랜드 던디대학에 다니는 대학생 제니 바버가 노르웨이에서 발견된 신석기시대 유골을 현대적 과학기술을 동원해 입체적인 얼굴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버는 유골의 모습을 보다 세밀하게 복원하기 위해서 현대 법의학에서 쓰이는 해부학과 신원확인 기술을 이용했다. 3D 스캐닝을 기술을 이용해 골격을 잡은 뒤 피부와 머리카락 등을 씌워 리얼리티를 더하는 형식이었다. 이렇게 복원된 소년은 각진 턱에 큰 코를 가졌으며 눈사이는 다소 좁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7500년 만에 얼굴이 세상에 공개된 주인공은 15세가량에 죽음을 맞이한 키 125cm의 소년이었다. 훗날 고고학자들에 의해 ‘비스테 보이’(Viste Boy)라는 새 이름도 얻었다. 당시 이 소년은 병으로 죽기 전까지 10~15명과 함께 씨족을 이뤄 생활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대구, 조개, 홍합, 굴 등 해산물을 위주로 식사를 했을 것이며, 가끔 야생돼지나 가마우지 등 동물을 사냥해 먹기도 했을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보고 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서울 도심서 원시체험 ‘1박 2일’

    서울 도심서 원시체험 ‘1박 2일’

    서울 도심에서 TV, 게임기, 휴대전화 등 현대문명을 떠나 원시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강동구는 6000년 전 신석기시대 원시인들이 살았던 선사 주거지에서 직접 당시 생활을 체험해 보는 ‘캠프’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올해 처음 진행되는 이 캠프는 1박 2일 코스로 8월 중 10~11일, 17~18일, 24~25일 세 차례 열린다. 강동구는 지난해 신석기시대의 대표적 유적지인 암사동에 이를 본뜬 선사체험마을을 개장해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캠프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원시인 복장과 분장을 하고 당시의 부족 생활을 그대로 재연해본다. 4개 부족으로 소속을 나누고 각자 족장, 부족장을 뽑은 뒤 진행자 인솔에 따라 원시생활을 시작한다. 당시 사냥도구인 활과 화살, 어망을 만들어 어로활동도 한다. 또 밤에는 고구마, 밤, 땅콩 등을 구워 먹는 원시 요리 시간과 부족별 장기자랑 시간을 갖고, 신석기인들이 살던 움집에서 묵게 된다. 캠프 마지막에는 부족별 점수를 모아 우수 부족도 선발한다.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하며, 한 회당 40명이 참가할 수 있다. 1인당 참가비는 5만원. 문의 홍보과(480-1243).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석기 시대 다이어트’가 노화를 멈추게 한다고?

    ‘석기 시대 다이어트’가 노화를 멈추게 한다고?

    불로초를 구해서라도 오래 살려고 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오랜 소망이다. 이처럼 장수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에게 희소식이 날아왔다.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5일(한국시간) 수렵·채취된 식자재로만 식단을 짜서 먹는다는 것을 전제로 90세 이후에는 노화를 멈출 수 있다는 생물학적 가설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 가설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진화 생물학을 전공하는 미 캘리포니아 대 교수인 마이클 로즈. 그는 인간은 90대까지는 노화가 심화되지만, 그 이후의 인체는 더 건강해지도 않지만 더 나빠지지도 않은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독특한 이론을 내놓았다. 물론 이처럼 90대 이후 더이상의 노화를 멈출 수 있게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30대 이후에는 이른바 ‘석기시대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석기시대 다이어트’라는 이름 그대로 원시 시대 우리의 조상들처럼 수렵채취 스타일의 식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각종 물고기 등 해산물과 과일, 견과류, 그리고 채소 위주로 식단을 짜야 한다는 뜻이다. 대신 밀과 쌀, 그리고 옥수수와 사탕수수 등 각종 곡물과 우유로 가공된 제품은 피해야 할 식품이다. 로즈 교수는 자신의 가설을 의심하는 사람들을 겨냥, “지난 2년간 나 스스로 ‘석기시대 다이어트’를 실천해 대단히 좋은 효과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인구 통계학적인 관찰 결과 인간의 노화는 93세에 멈출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얻었다고도 했다. 물론 “사람이 나이를 먹어가는 만큼 질병도 꼭 그만큼 더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일반적인 관찰 결과를 토대로 한 로즈 교수의 이 가설은 아직 학계 주류의 견해는 아니다. 다른 전문가들은 로즈 교수가 노화의 원인을 확고하게 입증하지 못한 채 일방적인 주장을 내놓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뉴캐슬 대 노화 및 건강 연구소의 탐 커크우드 교수는 “인생의 말년에 노화를 다스리는 특별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것은 문제를 호도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사진=데일리 메일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알짜배기 방학 프로그램 여기 多있네

    알짜배기 방학 프로그램 여기 多있네

    “여름방학을 집 근처에서 알차게 보내세요.” 6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여름방학을 맞는 학생들이 멀리 가지 않고도 부모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하고도 알찬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강동구는 6000년 전 신석기시대 원시인들의 생활상을 체험하는 ‘원시체험 1박 2일 캠프’를 한다. 지난해 개장한 암사동 선사주거지 체험마을에서 8월 한달 동안 매주 수·목요일 열린다. 초등학교 3~6학년이면 참가할 수 있다. 서초구는 숲해설가와 나란히 1.3㎞의 탐방로를 따라 숲속여행을 하는 ‘우면산생태공원 에코캠프’를 연다.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우면산 자연생태공원에서 총 4차례 진행된다. 송파구는 25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방이동 방이생태학습관과 오금공원 등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생태아카데미’를 개최한다. 다음 달 16일과 18일에는 송파성문화센터에서 초등학생과 부모가 함께하는 ‘내 자녀의 성 바르게 이해하기’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강남구는 양재천 영동 2~3교, 영동 4~5교 사이 두곳에 ‘양재천 물놀이장’을 만들어 다음 달 31일까지 24시간 무료 개방한다. 길이 120m, 너비 10~15m에 수심 50㎝로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성동구는 구립 성동·금호·용답도서관에서 초등학교 4~5학년을 대상으로 19일부터 23일까지 여름독서교실을 운영한다. 학생들이 책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고 올바른 독서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마법의 시간여행’을 주제로 삼을 예정이다. 강북구는 학생들에게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우도록 오는 16일까지 지역 14개 초·중학교 학생 930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환경교실’을 열었다. 열린체험터 소속 전문강사들이 매직풍차만들기와 전자물시계 만들기 등을 지도한다. 중랑구는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70분동안 면목동 용마폭포공원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설이 있는 클래식 음악감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중적이고 일반인에게 익숙한 클래식들을 선곡해 학생들에게 고전음악을 제대로 감상하는 즐거움을 안겨 줄 계획이다. 성북구는 여름방학 기간 동안 지역 초등학생들을 위한 원어민영어캠프와 학력신장 프로그램 등을 연다. 오는 18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성신여대·동덕여대·대일외고 원어민 영어캠프와 고려대 학력신장프로그램,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 입소 등이 열린다. 강서구는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제7기 강서 여름방학 영어캠프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오는 29일부터 8월 19일까지 3주간 염창동 강서여성문화나눔터에서 총 15회의 교육을 받는다. 도봉구는 20~24일 구청에서 제3회 과학축전인 ‘3D 환상 체험전’을 개최한다. 개막식에는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인 심형래(53)씨가 특강을 하고, 체험마당에서는 3D 상영관과 3D 체험관을 돌아보고 별자리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노원구는 25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노원평생교육원 2층 강당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회마다 대학교수 등이 강사로 나서 효율적인 공부방법과 교우관계, 학습동기 부여 등에 대해 강의한다. 조현석기자·서울 종합 hyun68@seoul.co.kr
  • 화성서 신석기 움집터 26기 발견

    경기 화성에서 대규모 신석기시대 마을 유적이 발견됐다. 신석기시대 주거 형태와 마을 규모를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 중부고고학연구소는 24일 “경기 화성시 마도면 석교리 일대를 발굴조사한 결과 신석기시대 움집터 26기 등을 확인했다.”면서 “주거지 개별유구와 출토유물의 철저한 분석을 통한 취락의 동시기성 문제와 성격 등에 접근함으로써 중서부 지역 신석기시대 취락의 면모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발 20~30m 구릉에서 발견된 유적지 바닥 형태는 원형과 사각형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주거 형태는조금 다르긴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북쪽 11기, 남쪽 15기를 조성한 것으로 확인돼 신석기시대 마을 형태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탄화 상태의 도토리와 갈돌, 갈판 등을 발굴해 신석기시대부터 도토리묵을 먹었다는 결론을 이끌어 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전자담배/주병철 논설위원

    유럽인으로 처음 담배를 피운 사람은 1492년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탐험 동료인 로드리고 데 헤레스였다. 탐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뒤 공개적인 장소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에스파냐 종교재판소에 회부돼 3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교황 클레멘스 8세(1592~1605)는 거룩한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모두 파문한다고 위협했다. 잉글랜드의 제임스 1세도 1604년 담배금지령을 내렸다.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초대 차르 표도로비치 미하일은 담배를 피우면 입술을 잘랐다.담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사례들이다. 신석기시대의 아시아 원시 민족은 이미 흡연의 풍습이 있었다고 고증하는 학자도 있긴 하지만, 담배를 뜻하는 영어 ‘타바코’(Tabacco)는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담뱃잎을 담아 피운 파이프 담배에서 유래했다. 유럽을 비롯, 세계적으로 담배를 유행시킨 사람은 콜럼버스였는데 인디언들이 믿고 있는 담배의 약효성에 감탄했기 때문이다. 실제 16~18세기 의사들이 진통, 설사에서부터 피부병, 천식, 벌레 물린 데 쓰이는 해독제 등으로 담배를 사용했다. 19세기 들어 미국에서도 구취 등의 치료법으로 담배가 처방돼 어른은 물론 젊은 여성, 어린이까지도 담배를 피웠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담배가 들어온 것은 17세기 초 광해군 때로 추정되며 담배와 관련한 최초의 기록은 인조실록에 나온다. 지봉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담바고는 남령초라 하는데 근년에 일본에서 온 것이다.”라고 기록돼 있다. 한번 습성이 되면 잊을 수 없다는 뜻에서 ‘상사초’(相思草)로 불리기도 했다. 담배는 1912년 흡연이 폐암의 원인일 것이라는 외국 논문과 1950년 영국인 의사를 대상으로 한 역학연구 등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기호품이 아닌 건강위협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얼마 전 금연효과가 불확실한데도 전자담배를 찾는 사람이 니코틴 액상 유통량 기준으로 1년 새 23배나 급증했다는 자료가 눈길을 끈다. 니코틴이 들어 있지만 궐련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적어 금연 보조기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흡연율 세계 1위다. 남성 흡연율은 40%대에서 머물고 있지만 여성은 20%에 육박한다. 흡연인구를 줄이기 위해 최근 담뱃값 인상, 금연구역 확대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타의적인 수단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그렇다면 자의적인 판단의 전자담배 소비자들과 금연과의 함수관계는 어떻게 나타날까.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씨줄날줄] 수장(水葬)/이춘규 논설위원

    장례(葬禮)문화는 주로 자연과 종교의 영향을 받는다. 불교는 화장(火葬)을 확산시켰다. 고대유럽의 화장 풍습은 매장이 주류인 기독교 전파로 끊겼다. 유럽엔 방부처리 뒤 교회·궁전의 지하나 복도에 안치하는 실내 안치장이 많다. 사체에 화장을 시키고 방부처리, 보존하는 엠바밍은 미국·캐나다에 많다. 영국의 스톤헨지는 축제나 장례의식이 행해졌던 곳. 고대국가 출현 뒤 피라미드·진시황릉·장군총 등 거대한 통치자 무덤이 건설됐다. 네안데르탈인은 시신 매장 때 생전 사용했던 물건을 함께 묻었다. 신석기시대 무덤에선 시신 위에 꽃을 놓아둔 것이 발견됐다. 매장(埋葬)은 흔한 장례문화. 수장(水葬)은 방글라데시에 남아 있다. 풍장(風葬)은 시신을 그대로 혹은 관에 넣어 야산·동굴 등에 두어 풍화작용이 일어나도록 한다. 고대 이집트나 잉카제국 등에서는 미라장이 많았다. 고대 로마에는 카타콤베라 불리는 지하동굴장도 있었다. 과학의 발달은 냉동장·우주장을 출현시켰다. 성스러운 땅 티베트의 조장(鳥葬). 시신을 새들이 쪼아먹기 좋게 특별한 대에 안치해 두는 장례다. 새가 시신을 잘 먹을 수 있도록 뼈까지 잘게 썰어 두기도 한다. 영혼이 새와 함께 하늘로 날아간다는 내세관 때문이다. 천장(天葬)이라고도 한다. 바이킹족들은 시신을 통나무배와 함께 바닷속으로 가라앉히는 수장을 했다. 선장(船葬)이라고도 한다. 1958년 작 커크 더글러스 주연 영화 ‘바이킹’은 장엄한 바이킹식 수장 장면과 함께 끝난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 앞바다에 있는 신라 문무왕의 대왕암은 우리나라의 수장 사례다. 항해 중 사망자가 발생하면 선장이나 함대사령관의 직권으로 수장할 수 있게 법률로 규정된 나라가 많다. 우리 조상들은 땅에 시신을 묻어 봉분을 만드는 장례법이 일반적이었다. 풍장도 있다. 서민들이 명당에 조성된 권세가의 묘에 몰래 매장하던 투장(偸葬)은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지금은 화장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미군에 의해 사살된 오사마 빈라덴의 시신이 수장됐다고 한다. 빈라덴의 종교인 이슬람식에 따르자면 그가 숨진 곳인 파키스탄에 토장(土葬)을 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 측은 토장을 하게 되면 그곳이 이슬람 세력의 반미 운동 성지가 될 것을 우려해 수장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정말 수장을 했는지, 했다면 어디에 했는지도 미궁이다. 그는 죽었지만 한동안 쑥덕공론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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