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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정상회담에 누가 배석할까...? 면면에 관심이 집중

    남북 정상회담에 누가 배석할까...? 면면에 관심이 집중

    남북정상회담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정상을 보좌할 공식 수행단에 누가 포함될지 주목된다.18일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은 27일 열리는 정상회담 이전에 고위급회담을 한 차례 더 열어 공식 수행단을 어떻게 구성할지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우리 측 공식 수행단은 청와대 및 외교안보 ‘부처’의 고위 당국자들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포함될 게 확실시된다. 또한 외교안보부처의 수장들도 두루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가급적 회담 성격상 국방·외교·통일 장관까지를 공식 수행단으로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장관이 공식 수행단에 포함된다면 이는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각각 10명과 13명이 공식 수행원으로 방북했는데 외교 수장은 모두 빠졌다. 외교부 장관을 공식 수행단에 포함하려는 것은 이번 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비핵화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국방부 장관과 통일부 장관은 정상회담의 다른 주요 의제인 ‘군사적 긴장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정착’과 ‘남북관계의 과감한 진전’을 논의하기 위해 공식 수행단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번에는 남북 경협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경제 관련 인사들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서는 모두 재정경제부 장관이 공식 수행단에 포함됐었다.북측 수행단이 어떻게 구성될지도 관심이다. 지난 두 차례의 정상회담은 평양에서 열린 터라 북측은 따로 수행단을 구성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우선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포함될 것이 확실시되며, 외교·국방·통일부 장관의 카운터파트로 수행단을 꾸린다면 리용호 외무상,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도 함께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방남했던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공식 수행단에 포함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측에서도 현안을 직접 담당하는 이들이 수행해야 제도적으로 진전된 내용을 담보할 수 있다”면서 “정상국가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카운터파트를 다 맞춰서 내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누가 배석할지도 관심이다. 공식 수행단에 포함됐다고 해서 정상회담에 모두 배석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서는 남측에서 3∼4명만 배석했다. 2000년에는 임동원 대통령 특보, 황원탁 안보수석, 이기호 경제수석 등이, 2007년에는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장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등 4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옆에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1명만 앉았는데, 2000년에는 김용순 통전부장이, 2007년에는 김양건 통전부장이 유일한 배석자였다. 이번에도 비슷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측에서는 정의용 안보실장과 서훈 원장, 조명균 통일장관 등이 배석하고, 북측에서는 김영철 통전부장만 자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임종석 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회담에 양쪽이 숫자를 맞출 필요는 원래 없다”면서 “김정은 위원장 스타일을 보면 많은 사람을 배석시키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김영철 통전부장과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을 배석시킨 점에 미뤄 배석자 규모가 과거보다는 커질 수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靑 “정상회담 의제 합의 안 되면 정의용·서훈 방북”

    남북 정상회담을 9일 남겨 놓은 가운데 청와대는 회담 직전까지 의제·형식 등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17일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에서 ‘판문점 정상회담’ 정례화와 이산가족 상봉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루겠다고 강조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설치는 20일쯤 완료돼 정상회담 전 첫 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언론브리핑을 통해 회담 준비 상황을 설명하면서 “국정원 차원의 (북측과의) 소통이 항상 원활히 열려 있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서 원장과 정 실장의 평양 방문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실무·고위급회담에서 타결 짓지 못한 사안이 있으면 남측 대북 최고위 라인이 직접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담판을 짓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의제는 물론 당일 동선, 첫 만남부터 공동기자회견이 가능할지 등의 문제를 조율할 텐데, 대체로 조율되겠지만 끝내 정상 몫으로 남는 것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판문점 정상회담 정례화 의제와 관련, “(현실화된다면) 매우 중요한 의미이며 일체의 의전이나 행사 등을 과감히 생략하고 중요 의제에 집중한 실질적 회담이 될 것”이라면서 “핫라인과 함께 두 정상이 수시 소통하는 수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상 간 풀어야 하는 긴급현안이 있을 때 ‘원포인트 정상회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핫라인’과 관련, 임 실장은 “실무적으로 20일쯤 연결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때쯤 시범통화가 가능할 것 같지만, 정상 통화 시점을 확답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이번 회담에 동반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가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대한변협 임원들, 하창우 전 회장 ‘법의날’ 훈장 무산에 불만 쏟아내

    대한변호사협회 임원들이 하창우(64·사법연수원 15기) 전임 협회장의 서훈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자 “입맛에 맞는 사람만 챙기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정부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변협 공보이사인 이율 변호사는 지난 14일 밤 출입기자들과 사용하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하 전 협회장이 테러방지법에 찬성했고 사법시험 존치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서훈이 불가능한 걸로 받아들여진다”면서 “하 전 협회장에 대한 비토가 아니라 변협에 대한 현 정부의 인식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해 심히 우려스럽고 화를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하 전 협회장은 2016년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진 테러방지법에 대한 전부 찬성 의견을 일방적으로 제출했다가 회원들의 항의를 받자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이 공보이사는 “변협 협회장 출신에게 훈장을 주는 건 관례이자 변협의 위상과 관련된 일”이라면서 “변협이 정권과 발걸음을 같이해야 하느냐. 일종의 국민적 합의 사항을 깨는 것은 도대체 뭔가“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거명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서범석 대변인도 “전적으로 옳다”며 거들었고, 일부 기자들이 반론을 제기하자 이 공보이사와 서 대변인을 비롯해 김보람·나지수 대변인 등 변협의 공보 담당자들이 모두 대화방을 나가버렸다. 이에 대해 15일 김현 협회장이 “공보팀이 언론 단체대화방에서 나간 것은 백 번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반면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법조인 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정욱)는 “변협 협회장을 지내면 관례적으로 서훈을 받던 악습에서 벗어나 비로소 국가 훈장의 가치를 재고한 공정한 판단”이라며 “하 전 협회장의 서훈 탈락에 격한 환영의 뜻을 표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훈장 박탈 김성수 고택 국가민속문화재 자격 유지

    지난 2월 독립유공자 서훈이 취소된 인촌 김성수(1891∼1955)가 어린 시절을 보낸 ‘부안 김상만 고택’의 국가민속문화재 자격이 유지됐다. 15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민속분과는 지난 10일 열린 회의에서 국가민속문화재 제150호 ‘부안 김상만 고택’의 문화재 지정 해제 안건을 검토해 부결했다. 앞서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는 “인촌은 대법원에서 일제강점기 친일 행위에 대한 확정판결을 받아 건국공로훈장 복장(複章·지금의 대통령장)이 박탈되고 생가와 동상의 현충시설 해제가 결정됐다”며 인촌 김성수와 관련된 고택의 문화재 지정을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위원회는 “부안 김상만 고택은 거주 인물이 아니라 주거지 관점에서 가치를 평가받아 문화재로 지정됐다”며 “문화재 지정 해제 요인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가민속문화재는 의식주, 생산, 교통, 교역 등에서 한국 민족의 기본적 생활문화를 나타내는 유물 중 전형적인 것이 지정된다. 전북 부안군 줄포면에 있는 김상만 고택은 안채, 안사랑채, 헛간채 등 건물 8동으로 이뤄졌다. 김상만(1910∼1994)은 인촌의 장남이다. 이 집은 1895년 안채와 사랑채 등이 지어졌고, 1903년 안사랑채와 곳간채가 세워졌다. 문간채는 1984년에 중건됐으며, 전체적인 평면 형태는 ㅁ자형이다. 기와집 못지않게 좋은 부재를 썼지만, 기와지붕이 아닌 초가지붕인 점이 특징이다. 1982년에 보수를 거치고 지붕의 이엉이 억새로 변경됐으나, 전북 고창 지방의 주거양식을 잘 나타내는 근대적 초가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촌은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하고 모금운동을 벌여 고려대를 설립한 교육자이자 부통령을 지낸 정치인이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4월 일제의 징병과 학병을 찬양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항일운동가단체들은 인촌 관련 기념물 철거와 후손들의 재산 환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강경파 볼턴 취임 3일 만에… 정의용, 美와 안보 핫라인 재구축

    강경파 볼턴 취임 3일 만에… 정의용, 美와 안보 핫라인 재구축

    야치 日안보국장도 볼턴 면담 미·일 정상회담 의제 조율남북 정상회담을 보름 앞둔 12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 일본 안보라인 수장을 중심으로 미국 워싱턴에서 외교 행보가 활발하게 이어졌다. 오는 17일부터 본격화하는 미·일,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다룰 주요 의제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미 대사관을 비롯한 다양한 외교채널을 통해서 각급에서 미국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물밑 접촉을 이어 온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의 정보수장 간 라인 이외에 조윤제 주미대사와 수전 손턴 국무부 차관보 지명자 간 채널도 가동하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지난 11일 방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 상견례를 가지면서 한·미 안보수장라인의 재구축도 확인됐다. 이날 회동은 볼턴 보좌관 취임 사흘 만에 이뤄진 것이다. 당초 대북 초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은 정 의장과 소통이 힘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취임 3일 만에 조속하게 만나면서 핫라인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 실장은 앞서 NSC 측과 2시간여에 걸쳐 예비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볼턴이 대북 초강경파지만 스스로도 ‘과거 발언’이라 말했든 향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북한의 시간 끌기 전술에 대한 우려도 1년, 2년 등 비핵화 종료 시점을 정하는 방식으로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도 정 실장과 같은 날 앞다퉈 워싱턴에 도착했다. 야치 국장 역시 볼턴 보좌관을 만나 오는 17일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의 의제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처럼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다뤄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 합의만으로 대북 경제 제재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야치 국장의 방미와 미·일 외교수장 간 만남은 북·미 모두에게 북핵 문제에 있어 ‘일본 패싱(소외현상)’을 막으려는 행보”라며 “미측은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 북·미 간 기싸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 비핵화 방안 및 태도를 공유하고 일치된 방향으로 나가자는 주문을 한·일에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방미 정의용, 12일 볼턴 만나 한반도 비핵화 해법 논의

    방미 정의용, 12일 볼턴 만나 한반도 비핵화 해법 논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신임 보좌관을 만난다.정 실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의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12일 오전 백악관에서 볼턴 보좌관과 만나 양국 안보사령탑 간 ‘핫라인’을 구축하는 한편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 방식에 대한 접점을 모색한다. 볼턴 보좌관 취임 사흘 만이다. 백악관 NSC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볼턴 보좌관이 지난 9일 공식 취임함에 따라 한국 카운터파트의 예방을 받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상견례를 겸한 회동은 이날 오후로 예정돼 있었으나, 미국 측 사정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이 군사 보복까지 고려하는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NSC측과 2시간여에 걸쳐 예비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 방미는 서훈 국정원장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직후인 지난달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들고 찾은 지 한 달여 만이다. 당시 정 실장은 당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제안을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즉석에서 수용해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가 트였다. 이번 방문은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이고 5월 말 또는 6월 초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진 만큼 최대한 조기에 청와대와 백악관의 긴밀한 안보 소통 채널을 구축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정의용-볼턴’ 라인 구축을 완료해 두 정상회담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게 청와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의 전임자인 허버트 맥매스터 보좌관 시절의 ‘정의용-맥매스터’ 핫라인을 볼턴 체제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대화를 우선시하는 우리 측과 달리 볼턴 보좌관은 과거 대북 선제타격론을 주장했던 ‘슈퍼 매파’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두 안보사령탑 간 신뢰 구축과 긴밀한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에 맞춰 한미 외교 당국도 조윤제 주미대사와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 간 핫라인 체계를 갖췄으며, 오는 16일 첫 회동을 시작으로 정례화하기로 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그동안 미 NSC 측과 접촉해 정 실장이 볼턴 보좌관의 공식 취임한 지난 9일 이후 가능한 한 빨리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를 담당하는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과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의 회동에서는 북한 비핵화 실행 방식을 놓고 깊이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이른바 리비아식 해법, 즉 ‘선(先) 일괄 비핵화,후(後) 일괄 보상’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우리 측은 이 방식을 북한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포괄적·단계적 타결’을 큰 방향으로 잡고 있다. 특히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단계적 비핵화와 동시 행동조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워싱턴 현지에서는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이 한반도 비핵화·북한 안전보장·평화체제 프로세스 목표와 관련,견해차를 좁히고 큰 그림을 그려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팬 패싱 없다” 강조한 文대통령

    “재팬 패싱 없다” 강조한 文대통령

    “한·일 소통 어느 때보다 중요” 日에 비핵화·평화정착 역할 주문 고노 “납북자 문제 한국 협력 기대 어업 협상 해결 최선 다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서 ‘재팬 패싱’(일본 배제)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북·일 관계 개선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6월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청와대는 2015년 이후 중단됐던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다음달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한·일 두 나라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본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노 외무상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일, 한·미·일 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올해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가 지금보다 한 차원 더 높은 관계로 발전하길 희망하고, 이를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1998년 10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채택된 이 선언에는 과거를 직시하고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접견은 40분간 이뤄졌으며, 고노 외무상은 문 대통령에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 고노 외무상은 “일본인 납치자(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협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납치 문제를 포함, 북·일 관계 현안 해결과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2년 넘게 표류한 한·일 어업협정의 조속한 타결을 요청했고, 고노 외무상은 “어업 협상 문제가 잘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일 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의 어획량을 결정하는 이 협정이 2016년 6월 협상 실패 이후 장기 표류하면서 부산지역 근해 어업은 치명타를 입었다. 고노 외무상은 문 대통령 면담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한·일 외무장관회담을 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도 만나고 현충원도 참배했다. 회담에서 고노 외무상은 “북한의 구체적 행동이 있을 때까지 대북 제재와 압박은 지속돼야 한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 즉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완전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핵 문제와 미사일 문제,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포괄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일본의 기본 입장을 남북 정상회담 계기에 북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 장관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있기까지 대북 제재·압박은 유지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북한도 대화 중에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대화의 모멘텀(동력)을 유지하는 것이 비핵화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과거사 문제는 평행선을 달렸다. 고노 외무상은 오는 16일 한국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에 반대했다. 이에 강 장관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떤 주장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부산운동본부가 추진하는 일본 총영사관 소녀상 옆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립 문제에 대해서도 고노 외무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 北인권 의제로 비핵화 압박… 정의용, 비밀리 美 방문

    美, 北인권 의제로 비핵화 압박… 정의용, 비밀리 美 방문

    美국무부, 인권문제 제기 공식화 주미韓대사관·美국무부 핫라인 지난주 실무회의… 협의 정례화 조 대사·손턴 지명자 16일 회동 정실장 북미회담 물꼬 한달 만에 볼턴 보좌관과 핫라인 구축 시도 미국 국무부가 북·미 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가 비핵화임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북한 인권 문제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보통 큰 견해 차이가 있는 나라들과 대좌해 회담할 기회가 있을 때 그 문제가 언급된다. 나는 그 (북 인권) 문제도 (정상회담에서) 언급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어트 대변인은 “그러나 김정은이 기꺼이 준수할 용의가 있다고 하고 기꺼이 노력하겠다고 하는 한반도 비핵화가 분명히 최우선 의제이고, 다른 것들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도 지난 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 정부가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도록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인권 문제가 양국 정상회담에서 실제로 거론될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워낙 민감하게 반응해 온 이슈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국 정부가 유엔인권이사회(UNHRC)의 북한인권결의 채택에 환영한 것을 놓고도, 지난 4일 노동신문을 통해 ‘정치적 도발이며 대화 분위기에 역할하는 용납 못할 망동’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었다.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회담장에서 실제 비핵화와 북한 인권 문제를 모두 다룬다면 김 원장을 망신 주고 협상을 결렬시키겠다는 뜻”이라며 “그보다 회담을 앞둔 기싸움 차원에서 인권 문제로 북핵 문제에 대해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용(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5월 또는 6월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로 취임한 존 볼턴(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만나 양국 안보 컨트롤타워 간 ‘핫라인’을 구축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를 비롯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정 실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의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서훈 국정원장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직후인 지난달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들고와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를 튼 지 한 달여 만이다. 당시 정 실장은 방미 당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제안을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즉석에서 수용하면서 ‘5월 안에’라는 시한까지 제시한 바 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볼턴 보좌관 내정 사실이 알려진 뒤 “우리의 입장은 새로운 내정자와 같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긴밀한 협의들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미 당국은 또한 주미 한국대사관과 미국 국무부를 매개로 외교 핫라인 체제를 구축하고 협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양측 간 채널 가동은 조윤제 주미대사가 2주 전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와 만나 진전 상황 공유 및 조율, 공조 강화를 위해 양측 간 정기적 모임 개최를 제안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지난주 대사관과 국무부 양측 간 실무회의가 한 차례 이뤄졌으며 오는 16일 조 대사와 손턴 지명자 간 만남이 예정돼 있다. 국무부는 백악관이 주도하는 미국 측 북·미 정상회담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다. 핫라인 구축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가 이달 말쯤 공식 취임해 북·미 정상회담 준비 작업이 본격화하는 시점이 되면 북·미 접촉 라인이 지금의 정보채널에서 공식 외교라인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미리 대비하자는 의도가 깔린 것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포토] 대화하는 송영무 국방장관과 서훈 국정원장

    [서울포토] 대화하는 송영무 국방장관과 서훈 국정원장

    1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5차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서 회의 시작전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서훈 국정원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북미 수차례 비밀접촉”… 정상회담 6월 초로 연기 가능성도

    “북미 수차례 비밀접촉”… 정상회담 6월 초로 연기 가능성도

    남북에 이어 북한과 미국도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작업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분위기다. CNN은 7일(현지시간) 북·미 정보당국이 오는 5월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비밀 실무회담을 수차례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미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CIA 내부의 전담팀을 이끌고 북한 정보당국과 물밑 접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실제 실무회담이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는 처음이다. CNN은 “북·미 정상회담이 실제로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그동안 북·미 대화는 주로 국무부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 외무성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국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지 못하면서, CIA가 북한 정보당국의 카운터파트가 됐다고 CNN은 해석했다. 현재 미국과 실무협의를 진행 중인 북측 정보 관계자들이 정찰총국 라인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정찰총국이 북한의 대외 공작업무를 총괄하는 기구라 미국의 협상 상대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정찰총국장으로 알려진 장길성 중앙군사위원은 인민무력부 정찰국 출신으로, 미국 등 대외 협상 등에 경험이 없다.유력한 북측 인사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다. 김 부장이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과 최근 한반도 정세 변화 국면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훈·폼페이오·김영철로 이어지는 3각 라인이 사실상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번 보도로 북·미가 정상회담을 위해 물밑에서 대화와 협상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장소와 시기, 의제 등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말 지인들에게 북·미 정상회담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실무선에서 한두 주 미뤄질 가능성도 있어 5월 말이 아닌 6월 초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날 공화당 소속인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오는 12일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사청문회를 연다고 공식 발표했다. 청문 과정에서 특별한 결격 사유가 드러나지 않으면 이달 말쯤 공식 취임할 수 있다. 미 의회 관계자는 “12일 청문회 이후 후속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면 2주 뒤에 인준 표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지명자의 인준을 확실히 장담할 수 없다는 상황이다. 외교위(공화당 11명, 민주당 10명) 안에서 여당인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이 반대 의견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폴 의원을 뺀 공화당 외교위원이 모두 인준에 찬성하더라도, 민주당 외교위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지면 반대가 과반을 넘겨 인준안이 소관 상임위 문턱조차 못 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북·미 정보당국 직접 만나 정상회담 조율

    정상회담 장소 울란바토르 부상 미국과 북한이 오는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위해 수차례 직접 대화를 했다고 CNN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CNN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CIA 내 관련 팀이 북한과 정보 채널을 통해 정상회담 장소 합의 등을 위해 여러 차례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제3국에서 만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측 정보라인이 정찰총국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미는 먼저 정상회담 장소 조율에 나섰다. 북한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자고 미국에 강하고 요구하고 있으며,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회담 장소가 합의되면 회담 날짜와 의제 등 실무협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북·미 물밑접촉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미 간) 얘기가 오가는 것은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폼페이오 지명자,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등과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북·미 정상회담 의제·장소 등 협의에 한국 측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 설득할 포인트 확실히 아는 20년 실무·이론 겸비 北전문가

    美 설득할 포인트 확실히 아는 20년 실무·이론 겸비 北전문가

    ‘한반도의 봄’을 앞당기기 위해 물밑 선봉장 역할에 나선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최근 남북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지난달 초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으로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던 서 원장은 미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하며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초석을 놓았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정원은 서 원장의 공식 노출을 꺼리고 있지만 지난 5일까지 청와대에서 네 차례 열린 정상회담준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는 등 잰걸음을 하고 있다.서 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북 전문가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6일 서울신문에 “서 원장은 지금 대북 협상이나 남북 대화를 이끄는 데 상당히 오랫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평했다. 고 교수는 “서 원장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 참여로 1997~99년 함경북도 신포 등에서 북한을 직접 경험했다”며 “1994년 7월 이래 김정일 시대에는 남북 정상회담이나 특사 교환 때마다 배석하면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협상 태도를 갖고 있는지 잘 알게 됐다”고 분석했다. 여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서 원장은 미국을 설득할 포인트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며 “대북 제재가 강화된 상황에서 북한이 무너진다면 중국 쪽으로 쓰러질 텐데 미국이 가장 원하지 않는 상황이 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하니 미측이 빠르게 이해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 원장은 지난해부터 북한의 의도와 다음 행보에 대한 분석을 미측과 공유하면서 신뢰를 구축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워싱턴에서 대미 특사단을 만났을 때 ‘거봐라. 대화하는 게 잘하는 거다’라는 반응을 보인 것도 서 원장의 정보 보고가 미측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가정보국(CIA) 국장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성사까지 서 원장과 폼페이오 국장 라인이 사실상 해결사 역할을 한 것이다.서 원장이 북한학 박사학위를 받고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활동해 이론적 배경을 확보한 것도 장점이다. 최대석 이화여대 대학원 북한학과 교수는 “서 원장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면서 20년 가까이 북한과 교류하면서도 굉장히 침착하게 일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서 원장의 역할이 커지면서 침체됐던 국정원 분위기도 진작됐다. 한 정보소식통은 “평창올림픽 때도 테러 한 번 일어나지 않는 ‘테러 제로’를 달성했고, 북한 문제도 대화의 방향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직원들도 자신감을 갖고 업무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국내 정보파트를 없애면서 교육 후 재배치된 직원들도 이런 분위기에 맞춰 본격적인 업무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북핵 및 남북 문제를 외교부나 통일부 대신 정보기관이 계속 끌고 나가는 것을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위해 직접 나선 상황에서 청와대 직속기관인 국정원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서 원장은 2008년 박사학위 논문 ‘북한의 선군외교 연구-약소국의 대미 강압외교 관점에서’를 통해 북한의 대미 외교를 익명 유지 및 모호성 유지 전략, 벼랑 끝 전략, 맞대응 전략, 위기관리 전략, 협상 전략 순으로 분석했다. 특히 북한이 협상 국면에서 보이는 전략적 행동 방식을 북·미 양자협상 방식, 포괄적 일괄타결 방식, 근본문제 카드 활용 방식, 단계별 동시행동 방식 순으로 세분화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포괄적 일괄타결과 단계별 동시행동 방식을 북한이 그동안 일관되게 제시해 관철시켰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서 원장이 2003~08년 열렸던 6자회담 등 북핵 협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만큼 비핵화 프로세스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나 서 원장이 북한의 협상 전략을 잘 아는 만큼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남·북·미 정상회담 추진, 이후 비핵화 회담까지 깊숙이 관여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결국 양자협상 방식인 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북한 체제 안전 보장’이라는 일괄적, 포괄적 해법을 이끌어 내려는 서 원장의 노력은 ‘한반도의 봄’을 가늠할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南 예술단 평양 공연 보는 이산가족 헤아려야

    우리 예술단이 어제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가졌다. 조용필, 이선희, 백지영, 윤도현, 레드벨벳 등 세대를 망라한 가수들이 우리 가요와 북한 노래를 섞어 2시간여 열창했다. 극장을 가득 메운 평양 시민들은 남측 예술단이 펼친 13년 만의 방북 공연에 열띤 환영과 박수를 보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때 북측 예술단의 방남에 대한 답례 성격의 공연이다. 남북의 역사적 전환을 알리는 의미에서 ‘봄이 온다’는 부제도 달렸다.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남북 관계 개선을 실감케 한다. 한반도에 평화 정착의 길을 여는 상징이다. 예술단의 남북 교차 공연을 계기로 민간 교류가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 곧 4·27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그제 도쿄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1년에 두 번씩 남북 간 정상외교를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3차 남북 정상회담에 거는 정부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지만 반드시 꿈같은 얘기만도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외에도 남북 현안을 두루 논의할 것이다.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 관계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방남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ㆍ서훈 국가정보원장의 특사 방북, 몇 차례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합의됐다는 얘기는 없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정착은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에 사는 구성원들의 미래와 행복을 위한 것이다. 예술단의 남북 왕래를 보는 이산가족의 착잡한 마음, 헤아릴 길이 없다. 지난해 7월 정부는 북한에 군사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회담을 제의했다.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 1월 9일 고위급회담에서 탈북 여종업원 송환을 이산가족 상봉의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산가족 상봉은 2015년 10월 20차 행사를 마지막으로 3년 가까이 중단돼 있다. 등록된 이산가족 13만 1456명 중 생존자는 5만 8261명이다. 대부분 고령자다. 한 차례 상봉에 100명 안팎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니 앞으로 행사를 600차례는 열어야 북쪽 가족을 다 만날 수 있다는 계산인데, 지금 방식으론 불가능하다. 한 달에 400여명의 이산가족이 사망하는 현실에서 상봉은 촌각을 다투는 일이고 남북이 조건을 놓고 교섭할 일도 아니다. 비핵화에 전념하는 정부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산가족을 챙기는 자세도 보이기 바란다.
  • 비핵화 포괄적·원칙적 합의할 듯…북미 회담 디딤돌 의지

    비핵화 포괄적·원칙적 합의할 듯…북미 회담 디딤돌 의지

    의제 특정 안 해… 오해 차단 서훈·김영철 라인 ‘물밑 조율’ 29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2018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양측은 남북 정상회담을 북핵 문제를 다룰 본무대인 북·미 정상회담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구상을 보였다. 일정을 4월 27일 단 하루로 정했다는 점에서 양측 정상은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원칙적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비핵화 로드맵의 타결은 북·미 정상회담에 맡긴다는 뜻이다.또 이날 고위급 회담에서 남북은 회담 의제를 구체적으로 특정해 공개하지 않았다. 의제의 사전 공개로 오해나 왜곡이 빚어져 북·미 정상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를 맡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회담 직후 판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양측 간에 충분히 의견 교환이 있었다”면서도 “정상 간에 앞으로 논의될 사항이기 때문에 저희(남북)가 시간을 갖고 충분히 협의해 구체적인 표현을 정하는 게 좋겠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해 4월 중 남북 고위급회담을 재차 열겠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가 밝혔던 남북 정상회담의 큰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정착, 남북 관계 발전 등이다. 즉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 체제 안전 보장의 교환 로드맵, 종전 협정, 주한 미군 주둔 문제, 이산가족 상봉 등 모든 의제가 열려 있다는 뜻이다. 조 장관이 “양측 정상 간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하겠다”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날 남북이 회담 의제에 대해 함구한 것은 남북 간 합의 부족보다 북·미 정상회담을 감안해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은 결국 북·미 정상회담의 디딤돌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날 고위급회담도 의제를 겉으로 내놓기보다 실무 대화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이 (중재자가 아니라) 북·미 간 협상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한 신중하게 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위급회담이 본연의 ‘마중물’ 역할에 충실했다는 의미다. 전체회의(53분), 세 차례 대표접촉(27분), 종결회의(11분) 등으로 진행된 이날 고위급회담에서 양측은 단 91분간 마주 앉았다. 합의에 이를 때까지 불과 4시간 13분이 걸렸다. 조 장관은 “크게 의견 차이 없이 날짜가 합의됐고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북측도 우리와 크게 생각이 다르지 않았다”며 “사소한 차이를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하며 해 나가고 있기에 과거보다는 훨씬 더 빠르게, 실용적으로 회담이 된다고 보시면 될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정보 수장 라인이 물밑 조율을 마쳤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 장관은 북·중 정상회담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밝힌 ‘단계별 일괄타결’ 비핵화 해법에 대해서는 특별한 논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는 “27일 하루로 남북 정상회담 날짜를 잡은 것은 진짜 필요한 협상만 한다는 의미”라며 “5월 북·미 정상회담의 예비회담 성격”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남측이 북·미 양국 중재안을 들고 남북 정상회담에 임하기에는 위험도 크고 시간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통일부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국정원 “北 체제보장·핵포기 동시병진 추구”

    국정원 “北 체제보장·핵포기 동시병진 추구”

    “北, 정상국가로 인정받고 싶어해” 국가정보원은 26일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 등을 동시에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가 개최한 정보위원 간담회에서 북한의 비핵화 대책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고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한 정보위원은 “북한의 체제를 유지하고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하는 것을 전제로 회담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원하는 것을 해주고 핵 포기도 가져오는 ‘동시 병진’(함께 앞으로 나아가다)을 한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진짜 정상국가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고 전하고, 대화에도 굳건한 의지가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교체에 따른 미국의 대북 정책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전과 별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대북 특사단 일원으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대면한 서훈 국정원장은 김 국무위원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서 원장이 “다음에 김 국무위원장을 또 만나면 스타일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얘기도 있다. 국정원은 남북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간담회에는 국정원에서 서 원장과 김상균 2차장 등이 참석했다. 서 원장은 20여분간 보고하고서 먼저 자리를 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단둥역 전면 봉쇄… 김정은 ‘극비 방중설’

    단둥역 전면 봉쇄… 김정은 ‘극비 방중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주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북 정상회담 및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 및 조건의 수위, 주변국 정세 변동 등을 두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을 방문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2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지난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 5명의 대북 특사단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한 것이 김 위원장의 마지막 공식 활동이다. 이후 21일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야외 활동은 지난달 16일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출생일)에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참배가 마지막 행사였다. 이번 잠적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국과 미국도 그렇지만 북한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두 차례 정상회담을 위해 비핵화 수준 및 조건 등 회담 의제를 정리하고 리허설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는 “김 위원장이 특사단에게 드러낸 속내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전달됐지만 트럼프의 의중은 잘 모르는 상태”라며 “특히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내정자 등 ‘슈퍼 매파’들이 등용되면서 더욱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로 중국과 일본이 대북 관계 진전을 서두르는 등 급변하는 주변국 정세도 북한이 고민하는 변수로 꼽힌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이 북한에 가까워지면 북한은 미·중 갈등을 이용해 줄타기 외교를 재개할 수 있다”며 “또 빠른 남북 관계 진전과 달리 북·미 간 비핵화 실무회담이 길어지면 북한은 한국을 이용해 미국의 대북 강경책을 방어하는 시간을 얻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역에 거대한 가림막이 설치되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포착되자 김 위원장이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한 것 아니냐는 설도 돌고 있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이날 “일주일 전쯤부터 단둥역에 철판 가림막을 설치해 압록강 다리를 넘어온 기차가 보이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이때부터 김 위원장이 중국에 들렀다 러시아까지 간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25일 오후 10시쯤에는 단둥역을 비롯해 압록강 철교 인근이 전면 봉쇄됐고 20~40분 간격으로 기차 두 대가 지나갔다”고 말했다. 이는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탄 특별 열차가 단둥역을 지날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나 북한 고위급 인사가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방중설과 관련,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근 북·중 관계를 봤을 때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서울포토] 남북·북미 정상회담 관련 보고하는 서훈 국정원장

    [서울포토] 남북·북미 정상회담 관련 보고하는 서훈 국정원장

    서훈 국정원장(오른쪽 맨 아래)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 관련 보고를 하기 위해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강석호 정보위원장에게 보고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79일 만에 만나는 조명균·리선권… 정상회담 ‘밑그림’

    79일 만에 만나는 조명균·리선권… 정상회담 ‘밑그림’

    날짜·의제 등 무난한 합의 전망 북핵 문제 등 민감한 의제들은 서훈·김영철 ‘물밑 조율’ 예상 美 볼턴 임명 여파 대한 우려도남북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회담’을 오는 29일 판문점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하면서, 조명균(왼쪽)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오른쪽)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79일 만에 양측 대표로 마주 앉는다. 정상회담 날짜, 일정, 큰 틀의 의제 등에 무난히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 등 민감한 의제는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물밑 조율이 예상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25일 “지난 22일 한국이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을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한 데 대해 북측이 어제(24일) 동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리 위원장을 단장으로 3명의 대표단을, 한국도 조 장관을 수석대표로 청와대, 국정원 인사 등 3명을 파견한다.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은 지난 1월 9일 남북 고위급회담 이후 79일 만에 양측 대표로 다시 마주 앉게 된다. 남북 정상회담의 장소는 이미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집으로 합의됐지만 날짜, 형식, 일정, 의제 등은 이번에 논의해야 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올해 들어 남북 지도자가 보여준 의지를 감안할 때 정상 간 핫라인 설치 등 남북 관계 개선 부분은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접점을 찾을 것”이라며 “다만 비핵화와 평화정착 문제는 북·미 정상회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핵 문제 등 민감한 의제는 서훈 원장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비공개 라인을 통해 어느 정도 조율하며 접점의 고리를 만들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의 골격은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이, 민감한 세부 합의 내용은 서 원장과 김 부위원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다만 존 볼턴 전 유엔 미국대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되면서 북한 매체의 반응이 다소 강해진 부분에 대해 우려가 나온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4일 한국 군의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타우러스’의 추가 도입 계획을 비난한 데 이어, 25일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거론하며 “미국은 한·미 동맹이라는 올가미로 남조선을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완전히 얽어매 놓고 인민들의 고혈을 짜내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 역시 한국 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타우러스 도입 계획에 대해 “(한국이) 대화와 평화를 운운하지만 속으로는 딴꿈(다른 꿈)을 꾸고 있다고 밖에 달리는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는 “한국이 조금이나마 북측에 유리하게 중재하라며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볼턴의 등장으로 알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양 교수는 “정상회담을 부정적으로 끌고 가려는 ‘명분 축적용’이 아니라 ‘로키’(low key)로 지적하는 정도”라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초강경파 볼턴 중용, 트럼프 행보 심상찮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어제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했다. 지난 13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자리에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내정한 데 이어 강경 성향의 인사들로 외교안보팀을 재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의 회담을 앞두고 강경파들로 외교안보 진용을 꾸린 것은 북한에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해 압박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어 심상치 않다. 허버트 맥매스터의 후임으로 지명된 볼턴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과 ‘리비아식 해법’을 공공연하게 주장해 온 대북 초강경파다. 볼턴이 신봉하는 리비아식 해법은 2003년 리비아가 핵포기 선언과 함께 즉각 핵시설에 대한 검증과 폐기 절차에 들어가고 대신 미국은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약속과 함께 경제제재 해제와 관계 정상화를 이행한 것을 뜻한다. 핵동결 단계는 건너뛰고 바로 핵폐기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카다피의 제거로 귀결된 리비아식 선(先) 핵포기는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볼턴은 지명 직후 “그동안 개인적으로 이야기했던 것들은 다 지나간 일”이라며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하는 말과 내가 그에게 하는 조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술책에 두 번 다시 빠져서는 안 된다”, “군사적 행동을 선호하지 않지만 더 위험한 것은 북한이 핵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었다. 볼턴은 며칠 전까지도 수시로 트럼프와 만날 정도로 그의 신임이 두텁다. 그만큼 두 사람 간 대북 정책을 놓고 이견이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볼턴 지명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공들여 구축한 정의용ㆍ맥매스터 보좌관 간의 핫라인이 소용없어진 것은 아쉽다. 그나마 서훈 국정원장과 긴밀하게 협의해 온 폼페오가 국무장관에 내정돼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백악관 기류를 예의주시하면서 정의용ㆍ볼턴 간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위해 시급해 보인다.
  • [美 강경파 새 안보수장] 한·미 북핵 채널 ‘서훈-폼페이오 라인’ 집중될 듯

    정의용-볼턴 ‘소통 축’도 주목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 미국대사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내정되면서 한·미 간 북핵 문제 소통채널이 당분간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의 정보수장라인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볼턴 내정자의 취임 초기부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전 보좌관과 같은 긴밀한 소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볼턴의 등장으로 그간 주요 소통 채널이었던 정 실장·맥매스터 전 보좌관 라인은 사실상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며 “서 원장과 폼페이오 내정자 라인에 더욱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물밑에서 선봉장 역할을 하는 서 원장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면 문제가 생겼을 때 뚫어주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폼페이오는 그간 물밑 선봉장 역할에서 향후 국무장관으로서 공식적 역할로 옮겨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남북 관계 개선과 공고한 한·미 공조를 병행하며 북·미 양국 지도자를 회담 석상으로 이끌어 냈다. 여기에는 서 원장과 폼페이오 내정자,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물밑 접촉이 큰 역할을 했다. 또 정 실장·맥매스터 전 보좌관 라인이 빠른 남북 관계 진전에 따라 상대적으로 한·미 공조가 벌어지는 것처럼 보일 때 그 틈을 메우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대북 특사단으로 방북해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개최라는 성과를 얻었던 정 실장과 서 원장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5월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성과를 받아오기도 했다. 두 개의 소통 축이 시너지를 발휘한 대표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정 실장과 볼턴 내정자의 ‘궁합’이 좋지 않을 경우 비핵화 등 의제를 소통할 축이 하나로 줄어들 수도 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다룰 비핵화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한·미 간 조율이 더욱 중요한 상황에서 청와대와 백악관 공식 라인이 약화될 경우 공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서 원장과 폼페이오 내정자가 더욱 긴밀하게 협의할 가능성이 크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 실장과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핫라인으로 수시 통화하던 사이였는데 볼턴 내정자와는 처음부터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며 “볼턴을 임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북한뿐 아니라 한국이 원하는 대로 가지 않겠다는 뜻이 들어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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