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서해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위해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430
  • [인사]

    ■국토해양부 ◇전보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부단장 정완대 ■해양경찰청 ◇총경급 전보 <본청> △대변인 순길태△기획담당관 고명석△재정〃 박세영△창의실용〃 이용욱△해상안전과장 이성형△수사〃 남상욱△정보〃 송나택△전략사업〃 이창주△정보통신〃 김용환△발전전략단장 윤성현<지방해양경찰청>△동해 경무기획과장 김현순△서해 경무기획〃 김용범△서해 경비구난〃 최창삼△남해 경무기획〃 양동신<해양경찰학교>△교무과장 심병조◇해양경찰서장△속초 류재남△동해 조준억△포항 박찬현△태안 박철원△완도 김정식△부산 윤판용△여수 박성국◇파견△국토해양부 치안정책관 류춘열△청와대 행정관 최상환◇교육△국방대학원 김두석△통일교육원 김영구△경찰대 김명환 구자영 ■기업은행 ◇부행장 승진 △카드사업본부 김규태△IT본부 고일영△신탁사업단 류치화△IB본부 이규옥◇부행장 전보△경영지원본부 한영근△리스크관리본부 손태△글로벌/자금시장본부 윤병국△마케팅본부 장상헌△경영전략본부 주영래△개인고객본부 이동주 ■CBS <편성국> △제작부장 김갑수△FM〃 강기영△아나운서〃 심기식△편성부장 심승현△제작〃 지웅◇국장△광주CBS 보도제작국 김의양△춘천CBS 총무국(기술국장 겸임) 임철호△대전CBS 보도제작국 오준석△전남CBS 〃 임영호 ■스포츠한국 △경영지원실장 김원식(광고마케팅국장 겸직)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첫 눈/정호승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첫 눈/정호승

    첫 눈/정호승 너에게는 우연이나 나에게는 숙명이다 우리가 죽기 전에 만나는 일이 이 얼마나 아름다우냐 나는 네가 흘렸던 분노의 눈물을 잊지 못하고 너는 가장 높은 나뭇가지 위에 앉아 길 떠나는 나를 내려다본다 또다시 용서해야할 일과 증오해야할 일을 위하여 오늘도 기도하는 새의 손등 위에 내린 너
  • 전국 꽁꽁… 서울 10일 아침 영하9도

    동장군의 심술로 주말 전국이 ‘꽁꽁’ 얼겠다. 제주 등 일부 지역에는 최고 20㎝의 폭설이 예상된다. 이번 한파는 13일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9일 “주말과 휴일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는 데다 바람마저 거세게 불어 체감 기온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이번 추위는 13일까지 지속되다 14일부터 점차 누그러져 평년수준(아침 영하 5도, 낮 영상 2도)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일 대관령 영하 18도를 비롯해 서울·인천·수원 영하 9도, 춘천 영하 14도 등 전국의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곤두박질치고, 낮에도 서울 영하 4도 등 전역이 영하권의 쌀쌀한 날씨를 보이겠다. 제주와 호남 서해안 등 일부 지역에는 최고 10~20㎝의 폭설이 내리겠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대형 건설사 올 주택공급 ‘극과 극’

    대형 건설사 올 주택공급 ‘극과 극’

    ‘대우건설·삼성건설은 공격적으로, 현대건설·GS건설은 신중하게….’ 대형 건설사들이 새해 주택공급계획을 확정했다. 공급 계획 물량을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려 잡은 업체가 있는가 하면 일부 업체는 지난해 실적보다 줄이는 등 회사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0대 건설업체(다이세이건설 제외)의 주택 공급 계획 물량은 모두 5만 9241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공급 실적(5만 3117가구)보다 6124가구(11.5%) 줄어든 물량이다. 업체별로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지난해보다 분양계획을 크게 늘려 잡았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공급한 7498가구보다 6028가구(80.3%) 늘어난 1만 3526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은 7899가구이다. 이달 중 서해건설과 공동으로 경기 판교신도시에서 948가구를 분양한다. 삼성건설은 올해 9106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4779가구)보다 무려 90.5%(4327가구) 늘어났다. 3월중 서울 중구 신당 6구역에서 297가구를, 4월에는 동작구 본동 5구역에서 24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10월에는 동대문구 전농 7구역에서 585가구를 내놓기로 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828가구를 분양하는데 그쳤으나 올해는 4836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계획 물량의 53%에 해당하는 2599가구를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분양한다. 지난해 6125가구를 공급한 롯데건설도 지난해 수준을 웃도는 선에서 올해 공급계획을 잡을 방침이다. 대략 6000~7000여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지난해 공급실적과 비슷하거나 적게 잡았다. 지난해 9057가구를 공급한 현대건설은 올해도 이와 비슷한 9106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GS건설은 지난해 공급량(1만가구)의 절반 수준인 5440가구를 내놓을 계획이다. 주택경기가 불투명해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GS건설 관계자는 설명했다. 마포구 아현 뉴타운에서 120가구를 3월에, 성동구 왕십리 뉴타운 1·2구역에서 306가구를 6월 중 각각 분양한다. SK건설은 지난해 실적(3196가구)보다 1958가구(61.2%) 적은 1238가구로 잡았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경인운하 4000t급 배 띄운다

    경인운하 건설사업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4000t급 배가 다닐 수 있는 운하로 본격 건설된다. 국토해양부는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성 평가결과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옴에 따라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오는 3월 한강쪽 구간 굴착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면서 “전체 사업비 2조 2500억원 가운데 1조 9500억원은 수자원공사가 부담하고, 토지매입비용 3000억원은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인운하 길이는 18㎞이며, 이중 방수로 14.2㎞는 이미 공사가 끝나 한강쪽으로 3.8㎞만 파면 한강과 서해가 이어진다. 이 운하에는 400 0t급 선박이 2011년 12월부터 운항할 예정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길섶에서] 겨울바다/함혜리 논설위원

    지인 한 분이 최근 큰 수술을 받았다. 쉬는 것도 익숙지 않은 탓에 집에서 있으려니 답답하다고 함께 바람 좀 쐬러 가자고 연락이 왔다.아직 회복이 완전히 안된 때여서 먼길 운전하기가 겁이 난다고 동행을 요청했다.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 안면도로 방향을 정했다.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산IC로 나가서 간월도에서 굴밥 먹고,천수만에서 철새가 비상하는 것을 본 뒤 안면도에 가서 석양을 보고 올라오는 코스였다.길만 안 막히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천수만 철새는 이미 날아가고 없었지만 겨울바다와 석양은 기대 이상으로 근사했다.바람은 차가웠지만 겨울바다의 참맛이 바로 그거 아닌가.땀 흘리면서 산 위에 올라 너럭바위에 누워서 쐬는 바람도 좋지만 겨울바다에서 쐬는 바람은 더욱 좋다. 견디기 힘든 고통 앞에서 한없이 나약한 인간의 존재를 절감했다는 지인은 “가슴 밑바닥에 쌓였던 응어리가 풀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혼자 운전하는 것이 좀 힘들었지만 위로가 됐다는 말에 피로가 싹 가셨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깊이 6.3m… 한강~중국 물길 연결

    15년 가까이 표류하던 경인운하사업이 드디어 확정됐다.정부의 계획대로라면 2011년 12월부터는 한강~인천으로 이어지는 운하를 통해 여객선은 물론 화물선이 멀리는 중국까지 오가게 된다. 정부는 속도를 내기 위해 사업을 수자원공사에 맡겼다. 하지만 경인운하가 한반도 대운하의 전초 사업이라는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어서 반대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길이 18㎞ 인천~한강 연결경인운하의 길이는 기존 굴포천 방수로 14.2㎞에 한강쪽으로 3.8㎞를 더 파서 총 18㎞이다. 운항수심은 6.3m다. 1995년 민자사업 단계에서는 폭 100m였으나 이번에 경비절감을 위해 80m로 줄였다. 서해와 한강에 각각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을 조성한다. 인천터미널에는 배후단지가 조성돼 가공·조립시설, 유통시설 등이 들어선다. 경인운하 횡단 교량은 모두 12개로 이 중 7개는 높이를 높여야 한다. 운하의 남쪽으로 15.6㎞의 제방도로가 생긴다. 경인운하에는 바다와 강을 운항할 수 있는 RS(River & Sea) 40 00t급 선박을 띄운다. 이 선박은 길이 135m, 넓이 16m로 평균 160TE 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최대 250TEU를 실을 수 있다. 서울시는 한강르네상스 계획에 따라 5000t급 여객선을 띄울 계획이다.●2030년 연간 여객 105만명 이용2003년 경인운하 계획을 포기한 것은 환경단체의 반발과 경제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KDI 경제성 평가(B/C) 결과 1.07이 나오면서 운하 추진의 명분을 찾았다. 정부는 부산의 화물을 경인운하를 통해 김포까지 수송하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에 비해 1TEU당 6만원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했다. 2030년 기준 경인운하 이용 물동량이 컨테이너 97만TEU, 철강 75만t, 자동차 7만 6000대, 바닷모래 913만㎥, 여객 10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경인운하 건설로 신규 일자리 2만 5000개를 만들어내고 생산유발효과도 3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진봉 건설수자원정책실장은 “경인운하가 완공되면 치수는 물론 세계적인 물류 및 관광 명소로 뜰 것”이라고 밝혔다●민자 추진하던 경인운하㈜ 반발건설업계는 대부분 환영하는 입장이다. 대한건설협회는 “대운하 건설이 건설업계의 일감 창출에 보탬이 될 것”이라면서 “제조업체 등의 물류비용 절감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건설과 코오롱건설,KCC건설 등 경인운하 민자사업을 추진했던 12개 경인운하㈜ 주주사들은 수자원공사에 불만이다. 일부 주주들은 “경인운하 2대주주(19%)로서 수자원공사가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민자사업을 추진하던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면서 “이는 분명한 주주규약위반이다.”라고 말했다. 수공은 “기존 경인운하㈜는 청산을 하면 된다.”면서 “법적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판교신도시 3.3㎡당 1500만원대 중대형 아파트 948가구 나온다

    이달 중 판교신도시에서 3.3㎡당 1500만원대 중대형 아파트가 나온다. 2006년 분양됐던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보다 3.3㎡당 200만원 이상 저렴하고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려 입주 직후 팔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청약결과가 주목된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판교신도시에서 대우건설과 서해종합건설이 공동으로 중대형 아파트 948가구를 분양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동판교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신분당선 판교역과 가깝다.123~337㎡의 중대형 아파트이며 분양가는 3.3㎡당 평균 1600만원 선으로 책정해 성남시에 신청했다. 부동산업계는 심의과정에서 신청 분양가보다는 낮게 승인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채권입찰제도 적용되지 않는다.2006년 중대형 아파트 분양 당시 당첨자들은 분양가 외에 채권액을 1억~3억원 더 부담했다.이번에는 인근지역인 분당 아파트값이 떨어져 채권입찰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부동산업계는 심의를 거치면 분양가가 1500만원 후반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또 3월 이후에는 공공택지 중대형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소급적용)할 계획이라서 당첨자들은 입주 뒤 소유권 이전등기와 동시에 팔 수도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속삭임⑫] 새덮치기

    [속삭임⑫] 새덮치기

    바람이 차다. 급변하는 사회만큼이나 빠르게 변하는 계절이다. 몇 년 전 친구와 서해안 철 지난 해수욕장에서 밤을 새운 적이 있다. 수많은 피서객이 북적거렸던 흔적만 남아 있는 해변, 삐걱거리는 반쯤 파손된 샤워실 문, 그 위에 내리던 낮보다 밝은 달빛의 쓸쓸함이 문득 생각나는 들판에 서 있다. 가을걷이가 모두 끝난 들판을 계절의 발자국 따라 걷는 일은 쓸쓸하다. 뜰을 비워 마음의 곳간을 채우고 나서도 발걸음 옮길 때마다 자꾸 깊어지는 알 수 없는 쓸쓸함은 어디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 새덮치기는 썰매와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우리들의 겨울철 놀이였다. 추수가 끝나면 새들은 들판을 떠나 하나 둘 민가로 날아들기 시작한다. 눈이 오면 상황은 끝이다. 할아버지께서는 새덮치기를 잘 만드셨다. 노끈을 꼬아 동그랗게 활을 휘어 촘촘히 망을 엮은 후 더 큰 활을 휘어 새끼줄을 두 겹으로 연결하고, 그곳에 미리 만들어 둔 망으로 된 활을 끼우고 큰 활 중간에 짚을 끼운다. 새덮치기가 완성되어 가는 동안 나는 할아버지의 익숙한 손놀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헛기침 서너 번이면 뚝딱 새덮치기 하나를 만드셨다. 할아버지께서 만들어주신 새덮치기에 새들이 좋아하는 조 이삭을 달고 잡풀이나 짚단 등으로 새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위장을 해놓으면 긴 기다림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요즈음으로 치면 복권을 사고 결과를 기다리는 그런 기다림의 시간이 내 겨울의 긴 공간을 메워주었다. 지금껏 나의 겨울에는 할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 만들어주신 새덮치기가 있다. 그때 뒤안에 설치해 놓았던 새덮치기는 내 기억 속에서 아직 새들을 기다리고 있다. 해가 막 서산을 넘어가고 있다. 논둑 미루나무 꼭대기에 달려있던 잎들이 우르르 논으로 내려앉는다. 먹이를 찾는 것인가? 어두워질수록 사랑방 군불에서 막 구워낸 참새구이에 묻은 재를 후후 불어 털어내고는 살이 제일 많은 다리와 가슴살을 떼어 주시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점점 또렷해진다. 엉덩이를 털고 돌아섰다. 겨울이 코앞에 있어서일까? 가슴이 시리다. 글·사진 문근식 시인
  • “우리 바다는 우리 4父子가 지킵니다”

    “우리 바다는 우리 4父子가 지킵니다”

    “조국의 바다는 우리 4부자(父子)가 지킵니다.” 해군 부사관으로 함께 근무 중인 아버지와 아들 3형제,한 가족 4명이 2일 새해를 맞아 경남 진해 옥포만에 모여 조국 영해의 철통 방어 등 한 해의 결의를 다졌다. ●아버지 남해,첫째·셋째 동해,둘째 서해 안창호(48) 해군사관학교 주임 원사와 세 아들인 진일(22)·진천(20)·진성(20) 하사.안 원사의 아버지 고(故) 안영철씨도 6·25전쟁과 베트남전에 참전한 뒤 육군상사로 예편한 군인 출신.3대가 직업군인 가족으로서 조국 수호 최전선에 서 왔다. 이들이 해군에서 맡은 일도 ‘전탐(電探)’ 부사관으로 같다.전탐 부사관은 레이더로 적군 함정과 항공기 등 표적을 식별하고 함정의 전술적 기동을 지휘관에게 조언하는 ‘함정의 눈’ 역할을 한다.이들의 능력이 곧 전투력과 직결되는 함정의 핵심적인 자리다. 안 원사는 남해인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첫째와 셋째인 진일·진성 하사는 동해 방어를 맡은 1함대사령부 소속으로 각각 울릉도와 3000t급 한국형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에서 영해를 지키고 있다.둘째 진천 하사는 서해 방어를 담당하는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 소속으로 1800t급 호위함 전남함을 타고 최전방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키고 있다.아버지와 세 아들이 동시에 한반도의 세 바다에서 각각 영해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이 4부자 해군 부사관 가족이 탄생한 것은 지난해 4월.안 원사의 둘째,셋째 아들인 진천·진성 쌍둥이 형제가 1980년 부사관으로 임관해 한 길을 걸어온 아버지와 2005년 해군에 발을 디딘 형을 따라 해군에 지원 입대하면서다.이들은 모두 부사관 임관 선후배이기도 하다.아버지 안 원사는 69기,큰 아들 진일 하사는 211기,쌍둥이 진일·진성 하사는 219기다. ●3대가 직업군인 가족 안 원사는 세 형제의 이름을 지을 때에도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첫째 아들은 통일신라시대 동북아 제해권을 장악했던 진해장군(鎭海將軍) 장보고 장군처럼 바다를 지키는데 앞장서라는 의미에서 진일(鎭一)로 지었고 두 쌍둥이 아들 이름에도 같은 염원을 담아 진(鎭)자 돌림을 넣어 지었다는 설명이다. 안 원사는 “세 아들 모두 아버지를 잘 이해해 주고,군에서 같은 분야의 같은 직별 후배로서 함께 근무하고 있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말했다.진일·진천·진성 형제도 한 목소리로 “평생 외길을 나라와 해군을 위해 걸어온 아버지께 부끄럽지 않도록 최고의 전탐 전문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이대통령 “희망·용기 갖고 다함께 나아가자”

    이대통령 “희망·용기 갖고 다함께 나아가자”

    이명박 대통령은 기축년(己丑年) 새해 첫날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레바논 동명부대,전방부대 근무자들과 화상·전화 통화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오전 7시50분 한승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15명을 포함한 장관급 인사,정정길 대통령실장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및 대통령특보 등과 함께 현충탑에 헌화,분향했다.이 대통령은 현충문 옆에 비치된 방명록에 “새해에는 우리 모두 희망과 용기를 갖고 다 함께 나아갑시다.”라는 신년 메시지를 남겼다.이어 참배를 함께 한 인사들과 청와대로 이동,관저에서 떡국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에는 청와대 집무실에서 레바논 동명부대 및 전방부대 근무자들과 통화하면서 격려했다.이 대통령은 동명부대 송경호 부대장과 가진 화상통화에서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인정받고 존경받으려면 평화유지군이 필요한 곳에 우리 군이 참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흥 나로도 민경주 우주센터장과의 전화통화에서는 “대한민국 한반도 남단에서 (우주발사체가) 발사되면 국민의 사기가 높아질 것”이라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이 대통령은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 해병 6여단 이영주 여단장과의 통화에서 “올해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새해부터 희망과 용기를 갖고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장병들도 용기를 갖고 임무를 잘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구서/안재승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구서/안재승

    ▶등장인물: 어머니,아들,딸,아버지(1인1역),외교통상부 관계자,무장단체 요원들,기자들,시민들,각 단체 대표들(해병전우회장,기독교단체장,시민단체장),동시통역사(이상 1인다역) ▶시간 및 공간: 현대,대한민국 ▶무대: 이 극은 장면의 전환이 많다.따라서 기본적으로 빈 무대를 사용하며,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의 분위기를 상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소품들을 사용한다. 1장 방 세 개짜리 반 지하방의 거실.한밤중.붉은 색,취침등이 켜져 있다.정적을 깨는 전화벨 소리.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잠시 후,다시 울리는 전화벨.거실 한 구석에서 토막잠을 자던 어머니,잠에서 깨어 전화기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와 손을 뻗는다.어머니,전화를 받을까 말까 망설인다.전화벨이 끊어진다.잠시 후,다시 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딸이 방문을 열고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나온다. 딸 에이 씨! 어머니 그들일까? 딸 시끄러워.빨리 받아. 어머니,쉽게 전화를 받지 못한다.아들,방에서 나온다.어머니,망설임 끝에 전화를 받는다. 어머니 여보세요? 외교통상부 (소리)여기 외교부인데요! 어머니 (말을 자르며)어디요? 외교통상부 외교통상부요! 어머니 무슨 일이시죠? 외교통상부 (소리)조금 전에 주 파키스탄 대사관에 이 전화번호하고,김만수씨를 인질로 잡고 있다는 무장단체의 메시지가 전달됐는데요.저희도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을 해야 해서요.김만수씨 집에 계시면 좀 바꿔주시죠. 어머니 제 남편요?그럼요.지금 방 안에서 자고 있는걸요.잠깐만요. 어머니,남편의 방 문 앞에 가서 문을 두드린다. 어머니 나와서 전화 좀 받아봐요! 정적.아무런,인기척이 없다.어머니,남편의 방문을 다시 두드린다. 딸 그냥 열어! 어머니 항상 잠겨 있잖니. 딸,아버지 방의 문고리를 거칠게 돌린다.쉽게 열린다.어두운 방 안에는 아무도 없다.아버지의 방은 파키스탄 어느 민가로 전환된다.환영처럼,어둠 속,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 무장 단체 요원들.무장 단체 요원 중 한 명이 커다란 아랍 칼을 들어 아버지의 목을 베는 듯한 시늉을 한다.옆에서 다른 요원이 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으려 하는 도중,무대 밝아진다.거실,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어머니 언제 없어진 걸까?(사이)너하곤 종종 얘길 하지 않았니. 아들 옛날 얘기예요. 딸 정확히 3년 전이야!내가 연기학원을 그만둔 날이었으니까. 아들 저녁을 먹는데 느닷없이 ‘난 파산했다.’고 말했죠. 딸 처음엔 장난치는 줄 알았지. 어머니 ‘양심적으로 갚으려고 했는데.이젠 돌려막기도 한계에 다다랐구나.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얘기했어. 아들 침묵.한참 후에 엄만 ‘그럼 우린 이제 어떻게 살죠?’라고 물으셨죠. 어머니 니 아빤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니?’라고 대답했고. 딸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어. 아들 그 이후,우리가 있을 땐 절대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어머니 산 입에도 거미줄을 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딸 우리가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을 때도. 아들 절대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딸 어쩌다 가끔 소리는 들려왔어. 아들 아직 살아 있구나를 확인할 수 있는. 가족들의 기억에 따라,아버지의 방 너머에서 다양한 소리들이 들려온다. 어머니 한참을 누군가와 애기하는 듯했지. 아들 알 수 없는 중얼거림. 딸 끙끙 앓는 신음소리. 어머니 다친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 아들 무서운 비명소리. 딸 귀신이 곡하는 소리. 어머니 깊은 한숨소리. 아들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지면 소리가 시작되었죠.우리가 들어주길 바라는 것처럼. 어머니 아주 서툰 연기였지. 아들 동정을 바랐겠죠.아니면 자기 역시 힘들다는 걸 알리고 싶었거나. 딸 TV 볼륨을 높이면 더 크게 소리를 내.소리를 죽이면 멈추고.마치 우리를 조롱하는 것처럼. 아들 우리의 일과에 맞춰,늘 정해진 시간에 시작해서 정해진 시간에 끝이 났죠. 침묵.소리,사라진다. 딸 유령 같았어.살아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워질 정도로. 아들 방 안에서 도대체 뭘 했던 걸까요? 어머니 시간을 죽였겠지. 딸 바깥의 상황을 살피며 어떡하면 더 불쌍하게 보일까 궁리했든가. 아들 우리가 나가고 나면? 어머니 밥을 먹거나,TV를 보거나.살아 있다는 흔적을 남기듯이. 아들 외출은? 어머니 가끔 신발의 위치가 바뀌어 있긴 했는데.먼지가 그대로인 걸 봐서는 멀리 다녀온 것 같지는 않더라. 침묵. 어머니 신음 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였더라? 아들 (사이)이주 전쯤 이었을 거예요.아버진 누군가와 얘길 하고 있었어요.누군가와 비밀스런 대화를 하듯,‘이브라힘!’이라는 말을 반복했죠.미친 게 아닐까 의심했어요.제 인기척이 느껴지자 급하게 전화를 끊더라고요.그러곤 다시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죠.늘 그랬던 것처럼.갑자기 짜증이 밀려 왔어요.그래서 제가 한마디를 했죠.(사이)에이! 씨발.조용해지더군요.평화가 내려앉은 것처럼. 어머니 네가 좀 심했구나. 아들 씨발.아버지가 즐겨 내뱉던 단어죠.침묵을 제외한 유일한 단어. 딸 아빤 언제나 화가 나 있었어. 아들 늘 긴장해야 했지요. 어머니 말을 안 하니까 더 불안했지. 딸 그래도 얼굴엔 다 쓰여 있었어.알아서 기어라! 아들 복종과 침묵의 룰.일종의 계약이었죠. 딸 누구 맘대로? 아들 아빠 맘대로. 딸 왜? 아들 그야,이 집의 가장이니까. 사이.어머니,갑자기 하품을 한다. 어머니 이러면 안 되는데….자꾸 졸음이 오는구나. 딸,크게 하품을 한다. 어머니 니 아빠가 지금 잡혀있는 곳이 어디라 했지? 아들 파키스탄요. 어머니 거긴 어떤 곳이니? 아들 끝없는 모래사막 주변으로,깎아놓은 듯한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어요. 어머니 경치가 무지 좋겠구나. 딸 이런 홀가분한 기분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아. 아들 신경 써야 할 무언가가 없다는 거. 딸,바닥에 눕는다.하품이 전염된다.아들 역시 하품을 한다.아들도 바닥에 눕는다.어머니도 하품을 한다.어머니,졸음을 참는다.어머니,갑자기 무엇인가 생각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을 뒤진다. 아들 왜요? 어머니 오늘이 이자 내는 날이구나. 딸 에이-씨.기분 잡치게 그딴 소린 왜 해. 어머니 미뤄달라고 사정 좀 해볼까? 아들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 하세요! 아들과 딸,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으로 들어간다.어머니,고민한다. 어머니 근데 니 아빠는 왜 거길 간 걸까?(사이)진짜 아버질 죽일까?(사이)이자는 어떻게 마련하지? 무대 천천히 어두워진다.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밝아지는 무대.그 소리에 잠에서 깨는 어머니.조심스럽게 현관으로 걸어가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려고 애쓴다.누군가 밖으로 난 거실의 창문을 열려는 시도를 한다.어머니,아들의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간다.어머니,아들을 앞세워 걸어 나온다.현관문과 거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니 이번엔 확실하지? 아들 그냥 아무도 없는 척해요.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깬 딸,부스스한 모습으로 방문을 열고 나온다. 딸 (소리를 지르며)에이-씨!왜 이렇게 시끄러워! 어머니와 아들,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딸을 바라본다.조금 전보다 더 격렬하게 현관문과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딸 뭐야? 어머니 그들. 딸 아빠,파키스탄으로 도망갔다고 해. 아들 그럼 우리가 갚아야 돼. 딸 왜? 아들 가족이니까. 딸 더 이상은 아니라고 해.아버지는 우릴 버리고 떠났다.그래서 우리도 기억에서 아버지를 죽였다.그러니까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 딸,현관문을 벌컥 연다.일제히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아들,딸을 밀쳐내고 문을 닫는다.딸,화장실로 뛰어간다. 어머니 뭐였니? 아들 기자들. 어머니 왜? 아들 인터뷰하러. 어머니 뭘? 아들 우리. 어머니 왜? 아들 테러리스트에게 가장을 인질로 잡힌 가족,극적이잖아요. 딸,화장실에서 나온다.세수를 하고 나온 얼굴이다.급하게 화장품을 바른다. 딸 에이 씨,쌩얼이었는데.인터넷에 엽기사진으로 돌아다닐 게 분명해. 아들 이 상황에 그딴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니? 딸 내 미래가 걸린 심각한 상황이니까. 아들 미친년! 어머니 (소리를 지르며)그만. 아들과 딸,각자의 방으로 들어간다.갑자기 굳게 닫혀있던 창문 틈 사이로 머리 하나와 마이크가 불쑥 들어온다. 기자1 김만수씨는 왜 파키스탄에 간 겁니까? 어머니 (당황해서)몰라요. 기자1 짐작 가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어머니 정말 몰라요.한 달 간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았으니까. 기자1 암중모색! 기자1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2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2 와신상담!그렇다면 어떤 큰 결심이 있으셨단 얘기군요.최근 평상시와는 다른 특별한 말이나 행동은 없었나요? 어머니 늘 신음소리와 한숨소리뿐이었죠. 기자2 고뇌에 찬 인간의 탄식!집에선 주로 어떤 생활을 하셨죠? 어머니 유령처럼 살아있다는 작은 흔적만 남겼어요. 기자2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1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1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기 위한 수양!그리고요? 어머니 가끔 TV를 봤어요. 기자1 어떤 프로그램이었죠? 어머니 동물의 왕국. 기자1,안간힘을 다해 버틴다.기자1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3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3 저희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이군요.인터뷰를 종합하면 김만수씨는 한 달 동안의 칩거를 통해 생태계의 문제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그 뜻을 펼치고자 파키스탄에 가신 거네요? 기자3의 얼굴이 사라진다.창 밖에서 기자들이 다투는 소리가 들려온다.무대 점점 어두워지고,주변사람들이 아버지에 대해 증언한다.증언자의 기억에 따라,아버지의 모습이 다양하게 재현된다. 여성 그 아저씨,특별했어요.전 한 무리의 고양이들이 아저씨네 집 창문 앞에 모여 있는 걸 자주 봤어요.‘야옹!야옹!’고양이들이 선창을 하면,‘야옹!야옹!’아저씨는 화음을 넣었죠.합창하듯이.무언가 교감이 이루어지는 듯했어요.그걸 지켜보는데 온 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청년 마치 축지법을 연마하는 도인 같았어요.매일 아침,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소리와 함께 아저씨의 수련이 시작되죠.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걸음으로 제 창문 앞을 스쳐 지나가요.‘사-삭!사-삭!’지면과 발바닥의 마찰이 없는 것처럼.잠시 후 다시 ‘사-삭!사-삭!’제 창문 앞을 스쳐지나,집으로 들어가면 수련이 마무리됐죠.아저씨 손에는 언제나 수련의 징표가 들려있었죠.요 앞 지하철역에서 나눠주는 무가지요. 무대 밝아오면,거실에 심각하게 앉아 있는 가족. 딸 에이 씨!아빠가 무슨 사이비 교주라도 되는 것처럼 떠들어대잖아.내 미니홈피는 온통 악플로 도배야.(엄마에게)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아들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 되지. 딸 진실이라 해도 안 믿어. 아들 거짓말이라도 해서 믿게끔 만들어야지. 딸 난 결백하다,자살이라도 해야 겨우 믿을 걸? 아들 이런 건 어때?예를 들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서 파키스탄에 갔다고 하든가,국가적 사명을 가지고 갔다고 하든가.그러면 악플 달 이유가 없는 거잖아. 딸 (비아냥거리며)아빠가 틈만 나면 욕을 퍼붓든 두 가지네. 아들 조작하면 어때?직접 확인할 수도 없는데. 어머니 있잖니….아버지 말이다.예전에 교회를 다녔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구나.결혼하기 전에.해병대에서. 딸 (화를 내며)그게 뭐 어쨌다고! 아들 해병대와 교회!완벽한 알리바이야!(사이,아들 부산을 떤다)엄마는 아빠 서랍장에서 해병대 군복을 찾으세요.그리고 넌 십자가 목걸이 가져오고.빨리!지금부터 우리 집 가훈은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예수천국 불신지옥!’아버진,신의 부름을 받고 귀신을 잡기 위해 파키스탄에 간 거야! 무대 점점 어두워진다,해병대 군복을 입은 해병전우회장(이하 해병)이 성명서를 발표한다. 해병 김만수 해병이 왜 파키스탄에 갔느냐?호랑이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잡아요.네!김만수 해병은 귀신처럼 숨어있는 테러리스트를 소탕하기 위해 스스로 인질로 붙잡힌 겁니다.세계 평화를 위한 김만수 해병의 희생을 우리가 헛되이 하면 되겠습니까?테러리스트를 쓸어버리고 김만수 해병을 구합시다,여러분! 이에 질세라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띠를 두른 한 기독교 단체 대표(이하 기독교)가 성명서를 발표한다. 기독교 할렐루야!김만수 신도는 하나님의 뜻을 전하기 위해 홀로 미개한 땅 파키스탄에 간 것입니다.배고픔과 병으로 죽어가는 파키스탄을 어린 영혼들을 천국으로 인도하기 위해,사탄과 악마의 소굴로 몸소 걸어 들어간 것입니다.김만수 신도,죽으면 천국 갑니다.하나님의 뜻을 전파하다 죽은 자,반드시 하나님의 땅에서 영생을 누립니다.하지만 김만수 신도는 반드시 살아 돌아와서,하나님의 뜻으로 사는 자는 사탄의 총칼 앞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음을 간증해야 합니다,여러분! 암전. 2장 무대 밝아지면,다시 거실.아버지의 방문에는 빛바랜 해병대 군복이 훈장처럼 걸려 있다.군복엔 반짝이는 십자가 목걸이가 걸려 있다.아들과 딸,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들 아버지는 언제나 해병대 정신과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며 사셨지만,단 한 번도 저희들에게 그것을 강요하시진 않았습니다.저희에겐 언제나 관대하셨죠.그래서 저희 가족은 교회에 나가지 않은 거고,저도 해병대에 가지 않은 겁니다.하지만 자신에게만큼은 엄격하셨습니다.항상 먹고사는 문제로 인해 세계평화와 전도에 자기 한 몸을 바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셨죠.(동생에게)그렇죠? 딸 (대답하지 않는다) 아들 감사합니다.여기까지 하죠. 일상의 거실로 되돌아온다. 딸 오빠,거짓말 진짜 잘하더라. 아들 다 우릴 위해서야.(답답하다는 듯)그래,너 연기하고 싶어 했잖아.그냥 지상 최대의 연속극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거라 생각해. 딸 지상 최대의 사기극이겠지. 아들 사기라니?이건 아버지,어머니,그리고 너의 생명이 달린 중대한 문제라고. 딸 그럼 오빤? 아들 나는 예비 법관으로서의 양심을 팔고 있잖아.법조인으로서의 내 인생은 오늘로 끝이라고.후회는 안 해.가족을 위해 나 스스로 포기한 거니까. 딸 그토록 바라던 게 이루어졌네. 아들 신문에 니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실릴 걸.졸지에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가 되는 거지.넌 그냥 내 계획대로만 따라와.그럼 모든 게 잘 될 테니까. 딸,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아들,자리에 눕는다.TV를 튼다.TV에선 코미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아들,잠시 웃는다.그때,TV에서 뉴스 속보가 흘러나온다. 소리 뉴스 속봅니다.조금 전 파키스탄에 납치된 김만수씨에 관한 새로운 소식이 입수되었습니다.인질범들의 구체적 협상 조건이 담긴 테이프가 몇 시간 전 알 자지라 방송국에 우편으로 전달되었다는 사실이 알 자지라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무대 어두워지면,어둠 속,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몸엔 폭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매달려 있다.폭탄을 두른 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한 명의 무장 단체 요원이 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는다.인질 석방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된다.외교통상부 관계자,해병전우회장,기독교단체장,무장단체 요원이 나온다.동시통역사가 진행자의 역할을 수행한다.과장된 무장단체 요원의 몸짓을 따라하며 통역을 하는 동시통역사.가족들도 토론의 장에 불려 간다.이들은 토론에 참여한 방청객으로,패널의 말을 듣고 반응한다. 동시통역사 우리는 김만수와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용되어 있는 탈레반 인질 10명의 맞교환을 요구한다. 외교통상부 인질범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이 국제사회의 철칙입니다.테러리스트의 석방이라니요?국제사회의 비난이 불 보듯 뻔합니다. 해병 일단 교환합시다.교환하고 나서 아예 싹쓸이해 버리자고요.해병 1개 연대면 초토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독교 하나님은 김만수 형제를 사랑하십니다.잘못된 길로 빠진 테러범들도 사랑하십니다.일단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고,테러범들이 하나님 앞에 참회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무장단체 요원,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몸에 감긴 폭탄을 터뜨리겠다. 기독교 오,지저스!당장에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십시오. 해병 저런 사지를 찢어죽일 놈들. 외교통상부 인질 맞교환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미국 정부와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기독교 세계는 모두 하나님의 나라입니다.미국도 하나님의 나랍니다.우리는 형제입니다.형제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면 미국은 어떤 조건도 내세우지 않을 겁니다. 해병 미국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나랍니다.국민들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군사작전도 불사합니다.안보문제라면 해병 전우회라도 특공대로 보냅시다.해병대는 예비역도 귀신 잡습니다. 무장단체 요원,황당한 표정이다.한참을 고민한 끝에 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협상시한은 내일 낮 12시! 기독교 자,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김만수씨의 무사 생환을 촉구하는 예배를 올립시다.다 같이 일어나십시오!기도합시다!(손뼉을 치며,찬송가를 부른다.) 해병 전우여,해병의 힘을 보여줍시다.김만수 해병,우리가 구해옵시다.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반동에 맞추어 ‘팔각모 사나이’를 부른다.) 상대에게 질세라,목청 높여 노래한다.무장단체 요원,어이없다는 표정이다.가족들,무언가를 말하려 하지만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아 제지당한다.무장단체 요원,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다만……. 모두 숨을 죽인 채,통역이 되기를 기다린다. 동시통역사 미화 100만달러를 지불한다면,인질을 석방할 용의가 있다. ‘와~’,기독교 단체와 해병전우회가 서로 끌어안고 환호한다. 기독교 기적입니다!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해병 저 놈들,겁먹은 거야!해병대의 패기에 얼어버린 거야! 그때,시민단체장(이하 시민단체)이 나타난다.젊은 여성이다. 시민단체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낭비할 순 없습니다! 해병 지금 사람 생명보다 돈이 중요해! 기독교 하나님은 그 무엇보다도 인간의 생명이 중하다 말씀하십니다. 시민단체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서 마련합니까!외교부 예산에서 마련하시겠습니까?아니면 국방예산에서 마련할까요?종교인에게 세금을 거둘까요? 침묵. 해병 솔직히 100만달러면 바가지 아니야? 기독교 목사님들,항상 베풀기 때문에 배고픕니다. 해병 정부가 나서서 협상금 내려야 하는 거 아니야? 기독교 자,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김만수씨의 협상금을 낮추는 예배를 올립시다.다 같이 일어나십시오!기도합시다! 해병 전우여,해병의 힘을 보여줍시다.김만수 해병 협상금,우리 깡으로 깎아봅시다.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시민단체 잠깐!왜 팔각모 사나이죠?여해병도 있는데!이건 남녀 차별이에요! 서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느라 바쁘다.참다 못 한 어머니,토론장으로 뛰어들어 말한다. 어머니 사람 목숨 가지고 지금 뭣들 하시는 거예요!그 돈,우리가 갚을 테니,일단 살리고 봐요! 침묵. 외교통상부 정부는 인질 석방을 위해 미화 100만불을 지불할 용의가 있음을 무장단체 측에 공식적으로 통보합니다.단,추후 김만수씨 가족에게 협상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 일체를 청구하되,도의적 차원에서 이자는 받지 않겠습니다.이상.기자회견을 마칩니다. 가족만 남기고 모두 사라진다.어머니를 노려보는 딸과 아들. 딸 에이- 씨! 아들 도대체 왜 나서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요! 침묵. 아들 젠장 무덤에 들어가서도 청구서 받게 생겼군. 딸 둘이 알아서 잘 해봐.그 돈 갚느라 내 청춘 낭비하고 싶지는 않아. 아들 니 청춘은 금값이고,내 청춘은 똥값이냐? 딸 오빤 장남이잖아. 어머니 니들은 걱정 말아라.내가 갚으마.일을 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아들 뭐 생명보험이라도 들어놓은 거 있어? 그때,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아무도 문을 열려 하지 않는다.문을 두드리는 소리.마지못해 딸이 현관문을 연다. 딸 에이 씨!누구야! 얼굴을 내미는 검은 양복의 대부업체 직원. 대부업체 여기가 김만수씨 댁이죠? 아들 인터뷰 안 해요.그냥 가요. 아들,문을 닫으려 한다.대부업체 직원,필사적으로 문을 막아서고 안으로 들어온다. 대부업체 (주머니에서 계약서를 꺼내 들이밀며)하지만 계약서상에는……. 아들 약속 취소합시다. 대부업체 그러면 법적인 문제가……. 아들 기자양반.기자 양반이 양심이 있어야지.아무리 특종이 밥 먹여 준다 해도,당사자가 원치 않는 취재를 하면 쓰겠어! 대부업체 기자라니요?전 희망캐피탈에서 나왔는데요,김만수씨 대출금 관계로. 아들의 표정이 굳어진다.대부업체 직원 얼굴에 미소를 띠고,친절하게 말한다. 대부업체 경황이 없을 줄은 압니다만,국가에서 청구한 돈을 먼저 갚으시느라 연체 이자가 산처럼 불어나는 상황에 처하게 되시는 건 아닐까 걱정이 돼서 찾아왔습니다.상환일은 앞으로 삼일.만약에 그 기한 내에 갚지 못하시면,김만수씨의 협상금 중 일부를 차압할 계획입니다.뭐,확실히 돈을 갚으시겠다는 약속만 해주시면 도의적인 차원에서 일주일정도 기한 연장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암전. 3장 어머니가 가사도우미를 하는 아파트의 베란다이다.의자 위에 올라가 창과 창틀을 닦는다.매우 힘겨워 보인다.허리가 아파 쉬는 어머니.크게 하품을 한다.어머니,다시 창을 닦는다.창을 닦는 속도가 느려지고 어머니,꾸벅꾸벅 존다.그 모양이 위태롭다.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는 어머니.초겨울 낮의 나른한 햇살에 평화롭게 잠든 어머니.잠시 후,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어머니,그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존다.누군가 현관문을 다급하게 두드리는 소리.그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존다.휴대전화가 울린다.휴대전화 소리에 놀란 어머니,균형을 잃고 창문 밖으로 떨어질 뻔한다.다시 균형을 잡고 전화를 받는 어머니. 어머니 여보세요. 아들,무대 오른쪽에 나타난다. 아들 나예요! 어머니 웬일이니.아침밥은 챙겨먹었니? 아들 지금 그게 중요해요?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 어머니 잠깐만…….누가 왔나보다.조금 있다가 다시……. 아들 문 열면 안 돼요. 어머니 왜? 아들 경찰이에요. 어머니 경찰? 아들 아래를 봐요. 어머니,아래를 내려다본다.무대 왼쪽,고개를 쳐들어 위를 바라보고 있는 일군의 사람들. 어머니 어디 구경거리라도 있니? 아들 엄마. 어머니 나를 왜? 아들 자살하려는 줄 아니까요. 어머니 (큰 소리로)저기요!전 죽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아들 미쳤어요?당장 죽을 것처럼 행동하세요. 어머니 왜 그런 거짓말을 하니. 아들 우리를 살리는 거짓말이니까요.아버지 얘기를 해요.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해서,돈을 모으는 거예요. 딸,무대 왼쪽에 나타난다. 딸 (비명을 지르며)엄마!죽으면 안 돼!내려와 제발! 사람들,딸을 쳐다본다. 어머니 (창 밖을 내다보며)저 아래서 소리 지르는 애,미애 아니니? 딸,실신한다.사람들,딸의 얼굴에 물을 붓고,뺨을 때린다. 어머니 어머,쟤 왜 저래.어디 아픈 거 아니야? 아들 연기하는 거예요. 어머니 내려가 봐야겠구나. 아들 가만히 계세요.제가 그러라고 시킨 거예요.극적 효과를 위해서.모든 게 제가 짠 시나리오예요.얘기를 시작하세요.더 이상 시간이 없어요.사람들 관심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으니까요.일단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세요. 어머니 도대체 이게 뭐하는 건지. 아들 (화를 내며)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좀 하세요.이게 우리에겐 마지막 기회고 희망이에요.(사이)저는! 어머니 (작은 목소리로)저는. 아들 크게!그래서 저 사람들한테 들리겠어요? 어머니 (큰 소리로)저는. 사람들,딸을 내팽개쳐 둔 채,고개를 쳐들어 어머니를 바라본다. 아들 파키스탄에 피랍되어 있는 김만수의 아내입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 파키스탄에 피랍되어 있는 김만수의 아내입니다. 아들 제발 제 남편 좀 살려 주세요. 어머니 (큰 소리로) 제발 제 남편 좀 살려 주세요. 사이.사람들,웅성거린다. 아들 저는 죄인입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저는 죄인입니다. 아들 협상금을 마련할 돈이 없어,차라리 남편이 죽기를 바랐습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협상금을 마련할 돈이 없어,차라리 남편이 죽기를 바랐습니다. 아들 이젠 우세요. 어머니 (큰 소리로)이젠 우세요. 아들 (화를 내며)진짜 울라고요! 어머니의 실수에 사람들 동요한다.실눈을 뜬 채 상황을 지켜보던 딸,갑자기 일어나 소리를 지른다. 딸 (비명을 지르며)엄마!죽으면 안 돼! 사람들,딸을 쳐다본다.어머니,우는 시늉을 한다. 아들 더 크게 울어요. 어머니,대성통곡을 한다.사람들,고개를 쳐들어 어머니를 바라본다. 아들 좋아요.사람들 반응이 오기 시작했어요.자 이번엔 발을 하나 밖으로 빼세요. 어머니,망설인다. 아들 뭐 하세요!빨리요! 어머니,발을 하나 뺀다.중심을 잃고 휘청거린다.사람들 웅성거리며,눈을 가린다. 아들 아주 좋아요!어,잠깐….저게 뭐지?큰 일이에요.옥상에서 구급대원들이 내려와요.(사이)그냥,뛰어내려요.안전 매트 때문에 죽지는 않을 거예요! 어머니 여기서? 아들 여기서 끝나면 해프닝이지만,뛰어내리면 충격이 돼요.남편들은 남편을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던지려 한 어머니를 보며 잠시나마 사라졌던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겠지요.주부들은 가슴 속에서 싸늘하게 식어버린 남편에 대한 순수한 사랑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 거고요.그리고 그런 기회를 준 어머니에게 기꺼이 자신들의 지갑을 열겠지요.따지고 보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에요. 어머니,망설인다. 아들 어머니!빨리요!그들이 와요! 어머니,뛰어내린다.딸,비명을 지르며 실신한다.암전. 4장 거실.어둠 속,아들과 딸이 나란히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아들 얼마야? 딸 기다려. 딸,조심스럽게 클릭을 한다. 아들 (손으로 자릿수를 셈하며) 9억 5천 백……. 딸 7십 4만 5천원. 아들 (환호하며)됐어.성공이야. 딸 (아들을 기쁘게 끌어안으며)지금도 계속 들어와. 아들 (감격에 겨워)고생 끝났다. 딸 이게 다 오빠 아이디어 덕분이야. 아들 니 연기가 큰 몫을 했지.(비명 지르며 쓰러지는 흉내를 내며)아! 딸 근데 솔직히 아깝다.협상금을 다 모은 걸 알게 돼도,사람들은 계속 돈을 보내줄까? 아들 그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어?계좌추적 해 보는 것도 아니고. 딸 더도 말고 한 5억만 더 들어왔으면 좋겠다. 아들 우선 집 한 채 사고,작은 가게 하나 내고,남으면 차 한 대 사고…. 딸 왜 집하고 가게야?그냥 똑같이 반으로 나눠. 아들 가게해서 돈 많이 벌면,너 시집갈 때 한 몫 단단히 챙겨줄게. 딸 그럼 가게는 내가 할게. 아들 널,뭘 믿고. 딸 오빤,뭘 믿고? 어머니,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아들,어머니를 보며 반가워한다. 아들 다녀오셨어요. 딸 다녀오셨어요. 어머니,말이 없다.넋이 나간 사람 같다.어머니,외투를 벗어들고 딸의 방으로 들어간다. 아들 (은밀하게)어머니한테는 돈 얘기 하지마.괜히 신경 쓰시게 하지 말자고. 딸 남은 돈,모두 돌려주라고 할까봐 그러지? 아들 그렇게 되면 어머니나 너한테도 안 좋은 일이잖아. 어머니,옷을 갈아입고 나온다.아들,어머니를 부축해 자리에 앉힌다. 아들 (어깨를 주무르며)피곤하시죠. 어머니 일은 잘 처리됐니? 딸 아직 많이 모자라요. 아들 그래도 협상금 정도는 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머니 한 시름 놨구나. 딸,조용히 방으로 들어간다. 어머니 큰일이다.일,그만 나오라는구나.협상금은 해결됐다고 해도,당장 사채 갚을 일이 막막하네. 아들 걱정마세요.이제 일 그만두셔도 돼요.어머닌 이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스타잖아요.잡지 인터뷰도 줄을 이을 거고,방송출연 요청도 쇄도할 거예요. 침묵. 어머니 남 속이는 일은 그만하자. 아들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마세요. 어머니 나중에라도 진실을 알게 되면 어떡하니. 아들 용서하겠지요.모두를 위한다는 명분이면,모두 용서되는 시대니까요. 침묵. 어머니 뉴스에 니 아버지 소식은 없었냐? 아들 만날 똑같은 뉴스의 반복이죠.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침묵. 어머니 니 아버진 벌써 죽은 게 아닐까? 아들 아버진 그렇게 쉽게 죽을 사람이 아니에요.의지가 강한 분이잖아요.평생을 자기 뜻대로만 살아오신 분이에요.심지어는 우리들까지도 자기 뜻대로 만드셨죠. 어머니 그래서 걱정되는구나.테러범들한테까지 제 고집 부릴까봐. 아들 걱정하지 마세요.(사이)도장 좀 주세요.일단 돈 좀 찾아서 아버지 협상금부터 보내야겠어요. 어머니 네 침대 밑에 있어. 아들 제 침대요? 어머니 거기가 제일 안전할 것 같아서. 침묵. 아들 그럼 쉬세요. 어머니 법아. 아들 네? 어머니 아니다. 어색한 침묵.아들,자기 방으로 들어간다.어머니,자신의 주머니에서 카드 명세표를 꺼내 본다.한동안 아들 방을 쳐다보다,고개를 푹 숙인다.그때,방문을 열고 뛰쳐나온다. 딸 큰 일 났어. 아들,자기 방에서 뛰어나온다.딸,TV의 전원을 켠다. 소리 다시 한 번 전해드립니다.무장단체에 피랍된 김만수씨와 관련된 새로운 동영상이 유튜브에 게시되었습니다.이 동영상은 알자지라에 의해 공개된 테이프의 원본으로 보이는데요.아마도 누군가가 테러범들의 컴퓨터를 해킹해 인터넷상에 올려놓은 것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무대 어두워지면,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 두 명의 무장 단체 요원들. 한 명의 무장 단체 요원,커다란 아랍 칼을 들어 아버지의 목을 베는 듯한 시늉을 한다.옆의 다른 요원,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는다.아버지의 목에 칼을 대고 있던 무장단체 요원,칼을 떨어뜨리고,성명서를 읽던 무장단체 요원의 말이 꼬인다.그 순간,아버지가 피식하고 웃는다.갑자기,해병전우회장과 시민단체장이 무대 위에 난입해 설전을 벌인다. 해병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순간에 미소라?이게 바로 해병대 정신입니다. 시민단체 돈 뜯어내려고 연기하다 실수하니까,지들끼리 히히덕거리는 거 아닙니까.이건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입니다.정부가 얼마나 물러 터졌으면,이런 사기를 칩니까. 해병 해병대는 오로지 악입니다. 시민단체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는데,아직도 사기꾼을 우상화하실 작정입니까? 해병 해병대는 오로지 깡입니다. 시민단체 속아서는 안 됩니다.어젠 김만수 부인이 국민을 상대로 쇼를 벌이더군요.누가 봐도 어설프지 않습니까?실제 자살하려는 사람은 그렇게 말이 많지 않아요!김만수 부인이 떨어진 건 의도된 거라고요.뒷조사를 해봤더니,김만수씨 빚이 조금 있더군요. 해병 그게 뭐요?요즘 은행 빚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시민단체 다 사채빚이라는 게 문제지요.여기 증거자료가 있습니다. 해병 뒷조사는 불법 아니에요?정의니 어쩌니 떠들어 대더니 다 가식이구먼? 시민단체 (당당하게)어쨌든지 결과가 이렇게 나오지 않았습니까!이건 다 정부의 무능 때문이에요.정부가 일을 확실하게 했다면,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뭐,가족은 진실을 알겠죠.내일 12시,외교통상부에 나와서 가족들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할 것을 강력하게 건의합니다. 해병 네,해병대 정신으로 당당하게 진실을 밝히세요. 두 사람,사라진다.가족들,둘러앉아 있다. 딸 에이- 씨.좀 어떻게 좀 해봐.다 오빠가 벌인 일이잖아. 아들 (화를 내며)나도 지금 생각중이야. 어머니 솔직하게 이야기하고,돈 돌려주자. 아들 미쳤어요? 어머니 나쁜 의도로 그런 게 아니니까,용서해 줄 거야. 아들 그럼 나랑 미애는?평생 빚쟁이한테 시달리면서 살라고? 딸 차라리 죽어버리지! 침묵. 아들 일단 아버지가 왜 웃었는지만 밝히면,어머니가 벌인 자살소동에 대한 의심은 사라질 거예요.아버진 도대체 왜 웃었을까? 딸 저번처럼 그냥 모른다고 할까? 아들 오히려 더 의심할걸? 딸 모르는 게 사실이잖아. 아들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거짓을 말해야 믿는 게 사람들이잖아.(사이)이건 어때?아버지는 무서우면 웃는 버릇이 있다. 딸 그러면 해병은 겁쟁이가 아니라고 말하겠지. 아들 그럼 이건?아버지는 지금 납치범들의 행동을 비웃는 것이다.웃음은 의지의 표현이다. 딸 그러면 시민단체에서 의심하겠지.그렇게 의지가 있는 사람이 사채를 끌어다 썼느냐고. 아들 (화를 내며)에이- 씨! 사이,가족들 생각한다.딸,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다.문갑 위,작은 액자를 들고 온다. 딸 이게 언제지? 어머니 아버지 생일파티 같구나. 딸 여기 날짜가….내가 여덟 살 때네? 아들 난 케이크 자르는 칼을 들고 있고. 딸 난 그 앞에서 편지를 읽고 있고. 아들 아버진 웃고 있어. 어머니 얼마 후,니 아버진 친한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지.그 친구를 잡겠다고 전국을 헤매다가 정작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걸 보지도 못했고. 아들 그때부터였어.아버지가 웃지 않은 건.아버진,그때를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딸 죽을 거라고 생각해서? 어머니 마지막으로 웃었던 그때를? 그때,아들 휴대전화의 벨이 울린다.아들,전화를 받는다. 아들 여보세요. 무대 한 쪽,이브라힘의 모습이 나타난다.한국어를 제법 구사한다. 이브라힘 안녕하세요. 아들 누구시죠? 이브라힘 이브라힘이다. 아들 (잘 못 알아듣는다)누구요? 이브라힘 만수형님 같이 일하던 이브라힘이다.집에도 몇 번 갔다. 아들 이브라힘? 이브라힘 그래 이브라힘이다.지금 옆에 누구 있냐? 아들 가족들요. 이브라힘 노 폴리스? 아들 네. 이브라힘 만수형님,나랑 같이 있다. 아들 뭐라고요? 이브라힘 걱정 말아라.만수형님 다 좋다. 아들 무슨 소리예요?아버지가 왜 당신이랑 있죠? 이브라힘 믿어라.내가 만수형님 목소리 들려준다. 이브라힘,수화기에 녹음기를 가져다 댄다.아들,전화를 모두가 들을 수 있게 스피커폰으로 전환한다. 아버지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라.모든 건 다 내가 꾸민 일이다.대충 모든 게 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구나.협상금이 전달되면,나는 협상금의 3분의1을 이브라힘 몫으로 떼어주고,나머지를 해외 계좌에 송치해 둔 채 한국으로 들어갈 거다.그 돈이면 내가 진 빚 갚고도 넉넉히 남으니까,사업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듯하다.(사이)일단 이브라힘한테 빌린 돈으로 그럭저럭 지낸다.솔직히 음식도 입에 안 맞고 잠자리도 불편해 죽겠다.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구나.(사이)메시지 받거든,그곳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이브라힘한테 좀 전해라.꼭! 어머니,전화를 끊어버린다.긴 통화대기음,암전. 5장 외교통상부 내의 작은 방.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가족이 앉아 있다.긴 침묵. 어머니 지금 몇 시니? 아들 7분 남았어요. 딸 시간, 뒤로 미뤄. 아들 무슨 꿍꿍이냐고 더 의심할 걸? 딸 그럼 빨리 결정하든가?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난 아까 결정했어. 어머니와 아들,딸을 쳐다본다. 딸 난 우릴 속였다는 게,용서가 안 돼. 아들 그래서? 딸 협상금 주지 마. 어머니 그럼 아빤? 딸 어떻게 되겠지. 아들 이브라힘이 순순히 보내줄까? 딸 알아서 해결하겠지. 어머니 그래도 그럴 순 없다. 딸 왜? 어머니 니들 아버지니까. 딸 아버지다워야 아버지지.다 늙어서 그나마 엄마 대접 받고 살려면,엄마도 결정 잘해.어떡할 거야? 엄마,충격을 받은 듯 무너진다. 딸 에이-씨!시간 없어.빨리 결정해!아니면 나가서 내 맘대로 말한다! 딸,문을 열고 나가려 한다. 아들 아버지가 돌아오면 어떻게 될까? 딸 모든 게 예전으로 돌아가겠지.난 더 이상 그렇게는 못 살아.그나마 아버지한테 빚이 있었으니까,우리가 숨이라도 쉬면서 살았던 거 아니야?아마 빚 갚고 나면 그 빌어먹을 가장의 권위를 내세워서 다시 우리 숨통을 조일 거야.우리가 빚이라도 진 것처럼 끊임없이 무언가를 청구하겠지. 아들 그래도 아버지는 돈은 잘 벌어 왔잖아.그걸로 우리도 한동안 먹고살았고. 딸 결정적인 순간엔 아버지 편드는 걸 보니까,오빠도 별 수 없는 남자구나. 아들 누구 편을 들어!솔직히 너한테 들어가는 돈이 나보다 몇 배는 많았잖아. 딸 돈을 주니까 그게 사랑인 줄 알았고.하지만 지금은 그게 사랑이 아닌 건 알아.난 그냥 먹이를 주면 반사적으로 꼬리를 흔드는 개랑 다를 바 없었어. 아들 네 허영심을 채우려면 돈이 필요하니까,그래서 꼬리친 건 아니고? 딸 마약이라도 발라 놓으셨는지,끊어버리기엔 너무 달콤하더라고. 아들 그 돈이 아깝다.내가 그 돈을 가지고 장사를 했으면 재벌 됐겠다. 딸 나도 더러워서 진즉에 독립하려 했어.근데 빌어먹을 집구석이 당장에 원룸 마련해줄 돈 한 푼 없는데 어떻게 해!우리 협상금 나눠 갖고,여기서 다 갈라서자.아빠야 그냥 납치범들한테 죽었다고 생각하면 되지.사실 우리한테 아빤 죽은 거나 다름없었잖아.그리고 엄마한테 한 가지 충고하는데,이 새끼한테 밥 얻어먹을 생각 하지도 마.말하는 본새가 아빠랑 똑같아. 어머니,딸의 뺨을 때린다. 아들 그 년 잘 맞았다!계집애가 주둥아리를 함부로 나불대더라고.어디 오빠한테 대들어! 어머니,아들의 뺨을 때린다. 어머니 이놈의 종자들 다 지긋지긋해.애비나 새끼나 다 돈 생각뿐이야.돈이 가족보다 중요해?(사이)그럼 나도 이참에 엄마 딱지 버리고,돈 한 번 밝혀볼까?(사이)앞으로 모든 일은 내가 알아서 해.토 달면 알몸으로 확 내쫓아버리는 수가 있으니까,조심해! 어머니,아들의 전화기를 빼앗아든다.이브라힘에게 전화를 한다. 어머니 여보세요?이브라힘?나야.김만수 아내.남편한테 전해.협상금이고 뭐고 땡전 한 푼 보내 줄 수 없으니까,알아서 오든지 거기서 살든지 맘대로 하라고. 뭐?난 모르는 일이니까,빌려준 돈은 알아서 받아! 무대 한 쪽,단상이 마련되고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어머니,아들의 가방에서 협상금이 담긴 통장을 꺼내든다.그리고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다. 어머니 우선 제 남편 일과 관련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저희 가족은 남편이 왜 목에 칼이 들어온 순간에 웃었는지 모릅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솔직히 전 남편의 얼굴도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예전에는 먹고사는 게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고,먹고살 만하니까 더 잘살아 보겠다고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고,욕심 부리다 쫄딱 망해먹고 나선 가족 볼 면목이 없다고 방에서 나오질 않아서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남편이 왜 파키스탄에 갔느냐를 두고 말이 참 많았습니다.듣고 있으면 하나같이 다 그럴듯합니다.근데 자기들 맘대로 사람을 살렸다 죽였다 합니다.하긴 그게 직업이니까,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겠지요.그래도 이건 아닙니다.먹고사는 게 사람 목숨보다 중요합니까?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라고 해서 다 용서가 됩니까?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어머니,통장을 단상 위에 놓는다. 어머니 남편은 지금 무장단체에 붙잡혀 있는 게 아닙니다.같이 일하던 파키스탄 노동자가 임금체불에 대한 대가로 사기극에 가담해 달라고 협박한 모양입니다.네,베란다 사건은 다 쇼입니다.남편이 진짜로 붙잡힌 줄 알고, 사기를 친 겁니다.다들 엄청난 돈을 보내주셨더군요.‘이 끔찍한 땅에도 아직까지 온정이란 게 살아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남편의 협상금에 보태라고 보내주신 돈,여기 그대로 있습니다.한푼도 건드리지 않았으니 다들 찾아가세요.하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제가 국민여러분을 기망했으니 책임을 져야죠.저를 사기 미수죄로 처벌하십시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욕 하실 분들,실컷 욕하십시오.하지만 저도 기왕에 이렇게 된 거 욕 좀 해봅시다.자기만 배불리 먹겠다고 돈 떼어 먹은 최동렬,돈 제때 갚지 못한다고 인질 협상금까지 차압하겠다는 희망캐피탈,니들 그렇게 사는 거 아니야!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무대 서서히 어두워진다. 에필로그 어머니와 가족,거실에 둘러앉아 있다.어머니,상 위에 장부를 펼쳐놓고 있다.그 옆에서 아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딸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검색창을 띄워놓고 있다. 아들 일이 잘 해결되어서 다행이에요.사기 미수죄는 처벌할 수 없다는 거,정말 기막힌 아이디어였어요. 딸 덕분에 떼인 돈도 받아낼 수 있었고,사채이자도 탕감 받을 수 있었고.정말 연기가 죽여줬어요. 어머니 니들만 잘난 줄 알았지?니들이 누구 배에서 나왔는데! 아들과 딸,웃는다.어머니의 표정은 냉담하다. 아들 근데 아버지는 왜 안 돌아오세요? 어머니 그 인간 고생 좀 할 거야.이브라힘한테 돈 부쳐주면서 그랬지.그 인간 정신차릴 때까지 한 달 정도 파키스탄에서 일 좀 시키라고 했거든. 딸 그래도 좀 심한 거 아니에요? 어머니 그 인간이 한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야.그건 그거고,계산을 마저 끝내 볼까? 아들 근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요? 어머니 사랑을 돈으로 환산하는 거,이게 너희들 사고방식 아니니?싫으면 집 나가시든가. 아들 어디까지 했죠? 어머니 부부생활 항목. 아들 섹스를 하는데 들어가는 노동 비용을 20~24세 도시 근로자 평균 임금……. 어머니 니 아버진,평균에도 못 미쳤다.최저로 계산해. 딸 (자판을 두드리며)시간당 최저 임금은 삼천 칠백 칠십 원이야! 아들 그럼 반올림해서 시간당 사천원.칼로리 소모가 보통 노동의 10배는 될 테니까 시간당 4만원을 잡고……. 어머니 1시간까지 가본 적은 없는데?보통 30분 안에 끝났어. 아들 그럼 최저 임금의 이분의 일인 이만 원에 한 달 평균 20회 정도 관계를 맺는다고 치고……. 어머니 스무 번은커녕 열 번도 채 안 됐어. 아들 그럼 열 번으로 계산하면 40만원,그 대가로 얻게 되는 쾌락의 비용을 성매매를 하기 위해 지불하는 최소비용 회당 7만원……. 어머니 내가 칠만 원짜리밖에 안 돼 보이니?십만 원으로 해. 아들 거기에 엄마가 얻게 되는 쾌락의 비용을 오만 원 정도 더하고……. 어머니 난 절정에 다다른 적이 없었어.기껏해야 다섯 번에 한 번 정도? 아들 그럼 쾌락의 비용을 만원으로 계산하고,모두 더하고 빼면 대략 한 달에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지불해야 할 돈이 오십만 원,일 년이면 육백만 원.어머니가 결혼한 지 30년이 됐으니까……. 어머니 솔직히 너 중학교 들어간 이후로는 관계를 안 했다. 아들 그럼 14년치만 계산 하면,총 팔천사백만 원. 어머니,장부에 기재한다. 어머니 자,다음 항목은 가사 노동에 대한 미지급분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 딸 (자판을 두드리며)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은 시급 이만 오천 원에서 5만원 사이래. 어머니 시급 사만 원 정도가 적당하겠구나. 아들 하루 평균 15시간의 가사노동을 했다고 가정하고……. 어머니 깨어 있는 동안은 다 가사노동 아니야?난 평균 5시간도 채 못 잤어! 아들 그러면 계산이……. 어머니 이리 내.넌 대학까지 나온 놈이 뭐 그렇게 계산이 느려.들인 돈이 아깝다.이러다 너랑 미애 청구서는 오늘 안에 만들지도 못하겠네. 암전.
  • 바다위 달리는 인천대교의 첨단공학

    EBS ‘다큐프라임-원더풀 사이언스’는 새해 특집으로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건설하는 첨단공학의 현장을 찾아간다.우리나라의 다리 건설 역사에서 최고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인천대교 건설 현장을 담은 ‘바다를 달리는 첨단공학,인천대교’ 편을 새해 1월1일 오후 9시50분에 방송하는 것. 해상구간 12.3km로 국내 최장의 사장교인 인천대교.애초에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5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건설해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인천 앞바다는 밀물과 썰물 때의 수위 차가 최대 9m에 달한다.안개와 바람 또한 다리 건설의 방해 요소다.월평균 작업 일수도 20일밖에 안 되는 열악한 조건이지만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것은 바로 다양한 첨단공법의 도입이었다. 인천대교의 핵심인 주탑의 높이는 238.5m로 여의도 63빌딩의 높이에 육박하고,서해대교와 영종대교의 주탑보다 훨씬 높다.이 주탑을 세우기 위해서 자동상승거푸집과 콘크리트가 굳기 전에 고압콘크리트 압송설비 등을 통한 급속시공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동원됐다.선박들이 지나다니며 충돌시 생길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충돌보호공도 세계 최대 규모다. 한편 지난 2008년 12월16일은 인천대교 공사의 역사적인 날이었다.사장교의 마지막 상판이 연결되는 날이기 때문이다.마지막 상판을 맞추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려 지난 4년여의 공사가 쉽지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이날을 위해서 공사관계자들은 노심초사하며 그 현장을 지켜봤다.드디어 상판이 연결되며 동쪽인 송도신도시와 서쪽인 영종도가 하나로 연결됐다.연인원 23만여명의 기술자들이 땀 흘린 결과인 것이다. 제작진은 “세계를 강타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건설하고 있는 인천대교 건설현장에서 대한민국 교량 기술의 오늘과 미래의 모습을 예측해보고자 한다.”는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새해맞이 여행지] 雪山 내게 희망을 말하네 묵은 시름일랑 털고 가라네

    [새해맞이 여행지] 雪山 내게 희망을 말하네 묵은 시름일랑 털고 가라네

    함백산 강원도 태백과 정선 등에 걸쳐 있는 함백산(1573m)은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정상까지 포장도로가 생기면서 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산이 됐다.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국도→석항→31번국도→화방재(어평재)→414번 지방도→함백산 순으로 간다.고한읍사무소 (033)560-2615. 활성산 전남 영암의 활성산(498m)은 목가적인 산상 고원이 인상적이다.산의 경사면을 따라 조성된 광활한 초원 너머로 영암의 너른 들녘과 월출산,다도해의 풍경 등이 어우러지며 서정미를 물씬 풍겨낸다.초원지대의 면적은 660만㎡로 강원도 대관령의 삼양목장에 버금가는 규모다.서해안고속도로→목포 나들목→2번 국도→영암(5시간)→819번 지방도(금정방향)→6㎞→여운재 고개→오른쪽 약수터 길→활성산(서광목장) 순으로 간다.영암군청 문화관광과 (061)470-2255. 오도산 경남 합천의 오도산(1134m)은 작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너른 풍광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특히 멀리 지리산 등 명산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해돋이는 오래전부터 근동의 사진작가들 입에 오르내릴 만큼 유명하다.수십개의 봉우리가 넘실대는 ‘산들의 바다’를 눈으로 따라잡기조차 벅찰 지경.정상까지 도로가 나 있지만,다소 폭이 좁다.88고속도로 해인사 나들목을 나와 야로·합천 방향 1084번 지방도로를 따라 고개를 하나 넘으면 26번 국도와 만난다.묘산면 방향으로 직진해 면소재지까지 간 다음 묘산초등학교를 지나면 오른쪽에 ‘오도산 중계소’ 표지판이 나온다.묘산면사무소 (055)930-4031. 발왕산 강원도 평창군과 강릉시의 경계를 이루는 발왕산(1458m)은 산세가 완만해 겨울철 설원의 정취를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발왕산에서는 아기자기한 눈꽃보다 산들의 파노라마에 주목해야 한다.내로라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들이 주름 접힌 채 다가서는 장면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광이 아니다.용평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20분 안쪽에 정상 바로 아래에 닿는다.곤돌라 어른 1만 2000원,어린이 8000원.(033)330-7421. 백운산 강원도 정선의 백운산(1376m)은 특유의 고원지형과 백두대간 전경을 굽어볼 수 있는 곳.국내 최장(2832m)의 곤돌라를 타고 은색의 태백준령을 발 아래 두는 맛이 각별하다.설경이 아름다운 산 중턱의 도롱이연못은 반드시 찾을 것.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나들목→영월→사북→하이원리조트 순으로 간다.곤돌라 어른 1만 2000원,어린이 1만원.1588-7789. 덕유산 전북 무주 덕유산은 남쪽에 치우쳐 있으면서도 유난히 눈이 많다.무주리조트 관광곤돌라가 설천봉(1520m)까지 운행한다.대전통영간고속도로 무주 나들목→좌회전→적상면 삼거리→좌회전→사산삼거리→좌회전→치목터널→구천동터널→무주리조트 순으로 간다.곤돌라 어른 1만 1000원, 어린이 8000원.(063)322-9000. 두륜산 전남 해남 두륜산은 해발 703m로 바다에 인접한 봉우리치고는 제법 높은 편이다.명찰 대흥사와 초의선사가 수행했던 일지암 등이 이 산에 기대어 있다.정상까지는 케이블카를 이용한다.대흥사 옆에서 출발해 고계봉(638m)까지 이어지는데,길이가 1600m에 달한다.맑은 날이면 제주도 한라산이 보인다.전망대에 서면 ‘섬들의 천국’이라는 서남해의 섬들을 가장 멀리 그리고 가장 많이 볼 수 있다.맑은 날이면 제주의 한라산까지 관측된다고.어른 8000원,어린이 5000원.(061)534-8992. 박물관의 고을 영월 내륙의 오지로만 여겨졌던 강원도 영월이 이제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다.자그마한 시골 마을에 동강사진박물관,화석박물관 등 무려 10 여개의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겨울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찾는 학습 기행지로 제격인 셈. 단종의 묘소인 장릉,청령포,선돌,판운리 섶다리 등 볼거리도 많다.영월의 토속음식인 ‘꼴두국수’는 가난했던 시절 물릴 정도로 먹어 ‘꼴도 보기 싫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신일식당이 유명하다.(033)372-7743. 겨울잠에 빠진 호수 고성 강원도 고성군은 산과 바다 그리고 호수의 정취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드문 여행지다.굽이굽이 진부령을 넘어 만나는 화진포,송지호 등 아름다운 호수들과 명태잡이 전진기지 거진항에서 맞는 싱싱한 아침 그리고 소박한 항·포구 등 이곳저곳 부지런히 노닐다 보면 하루해가 짧다. 요즘 물미역과 도치,명태 등이 제철이다.물미역은 음력 정초쯤 되면 부드럽고 들척지근한 맛이 최고조에 달한다.생김새가 심통맞게 생겨 ‘심퉁이’라고 불리는 도치는 담백하고 비린내 없는 생선이다.고성군청 문화관광과 (033)680-3350. 하늘아래 첫 눈꽃동네 평창 강원도 평창군 횡계리 일대는 겨울이면 어김없이 몇 차례 대설주의보가 내려진다.덕분에 횡계리 등 대관령 주변 지역은 한번 눈이 쌓이면,겨우내 아름다운 설경을 펼쳐 보인다.눈이불을 뒤집어쓴 황태덕장과 어우러진 산골 마을의 정취는 한 폭의 풍경화다.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삼양 대관령목장과 오대산 월정사 입구의 눈 쌓인 전나무 숲길도 빼놓을 수 없다.싱싱한 겨울풍경이 한창인 그곳에 ‘바람의 마을’ 의야지 농촌 체험마을(033-336-9812∼3)이 있다. 스노래프팅, 튜브썰매,봅슬레이 썰매 등 눈 위에서 할 수 있는 놀이는 거의 모두 즐길 수 있다.황태구이와 꿩만두,오징어와 삼겹살 등이 평창의 별미. 고흥, 우주로 날다 새해 내 나라 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행지 중 한 곳이 전남 고흥 외나로도다.새해 4월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국내 최초로 과학위성이 발사될 예정이기 때문.끝간 데 없이 펼쳐진 제방도로가 압권인 고흥호,30m 높이의 삼나무와 편백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삼나무숲,해돋이 풍경이 예쁜 남열해수욕장 등도 찾을 만하다.남도의 먹거리도 빼놓으면 서운하다.고흥을 둘러싸고 있는 여자만과 득량만은 남도의 넉넉한 갯살림을 대표하는 지역.포실하게 살이 오른 참꼬막과 참살이 음식의 상좌 자리를 꿰찬 매생이 등이 제철 해산물이다.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연말연시 한파…그래도 1월1일 해돋이 볼수 있다

    연말연시 한파…그래도 1월1일 해돋이 볼수 있다

    연초까지 한파가 예상된다.강추위가 몰아치는 가운데 전국 어디서든 기축년(己丑年) 새해 첫 해돋이는 무난히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5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의 아침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고,낮 기온도 2도 안팎을 보이며 춥겠다.충남 서해안과 울릉도·독도 지역은 비나 눈이 내리겠다. 31일과 새해 첫날에는 서울의 아침 기온이 각각 영하 8도,영하 9도로 뚝 떨어지는 등 전국의 아침 수은주가 영하권을 맴돌고,낮 기온도 1도 안팎의 분포를 보이며 추위가 기승을 부리겠다.기상청은 “북쪽에서 찬 공기가 지속적으로 내려와 연초까지 맹추위가 이어질 것”이라며 “31일과 새해 첫날인 1일이 가장 춥고,2일부터는 평년 기온(아침 영하 6도,낮 2도)을 보이겠지만 추위가 수그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1월1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동해안 등 바다 접경 지역과 전라 일부 지역에 구름이 다소 끼겠지만 일출을 보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민자유치·환경단체 반발 ‘산넘어 산’

    29일 전국 4대강인 낙동강과 영산강에서 생태하천사업 기공식이 열리면서 강 유역 자치단체와 주민들은 기대에 부풀었다.대규모 토목공사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점쳤다.하지만 국비와 민자유치 확보 방안,환경단체 등의 반발 등은 ‘넘어야 할 산’이다. ●자치단체 배제 정부가 직접 주도 이번 사업은 국토해양부가 속도를 내기 위해 자치단체를 배제하고 직접 나섰다.종합개발계획안은 내년 5월쯤 나온다. 낙동강 유역인 경북 안동지구는 내년에 386억원으로 안동시 옥동~법흥동 일대에 생태하천과 자전거도로,산책로 등을 조성한다. 전남 나주 영산강에는 내년에 364억원이 투입된다.나주시 죽림동 나주대교에서 운곡동 만봉천 합류점 사이에 폭 400~600m로 생태하천을 만들고 제방보강,호안도로를 만든다. 나주시는 이곳을 나주 영산강 문화축제,황포돛배 운항,삼한지 테마파크와 연계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명품 관광지로 탈바꿈시킨다는 계산이다.또 산포면 일대에 조성 중인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와도 연결해 파급효과를 극대화,‘천년 목사골’인 나주의 제2 도약 계기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로써 1981년 12월 영산강 하류에 둑이 생기면서 막혔던 서해안 뱃길이 뚫리게 돼 강 주변 주민들이 상권 부활에 잔뜩 기대를 걸었다.나주 영산포 등에는 홍어 도매점과 식당 등 50여곳이 영업 중이다.‘홍어1번지’ 식당 주인 안국현(52·나주시 금계동)씨는 “영산강 시대를 대비해 식당을 넓힐 계획”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지자체는 고대문화권 조성몰두 전국 4대강 살리기에는 2011년까지 국비 14조원이 들어간다.영산강에만 국비 1조 6000억원이 투자된다.재원 마련은 현 정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관련 자치단체는 강변 고대문화권 조성 등 관련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민자유치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다. 전남도는 2015년까지 강변 고대문화권 조성과 수질개선 등으로 이뤄진 ‘영산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여기에는 민자를 포함해 34개 사업에 8조 5500억원이 든다. 정종태 전남도 영산강프로젝트 태스크포스팀장은 “영산강 프로젝트 사업비 8조 5500억원 가운데 국비와 지방비를 뺀 4조 8000억원을 민자유치로 잡고 있으며 해마다 정부에 건의해 예산지원을 늘려 민자 몫을 줄여가겠다.”고 말했다. ●“환경성 검토 안거쳐” 법적투쟁 환경단체 등은 정부의 생태하천 사업은 물길 준설과 뱃길복원 등을 위장하려는 포장술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더욱이 경북 안동 생태 하천 조성사업은 사전 환경성 검토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관련 사전 환경성 검토는 현재 대구지방환경청에 의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공사 시행처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부산국토청 관계자는 “착공식을 가졌다고 당장 공사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며 “실제 공사는 사전 환경성 검토 협의가 끝나는 내년 2~3월쯤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호철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 낙동강본부 공동대표는 “정부가 사전 환경성 검토도 거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 기공식을 가진 것은 무효”라며 “향후 법적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안동대 김영훈(환경공학) 교수도 “정부가 일의 앞뒤 순서를 바꿔가며 기공식을 가진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정부가 대운하 건설 문제가 완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서두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곱지않은 시각을 보였다. 나주·안동 남기창·김상화기자 kcnam@seoul.co.kr
  • “17개월간 담아낸 독도 다큐 우리 자신의 문제 찾는 여정”

    “17개월간 담아낸 독도 다큐 우리 자신의 문제 찾는 여정”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식코´ 등을 보며 마른 침을 삼켰던 사람들 아마 적지 않을 테다.‘우린 왜 저런 다큐영화가 없을까´라며….‘미안하다 독도야´는 이런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민감한 이슈를 다루지만,영화는 매운 고추냉이가 아닌 구수한 청국장에 가깝다.그렇다고 감동만 있는 건 아니다.쉬 가시지 않는 청국장 냄새처럼,‘관심´이라는 묵직한 화두가 가슴 속에 자리잡는다. ●“극장 개봉 못하게 협박전화도 걸려왔죠” 24일 서울 논현동 지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만난 최현묵(47) 감독과 서경덕(34) 기획 PD는 개봉을 앞두고 긴장감과 설렘에 가득차 있는 듯했다.“17개월의 긴 여정이었다.지난해 7월 프리 프로덕션에 들어가 올 11월에야 영화를 완성했다.”(최) ‘미안하다 독도야’가 첫 연출작인 최 감독은 2002년 6월 말 영화 ‘블루’ 제작 현장에서 처음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당시는 한·일 월드컵대회 터키전이 열리던 때.온 나라가 함성으로 들떠 있는 분위기였지만,한쪽에선 북한의 서해 NLL 침범으로 젊은 청춘이 스러지는 현실을 보고 국토의 소중함을 알리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그리고 2007년 여름.마침 서 PD가 대형 태극기를 독도 앞바다에 띄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바로 의기투합했다.서 PD는 한국홍보전문가로,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독도·위안부·동북공정 문제를 알리는 광고를 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에도 등장하는 태극기 프로젝트는 애초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서 PD가 창립한 대학연합동아리 ‘생존경쟁’이 기획한 것이다.그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국기를 만들어 서울 여의도 광장에 펼칠 계획이었는데,정작 여의도 광장 폭이 모자라 무산됐다.”고 설명했다.그렇게 묻혔던 프로젝트는 올해 건국 60주년을 맞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그런데 그 사이 기네스북에는 가로 659m,세로 100m짜리 이스라엘 국기가 오른 상태.계획은 수정됐다.서 PD는 ‘생존경쟁’ 후배들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제작하는 국기를 만들어 보자.’고 다짐했다.독도의 동도와 서도 사이에 띄워진,6000명의 손도장이 찍힌 태극기(가로 30m,세로 20m)는 이렇게 탄생했다.이 태극기는 현재 한국 기네스북에 등록된 상태이며,세계 기네스북에는 항목 신설을 신청할 예정이다. 최 감독은 처음부터 메가폰을 잡을 생각은 아니었다고 한다.지오엔터테인먼트 대표로 ‘맨발의 기봉이´,‘식객´,‘블루´ 등 줄곧 제작만을 맡아 왔던 그가 선뜻 연출을 결심하기란 쉽지 않았다.“접촉한 감독이 몇몇 있지만,끝이 안 보이는 작업을 마냥 맡기기가 힘들었다.또 독도를 잘 알아야 하는 만큼,이런저런 요구를 많이 하기가 미안했다.그래서 서툴지만 내가 직접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또 일반적으로 다큐 시장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존재하는데,나는 ‘없다.’에서 출발했다.‘만들어 가자.’고 생각했다.이런 무거운 짐을 함께 안고 갔기 때문에 심적 부담이 더했던 것 같다.”(최) 지난해 11월 말 시작한 촬영.폭우와 강풍으로 독도로 들어가지 못하고 포항과 울릉도에서 기다리는 때가 잦았다.뜻있는 투자배급사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영화를 완성하고 나서도 배급사 대표에게 “극장 개봉을 하면 가만히 안 두겠다.”는 협박전화가 걸려 왔고,영상물등급위원회는 ‘잘 먹겠스므니다’라는 카피가 자극적이라는 이유로 포스터 심의를 반려하기도 했다. ●“소프트한 구성에 정곡 찌르는 멘트 버무려” “독도 영화를 만든다 하면,흔히 일본 우익세력과 한국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거나,국제사법재판소에서 이길까 질까 등을 다룰 것을 예상한다.하지만 우리는 보다 소프트하게 접근하고 싶었다.영화는 ‘우리 자신에게서부터 문제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최) 아니나 다를까.첫 화면부터 심상치 않다.독도 한 가운데 선 지표석.‘독도’라는 지명 아래 고유영문명 ‘Dokdo’가 아닌 독도영유권을 희석시키는 명칭인 ‘리앙쿠르 록스(Liancourt Rocks)’가 새겨져 있다.몇 년째 방치되던 이 초석은 ‘미안하다 독도야’ 팀이 문제제기를 한 뒤에야 최근 사라졌다. 영화의 이야기는 감성적인 우회 노선을 걷지만,다른 요소들은 주로 직설화법을 구사한다.배경음악으로 ‘애국가’,‘홀로 아리랑’,‘아리랑’이 흐르고 김장훈의 내레이션은 나직하면서도 정곡을 찌른다.게다가 수정된 포스터는 또 어떤가.우동그릇에 일장기 꽂힌 독도가 담겨 있는 그림 위로 ‘날로 드시게요?’라는 문구가 박혀 있다.최 감독은 “영화가 전반적으로 소프트한 만큼,관객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는 요소들을 강하게 깔았다.”고 귀띔했다. 혹자는 독도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독도는 당연히 우리 땅인데 왜 자꾸 건드려서 오히려 분쟁지역화를 조장하느냐고 말한다. ”그런 주장도 일리는 있지만,결과론적으로 잘못됐다.이미 분쟁지역화 돼있고 일본 땅으로 인식하는 세계인들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세계 유력사이트 100곳 중 독도가 단독 표기된 사이트는 5곳 가량이다.거의가 ‘다케시마’로 표시하거나 병기하고 있다.”(최) ”어떤 교수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일본 정부와 우리나라 정부는 둘 다 ‘조용한 외교’를 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고.일본은 세상 사람 모르게 조용히 다 ‘바꾸고‘ 있다면,우리 정부는 말 그대로 조용히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서) 최 감독은 ‘미안하다 독도야’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후속편도 기획하고 있다.서 PD는 내년 7~8월쯤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미안하다 독도야’ 영상을 활용한 광고를 한다는 계획이다.‘미안하다 독도야’는 31일 롯데시네마 등 전국 100여개 극장에서 동시 개봉된다.진정성 가득한 울림에 관객들은 문득 이런 인사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고맙다 독도야! 우리 곁에 있어줘서.”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가수 김장훈 내레이션… 주연은 독도 “한국 최초의 독도 주연 영화입니다.” 지난 23일 ‘미안하다 독도야’(감독 최현묵,제작 지오엔터테인먼트,31일 개봉) 의 언론시사회가 끝난 뒤 관계자는 영화를 이렇게 소개했다.그 말대로 ‘미안하다 독도야’는 독도를 소재로 한 첫 다큐멘터리 영화이다.그동안 충무로에서 안용복,홍순칠,최종덕 등 독도를 거쳐간 실존인물들을 그린 극영화 제작이 종종 거론되긴 했지만,성사된 적은 없다. ‘미안하다 독도야’는 독도의 유일한 상주민이자 이장을 맡고 있는 김성도·김신열 부부 이야기를 씨줄로,대형 태극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대학연합동아리 ‘생존경쟁’의 도전을 날줄로 엮어 나간다.김성도 이장의 손자인 초등학생 김환이 독도 자연과 어우러지는 풍경,대학생들이 독도 관광객 및 울릉도 주민 등 6000명의 핸드프린팅을 받아 태극문양을 완성해 가는 과정,한 달에 걸쳐 만든 태극기를 지난 5월26일 독도 앞바다에 띄우는 장면 등이 눈물겹게 펼쳐진다. 민간외교 사이버 사절단인 반크(VANK)의 활약도 등장한다.박기태 단장이 독도 관련 인식을 높이기 위한 강연을 진행하고,반크 최고령 회원인 80세 최종성씨가 독도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영어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해서 찍은 분량은 60분짜리 영상 250개 남짓.순제작비는 7억원가량이 들었다.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다뤘지만,외교적 논란이나 학술적 주장을 정면으로 다루기보다는 평범한 일반인에 초점을 맞춰 지속적 관심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영화사 측은 해외영화제 출품을 통한 국제 홍보와 DVD를 해외 한인회와 한인학교 등에 교육자료로 제공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이미 미국 캘리포니아 한인방송국 등에서 구입 문의가 들어오는 등 각지에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내레이션은 반크 홍보대사이기도 한 가수 김장훈이 맡았다.김장훈은 감독의 내레이션 제안을 심사숙고 끝에 받아들였으며,결정한 뒤에는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녹음을 요청하기도 하는 등 훈훈한 책임감과 열성을 보였다는 후문이다.상영시간 98분.전체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구석기박물관 세워 문화자존심 지켜야”

    “구석기박물관 세워 문화자존심 지켜야”

    경기 파주 교하읍은 한반도 중부의 대표적인 하천인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드는 곳에 있다.사람이 살기에 적당한 완만한 구릉지가 대부분으로 넓은 평야가 가까이 있다.지리학자인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는 통일 이후 이곳을 수도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을 만큼 지리적 요충지이다.교하신도시 조성공사는 대한주택공사와 파주시가 공동으로 수행하는 사업이다.1,2.3지구를 모두 합치면 1647만㎥로 분당신도시보다 크다. 현재 발굴조사가 벌어지고 있는 운정1지구는 면적이 489만㎡로 지표조사 단계에서부터 47곳에서 각종 유물이 발견되어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재 운정1지구에서 출토되고 있는 구석기는 10만년 전 안팎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곳에서는 현재 주먹도끼를 비롯해 다양한 구석기가 나오고 있지만, 후기 구석기의 대표적 제조법인 돌날떼기수법의 존재를 보여주는 돌날 유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후기 이전의 구석기로 볼 수 있다고 발굴 조사를 벌이고 있는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의 이융조 원장은 설명했다. ●운정1지구 47곳서 유물 출토 운정1지구에서는 2004년 말 이후 시굴 빛 발굴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특히 구석기 분야에서 상당한 발굴성과를 거두었다.그럼에도 언론의 주목을 크게 끌지 못한 것은 운정1지구 거의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발굴조사 결과가 한 데 모아지는 창구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이곳에서는 22일 지도위원회를 가진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을 비롯하여 경기문화재연구원,중앙문화재연구원,고려문화재연구원 등이 시굴 및 발굴 조사를 벌였거나,지금도 벌이고 있다.하지만 발굴 결과는 개별 조사기관의 산발적인 발표에 그쳤을 뿐 종합적으로 공표된 적이 없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는 놀랄 만한 발굴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언론의 주목을 끌지 못했고,따라서 일부 중요 유적의 보존이나 유물 보존을 위한 박물관 및 유물전시관의 필요성도 한 두 사람의 학자에 의해서만 제기됐을 뿐이었다. 따라서 사업주체인 주택공사와 파주시도 유적 보존 및 유물 보존 및 전시 시설 건립의 필요성을 그다지 심각하게 느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융조 원장은 “교하신도시에 박물관이나 유물전시관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출토된 중요유물은 국립박물관에 귀속되고,나머지 유물은 발굴에 참여한 조사기관들이 보관하게 되는 등 뿔뿔이 흩어져 시간이 흐르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조차 없게 된다.”면서 “뿐만 아니라 교하신도시에 입주하는 주민들이 누려야 할 커다란 문화적 자산과 자부심을 빼앗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파주시·주공,보존 마인드 부족 이에 따라 고고학계 일각에서는 개발 사업 시행자인 파주시와 주택공사의 문화재 보존에 대한 인식 변화를 촉구하면서도,적어도 같은 개발지역 안에서 문화재 발굴조사에 참여하는 조사기관끼리는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희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과거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파리시장 시절 시내에서 신석기유적이 발견됐을 때 현장을 방문하여 공사를 중단시키고 박물관을 짓도록 했던 프랑스의 사례가 이 땅에서도 재현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인천 여객선 운임 할인 ‘효과 만점’

    인천시가 옹진·강화군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 9월부터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연안여객선 운임할인제가 효과를 내고 있다. 24일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지난 9~11월 인천과 서해 섬을 잇는 10개 항로 연안여객선을 이용한 승객 은 31만 456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만 6549명보다 13.7%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대부도~덕적도 항로는 1만 5564명이 이용해 지난해보다 46%나 늘었다.진리~울도 44%,인천항~덕적도 35%,대부도~이작도 21% 등 대부분의 항로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해운업계는 운임할인제 도입으로 연안여객선에 대한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준 데다,경기침체로 수도권 행락객들이 장거리 여행보다는 가까운 인천 앞바다의 섬을 많이 찾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 해운업체 관계자는 “운임 지원 이후 섬에서 등산과 낚시 등을 즐기는 시민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지난 9월부터 인천시민에 한해 연안여객선 이용시 운임을 50% 할인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故 남상국씨와 노무현 형제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故 남상국씨와 노무현 형제

    인연은 참 소중하다.사람이 살아가면서 그것 때문에 울고 웃곤 한다.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에 더욱 그렇다.그래서 모두들 좋은 인연을 맺기 위해 애쓴다.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것도 그것이 오묘한 이치를 가진 까닭이다.필자 역시 인연을 값지게 생각한다.한 번 맺은 인연은 끝까지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요즘 지면을 뒤덮고 있는 고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노무현 전 대통령과 나름대로 인연이 있다.남씨와 ‘좋은 인연’을 맺었다면,노 전 대통령과는 정 반대다.불가에서는 선과 악을 구별한다.필자에게 남씨는 선이고,노 전 대통령에겐 그다지 좋은 기억이 남아 있지 않다.물론 주관적인 평가에서다.이에 동의하는 이도,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반박하는 이들도 있을 터다. 2003년 5월25일.찌푸린 날씨였다.서울 근교 한 골프장에서 남씨와 한 조가 돼 운동을 했다.처음 만나는 자리였다.첫인상은 국내 최고 건설회사 사장이라기보다는 푸근한 시골 초등학교 교장 같았다.필자와는 동향(同鄕)이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아주 겸손했고 자상했다.운동이 거의 끝날 무렵 폭우가 쏟아졌다.그 탓인지 캐디가 골프채를 잘못 넣었다.필자와 남씨의 9번 아이언이 바뀌었다.별의 수로 구별하는 채였는데 그는 두 개짜리를 썼다.필자는 민망스럽게도 별 수가 더 많았다.남씨는 그만큼 검소했다. 해가 바뀌어 남씨는 2004년 3월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노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에게 인사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제공했다는 것. 이와 관련,노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대우건설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그런 일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전국민 앞에서 톡톡히 망신을 준 것이다.회견 몇 시간 후 남씨는 한강에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오죽했으면 차디찬 강물에 몸을 던졌을까.몸서리가 쳐진다.비극적인 일이었다. 검찰수사 결과 밝혀진 대로 건평씨는 대통령인 동생을 철저히 팔았다.호가호위(狐假虎威)의 전형이었다.친·인척을 잘 관리하겠다던 노 전 대통령의 말도 빈말이 돼 버렸다. 노 전 대통령은 이렇게 사죄해야 한다.“대통령 친·인척 가운데 저의 형처럼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말아야 합니다.못난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국민 여러분께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남 사장님 가족께는 뒤늦게나마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정말 죄송합니다.”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여름 노사분규 현장인 거제도에서 처음 만났다.그때의 인상은 굳이 거론하고 싶지 않다.그런 노 전 대통령이 남씨의 유족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친고죄인 명예훼손 혐의다.전직 대통령이 또다시 법정에 설 수 있다.지금까지 나온 정황만으로도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밝혀진 듯싶다.이제 공은 노 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율사 출신인 그가 어떤 선택을 할까. 오풍연 대기자 poongyn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