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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태 “뻔뻔한 문재인, 자숙하라”… 野野 갈등 비화

    조경태 “뻔뻔한 문재인, 자숙하라”… 野野 갈등 비화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2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의원을 맹비난했다. 조 의원은 문 의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미이관 사태에 대해 “참여정부의 불찰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데 대해 “기록물 미이관이라는 귀책 사유가 발생했으므로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참여정부의 불찰’이라고 말했는데, 이것마저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책임으로 미루는 것인가. 책임과 사과를 구분할 줄 모르고 국민을 우롱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뻔뻔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또 문 의원이 대선 재도전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엄중한 시기에 대선타령이 웬말인가”라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회의록 문제부터 시작해서 민주당을 이 지경으로 몰고 온 장본인이 아직 대선까지 4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대선 출마 운운하는 것이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변명을 멈추고 노무현 정신이 무엇인지 생각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견문 제목을 ‘문재인은 자숙하고 반성하고 책임져라’라고 해 존칭까지 생략했다. 문 의원이 대선 재도전 의사를 시사하며 당의 위기를 수습하기보다는 대선행보에 들어간 데 대해 당내에서도 비판론이 부글거리고 있다. ‘문재인 저격수’로 불리던 조 최고위원의 이날 공격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급기야 김한길 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하나로 뭉쳐 위기를 돌파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당에 무엇이 되는지 숙고해 임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해 문 의원 세력이 본격적으로 재기를 시도하고 나선 것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는 해석을 낳았다. 한편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이날 조 최고위원을 향해 “내가 보기에 당신은 알량한 존재감 과시를 위해 음주운전에 역주행도 서슴지 않는 객기 부리는 취객일 뿐”이라면서 “내가 보기엔 당신은 비겁하고 야비한 정신적 새누리당원이다. 당당하게 커밍아웃하고 (새누리당으로) 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등 이후 당내 갈등도 예상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35년만에 페북 통해 피해자에게 용서 구한 50대 강도

    35년만에 페북 통해 피해자에게 용서 구한 50대 강도

    단 한 차례의 강도 행각으로 평생 죄책감에 시달려온 50대 남성이 수십 년 만에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전달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강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페이스 북을 통해 35년 만에 화해한 훈훈한 사연을 1일 전했다. 현재 하와이에 거주 중인 마이클 굿맨(Michael Goodman·53세)은 35년 전 18세일 때 뉴욕 센트럴 파크에 위치한 미국 자연사 박물관 앞에서 당시 17세였던 클라우드 소펠(Claude Soffel·52세)의 버스 승차권을 강탈했다. 당시 굿맨은 현장에서 체포됐고 그 후 다시는 소펠을 볼 수 없었다. 이후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왔던 굿맨은 최근 11월 중순 페이스북에서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다. 바로 소펠이었다. 굿맨은 이를 평생 가져온 미안함을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겼다. 그는 “혹시 35년 전 강도사건을 기억하는가? 그게 바로 나였다”며 “그 당시 나는 한심한 갱이었고 바보였다. 당신에게 피해를 끼친 것이 너무 미안했다. 용서해주길 부탁 한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뉴욕에 거주 중인 소펠이 답변을 달았다. 그는 굿맨에게 “당신 이름이 기억난다. 그때보다 당신은 더욱 성숙해진 것 같다”며 굿맨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굿맨은 “지난 세월 내 어깨를 짓눌러온 죄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 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지난 3월에도 굿맨과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1980년 미시건 지역 가게에서 800달러(한화 약 845000원)를 훔쳤던 도둑이 33년이 지나 같은 가게에 돈을 되돌려 준 적이 있다. 사진=허핑턴포스트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동북아 신냉전구도의 딜레마/오일만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동북아 신냉전구도의 딜레마/오일만 정치부 차장

    드디어 올 것이 온 것 같다. 세계 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한판 대결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세계 2위 대국은 늘 최강국에 도전했고 무력을 통해 순위를 결정하곤 했다. 미국이 전후 70년 가까이 유지해 온 ‘팍스 아메리카나 질서’에 넘버2 중국이 고분고분 순응하기 바라는 것 자체가 순진한 발상이다. 시곗바늘을 돌려 보자. 중국은 1894년 9월 17일 압록강 하구의 서해 해전에서 이홍장의 주력 부대인 북양함대가 일본 해군에 전멸됨으로써 아시아 패권을 일본에 넘겨줬다. 청일전쟁 패배 이후 120년의 세월동안 온갖 수모를 겪은 중국이 아시아 맹주 탈환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 바로 최근 발표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다. CADIZ 선포는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종 결단으로 이뤄진 것이나 31년 전인 1982년 덩샤오핑의 오른팔이었던 류화칭(劉華淸) 당시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대양(大洋)전략에 따른 것이다. 규슈~오키나와~타이완을 잇는 제1열도선(第一列島線)과 오가사와라 제도~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에 이르는 제2열도선(第二列島線)을 대미 방위선으로 정했다. 구체적으로 2010년 제1열도선, 2020년 제2열도선을 장악한 뒤 2040년 미 해군의 태평양·인도양 지배를 저지한다는 장기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미국은 어떤가. 2011년 10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선회(Pivot to Asia) 선언이 발표됐다. 미군의 신전략에는 중국의 대함미사일 파괴를 위한 해·공군 공동작전, 중국 해군 함정에 대한 사이버 공격능력 개발, 해·공·해병대에 의한 중국 역내 거점 공격이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들어 있다. 미국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의 거센 도전을 격퇴하고 인도와 중앙아시아, 동남아 국가들과 다층적인 안보협력망을 구축하는 대중 포위망을 드러내놓고 추진 중이다. 명확한 국가전략 속에서 움직이는 두 거인의 충돌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미·중은 공멸을 피하며 자국의 이익극대화란 관점에서 협력과 경쟁의 복합 다층적 책략을 구사하는 장기 전략에 돌입할 것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동북아 한복판에서 충돌의 여파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제적 운명을 좌우할 중국시장을 온전히 건사하고 안보적 의존도가 높은 미국과도 굳건한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찌해야 하나. 미·중 편 가르기에 휩쓸리지 않고 동북아의 중심을 잡는 균형추의 역할만이 우리 외교안보의 생존과 경제적 번영을 유지하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과 미국 모두에 당당한 우리의 국가적 좌표를 설정해야 한다. 우리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한·미·일 삼각동맹과 북·중·러 삼국연합이 대치하는 신냉전구도 회귀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한·중 균형외교의 포기이자 미·일 동맹의 종속변수로의 전락을 의미한다. 우리의 존재감과 전략적 가치를 스스로 저버리는 하책 중의 하책이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어찌 보면 남북한의 한반도와 일본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다는 의미에서 우리에게 기회로 활용할 여지도 크다. 우리의 외교가 기존의 편들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주변 강대국과 남북한 변수까지 아우르는 예술의 경지로 승화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oilman@seoul.co.kr
  • 35년만에 페북 통해 피해자에게 용서 구한 50대 강도

    35년만에 페북 통해 피해자에게 용서 구한 50대 강도

    단 한 차례의 강도 행각으로 평생 죄책감에 시달려온 50대 남성이 수십 년 만에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전달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강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페이스 북을 통해 35년 만에 화해한 훈훈한 사연을 1일 전했다. 현재 하와이에 거주 중인 마이클 굿맨(Michael Goodman·53세)은 35년 전 18세일 때 뉴욕 센트럴 파크에 위치한 미국 자연사 박물관 앞에서 당시 17세였던 클라우드 소펠(Claude Soffel·52세)의 버스 승차권을 강탈했다. 당시 굿맨은 현장에서 체포됐고 그 후 다시는 소펠을 볼 수 없었다. 이후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왔던 굿맨은 최근 11월 중순 페이스북에서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다. 바로 소펠이었다. 굿맨은 이를 평생 가져온 미안함을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겼다. 그는 “혹시 35년 전 강도사건을 기억하는가? 그게 바로 나였다”며 “그 당시 나는 한심한 갱이었고 바보였다. 당신에게 피해를 끼친 것이 너무 미안했다. 용서해주길 부탁 한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뉴욕에 거주 중인 소펠이 답변을 달았다. 그는 굿맨에게 “당신 이름이 기억난다. 그때보다 당신은 더욱 성숙해진 것 같다”며 굿맨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굿맨은 “지난 세월 내 어깨를 짓눌러온 죄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 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지난 3월에도 굿맨과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1980년 미시건 지역 가게에서 800달러(한화 약 845000원)를 훔쳤던 도둑이 33년이 지나 같은 가게에 돈을 되돌려 준 적이 있다. 사진=허핑턴포스트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문재인 “공안정치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

    문재인 “공안정치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공안정치를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이 됐다”면서 “편가르기와 정치보복이 횡행한다. 정치에서 품격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자신의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의 출간을 앞두고 1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박근혜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 “당장 2017년 대선에서 불법 관권선거를 되풀이하겠다는 것이나 진배없다”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덮자는 데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당장은 성공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착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에서 워터게이터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이 사임을 하게 된 시발은 도청 사건이 아니라 바로 거짓말 때문이었다”고 경고했다.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평소 실력의 부족이었고, 준비와 전략의 부족으로 인한 것이었다”면서 “거기에 국정원의 대선공작과 경찰의 수사결과 조작 발표 등의 관권 개입이 더해졌을 뿐”이라고 밝혔다.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을 담았지만, 정치권에는 문 의원의 책 출간을 본격적인 ‘정치 재개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대권 도전에 집착하지 않겠지만 기회가 오면 회피하지도 않겠다”면서 사실상 차기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다. 이 자리에서 문 의원은 책 출간 배경에 대해 지난 대선에 대해 “개인적으로도 마침표를 찍고 그래야 또 다른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 의원은 그동안 대외적인 활동을 자제해왔지만 책 출간을 계기로 오는 14일 서울에서 북콘서트를 열고 이후 부산에서도 행사를 갖는 등 공식 행보에 나선다. 저서는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 2부는 대선에 나서기까지의 과정, 3부는 대선 패배의 원인과 대안, 4부는 2017년 대선 승리를 위한 제안을 담았다. 문 의원은 책에서 “상대편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세나 종북 프레임 등 흑색선전까지 미리 준비한 전략에 따라 선거를 이끌어간 데 비해, 우리는 공을 좇아 우르르 몰려가는 동네 축구 같은 선거를 했다는 느낌이었다”고 회고했다. 문 후보는 “후보인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민주당도 마찬가지였다. 평소에 놀다가 벼락치기 준비로 시험을 치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출마 의지를 갖게 된 시기 자체가 늦었다”는 후회도 담았다. 이날 배포한 발췌본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해서는 “대안 정당을 만들려는 노력이 상당한 성공을 거둔다고 해도, 현실 정치 속에서 압도적인 새누리당과 맞서려면 결국은 언젠가 민주당과 힘을 합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대안 정당을 만들려는 노력과 민주당을 혁신하는 노력이 서로 경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그 두 가지 길을 놓고 문 의원은 민주당을 혁신하는 길 외에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패배에서 교훈을 얻고, 패인을 극복한다면 약이 될 수 있다”며 “이제는 패배를 보는 시각도, 패배에서 얻는 교훈도 모두 2017년에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국회 해산할 상황’이라는 전직 총리의 쓴소리

    국회는 어제 본회의를 열어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159명이 무기명 투표에 참여해 찬성 154표, 반대 3표, 무효 2표로 가결됐다. 민주당은 표결에 불참했지만 물리적인 제지는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즉각 “비신사적 날치기, 유신회귀형 국회”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감사원장 임명안 처리까지 여당 단독으로 강행되면서 경색 정국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황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와 관련해 표결 무효를 주장하며 오늘부터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대통령이 감사원장 임명을 강행하면 직무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문형표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등을 문제 삼아 임명동의안 처리에 별문제가 없는 감사원장 인준안을 연계한 것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그렇다 해도 우리나라 최고 감사기관의 수장인 감사원장의 임명동의안 처리에 여야가 합의해 함께 처리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여야 모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갈등과 대립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구성,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 도입 등으로 이어 오면서 이제는 감사원장 등 인사 문제까지 어깃장을 부리며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당 또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발언을 놓고 야당을 옥죄며 불필요한 종북 논쟁을 야기해 온 측면이 없지 않다. 분명한 것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나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문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중대 사안이라는 점이다. 이제라도 실체적 진실에 근거해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야 마땅하다. 김황식 전 총리가 어제 새누리당 의원들이 초청한 강연회에서 “국회 해산제도가 있었으면 국회를 해산시키고 다시 국민 판단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한 것도 극한 대치 상황에 빠져 있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라고 본다. 과거 총리 시절 절제 있는 언행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은 김 전 총리가 ‘국회 해산’까지 들고 나온 이유를 정치권은 깊이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지금은 대외적으로 국가 안보를 걱정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다. 중국이 최근 이어도를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키면서 미·일의 반발로 동북아 정세는 격랑의 파도 속으로 떠밀려 가고 있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논란으로 한·미 동맹도 약화될 처지에 놓여 있다. 안팎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여야 정치권이 한 덩어리로 움직여도 모자랄 판이다. 정쟁 중단이라도 선언하라.
  • 세상만사 온갖 시름 여기 물안개 품속에 살포시 놓고 가세요

    세상만사 온갖 시름 여기 물안개 품속에 살포시 놓고 가세요

    전남 나주(羅州)의 옛 이름은 금성(錦城)이다. 이게 고려 왕건 때 나주로 바뀐다. 이름은 바뀌었으되 뜻은 변한 게 없다. 금(錦)이든 나(羅)든 비단을 이르는 건 똑같으니 말이다. 대체 뭐가 그리 곱길래 비단 같다는 고을 이름을 늘 달고 다닐까. 나주는 어향(御鄕)이라 불린다. 임금을 낳은 고을이란 뜻이다. 여기엔 버들잎 전설이 깔려 있다. 목마른 남정네에게 버들잎 동동 띄운 물을 건넨 지혜로운 규수 이야기 말이다. 나주시청의 김종순 학예연구사가 전한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나라 안 몇몇 곳에 비슷한 내용의 버들잎 고사가 전하는데, ‘나주 버전’의 주인공은 고려 태조 왕건과 나주 호족 오다린의 딸이다. 무대는 현 나주시청 앞 완사천이다. 내용은 익히 알고 있으니 건너뛰자. 중요한 건 만남 이후다. 두 남녀는 필경 ‘선수’였던 게다. 만난 첫날밤에 오씨 처녀(훗날 장화왕후)와 왕건은 서둘러 ‘원인’을 만든다. 그로부터 열 달 뒤 ‘결과’를 얻는데, 그가 바로 고려 2대왕 혜종이다. 당시 왕건은 군사 3000여명을 이끌고 후백제의 후방 지역인 금성(나주)을 공략하러 온 참이었다. 주변 다른 지역과 달리 나주는 왕건의 편에 섰고, 이 공로로 고려 성종 때 목(牧)으로 승격된 뒤 일제강점기 전까지 1000여년간 전라도 지역의 핵심 도시로 번성할 수 있었다. 나주시가 내건 슬로건 ‘천년 목사(牧使) 고을’도 이 같은 역사에 기댄 표현이다. 나주의 풍경을 가르는 건 영산강과 금성산이다. 나주를 대표하는 명소들이 대부분 이 강과 산에 깃들여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도시 뒤엔 금성산이 우뚝하고, 가운데로 흐르는 영산강이 남북을 가르는 모습,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 한양의 모습을 빼닮았다. 나주를 작은 서울 소경(小京)이라 부르는 이유다. 나주를 가르는 영산강은 전남 담양에서 발원해 광주와 함평, 무안 등을 두루 적신 뒤 목포에서 바다와 만난다. 길이는 136㎞. 한강(515㎞) 낙동강(522㎞) 등에 견주자면 보잘것없는 크기지만 교통로로서의 비중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 1970년대 말 강줄기 끝자락에 영산강 하구둑이 세워지기 전까지만 해도 뱃길은 목포항에서 강물을 따라 73㎞나 거슬러 올라갔다. 강줄기를 따라 수많은 나루터가 세워졌는데, 그중 하나가 영산포다. 흑산도 옆 영산도 주민들이 고려 조정의 공도정책에 따라 이주해 살면서 홍어 산지로 이름을 알렸던 바로 그 포구다. 영산포는 일제강점기 무렵 번성했다. 비옥한 나주평야의 쌀을 일본으로 내가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영산포 일대에는 대지주 구로즈미 이타로(黑住猪太郞)가 살던 집과 동양척식회사 문서고 등 일본풍의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구로즈미의 집은 나주시에서 인수해 최근 보수를 마쳤다. 올해 말부터 숙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동양척식회사 문서고는 찻집으로 쓰인다. 아름드리 팽나무 아래서 커피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다. ‘S라인’을 그리며 유장하게 흘러가는 영산강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특급 포인트가 있다. 신곡리 봉곡마을 인근의 정자 금강정이다. 예서 샛길을 따라 10분 정도 오르면 사방이 툭 트인 강 언덕이 나온다. 물안개가 자주 끼는 이맘때면 발 아래로 영산강과 물안개가 함께 흐르는 ‘비단결 같은’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너른 들녘을 하얗게 칠한 물안개는 희롱하듯 강변 산자락을 품었다가 떨쳐 내길 반복하는데, 단언컨대 이 풍경 앞에서 탄성을 내뱉지 않을 사람은 없다. 이 언덕은 가급적 이른 아침에 오르길 권한다. 물안개의 두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선경은 대개 오전 9시를 전후해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이제 금성산을 밟을 차례다. 451m로 높지는 않으나 나주의 진산 대접을 받는 산이다. 제가 품은 고을은 진작 나주로 이름을 바꿨지만 스스로는 여태 옛 이름을 잃지 않고 있다. 금성산에 들면 먼저 다보사를 찾을 일이다. 산비탈을 따라 세워진 소담한 절집이다. 김종순 학예사는 “일제가 대처승 제도를 도입하는 등 조선 불교를 흠집 내고 탄압할 때 꿋꿋하게 이를 거부하며 한국 불교의 법맥을 이어 온 사찰”이라고 소개했다. 다보사에서 잊지 말고 봐야 할 게 대웅전과 명부전의 불단을 장식하는 조각품이다. 꽃병 등을 조각해 뒀는데 이게 한국식 꺾꽂이의 원형이라는 것. 이는 꽃꽂이가 일본에서 시작돼 전파됐다는 주장을 뒤집는 증거라고 한다. 수수하면서도 정교한 대웅전 꽃문살도 빼어나다. 보물(제1343호)로 지정된 괘불탱도 아름답다던데 아쉽게도 이를 직접 볼 기회는 없었다. 다보사 앞쪽의 금성산 둘레길을 따라 휴양림 방향으로 15분쯤 걸어가면 난데없이 초록빛 세상이 펼쳐진다. 야생 차밭이다. 사방이 단풍으로 불붙고, 흰 눈에 덮여도 늘 푸른 빛을 잃지 않는 공간이다. 고려시대 임금께 진상했던 뇌원차도 이곳에서 비롯됐다. 흰빛의 녹차꽃은 10월부터 피기 시작해 12월이면 대부분 진다. 면적은 8㏊에 이른다. 자박자박 걸으며 푸른 빛을 완상하기 좋다. 이맘때 볼거리 딱 세 가지만 더 얘기하자. 메타세쿼이아길, 쌍계정, 노안천주교회다. 메타세쿼이아길은 전남산림환경연구소 진입로에 조성됐다. 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 숲길에 견줘 짧지만 폭이 좁고 안온해 ‘사진발’을 잘 받는다. 쌍계정은 영암의 구림, 정읍의 태인 등과 더불어 조선시대 호남의 3대 명촌으로 꼽혔던 노안면 금안 마을에 있다. 세월의 흔적 더께로 쌓인 정자도 좋지만, 건물 앞뒤를 지키고선 아름드리 푸조나무와 느티나무의 자태가 더없이 빼어나다. 노안천주교회는 쌍계정과 이웃했다. 나주 최초의 성당으로, 근대문화유산 제44호로 지정된 붉은 벽돌의 단층 건물이 인상적이다. 교회가 깃든 마을 이름은 ‘이슬촌’이다. 주민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인 마을이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 이색 마을 축제를 연다. 글 사진 나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이용해 호남고속도로 광주요금소를 지난 뒤 광산이나 산월 나들목으로 나와 광주 제2순환도로를 탄다. 순환도로 요금소를 빠져나와 13번 국도를 타고 들어가면 나주에 닿는다. 서해안고속도로 함평나들목을 이용할 수도 있다. KTX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용산역에서 나주역까지 3시간 걸린다. →맛집:영산포 홍어의 거리에 홍어집들이 늘어서 있다. 영산포 홍어(337-5000) 등이 이름 났다. 나주곰탕은 시내 목사내아 일대에 몰려 있다. 하얀집(333-4292), 노안집(333-2052), 남평식당(334-4682)이 유명하다. 구진포 쪽엔 장어거리도 조성돼 있다. 영산나루(332-2131)는 동양척식회사 문서고와 한 울타리에 있는 찻집이다. 영산포 등대 바로 뒤에 있다. →잘 곳:단연 ‘목사내아’다. 옛 나주목사가 기거하던 한옥집인데 리모델링을 마치고 곧 문을 열 예정이다. 330-8831. 나주시청 부근과 동신대 일대에도 깔끔한 모텔들이 몰려 있다.
  • 날림·부실 심사에 쪽지·물밑 조정… 예산안 늑장처리 ‘연례행사’

    날림·부실 심사에 쪽지·물밑 조정… 예산안 늑장처리 ‘연례행사’

    국회의 예산안 늑장 처리가 ‘연례행사’처럼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지난해를 능가하는 최악의 예산안 처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1948년 제헌국회 이후 처음으로 해를 넘겨 1월 1일 새벽에 겨우 통과됐다. 예결특위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정쟁까지 더해져 올 예산안 처리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면서 “최악의 경우 2년 연속 해를 넘겨 예산안을 처리하는 불명예를 남길 수도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해 ‘호텔 예산’이나 ‘물밑 예산’으로 평가받는 2009년 상황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는 대선으로 인해 예산심사가 지연됐고 결국 12월 21일 여야 예결위 간사가 각 상임위원회에서 올라온 예산안을 삭감·증액하는 계수조정소위의 심사권을 위임받아 국회가 아닌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계수작업을 했다. 각 지역구의 민원성 사업 예산인 ‘쪽지예산’이 쇄도한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 예결특위 의원들이 예산안을 늑장 처리한 당일 해외로 외유성 출장을 가 큰 비난을 받았다. 4대강 사업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던 2009년에도 아예 예산안 계수심사 소위를 건너뛰고 여야 간사 간 물밑 합의를 통해 12월 31일 밤 가까스로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더욱이 올해는 예산안 심사가 늦어진 데다 여야가 국기가관의 대선 개입 의혹 등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예산안 자체를 놓고서도 정부의 기초연금안 관련 예산과 각종 정부 사업 예산, 부자 감세 철회 등을 놓고 여야 간 시각차도 크다. 민주당은 청년창업에인절펀드(1000억원) 등의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예산 발목잡기’로 일축하면서 정부 원안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또 여기에 야당이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과 예산안을 연계시킬 가능성도 있다. 매년 시간에 쫓기듯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예산 처리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올해 결산심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법률소비자연맹이 조사한 결과 올해 상임위별 평균 결산 예비심사를 위한 회의시간은 10시간 25분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시간 38분보다 2시간 13분이 줄었다. 전체회의에 참석한 결산심사 대상기관이 146개로 기관당 심사를 위한 시간은 평균 1시간 4분에 불과했다. 또 예결특위 결산 종합심사에서도 절반에 달하는 내용은 서해북방한계선(NLL) 논란과 국정원 댓글 수사 관련 질의 등 정쟁 이슈에 대한 질의로 채워졌다. 법률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이런 행태는 국회의 역할 포기라고 할 수 있으며 이후 시간이 촉박해 충실한 예산심사가 아니라 쪽지예산 등 고질적인 예산심사 병폐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서울·경기 밤새 내린 눈… 출근길 교통대란 우려

    27일 새벽부터 서울·경기 등 중부 지역에 눈이 많이 쌓일 전망이라 출근길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내린 비와 진눈깨비가 늦은 밤부터 눈으로 바뀌어 중부 지방과 남부 일부 지역에 눈이 많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쌓인 눈이 낮은 기온 때문에 도로에 얼어붙을 것으로 보여 아침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27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강원 동해안을 제외한 중부 지방과 서해5도에서 2∼7㎝, 경기 동부·강원 영서·강원 산간·충청 북부에서 많은 곳은 10㎝ 이상이다. 또 전북과 경남·북, 제주 산간에서는 1∼5㎝의 눈이 예상된다. 양구·속초·고성·양양·인제 등 강원 지역에는 26일 밤 대설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27일 낮에는 전국이 흐리고 가끔 눈이나 비가 내릴 전망이다. 눈은 밤에 서울·경기와 강원, 경남·북에서 대부분 그치겠다. 하지만 충청 이남 서해안과 제주도에는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되고 구름대가 유입되면서 27일 밤부터 29일 오전까지 많은 눈이 올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7일 낮부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아침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낮에도 평년보다 5도 이상 낮은 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 온도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강추위는 29일까지 이어지다가 30일부터 평년기온을 회복하며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27일 ‘큰 눈’ 온다…출근길 어쩌나

    26일 오후 서울·경기 지방에 약한 비나 진눈깨비가 내렸지만 27일 새벽부터는 중부와 남부 일부 지역에 큰 눈이 쏟아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새벽 기온이 낮은 중부 지방과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눈이 많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대설특보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밤새 내린 눈이 낮은 기온으로 도로에 얼어붙을 수 있어 출근길 교통대란도 우려된다. 그동안 내린 눈은 거의 쌓이지 않았던 반면 이번 눈은 올 겨울 처음으로 쌓일 것으로 예상돼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신속한 제설작업에 대비하고 있다. 27일 낮에는 전국적으로 기압골의 영향을 받다가 점차 벗어난 뒤 찬 대륙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전국이 흐리고 가끔 눈 또는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 눈은 밤에 서울·경기도와 강원도, 경상남북도에서 대부분 그치겠다. 27일 밤부터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되고 바다의 수면과 대기의 온도차에 의해 만들어진 구름대가 유입되면서 충청이남 서해안과 제주도에는 29일 오전까지 많은 눈이 올 것으로 보인다. 27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강원 동해안을 제외한 중부 지방과 서해5도에서 2∼7㎝, 경기 동부·강원 영서·강원 산간·충청 북부에서 많은 곳은 10㎝ 이상이 되겠다. 전라북도, 경남북서 내륙, 경상북도, 제주 산간에서는 1∼5㎝의 눈이 예상된다. 기상청은 현재 중국 북동 지방에 있는 상층 저기압 뒤쪽으로 영하 30도 가량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5㎞ 상공으로 내려오면서 27일 낮부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당분간 아침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낮에도 평년보다 5도 이상 낮은 추운 날씨가 이어지겠으며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강추위는 29일까지 이어지다가 30일부터는 평년기온을 회복하면서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군산 앞바다서 파도피하던 어선 좌초…인명피해 없어

    27일 오전 2시 30분쯤 전북 군산시 비응항 인근 해상에서 파도를 피해 입항하던 통영선적 21t급 통발어선이 방파제로 좌초했다. 사고 후 선장과 선원 등 8명 모두가 방파제(테트라포트)를 통해 내려 인명피해는 없었다. 선장 고모(50)씨는 “피항 중 입구 방파제에 배 바닥 부분이 걸리면서 좌초했고 기관실에 물이 찼다”고 말했다. 군산해경은 이날 서해 전해상에 풍랑주의보 예비특보가 발령됨에 따라 항포구와 해안가 순찰활동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해5도 中어선이 안보이네… 무슨 일이?

    인천 옹진군 연평도 면사무소 한쪽 칠판에는 인근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펼치는 중국어선 수가 매일매일 기록된다. 해경 경비함이 레이더로 파악한 것을 통보받은 것이기에 거의 오차가 없다. 26일 칠판에 적혀 있는 중국어선 수는 ‘제로(0). 이런 현상은 지난달부터 계속되고 있다. 불법조업을 일삼던 중국어선들이 두 달째 종적을 감춘 것이다. 지난 9월에는 하루 평균 20여척이 포착됐다. 이 또한 매년 가을 꽃게조업철(9∼11월)이면 적게는 70∼80척, 많게는 200∼300척의 중국어선이 어김없이 몰려오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백령도와 대청도의 사정도 비슷하다. 따라서 서해 5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경과 중국어선이 쫓고 쫓기며 숨바꼭질을 펼치던 장면은 더 이상 보기 힘들다. 이로 인해 중국어선들이 우리나라 어민 어구를 훔쳐 가거나 망가뜨리는 피해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해 서해 5도에서 발생한 어구 분실·파손 등의 피해액은 6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집계된 피해액은 아직 없다. 중국어선들이 느닷없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서해 5도 어장의 꽃게자원 감소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꽃게 양이 풍성하지 않으니 자연히 찾아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꽃게 대표 산지인 연평어장의 경우 올해 어획량이 700t으로 지난해 880t의 80% 정도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먹잇감을 보면 물불을 가리지 않던 중국어선들의 기존 행태로 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중 간 외교 등 정치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지난 6월 정상회담을 가진 게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회담 당시 불법조업 문제가 주 이슈로 다뤄지지 않은 데다, 중국어선들이 그동안 중국 당국의 단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조업을 펴 왔다는 점에서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또 다른 추론은 올 들어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강화된 이후 NLL에서 남북 긴장이 고조되고, 북한이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강력하게 조치하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것이다. 연평도 어민 곽모(54)씨는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중국어선들이 보이지 않으니 막힌 속이 뚫리는 듯하다”면서 “사연을 떠나 이번 기회에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근절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野 “2+2 협의체 만들자” 與 “검토”

    野 “2+2 협의체 만들자” 與 “검토”

    민주당이 25일 새누리당을 향해 뜻밖의 당대표 회동을 전격 제안하면서 경색된 정국이 조만간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두 당대표의 만남은 아무런 합의도 이끌어 내지 못한 ‘맹탕회동’에 그쳤지만, 향후 국회 운영 정상화의 물꼬를 틀 중요한 변곡점은 충분히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제안은 우선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에 가장 유연한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황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온건파’와 최경환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강경파’로 입장이 양분돼 있다는 점을 파고든 셈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대표 회동에 앞서 민주당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놓고 내부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아 회동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표 회동이 결국 ‘빈손 회동’에 그친 것도 이런 점들을 배경으로 한다. 민주당은 이날 전격 제안을 통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미사’에 대한 새누리당의 공격에 쏠리는 여론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특검을 역제안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과 사초(史草) 폐기 등의 문제까지 모두 다루는 것이라면 특검도 고려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황 대표가 회동 연기를 검토하고 또 이날 답변을 유보한 것이 민주당을 향한 압박 카드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오는 28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정치세력화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면 자신의 당내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해 그 전에 ‘새누리당의 특검 수용’이라는 성과를 내보겠다는 차원에서 이날 회동을 전격 제안했고, 새누리당은 이런 점을 알고 역공을 취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앞서 여야 대표는 국회에서 만나 정국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 시간가량 진행된 비공개 회동에서 김 대표는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포함하는 ‘2+2 협의체’를 구성해 국가정보원 개혁 특위와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 문제를 논의하자”고 황 대표에게 제안했다. 4인 협의체 중심으로 ▲대선 개입 의혹 규명을 위한 특위 신설과 특검 도입 ▲새해 예산안 중점 법안 논의 기구 신설 ▲기초단체 정당공천제 폐지 등 정치개혁 논의 기구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에 황 대표는 “당내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친 뒤 3~4일 뒤에 답변하겠다”며 제안을 즉각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여야 중진 의원들도 26일 국회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정국 정상화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회동에는 이병석·박병석 여야 국회부의장과 함께 새누리당에서 남경필·송광호·정병국·김태환 의원 등이, 민주당에서 김성곤·원혜영·우윤근·유인태 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서해상 희생 폄하…할 말, 못할 말 구별해야”

    “서해상 희생 폄하…할 말, 못할 말 구별해야”

    최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시국미사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천안함 사건 관련 발언이 나와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두 사건 유족들이 25일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천안함 사건 당시 산화한 고(故) 최정환 상사의 자형 이정국씨는 이날 “정치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묻고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아무리 주장을 내세우려 해도 할 말과 못할 말은 구별해야 하지 않나”라며 “왜 연평도 포격 등 서해상에서 일어난 희생을 폄하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현재 천안함 유족 대표를 맡고 있는 이인옥씨는 “개인적인 정치적 성향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지만 그런 얘길 하면서 천안함과 NLL을 거론한 점은 용납하기 어렵다”며 “그럴 때마다 가족들의 마음이 매우 아프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씨는 “조만간 전주교구나 서울의 사제단 본부를 항의 방문하려고 가족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창신 원로신부의 발언 취지가 자신들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으로 해석하는 유족도 있었다. 연평도 포격 당시 사망한 민간인 김치백씨의 사촌동생 치중씨는 “유족이나 고인 본인들을 비하한 게 아니라 뭔가를 설명하려다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아무리 그래도 신부님이 그렇게 나쁘게 생각해서 그런 말을 했겠는가. 가족들도 내 생각과 비슷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자유청년연합은 이날 박 신부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고발했다. 군산지청은 접수된 고발장을 토대로 수사를 검토 중이다. 박 신부는 지난 22일 시국미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해 북측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다른 보수단체들은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의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에 대한 비판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참여연대, 새사회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번 논란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등 더 중요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정부가 반년 동안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아 정의구현사제단이나 신부님들이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논란을 격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논평을 내거나 따로 행동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신수경 새사회연대 대표는 “종교인이 발표한 비판적 입장을 청와대가 성급하게 비판하고 나서면서 문제가 커졌다”며 “청와대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대책 마련에는 고심하지 않고 정치적 논란을 부추기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野 “교학사 교과서가 우리 정체성에 맞나” 정 총리 “역사학자 판단할 문제” 즉답 피해

    野 “교학사 교과서가 우리 정체성에 맞나” 정 총리 “역사학자 판단할 문제” 즉답 피해

    “역사학자들이 판단할 문제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교학사 교과서가 우리 정체성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나”라는 도종환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하며 즉답을 피했다. 도 의원은 교학사 교과서에서 일본이 무력으로 강요한 강화도조약을 ‘고종의 긍정적인 인식으로 체결됐다’고 서술한 부분에 대해 “고종의 긍정적 인식이라는 게 진실인가”라고 물었고, 정 총리는 “역사의 진실 문제는 역사학자들이 판단할 문제”라며 또 비켜갔다. 도 의원이 “(교학사 교과서에는) 일제시대 토지조사가 식민지경제기반 구축을 위한 조선 진출이라고 돼 있다”면서 “진출이 적합하다고 보나, 침탈이 적합하다고 보나”라고 추궁하자, 정 총리는 “용어의 부적정한 부분이 있다면 검정위원회가 수정하고 있으니 맡겨 달라”고 답했다. 정 총리가 계속 즉답을 피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친일 총리 물러나라” “대한민국 총리가 아니다”라며 거세게 항의하며 이병석 부의장에게 정회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집단 퇴장했다. 이어 질의자로 나선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교학사 외 다른 7종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천안함 폭침 사건, 아웅산 테러 사건, KAL기 폭파 사건은 교학사외 다른 7종 교과에 전혀 언급이 안 되고 있다”면서 “6·25는 남침인데, 천재교육 교과서에는 마치 남한의 크고 작은 도발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 것처럼 기술돼 있다”고 말했다. 질의는 오후 들어 정 총리가 문답의 형식을 통해 “충실한 답변을 못 드린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하면서 정상화됐다. 정 총리는 최민희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침략’ ‘학살’ ‘만행’ 등의 용어로 답했다. 하지만 같은 당 유은혜 의원이 “교학사 교과서 검정승인을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검정위원회에서 통과시킨 것이라서 의견을 내기가 힘들다”고 답했으며,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다시 소란이 일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교학사를 제외한 나머지 7종 교과서에서 65건의 오류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는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고교 역사교과서에 대해) 800여건의 수정·보완을 권고했다. 상당수는 반영됐는데 나머지 60여건은 수정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수정·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미사에서 나온 연평도 포격 발언과 관련, “사제이기 이전에 국민으로서 젊은 장병들이 피로 지킨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대해서, 또 반인륜적인 주민 포격으로 주민이 사망한 일에 대해 옹호하고 찬양하는 듯한 발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 국민의 이름으로 지탄받아야 하고 용납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이 불거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내정을 취소할 정도의 흠결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朴대통령 “국론분열 야기하면 용납 않겠다”

    朴대통령 “국론분열 야기하면 용납 않겠다”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25일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이런 일들은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3주년(23일)에 즈음해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 국내외의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들이 많다.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치고 죽음으로 나라를 지킨 장병들의 사기를 꺾고 그 희생을 헛되게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박창신 원로신부의 최근 발언을 겨냥한 우회적 비판으로 해석된다. 현 정권과 대한민국의 정체성 및 정통성을 흔드는 어떠한 시도에도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금 정부가 평화통일의 기반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영토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안보부터 튼튼히 하는 것”이라며 “안보는 첨단 무기만으로 지킬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애국심과 단결”이라고 지적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이날 박 신부의 실명을 거론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총리는 오전 긴급 간부회의에서 박 신부의 발언을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적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규정한 뒤 “이는 반인륜적인 북한의 도발을 옹호하는 것으로 결코 좌시할 수 없으며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또 “피를 흘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킨 젊은이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면서 “박 신부의 발언은 사제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본을 망각한 언동으로 북한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 신부는 지난 22일 전북 군산 수송동 성당에서 열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시국미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날 박 대통령과 정 총리의 발언에 대해 야당은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을 덮고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한 의도”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국가기관의 국기문란 사건에는 침묵하고, 자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는 격렬하게 반응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국민 불안과 불신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KT, 광대역LTE 날개 달고 비상할까

    KT, 광대역LTE 날개 달고 비상할까

    KT가 이동통신 3사 중 처음으로 수도권 전역에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을 상용화했다. 최근 계속되는 가입자 이탈에 검찰 수사 및 최고경영자(CEO) 퇴진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KT가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는 25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부터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전 지역에 광대역LTE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전날 서해 백령도 사곶해안의 기지국 개통을 마지막으로 백령도부터 경기 파주시 임진각 등 휴전선 지역까지 수도권 전역에서 최대 150Mbps 속도의 광대역LTE를 쓸 수 있게 됐다”며 “옥외 기지국뿐 아니라 빌딩 안에 설치된 중계기 20만여개, 지하철 전 구간 시설도 모두 광대역LTE가 가능토록 했다”고 밝혔다. 또 KT는 내년 1월쯤 서비스 개시와 별개로 일단 전국망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주파수 할당 조건에 따라 광대역LTE 전국 서비스는 내년 7월부터 가능하지만 경쟁사가 먼저 전국 서비스를 시작하면 이 조건이 해제되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한다는 취지다. 광대역LTE는 기존 LTE보다 최고 속도가 2배 빠른 150Mbps로 별도 단말기 교체가 없이도 최고 100Mbps 속도가 난다. KT는 지난 8월 신규 LTE 주파수 경매에서 9001억원을 내고 1.8㎓ 인접대역 ‘황금주파수’를 할당받아 3사 처음으로 서울 4개 구에서 광대역LTE를 상용화했다. 현재 SK텔레콤은 서울에서만 이를 상용화했고, LG유플러스는 연내에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KT는 발 빠른 광대역LTE 상용화로 ‘광대역LTE=KT’라는 이미지를 굳혔지만 가입자 순감, 가입자당 월평균매출(ARPU) 하락이 멈추지 않는 등 광대역LTE 선점 효과는 크게 거두지 못했다. KT는 올 한 해만 가입자가 57만명가량 줄어들었다. 게다가 CEO 및 임원들에 대한 검찰수사에 이석채 회장 퇴진이 이어지며 회사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KT 내부에서는 광대역LTE가 수도권 시장에서 본격 상용화되면서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KT 관계자는 “최근 부진은 이통서비스 특성상 신규 서비스 선점 효과가 빠른 시일 내 수치화되지 않았던 탓”이라며 “아직 경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으나 광대역LTE 사업에서는 머지않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 부문장은 “광대역LTE 이후 고품질 서비스 이용이 늘어 자사 고객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내년에는 최대 225Mbps 속도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단말기 제조사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초속 20m 돌풍에 선박들 쓰러졌다

    초속 20m 돌풍에 선박들 쓰러졌다

    전국에 초속 20m가 넘는 돌풍성 강풍이 불면서 선박이 좌초되고 여객선이 묶이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25일 오전 1시 47분쯤 울산 동구 슬도 앞 2.5㎞ 해상에서 중국 선적 4675t급 벌크선 ‘ZHOU HANG 2호’(승선원 17명)가 안전지대로 대피하던 중 강풍에 밀려 연안에 좌초됐다. 이어 오전 2시 30분쯤에는 파나마 선적 7675t급 석유제품운반선 ‘CS CRANE호’(승선원 18명)가, 오전 3시 55분쯤에는 우리나라 석유제품 운반선인 2302t급 ‘범진 5호’(승선원 11명)가 잇따라 바람과 파도에 밀려 연안 0.5마일가량 지점에 좌초됐다. 해경은 경비함정 6척과 특수구조대를 투입해 선원 구조작업에 나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오전 3시쯤에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모 조선소 안 암벽에서 건조 중이던 해군 고속함 한 척이 강풍과 높은 파도로 배 안에 물이 차면서 5분의4가량이 바닷물에 잠겼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이 없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고속함은 이 조선소가 내년 해군에 인도할 예정인 430t급 최첨단 유도탄 고속함(PKG)으로 공정이 60% 진행된 상태다. 조선소와 해군 측은 잠수부를 동원해 바닷물을 빼낸 뒤 선체를 인양할 예정이다. 또 오전 2시 30분쯤 부산 남외항 태종대 앞바다에서는 129t급 예인선과 5000t급 바지선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좌초됐다. 이어 오전 4시 30분쯤 울릉군 사동항 외항 50m 해상에서는 포항선적의 바지선(1189t급·승선원 2명)이 높은 파도에 밀리면서 좌초됐고 오전 7시 충남 서산시 부석면 창리항 인근 500여m 해상에 묶여 있던 67t급 선박 한 척도 침몰했다. 해경의 신속한 구조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전 9시 40분쯤에는 부산 5부두에서 출항하는 화물선의 밧줄을 풀던 근로자 전모(65)씨가 미끄러져 바다에 추락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고, 앞서 0시 50분쯤에는 경남 거제시 아주동 한 공사 현장에 있던 양철 패널이 바람에 날려 인근 고압선을 덮쳐 주변 70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한 시간가량 끊겼다. 항공기와 여객선 결항도 잇따랐다. 지난 24일 오후 7시 5분 부산발 제주행 대한항공 KE1021편이 김해공항으로 회항했고 오후 7시 35분 김포발 제주행 티웨이항공 721편 등 이날 총 14편이 결항해 관광객들이 발을 굴렀했다. 서해상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로 이날 인천과 백령도, 연평도 등 섬을 오가는 13개 전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서해 5도에 중국어선이 사라졌다…무슨일이?

    서해 5도에 중국어선이 사라졌다…무슨일이?

    인천 옹진군 연평도 면사무소 한쪽 칠판에는 인근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펼치는 중국어선 수가 매일 매일 기록된다. 해경 경비함이 레이더로 파악한 것을 통보받은 것이기에 거의 오차가 없다.  26일 칠판에 적혀 있는 중국어선 수는 ‘제로4(0). 이런 현상은 지난달부터 계속되고 있다. 불법조업을 일삼던 중국어선들이 두 달째 종적을 감춘 것이다. 지난 9월에는 하루 평균 20여척이 포착됐다. 이 또한 매년 가을 꽃게조업철(9∼11월)이면 적게는 70∼80척, 많게는 200∼300척의 중국어선이 어김없이 몰려오던 것에 비하면 큰 차이다. 백령도와 대청도의 사정도 비슷하다. 따라서 서해 5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경과 중국어선이 쫓고 쫓기며 숨바꼭질을 펼치던 장면은 더 이상 보기 힘들다.  이로 인해 중국어선들이 우리나라 어민 어구를 훔쳐가거나 망가뜨리는 피해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해 서해 5도에서 발생한 어구 분실·파손 등의 피해액은 6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집계된 피해액은 아직 없다.  중국어선들이 느닷없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서해 5도 어장의 꽃게자원 감소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꽃게량이 풍성하지 않으니 자연히 찾아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꽃게 대표 산지인 연평어장의 경우 올해 어획량이 700t으로 지난해 880t의 80% 정도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먹잇감이 보면 물불을 가리지 않던 중국어선들의 기존 행태로 불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중 간 외교 등 정치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지난 6월 정상회담을 가진 게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회담 당시 불법조업 문제가 주 이슈로 다뤄지지 않은 데다, 중국어선들이 그동안 중국 당국의 단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조업을 펴 왔다는 점에서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또 다른 추론은 올 들어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강화된 이후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남북긴장이 고조되고, 북한이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강력하게 조치하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것이다.  연평도 어민 곽모(54)씨는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중국어선들이 보이지 않으니 막힌 속이 뚫리는 듯하다”면서 “사연을 떠나 이번 기회에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근절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속보]朴대통령 “분열 야기 용납하지 않을 것”…사제단 비판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소속 사제들의 시국미사를 겨냥, “장병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는 일이 많다”면서 “분열을 야기하는 일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창신 천주교 전주교구 원로신부는 지난 22일 시국미사에서 朴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가 하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한·미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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