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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대통령·MK 화기애애 조우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오전 충남 당진의 현대 일관제철소 기공식에 참석, 정몽구 현대제철 회장과 만났다. 노 대통령은 정 회장이 지난 4월 구속됐다 6월 풀려나 경영에 복귀한 이후 처음 자리를 같이한 것이다. 때문에 노 대통령과 정 회장의 만남은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정 회장은 기공식 인사말에서 “다망하신 가운데 대통령을 기공식에 모셔서 무한한 영광이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축사에서 “현대 일관제철소는 서해안 지역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정 회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과 정 회장은 기공식 행사가 진행되는 30여분 동안 나란히 앉아서 행사를 지켜봤다. 기공식의 하이라이트인 발파식 때도 나란히 서서 축포 버튼을 눌렀다. 노 대통령은 기공식을 마친 뒤 현대제철 철강연구소 1층 로비에서 제철소 건립현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조금 떨어져 서 있던 정 회장에게 “이리 가까이 오시죠.”라고 말을 건넨 뒤 함께 취재진에게 포즈를 취하는 장면도 연출했다.이어 현대제철 철강연구소 식당에서 가진 오찬에서도 노 대통령과 정 회장은 나란히 앉아 와인 건배를 하는 등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경찰의 날 2題] 섬마을 사부님

    [경찰의 날 2題] 섬마을 사부님

    인천 연안 부두에서 뱃길 따라 2시간30분 동안 가야 하는 서해안의 작은섬 풍도(豊島). 이곳의 치안을 관할하는 경기 안산경찰서 풍도분소 김요한(36) 경장은 섬마을 아이들에게 ‘사부’라고 불린다. 태권도 공인 4단인 김 경장의 제자는 모두 7명. 매주 2차례 김 경장에게서 태권도를 배운다. 지난봄부터는 풍도분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학원 하나 없는 이곳 아이들에게 김 경장의 가르침은 너무나 소중하다. “아이들이 육지 중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모두 단증을 따게 하는 게 목표인데 아이들이 잘 따라줘서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수산자원이 풍부하다고 해 ‘풍성할 풍(豊)자’ 풍도라 이름 붙여진 섬에는 60가구 10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이 작은 섬의 경찰관은 김 경장 단 한명이다. 그래서 교대시간이 없다. 마을 어르신들에게 김 경장은 경찰이라기보다는 그저 ‘맘 좋고 잘생긴 젊은이´다. “범인을 잡는 경찰이란 생각보다는 마을 일을 도와주는 청년 정도로 보시는 것 같아요.” 실제 하루 일과도 도시 경찰과는 다르다. 하루 한 차례 인천에서 들어오는 여객선을 기다리는 노인들을 위해 짐을 실어주고 부리는 일은 빼놓을 수 없다. 순찰을 돌다가 노인이나 마을 아낙들 허드렛일을 거드는 것도 그의 몫이다. 풍도에는 소방서나 동사무소가 없다. 아픈 사람이 생기면 환자를 이송하는 119구급대원 일도, 주민들의 행정서류를 팩스로 전해주는 동사무소 직원 일도 그의 업무다. 자리를 비울 때면 ‘민간인’ 아내가 민원전화를 받아준다. 사실 그를 외딴 섬마을로 이끈 것은 아들의 천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병원을 들락거리던 아들은 섬 생활 1년 만에 건강해졌다.“정이 들어 떠날 때 힘들 것 같아요. 언제 이별할지 모르지만 가는 날까지 주민들에게 좋은 경찰로 남고 싶어요.”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가을, 억새에 눕다

    가을, 억새에 눕다

    석양이 걸린 억새밭에 스쳐간 날들이 일어서서 하늘 향해 손사래 치며 웅웅거린다. 더러는 아쉬움으로 더러는 애잔함으로 눈우물 가득 고이는 하늘을 품고 미련 한 자락 감아 안는다. 먼길 걸어 다리 풀고 앉는 억새꽃 숲에 흰머리 너풀대는 세월들이 서걱서걱 소리 내며 허리를 푼다. 세월의 징검다리 함께 건너던 당신은 석양빛에 눈시울 물들고 억새꽃 핀 머리카락만 바람에 날린다. 발끝에 떨어지는 석양빛 밟으며 걷는 길 등 두드리며 위로하는 바람 타고 지난날들이 절름거리며 다가선다. -시인 이시은의 ‘억새꽃’. 가을 산행에는 두 가지 특별한 맛이 있다. 하나는 이탈리아 음식처럼 화려한 단풍이요, 또 다른 하나는 우리 음식처럼 담백하고 정갈한 억새다. 지금 전국의 산에는 억새꽃이 한창 피어 우리를 기다린다. 도심을 떠나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가을의 바다로 떠나자. 준비물도 필요없다. 조그만 배낭에 일상의 시름을 꾸겨 넣고 맘 맞는 사람들과 함께 나서면 그만이다. 쉬엄쉬엄 콧노래를 불러가며 억새에 나부끼는 가을냄새를 맡아보자. 미처 느껴보지 못한 가을의 싱그러움이 있다. 오붓하게 가족끼리, 연인끼리 근처 멀지 않은 곳에서 손짓한다. 요즘 억새가 절정이라는 경기도 포천 명성산을 다녀왔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포천 명성산 억새밭 단풍과 함께 가을 산을 수채화처럼 물들이고 있는 억새꽃이 지천에 가득하다. 단풍이 마지막 생명을 뜨거운 불꽃으로 피운다면 억새꽃은 봄부터 숨죽여 키워왔던 정열을 화려한 빛으로 뿜어낸다. 또 단풍이 울긋불긋한 색깔로 화려함을 상징한다면 억새꽃은 은빛으로 가을의 쓸쓸함을 나타낸다. 억새꽃에도 은억새·금억새란 것이 있다.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부터 정오까지 햇살을 정면이나 역광으로 받는 억새꽃은 눈처럼 하얗다 못해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그래서 이맘때 억새를 마치 ‘은’같다 해서 은억새라 부른다. 또 해질녘 숨죽인 햇볕이 억새꽃 목덜미와 몸에 닿으면 어느새 누런 황금빛 가을 춤꾼으로 변한다. 그래서 금억새라 불린다. 억새로 유명한 산은 많다. 수도권에서 가깝고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한 경기도 포천 명성산의 억새는 산행과 여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최적지이다. # 파란 하늘과 은빛 물결 서울에서 동북쪽으로 84㎞에 위치한 명성산(鳴聲山·해발 922.6m)은 산자락에 산정호수를 끼고 있어 등산과 호수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또 명성산은 애잔한 아픔이 간직하고 있어 특이하게 ‘울보산’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전설은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의 마지막 왕자 마의 태자가 망국의 한을 가슴에 품고 금강산으로 향했다. 도중에 들른 곳이 이 산. 왕자가 목을 놓아 울자 산도 함께 울었다. 그래서 울보산이 됐다. 궁예의 이야기도 있다. 왕건에게 왕의 자리를 내주고 패주가 되어 도망치던 궁예도 이 곳에서 산과 함께 울었다고 한다. 패주골, 왕건의 군사가 쫓아오는지 망을 보던 망무봉 등 인근의 지명이 아픔을 대신하고 있다. 명성산 산행은 그런 아픔이 고여 호수를 이룬 산정호수에서 시작한다. 명성산은 정면에서 보면 기가 탁 질린다. 몇 개의 거대한 바위가 우뚝 솟아있는 형상이다. 암벽 등반 전문가가 아니면 도저히 오르지 못하겠다 싶을 정도의 기세로 우리를 압도하지만 길은 있다. 오르는 길은 크게 두 가지. 자인사 코스와 등룡폭포 코스이다. 자인사 코스는 바위산 사이로 난 거친 너덜지대(바위지대)를 거의 직선으로 올라 가깝지만 길이 험해 피하는 편이 좋다. 또 다른 길은 등룡폭포 코스로 돌봉우리를 우회하는 평탄한 계곡길이 이어져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어 좋다. 등룡폭포 주변의 계곡은 긴 가을 가뭄에 물은 완전히 마르지 않았지만 수량이 적어 물이 탁해 보인다. 계곡을 따라 난 등산로는 단풍이 터널처럼 이어진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모두 빨간색이다. 약 2시간 정도 산보하듯 걸으면 숲이 엷어지면서 평탄한 분지가 눈에 들어온다. 봄과 여름에는 온갖 야생화가 만개하는 이 분지는 가을이 깊어지면 완전히 억새의 차지이다. 눈앞이 환해지며 출렁이는 은빛 물결에 모두가 ‘와’하는 탄성을 지른다. 바로 여기가 명성산의 8부 능선에 있는 억새밭이다. 벌써 억새가 80%정도 만개해 눈이 부실 지경이다. # 발아래 억새밭 모든 잡념 날아가 바람 부는 대로 춤추는 억새 사이로 난 길을 걸었다. 어른 키보다 큰 억새 춤에 저절로 따라 흔들린다.‘벌써 가을이 깊어가는구나.’ 가을이 몸과 마음 속으로 다가온다. 억새밭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며 위쪽 팔각정에 올라섰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억새의 장관이 머릿속의 모든 잡념을 날려 보낸다. 정말 아름답다. 명성산 정상에 오르려면 억새밭에서 삼각봉을 거쳐 왕복 4시간 정도 더 올라야한다. 가벼운 트레킹을 원했다면 억새밭에서 삼각봉으로 향하는 길목의 암릉까지 약 20분 정도 더 올랐다가 내려가는 것이 좋다. 암릉을 고집하는 것은 발아래 펼쳐지는 산정호수를 보기 위해서다. 단풍이 붉게 물든 봉우리 사이로 거울 같은 호수가 한 폭의 동양화다. 하산길은 자인사 코스를 택해 봄직하다. 길은 거대한 두 개의 바위봉우리 사이로 나 있다.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라 부서진 돌이 쏟아져 내리는 돌길이다. 네 발로 기어야 할 만큼 가파르다. 게다가 놓여진 돌들을 잘못 밟으면 미끄러지기 일쑤이다. 그래도 하산 시간도 짧고 오르는 것보단 편하다.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시간이 있으면 해질녘 황금빛의 억새를 감상하고 오는 것이 좋다. ■ 억새산행 여기도 좋아요 # 충남 홍성 오서산 ‘서해 바다의 등대’로 불리는 오서산(烏棲山·790.7m)은 주능선 일대에 형성된 억새밭의 풍광이 뛰어난 산행지다. 장항선 철도와 서해안 고속도로가 지척에 있어 접근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오서산 억새밭은 정상에서 북쪽의 740m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곳곳에 산재해 있다. # 강원도 정선 민둥산 민둥산(1117.8m)은 억새 산행으로 강원도에서 가장 알려진 산이다. 또한 산 정상부에 형성된 억새밭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훌륭한 풍광을 자랑한다. 산행시간도 짧고 광활한 억새밭이 이어져 가을 한철 이색적인 여행지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전망대, 조망 데크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 전남 장흥 천관산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억새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천관산은 기기묘묘한 모양의 수석 같은 바위들과 은빛 억새의 춤사위뿐 아니라 쪽빛 바다위에 크고 작은 섬들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산이다. 전체적인 모양이 팔각의 정자와 비슷한 산세를 갖춘 천관산의 억새밭은 동쪽 연대봉과 서쪽 환희대 간 약 1㎞ 주능선에 펼쳐져 있다 장천재∼장안사∼등잔암∼연대봉∼환희대∼대세봉∼장천재의 원점회귀 산행이 억새 탐승에는 최적격이다. # 경남 창녕 화왕산 거대한 장벽처럼 창녕을 감싸고 있는 화왕산은 진달래와 더불어 가을 억새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산이다. 특히 정상부의 십리 억새밭은 다른 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과 광활한 억새평원으로 전국적으로 으뜸이다. 또 억새밭 주변 산릉에는 긴 산성이 만들어져 있어 성벽을 따라 걷는 맛이 재미나다. # 여행정보 포천에는 유명한 먹을거리가 많다. 하지만 그중 ‘두부요리’가 소문나 있다. 26년 역사를 자랑하는 파주골 손두부(031-532-6590)에서 두부를 먹어보지 않고서 어찌 ‘두부’를 논하랴. 직접 수확한 우리 콩으로 만든 순두부를 만들며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재래간장과 파·마늘로 만든 양념장으로 간을 맞춰 전통 두부의 담백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보리밥과 콩나물·상추·고추장·김치·양념장에 부드러운 순두부가 어우러지는 상차림은 정말 어머님의 손맛을 느끼게 한다.4000원. 또한 커다란 모두부, 직접 담근 동동주 맛도 일품이다.5000원. 산행을 마치고 산정호수가에 자리 잡고 있는 한화리조트의 온천 또한 별미다. 알카리성 중탄산 나트륨천으로 지하 700m에서 솟아오르는 천연 온천수를 이용해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대인 7000원, 소인 5000원. 경락요법을 이용한 아로마 테라피를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오는 30일까지 객실을 30% 할인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031)534-5500. 이밖에 허브향이 가득한 허브아일랜드(031-535-6497), 국내 최대의 아프리카 박물관(031-543-3600) 등도 아이들과 들러볼 만하다. 우린 보통 억새와 갈대를 많이 혼동한다. 가장 편하게 구별을 할 수 있는 것은 서식지이다. 억새는 대부분 산이나 들에 피지만 갈대는 습지나 냇가에 자란다. 또 억새꽃(씨)은 흰색을 띠며 매끈한데 반해, 갈대는 짙은 갈색을 띠며 부풀부풀 지저분한 느낌을 준다. 잎은 억새가 더 억세며 날카롭고 갈대는 좀 넓으며 억새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다.
  • “된장 만드는 것도 수행의 일부분”

    “된장 만드는 것도 수행의 일부분”

    “승려도 자급자족은 물론,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이익을 창출해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일도 해야지요. 수행자라고 늘상 신도들의 헌금만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열심히 일하는 생활속에서 선을 닦아야 하지요.‘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것이 저의 수행철학입니다.”영평사 주지 환성스님이 자죽염(자줏빛 나는 죽염)과 된장 등 장류를 만들어 파는 영평식품을 설립해 ‘수익사업’을 하는 이유다.16년전부터 만들어 온 자죽염은 물론,8년째 만들어 오고 있는 재래식 된장 등이 맛좋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엔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죽염이나 된장 등은 예로부터 산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신경을 쓰던 사찰음식입니다. 사찰수행에 필수적인 건강식이라고 할까요. 채식위주로 생활할 때 생길 수 있는 건강상의 문제를 예방하는 기능을 하지요. 애초에 수행자들의 건강식품으로 개발한 것을 불사(佛事)에도 도움을 주고, 이익을 창출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회향도 할 목적으로 상품화한 것입니다.” 자죽염은 고온에서 녹아내린 죽염이 붉은 빛을 띠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황토흙에 죽염을 넣고 장작불로 아홉번 가열해서 만들어 낸다. 가장 중요한 재료인 소금은 서해안의 섬에서 들여온 천일염만을 사용한다. 된장을 만드는 과정도 자죽염 못지않게 복잡하다.11월쯤 사찰 근처에 심은 메주콩을 수확해 1월에 메주를 뜨고,1개월정도 발효시킨 다음,2월경에 자죽염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죽염수에 담가 놓는다.4월쯤 간장이 된 죽염수를 따라내고,3년정도 묵힌 메주를 으깨 된장을 만든다. “우리는 대부분 굉장히 풍족한 삶을 살고 있지만 주변을 한번 둘러보세요. 어려운 이웃이 얼마나 많은가요. 또, 어린이나 청소년 문제 등 ‘절 밖의 일’도 해야 하는데, 신도들에게만 헌금을 강요해서는 안 되지요. 수행자가 장삿꾼 노릇을 해서야 되겠냐는 말도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적이 분명하고,(영평식품을)세웠던 이념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 문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 [길섶에서] 어머니와의 여행/염주영 논설실장

    노모를 모시고 안면도에 다녀 왔다. 안면도 여행은 봄철이 제격이지만 가을에도 운치가 있다. 군데군데 하늘을 향해 수십m나 치솟은 소나무숲들이 일품이다. 그 사이로 난 아스팔트 포장길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황금빛 들녘 위로 불어오는 해풍을 맞으며 30여분쯤 달려 섬의 남쪽 끝 자그마한 어촌 마을에 당도했다. 마을 어귀에서 운 좋게도 창문 너머로 바다가 보이는 예쁜 오각형 모양의 펜션을 잡았다. 여장을 푸니 다른 세상에 온 느낌이다. 토속 내음이 물씬한 누룽지 동동주를 어머니와 나눠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다. 섬 이름처럼 달콤한 안면(安眠)을 즐겼다. 이튿날 새벽부터 부산을 떨었지만 일출을 보지는 못했다. 이 지점이 서해안에서 몇 안되는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수평선이 안개에 가려 불그스레한 기운만 감돌았다. 안면도는 서해안 태안반도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길쭉한 섬. 전혀 낯선 곳이지만 어머니 품에 안긴 것처럼 포근하다. 어머니와 여행할 때면 이런 느낌이 좋다. 염주영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지금 전북에선] 내년10월 세계물류박람회 열리는 새만금

    [지금 전북에선] 내년10월 세계물류박람회 열리는 새만금

    새만금지구는 21세기 전북의 꿈과 희망이다. 전북도민들은 세계에서 가장 긴 33㎞의 방조제를 막아 생긴 1억 2000만평의 새로운 땅이 서해안시대를 이끌어갈 핵심지역으로 발전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이곳을 동북아 물류중심지와 배후지로 육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10월에는 새만금 방조제가 시작되는 새만금군산산업전시관에서 ‘2007 전북세계물류박람회’를 개최해 군산과 새만금이 물류의 최적지임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동북아의 물류중심지 전북 군산시와 새만금지구는 중국 주요 항구와 누적거리가 가장 가깝다. 다롄, 칭다오, 상하이까지의 누적거리는 부산항이 2847㎞, 광양항 2309㎞ 인천·평택항이 2035㎞인데 비해 군산·새만금지구는 1950㎞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새만금신항이 건설될 예정인 고군산군도 부근은 대형 선박이 입출항할 수 있는 25m의 수심을 유지하는 천혜의 항만여건을 갖추고 있다. 선박 대형화와 항구 메가화라는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할 때 국내 어느 항구보다 장기적인 발전 전망이 밝다. 더구나 값싸고 광활한 새만금지구를 물류 배후지로 육성할 경우 환황해권 물류중심지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전북도는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의 성공이 국가경제 발전의 초석이 됐던 사례를 새만금지구에 적용하면 전북이 동북아의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로테르담항이 20m 이상 깊은 수심과 3200만평의 배후부지를 갖춘 여건을 살려 684개의 다국적 물류기업을 유치, 유럽의 물류중심지로 자리잡은 점을 중시하고 있다. ●특화된 국제 물류박람회 전북도는 2003년부터 ‘환황해권 생산물류 전진기지 전략’을 수립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새만금지구 완공에 대비, 세계물류박람회 추진단을 구성하고 같은 해 박람회 개최 이행각서를 체결했다. 정부도 해외 유명 기업과 바이어를 유치할 수 있도록 국제행사로 승인했다. 도는 내년 박람회를 새로운 물류산업 정보를 교류하는 특화된 전시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타 시·도에서 개최되는 보여주기식 박람회와 달리 참가기업들에게 실익이 있는 비즈니스의 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물류산업 관련 세계적인 전문 산업박람회일 뿐 아니라 물류정보박람회, 국제브랜드박람회이기 때문에 참가하는 기업은 물론 관람객과 업체들도 세계적인 흐름과 개념을 파악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2년마다 물류박람회를 개최해 전북을 동북아 물류중심지, 물류도시의 메카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개최 1년이 남은 현재 박람회 준비는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전시장이 들어설 지역에서는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참가기업 유치 목표 200개사 가운데 외국기업 28개사, 국내기업 65개사 등 93개사의 신청서를 받았고 구두 약속한 기업도 12개사에 이른다. 해외바이어 200명도 유치를 추진 중이다. 새만금지구 세계화를 위해 국제물류학술회의도 개최한다. 새만금지역을 동북아 물류 중심지, 아시아의 새로운 관문으로 육성하는 전략에 대해 논의한다. 한·미, 한·중·일 FTA체결 이후 물류 급증, 외국인 투자전망에 따른 새만금 신항만과 배후지역 물류창출에 대한 학술적 분석과 대응방안도 제시된다. ●다양한 전시실 박람회장은 전시관별로 주제를 선정해 테마관으로 운영된다. 이 곳에 오면 물류에 관한 모든 것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전북이 가지고 있는 물류산업 분야 강점과 앞으로의 전망을 펼쳐보임으로써 세계적인 물류업체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행사장은 크게 ▲주제전시관과 ▲물류기업관으로 나뉜다. 주제전시관은 전북홍보관, 물류역사관, 첨단물류관으로 이뤄진다. 물류기업관은 세계관, 미래관, 혁신관, 수송물류관, 특장물류관, 항만물류관으로 구성된다. 2년마다 개최되는 박람회는 홍보단계-정착단계-도약단계로 단계별 발전계획이 마련돼 있다. 내년에 개최되는 첫 전시회는 홍보단계이다. 물류박람회와 학술회의 개최를 통해 전북 알리기에 치중할 방침이다. 국내외에 전북의 물류산업을 알리고 새만금 신항만 개발의 당위성을 강조할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2009년 박람회는 국내 최고 물류박람회로 위치를 강화하고 해외투자유치 강화, 자체 수익사업 발굴에 나선다. 국제적인 공식 학술대회를 유치해 정착단계로 이끌어나가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2011년 박람회는 세계적 수준의 행사로 육성하고 사업영역을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사업의 글로벌화, 다양화, 해외기업 투자유치 극대화로 아시아 물류중심지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파급효과 큰 기대 전북도는 세계물류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전북이 환황해권 물류중심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는 휘장사업, 협찬사업, 임대사업, 광고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직접효과는 물론 산업, 관광분야에 미치는 간접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직접생산효과, 생산유발효과, 고용창출효과, 부가가치창출효과 등을 합해 25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물류박람회에 참가한 기업과 해외바이어들이 새만금현장을 시찰하고 전북의 여건을 직접 체험할 경우 투자유치를 촉진하는 엄청난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물류박람회를 통해 개발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전북을 환황해권시대를 이끌어갈 가장 전망 좋은 지역으로 부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물류뿐 아니라 첨단부품산업, 식품산업, 관광산업 등 모든 면에서 투자가치가 높은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깊이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전북도 세계물류박람회 박준배 사무총장은 “박람회가 개최되면 전북의 물류산업 여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전북이 각종 물류를 보관, 집배송, 환적하는 거점단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물류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두바이·로테르담 벤치마킹” “새만금지구를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명품으로 만들어 전북의 꿈을 실현하겠습니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8일 새만금을 전북도민이 앞으로 50∼100년 동안 먹고살 수 있는 안정적인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최근 도내 시장·군수와 함께 중동의 허브 두바이와 네덜란드를 시찰하고 돌아온 김 지사는 “이번 해외 시찰을 통해 새만금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바이의 성공사례를 새만금에 벤치마킹하면 전북은 물론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끌어나가는 미래의 보물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두바이와 로테르담이 새만금의 광활한 내부 토지를 세계 최대 경제권으로 떠오른 환황해권의 첨단산업, 금융, 물류, 교육의 허브로 육성해야 한다는 개발방향의 모범답안을 제시해 주었다는 것이다. “두바이 자유무역지구와 인공섬 도시개발 현장, 카타르의 교육특화도시,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주다치 방조제를 둘러보고 새만금 내부개발에 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들 지역은 석유고갈과 척박한 자연환경이라는 악조건을 극복해야 한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창의력을 발휘해 성공신화를 일궜다.”면서 “현재 방조제 공사가 한창인 새만금지구는 모든 면에서 닮은꼴”이라고 강조했다. 두바이는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들었다는 점이 새만금과 같고 면적이 1억 2000만평이라는 점도 우연의 일치라고 덧붙였다. “새만금을 아시아의 새로운 관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물류산업, 관광산업, 첨단산업을 배치해야 합니다.” 그는 “새만금을 창의적인 보물로 조성하기 위해 내부개발계획을 연내에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특별법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국회에서 제정될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새만금을 세계 최고의 걸작품으로 만들기 위한 국제공모도 조만간 실시한다.“내년 세계물류박람회를 통해 환태평양 물류의 최적지 새만금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공포하겠습니다.” 김 지사는 박람회 개최로 입지적 우위를 이용한 물류 관련 기업과 투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고부가가치 성장산업인 물류산업의 미래 비전을 세계적인 기업과 함께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박람회장을 교류와 비즈니스의 기회를 창출하는 무대로 제공해 물류 전북의 대내외적 인식을 쇄신하겠다는 설명이다. “21세기는 전북의 시대가 될 것 입니다. 창의성과 열정을 결합하면 소외되고 낙후된 전북도 쓸모 없던 사막이 중동의 허브가 되듯 천지개벽의 신화를 창조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김 지사는 “내년 물류박람회는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전북발전의 거보를 내딛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서해안시대의 주역인 전북이 앞장서서 국가균형발전의 비전을 실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귀향길이야 가을여행이야”

    ‘한가위에는 가족과 함께 고향집 주변 명승지를 찾자.’4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립공원인 장흥 천관산의 꼭대기에는 40여만평 억새가 은빛 물결로 출렁이면서 멀리 보이는 회진만 푸른 바다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안양면 억불산에는 얼마 전 문을 연 천문과학관에서 망원경으로 보름달과 별을 헤아리며 소원을 빌고 산 아래 수문리에서 키조개와 바지락 무침으로 허기를 달랠만 하다.‘환상의 운전길’이라는 수문리에서 보성 율포리의 해안도로를 달려 해수녹차탕에서 몸을 씻고 전어 구이와 무침으로 힘을 얻는다. 운전대를 살짝 돌리면 초록 애벌레마냥 구릉에 걸려 있는 녹차밭이 싱그럽다. 보성 벌교읍에서 특산물인 참고막을 까먹고 태백산맥의 홍교를 지나면 전통민속마을인 순천 낙안읍성이 들어오고 홍시 달린 감나무가 반긴다. 보름달 아래 석성 위를 거닐고 초가삼간 주막에서 쌀 막걸리로 목을 축여도 좋다. 국도 2호선(부산∼목포)으로 들어서 20분쯤 가면 순천만 다대포 갈대밭이 들어온다. 석양녘에 물든 조각배와 짱뚱어가 뛰노는 갯벌을 보노라면 한폭의 그림이 연상된다.‘전어의 원조’라는 광양시 망덕포구는 영·호남의 관문으로 사계절 관광객들이 붐빈다.‘밤나무 고장’인 광양은 지금 밤송이가 툭툭 터져 반질반질한 알밤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서해안으로는 굴비 철을 맞은 영광군의 해안도로가 칠산 앞바다 갈매기 소리와 해넘이로 이국적인 멋을 연출한다. 법성포에는 굴비정식, 굴비고추장 뿐 아니라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에 조성한 성역화 사업이 마무리 돼 볼거리가 적잖다. 이밖에 담양 추월산과 담양호, 대나무골 주제공원, 죽물박물관 등도 권할만 하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사설] 안전수칙 무시가 부른 서해대교 참변

    그제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29중 추돌사고는 안전수칙 무시가 부른 참사였다. 운전자들이 조금만 조심했어도 65명의 사상자를 낼 만큼 대형 사고로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사고지점은 평소 바다안개가 자주 끼는 곳이다. 당일에도 새벽 3시부터 안개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다고 한다. 사고 당시 가시거리가 15m였는데도 과속에다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았다는 점은 어처구니가 없다. 죽기를 각오한 배짱운전이 아니고는 감히 그럴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번 사고는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또 확인시켜 준 것이다. 더구나 고속도로의 유일한 비상로인 갓길에 운행차량이 많아 인명구조 및 소방차량의 도착이 지연돼 희생이 더욱 컸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도로교통법규에 감속 규정이 있으나 안전운행을 위한 현장 판단은 오로지 운전자의 몫이다. 법규의 준수는 물론이고 기후변화나 도로사정 등에 따라 안전하게 대응하는 것 쯤은 운전의 상식 아닌가. 즐거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졸지에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를 잃은 사람들의 슬픔을 떠올리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다. 하지만 사고가 터지고 난 뒤에 후회한들 소용 없는 일이다. 오늘도 각종 교통수단을 이용한 귀성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교통량과 이동 인구가 급증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안전사고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 하잖은 방심과 실수로 자신은 물론 타인의 고귀한 생명까지 빼앗는 불행이 없도록 각자 안전에 유념하길 재삼 당부한다.
  • 서해대교 희생자 신원 모두 확인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29중 추돌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경기평택경찰서는 4일 추돌사고 운전자들을 상대로 과실 여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첫 번째 가해차량 25t화물트럭 운전사 이모(48)씨가 앞서가던 1t트럭을 추돌하고 멈춰선 뒤 봉고승합차가 이씨의 트럭을 들이받으며 연쇄추돌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하고 이씨 등 운전자들을 불러 조사 중이다. 한편 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11명의 신원이 확인돼 이날 유족에게 모두 인도됐다. 가장 많은 시신이 안치된 평택 안중 백병원에서는 송민구(13), 김희순(68·여), 박남선(73), 성기문(61), 김분옥(55·여)씨의 시신이 서울, 서산 등 연고지로 옮겨졌다. 평택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본지 보도 그후…희귀병 어린이 2명 희망의 한가위

    본지 보도 그후…희귀병 어린이 2명 희망의 한가위

    희귀병을 앓는 환우들에게도 추석은 마냥 즐겁고 기다려지는 명절이다. 힘든 투병 생활을 잊고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 언젠가 완치되리라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꿈에 부푼다. 서울신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던 ‘희귀병 어린이’ 형준이와 원기를 만나 보았다. ■ 진행성 근이영양증 홍원기군 “원기도 꿈을 이뤘어요. 모두 희망을 가지세요.” 한가위 연휴를 하루 앞둔 4일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 진행성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홍원기(8)군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서울신문 4월3일자 6면 보도)평소 비행기 조종사가 꿈이었던 원기는 지난달 29일 공군의 도움으로 헬기를 타고 1시간30분 동안 서해안을 누비는 소원을 이뤘다. 서울신문 보도를 통해 원기의 초이동 집이 화재로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모두 16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돌려받은 전세금과 이 성금으로 원기네는 4월 중순 망월동에 새 보금자리를 꾸렸다. 하지만 원기는 요즘 힘들다는 얘기를 부쩍 자주 한다. 밤에 자다가 다리가 펴지지 않는다며 서너차례씩 어머니 김오숙(40)씨를 깨워 주물러 달라고 보챈다. 단백질 결핍 때문에 점점 팔·다리 등의 근육이 굳어지는 진행성 근이영양증의 증세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화재 당시만 해도 조금씩 걸을 수 있었지만 이젠 다리에 힘이 빠져 혼자서는 일어설 수조차 없다. 결국 지난달 한 복지단체의 도움으로 300만원을 주고 전동 휠체어를 구입했다. 수영을 통한 근육강화 운동도 시작했다. 어머니 김씨는 원기의 상태를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보통 환우들보다 진행이 좀 빠른 편이라 걱정이에요.‘나도 걷고 싶어. 뛰고싶어.3000년 뒤에 다시 태어나면 나 걸을 수 있는 약이 나올까.’라고 묻기도 해 눈물을 짓곤 합니다.” 매일 복지관과 병원을 오가는 강행군을 하고 있는 원기에게 이번 추석 연휴는 말 그대로 ‘쉬는 날’이다. 요즘 재미를 붙인 인근 미사리 산책으로 투병에 지친 몸을 달랠 예정이다. “원기가 비록 몸은 안 좋아지고 있지만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힘을 얻고 있답니다. 헬기를 타고 하늘에서 느꼈던 희망을 결코 잃지 않을 테니 여러분들도 행복한 한가위 되시길 빕니다.” 원기 후원계좌는 농협 560-17-002612(예금주는 원기 치료를 돕고 있는 하남시종합사회복지관). ■ 간문정맥 혈관기형 박형준군 “할머니, 기다리세요. 형준이가 갈게요.” 서울 강남구 포이동 266번지 판자촌에 살며 간문정맥 혈관기형이라는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박형준(4)군에겐 이번 한가위가 어느 때보다 새롭다.(서울신문 3월7일자 8면 보도)자주 입과 항문으로 피를 토하던 형준이는 주변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아 이제는 병세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덕분에 이번 추석에는 1년만에 대전 할머니 댁으로 가는 귀성길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올해 설은 서울의 병원에서 보낸 형준이였다. 병치레 스트레스로 자주 짜증을 부렸던 형준이는 일곱달만에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제법 애교도 부리는가 하면 뭐라는지 알아듣기 힘들던 발음도 꽤 정확해졌다. 보기 힘들었던 미소도 가끔씩 지어보이며 포이동 판자촌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이런 형준이를 이웃 사람들은 ‘포이동 마스코트’라고 부른다. 서울신문 보도가 나간 뒤 모두 2500여만원의 성금이 답지했다.7월초 버릇처럼 물어뜯은 손가락 상처를 통해 들어간 균이 장을 감염시키는 바람에 한차례 피를 쏟았고, 그 바람에 치료비로 300여만원이나 들었다. 이전에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을 치료비를 이번에는 주변의 따뜻한 온정이 담긴 성금으로 충당할 수 있었다. 형준이는 한달 전부터 일주일에 두 차례씩 강남구청 옆 한 아동발달연구소에서 언어·놀이치료를 받고 있다. 유독 말이 늦고, 심하게 낯을 가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할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치료한 뒤부터는 의사표현도 확실하게 하고, 붙임성도 꽤 늘었다. 형준이 어머니 김연(29)씨는 “시간당 6만원이나 드는 비용이 부담스럽지만 형준이가 점점 나아져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아버지 박종묵(42)씨는 “항상 멀리 나가면 형준이 때문에 불안했는데, 다행히 이번 추석은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형준이도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이 즐거운 한가위를 맞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형준이 후원계좌는 국민은행 767401-01-167369(예금주 김연).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안개’ 서해대교 참변

    ‘안개’ 서해대교 참변

    징검다리 추석 연휴가 시작된 3일 오전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서해대교 위에서 29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50명이 부상을 당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서해대교 대형 추돌사고는 이날 오전 7시50분쯤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만호리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목포기점 279.8㎞ 지점 서해대교 2차로에서 이모(48)씨가 운전하던 25t짜리 화물차량이 앞에 가던 1t 트럭을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사고 후 25t 화물차량은 추돌 뒤 2차로로 튕겨나갔고, 짙은 안개로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승용차와 버스, 화물트럭 등 27대가 연쇄추돌하면서 11대의 차량에 불이 붙어 사고현장은 일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사고로 김광민(39·인천 남구 주안동)씨 등 11명이 사망하고, 서형철(42·충남 당진 송악면)씨 등 50명이 다치는 등 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한편 이날 사고로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이 8시간 가까이 전면 통제되면서 양방향 모두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또 이 지역을 우회하는 차량들로 경부고속도로 등이 극심한 교통정체현상을 빚었다. 평택 김병철 이천열기자 kbchul@seoul.co.kr ▶관련기사 9면
  • “아들 좀 꺼내 달라…” 피투성이 안고 울부짖어

    연쇄추돌사고가 난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만호리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불에 탄 승용차, 고속버스, 트럭 등은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훼손된 채 뒤엉켜 있었다. 차체가 시커멓게 탄 채 일그러진 40t 덤프트럭은 사고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피해자 중에는 추석을 사흘 앞두고 역귀성하거나 볼일을 보러 가던 사람이 많이 있었고, 사망자 가운데는 불에 타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시신이 적지 않아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하행선 1·2차로 통제…귀성길 체증 극심 동료 10명과 함께 승합차로 화성 김치공장으로 일하러 가다 추돌사고를 당한 김정자(40·여)씨는 “뒤에서 계속 차들끼리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쾅쾅’하는 폭발음이 들려 차에서 무조건 내려 피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안개가 너무 짙어 20m 앞도 분간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우리가 탄 승합차 바로 앞에 트럭이 비상등을 켜지 않고 서 있어 추돌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사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문모(20)씨는 “부상을 입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차에서 간신히 구출한 뒤 주변을 살펴보니 계속해서 차들이 부딪쳤다.”고 말했다.●사망자 불에 타 신원확인 힘들어 사고의 직접 원인은 안개였다. 당시 시계는 60m도 안 됐다. 특히 바다 위에 건설된 서해대교는 육상안개보다 층이 두껍고 시정거리가 짧은 해상안개가 자주 끼는 구간으로 사고 당시에는 10∼20m 앞도 볼 수 없는 구간이 있었다는 게 운전자들의 얘기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서해대교에서 6㎞쯤 떨어진 송학IC를 비롯한 상행선 6곳에 설치된 도로전광표지판(VMS)을 통해 운전자들에게 안개 주의보를 알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차량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과속주행했다. 이날 1t트럭을 추돌, 사고를 유발한 25t 트럭도 과속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1t트럭 운전자 김모(54)씨는 “3차선에서 시속 30㎞로 달리고 있는데 25t 화물트럭이 운전석 옆을 들이받았다.”며 “당시는 10m 앞도 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당진과 평택소방서 119구조대 50여명이 오전 8시20분쯤 서해대교 사고현장에 도착, 구조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구조작업에 나선 119구조대원들은 갓길을 달리는 차량들 때문에 평소 7∼8분이면 갈 거리를 30분 이상 걸리기도 했다.●탱크로리 화재…구조활동 시민의식 돋보여 구조대는 기름을 담은 탱크로리에 불이 붙자 인근에 있던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사망자와 부상자를 구급차에 태워 인근 병원으로 분산 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을 지나던 차량 운전자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구조활동에 나서는 등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였다. 이날 사고로 고속도로 양방향이 8시간 동안 마비돼 귀성·귀경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상행선은 사고 지점인 서해대교(목포기점 279.8㎞) 밑으로 현장 정리가 끝난 오후 3시30분까지 전면 통제됐다. 그 여파로 충남 송악IC부터 경기 서평택JC까지 12.6㎞ 구간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으며, 경부고속도로 등 전국의 고속도로가 몸살을 앓았다. 서해고속도로 상행선은 오후 3시30분쯤, 하행선은 오후 2시30분쯤부터 정상화됐다.평택 김병철 당진 이천열기자kbchul@seoul.co.kr
  • 불붙은 버스올라 종횡무진 구조

    이름 모를 한 젊은이가 서해대교 참사사건에서 종횡무진 인명을 구출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상행선에서 발생한 연쇄 추돌사고로 허리와 다리를 다친 금호고속 버스기사 이만수(44)씨가 자신을 구해준 이름 모를 젊은이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알려졌다. 충남 당진 백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이씨는 “그 사람이 없었다면 이미 죽었을 것”이라며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씨는 이날 새벽 승객 13명을 태우고 군산을 출발, 서울로 향하고 있었다. 안개가 자욱한 서해대교를 천천히 지나던 그는 옆 차로를 달리던 차량과 갑자기 부딪쳐 중심을 잃었고, 결국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곧이어 버스에 불이 붙었다. 젊은 승객들은 유리를 깨고 탈출했지만, 이씨는 핸들과 의자 사이에서 꼼짝할 수가 없었다. 일곱, 여덟번째 좌석에 앉아 있던 중학생 남자아이도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었다. 옆에 앉은 아이 엄마가 아들을 끌어안고 창밖으로 구해달라고 울부짖었다. 다른 차량 운전자들이 버스로 다가왔으나 불이 활활 타오르는 버스 주변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더 이상의 접근은 위험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 30대로 보이는 젊은이가 중앙분리대를 뛰어넘더니 불길을 아랑곳하지 않고 버스에 뛰어올라왔다. 그는 우선 이씨를 의자에서 빼내 구한 뒤 의식을 잃은 남학생을 품에 안았다. 다른 손으로는 엄마를 부축했다. 무사히 빠져나온 젊은이는 주변에 있던 다른 운전자들에게 학생을 맡겼다. 그러나 학생은 병원에 이송된 뒤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그의 구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른 차량으로 바삐 발걸음을 옮기더니 차량에 갇혀 있던 운전자와 탑승자들을 잇따라 구해냈다.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배낭 둘러메Go!]자녀와 ‘수확여행’ 떠나볼까

    [손원천 기자의 배낭 둘러메Go!]자녀와 ‘수확여행’ 떠나볼까

    가을은 추수의 계절. 소담하게 익은 밤이며, 고개 숙인 채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한가위를 앞두고 가족과 보낼 시간이 많아진 요즘, 추수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수확여행’을 계획해 보면 어떨까. 오며가며 가을의 정취도 만끽할 수 있으니, 돌팔매질 한번에 두마리 새를 잡는 격이다. 전국의 관광농원이나 팜스테이마을 등에서 밤줍기와 고구마캐기 등 수확체험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그중 왕 알밤 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 경기도 강화의 홍릉농원 밤줍기 체험행사장에 다녀왔다. 글 사진 강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언제 가도 항상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강화도. 호젓한 국화리지 저수지를 끼고 밤줍기 체험장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투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밤송이 떨어지는 소리. 평균 10초에 한번쯤은 들리는 듯했다. 산자락 이곳저곳에 알밤이며, 잘익은 밤을 감춰둔 밤송이들이 수북이 떨어져 있었다. 홍릉농원은 이른 밤(조생종)이 다수 식재된 제1체험장과 중간 밤(중생종)과 늦은 밤(만생종) 등이 많은 제2,3체험장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행한 홍릉농원 대표 한성희(40)씨는 “으뜸가는 맛을 자랑하는 엄지 손톱만한 재래종 밤에서부터, 알이 굵은 개량종까지 한아름 담아갈 수 있다.”며 자랑에 열을 올렸다. 옆에서 밤을 줍던 최수원(49·인천)씨도 “씨알 굵은 밤으로만 골라 주워도 10분이면 3㎏짜리 자루가 가득찬다.”며 거들었다. 같은 동네 사는 김영곤(37)씨는 “맑은 공기도 마시고 밤도 줍는 것이 더할 수 없이 좋다.”며 “제사상에도 올리고 송편에도 넣어서 먹을 것”이라고 희희낙락이다. 산자락 저편에서 “야∼이 나무에 달린 밤 엄청 굵다.”,“따면 뭐해, 벌써 자루가 가득 찼는데.”라며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서울 창동에서 온 이막남(55)씨 일행은 농원에서 제공한 자루가 터질 만큼 밤을 주웠으면서도 잘익은 밤을 보자 새삼 욕심이 나는 듯했다. 이 많은 양을 어떻게 보관하느냐고 묻자 이씨는 “팔팔 끓는 물에 밤을 살짝 데친 다음, 말려서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몇달이 지나도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며 부지런히 밤을 찾아 다닌다. 이젠 등에 멘 등산배낭마저도 배가 불룩한 상태. 아마도 밤이 한가득 들어 있을 게다. 주인입장에서는 언짢을 법도 하지만, 한 대표는 “어차피 우리가 모두 수확할 수도 없는 마당에 저 정도는 눈감아 준다.”며 은근히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농원입구로 돌아오자 서울 목동에서 온 갈산초등학교 학생들이 밤을 굽는 화로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황준하(12)양은 “밤송이에 손을 찔려 아프기도 했지만, 평소 학원 등에 다니느라 만날 시간이 없는 친구들과 함께 해 정말 좋았어요.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밤과 이름 모를 풀벌레 등을 보며 새로운 경험을 했어요.”라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밝게 웃었다. 이제 고구마 캐기 체험을 할 차례. 준하를 비롯한 갈산초등학교 학생들은 밤을 먹느라 숯검댕이가 묻은 고사리 손을 흔들며 산자락 저편으로 사라져 갔다. # 여행정보 # 준비물 장갑이나 집게, 밤을 담는 자루 등은 농원측에서 제공해준다. 복장은 긴팔 상의와 바지, 장화나 등산화 차림을 하는 것이 좋다. # 체험비 어른 1인당 1만원에 3kg까지 수확할 수 있다. 가족일 경우, 동반한 자녀는 무료. 고추 따기와 고구마 캐기 등의 체험을 원할 경우 각각 5000원이 추가된다. # 가는 길 48번 국도→김포→강화제1대교→강화군청→서문에서 청소년 야영장(강화문예회관)쪽 좌회전→국화저수지→홍릉농원 (032)932-0176,018-596-1001. ■ 전국의 ‘수확여행’ 갈만한 곳 ▲용인 서전농원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좌항리에 위치한 서전농원은 5만여평의 산자락에 1만여그루의 밤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대규모농장. 주말에는 3000여명의 체험객들이 몰려 일대가 혼잡을 이루기도 한다.‘옥광’이라는 굵은 개량종 밤이 주종.1인당 3∼4되를 담을 수 있는 자루를 지급한다. 입장료는 성인 1만3000원. 어린이는 8000원. 영동고속도로 양지 나들목으로 나와 진천방면 17번 국도를 타고 4㎞정도 직진하다 원삼ㆍ좌항리 방면으로 진입하면 된다.(031)332-8037. ▲여주 산마을 팜스테이 경기 여주군 금시면 주록리의 7가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체험농장. 요즘은 여주특산물인 밤고구마 캐기가 한창이다. 표고버섯따기나 밤줍기, 고추따기 등도 가능하다.1인당 1만원이면 고구마 5㎏을 가져갈 수 있다. 숙박도 가능하다. 숙식 및 체험비 포함,1박에 어른은 4만원, 어린이는 3만5000원을 받는다.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나들목에서 인천방향 3번 산업도로를 타고가다, 양평방면 44번 국도로 바꿔타면 된다.5∼7일은 휴업. 대표농가 이준묵 011-245-1927.(031)884-6554. ▲공주 금정농원 충남 공주시 정안면은 밤나무 많기로 이름난 고장. 나무 심을 만한 곳은 모두 밤나무를 심어 면 전체가 밤나무 숲이라고 할 정도다. 그중 많이 알려진 곳은 금정농원(www. 알밤농원.kr). 올해 체험행사는 다음달 15일까지 열린다. 체험료는 어른 1만원(3㎏), 어린이 및 단체는 5000원(1.5㎏)을 받는다. 고구마캐기 체험과 찰옥수수 판매 행사도 병행한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정안 나들목에서 23번국도를 타고 공주방향으로 진행하다 석송리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된다.(041)858-6763. ▲천안 유성농원 충남 천안시 북면의 유성농원은 단일 밤나무농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10만평의 밤나무 밭에 2만여 그루의 밤나무가 빼곡히 들어차 있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알이 굵은 개량종이 주종. 주변 야산엔 매실나무와 잣나무 등이 넓게 펼쳐져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소인 4000원.4㎏짜리 포대는 1만∼1만 2000원에 별도로 판매한다. 경부고속도로 목천나들목을 나와 병천방향으로 우회전해서 2㎞ 직진한 다음, 연춘교(쌍다리) 초입에서 죄회전해 북면방향으로 11㎞ 진행하면 나온다.(041)553-3120. ▲지리산 피아골 농장 지리산과 섬진강을 따라 이어진 전남 구례·광양·하동 등의 지역은 우리나라 최대 밤 생산지이자 최고 품질의 밤이 생산되는 곳. 특히 피아골과 섬진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피아골 농장(www.piagolpark.co.kr)은 햇밤을 수확하는 기쁨은 물론, 인근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즐거움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다. 어른 1만원, 중학생까지는 3000원의 체험료를 받는다.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에서 전주·남원간 국도를 타고 남원 방향으로 진행하다 구례·순천방향으로 우회전, 구례 인터체인지에서 하동방향으로 10분정도 진행하면 나온다.(061)783- 7774,7775. ▲무안 팔방미인마을 함해만의 아름다운 경치와 게르마늄이 풍부한 황토갯벌이 어우러진 팔방미인마을에서는 전국 최초로 무농약 고구마 품질인증을 받은 황토 고구마캐기가 한창이다. 다음달 2일까지. 체험료는 1㎏에 5000원이다. 게잡이 체험은 5000원, 후리질 체험은 7000원을 받는다. 세발낙지 등을 잡는 갯벌체험은 어른 5만원. 서해안 고속도로 무안 나들목을 나와 현경·지도방면으로 가다 해제를 지나 용정리로 들어서면 된다.011-9451-5938, 박광순 011-601-2837.
  • 한가위 금융서비스 풍성

    올해에도 은행, 카드 등 금융회사들이 추석을 맞아 다양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은행들은 고속도로 휴게소에 이동점포를 운영하며 신권을 교환해 주고, 수표발행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추석이 가장 큰 대목인 신용카드사는 주요 가맹점에서 무이자 할부를 해 준다. 보험업계도 예년보다 긴 연휴기간을 겨냥해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은행 “수수료 할인·무료금고 서비스 이용하세요.” 신한은행은 추석 연휴기간 주거래 고객에게 금고를 무료로 빌려 준다. 다음달 4일과 5일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에 이동점포를 설치, 신권교환 서비스도 실시한다. 우리은행은 자기앞수표 발행수수료를 다음달 4일까지 면제해 주며, 다음달 16일까지 금고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 국민은행 역시 자기앞수표 발행수수료를 다음달 4일까지 면제해 준다. 농협은 모든 영업점에서 떡과 차를 제공하며,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창구거래에서 발생하는 송금수수료, 자기앞수표 발행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하나은행도 수표발행 수수료를 받지 않으며,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서 이동점포를 운영한다. ●카드사 주요가맹점 무이자 할부 카드사의 추석 마케팅에서 무이자 할부는 기본이다. 다만 카드사별로 무이자 할부가 가능한 가맹점과 할부액이 다르기 때문에 미리 확인해야 한다. 국민은행의 KB카드는 다음달 5일까지 전국 모든 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 항공사, 면세점에서 5만원 이상 결제하면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준다. 다음달 8일까지 카드를 사용한 뒤 홈페이지나 ARS(1588-3555)로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대형 LCD TV 등을 1만명에게 나눠 준다. LG카드는 마이LG포인트를 5000점 이상 적립한 고객이 LG카드에서 준비한 45개 추석선물을 구매할 때 333명을 추첨해 구매액 전액을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비씨카드는 다음달 10일까지 대형 할인점, 백화점,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2∼3개월 무이자 할부 행사를 진행하고,5만원 이상 결제고객 중 추첨을 통해 항공마일리지, 기프트카드 등을 제공한다. 현대카드는 카드 승인번호 추첨을 통해 주말에 할인점과 백화점에서 현대카드를 사용한 고객을 리무진으로 집 앞까지 데려다 주는 행사를 펼친다. 롯데카드는 다음달 1일까지 롯데마트에서 1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고급 그릇세트를 주고, 다음달 5일까지 롯데슈퍼 모든 영업점에서 5만원 이상 구매시 할인쿠폰을 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 樂漁] 충남 공주 명곡지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 樂漁] 충남 공주 명곡지

    멀리 산허리를 휘감은 운해. 그리 넓지 않은 수면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 사이로 아침햇살이 드리워지며 물가의 모습은 한폭의 수채화로 그려져 있었다. 39번 국도를 따라 아산 송악지를 지나 6㎞정도 더 가면 금계령 정상을 넘게 되는데, 이곳부터 공주시 유구읍이다.50여개의 보를 거느리며 철따라 돌붕어의 당찬 손맛을 느낄 수 있어 낚시인들에게 꽤나 알려진 유구천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금계령을 넘어 유구땅에 자리한 명곡리엔 1만평 남짓한 명곡지가 있다. 첩첩산중에 있어 반딧불이의 향연을 보며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그다지 화려하진 않지만, 옛날 어디선가 본듯한 아름다운 곳이다. 지난해부터 이곳을 관리하고 있는 김범태(44)씨는 “토종붕어를 비롯한 향어와 잉어, 백연어 등 대형급 어종이 많다.”며 “20여년전 담수를 시작하면서 방류한 향어와 토종붕어가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로 접어들면서 활발하게 입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즘은 낮기온이 높지 않아 낮 낚시에도 대물을 볼 수 있다. 산속이라 밤낚시 기온이 많이 내려가 방한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필자가 이곳에 머무는 동안 여러 곳에서 대물과 파이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붕어 12호 바늘이 견디지 못하고 펴지는 모습도 목격했다. 서울 도봉구 상계동에서 유구천을 찾아왔다가 이야기를 듣고 이른 아침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문성인(50)씨는 “3칸대와 3.2칸 두대의 낚싯대를 펼치고 어분류 떡밥을 사용, 수심 2m권을 공략해 수차례 입질을 보았다.”며 싱글벙글이다. 가을이 되면 명곡지는 송어낚시 시즌을 맞게 된다. 루어·플라이 낚시 마니아들이 자주들러 송어의 손맛에 빠져들곤 하는데, 얼음이 끼는 초겨울까지 발길이 잦아진다. 얼음이 꽁꽁 얼어붙으면 빙어와 송어 그리고 붕어 얼음낚시를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추석을 전후해 연중최고의 조황을 보인다. 주변에 마곡사와 유구천이 있어 가을을 찾아 나서는 낚시여행길을 더욱 즐겁게 한다. 입어료는 2만원(루어·플라이는 1만원). 닭도리탕과 메기매운탕 3만원, 백반은 5000원을 받는다.(016)9555-1209. #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나들목→아산→금계령→명곡리이정표 우회전→약 3㎞직진→명곡지 글 사진 덕산 김원기 낚시사랑 편집부장(studozoom@naver.com)
  • 삶의 기력이 쇠하걸랑 오세요

    삶의 기력이 쇠하걸랑 오세요

    # 왜 가을 전어인가 예로부터 전어는 맛좋은 생선으로 명성을 떨쳤다.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지’에 보면 ‘가을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과 함께 ‘맛이 너무 좋아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는다 하여 ‘전어(錢魚)’라 불렀다.’고 기록해 놓았다. 그뿐인가.‘가을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가을전어는 며느리 친정 간 사이에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죽인다.’는 등의 속담도 전해내려 온다. 최근에는 ‘죽을 결심을 하고 강둑에 오른 사람이 가을 전어굽는 냄새에 자살을 포기한다’는 다소 엽기적인 말조차 들린다. 전어를 둘러싼 말의 성찬이 자못 대단하다. 왜 하필 가을 전어일까. 생선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지방함량. 즉, 지방이 가장 많은 철이 맛도 제일 좋은 때라는 말이다. 전어의 전체적인 영양성분은 계절별로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유독 지방성분만은 가을이 되면 봄이나 겨울에 비해 최고 3배 가까이 높아진다. 봄철에 살코기 100g당 2g에 불과하던 지방이 가을이면 6g으로 올라가는 것. 가을에 먹는 전어가 유독 고소한 이유다. 충남 서천의 홍원항과 마량항 등에서는 전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싱싱한 자연산 전어를 맛볼 좋은 기회다. 오는 29일까지. # 달빛 한 쌈에 전어 한 쌈 전어는 15㎝내외로 자란 놈이 가장 맛이 좋다. 이보다 잔 놈은 물러서, 좀 더 큰 놈은 ‘터석해서’(푸석푸석하다의 서천지방 사투리) 맛이 덜하다. 전어를 먹는 방법은 회·무침·구이 등 세가지. 회로는 비늘과 내장만 제거하고 뼈째 먹는 ‘세코시’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간교한 것이 인간의 세치 혀. 세코시로 먹을 때 무엇을 첨가해서 먹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상추에다 고추·마늘을 얹고, 초고추장을 듬뿍 발라먹는 것이 좋다는가 하면, 초장과 상추는 아예 식탁에서 내려놓으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상추는 전어의 비린내를 전달해 주기 때문이고, 초장은 고소함의 상극인 식초가 들어갔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깻잎에 재래식 된장을 얹어 먹는 것이 좋단다. 입맛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후자쪽에 점수를 주고 싶다. 깻잎, 양배추, 미나리, 배, 당근, 오이 등을 잘게 썰고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내놓는 전어무침은 매콤달콤한 맛이 일품. 초고추장에 무채를 넣고 비벼 먹는 방법도 있다. 무에서 단맛과 물기가 나오기 때문에 전어가 더 고소해지고 맛있어진다. 무엇보다 전어요리의 최고봉은 소금구이. 내장째 구워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반드시 숯불이나 연탄 등 위에서 바로 굽는 직화구이여야 한다. 집나간 며느리를 ‘컴백홈’시킬 만큼 고소한 전어굽는 냄새는 바로 불포화지방산이 타는 냄새.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전어는 뒷지느러미를 제외하고는 어디하나 버릴 것이 없다.‘깨가 서말’이나 든 머리부터 뜯어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달빛 한쌈에 전어 한쌈’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여유있는 마음으로 전어요리를 맞이해야 함은 물론이다. # 어떻게 유통되나 전어는 다른 생선들처럼 수협공판장을 통해 위탁판매하지 않고, 대부분 소위 ‘배떼기’라는 독특한 판매방식으로 팔려 나간다. 중간상인이 특정한 배의 전어판매권을 독점하는 것. 일종의 입도선매다. 정정호 서면발전위원회 사무국장은 “전어는 뭍에 올라오면 얼마못가 죽어 버리기 때문에 판로가 없으면 아무리 많이 잡아도 소용이 없죠. 그래서 전어철이 시작되기 전 중간상인이 선주에게 전어대금은 물론, 선박의 유지·보수 등의 명목으로 선수금을 건네고 특정한 배와 독점계약을 맺습니다. 선주는 판로를 걱정하지 않아서 좋고, 상인은 전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으니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유통경로가 늘어나면서 전어값도 덩달아 오른다는 것. 정 국장은 “항구에 배가 들어와도 미리 계약한 물차외에는 전어를 살 수가 없어요. 배에서 1㎏당 5000∼6000원에 받은 전어가 물차에 실려 몇 미터만 이동해도 1만∼1만 2000원까지 올라요.”라며 안타까워 했다. 전어를 실어나르는 물차에도 돈의 논리는 어김없이 적용된다. 한 배에 딸린 물차는 보통 3∼4대. 시급을 다퉈 배달해야 하는 전어의 특성상 가장 먼저 전어를 받을 수 있는 1번 물차는 그만큼 계약금도 많이 내야 한다. ● 여행정보 # 가는 길 : 서해안 고속도로 춘장대 나들목→21번국도 서천방향 우회전→3㎞→607번 지방도로→춘장대 해수욕장→홍원항 # 숙박업소 : 전어철이 되면서 홍원항과 마량항 주변의 숙박업소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장급 여관의 숙박료가 1박에 5만원 수준. # 가볼 만한 곳 :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마량리 동백정이나 한산모시관 등 널리 알려진 관광명소외에 가봐야 할 곳이 신성리 갈대밭. 영화 JSA의 촬영장소였던 곳이다. 금강을 따라 10만평에 달하는 광대한 갈대밭이 펼쳐져 있다. 바람이 갈대밭을 휘몰아 갈라치면, 쏴아∼하며 서로의 몸을 부딪치는 소리가 마치 여름철 소나기 소리처럼 들린다. 간간이 우짖는 개개비의 울음소리와 어우러져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서천군청 문화관광과 (041)950-4225.
  • 태안 안흥항 때아닌 ‘얼음파동’

    태안 안흥항 때아닌 ‘얼음파동’

    ‘얼음을 구하라.’ 충남 태안 안흥항에 때아닌 ‘얼음파동’이 벌어지고 있다. 오징어가 서해안에서 많이 잡히면서 충남에서 조업하던 채낚기 어선들이 모두 안흥항으로 몰려 얼음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15일 서산수협제빙공장에 따르면 요즘 안흥항에는 매일 5t트럭 20여대가 얼음을 싣고 들어오고 있다. 인근 대전과 경기도 광주, 전주, 익산은 물론 울산, 삼천포 등 전국 13곳에서 얼음이 조달되고 있다. 안흥항에서 필요한 하루 얼음량은 330t. 지난해에는 230t이면 충분했으나 오징어가 잡히면서 수요가 100t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서산수협제빙공장에서 생산하는 얼음은 30t에 불과해 나머지는 외지에서 들여 온다. 요즘 서해안에 몰려든 오징어잡이 배는 270여척.150여척이었던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들 배는 대부분이 강원, 경남, 경북 소속으로 충남에는 채낚기가 한척도 없다. 동해에서 오징어를 잡다온 동해호 선장 강남수(46)씨는 “동해에서 오징어가 나오지 않아 그쪽 배들이 모두 서해안으로 몰려왔다.”면서 “얼음이 달려 배 얼음칸에 미리 얼음을 채웠다가 아껴쓰고 있다.”고 말했다. 채낚기 어선은 점심 때쯤 6∼7시간이 걸리는 격렬비열도 등으로 오징어잡이를 나가 다음날 아침 안흥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는 하루에 15㎏들이 상자로 2만 5000여 상자가 잡혔으나 올 들어서는 3만 5000∼4만 상자가 잡힐 정도로 호황이다. 얼음이 달리자 장당 5000원이던 얼음값이 8500원대로 뛰었다. 서산수협제빙공장 한우섭(40) 대리는 “올해는 제주 등에서만 잡히던 고등어도 서해에서 5t 정도 나와 얼음이 더 달리고 있다.”면서 “동해에서 오징어가 잡히기 시작하면 소동이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멸종위기 ‘표범장지뱀’ 서울서 첫 발견

    멸종위기 ‘표범장지뱀’ 서울서 첫 발견

    멸종위기종인 ‘표범장지뱀’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4월과 7,8월 서울 노원구와 도봉구에 걸쳐 있는 초안산 일대에서 생태조사를 한 결과 멸종위기종 2급인 표범장지뱀과 맹꽁이를 비롯해 서울시 보호종인 무당개구리, 땅강아지, 제비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표범장지뱀은 길이 15∼20㎝로 등에 호랑이무늬 모양의 얼룩반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서해안을 따라 사구나 모래땅에서 드물게 발견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초안산에서 표범장지뱀이 서식하는 이유로 이 산에 조선시대 궁인들의 묘가 산재해 있어 양지 바른 곳을 좋아하는 뱀이 생활하기 좋고 배회성 거미 등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연합 관계자는 “내륙지역에 사는 표범장지뱀은 서해안에서 발견되는 종과 다른 유전적 특징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생태적, 학술적으로 매우 귀중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심상덕의 서울야화] ♪‘마포사는 황부자~’ 그 시절 그리워

    서해안 방면에서 한강을 타고 들어오는 배들의 종착점이 바로 ‘마포강’이었습니다. 황해도는 물론이고 전라도와 충청도, 그리고 일부 경기지방에선, 그 지역 특산물들을 서울로 실어 나를 때 지금처럼 철길이나 고속도로, 국도를 이용한 게 아니었습니다. 전부 다 배에 실어 강바람을 타고 노를 저어 ‘마포강’으로 몰려들었던 거죠. 그래서 이 ‘마포강’주변에는 돈이 이리저리 굴러다녔던 겁니다. 서해에서 잡힌 생선과 젓갈류를 배에 실어 마포강으로 모여들던 그 시절. 이렇게 젓갈류나 생선들이 많이 올라오다 보면, 여기에 꼭 필요한 것은 다름아닌 ‘소금’입니다. 마포구의 ‘염리동’, 여기는 큰 소금창고가 있었던 곳입니다. 서해에서 들어오는 소금 배들이 이곳까지 와서 소금을 뿌렸다고 해 ‘염리동’이란 이름이 붙게 된 겁니다. 고깃배에 생선을 싣고 오면 그 생선을 오래도록 저장하기 위해 소금이 필요했고, 또 소금을 뿌린 다음엔 그 생선이나 젓갈을 보관하기 위한 항아리도 필요하잖아요. 마포에서 당인리로 나가는 곳에는 그 옛날부터 옹기를 구워내는 움막들이 많았거든요.‘옹기를 구워내는 움막’. 그래서 ‘옹막’ 또 다른 이름으로는 ‘옹리’라고도 했던 거죠. 우리말로는 ‘독마을’‘독막’ 이렇게도 불러왔고 말입니다.‘동막’이라는 지명은 주로 ‘독막’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동국여지승람’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서해안 방면에서 들어오는 어선과 조운선들의 종착점이며 황해도와 전라도, 충청도 그리고 경기지방의 조세곡을 실은 배들이 마포에 모여들었고, 마포의 광흥창에 조세곡들을 쌓아 보관하였다.’마포에는 이렇게 삼남지방과 서해로부터 세금으로 바치는 곡물과 생활필수품이 배에 가득가득 실려 들어왔고, 또 이런 물건을 파는 장사치들과 객주집이 아주 많다 보니까 장안에서도 내로라하는 술집 주모들이 이 마포나루 가까이 주막을 차려놓고 큰돈을 벌었던 겁니다. 쟈니브라더스의 ‘마포사는 황부자’라는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마포사는 황부자는/지독도 하다 마는/마음 고쳐먹고 새 사람이 되더니/좋은 일만 하더라’ 이 노래가 바로 ‘마포에 사는 황부자가 나중에는 개과천선해 자선사업을 많이 했다.´ 이런 내용이잖아요. 바로 그 마포에 사는 황부자가 그렇게 부자 소리를 듣게 된 것도, 결국은 새우젓 장사로 번 돈이었던 겁니다. 새우젓은 바로 마포의 대명사였고, 마포하면 서울 장안에서 부자들이 모여사는 지역이었던 겁니다. 그 예전의 마포는 서울에서 가장 경제 활동이 왕성했던 곳입니다.‘마포사는 황부자’때처럼 한강이 다시 뚫리고 마포에 다시 좋은 시절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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