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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안
    202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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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서천 생태도시’ 협약에 거는 기대

    정부와 충남 서천군이 지난 8일 서천에 공단 대신에 생태도시를 조성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의 반발을 불러온 갯벌 매립과 장항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은 백지화되고 대안사업인 국립생태원과 해양생물자연관,80만평 규모의 내륙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합의에서 우리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모두가 수긍하는 합리적인 해결점을 찾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장항갯벌 매립 문제를 둘러싸고 18년간 이어진 논쟁과 갈등을 마무리지었고, 서천군은 환경과 생태계의 보고인 갯벌을 보존하면서 지역 발전의 새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원만하게 타협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다른 국책사업 갈등 해결의 선례가 될 것으로 본다. 1989년 군산 지역과 함께 지정된 장항국가단지는 세계 5대 갯벌의 하나인 서해안 갯벌 374만평을 매립해 조성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환경파괴에 반대하는 명분과 지역경제 발전을 추구하는 주장이 엇갈리면서 추진되지 못했었다. 이번에 어렵사리 합의가 이뤄진 만큼 정부는 약속한 생태도시 조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갯벌을 살린다는 취지를 살리도록 전문가들의 연구와 토론을 거쳐 후속 조치도 신속하게 취해야 하겠다. 상생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환경보전과 개발의 두마리 토끼를 잡게 된 서천군이 진정한 생태도시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맛도 가격도 금값 꽃게요리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맛도 가격도 금값 꽃게요리

    4∼6월은 꽃게가 가장 맛있는 시기이다. 꽃게는 십각목 꽃게과의 갑각류인데, 낮에는 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 먹이를 잡아먹는다. 맛은 6월의 암게를 최고로 치며,7∼8월은 금어기이다. 요즘에는 꽃게철이 왔어도 꽃게를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꽃게값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연평도에서 잡히는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에 비해 10분의1 수준으로 줄었고, 국내산 꽃게는 아예 씨가 마른 실정이라고 한다. 꽃게 품귀 현상은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과 함께 서해안 꽃게 산지의 서식환경이 나빠진 탓이라 한다. 도매가격도 작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하니 제철 맞은 국내산 꽃게를 맛보기가 어려워졌다. 게는 맛이 좋고 지방이 적어 담백하므로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각광받아왔다.‘규합총서’에는 게의 보관법, 게장 담그는 법, 게 굽는 법, 게찜 만드는 법 등이 소개되어 있고, 게의 금식(禁食)에 관한 주의사항도 적혀 있다. 꽃게는 찜, 탕, 게장 등으로 조리하며, 게장은 6월에 알이 찬 암게로 담근 것을 최고로 친다. 껍데기에는 아스타산틴이라는 물질이 있어 단백질과 결합하여 다양한 색을 내는데, 가열하면 결합이 끊어져 본래의 색인 붉은색을 나타내기 때문에 삶으면 껍질이 붉은색을 띠게 된다. 게의 단백질은 류신, 아르기닌, 타이로신 등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어서 성장기의 어린이에게 좋고 병의 회복기의 사람에게도 매우 좋은 식품이다. 게에 들어 있는 글루타민산을 비롯하여 글리신, 아르기닌, 구아닌산 등의 아미노산 성분이 게 특유의 향과 감칠맛을 낸다. 또한 게에는 간장과 심장을 강화시키는 타우린이 많은 경우엔 450㎎까지 들어 있어서 성인병 예방에 매우 유용하다. 다만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다소 높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고지혈증이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은 먹는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싱싱한 꽃게는 잘 씻어 된장을 풀고 담백하게 탕을 끓여도 맛있고, 간장을 부어 게장을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게장은 반드시 살아 있는 싱싱한 게로 담가야 한다. 싱싱하지 않으면 비리고 풀어져서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잘 닦은 게를 항아리에 담고 소금을 뿌려 절이고, 솥이나 냄비에 곱게 채 썬 파·마늘·생강·설탕·참기름·진간장을 붓고 실고추를 약간 뿌려서 끓인다. 항아리에 절여 놓은 게를 적당한 그릇에 옮겨 담고 양념간장을 끓여 붓기를 3∼4회 반복하면 마지막에 부은 간장이 식을 때쯤에는 먹을 수 있게 된다. 끓인 간장을 식혀서 부으면 2주일 후에는 먹을 수 있다. 절인 게에 부을 양념간장을 끓일 때 쇠고기를 다져서 넣으면 더욱 감칠맛이 난다. 게감정은 게의 살을 발라 쇠고기, 숙주, 두부를 한데 섞어 다지고 양념한 후 게딱지 속에 채워 밀가루와 계란을 입혀 번철에 지진 후 냄비에 고추장과 된장을 풀어 야채와 함께 끓여내는 음식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전주식당’은 전라도 출신의 여주인이 내는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간장게장이 특히 유명한데, 직접 담근 간장에 진하게 우려낸 황태 육수를 섞어 게장을 담그는 것이 짜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달큼하면서도 짭조름한 간장 맛의 뒤끝에 살짝 우러나는 생강향이 게장의 맛을 더욱 개운하게 만든다. 게를 오래 삭히지 않으므로 게 살이 탱탱하고 신선하다. 조미료를 쓰지 않아 맛이 담백하고, 간장만 밥에 비벼 먹어도 맛있다. 잘 발라져 나오는 게딱지에 밥을 넣고 슥슥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일품. 진부령 황태를 사용하는 황태탕도 맛이 담백하고 구수하다. 콩나물과 보드라운 황태살이 넉넉히 들어 있는 황태탕에 새우젓을 넣어 먹으면 더 시원하다.02)543-3321. 간장게장정식 2만 5000원. 꽃게탕 4만 5000원, 황태탕 50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 [먹을거리 산책] 병어

    ●지금이 맛 최고 흰 살 생선인 병어는 난류성 어종으로 5∼10월 사이 서해안에서 서식한다. 겨울철에는 경남 통영 주변 해역에서 월동한다. 병어는 단백질은 적으나, 고도 불포화 지방산인 DHA,EPA와 나이아신이 많아 순환기 계통 성인병 예방에 탁월하다. ●저렴하게 구입하려면 올해는 어황 부진으로 가격이 예년에 비해 2만∼3만원 높게 형성되고 있다. 현재 가락시장에는 목포, 지도, 대천, 인천산이 출하되고 있다. 전남 신안군 지도산을 최고로 친다. 지도산은 당일 어획한 병어를 당일 경매하기 때문에 그만큼 선도가 뛰어나다. 도매가는 450∼500g짜리는 20마리에 12만∼14만원선이며,300∼350g는 20마리에 8만∼9만원선이다. 중국산 냉동병어는 20마리(1마리당 300∼400g)에 6만 5000∼7만원선이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적은 조금(6월 7∼11일)에는 물살이 빠르지 않아 조업이 중단되기 때문에 가격이 다소 높을 수 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사리(14∼19일)에는 어획량이 증가해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좋은 병어를 고르려면 통영산은 육질이 단단한 데 반해 담백한 맛이 떨어진다. 목포·인천산은 육질이 무르나 담백한 맛은 뛰어나다. 신선한 병어의 맛을 보려면 일단 비늘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구매해야 한다. 봄·여름에는 목포·인천산을, 겨울에는 통영산을 고르는 것이 좋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조사분석팀 윤영돈 대리
  • 당진에 서해안 최대 마리나리조트

    충남 당진군 장고항 앞바다에 서해안 최대 규모의 마리나리조트가 조성된다. 당진군은 7일 마리나리조트 건설을 위해 신청한 5만평의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을 최근 해양수산부에서 승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진군은 1500여억원의 민자를 유치해 2011년까지 리조트 기반시설을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요트, 보트 등 1200여척의 배들이 접안할 수 있는 계류시설과 전망대, 클럽하우스, 워터파크 등 관광휴양시설이 들어선다. 시푸드센터 등 상업시설과 가족호텔, 레저센터 등 숙박시설도 조성된다. 요트센터·해양체험교육장 등 교육연구시설도 만들어진다. 당진군은 올해 안에 민간사업자를 공모해 선정한 뒤 내년 상반기에 마리나 시설의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다. 군은 마리나리조트가 들어서면 보트휴양 등 해양관광산업이 크게 발전되고 연간 77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해수욕장의 때이른 유혹

    해수욕장의 때이른 유혹

    “우리 해수욕장으로 오세요.” 전국 해수욕장들이 이른 무더위에 예년보다 빨리 개장하면서 강렬한 태양만큼 특이한 이벤트와 각종 서비스를 내놓고 피서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대부분의 해수욕장은 이달 중순부터 다음달 초에 개장한다. 동해안과 서해안, 남해안의 해수욕장들은 지역 특장점들을 내세워 여름 휴가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철조망 철거·바가지요금 없애 지난 2일 개장한 전남 진도 가계, 장흥 수문, 신안 우전 등 4개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다음달 초까지 전국의 해수욕장들이 대부분 문을 연다. 다음달 6일 일제히 개장하는 강원도내 100개 해수욕장은 철조망부터 걷어낸다. 해수욕장 경관을 해치고 피서객의 해변 출입을 제한하던 군 경계철조망 21.1㎞가 개장 전에 철거된다.1단계 철거대상은 ▲반암, 송지호, 자작도, 백도 등 고성지역 12곳 ▲주문진∼소돌, 사천진∼하평, 정동진 등 강릉지역 11곳 ▲물치, 설악, 낙산 등 양양지역 11곳 ▲증산, 오분 등 삼척지역 10곳 ▲망상오토캠핑장, 망상, 횟집명소거리 등 동해지역 8곳 ▲속초, 외옹치 해수욕장 등 속초지역 2곳이다. 강원도는 올해부터 동해안 해수욕장마다 시민참여관리제도 등 특수 시책을 도입했다. 이 제도는 해수욕장 쓰레기 수거와 관련시설 지원 등 운영에 민간기업을 참여시켜 공공관리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연곡해수욕장 등 5개 시·군에서 5개 업체가 참여한다. ●텐트 등 시설물 이용료 상한제 도입 또 파라솔과 텐트 등 시설물 사용료를 1만∼1만 5000원 등으로 상한선을 정해 매년 반복되는 바가지요금 시비를 뿌리뽑기로 했다. 속초 외옹치해수욕장은 시범적으로 시설 사용료 가운데 20∼50%를 상품권으로 발행, 지역에서 다시 쓰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다음달 1일 개장하는 제주도는 독성 해파리 출현에 대비해 바다에 그물식 펜스를 설치하고 수거용 보트와 비상약품을 비치하는 등 해파리 접촉 등으로 발생하는 안전사고 예방에 나선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2일부터 백사장과 동백섬 전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해운대구청은 해수욕장 입구 백사장과 동백섬 입구에 금연 조형물을 설치하고 해수욕장 호안도로와 동백섬 산책로에는 100m 간격으로 금연표지판을 부착한다. 파라솔 등 갖가지 해수욕 물품에도 금연마크가 부착된다. ●특이한 이벤트 서둘러 준비 강원도와 동해안 일선 시·군은 해변마다 소음과 안전문제로 민원이 끊이지 않던 무분별한 폭죽놀이를 완전 근절하고 시·군별로 2∼3군데에서 이를 이벤트화해 볼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피서객 안전을 위해 부표도 노랑, 빨강, 흰색 등 바다색과 배치되는 색으로 설치한다. 시각 효과도 한층 높아진다. 부산 수영구청은 광안리해수욕장에 백합과 바지락 등 조개류 2t을 살포한다. 개장기간 중에 피서객들을 대상으로 조개잡이 체험행사를 갖기 위해서다.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은 관광객을 상대로 수영대회를 열고 경북 포항시는 포항국제불빛축제를 개최해 불타는 피서철 밤하늘을 수놓을 계획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이른 개장으로 피서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좀더 많은 피서객을 유치하기 위해 특이한 이벤트를 열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70여가구중 환갑 때까지 생존자 드물어”

    “70여가구중 환갑 때까지 생존자 드물어”

    지난 4일 서해안 고속도로를 두 시간쯤 달려 도착한 충남 홍성군 덕정마을은 전형적인 한국의 농촌이었다.40세 이하 젊은이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뜰에는 간간이 노인들의 모습만 보였다. 나지막한 뒷산이 마을을 넉넉하게 끌어안았고, 논에는 푸릇푸릇한 모가 종아리 높이로 자랐다. 이방인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노인들은 저마다 ‘석면의 공포’에 짓눌려 있었다. 지금은 70여가구밖에 남지 않은 덕정마을이 일제시대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석면광산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징용으로 끌려온 조선인을 포함해 1000여명의 노동자가 석면 원석을 캐고 나르던 기억은 이제 몇몇 주민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을 뿐이다. 그들이 전하는 석면광산의 기억은 평화로운 마을의 모습과 사뭇 대조적이었다. 3대째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이정석(79)씨는 광천석면광산의 50여년 역사를 두 눈으로 지켜봤다. 자신도 열두살 때부터 30년간 광산에서 일했다는 이씨는 “눈꽃이 핀 것처럼 돌가루와 석면가루가 소나무에 하얗게 쌓여 있었다.”고 회상했다.“석면 원석을 보면 가느다란 흰 줄이 있어. 그게 석면이거든. 그걸 뽑아 내려고 돌을 빻았지. 그땐 마스크 같은 게 있나. 그냥 먼지를 다 마시는 거야.” 건강검진은커녕 변변한 보신책(保身策)도 없었다.“수당받는 날 돼지고기 몇 점 사먹는 거지. 목에 쌓인 먼지 씻는다고….” ●일제시대 아시아 최대 석면 광산… 1000여명 일해 광복 이후 광산이 외지인에게 팔리면서 광천석면광산의 규모는 쪼그라들기 시작했다.1983년 폐광 직전엔 근로자 수가 10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노출 후 잠복기가 긴 석면의 특성 탓에 광산과 주민 피해의 상관관계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온 가족이 광산에서 일했다는 홍순표(48)씨는 가족의 대부분이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했다. 홍씨의 아버지 3형제가 모두 광산에서 일했는데, 아버지 홍종수씨는 1970년 51세에 사망했고, 큰아버지 홍갑수씨는 10년 뒤 66세에 세상을 떴다. 작은아버지 홍수복(74)씨는 형제 중 유일하게 살아있지만 관절염이 심하다. 홍씨의 고모와 고모부 역시 광산에서 일하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폐병으로 요절했다. 홍씨의 형은 17세 때 굴이 무너지며 목숨을 잃었다. 홍씨는 “그땐 병원도 가지 못한 어르신들 대부분이 병명도 모르고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기침이 잦고 오랫동안 앓았던 기억만 남아 있다. ●“마스크 없이 석면가루 먼지 그대로 들이마셔” 마을회관에서 만난 이장 이조민(64)씨는 마을 출신 피해자를 거의 다 기억하고 있었다. 이장의 입에선 사람들의 이름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가장(家長)이 죽고 나머지 가족들이 외지로 간 사람도 많고…다하자면 한도 끝도 없어. 신○○ 형제도 둘 다 폐병으로 죽고, 강○○씨 아버지, 김○○씨 아버지…죄다 환갑잔치도 못 치르고 죽었으니 악상(惡喪)이 많았지.”이장 자신도 어머니(사망 당시 57세)를 폐암으로 잃었다. 지금은 서울에 사는 이석동(66)씨의 아버지도 광산 생활 15년이 죽음으로 돌아온 경우다.1967년 이씨의 아버지는 5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당시 진단은 폐결핵이었지만, 이씨는 석면으로 인한 폐암일 것으로 믿고 있다.“담배도 피우셨지만 워낙 석면 먼지를 많이 드셨어요. 돌아가시기 3∼4년 전까지 광산에서 일하셨으니까요. 정확한 병명을 모르니, 애꿎은 결핵약만 드셨지요.”아버지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주위에 환갑을 못 넘기고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요. 옛날엔 폐결핵이 흔했다지만, 덕정마을은 주변 마을에 비해 훨씬 심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다 석면 때문이지요.” ●인근 담산리 주민 중 폐질환 사망자 없어 대조적 국립 홍성의료원 진료기록에서도 덕정마을의 심각함은 드러난다. 내원자의 병명 기록이 남아 있는 2000년 이래 폐 관련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상정리(덕정마을 포함) 주민은 41명이었고,7명이 폐암 판정을 받았으며,3명이 사망했다. 인구가 비슷한 인근 담산리 주민 중 같은 기간 폐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에 비하면 주목할 만한 수치다. 한때 수만평에 이르는 3개 광구를 갖췄던 덕정마을의 석면광산은 녹화작업으로 풀숲이 우거졌다. 지금은 석면 원석을 캐내 천길 낭떠러지가 된 절벽과 발에 차일 정도로 흔한 흰색 석면줄을 품은 돌멩이들이 당시의 엄청난 작업량을 짐작케 할 뿐이다. 광산은 과거가 됐지만, 광산이 남기고 간 석면의 상처는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홍성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앞으로 40년간 늘어날 환자 유럽 25만·일본 10만3000명 석면 사용량은 산업화에 비례한다. 건축 자재나 자동차 부품에 주로 쓰이기 때문에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사용량도 폭증했다. 부작용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산업화가 먼저 진행된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 대규모 피해가 먼저 나타났고, 한국 등의 후발 산업국가에서 피해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산업화 단계에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위험성을 따질 겨를도 없이 석면을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50∼60년대 보일러공에게서 먼저 악성 중피종이 집단 발병했다. 보일러를 단열성이 뛰어난 석면으로 감쌌던 탓이다. 영국에선 1970년대 글래스고·버밍엄 등 공업지역을 중심으로 중피종이 확산됐다. 미국은 1972년부터 석면 규제를 시작했으나 세계적인 공감대는 1980년대에 이르러서 형성됐다. 일본은 1983년부터 일부 석면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기 시작했다.1999년에는 유럽연합(EU) 13개국이 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2002년 1월엔 프랑스가 독일·이탈리아에 이어 8번째로 석면의 생산·수입·판매를 불법화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에서야 청석면·갈석면의 사용을 금지했고, 모든 석면의 사용 금지는 내년에야 실현될 전망이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도 아직 석면 공포는 끝나지 않았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권위있는 보건잡지 ‘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따르면 2004년에 환자수가 정점을 지난 나라는 미국 뿐이다. 유럽은 2015∼2020년, 일본은 2025년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40년간 늘어날 환자의 수도 유럽 25만명, 일본 10만 3000명, 미국 7만 2000명, 호주 3만명 등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매년 10만명이 석면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가톨릭대 의대 김형렬 교수는 “최근 일본에서 부작용이 속속 나타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도 향후 25년간 석면 피해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국제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는 급증하는 아시아의 석면 사용을 막는 일이다. 노동건강연대 이상윤 정책국장은 “현재 건설공사가 활발한 중국·인도·태국 등에서 석면 사용량이 늘고 있다.”면서 “비극을 답습하지 않도록 모든 석면 사용을 하루빨리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석면은 허가된 살인도구… 통제 못한 정부 책임 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 앞에 놓인 심정을 아십니까. 우리에게 내일은 없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노동·환경단체들은 지난달 18∼19일 서울대병원에서 ‘석면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공동 심포지엄’을 열었다. 석면 전문가, 환경 운동가, 직업병 전문의, 사망자 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단연 주목을 받은 이들은 악성 중피종과 싸우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두 피해자였다. ●“폐렴인 줄만 알았는데…” 창밖에는 비가 내렸다. 하이숙(54·여)씨는 “날이 궂으면 기침이 더 심해져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하씨는 국내 최대 석면공장이었던 부산 연산동의 제일화학에 1971년 5월부터 2년 4개월간 다녔다. 최근 집단 피해 조짐이 보이고 있는 바로 그 공장이었다. 현재는 ‘제일E&S’로 이름이 바뀌었고, 공장도 양산으로 옮겨졌다.1992년부터는 석면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하씨와 동료들은 천으로 된 일반 마스크만 쓴 채 석면 가루가 풀풀 날리는 공장에서 일했다. 석면 입자는 머리카락 굵기의 5000분의1 정도여서 공기중 분진을 99.97% 이상 걸러내는 특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5년 전 하씨는 갑자기 기침이 심해져 보건소를 찾았다. 보건소에서는 폐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무리 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어 큰 병원으로 갔으나 의사는 “왜 자꾸 폐가 굳어지는지 알 수가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씨는 1995년에 석면폐(진폐증)로 사망한 동생을 떠올렸다. 동생 역시 같은 공장에 다녔다. 하씨는 의사에게 “석면 공장에 다녀서 이렇게 된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당신이 뭘 아느냐.”는 면박만 돌아왔다. 폐병 환자라는 주변의 멸시를 참고 견뎌온 하씨는 결국 2005년에 악성 중피종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직업병으로 인정돼 산재 처리를 받았다. 그러나 완치가 안 된다는 사실에 하루하루 좌절하며 살아간다. 같은 공장에 다녔던 하씨의 남편도 걱정이다. 남편 하재복(56)씨는 “죽어가는 아내를 보는 것도 괴롭고, 내가 언제 이 몹쓸 병에 걸릴지 몰라 괴롭다.”며 눈물을 훔쳤다. ●“한국은 심각성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 38년 동안 건축 현장에서 일한 나카무라 사네히로(59) 역시 가쁜 숨을 내쉬었다. 목수로, 현장 감독관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일하던 나카무라는 2003년 2월 ‘사형선고’를 받았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심한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더니 흉막에 악성 중피종이 생겼다는 진단이 나왔다. 의사는 “기껏해야 2개월 정도 더 살 수 있다.”고 했다. 나카무라는 죽을 각오로 그해 5월 수술대에 올라 오른쪽 흉막을 들어냈다.15시간의 긴 수술이 다행히 성공적이어서 생명을 지금까지 연장할 수 있었다. 나카무라는 “수술이 아무리 잘 됐어도 완치가 안된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절망했다.”면서 “죽을 때까지 석면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을 보람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나카무라는 요즘 석면피해자 가족 모임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계단을 제대로 오르내리지 못할 정도로 심장이 약해졌다. 나카무라는 “일본은 석면 때문에 큰 홍역을 치러 위험을 잘 알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허가된 살인도구인 석면 제품을 무책임하게 생산한 업자나, 그 위험성을 통제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처럼 큰 피해를 당하기 전에 한국은 미리 석면이 함유된 건축물과 제품을 잘 처리해 대재앙을 피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용어클릭 ●석면 단열성, 내화성, 내마모성이 뛰어나 건설자재로 많이 사용되는 솜 같은 물질로 슬레이트,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석고보드, 단열재 등에 널리 사용됐다. 몸 속에 들어가면 폐에 박혀 사라지지 않고 석면폐, 폐암, 악성 중피종 등을 유발한다. 청석면, 갈석면, 백석면, 악티노라이트, 안소필라이트, 트레모라이트 등으로 나뉜다. ●악성 중피종 석면에 의해서만 유발되는 암으로 흉막(폐막), 복막 등이 딱딱하게 굳어지며 사망한다. 석면 노출 후 20년 이상 경과한 뒤 발병하며, 치사율은 100%다. ●구보타 사태 석면을 함유한 외벽재와 파이프를 생산해 온 일본의 대형 석면공장인 구보타의 근로자와 주민에서 중피종 환자가 발견됐다고 1995년 발표돼 일본 사회를 큰 혼란에 빠트렸던 사건.1978∼2004년 사이에 근무한 전·현직 종업원 79명이 중피종 등으로 숨졌고,18명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공장 주변 주민 3명에게도 중피종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구보타 피해자는 15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회에는 지하철 등 생활 주변의 석면 문제를 다룹니다.
  • 강·해안 철책 137㎞ 2009년까지 철거

    강·해안 철책 137㎞ 2009년까지 철거

    올해부터 2009년까지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전국의 해안 및 강안에 설치된 경계 철책 644.3㎞ 가운데 21.5%인 137.8㎞가 철거된다. 철책이 철거되는 한강하구엔 습지생태공원이 조성된다. 정부는 3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해·강안 군 경계철책 개선사업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국무조정실은 이날 “철책 주변의 주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군 경계체제를 정보화·과학화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철책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올 연말까지 피서객 왕래가 많은 해수욕장, 민가 및 상가 밀집지역과 함께 도시화 등 주변환경 변화로 철책 기능을 상실한 경계철책 97.2㎞를 없앤다. 철책이 제거된 곳에는 영상장비 등 첨단 장비를 설치해 철책 기능을 대신하게 된다. 이를 위해 국고와 지방비를 포함, 총 62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환경부는 이중으로 둘러쳐진 철책 중 도로변 1차 철책이 철거되는 한강하구에는 습지생태공원을 조성한다. 먼저 1차 철책을 제거한 자리에는 차량 소음을 막을 수 있는 나무를 심는다. 또 철책 안 작전로는 산책길로, 감시초소는 습지전망대 및 탐조대로 활용할 계획이다.2차 철책선은 위치·모양·훼손정도 등을 따져 야생동물 보호펜스로 이용하거나 대체할 방침이다. 생태공원으로 조성되는 한강하구 습지는 1835만평이며 지난해 4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5년간 생태계 조사 등 11개 사업에 120억원이 투자된다. 또 강원도는 지역적 특성과 주민들의 희망을 감안해 민원이 많이 제기된 철책 21.1㎞를 해수욕장 개장 전에 철거한다. 고성의 송지호·백도해수욕장, 속초해수욕장, 양양 낙산해수욕장 등 54곳이 대상이다. 경기도(서해안) 및 남·서해안(경남·북 동해안 포함), 부산, 인천 송도, 전북 부안, 충남 서천, 경기 안산·화성(시화) 등의 철책도 연내에 철거된다. 임창용 류찬희기자 sdragon@seoul.co.kr
  • 싱싱한 우럭에 보물찾기는 ‘덤’

    싱싱한 우럭에 보물찾기는 ‘덤’

    ‘보리가 누렇게 익어갈 때 우럭 맛이 최고’ 바닷가 사람들이 얘기하는 ‘보리가 익을 때’가 바로 지금이다. 제3회 삼길포 우럭축제가 다음달 1∼3일 충남 서산시 대산읍 화곡3리 삼길포항에서 열린다. 첫날 풍물대축제, 고적대 퍼레이드, 우럭 OX퀴즈가 펼쳐진다. 퀴즈 입상자는 우럭매운탕 등을 경품으로 받는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우럭치어 10만마리를 방류하는 행사도 있다. 해바라기와 한혜진 등 가수들이 노래부르는 미니콘서트가 열려 분위기를 띄운다. 둘째날에는 길놀이와 지역특산물인 감자 한마당 행사가 열리고 밤에는 항구 야외극장에서 인기 영화도 상영한다. 마지막날에는 항구에서 해안을 따라가면서 바다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건강걷기대회가 벌어진다. 길이는 3㎞. 전경이 다도해처럼 한폭의 그림과 같다. 걷기대회가 끝나면 우럭회 등이 경품으로 주어지는 보물찾기도 즐길 수 있다. 행사기간 중에는 붕장어 맨손잡기 행사가 재미를 더한다. 연날리기와 페이스페인팅 등도 마련돼 있다. 종이배를 접어 바다에 띄우면서 소원을 빌어보는 이벤트도 있어 가족단위로 나들이를 즐기기 좋은 기회다. 우럭회는 1㎏에 1만 3000원. 요즘 삼길포에는 자연산 놀래미와 광어가 잡히고 박하지 등도 나온다. 삼길포에서 시내쪽으로 20분쯤 들어가면 지곡면 중왕리가 나온다. 요즘 이 마을에서는 세발낙지 잡이가 한창이다. 삼길포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다 송악IC나 해미IC로 빠지면 된다.40분 정도 걸린다. 송악IC에서는 당진 석문방조제와 ‘해 뜨고 해 지는 마을’ 왜목마을을 거친다. 그 전에 ‘상록수’의 심훈이 살던 필경사도 둘러볼 수 있다.(041)660-2601.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서해 대표어종 ‘물갈이’

    서해 대표어종 ‘물갈이’

    ‘조기와 꽃게에서 멸치와 오징어로….’ 서해안에 최근 10년 사이 난류성 어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바다 온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서해안 어획량은 3만 847t으로 이 중에 멸치가 1만 1474t을 기록해 전체의 37%를 차지, 가장 많이 잡혔다. ●수온상승 등 영향… 난류성 어종 크게 늘어 멸치는 1996년 2458t이 잡히는 데 그쳤다.10년 사이에 무려 466%가 늘어난 것으로 어획량의 순위도 4위에서 1위로 뛰어 올랐다. 당시 1위를 고수하던 굴은 멸치 때문에 2위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생산된 굴은 1만 650t에 이르고 있다. 인천에 있는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의 황학진 박사는 “한가지를 꼭 집어 얘기할 수 없지만 과도한 어획, 수온 상승, 해양생태계변화 등이 이 같은 양적인 어종 변화를 불러오는 원인이 되는 것같다.”고 밝혔다. 이어 3위는 8156t이 잡힌 오징어.10년 전에는 292t에 불과해 열손가락 안에도 들지 못했다. 동해안만의 특산물로만 여겨지던 게 최근들어 서해안의 주된 먹거리로 급부상한 것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난류성 어족인 오징어가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조개류인 동죽이 4위를 차지한 데 이어 1996년에 많이 잡히지 않던 대구, 가자미, 키조개가 각각 5,6,7위를 기록했다. 생산량은 대구 3726t, 가자미 3417t, 키조개 3391t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중국과의 협상으로 서해 가운데 한류가 형성되는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업이 가능해져 동해안이나 남해에서 많이 나던 대구가 서해안에서도 많이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10년 전 5066t으로 2위를 차지했던 뱅어는 지난해 집계가 어려울 정도로 생산량이 급감했다. 민어와 강달이도 거의 잡히지 않고 있다. 1970∼80년대까지 서해안의 대표적 수산물이었던 조기, 꽃게 및 갈치도 급격하게 어획량이 줄어 들었다. ●생태계 지각변동 지난해 조기 어획량은 35t에 불과하다.10년 전에 잡혔던 356t보다 10분의 1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96년 각각 5,6위를 기록하며 서해안의 대표 어종을 상징하던 밴댕이와 낙지도 순위에서 밀린 실정이다. 한편 한국해양연구원은 이날 “동해의 수온이 1985년 이후 연평균 0.06도씩 상승, 난류성 어종은 늘고 명태, 꽁치, 정어리 등 한류성 어종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동해보다 서해가 수온에 더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서해에 대한 분석후 어업지역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CEO칼럼] 글로벌 인재가 미래사회를 연다/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CEO칼럼] 글로벌 인재가 미래사회를 연다/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불과 40∼5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작고 가난한 아시아의 분단국가였다. 그러나 계속된 산업 발전 정책과 교육 투자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이제 자원 부족을 극복하고, 무역 규모 세계 11위, 외환 보유액 세계 4위, 연구개발(R&D) 인력 세계 7위, 증권시장 규모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국민들이 가진 남다른 교육열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대학 졸업률을 자랑하고 있다. 인적자원 개발을 국가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 그리고 이제 첨단 정보통신 및 선진화된 서비스산업으로 순조롭게 전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이와 다르다. 세계는 지금 무한경쟁 체제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의 경쟁국도 미국·일본·유럽 등 전통적인 경제대국뿐 아니라 중국·인도 등 신흥 고성장 국가로 폭넓게 다변화되고 있다.5년,10년 뒤의 ‘먹거리’를 위해서는 이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시대 흐름을 선도할 글로벌 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떤 인재가 미래를 선도할 글로벌 인재일까? 싱가포르에서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는 리콴유 전 총리는 미래에 필요한 인재의 조건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 외국어 구사 능력, 그리고 문화적 감수성을 꼽았다. 세계적인 석학들도 리콴유 전 총리의 이러한 인재관에 공감하고 있다. 이들은 미래가 ‘정보의 시대’에서 ‘영감(靈感)의 시대’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식 이상의 가치와 목표를 중시하는 인재가 필요해진 것이다. 기본적인 지식에 더해 꿈과 상상력, 이미지, 창의성, 문화, 예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진정한 인재가 될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의 습지에 디즈니랜드라는 꿈과 환상의 공간을 창조한 월트 디즈니도 미래형 인재의 좋은 본보기다. 바다 깊은 곳에서 끌어 올린 모래로 만들어지고 있는 두바이의 인공섬 ‘팜 아일랜드’ 역시 인간의 상상력에 한계가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서해안의 바다를 막아 거대한 농지를 만들었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시대를 한참 앞서갔던 분이다. 치밀한 추진력에 낭만적인 상상력을 가진 글로벌 인재는 단순한 지식 습득만으론 길러지지 않는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큼 ‘창조적인 파괴’가 필요하다. 창의적인 혁신 마인드에 불도저 같은 추진력과 도전의지를 겸비해야 한다. 상상력과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능력, 거기에 건강하고 양심적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지며,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의지를 지닌 사람이 필자가 생각하는 글로벌 인재다. 인재는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성공 요건 중 가장 중요한 요소다. 매순간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미래 지향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며, 발전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일 모두가 결국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창의력과 전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만이 조직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마련하고 이를 위한 투자를 망설임이 없이 추진하는 것이 바로 최고경영자(CEO)의 몫이라고 생각한다.‘사람에게 투자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없다.’는 선인의 말이 다시 한번 절실히 다가오는 시대이다.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 [먹을거리 산책] 꽃게

    [먹을거리 산책] 꽃게

    ●꽃게는 이런 것 5∼6월은 꽃게철이다. 특히 산란을 앞둔 암꽃게가 맛있다. 수게는 가을에 살이 오른다. 타우린 성분이 많고,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성장기 어린이는 물론 현대생활에 지친 성인들의 원기를 회복하는데 최고의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갑각류에 함유된 키토산은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인체 내 중금속 배출에도 효과적이다. ●서산산이 으뜸 꽃게는 서해안에서 주로 잡힌다. 가락시장에서 최고의 품질은 서산·인천산. 이 중 서산산이 단연 으뜸이다.2등급은 진도·목포산이다. 진도·목포산은 서산산에 비해 조금 더 붉은색을 띠고 등에 점이 더 많다. 3등급으로 치는 중국산은 봄철에 기온상승으로 인한 폐사위험이 높아 활꽃게 대신 냉동꽃게의 수입이 많다. 국내산 활꽃게는 1㎏에 서산 암게가 4만원선, 수게가 2만 5000원선에 거래된다. 중국산 냉동 암게는 10㎏에 4만 5000원선, 수게는 3만 5000원선을 형성한다. ●꽃게를 고를 때는 일단 봄에는 알이 밴 암꽃게를, 가을에는 살이 오른 수꽃게를 사는 게 좋다. 배받이가 둥그스름한 것이 암컷 뾰족한 것이 수컷이다. 신선한 꽃게를 골라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등 껍질을 깠을 때 냄새가 나지 않고, 내장이 많은 것을 찾는 것이다. 등 껍질을 깔 수 없다면 눈으로 봤을 때 배가 흰색이고, 엄지로 배를 눌렀을 때 물이 나지 않고 단단하며, 등 쪽은 거친 것이 신선하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조사분석팀 윤영돈 대리
  •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 시급”

    수도권 팽창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과 경제공동체 구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동남권 신국제공항 추진 대토론회에서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이제는 국가간 못지않게 대도시간 경쟁하는 시대가 초래되고 있다.”며 “대구, 부산, 울산, 창원, 포항, 구미 등 동남권 도시간 협력체계 강화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 원장은 “2020년이면 전 국토는 전라도 서해안과 충청·강원을 흡수한 광역수도권과 영남의 동남권 그리고 제주도로 구분되는 체제로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동남권 경제공동체 구축, 동남권 개발청 설립,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 등을 구심점으로 하는 경제공동체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를 한 홍석진(인천대 동북아 물류대학원) 교수는 “김해, 대구, 포항, 사천 등 동남권에 있는 공항들은 대부분 군 시설물을 활용하고 있어 국제공항으로는 부적절하다.“며 “동남권 신국제공항은 동남권의 세계화를 이끌 대표공항으로 건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에 나선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 상임의장은 “동남권 신공항은 빠른 시일 내에 착공해야 한다.”며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이 문제가 분명히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부산, 대구, 울산, 창원, 포항, 구미 등 6개 지역 대표 200여명이 참석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北 대규모 軍인사 단행 작전국장 김명국 대장

    북한당국이 최근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에 김명국 대장을, 총정치국 선전담당 부국장에 정태근 중장을 새로 임명하고, 국방위원회의 전임 보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규모 군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대북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인 리명수 작전국장이 국방위원회 전임으로 이동함에 따라 과거 작전국장을 지낸 적이 있는 김명국 제108기계화군단 사령관이 작전국장에 다시 부임했다. 인민군내 사상 및 선전사업을 총괄하는 총정치국 선전담당 부국장에 오른 정태근 중장은 92년께부터 서해안 전방초소를 지키고 있는 일선 제3군단(황해남도 소재) 정치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전임자인 박재경 대장은 인민무력부 대외사업담당 부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박재경 대장이 인민무력부 부부장으로 간 것은 경질 성격이 아니라 김정일 위원장의 특별 지시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대장은 94년부터 총정치국 선전담당 부국장으로 활약하면서 2000년 9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일원으로 서울을 방문, 김정일 위원장의 송이버섯 추석선물을 남측 인사들에게 전달한 바 있으며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에 수시로 동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김영춘 전 총참모장에 이어 리명수 전 작전국장까지 국방위 전임보직으로 자리를 이동함에 따라 국방위가 명실상부한 실체를 갖춘 공식조직으로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땅값 오르자 지자체 상대 줄소송

    서해안시대를 맞아 개발붐이 일고 있는 충남 서북부지역 지자체들이 부동산 관련 소송에 잇따라 휘말리고 있다. 17일 태안군에 따르면 최근 유러피안복합테마리조트측이 남면 몽산리 ‘장길산 드라마세트장’ 부지 4만 6000평의 토지거래계약에 대한 불허가 처분이 부당하다면서 군청을 상대로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 재판이 진행중이다. 업체는 이곳에 1300억여원을 투입해 콘도 등 각종 위락시설을 건립, 관광사업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군이 ‘4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관리농림지역이고 개발계획 허가권이 충남도에 있다.’며 허가하지 않고 있다. 태안군 관계자는 “군청이 먼저 토지사용을 승낙했다가 도청에서 허가를 해주지 않으면 모든 책임이 군청에 돌아온다.”면서 “행정심판에서도 군청의 손을 들어 주었다.”고 말했다. 예산군은 군유지 3000여평의 녹지를 넘겨 달라는 덕산온천관광지 2차지구 개발조합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조합측은 녹지 가운데 잡종지 884평은 공공시설 용지로 보기가 어렵다면서 소유권 이전을 요구했으나 군이 ‘조합과 모든 보상절차가 끝났다.”면서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홍성군은 홍성읍 옥남리 홍주문화회관뒤 부지 90평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는 강모씨에 의해 민사소송을 당했다. 홍성은 충남도청 이전계획으로 부동산 개발붐이 한창 일어나는 곳이다. 군 관계자는 “강씨가 부지 위에 자신의 건물이 수십년 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부지도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당진군도 석문면 장고항리 임야 445평을 20년 이상 점유해 왔다면서 수의매각을 요구하는 박모씨에 의해 소송을 당하는 등 서해안을 끼고 있는 충남지역 자치단체가 최근 몇건씩 부동산 소송에 걸려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진군 관계자는 “땅값 상승으로 부동산 관련 소송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 樂漁] 충남 청양 백곡지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 樂漁] 충남 청양 백곡지

    계절의 여왕 오월. 산과 들이 급속히 푸르게 변해 가는 신록의 계절이다. 논농사가 시작되는 요즘, 본격적인 배수기로 접어들며 대형 저수지들은 오래전부터 배수를 시작해 적지 않은 수량을 줄여 놓고 있다. 노지낚시 마니아 입장에서는 마땅한 출조지를 찾기 힘든 배수기를 맞이한 것이다. 낚시할 곳이야 왜 없겠는가만, 바쁜 일상에서 넉넉지 못한 시간을 쪼개 물가로 나서는 우리네 실정이라면, 그 또한 쉽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한 주라도 거르면 금단현상이 오고 마는 낚시병…. 이럴 때 가족과 함께하는 가족사랑 낚시는 어떨까? 맑은 공기와 깨끗한 환경,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자랑하는 청정마을에 자리한 자연 낚시터가 있다. 충남 청양군 정산면의 백곡 낚시터.3800여평의 크지 않은 면적에 평균 수심은 1.5m 정도로, 오뉴월이면 최고의 호조황을 보이는 곳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월척이 자주 나와 꾼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지난해부터는 토박이 이강화(38)씨가 향어와 F1잉어를 추가로 방류해 강렬한 손맛을 볼 수 있는 유료터로 개장했다. 지역꾼뿐 아니라, 서울꾼들이 자주 찾는 멋진 낚시터로 만들어 놓았다. 깔끔하게 정리된 75석 교잡식 좌대의 편안한 의자는 가족과 함께 초롱초롱한 별을 보며 밤낚시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충남 공주시에서 온 이후원(31)씨는 2.5칸 쌍포를 편성하고 밤낚시 준비로 분주하다. 평소 이곳을 자주 찾는 그는 2.5칸 미만의 낚싯대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채비구성은 대물위주다. 원줄 3.0호 이상, 바늘은 붕어 8호 이상 2봉을 사용한다. 찌맞춤은 비교적 무겁게 하고, 미끼는 어분계열과 보릿가루를 혼합하여 사용한다. 낮낚시 보다는 밤낚시가 조황이 좋다. 하룻밤 30㎝급 이상의 붕어 10여수 정도 가능하다. 입어료는 2만원. 여성과 아이들은 무료다. 회원카드 소지자는 1만 5000원. 주변에 누에 체험장과 칠갑산, 천장호 등 즐길거리가 많아 가족사랑 낚시에는 이상적이다. 조황문의 (011)455-0248,(010)7159-4728.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간고속도로→정안나들목→우성→목면 지곡리→중앙주유소→백곡낚시터 입간판 서해안고속도로→서평택나들목→아산→유구→신풍삼거리→청양이정표 우회전→쏠티터널→백곡낚시터 입간판
  • 태안 천일염전 근대문화재 등록 추진

    충남 태안군 등 국내 ‘천일염전’이 문화재로 등록이 추진된다. 14일 태안군문화원과 문화재청에 따르면 서해안 일대 천일염전을 항구적으로 보전 전수하기 위해 지난 4일 근흥면 마금리 안흥염전, 이원면 관리 이원염전, 소원면 모항리 중화염전과 신덕리 소원염전 등 태안군 염전 4곳에서 현장조사를 했다. 이번 조사는 염전의 보존 상태와 역사적 가치를 따져 지정하기 위한 것으로 이들 염전은 1946년부터 50년 사이에 영업허가를 받은 곳이다. 문화재청 김봉두 담당관은 “서해안지역에 개발붐이 일면서 염전이 많이 사라져 경기 시흥 소래염전, 전북 곰소염전, 전남 비금도염전 등과 함께 태안지역 염전에 대해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태안도 다른 지역보다 개발압력이 커 문화재 등록을 통해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의 천일염전인 인천의 주안염전도 개발로 인해 사라진 상태다. 이 염전은 1907년 조성됐었다. 해방 이전에 조성된 천일염전도 대부분 폐전됐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1115곳 1197만평의 염전에서 연간 23만 5000t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태안지역도 현재 천일염전이 18곳 121만평에 그치고 있는 상태다. 문화재청은 다음달 이들 염전을 등록문화재로 예고한 뒤 소유주들이 별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8월쯤에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등록할 계획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이들 염전이 문화재로 등록되면 역사·관광자원으로서 가치와 지역천일염의 브랜드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와 달리 소유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고 보호하는 위해 2001년 도입된 제도다.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위용 드러내는 인천대교

    위용 드러내는 인천대교

    인천 송도 앞바다. 가지런히 솟아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언뜻 보면 냇가의 징검다리 같다. 그러나 가까이 가면 갈수록 그 웅장함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간격의 정교함에도 탄성이 절로 나온다. 눈이 시리도록 정렬해 있는 교각은 조금씩 높이를 더하다 중심부인 주탑으로 시선을 이끈다.Y자를 거꾸로 세운 형태의 2개의 주탑은 바다의 신전처럼 그 위용이 당당하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왜 그토록 많은 징검다리가 필요했는지를 몸체로 설명해주고 있었다. ●46% 공정률… 2009년 10월 완공 주탑을 지나 영종도 쪽에 설치된 교각에는 상판을 얹는 작업이 한창이다. 클레인이 상판을 올려주면 ‘론칭거더’라는 거대한 기계가 마치 장난감 블록을 맞추듯 맞춰 나간다. 자연히 다리 모습도 점점 갖춰 나간다. “별거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척척이다. 그러나 작업을 지휘하는 엔지니어들의 얼굴에는 핏발이 서 있다. 한치의 착오가 있어도 전체가 어긋나는 고난도의 작업이기 때문이다. 주변에는 자재를 실어 나르는 바지선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 건설 현장은 사람과 기술이 어우러진 ‘인천의 미래’다. 인천시는 이 다리가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는 ‘주단’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인천의 미래가 뻗어나갈 길이기도 하다.2005년 6월 착공한 이래 현재 공정률은 46%. 순조롭게 진행돼 준공 예정인 2009년 10월 이전에 완성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세계 최초’‘국내 최대’라는 수식어를 갖춘 각종 첨단 공법과 장비가 총동원됐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첨단 공법 총동원…진도 7 지진에도 끄떡없게 사업비 1조 5914억원의 인천대교는 인천국제공항, 경부고속철도에 이은 대형 프로젝트다. 길이 12.34㎞(왕복 6차로)로 국내서는 최고, 세계에서는 6번째로 긴 다리다. 영국 건설전문지 컨스트럭션에 ‘경이로운 세계 10개 프로젝트’로 선정될 정도로 규모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민자사업 최초로 시행사와 시공사를 분리해 시행사인 ㈜인천대교는 자금조달과 사업관리를, 삼성·대림·대우·GS 등 7개 건설회사의 컨소시엄인 ‘삼성JV’는 설계와 시공을 맡았다. ㈜인천대교는 영국의 에이멕(AMEC)사와 인천시, 국내외 재무투자자 등이 출자했다. 다리가 완공되면 30년간 운영한 뒤 국가에 기부채납한다. 인천대교는 바다 위에 12㎞가 넘는 고속도로와 63빌딩 높이의 주탑(238m)을 건설하는 해상공사인 만큼 난공사로 꼽힌다. 공사 구간은 송도와 영종도에서 각각 시작되는 고가교, 주탑 부분의 사장교, 고가교와 사장교를 연결하는 접속교로 나뉜다. 해저에 직경 3m의 파일 630개를 박는 기초공사는 당초 계획보다 3개월 단축, 지난해 말 완성됐다. 현재는 길이 50m, 폭 15m, 무게 1400t에 달하는 상판(실제로 차가 다니는 부분)을 고가교와 접속교 교각 위에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공기 단축을 위해 상판·블록 등 대부분의 자재는 송도국제도시 서북쪽 끝자락에 있는 제작장(3만 8000평)에서 만들고 있다. 설계와 시공을 병행하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방식도 공정률을 앞당기는 요인이다. 또한 ‘현대 교량기술의 전시실’로 불릴 정도로 FCM·FSLM·SCP 등 최첨단 공법이 대거 동원되고 초대형 장비를 투입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크레인은 국내 최대인 3000t급으로 인양 높이가 82m에 달하며 코끼리 3000마리를 동시에 들어올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론칭거더, 캐리어는 상판을 교각 위에 자동으로 안착시키는 기능을 한다. 건설의 하이라이트는 사장교 주탑과 800m에 달하는 주경간(주탑과 주탑 사이)부분. 주탑은 곡선 구조물을 한치의 오차없이 콘크리트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최초로 자동상승 거푸집 시스템이 도입됐다. 주탑 사이에는 강철로 된 상판(길이 100m, 무게 2500t)이 설치된다. 다리는 초속 72m의 강풍과 진도 7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서해안·제2, 3경인고속도 연결 물류비 절감효과 인천대교는 경제자유구역이 자리매김하는 데 필요한 핵심 사업이다. 그동안 송도국제도시와 영종지구가 직접 연결되지 않아 시간 및 물류비용 손실을 초래하고 외자유치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인천대교가 개통되면 이같은 문제들이 해소된다. 인천 및 서울 남부, 경기도 남쪽에서의 인천국제공항 접근도 편리해진다. 인천대교는 제2, 제3경인고속도로 및 서해안고속도로 등과 연결돼 이들 지역에서 인천공항까지 통행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김수홍 ㈜인천대교 사장은 “인천대교를 통하면 송도에서 인천공항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다.”면서 “경제자유구역의 양 축인 송도국제도시와 영종지구가 연결돼 경제자유구역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은 해상데크·공연장등 국제관광지 인천시는 인천대교 주변을 인천을 상징하는 국제적인 관광지로 꾸미기로 했다. 인천대교 요금소 부근 공유수면에 설치된 2㎞의 가교(假橋)를 그대로 살려 친수공간인 해상데크, 갯벌체험장, 공연장, 포토포인트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120억원을 들여 인천대교 공사 추진을 위해 만든 가교는 당초 내년 6월 해체할 예정이었으나 서해 낙조를 바라볼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시는 이와 함께 해상데크 종점 부근과 남항 국제여객터미널 부지에 80m의 해상 전망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주행중 바다 한눈에…한국의 금문교 될 것” “인천대교는 한국 교량건설 기술의 결정판으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신공법으로 건설되고 있습니다.” 인천대교 건설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삼성건설 민운홍(49) 부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교량 건설 전문가다. 영종대교를 비롯해 말레이시아·쿠웨이트·싱가포르에서 대형 교량 건설에 참여했다. ▶인천대교 건설의 의미는. -인천대교는 국내 최대 교량이라는 의미를 넘어 대한민국 건설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중요한 공사라고 생각한다. 다리가 완공되면 발주량이 늘고 있는 세계 교량시장의 국제입찰에서 우리나라의 신인도와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 과정에 어려움은 없는지. -조수간만의 차를 비롯해 선박들의 잦은 왕래와 해무·바람 등이 난제가 되고 있다. 날씨가 나쁠 때는 근로자들이 귀가하고 못하고 교각에 설치된 비상숙소에서 지낸다. ▶공기 단축이 거론되고 있는데. -최첨단 공사기법과 장비들을 총동원하면서 구간별 공사기간이 단축되고 있다. 인천대교가 2009년 10월 완공되면 서해대교 건설이 7년 이상 걸린 점 등을 감안하면 19개월 정도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있다. ▶인천대교 중간지점에 전망시설은. -다리 중간에 차를 대고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은 없다. 대신 서해대교와는 달리 다리 난간을 철봉 형태로 만들어 주행 중에 바다를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미관적 요소를 강화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호주 시드니의 하버 브리지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다리로 만들 예정이다. 기대해도 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우리동네 맛집] 광진구 노유동 ‘벌교집’

    [우리동네 맛집] 광진구 노유동 ‘벌교집’

    서울 광진구 노유동에 있는 ‘벌교집’은 서울에서 좀처럼 맛보기 힘든 새조개 샤부샤부 집이다. 새조개가 많이 잡히지도 않지만 신선도 유지가 어려워 산지에서나 제 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벌교집을 추천한 정송학 광진구청장은 상당히 조심스러워했다. 하고 많은 지역 맛집 중 한 곳을 꼽는 게 마땅치 않아서다. 그럼에도 새조개 샤부샤부를 선택한 까닭은 ‘고향의 맛’이기 때문이다. 정 구청장의 고향은 보성군 벌교읍과 이웃한 전남 함평. 함평에서는 새조개가 많지 않다. 결국 어릴 적에 먹어본 새조개는 귀한 추억의 맛이다. 새조개는 한마디로 발이 달린 조개다. 이 발을 이용해 날아다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크고 두툼한 이 발을 식용한다. 서해안에서도 나지만 크기가 작고 살이 얇아 벌교, 여수, 순천의 개흙(영·호남 사투리는 뻘)에서 잡히는 것만 못하다고 한다. 이 집 새조개는 매일 새벽 고속버스를 통해 직송돼 오후 2시쯤이면 상에 오른다. 물 좋은 새조개를 먹으려면 초저녁 시간이 알맞다. 하루 직송량은 40인분 정도인 20㎏. 국물에도 비결이 있다. 김정국(60) 사장은 황태머리, 다시마와 댕기 등 약초를 넣고 매일 6시간씩 푹 끓여둔다. 이 국물에 새조개를 살짝 데쳐서 먹는다. 간간이 미나리, 팽이버섯, 대파 등을 함께 익혀 먹으면 새조개의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맛이 한결 산다. 여수에서 실어나르는 갓김치도 감칠 맛을 더한다. 꼬막무침은 별미. 다만 새조개는 12월에서 이듬해 5월 말까지만 맛볼 수 있다.6월부터는 산란기라 먹을 수 없다. 그래서 이 기간 중에는 주요 메뉴가 짱뚱어탕, 서대회, 갑오징어회로 바뀐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남해안 키조개값 폭락

    남해안의 키조개가 제철을 맞았으나 가격 폭락으로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엔화가치 하락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은 키조개가 국내에 풀리면서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6일 키조개의 주산지인 전남 고흥군 득량만 어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1㎏에 3만원이던 키조개 산지가격이 올해는 2만 4000원으로 떨어졌다. 장흥 지역 키조개의 대일 수출은 2002년 1900t에 이르렀으나 지난 해에는 800여t으로 줄었다. 올해는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서해안산 키조개의 대량 유통도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서해안산은 장흥산의 3분의1 수준인 1미당 700∼800원이다. 이에 따라 키조개 채취를 포기하는 어민이 늘고 있다. 어민 김모(46·전남 장흥군 관산읍)씨는 “최근 가격 폭락으로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들 것 같다.”며 “일부 어가는 채취를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득량만 키조개는 미네랄과 영양이 풍부한 수심 5∼6m의 갯벌에서 자라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뛰어나다.고흥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남해안 키조개값 폭락

    남해안의 키조개가 제철을 맞았으나 가격 폭락으로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엔화가치 하락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은 키조개가 국내에 풀리면서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6일 키조개의 주산지인 전남 고흥군 득량만 어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1㎏에 3만원이던 키조개 산지가격이 올해는 2만 4000원으로 떨어졌다. 장흥 지역 키조개의 대일 수출은 2002년 1900t에 이르렀으나 지난 해에는 800여t으로 줄었다. 올해는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서해안산 키조개의 대량 유통도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서해안산은 장흥산의 3분의1 수준인 1미당 700∼800원이다. 이에 따라 키조개 채취를 포기하는 어민이 늘고 있다. 어민 김모(46·전남 장흥군 관산읍)씨는 “최근 가격 폭락으로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들 것 같다.”며 “일부 어가는 채취를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득량만 키조개는 미네랄과 영양이 풍부한 수심 5∼6m의 갯벌에서 자라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뛰어나다.고흥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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