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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폭력 시달리다 전 남편 신체 훼손 60대 징역형

    가정폭력 시달리다 전 남편 신체 훼손 60대 징역형

    40여년간 가정폭력 시달리다 범행전 남편 “내 죗값” 선처 탄원서 제출법원 “사전계획…고령·탄원서 등 고려” 40여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황혼 이혼 후 전 남편의 신체 중요 부위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 최상수 판사는 특수중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A(69)씨에게 12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 서울 도봉구에 있는 전 남편 B씨(70)의 집에서 수면제를 먹여 B씨를 잠들게 한 뒤 흉기로 성기와 오른쪽 손목 등 신체 부위 일부를 절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자수했다. 당시 현장에서 절단한 신체 부위가 발견됐고 B씨는 인근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받았다. 재판에서 A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40여 년 전 B씨와 결혼한 뒤 폭력에 시달리다 2년 전 황혼 이혼을 했으나 이혼 후에도 폭력에 시달려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2년 전 접근금지 신청까지 했다”고 밝혔다. 44년 전 B씨와 결혼한 A씨는 남편의 잦은 폭력을 이유로 2018년 6월 이혼을 했다. 그러나 A씨가 다리 등을 수술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자 전 남편 B씨와 다시 왕래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서도 재판 내내 울먹이며 “정말 죽을 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전 남편 B씨는 A씨를 원망하는 마음은 없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서 전 남편은 ‘(피고인을) 원망하는 마음은 없고, 내가 그 동안 (피고인을) 홀대해 온 죗값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남은 시간 동안 속죄하며 살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신체 일부가 영구적으로 절단되는 피해를 보았다”며 “범행 방법이 잔혹하고 사전에 계획했다는 점은 불리한 사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이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점과 가족 관계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형을 선고한 뒤 A씨에게 “피해자가 피고인을 용서한 마음을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생각해서 피해자에 대한 사과의 마음을 가지라”며 “피고인의 가족 관계에 대해서도 좀 더 살피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재판부는 형을 정하는 것이 고민된다며 자료 검토를 위해 선고를 한 차례 연기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文, 내일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분신 전태일 열사에 훈장 추서

    文, 내일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분신 전태일 열사에 훈장 추서

    靑 “노동자 권익보호, 산업 민주화에 기여” 정부,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민주주의 발전 유공 부문 신설이한열 등 19명에 훈·포장, 표창 수여 문재인 대통령이 1970년 11월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분신했던 고(故) 전태일 열사에게 국민훈장을 추서한다고 청와대가 11일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전태일 열사를 대신해 그의 동생인 전순옥 전 국회의원과 전태삼 씨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노동자 권익보호, 산업 민주화 등 우리나라의 노동운동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해 훈장을 추서한다고 설명했다. 전 열사는 한국의 노동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불린다. 봉제노동자로 일하면서 근로기준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다가 시위가 경찰 등에 가로막히자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붙인 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분신했다.文, 이달 3일 전태열 열사 국가예우 영예수여안 국무회의 의결 정부는 지난 3일 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전태일 열사에 대한 국가 차원의 예우가 이뤄지도록 하는 영예수여안을 의결했다. 민주화 유공자들에 대한 예우를 다하겠다는 정부의 노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6·10 민주항쟁 기념식 계기에 ‘민주주의 발전 유공’ 부문을 신설, 고 이한열·박종철·전태일 열사의 부모, 조영래 변호사 등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19명에게 훈·포장과 표창을 수여했다. 이전까지는 고 문익환 목사 등 민주화 운동에 기여한 인물 8명이 개별적으로 사후 추서 등의 형태로 훈장을 받았다.文, 우크라이나 대통령 확진에 “안타까워, 빠른 쾌유 기원”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 “대통령님의 코로나 확진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대통령님의 빠른 쾌유를 빌고, 우크라이나의 코로나 상황도 조속히 진정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하고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격리해서 업무를 계속 보겠다”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간판 바꾼 성수동 거리… 얼굴 훤해졌네

    간판 바꾼 성수동 거리… 얼굴 훤해졌네

    서울 성동구는 성수동 일대의 노후 간판을 입체적인 디자인으로 전면 교체하는 ‘성수동 간판개선 사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무질서한 무허가 불법광고물 정비와 간판디자인을 도입해 도시미관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점포 한 곳당 최대 250만원까지 교체비를 지원한다. 성수2가3동 아차산로7길과 성수일로12길 일대의 60곳 점포가 대상이다. 구는 간판디자인 구상 및 설계 단계부터 주민들의 자율적 참여를 유도했다. 지난 9월 사업구간의 점포주와 건물주, 주민대표 등으로 구성된 ‘간판개선주민위원회’를 결성했다. 위원회는 지역 특성을 살린 디자인을 협의하고 간판 교체에 따른 비용 부담, 사후 유지관리 등 보조사업자의 역할을 한다. 위원회의 노력으로 대상 점포의 참여 동의가 70%를 넘었다. 구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내에서 통일성을 유지하되 성수동만의 지역 특성을 살린 간판 개선을 위해 주민위원회 및 점포주와 지속적인 협의를 했다”고 전했다. 구는 지난 6일 1차 간판설치 공사로 17곳 점포의 평평한 판류형 간판을 입체형으로 교체해 깔끔한 디자인에 가독성을 높였다. 앞으로 3차에 걸친 추가공사를 다음달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구는 미참여 점포를 대상으로 간판 교체 효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 구는 이 밖에도 옥외광고물 신고, 허가 수수료 면제, 불법 간판 철거 시 세척 및 청소 등을 지원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점포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응원을 보내며 지역에 맞는 아름답고 특색 있는 간판으로 성수동의 매력을 더욱 어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강원도 ‘2024동계청소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북측에 공식 제안

    강원도 ‘2024동계청소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북측에 공식 제안

    강원도가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 제안 서한문을 북측에 공식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원도는 10일 최문순 도지사 명의로 국제협력기구 등 대북 관련 지원단체 4곳에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제안하는 서한문을 지난 8월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공동개최 가능성은 올 초부터 언급됐지만 문서를 통한 공식 제안은 처음이다. 최 지사는 올해 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에 대해 남북 공동 개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구닐라 린드버그 IOC 집행위원과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최 지사는 서한문 전달 직후인 올 9월 이인영 통일부 장관 면담을 통해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남북공동 개최에 대한 강원도 차원의 입장을 IOC 위원장의 한국 방문 시 전달해 달라는 취지로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개최 도시의 명칭을 사용하는 전례와 달리 2024동계청소년올림픽을 ‘강원’이라고 명명한 것도 ‘남북 강원도’의 공동개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문에는 남북 공동개최뿐만 아니라 북한의 대회 참가, 특정 종목의 남북 단일팀 구성 등 여러 형태의 북한 참여를 바란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개폐회식의 분산 개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키종목을 평창과 북한 원산 마식령스키장에서 나눠 개최하는 안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올 6월 북측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소 폭파 이후 얼어붙은 민관 남북교류 협력사업이 강원도의 이번 제안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위원장 신창재)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에서 사무처 개소식을 갖고 대회의 성공 개최를 향한 첫걸음을 디뎠다.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는 70여 개국에서 임원 선수 26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024년 1월 19일부터 2월 2일까지 열린다. 강원도 관계자는 “강원도가 제안한 서한문에는 공동개최, 대회 참가, 특정 종목 남북 단일팀 구성 등 여러 형태의 내용이 담겨 전달됐다”며 “공동 개최는 IOC측에서도 적극 권장하는 사안인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트럼프 눈치에 ‘승자 선언’ 못 하는 美조달청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기관의 수장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공식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대통령 인수위원회 출범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조달청 격인 연방총무처(GSA) 에밀리 머피 처장은 9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가 공식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서한을 쓰기를 거부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법에 따르면 GSA는 대통령 당선인을 확정한 뒤 대통령·부통령 당선인에게 공식적인 직무 인수인계에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GSA가 사실상 승자 선언 권한을 쥔 셈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 당선인은 사무 공간과 장비 및 특정 비용 등 GSA가 제공하는 행정 서비스 및 시설을 받지 못하고, 국가안보 관련 브리핑을 받을 수도 없다. 미 언론들이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선언한 지 36시간이 지난 8일 밤까지도 머피 청장은 꿈쩍도 안 하고 있다. 패멀라 페닝턴 GSA 대변인은 “당선인 확인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청장이 법이 요구하는 모든 요건을 준수하고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선언’에 따른 정쟁을 피하기 위해 GSA가 몸을 사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데 GSA가 먼저 당선인을 발표할 경우 보수파의 거센 시위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상태로 가면 각 주의 선거인단 소집·투표일인 12월 14일 이후에야 공식 인수위가 출범할 수 있다. 이는 11월 선거 직후 대통령직을 인수하는 다른 당선인들에 비하면 준비 시간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트럼프 눈치에 ‘승자 선언’ 못 하는 美조달청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기관의 수장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공식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대통령 인수위원회 출범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조달청 격인 연방총무처(GSA) 에밀리 머피 처장은 9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가 공식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서한을 쓰기를 거부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법에 따르면 GSA는 대통령 당선인을 확정한 뒤 대통령·부통령 당선인에게 공식적인 직무 인수인계에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GSA가 사실상 승자 선언 권한을 쥔 셈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 당선인은 사무 공간과 장비 및 특정 비용 등 GSA가 제공하는 행정 서비스 및 시설을 받지 못하고, 국가안보 관련 브리핑을 받을 수도 없다. 미 언론들이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선언한 지 36시간이 지난 8일 밤까지도 머피 청장은 꿈쩍도 안 하고 있다. 패멀라 페닝턴 GSA 대변인은 “당선인 확인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청장이 법이 요구하는 모든 요건을 준수하고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선언’에 따른 정쟁을 피하기 위해 GSA가 몸을 사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데 GSA가 먼저 당선인을 발표할 경우 보수파의 거센 시위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상태로 가면 각 주의 선거인단 소집·투표일인 12월 14일 이후에야 공식 인수위가 출범할 수 있다. 이는 11월 선거 직후 대통령직을 인수하는 다른 당선인들에 비하면 준비 시간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독립 탄원… 항일투쟁 외교 전선의 선구자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독립 탄원… 항일투쟁 외교 전선의 선구자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8년 1월 윌슨 미국 대통령이 천명한 민족자결주의는 나라를 빼앗긴 약소국들을 독립의 희망에 부풀게 했다. 그런 배경에서 같은 해 8월 중국에서 민족지도자들이 발족한 신한청년당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강화회의에 대표를 파견해 한국의 독립을 청원하기로 했다. 파리에 대표로 간 인물이 김규식이다. 미국 유학을 다녀온 김규식은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하고 국제 정세에 밝아 적임자였다. 김규식은 파리로 떠나기 직전 결혼한 김순애와 바로 이별해야 했다. 여운형과 김순애 등은 국내외 각지로 가서 파견 경비를 모으는 한편 한국 대표의 외교활동에 힘을 실어 주려면 대규모 독립운동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이런 활동은 3·1운동의 기폭제가 됐다.김규식이 파리에 도착한 것은 국내에서 일제의 탄압 속에 만세운동이 계속되던 1919년 3월 13일이었다. 김규식의 임무는 회의석상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고 비망록을 제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전승국인 일본의 방해로 애당초 불가능했다. 이를 예상한 김규식은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에 따라 움직였다. 먼저 파리 샤토가 38호에 한국공보국을 설치했다. 각국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언론, 정당은 물론 사회주의 조직과도 접촉했다. 그를 통해 일제의 죄악상을 폭로하고 독립의 정당성을 홍보했다.●한국 독립 문제 국제적 부각… 동정 여론 형성 한국공보국은 공보국회보를 발간하고 ‘한국독립에 대한 탄원서’를 회의에 제출했다. 김규식이 만났던 미국 인사는 외교관이자 언론인인 스티븐 본잘이라는 사람이었다. 본잘은 한국에 호의적이기는 했지만 결정권이 없었다. 그의 대답은 “우리가 유럽에서 전범을 응징하면 나중에 국제연맹이 일본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도였다. 김규식은 좌절하지 않았다. 조르주 클레망소 강화회의 의장에게 임정 대통령 이승만 명의의 서한을 전달했다. 김규식이 파리에 머물던 4월 11일에는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돼 대표단 지원사업은 임시정부로 이관됐다. 임정은 공보국을 임정 파리위원부로 개칭하고 김규식을 임정 외무총장 겸 파리위원부 위원장으로 임명해 힘을 실어 주었다. 김규식은 4월 26일에는 ‘통신국회보’를 발간해 3·1운동 등 독립운동 소식을 알렸다. 한일합병의 무효화 등을 요구하는 20개 항목을 담은 독립공고서를 비롯한 서한을 강화회의 이사회 위원들과 각국 정부에 여러 차례 보냈다. 달걀로 바위 치기 같았지만 김규식의 다각적인 노력에 침묵을 지키던 유럽 신문들이 움직여 기사를 싣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규식의 활동은 열강들의 외면으로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한국 문제를 국제적으로 부각시키고 동정적 여론을 형성하는 간접적인 성과는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사(尤史) 김규식은 1881년 1월 29일 부산 동래에서 김지성과 경주 이씨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구한말 선전관을 지낸 부친은 일제를 비난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누명을 쓰고 귀양을 갔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 김규식은 사실상 고아가 됐다. 큰아버지 집에 맡겨졌지만 형편이 어려워 영양실조에 걸릴 정도로 어린 나이에 고난을 겪었다.●16세 美 유학… 박사과정 장학생 접고 귀국길 그를 구한 사람은 미국 선교사 언더우드였다. 그의 아내 릴리아스는 이런 글을 남겼다. “언더우드는 분유와 약을 들고 가마를 타고 아이가 있는 곳을 찾아갔다. 그 아이는 너무 굶주려서 먹을 것을 달라고 울부짖으며 벽지를 뜯어내어 삼키려고까지 했다.” 언더우드는 병든 김규식을 극진히 보살피고 입양했다. 5세 때 김규식은 언더우드가 세운 고아학교(경신학교)에 입학했는데 영어를 대단히 빨리 익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어 1894년 한성 관립영어학교 1기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학교를 졸업한 김규식은 독립신문사에 입사하고 독립협회에도 가입했다. 김규식은 16세가 된 1897년 서재필의 권유와 언더우드의 후원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동부 버지니아주 로노크대학에 입학했다. 예과를 2등으로 마치고 본과에서도 전 과목 평균 90점 이상을 받았다. 외국어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전교강연대회에서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스스로 학비를 조달해야 했지만 1903년 전체 3등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다. 졸업한 해 가을 그는 프린스턴대학원에 장학생으로 입학, 1년 만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 장학생으로도 선발됐지만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귀국을 결심하고 조국으로 돌아왔다. 김규식은 은인인 언더우드 목사를 돕는 일부터 시작했다. 언더우드의 비서와 주일학교 교장직을 맡으면서 새문안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거기에 안주할 수 없었다. 1911년 조선총독부가 ‘105인 사건’을 일으켜 독립운동가와 기독교 지도자들을 대거 구속했을 때 투옥은 모면했지만 일제의 감시와 탄압은 심해졌다. 김규식은 해외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참여할 결심을 굳혔다. 일제의 추적을 따돌리고자 호주로 간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상하이로 향했다. 상하이에 도착한 때는 32세 때인 1913년 4월 중순이었다. 신규식, 박은식 등이 창설한 동제사(同濟社)가 프랑스 조계에 설립한 박달학원에서 일할 기회를 얻어 중국에서의 첫걸음을 떼었다. 파리강화회의에 파견돼 임무를 마친 김규식은 임정 구미위원부 초대 위원장으로 임명돼 1919년 8월 22일 미국으로 건너갔다. 구미위원부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외교 활동을 벌이고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는, 사실상 정부 기능을 수행했다. 김규식은 미국 국무부 당국자들에게 독립운동 지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윌슨과 관리들로부터 말할 수 없는 냉대를 받았다. 구미위원부는 한국친우회를 결성하고 대중 연설이나 홍보물 배포, 신문·잡지 기고 등의 간접적 활동을 폈다. 이는 미국 정치인들에게 영향을 미쳐 1920년 3월 미국 상원에 한국 독립안이 상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김규식은 1921년 1월 상하이로 돌아가 임정에 합류했다. 그러나 임정의 내부 갈등에 염증을 느껴 구미위원부 위원장과 학무총장을 사임하고 한중호조사(韓中互助社)를 창립해 한중 합작으로 항일운동을 벌였다. 1921년 극동피압박민족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규식은 참가를 결정했다. 고비사막을 횡단하고 러시아 이르쿠츠크를 거쳐 1922년 1월 모스크바에서 개막된 회의에 참석했다. 50여명이 참가한 한국대표단은 레닌으로부터 지원을 약속받았다. 중국으로 돌아온 김규식은 복단·동방·북양대학 교수로 일하는 한편 삼일중학을 세웠다. ●독립단체 통합 참가, 민족혁명당 국민부 부장에 1925년부터 김규식은 독립운동 계파 통합을 위한 민족유일당운동에 참가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자 교육에만 열중했다. 1935년 7월에는 난징에서 한국독립당, 의열단 등 5당 통합으로 창당된 조선민족혁명당 중앙집행위원회 위원과 국민부 부장으로 선임됐다. 1942년에는 좌우익 세력을 대표하는 한국독립당과 광복군, 민족혁명당과 조선의용대가 임정을 중심으로 통합했다. 사천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던 김규식은 충칭 임시정부로 와서 국무위원과 선전부장으로 선임됐다. 1944년에는 임정 부주석에 취임했다.광복 후에도 그의 통합정신은 이념과 노선을 초월한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으로 이어졌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피란하지 않고 서울에 남아 있다가 9월에 납북당했다. 평북 만포진까지 끌려간 김규식은 그해 12월 10일 동상과 천식 등으로 고통받으며 69세를 일기로 비참하게 숨을 거두었다. 정부는 1989년 김규식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독립운동가 김마리아의 고모이기도 한 부인 김순애는 1977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공시생 애환 담긴 컵밥 먹고… 사육신 충절과 만나다

    공시생 애환 담긴 컵밥 먹고… 사육신 충절과 만나다

    서울의 ‘노량진’이라는 땅 이름은 짐작처럼 ‘한강’에서 비롯됐다. 오늘날의 이촌동과 노량진 사이 한강을 노들강이라 불렀는데, 노들의 뜻을 새겨 한자로 적은 것이 곧 노량이다. 백로가 뛰어놀던 징검다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여기에 조선 태종 14년(1414) 배가 건너는 나루가 생기면서 노량진이라는 이름이 태어났다고 역사는 적고 있다. 하지만 이제 노량진에서 한강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신 노량진은 ‘학원의 거리’와 같은 말이 됐다. 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의 제23회 주제는 ‘노량진 산책’이다. 투어는 서울 지하철 1호선과 9호선이 만나는 노량진역에서 시작됐다. 노량진역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구름다리로 철길을 건너면 노량진수산시장이다. 수산시장 또한 노량진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분명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답사단은 노량진로 좌우로 학원가가 펼쳐진 역 건물 남쪽의 작은 광장에서 만났다. 노량진을 흔히 학원가라 부르지만 현장에서 둘러보면 그보다는 ‘학원산업’ 나아가 ‘교육산업’이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학원의 숲이라 할 만큼 온갖 학원이 들어선 가운데 역 건너편에 보이는 면접학원은 취업준비생이 마지막으로 거쳐 가는 학원일 것이다. 수험생이 먹고 자고 공부하는 생활의 현장인 만큼 ‘부대 산업’의 규모도 간단치 않아 보였다. 원룸텔과 스터디카페가 학원만큼이나 많고 피트니스센터도 적지 않다. 건강관리에 힘쓰는 수험생도 없지는 않겠지만 체력이 필수인 소방이나 경찰 공무원 지망생이 노량진에 그만큼 많다는 뜻이라고 한다.노량진 학원가는 주변의 기존 건물에 학원이 입주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옛 건물이 사라지는 대신 학원 전용의 대형 건물이 속속 들어서면서 분위기를 바꿔 나가고 있었다. 메가스터디타워 같은 새로운 개념의 수험생 편의시설이 생겨나고 있는 것도 트렌드인 듯싶다. 노량진역 광장에서도 바라보이는 장승배기로의 이 초대형 오피스텔 건물은 ‘신개념 복합교육문화공간’이다. 수험 생활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인 셈이다. 답사단은 복잡한 노량진역 광장을 벗어나 한강대교 쪽으로 노량진로를 걷는다. 곧 ‘대입재수정규반’ 안내판이 보이는 종로학원 노량진본원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오늘 산책길에 동행한 사람들은 누구나 어쩔 수 없이 수험생이나 취업준비생의 가족이다. 자신의 시험을 준비하다 머리를 식히러 나온 취업준비생일지도 모른다. 역사 선생님 출신으로 노량진 학원의 역사에도 해박한 엄태호 서울도시문화지도사의 설명을 듣는 모습이 어느 때보다 진지하다. 노량진이 학원가로 떠오른 것은 재수학원의 양대 산맥 종로학원과 대성학원이 자리를 잡은 것과 맥을 같이한다. 두 학원은 1965년 종로구 인사동과 도렴동에서 각각 문을 열었다. 서울시 정책에 따라 중심가 학원을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대성학원은 1975년 일찌감치 노량진 삼거리에 자리잡았고, 종로학원은 1979년 서울역 뒤편 중림동으로 이전한다. 2014년에는 중앙학원을 운영하는 하늘교육이 종로학원을 인수하는데, 지금의 종로학원 노량진본원은 바로 노량진 중앙학원이 있던 곳에 위치하고 있다. 역사가 보여 주듯 한동안 노량진 재수학원의 패권은 대성학원이 쥐었는데, 2006년부터 메가스터디학원과 이투스학원이 들어서면서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노량진의 대세는 입시학원이 아니라 공무원학원이 된 듯하다. 공무원 임용고시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공단기학원은 노량진에만 분야별로 10관까지 있다고 한다. 종로학원에서 조금 더 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길 건너편에 컵밥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컵밥은 수험생 뷔페와 함께 노량진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엄 지도사는 컵밥의 삼대 요소는 삼겹살과 햄, 치즈라고 설명한다. 수험생에게 필요한 고열량 식재료다. 하지만 컵밥도, 뷔페도 갈수록 손님이 줄어든다고 한다. 노량진수산시장 삼거리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면 골목 안에 고려직업전문학교가 있다. ‘밑줄 쫙’으로 유명한 국어 스타 강사 서한샘의 한샘학원이 있던 자리다. 단과 전문이었던 한샘학원은 그러나 인터넷 강의에 밀리며 지난해 결국 문을 닫았다.노량진119안전센터를 지나면 학원의 거리가 막을 내리고 역사의 거리가 시작된다. 왼쪽으로 사육신역사공원이 나타난다. 수양대군이 1455년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좌에 오른 계유정난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듬해 성삼문·박팽년·하위지·이개·유응부·유성원 등이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능지처참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이 여섯 사람을 흔히 사육신이라고 부른다. 시신은 한강변 새남터에 버려지는데,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이 수습한 뒤 한강 너머에 무덤을 만든 것이 사육신 무덤의 시초가 됐다고 한다. 애초에는 성삼문과 그의 아버지 성승, 박팽년·이개·유응부의 다섯 무덤이 있었다고 하나 성승의 무덤은 임진왜란 과정에서 사라졌다. 이후 서울시가 1977년 사육신 무덤을 정비하면서 유성원·하위지의 무덤과 김문기의 가묘를 추가해 오늘에 이르렀다. 사육신이라는 표현은 역시 생육신의 한 사람인 남효온이 처음 썼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 사육신의 무덤은 사실상 ‘사칠신’의 무덤이 됐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육신 무덤은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다만 일 년 중 여의도 불꽃축제가 있는 하루만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불꽃축제마저 열리지 않았다. 이제는 충절을 기리는 공간이기보다 불꽃놀이의 ‘핫스폿’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수양대군, 곧 세조를 버리고 단종을 취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의로운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사육신 무덤을 찾으면 이런 생각이 들까. 아니, 이런 생각을 하며 아예 사육신 무덤을 찾지 않는 것은 아닐까. 물론 후손들은 다를 것이다. 사육신 무덤은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이 아니라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었다. 역시 단종복위운동과 관련된 경북 영주의 금성대군 신단이 사적인 것과 비교해도 무언가 그 과정에 곡절이 있을 것만 같다. 물론 국가지정문화재이면 더 중요하고 지방문화재라고 덜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육신 무덤에서 한강이 보이지 않게 가로막는 고층아파트를 보면서 사적으로 지정됐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적이라면 관련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이렇게 가까이에 고층건물이 들어서 경관과 시야를 훼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육신역사공원에서 아파트 옆으로 난 샛길을 따라 한강 방향으로 내려가면 노들나루공원이다. 노량진정수장이 있던 자리라고 하는데, 그 역사는 19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이제는 인조잔디구장, 풋살장, 씨름장, 족구장, 자전거연습장, 체력단련시설, 야외무대로 꾸며졌다. 남쪽으로 길을 건너 용양봉저정으로 간다. 정조가 1795년 수원의 화성행궁에서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연 내용은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정조는 당시 한강에 배다리를 만들어 건넜는데, 용양봉저정은 바로 오가는 길에 점심을 먹으며 쉬어 갔던 행궁의 일부분이다. 용양봉저정에 오르면 용산 방향으로 곧게 뻗은 한강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야를 가로막던 주민센터를 최근 헐어 내고 공원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그 아래 한강대교 남단교차로 사거리에는 ‘주교사 터’ 표석도 보인다. 이름 그대로 배다리 설치를 주도한 관청이 있었다.북쪽으로 노들로를 건너면 한강변을 따라 동쪽으로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이 보인다. 이 오솔길을 심훈공원 혹은 효사정문학공원이라고 부른다. 소설 ‘상록수’의 작가 심훈(1901~1936)은 언덕 너머 흑석동 출신이다. 그는 ‘그날이 오면’처럼 역사에 남을 작품을 남긴 뛰어난 시인이기도 했는데, 이 오솔길을 걸으면 심훈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피처의 꽂아넣는 스트라익은 수척의 폭탄… 배트로 갈겨친 히트는 수뢰의 포환…’ 개인적으로 ‘야구’(1929)라는 시에 눈길이 갔다. 오솔길 끝에 효사정이 있다. 세종 시대 한성부윤을 지낸 노한(1376~1443)의 별서였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3년 동안 시묘살이를 했던 곳에 정자를 짓고 부모님을 그리워했다. 그래서 이름부터 효를 생각하는 정자가 됐나 보다. 이곳에 닿으니 사육신 무덤에서 효사정에 이르는 길을 포함한 일대 둘레길을 동작충효길이라 부르는 이유도 알 것 같다. 효사정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풍광은 한마디로 장쾌하다. 이것만으로도 효사정에 오를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효사정에서 계단을 내려가면 흑석동이다. 이곳에서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인 중앙대 교정으로 가는 길 중간에 심훈의 생가터가 있다. 심훈생가의 표석은 새로 지은 아크로리버하임 아파트 끝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나타나는 천주교 흑석동성당 마당에 있다. 심훈의 생가는 마흔 칸짜리 저택이었다고 하는데, 오늘날의 성당 터가 대부분 그의 집터는 아닌지 모르겠다.중앙대 중앙도서관은 1959년 지은 서울미래유산이지만 유리 재질의 커튼월로 장식한 겉모습이 매우 현대적이다. 김인철 중앙대 교수의 설계로 2009년 리모델링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그 과정에서 바닥에 고무판을 붙여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많아 놀랐다고 한다. 하이힐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였는데, 김 교수는 “수도원보다 더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어 아예 소리 나는 신발을 신고 들어올 엄두를 못 내게 해야겠다 싶었다”고 회고한다. 물론 농반진반이다. 글 서동철 서울신문 논설위원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 - 제24회 추억의 극장가 ●출발 일시 11월 14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내환외환’ 타파 나선 태국 국왕… 외신들 만나 “시위대도 사랑해”

    ‘내환외환’ 타파 나선 태국 국왕… 외신들 만나 “시위대도 사랑해”

    ‘사랑’ 세 차례 언급하며 “태국은 타협의 땅”`넉 달째 계속된 시위에 첫 공개 입장 밝혀獨과 외교 문제 등 정치적 혼란 타개 나서군주제 개혁 등을 외치는 태국 민주화 시위대에 대해 국왕이 처음으로 타협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왕이 왕실 행사에 극히 드물게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인터뷰까지 한 것은 국내외에 정치적 혼란을 타개하고자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마하 와치랄롱꼰(68) 국왕은 1일 밤 왕궁 내에서 불교 행사를 마친 뒤 수티다 왕비와 함께 밖으로 나오면서 왕실 지지자 수천명을 만나며 격려했다. 행사에 초청받은 영국 지상파 방송인 채널4 기자가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와치랄롱꼰 국왕은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가 곧바로 “우리는 그들을 똑같이 사랑한다”고 세 차례 반복했다. 국왕은 또 “타협의 여지가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는 “태국은 타협의 땅”이라고 답했다고 미국 CNN이 전했다. 4개월째 계속되는 시위대를 향해 국왕이 처음으로 밝힌 공개 입장이다. 태국 왕실 행사는 전담 뉴스팀에만 취재가 허용되지만 이번에는 CNN과 채널4 등 외신 기자도 초대됐다. 와치랄롱꼰 국왕이 외국 방송에 나온 것은 왕세자 시절인 1979년 이후 처음이다. 태국에서는 군주에게 질문은커녕 말을 거는 것조차도 금기시된다. 신성불가침한 존재로 여겨진 국왕을 모독하면 최고 징역 15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와치랄롱꼰 국왕은 이런 발언 이후 노란 조끼 차림의 지지자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왕실 지지자들은 “죽을 때까지 충성하자”, “국왕 폐하 만세” 등을 외쳤다. 곧이어 국왕 부부와 함께 있던 시리완나와리 공주가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태국 국민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앞서 학생들이 주도하는 민주화 시위는 지난 7월 이후 4개월째 계속되면서 태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퇴진과 개헌을 요구하다 군주제 개혁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시위대는 왕실 자산에 대한 감독 강화, 왕실 모독죄 폐지, 국왕의 쿠데타 지지 및 정치 개입 금지 등의 ‘개혁’이 이뤄져야 진정한 입헌군주제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도전을 받은 국왕의 이날 발언은 국내 정치 혼란을 피해 머물고 있는 독일과의 외교 문제가 불거질 위험 속에 나왔다. 시위대는 독일 정부에 국왕이 독일에 머무를 때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고, 독일 정부는 와치랄롱꼰 국왕이 독일 땅에서 정치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성경들고 유세장 나온 수녀들, 트럼프도 “자매님” 관심...가톨릭 표심 어디로?

    성경들고 유세장 나온 수녀들, 트럼프도 “자매님” 관심...가톨릭 표심 어디로?

    대선 전 마지막 주말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핵심 경합 주에서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만 4곳을 돌며 유세를 펼쳤고, 바이든 후보는 미시간주 2곳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처음으로 함께 무대에 오르는 등 필승 의지를 다졌다. 30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 위스콘신, 미네소타 3곳을, 바이든 후보가 아이오와, 미네소타, 위스콘신 3곳을 찾아 표심잡기에 공을 들였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유세장을 찾은 지지자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특히 30일 미시간주 트럼프 대통령 유세 현장에는 수녀 5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AP통신은 이날 미시간주 워터포드타운십 오클랜드카운티국제공항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유세 현장에 미시간주 하틀랜드타운십 성모성심회 도미니카수녀 5명이 참석해 박수갈채를 쏟아냈다고 전했다.나이가 지긋한 수녀 5명은 수녀복을 입고 유세장에 등장했다. 유세장을 가득 메운 지지자 수천 명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수녀들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코로나19 투병에 관해 설명하다 직접 수녀들을 지목해 연설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매님들, (그때 나는) 정말 기분이 별로였다. 하지만 ‘리제네론’을 맞고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 일어나 보니 마치 신이 내 어깨를 어루만진 것 같았다”고 말해 수녀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트럼프 유세장에 수녀가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4일 오하이오주 서클빌 유세 때는 단체로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마스크를 맞춰 쓴 수녀 3명이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바로 뒤에서 성경책을 들어 보이며 환호하는 수녀들의 모습이 전파를 타 유권자 사이에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한 유권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성인물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포드) 사이의 성 추문을 언급하며 “임신한 아내를 두고 불륜을 저지른 것에 대해 수녀님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선거캠프가 가톨릭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전략적으로 배치한 가짜 수녀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종교만 놓고 보면 미국인 46%는 개신교 신자, 22%는 가톨릭 신도다. 장로교 신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미국 양대 종교인 개신교와 가톨릭의 막강한 정치력에 힘입어 당선됐다. 트럼프 지지자 상당수는 개신교 백인 복음주의자다. 의무사항이 아님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때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한 것은 개신교 지지자를 의식한 다분히 의도적 제스쳐였다.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톨릭 신자 52%도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조금 다르다. 상대 후보인 바이든 후보가 독실한 가톨릭 신도라는 점이 큰 변수다.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딸을 잃고 아들마저 암으로 먼저 보낸 바이든 후보가 신앙에 의지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이 때문일까. 얼마 전 여론조사에서는 가톨릭 유권자의 표심이 바이든 후보 쪽으로 기운 것으로 나타났다. EWTN-리얼클리어가 8월 27일부터 9월 1일까지 12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톨릭 유권자의 바이든 지지율은 53%, 트럼프는 41%로 조사됐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처럼 가톨릭 인구가 많은 주요 격전지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가톨릭 유권자 잡기에 몰두 중이다. 낙태 등 민감 사안에서 보수적 입장을 고수하며 기존 기독교 복음주의자 지지자는 물론 가톨릭 유권자까지 끌어안았다. 낙태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지지하는 바이든 후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태아 생명권을 주장하고 있다. 30일 위스콘신 유세에서는 “당신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지지자 말에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있지 않으냐”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전 세계 가톨릭 신도 13억 명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애와 연대’를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정반대의 메시지를 내놓은 만큼, 가톨릭 표심이 어느 쪽을 향할지 막판까지 대혼전이 예상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광장] 나훈아를 자꾸 그립게 하는 사람들/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나훈아를 자꾸 그립게 하는 사람들/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알베르 카뮈의 소설 ‘최초의 인간’을 읽은 건 윤희숙 의원 덕분이다. 국회 ‘5분 연설’로 알려진 그가 어느 인터뷰에서 “주인공은 앞선 사람에게서 경험과 지식을 배울 통로가 없어 최초의 인간처럼 성장했다”며 소설을 인용했다. 이전 경험들을 무시하고 최초의 정부처럼 스스로 고립시키는 지금 정부에 빗댔다. 경제학자인 초선 의원이, 부동산 정책 실패를 꼬집는 데 카뮈의 자전 소설을 은유하다니. 교양의 밑천이 이쯤 되는 정치인이 있긴 있구나. 솔직히 좀 감동했다. 나훈아 신드롬이 한 달을 넘고 있다. 수신료 내기 아깝던 바로 그 공영방송에서 칠순 넘은 가수가 어눌하지만 웃는 얼굴로 하고 싶은 말을 맺힌 데 없이 풀어낼 때. 방송사고 아닌가 조마조마했다. ‘변명’을 정독한 것은 순전히 그날 나훈아가 부른 ‘테스형’ 덕이었다. 지난 추석 연휴에 읽었던 두 권의 책은 부지불식간 지성을 자극받았던 결과다. 함량미달 억지 궤변 속에서 문학을 인용하는 현역 정치인은 거의 희귀종이다. 진영 논리의 신경전 없이 온전히 지성을 자극받는 일이 실종되다시피 한 현실. 나훈아를 연호하는 이유가 다르지 않다. 국민 반쪽의 지지만 챙기는 계산법이 아니라 들려 주고 싶은 말을 들려 주는 ‘어른’. 진짜 어른의 목소리를 너무 오랜만에 우리는 들었다. 노가수가 책을 읽어야 좋은 가사도 나온다면서 ‘(소크라)테스형’을 절창하는데. ‘변명’을 안 읽어 보고 배기겠나. 편 가르지 않고 “국민이 힘이 있어야 한다”고 등을 두드려 주는데. 사심 없이 따뜻했을밖에. 소설가 조정래 선생이 왜소해졌다.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돼 버린다”는 발언은 과장어법일 수 있다. 그의 소설을 섬겨 읽었던 이들은 그래도 혼란스럽다. ‘토착왜구’라 지목한 150만명의 친일파는 어디에 살며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조국 사태로 나라가 두쪽 날 때 괴력을 뿜었던 단어가 ‘토착왜구’ 아니었나. 국민 트라우마인 언어가 희수(喜壽)의 문단 큰어른 입에서 쉽게 나올 수 있는가. 소설 장면이 왜곡됐다는 오래전의 비판에 작가는 “내가 쓴 역사적 자료는 객관적”이라 전제했다. “진보적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쓴 책을 중심으로 한 자료”가 근거라고 했다. ‘진보적’이면 객관적이라고 단정해도 되는 건가. 불특정 국민 다수를 토착왜구이니 단죄하자면서 ‘진보=진실’의 등식은 강권해도 되는가. 진보주의는 언제나 우월하며 틀리지 않는다는 이념 콤플렉스에 우리는 언제까지 갇혀 쪼개져야 하는가. 오래된 독자들이 아주 오래 존경했던 작가에게 묻고 있다. 100년도 훨씬 전의 작가 에밀 졸라를 생각하게 된다. 다원주의가 되레 퇴행하고 있는 진보 정권에서의 아이러니다. 프랑스 국민을 12년간 좌우 대결의 소용돌이로 밀어넣었던 드레퓌스 사건에서 그의 다른 목소리가 없었더라면. 사건의 진실은 더 깊이 묻히고 좌우 대결의 국민병은 더 곪았을 것이다. 겨우 원고지 80쪽의 공개서한 ‘나는 고발한다’는 졸라의 이전 40년간 작품들과 맞먹는 위력으로 그를 위대한 지성의 반열에 올렸다. 지금 우리한테 졸라는 없다. 졸라 비슷한 지성도 보이지 않는다. 주류 권력의 비상식에 경고자를 자처했던 이들이 진영 프레임에 몸을 묶어 스스로 성장을 멈췄다. 어떤 소설가는 페이스북의 궤변론자로 맹위를 떨치다 제풀에 지쳤다. 맥락도 없이 ‘조국 지지’ 선언부터 덜컥 하고 말았던 원로 작가와 시인은 예전의 빛을 잃었다. 내 눈에만 그들의 빛이 보이지 않는 걸까. 지성이 몰락한 시대에는 부박한 풍경들이 아무렇지 않게 빚어진다. 다른 사람도 아닌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집앞에서 취재하는 기자의 얼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마구 조롱해도 된다.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망각한 그 장관에게 여당 의원은 “범이 내려와서 검찰이 자라처럼 목을 움츠리고 있는 형국”이라는 찬사를 보낸다. 그래도 된다, 지성이 타락한 시간에는.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는 반지성(인)의 기준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개인적 지적 능력은 높지만 그 사람이 있으면 주위에 웃음이 사라지고, 의심의 눈초리가 번뜩이며, 노동의욕이 저하할 때”, “그 사람의 지력(知力) 탓에 그가 소속한 집단 전체의 지적 능력이 내려갈 때”. 법무부 장관의 페이스북 글이 공개될 때마다 뒤따라 붙는 비판 댓글들은 험악해진다. ‘클라쓰’ 동반 추락 현상이 반복되는 중이다. 다시보기도 안 되는데, 나훈아가 자꾸 그리워진다. sjh@seoul.co.kr
  • ‘8차례 검찰 출석 거부’ 정정순 체포안 오후 표결…의원 읍소 통하나(종합)

    ‘8차례 검찰 출석 거부’ 정정순 체포안 오후 표결…의원 읍소 통하나(종합)

    ‘총선 회계부정 혐의’ 정, 자진 출석 거부의원들에 체포 동의 부결 읍소한 정정순정정순 “검찰 칼과 의원 동지 여러분의 칼둘 중에 하나는 버려야할 시기 왔다”김태년 “방탄 국회 생각 추호도 없다”무기명 투표로 부결 가능성도 배제 못해가결되면 2015년 박기춘 이후 5년만4·15 총선 회계부정 혐의를 받고 있는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가운데 검찰을 비판하며 의원들에 부결을 호소했던 정 의원의 ‘읍소 작전’이 방탄국회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앞서 “방탄국회는 없다”고 천명했다. 체포안이 가결되면 2015년 8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박기춘 의원 이후로 5년여만이다. 정부, 검찰 소환 조사 회피하는 ‘정정순 체포동의안’ 5일 국회 제출 지난 5일 정부는 정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과 관련한 검찰의 소환 조사를 회피했다는 이유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체포동의안은 국정감사와 맞물려 본회의 표결에 부쳐지지 못했고 선거법 공소시효(10월15일)까지 만료되면서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검찰이 선거법 부분만 ‘분리 기소’하면서 효력이 유지됐다.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방탄국회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온 만큼,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가결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체포동의안 표결이 무기명투표로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부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정 의원은 이미 지난 15일 검찰이 청구한 체포영장의 효력이 사라졌다고 주장을 거듭하면서 이번 표결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정정순 “누구도 가지 않은 길 가겠다”“검찰 수사방식 동의 못해” 정, 당 지도부에 체포안 처리 재고 요청 정 의원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본회의 표결을 하루 앞둔 전날 자당 소속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검찰의 수사방식에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며 거듭 입장을 재확인했고, 지난 26일에는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찾아가 “검찰에 당당하게 가고 싶다”며 체포안 처리 재고를 요청했다. 정 의원은 자당 소속 의원들에게 서한에서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겠다”면서 “검찰의 칼(刀)과 의원 동지 여러분의 검(劍), 둘 중 하나는 버려야 할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검찰은 정기국회 개원 후 6번이나 출석을 요구했고, 본 의원은 그때마다 출석할 수 없는 사정을 누누이 정중하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 체포영장마저 지난 15일 이미 효력을 잃었다고 주장하며 “국회를 기만하고 인격을 말살하는 검찰의 권력행사에 대해 300명의 동료 의원을 대신해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이 길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판단해달라”고 사실상 반대표를 호소했다. 자진 출두 없이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정 의원의 이러한 결정에 당내 여론이 힘을 실어줄지는 미지수다.검찰 8차례 출석 요구, 정정순 자진 출석 거부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정 의원이 검찰 조상에 응하지 않으면 윤리감찰단에 직권조사를 명하기로 했으며,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보호를 위한 방탄 국회를 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밝혔었다. 표결 과정에서 같은 당 의원들이 등을 돌린다면 정 의원은 21대 국회 첫 체포동의 의원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검찰 소환에 불응하면서 나빠진 국민 여론도 더욱 악화할 공산이 커 보인다. 정 의원은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檢 “정정순, 4·15 총선 회계부정에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부정 취득한 자원봉사센터 회원정보선거에 이용 혐의도”… 18일 첫 재판 검찰은 정 의원이 4·15 총선에서 회계 부정을 저지르고, 청주시의원 등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정 취득한 자원봉사센터 회원 정보를 선거에 이용한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5일 공소시효가 만료된 선거법 위반 혐의는 먼저 기소돼 다음 달 18일 청주지법에 첫 재판이 열린다. 정 의원 관련 사건에 연루된 선거캠프 관계자, 시의원 등 7명도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개시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월 이후 8차례에 걸쳐 정 의원에게 출석 요구를 했으나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역사를 감추지 말라”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의 울림

    “역사를 감추지 말라”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의 울림

    “여기에 그들이 살았다” 슈톨퍼슈타인의참회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완화된 한국과 달리 유럽은 10월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 아일랜드는 다시 록다운이 시작됐고 프랑스는 신규 확진자 수가 4만명을 넘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독일도 하루 확진자 수 1만 4000명을 찍으며 가장 심각했던 지난 4월을 뛰어넘었다. 역대 최고 수치다. 이러다 진짜 2차 팬데믹이 오는 건 아닌지 걱정스런 요즘이다. 상황은 지난 4월보다 심각하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그때만큼 크지 않다. 일단 겪어 본 일이 됐고, 무조건 죽는 병이 아니며, 무증상으로 넘기는 사람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거기에 말도 안 되는 온갖 음모론, 예를 들면 5G 네트워크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이라든지, 혹은 전혀 위험하지 않은 병이라는 루머까지 더해져, 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과 극우들이 베를린 거리로 쏟아져 나온 후로(인파가 어마어마했다), 크고 작은 집회들이 다시 생겼다. 얼마 전엔 도심 재정비를 이유로 오랜 기간 버려지거나 빈 건물을 점거해 살아온 스콰터(무단 점유자)들을 정부가 내보내려 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크게 열렸다. 이번 집회엔 스콰트를 옹호하는 좌파 중심 세력과 시위자들이 경찰과 충돌했다. 길에 세워져 있던 몇몇 차량이 전소되고 부상자도 많이 나왔다. 요새는 밤에 도통 나다니질 않으니 시내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다음날 아침 트위터에 올라온 여러 영상들을 보며 시위가 상당히 거셌음을 뒤늦게 알았다.●소녀상 지키기 위한 집회는 계속 그런가 하면 한국과 관련된 집회도 있었다. 베를린 모아빗 지역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반대하는 집회였다. 소녀상은 설치된 지 일주일 만에 철거 위기에 놓였다. 비문의 내용이 문제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로 끌려간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여성들과 생존자들의 용기를 기리는 내용이 독일과 일본의 외교 관계에 부담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미테구청장은 베를린에 사는 일본 시민들로부터 소녀상에 반대하는 서한을 많이 받았으며,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철거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독일 언론은 소녀상이 설치된 첫날부터 일본 외교부의 압박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일 역사를 잘 모르는 독일 사람들도 일본이 진짜 잘못한 게 있으니 저렇게 첫날부터 막으려 드는 게 아니겠냐는 쓴소리를 했다. 소녀상을 설치한 독일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바로 철거 명령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거리 집회를 했다. 다행히 철거 명령은 중지됐다. 베를린 시민과 교민들의 집회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교민들의 작은 음악회도 열리는 중이다. 법원은 아직 중재 중에 있다. 소녀상 설치 기간은 원래 1년이었는데 법원 결정에 따라 그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집회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소녀상을 보러 간 적이 있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잠시 서서 동상을 둘러보고 있었고, 어떤 터키계 아저씨는 무슨 동상이냐고 물었다. 남자친구가 자기가 아는 선에서 열심히 독일어로 설명을 해 주었다. 직접 본 소녀상은 왠지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대단한 애국심을 가지고 들른 게 아닌데, 소녀상을 보는 순간 계속 이 자리에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소녀상 뒤편에 그려진 할머니가 된 소녀의 그림자와 나비에 더욱 마음이 아렸다. “일본이 왜 아직까지 감추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돼. 독일도 일본과 똑같은 전범국가이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잖아. 만약 일본이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그에 대한 보상을 해 왔다면 한국도 일본을 용서하지 않았을까?” 독일인 친구가 물었다. 그는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 일어난 일에 대해선 유감스럽지만 우리 세대의 잘못이 아니니 죄책감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일본이 한국에 저질렀던 일들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면 우리도 용서하지 않았을까. 진심으로 우러난 사과를 100년이 돼 가도록 못 받고 있으니, 그 상처와 아픔이 트라우마와 적대와 보이지 않는 반감 등의 형태로 우리에게도 대물림되고 있는 게 아닐까.●베를린 한복판에 유대인 추모 공간 물론 독일에도 여전히 히틀러를 숭배하고 나치를 추종하는 네오나치 세력과 극우들이 존재한다. 과거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부채감도 남아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와 국민들은 그릇된 역사를 인정하고 학살된 유대인들을 위한 참회와 보상을 분명히 해 왔다. 일본과는 비교도 안 되게 말이다. 12년 전 처음 베를린에 왔을 때, 도시 곳곳에 새겨진 그 노력들을 보며 놀라워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관광명소인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가는 길에 맞닥뜨렸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은 언제 가도 인상 깊다. 주변 건물에 둘러싸여 낮고 넓게 유대인 추모의 공간을 이루고 있는 곳. 우리나라로 치면 시청 광장 같은 위치라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다. 이곳을 한국과 일본의 상황에 빗대어 설명하자면, 도쿄 요요기공원 같은 곳에 학살한 한국인을 기리는 추모 공간을 엄청 크게 만들어 놓았다고 상상하면 된다.●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떠난 유대인들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은 멀리서 보면 검은 사각의 돌들이 광장에 박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 가면 각기 다른 높이의 직사각형 기둥들이 낮은 땅 밑에서부터 세워져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 검은 기둥들이 2711개나 있다. 가장 긴 사각기둥은 사람 키의 3배가 될 만큼 높다. 사방이 보이지 않는 검은 기둥 사이를 걷다 보면 갑자기 길을 잃을 것 같은 불안감과 갇힌 것 같은 두려움이 든다. 처음 갔던 날은 어둡고 추운 날씨여서 더 음울하게 느꼈다.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에서 느낀 불안감은 전쟁 당시 유대인들의 심정이 어땠을지 상상하게 해 준다. 그래서 비석처럼 차갑고 검은 사각기둥 사이에서 숨을 멈추게 된다.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학살당한 유대인 희생자들의 침묵이 모여 있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을 처음 간 이후, 여러 번 다시 갔다. 날씨와 주변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공간은 매번 다르게 느껴진다. 날씨가 쨍쨍할 땐 아이들이 뛰노는 밝은 공원으로, 날씨가 흐리고 사람이 없을 땐 거대한 공동묘지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한결같이 느껴지는 게 있다. 잘못된 과거를 기억하고 반성하려는 독일 정부와 사람들의 의지다. 그 의지가 베를린 한복판에 드러나 있다. 그래서 나는 이곳이 베를린에서 그 어떤 명소보다도 가장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공간이라 생각한다.●베를린이 과거를 기억하는 법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거리 곳곳에 새겨진 유대인 추모의 흔적은 또 있다. 돌바닥 사이에 새겨둔 ‘슈톨퍼슈타인’(Stolperstein)이다. ‘걸림돌’이라는 뜻의 이 작은 황동도금판에는 나치에 의해 희생된 유대인들의 이름과 출생일, 사망일이 적혀 있다. 그리고 이 도금판은 그들이 살던 마지막 주거지 혹은 마지막 일터 건물 앞에 박혀 있다. 그 오래된 건물들이 지금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미테 거리를 걷다 보면 이 작은 도금판을 종종 보게 된다. 도금판은 하나나 두 개씩 박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건 여덟 개가 한꺼번에 박혀 있다. 독일군이 들이닥쳐 한꺼번에 잡혀간, 그래서 사라진 가족의 이름이리라. 슈톨퍼슈타인은 독일의 한 예술가에 의해 시작됐다. 베를린에서 나고 자란 군터 넴니히 작가가 1992년 쾰른에서 선보였고 4년 뒤에 베를린에 왔다. 현재 이 금판은 유럽 1200개 도시로 퍼져 나갔다. 각 도시의 건물 앞에 사라진 유대인들의 이름이 새겨지고, 총 7만 5000개(2019년 말 기준)가 넘는 슬픈 명패가 만들어졌다.‘여기에 ○○○가 살았다.’ 세계 20개국의 언어로 도시마다 다르게 새겨진 기념판은 모두 이런 문장으로 시작된다. 대부분은 아우슈비츠 같은 강제 수용소로 사라진 유대인들의 이름이지만 집시, 성 소수자, 흑인, 공산주의자 등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 ‘사람은 이름을 잊었을 때만 잊혀진다.’ 평소 탈무드의 글을 자주 언급한 군터 작가가 28년 동안 이 작업을 지속해오는 이유다. 베를린이 과거를 기억하는 방법은 이처럼 개방돼 있다. 과거를 숨기기에 급급한 일본과 과거를 지우려고 모든 걸 새로 짓기에 바빴던 한국을 보고 자란 터라 그 개방된 방식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전쟁으로 파괴된 많은 부분을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놔둔 카이저 빌헬름 교회나 무너진 장벽의 일부를 야외 갤러리로 만든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이제는 너무 유명한 관광지가 된 국경 검문소 체크포인트 찰리, 장벽박물관까지, 도시 곳곳에 열어 둔 반성과 성찰의 공간에서 독일인들의 용기를 본다.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 말이다. ●일상으로 접하는 부끄러운 역사의 기록 하루는 남자친구와 아이들을 데리고 기술박물관에 다녀왔다. 미술 갤러리나 박물관 가는 걸 좋아하는 내가 스스로 찾아갈 일은 거의 없는 박물관이지만(기술이라니 이름만 들어도 건조하다), 아이들을 핑계 삼아 동행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척 즐거웠다. 점심 먹은 것까지 포함해서 서너 시간은 있었지만 반도 못 볼 정도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20세기 중반까지 베를린에서 가장 중요한 기차역이었던 ‘안할터 반 호프’의 화물 창고 부지가 박물관 땅으로 쓰였다. 전체 7800평이나 된다. 원래의 건물과 새로 지은 건물이 이어져 있고 내부에는 수십 척의 실제 항공기와 배, 기차, 선로 등이 전시돼 있다. 그 밖에 자동차와 카메라, 인쇄기 등 기계로 만들어진 모든 구조물의 내부와 원리도 볼 수 있다.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곳은 오래된 선로와 기차의 변천사를 전시해 둔 공간이었다. 빌헬름 황제의 고습스러운 증기기관차부터 베를린 S반(지금도 다니는 지상철)의 초창기 모습과 역까지 실물로 남아 있다. 당장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고픈 마음이 드는 순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유대인을 실어 나르던 기차가 동시에 보인다. ‘쉰들러 리스트’ 같은 영화에서나 보던 그 기차 칸, 아니 화물차 한 칸이 실제로 있었다.저 안에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벌벌 떨면서 갇혀 있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안내판엔 1941년부터 3년 동안 184대 기차가 유대인을 실어 날랐고, 그 수는 총 300만명에 달한다고 쓰여 있다. 기차칸 앞에는 히틀러의 사진과 이 화물칸에 탔다가 죽은 12명의 유대인 이야기도 전시돼 있다. 아이들도 그 기차칸을 보았다. 여덟 살짜리 사내아이는 자연스럽게 나치와 히틀러에 대해 궁금해했고, 사람들이 다들 싫어하는데 왜 히틀러를 빨리 못 죽였냐고도 물었다. 유대인 박물관과 같은 특별한 곳이 아닌, 일반 박물관에서도 어두운 역사의 한 부분으로 솔직하게 언급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러니 이곳의 아이들은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그들의 잘못된 과거를 마주하고 제대로 배울 기회를 가질 것이다. 부끄러운 역사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어려운 일이 베를린에선 일상의 경험으로 공유되고 있다. 그 점이 자주 부럽고, 가끔은 여전히 놀랍다.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정정순 “검찰 수사방식 동의 못 해...체포영장 효력 없어”

    정정순 “검찰 수사방식 동의 못 해...체포영장 효력 없어”

    4·15 총선 회계부정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이 “검찰의 수사방식에 도저히 동의할 수 없었다”며 검찰소환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28일 정 의원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본회의 표결을 하루 앞두고 자당 소속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겠다. 검찰의 칼(刀)과 의원 동지 여러분의 검(劍), 둘 중 하나는 버려야 할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검찰은 정기국회 개원 후 6번이나 출석을 요구했고, 본 의원은 그때마다 출석할 수 없는 사정을 누누이 정중하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체포영장마저 지난 15일 효력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정 의원은 “국회를 기만하고 인격을 말살하는 검찰의 권력행사에 대해 300명의 동료 의원을 대신해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이 길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판단해달라”고 사실상 반대표를 호소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씨줄날줄] 핵무기금지조약/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핵무기금지조약/황성기 논설위원

    NPT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하지만 TPNW는 생소하다. 전자가 핵확산금지조약이고, 후자는 핵무기금지조약인데 영어로 보나 한글로 풀어 쓰나 도긴개긴, 그게 그것 같다. 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NPT가 핵 5대 강국인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한 상태에서 여타 국가의 핵 개발을 금지하는 강대국 논리의 조약이라면 TPNW는 세계 모든 국가의 핵 개발·보유·사용을 금지하는 약소국이 모여 만든 획기적 조약이다. 유엔의 TPNW가 내년 1월 22일 발효하게 됐다는 뉴스는 국내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핵무기가 없고 이미 비핵화를 선언한 한국과는 무관해서일까. 아니면 정부조차 관심을 두지 않고 서명이나 비준 시도를 하지 않아서일까. 그렇게도 북한의 비핵화를 염원하며 북미 협상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한국이 참가할 법도 한데 비준에 참가한 50개국 명단에 한국은 없다. 2013년 비핵 국가인 노르웨이, 멕시코, 오스트리아 등이 핵무기를 법으로 금지하자는 논의를 시작해 2016년 핵무기금지조약의 교섭 개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유엔에서 통과시켰다. 조약은 그로부터 1년 뒤인 2017년 7월 유엔에서 122개국의 찬성을 얻어 ‘50개국의 비준과 발효’를 조건으로 탄생한다. 중미의 온두라스가 현지시간 지난 24일 유엔에 비준서를 제출함으로써 ‘50개국’ 조건을 채워 90일 뒤인 1월에 조약의 효력이 발생하게 됐다. 핵보유국의 반응은 싸늘하다. 2년 전 5개 핵보유국이 공동으로 반대성명을 낸 데 이어 최근 미국은 조약에 서명한 국가에 비준은 하지 말라고 서한으로 요구했다. 2017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TPNW 설립에 기여한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의 베아트리스 핀 사무총장은 미국이 조약에서 탈퇴하라고 다른 나라들을 압박하는 전례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미국 등 핵보유국은 NPT를 통해 핵군축과 핵폐기를 이뤄 가야지 TPNW로는 그 목적을 실현하지 못한다는 그야말로 강자의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53년 역사 속에 5개 핵보유국의 핵 군축을 이루기는커녕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이란 등의 핵 개발을 저지하지 못하고 확산시킨 NPT 체제가 사실상 기능을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TPNW의 등장은 ‘핵무기 근절’이란 1945년 원폭 투하 이후 인류의 염원을 응축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미국의 핵우산을 쓴 한국과 일본은 TPNW 참가가 어려운 ‘불편한 진실’이 있다. 조약에 비준한 50개국 상당수가 중남미와 아프리카, 일부 유럽 및 아시아 국가라는 점에서 핵 강국의 조롱과 방해 공작은 집요해질 것으로 보여 TPNW의 앞날이 밝아 보이지 않는다. marry04@seoul.co.kr
  • 외교 걸림돌 된 獨체류 태국 국왕의 정치활동

    외교 걸림돌 된 獨체류 태국 국왕의 정치활동

    태국 시위대의 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이 주요 체류지인 독일 내 불분명한 행적으로 인해 양국 관계까지 삐걱대고 있다. 태국 주재 독일 대사관마저 민주화 시위의 ‘핫스폿’으로 떠오르자 독일 정부는 26일(현지시간) 태국 국왕과 관련해 “불법이 있으면 즉각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시위대 수천 명은 이날 밤 수도 방콕에 있는 독일 대사관에 몰려가 남부 바이에른주에서 연중 대부분을 보내는 국왕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서한을 앙겔라 메르켈 정부에 전달했다. 이들의 요구 가운데는 국왕의 독일 출입국 기록, 2016년 푸미폰 아둔야뎃 선왕 사망 이후 물려받은 호화 주택의 독일 상속세 명세 내역도 포함돼 있다. 와치랄롱꼰 국왕은 2007년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독일에서 보냈고, 태국에서는 짧게 체류해 왔다. 특히 그는 코로나19 절정기 6개월 동안 독일에 머물다 이달에야 귀국하면서 대중의 원성이 더 높아졌다. 와치랄롱꼰이 독일에서 체류하는 것은 메르켈 정부에도 외교적 부담이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특히 그의 독일 내 행적 및 신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는 민간인 신분으로 독일 비자를 받았지만 베를린 주재 태국 대사관을 통해 외교관 신분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시위대는 그가 독일에 머물면서 왕권을 행사했다면 독일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한 정치 평론가는 “태국 국민은 국왕이 관광객으로 독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태국 정치에 개입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가 지난해 독일에서 누나의 ‘탁신계’ 정당 출마를 막은 것이나 태국 고위 공무원들을 계속 접견하는 것 역시 정치활동의 연장으로 간주된다. 이와 관련,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태국 국왕의 독일 활동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며 “불법으로 생각되는 것이 있다면 즉각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서초 “과천 하수처리장 이전, 우린 뒤처리 피해만 봐”

    서초 “과천 하수처리장 이전, 우린 뒤처리 피해만 봐”

    서울 서초구가 경기 과천시 하수처리장 증축 이전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업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사업시행자가 3기 신도시 조성으로 인한 하수처리량 증가에 대비해 서울 서초구와 경계 지역인 과천 주암동에 하수처리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서초구가 정부 부처에 항의 서한을 보내고 하수처리장 이전 저지 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과천시는 국토교통부의 원안대로 ‘주암동’을 밀어붙이고 있다. 과천 3기 신도시 개발과 도심 재건축이 마무리되면 과천시환경사업소의 1일 하수처리량인 3만t을 크게 초과할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국토부는 사업 초기에 과천과 서초의 경계에 하수처리장 증축 이전 구상안을 발표했다. 사업시행자인 LH 등은 지난 14일 국토부에 과천공공주택지구계획안에 대한 승인을 신청해 하수처리시설 이전 위치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지만, 서초와 과천시의 갈등이 커지자 보류했다. 고옥곤 과천 환경관리사업소장은 “과천시는 LH가 하수처리시설에 대한 적절한 위치를 문의해 애초 국토부 발표안으로 의견을 전달했다”면서 “현재 이 의견에 대해 입장을 변경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서초구는 과천 하수처리장의 혜택은 과천이, 뒤처리는 서초가 하는 격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예정 부지는 서초구 우면동 우솔초등학교와 100m 떨어져 있고, 우면2지구 등 3200가구, 7300명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와 가깝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최근 LH 경기지역본부에 ‘이기적인 과천시 결정을 철회하라’는 내용이 담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서초구 주민들도 과천 하수처리장 이전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두 지자체의 갈등이 커지자 국토부는 LH 등에 민원 등 종합적인 사항을 검토해 하수처리장 이전 부지를 선정하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추미애 “윤석열과 대질? 하급자와 나눈 대화, 예의가 있다!”(종합)

    추미애 “윤석열과 대질? 하급자와 나눈 대화, 예의가 있다!”(종합)

    尹 지휘권 박탈 부적절에 “소설 같은 의견”“김봉현 진술한 검사 비위 감찰로 확인”‘집회 자유’ 동의 묻자 “동의 요구는 국감 아냐”‘秋임명’ 박순철, 秋 지휘권 발동 비판 사퇴박 “정치가 검찰 덮어…총장 의혹 사실 아냐”尹 “지휘권 박탈 위법, 총장은 장관 부하 아냐”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증언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 야당이 대질 국감을 하자는 주장이 나오자 “상급자와 하급자와 나눈 대화”라며 대질에 반대했다. 추 장관은 “공직자로서 예의가 있다”며 “윤 총장과 해결하라”고 맞받아쳤다. 추 장관은 라임 자산운용(라임) 사태 등에서 라임 전주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서한’ 진술을 근거로 윤 총장을 수사 지휘라인에서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소설 같은 의견”이라고 반박했다. 추미애 “윤석열 대질? 적절치 않아”김도읍 “윤석열 발언은 사실로 보면 되나”추미애 “윤석열과 해결하라, 여기까지”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종합국감에서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이 윤 총장의 지난 국감 발언을 거론하면서 “지난 1월 윤 총장에게 검사장 인사안을 보내라고 한 적이 있느냐”고 추 장관에게 물었다. 추 장관이 “상대방이 있는 것이라 제가 임의로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고 비껴가자, 김 의원은 “답답하다. 제 솔직한 심정은 장관님과 윤 총장이 같이 앉아서 대질 국감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추 장관은 “의원님은 검사를 오래 하셔서 대질 질의를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공직자로서는 예의가 있는 것”이라면서 “상급자와 하급자가 나눈 대화를 이 자리에서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맞섰다. 김 의원이 “윤 총장의 발언을 사실로 보면 되느냐”고 하자 “윤 총장과 해결하라.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여기까지”라고 못박았다.추미애 “수사지휘권 발동은 저 혼자 의혹 아닌 국민적 의혹” 추 장관은 자신의 수사지휘권 행사가 적절하지 않다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는 “독자적이거나 소설 같은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추 장관은 김 전 회장이 지난 16일 옥중 입장문에서 ‘검사 술 접대 의혹’과 ‘야권 인사 부실 수사 의혹’ 등을 제기하자 감찰로 확인했다며 지난 19일 윤 총장에게 라임자산운용의 로비 의혹 사건과 윤 총장의 가족 의혹 등 5개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중단하라며 역대 세 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유 의원이 ‘수사 중 감찰과 수사지휘권 행사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질의하자 추 장관은 “이미 감찰과 수사가 병행됐던 사실이 있다”면서 “(이번 수사지휘권 행사는) 묻힐 뻔한, 법무부에도 보고되지 않은 검사 비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확인되지 않은 것을 일방적으로 말씀하시면 안 된다”는 유 의원이 말하자 “저 혼자의 의혹이 아니라 국민적 의혹이라고 한다”고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추미애 “검사 비위 은폐 감찰로 확인” 추 장관은 지난 22일 대검찰청 국감 도중 검사 비위 은폐 등 의혹을 감찰하라 지시한 것을 두고도 “국감 도중 총장이 상당 부분을 부인한다는 점이 보고됐다”면서 “총장이 몰랐다는 것도 의혹이어서 새로운 감찰 사안이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서 사흘간 감찰을 해서 보고 받았고, 수사 지휘의 필요성과 타당성이 입증됐다”면서 “장관으로서 적법한 지휘권 발동이었다”고 말했다. 박순철 前남부지검장 “정치가 검찰 덮어”“총장 지휘 배제 주요 의혹과 거리 있어” 이에 대해 추 장관이 라임 자산운용 사건 지휘를 맡겼던 박순철 전 남부지검장은 지난 22일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며 자진 사퇴의 글과 함께 추 장관의 수사 지휘권 행사를 비판했다. 박 전 지검장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따라 남부지검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해야만 한다”면서 “그런데 총장 지휘 배제의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또 “검찰총장 가족 등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는, 그 사건의 선정 경위와 그간 서울중앙지검의 수사에 대해 검찰총장이 스스로 회피해왔다는 점에서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검사 비리, 김봉현 발표로 알았고대검에 보고 안해, 의혹 있을 수 없다” 박 전 지검장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권을 규정한 검찰청법 조항의 입법 취지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검찰권 행사가 위법하거나 남용될 경우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 전 지검장은 최근 법무부가 윤 총장의 라임 사건 수사 지휘가 미흡하다는 발표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는 “검사 비리는 김봉현 입장문 발표를 통해 처음 알았기 때문에 대검에 보고 자체를 하지 않았고, 야당 정치인 비리 수사 부분은 5월경 전임 남부지검장이 격주마다 열리는 정기면담에서 보고서를 작성해 총장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 수사가 상당히 진척됐고, 8월 31일 그간의 수사 상황을 신임 반부패부장 등 대검에 보고했다”며 “저를 비롯한 전현직 수사팀도 당연히 수사해왔고 그렇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추 장관은 또 ‘집회의 자유에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이 반복되자 “동의를 강요하는 것이 국감은 아니겠죠”라고 대꾸했다.윤석열 “검찰총장, 장관 부하 아냐…‘지휘권 박탈’ 수사지휘 위법·비상식적” 윤 총장은 지난 22일 국회 법사위 대검찰청 국감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정말 비상식적”이라면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이 “근거·목적 등에서 위법한 것은 확실하다”고도 했다. 윤 총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제 소임은 다해야 한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 총장은 아내 등 가족 비위 의혹과 관련해서는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부당하다”며 일축했다. 윤 총장은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부하가 아니다”라며 “(만약 그렇다면) 검찰총장 직제를 만들 필요가 없다. 대검찰청 조직 전부가 총장 보좌·참모조직인데 예산과 세금을 들여 대검이 방대한 시설과 조직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장관은 기본적으로 정치인, 정무직 공무원”이라면서 “전국 검찰을 총괄하는 총장이 장관의 부하라면 수사와 소추가 정치인의 지휘에 떨어지기 때문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나 사법 독립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항의서한에 토론회까지…日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조짐에 하나로 뭉친 정치권 (종합)

    항의서한에 토론회까지…日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조짐에 하나로 뭉친 정치권 (종합)

    정의당 주한 일본 부대사에 항의서한 원희룡·조정훈 여의도 하우스에서 토론회 농해수위 결의안 채택●정의당 후쿠시마오염수 배출 日에 항의 서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 처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정치권의 목소리도 일제히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둘러싸고 정쟁으로 충돌하던 것과 달리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하나로 뭉치는 모습이다. 정의당은 26일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계획과 관련해 주한 일본 대사관을 방문해 항의서한 전달 및 면담을 진행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추진과 관련해 항의서한을 전달한 것은 지난 19일 시대전환이 한 것에 이어 정의당이 두번째다. 정의당에서 김윤기 부대표, 박인숙 부대표, 류호정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 부대사를 만나 오전 11시부터 약 15분간 항의서한 전달 및 면담을 진행했다. 김윤기 부대표는 “최근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연기해 다행이나 최종 결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방류 중단을 요구한다”며 “특히 인접 국가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정의당은 류호정 국회의원이 대표로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 부대사에게 정의당의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류 의원은 서한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지난 23일 대한민국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일본정부의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안전한 처리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 됐다”며 “오늘 전달하는 항의서한은 정의당만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담은 것이다”라고 항의서한의 의미를 전했다. 서한에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 ‘일본 정부는 지상 보관·고화(固化) 처리 등 안전하게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할 방법을 세우고, 이를 인접 국가와 먼저 논의하라’,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와 핵발전소 해체 과정 등에 관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인접 국가가 포함된 국제사회의 검증 절차를 진행하라’ 등의 요구가 담겼다.●원희룡 “일방적 방류, 법적 대응 들어갈 수밖에” 국민의힘 소속인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도 이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토론회를 열었다. 조 의원과 원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How’s)‘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문제점과 대책’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원 지사는 토론회에서 “저는 방류 결정을 유보할 것이 아니라 취소할 것을 일본 정부에 단호히 요구한다”며 “모든 것을 원점에 놓고 안전성과 투명성을 엄정하게 검증해 최선의 결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일본 국민 의견수렴뿐 아니라 북태평양 모든 유관국의 의견과 요구도 깊이 존중돼야 한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 가장 빨리 오염수가 도달하기에 우리는 각별하게 이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우리의 긴급하고 정당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일방적 방류를 결정한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법적 대응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독일의 연구 결과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 어떻게 우리 제주와 동해에 영향을 미치는지 뚜렷하게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정치는 우리 국민들의 부엌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이고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앞서 나가 싸우는 것”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를 보며 왜 정치를 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한민국 생명과 땅에 대한 위험을 접했을 때 작은 정당의 의원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한국과 일본은 바다를 공유하는 이웃이다. 절대로 저희는 이 문제의 관중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의 핵심 당사자이다. 그 권리와 주장을 우리나라를 넘어 국제사회에 해야한다”며 “제가 흥분을 잘하지 않지만 이 이슈만 보면 흥분하고 있다.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농해수위 후쿠시마 방류 계획 철회 촉구 결의안 의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촉구 결의안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의결된 결의안에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양방류를 계획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 추진을 철회’,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와 관련된 일련의 조사행위와 의사결정과정에 관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 ‘일본 정부가 오염수 처리방안에 대하여 인접 국가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동의 절차를 거칠 것을 촉구’ 등의 내용이 담겼다. 농해수위는 채택된 결의안을 일본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개호 농해수위 위원장은“해양오염은 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재난으로,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특히 우리 수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매우 높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의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 22일 일본 도미타 코지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방사능 오염수 방류 관련 정보 공개를 요청한 바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23일 사실상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할 방침을 정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중단 결의안을 채택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추미애 “김봉현, ‘검사 술 접대 의혹’ 감찰로 사실 확인”

    추미애 “김봉현, ‘검사 술 접대 의혹’ 감찰로 사실 확인”

    “윤석열 발언 민주주의에 적합지 않아 유감”“윤석열 여권 인사 정보 캐는데 집중…감찰”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라인 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인물인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서한 내용 검사 술 접대 의혹이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라임 사태 등에 대해 수사 지휘 라인에서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그는 검사 비리 의혹과 관련해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벌이겠다고도 밝혔다. “김봉현 진술에 고액 향응 받은 사람라임 수사팀장이라고 감찰로 확인” 추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지난 22일 국감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중상모략은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라고 위법성을 주장한 것에는 “법에 의해 수사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한 것이 적법하고 필요했고 긴박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상모략이 아니다”라면서 “김 전 회장의 진술에 의하면 ‘강남 술집에서 고액 향응을 받은 검사가 바로 이 사건(라임) 수사팀장으로 투입됐다’는 게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돼 수사의뢰 중이고,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윤석열) 총장은 (합수단이) 서민다중피해에 대한 수사 의지가 있었다고 하는데, 김봉현 출정 기록만 66차례다”라면서 “윤 총장이 여러 차례 수사팀을 보강하며 했던 일은 김 전 회장이 검찰과 한 팀이 돼 여권 정치인에 대한 수사정보를 캐는데 집중했다고 돼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정확하게 무엇을 수사했는지 감찰 대상이라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5월 당시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이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현 법무부 검찰국장)을 건너뛰고 윤 총장에게 라임 관련 야당 정치인 연루 의혹을 직보한 것과 관련, “심 국장이 반부패부장에 있을 때 보고 받지 못했단 건 심각한 사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우에 따라 은폐, 매장이 가능해 검찰 업무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총장이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고 발언에 대해서도 “저도 부하란 말은 생경하다”면서 “총장 적법성 통제는 장관이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여러 발언은 민주주의와 적합하지 않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감이고 앞으로 잘 지도감독하겠다”고 경고했다. “尹, 文이 임기 지키라 했다고? 文은 비선으로 메시지 전달하는 성품 아냐” 추 장관은 윤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총선 뒤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 임기를 지키며 소임을 다하라’고 했다고 언급한 것에 관해선 “지극히 부적절하다”면서 “문 대통령은 정식 보고라인을 생략한 채 비선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성품은 아니다”고 직격했다. 이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총장으로서는 선 넘는 발언이 있었다고 생각해 대단히 죄송스럽고, 검찰 지휘감독권자로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자산운용 관련 수사의뢰건이 무혐의 처분된 것을 ‘부장검사 전결 사건’이라 보고받지 못했다고 한 것도 반박하며 감찰을 언급했다. 추 장관은 여당 의원들이 이 사건이 차장검사 전결 사건이었다며 위임전결규정 위배 문제와 함께 윤 총장과 당시 결재한 부장검사, 옵티머스 변호인 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자 “감찰 예정”이라고 말했다.윤석열 “검찰총장, 장관 부하 아냐…‘지휘권 박탈’ 수사지휘 위법·비상식적” 尹 “文, ‘임기 지키며 소임 다하라’ 했다” 윤 총장은 지난 22일 국회 법사위 대검찰청 국감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정말 비상식적”이라면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이 “위법”이라고도 했다. 윤 총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제 소임은 다해야 한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 총장은 아내 등 가족 비위 의혹과 관련해서는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부당하다”며 일축했다. 윤 총장은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총선 이후 민주당에서 사퇴하라는 얘기 나왔을 때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서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고 전해주셨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취임 당시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당부에 대해 “그때뿐만 아니라 지금도 같은 생각이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특수통이 배제된 검찰 인사와 관련해서는 “힘 있는 사람에 대한 수사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해야 하는데 누구도 수사에 안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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