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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태지 “광복절에 만나요” 4년만에 컴백

    서태지 “광복절에 만나요” 4년만에 컴백

    서태지가 돌아온다. 가수 서태지가 4년간의 공백을 깨고 오는 8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국제록페스티벌 ‘제4회 ETPFEST’를 통해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서태지 소속사인 ㈜서태지컴퍼니는 29일 “서태지가 ‘해당 공연에 직접 출연하겠다.’고 알려왔다.”며 복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서태지 컴백’에 대해 정확한 날짜가 발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서태지는 지난 2004년 8월 10일 제3회 ETPFEST로 7집 활동을 마감한 후 정확히 4년만에 컴백한다. 서태지는 이 무대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새 음반 8집을 라이브로 선보일 가능성도 많다.소속사는 이에 대해 “공연 전에 음반이 발매되면,ETPFEST를 통해 8집 음악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음반 발매에 대한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태지컴퍼니·㈜예당엔터테인먼트 공동 주최·주관으로 열리는 이 행사에는 서태지와 더불어 국내외 실력있는 음악인들이 출연해 관객과 호흡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 대해 “세계 모든 음악인들을 섭외 대상으로 삼고 라인업 구성 및 무대 제작을 하고 있다.”며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세계적인 밴드들이 내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ETPFEST의 1차 라인업은 새달 1일 발표될 예정이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가요계 전설’ 서태지 8.15 컴백한다

    ‘가요계 전설’ 서태지 8.15 컴백한다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 서태지가 4년 만에 컴백한다. 서태지는 오는 8월 15일 광복절 잠실야구장에서 개최되는 록 페스티벌인 ETPFEST(Eerie Taiji People Festival)의 무대에 올라 오랜 만에 팬들과 만난다. 지난 2004년 8월 10일 제3회 ETPFEST의 무대를 끝으로 공식 활동을 마감했던 서태지를 오랫동안 기다렸던 팬들에게는 이번 공연이 더욱 특별할 것으로 보인다. 예당 엔터테인먼트와 서태지컴퍼니와 함께하는 이번 행사는 국내 외 유명 록 밴드들이 출연하는 글로벌 록 페스티벌로 기존의 ETPFEST와는 달리 도심형 대형록 페스티벌 형식으로 진행 된다. 예당 측은 “잠실야구장은 국내 최초로 대형 록 페스티벌이 개최되는 곳이자 입지적인 조건과 사운드구조, 관객 규모 등에서 최적의 조건을 자랑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공연은 서태지 외에도 굴지의 해외 팀들과 국내의 실력 있는 팀들을 대거 초청할 계획이어서 공연의 주최측은 40억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예당 엔터테인먼트는 서태지 전국투어와 월드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사진 = 서태지 공식 홈페이지 서울신문 NTN 서미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재용이의 순결한 19’ 한밤의 촬영현장을 가다

    ‘재용이의 순결한 19’ 한밤의 촬영현장을 가다

    케이블 채널 M.net에서 매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재용이의 더 순결한 19’(이하 순결19)가 다양한 호평과 비평을 받아가며 100회를 훌쩍 뛰어넘는 방송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2류 문화의 대표주자’를 표방하는 ‘순결 19’는 M.net는 물론 한국 케이블 방송계에서도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이런 인기는 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있는 DJ.DOC 정재용 외에도 개장호, 개철민, 은석작가, 털피디 등 제작진까지 스타덤에 오르는 반향을 얻고 있다. 서울신문 NTN에서는 ‘순결 19’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인 서울 논현동 CJ미디어 사옥을 찾아가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이날 인터뷰에는 송상엽 PD, 권기수AD, 김현서AD, 김장호AD, 김종민 작가, 정은정 작가, 추정흔 작가가 참석해 상호 비방을 벌이는 등 뜨거운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어느덧 100회를 훌쩍 넘었다 송상엽 PD: 예전 다른 방송국에서 비슷한 일을 한적 있는데 당시 한 인기 여자그룹을 조금 심하게 묘사한 적이 있었다. 당시 기획사 사장이 우리 팀을 수배령까지 내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요즘 항의는 가끔 들어오지만 다들 재미 있게 봐주고 있다고 한다. 살기 좋은 세상이 된 것 같다.(웃음) ‘순결19’때문에 MKMF(엠넷 케이엠 뮤직 페스티벌)에 출연 섭외가 힘들었다고 한 적이 있는데 사실인가? 송상엽 PD: 사실이다.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톱스타 A양 등 몇몇 연예인들이 ’순결 19’에 거론 되면서 출연 거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외로 가장 많이 거론됐던 슈퍼주니어와는 무척 친한 사이다. 슈퍼주니어 멤버들도 평소에 우리 프로를 즐겨 본다고 하니 너무 고맙다. 개인적으로 미안한 연예인이 있다면? 정은정 작가: 나 역시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는데 왜 미안하지 않겠나? 사실 ‘순결 19’출연 비중이 높을수록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이다. 왜곡된 사랑으로 빅뱅 출연 비중이 높은 편인데 빅뱅이 직접 따지러 와 주면 좋겠다.(웃음) 송상엽 PD: (김)장호AD의 경우 아이비 팬이다. 실제로 아이비가 한창 활동 할 때 편집하는데 진도가 안 나가더라. 김장호 AD: 아이비 무대를 재현하기 위한 안무 연습 때문이었다. (웃음) 지금까지 방송을 만들며 가장 힘든점이 있다면? 송상엽 PD: 소재고갈이다. 재탕을 할 때 마음이 아프다. 정은정 작가: 나 역시 소재고갈이다. 소스만 나오면 대본이야 워낙 잘 쓰니…(웃음) 김장호 AD: 편집이다. 사실 출연 같은 건 부담되지 않는다. 아! (정)재용이 형이 늦게 오거나 늦어지는 것도 고충이다. (이날도 역시 정재용은 당초 약속시간인 밤 10시를 훌쩍 넘은 11시에 도착했다) 송상엽 PD: 초심을 잃은 거다. (김)장호나 (김)철민이나 억지로 연기를 하는 그 자체가 웃겼던 건데 이제는 연기를 즐기는 단계에 도달했다. 전업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김장호 AD: (불편한 표정으로)의상이 없으면 싫을 때도 있다. 나는 2년 동안 빨지도 않은 옷을 돌려 입게 하고 있다. 송상엽 PD: 암암리에 개철민, 개장호의 이름으로 행사도 뛰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분이 있다면? 송상엽 PD: 100회 특집 ‘이제는 말할 수 있다’편이다. 인터뷰 식의 진지한 프로그램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었는데 색다르고 좋았다. 지금 인터뷰처럼 진지했다. 정은정 작가: 푸켓에서 촬영한 해외특집 편이다. 뒷이야기가 있는데, 원래 문어공주 역할은 내가 아니라 김장호 AD였다. 그런데 (김)장호가 호텔에서 술 먹고 아침 촬영에 나타나지 않아서 나로 대체됐다. 송상엽 PD: 다른 방송국이었다면 바로 징계를 받거나… 김장호 AD: 술이 죄다. 그 놈의 데킬라가 너무 좋아서… ‘순결19’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은? 송상엽 PD: 보통 대본이라고들 하는데 사실은 (정)재용이 형이다. 재용이 형의 컨디션에 따라 그날 녹화 시간이 결정된다. 뒷얘기지만 행사가 많은 연말이나 대학축제가 많은 시기에는 촬영이 힘들다. 요즘 같을 때야 수월한 편이다. 이렇게 촬영 하는 날은 즐거운 날이다. 일주일에 한번 와서 놀다가는 기분으로 하고 있다. 재용이 형이야 힘들지 모르지만…… (김장호 AD에게)방송 이미지가 좋은 편은 아닌데, 주변 반응은? 김장호 AD: 친구들이 창피하니깐 떨어져서 걸으라고 한다. 가끔 친구들과 술집을 갔을 때 ‘순결19’재방송을 할 경우가 있는데 손님들이 나를 알아보고 “이 XX 개장호다!”라고 한 적도 있다. 송상엽 PD: (김)철민이나 (김)장호나 부모님들 초청해서 대접을 해야 하는데 여의치가 않다. 꼭 모셔서 사죄를 하고 싶다. 앞으로 출연 해줬으면 하는 연예인이 있다면? 송상엽 PD: 장동건과 서태지다. 그들이 출연해 준다면 최고의 꽁트로 대한민국을 예능계를 뒤흔들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서태지의 경우 CF를 패러디 해 뽀글이 파마 가발과 함께 멜로디언 연주를 한다는 구상까지 잡아놨다. ‘순결 19’가 종영되면 어떤 작품을 할 것인가? 송상엽 PD: 아프리카 초원에 가서 다큐멘터리를 찍던가 정말 순결한…사죄하는 마음으로 보는 사람도 뿌듯하고 모든 사람이 좋아할 방송을 하고 싶다. 김현서 AD: 많은 연예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프로? 일부 신인들의 경우 우리프로에 출연 시켜달라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 방식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좋다. 끝으로 ‘순결19’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송상엽 PD: 정말 순결하고 고결한 프로그램이다. 역설적인가? 최홍만과 밥샵이 언약식을 하는 그런 느낌이다. (웃음) 김종민 작가: 전에 잡지에 칼럼을 기고한 적이 있는데 ‘순결 19’에 대한 부분이 있었다. 거기에 말한대로 “하고 싶은대로 해서 성공한 프로”다. 한창 제작에 열중할 때 정말 즐거웠다. 이렇게 재미있는 프로는 없었다. 김장호 AD: 연예인 극성팬을 위한 프로? 자기들이 보고 화내고 좋아하는 그런 프로인 것 같다. 서울신문 NTN 김경민 기자 / 사진= 한윤종 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넬 “우리 MV 출연한 탄징 사망에 충격”

    넬 “우리 MV 출연한 탄징 사망에 충격”

    중국의 인기 탤런트 탄징(24)이 변사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그룹 ‘넬’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지난 2004년 자신들의 2집 수록곡인 ‘Thank You’의 뮤직 비디오에 출연해 처음 인연을 맺은 탄징의 갑작스런 죽음에 넬 멤버들은 물론 소속사 관계자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 넬 측의 한 관계자는 15일 오후 서울신문 NTN과의 전화통화에서 “탄징의 소식을 오늘 처음 알았다. 보컬 김종완이 성대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황에 이같은 비보까지 전해들었다.”며 “무척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Thank You’의 뮤직 비디오 촬영부터 섭외까지 담당했던 서태지 컴퍼니의 관계자들 또한 탄징의 비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태지 컴퍼니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에 뜬 기사를 보고 탄징의 사망소식을 알았다. 너무나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당시 밝은 표정으로 뮤직 비디오 촬영에 임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1999년 연예계에 데뷔한 탄징은 중국 최대 이동 통신사인 ‘차이나 모바일’과 화장품 브랜드 ‘페이스 크림’의 CF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 또 넬의 뮤직 비디오 및 김종국의 ‘제자리걸음’과 한 국내 가전업체 CF를 통해서도 국내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서울신문 NTN 김경민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주말탐방] 작지만 큰 울림…진짜 음악이 있는 곳

    [주말탐방] 작지만 큰 울림…진짜 음악이 있는 곳

    공연과 방송이 결합한 음악프로그램 ‘EBS스페이스 공감(이하 ‘공감´)´이 뜻깊은 3관왕의 주인공이 된다.1000회 공연(4월25일)에 400회 방송(3월3일 곽윤찬 트리오 편), 그리고 개관 4주년(4월1일)을 맞는 것이다. 기록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갈수록 시청률 지상주의와 상업화로 치닫는 우리 대중음악문화 현실에서 ‘예술로서의 대중음악´이 숨쉬는 터전으로서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생명력의 이면에는 주 5회 매일 공연, 실력있는 뮤지션 선별, 한 시간 이상 100% 라이브 연주라는 원칙이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공감´을 위해 사랑과 정열을 아끼지 않는 제작진과 관람객들의 몫 또한 크다. 지난 25일은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의 연주(978회)가 예정된 날.1000회 공연을 앞둔 이날, ‘공감´ 현장을 찾아 공연 리허설과 방송녹화, 그리고 편집작업까지 그 뜨거운 열정의 순간들을 고스란히 지켜봤다. 글 강아연 이은주기자 arete@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매회 평균 관람 경쟁률은 11대 1 “그곳에 가면 진짜 음악이 있다.” 이곳을 한번이라도 다녀간 사람이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일 듯하다.EBS스페이스홀. 서울 강남구 도곡동 EBS본사 1층에 위치한 이곳은 매일 오후 6시 30분만 되면 투명한 설렘으로 가득찬다. 평균 11대 1의 당첨 경쟁률을 뚫고 관람권을 얻은 사람들이 ‘EBS스페이스 공감´ 공연(오후 7시 30분 시작)을 보기 위해 속속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을 줄은 몰랐다.” 스페이스홀을 처음 찾는 관객들이 공통적으로 쏟아내는 말이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 공간에 올랐던 공연이 지금까지(26일 현재) 모두 979회, 총 뮤지션만 4250명, 다녀간 누적 관람객이 16만 2544명, 관람 신청자수는 무려 162만 8930명에 이른다는 것을. 그러나 이들은 이내 알게 될 것이다.‘공감´의 힘이 바로 이 151석짜리 소규모 공연장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지난 25일은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 건반 위 자유로운 여정´의 두번째 공연이자 방송녹화가 있는 날. 오후 4시쯤 공연장을 들어서자,4명의 연주자들이 모인 가운데 한창 음향·카메라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었다. 주인공 송영주는 “공감을 너무 좋아한다. 아늑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점이 재즈정신과도 많이 닮아 있다.”고 말했다. 리허설이 모두 끝난 시각은 오후 5시 30분. 이진수 조명감독은 무대 위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타 조명을 손봤다. 오늘 조명의 컨셉트는 무엇인지 물어봤다. “뮤지션 한명 한명이 연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재즈는 연주 중간에 항상 서로 눈짓을 주고받아야 하는 만큼, 뮤지션들이 요구하는 위치에 맞게 다시 맞춰드리는 거예요.” ● “음악을 위해 그림을 양보해주는 곳” 오후 6시 30분. 티켓 수령 시간이 되자 관객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살짝 대기실을 습격해 들어가봤다. 긴장으로 가득차 있으리란 예상과 달리, 약간 상기된 표정을 빼곤 모두 편안한 표정이었다. 베이시스트 최현창은 “공감은 혹 덜 예쁘게 나올지라도 음악을 위해 그림을 양보해 주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녹화 10분 전 주조정실. 엔지니어들은 기계를 매만지는 등 채비를 점검하는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백경석 PD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인터컴을 통해 공연장 내 스태프와 사인을 주고 받는다. 백 PD는 “녹화는 한 판 굿을 치르는 것과 같다. 처음 녹화를 진행했을 땐 정신이 없어서 음악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지만, 이제는 녹화를 하는 순간에 음악이 가장 잘 들린다.”고 말했다. 드디어 7시 30분. 송영주(피아노), 최은창(베이스), 퀸시 데이비스(드럼)가 무대에 올랐다. 송영주 3집 앨범 신곡들이 하나씩 무대 위로 드리우기 시작했다. 타이틀곡이자 창작곡인 프리 투 플라이(Free To Fly)가 흘러나오자 “삶이 어떠하든 마음껏 자유롭게 나는 여유를 표현하고 싶었다.”는 송영주의 소망처럼 관객들은 하늘을 유유히 나는 상상 속으로 빠져드는 듯 했다. 분위기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블루 인 그린(Blue In Green) 차례에서 더욱 무르익었다. 손성제의 색소폰 연주가 흐르자,230㎡ 소규모 홀은 무대와 객석이 함께 깊은 영감에 젖어드는 듯 했다. 앙코르 곡인 송 인 마이 하트(Song in my heart)까지 주옥같은 연주가 펼쳐지는 동안, 무대는 그 자체로 예사롭지 않은 아우라를 뿜어냈다. 이 작은 무대를 신중현, 한대수, 김창완, 이승환, 자우림, 빅마마, 유키 구라모토, 크라잉넛 등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거쳐갔고 재즈, 크로스오버, 인디록, 뉴에이지, 클래식, 뮤지컬음악, 국악, 민중가요, 월드뮤직 등 수많은 장르들이 존재를 밝히고 갔다. ● 실력만 있다면 열려 있는 꿈의 무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수들도 실력만 되면 누구나 초대받는 영광을 누린다. 그 중에는 ‘공감´ 무대를 계기로 유명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백 PD가 일본 출장 때 우연히 발굴한 일본의 사이키델릭 록밴드 101A는 ‘공감´ 출연으로 국내에 인터넷 팬 카페도 생겼다.‘헬로 루키´ 첫회에 출연했던 록밴드 마리서사도 ‘공감´을 계기로 2008년 제5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부문상을 수상하고 메이저로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9시쯤 공연은 막을 내렸다. 관객들의 얼굴은 아직도 들떠 있었다. 여덟번째 이곳을 찾았다는 이재훈(26)씨는 “송영주 공연을 꼭 보고 싶어서 표를 인터넷에서 양도받아 왔다.”면서 “공감은 검증된 뮤지션들이 출연하기 때문에 홍대 앞보다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모두 홀을 빠져간 후 색소포니스트 손성제가 여운이 가시지 않은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 그는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 개관 첫해부터 4년간 서왔는데, 언제나 방송이라는 생각보다는 단독 콘서트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오후 9시 30분. 이제 스페이스홀도 문을 닫을 시각. 하지만 백경석, 고현미 PD의 하루는 끝나지 않았다. 편집을 해야 하기 때문. 한평도 채 되지 않는 편집실에서 PD들은 다시 TV방영본 완성을 위한 고독한 싸움을 벌여야한다. 고 PD는 “‘공감´은 기록으로서의 가치도 크기 때문에 편집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들을 두고 EBS스페이스홀을 나서는 귓가에 ‘공감´의 울림이 아직도 선명하게 전해오는 듯 했다. “개관 첫해, 초청가수가 공연 부담감에 잠적한 적도…” ■ 백경석·고현미 PD ‘생생한 현장이야기’ ‘EBS스페이스 공감´(이하 ‘공감´)의 연출자 백경석·고현미 PD로부터 살아있는 현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백 PD는 2004년 프로그램 시작부터 5년째 공감을 맡아온 산증인. 고 PD는 지난해 7월 공감에 합류한 신예다. ▶공연·방송 음악프로그램 PD로서 일과는. -백:먼저 한 주의 사이클을 말씀드리자면, 평일 5일 동안 매일 공연이 있다. 매주 두세 팀의 공연이 있고 방송녹화는 팀마다 한 차례씩 이뤄지는데,PD가 각각 돌아가며 맡는다. 화요일 오후에 주간 기획회의를 한다. 연출자와 작가, 기획위원(평론가)이 참여한다. 여기서 공연 아이템을 논의하고 출연자를 선정한다. -고:우선 출근해서 오전 중에는 음향 믹싱과 악기 세팅을 한다. 매니저나 음반사측과의 미팅도 갖는다. 낮에는 야외 촬영이나 뮤지션 취재를 나갈 때가 많다. 공연은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한다. 녹화를 마치고 공연장 정리까지 마무리하면 9시 30분쯤 된다. 이후 밤늦게까지 편집 등 후반작업을 하다 보면 밤 12시를 넘기기 일쑤다. ▶음악프로그램 PD로서 가장 기분 좋을 때는. -백:음악을 마음껏 듣고, 사랑과 존경의 대상들을 직접 만나고, 그분들과 진심이 통했을 때 가장 좋다. 본래 록,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좋아한다. 레인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레드제 플린, 서태지의 열렬한 팬이었다. -고:라이브의 매력을 알게 된 것이다.CD로만 들었던 음악을 생생한 공연으로 보는 재미가 또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좋아했는데, 여기 와서 마치 처음 음악을 접하는 것처럼 공연을 보게 됐고, 이제는 락, 펑크도 굉장히 좋아하게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백:공연마다 각각의 맛이 있지만,2005년 한대수 선생님 공연이 특히 좋았다. 무대에서뿐만 아니라 삶 자체가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한국의 에릭 클랩턴´이라고 할까. -고:UCC 영상과 오디션을 통해 신인을 발굴하는 ‘헬로 루키´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마리서사, 로로스, 안녕바다,21스콧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지닌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프로젝트인데, 긴장하는 모습들에 애정이 더 갔다. ▶당황스러웠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백:4년 동안 딱 한번 공연이 펑크난 적이 있다. 개관 첫해였는데 출연하기로 한 이가 부담감 때문에 공연 사흘 전에 갑자기 잠적했다. 최근에는 5집 앨범을 낸 박선주가 출연했는데, 앙코르곡을 부르다가 눈물을 흘렸다. 초청된 팬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니까 자기도 모르게 감격했던 것 같다. -고:펑크그룹 공연 때였는데, 음악에 취한 관객들이 무대 위로 올라가고 마이크를 빼앗아가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그 장르에선 원래 그런 문화가 보편적이므로 재미있기도 했다. 하지만 사고가 날까봐 스탠딩 무대 때는 항상 긴장하게 된다. ▶앞으로 연출해 보고 싶은 무대가 있다면. -백:특히 크로스오버 음악에 관심이 많다. 소극장에서 김건모가 피아노만 한 대 놓고 공연하거나 서태지가 통기타 들고 공연하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좋지 않나. 주현미씨가 재즈밴드를 편성해 노래를 하는 무대도 좋을 것 같다. -고:스페이스 공감만의 색깔을 지키면서 좀더 많은 관객·시청자들과 교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맥락에서 올해 세 번 정도의 지방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지방 축제에서의 조인트 공연이나 지역기관·기업 후원을 통한 공연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 [글로벌 시대] 세계 속의 문화세력이 되려면/마크 러셀 문화비평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에서 영화산업만큼 세계화와 깊고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분야는 없을 것이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1990년대 한국 영화산업이 창의성을 활발히 꽃피우는 데 있어 외부세계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예술측면과 투자측면 모두에서 한국 영화의 중요한 발전을 가져 온 사람들은 외국에서 최소한 몇년간의 교육을 받은 인재들인 경우가 많다.CJ 엔터테인먼트와 이미경 부회장,‘친구’의 곽경택 감독,‘헨젤과 그레텔’,‘괴물’의 류성희 미술감독 등이 그러한 예이다. 사실 세계 영화시장은 한국 영화산업의 발생 초기부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1920년대와 30년대 한국은 할리우드에 있어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유망한 영화시장으로 주목을 끌었다.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유나이티드 아티스츠,MGM,RKO 등 주요 영화 제작사들이 당시 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었다. 한국전쟁 후에도 해외 영화는 한국에서 한동안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음은 물론이다.1980년대 중반 국내 영화사들에 치명적일 것으로 여겨졌던 외국 직배사들에 대한 영화시장 개방도 많은 면에서 한국 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요즈음 한국에서 세계화의 교훈들은 잊혀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한국 영화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박스오피스에서 한국 영화가 외국 영화보다 훨씬 더 성공적임에도 불구하고 외국 영화들은 국내산업에 대한 위협으로 비쳐지고 있고, 스크린쿼터제는 여전히 가장 민감한 이슈로 남아 있다. 심지어 한국 영화배우들은 그들의 매니저들이 영어에 친숙하지 않거나 외국에서 일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겨 주요한 해외 영화에서 배역을 잃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곤 한다. 문제는 세계화가 언제나 쌍방향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우리가 세계로부터 자신을 차단해 버리면, 우리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 창의성으로부터 차단당하게 된다. 한국 음악산업은 서태지 붐 이래로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비슷비슷한 10대 팝 우상들만이 끝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한국 TV드라마는 한때 아시아에서 훨씬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대안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신선함을 잃고 서서히 시청자들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어 온 영화산업은 상업적이고 진부한 내용과 단지 몇몇 혁신적인 감독들만이 남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에 뒤지지 않는 투자 규모와 첨단기술을 겸비하고 있으나, 창의성 측면에서 의미있는 영화들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2007년 한국 영화산업이 1997년에 비해서 훨씬 더 적은 수의 재미있고, 도전적이며, 색다른 영화들을 생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한류’가 눈부신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세계적 수준의 생산, 배급 및 관련 기술을 도입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혁명을 가져왔으며 한국을 아시아의 대표적 문화 콘텐츠국가로 만들었다. 이제는 창의성에 초점을 둔 또 다른 흐름이 분명히 요구되고 있다. 만약 한국이 미래에도 중요한 문화 세력으로 자리잡고자 한다면 몇몇의 스타 감독들로는 충분치 않다. 한국 영화 산업은 구조적으로 창의성을 영화개발 과정에 투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영화제작사들, 그 중에서도 특히 산업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대형 제작사들은 실험적이고 유망한, 재능이 양성되고 촉진될 수 있는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자동차, 전자 등 세계로 진출한 많은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교훈을 수년 전부터 익혀왔다. 저가의 복제품을 만드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진정한 가치는 혁신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을 말이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고자 한다면 그 제품은 세계수준의 혁신성을 보여줘야 한다. 마크 러셀 문화비평가
  • [20&30] 대선후보 6人 팬클럽

    [20&30] 대선후보 6人 팬클럽

    “우리는 ‘대선 축제’를 즐긴다.” 12월19일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각 대선후보 진영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이들을 뒤에서 돕는 젊은이들의 발걸음도 바쁘다. 대선 후보의 ‘젊은 그대들’인 팬클럽 회원들이 주인공이다.2002년 16대 대선에서 젊은이의 힘을 보여준 그들이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춤, 노래, 사진, 정책제안까지, 대선후보를 응원하는 ‘젊은 그대들’을 만나봤다(순서는 기호순). 이경주 이경원 김정은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1)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팬클럽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이하 정통)’ 회원인 김은화(28·여)씨는 정 후보가 뉴스 앵커를 할 때부터 그의 깔끔한 이미지에 반했다. 올해 6월부터 팬클럽에 참여한 그는 대통령은 언변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통’에서 그와 함께 활동하는 20∼30대는 전체 인원의 40% 정도다. 김씨는 “다른 팬클럽보다 많은 활동에 참가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주로 정 후보와 동행하며 사진을 찍는 일을 한다. 물론 신문기자와 전문사진가들이 정 후보를 연방 찍어대지만 그는 지지자들을 사진에 담아 ‘정통’ 사이트에 올린다. 김씨는 “남는 시간에는 정통 게시판에 개인적인 글을 쓰고, 정 후보에 대한 신문 기사를 읽고 짤막한 감상을 올리거나, 최근의 사안에 대해 글을 쓰기도 한다.”면서 “내가 좋아하는 후보와 함께한다는 건 축제만큼이나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가 보는 평소의 정 후보는 말수가 적고 오히려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공석에서는 언어의 마술사라는 느낌을 갖게 한단다. 김씨는 “겉으로 보이는 정 후보는 냉철한 모습이지만 다른 면도 있다. 정 후보는 몸치다.”라며 웃었다. 그는 “팬클럽 사람들과 율동을 배울 때 꼭 한 박자씩 늦는 것으로 유명하다. 율동도 겨우 다 외웠다.”고 말했다. 그가 정 후보의 공약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12시간 보육지원 정책’이다. 김씨는 “정 후보는 집에서도 부인 말을 잘 듣는 사람으로 유명한데 그래서인지 여성정책에 강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우리는 ‘한방’을 터뜨리기보다 꾸준하게 노력했다.”면서 “정 후보가 힘을 낼 수 있도록 블로그나 게시판을 통해 활동하면서 정 후보를 끝까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2) MB 연대 백두원(34·사무국장)씨가 지난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팬클럽인 ‘MB 연대’를 만들게 된 계기는 13년 전 작은 인연 때문이다. 소년·소녀 가장 돕기를 하던 그는 당시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던 이 후보가 다른 사람에 말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소년·소녀 가장들을 몰래 도와주고 간 것에서 감명받았다. 이 후보는 백씨의 어머니가 자궁암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생활비와 수술비까지 마련해 줬다. 백씨는 “당시 이 후보는 어떤 직함도 갖고 있지 않았다.”면서 “조용히 사람들을 돕는 모습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MB연대의 20∼30대 회원은 전체 회원 14만명 중 30%를 차지한다. 팬들이 가수를 좋아하듯 젊은 회원들은 이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즐긴다. 백씨는 “이 후보가 국밥 CF에서 마지막 장면에 혀를 두번이나 낼름거리는데, 그의 작은 버릇”이라면서 “겉으로 보이는 점잖은 모습과 달리 젊은 팬 사이에서는 귀엽다는 평이 많다.”며 웃었다. 이명박 후보가 젊은이들에게 권하는 덕목은 ‘나눔과 봉사’다. 그래서 팬클럽 회원들은 이 후보가 봉사활동을 하러 갈 때 함께 간다. 이 후보가 젊은이에게 어필하는 공약은 역시 취업문제 해결이다. 백씨는 “20대는 취업 좀 되면 좋겠다는 말을 징그럽게 많이 한다.”고 말했다. BBK 의혹에 대해 묻자 백씨는 “팬클럽의 20∼30대들이 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갇혀 있는 김경준씨를 굳이 빼내서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국내로 불러들인 것은 정치적”이라고 주장했다. 백씨는 “우리는 서태지 팬클럽 회원들이 서태지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이 후보를 신뢰하고 지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 YOUNG(영)길S(스) “권 후보의 옛날 사진을 보면서 모두 다 배꼽을 잡아요.” 권영길 대선 후보 지지모임인 ‘YOUNG(영)길S(스)´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송현난(25)씨. 송씨는 권 후보를 좀 더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싶어 인터넷 카페를 운영해 왔다. 회원들은 권 후보의 옛날 사진도 올리는 등 권 후보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회원들 간에 ‘일촌’을 맺고 끈끈한 인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클럽의 회원수는 76명밖에 안 됩니다. 그래도 다른 후보의 팬클럽과는 달리 ‘허수’가 없어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죠.” 한 번은 권 후보와 함께 ‘호프타임’을 갖고 진지한 대화를 가졌다. 송씨는 젊은이들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진심을 말하는 권 후보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권 후보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현장성입니다. 일이 터지기 전에 항상 먼저 가 있어요.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의사표현이 좀 더 명확했다면 대중에게 인기가 더 많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송씨는 권 후보의 공약이 특히 마음에 든다. 기득권층보다는 서민을 위한 공약을 제시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정규직 철폐’,‘대학무상교육’,‘무상의료’ 등과 같은 복지정책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언론노출이 적어 주목을 많이 받지는 못하지만 팬클럽의 ‘작은’ 실천으로 ‘큰’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는 각오다. “오늘도 권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확답을 몇몇 친구에게 받았습니다. 강요할 문제는 아니지만, 권 후보가 주장하는 공약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말하고 지지를 얻어내면 그걸로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4) 인제는 된다 민주당 이인제후보의 팬클럽 ‘인제는 된다.’에서 활동하는 김강경(20·여)씨는 민주당 경선에서 이 후보가 승리한 것은 20대와 30대의 힘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팬클럽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200여명 중에서 20∼30대가 30% 정도 차지한다. 이 후보가 민주당 대표가 된 후에는 젊은 팬끼리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인터넷 홍보 대책을 마련하고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제작한다. 김씨는 “이 후보의 이미지가 안 좋게 덧칠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 후보의 오랜 팬들은 이 후보가 감옥에 있는 동안에도 지지자들에게 편지와 칼럼을 쓰는 모습에 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의 공약 중 ‘휴대전화 반값 공약’을 으뜸으로 친다. 휴대전화 요금이 너무 비싸지만 일종의 문화가 돼버려서 무감각해진 젊은 세대에게 이 공약은 선풍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경선 전에는 젊은 팬들을 한 달에 두 번씩 만났다. 김씨는 “이 후보의 딸이 스물아홉살이라 그런지 젊은이들과 잘 어울린다.”면서 “경선 뒤에는 자주 못 만났지만 당연히 이해하고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후보의 낮은 지지율이 가슴 아프지만 낙담하지 않는다고 했다. 언론들의 여론조사 응답률이 20%도 안 되기 때문에 크게 신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며칠 전에 인사동에 갔는데 바닥인심이 우리 쪽으로 돌아서는 것을 느꼈다.”면서 “젊은이들이 이 후보의 연설 후에 사진을 같이 찍자고 줄을 섰었다.”고 말했다. 팬클럽의 마지막 선거전략은 인터넷에서 난무하는 이 후보에 부정적인 글이나 동영상을 없애는 것이다. 김씨는 “몇몇 특정 후보만을 집중 보도해온 매체들이 이 후보에게도 신경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5) 희망문 “정치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럴까요. 문국현 후보는 정치인 같지 않아서 좋아요.” 문국현 대선 후보의 팬클럽 ‘희망문’에서 청년 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도현(25)씨는 문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 지지자’이다. 대학생인 이씨는 나이는 어리지만 인터넷 공간에서만큼은 ‘사이버 홍보참모’의 역할을 든든히 해내고 있다. “문 후보가 현장에서 무엇을 했는지 취재해 인터넷에 올리고 있습니다. 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기사를 쓰기도 하고요. 아직 지지율은 높지 않지만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는 이씨는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 사회에 진출하기 전 마지막 대선인 만큼 스스로 심혈을 기울여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저도 취업을 해야 하거든요. 대선이 남 얘기가 아니더라고요.‘좋은 대통령’을 뽑아서 청년실업 해결해야죠.” 이씨는 문 후보가 사석에서도 매우 ‘편안한’ 상대라고 자랑한다. 얼마전 한국청년연합에서 주최한 2030 프로젝트에 대선 후보로는 유일하게 참가, 유명 코미디 프로의 리듬에 맞춰 춤추는 모습에서 ‘정치인답지 않은 따스함’을 느꼈다고 한다. “문 후보님은 이런 모습이 좋아요. 정치를 오래 하지 않아 때가 묻지 않은 것 같습니다. 권력에 대한 집착이 떨어져 보여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이 있긴 해요.” 이씨는 며칠 남지 않았지만,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할 거라고 말한다. 문 후보의 소식에 속속 늘어가는 댓글을 볼 때마다 보람도 느낀다. 항상 적극적으로 반겨주는 누리꾼들이 하염없이 고맙기도 하다. (6) 창사랑 “이제 저도 30대인데 팬클럽에서는 제가 막내입니다.” 이회창 대선 후보의 팬클럽 ‘창사랑’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귀남(32)씨는 팬클럽 내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편에 속한다. 이 후보의 지지기반이 주로 보수층이다보니 연로한 사람들이 많아 ‘막내’가 될 수밖에 없다. 김씨는 팬클럽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몇 안 되는 ‘젊은이’다. 사이트에 이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쓰고, 오프라인 모임에도 가끔씩 나가며,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선거에 인터넷이 무척 중요하잖아요.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선거에 이기기 어렵죠. 특히 이 후보가 대선후보로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체계적인 준비를 못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에는 인터넷이 최고죠. 왕성한 활동으로 사람들에게 이 후보의 장점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이씨는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 이 후보의 ‘소신’이 좋다고 말한다.10대부터 이 후보를 지지했던 김씨는 철학과 이념이 변함없는 이 후보의 ‘뚝심’이라면 대한민국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씨는 젊은 층의 정치 무관심이 아쉽다. 미래의 정치를 이끌어갈 20∼30대 청년들이 국가관과 철학 없이 오직 자신만을 위해 생활하는 게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물론 저도 젊은 세대이지만, 청년층의 정치적 무관심이 사회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잖아요. 미래를 이끌어갈 사람들인데, 젊은 층이 확실한 철학과 소신이 있어야죠.” 이씨는 대선 때까지 ‘죽도록 뛰겠다.’는 각오다. 아직 어려움은 많지만 젊은이의 ‘뜨거운 가슴’으로 뛰면 못할 일은 없다는 자세다.“전략도 필요 없습니다. 솔직히 전략을 세울 만한 조직규모도 아니고요. 제 ‘한계’가 허락하는 한 계속 뛸 겁니다.”
  • 전성기 맞은 아이돌 그룹…‘빛과 그림자’

    전성기 맞은 아이돌 그룹…‘빛과 그림자’

    아이돌 댄스그룹이 장악한 2007년 한국 가요계. 관계자들은 10여년만에 돌아온 아이돌 그룹 최고의 전성기라고 말한다. 1990년대 하반기까지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H·O·T, 핑클,S·E·S,god, 신화 등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던 아이돌 그룹은 2000년대에 들어서 동방신기를 제외하곤 세력이 주춤했다. 하지만 최근 빅뱅, 원더걸스, 슈퍼주니어를 필두로 한 아이돌 그룹은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은 대형기획사의 지원과 디지털 음반시장의 영향력이 맞물린 결과다. 가요계에 다시 열린 아이돌 그룹 전성시대의 명암을 짚어본다. ●디지털 음반시장 활성화로 다양한 시도 가요계를 이끌고 있는 JYP,YG,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히트 아이돌 그룹을 하나씩 배출했다. 가수 박진영이 프로듀서로 있는 JYP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여성그룹 원더걸스는 복고풍 댄스곡 ‘Tell me’로 하반기 가요시장을 강타했고,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의 양현석이 대표로 있는 YG엔터테인먼트는 남성그룹 빅뱅이 ‘거짓말’을 히트시키며,10대에 국한됐던 팬층을 20∼30대까지 끌어올렸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아이돌 그룹의 산실인 SM엔터테인먼트는 ‘소녀시대’를 무난히 안착시키며 여성 아이돌의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이렇듯 올해 아이돌 그룹이 쏟아진 것은 그동안 최소 2∼3년, 길게는 5∼6년 동안 대형기획사들이 훈련시킨 연습생들이 한꺼번에 데뷔했기 때문. 톱가수들을 기본으로 보유하고 있는 대형기획사들은 가수 발굴은 물론 홍보 마케팅에서도 노하우를 갖고 있다. 홍승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는 “10대라는 확실한 수요층을 기반으로 20∼50대까지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아이돌 그룹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세계시장 진출을 생각하면 습득력이 빠른 10대 그룹의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올해 아이돌 그룹의 활동이 두드러진 것은 디지털 음반시장의 활성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휴대전화 벨소리 수요가 커지고, 음반 구매가 아닌 인터넷 다운로드 등 음악의 소비패턴이 다양해지면서 신인가수라 하더라도 온라인에서 대중들의 귀에 들면 오프라인까지 인기가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데뷔한 FT아일랜드는 아이돌밴드라는 컨셉트도 특이했지만,‘사랑앓이’,‘천둥’ 등이 온라인에서 먼저 인기를 끌면서 유명 선배가수들 틈새에서도 선전했다. 때문에 최근 신진 아이돌 그룹은 정식 음반을 내기 전에 많게는 몇 장씩 싱글 앨범을 내고 음악과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곤 한다. 빅뱅은 ‘거짓말’이 히트하기까지 싱글과 정규·미니 앨범을 합쳐 모두 5장의 앨범을 발매했고, 원더걸스 역시 올초 ‘아이러니’가 실린 싱글앨범으로 데뷔한 뒤 하반기에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지난 8월 싱글 ‘다시 만난 세계’를 냈던 소녀시대도 석 달 만에 다시 1집 앨범을 냈다. YG 박재준 이사는 “아무래도 신인들이 정규 앨범을 내는 것은 들인 노력이나 비용면에서 위험이 많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요즘은 디지털 음반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만큼 신인들은 기성 가수들에 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렌드만 좇으면 생명력 단축 하지만, 대형기획사의 노하우와 마케팅을 등에 업은 아이돌 그룹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제2의 신화’로 불리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배틀’이나,‘제2의 핑클’을 표방했던 ‘카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음악적 능력에 기초하지 않고, 기획사에서 만들어 내다시피 한 아이돌 그룹의 자생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회사의 색깔이나 프로듀서의 입김이 너무 강하게 작용하다 보면 진정한 뮤지션이라기 보다는 방송용 엔터테이너만 양산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10대가 좌우하는 가요시장에서 아이돌 그룹은 가뜩이나 좁아진 음반시장의 다양성을 해친다는 지적도 있다. 시청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공중파 방송 등의 미디어는 이들을 주목하지만, 그밖의 세대는 점점 더 소외되어 ‘반시장’을 가속화시킨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자라야 할 10대들에게도 획일적인 음악패턴과 일부 배타적인 팬문화는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은석씨는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서나 아이돌 그룹은 있어 왔지만, 한국에서는 구조적으로 미디어와 제작사들이 이들의 단기적인 흥행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 문제”라면서 “음악적 고민보다 각종 트렌드의 결과물로 가공된 아이돌 그룹은 음악시장의 균형적인 발전을 저해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의 생명력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조금만 팔아라”… 한정마케팅 붐

    “조금만 팔아라”… 한정마케팅 붐

    고객의 지갑을 열어라. 기업들이 한정마케팅으로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에선 낯선 최고마케팅책임자(CMO)란 직책을 신설, 마케팅에 속도를 붙였다. ●한정제품 인기 좋으면 다른 상품에도 적용 삼성전자는 서태지 앨범 출시 15주년을 맞아 MP3플레이어인 ‘옙 P2 서태지 스페셜 에디션’을 이달 말 출시한다고 14일 밝혔다. 한정판으로 제품 뒷면에 서태지 친필 사인이 새겨져 있다.1만대만 판매한다.1번부터 1만번까지 고유번호가 매겨졌다. 또 서태지 기념앨범 음원 14곡과 뮤직비디오 미공개 동영상을 내장했다. 서태지가 제품 선정에서부터 음원 세팅 등에 직접 참여했다. 서태지가 직접 세팅한 ‘서태지 이퀄라이저’‘서태지 글씨체’‘서태지 메뉴 인터페이스’ 등을 적용했다. 애플도 자사 MP3플레이어인 아이팟에 아일랜드 출신 그룹인 ‘U2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MP3플레이어만이 아니다.LG전자는 지난 8월부터 중국 배우인 류더화(劉德華)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휴대전화 ‘샤인 류더화 스페셜 에디션’을 홍콩에서 판매하고 있다. 꼭 유명인사의 사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9월에 출시된 LG전자의 샤인시그니처는 고객들의 사인이나 문구를 휴대전화에 새겨 주는 한정이벤트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인기 없는 바타입임에도 불구하고 한 이동통신회사가 두 달 만에 2만대 이상을 판 것은 이런 한정마케팅 덕분이다.LG전자 관계자는 “7000명 정도가 사인이벤트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초 10월까지로 예정한 행사를 고객 반응이 너무 좋아 연말까지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한정판매 상품이 히트치면 다른 상품에까지 적용된다.LG전자는 2005년 냉장고에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 장식 모델을 적용해 200대를 한정판매했다. 고객들의 반응이 좋자 지난해에는 에어컨에 같은 장식을 넣어 한정판매를 시작했다. 올해는 아예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의 고급 제품에는 모두 크리스털로 장식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CMO 신설… 전문가 영입 붐 LG전자는 최고마케팅책임자란 직책을 신설, 외국인을 영입해 자리에 앉혔다. 국내 기업이 외국인을 CMO로 두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유명 제약회사인 화이자 출신의 더모트 보든(49) 부사장이 다음달부터 LG전자의 마케팅을 총괄책임지게 된다. 앞서 피자헛 출신의 이관섭 상무와 벤츠코리아 출신의 김예정 상무도 각각 영입, 마케팅을 강화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별도 조직이었던 마케팅과 영업을 통합, 최근 CMO 직책을 신설했다. 첫 CMO는 반도체 영업 전문가인 김대수(53) 부사장이 내정됐다. 삼성전자에는 CMO라는 직책은 없다. 대신, 다른 회사에는 없는 CCO(최고고객책임자)가 있다.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전무가 첫 CCO로 뛰고 있다.GMO(글로벌마케팅책임자)인 이종석 글로벌마케팅실장(전무)도 CMO의 역할을 대신한다. 지난 9월 미국 피자헛에서 CMO를 지낸 빌 오글 상무를 미국법인 휴대전화 마케팅 책임자로 영입하기도 했다. 한국P&G 출신의 심수옥 상무와 로레알코리아 출신의 이영희 상무도 삼성이 공들여 영입한 마케팅 프로들이다. 안미현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MBC 방송사고 일주일새 4차례

    방송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생방송은 물론이고 녹화방송에서도 잊혀질만 하면 발생하는 방송사고에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방송도 사람의 일이니 그럴 수 있다.”는 관대한 시선이 있는가 하면 “방송사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적 여론도 만만치 않다. 도마에 오른 것은 MBC다. 이달 들어서만 4차례 방송사고를 낸 MBC는 ‘시련의 11월’을 보내고 있다. 발단은 지난 2일 MBC ‘5시 뉴스’. 가수 아이비의 전 남자친구 유모씨가 아이비를 협박했다는 보도를 전하면서 자료화면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가수 서태지의 공연영상을 내보낸 것이다. 이튿날인 3일 ‘쇼! 음악중심’에서는 생방송 도중 마이크에서 잡음이 일어나는 음향 사고가 발생했고,4일 ‘일요일 일요일 밤에-몰래카메라’에서는 편집 실수로 신화 멤버 이민우와 신혜성의 휴대전화 번호가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화면에 노출됐다. 또 5일에는 월·화드라마 ‘이산’의 15회를 방송하면서 14회로 잘못 표기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가볍게 넘길 수도 있었지만,4일 동안이나 연속으로 방송사고를 접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제작진의 긴장감이 떨어진 것을 보여준다.”는 비난이 거세진 것이다. MBC 드라마국 정운현 국장은 “촉박한 일정 때문에 급히 자막을 표기하다보니 실수가 발생했다.”면서 “잘못은 인정하지만, 드라마 제작환경이 열악한 데서 비롯된 실수”라고 시청자들의 깊은 이해를 당부했다.잇따른 방송사고는 방송에 대한 신뢰감에 흠집을 낼 수 있다. 특히 ‘쇼! 음악중심’은 지난달 27일 원더걸스 무대 때 노래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고가 일어난 지 일주일도 채 못돼 다시 비슷한 사고를 일으켰다.3일 음향 사고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지켜보면서 불안했다.”며 거듭된 사고에 항의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방송사고를 당한 연예인들이 예기치 않은 ‘사생활 침해’를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의가 요구된다.‘몰래카메라’에서 전화번호가 노출된 신혜성과 이민우는 결국 전화번호를 바꿔야 했다. 두 사람의 전화번호가 인터넷으로 급속히 퍼져나갔고,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방송사고는 ‘있을 수 있는 실수’이다. 하지만 방송의 파급력이 크다는 점에서 최소한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제작진이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서태지, 4년만에 컴백

    가수 서태지(35)가 4년 만에 가요계에 복귀한다. 그는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오는 29일 15주년 기념음반을 발매하며, 내년 상반기 8집 발매와 함께 전국 투어를 할 예정이다. 이달 발매될 기념앨범 ‘(&) 서태지 15th 애니버서리(ANNIVERSARY)’에는 1집부터 7집까지 정규 음반 전곡과 미수록 음원, ‘교실이데아’와 ‘컴백홈’의 새로운 리믹스가 수록된다. 이밖에도 4시간 분량 2장의 DVD에는 서태지 솔로 시기의 뮤직비디오, 베스트 공연 실황 등이 포함된다. 서태지는 지난 1992년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해 ‘난 알아요’,‘교실이데아’,‘컴백홈’ 등을 히트시켰으며, 지난 2004년 1월 7집 ‘Live Wire’ 이후 주로 일본에 체류하며 음반 준비를 해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 15주년

    1992년 태어난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 15주년을 기념하는 특집 프로그램이 MBC를 통해 제작돼 11월 말 방송될 예정이다. 이번 특집 프로그램은 서태지와 아이들이 활동했던 시절 당시 영상과 미공개 자료, 후배 가수들의 트리뷰트 무대로 구성될 예정이나, 서태지의 출연 및 라이브 공연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양현석은 “팬들의 기대는 알지만 이미 무대를 떠난 지 오래 돼 출연은 어려울 것 같다.”며 출연을 고사했다.
  • [29일 TV 하이라이트]

    ●특파원 현장보고(KBS1 오후11시)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은 유전 개발로 막대한 양의 오일 머니가 쏟아지고 있는 자원 부국이다. 하지만 가파른 경제 성장은 도박열풍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지난 4월 도박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음성적인 도박이나 원정 도박으로 이어지는 등 사회적인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드라마시티 ‘하늘연인’(KBS2 오후11시15분) 노년의 사랑이야기를 현실감을 놓치지 않으면서 일상의 희로애락을 재미있게 담아낸다. 가슴 아픈 순애보가 주인공 석구와 복순이 운영하는 하늘목장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전작 드라마시티 ‘변신’에서 파격적인 실험으로 신선한 반응을 얻었던 김영조 PD의 두 번째 작품이 선을 보인다. ●행복주식회사 ‘만원의 행복’(MBC 오후 4시35분) 가요계의 영원한 우상인 로커 김종서와 6년 만에 컴백한 양파가 출연한다. 가수 M과 이민우를 만나 무명시절의 서러움을 토로하는 종서. 김종서는 서태지와 함께 프리스타일을 추구했던 10년 전을 떠올려 본다. 한편 양파가 수타 자장면 집에서 양파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데…. 그 사연을 알아 본다. ●겨울새(MBC 오후 9시40분) 도현모는 귀국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아들 도현을 의식해 그 전에 영은을 결혼시키려고 한다. 경우도 영은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하고, 경우 모 또한 영은을 잃어 버린 친딸을 찾은 듯이 안쓰러워하고 아끼며 결혼을 재촉한다. 한편, 상하이에 간 진아는 도현과 술잔을 나누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 ●주말극장 ‘황금신부’(SBS 오후 8시45분) 복려의 한식당에 찾아온 성일이 마당을 쓸고 있는 진주에게 “아버지를 원망했느냐.”고 물어보자, 진주는 “라이따이한이라고 손가락질 받을 때마다 울면서 아버지를 미워했어요. 이렇게 버릴 걸 왜 낳았나 원망도 했고요. 그러나 아버지이기 때문에 많이 보고 싶어요.”라고 답해 성일의 가슴을 미어지게 만든다. ●농촌체험학교 만나맛나(EBS 오후 4시40분) 이번 주 농촌체험학교 만나맛나가 찾아간 곳은 강원도 평창의 바람 마을이다. 의로운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뜻의 ‘의야지’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마을은 1000만평이 넘는 고랭지 초원에서 키운 채소로 유명하다. 오늘은 바람 마을과 일교일촌을 맺은 원주의 구곡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농촌체험을 시작한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상하이에 조기 유학한 고교 2년생 윤양, 오전 7시50분 첫 수업이 시작되는 것은 한국과 다를 것이 없지만 가장 큰 부담은 모든 수업이 중국어로 진행되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인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는 방법을 택했다. 우선 중국어에 자신이 붙자 성적이 올라갔다. ●조강지처클럽(SBS 오후 9시55분) 생선도매상 복수는 고물트럭이 자신의 트럭을 들이받고 뺑소니치자 황급히 차를 몰고 뒤를 쫓는다. 뺑소니차 운전사를 잡은 복수는 운전사가 자신이 가진 돈의 전부라며 1만 5000원을 내밀자 만삭의 마누라에게 삼겹살이나 사주라며 돌려 준다. 화신은 남편인 원수가 출장에서 돌아오자 공항에 마중을 나가려 한다.
  • [여성&남성] 실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내가 너를 처음 본 곳 마지막 한번 가보고 싶었어. 비가 오는 이 밤길을 정신없이 그냥 걷고 있네. 한도 없이 걷다보면 너를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서태지와 아이들,‘널 지우려 해’ 중에서) 한 사람이 내 머리에, 그리고 몸에 남긴 각인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때로는 끊기 힘든 마약처럼 정을 다 줬던 사람의 기억은 일상의 하나 하나를 파고든다. 하지만 사람의 뇌는 기억력의 한계를 지니고 있는 법. 남자와 여자, 그들은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까. 그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영화 속 비련의 주인공처럼 천모(27)씨는 실연이라는 아픔을 겪을 때는 항상 ‘재연 배우’가 된다.“이제는 제목도 잊어버렸는데요. 아주 오래 전에 영화에서 옷을 입은 채 샤워기 앞에 서서 물을 틀고, 쏟아지는 물과 함께 눈물을 흘려보내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요. 한번 따라해 봤을 뿐인데 이제는 여자 친구와 헤어지면 영화 속 그 장면을 반복 연출하고 있지요.” 대학생 방모(29)씨는 영화속 주인공처럼 다리가 후들거려 일어나기도 힘들 정도가 될 때까지 달린다. 평소에도 마라톤을 즐기던 방씨는 “실연당하면 심장이 터질 때까지 뛰고 또 뛴다.”고 밝혔다. 그는 “땀으로 범벅이 되어 내 몸의 수분이 모두 빠져나간 듯한 느낌이 될 때까지 뛰고 나면 더 이상 슬프지 않다.”면서 “눈물로 흘러넘칠 물기까지 모두 땀으로 내보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며 미소를 짓는다. 몰입을 통해 잡념을 버리는 또다른 방법으로 대학원생 지모(29)씨는 요즘 텔레비전에서 한창 인기인 ‘무한도전’을 권한다. “계속 봅니다. 재방송도 보고 인터넷에서 다시보기도 하고 유선방송도 봅니다. 등장인물이 벌이는 도전을 하나씩 따라해 봅니다.”지씨는 “무모한 목표를 달성하느라 헤어진 여자 같은 건 이미 기억에 사라지고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고 난 뒤 남는 허탈함은 지씨도 어찌 할 방법이 없다. ●애인의 모든 흔적을 없앤다 취업준비생 추모(26)씨는 애인과 헤어질 때 미니홈피 싸이월드에서 애인과 맺었던 일촌관계도 같이 끊었다. 하지만 꽤 오래 사귀었기 때문에 애인과 추씨를 모두 아는 사람이 많아 일촌 파도타기를 해야 했다. 그는 “처음에는 내가 더 좋아했던 사람이라 잊기가 힘들었다.”면서 “일촌 파도타기를 하면서 처음에는 나 자신이 초라하고 비굴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추씨는 “싸이월드 일촌 파도타기를 하며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옛 애인을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촌 파도타기를 할 때는 조심해야 할 게 하나 있다. 일촌 파도타기 덕분에 이별의 아픔을 잊어가던 회사원 마모(29)씨. 이벤트에 당첨되는 행운까지 거머쥐었다. 아뿔싸! 그토록 잊고 싶던 옛 애인 미니홈피였다. 마씨는 파도타기를 다시 시작해야 할까. ●그녀 흔적이 없는 곳으로 상처가 너무 커서 이 나라가 싫어졌다는 사람도 있다. 대학생 공모(21)씨는 이번 달이 끝나기 전에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간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훌훌 털어버리기 위해 군 입대를 자원했지만 입대일이 예정보다 늦어지자 학교를 휴학하고 해외연수를 택했다. 공씨는 “그 친구 흔적이 남아 있는 캠퍼스를 도저히 다닐 자신이 없다.”면서 “새로운 환경이 상처를 아물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군대 신병교육대에 붙어 있는 유명한 글귀 “피할 수 없는 괴로움은 즐겨라.”를 실천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달 여자친구와 헤어진 대학생 피모(27)씨는 “여자친구 때문에 방해받았던 일이 많았다.”면서 “그동안 못 해본 걸 다하면서 그 여자 따윈 잊겠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여자친구한테 들킬까봐 자제하던 무도회장과 클럽 같은 ‘야간생활’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피씨는 상대의 입맛에 맞추느라 먹고 싶어도 참았던 것들도 즐겨 먹는다.“여자친구와 모든 걸 함께해야 하는 생활이 아니라 나 혼자의 삶을 찾고 있습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동병상련’ 동지 만나 아픔 치유 회사원 이모(26)씨는 최근 오래 사귀어오던 남자 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받았다. 늘 그랬듯 남자들은 별다른 이유는 말하지 않은 채 세상에서 가장 심각한 표정으로 “헤어지자.”는 말만 했다. 헤어짐의 고통은 그나마 참을 수 있는데 왜 헤어지자는 건지 이유가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고 남자란 동물을 믿어버린 자신이 미치도록 싫었다. 그러다 찾아낸 방법이 이른바 ‘동지 만들기’. 이씨는 남자 친구와 헤어진 다른 친구와 만나 남자 친구의 험담을 하며 아픔을 치유했다.“친구와 헤어진 남자 친구의 험담을 하면서 자연스레 실연을 극복했어요.” 대학생 정모(25)씨는 1주일에 3일은 술을 마실 정도로 친구들 사이에 ‘주당’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남자 친구가 영문을 모르는 이별 통보를 해온 날. 정씨는 소주 10병을 사온 뒤 자기 방에다 나란히 나열해 놓고 초록생 병들만 바라보며 밤을 지샜다.“아침이 되어 잠이 들었더니 모든 것이 희미해지는 것 같더군요.” 대학생 김모(25)씨는 실연을 당했을 때 그 남자의 기억을 하나씩 지우는 걸로 분풀이를 한다. 최근 남자친구와 헤어진 김씨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그가 쓴 모든 댓글과 사진 등을 하나씩 지운 뒤 그의 홈피에 있는 자신의 흔적도 하나씩 지웠다.“글이 모두 삭제된 걸 그가 알고 황당해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통쾌하기 그지 없더군요. 그러고나니 한결 기분이 가벼워졌어요.” ●추억을 곱씹으며 기억을 지운다 대학생 박모(23)씨는 떠난 연인의 단점을 하나씩 기억나는 대로 적으면서 아픔을 지웠다. 그의 못된 버릇, 마음에 들지 않았던 행동과 말투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그의 부정적인 모습만 각인시키려 애썼다.“아름다웠던 추억은 나만의 아픔이 될 뿐이더라고요. 그를 미워하기 위해 나쁜 기억만 떠올리면 점점 그는 잊혀지고 나는 또다른 시작을 준비할 수 있게 되더군요.” 전문직으로 일하는 이모(26)씨는 반대로 추억을 곱씹으면서 기억을 지워나가는 스타일이다. 이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다녔던 단골 밥집이나 커피숍 등의 아지트들을 동성 친구와 함께 가거나 혼자 다니면서 추억과 아픔을 떠올려본다.“언제부턴가 저 혼자 그 집을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됐을 때 ‘이제 그가 정리됐구나.’ 싶더군요.” 회사원 배모(24)씨는 학구적으로 실연을 극복한다. 평소 가이드책을 읽길 좋아하는 배씨는 실연당했을 때도 서점으로 달려가 ‘실연극복하기’에 대한 지침서를 사들고 그에 따라 조금씩 아픔을 잊어간다.“예전에는 흥밋거리로 읽었는데 차츰 가슴 속에 하나씩 와닿는다는 생각이 들어 주변에 실연당한 친구에게도 이 방법을 권하고 있어요.” ●다른 일에 몰두해 상처 보듬어 학원강사 박모(26)씨는 집중할 무언가를 찾아 실연의 아픔을 극복한다. 최근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이것저것 찾아헤매던 박씨는 그 결론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를 찾아냈다. 생전 집안 일이라고는 손도 대지 않았지만 열심히 분리수거를 하자 어머니가 웬일이냐며 기특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거뒀다.“남자친구의 얼굴을 쓰레기라고 생각하면서 분리수거를 하다보면 어느덧 그 남자는 기억 저 구석에 처박히게 되죠.” 회사원 송모(29)씨가 선택한 취미는 웨이트 트레이닝. 땀을 흘리며 조금씩 몸매를 다듬어가는 운동에 집중하면서 기억도 땀샘으로 내보냈다.“헤어진 남자 친구보다 더욱 흥미진진한 일이 세상에 무궁무진하게 많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죠. 웨이트 트레이닝 외에 다른 취미들도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고 있어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ARCO서 다시 주목받는 ‘백남준 아트’

    |마드리드 윤창수특파원|스페인 왕가가 수집한 8000여점의 작품을 소장한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은 세계 3대 미술관이다. 일요일에는 6유로의 입장료가 무료다 보니, 관람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줄이 1㎞ 가까이 미술관을 돌고 돈다. 미술에 대한 애정이 깊은 스페인 사람들에게 요즘 화제는 단연 15일 정식 개막하는 국제 아트페어 아르코(ARCO). 엘 파이스, 엘 문도,ABC 등 스페인 3대 일간지는 아르코 주빈국으로 참가하는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기사를 앞다퉈 실었다. 특히 ABC는 10일자 문화지면에서 ‘아버지의 이름으로’란 제목으로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대규모 전시회는 작고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주빈국 행사중 최고의 기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환상적이고 하이퍼리얼한 백남준의 한국비전’이란 제목의 전시회는 스페인 최대 통신회사 텔레포니카의 전시장에서 이뤄진다. 전시회는 오는 5월20일까지 계속된다. 금박으로 장식된 높은 천장의 바로크식 전시장에 들어서면 전자 말이 한국적 마차를 끄는 작품 ‘소통-운송’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장 왼쪽에는 율곡·단군·백제무령왕 등 역사적 인물 로봇이, 오른쪽에는 가족 로봇이 위치한다. 경주엑스포 창고에서 사장중이던 ‘백팔번뇌’도 먼지를 털고 관람객을 맞는다. 서태지의 노래가 나오는 경쾌한 작품이다. 머리를 붓삼아 그린 백남준의 1962년작 ‘젠 포 헤드’를 1985년 전위예술집단 플럭서스의 작가 벤 보티에가 재연한 작품도 전시된다. 머리로 그린 먹물그림을 내려다보는 것은 ‘TV부처’다. 전시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은 네 발가락이 움직이는 전자 ‘거북’. 전시를 기획한 김홍희 경기도 미술관장은 “백남준은 갔어도 그의 예술정신은 장수한다는 의미”라고 작품을 배치한 뜻을 설명했다. 백남준이 가고 난 뒤의 문제는 이제 그의 작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것.1988년 ‘다다익선’부터 백남준의 50여점에 이르는 비디오 아트 작품을 제작해 온 이정성(63·아트마스터 대표)씨는 “백 선생은 작품이 고장나면 당대 최고의 부품으로 교체하라는 편지를 수집가들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수적인 한국 수집가들은 브라운관을 디지털 모니터로 교체하는 작업에 부정적이다. 이씨는 “현재 4:3비율의 LCD가 2∼3년안에 모두 와이드 스크린으로 바뀌기 전에 작품을 디지털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지금은 고장나면 이씨가 수리하지만, 그마저도 가고 나면 백남준의 작품은 그야말로 고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백남준전을 필두로 “한국 사회의 엄청난 압력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은 안규철의 ‘49개의 방’, 한국 디자인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리셋’전 등이 아르코 주빈국 행사를 장식한다. geo@seoul.co.kr
  • 스노보드 타는 래퍼 화랑

    스노보드 타는 래퍼 화랑

    “은빛 설원을 박차고 파란 하늘로 뛰어 오를 때 나는 비로소 살아난다. 무대에서 나를 따라 열광하는 그들의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뛰고 삶의 에너지가 샘솟는다.” ‘보드 타는 래퍼’ 화랑(28·본명 임경섭)이 사는 이유다. 하늘을 새처럼 날고 싶은 것은 인간의 오랜 욕망. 하얀 설원을 제비처럼 달리며 온몸을 창공에 내던지는 자유를 만끽하는 스노보드 마니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케이블 영화오락채널 XTM의 리얼리티 드라마 ‘점프’(매주 토요일 낮 12시 방영)의 주인공 화랑을 만났다. ●보드와 노래는 나의 인생 스노보드는 1995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4집 앨범 수록곡 ‘프리스타일’ 이후 젊은이들 사이에 열병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화랑이 랩을 작사·작곡하고 스노보드를 시작하게 된 것 또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영향이다.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두 가지를 꼽는다면 랩과 스노보드다. 그래서 나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단어가 ‘보드 타는 래퍼’가 아닌가 싶다.” 화랑은 자신은 노래에 무엇보다 스노보드의 도전과 열정의 정신을 담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화랑은 단지 랩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사와 작곡은 물론 노래까지 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오는 14일 4번째 디지털 싱글 앨범이 나온다. 모두 3곡이 담겨 있다. 스노보드에 대한 사랑을 그린 ‘스놉송’, 청춘의 열정을 그린 ‘오픈 하트’ 등의 노래가 실렸다. “랩에는 자신의 세계가 담겨야 해요. 나는 노래에 스노보드의 모든 것을 담습니다.” “음악에 대한 열정도 스노보드에 대한 집착만큼이나 크다.”는 화랑은 앞으로 힙합뿐 아니라 펑크 록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밝혔다. ●화려한 스노보더들의 뒷모습 은빛 슬로프에선 누구보다 화려하고 주목받는 프로 스노보더들. 하지만 그들의 생활은 그야말로 ‘지옥’이다.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열리는 스노보드 대회는 고작 5∼6회. 우승상금도 기껏해야 몇 백만원 선이다. 그것도 1위를 했을 때 이야기다. 스노보드에 빠져 사는 프로 스노보더들의 일상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때로는 가스비가 없어 생쌀로 끼니를 때운다. 강습이라도 있는 날이면 강습생들 틈에 끼어 라면 국물을 먹으며 온기를 얻는다. 몸은 고달프지만 설원에서 공중으로 치솟아 오를 생각을 하면 육체의 허기짐은 이내 사라지고 만다. 화랑은 “이번 드라마 ‘점프’에도 나오지만 스노보더들의 화려함 이면에는 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점프대를 뛰어 오르다 팔이나 다리가 부러지는 것은 예사. 아무런 보호 장비도 없이 수십m를 뛰어올라 딱딱한 슬로프에 떨어지니 부상을 입기 일쑤다. 하지만 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부상의 위험이 아니라 앞날에 대한 두려움이다. 시즌이 아닐 때는 몇 달 동안 주유소에서 ‘총’을 잡고 식당에서 접시를 닦으면서 돈을 번다. 그리고 그 돈을 모아 해외로 나간다.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들에게 뒤를 봐줄 변변한 스폰서는 하나도 없다. 나이를 먹어가며 더욱 고민에 빠지게 된다는 화랑. 그는 조금씩 기술이 향상되고 목표를 이뤄나가는 것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펀박∼스, 두려움을 이겨낸 키∼커, 인생을 깨달아 하프 파이프. 나의 삶은 너로 인해 이렇게 변해가∼. 난 니가 너무너무 좋다.” 화랑은 오늘도 보드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며 은빛 슬로프를 질주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네오 록’ 장르로 가요계 바람몰이 조민혜

    ‘네오 록’ 장르로 가요계 바람몰이 조민혜

    올해는 나의 것!유난히 큰 눈과 하얀 피부로 지난해 누리꾼 사이에서 ‘인형녀’라는 애칭을 얻으며 인기를 누렸던 가수 조민혜(21)가 올 한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조민혜는 지난해 8월 1집앨범 ‘틴에이지 수퍼스타’를 발표하며 데뷔한 신인 가수. 흔히 캐나다 출신의 소녀 로커 에이브릴 라빈과 비교되곤 한다.“제가 바라는 성공모델과 비슷하긴 해요. 하지만 그의 스타성이나 노력하는 모습을 배우려는 거지, 무조건 따라하겠다는 것은 아니예요.” 그런 점에서 애칭인 ‘인형녀’도 요즘엔 다소 부담스럽다.1집앨범의 성격이 네오 록인데 ‘인형녀’가 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사실 자우림의 김윤아나 서태지 등 선이 뚜렷하고 강렬한 선배들을 좋아해요. 실제 성격도 그렇고요. 그런데 ‘인형녀’는 왠지 이슬만 먹고 사는 새초롬한 여자를 연상케 하잖아요. 제가 원하는 것은 록스타예요.” 수준급에 이른 플루트와 피아노 연주솜씨는 물론, 독학으로 배운 베이스 기타 등 일신상의 기예가 녹록지 않다. 요즘엔 작곡의 기초가 되는 신시사이저를 공부하고 있다.“10년,20년이 지나도 저만의 음악으로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는 것이 꿈이에요. 그러니 음악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죠. 미국에서 영화음악을 하기 위해 대학에 들어갔듯, 국내 대학에도 진학해서 음악공부를 계속할 거예요.” 여리고 곱상한 외모속에 스타기질과 음악적 열망 등을 갈무리할 만큼 당차기도 하다. 중학교 3학년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 전, 대규모 코스프레(만화, 게임 속 등장인물들의 복장을 흉내내는 것) 행사를 진행하면서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의 주목을 끌었던 그는 미국 현지로 찾아온 그룹 노바소닉의 베이시스트 김영석으로부터 가수로 입문할 것을 권유받는다. 문제는 부모님의 반대. 두번째로 기획사 관계자의 방문을 접한 그는 2005년 8월 부모님께 ‘엄마, 아빠. 미안하지만 가야겠어. 안녕.’이란 내용의 쪽지 한장 남겨놓은 채 마침내 한국으로 돌아온다.“비행기를 타기 전날까지도 많이 망설였죠. 하지만 제가 갈 길은 결국 음악이에요. 한번밖에 없는 제 인생인데, 하고싶은 건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1집앨범 타이틀 곡인 ‘틴에이지 수퍼스타’는 스웨덴의 유명 음악 프로듀서인 요르겐 링퀴비스트가 그의 음색에 반해 직접 작곡과 드럼, 기타연주까지 도맡았다. 강렬하면서도 경쾌한 네오 록 계열의 노래. 인기몰이의 일등공신이다. 거친 기타 리프에 자칫 그의 목소리가 묻혀버릴 듯도 하지만, 태풍의 눈처럼 노래 중심에서 분명하게 파워를 뿜어내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일본의 대표적인 그룹 ‘데이 애프터 투모로’가 그를 위해 만든 것으로 화제가 된 곡. 록 발라드인 ‘하루만’, 도발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사랑을 노래한 ‘유 후’ 등은 디지털 음원으로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제 외모만을 보고 살랑살랑 춤을 추거나, 예쁜 모습으로 발라드나 부를 것이라 생각하겠지요. 그 예상을 확실하게 깨뜨릴 겁니다. 부모님 가슴에 못을 박으며 시작한 가수생활이에요. 제 꿈을 완성시키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해야죠.”R&B나 댄스음악으로 지쳐버린 국내 가요시장. 맑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새내기 가수가 ‘네오 록’이란 장르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장난감 병정’ 박강성 22~23일 송년 디너쇼

    ‘장난감 병정’ 박강성 22~23일 송년 디너쇼

    지난 9월23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강당. 복도에까지 의자를 놓아야 할만큼 관객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가운데,300여개에 달하는 빨간 막대풍선이 일사불란하게 율동을 벌인다. 마치 아이들 스타의 공연장을 방불케 한다. 박수와 환호과 교차하고, 열기는 장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막대풍선을 흔드는 사람들이 30∼40대 ‘아줌마 부대’라는 것. 이날 공연의 주인공은 가수 박강성이었다. 자신의 대표곡인 ‘장난감 병정’처럼 단단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어딘가 짙은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가수다. 공연마다 특유의 무대 장악력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미사리의 서태지’라고 불리는 그가 올 연말에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송년 디너쇼를 연다. 특급호텔에서 열리는 송년 디너쇼가 나훈아, 패티 김 등 기라성 같은 대형가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전례로 볼 때, 가벼이 넘길 일은 아니다. 널리 알려진 히트곡도 많지 않고,TV 등에서도 자주 볼 수 없었던 그가 요즘 만들어가고 있는 현상들을 보면 적잖이 놀랍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연때마다 거의 예외없이 입장권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지난 2003년 3월 서울 대학로 콘서트에서 시작된 입장권 매진사태는 올해 개런티 6억원을 받고 시작한 ‘세가지 소원’ 공연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비싼 좌석부터 매진되는 것도 이채롭다. 가까운 곳에서 그를 느끼려는 관객들이 많다는 뜻이다. 이번 송년 디너쇼의 경우도 40대 여성 예매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주최측은 전했다. 통상 송년 디너쇼의 경우 20∼30대가 표를 사서 부모님께 선물하는 것이 일반적. 콘서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40대 여성이 직접 표를 산다는 것은 이들이 열성적인 팬이라는 얘기다. 박강성은 1982년 MBC ‘신인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얼굴을 내밀었다.89년 히트곡 ‘장난감 병정’으로 이름을 조금 알리는가 싶더니, 3∼4집의 연이은 실패로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가수가 된 게 슬펐어요. 꿈도 잃었고요. 먹고 살기 위해 술집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현실이 죽기보다 싫었죠.” 그가 다시 일어선 것은 95년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얼마나 찾았는지 아세요’라고 쓴 한 팬의 메모를 보면서부터.“나를 사랑하고, 나로 인해 위로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단지 그들이 고통스런 현실에 가려져 있었을 뿐이었던 거죠.” 그는 요즘 행복하다. 인기도 인기지만,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되찾았기 때문이다.“내년쯤에 50년대 음악들을 재즈와 트로트, 팝 등으로 재해석한 앨범들을 내놓을 예정이에요. 여태 한번도 기획되지 않은 시도죠. 새로운 앨범도 준비하고 있어요.10곡 정도 새노래를 담을 겁니다. 타이틀 곡 한두개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앨범 전체를 완성도 높게 만들어야죠. 음반시장이 열악한 상황에서 음반제작에 투자하는 것이 모험이기는 하지만, 가수라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대중은 민감하다. 준비되지 못한 채 무대에 오르는 가수와, 치열한 음악적 성찰을 통해 소양을 갖추고 무대에 오르는 가수를 분명하게 구분해 낸다.“정말 잘할 자신이 있어요. 좋은 노래를 담아내는 방법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요. 노래를 부를 때 제 목숨까지 걸 겁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비보이 그것이 알고 싶다

    비보이 그것이 알고 싶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요즘 대중문화판을 점령하다시피 한 ‘비보이(B-Boy·브레이크댄스를 추는 춤꾼)’가 딱 그렇습니다. 한국 비보이계의 선두주자인 ‘익스프레션’이 결성된 1997년만 해도 일탈 청소년들의 뒷골목 문화쯤으로 철저히 무시당했던 비보이가 지금은 차세대 한류상품으로 치켜세워지며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으니까요.CF계에서 시작된 비보이 바람은 퍼포먼스 공연, 드라마, 영화, 온라인 게임 등 먹성좋은 괴물처럼 인접 장르들을 마구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길거리나 빈 공터를 전전해야 했던 비보이 춤꾼들은 이제 기업의 프로모션 행사에서부터 정부가 주관하는 축제의 게스트까지 오라는 곳도, 가야 할 곳도 많은 인기 스타가 됐고요. 그런데 잠깐, 여러분은 비보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고난도의 현란한 기술로 수년째 세계 대회를 휩쓸고 있는 그들, 하지만 여전히 ‘배고픈’그들 세계의 빛과 그늘을 비보이 붐업의 주역 팝핀현준(27·본명 남현준)을 통해 들여다봅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비보이(B-boy)라는 용어는 1960년대 말 미국 뉴욕의 한 DJ로부터 전파됐다. 파티 중간 브레이크타임(음악을 틀다가 비트만 나오는 구간을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것)에 “비보이들 나와.”라고 소리치면 춤꾼들이 나와 브레이크댄스를 춘 데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여자 춤꾼은 ‘비걸(B-girl)’로 불린다.DJ,MC, 그래피티아트와 더불어 힙합문화의 4대 요소로 꼽히는 비보이는 춤 스타일과 기술에 따라 수백가지의 종류로 나뉜다. 머리를 땅에 대고 도는 헤드스핀, 풍차처럼 팔과 다리를 돌리는 윈드밀, 몸의 관절을 튕기듯 끊어주는 파핑, 허공에서 몸동작을 순간적으로 정지하는 프리즈 등 기본동작만도 수십가지이고, 여기에 춤꾼에 따라 자신만의 스타일을 섞어 새로운 춤을 만들어낸다. ■ ‘비보이 코리아’ 총안무 팝핀현준 그를 만난 곳은 대학로의 한 연습실이었다.‘난타’의 제작사 PMC프로덕션이 세계 시장을 겨냥해 야심차게 준비 중인 퍼포먼스 ‘비보이코리아’의 연습이 한창인 그곳에 그가 있었다. 힙합리듬의 비보이를 국악 장단과 결합시키는 것이 ‘비보이코리아’의 컨셉트. 언뜻 생뚱맞아 보이는 이 조합을 매끄럽게 잇는 것이 팝핀현준, 그의 임무다. 각종 CF와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 영화 ‘플라이 대디’등 댄서는 물론 가수, 연기자까지 팔방미인으로 활동 중인 팝핀현준은 이번 공연의 총안무를 맡았다.“평소 발라드와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비보이를 응용하는 걸 즐겼다.”는 그는 “국악인 조통달 선생님과 여러차례 공연하면서 국악 장단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만큼 안무를 짜는 데 별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비보이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출연 이후 주가가 한층 치솟고 있다. 하지만 지금 여기에 이르기까지 비보이 춤꾼으로 그가 걸어온 길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어릴 적, 마이클 잭슨의 브레이크댄스를 따라추며 일찌감치 춤에 소질을 보였던 팝핀현준은 고교 1년때 자퇴하고, 백댄서 오디션을 봤다. 무작정 춤이 좋았던 그는 선배 댄서들의 구타를 이를 악물고 참아가며 연습에 매달렸다. 그러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에게 발탁돼 ‘영턱스클럽’의 백댄서로 참여했고, 이후 비보이 춤꾼으로 명성을 쌓았다. “지금은 좀 달라졌지만 90년대 초반엔 어땠는지 아세요. 힙합 바지만 입고 있어도 택시가 안 잡혔어요. 레게머리 때문에 파출소에 끌려간 적도 있고요. 대놓고 양아치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었지요.” 그런데, 세상이 변하긴 변했나보다. 그는 “요즘은 초등생 아이에게 춤을 가르쳐달라고 찾아오는 부모들도 많다.”며 웃었다. 기업체에 협찬을 요청하러 갔다가 문전박대당한 것이 불과 2∼3년전. 지금은 오히려 기업들이 나서서 협찬을 해주겠다며 줄을 선다. 비보이가 뜨면서 춤을 배우겠다는 사람들은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 이면의 뼈를 깎는 혹독한 수련 과정에 기겁을 하고 내빼는 이들이 대다수다.“비보이들은 대개 하루 10시간 이상 연습해요. 밥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 빼고 하루 14시간씩 연습한 적도 있어요. 그러니 10명에 1명도 버티기 힘들지요.” 예전에 비해 격세지감이 들 정도로 대중의 인기와 명성을 얻었지만 여전히 비보이의 삶은 고단하다.“10년 전 백댄서의 방송 출연료가 5만원이었는데 지금도 똑같아요. 가수나 다른 연예인들보다 턱없이 낮은 대우지요. 비보이팀이 늘다 보니 출연료를 덤핑하는 경우도 있어서 더 힘듭니다.”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비보이들을 ‘불량 청소년’쯤으로 여기는 세간의 선입견을 바꾸는 일도 쉽지 않다. 그는 “비보이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이 있지만 대중성을 발판삼아 비보이 고유의 정신을 살린 공연들이 확산될 것”이라면서 “발레나 현대무용처럼 비보이도 무용의 주류 장르로 당당히 대접받는 날이 곧 오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힙합·국악 결합등 다양한 변화 모색 비보이 공연은 찰흙같다. 만드는 이의 손길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자유자재로 변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20분 안팎의 길거리 공연은 비보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지만 1시간이 넘는 극장 공연에서는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 비보이가 전통무용, 인형극, 국악, 코미디 등 이웃 장르와 적극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는 이유다. 지난 9월 공연된 ‘더 코드’는 전통무용가 백향주와 비보이 그룹 ‘T.I.P’의 만남으로 많은 화제를 뿌렸고, 이달 중순 막내린 ‘마리오네트’는 줄인형극인 마리오네트에 브레이크댄스를 가미한 새로운 형식의 댄스극으로 관심을 모았다. 현재 제작 중인 비보이 공연물 가운데 눈길을 끄는 작품은 ‘난타’제작사 PMC프로덕션이 만드는 ‘비보이 코리아’와 ‘점프’제작사 예감의 ‘피크닉’이다.‘비보이 코리아’는 비보이 댄스에 사물놀이와 드라마를 가미한 퍼포먼스로 11월18일 정동 스타식스 전용극장에서 오프런으로 무대에 오른다.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사인 아뮤즈사와 탤런트 배용준이 대주주인 키이스트로부터 제작투자를 받은 ‘피크닉’은 코미디와 비보이를 결합해 전 연령대의 공감대를 노리고 있다. 내년 4월 초연 예정이다. 지금까지 무대에 오른 비보이 공연들은 가능성과 동시에 한계를 드러냈다. 현란한 춤 테크닉은 훌륭한 볼거리였지만 엉성한 구성과 아마추어적인 연기력은 온전한 문화상품으로 인정받기에 불충분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춤으로만 보여줄 수 있는 20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비보이공연의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Y세대/우득정 논설위원

    ‘Y세대를 잡아라.’요즘 미국 기업의 마케팅 전문가들이 골몰하는 주제어다.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세대로 일컬어졌던 베이비부머(1946∼1964년 출생)세대의 자녀인 Y세대(1982∼2000년 출생)가 21세기(Y2K)를 주도할 것이라는 각종 보고서가 쏟아진 탓이다.Y세대는 8200만명으로 부모세대(7680만명)보다 수적으로도 많을 뿐 아니라 1인당 주당 용돈이 94달러로 연간 2000억달러 이상을 소비한다고 한다. 게다가 가정 소비의 81%가 이들의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니 기업으로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이 땅에 1992년 ‘서태지’와 함께 얼굴을 내민 ‘X세대’가 기성세대의 눈엔 ‘정체불명의 이상한 놈들’로 비쳤다면 Y세대는 ‘N세대’로 표현되는 인터넷에 힘입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보다 지적 수준이 더 뛰어난 ‘신인류’로 평가받고 있다.‘잼나!’‘짱나!’가 이들의 반항, 도전정신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용어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경제불황기를 겪은 X세대와는 달리 10년 호황기를 살아온 Y세대는 부모세대와 정서적으로 친숙도가 훨씬 높다고 한다. 책보다는 인터넷, 편지보다는 이메일,TV보다는 컴퓨터에 더 친숙한 탓에 웬만한 마케팅 담당자에게는 접근 불가능한 세대이기도 하다. 저명한 사회학자인 로버트 블라이는 ‘씨족사회’라는 저서에서 “아이들에게 권력이 넘어갔다. 우리는 절반짜리 성인에 의해 만들어진 문화권에 살고 있다.”고 설파했다. 그러면 우리의 Y세대는 어떨까. 총인구의 24% 가량이 이 세대에 해당한다. 하지만 우리의 Y세대는 미국과는 달리 N세대로서의 문명이기 혜택과 더불어 외환위기 이후 ‘대량실업’‘사오정’‘오륙도’‘취업전쟁’ 등 지옥을 함께 지켜봐야 했다. 소비성향이나 구매력 등 제대로 된 연구보고서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기껏 미국의 보고서를 원용하는 정도다. 그럼에도 머지않은 장래에 ‘386’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론이 없다.‘4·19’‘6·3’‘유신’‘386’ 등 정치적 색채가 짙었던 우리의 세대 구분도 Y세대의 전면 부상과 더불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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