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공방 앞둔 李·朴측 ‘수장들 전면전’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대선경선 후보 진영의 ‘검증 공방’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하면서 양 캠프 관련자들의 검찰 소환이 임박한 가운데 캠프 수장들이 직접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5선 의원으로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 후보측 박희태, 박 후보측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5일 캠프의 명운과 자신들의 정치 생명을 건 ‘퇴로 없는 전면전’의 신호탄을 올렸다.
이 후보측은 이날 박 후보측의 파상 공세와 관련, 선봉장격인 홍 위원장과 서청원 상임고문에 대한 엄정 조치를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요구했다.
이 후보측은 당의 조치가 미흡하면 캠프 차원에서 두 사람을 중앙선관위원회나 검찰에 직접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홍 위원장의 경우 2005년 10월 보궐선거 때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해 현재 당적이 없을 뿐 아니라 지금의 혼탁한 경선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면서 캠프 공동위원장 해촉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중앙선관위 조사의뢰 등을 촉구했다.
그는 또 “서 고문은 당 윤리위가 최근 양 캠프 인사에 대해 강경한 제재를 내렸음에도 불구, 지방 당원간담회 자리에서 이 전 시장에 대한 악의적 허위주장을 퍼뜨렸다.”면서 “경선관리위는 서 고문의 도곡동 땅 발언을 허위사실 유포 행위로 규정해 중앙선관위에 고발조치하고, 당 윤리위는 당원권 정지와 함께 선대위 활동에 대한 전면 금지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박 후보측은 “이 후보가 당당하다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당당하게 해명하면 될 일인데, 정치적 국면 전환과 법적 대응이라는 협박 공세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꼼수만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홍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도곡동 땅’에 대한 이 후보의 차명재산 논란과 관련,“(땅을 매각하고 받은) 돈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계좌추적을 하면 몇 시간, 늦어도 3∼4일 내에는 돈의 흐름을 알 수 있다.”며 매각대금 추적을 통한 즉각적인 진위 판단을 이 후보측에 공개 요구했다.
홍 위원장은 또 박 후보측 핵심 인사들에 대한 이 후보측의 검찰 고소와 관련,“대통령 당내 경선 같은 일을 벌이면서 법정으로 문제를 가져 간다고 생각한 사람은 헌정 사상 전무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언론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소송이나 걸고, 무슨 다른 데서 개입했다고 관심을 돌리는 것은 대통령에 나서는 큰 정치인이 할 일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한편 당 선관위 대변인인 최구식 의원은 이날 선관위 전체회의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캠프 사이에 검찰 고발이 이뤄지고 있는데, 집안 싸움을 밖으로 끌고 나가는데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또 “홍 위원장의 경우,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오는 21일까지 복당 절차를 밟을 것을 권고키로 했다.”고 말했다.
전광삼 김지훈기자 hisa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