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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평론가 이광호씨,민족문화권 젊은시인 작품 분석

    ◎민족문학/“탈이념 추구 서정성 확보”/80년대 선배시인들의 추상성 극복/현실직시로 새로운 문학정립 노력 조정국면을 맞은 90년대 문학의 현주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이른바 민족문학진영의 신예시인들이 발표한 시를 총체적으로 점검한 글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문학평론가 이광호씨가 문학계간지 「창작과 비평」겨울호에 기고한 「절망과 희망의 전위:90년대의 젊은 시인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 비평은 90년대 벽두에 활동을 시작해 최근 첫시집을 낸 젊은 시인 8명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특히 평론가인 필자가 민족문학권에 속해있지 않아 작품에 대한 평가가 보다 객관적일 수 있다는 견해들이 제시됐다.이글에서 다루고 있는 시인들은 정종목 신동호 김주대 박남원 오민석 이원규등 모두 8명.그는 이들 작품이 『당파성에 경도돼 도식성과 추상성이 노정됐던 80년대 선배시인들과는 달리 어법이 비교적 가라앉아 있고 체험적 진실로부터 배어나온 서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또 예민한 감수성과 다양한 시적 방법으로 각질화된 현실을 직시한 이들의 시는 90년대 초반의 젊은 시인들이 처한 정신적 입지를 드러내주고 있는 것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있다고 진단했다.특히 『생활영역에 대한 관심과 체험적 진실의 천착,구체적·시적 형상으로 제시된 풍부한 서정성,관념적인 당위적 인식을 딛고 확실한 희망에 기대려는 태도는 민족문학의 내일을 일구어나가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그러나 이들 시에서는 80년대 선배시인들이 보여준 파괴력과 준열한 시대정신의 체현이 결여돼있음도 간과하지 않고있다. 그는 이들에게 주어진 두가지 문학사적 요청을 제시했다.진보적 문예운동의 활기를 이어가면서 역사적 전망을 재구성하는 것과 자기반성 구조가 결여된 80년대 시의 이념편향성이 가져온 추상성을 견제,민족문학의 토착적 전통과 유산을 재해석하는 일이다.또 이글은 고은 신경림 이시영 김명인등으로 이어지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이들 젊은 시인들의 시는 『우리문학의 토착적인 전통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80년대시인들을 대체할 수 있을만큼 시적 역량이 완성되지는 못했지만 작품속에서 80년대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읽어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그러한 가능성은 민족문학진영의 젊은 시인 30여명이 지난 9월 「시와 인간」동인을 결성,창작집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를 펴내고 변화된 문화지형속에서 「민족시」의 새좌표를 모색하고 나선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시집 머리말을 통해 이들은 어떠한 패권주의나 배타적 문학논리도 거부하며 민족문학의 이념적 정당성에 대한 과신이나 이데올로기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우리삶의 일상성 이면에 도사린 모순과 허구성을 깨뜨리는 가운데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리고 실천문학사에서 최근 나온 이재무 서홍관등 두사람의 시집 역시 변화된 민족문학권의 좌표설정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어 주목된다.
  • 고도정보사회선 문학위상 위축/“문자매체 장점살려 극복해야”

    ◎월간현대시,「정보사회와 시」 주제3인대담 게재/“정보개념 변화따른 문학기능 재정립 절실/신세대시 비판은 문단의 과도한 기대반영” 고도정보사회로의 진입이 「문학의 죽음」을 초래할 것인가,아니면 새로운 문학의 씨앗이 뿌려질 것인가.월간「현대시」가 최근호에서 고도정보사회에서의 문학,특히 시의 존재방식과 다뤄야 할 내용들을 점검하는 특집「고도정보사회와 시의 위상」을 실어 눈길을 끈다.신범순관동대교수(국문학)김성기씨(사회학)이광호씨(문학평론가)등이 대담에 참가했다. 참석자들은 정보사회속에서 물질의 개념이 크게 변하고 있고 변화된 물질개념으로서의 정보가 정신의 영역에서 논의돼온 문화·예술의 개념을 새로운 시각에서 수용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또 정보사회에서 문화의 중심이 문자에서 정보로 옮겨지고 매체의 구조 또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어 문자문화,특히 문학의 위상이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기씨는 『지금까지 세계를 물질과 정신으로 구분한 이분법적인 시각과는 달리 정보가정신의 세계에 머물지않고 물질의 토대로 확산될 수 있다면 그만큼 현실에 대해 개방적이고 중추적인 시각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씨는 정보사회에서 문학이 맞고있는 위기는 상호소통이라는 문자매체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문학의 기능을 재정립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낭만적인 서정성을 지칭하는 키취문화와 포스트모던한 문화의 범람에 대한 반작용으로 최근 정신주의를 내세우는 시들이 활발하게 발표되고 있는데 이는 현실에 대한 반성적인 사유로 볼 수도 있지만 인간영역의 축소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경계했다. 한편 이광호씨는 주제의식과 표현방식상의 문제점을 들어 신세대의 시쓰기 전반에 대한 최근의 비판은 신세대의 작업에 대한 문단의 과도한 기대를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80년대에 맹위를 떨치던 리얼리즘과 민중시도 좀더 솔직하게 개인적인 체험들,자신의 내면적인 욕망이나 권력에 대한 의지를 정직하게 드러내는 작업을 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아동문학에도 녹색붐 인다

    ◎「환경과 동화」 주제 세미나 개최/환경교육 차원 역할모색 활발 환경문제에 대한 아동문학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한국아동문학인협회(회장 석용원)가 지난 8∼9일 서울 한강관광호텔에서 「오늘의 환경문제와 아동문학」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데 이어 한국아동문학회(회장 박화목)도 오는 15∼16일 대구 힐사이트호텔에서 「환경보전과 아동문학의 효용」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여는등 아동문학인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점증하는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아동문학가 정목일씨는 아동문학인협회 주최 세미나에서 발표한 논문 「동화에서 환경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통해 『환경문제를 다룬 동화는 극히 드물며 자연환경의 파괴로 동화의 생명인 자연성과 서정성의 상실을 가져왔다』고 국내 아동문학의 실태를 보고했다.그는 이같은 결과가 ▲환경문제에 대한 동화작가들의 전문지식 결여 ▲자연파괴의 충격·혐오감 조성으로 인한 동화의 서정과 꿈의 상실 ▲고발형식을 띠게된데 따른 내용의 삭막·황량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씨는 이어 『환경문제는 현실적인 생존의 문제로서 어린이 자신도 삶을 살아가며 대처하고 극복해야할 문제이므로 일찍부터 환경윤리·환경문제 등을 가르치는데 있어 동화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그는 또 환경문제를 다룬 기존의 동화작품들이 『주제나 목적성의 지나친 노출로 흥미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무한한 상상력과 꿈으로써 자연부활·환경부활을 통한 서정과 낭만을 회복케 하는 동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학평론가 유창근씨는 오는 16일 한국아동문학회 주최의 세미나에서 『환경을 다룬 국내 아동문학이 자연을 예찬하는 전원문학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하고 보다 과감한 환경고발문학으로의 전환을 촉구한다.그는 또 아동문학인들이 『환경에 대한 보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소재를 발굴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고 환경오염을 주제로한 공상소설과 아동극도 적극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연극연출가협 주최 단막극제합평회를 가다

    ◎비판·자기반성의 열기 3시간40분/“연출 힘들었다”·“원작 난도질당해”/격론불구 「연극발전 노력」한마음 29일 하오1시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강당.연극인 1백여명의 열띤 토론이 초여름의 더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28일로 막을 내린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주최 단막극제에 대한 합평회 자리였다. 연출가 채승훈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합평회에는 신춘문예 당선작과 중견작가 단막극공연에 참가했던 작가들과 연출가,배우등이 모여 공연작품에 대한 분석과 단막극제 진행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제기와 자기반성의 열기로 강당안을 메웠다. 젊은 연극인들의 날카로운 비판을 기대한다는 사회자의 말로 시작된 이날 합평회에서는 우선 무대에 익숙하지 않은 신인작가들의 작품을 무대문법으로 바꿔 연극화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는 연출가·배우들의 고충이 토로됐다. 원작과 공연작품이 상당히 달랐던 서울신문의 「수평의 칼날」을 연출했던 황동근씨는 『작품이 갖고있는 서정성에 의존해 작품을 만들려다보니 작품 자체의 밀도가 떨어지고 각 장면들이 서로고립돼있어 하나의 일관된 그림을 찾기가 어려웠다.그래서 배우들과 작업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서정성을 포기하는 대신 「힘」이라는 우리 나름의 단일한 이미지를 작품에 부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작가 전대현씨는 『무대화된 작품을 보고 감격과 고통이 엇갈렸다.무대와 거리가 먼 요소들때문에 배우들이 곤혹스러워하는 것을 보면서 갈등도 많이 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무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러나 『원작의 서정성이 무대화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출가겸 연극평론가인 김창화씨는 『「수평의 칼날」공연을 보고 연출가에 의해 작품이 무자비하게 난도질당했다는 느낌을 받았다.신춘문예 당선작 공연은 작가의 의도를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데 연출가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작품을 마구 뜯어 고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배우로 이번 단막극제에 참가했던 이인희씨도 『신춘문예 당선작 공연무대는 관객의 기호에 맞추려는 작업이기보다는 참가자들의 열정이 배어있는 예술작업으로서의 의미를 가져야한다.지나치게 재미위주로 흐르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왔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중견극작가들의 단막극무대에 대한 합평회에서는 참석자 대부분이 단막극 개발이라는 행사목표를 살릴 수 있도록 작품선정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였다. 특히 의붓아버지가 10년이 넘도록 딸을 성폭행한 실제사건을 토대로 만든 「마구간」(최송림작)은 작품선정기준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킨 작품으로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연출가 윤호진씨는 『모든 것이 연극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 작품의 경우 뻔한 이야기를 여과없이 사실만을 선정적으로 보여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막극제에 참가하는 연출가가 직접 작품을 고르도록 돼있는 현제도의 개선필요성을 강조했다.심재찬(연출가)씨 역시 『연극이 하나의 사건을 소개하는데 그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연극으로서의 의미가 없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보다 기능적이고 기술적인 무대를 무조건적으로 좇기보다는 작품 자체를보고 분석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하며 배우들의 경우에도 자기 개성을 개발하는 훈련에 더 열심이어야 한다는 자성의 분위기가 강당을 감쌌다. 서로에 대한 비판과 자기변명으로 3시간 40분동안 뜨거운 열기속에 계속된 이번 합평회는 단막극제 참가배우 가운데 김익태 이찬우 이성우 고동업 김덕주 김지예 조경숙을 남녀우수연기자로 뽑은 뒤 마무리됐다.
  • 화랑가 활력소/중진화가들 전시회 풍성

    ◎변시지씨,두곳서 제주풍화 발표/김기혁씨도 불화 120점 선보여/황요엽·정하경씨,은둔 깨고 대작 출품 평소 작품발표가 듬하던 중진화가들의 대규모 개인전이 잇따라 열려 극심한 불황에 빠져있는 화랑가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해들어 화랑가는 4개월여동안 외국미술위주의 전시들로 장식됐거나 젊은 작가들의 3∼4인 그룹전이 유행한반면 굵직한 화랑들은 불황에 몸을 사려 무게있는 초대전이나 기획전개최를 뒤로 미뤄온 터여서 이들 중진작가초대전은 「점잖은 그림」을 즐기는 올드 팬들에게 모처럼 감상구미가 당기는 전시회가 되고 있다. 오랜 공백끝에 전시회를 갖는 작가들은 우성 변시지(66),우산 황용엽(61),남윤 김기혁(55),정하경씨(50) 등 4명. 제주에 작업의 터전을 굳히고 있는 변시지씨는 25일부터 5월16일까지 예맥화랑 인사동전시실과 소격동전시실 두곳에서 작품을 발표한다. 인사동에 본점을 둔 예맥화랑이 화랑운영에도 프렌차이즈방식을 도입,첫 지점으로 문을 연 소격동전시실 개관기념으로 이 화랑의 전속작가 변씨의 작품을 내놓은 것. 청소년기를 일본에서 보내며 미술수업을 한후 지난 57년 귀국하여 한국 고유미의 표출에 심혈을 기울여온 변씨는 자연주의에 바탕한 실경화작업을 추구하는 작가.젊은 시절,김인승 손응성 장리석씨 등과 「비원파」로 활약한 인물로 75년이후 그의 화폭에는 큰 변화가 일어 수묵조의 흑색의 필선과 특유의 감필 및 생략기법으로 독창적 화풍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황토빛위에 압축된 필선으로 제주의 풍경들을 화려하게 때로는 적막감짙게 담아낸 서정성 높은 제주풍화 50점이 발표되고 있다. 제1회 이중섭미술상 수상작가인 황용엽씨는 5월12일부터 25일까지 국제화랑에서 초대전을 펼친다. 2년만에 개인전을 갖는 황씨는 미발표 근작 40여점을 선보이는데 소품부터 대작(1백50호)까지 골고루 출품한다. 그룹전 등에 별로 참가하지않은 황씨는 창작욕넘친 노년의 결실을 이번 개인전을 통해 과시할 예정.그는 30년이상 일관되게 「인간」을 모티브로 한 작품제작에 임해왔으며 화단의 유행적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성실한 구상적 화면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그는 이번 근작들에서 과거 화면에 등장하던 절망적 한계상황을 되도록 배제하고 밝고 맑은 느낌의 삶을 관조하는 작가정신을 표출해보인다. 특히 향수에 젖은채 자연의 풍경과 동화된 인간들의 모습이 작가특유의 선묘로 그려지고 있다. 서울갤러리에서 28일부터 5월3일까지 전시를 갖는 김기혁씨는 「한국불교설화화전」이란 주제를 내세우고 있다. 본래 영문학자로서 고려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국내학문풍토에 대한 개인적 거리감을 버리지 못해 학자의 길을 스스로 포기한 김씨는 「그림」에 제2의 인생을 걸고 있다. 15년전부터 동양화에 전념하며 특히 불교설화의 형상화에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해온 그는 지난해 2월 프랑스 파리중심부에 있는 대전시장 글랑팔레에서 열린 프랑스전국조형미술협회창립1백주년 기념전에 특별초대국인 한국의 대표로 초대돼 불교설화화 52점을 출품,호평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당시 출품작 52점과 그외 대표작 61점및 대작 4점등 1백20여점이라는 방대한 양의 작품을 대거 선보인다. 회화외적인 모든것을 외면한채 외곬로 치닫는 근성이 유별난 김씨는 고승 고찰에 얽힌 얘기들을 현세로 끌어와 화현시키고 있는 독보적인 인물이다. 동산방화랑 초대전을 23일 개막,5월2일까지 계속하는 정하경씨(한성대교수)는 지난 84년이후 8년만에 개인발표의 자리를 꾸미고 있다. 80년대초부터 실경산수화에 전념하며 독특한 수묵화기법을 추구해온 정씨의 화폭은 섬세하면서도 수려한 필치가 돋보인다. 급변해가는 여러 회화형식에 초연,오직 산수화에 집착하고 있는 그는 청담한 한국의 자연을 재현해내고 있는 몇안되는 작가중의 한명이어서 이번 초대전은 한국화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수 있는 전시로 기대되고 있다.
  • 시동인 그룹 「시와 언어」(지역문화를 가꾼다)

    ◎“부산 순수시단 지켜온 중진그룹”/「절대시」의 후신… 50대 시인들로 구성/시인학교·시낭송회·세미나등 열 계획 소집단 문학활동의 전통이 깊은 부산에서 시동인그룹 「시와 언어」는 아직은 낯설게 느껴지는 문학단체다. 그러나 「시와 언어」가 지난 80년 결성되어 10여년간 꾸준한 활동을 펼쳤던 시동인 「절대시」의 후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같은 낯설음은 이내 친근함으로 바뀐다. 김성춘 나영자 박현서 양왕용 유병근 이병석 이은경 정선기 진경옥등 이미 한 권 이상의 시집을 낸 탄탄한 시력을 갖춘 시인들로 구성된 「시와 언어」는 다름아닌 90년까지 여덟권의 동인집을 냈던 시동인 「절대시」의 새 명칭. 지난해 아홉번째 동인집을 펴내며 새롭게 탄생한 「시와 언어」는 「절대시」의 연장선상에서 「절대시」의 이제까지의 성취를 바탕으로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절대 순수를 지향하는 「절대시」라는 시학적 명칭이 세계관에서는 동인들간에 동질성을 이끌어냈으나 방법론적 측면에서는 날로 다양해지는 현대시의 경향을자유롭게 수용하기가 힘들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동인인 양왕용시인(부산대 교수)은 「시와 언어」의 재탄생이 후기산업화시대의 언어에 대한 위기의식을 근거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러한 위기상황에서 새로운 시어와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원초적인 본질과 서정성을 회복하는 게 「시와 언어」가 새로 설정한 목표라는 것. 현재 부산에는 76년 결성되어 문학동인운동을 이끌었던 목마시문학 동인회를 비롯하여 80년 결성돼 이윤택씨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열린시」,82년 제각기 다른 시적 발성과 육성을 지닌 시인들이 모여 출발한 「시와 자유」,88년 문학·의학박사들로 구성돼 산업사회와의 화해를 모색하는 「신서정시그룹」등 10개에 가까운 시동인모임들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로 나이든 시인들로 구성되며 순수시 계열이 주류를 이루는 부산 시동인들 중에서 「절대시」는 부산지역의 순수시를 대표하며 「시단의 유행을 초월하여 시의 본질을 지켜가는 동인」으로 평가받아왔었다. 「절대시」는 80년 3월 양왕용 유병근 진경옥씨를 중심으로 「시류를 초월하여 우리 전통시의 본질을 지켜가자」는 것을 지향하며 추발했다.80년이라는 암울했던 그 시기에 순수시동인이 결성됐던 것에 대해 양왕용씨는 『가장 비순수의 시대에 순수의 극치인 절대시를 추구한다는 자체가 시대상황에 대한 역설적 대응이었다』고 말했다.「절대시」는 80년 10월 광주사태로 인한 계엄령 아래서 첫 동인집을 발간할 때 『절대시가 도대체 무엇이냐』는 검열관의 물음에 『절대로 좋은 시가 절대시』라고 대답으로 위기를 넘긴 일화를 갖기도 했다.순수를 지향했지만 「절대시」가 결코 현실과 동떨어진 시작태도를 보인 것은 아니었다.『시를 쓴다는 것 자체가 현실에 대한 참여』라고 생각하는 이들 동인들은 어떤 상황 아래서도 시의 본질적 요소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인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이제 「시와 언어」로 새롭게 출발한 동인들은 『아직까지 「절대시」의 후광에 가리어 있지만 앞으로 「시와 언어」고유의 시세계를 일구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나이 오십줄에 들어서도 같은 시의 길을 걷는다는 동질성으로 인한 서로간의 유대감이 더욱 끈끈해짐을 느낀다』는 「시와 언어」동인들은 두달에 한번씩 모임을 갖고 1년에 한번씩 동인집을 묶는 일 외에도 앞으로는 시인학교 낭송회 세미나 등을 개최,독자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80년대이후 주체문학에 변화 조짐(북한 문화실상:6)

    ◎문학/남대현의 「청춘송가」 베스트셀러/당선전과 무관한 작품나와 이채/1급작가들은 부수상급 대우받아 북한의 문학활동은 주체문예이론이라는 독특한 문예논리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서서히 변화의 조짐을 내비치고 있다.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문학론에 반영한 주체문예이론은 남북문화간의 이질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으로서 북한체제에서 문학이 갖는 의미의 온전한 파악없이 그에 대한 이해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이 제시하는 절대진리를 무조건 따르는 「자주적 인간」의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주체문예이론은 북한에서 숱한 미학논쟁과 숙청 끝에 60년대초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와 마르크스­레닌 사회주의를 뒤잇는 문예이론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주체문예이론에 입각한 북한문학작품은 김일성이 지도한 항일혁명문학을 근간으로 현장성의 중시와 대중성,낙관주의를 특징으로 하며 집체창작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북한의 「조선문학예술총동맹」(위원장 백인준)과 「조선작가동맹」(위원장 김병훈)등의 단체에는 1천2백여명의 작가가 소속되어 있는데 이들은 지난 90년 한해에 20여편의 중·장편소설과 1백90여편의 단편소설,그리고 2천6백여편의 서정시 및 가사를 포함,총3천3백여편의 문학작품을 창작했다. 작가에 대한 대우는 후해서 1급작가의 경우 부수상급의 생활비에 해당하는 2백원을 받으며 별도로 원고료를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해방이후 북한문단을 주도했던 납·월북문인들이 고령으로 사망하거나 은퇴함으로써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80년대 이후 북한문학에서 나타나는 여러 색다른 징후들은 북한의 주체문학이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87년 발표되어 유례없던 충실한 사랑묘사로 북한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던 남대현의 장편소설 「청춘송가」가 그 한예. 대학 하키선수 출신의 제철소 청년기사 진호와 출판사기자인 현옥간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통해 청춘남녀의 이상과 현실,북한사회의 모습과 함꼐 부조리까지도 드러내보인 「청춘송가」는 당의 노선과 젊은이의 사랑을 등가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북한문학사에 큰 획을 긋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이밖에 「야금기지」「탄부」「소설 김옥균」등 당의 노선을 구현하면서 사랑과 연애문제를 함께 다루는 이른바 복합주제의 소설들이 북한문학을 새롭게 주도해나가고 있다. 또한 당선전과 무관한 작품들이 발표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예를들어 문예총 기관지인 「조선문학」90년8월호에 실린 김용한의 단편소설 「마지막 낚시질」은 김일성 우상화나 당선전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이 현대자본주의의 물질편향을 잔잔한 회고조로 비판하는 작품이다. 이밖에 80년대 이후 김일성 또는 김정일의 교시에서 보여지는 시에서의 서정성의 제고와 생활세부묘사에 대한 강조,평범한 영웅상과 개성 등의 강조도 이같은 북한문학의 새로운 변화의 범주에 포함될 수있다.
  • 92신춘문예/출품작 줄었으나 수준은 향상

    ◎중앙일간지 각부문 응모작품 분석/소설 대부분 여성… 문창과출신 강세/정치·현실문제 탈피,개인·가족이 주제 임신년 신춘문단에 46명의 새별이 탄생했다.국내 8개 중앙일간지에서 공모한 92년도 신춘문예는 소설·시·희곡·문학·평론·시조·동화 등의 부문에 걸쳐 41명의 당선자와 7명의 가작 당선자를 냈다. 시조부문(권갑하)과 희곡부문(김승길)에 각각 중복 당선자가 나왔으며 남녀비율로는 남성당선자가 31명으로 15명인 여성당선자에 비해 월등 많았다.예년에 비해 줄었다고는 하지만 문예창작학과 출신은 9명이나 되었으며 직업별로는 학생이 13명으로 가장 많고 교직 7명,주부 4명 순이다.최연소 당선자는 동아일보 음악평론부문에 당선한 이정하씨(21세·고려대 경제학과2년),최고령 당선자는 한국일보와 경향신문 희곡부문에 동시당선한 김승길씨(50세·한의업)이다. 올해 신춘문예는 전반적으로 지난 해에 비해 응모작품수가 줄고 당선작품의 수준도 떨어져 「문학의 위기」 「문학의 조정기」라는 말들을 실감케 하고 있다.「신춘」의 풋풋함을느끼게 할 만한 신선하고 재기발랄한 수작을 찾기가 어려웠다는 게 신춘문예 작품심사에 참가했던 심사위원 대부분의 일치된 관점이다. 그러나 응모작품의 전체적인 수준은 오히려 지난 해보다 나았다는 평이 나오는 것을 볼 때 이를 단순히 하향평준화로 몰아붙이는 것은 성급한 판단인 듯싶다. 신춘문예의 저조는 현재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문단의 상황과 신춘문예 자체의 제도적 문제점들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응모작들의 경향은 사회참여나 정치참여 등 현실문제에서 벗어나 개인문제나 가족사적 이야기를 통해 내면탐구나 삶의 의미를 성찰하는 작품들이 대다수를 이루었다.사회성 있는 소재는 몇년 전부터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인데 시사적인 주제·소재의 작품이라도 서정성이 짙어지거나 개인화된 체험적인 이야기를 통해 형상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92년도 신춘문예의 저조는 시·시조등 예년과 그런대로 견줄 만했던 운문분야에 비해 소설·희곡같은 산문분야에서 더욱 심했다.소설의 경우 예년의 수준을 뛰어넘는 작품이 거의 나오지 못했으며 특히 20대의 소설가가 한 명도 탄생하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됐다.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소설쪽에 기여할 젊은 인재를 영상매체쪽에서 휩쓸어갔다는 풀이도 나오고 있고,인내력을 요하는 산문분야를 젊은이들이 기피하고 있는 등 요즘 젊은이들의 가벼움을 질타하는 견해도 있다. 희곡의 경우는 소설보다 더해 4곳에서 당선작을 내지 못하고 가작으로 대신했다.연극적이기보다는 소설적·영상적이고 응모용의 정형화된 틀의 작품이 많아 심사위원들을 실망시켰다. 이에 비해 시의 경우는 다소 낙관적이다.기성시인의 입김을 받은 시들과 해체시 계열의 시들이 줄어들었으며 신서정의 정조로 무장하며 나름대로의 시세계를 확립한 시들이 늘었다.그리고 2명만 빼고는 모두 20대의 젊은 당선자라는 점도 주목된다.이들의 당선시와 신작시를 읽은 시인 김요일씨는 『수준이 고르고 탄탄한 시 세계를 구축하고 있어 90년대 시단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년에 비해 뚜렷한 수준차를 보이지 않은 문학평론의 경우에는 연구논문과 문학평론을 구별하지 못하는 응모작이 여전했으며 황지우·이성복·하일지 등 80,90년대 시인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 응모작이 많아 최근 젊은 문학도들의 한 성향을 대변했다. 이번 신춘문예 또한 갖가지 뒷얘기들로 문단의 화제거리를 만들고 있다.세계일보 시 부문 당선자인 김종욱씨(28)는 서클친구들이 자신도 모르게 원고를 챙겨 응모하여 당선되는 행운을 누렸다.서울신문 시당선자인 박종명씨(24)는 「박남신」이란 아버지의 이름으로 응모하여 당선했다.그는 이번 당선이 평소 자식이 문학하는 것을 못마땅해 하던 아버지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는 좋은 결과를 낳았다며 더욱 기뻐했다.
  • 원로작곡가 이호섭씨

    원로작곡가 이호섭씨가 18일 상오 청량리 성바오로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4세.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이씨는 중앙대 작곡과 교수를 지냈으며 생전에 「국화옆에서」 「옛날은 가고 없어도」 등 서정성 높은 가곡작품들을 남겼다. 발인은 20일 상오10시 세종로 천주교회 연락처 969­2780.
  • “탈이념”… 민중문학의 변신/장석영 문화부장(데스크메모)

    우리 문단 일각에서 한국문학이 처해있는 문학적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보려는 노력이 여러 측면에서 서서히 전개되고 있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문단의 변화는 최근들어 신문사 데스크로 보내어져 오는 젊은 문인들의 작품속에서 확연히 느낄 수가 있다. 그동안 창조적 작품을 경시하며 기성문학론을 전면 부정하던 민중문학진영의 작가들이 민중문학을 비난하고 붓을 꺾는가 하면 흑백논리의 비극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높은 서정성과 깊은 철학이 담긴 작품들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흑백논조에 깊은 자성 80년대 민중문학진영의 일선에서 행동하며 시를 썼던 하종오시인은 얼마전 자작대표시선집 「젖은 새 한마리」를 내놓고는 이념의 색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에 혐오를 느껴 절필을 선언했다고 한다. 민중문학진영의 그간의 시작활동에 대한 그의 비판은 신랄하고 날카롭기만 하다. 『현재 민중시단에서 시다운 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부분의 민중시인 스스로도 괴롭게 그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시를 써내고 있습니다.타성에 젖어 이념적 표현만 반추하거나 주관적 감정만 드러내 시인 개인의 시작 욕구만 자위한다면 이러한 시는 오히려 인간의 삶을 퇴보시키는 역기능을 초래합니다』 그가 개탄해 마지않는 것은 요즘 우리 시단에 이러한 시들이 난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양적 사유의 땅으로 돌아와 펴낸 이성복시인의 시집 「그 여름의 끝」은 우리에게 더욱 신선한 목소리로 들려온다. 80년대 시단에 충격처럼 몰려왔던 해체시의 1세대인 이씨는 이 시집에서 한용운이나 김소월을 연상시키는 시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이미 소개된 시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내 지금 그대를 떠남은 그대에게 가는 먼 길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돌아보면 우리는 길이 끝난 자리에 서 있는 두개의 고인돌 같은 것을/그리고 그 사이엔 아무도 발디딜 수 없는 고요한 사막이 있습니다…』 세상과 내가 둘이 아니고 안과 밖이 역시 둘이 아니며 사랑과 증오가 하나인 세계,즉 물아일체의 사상을 터득하게 된 것이 그를 흑백논리에서 벗어나게 했다고 한다. ○휴머니즘적 색채 표방 투쟁의 고개를 넘어 사랑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시인들은 더 있다. 「삼청교육대 정화작전」등 군부독재정치에 대한 고발문학 형식의 글들을 자주 써온 시인 이적씨가 「이별과 절망의 둔주곡」이란 연애시집을 내놓았고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운동시를 써온 여류시인은 연시만 모은 새 시집을,중견시인 최하림씨는 「사랑의 변주곡」을 펴냈다. 또 40여명의 시인들이 각각 다른 목소리로 노래한 사랑의 시들을 한데 모아 「서랍속에 숨은 사랑이야기」란 합동연시집도 나왔다. 작가들은 시를 통해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사랑과 그리움을 담고 있는 휴머니즘의 고백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기자는 70년대 이래 문학의 실천성과 민족문학의 문학성을 주창해왔던 시인 고은씨를 만난 일이 있다. 그때 그는 90년대 민족문학운동의 방향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 『문학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따뜻함과 눈물겨움을 알고 있는 인간이 하는 행위』라고 정의하면서 80년대의 계급투쟁의 문학풍조를 신랄히 비판했다. 『앞으로 젊은문학인들 속에서 문학다운 문학,인간의 목소리가 담긴 문학이 창출되어야 하며 또 창출될 것입니다』 투쟁을 완화하고 당파성을 뛰어넘어 새로운 인간회복의 길을 젊은 작가들에게 제시한 그의 이같은 발언은 그 당시엔 매우 충격적으로 들렸다. 왜냐하면 그때까지만해도 민족민중문학론자들의 대부분이 문학을 정치투쟁의 도구로 삼으면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단계까지 뛰어넘는 극도의 투쟁선전용으로 이용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대의 징후를 예감한 그의 말이 지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데서 또 한차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그의 말을 더 이상 빌지 않아도 문학이 우리에게 소중한 자산으로 오래도록 기억되는 까닭은 그것이 언제나 인간의 내밀한 정신세계를 진실의 세계로 이끌어 주고 영원한 인간성의 회복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그것은 좌파도 우파도 아니고 가진자나 못가진 자의 어느 한쪽에 서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그 모든 삶의 질곡에서 벗어날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인간행위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문학이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만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삶의 갈등과 모순을 올바르게 잡아 나가기 위해서는 인간 본성에로의 회귀를 주장하기도 하고 못가진 자의 애환과 고통을 말이 아닌 글로 기록하며 부도덕한 기업가의 추악한 단면들을 들추어내 사회에 고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이나 고발이 삶의 갈등과 모순을 제거하기는 커녕 더욱 심화시키는데 이용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삶의 질곡을 없애면서 갈등의 첨예보다는 갈등을 뛰어넘어 인간을 구제할 수 있는 길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어야 한다. 문학작품이 가지고 있는 지속적 호소력의 원천 가운데 하나는 「진실의 제시기능」이다. 작품이 구현하고 있는 진실의 넓이나 깊이에 따라서 작품이 발휘하는 호소력 또한 달라진다. 삶의 진실이 너무나 잘 드러나고 있다고 하는 감탄스런 말들은 감동적인 작품에 한해서 토로되기 때문이다. ○「진실」창출에 더 노력을 어느 학자가 말했듯이 흔히 우리들은 시와 시인을 얘기할 때 최우선 순위가 되는 판단기준을 그가 얼마만큼 좋은 시를 남겼느냐 하는데 두고 있다. 좋은 시를 쉽게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육사를 기억하고 윤동주를 추모하는 것은 그들이 민족어 상실의 시대에 모국어로 고통과 간구의 언어를 남겨 놓았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그들이 좋은 시를 남겨 주었다는 사실 때문인 것이다. 아뭏든 지금까지 민중문학이라는 난기류에 가리워졌던 이들 젊은 문학도의 전인적 모습이 뒤늦게 나마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은 반갑고 유쾌한 일임에 틀림없다. 더 나아가서는 그들의 이같은 노력이 우리 문학의 정통성을 회복하고 무한한 발전을 가져오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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