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서정성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공간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설명회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드뷔시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30
  • 2월은 Jazz와 함께/세계 거장들 줄줄이 내한공연

    갑자기 불어닥친 재즈 열풍에 팬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세계 재즈 거장들의 내한공연이 2월 중순 줄지어 잡혀 있기 때문이다. 가장 이목을 집중시키는 팀은 허비 행콕(피아노),마이클 브레커(테너 색소폰),로이 하그로브(트럼펫),존 패티투치(베이스)의 ‘디렉션스 인 뮤직 2003’.각자 콘서트를 열어도 수천명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거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재즈 올스타팀’이다.12일 오후 8시 경희대 평화의전당.(02)323-7437. 이들 4인은 2001년 캐나다 토론토 매시홀에서 재즈 거장 마일스 데이비스와 존 콜트레인의 탄생 75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에도 함께 올랐다.두 거장으로부터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이들이 꾸민 연주 실황은 ‘디렉션스 인 뮤직’이란 앨범으로 출시됐고,이후 줄곧 이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재즈의 전설’이란 별칭을 가진 기타리스트 짐 홀도 16일 오후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돈 톰슨(베이스,피아노),테리 클라크(드럼) 등과 함께 트리오로 협연한다. 현대 재즈 기타의 주류인 팻 메스니,존 스코필드,빌 프리셀 등은 ‘가장 존경하고,영향을 받은 뮤지션’으로 한결같이 짐 홀을 지목한다.72세인 그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지난해 미 재즈 매거진 ‘다운비트’의 비평가와 독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My funny Valentine’을 연주한다. 짐 홀과 ‘디렉션스 인 뮤직’의 존 패티투치는 11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재즈클럽 ‘천년동안’에서 각각 ‘재즈 연주에 대한 모든 것’과 ‘리듬에 대한 모든 것’(오후 4시30분)을 주제로 잇따라 강연한다.(02)323-7437. 재즈 피아니스트 브래드 멜다우의 공연은 13일 오후 8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열린다.그의 연주는 서정성에 초점을 맞춘다.‘애타는 우울함과 극도의 황홀경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연주자’라는 게 그에 대한 중평.재즈에 입문하기 전 클래식 교육을 받아서인지 클래식을 기본으로 뉴에이지 혹은 팝적인 감수성을 재즈에 접목시키는 게 장기다.(02)599-5743. 한편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은 스티비 원더 등의 음반에 참여했던 제프 클레이튼(알토 색소폰)·존 클레이튼(베이스)과 23일 오후4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재즈 트리오 공연을 갖는다.(02)780-5054.‘디렉션스 인 뮤직 2003’ 등의 공연을 기획한 재즈비즈 권오경 실장은 재즈감상법과 관련,“연주하는 동안은 박수를 치지 않는 게 예의”라면서 “뮤지션들이 유도하더라도 두번째와 네번째 박자에 맞춰서 쳐야 연주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주현진기자 jhj@
  • 책꽂이/ 날아라 버스야 외

    ●날아라 버스야(정현종 지음) 시인인 저자가 30년 넘게 써온 글 중에서 가려 뽑은 산문집.1부에는 저자의 시세계와 유년의 추억,독서,세상사에 대한 성찰을,2부에서는 춤,몸,바람으로 이어지는 저자의 예술론과 그 배경을,3부에는 시론 및 시인론을 실었다.백년글사랑 9000원. ●세월(마이클 커닝햄 지음,정명진 옮김) 지난 99년 퓰리처상과 펜 포크너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영화 ‘디 아워스’의 원작.버지니아 울프의 ‘세월’을 주요 소재로 해 삶과 죽음,그리고 사랑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탁월하게 소화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생각의나무 9500원. ●맛있는 추억(김은식 지음) ‘오마이뉴스’에 연재해 호응을 얻었던 저자의 글을 엮었다.어린 시절 엄마 몰래 만들어 먹었던 설탕과자,젊은날의 추억이 교차하는 커피에 이르기까지 음식을 소재로 한 맛갈스러운 글들을 골라 실었다.자인 8500원. ●마음이 예뻐지는 수필(곽재구 외 지음) 곽재구 장석남 신대철 김재진 김용택 정채봉 최윤 서영은 안도현 김미라 양귀자 최인호 이해인의 수필과 마르셀 프루스트 등이 쓴 외국의 유명 수필 4편을 함께 묶었다.나무생각 7000원. ●연개소문(박혁문 지음) 연개소문과 맞섰던 당 태종 이세민,그리고 선의의 경쟁자인 양만춘 등의 삶을 삼원적으로 전개한 역사소설.중국 최고의 영웅 이세민의 정복사와 감춰진 연개소문의 삶이 중국 문헌과 단재 신채호선생이 수집한 자료와 설화 등을 바탕으로 재현됐다.중명출판사 전5권 각 8500원. ●누더기(샤를르 쥘리에 지음,이기언 옮김) 제라비 코르비오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눈뜰 무렵’의 원작자인 작가가 49세때 집필해 12년만인 62세때 탈고한 자전소설.사랑의 추억과 황폐한 성장기,그리고 기나긴 자기 성찰과정 등 비극적인 삶을 담아냈다.서정성이 돋보이는 작가의 빼어난 사랑이야기 3편을 묶은 ‘가을기다림’(이재룡 옮김)도 함께 나왔다.현대문학 각 9000원. ●철길이 희망인 것은(문창길 지음) 지난 80년대 두레시 동인과 구로노동자문학회 등에서 활동했으며 92년 ‘문학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저자의 첫 시집.‘삼양동 사람들’‘신용협동조합 건물이있는 풍경’‘신곡리 말자’‘전자공장의 K형’등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따뜻하게 감싸는 시들을 실었다.들꽃 5000원. ●시 읽는 기쁨2(정효구 지음) 김춘수 홍윤숙 오세영 조정권 남진우 박노해 등 시인 25명의 대표시와 그들의 시에 얽힌 일화를 함께 엮었다.작가정신 9800원. ●러시아 인형(아돌프 비오이 카사레스 지음,안영옥 옮김) 20세기 중남미 환상문학을 대표하는 아르헨티나 작가의 단편소설집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로취에서의 만남’‘여행자가 자기의 조국으로 돌아가다’등 9편을 실었다.대산세계문학총서 15번째 책.문학과지성사 9000원. ●아직은 저항의 나이(문동만 외 지음) 노동시 동인 모임인 ‘일과 시’의 일곱번째 동인집.김해화 김해자 김용만 김기홍 등이 노동자의 자유와 행복을 노래한 시를 실었다.삶이보이는창 5000원.
  • 한국계 러 작가 아나톨리 김 한국문단에 ‘쓴소리’

    한국계 작가로 러시아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지성이자 소설가인 아나톨리김이 문학적 고뇌없이 대중의 취향에만 영합하는 이른바 ‘시장문학’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이라는 특정 지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그의 이런 언급이 한국문학번역원 주최로 오는 11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2002 문학과 번역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할 발제문에 포함돼 있어 예사롭지가 않다. 아나톨리 김은 ‘20세기 인류역사와 세계문학의 흐름’이라는 자신의 발제문을 통해 “누구를 비난하고자 해서가 아니라 쏟아져 나오는 책 가운데 양서는 드물고,해를 끼치는 나쁜 책들이 넘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이런 시장문학은 고객의 비위를 맞추려고 아양을 떠는 매춘부와 다를 바 없다.”고 단언했다. “문학의 주요 수용자인 소시민 등이 20세기의 이른바 ‘아방가르드문학’으로부터 자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결국 주는 것만 받아 들였으며,이들이 얻은 것은 쓰레기와 배설물뿐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돈의 가치가 으뜸인 세상에서진정한 사랑을 다룬 문학은 드물었고,있다손 치더라도 한물 간 주지주의,혹은 심리분석의 자기만족적 유희에 빠지거나 조악한 프로이트주의의 운용에 불과했다.”며 시장문학이 주도한 20세기 문학을 평가절하했다. “이런 점에서 인본주의적 문학도 인간을 억압하는 세계적 전체주의에 맞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는 못했다.”는 그는 “작품을 통해 경험해야 하는 전율과 카타르시스는 정확히 계산된 정량의 약품처럼 포장된 상품이 되었다.재미있어야 한다는 시장의 논리에 따라,진정한 공포가 패러디 혹은 장난기있는 두려움으로 변질됐다.”고 시장문학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적어도 이곳에는 베스트셀러로 큰 부자가 됐다고 우쭐거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말로 문학을 앞세운 센세이셔널리즘을 경계한 아나톨리 김은 “가슴이 창조의 불꽃으로 이글거리는 한,그리고 펜끝에서 가늘고 선명한 영감의 스파크가 지속되는 한,구멍난 신발을 신고 사는 배고픈 삶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는 사람들이 바로 문학인”이라며 진정한 문학에 몰두하는 문인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우리 문학의 세계화에 대한 충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기존 한국문학 번역이 대부분 학자들에 의해 이뤄져 문학작품을 문자 그대로 소개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번역이 안타깝게도 한국문학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를테면 탁월한 서정성이나 영혼의 순수함,한국인 특유의 온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국의 단편소설 7편과 춘향전 등을 러시아의 예술텍스트로 번역했다고 소개한 아나톨리 김은 “한국문학의 번역은 다른 나라에 살면서 그 나라의 언어로 글을 쓰는 한국계 작가들에게 의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며 “한국인의 복잡하고 섬세한 정신세계를 가장 잘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한국인 자신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번역 우선순위에 대한 일부의 혼란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 문학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해서 반드시 그런 작품을 먼저번역해야 할 필요는 없다.어느 나라에 가든 그와 유사한 작품은 흔하다.”면서 “오늘날 베스트셀러라는 것들이 대부분 비슷한 처방전을 토대로 쓰여지기 때문에 번역작품을 선정할 때 이런 책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한국계 3세로,크루핀,마카닌 등과 함께 현대 러시아문학을 대표하는 아나톨리 김은 우리에게 ‘켄타우로스의 마을’(문학사상사)로 잘 알려져 있으며,동양의 정신세계를 아름다운 러시아어로 잘 표현해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한국문학번역원(원장 박환덕)은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한국계 작가로 러시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아나톨리 김 등 국내외 한국문학 번역가,해외 동포작가,국내외 언론·출판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02 문학과 번역 서울심포지엄’을 개최한다. 행사에는 이밖에도 재일교포 작가 현월,스웨덴의 한국입양아 출신 소설가아스트로치 트롯찌,중국 시인 김학천과 남영전,카자흐스탄 소설가 알렉산드르 강과 시인 스타니슬라브 리,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한국문학 담당 브루스 풀턴 교수 등이 참석해 한국문학의 번역문제를비롯,한국문학의 해외 수용현황,한국문학의 특성과 해외 소개정책 방향 등에 대해 토론을 벌이게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
  • 한대수·김도균·이우창 ‘삼총사’ 콘서트

    대한매일은 포크록의 대부 한대수,국악록의 개척자 김도균,재즈 피아니스트이우창의 공동 창작집 ‘삼총사'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12월 6일(금)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개최합니다. ‘행복의 나라로',‘물 좀 주소' 등을 부른 한대수는 이번 공연에서 자작시에리듬을 입힌 영어노래 ‘마리화나',투박한 독백과 메탈 사운드를 결합시킨 ‘호치민' 등을 선보이며 그룹 백두산의 기타리스트였던 김도균은 ‘전기기타산조',‘동살풀이' 등 국악록의 진수를 보여줄 것입니다.미국의 재즈 명문 뉴스쿨과 맨해튼 음대에서 이론과 테크닉을 함께 익힌 이우창은 보사노바의 서정성이 돋보이는 ‘Dori',‘Latin Bounce' 등을 연주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을 바랍니다. ◆ 주최 대한매일신보사 시소엔터테인먼트 ◆ 후원 스포츠서울,메트로신문,KBS Korea,SJ엔터테인먼트 ◆ 입장권 R석 50,000원,S석 40,000원,A석 30,000원 ◆ 예매처 티켓링크 1588-7890 / www.ticketlink.co.kr 티켓파크 1588-1555 / www.ticketpark.com ◆ 공연문의 인터플레이 (02) 516-3296◆ 협찬 MOBIS
  • 한대수·김도균·이우창 ‘삼총사’ 콘서트

    대한매일은 포크록의 대부 한대수,국악록의 개척자 김도균,재즈 피아니스트이우창의 공동 창작집 ‘삼총사'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6일(금) 오후 8시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개최합니다. ‘행복의 나라로',‘물 좀 주소' 등을 부른 한대수는 이번 공연에서 자작시에리듬을 입힌 영어노래 ‘마리화나',투박한 독백과 메탈 사운드를 결합시킨 ‘호치민' 등을 선보이며 그룹 백두산의 기타리스트였던 김도균은 ‘전기기타산조',‘동살풀이' 등 국악록의 진수를 보여줄 것입니다.미국의 재즈 명문 뉴스쿨과 맨해튼 음대에서 이론과 테크닉을 함께 익힌 이우창은 보사노바의 서정성이 돋보이는 ‘Dori',‘Latin Bounce' 등을 연주합니다.또한 로커 전인권과 강산에,전통무용가 오향란,트럼페터 이주한 등이 게스트로 출연해 무대를 더욱 빛내줄 것입니다.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을 바랍니다. ◆ 주최 대한매일신보사 시소엔터테인먼트 ◆ 후원 스포츠서울,메트로신문,KBS Korea,SJ엔터테인먼트 ◆ 입장권 R석 50,000원,S석 40,000원,A석 30,000원 ◆ 예매처 티켓링크 T.1588-7890/ www.ticketlink.co.kr 티켓파크 T.1588-1555/ www.ticketpark.com ◆ 공연문의 인터플레이 T.(02) 516-3296 ◆ 협찬 MOBIS
  • 권영민교수 ‘문학사상’ 기고/ “北 반동 부르주아 작가 재평가”

    ‘198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북한문학의 변화는 이른바 반동적 부르주아작가들의 문학을 재평가하는 것은 물론 사실주의 계열의 작가와 계급문학운동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 것으로 표출돼 오고 있다.’ 문학평론가인 권영민 서울대 교수는 문학사상 11월호에 실린 ‘북한문학을 보는 눈’에서 이같이 설명하고 “민족문학의 총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남북한 문학의 상호 배타적 속성과 단절적 시각 극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최근 북한에서는 문학연구에 이어 창작분야에서도 집단적 이념을 중시해 혁명 위업에 대한 찬양 일변도였던 시가 서정성을 담아내고 있으며,소설도 집체창작 형식으로 ‘혁명적 대작’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대중 취향적인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도 수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변화는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나타났다.이념적 성향에서 조금씩 벗어나 ‘반동 부르주아작가’로 비판받은 이광수 현진건 이효석 채만식 등의 문학이 재평가되는가 하면 ‘우리나라 비판적 사실주의 문학에 대한 연구’(1988)에서는 시인 김소월과 한용운 등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김일성의 항일 혁명투쟁에 가린 식민지 시대의 계급문학운동에 적극적인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도 이 때다. 특히 문학연구 분야에 이어 문예창작 분야에서 시작된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혁명위업 찬양에 주력하던 북한 시단에 서정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절대 배제’의 입장에서 우리 문학을 대해 온 점을 감안할 때,이같은 변화는 남북한 문학의 이질성을 줄이고 공통 관심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부분. 권 교수는 “북한은 지난 81년 펴낸 ‘조선문학사’(전5권)를 15권 분량의 ‘조선문학사’(사회과학원 주체문학연구소)로 개편하고 있는데,이 작업을 통해 개방화 경향을 대폭 수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변화는 그동안 문학을 ‘사상혁명의 무기’로 인식해 온 북한문학과,자율을 지향하며 이념성을 경계해 온 남한문학의 이질성을 극복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북한 문학은 해방후 지난60년대 초반까지 사회주의의 이념을 계몽,선전해오다 60년대 중반 주체사상을 내세우면서 주체사상에 입각한 문학이 새롭게 강조돼 왔다. 그렇다고 북한 문학이 집단성과 가치론을 지향하는 성향을 완전히 배제할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성급하다. 권 교수는 “분단시대의 남북문학이 보여 온 이질성을 극복하고 동일한 문학적 토대를 다지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통일지향적 문학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분단이라는 상황논리에 집착한 극단적 비판과 배제론의 모순을 극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심재억기자
  • 40년 시세계 ‘의미있는 뒤돌아보기’

    시인 이수익(59)씨가 자신의 대표시를 모은 선집 ‘불과 얼음의 콘서트’(나남출판사)를 펴냈다.지난 6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고별’‘편지’등이 당선돼 등단한 이후 현대문학상과 정지용 문학상,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한 중견 시인의 의미있는 ‘뒤돌아보기’작업이다. 시선집은 등단 이후 40년 동안의 시세계를 65편으로 간추린 것으로,작품을 시대별로 나눠 모두 4부로 꾸몄다. ‘견고한 지성’과 ‘섬세한 감성’의 조화를 통해 줄기차게 주지적 서정성을 추구해 ‘소월과 지용의 날개를 가진 시인’으로 평가받는 이씨는 시선집 서문에서 “내가 삶과 사물을 바라보는 마음에는 존재의 속성 중에서 뜨겁고 치열하고 극단적인 면을 탐색하여 이를 형상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그의 정신이,바로 그의 탐미적 서정성이 눈을 틔우는 시발점이자 시에 대한 주지성 모색의 근원이다. 이를 테면 ‘저 땅 밑에 결사의 레지스탕스가 있다./어두운 지하 비밀루트,/암호로 음각된 통로의 벽면과/흐릿한 불빛으로 한결 멀어지는 밀실.’(‘풀뽑기’중)에서처럼 그의 집요한 주지성 모색은 그러나 결코 시학의 수사에 머물지 않는다.‘우체국에 가면/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풀잎되어 젖어 있는/비애를/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돌아올까’(‘우울한 샹송’중)처럼 견고한 서정성이 주지주의의 건조한 피막을 뚫고 우수와 비애의 꽃을 피워 올리기 때문이다. 그가 추구하는 주지성과 감성의 두 날개는 선집 제목으로 함축됐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뜨거운 열망과 차가운 절제,이 양극의 모순을 나는 ‘불’과 ‘얼음’으로 상징하며 이 선집의 제목으로 쓰기로 했다.”고. 6500원. 심재억기자
  • 아르헨 교포 음악가 듀오 ‘오리엔 탱고’ 첫 내한공연

    아르헨티나의 젊은 교포 음악가로 구성된 ‘오리엔탱고’가 처음으로 내한공연을 갖는다. ‘오리엔탱고’는 지난 9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로 이민간 남성 피아니스트 정진희(26)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성경선(26)으로 구성된 탱고 연주 듀오팀.이들은 2000년 동양인 최초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만사나 데 라스 루체스 국립음악홀에서 연주할 만큼 널리 실력을 인정받았다.피아졸라의 미망인 라우라 에스칼라다는 피아졸라 음악에 대한 이들의 독특한 해석에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이들의 음악은 정통 탱고와는 달리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를 통해 서정성을 뽐낸다.이번 공연의 주제는 ‘순수와 열정’으로 피아졸라 서거 10주년을 추모하는 무대다.6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02)749-1300. 주현진기자
  • [기고] 남북통일美展 일반인도 보게 전시기간 늘렸으면

    올해로 광복 57주년을 맞았다.민족이 분단되어 서로의 가슴에 상처를 주며 보낸 시간도 이와 엇비슷하다.광복절을 전후로 남북의 통일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은 해방과 통일이라는 가치의 무게가 같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8·15민족통일대회에서는 남북한 미술작품들이 전시되었다.공식명칭은 ‘6·15공동선언실현을 위한 남북통일미술전시회'이다.북한에서 국보급이라고 하는 작품 7점을 포함해 총 107점의 작품이 서울에서 선보였다. 전시된 작품은 조선화가 대부분이지만 유화도 12점이나 되었고,얇은 금박으로 붙여 그린 ‘금니화',색색의 돌가루로 만든 ‘보석화',판화,수예,도자기 작품도 전시되었다. 분단 이후 이런 대규모의 남북한 미술전시는 처음이다.간간이 여러 경로를통해 소개된 북한미술은 있었지만,이번 전시는 특별한 점을 가지고 있다.북한에서 국보로 여겨 좀처럼 밖으로 보이지 않는 작품을 전시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다. 북한을 대표하는 미술갈래인 ‘조선화'를 정착,발전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민예술가정종녀,이석호의 초기작품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특별한 관심을 보여 완성했다는 정영만의 ‘강선의 저녁노을’,또한 아이들의 앙증맞은 키재기 모습을 담은 정현웅의 1963년 창작 수채화 소품 따위가 그것이다.국보급 작품 외의 작품도 최근에 창작된 것이다.과거 몇 년씩 지나거나 오래된 작품을 전시한 것에 비하면 북한이 남북통일미술전을 얼마만큼 중요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다. 심지어는 이번 남북통일미술전시를 위해 며칠씩밤을 새워 그린 작품도 있다고 한다. 북한미술 하면 보통 수령화나 정치색이 뚜렷한 작품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지만 이번 전시는 풍경화나 정물화,춤추는 여성인물화 따위의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작품이 대부분이다.남쪽 사람들의 정서를 배려했다는 인상을 풍긴다. 조금 부담된다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 ‘김일성화(花)',‘김정일화(花)'를 담은 수예작품이다.그러나 제목만 없으면 그냥 화려한 꽃을 수놓았다는 느낌일 것이다.화려한 꽃과 과일을 그린 정물화부터 매의 비상하는 모습,풍산개의 귀여운 모습,춤추는 타조의 모습,아이들의 밝은 웃음 따위의 작품들은 북한미술의 다양함과 서정성을 잘 보여준다. 사실 북한미술의 특징은 높은 기량과 낭만성이다.이런 경향은 미술뿐만 아니라 공연,노래,무용 따위를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감성을 자극하는 표정과 화면연출,여기에 오랜 숙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술이 결합한 것이 북한예술의 두드러진 모습이다. 조선화는 한지와 수성물감을 사용하기 때문에 색이 미려하고 부드럽다.또한 사실적인 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감상하는 데 어려움이 덜하다. 90년대 이후 풍경화가 널리 그려지면서 백두산이나 금강산,묘향산 따위의 절경과 명승지를 담은 작품은 우리에게 많이 소개되었다.이러한 서정성과 기량을 바탕으로 북한미술품은 여러 나라에 수출이 많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통일미술전시회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일반 사람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장소나 기간이 없었고,전시장도 호텔 만찬장을 사용해 남북한 작가들의 작품을 모두 걸기가 어려웠다. 좋은 의미라면 남북한의 화가들이 서로의 작품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일반 사람들에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그러나 아쉬움은 곧 현실의 무게와 같다.통일을 이루는 길이 그만큼 어렵고 힘들다는 말이다.통일을 위해서는 서로의 가슴을 믿는 마음이 생겨야 하듯이 이번 통일미술전시회가 예술과 감동을 통해 하나임을 확인하는 수준 높은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심규섭 /화가
  • 문예연구 여름호 ‘無軒’ 유진오시인 재조명 -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서정시인

    조국을 사랑했으나 결국은 이 ‘사랑’에 발목 잡혀 전쟁 중에 ‘긴급처형’으로 삶을 마감한 해방기의 시인 무헌(無軒)유진오.그는 정말 시인이 아니라 운동가였으며,그의 시는 문학이 아니라 ‘이념의 총’이었는가. ‘그리움이여-/千里길을 내달었도다 얼골도 말소리도 모르는/이따끔 날러드는 平凡한 葉書조각에 흘리운 듯 팔리운 듯 그리웠든 이 꿈결같은 이야기……/지난날 허고 많은 주림과 슬픔/목마른 바램의 끝없는 새암줄기이제는 새 새악씨 얌전한 안악/도란도란 이야기는 웃음에 차서…… 머얼리 바라만 보듯 듣기만 하고/눈섭 하나 까딱이지 못한 채/사뿐히 놓여지지 안는 발길은/千里길을 되가야 하나’(順伊) 이처럼 애잔한 서정을 시로 그려낼 줄 안 시인 유진오.그러나 그의 이런 서정은 저마다 정치적 신념을 선택해야 하는 시대상황에 여지없이 묻히고 말았다.계간 ‘문예연구’여름호는 문학평론가 최명표씨의 시각을 빌어,유진오의 서정성과 이 ‘탁월한 서정성’이 함몰될 수밖에 없던 당시 시대상을 추적 한 글을 특집으로 실었다. ‘망보러 나갔을 때의/어매는 천리안이다/그리고/시골서 온 일가가/무어라고 무어라고/허튼 소리 지꺼렸을 때/어매는 훌륭히 해설을 했다 동네 여편네들이/주접을 떨 때/어매는 차근차근/타이르고 가르쳐서/모오두 동무가 된 것을/어매야 아무리 숨겨도/나는 알었다’(한없는 노래) 마치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를 연상시키는 이런 유형의 시를 남긴 유진오는 해방공간을 헤쳐오면서 좌파 이념을 주저없이 문학에 투영시켜 ‘인민의 계관시인’이라는 칭호까지 얻은 실천적 행동가였다.그러나 최씨는 “이런 평가조차도 민족문학 진영이 그의 정치적 효용성에 주목해 붙여준 허사”라고 단정한다. 유진오가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시인임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모든 문학작품이 현실적으로 정치적 조건하에서 쓰여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의 시를 획일적으로 정치지향적 작품인 양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가 남긴 작품 가운데 정치성향이 뚜렷한 작품은 소수인 반면 대다수 작품이 서정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 최씨의 주장이다. 김기림 임화 김태준 등 대표적인 사회주의 계열의 문학인들과 함께 행동하던 그는 ‘서룬 여덟해 전 나라와 같이/송두리채 팔리워 피눈물이 어려/남의 땅을 헤매이다 맞아죽은 동족들은/팔리든 날을 그리고/맞어죽든 오늘 구월 초하루를/목매여 가슴을 치며 잊지 못한다’(누구를 위한 벅차는 우리의 젊음이냐?)는 시를 낭송회에서 낭송했다가 1946년 민군정에 의해 포고령 위반 으로 구속돼 해방후 최초의 필화를 당한다.이때 임화는 ‘桂冠詩人(계관시인)’이라는 헌시로,김광현은 ‘쇠고리 채워진 兪鎭五(유진오)’라는 시를 써서 그의 구속에 항의했다. 이후 출옥해 남로당 산하조직에서 문화공작대 일원으로 활동하다 1949년 2월 입산,지리산 문화공작대장으로 일했으며 그해 전북 남원에서 체포돼 수감 생활을 하다 6·25가 터지면서 긴급처형 형식으로 ‘이념의 세상’을 떴다. 최씨는 이런 행적의 유진오를 “대부분의 시인이 해방의 감격에 휩쓸려 서정시편을 쓰지 못하던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출옥 후의 그는 감정의 절제에 입각한 전통적 서정을 섬세하게 형상화했다.”며 “정치적 신념의 실천현장 에서도 서정적 내면의식의 시적 형상화를 멈추지 않은 해방기의 탁월한 서정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처형당한 후 반세기만에 ‘운동가’에서 ‘시인’으로,‘이념의 총’에서 ‘시’로 거듭 자리매김하는 그의 문학에서 우리는 역사에 쓰라리게 할퀸 한 시인의 치열하고도 슬픈 삶과 조우하게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
  • 가수 김성면 3년 공백깨고 컴백

    강렬하고 애절한 목소리로 정평이 난 K2 김성면이 3년간의 공백을 깨고 4집 ‘Time to Time’을 들고 컴백했다. 이번 음반의 특징은 구(舊)CD와 신(新)CD 등 2장으로 구성된 것.10곡의 새 노래들로 구성한 첫번째 CD와 1∼3집에서의 히트곡을 엄선해 라이브로 들려주는 두번째 CD가 합쳐져 팬 서비스까지 확실히 마무리했다는 평이다. 신곡 수록집의 두 번째 노래 ‘Summer Drive’는 경쾌한 리듬,신나는 멜로디,그리고 화려한 보컬이 적절히 어우러져 여름색이 짙게 느껴진다. ‘시간을 거슬러’는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는 심현보의 곡으로 모던록의 리듬에 서정성이 조화를 이루었다. 도시풍의 팝 발라드 ‘Never…Never’는,떠나간 마음은 돌아오지 않지만 다시 찾아올 사랑을 믿고 기다린다는 내용의 가사가 인상적.K2만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구 CD에는 그가 내놓은 첫 번째 라이브 실황이 포함돼 있다.‘슬프도록 아름다운’‘그녀의 연인에게’‘사랑과 우정사이’ 등 널리 알려진 히트곡 이외에도 외국곡 ‘Queen Medley’와 ‘You Really Got Me’ 등에서 노래 잘하는 가수로서의 가창력을 여지없이 과시했다. 작사,작곡,편곡,연주에 이르기까지 한국 최고로 꼽히는 다양한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점도 눈길을 끈다.노바소닉의리더 김영석,록 기타리스트 김세황,일기예보 맴버이자 프로듀서 강현민이 작곡에 참여했으며,연주는 강수호 신현권 최태완 이근형 이태윤 등이 맡았다.서울음반. 주현진기자 jhj@
  • 대한매일 제정 10회 공초문학상 수상 시인 김종해

    잔 鍾,바다 海.김종해(61) 시인의 시는 작은 술잔에 채운 큰 바다와 같다.짧은 시이지만 시행 하나하나에 세상 사는 이야기를 모두 담고 싶다는 시인의 소망은 운명처럼 그의 이름에 새겨져 있다. 지난 시집 ‘별똥별’을 낸 뒤 7년만에 빛을 본 “뜸을들일 대로 들여 푹 익은 뒤 뽑아낸” 시집 ‘풀’.지난해출간된 이 시집 속에 담긴 시 ‘풀’과 ‘풀·2’로 김씨는 올해 제10회 공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제가 공초문학상을 받게 되다니 뜻밖입니다.공초는 허무와 허무의 극복을 노래한 시인인 반면,제 시는 훨씬 서정적이고 현실세계에 밀착해 있죠.특히 이번 시집은 물기가 많고 부드럽고 함축적이고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시를 담았습니다.” 소감 대신 자신의 시세계를 늘어 놓는 시인의 모습엔 문단 인생 40년이라는 녹록하지 않은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김씨는 지난 63년 ‘자유문학’에 발표된 시 ‘저녁’으로 문단에 데뷔했다.현대시의 두 거목 박목월,조지훈 시인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內亂’(내란)이 당선되기도 했다.그로부터 40년.세상도 변했고 시인도 변했다. “낙엽이내린다.우산을들고/제왕은운다헤맨다.검은비각에어리이는/제왕의깊은밤에낙엽은내리고…” 65년작 ‘內亂’은 제목 그대로 내면의식의 분열을 드러낸 작품이다.하지만 70년대 유신독재를 거치면서 그의 시에는 현실 인식과 삶에 대한 치열함이 들어온다.77년 발표된 장편 서사시 ‘천노,일어서다’는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권운동가인노비 만적의 이야기를 통해 이 땅의 학대받는 모든 민중을 환유,은유했다. 80년대 후반부터 그는 자연의 서정성으로 회귀한다.그 결정체가 이번 시집 ‘풀’에 고스란히 담겼다.하지만 “표현이 곱고 부드럽다고 해서 시적 치열함이 덜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서평을 쓴 신경림 시인의 지적대로,그곳엔 더 넓은 세상을 향한 울림이 존재한다.그가 70년대 소외받는 민중에게 느꼈던 애정을,이제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에 쏟았다.치열함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지평을 넓혔다. “내가 뿌린 씨앗들이 한여름 텃밭에서 자란다/새로입적한 나의 가족들이다/상추 고추… 등의/이름 앞에 김씨 성을 달아준다/김상추·김고추…/잡초의 이름 앞에도 김씨성을 달아준다” 그가 이번 시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 가운데 하나라는 ‘텃밭’은 직접 뒤뜰에서 소채를 가꾸며느낀 시심을 표현한 것이다.이순의 시인이 삶의 항해 끝에 다다른 넉넉함과 소박함이 따뜻한 웃음을 짓게 한다. 이번 수상작 ‘풀’에 대한 해석을 부탁했다.“식물성 같은 부드러움을 담은 시입니다.사람이 갖고 있는 강성(强性)에 회의를 느끼고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한 마음을 형상화한 것이죠.모든 탐욕적인 것에서 벗어나 식물적 단순성과맑고 투명한 세계로 잠입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번 시집의 시가 모두 자연을 노래하는 것은아니다.그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현실 인식이 튀어나온다.”며 남북정상회담의 감동을 담은 ‘유월의 녹슨 철조망은 유월에 걷는다’란 시를 읽어 주었다.“‘민족’을어깨에 지고/‘통일’을 등짐진/두 지도자가 더없이 소중하고 자랑스럽다…” 그에게 ‘시’란 과연 무엇일까.“난해한 시는 현대시에서는 이상의 ‘오감도’로 족합니다.시란 우선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어야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요.너무 어려운 것은 수수께끼나 암호에 지나지 않습니다.물론 그 ‘쉬움’은 시인의 고뇌 끝에 나온 것이어야 하죠.” 그의시는 정말 쉽게 읽히면서도,한 땀 한 땀 자수를 놓듯 정성과 고민이 녹아있다. 김씨는 시를 쓰는 것 못지 않게 좋은 문학작품을 소개하는 데도 공을 들인다.출판사를 23년째 운영하면서 시집만230여종을 출간했다.‘현대시’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젊은작가를 발굴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내면의식의 분열에서 세상에 대한 치열함까지,먼 길을 돌아 이제 자연의 고향에 안식을 구하는 그가 마지막 짐을풀 곳은 어디일까.과작(寡作)인 탓에 그의 다음 작품이 언제쯤 나올지는 모르겠지만,사회와 삶과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감지하고 시름 속에서 건져낼 보석을 다시 만나고싶다. 김소연기자 purple@ ■대한매일 제정 공초문학상 수상작 풀 사람들이 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풀이 되어 엎드렸다 풀이 되니까 하늘은 하늘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햇살은 햇살대로 내 몸 속으로 들어와 풀이 되었다 나는 어젯밤 또 풀을 낳았다 풀·2 풀이 몸을 풀고 있다 바람 속으로 자궁을 비워가는 저 하찮은 것의 뿌리털 끝에 지구라는 혹성이 달려 있다 사람들이 지상地上을 잠시 빌어 쓰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을 풀은 흙을 품고 있다 바람 속에서 풀이 몸을 풀고 있다 ■김종해 연보 ▲1941년 부산 출생 ▲1963년 ‘자유문학’에 시 ‘저녁’으로 등단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내란’ 당선 ▲1966년 첫 시집 ‘인간의 악기’(서구출판사) 출간,‘현대시’동인 가입 ▲1971년 제2시집 ‘신의 열쇠’(한국시인협회) 출간,대통령 선거 ‘문학인선거참관단’으로 참여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 발기위원 ▲1979년 제3시집 ‘왜 아니 오시나요’(문학예술사) 출간,문학세계사 창립 ▲1983년 장편 서사시 ‘천노,일어서다’(서문당)로 제28회 현대문학상 수상 ▲1985년 연작시집 ‘항해일지’(문학세계사)로 한국문학작가상 수상 ▲1986년 대한출판문화협회 이사 역임 ▲1990년 제5시집 ‘바람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문학세계사) 출간 ▲1991년 시선집 ‘무인도를 위하여’(미래사) 출간 ▲1992년 유공출판인 문공부장관 표창 ▲1995년 제7시집 ‘별똥별’(문학세계사)로 한국시협상수상 ▲2001년 제8시집 ‘풀’(문학세계사) 출간 ■심사평-개인·집단간 화해미학 서정적 묘사 수상자 김종해 시인은 40여년의 시력(詩歷)을 지닌 시인이다.그런 만큼 그의 시적 대응은 굴신자재(屈伸自在)의도저한 경지와 폭을 지니고 있다. 특히 수상작으로 결정한 ‘풀’과 ‘풀·2’는 아직도 우리 시가 자유롭지 못한 ‘개인’과 ‘집단’의 수용 미학을 훌륭하게 성취한 완성도를 보이고 있어 그 가치의 한전범(典範)을 이룩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시의 마지막 행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풀’은 “나는 어젯밤 또 풀을 낳았다.”로 ‘풀·2’는 “풀이 몸을 풀고 있다.”로 각각 끝나고 있다.여기에는 내가 풀이 되고 풀이 내가 되는 개인과 집단의 소통,화해가있다.에고의 초탈과 극복이 있다.‘풀’을 종속 개념으로부터 풀어내고 있다.개체가 전체가 되고 있으며,전체가 개체가 되고 있음의 이 생산 형국에서 우리는 해방과 자유라는 놀라운 실체를 만날 수 있다.이것은 단순 전위가 아니라 발견이며 놀라움이며 견자(見者)라는 시인으로서의 본성이다. 아울러 여기에 시인은 ‘짧은’시 형식을 통해 풀이의 늘어짐 그 이완을 막고 있고,또 다른 시편들을 통해서는 생명의 관능성과 우주적 황홀을 시로 구체화,오늘의 우리 시들이 지적 통제에 경도한 나머지 잃고 있는 순수 서정의감동의 공간을 제시하고 있다. “하늘을 들어가는 길을 몰라/하늘 바깥에서 노숙하는 텃새”(‘텃새’),“찰나 속에 스치는/황홀한 우주의 블랙홀을/오늘도 잡았다”(‘열쇠’),“이 별을 떠나기 전에/내가 할 일은 오직 사랑밖에 없다”(‘고별’) 등의 시구를보라. 심사위원 정진규(현대시학 주간)
  • 5월의 문화인물 화가 박수근

    문화관광부는 ‘5월의 문화인물’로 서민들의 소박한 삶을 한국적 서정성으로 표현한 화가 박수근(朴壽根·1914∼1965)을 선정했다. 강원도 양구 태생의 박수근은 12세 때 밀레의 ‘만종’을 보고 독학으로 그림공부를 시작해 18세인 1932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수채화 ‘봄이 오다’로 입선했다. 그는 한국전쟁 후 미8군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 대가로가족의 생계를 꾸리는 등 궁핍한 생활을 했다.이후 국전에 여러 차례 입선과 특선을 했으며 이때부터 가난한 이웃을 소재로 해 평면적이고 독특한 질감을 가진 독창적 작품세계를 만들어 나갔다. 그러나 1957년 심혈을 기울여 그린 대작 ‘세 여인’이국전에서 낙선하자 크게 낙심해 과음으로 한 쪽 눈을 실명하기에 이르렀고 간경화도 심해졌다.그런 가운데서도 창작을 계속했으며,1965년 건강이 악화돼 세상을 떠날 때까지‘나무와 두 여인’‘모자’(母子)‘절구질하는 여인’‘농악’ 등 다수의 걸작을 남겼다. 임창용기자 sdragon@ ■박수근씨 미술품 경매 신기록 행진 서양화가 박수근의 미술품 경매 신기록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 옥션하우스 경매장에서열린 제 53회 한국 근현대 미술품 경매에서 박수근의 유화‘아이 업은 소녀’(38×17㎝,5∼6호)가 5억 500만원(수수료 포함 5억 5054만원)에 낙찰됐다.이는 지난 3월 같은 화가의 작품 ‘초가집’의 낙찰가 4억 7500만원을 경신한 것이다.‘아이 업은 소녀’는 화강암을 연상시키는 차분한 색조의 마티에르와 단정한 윤곽선으로 서민적 향토성을 표현하는 화가의 개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신연숙기자 yshin@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작/ ‘산홋빛 애벌레의‘⑴최라영

    『 산홋빛 애벌래의 날아오르기 』- 김춘수論. 1. 들어가며. ■이때의 지양이란 정반합의 과정을 거치는 ‘변증법적 지양’이랄 수 있어요.일반적인 의미시를 쓰다가 다음엔 무의미시를 썼고,지금은 의미와 무의미 양쪽을 합해서 지양한 시를 쓰고 있으니까요.그래서 최근에 쓴 작품은,어떤 것은 알겠고 또 어떤 것은 모를 그런 것들이지요.(1)김춘수의 시세계는 ‘구름과 장미’,‘늪’,‘旗’,‘隣人’,‘꽃의 소묘’,‘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등의 낭만적 경향의 세계로부터 ‘타령조 기타’,‘처용’,‘南天’,‘처용이후’,‘처용단장’,‘비에 젖은 달’,‘서서 잠자는 숲’ 등의 무의미 시편의 세계로 나아간다.이 연장선 상에서 ‘들림,도스토예프스키’와 ‘의자와 계단’,최근의 ‘거울 속의 천사’(2001)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시창작 활동을 보이고 있다.‘의자와 계단’ 이후의 시 경향은 위 글에서처럼 의미와 무의미 양쪽을 합해서 새롭게 지양한 시 경향이 강하다.그의 시세계는 초기 릴케 영향과 관련을 지닌 상징적 세계로부터 잭슨 폴록의기법과도 유사한 무의미 시편으로 나아갔고 다시 서정적 시세계로 회귀하고 있다.이때의 서정성은 그의 시세계의 변화를 변증법적으로 지양한 의미를내포한다. 그가 무의미 시편에서 서정적 시편으로 전환하는 시점 그리고 그가 관심을 지니고 천착했던 인물들인 처용,이중섭,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인물들의 끝 지점이 바로 ‘들림,도스토예프스키’(1997)이다.가장 난해한 시편들로 손꼽히는 시집이기도 한 ‘들림,도스토예프스키’는 작가가 관심을 기울이고 천착했던 주요 인물상을 다루고 있으며 이후 시세계로의 전환점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들림 도스토예프스키’(1997)는 진지하게 도스토예프스키의 원작들을 읽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렵다.이 시집은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내용과 그 정서를 염두에 둔 작중 인물의 발화를 대비하여 읽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다른 작품도 그러하지만 김춘수의 이 시집에서는 제재들이 다양한 측면에서 다루어져 있고 특히 생략과 비약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여러 작품들은 읽기의 길잡이 구실을 하는 원천이 밝혀진 것도 있으나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다. 먼저 이 시집의 효과적 이해를 위해서는 여러 작품의 원천과 시에서 형상화된 작중 인물을 살필 필요가 있다.물론 시란이야기를 차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상상력에 의한 변용을 겪는 산물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김춘수 시인의 이시집에서 형상화된 작품의 심층적 이해를 위해서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작중 상황에 관하여 시인 자신이 깊이 체험한 가운데 시적으로 형상화”(2)하였다는 이런 시인의 의도를 감안하여 볼 때 이 시집의 기능적 이해를 위해서는 원전 작품과의 연관성을 면밀하게 고려한 시각이 필요하리라고 생각된다.물론 이 시집의 작품들은 원작의 대비만으로는 제 나름의 이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여기에 덧붙여 시적 구조에 대한 감각이 반드시 개입되어야 한다. 먼저 시도할 것은 ‘들림,도스토예프스키’의 구성과 주요특성을 통하여 작중 인물의 허구적 발화를 살피는 일이다.그리고 이를 토대로 하여 시인이 가치 부여한,도스토예프스키의 주요 작중 인물의 시적 변용과 형상화과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2. 구성과 주요 특성. ‘들림,도스토예프스키’ 제1부에서 시편의 원천인 도스토예프스키 작품들 중 그 비중이 높은 것을 차례대로 밝히면 다음과 같다.‘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이 9편,‘죄와 벌’이 4편,‘악령’이 4편,‘가난한 사람들’이 2편,‘미성년’과‘백치’가 1편,‘학대받은 사람들’이 1편이다.이 중에는‘까라마조프의 형제들’과 ‘죄와 벌’의 작중 인물이 상호 대화하는 것이 2편,‘미성년’과 ‘백치’의 작중 인물이상호 대화하는 것이 1편이 포함되어 있다.상호텍스트성을 보이는 이 작품들의 특징은 각각 다른 작중 인물이지만 서로의 입장이 비슷한 인물들로서 동병상련격의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이반’이 ‘죄와 벌’의 ‘라스코리니코프’에게 보내는 것이라든지 ‘죄와 벌’의 ‘소냐’가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구르센카’에게 보내는 것이 그러한 경우이다.1부에서 비중이 실린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이라면 단연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꼽을 수 있다.제 1부의 전체19편 중 9편으로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그리고 이 작품과 ‘죄와 벌’의 상호 텍스트성을 보이는 것이 2편이다.‘죄와 벌’은 4편이라는 편수에 비해서 작중 인물인 ‘소냐’에 대한 비중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이 인물에 대한 거론이 제 1부 중 6편에 걸쳐언급되고 시인의 시선이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 점,그리고 ‘소냐에게’의 시가 시집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점이 그러한 것을 뒷받침한다. 제 1부에서는 전체적 비중이 도스토예프스키 주요 작품들에두어졌다.그에 비해서 제 2부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주요 작품인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죄와 벌’ 이외에도 ‘백치’,‘학대받은 사람들’,‘지하생활자의 수기’의 비교적 주변적 작품들까지도 다양하게 시적 테마로 수용되어 있다.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가 아닌 릴케의 단편 소설인 ‘하느님 이야기’를 원전으로 한 것이 있다.‘어둠에게 들려준 이야기’와 ‘티모파이 노인이 노래하며 이승을 떠났다’는 릴케 단편의 원제목을 그대로 시의 제목으로 수용한 것이다.그렇지만 도스토예프스키의 주 인물이 신의 문제와 관련한 인간의 선악을 다룬 것이라 할 때 릴케의 소설이 그다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또한 ‘어둠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제목만 차용한 것일 뿐 실지 본문 내용은 ‘구르센카’라는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에 나오는 인물에 관한 것이다.이에 반해 ‘티모파이 노인이 노래하며 이승을 떠났다’는 키예프 공국으로 떠난 아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소리꾼티모파이 노인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시에서 반영된 것으로보인다. 제 1부가 대화체로 구성된 편지글의 형식인데 비해서 제 2부는 제 1부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작중 인물의 퍼소나가 아니라 시인의 독백으로 다루어져 있다.또한 제 2부는 도스토예프스키 원작과의 내용적 긴밀성을 보이는 측면이 1부에 비해 현저히 약화된 양상이다.그리고 작품의 긴장도나 완결성,그리고 양적 길이에 있어서도 1부에 비해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제 2부의 시에 관해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비중도를살펴 보면,먼저 제 1부와 마찬가지로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내용을모티브로 한 것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까라마조프의 형제들’과 ‘죄와 벌’의 주요 무대인 페테르부르크나 작중 주인공의 유형지인 시베리아의 공간을 테마로 한것이 5편까지 나타나는 것이다.이와 함께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모티브로 한 2편(‘어둠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합한다면 3편)의 시를 합친다면 제 2부의 전체 19편에서 7(8)편을 차지하는 셈이다.또한 1부에 비해 특기할 점은 ‘리자할머니’의 리자 할머니,‘허리가 긴’에서의 누루무치와 우루무치라는 시인의 허구적 인물이 나타난다는 점이다.(3)제 3부의 부제는 ‘스타브로긴의 뇜’이라고 달려 있다.스타브로긴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악령’의 주인공이다.한편 ‘악령’이나 ‘백치’의 주요 인물들을 대상으로 다룬것들도 눈에 띤다.그러나 제 3부는 1부,2부와는 달리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악령’의 스타브로긴의 독백으로 구성된점에서 비교적 통일된 측면을 지닌다.그러나 작품을 자세히보면 작품 형상화에 있어,1부,2부와 달리 소설 내용에 대한의존도가 약하게 나타나고 동떨어진 면이 많다.3부의 작품인명과 관련한 두드러진 특징은 1,2부에 비해서 작중 인물들이 시의 내용에 맞도록 유기적으로 나타난다기 보다는 시의분위기에 맞도록 적절히 배치한 기호의 특성이 나타난다는점이다. 또 1부와 2부 그리고 3부 전체에 걸친 ‘악령’의 ‘스타브로긴’에 관한 시적 표현에 있어서,스타브로긴의 위악적 행위의 극적 국면을 강렬하게 극화시킨 것이 특징적이다.‘소의 베르호벤스키에게’나 ‘악령’에서 보듯이,스타브로긴이 어린 소녀를 강간한 무서운 자신의 범죄에 대한 고백과 동시에 그에 대해 벌을 받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이 극적으로나타난다.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에서 스타브로긴은 무신론과 人神의 관념을 지닌 인물로서 끊임없이 자의지를 추구하지만 그 완성된 귀결점을 찾지 못하고 파멸해가는 비극적양상을 보여준다. 제 4부는 ‘대심문관’이란 제목 하에 ‘劇詩를 위한 데생’이란 부제가 달려 있으며 시집의 총 13페이지를 차지한다.1부의 편지글,2부의 시인의 독백,3부의 작중 인물의 독백과달리 제 4부는 ‘예수’와 ‘대심문관’이 대화하며(엄밀히는 대심문관의 독백 위주이다) 일정한 줄거리가 있는 극시의 형식이다.주요 내용은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에서 이반이 아료샤에게 그의 소설을 이야기하는 것에서 모티브를 끌어온 것이다.‘대심문관’은 대심문관의 독백을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다.처음 부분에 등장 인물과 감방 안이란 장소를 밝힌다.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극으로 상연이 불가능한 부분을“슬라이드로 보여준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극시의면모를 살리려 했음을 알 수 있다.4부에서도 1,2,3부와 마찬가지로 ‘까라마조프의 형제들’과 ‘죄와 벌’ 그리고 ‘악령’의 주요 인물들인 구르센카,소냐,스타브로긴 등이 언급되는 상호텍스트성을 보인다.그러나 무엇보다도 ‘대심문관’은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이반에 의한 허구적 인물상임을 지적할 수 있다.이 점에서 통일적 맥락이 없어 보이는‘들림,도스토예프스키’가 이반과 라스코리니코프,스타브로긴,그리고 대심문관을 중심적으로 형상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들림,도스토예프스키’의 1부부터 4부까지를 주요한 테마의 시적 형상화와 시인이 그 나름의 가치를 부여한 인물상을 중심으로 보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시집 1부와2부에서는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이반,‘죄와 벌’의라스코리니코프와 소냐가 비교적 중심적 대상으로 형상화되었다.또한 3부에서는 ‘악령’의 스타브로긴이 중심적이다. 그리고 4부에서는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이반이 쓴 소설속 작중 인물인 ‘대심문관’이 중심적 테마의 대상이 되고 있다.따라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여러 작품 중에서 ‘들림,도스토예프스키’의 중심축을 이루는 이들 작품과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김춘수 시인의 시에 나타난 시적 변용 과정을살펴보기로 한다. 3. '들림'과 이미지의 육화. 나는 오래 전부터 도스토예프스키를 되풀이 읽어왔다.그때마다나는 그에게 들리곤 했다.그러는 그 자체가 나에게는 하나의 과제였고 화두였다.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 나는 나대로 하나의 방법을 얻었다.그의 작중 인물들끼리 서로 대화를 나대로 시켜봄으로써 나는 내 과제,내 화두의 핵심을 나대로 다시 짚어보고 암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그것을내가 오래 길들여온 시로써 해보고 싶었다.시는 이미지를 뽑아내는 일이다.즉 육화 작업이다. 고딕처리된 부분을 통해서 ‘들림,도스토예프스키’의 두 가지 특징이 드러난다.그것은 ‘들림’과 ‘이미지화’이다.‘들림’이란 무엇일까.그것은 도스토예프스키 작품들에 대한시인 나름의 감성적 떠오름의 상태이다.우리가 아름다운 자연이나 미술품이나 문학작품에 대한 교감을 통하여 떠오르는상념, 내지 깨우침 등과 유사한 것이다.머리속 합리적인 이성으로서라기보다는 작중 인물의 고뇌를 시인 스스로 감성적으로 체험해 본다는 뜻일 것이다(“도스토예프스키에게는 고뇌하는 자의 복잡미묘한 정서적 뉘앙스가 도처에 배어 있다”)(4).시인은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의 상황을 내적으로 체험하고 작중 인물들의 대화 속에 끼어듬으로써 그리고 ‘들은’ 것이다.그 ‘들음’을 시인의 언어로서 형상화하는 작업그것이 곧 ‘말함’이다.그것은 구체적으로 ‘이미지를 뽑아내는 일’,시인의 말에 의하면 ‘육화작업’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육화’라는 것은 자신이 영감으로부터 느낀 감동의 덩어리를 ‘구체화’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이러한구체화 과정은 주로 언어를 통한 이미지의 제시로 나타난다. 이미지의 제시는 ‘작법을 곧 시라고 생각하는 태도’와 관련을 지닌다.시인의 ‘작법’은 주로 언어를 통한 이미지의제시로 나타난다.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는 한 장의 초현실주의 회화 혹은 흡사 시의 언어로 쓴 그림과도 같다. ‘들림’과 ‘이미지를 통한 육화과정’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대부분 작품 이야기와 작중 인물들의 심리가 녹아 있다.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주인공인 아료샤,드미트리,이반등과 ‘죄와 벌’의 라스코리니코프,소냐 등이나 ‘악령’의 스타브로긴 등에서 인물들의 각기 다른 상대를 향한 발화가시인의 상상력에 의해 펼쳐지고 있다. 최라영
  • 서산농장 개인 영농 첫 수확

    개인영농이 시작된 현대서산농장에서 첫 수확이 이뤄졌다. 2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서산농장을 매입,벼농사를 지은 농민 가운데 김영상(47·경기 평택)씨가 지난달 31일 자신의논 1필지(4,300평)에서 110가마의 쌀을 수확했다. 김씨의수확량을 마지기(200평)로 환산하면 마지기당 5가마. 현대가 기계화 영농으로 농사를 지은 지난해의 1.7가마보다 무려 3배 가까이 생산성이 높다.이같은 생산성은 약 4.3가마로 추산되는 전국 평균도 넘어서는 것이다. 김씨는 “농지 및 농로·수로가 잘 정비돼 가뭄과 홍수피해를 보지 않은데다 토질이 좋아 높은 생산성을 올릴 수있었다”며 “기계화 영농에서 가구별 영농으로 바뀌면서정성을 쏟은 것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던 비결같다”고말했다. 서산 김성곤기자 sunggone@
  • 퇴직공무원이 부른 월드컵 응원가

    60대의 전직 공무원이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기원하고 서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자신의 음반 500장을2일 서울시에 기증했다. 주인공은 30년 가까이 일선 우체국에서 근무하다 98년 정년 퇴직한 이상용(李相容·62)씨.KBS 전국노래자랑에서 1등을 차지했던 그는 퇴직 1년쯤 전인 97년 남인수가요제에서 금상을 받아 가수에 정식 데뷔한 ‘늦깎이 가수’. 이번에 제작한 음반에는 ‘자랑스런 우리 서울’을 비롯‘금강산 가는 길’‘고향 가는 길’‘떠나가는 사람에게’ 등 서정성 짙은 8곡의 노래가 실려 있다. 퇴직 이후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나서 99년 1집 음반을냈으며 자선 콘서트를 열어 생긴 수익금 전액을 고향인 전북 고창군에 장학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디지털 애니메이션 ‘마리‘중간 발표회 가진 이성강 감독

    가족단위로,또는 연인끼리 나란히 손잡고 가서 볼 수 있는국산애니메이션은 없을까.오는 12월 이런 애니메이션이 한편 선보일 전망이다.디지털 팬터지 애니메이션 ‘마리 이야기’(제작 씨즈엔터테인먼트)가 그 것.애니메이션은 보통 성인 또는 아동용으로 대상층이 확연히 나뉘지만,이 애니메이션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스토리의 폭을 넓혔다.이성강 감독(39)은 최근 열린 중간제작 발표회에서 영화관계자들로부터 “일본이나 미국의 수준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는 칭찬을 받고는,내내 환한 표정이었다.이 감독은 단편만화영화에서 국내 정상으로 정평나있고,이번에 처음 장편에 도전한다. “누구에게나 한번쯤 있었음직한 이야기와 기억을 일깨워봤어요.차가운 컴퓨터로 따뜻한 애니메이션을 만들려 합니다. ” 크리스마스 즈음 개봉을 목표로 한창 작업중인 ‘마리 이야기’는 12세 소년과 신비의 소녀가 엮는 동화같은 사랑이야기.디지털 방식으로 입체감과 서정성을 두루 살리기 위해 2D와 3D를 섞어 만들고 있다.선(線)을 쓰지 않아 따뜻한느낌을 준다.그러면서도 배경과 주변사물들이 입체적으로 묘사됐다.그는 “선이 들어가는 기존의 셀(Cell)애니메이션 방식만으로는 원근이나 공감각을 살려내기가 어렵다”면서 “장면들을 일일이 3D로 찍은 다음 그걸 바탕으로 다시 2D작업을한 덕분에 회화적 분위기를 내는 데 성공한 듯하다”고 자평했다. 이쯤되면 80분짜리 영화가 탄생하는 데 근 3년이 걸린 것도 무리가 아니다.영화가 처음 기획된 건 98년 10월.이후 “완벽주의자”(주변사람들이 이감독을 이렇게 부른다) 감독 아래서 35명의 애니메이터들은 야근을 밥먹듯 했다. 제작비 30억원이 들어간 이 영화에 업계가 쏟는 관심은 크다.“괜찮은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다더라”는 입소문이 진작부터 무성했다.배급도 시네마서비스가 책임지기로 나섰다. 이감독의 ‘명성’덕분이다.그는 지난 98년 단편애니메이션‘덤불속의 재’로 세계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앙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재능있는 감독이다.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80년대말 뒤늦게 그림공부에나선 ‘늦깍이’ 화가이기도 하다. “졸업후 7년동안 혼자 그림을 그렸죠.소그룹 전시회도 가져봤어요.그런데 컴퓨터를 배워 그림을 움직이게 해봤더니 그게 무진장 재미있더라구요.”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로 입문하게 된 동기는 싱거울 정도로 단순하다.컴퓨터 보급이 일반화된 95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으니 그는 디지털 애니메이션 1세대 작가이다. 그는 “‘마리이야기’가 사랑과 추억을 일깨우는 선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장편영화의 정서를 해치지만 않는다면 TV용으로 다시 만들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
  • 동요 ‘고향의 봄’ 노랫말 배경 논란

    남녀노소가 즐겨 부르는 동요 ‘고향의 봄’에 나오는 고향은 어디일까.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아름다운 서정성과 고향에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담고 있는 노랫말로 북한 주민들도즐겨 부르는 ‘국민동요’다. 노래를 만든 아동문학가 이원수(李元壽) 선생(1911-1981) 타계 20주년을 맞아 경남 창원시와 양산시가 노랫말의 배경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노랫말의 배경이 창원시 소답동으로 알려진데 대해 양산시가 이의를 제기했다.선생이 양산시 북정동에서태어나 양산공립보통학교(현 양산초등학교) 1학년까지 다녔으므로 어린시절 뛰놀았던 북정동이 고향이라는 주장이다. 양산시와 문화원은 86년부터 추모사업을 준비하면서 선생의 옛친구와 주민들로 부터 이같은 사실을 확인,현재 선생의 생가복원사업을 추진중이다.기념관과 추모비를 건립하고 주변에 꽃동산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대한 창원시 주장은 다르다.선생이 75년 텔레비젼대담프로 ‘명작의 고향’에 출연,‘고향의봄’은 창원읍소답리(현 창원시 소답동) 일대를 배경으로 노랫말을 만들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창원시는 최근 선생 타계 20주년 기념세미나를 개최,노랫말의 배경은 창원시 소답동임을 재확인하고 ‘이원수문학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문인연보’는 선생이 1911년 11월 양산읍 북정리에서태어나 2살 때인 1912년 창원읍 중동으로 이사,1916년 창원읍 소답리에서 서당공부를 시작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창원 이정규기자jeong@
  • “詩의 마을 세 그루 느티나무”

    “시의 본향이 서정성이라면 송수권,이성선,나태주의 시는본향의 마을 들머리에 우뚝 선 느티나무다.” 문학평론가 김선학은 이들 3인의 문학 근원에 자리잡은 시성(詩性)을 이렇게 표현했다.그렇다.이들의 시는 한 그루의 느티나무다.느티나무가 그늘이 넓어 정자 나무로 쓰이듯,이들의 시는 순수서정의 드넓은 그늘을 드리운다. ‘삼인행(三人行)’의 결의를 다졌던 이들의 시집 ‘별 아래 잠든 시인’이 문학사상사에서 나왔다.평소 가깝게 지내던 이들이 오래 전부터 함께 엮어내기로 했지만 지난달 4일이성선 시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사후에 빛을 보게 됐다.시집엔 ‘하늘 악보’‘다리’‘저녁 강에서’‘웃음 천지’‘달’등 이성선 시인의 5편의 유작을 포함,100여편의 시가 실렸다. 송수권 시인은 발문 ‘한줌 재로 가버린 외우를 기리며’에서 “합종연횡이 판치는 도당문학과 노욕으로 찌든 시인들을 경계한다”면서 “이 시집은 순수서정을 표방하고 흔들림없이 자연 속에서 가장 깨끗하게 살아 온 우리들 삶의 궤적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 갈 다짐의 증표이기도 하다”고밝힌다. 김종면기자
  • 부음/ 시인 이정기씨

    한국현대시인협회장을 지낸 이정기(李廷基·국민대 명예교수)씨가 25일 오후 1시50분 서울 정릉3동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4세. 1927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난고인은 1948년 시집 ‘발자욱’을 발표하며 등단한 뒤 5권짜리 서사시집 ‘삼국유사’를 비롯, ‘불바다’‘CJS양의사랑’‘노실 고개의 해당화’ 등의 시집을 냈다.국내 최장의 서사시집인 ‘삼국유사’에 잘 드러나 있듯 고인의작품세계는 고대신화와 서정성을 한데 아우르고 있는 것이특징이다. 유족은 부인 배순임씨(76)와 승규(47·사업),필규(42·국민대 강사),찬규씨(36·성균관대 강사)등 3남.빈소는 서울대병원 영안실.발인은 27일 오전6시.(02)914-6876.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