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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의 역사/더글러스 스타 지음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재미있는 자료가 공개됐다. 수혈용 혈액이 부족하다고 앓는 소리를 하던 대한적십자사는 제약회사에 팔 수 있는 혈장 채집에만 몰두해왔다는 것이다. 혈장은 알부민제제의 원료가 되기 때문에 혈액 가운데 꽤나 비싸게 팔리는 부분이다. 여기에다 주된 헌혈 대상자인 군인들에게 피를 뽑기 위해 대한적십자사는 군부대에 시설공사와 물품제공 등을 해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고귀한 봉사와 헌신’의 이미지로만 윤색되어 있는 헌혈에 이렇게 복잡한 뒷배경이 있다는 사정은 외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신간 ‘피의 역사’(더글러스 스타 지음, 박범수 옮김, 이룸 펴냄)는 ‘피와 자본’간의 함수관계를 다룬 꽤나 재미있는 역사책이다. 서점이나 책을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미시사’로 분류한 것처럼 이 책은 오직 ‘피’를 둘러싼 의학계와 산업계의 주장과 관련, 시대상황을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피를 둘러싼 시대상황 집중 묘사 흔히 피는 산업계의 석유와 비교된다. 그러나 석유보다도 더 위험한 게 피다. 질병이 옮겨갈 수도 있고 헌혈의 봉사적 성격 때문에 원재료에 대한 비용이 적은데다 문화적인 의미와 결합되어 있어 더 다루기 어렵다. 처음 문제가 된 것은 문화적인 장벽이다. 생기론의 영향으로 피는 어떤 밝혀지지 않은 힘이 있는 체액으로 간주됐다. 이 때문에 목과 다리 부분을 절개해 일부러 피를 흘리는 방혈(放血)이 수천년간 치료법으로 행해졌다. 또 순한 새끼양의 피를 광인(狂人)에게 넣으면 정상인으로 되돌아갔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웃을 일이 아니다.2차대전 중 독일군은 극심한 혈액 부족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아리아인’이 준 피 외에는 수혈받지 않았다. 미국 역시 백인과 흑인의 피를 항상 분리해뒀다. 우리는 아직도 혈액형으로 사람 성격을 구분짓고 있다. ●대형제약회사들이 생산·유통 장악 그러나 과학의 발달도 피를 자유롭게 해주지는 못했다. 혈액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고 수혈기술이 발달하면서 자본이 끼어들기 시작한다. 피에 대해 신화에 젖어 있을 때는 우스꽝스러웠을망정 피에 대한 경건함이라도 있었지만 잘 포장된 혈액은 그냥 상품일 뿐이다. 석유를 세계 7대 산유국이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대형제약회사들이 혈액의 생산과 유통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쉽게, 다량의 피를 얻기 위해서는 결국 빈민가를 털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여기서 생겼다. 마약중독자나 극빈층에게서 피를 받다가 비난을 받게 되자 3세계로 손을 뻗쳤다. 이 부분에 이르면 군인과 학생들의 헌혈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현실과 대비가 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여기에다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혈이 외려 생명을 단축시키는 사태가 일어나고 세계 각국은 소송에 휘말리게 된다. 지은이가 신문기자 출신이어서인지 드라마틱한 구성이 많은데다 간결하면서도 재치있게 꼬아논 문장이 많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3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31일 TV 하이라이트]

    ●진실게임(SBS 오후 7시5분) 진짜 형제·자매를 찾아라! 송은이 이병진 김한석 김종석 현영 윤영미 한상일이 출연한다.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를 식별하는 진실게임을 벌인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형제·자매, 혹은 단짝 친구처럼 사이좋은 부모·자식으로 구성된 네 팀 중에서 단 한 팀의 진짜 형제·자매를 찾는다. ●라이프 n 조이(YTN 오후 1시20분) 은빛 동해 바다를 물들이는 힘찬 해돋이를 보면서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또 다가오는 새해를 맞아 마음과 몸을 훈훈하게 하는 시간을 갖는다.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원기회복과 각종 질병치료에 만점이라는 온천욕 등 겨울여행의 백미를 만나본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두드림의 세계인 타악퍼포먼스의 마지막 시간. 문화센터 주부특공대가 아주 특별한 공연을 펼친다. 그동안 배웠던 내용들을 다시 한번 종합해서 살펴보고, 신명나는 리듬연주를 시작한다. 실제 배우들과 짝을 이뤄 공연에서처럼 도깨비와 인간간의 리듬 대결을 벌인다. ●국토체험 서바이벌(청춘예찬)(iTV 오후 4시20분) 제9관문까지 도착한 생존자는 모두 10명. 이들이 마지막 혈전을 펼친다. 먼저 제9관문인 화성의 제부도에서는 아슬아슬한 ‘갯벌 림보림보’, 스피드와 파워가 게임의 관건인 ‘갯벌 줄다리기’가 펼쳐진다. 마지막 제10관문은 용인의 한국민속촌에서 펼쳐진다. ●왕꽃 선녀님(MBC 오후 8시20분) 기자들이 초원을 에워싸고 있는 것을 발견한 무빈은 초원을 감싼 채 그 자리를 빠져나온다. 초원은 무녀에 대한 세인들의 호기심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아예 마음을 접자고 말한다. 한편 시몽은 무빈의 이야기는 빠진 채 초원의 기사만 실린 스포츠신문 가판을 발견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미용실을 찾은 아빠는 일에 여념이 없는 영주를 보며 대견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안쓰러워한다. 영주는 아빠 팔짱을 끼고 집으로 돌아오며 아빠의 속내를 아는지 “잘 하겠다.”고 다짐한다. 다음날, 아빠는 딸들을 학교에 데려다 준 뒤 개성공단 일터를 알아보며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정애는 은수가 원작료까지 받았다는 전화에 흐뭇해하고, 은수는 서점에서 팔리는 자신의 책을 보며 감개무량해한다. 희수의 사죄에도 불구, 영실은 책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며 변호사사무실을 찾는다. 진국에게 덕배는 은수를 고소했다고 통보하고….
  • 신림동 고시촌을 파고드는 유흥업소들

    신림동 고시촌을 파고드는 유흥업소들

    세상이 변하다 보니 고시생들도 예전의 고시생이 아닌 모양이다. 신종 유흥업소가 최근 수험서를 팔던 고시서점이나 고시식당을 밀어내고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 지역으로 속속 파고들고 있다. ●토킹바 증가 서점·실비식당 감소 고시서점으로 이 지역에서 유명한 S서적 근처를 지나다 보면 예전에 보지 못했던 간판들이 눈에 띈다. 업소 이름 아래 작은 글씨로 “친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친근한 말벗이 있습니다.” 등의 문구가 쓰여진 간판을 따라 들어서면 대개 ‘토킹바(Talking Bar)’다. 지난 24일 고시촌에서 만난 행정고시 준비생 장모(28)씨는 “2년 전쯤부터 여성 바텐더가 술을 조금씩 따라주며 말을 건넬 수 있는 토킹바가 생기기 시작했다.”며 “공부가 잘 안되는 날이면 가끔 토킹바에 들러 기분전환을 한다.”고 말했다. 사법시험 준비생인 하모(26)씨는 “스터디모임 단위로 술을 마실 때면 간혹 밤늦도록 마시는 경우가 많다.”며 “오히려 혼자 양주 한잔하며 바텐더와 얘기하는 게 생활리듬을 깨지 않아 좋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감정평가사를 준비한다는 권모(25·여)씨는 “고시공부를 오래하다 보니 힘들어서 저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럼에도 그리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고시촌에서 A 토킹바를 운영하는 이모(37)씨는 “고시생들이 여성 바텐더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일은 거의 없다.”며 “토킹바는 신세대 취향에 맞는 새로운 영업형태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스크린경마·마사지업소 곳곳에 T학원,H학원,C학원 등 주요학원이 밀집해 있는 신림9동 학원가를 중심으로 ‘스크린 경마’ 업소 3∼4곳이 성업 중이다. 이들 업소는 곳곳에 현수막을 걸어 고배당을 거둘 수 있다며 고시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주로 나눠주는 상품은 고시생들이 선호하는 문화상품권이다. 기술고시 준비생 최모(29)씨는 “처음에는 호기심삼아 몇백원으로 게임을 했는데 요즘에는 일주일에 한두번씩 1만원 정도 게임을 한다.”면서 “1만원 가지고도 10∼20분을 버티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번 제4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모(27)씨는 “친구따라 몇번 가본 적 있는데 사행성이 너무 강해 깜짝 놀랐다.”면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스크린경마에 빠져 생활리듬을 잃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던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주변 환경 실망해 떠나는 수험생 늘어 학원가 골목길에는 ‘여대생 마사지’라고 적힌 명함크기의 선전물도 종종 눈에 띄었다. 최근 한 대기업에 취직한 손모(27)씨는 “취업에 성공해 고시공부를 하는 친구들에게 한턱 내려 했더니 한 친구가 고시촌에 있는 ‘여대생 마사지’에 가자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런 모습에 대해 고시촌에서 10여년간 식당을 경영한 김모(54)씨는 “고시촌에 점점 유흥업소가 많아지면서 이곳을 떠나는 수험생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글 사진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마포 공무원 ‘필독도서 100권’ 선정

    마포 공무원 ‘필독도서 100권’ 선정

    “책 읽는 공무원이 아름답다.” 서울 마포구에 때아닌 독서 바람이 불고 있다. 독서광으로 소문난 박홍섭 마포구청장이 2005년을 ‘마포구 공무원 책읽기 원년’으로 선포했기 때문이다. 구는 이달 말까지 전문가와 직원들의 추천을 받아 2005년 필독도서 100권을 선정한다. 또한 내년부터 매달 직원들을 대상으로 독후감 경진대회도 개최한다. ●“책 많이 읽어야 대민 서비스 향상” 박 구청장은 “공무원들이 예전처럼 복지부동하면서 시키는 일만 겨우 해서는 안 된다.”면서 “공무원은 방송국 PD처럼 주민을 위한 기획을 해야 하고, 심리상담사처럼 주민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구청 내 자료실에 직원들의 추천도서를 비치하도록 하고 이용 실적이 높은 직원은 시상하겠다.”고 밝혔다. 구는 현재 인터넷을 통해 직원들의 추천도서를 접수하고 있으며 23일 현재 40여권이 접수됐다. 직원들이 추천한 책을 보면 ‘서울도시계획이야기’,‘시장인가 정부인가’,‘Next Society’,‘변화를 두려워하면 1등은 없다’,‘10년 후 한국’,‘휴테크 성공학’,‘삼성처럼 회의하라’,‘자기가치를 높이는 기술 50가지’ 등 처세나 사회분석을 주제로 한 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마포구 한 직원은 “옆 동료가 평소 이런 책들을 즐겨 읽는 줄 몰랐다.”면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꼬박꼬박 책을 읽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多讀직원 시상… 승진에도 반영 추진 마포구청 4급 이상 간부급 공무원들은 후배들을 위해 각각 10권의 책을 추천할 계획이다. 이은규 행정관리국장은 “어떤 책을 추천할까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레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든다.”면서 “책 읽기 사업이 비단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선후배 교류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구는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책 ▲시야를 넓혀주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책 ▲시대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 등으로 구분해 필독도서 100권을 선정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매달 ‘이달의 책’을 선정하고 ‘직원 독후감 경진대회’도 개최한다.‘이달의 책’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와 교보·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의 추천도서 목록을 참조해 매월 5권 내외로 선정한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독후감 경진대회는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도서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박 구청장은 “가능하다면 직원들의 인사 및 승진에도 독서 실적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빌딩X파일] 서울 교보타워

    [빌딩X파일] 서울 교보타워

    강남대로에 우뚝 솟은 교보타워는 묵직한 중량감이 마치 유럽의 중세시대 성을 연상케 한다. 스위스의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했으며 적색 쌍둥이 건물로 지난해 5월 완공된 젊은 건물이다. 지하 8층∼지상 25층, 연면적 2만 8000여평이며 교보생명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까르푸, 소니뮤직, 옥션 등 국내 대기업과 다국적기업,IT기업이 주로 입주했다. 여기에는 레스토랑과 은행, 진료시설, 서점 등이 부대시설로 들어 있다. 광화문 교보빌딩처럼 지하 1∼2층에는 국내 최대규모인 3600평의 교보문고 강남점이 애서가들을 유혹한다. 광화문점에 비해 500여평이 더 크며 음반매장도 함께 있다. 북마스터의 책상담실을 포함해 어린이 테마 공간, 이벤트홀, 스낵코너 등도 갖춰져 만남의 장소로 애용된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주머니 가벼운 애서가들의 쉼터로 자리잡았다. 1층에는 직장인들의 취향을 고려해 샌드위치바와 커피숍, 레스토랑 등이 입점했다. 이 일대가 강남역 상권에서 다소 떨어져 있어서 인근 사무실 입주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일반 은행업무와 프라이빗뱅킹을 취급하는 우리은행 교보타워지점은 2층에 200평 규모로 넓게 자리잡았다. 금융자산이 10억원을 넘는 초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한 VIP지점으로 이름값이 높다. 빌딩 입주자들은 호텔 수준의 부대시설 때문에 구태여 외부로 나갈 필요가 없다. 건물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4층에는 치과 등 진료시설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우수 화장실 공모전’에서 청결도와 쾌적성, 시설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다중이용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4층 이상 일반 임대사무실의 평당 기준임대료는 월 6만 5000원, 보증금은 65만원이며 관리비는 평당 월 2만 8500원이다. 쾌적한 사무공간으로 현재 임대율은 100%에 달한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백수의 제왕’ 주덕한 ‘전백련’대표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백수의 제왕’ 주덕한 ‘전백련’대표

    세계인권선언문 제23조 1항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모든 사람은 근로의 권리, 자유로운 직업 선택권, 공정하고 유리한 근로조건에 관한 권리 및 실업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 세계 인권선언일은 12월10일이다. 이보다 6일 앞선 지난 4일 오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 흔치 않은 광경이 연출됐다. 우선 귀에 익은 노래가 나온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밑천인데/째째하게 굴지말고 가슴을 쫙 펴라/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이어 ‘백수인권선언문’이 낭독됐다.‘백수생활이 궁극에 다라 생존이 여의치 아니할 새, 이런 전차로 어린 백수가 이루고자 할 배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실컷 펴지 못할 노미 하다. 이를 어엿비 여겨 새로 백수인권선언을 맹가노니 백수마다 쉽게 먹고 삶에 편안케 하고저 할 따름이다‘ 참석자는 전국백수연대(전백련)와 전국시민운동가 카페 NGOlove·미디어 몹 회원 100여명. ●대졸자 10명 중 4명이 백수로 사회에 첫발 “대졸자 10명 중 4명이 백수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또 젊은이 두명 중 한명이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비정규직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요.” 주덕한(35)씨는 전백련의 대표로 ‘백수의 제왕’인 셈이다. 그는 “대한민국 위정자들이 얼마나 위선에 사로잡혀 있는지, 실업자들을 얼마나 기만하고 있는지 아느냐.”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과제라던 올해 초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사는 이제 언급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허공 속의 외침으로 끝나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실업 관련 정부의 두 위원회(국무총리 산하 ‘일자리 만들기 추진위원회’와 대통령 직속 ‘청년실업해소특위’)는 출범만 요란하게 했을 뿐, 개점휴업 상태임을 아느냐고 거듭 반문했다. 또한 실업대책을 세우거나 일자리를 마련한다면서, 실업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고 하면 도대체 누구의 목소리를 들을 작정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쉴 새 없이 쏟아냈다. 하지만 일자리가 없어 7년째 고생하는 한 청년실업자의 항변만은 아니었다. 실업문제가 절실한 인간적 고뇌이자 ‘백수의 대표’로 토해내는 사회적 고발이기도 했다. 주씨는 지난 9월14일부터 10월20일까지 약 40일간 ‘백수원정대’를 이끌고 일본 오사카와 도쿄 지역을 다녀왔다. 백수의 눈으로 해외 청년실업의 사례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서다. 일본의 경우도 우리나라와 별반 다름이 없었다. 젊은이들은 대부분 ‘프리터’(프리 아르바이터)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주씨는 “이들이 40∼50세가 되면 직업은 둘째치고 세금을 못내는 상황에 이른다.”면서 “일본 정부도 실업은 국가의 위기라는 점을 인식,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대처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사토론 TV방청 아르바이트 생활 주씨는 내친김에 다음달 백수원정대를 이끌고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지역을 돌아보고 나서 ‘백수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여비 마련을 위해 닥치는 대로 ‘알바’를 하고 있단다. 인터뷰 도중, 휴대전화 벨이 자주 울렸다. 백수가 뭐 그리 바쁘냐고 농을 건네자 그는 “오늘 시사토론 TV 방청 알바 때문”이라며 웃었다. 얼마를 받느냐고 하자 100분짜리는 4만원이고 시간이 짧은 것은 1만원이라고 귀띔했다. “대부분의 백수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는 이유로 집안에 틀어박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안됩니다. 동창모임에라도 열심히 나가 부끄러움 없이 명함을 건네야 합니다. 명함에 ‘대한민국 백수 아무개’라고 쓰면 어떻습니까.” ●고등학교땐 전교 5등 실력 주씨는 경기도 포천의 농가에서 2남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시골에서 자랐다. 고교 졸업 땐 전교 5등 실력의 촉망받는 학생이었다. 성균관대학 역사학과를 졸업한 후 인터넷업체에 잠시 근무했으나 1996년 휴직하면서 백수의 길로 들어섰다. 이력서를 수십차례 내밀었으나 아직 인연이 닿지 않고 있다. 부정기 아르바이트로 한달에 30만원 정도 벌어 간신히 교통비를 충당한다고 했다. 그는 백수생활을 하면서 주로 서점에서 시간을 보냈다. 은행도 눈치가 보였다. 하루는 백수들을 위한 가이드는 왜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출판사 여러 곳에 연락을 했고 그 중 한 곳과 인연이 돼 1997년 5월 ‘백수생활 가이드북’을 발간하게 됐다. 하지만 중간서점들이 부도나는 바람에 인세는 한푼도 건지지 못했다. 이무렵 그는 방송에 출연하게 된다. 방송이 끝나자 호출기 ‘삐삐’를 통해 전국의 백수들이 연락이 왔다. 결론은 ‘백수끼리 뭉치자.’였다.‘전백련’은 이렇게 해서 탄성됐다. 주씨는 “연말연시 덕택에 요즘 ‘파티알바’가 뜨고 있다.”면서 “초보백수일수록 방 안에 잊지 말고 만화방에 가서 창의적 아이디어라도 얻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마르코폴로도 전쟁에 휩쓸려 감옥에 갇힌 뒤 빈둥거리다가 ‘동방견문록’을 쓰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서울 중곡동 누나집에서 ‘눈치밥’을 먹고 있다. 그의 소박한 꿈은 하루라도 빨리 독립하는 것이다. km@seoul.co.kr ■ 전백련(전국백수연대)은? 요즘 신문과 방송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경기침체와 청년실업이다. 취업 경쟁률은 100대1에 달하며 다섯가구 중 한 가구는 무직가구라는 통계도 있다. 특히 20대의 경우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청년 실업자 모임인 ‘전국백수연대’(전백련)는 백수도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권리장전’을 외친다. 발족된 지 7년째로 회원은 5000여명. 인터넷 다음카페에서 ‘백수회관’을 입력하면 자세한 활동내용을 알 수 있다.‘백수회관’은 시골마을의 ‘마을회관’이나 ‘노인회관’처럼 백수들의 공간을 지어달라는 뜻이며 관철되는 순간까지 다음카페에서 ‘백수회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단체가 세간에 알려진 것은 지난 3월.‘광화문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당시 한나라당의 홍사덕 의원이 대표경선 출마선언을 하면서 “요즘 촛불시위에 나오는 많은 젊은이들,30∼40대가 모두 다 단단한 직장을 갖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전국의 백수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궐기했고 급기야 서울 시청 앞에서 항의시위까지 벌였다. 공교롭게도 홍사덕씨는 최근 전백련의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전백련은 최근 ‘백수 100인 인권선언문’을 통해 ▲정부의 청년실업 대책 점검 및 정책대안 제시 ▲실업자에 대한 건강보험 및 국민연금 납입 일시적인 유예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대중교통과 공공시설 이용에 할인혜택이 주어지는 ‘백수증’을 발급해줄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백수원정대’를 출범시켜 해외의 실업대책을 연구하고 있다. ■ 백수의 범위? ‘백수 인권선언문’ 제2조에는 다음과 같이 백수의 범위를 정하고 있다. ‘백수의 범위는 통계에 드러나는 것보다 광범위하므로 소수의 문제가 아니다. 구직활동에 여념이 없는 실업자는 물론, 구직단념자, 극히 적은 시간만을 일하는 준실업자, 실업과 취업을 넘나드는 비정규직 근로빈곤층, 파산상태에 놓인 영세자영업자 등을 백수로 칭하는 것이며, 언제 해고될지 모를 상태에 놓인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 등 ‘예비백수’들도 본 선언문의 취지에 포함된다.’ 아울러 제4,5조에는,‘백수는 할 일없이 노는 사람이 아니다. 백수는 비정규직이든, 취업준비생이든 나름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백수는 신문 방송 등에서 ‘무직자’로 매도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 백수 또한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사회적 천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과 방송에서는 위아래 세트로 갖춰입은 추리닝(트레이닝 복), 재떨이에 가득한 담배꽁초, 씻지 않아 더부룩한 머리, 공짜만 밝히는 근성 등으로 백수의 상을 그려내고 있다. 이는 사실과 부합하지도 않으며, 백수는 희화화 혹은 동정의 대상이 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 [인사동을 가다]고서적·미술품 가게

    [인사동을 가다]고서적·미술품 가게

    “This is not Korean!(이건 한국의 것이 아니잖아요)” 인사동에서 지난 30년 동안 고미술품 가게 ‘동예헌’을 지키고 있는 안성철씨는 “인사동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실망하며 이런 말을 자주 한다.”고 말한다. 골동품가게와 고서점, 필방이 즐비하던 인사동이 국적을 알 수 없는 먹을거리와 볼거리로 뒤덮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10여년 전부터 ‘전통’을 표방한 음식점과 관광상품 가게가 인사동길을 따라 빼곡히 들어서는 바람에, 진짜 한국의 전통 물건들을 파는 가게는 하나 둘 자취를 감추거나 후미진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느끼러 인사동에 온다고 하지만,‘진품’ 가게를 찾는 일은 ‘숨은 그림 찾기’나 다름 없다. 수십년이 흐르도록 우리 고유의 손때 묻은 물건을 팔며 인사동길을 지키는 고서점과 고미술품 가게 4곳을 찾았다. 인사동은 한때 출판의 중심지였다. 한국전쟁 전후 서점 20여군데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을 정도로 성시를 이뤘는데, 그중 삼중당·동광당·일성당 등이 유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자취를 감추거나 자리를 옮겼고, 고서점 5군데만 남아 있다. 인사동 고서점의 자존심격인 ‘통문관’과 ‘승문각’은 2대에 걸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통문관, 희귀본도 부탁하면 구해줘 ‘통문관’은 생긴 지 60여년이 넘은 대표적인 고서점이다. 안국역 쪽에서 인사동길에 접어들어 스무걸음 정도만 걸으면 보인다. 안으로 들어서면,‘작은 도서관’과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방에 책이 빼곡히 꽂혀 있다. 수백년된 고서적부터 최근 출판됐지만 일반 서점에서 구하기 어려운 희귀본까지 소장하고 있다. 아버지 이겸로씨의 뒤를 이어 이곳을 지키는 이종운씨가 수집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구하기 어려운 책이라도 이씨에게 말해 두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도 있다. 이씨는 “소중한 책은 아끼는 마음과 능력이 되는 사람에게만 판매한다.”며 “무조건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고 해서 팔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승문각, 인터넷 통해 소장본 판매도 통문관에서 조금만 더 내려오면 책들이 쌓여 있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승문각’이 나온다. 오전에는 원래 주인인 김지헌씨, 오후에는 김씨의 딸인 김혜정씨가 이곳을 지킨다. 홈페이지(www.seungmunkak.co.kr)를 통한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 김혜정씨는 “아버지가 평생 모은 책이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로 많아 정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오후 6시쯤이면 문을 닫고 주말에는 문을 닫는 경우가 많은 만큼, 바쁜 직장인들은 인터넷을 통해 주요 소장본들을 구경하고 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흔히 ‘골동품가게’라고 불리는 고미술품 판매점은 수도약국에서 탑골공원 쪽으로 나가는 길에서 곁가지로 뻗어 있는 골목 구석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의 고미술품 판매점은 소장하고 있는 물건의 일부분만 전시해 놓기 때문에, 구입보다는 구경이 목적인 사람들은 ‘고도사’와 ‘동예헌 갤러리’처럼 전시가 잘 된 곳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예헌, 3개월에 2번 기획 전시회 수도약국에서 50m 정도를 올라오면 ‘동예헌 갤러리’가 나온다. 지하에는 고가구 및 생활소품들,1층에는 종합적으로 전시돼 있다.2층에는 도자기,3층에는 고서화가 진열돼 있다. 평소에는 1층과 2층을 개방되고 있다. 하지만, 관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공개하며,3개월에 2번꼴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는 ‘우리 민예와 고가구전’을 열렸다. ●고도사, 모든 전시품에 가격 표시 수도약국 건너편에서 좁은 샛길에 자리잡은 고미술품점 ‘고도사’.2·3층은 전시 때만 개방하고 1층은 항시 열어 놓는다. 주로 고가구와 생활소품이 많으며 대부분의 전시품에 가격을 표시해 고미술품에 무지한 사람이라도 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글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문화마당] 꽃향기 넘쳐흐르는 광장/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언젠가 작가 이윤기와 대담을 할 때 ‘무쇠 솥을 뚫는 모기의 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작가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번역할 때, 너무 어려워 중도에 포기할까 말까 망설이던 중, 문득 무쇠 솥을 뚫는 모기의 기를 생각했다는 것이다. 종이도 못 뚫는 모기가 어떻게 두꺼운 무쇠 솥을 뚫는다는 말인지. 어리둥절해하는 나를 보고 작가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모기는 결코 솥을 뚫을 수 없다. 그러나 뚫고자 하는 강한 의지로 덤벼든다면 어떤 형태로든 흔적을 남길 수 있지 않겠는가. 또 수천, 수백만 번 되풀이한다면 뚫릴 수도 있지 않은가. 작가는 그런 모기의 기로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번역 일에 덤벼들어 정말 힘들게 그 작업을 완성했다는 것이다. 이후 나는 작가의 작품들을 접할 때마다 그 속에 담겨 있는 한 거대한 장인의 치열하면서도 엄청난 기를 느낀다. 장인이 창조한 일급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큼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그러한 작품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사회를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우리 문화계는 하나의 상품이 유행하면 그 상품을 무조건적으로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조폭’을 다룬 어느 영화가 흥행에 성공을 하면, 앞다투어 비슷한 내용을 다루는 영화가 쏟아져 나온다. 웰빙이나 돈버는 것과 관련된 책이 유행하면 그런 책이 서점 진열대를 도배한다. 이러한 모방 현상은 힘들이지 않고 쉽게 문화를 상품화해서 돈을 벌고자 하는 물욕과 무관하지 않다. 그런 문화 상품들은 반짝하다 사라져 처치 곤란한 폐기물로 전락한다. 수많은 조폭 영화들, 엄청난 웰빙 책들, 그리고 또 다른 무수한 유행추수적인 문화 상품들의 폐기물이 쌓이고 쌓이면서 우리 문화의 광장을 오염시키고 있다. 이 모든 현상은 시류에 편승해 유행만을 좇는 문화 창조자들과 또 그런 문화를 아무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문화 수용자들의 잘못된 의식에 기인한다. 대가, 전문가, 장인이 사라진 광장, 그것이 오늘날 우리 문화의 실상이라면 지나친 비약일까. 허섭스레기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두꺼운 각질층을 치열한 장인정신으로 뚫고 나가지 않으면, 우리 문화의 광장은 더 많은 폐기물들로 뒤덮일 것이다. 도자기 하나에 자신의 모든 혼을 불어넣어 시대를 초월해 사랑 받는 명품을 만들어낸 도공, 가난에 찌들리면서도 그림에 삶의 전부를 걸고 위대한 미술품을 창조한 어느 화가, 인생의 절반을 바쳐 한 편의 대하소설을 쓴 작가, 그런 이들의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하나의 작품을 창조하면서 그 속에 자신의 모든 혼과 정신을 투사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 내고, 나아가 삶과 인생의 본질적 의미를 제시할 때, 우리 문화도 질적, 양적 측면에서 독창성과 다양성을 확보하면서 문화 본래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올 한 해의 일들을 반성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자리에 서 있다. 새해에는, 딱딱하게 화석화된 우리 문화의 광장을 생명의 푸른 대지로 바꿀 수 있는 아름다운 문화가 활짝 꽃피기를 염원한다. 문화를 창조하고 수용하는 이들 모두가 ‘무쇠 솥을 뚫는 모기의 기’라는 장인의식을 가져보자. 그러면, 문화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의 모든 광장은 각자의 개성을 지니면서 동시에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각양각색의 꽃들이 화려한 축제를 펼치는 일대 장관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광장 가득 넘쳐흐르는 꽃향기에 취해 황홀경에 빠져보고 싶다는 간절한 희망을 새해의 찬란한 태양에 띄워 본다.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 [문학이 머문 풍경] 시인 박인환의 고향 ‘인제’

    [문학이 머문 풍경] 시인 박인환의 고향 ‘인제’

    “한 잔의 술을 마시고/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가을 속으로 떠났다./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중략)…인생은 외롭지도 않고/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목마는 하늘에 있고/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가을 바람 소리는/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펑펑 눈이라도 내리는 겨울날, 찻집에 앉아 애잔한 음악과 함께 낭송되던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는 대학가 감상적 낭만의 대명사였다.20∼30년전까지만 해도 찻집마다 단골메뉴로 들려주던 ‘목마와 숙녀’는 그렇게 젊은이들의 가슴속에 자리잡았다. 한국전쟁이 가져다 준 허무와 절망, 시대적 불안과 애상을 노래한 전후의 대표적 모더니즘 작품인 ‘목마와 숙녀’는 애절한 한국인의 한(恨)풀이이기도 했다. 전쟁의 상처를 보듬은 31세 요절 시인 박인환(朴寅煥)은 전쟁으로 인해 죽어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슬픔을 인간의 비극으로 승화시켜 상처받은 시대적 감성을 달래주었다. 젊은 나이로 요절한 시인이었지만 그의 작품은 세월이 흐를수록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지금도 애송되고 있다. 박인환 시인은 1926년 8월15일 강원도 인제군 상동리 비교적 부유한 집안에서 출생했다. 이후 서울로 유학해 서점을 경영하며 모더니즘 시운동의 중심에 서 있었다. 서점을 통해 문단의 주요인사와 교분을 넓혔고 1946년 국제신보에 ‘거리’를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리고 전쟁 이후 상실과 자조의 풍조가 지배적이었던 당대의 시풍을 ‘세월이 가면’ ‘목마와 숙녀’등으로 담아내면서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한때 외항선을 타기도 했던 박인환 시인은 당대 문인들 가운데 최고의 멋쟁이 ‘댄디보이’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입고 다닌 양복은 외국 고급천에 일류 양복점의 라벨이 붙어 있을만큼 지나칠 정도로 정장과 외투를 선호했다는 후일담이다. 시 쓰기에 몰두하던 박인환은 공교롭게도 요절한 천재시인 이상 추모의 밤 행사때 술을 마시고 심장마비로 눈을 감았다. 친구들은 싸늘하게 식어가는 시신에 그가 평소에 좋아했지만 돈이 없어 마음껏 먹지 못한 조니워커를 쏟아 부어주며 그의 시 ‘목마와 숙녀’처럼 살다간 시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전략)/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후략)” 그는 해방후 혼란의 소용돌이와 6·25 전란의 황폐 가운데서 70여편의 시를 남겨 한국현대시의 맹아를 키워 냈으며, 모더니즘 시인으로서 현대시의 토착화에 기여하였고 문학사에 큰획을 그어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인환 시인 시비건립추진위원회에서는 수십편의 주옥같은 시를 남기고 젊은 나이에 요절한 박 시인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88년 남북리 아미산공원에 시비를 건립했다가 이후 도로공사로 현재의 합강정 소공원에 이전·건립했다. 해마다 10월이면 시인의 문학세계를 기리기 위해 ‘박인환 문학제’도 열린다. 문학제는 추모 백일장과 문학상 시상식, 시낭송대회, 문인초청 세미나, 동화구연대회 등 다채롭게 개최된다. 인제군 문화재 담당 윤형준씨는 “생가터 복원을 위한 자료조사를 마치고 산촌박물관 공원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2006년까지 생가터에 15억원을 들여 상징물과 동상, 시비 이전사업을 펼쳐 문학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그의 눈동자 입술은/내 가슴에 있어//바람이 불고/비가 올 때도/나는 저 유리창 밖/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후략).” 시인이 남긴 시 가운데 ‘세월이 가면’도 지금까지 세인들의 심금을 울리며 애송되고 있다. 인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美시장 교포기업 통해 뚫어라”

    “미국에 교포기업만 3만개가 넘습니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이들 교포기업만 접촉해도 수출선은 훨씬 쉽게 뚫릴 겁니다.” 미국에서 30여년간 섬유사업 및 신용조사업을 하고 있는 이동연(53) 한미신용정보 회장의 말이다. 하지만 교포 기업가를, 그것도 업종이 엇비슷한 곳을 찾아내는 것이 어디 말처럼 쉬운가. 이 회장이 1년여의 준비작업 끝에 최근 ‘미주 한인기업 연감’을 발간한 이유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간 지 100년이 넘었지만 미국내 교포기업 소개책자가 나오기는 처음이다. 연감 발간을 기념해 고국을 찾은 이 회장은 15일 기자와 만나 “미국시장 공략은 돈이 아니라 정보”라고 힘주어 말했다. 500쪽 분량의 연감에는 알짜 교포기업 5000여개의 미국내 주소, 대표, 연락처 등이 나와 있다. 무엇보다 업종별로 갈무리해 한국내 중소기업들이 자신들과 연관되는 회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한마디로 ‘바이어 명단’인 셈이다. 물론 자체 신용조사를 거쳐 어느 정도 튼실한 회사만 엄선했다. 이 회장은 “미국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중소기업이나 거꾸로 한국시장에 관심있는 미국내 교포기업들이 그동안 사업 파트너를 찾으려고 해도 상호 정보가 부족해 애를 먹었다.”면서 “이같은 정보 네트워크야말로 시장을 공략하는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9·11 사태이후 외국인, 특히 동양인에 대한 적대감이 커져 이제는 미국이 무섭다.”는 그는 “얼마전 미국을 찾은 노무현 대통령의 말처럼 서로 말이 통하는 기업끼리 손을 잡는 윈윈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출주문을 따내기 위해 매출이나 품질을 부풀리는 등의 ‘거짓말’은 절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연감은 전국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향후 5년 황금 직종은? 학예사·시각디자인…

    향후 5년 황금 직종은? 학예사·시각디자인…

    ‘학예사(큐레이터), 시각디자이너, 초등학교 교사, 바텐더, 피부미용 및 체형 관리사, 애니메이터….’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7일 ‘미래의 직업세계 2005’를 발간하고 앞으로 5년 동안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직업 51개를 선정, 발표했다. 대학원 졸업 이상 학력을 요구하는 분야에서는 학예사와 자연과학연구원이 선정됐다. 대졸에서는 시각 디자이너와 여행상품 기획가, 초등학교 교사, 수의사, 연기자, 전자상거래 전문가 등 25개 직업의 일자리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대졸은 물리치료사와 바텐더 등 3개, 고졸은 피부미용 및 체형관리사와 홍보 도우미 등 4개가 꼽혔다. 대졸 이상의 학력이 요구되는 분야에는 특수교사와 컴퓨터 보안전문가가 포함됐으며, 애니메이터와 경호원 등은 전문대와 고졸 이상의 학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 것으로 분석됐다. 간호사와 영양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소방관 등의 직업도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2003년에 이어 두번째로 발간된 ‘미래의 직업세계’는 ‘학과편’과 ‘직업편’ 등 두권으로 구성됐다.‘직업편’에서는 각 분야 협회와 기업, 연구원 등 2500여명의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대표 직업 150개에 대한 설명과 필요한 교육 및 자격, 취업 현황, 향후 5년간 일자리 전망, 소득 수준 등을 소개하고 있다. ‘학과편’에서는 대학과 전문대 141개 학과를 선정, 학과 소개와 취업 및 진로, 졸업생과 재학생이 평가한 학과별 전망을 실었다. 학과별 졸업생들의 평균 연봉과 직장 형태, 전공과 직무 관련성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직능원은 전국 고교에 책을 무료로 나눠주고, 홈페이지(www.krivet.re.kr)에도 책의 내용을 올릴 예정이다. 시내 서점에서도 살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그림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만난다

    그림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만난다

    요즘 서점의 신간코너에 가면 ‘그림책’이 부쩍 눈에 많이 띈다. 미술작품에 그럴 듯한 이야기를 버무린 단행본들이다. 고전명화에 신화를 섞은 것, 현대작품에 에세이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것, 화가의 삶과 그림 이야기 등등. 전통적 필자였던 미술평론가나 미술사가는 물론이고, 작가 스스로 또는 큐레이터들까지 앞다퉈 글쟁이로 데뷔 중이다. 추측컨대 큐레이터는 나름대로 자신이 쌓아온 흔적과 성과에 대한 정리의 욕구 때문에, 화가들은 작품 이면에 숨은 치열함의 흔적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어쨌든 이 책들은 대체로 쉽게 읽히는 것들이어서 예술에 대한 독자들의 지적 허영심 혹은 갈증을 채워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번 주엔 특히 각각 특색이 뚜렷한 단행본 3권이 출간됐다. 근대 200년 우리 화가들의 이야기를 묶은 ‘畵傳(화전)’,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를 서양의 고전명화와 버무린 ‘로망스’, 명화(名畵)란 널리 알려진 그림이 아니라 울적한 가을날 따뜻한 위로가 되는 그런 그림이라고 주장하는 한 젊은 큐레이터의 ‘사랑한다면 그림을 보여줘’가 바로 그것이다. 지은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림속으로 들어가는지, 화가들의 삶과 예술정신의 내면을 어떻게 넘나드는지 보기만 해도 제법 흥미롭다. (최열 지음, 청년사 펴냄,2만 4000원)은 미술사가인 지은이의 말대로 ‘그림을 통해 찾아 헤맸던’ 화가들의 이야기다. 지은이는 ‘만나기로 작정했지만 이미 세상을 떠나버렸기에 문득 그들이 남겨둔 그림 속으로 걸어들어가 그들을 만났다.’고 했다. 한데 그들이 살아 있지 않기에 오히려 텅빈 마음 같아 그들의 빈터에서 편안히 만났고, 그 때마다 글을 썼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만난 그들은 누군가. 바로 19세기 묵장의 영수로 불리는 조희룡에서 격정의 시대정신을 보여준 이응노까지 200여년에 걸쳐 각기 독특한 스펙트럼을 보여준 화가 28명이다. 그 안엔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인연을 보여준 김정희외 허련, 휘황한 천재의 빛을 남긴 김수철, 단아함과 충실함에 깃든 정열의 소유자 윤희순, 우주의 질서에 도전한 유영국, 아름다운 감옥의 죄수를 연상케하는 김환기,20세기 신화의 탄생 박생광이 포함된다. 지은이는 추사 김정희와 제자 소치 허련의 만남을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추사 자신은 난초 그림과 서예에 집중했으므로 회화 창작의 욕망을 구현해줄 누군가 필요했고, 그가 바로 소치였다. 소치는 김정희가 꿈꾸던 세계를 현실에 형상화했고, 이후 남도 산수화의 종장이요 문인산수화풍을 조선에 아로새긴 거장으로 우뚝 섰다.‘세한도’‘산수도’ 등 그의 거칠고도 깔끔한 화폭들은 당대에 이미 절정의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었으며, 이같은 허련에 대해 조희룡은 “그림을 통해 시에 들어가고, 시를 통해 선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시종일관 거친 듯하면서 세밀하게, 군더더기 하나 없이 지은이는 당대의 붓장이 28명의 삶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촘촘히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명옥 지음, 시공사 펴냄,1만 4000원)는 중세때 그야말로 ‘전설적인 세기의 사랑’ 이야기를 남긴 4쌍의 가슴저린 로맨스를 뼈대로 한다. 평소 ‘연애의 정수는 로망스임을 의심치 않았다.’는 지은이는 “요즘들어 신파조로 폄하하며 왕따시킨 로망스를 제자리로 복권시킬 필요가 있다.”고 집필 동기를 밝힌다. 미술관장인 그는 먼저 단테의 ‘신곡’에서 로망스의 모티브를 찾는다. 단테가 지옥의 제2원에서 연인 사이인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를 만나고, 이들의 애절한 사연에 충격을 받고 혼절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두 연인이 한 소설속 남녀 주인공의 달콤한 입맞춤에 자극을 받아 자신도 모르게 상대의 입술을 찾고, 지옥까지 함께하는 영원한 연인관계로 빠져드는 이야기를 당대의 거장들이 표현한 그림에 버무린다. 또 아더왕에게 충정을 맹세한 기사 랜슬롯과 아더왕의 부인 귀네비어의 불같은 사랑,‘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서로에게 매혹당하나 끝내 둘 다 세상을 떠난다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이야기가 뒤를 잇는다. 마지막엔 다시 단테로 돌아간다. 단테는 스탕달의 이른바 ‘사랑의 결정작용’을 통해 오염된 영혼을 정화시키고,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되는 베아트리체를 얻어 사랑의 완결을 이룬다는 이야기다. (공주형 지음, 학고재 펴냄,1만 5000원)에선 풋풋한 삶의 이야기를 다양한 그림을 통해 이야기한다. 다섯살과 여덟달 짜리 아이를 둔 젊은 주부 큐레이터인 지은이는 때로 왜 내 삶은 밀레의 ‘만종’이 전하는 진정한 평화를 하락받지 못할까, 나는 왜 베르메르의 ‘레이스 뜨는 여자’가 갖고 있는 숭고한 여유를 건너뛰어야 하는 것일까 의아해 한다. 하지만 절망하는 실직자와 그 옆을 지켜주는 한 남자가 등장하는 박수근의 ‘실직’은 엄마이자 아내, 딸이자 며느리인 그에게 상생의 지혜를 일깨워주었고, 김상유의 ‘세심정(洗心亭)’은 삶의 속도에 치여 사는 지은이에게 차 한 잔의 여유를 권했으며, 반복되는 일상의 우울을 하늘 높이 날려보낼 수 있었던 것은 샤갈의 ‘파란 풍경속의 연인’ 덕분이었다고 고마워한다. 어떤 그림이 있어 그 그림이 나에게 오늘 저녁 퇴근길에 동행이 되고, 그 그림 앞에서 가쁜 호흡을 고를 수 있다면 그게 명화가 아니겠느냐며 그는 독자들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마치 지은이가 그의 아이들에게 설명하듯 쉽고 다정하게 풀어가는 그림 이야기, 그리고 그림을 보는 눈이 더없이 따사롭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의회]용산구 주요역·벽지 책기증 앞장

    [의회]용산구 주요역·벽지 책기증 앞장

    “아무래도 서점을 경영하고 있다 보니 책을 기증하는 봉사활동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봉사활동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게 되면 결국 저한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웃음).” 서울 용산구의회 정구충(남영동) 의원은 책에 관한 한 ‘박사’다. 서울역에 있는 300여평 규모의 ‘철도문고’ 대표인 그는 책을 많이 읽기도 하지만 동시에 책을 기증하는 운동도 누구보다 앞장 서고 있다. “한달에 적어도 20권은 읽습니다. 서점을 경영하면서 책을 팔려면 우선 내용을 알아야 되잖아요.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정독은 못합니다.” 새마을문고연합회 용산지부장을 맡고 있기도 한 정 의원은 3년 전부터 회원들과 함께 설·추석 등 명절 때면 어김없이 서울역에 나가 귀성객들에게 책을 무료로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한 번 나갈 때마다 보통 2000∼3000권 정도 나눠줘요. 책을 받고 나서 기뻐하는 귀성객들을 보면 저 역시 기분이 좋아집니다.” 정 의원은 용산지역 주민들에게는 물론 서울역, 부산역, 지하철 수색역에 있는 간이 독서실에도 1만여권의 책을 기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외딴 섬지역이나 시골의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보내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책 박사’로 불리는 정 의원은 마지막으로 “술 한잔 마실 돈은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책 한권 사는 것은 주저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며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민들의 책 읽는 풍토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레이건 前대통령 딸 페티 회고록 ‘롱 굿바이’ 출간

    |샌타모니카(미 캘리포니아주) 연합|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이자 작가인 페티 데이비스(52)가 아버지의 말년 투병생활과 부녀간의 사랑을 추억하는 회고록 ‘롱 굿바이(Long Goodbye)’를 출간했다. 지난 16일 출간, 전국 대형서점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이 책은 말년에 10여년간 알츠하이머병으로 고생했던 아버지를 지켜봐야 했던 딸의 절절한 마음을 담고 있다. 한때 플레이보이 잡지에 누드모델로 나오고 마약에 빠져 자살소동을 벌였는가 하면 반전데모에 앞장섰던 ‘망나니 딸’ 페티는 “이제 이 모든 일을 후회한다.”고 고백하고 있다. 1994년 레이건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고 발표했을 때 뉴욕에서 작가로 활동 중이던 그녀는 다음해부터 ‘롱 굿바이’의 집필을 시작했다. 책 제목은 어머니 낸시 여사가 사랑하는 사람의 온갖 기억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어쩔 수 없이 지켜봐야 하는 가족에게 이 병이 미치는 영향을 표현한 말에서 따왔다고 데이비스는 말했다. 레이건 일가의 생생한 일화들로 가득 찬 이 책에서 데이비스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그린 예수의 초상화를 본 뒤 “예수와 결혼하겠다.”는 자신에게 “예수님이 지상에 오시면 너무 스케줄이 바빠 결혼하러 돌아다닐 시간은커녕 함께 저녁 먹으러 나갈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회상했다. 데이비스는 “아버지는 그렇게 자상한 사람이어서 보수파 공화당 정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아버지를 좋아했다.”며 지난 6월 아버지 사망 후 전국민이 보내준 엄청난 애도에 가족들도 모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 지금 출판가는 ‘삼국지 전쟁’

    거침없는 작가 장정일(42)이 10권짜리 ‘삼국지’(김영사·각권 8900원)를 냈다. 이에따라 출판가에 ‘삼국지 열풍’이 거세질 조짐이다. ●숨겨진 인물복원 ‘우리식 판본’ 5년여의 산통 끝에 나온 장정일 버전의 ‘삼국지’는 나름의 차별점을 찍고 있다. 기존의 ‘삼국지’들이 ‘나관중본’ ‘모종강본’ 등을 재해석한 번역판본이었다면 이번엔 영웅 중심에서 벗어나 숨겨진 인물들을 복원시켜 소설에 가깝게 이야기를 재구성했다는 대목에서다.“춘추사관, 춘추필법, 한족 중심의 중화주의에서 벗어난 ‘우리 판본’”이라고 출판사측은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출판가 안팎의 시각이 환영일색만은 아니다.“돈벌이 기획출판”이라고 대놓고 비판의 화살을 꽂는 목소리도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유명 작가 몇몇의 삼국지가 국내 양대 메이저 출판사를 먹여살리다시피 하는 현실 아니냐?”며 꼬집었다.“기획출판에 순발력 있기로 소문난 김영사로서도 그런 계산이 없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도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 서점가를 평정한 대표 삼국지는 이문열의 ‘삼국지’(민음사·전10권)와 황석영의 ‘삼국지’(창비·전10권).1988년 출간된 이문열의 것은 지금까지 무려 1500만부를 팔아치웠다. 지난해 6월 나온 황석영의 것도 현재 100만부 판매실적을 올린 상태. 민음사 정대용 영업부장은 “IMF사태 여파로 95년 이후 판매량이 떨어지던 것이 지난해는 100만부까지 올라갔고, 올해는 60만부 판매가 가능할 것 같다.”면서 “지난해 황석영 삼국지의 가세로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돈벌이用 기획출판” 비난 목소리도 삼국지 출판시장 규모는 지난해의 경우 약 200만부. 유행에 민감한 여타 출판물들과는 달리 삼국지 시장은 끊임없이 신규독자들을 포섭해내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박종화 김구용 김홍신 이지함 조성기 등 ‘버전이 다른’ 삼국지들이 그야말로 백화제방(百花齊放)이다. 시장이 혼전양상을 띠다 보니 이래저래 괴담성 뒷말도 무성하다.“어떤 책은 서문을 쓴 이가 진짜 평역자이고, 그 작가는 이름만 빌려줬다더라.”는 식의 허탈한(?) 소문까지 나돌 정도다. 국내 서점가의 ‘삼국지’ 유형은 크게 둘로 나뉘어진다.‘나관중본’‘모종강본’을 원전삼아 번역에 충실한 ‘정역’, 필요한 부분을 변형·재구성한 ‘평역’이 그것. 김구용·조성기 버전은 전자에, 이문열·황석영 버전은 후자에 들어갈 만하다. 이들 책을 요리조리 뜯어 오류를 지적하거나 설명을 붙인 해설서도 한 흐름을 이룬다. ●우리시대 대표판본 어디에 그러나 독자들의 삼국지 감상 취향은 몇몇 인기작가들의 작품 쪽으로 지나치게 편향돼 있는 게 현실이다. 삼국지를 수십년 연구했기로 유명한 김구용의 정역 삼국지를 펴낸 솔출판사 관계자는 “작가의 독특한 세계관과 색깔을 담아낼 수 있다면 삼국지는 얼마든지 다시 쓰여져도 좋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까지의 사례로 보면 삼국지가 오락적 책읽기의 한 텍스트로 활용된 경향이 짙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0년 솔출판사에서 3차 개정판으로 나온 김구용의 삼국지는 한문의 고졸한 언어감각을 충실히 살린 책으로 꼽힌다. 현재는 인터넷 무료 다운으로 e북으로 볼 수 있게 해 사실상 시장판매는 포기한 상태다. 하지만 불황으로 맥빠진 출판가에 어떤 계기로든 운동이 일어난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개성있는 세계관을 담아 작가의 이름값을 해주는, 명실공히 ‘우리시대 판본’으로 남을 삼국지를 또 기다려볼 일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삼국지 번역 아닌 소설 쓴 장정일

    지난 22일 인사동에서 만난 장정일씨는 긴장해 있었다. 대구 서재에서 두문불출 절필 끝에 거둔 열매를 5년 만에 내놓는 자리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처음 출판사의 제안을 받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권력 이야기 위주의 남성적 서사가 체질적으로 맞지 않았거든요. 그러다가 생각을 바꿨어요. 무지막지한 남성적 서사에 한번 맞서보자, 여성독자들 앞에 금줄을 쳐놓고 출입을 막는 군담무협소설 삼국지를 새로 써보자 싶었죠.” 결심이 선 뒤 시중에 나온 관련서적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자료정리에만 2년이 걸렸다.‘장정일 버전’의 차별점을 어디다 찍을까, 고민한 과정이었다. 춘추필법으로 쓰여진 기존 삼국지가 ‘유비는 선, 조조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가치관과 한족 중심 사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데서 답을 찾았다. 중화주의를 탈피하고 변방인물들을 부각시키는, 누구도 주눅들게 하지 않는 ‘우리 삼국지’를 쓰기로 방향을 잡았다. 서사의 재미를 위해 정사 삼국지를 요령껏 비틀었다.“정사에서는 장비 아들 장포가 장비보다 먼저 죽었는데, 극적 효과를 위해 장비가 먼저 죽고 아들이 복수에 나서는 식으로 바꿨다.”면서 “정사와 어떻게 타협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표지에 ‘평역’이 아닌 ‘글 장정일’이라고 굳이 표기한 이유를 물었다.“숱한 번역본이 있는데도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교과서처럼 읽히듯 600년 전의 삼국지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뜻에서요. 번역이 아닌, 개인적 창작물임을 밝혀두고 싶었습니다.” 원어 해독 능력이 없는 그가 국역된 작품들만 정보원으로 삼은 한계에 대해서도 트집잡는 이들이 틀림없이 있을 터. 이런 우려에 대해 작가는 “원어 능력이 없었기에 오히려 삼국시대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섭렵하게 됐고, 인물과 사건에 대한 해석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삼국지 장정’에서 이제야 빠져나온 그는 “속상하고 손해보는 일을 한 것 같다.”는 뜻밖의 말을 했다.“삼국지가 위·촉·오의 각축 드라마만은 아니거든요. 동아시아 주변국 쪽으로 범위를 넓히면 전혀 새로운 삼국지가 탄생할 수도 있으리란 판단이 섭니다. 더욱 색다르게 변주된 삼국지가 이 책을 기점으로 앞으로 서점에서 경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정유업계 경품 만만찮네

    정유업계 경품 만만찮네

    ‘경품도 타고, 정(情)도 나누고’ 정유업계가 겨울철 성수기를 맞아 본격적인 ‘이벤트 축제’에 들어간다. 푸짐한 경품은 물론 가격 할인 등의 다양한 혜택을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이웃돕기 행사도 마련돼 훈훈한 ‘정’을 나눌 수 있다. ●SK㈜ ‘온라인 마케팅’ SK㈜는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SK㈜가 야심차게 준비한 ‘엔크린닷컴(www.enclean.com) 회원 400만명 돌파를 위한 신규회원 모집 특별 이벤트’가 눈길을 끈다. 3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SK㈜의 엔크린닷컴은 회원 400만명 돌파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다음달 15일까지 ‘특별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 기간 동안 엔크린닷컴에 신규로 가입한 회원은 추첨을 통해 크라이슬러의 PT크루저 3대,44인치 프로젝션TV 3대, 김치냉장고 6대, 드럼세탁기 6대,500만 화소급 디지털 카메라 15대, 콤보 30대,MP3플레이어 60대,SK상품권(2만원) 등의 경품을 받을 수 있다. 또 신규로 가입만 하면 디지털사진 인화서비스인 ‘스코피 인화권’과 차량 정비 서비스인 ‘스피드 메이트’ 할인권,OK캐쉬백 200점 가운데 2개 이상의 경품을 받는다. 주유복권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SK㈜는 온라인 주유복권 이벤트를 통해 김치냉장고와 드럼세탁기, 캠코더,MP3플레이어, 디지털TV,SK상품권,OK캐쉬백 포인트 등의 푸짐한 경품을 제공한다. 관계자는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집에서도 응모가 가능한 온라인 이벤트를 마련했다.”면서 “당첨률도 예전보다 높인 만큼 고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LG칼텍스정유 “정을 나누세요.” LG칼텍스정유는 다음달 24일까지 내수 불황과 농수산물 수입 개방으로 어려움을 겪는 울릉도 어민을 돕기 위한 ‘어민돕기 판매 캠페인’을 연다. 직영 주유소나 충전소에서 울릉도 오징어 1.7㎏ 1축을 시중 가격보다 저렴한 2만 8000원에 판매한다.LG칼텍스정유 시그마6 사이트(www.sigma6.co.kr)와 통신 판매(1566-0803)도 병행한다. 또 다음달 24일까지 총 612명의 고객에게 에버랜드 자유이용권(1인당 2장)을 제공하는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판타지’ 이벤트도 실시한다.3만원 이상 주유한 고객 또는 시그마6 사이트 신규 회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LG정유는 이달 말까지 보너스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도서 증정 행사도 마련했다. 보너스카드 회원은 시그마6 사이트를 방문해 행사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25명에게 최근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1위인 ‘다빈치 코드’를 나눠준다. ●에쓰오일은 할인 ‘듬뿍’ 에쓰오일은 다음달 2일까지 수도권 주유소와 충전소에서 ‘카 러브 에쓰오일 보너스카드’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무료 입장권(S석 6만원 2장)을 제공한다. 또 공연 기간(11월6일∼내년 2월27일) 동안 공연장에서 입장권을 구입할 때 ‘카 러브 에쓰오일 보너스카드’를 소지한 고객에게는 20% 할인 혜택도 준다. 또 전국 계열 주유소에서 국민은행 ‘아이윈’ 카드로 주유하면 ℓ당 40원, 하나비자카드는 ℓ당 30원을 할인해 준다. 삼성카드로 주유하는 고객에게는 ℓ당 40원의 적립 혜택과 사은품을 나눠준다. 제주와 광주지역의 계열 주유소에서는 각각 제주은행 카드로 주유할 경우 ℓ당 40원, 광주은행 카드는 ℓ당 40원을 깎아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눈물의 골든벨 울린 지관순양

    눈물의 골든벨 울린 지관순양

    지난 7일 오후 텔레비전을 지켜본 사람들은 좀처럼 경험하지 못한 감동을 느꼈다. 전국 고교를 순회하며 퀴즈 실력을 겨루는 ‘도전!골든벨’ 프로그램에서 50문제를 모두 맞혀 골든벨을 울린 한 여고생 때문이었다. 주인공은 경기도 파주 문산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지관순(20)양. 사람들은 골든벨을 울린 지양의 실력에 놀라워하면서도 뒤늦게 알려진 그의 노력에 또 한번 놀랐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친 뒤 사교육 한번 받지 않고 꾸준히 실력을 쌓아왔다. 지양은 어떻게 공부했느냐는 질문에 “책을 많이 읽었다.”고만 했다. 지양을 만나 그의 공부 비결을 들어봤다. 지난 10일 만난 지양은 수줍음 많은 여고생이었다. 체구는 작았지만 눈은 항상 뭔가를 생각하는 듯 초롱초롱 반짝였다.“축하한다.”는 말에도 얼굴만 붉히던 지양은 책 이야기가 나오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얘기 보따리를 쏟아냈다. 대뜸 “골든벨을 울린 것도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은 것이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을 건넨다. 그의 공부법은 누구나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꾸준하면서도 엄청난 양의 독서’였다. 지양이 스스로 터득한 독서법은 ‘연계시켜 읽기’였다. 책을 읽다가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관련 도서를 찾아서 읽고, 그 책을 읽다가 궁금한 것은 또 다른 책을 찾아 읽어나가는 식이다. 양서목록에 따라 책을 골라 읽는 여느 학생들과는 달랐다. 그는 “책을 연계해서 읽다 보면 책끼리 서로 연관되고 결국에는 하나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독서법은 ‘추측하며 읽기’다.“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 다음 내용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잖아요. 책도 마찬가지예요. 다음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생각하면서 읽으면 깊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책을 읽다 보니 책 읽는 속도도 점차 빨라졌다. 그는 “속독법을 배우진 않았지만 친구들보다 책 읽는 속도가 1.5배는 빠른 것 같다.”면서 “소설의 경우 주인공 이름을 혼동하는 경우는 있지만 내용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했다. 지양이 책을 가까이 하게 된 것은 남들이 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인 8살 때였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했지만 아버지가 갖다준 헌 책을 읽으며 학교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처음에는 전래동화부터 시작했다. 위인전에서 세계 민담, 국내외 장편소설까지,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읽었다. 친구들이 학교에 다닐 동안 지양은 책에 빠져들었다. 처음에 버린 헌 책을 모아주던 아버지는 아예 자전거로 파주 시립 도서관에 출퇴근하다시피 하며 책을 실어날랐다. 마을 경로당에 기부된 책들은 모두 지양 차지였다.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무리인 전집류, 역사책도 지양의 손을 거쳐갔다. 지양은 “학교에 다니지 못해 친구들이 없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 독서의 세계에 빠진 계기가 됐다.”고 했다. 지양이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는 역사다. 역사적 사실이란 게 다 거미줄처럼 연관되고 역사적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다. 특히 중국사에 관심이 많다. 지양은 “중국 역사와 관련된 웬만한 책은 다 읽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4대 기서인 삼국지·수호지·서유기·금병매도 중학교 1학년 때 다 읽었다. 역사에 대한 관심은 사극으로 옮아갔다. 아버지와 함께 사극을 보면서 얘기를 나눈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아버지는 사극 한 회가 끝날 때마다 그 다음 얘기를 알려달라고 숙제 아닌 ‘숙제’를 내고, 지양은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 답을 했다. 또래 아이들이 보통의 드라마에 빠져 있을 때 지양은 점차 사극에 매료됐다. 검정고시로 입학한 중학교에서 그는 ‘교실 한 편에서 조용히 책 읽는 아이’로 통했다. 대신 질문은 많았다. 궁금한 것을 그 자리에서 물어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지양은 “평소 조용하다가도 유독 역사 시간만 되면 질문을 하느라 시끄러워졌다.”고 돌이켰다. 현재 고3인 그는 “수능이 다가왔지만 책은 계속 읽는다.”고 했다. 언제 공부하느냐고 물었더니 “공부와 독서가 어떻게 다를 수 있느냐.”는 야무진 반박만 들어야 했다. 지양의 설명인즉 “학교 공부는 학교에서 끝낸다.”고 했다.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 점심, 자율학습 시간에 학교공부를 다 끝내고 새벽 1시쯤 잠 들기 전까지 한두 시간씩 책을 읽는다. 현재 그의 성적은 학교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 그는 “언어와 사회탐구는 독서 덕분에 자신 있지만 수학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지양은 “친구들이 책을 빌려달라고 할 때 가장 곤혹스럽다.”고 했다.“친구들이 내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을 알고 집에도 책이 많은 줄 알아요. 하지만 집에는 책을 놓아둘 곳도 없고 책도 별로 없어요. 대부분 더이상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낡은 책이라 이사할 때마다 버렸거든요.” 책을 많이 읽는 지양이지만 독후감은 쓰지 않는다. 대신 심심할 때마다 공책 한 장을 반으로 접어 최근 읽은 책과 읽고 싶은 책 목록을 적는 것이 전부다.“오래된 습관”이라는 지양은 “책 제목을 쓰는 그 자체의 즐거움에 빠져든다.”고 했다. 책을 좋아하지만 정작 서점에는 잘 들르지 않는다.“서점에 가면 사고싶은 책이 너무 많아 갈등만 하다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컴퓨터와도 별로 친하지 않다. 종이만의 독특한 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책이 주는 느낌과 부피감, 무게, 종이 냄새, 이런 것들이 그냥 좋아요.” 지양의 꿈은 앞으로 동양사를 연구하는 학자가 되는 것. 이를 위해 앞으로 대학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할 계획이다.“남들은 배고픈 직업이라고 하는데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양의 목소리는 다부졌다. 파주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관순양 아버지 지의준씨-헌책 모아주고 늘 함께 이야기 지양이 어려서부터 책과 가깝게 지내게 된 데는 아버지 지의준(60)씨의 영향이 컸다. 지씨는 “내가 한 일은 책을 읽도록 헌 책을 모아다 준 것과, 얘기를 나눈 것밖에 없다.”고 했다. “5살 때였습니다. 주 기도문을 한 번 외워줬더니 곧바로 혼자 외웠습니다.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초등학교에 입학시킬 형편은 되지 못했다. 지씨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어렵게 구한 막노동 일자리를 그만두기 일쑤였고, 어머니 곽계숙(45)씨도 한 쪽 팔이 불편해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학교에 가고 싶다는 딸을 달래기 위해 남이 버린 헌 책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함께 있는 동안에는 대화도 많이 나눴습니다.” 지씨는 “책을 읽다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게 하고 서로 답을 찾다 보니 나중에는 스스로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서 보더라.”면서 “해준 것은 없는데 혼자서 열심히 공부한 관순이가 대견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지양이 골든벨을 울린 데 기뻐하면서도 “사람되는 일보다는 공부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 같다.”며 걱정부터 했다. 공부를 잘 한다고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평소 소신 때문이다. 최근 부쩍 늘어난 주변의 관심도 부담스러운 듯했다. 지씨는 “관순이에게 한번도 공부하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학교 자율학습도 고3이 되어서야 담임 교사의 끈질긴 설득 끝에 저녁 7시까지만 시키고 있다. 지양은 대신 집에 돌아가 집안 일은 물론 마을 이웃 일을 돕는다. 지병에 시달리는 이웃 어르신들을 위한 빨래도 관순이의 몫이다. 오리를 기르는 지씨는 자신도 생활보호대상자인데도 사육장에서 나오는 오리알은 몇년 전부터 인근 의료원과 요양소 등지에 수용된 오갈곳 없는 환자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지씨는 “관순이가 학자보다는 의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동안 살면서 공부 좀 했다 하는 사람 치고 곡학아세(曲學阿世)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세상에 대학생은 많지만 의인은 없습니다. 본인이 공부를 계속하겠다면 막지 않겠지만 어떤 일을 하더라도 묵묵히 봉사하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딸에 대한 지씨의 부탁은 여느 부모와는 다른 것이었다. 파주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교사들이 기억하는 관순양-호기심·질문 많은 학생 ‘성실, 책임감, 집중력, 고집’. 교사들이 전하는 지관순양의 모습이다. 지양을 가르쳤던 문산여중·여고 교사들은 한결같이 ‘책임감이 강한 학생’으로 기억했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지만 자신이 맡은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끝마치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현재 담임을 맡고 있는 김진희(33·여) 교사는 “칼 같은 성격 때문인지 자기 관리에도 철저한 것 같다.”면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교사인 나도 고집을 꺾을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원리·원칙을 중시해 교칙은 물론 스스로 정한 원칙에 어긋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설명이었다. 학교 공부에 집안 일까지 도와야 하는 힘겨운 생활일 법도 하지만 전혀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지양의 출석부에는 지난 3년간 개근에 독감으로 딱 한 번 지각한 것이 전부다. 학교 성적은 현재 최상위권이다. 김 교사는 “학교 수업시간이나 자율학습 때에는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는 눈빛이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중학교 2·3학년 담임이었던 이인자(47·여) 교사는 “중학교에 입학할 때만 해도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해가 바뀔수록 성적이 올라 3학년 때에는 상위권으로 올라섰다.”면서 “뭘 하든지 성실하게 하는 것이 성적 향상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교 당시 국사를 가르쳤던 이범기(40) 교사는 지양을 ‘질문이 많은 아이’로 떠올렸다. 그는 “보통 학생들은 시험에 나오는지에만 관심을 가지지만 관순이는 정말 알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묻는 질문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얘기를 참고로 얘기해주면 수업이 끝난 뒤 찾아와 ‘더 알고 싶은데 어떤 책을 보는 것이 좋겠느냐.’고 물었다는 것. 이 교사는 “질문이 거의 없는 요즘 아이들 같지 않았고, 무엇보다 역사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무척 많았던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파주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34) OEM 옷수출 22년 김동영 한세실업 회장

    [삶과 경영 이야기] (34) OEM 옷수출 22년 김동영 한세실업 회장

    ‘미국인 6명중 1명은 한세가 만든 옷을 입습니다.’ 지난 22년동안 오로지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의 의류 수출을 고집하고 있는 한세실업의 광고 문구다. 한세실업의 창업주 김동영 회장은 “한세라는 회사 이름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귀에는 생소할 터이지만, 미국인들 중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나이키, 리복, 갭(GAP) 등 유명 브랜드의 티셔츠 등은 거의 한세가 만든 옷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 그가 오랫동안 섬유산업을, 그것도 OEM 방식에 몰두한 사연이 궁금하다. ●창업 이후 한번도 적자 없어 1970년대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의류 수출에 매력을 느끼고 옷 공장을 차렸다. 요즘으로 말하면 정보기술(IT) 벤처에 쏠리는 현상과 비슷했다. 대우의 김우중 전 회장도 68년 창업 당시엔 의류 수출에 힘썼다. 아버지는 의사 일을 했으나 삼촌들은 무역업을 했다. 국내에서 대학을 나와 미국 유학을 마치고 72년 돌아오자마자 삼촌들의 도움으로 섬유 수출업을 시작했다. 그때가 28살. 그러나 7년만인 79년 2차 오일쇼크가 터지면서 망했다. 의욕은 앞서는데 사업 경험도 없고 실력이 부족해서다. 3년을 와신상담하면서 욕심을 버리고 평생을 건실하게 살자고 다짐했다. 마무리를 잘 짓고 3년만인 82년 한세실업을 창업했다. 다시 옷을 선택했다. 옷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었고, 미국의 의류 바이어들과 관계도 좋았기 때문에 옷을 포기할 수 없었다. 다만 규모를 작게 시작했다. 솔직히 겁도 났다. 거래처는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K-마트 한곳만 두었다. 미국인 바이어들이 무척 많이 도와주었다. 계절마다 바이어들이 한국을 찾아 주문 서류를 보여주며 “조건이 좋은 오더를 골라라.” “기 죽지 말고 잘 하라.”고 격려해주었다. 편지를 보내주고 다른 바이어도 소개해 주었다. ●섬유산업 무역수지 작년 94억弗 흑자 우리나라에 있어서 섬유는 중요한 산업인데 최근 들어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60∼70년대 섬유산업은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다.80년대 후반 들어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노동집약적인 섬유업을 사양업종으로 몰아세우는데, 이는 잘못된 일이다. 우리나라의 섬유산업은 ‘경영 노하우’를 파는 산업으로 진화해 현재까지 한국 수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경영 노하우를 파는 단계에서 패션을 파는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 섬유산업의 무역수지는 2002년에 100억달러,2003년에 94억달러의 흑자를 냈다. 수출 효자산업이라는 반도체가 2003년 수출 195억달러, 수입 213억달러로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경제발전의 역군이다. 한세는 올해 3억달러 정도의 의류를 생산할 예정이지만 국내 수출통계에는 1억달러로 잡힌다. 한세가 개발한 옷이 미국에서는 ‘메이드 인 베트남’ 등으로 표기되기 때문이다. 옷 상표마저도 ‘나이키’로 팔리니까 한국의 섬유는 다 죽었다고 착각하기 십상이다. ●옷은 ‘팔고나서 만드는 제품’ 경영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생산이다. 특히 옷은 생산이 매우 중요하다. 옷은 ‘팔고나서 만드는 제품’이다. 즉 판매망을 찾은 뒤 그때부터 만들어 어떻게 주문에 맞춰 잘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나는 바이어들의 신뢰 덕분에 영업 부담에서 벗어나 옷을 잘 만드는 데 몰두할 수 있었다. 공장 직원들과 고락을 함께하며 품질 개선에 최선을 다했다. 다른 사업가들은 높은 사람이나 바이어를 만나고 돈을 빌리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과 사정이 다른 셈이다. 그래서 원가절감에 애쓰고 가격경쟁력을 찾는 일에 집중했다. 한 타이완의 장사꾼이 “품질만 좋으면 손님이 나를 찾아 온다.”고 한 말을 일찌감치 실감한 것이다. 명품 브랜드는 거의 대부분 생산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브랜드 기업은 브랜드 관리와 영업기획에 몰두하고 생산은 OEM으로 조달한다. 결국 OEM은 분업이자 전문화를 말한다.OEM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물론 직원들은 자체 브랜드 만들고 싶어한다. 그래서 한때 국내 속옷류 유명기업인 S사를 인수·합병(M&A)하려 했으나 입찰 경합에서 ‘가격 거품’이 일면서 인수를 포기한 적이 있다. 주변에서 오히려 “축하한다.”는 인사를 들었다. 결국 몇년 뒤 인수 기업마저 부실해지는 것을 보고 더 신중하기로 했다. 사업이 순조롭게 안정되면서 창업 6년만인 88년 사이판에 첫 해외공장을 차렸다. 일찌감치 해외에 진출한 셈이다. 사이판의 20개 생산라인에서 올해 1억 160만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단일공장의 수출액으로는 세계 최고다.98년 니카라과에,2001년 베트남에 현지공장을 각각 세웠다.2007년에는 전체 생산량의 25%를 중국에서 만들 작정이다.3개국 생산공장에서 한세가 100% 투자한 공장의 종업원은 7000명쯤 된다. 그밖에 한세 옷을 만드는 합작공장의 종업원 수도 7000명쯤이다. 전세계 1만 4000명이 한세 옷을 만들고 있다.3년전의 광고 문구는 ‘미국인 9명중 1명이 한세 옷을 입는다.’였다. 지난해에는 ‘7명중 1명’이었고, 올해는 ‘6명중 1명’으로 바뀌었다. 올해 약 4600만장의 의류를 미국에 수출했으니, 미국의 전체 인구(2억 8056여만명)의 6분의 1이 입을 수 있는 옷이다. 광고 인물은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찰스 린드버그(미국인 비행사)로 했다. ●장학금 주고 봉사활동 하고나면 기분 좋아 나는 어릴적부터 친구들의 인기가 좋았다. 학생회장을 빼놓지 않고 맡았다. 그러나 ‘나는 똑똑하지는 않으니까 평생 진실되게 살자.’고 다짐했다. 술과 담배를 잘 못하지만 허물없이 남과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그게 주변의 신뢰받는 비결인 듯하다. 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마음을 얻었다고 자부한다. 해외공장를 차리면 몇달 동안은 그들과 함께 지낸다. 한국인 직원들도 현지인들과 어울리도록 독려한다. 지난 98년 니카라과에 진출했을 때 일이다. 처음엔 근로자들의 자유분방한 출근 복장이나 행동을 보고 ‘저들을 어떻게 믿고 일을 맡길까.’라고 우려했다. 어느날 주민들에게 유일한 교통수단이던 버스가 이틀동안 파업을 한다기에 공장 문을 닫으려 했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 근로자들이 거의 전원 정상 출근을 했다. 공장에는 정치계열 노조를 포함해 복수 노조가 있기 때문에 더욱 놀랐다. 월급 80달러가 그들에겐 큰 돈이기도 했지만 나중에 ‘한국인들이 고맙고 정이 들어서 회사 일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말을 듣고 감격했다. 베트남에선 생산공장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작은 마을의 7개 학교에 장학금을 주고 있다. 학생들이 내 자식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기업인으로서 은퇴하고 나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 해외여행도 하고 음악에도 심취하고 싶지만 베트남 등 아시아 후진국에서 좋은 인재들을 한국으로 데려와 공부를 시키고 싶다. 장학금을 주거나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 김동영 회장은 한세실업 김동영(60) 회장은 첫 인상이 소박하고 정이 많아 보인다. 대화를 해보면 추진력에다 치밀함까지 갖췄다는 것을 느낀다. 그는 30여년동안 의류 수출에만 전념해 미국인 6명중 1명이 입을 수 있는 양의 옷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신고된 한세실업의 연간 매출액은 2359억원. 그는 지난해 5월 국내 최대 인터넷서점 ‘예스24’를 인수하며 처음 ‘외도’를 했다. 책이 좋아서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200억원의 누적적자 기업을 특유의 신뢰 경영으로 되살려 인수 7개월만에 9억원의 순익 기업으로 바꿔놓았다. 경기고와 서울대 상과대학을 나와 미국의 명문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부인을 포함해 주변의 가족 20여명이 대학 교수인데다 3자녀중 두명도 학위를 준비하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SKT “수능답안 문자서비스”

    SKT “수능답안 문자서비스”

    “아자! 아자! 수능 합격” 이동통신업체들이 오는 17일 실시되는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겨냥한 아이디어 상품을 쏟아내면서 겨울 마케팅 전초전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17일까지 컬러문자, 모바일 부적 등 이용 고객을 추첨해 의류 교환권을 준다. 또 유무선 게시판에 응원 사연 등을 등록한 고객을 추첨해 디지털 카메라 및 MP3플레이어 등을 준다. 수능 답안지 서비스를 신청하면 수능 후에 문자메시지로 수능 답안을 보내준다. 시험이 끝나는 18일부터는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박승철 헤어스튜디오,CGV, 에버랜드 등과 연계, 다운로드 받은 모바일 쿠폰과 수험표를 제시하면 할인 혜택을 준다. 기존의 응원 사연 등을 등록한 고객에 감사 사연을 등록한 수험생을 뽑아 디지털 카메라 및 MP3플레이어 등을 준다. 게임, 영화 예매, 드라마 먼저 보기 등의 콘텐츠를 이용한 고객을 추첨해 의류 교환권을 주고, 입시진학 정보 콘텐츠 이용자를 추첨해 스노보드 세트를 경품으로 준다. 또 응원하는 수험생의 학교와 학급을 입력하면 응원을 가장 많이 받은 10학급을 매일 선정, 각 학급에 피자 9판씩을 무료로 준다. 응모는 NATE에 접속,‘이벤트-)용기백배 응원열전!/뒤풀이 열전!’을 선택하거나 ‘**1117’로 전화하면 된다. KTF는 건강 벨소리와 부적 그림을 휴대전화로 다운로드 받도록 하는 ‘합격! 부적 상품권’을 내놓았다. 벨소리를 다운로드 받으려면 인증번호가 들어있는 부적 모양의 휴대전화 고리를 구입해야 한다. 수신번호로 인증번호를 보내 인증받으면 KTF 무선 인터넷 매직엔에 접속해 해당 벨소리와 그림을 다운로드 받는다. 이번 상품은 수험생의 집중력과 자신감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건강 벨소리 10종과 합격을 기원하는 부적 그림 10종으로 이루어져 있다. 휴대전화 고리는 전국 훼미리마트와 서울 지역 대형서점 및 문구점에서 판매하며 개당 가격은 3000원이다. LG텔레콤은 무선인터넷 이지아이를 통해 수시2학기 합격자 명단 등을 제공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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