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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철의 영어 술~술 말하기] (28) 성인영어 성공하려면

     지난 2회 동안 성인 영어공부법에 대해 알아 보며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법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에는 한국형 영어학습단계에서 의사소통 단계와 전문 영어 단계 등을 알아 보겠다.  기초를 다지면 기초 회화 정도는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만, 좀 더 본격적인 ‘대화 기술’을 익혀야 자신 있고 세련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요청이나 제안, 불평, 사과, 칭찬, 축하 등의 ‘기능적(functional) 대화기술’과 시간, 순서, 양, 위치, 빈도 등을 말하는 ‘개념적(notional) 대화기술’, 또 대화를 시작하거나 끼어드는 법, 화제를 바꾸거나 대화를 끝내는 법 등의 ‘전략적(strategic) 대화기술’를 이 단계에서 익혀야 한다.  학습법은, 지금까지 설명해 왔던 방법들과 기본 원리에 있어서 다른 것은 없다. 다만 ‘대화 기술’을 수련하는 것인 만큼 연습상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혼자서 회화를 공부할 사람들에게 가장 적합한 교재는 바로 미국 영화다. 마주 앉아서 회화 연습할 원어민 수준의 상대가 없을 때는 그저 미국영화를 한 편 골라서 통째로 암송하는 것이 가장 좋다. 교재는 서점에 가면 비디오, 대본, 해설을 한꺼번에 묶어서 파는 것이 있으니 참고 바란다.  공부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담 없이 재미있게 비디오를 감상하며 전체 스토리를 파악한 다음 한 장면씩 공부한다. 둘째, 한 장면을 3~4회 반복해 보면서 알아들어 보려고 노력한다. 셋째, 대본과 해설을 보면서 내용을 확실히 이해한다. 넷째, 눈으로 따라갈 수 있을 때까지 대본을 보면서 여러번 듣는다. 다섯째, 우리말 같이 익숙하게 들릴 때까지 대본을 보지 않고 여러 번 듣는다. 여섯째, 영화에서 나오는 소리와 비슷하게 될 때까지 큰 소리로 말하기 연습을 한다. 일곱째, 대사가 외워진 것 같으면 그것을 종이에 써본다. 여덟째, 공부한 내용을 다시 여러 번 들으며 자연스러운 영어감각을 머릿속에 흡수한다.  이상이 영화를 가지고 공부하는 순서이다. 매일 같이 새로운 장면을 시작하기 전에 영화의 처음부터 어제 공부한 장면까지 한번 감상하고, 큰 소리로 낭독한 뒤 새로운 장면을 공부해야 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큰 소리로 박자 맞춰 읽어야 한다.  전문 영어 단계는 각자 전문 분야에 필요한 영어를 훈련하는 단계로 혼자서 하기 힘들다. 전문용어나 표현법을 상황에 맞게 제대로 구사하려면, 전문적인 기능을 갖춘 원어민 교수의 지도하에 발표, 설명, 회의, 협상 등의 기술을 실제와 같은 상황에서 집중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인 ‘사회?문화적 단계’는 일부러 공부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현지에 가서 그들의 풍습이나 특이한 말투들을 실전을 통해서 익혀야 한다.   ‘한국형 영어 학습법’에 의한 학습자별 공부 방법을 알아 보며 주로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 봤다. 여러 학습법이 있겠지만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열심히 하면 누구나 훌륭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다. 꼭 명심하기 바란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포피의 행복바이러스 퍼뜨리기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포피의 행복바이러스 퍼뜨리기

    ‘해피 고 럭키’의 주인공은 영화의 제목대로 ‘낙천적인’ 포피다.런던 거리를 자전거로 누비던 포피는 서점에 들렀다가 자전거를 도둑맞는다.화를 낼 상황이지만,그녀는 “이런,작별인사도 못했는데…”라고 말할 뿐이다.그녀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이다.스쳐 지나가는 사람은 물론 강아지에게까지 인사를 건네고,하루 24시간을 모두 몸과 마음의 행복에 바치는 그녀에게 강적이 나타난다.운전연수를 위해 만난 강사는 그녀와 정반대의 인물이다.포피는 매사에 불만이고 고집불통인 그 때문에 곤경에 빠진다.  포피와 친구들이 찾은 클럽에서 흘러 나오던 노래는 ‘펄프’의 ‘보통사람들’이다.영국의 거장 마이크 리는 거의 언제나 평범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은 다음 특별한 존재로 만든다.보통사람이 빛나는 건 언제일까.바로 인생의 의미를 찾았을 때다.결혼,집 장만,노후 대책에는 별 관심이 없는 서른 살 포피는 일상의 기쁨과 건강함으로부터 살아갈 힘을 얻는다.그리고 자기 몸 안의 행복 바이러스를 주변인에게 감염시키고자 애쓴다. 포피를 보노라면 ‘멋진 하루’에서 하정우가 연기한 병운의 얼굴이 떠오른다.우리를 위로하고 이해하려는 아름다운 친구의 모습 말이다.그러므로 ‘해피 고 럭키’의 즐거움은 대부분 포피 역의 샐리 호킨스에게서 나온다.호킨스는 베를린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영화 내내 그녀가 안겨준 행복과 웃음에 비하면 그 정도 상이 별 건가 싶다.  그렇다고 해서 마이크 리에게 포피를 영웅시할 의도는 없다.사실 ‘해피 고 럭키’는 마냥 신나는 낙천주의자의 영화가 아니며,포피 또한 때때로 풀어 내기 힘든 상황과 이해할 수 없는 인물 앞에선 고개를 갸우뚱한다.인간이 주변과 소통하는 방식에 따라 삶(과 사회)의 모습은 변하겠지만,변화된 모습이 주체가 원하는 방향과 항상 일치하진 않는 법이다.마이크 리는 그것이 삶의 신비이자,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질문과 노력과 향유를 멈추지 못하는 이유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분위기가 사뭇 다른,감독의 전작 ‘베라 드레이크’와 ‘해피 고 럭키’를 비교해 보면 두 영화의 주인공이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된다.두 사람은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주변인에게 친절하며,자신이 믿는 바를 행동한다.그러나 두 명의 착한 여자가 처하는 상황은 정반대다.그 지점에서 마이크 리는 인물을 평가하기보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 볼 따름이다.당연히 영화 속엔 답이 없을 테니,그건 각자의 삶에서 구할 일이다. 영화평론가
  • 파주 북시티 국제출판포럼 이달 19일 열려

    제3회 파주북시티 국제출판포럼이 19일부터 21일까지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다.▲각국 출판산업 성장의 배경과 현안 과제 비교 분석 ▲국내 시장에서의 새로운 수요창출 방안 계발 ▲오프라인 서점 회생운동의 방향 ▲도서정가제 등 정책과 제도개선 ▲출판시장의 세계화 전략과 협력방안 등을 논의한다.27일에는 아시아 북디자이너들이 ‘제4회 동아시아 책의 교류 심포지엄’을 ‘아시아적 상상력과 종이’라는 주제로 연다.
  • [정철의 영어 술~술 말하기] (27) 성인영어 성공하려면

    지난번부터 성인 영어학습법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이번 회에서는 중·고등학교 때 문법분석 위주로 공부했던, 일명 따지기식 영어가 어느 정도 되는 사람의 학습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따지기식 영어가 되는 사람들은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살펴보면 영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원어민의 말을 듣거나 대화하는 것은 잘 안 된다. 이를 고치기 위한 공부방법은 기본문을 자동적으로 입에서 나올 때까지 연습하고 문장 확장과 연결에 대해 학습하는 등 기초를 다져야 한다. 기초가 잡히면 영어 방송과 영자신문 등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귀와 입의 훈련을 하며 실력과 어휘력을 쌓는 것이 좋다. 미국 영화 한 편 정도 통째로 외워 구어체 감각을 익히는 것도 좋다. 먼저 영어 방송을 이용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미국 방송 등을 보거나, 번거로운 것이 싫으면 서점에서 해설판과 함께 판매하는 CD나 동영상 자료 등을 사서 공부해도 된다. 학습 순서는 받아쓰기, 정확한 내용 파악, 반복해서 들으며 귀로 입력하기, 입에서 저절로 나올 때까지 큰 소리로 박자 맞춰 읽기, 다시 여러 번 들어서 자연스러운 감각을 입력하기, 암기한 것을 노트에 적어 보기, 지나간 것들을 주기적으로 반복해 들으며 기억을 강화하기로 하면 된다. 이렇게 공부하면 영어의 소리감각이 귀와 입에 익숙해지고, 어휘력도 영어방송 수준으로 높아진다. 영어 방송으로 공부하는 틈틈이 영자 신문을 어순 감각에 맞춰 빠르게 읽는 ‘속독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서너 단어씩 묶어지는 의미단위인 청크를 손가락으로 하나씩 짚어가며, 또 어순감각을 느끼면서 한 번에 한 청크씩 성큼성큼 읽는다. 옛날 습관 때문에 자꾸 되돌아가 따져보고 싶어도, 꾹 참고 리드미컬하게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이때 스톱워치 등으로 시간을 재면서 연습하는 것도 좋다. 매일같이 독해 속도를 기록하며 연습을 계속하면 자신의 발전 상태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연습을 계속해 영자 신문의 평균 독해 속도가 200wpm(분당 독해 속도)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CNN 뉴스 정도는 가볍게 들을 수 있게 된다. 영어의 자연스러운 소리감각이 귀와 입에 숙달됐고, 원어민식 문법감각·어휘감각이 머릿속에서 돌아가게 되면 어떤 분야의 영어든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다. 이렇게 탄탄히 기초가 잡히면 좀처럼 점수가 올라가지 않던 토익이나 토플 시험도 문제 푸는 요령만 알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토익·토플에 관해 추가로 얘기하자면, 기초력 없이 시험 보는 요령만 연습하면 눈치 점수만 약간 올라갈 뿐, 불안하고 초조한 증상은 그대로 남아 있다. 결국 본격적인 진짜 영어는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점수 올리기에 마음이 급하더라도 기초력 쌓기를 제대로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가장 빠른 길이다.
  • [열린세상] 헌법소원과 항명/금태섭 변호사

    [열린세상] 헌법소원과 항명/금태섭 변호사

    미군에는 “묻지도 말고 말도 하지 말라.(Don´t Ask,Don’t Tell)”라는 정책이 있다. 장병들에게 입대 권유를 하는 군 당국은 성적 기호에 관한 질문을 해서는 안 되고 대신 군인들도 공개적으로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밝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원래 동성애자는 입대가 금지되어 있었는데 빌 클린턴 대통령이 이를 허용해주면서 일종의 타협책으로 군인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시행 15년을 맞은 이 제도는 많은 논란을 일으켜 왔다.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던 의회는 클린턴의 정책을 법률로 만들어서 오히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군인들을 강제 전역시키는 장치로 사용했다. 개인의 성적인 결정권을 옹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반대로 이를 억압하는 효과를 낸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CNN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9%는 동성애자의 군 입대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으나,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동성애자임을 공개하는 행위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30%에 불과했다. 성적인 자기 결정권의 존중과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을 조화시키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법률로 만들어진 제도를 둘러싸고 15년간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의 쟁점을 놓고 공개적으로 주장이 오고가고 가장 적절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과정은 건강해 보인다. 쉽게 정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일수록 다양한 논리를 검토해보고 반대의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군법무관들이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의 근거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일부에서는 군 조직의 특성상 군법무관들의 ‘집단적인’ 헌법소원 제기는 항명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국방부에서는 이러한 행위가 군인으로서 적절한지 조사해서 처벌할 것이라고까지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가 ‘불온서적’ 명단을 작성해서, 얼마든지 서점에서 구입이 가능하고 심지어 수십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까지 ‘제작· 복사·소지·운반·전파 또는 취득’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취득한 때에는 즉시 신고’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과연 우리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것인지는 심각한 의문이 든다. 더욱이 이에 대해서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것까지 항명으로 몰아붙이면서 백안시하는 일부의 태도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법에 규정된 소송절차를 이용해서 특정한 규정의 합헌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더 이상 ‘적법’한 방법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당연한 개인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언론 매체에 군의 정책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발표한 것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집회나 시위를 한 것도 아닌 헌법소원을 제기한 행위를 문제 삼는다면 정책에 대한 건강한 토론은 존재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불온서적’ 문제가 제기된 이래 국방부는 군의 특성상 그런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만일 기존의 규정이나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법적인 절차에 따라 헌법재판소에 국방부 측의 논거를 제시할 수 있다. 가장 적법하고 공정한 장인 법정에서의 논의마저 금지한다면 도대체 정책에 대한 비판은 어떻게 해야 가능하다는 말인가.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군인들의 결혼 전 성관계까지 금지하는 훈령 제정을 추진하였다고 한다. 다행히 철회되기는 했지만, 만일 이런 훈령이 만들어졌다면 이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것까지 항명으로 보아야 하는가. 자유로운 의견교환과 토론이 이루어지는 조직이 가장 강한 조직이다. 군법무관들의 헌법소원을 우리 군이 보다 민주적이고 보다 강한 조직이 되도록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건강한 문제제기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금태섭 변호사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경남 산청 금서면 가현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경남 산청 금서면 가현마을

    두어 차례 ‘산청·함양사건추모공원’을 지나친 적이 있는데 처음엔 ‘이런 시골 외딴 도로변에 뜬금없이 큰 건물’쯤으로 치부해 버렸고, 건물의 위치를 안 다음엔 깨끗한 화장실을 이용할 요량으로 일부러 들른 게 전부였다.4년 전 준공된 이 추모공원이 ‘1951년 2월7일, 육군 11사단9연대3대대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산청군 금서면 가현과 방곡마을, 함양군 휴천면 점촌마을, 유림면 서주마을 주민 400여명의 영령을 모신 합동묘역’이란 사실을 알게 된 건 안내소에 비치된 팸플릿 한 장 때문이었다. ●폐허의 땅에 3년 전부터 하나 둘 민가 늘어 음력으로 정월 초이틀, 그러니까 새해의 흥이 미처 사라지기도 전, 지리산 고동재를 넘어 가현으로 들어온 국군 병력은 주민과 가축을 강제로 내몰고 가옥을 불살랐다. 동네 앞 논에 모인 주민들에게는 무차별적인 총살을 감행했고, 이후 인근 마을에서도 똑같은 방법으로 무고한 양민을 학살, 시체 위에다 불을 지른 건 물론이요, 총검으로 확인 사살까지 했다. ‘견벽청야’라는 작전명 하에 이뤄진 이 사건으로 빨치산의 끄나풀로 몰린 인근 주민 400여 명(유족회 주장 700여명), 더 나아가 거창군 신원면 주민 700여명까지 제 나라 군인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불과 며칠 사이 1000명이 훌쩍 넘는 지리산 주민들이 학살당한 셈인데, 이 잔인한 사건의 첫 희생지가 산청군 금서면 가재마을, 지금은 ‘아름다운 언덕’이란 뜻으로 이름이 바뀐 가현마을이다. 마을 언덕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6·25전쟁의 끔찍한 기억과 산사태 등으로 거의 버려지다시피 했던 마을에 민가가 늘어난 건 겨우 3년 전쯤. 그때까지만 해도 가구 수라곤 서너 집이 전부였다. 대전에서 서점을 하다 고향에 돌아온 형남열(50)씨의 설명에 의하면 가현은 산중 분지다. 지리산 고산습지 왕등재(1048m)와 왕산(925m)이 지척이고, 서쪽 능선 너머엔 오지마을로 유명한 ‘오봉’이 있다. 일부러 오지를 찾아온 외지인들을 위해 그곳 오봉엔 민박집이 생겼지만 이곳 가현에는 정년퇴직 후 노년을 보내려는 이들이 속속 정착해 본래 주민보다 그 수가 훨씬 더 많아졌다. 다행히 주민간 유대 관계가 좋아 며칠 전엔 1박 2일로 천왕봉 등정까지 하고 왔단다. ●천궁·당귀 등 넘쳐나는 약초가 농가 소득 이장을 맡고 있는 형남열 씨는 군청과 면에서 실시한 교육을 꼬박꼬박 참석하며 받은 덕에 오미자, 천궁, 당귀, 시호 등 약초 재배에 재미를 붙였다. 실패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지금은 그럭저럭 자리를 잡아 산청군 한방약초축제 때 내놓을 수준이 되었다. 부인 허승주(52)씨는 단오 때 채취한 쑥과 솔잎으로 만든 효소를 더 치켜세운다. 인터넷도 올해 겨우 개통됐고 아직 쇼핑몰 사이트도 없지만 약초 재배에 더 주력해 고향에 멋진 농장을 여는 것이 꿈이다. 더 나아가 마을을 약초 동산으로 가꿀 계획이라고. “왕산에서 발원한 물을 식수로 쓰고 있는데 비누로 머리를 감아도 매끌매끌해요. 해발 약 400m에다 공해가 없으니 된장 발효도 잘 되고, 보시다시피 사방이 곧 풍경화나 마찬가지잖아요.” 강원도 친정행을 내심 바랐던 부인 허씨도 남편의 고향으로 내려온 걸 후회하지 않는 눈치다. 마을에 젊은 사람이 없으니 그이의 이장직은 당분간 유지될 터, 이 부부의 열정대로 마을 곳곳에 질 좋은 약초가 넘쳐날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글 사진 황소영 자유기고가 ●가는 길 경남 산청군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을 이용한다. 아래 지방은 남원이나 진주, 부산 등을 거쳐 산청으로 갈 수 있다. 군내버스가 산청함양사건추모공원을 오가지만 가현마을까지 가는 버스는 없다. 자가용의 경우 대전~통영간고속도로 생초 나들목으로 나와 구형왕릉이 있는 화계와 엄천강변을 따른다. 중간중간 추모공원 이정표가 보인다. 추모공원 지나 15번군도 마지막 지점에 시멘트길 삼거리가 나오는데 오른쪽은 오봉마을로, 왼쪽은 가현마을로 각각 이어진다.
  • [기고] ‘한계’를 극복한 미국인들의 힘/조경란 소설가

    [기고] ‘한계’를 극복한 미국인들의 힘/조경란 소설가

    올 초에 일주일가량 보스턴에 머문 적이 있다. 하버드대학에서의 일정이 끝나면 오후나 저녁에는 대학가 주변 서점이나 오래된 식당 같은 데서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구태여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사람들은 온통 대선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때는 아직 민주당 경선이 끝나지도 않은 때였고 내 짐작으로는 선거 날짜가 먼 것처럼 보이는데도 대선 후보자들, 자신들이 지지하는 당에 대한 토론의 열기가 뜨거웠다. 그 토론의 가장 중심에 있는 주제가 바로 ‘젊은 흑인 후보자 오바마’라는 것도 신기했다. 4년 전 ‘아이오와’라는 미 중부 도시에서 43대 대선을 지켜보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뜨겁고 ‘참여적인’ 분위기였다. 밤에 숙소로 돌아올 때면 나는 이 ‘열기’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자문하고는 했다. 지난 9월부터는 대산문화재단과 UC버클리의 후원을 받아 캘리포니아에 머물게 되었다. 캘리포니아라면 미국 내에서도 민주당 지지 성향이 전통적으로 강한 지역이다. 아니나 다를까, 대학에서 일을 도와주는 직원들은 말할 것도 없이 오바마를 지지하고,10월 말이 되자 대학가 주변의 거의 모든 상점에서는 오바마 상반신이 든 포스터를 깃발처럼 내걸기 시작했다. 내가 살고 있는 ‘알바니’라는 마을의 100주년 기념 거리 축제에 갔을 때 가장 붐볐던 상점도 오바마 얼굴이 프린트된 흰 티셔츠를 파는 곳이었다. 그 자리에서 아이들에게 티셔츠를 입히고 손에 오바마 지지 깃발을 든 부모들이 거리에 가득했다. 지금껏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가려는, 어딘가에 새로운 길이 있다고 믿는 열망으로 가득 찬 그런 표정으로. 이방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엄숙하고 진지한 대통령선거가 아니라 마치 축제를 준비하고 그것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들떠 보였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이야기 나눌 때면 곧 그들 역시 어떤 한 문제, 즉 ‘인종’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자신없어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들의 표현대로 ‘deep-seated problem’, 즉 고질적인 문제. 한국에서 온 방문학자 중에 한 정치부 기자와 가끔 우리, 타인들이 보는 미 대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다. 서로 엇갈린 의견도 있긴 했지만 한 가지 일치했던 점은 과연 미국인들이 ‘흑인’ 후보자를 대통령으로 뽑을 것인가 하는 질문이었다. 그것이 그들이 가진 가장 큰 ‘한계’처럼 보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고질적인 문제도 진정한 변화를 갈망하는 대다수의 국민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은 것 같다. 일주일가량 지나 돌아온 서울에서, 사상 최대의 유권자들이 몰린 제44대 미 대선 투표 결과를 지켜보았다. 그 어느 때보다 젊은 층과 히스패닉계의 참여가 두드러졌던, 미국 건국 232년만에 최초로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킨 가장 큰 힘이 무엇일까 하는 질문이 내내 떠나지 않았다. 변화를 주창하는 목소리는 언제나 있어왔다. 그러나 그 목소리에 언제나 힘이 실렸던 것은 아니다. 진정한 변화를 위한 끊임없는 투쟁은 몹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시작’만이 아닐 것이다. 어떤 어려운 일을, 희망을 갖고 시작하는 것은 쉽지만 그것을 지속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이번 오마바의 승리는 ‘미국을 바꾸고 세계를 변화하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고 했다. 우리가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는 것은 여전히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우리 경제와 어쨌거나 깊은 관련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한 미국인들의 새로운 선택이 그래서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어느 예술가는 한계란 갖고 있는 게 아니라 그렇게 여겨서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어떤 것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이 모이면 한계는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보지 못한 길을 위해 한계를 극복하려는 열망들. 그것이 또한 ‘문학’이 할 수 있는 역할들 중 하나일지 모른다.‘세계인들’,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일을 만들어낸 그들의 희망의 열기와 그것을 지속하려는 끊임없는 의지를 기대해본다. 조경란 소설가 <미국 UC 버클리대 한국작가 레지던스프로그램 참가 중>
  • 인터넷 경제대통령 ‘미네르바’ 추천도서 품절

    ‘인터넷 경제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미네르바’가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다음 아고라에서 절필을 선언했지만 인터넷상에서 그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미네르바’는 촛불집회 이후 네티즌들의 대표적인 토론공간이 된 다음 아고라에서 익명으로 활동중인 사이버 경제 논객이다.  스스로 ‘고구마 파는 늙은이’라고 자처하고 있지만 술에 취한 듯 푸념처럼 써내린 그의 글들이 리먼 브러더스 사태, 환율 위기 등을 예고해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추앙받았다. 급기야 재정경제부에서 ‘미네르바’와 ‘끝장 토론’을 벌이고 싶다고 햇는가 하면, 법무부장관은 “요건이 되면 (미네르바에 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5일 대표적인 인터넷 서점인 ‘예스24’와 ‘알라딘’에서는 미네르바 추천도서전을 열고 있다.  평소 5~10권씩 팔리던 경제 관련 서적이 미네르바의 추천으로 4배까지 많이 팔리고 있으며, 일부 책은 품절됐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는 ‘더 박스’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리스크’ ‘소비의 심리학’ ‘천재들의 실패’ 등 모두 6권의 책을 미네르바 추천 도서로 판매 중이다.  이 가운데 ‘천재들의 실패’는 현재 출판사가 폐업한 상태라 도서가 품절중이어서 더 이상 구하기 어렵게 됐다. ‘소비의 심리학’ 역시 일시 품절돼 재판을 찍는 중이어서 조만간 입고 예정이며 이 도서를 예약한 사람만도 100여명에 이른다.  지난 8월 ‘국방부 선정 불온도서전’을 열기도 했던 ‘알라딘’은 당시에도 ‘나쁜 사마리아인’과 같은 책은 90배 이상 판매가 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네티즌들은 “미네르바 추종 세력이 생겨난 것은 경제학에 문외한인 일반 대중들이 경제지식이나 정보에 무식하면 개인자산을 어떻게 잃게 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라며 “’기득권층’이 경제에 무관심했던 ‘천민’들을 어떻게 경제적으로 기만하는지 알려준 결과 ‘미네르바’는 ‘천민 경제학의 창시자’가 되었다.”고 평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정유사도 개인정보 보호 의무화

    내년 상반기 안으로 정유사 등 14개 업종이 개인정보보호 대상업종에 추가된다.행정안전부는 29일 그동안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았던 14개 업종을 추가한 ‘정보통신망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지난 9월 GS칼텍스의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고를 계기로 마련된 것이다.이에 따라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회원제 형태로 운영되는 정유사와 자동차매매업, 자동차대여사업, 건설기계대여·매매업, 주택관리업, 결혼중개업, 직업소개소, 의료기관, 부동산중개업, 주택건설사업, 체육시설업, 서점업, 비디오대여점, 영화관 등 22만여 업체가 개인정보보호 의무를 준수해야 하는 준용사업자에 새롭게 포함된다.지금까지는 유·무선통신과 초고속인터넷, 포털 등 4개 업종 14만여개 업체를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로 규정, 개인정보보호 의무를 부과했다. 또 불특정 다수의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여행업, 호텔업, 항공운송사업, 학원, 교습소, 휴양콘도미니엄업,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센터, 체인사업 등 10개 업종 12만여 업체에 대해서만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준용사업자로 지정·관리해 왔다.개인정보보호 대상업종으로 지정되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시 고객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목적이 달성됐을 때는 즉시 개인정보를 파기해야 한다.개인정보 무단 열람 및 유출 방지를 위한 조치도 취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형사처벌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행안부 관계자는 “개정안은 다음달쯤 공포한 뒤 3~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상반기 안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또 다음달 안으로 개인정보를 불법 매매하거나 무단 유출할 경우 배상 등 처벌을 강화한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며, 연내 처리가 목표”라고 말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백지숙의 미술산책] 문화지구의 실속과 겉멋

    [백지숙의 미술산책] 문화지구의 실속과 겉멋

    집 근처 와룡공원에서 출발해 북악산 성벽을 따라 걷다가 창의문으로 나오면 금방 효자동이다. 효자동에 도착하면 땀도 식히고 목도 축일 겸 들르는 카페가 있다. 선이 단순한 앤틱가구들과 최소한의 인테리어가 특색인 이 카페는 작가 이미경이 운영하는 곳으로, 여기에는 쓸모 있는 가구들을 눈여겨보고 간혹 수집도 하고 또 실제로 제작해온 작가의 생각과 태도, 취향이 면면이 스며들어 있다. 카페 바로 옆에 갤러리 팩토리가 있다. 일층 전시장에서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이층 전시장 한 귀퉁이에 사무공간이 끼어있다. 카페에 갈 때마다 갤러리 디렉터가 카페에서 직원이나 손님들과 사무를 처리하는 광경을 보면서 사무실이 비좁긴 한가보다 했다. 듣자하니 이 갤러리는 작품매매보다는 외부의 프로젝트를 동시다발로 기획하면서 생긴 수익으로 전시를 개최한다고 한다. 과부하가 걸리는 이런 기획 일들을 처리하기엔 턱없이 협소한 이웃 갤러리의 사무공간을 위해서, 작가 이미경은 이번 개인전에서 기능적이면서도 구축적인, 그러니까 확장과 집적, 축소가 용이한 조합형 가구를 제안하고 있다.(‘Oh my office’전, 새달 2일까지, 갤러리 팩토리) 디자이너가 가구나 제품을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또 미술가가 용도가 있는 물건들을 제작하는 것도 요즘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체로 전시장에서 만나는 가구는 기능성이 떨어지거나 장식이 과잉되거나 관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 이미경이 이번 전시에 출품한 책상과 수납장은 해당공간의 생산성을 최적화하기 위해서 간단한 모듈과 몇 가지 색상으로 산출되었다. 특별히, 전시장 한편에는 작가가 집어온 버려진 나무 책상이 놓여 있는데, 책상 위의 작은 노트북에서는 그가 도큐멘트한 슬라이드 수백 장이 돌아가고 있다. 작품제작 때문에 작가가 자주 들르는 을지로, 청계천, 남대문 등의 작은 점포와 노점에서 목격한 각종 수납공간과 가구 등을 찍은 사진들인데, 여기에는 생활의 발명가이자 장인, 달인들이 조립해 애용하고 있는 기발하고도 감동적인 자작 제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작가가 자신의 미적 공간을 구획하고 매개하고 운용하는 아이디어를 착상하게 된 계기들을 이 사진들은 ‘색인’해준다. 갤러리에서 나와 살펴보니 한국미술 자료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김달진의 연구소를 비롯하여 동네 곳곳에 갤러리와 서점, 카페 등 예전보다 훨씬 늘어난 문화공간들이 눈에 띈다. 아마도 효자동은 인사동-사간동-삼청동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주변으로 확장되고 있는 ‘문화지구’에 이미 편입된 게 아닌가 싶다. 퍼뜩, 여기도 머지않아 시끄럽고 비싸고 가짜로만 가득 찬, 또 다른 문화 개발지대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요즘의 금융위기와는 걸맞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바야흐로 한국사회에서는 돈을 잘 버는 것보다 잘 쓰는 게 훨씬 더 중요한 윤리가 되고 있다. (아르코미술관장)
  • [맞춤형 교육통신]

    ●중등부 온라인 교육사이트 1318클래스(www.1318class.com)는 31일까지 3개월 고구려 종합반을 선보인다. 예비 중학생과 중학생, 고교 1학년생까지 수강할 수 있다. 중간·기말시험 특강, 방학특강, 학업성취도평가 대비특강, 특목단과 등의 다양한 강좌를 제공한다.2학기 기말고사 특강 교재도 무료로 제공한다. ●해커스토익이 ‘해커스토익 스타트 리스닝’ 출간을 기념해 책 값을 챔프스터디 포인트로 돌려주는 서평쓰고 책 값 포인트로 되돌려 받기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 이벤트는 온라인 서점에 ‘해커스 토익 스타트 리스닝’의 서평을 작성하는 모든 구매자에게 구매 금액 전액인 1만 2900원을 온라인 교육포털 챔프스터디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행사다. 책을 구입한 뒤 온라인 서점에 서평을 등록하고 해커스토익 사이트에 있는 이벤트 페이지에 참여자 정보를 남기면 된다. ●온라인 교육 서비스 이투스는 기말고사를 앞둔 고교 1, 2학년생을 대상으로 주요 과목 선행학습 강좌인 기말고사 올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수능의 밑거름이 되는 내신 학습 및 관리를 위해 2학기 기말고사 대비 선행학습 강좌 100여개를 제공한다. 개념정리, 문제풀이, 족집게 핵심 강의 등 과목별 진도 학습을 통해 내신 시험에 철저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온라인교육사이트 비타에듀가 수능 마무리학습을 돕기 위한 릴레이영상이벤트를 시작하는 등 수능관련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는 비타에듀 대표강사들이 전하는 수능비법전수 ‘릴레이영상이벤트’를 비롯해 서울대 진학선배들의 노하우를 엿보는 ‘오답노트 필살기’, 나의 생각과 문제들을 그림으로 통해 표현하고 해결해 보는 ‘고딩의 뇌구조 만들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진학사는 PSAT(공직적격성평가),LEET(법학적성시험),MEET·DEET(의·치의학 교육입문검사) 등의 적성시험 입문서인 비판적 사고 학습프로그램-논의분석의 기예를 출간한다. 이 책은 논의분석의 어렵고 긴 제시문을 빠르고 정확하게 다루는 법을 제시하며, 특정 적성평가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뿐 아니라 조직적 사고능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을 준다. 파워LEET(www.powerleet.co.kr)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 [특파원 칼럼] 일본의 노벨상과 ‘행복한’ 고민/박홍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의 노벨상과 ‘행복한’ 고민/박홍기 도쿄 특파원

    참 부럽다. 열흘전 두 사람의 일본인 학자가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음날 화학상에도 일본인이 선정됐다. 한 사람의 수상자만 나와도 법석을 떨 일인데 한꺼번에 3명이 배출됐으니 “대단하다.”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일본 국민들도 놀랐다. 그리고 열광했다. 수상자들조차 “의외”라며 기뻐했을 정도니 연거푸 수상자를 낸 입장에서야 당연하다.‘쾌거’,‘저력’이라는 표현도 아끼지 않았다. 요즘 서점가에서 기초과학 서적이 한창 인기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1949년 이래 모두 15명이다. 국적 논란 때문에 뺀 물리학상의 난부 요시히로 시카고대 명예교수까지 따지면 16명이다.2001년 과학기술기본계획에서 공표한 ‘50년 안에 노벨상 수상자 30명 배출’ 목표에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일본은 과학에 대한 투자 및 배려, 관심이 적잖다. 아니 엄청나 과학기술요람에 따르면 2006년 기준, 전체 연구·개발비는 대략 18조 4000억엔에 이른다.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액수라지만, 일본돈으로 환산한 한국의 3조 3300억엔에 비해 무려 6배나 된다. 투자액 못지않게 접근법도 대담하다. 정부는 상식적인 잣대로 성공 확률이 낮은 연구프로젝트도 선정,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는 연구라도, 그에 따른 성과 및 파장을 고려한 장기적인 투자다. 무모하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도전이다. 일본 최대·최고의 이화학연구소나 산업기술종합연구소도 ‘가능성 제로’의 연구도 손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아키히토 일왕이 스웨덴 등 유럽 5개국을 방문했을 때 전직 총리와 외상 출신이 수행하는 관행을 깨고 노벨화학상을 탄 노요리 료지 이화학연구소 이사장을 수석수행원으로 동행했다. 스웨덴의 노벨위원회의 존재를 감안한 듯한 행보 같지만 일본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기에 충분했다. 노벨상 낭보 속에 고민도 없지 않다. 미래 과학의 힘, 즉 후진 육성에 대해서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의 연령은 평균 74.6세다. 연구 업적을 이뤘을 당시 연령은 모두 30세 안팎에 불과했다. 그리고 수상까지 35∼46년이나 걸렸다.‘종이와 연필의 과학’이라는 열악한 연구 환경의 세대다. 정열과 집념없이는 불가능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아소 다로 총리는 마스카와 도시히데(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에게 축하전화를 하면서 “젊은이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마스카와는 “과학에 꿈을 갖고, 동경하며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한결같이 젊은이들이 과학에 흥미를 갖기를 희망했다. 정부도, 학자도 요즘 일본의 ‘이공계 기피현상’을 염려해서다. 고바야시는 “인간은 본래 호기심이 많다. 여기에 호응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 현행 대학입시는 문제가 있다. 자연을 이해하려면 완성된 법칙을 아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은 과학을 부흥시키기 위한 반성과 함께 점검에 나섰다.‘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보이지 않는 풍토의 폐해, 과학기술정책이 경제에 편중돼 기초과학보다 응용과학에 집중된 현실 등도 되돌아보고 있다. 연구 체제를 근본적으로 정비, 두뇌의 해외 유출을 막자는 목소리도 한층 높아졌다. 노벨상 풍작을 거두고도 미래를 걱정하는 일본의 모습이다. 한국 쪽에서 보면 ‘행복한 고민’이다. 부러워만 할 수는 없다. 똑같이 고민하고 되짚어 봐야 할 사안들이다. 뛰어난 과학적 역량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 성과 위주의 연구에 내몰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질적인 기초연구는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독창적인 자기만의 연구를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과 함께 과학기술 정책의 일관성도 담보돼야 한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책꽂이]

    ●나쁜 소년이 서 있다(허연 지음, 민음사 펴냄) 1991년 현대시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시인의 두번째 시집. 표제시를 비롯해 ‘세상 속으로’‘면벽’‘우물 속에 갇힌 사랑’ 등 63편의 시가 실린 이 시집은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 든다.7000원. ●영혼의 식사(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허삼관 매혈기’‘형제’로 널리 알려진 중국 현대문학의 대표주자인 작가의 산문집. 그가 아들을 키우며 돌이켜 본 어린 시절의 삶과 추억, 글쓰기에 대한 단상 등이 오롯이 담겨 있다.1만원. ●젖과 알(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권남희 옮김, 문학수첩 펴냄) 일본 최고의 문학상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단편 소설. 서점 직원과 치과의사 조수, 호스티스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으로 화제가 됐던 작가는 ‘젖과 알’로 대변되는 모녀의 대화를 통해 드러나는 감정의 기복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다. 약속 시간을 앞두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주인공 여자가 광고용 휴지를 돌리는 한 남자에 대한 상상을 독특한 심리 묘사로 풀어낸 ‘당신들의 연애는 빈사(瀕死)’가 함께 실렸다.8500원. ●피아노 튜너(대니얼 메이슨 지음, 김후자 옮김, 민음사 펴냄) 미 하버드대 생물학과 출신의 작가가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대에서 말라리아를 연구하며 쓴 장편소설. 영국의 피아노 조율사와 미얀마 여인간의 운명적 사랑을 한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냈다.1만 3000원. ●바다로 간 고래바위(이순원 지음, 홍원표 그림, 굿북 펴냄) 팍팍한 삶으로 여유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이 읽을 만한 동화.‘은비령’‘그대 정동진에 가면’의 작가가 산꼭대기의 고래바위가 억겁의 세월 속에 부서져 명개가 돼 바다의 품에 안기게 되는 과정을 통해 삶의 지혜와 가르침을 전해 준다.1만700원.
  • [문화마당]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것/구효서 소설가

    [문화마당]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것/구효서 소설가

    평생 소설을 써서 먹고살자니 이야기가 달린다. 알겨먹다 알겨먹다 나중에는 제 살을 깎아먹는다. 이야기가 달리면 소설가는 염치도 체면도 없어진다. 이것만은… 하면서 꽁꽁 감추어 두었던 부끄러운 경험과 비밀까지도 종당엔 써버리고 만다. 말해 봐, 괜찮아, 라는 회유에 넘어가기도 하고, 직업상 어쩔 수 없잖아, 라고 눈 딱 감은 채 자신을 부추기기도 한다. 그러다 이런 재산 저런 재산 똑 떨어지면 남이 써 놓은 이야기마저 슬쩍 훔치고 싶어진다. 표절의 유혹과 싸우는 것도 소설가의 일상 중 하나다. 표절은 창작자의 무덤이니 언감생심 기웃거려선 안 된다. 결국 가장 깊이, 가장 마지막까지 꿍쳐 두었던 얘기를 슬슬 꺼낸다. 나로선 가족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누님들의 이야기. 나도 슬프지만 누님들까지 슬프게 할 수 없어서 입 딱 다물었던 것인데, 몇 년 전부터 몰래 누님들의 얘기를 소설에 등장시키기 시작했다. 여지없이 들켰다. 문학지라는 게 전국 서점에 깔리는 공개 매체이니 안 그럴 수 없고, 막내 동생을 작가로 둔 나름의 자랑이 있어 누님들은 내 발표작에 대한 정보를 이래저래 듣고 직접 찾아보기도 하는 것이다. 미안하고 고맙게도 누님들은 그런 나에게 뭐라 하지 않았다. 좀 멋지게 써 줄 수 없니? 하고 웃거나, 그래 참 그때 그런 일이 있었어, 라며 떨리는 목소리를 전해 오기도 했다. 얼마 전에도 단편 하나를 발표했다. 시골집에 뒹굴던 책 한 권에 대한 기억을 다룬 내용이었다. 책은 달랑 한 권뿐이었는데 식구들의 기억이 제각각 다르다는 얘기. 그런데 재미난 사태가 벌어졌다. 내 소설에 등장하는 몇 명의 여자들을 누님들은 자신들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골집에 정말로 그 책이 있었다고 믿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얻어들은 걸 짜깁기하여 소설로 쓴 것뿐인데. 누님들은 뭐 그럴 만도 했다. 요즘 들어 심심찮게 누님들의 실제 얘기를 써 왔으니까. 누님들께 이렇다 저렇다 나는 말하지 않았다. 내 미필적 고의로 인해, 남의 얘기에 불과한 것이 누님들껜 자신의 얘기가 돼 버린 것이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 내가 얼버무리는 바람에 누님들이 소설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난 뒤, 이번에는 내가 헷갈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 얘기는 진짜 누님들과 시골집 책에 관한 거였는지도 모른다고. 아니라고 해야 할 사람은 나뿐이었는데 나조차 자신이 없어졌다. 나라고 착각하지 말란 법 있는가. 순간 소름이 확 돋았다. 소설은 허구, 즉 픽션인데 내가 쓴 소설에 그만 내가 걸려들고 만 꼴이었다. 자승자박인지 제 꾀에 제가 넘어간 건지 하여튼 그리되었다. 그러고 나니 내 경험과 기억, 지식과 정보, 믿음과 신념 따위가 갑자기 모래 위에 지어진 집처럼 위태롭게 느껴졌다. 그 모든 것들 또한 내가 말로 지어낸 거푸집에 지나지 않는 건 아닐까. 소설이 그러하듯이, 내가 만들어낸 것에 내가 갇히는 셈 아닐까. 말이란 건 참 무섭다. 내가 강하다고 말하고 그 말을 주문처럼 외우면 믿음이 생기고 정말로 강해진다. 강해서 좋을 것도 있지만 나쁠 것도 있다. 언어적 암시가 강하면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으나 자신을 기만할 수도 있는 거니까. 시험점수를 그래서 많이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점수가 적을 때는 핑계를 만들고 그것마저 믿어 버린다. 한 사람의 사유와 신념은 개인의 언어 체계에 의해 이루어지되, 그것은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간섭하고 지배한다. 그리고 발화된 말은 부메랑처럼 세상을 돌아와 자신에게 꽂힌다. 말 직업인이라 할 수 있는 작가, 학자, 기자, 정치인들의 숱한 말, 말, 말. 그 중 말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직업인 작가는 세상에서 말을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구효서 소설가
  • 카드 수수료율 3%내외 일제히 인하

    카드 수수료율 3%내외 일제히 인하

    신용카드사들이 다음달부터 생활밀착형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3% 내외로 일제히 인하하기로 했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카드는 현행 3.00∼3.29%의 수수료를 적용받는 가맹점 가운데 국민 생활과 밀접한 약 35만개 중소 신용카드 가맹점에 대해 수수료율을 2.99%로 일괄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수료율 인하 대상 가맹점은 의류점, 미용·이용업소, 차량정비업소, 가구점, 서점, 화장품점 등이다. 변경된 수수료율은 전산 개발 등을 거쳐 오는 12월부터 적용된다.KB카드 관계자는 “최근 고환율, 고금리, 물가상승 등에 따른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고려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도 다음달부터 생활편의를 제공하는 업종 중 중소가맹점들이 주로 운영하는 차량정비, 서적, 세탁소 등 34개 업종 33만개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현재 3.5%에서 업종별로 2.95~3.3%로 내리기로 했다. 비씨카드 역시 11월부터 소상공인들이 주로 운영하는 서적, 문구 등 총 139개 업종 96만개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3.10~3.28%에서 2.95~3.13%로 인하할 예정이다. 롯데카드는 다음 달 중순부터 영세가맹점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생활밀착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낮출 방침이다. 이 카드사는 2.2%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가맹점의 매출액 기준을 연 48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하고,3.5%의 수수료를 적용받는 일반가맹점 중 국민 생활과 밀접한 가맹점은 3.3~3.4%로 인하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도 다음달부터 150만개 생활밀착형 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0.1~0.3%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현대카드는 12월부터 연매출 1000만원 이하 가맹점은 2.5~3.6%에서 2.2~3.3%로,200만원 이하는 3.2%에서 2.2%로 내린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가맹점 수수료 체계 합리화 방안’에 따라 영세가맹점을 중심으로 수수료율을 인하해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백지숙의 미술산책] 장애인 배려 아쉬운 헤이리 갤러리들

    주말 아침, 대개는 밀린 잠을 자거나 빈둥거리게 되는 이른 시간에 헤이리로 가는 임대버스에 몸을 실었다. 장애인을 위한 재활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푸르메재단과 아르코미술관이 공동으로 기획진행하고 있는 (장애청소년 동화책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동화책이 제작되는 인쇄소와 어린이청소년 책 전문서점, 갤러리 등을 직접 가보기 위해서였다. 지난 9월에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13명의 장애 청소년들이 12주 동안 글쓰기와 그리기, 만들기 등의 워크숍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그 결과물을 책으로 출간하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주 월요일 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 워크숍에 참여하기 위해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체장애, 발달장애 등 각기 다른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가장 멀리는 광주에서부터 하나둘 씩 대학로로 모여든다. 몇 회 워크숍을 거치면서 서로 이름도 익숙해지고 워크숍 과정이 슬슬 지루해지기도 할 무렵, 바람도 쐴 겸 같이 소풍을 떠난 셈이다. 날씨도 좋았고 일정에 차질도 없었고 섭외된 기관들도 대부분 협조적이었으니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나들이였을 법한데도, 나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참여한 학생들은 장애의 종류도 다르고 각자 처한 상황도 차이가 있어서 여러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가족, 친지들이 함께 움직이게 된다. 당연히 이동의 속도도 느리고 간혹 수화통역 때문에 산만해지기도 하고 여러 명이 동시에 서로 다른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에 부산스럽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가 방문했던 현장의 조건은 이런 차이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준비되어 있거나 혹은 순발력이 있는 쪽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렵사리 마련한 이 체험의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많은 부분 그냥 흘려보내는 것 같아서 영 아쉬웠던 것이다. 특히 이런 자책의 마음은 헤이리의 갤러리들을 방문하면서 배가되었다. 예의 현대미술이 종용하는 “만지지 마시오”란 우리 일행과는 상극인 관람방식이 아니던가. 전시를 같이 관람하면서 나는 한편으로는 전시된 작품이 다칠세라, 다른 한편으로는 참가자들 마음이 다칠세라 아슬아슬하기만 했다. 모든 시설에서 장애인전용 엘리베이터나 점자안내도를 기대한 것도 아니었고, 설사 그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완비된다고 해서 저절로 문제가 해소될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장애인복지 차원의 문제일 뿐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문화적 인식이나 태도의 전향과 관련이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말하자면, 장애인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은 최소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접근성의 문제로 환원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최고의 경험을 급진적으로 제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장애인들이 저마다 접속할 수 있는 까다롭고도 복합적이며 유기적인 문화적 인테페이스가 개발될 때 비장애인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질은 저절로 동반 상승되기 마련이다. 반면, 장애인들이 참여하는 문화예술활동은 그 기회상 특별한 우대가 필요하지만 평가의 단계에서는 보다 냉엄해질 이유도 있다. 예술의 경우 장애가 그저 한계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의 시각중심주의에 대한 반성과 실험성에 대한 제고 그리고 정상성에 대한 재고는 이미 미술사를 통해서밝혀진 대로 장애를 통해 더 깊이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까지 나아가고 있지 않은가. 아르코미술관장
  • [베리타스·에듀PSAT硏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 23.상황판단

    [베리타스·에듀PSAT硏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 23.상황판단

    조건의 분석이란 인물, 국가, 취미나 직업, 방, 카드, 참가종목, 요일…. 그 외 여러 가지 상호 간의 대응관계를 명확히 하는 문제이다. 이는 내용이나 형식도 다양하고 풍부하지만 문제의 문장 그 자체도 장문이며 주어지는 조건도 많아 그것들을 부드럽게 처리하고 정확한 전체의 모습을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된다. ☞PSAT 실전강좌 ‘조건의 분석’ 이론 및 실습문제 그 경우 큰 무기가 되는 것이 ‘형상화’이다. 형상화란 대응관계의 문제 속에서 해답에 필요한 조건을 정확히 간파하기 위해 조건의 연결, 판명된 사실의 이용 등을 대응표로 작성, 기입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는 때로는 표의 형식으로, 때로는 수직선의 형식 등으로 만들어지는데 복잡한 대응관계를 하나하나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번거로움을 생략해 준다. 수학에서는 일단 방정식을 세우는 것이 가능하면 그 다음은 방정식이 혼자 걸어서 정답으로 이끌어 주지만 문장조건으로부터의 추리문제에서는 대응표가 그것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예제 1> 어느 국제회의에 한국·미국·영국·프랑스·독일의 대표자가 12명 참가했다. 한국과 미국은 3명이 참가하고 그 외 국가는 동일인원수가 참가했으며, 참가자의 직업은 변호사·회계사 각 2명과 4명의 정치가, 그 외에 의사와 교사이다. 미국과 영국의 대표자에 의사는 없지만 독일에는 있다. 한국과 프랑스의 대표자에 변호사는 없지만 영국에는 있다. 미국과 독일의 각 대표자 가운데는 회계사가 있다.(단 하나의 국가에 같은 직업의 대표자는 없다.)이 때 확실히 맞는 것은 어느 것인가? (1) 의사는 2명 참가하고 있다. (2) 한국의 대표자 중에 회계사가 있다. (3) 프랑스의 대표자 중에 변호사가 있다. (4) 정치가가 참가하고 있지 않은 것은 프랑스이다. (5) 미국은 교사가 참가하고 있지 않다. <해설> 대응표를 만들고 참가자는 ○, 불참가자는 ×로 기입해 간다. 확실하지 않은 것에는 △로 표시한다. 정답 : (5) <예제 2> A·B·C·D·E 5명의 젊은이는 각각 식당, 목욕탕, 채소가게, 금은방, 서점의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들의 직업에 대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ㄱ) 식당을 운영하는 것은 C도,D도 아니다. (ㄴ) C와 E의 집 사이에 서점을 하고 있는 사람의 자택이 있다. (ㄷ) 금은방은 A도 D도 아니다. (ㄹ) B와 C는 목욕탕집 딸을 사랑하고 있다. (ㅁ) 채소가게와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은 종종 A와 C를 동반해 골프를 치러 간다. (ㅂ) D와 E는 하루 건너 목욕탕에 가지만 서점을 하는 사람은 자택에 목욕탕이 있으므로 얼굴을 마주칠 기회가 적다. ●보기 이상으로부터 5명의 젊은이의 직업의 연결로 맞는 것은 어느 것인가?(단 A·B·C·D·E의 순서로 한다.) (1) 목욕탕, 채소가게, 서점, 식당, 금은방 (2) 목욕탕, 금은방, 서점, 채소가게, 식당 (3) 서점, 목욕탕, 채소가게, 식당, 금은방 (4) 목욕탕, 식당, 금은방, 채소가게, 서점 (5) 목욕탕, 서점, 금은방, 채소가게, 식당 정답 : (5) 이승일 에듀PSAT 연구소 소장
  • [Metro] 대형마트 순회 도시갤러리 행사

    서울시는 2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시내 대형마트 10곳을 돌아다니며 시민들과 예술활동을 펼치는 ‘디플레이스 리플레이스(De:place Re:place)’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대형 컨테이너로 만든 이동작업실 10개를 동원해 홈플러스 강서점 등에서 1주일 동안 시민들과 예술작품을 만들고, 서울디자인올림픽에서 이를 모아 다시 설치미술로 제작하는 도시 갤러리 행사다. 이 행사에는 서승모 작가, 노르웨이 디자이너 비욘 코발스키 등 10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CEO칼럼] 선진국으로 가는 길-文史哲 살리기/박중진 동양생명 부회장

    [CEO칼럼] 선진국으로 가는 길-文史哲 살리기/박중진 동양생명 부회장

    업무에 쫓겨 살면서도 필자는 손이 닿는 곳에 책을 두려 애를 써왔다. 경제·경영 서적뿐만 아니라 시나 소설 책도 즐겨 찾는다. 어느 때는 문득, 책 가격을 확인하고 원가나 이윤 등을 가늠해 보며 직업정신을 발휘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혀를 차며 쓴웃음을 짓고, 다시 책 읽기에 빠진다. 금융인은 속이려고 해도 속일 수 없는 나의 천직인 모양이다. 얼마 전 김용택 시인에 관한 기사를 서울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시인의 시심(詩心)에 대해 상당히 둔하지만, 그나마 내 깜냥에는 김 시인의 시만큼은 시심에 동화되어 즐겨 읽어왔다. 최근 김용택 시인은 38년 동안 쥐고 있던 분필을 놓고 초등학교 교실을 떠났다. 그에게는 시인이라는 또 하나의 천직이 있다.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며 시집을 무려 15권이나 펴냈다. 꽃이 핍니다/꽃이 집니다/꽃 피고 지는 곳/강물입니다/강 같은 내 세월이었지요. 자작시 ‘강 같은 세월’처럼 산 김용택 시인. 나도 그랬지만 우리 세대는 한번쯤 초등학교 선생님이나 시인의 삶을 꿈꿨다. 책을 읽고, 고사리 손들을 가르치고, 글을 쓰는 낭만적이며 지적인 삶. 현실적으로 이루지 못했지만 책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었고, 그렇게 쌓은 인문학적 지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지인이 모(某) 기업 신입사원들에게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강의 도중 소설가 김동리를 언급했는데, 반응이 미지근했다. 혹시나 하며 김동리를 아는 사람을 찾았더니, 단 한 명도 손을 들지 않았다. 당시 지인은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김동리는 우리나라 20세기 소설가 중 대표적인 인물이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1980년대까지만 해도 그의 대표작 ‘등신불(等身佛)’이나 ‘무녀도’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동리의 소설은커녕 이름조차 모르는 명문대학 출신 신입사원들이 우리 세대의 낭만에 대해 들으면 어떤 반응을 나타낼까. 코웃음이나 치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이 젊은 세대의 정서를 가뭄에 메마른 논처럼 만든 것은 아닐까. 우리는 경제부국을 이룰 경쟁력이 필요하다. 미래의 동량인 학생들은 선진국의 경제·경영기법과 연구·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더불어 만국공용어인 영어를 비롯한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기초공사는 고르게 잘 되어야지 어느 한쪽이라도 부실하면 건물을 높게 올리는 것은 고사하고 안전마저 장담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사회의 근간이 되는 기초학문 가운데 일부를 소외시키고 선진국 문턱을 넘기는 힘들다. 문화적인 뒷받침 없는 국민소득만의 선진국은 그야말로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인문학 특히,‘문사철(文史哲-문학·역사·철학)’은 인공호흡기로 연명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실용학문에 치여 외면당하고, 서점에서는 실용이나 처세술에 밀려 뒷방지기 신세로 몰락했다. 지금이라도 행정당국의 이해와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 그와 별개로 우리 개개인부터 서점을 찾아 ‘문사철’이 담긴 책에 쌓인 먼지를 털어야겠다. 한 손에는 경제·경영 서적을, 다른 한 손에는 김용택 시인의 시집을 들고 있는 젊은 세대가 많아야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반문해 본다. 박중진 동양생명 부회장
  • 대학가 ‘헌책마켓’ 인기

    “벼룩시장에서 3만원짜리 전공책을 5000원에 구입했어요.” 2학기 개강 이후 대학생들이 헌책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총학생회 등은 등록금 인상과 고물가의 영향으로 더 어려워진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중고책을 거래하는 ‘벼룩시장’을 앞다퉈 열고 있다. 반면 학교 앞 서점가는 학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 11일 연세대 도서관 로비에서 열린 ‘헌책 오픈마켓’에선 중고책을 구입하려는 학생들로 붐볐다. 안소미(22·의류환경학과) 총학생회 정책국장은 “학생들로부터 550여권의 헌책을 접수해 지금까지 400권을 팔았다.”고 말했다. 신입생 김현정(19·생활과학부)양은 “서점에서 구입한 새책을 환불하고 오픈마켓에서 중고책을 샀다.”며 흡족해했다. 동덕여대의 책 벼룩시장에선 번호표까지 등장했다.500권가량의 헌책이 접수됐는데 학생들이 너무 많이 몰렸기 때문이다. 한 시간 이상 줄을 서 기다리기도 했다. 학생복지위원회 복지국장 김정은(22)씨는 “제 값 주고 서점에서 책을 사는 사람은 바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벼룩시장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고려대 학생복지위원회도 지난 9일부터 이틀간 벼룩시장을 열었다. 학생복지위원회 관계자는 “한 학기당 평균 18∼21학점(6∼7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20만∼30만원에 이르는 교재구입비는 큰 부담”이라면서 “올해 행사의 반응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헌책 수요가 늘면서 대학가 서점 주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고려대 인근의 Y문고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전공서적의 판매량이 확 줄었다.”면서 “헌책을 사는 것뿐만 아니라 책을 제본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전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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