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서점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1만원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제사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넷째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성수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046
  • [열린세상] 한국학 연구결과물 검증 프로그램 도입해야/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학 연구결과물 검증 프로그램 도입해야/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최근 우리나라 인터넷은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들을 통합적으로 제시하는 면에서도 놀랄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에게 인터넷 정보를 이용하지 말고 자료를 직접 찾으라고 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주문이 무의미하다. 한국학 전공의 경우만 보더라도 국사편찬위원회,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국립문화재연구소(한국금석문 종합영상정보시스템과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DB),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국학진흥원,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경상대 남명학연구원, 부산대 점필재연구소 등이 그간 국가 및 공공단체의 지원을 받아 구축한 자료는 양적으로도 방대하고 질적으로도 우수한 편이다. 따라서 요즈음은 학생들에게 우선 그러한 기관들이 제공하는 자료를 찾아보라고 권하고 있다. 더구나 그 많은 자료들을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역사정보통합시스템이 통괄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검색이 무척 편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각 기관에서 구축한 한국학 정보자료원에 문제가 없는가 하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원문을 가공·번역·해제한 것에 오류가 있거나 각 정보원들 사이의 관계를 맺어주지 않아 이용자가 혼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 나는 정조대왕의 고풍(古風)에 대해 조사하다가 각 기관에서 구축한 관련 정보원에 오류가 있어 혼란을 겪어야 했다. 정조의 고풍은 이를테면 ‘홍재전서’의 사내각직제학 이만수 목극 명 병서(賜內閣直提學李晩秀木屐銘 幷序)란 글에 나와 있다. 정조가 재위 20년(1796)에 규장각 직제학 이만수에게 나막신과 함께 내린 글이다. 이 글에 따르면 정조가 활을 쏘아 제대로 맞히면 활쏘기를 모셨던 신하가 고풍의 종이를 올리게 되고 그러면 정조가 그 종이 끝에 하사품의 이름을 적어주는 것이 사단(射壇)의 고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규장각의 다른 각료가 “이만수는 퇴근한 뒤 나막신을 신습니다.”라고 하자 정조는 그 탈속한 운치를 사랑하여 이만수에게 특별히 나막신을 하사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한국고전번역원의 ‘홍재전서’ 번역본은 고풍을 고풍시로 오해하여 신하들이 고풍시를 적은 종이를 제출했다고 보았다. 조선후기의 고풍시는 대개 과시(科詩)를 가리켰으므로, 이 번역은 많은 오해를 일으키게 된다. 기록에 따르면 정조는 수시로 사례(射禮)를 열어 직접 활을 시험했다. 이때 정조의 성적을 규장각 각신이 고풍의 종이에 적어 올렸으며, 그것을 ‘어사고풍첩’(御射古風帖)이라고도 했다. 그 사실은 윤행임의 ‘선사고풍첩기’(宣賜古風帖記)란 글을 통해 알 수가 있다. 더구나 정조 때 고풍의 실물은 국공립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고, 고서점의 경매에도 가끔 나온다. 이를테면 육군박물관에는 정조 16년(1792) 12월 22일에 검교직학 오재순이 작성한 것이 있다. 정조가 고풍의 종이에 하사품의 이름을 적어주는 관례는 본래 사례에서 행한 것이었다. 하지만 고풍의 종이를 사용하는 일은 이후 궁중의 여러 상격(賞格)에도 활용되었다. 그렇거늘 정조의 고풍 자료에 관해 각 기관이 집적한 정보 서술들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정조의 선사(宣賜) 방식과 그 정치문화상의 의미를 아직 온전히 이해할 수가 없다. 이것은 최근 내가 경험한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른 많은 연구자들도 나와 유사한 일을 겪는다고 한다. 현재까지 여러 연구기관이 이룩한 성과들은 시간 대비, 인력 대비의 면에서 보면 너무도 훌륭하다. 하지만 한국학 연구의 수준을 높이고 새로운 어젠다를 창출하려면 그 연구결과물의 DB를 수시로 수정하고 체계화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연구자 집단이 기존 정보자료의 신뢰도를 수시로 검증하고 그것을 수정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 이미 일상의 인터넷 세계에서는 위키피디아식 쌍방향 정보 생성 방법이 실용화되어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혹은 한국연구재단은 국가나 공공기관의 연구비로 이루어진 한국학 연구결과물의 신뢰도를 수시로 점검할 메타연구팀을 구성해야 한다.
  • 박원순 서울시장, 설날 ‘국가부도’ 읽은 까닭은

    박원순 서울시장, 설날 ‘국가부도’ 읽은 까닭은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인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한 커피 전문점. 모자를 쓰고 붉은 머플러를 목에 감은 중후한 노신사는 주변을 아랑곳하지 않고 스위스 경제학자인 발터 비트만의 ‘국가부도’를 진지한 얼굴로 정독했다. 이는 아이로니컬하게도 복지확대를 최우선 정책목표로 내세운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역대 최장기 9일의 휴가를 낸 박 시장은 예상대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가장 많이 추천한 1~3위에 포함되지 않은 책이어서 주변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 시장의 측근들조차 “그 책을 읽은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시장은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독서몰입! 예스24가 시민들로부터 공모해 전해준 50권의 책을 읽기 시작. 동네 어떤 커피집입니다 ‘국가부도’라는 책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누구보다 앞장서 복지확대를 강력하게 천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재원을 고민해야 하는 서울시장으로서의 고민이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는 지난해 11월 네티즌을 대상으로 ‘서울시장에게 권하는 책’ 기획전을 열고, 다음 달 가장 많이 추천받은 책 50권을 모아 박 시장에게 전달했다.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 도올의 ‘중용, 인간의 맛’,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각각 16·15·13표의 추전을 받아 1~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박 시장이 가장 먼저 집은 책은 ‘국가부도’였다. 비트만은 책에서 국가가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복지정책을 확대함으로써 국가에 과도한 부채가 생기고 이것이 국가를 침몰하게 하는 지름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스시대부터 1990년대까지 세계 국가부도의 역사를 조명하고 공보험 체계와 조세 구조 개혁 등을 통한 대안을 제시했다. 박 시장의 복지확대 기조와 반대되는 입장에 있거나 부작용을 우려한 시민이 추천한 책일 가능성이 높다. 박 시장이 이 책을 먼저 읽은 배경에는 급증하는 복지예산과 이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서울시의 호주머니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의 고민이 자리잡고 있다. 오는 3월부터 시행되는 0~2세 영·유아에 대한 보육료 지원액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내는 돈은 3700억원 수준인데, 서울시는 이 가운데 4분의1이 넘는 10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인구도 많지만 서울시에 대한 국고 지원비율이 20%에 불과해 50% 수준인 여타 지자체보다 부담이 크다. 당장 정부의 3~4세 보육료 지원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서울의 빈곤층 5만명에게 생계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복지 분야에 쓸 돈이 많은 상황에서 정부의 복지확대 정책까지 겹쳐 박 시장의 주름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설연휴에 읽고 쓰겠다.”는 박 시장의 독후감에서 난감한 상황을 타개할 획기적인 복안이 등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길섶에서] Korea/이도운 논설위원

    아침, 저녁 출퇴근 길에 영어 오디오북을 듣고 다닌다. 워싱턴 특파원 시절부터 생긴 습관이다. 책도 읽고(듣고) 영어 공부도 하고, 일석이조다. 하루 1시간씩 들으면 한 달에 책 한두 권을 뗄 수 있다. 최근에 스티브 잡스 전기를 다 읽었다. 새로운 책을 찾아 오디오북 사이트를 서핑했다. 별 생각 없이 Korea라는 키워드를 쳐봤다. 26권의 책이 나왔다. 그런데 대부분이 North Korea에 대한 책이었다. 전쟁, 탈북자, 인권, 평양의 일상생활 등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South Korea에 관한 책은 단 한 권도 없었다. 다음 날 아침 신문을 보니 유럽 청년들에게 Korea에 대한 이미지를 물으면 ‘North Korea’와 ‘K팝’을 지목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세계 최대의 서점이라는 아마존에서 두 단어를 키워드로 입력해 봤다. 북한 관련 책은 정말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았다. K팝과 관련한 책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굳이 셀 필요도 없이 적었다. 안 되겠다. 나라도 K팝 관련 책을 한 권 써야 할 것 같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여행가방]

    ●삼성화재 매거진 Nah-영월편 발간 삼성화재(사장 김창수)는 계간 인문여행 매거진 ‘Nah(나)-영월편’을 발간했다. 지난해 가을 창간호 ‘합천편’에 이어 두 번째다. ‘영월편’은 강원 영월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곳곳에 숨겨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조명했다. 특히, 단종이 청령포로 유배되면서부터 죽음을 맞는 일련의 과정을 일기체 형식으로 쓴 특집 칼럼이 이색적이다. 아울러 영화 ‘라디오스타’의 배경이 된 영월 시내와 고집스러운 태백산 참숯 장인, 영월 맛집으로 유명한 주천묵집 등 영월의 살아있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Nah’는 삼성화재 VIP고객에 배포되며, 일반 서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태백산 눈축제 27일~2월 5일 개최 한국의 대표 겨울 축제, ‘태백산 눈축제’가 27일~2월 5일 개최된다. 올해 19회째로 눈조각 숫자가 예년의 2배로 확대됐고, 축제장도 태백시 전체로 확장돼 시내 곳곳에서 쉽게 눈조각을 만날 수 있다. 주행사장인 태백산도립공원 당골광장에는 길이 15m, 폭 10m, 높이 7m의 러시아 궁전을 중심으로 천제단 선녀, 2012년 용, 불멸의 이순신, 십이지신 등을 형상화한 대형 눈조각들이 들어선다. 또 대규모 눈싸움 대회, 이글루 카페촌, 스노 래프팅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시베리안 허스키들이 끄는 개썰매와 옛 추억에 잠길 수 있는 비닐썰매, 스노 캔들만들기 등 이채로운 프로그램들도 진행된다. 아울러 코레일은 눈축제 기간은 물론 겨우내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등에서 출발하는 ‘태백산 눈꽃열차’를 운행한다. 홈페이지(festival.taebaek.go.kr) 참조. (033)550-2085. ●일본 관광 제이루트 앱이면 끝! 일본관광청은 ‘제이루트(J-Route) 앱’을 출시했다. 관광지, 맛집 등 1만건 이상의 일본 여행지 정보와 ‘리얼 맵’(Real MAP) 기능, 실시간 날씨정보, 사전기능 등을 탑재하고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 티 스토어에서 3월 31일까지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 인터파크도서 美·캐나다 직배송

    인터넷 서점 인터파크도서가 국내에서 미국과 캐나다로 책을 보낼 수 있는 ‘미주 현지 직접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인터파크도서는 지난해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리토스에 인터파크 글로벌 및 LA물류센터를 설립함에 따라 지난 5일부터 한국에서 책을 주문하면 LA물류센터에서 바로 출고되는 방식으로 직접 배송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배송 방식은 일반택배 배송과 물류센터에서 직접 수령이 가능한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백화점 ‘임산부 인질극’ 남자 잡고보니..

    서울 강남경찰서는 대낮에 서울 강남의 백화점에서 인질극을 벌인 이모(35·무직)씨를 인질강요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이날 낮 12시20분쯤 서울 삼성동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7층 주방용품 매장에서 임신 5개월인 주부 김모씨를 식칼로 위협, 머리채를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인질극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는 “오전 10시에 가게를 열 때부터 한 젊은 남자가 웃으며 어슬렁거리는 것을 봤다.”면서 “이 남자가 갑자기 매장에 있는 칼을 잡은 뒤 진열된 물건들이 떨어져 큰 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백화점 직원은 “난동에 놀란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아래층으로 도망갔고 순식간에 백화점이 공포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긴 머리에 평상복 차림인 이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과 대치하면서 별다른 요구사항 없이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라.”면서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외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대치 40여분만인 낮 12시56분쯤 협상 전문가가 접근하면서 이씨의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 곧바로 제압, 체포했다. 인질로 붙잡혔던 여성은 충격으로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행히 본인과 태아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범행 1시간 전인 오전 11시31분쯤 인근 대형 서점에서 라이터와 휘발유를 이용해 불을 지르려고 했지만, 불꽃을 본 손님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바로 꺼버리자 백화점으로 올라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전날인 10일 새벽 인터넷 카페에 “천명하였다”라는 제목으로 “그날은 성경에 기록된 모든 것을 이루는 날이요 ‘성원’ 주의 이름으로 주의 심판이 행하여지는 대재난의 시작이라. 너희는 각자의 마지막 날을 준비하라”는 글을 올려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경찰에서도 정확한 범행 동기를 진술하지 않은 채 “인터넷 글을 보라.”는 이야기만 반복하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는 이씨가 사회에 불만을 갖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잊혀진 질문’으로 새해 서점가 강타 차동엽 신부

    ‘잊혀진 질문’으로 새해 서점가 강타 차동엽 신부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고, 궁극적인 귀착점은 어디일까’ 가파르고 힘겨운 ‘삶의 자리’에서 마주치는 이 의문의 바탕에는 쉼 없이 이는 고통과 불안이 있다. 그 고통, 불안을 삶의 근원적인 가치를 제대로 찾기 위한 도구로 삼는다면 어떨까. 한국 실정에 맞는 자기계발서로 밀리언셀러가 된 ‘무지개 원리’의 저자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 그는 고통과 불안을 피하지 말고 직시하라는 ‘인생 해설사’로 이름이 높다. 이 시대의 ‘희망 멘토’로 불리기를 반긴다는 차 신부의 새 책 ‘잊혀진 질문’(명진출판 펴냄)이 새해 벽두부터 큰 파장을 부르고 있다. 10일 이른 아침 경기도 김포의 미래사목연구소를 찾아 책 출간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인간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살아감은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질문하는 사람에게서는 가능성을 볼 수 있고 희망을 갖게 됩니다.” ‘잊혀진 질문’은 그가 천착해 살고, 세상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권하는 치유법인 희망의 메시지를 강하게 담은 책이다. 1987년 별세한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작고 전 절두산성당의 고 박희봉 신부(1988년 작고)에게 전한 ‘24가지의 질문서’가 책의 시초. 박 신부는 정의채 몬시뇰에게 이 회장을 만나 그 답을 제시할 것을 주선했지만 결국 두 사람은 만나지 못했고 3년 전 우연히 지인을 통해 그 질문서를 받아든 차 신부가 자신의 신학과 체험을 녹여 답을 꼼꼼히 적게 됐다. “이 회장의 질문은 ‘삶의 자리’에서 버겁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마음 바탕을 차지하는 근본적인 의문이라 생각합니다. 이 회장의 그 물음을 연결고리로 ‘물음을 던지는 존재’인 인간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주제 넘게 나선 것입니다.” ‘정신없이 추격전을 벌였지만 결국 상대를 놓쳐버린 어설픈 형사꼴.’ 후기에 밝힌 겸양과는 달리 기자를 만난 차 신부는 아주 적극적으로 그 잊혀진 질문을 향한 대답을 내놓는다. 자유의지와 생명의 고귀함, 그리고 희망. “인간이 갖는 자유의지는 위대한 가능성이고 그 자유의지를 불태울 때 아름다운 업적을 이룰 수 있지요. 모든 생명이 다 존귀하지만 영혼이 담긴 인간의 영적 생명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소중합니다.” 이 두 가지의 키워드를 잘못 다스려 부르게 되는 파국과 갈등을 해결할 영원한 치유의 길은 바로 희망이란다. “요즘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고있는 개혁과 개선의 회오리는 마다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실체없는 위로’인 것만 같아 안타깝습니다. 어찌 보면 상처를 치유하고 절망을 추슬러 주는 종교의 영역에서 더 치열한 위로의 개혁이 있어야 합니다.” 서울공대 재학중 기계를 발명해 편리한 세상을 만드는 것보다 세상의 진정한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원을 세워 접어든 사제의 길. 그 사제의 ‘죽어도 피할 수 없는’ 모토는 ‘사람을 살리는 사목’이다. “울타리 안의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이 세상에 함께 사는 모든 사람을 양으로 본다.”는 사제. 그래서 이 시대 국민들이 겪는 고통에 강한 책임과 연대감을 느낀다는 차 신부는 미래의 사목에 주목한다. 그가 10여년 전부터 치중했던 노인사목이나 청소년 사목처럼 말이다.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던 시대는 가고, 머지않아 경쟁의 과열을 겪은 뒤 종교간 상호인정의 시대를 맞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종교시장의 시대에 브랜드보다는 콘텐츠에 눈을 떠야 한다고 한다. “종교가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본연의 미덕을 갖게 될 때 자연스럽게 벽이 허물어질 것입니다. 이제 사제들이 그런 시대를 준비해야 하고 지금 그런 인식의 확산 만이라도 이뤄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대중 작가’며 ‘대중 강연가’란 수식어를 달고 살지만 정통 신학의 편에서 예수의 부활을 죽음보다 더 믿는다는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남겼다. “질문하는 존재인 인간이 사람이 아닌 하늘을 향해 질문을 던지게 될 때 진짜 자기자신을 찾게 될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뼛속까지 사제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올 1조 9000억 투자… 신세계 ‘공격경영’

    올 1조 9000억 투자… 신세계 ‘공격경영’

    신세계그룹이 올해 창사 이래 최대인 1조 9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지난해(1조 4000억원)보다 36%가량 늘어난 규모다. 또 일자리를 8000개 창출하는 등 공격 경영에 나선다. 신세계그룹은 9일 “글로벌 경제위기가 이어지면서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내수경기 활성화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년 경영계획을 마련했다.”면서 “복합쇼핑몰과 온라인사업, 백화점·이마트의 국내외 점포 확장, 프리미엄 아웃렛 신설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어려운 환경이지만 투자와 성장을 멈출 수 없다.”며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정 부회장은 복합쇼핑몰과 온라인사업 부문에서 ‘업계 최강의 위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10일 정 부회장을 포함한 계열사 전 임원이 모인 가운데 워크숍을 열고 올해 경영 전략을 논의한다. 올해 투자 계획의 핵심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신성장동력 발굴 및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마트의 경우 올해에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신규 점포 출점 계획을 갖고 있다. 기존 시설 재단장 및 물류시스템 혁신, 매입 구조 개선을 통해 가격·상품의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대형 마트 본연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경기 의정부시에 수도권 동북부 최대 규모의 의정부점을 열고, 멀티플렉스 영화관 및 대형 서점 등 엔터테인먼트와 편의 시설을 두루 갖춘 쇼핑몰을 선보여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도록 할 계획이다. 또 2015년 이후 문을 열 예정인 하남 유니온스퀘어를 비롯해 대전 유니온스퀘어,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인천 청라지구, 안성 쌍용차 부지 등의 복합쇼핑몰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온라인몰 사업도 역점적으로 추진한다. 올해 1조원 이상 매출이 예상되는 온라인몰은 물류 인프라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고객 만족을 극대화해 유통업계 최강의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 같은 투자를 통해 지난해(6600명)보다 21% 늘어난 모두 8000명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공무원들 여전히 ‘박봉’이라는데 각종 수당 더해 보니

    공무원들 여전히 ‘박봉’이라는데 각종 수당 더해 보니

    공무원 봉급표를 보는 일반인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 정도밖에 받지 않을까? 각종 수당이 붙는다던데…. 하지만 공무원들은 일반 기업이나 투자기관 등과 비교해 ‘박봉’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나마 올해는 물가인상률을 감안, 3.5% 인상돼 그나마 위안이 된다. 국민들은 수당이 포함된 실제 보수를 알고 싶어 한다. 9급 일반직 공무원으로 첫걸음을 뗀 공무원이 받는 기본급은 상여금을 포함해 116만 5200원에 불과하다. 이것만으로는 기본적인 삶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봉급표에 드러나지 않은 다양한 수당을 받는다.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는 흔히 ‘보너스’라고 불리는 정근수당 등이 있다. 성과평가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수당, 가족수당·자녀학비보조수당·육아휴직수당·주택수당(군인공무원) 등 가계보전수당, 시간 외 근무 또는 휴일근무 등에 따른 초과근무수당 등이 있다. 이 밖에 관리업무수당, 정액급식비, 직급보조비, 명절휴가비 등이 부족한 급여를 메워 준다. 공무원들이 공통적으로 받는 수당이다. 직군에 따라 특수근무 수당, 위험수당 등도 붙는다. 구체적으로 보면 명확해진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군대를 다녀온 남자의 경우 일반직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하면 9급 3호봉이다. 한 달 기본급은 지난해 123만 7600원에 비해 5만원 남짓 오른 128만 8200원이다. 그러나 정액급식비 13만원, 직급보조비 10만 5000원, 시간 외 근무수당 24만 700원, 정근수당 2만 1500원, 명절휴가비 12만 8800원 등을 더하면 191만 4200원이다. 공통적인 보수만 따져서 이 정도다. 여기에 최대 4명까지 매달 지급되는 가족수당(배우자 4만원, 부모·자녀 각 2만원, 셋째 자녀부터 10만원)과 초등학교부터 고교까지 지원되는 자녀학비수당, 성과상여금, 연가보상비 등을 받는 경우는 최소 20만~30만원이 보태진다. 4급 10호봉의 월 기본급은 308만 2200원이다. 5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10년 정도 근무한 뒤 승진한 경우로 중앙부처 과(팀)장급에 해당한다. 지난해 기본급 296만 1100원보다 12만원 정도 올랐다. 여기에 정액급식비(13만원), 직급보조비(40만원), 관리업무수당(27만 7400원), 정근수당(25만 6900원), 정근수당 가산금(6만원), 명절휴가비(30만 8200원) 등을 더해서 월평균 451만 4700원이 된다. 이들 역시 공통수당 외에 성과상여금, 가족수당, 자녀학비 등 각종 개인적 수당 50만~60만원이 더해진다. 또한 여기에 법정 보수로 보지는 않지만 부처별로 시행하는 ‘복지포인트제’가 있다. 현금화할 수는 없지만 서점, 안경점, 의류점 등 공무원복지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나온다.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수 없으며 부처기관별, 직급별로 액수 및 사용가능처는 다르다. 행안부 4급 과장급 공무원의 경우 연간 평균 50만원 정도 사용할 수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36) 목졸려 살해된 시신, 라면박스만 없었어도… 범죄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대형서점 ‘책 도둑’ 속앓이

    대형서점 ‘책 도둑’ 속앓이

    교보문고 등 대형 서점에서는 일상적으로 책 도난 사건이 발생하지만 정작 처벌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훔친 물건이 책이어서 대부분 자체적으로 훈방하기 때문이다. 가난했던 시절의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라는 권학(勸學) 정서도 감안한 조치다. 2일 교보문고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 지점에서 한 달간 사라지는 책만 무려 수백~수천 권에 이른다. 하지만 적발하는 경우는 한 달에 2~3건뿐이다. 서점 측은 “책을 훔치는 이들이 대부분 학생이지만 더러는 유모차에 유유히 책을 싣고 나가는 젊은 주부도 없지 않다.”면서 “대부분 우발적으로 저지르는 탓에 차마 경찰에 넘기지 못해 자체적으로 훈방만 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약점을 노린 상습 절도다. 2년 6개월간 대형서점을 돌며 3억원 상당의 책을 훔친 절도범이 지난달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2010년 7월에는 30년간 책을 훔쳐 수억원짜리 아파트에 식당까지 마련하고, 고급 승용차를 몰며 해외여행까지 다닌 60대 노인 2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들은 책에 별도의 도난방지 장치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노려 상습적으로 고가의 전문서적 등을 훔쳐 팔아치웠다. 대형서점은 인파가 몰려 부담이 적은 데다 감시의 눈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많다는 점도 책 도둑의 군침을 돌게 했다. 이런 점을 알지만 예방책이 마땅치 않다. 한 지점당 500만 권에 이르는 장서에 일일이 도난방지 장치를 부착하려면 비용 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설마 책 찾는 사람이 도둑질을 하랴.’는 세간의 인식도 대형 서점을 절도 사각지대로 내모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알고 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대형 서점 내에는 최소 50여 대의 폐쇄회로(CC) TV가 설치돼 있지만 경찰처럼 기동대책반을 따로 설치할 수도 없어 책을 훔치는 모습만 담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에 불과하다. 서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단속과 점검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고객의 대부분이 학생인 서점에 도난방지 시스템을 설치하기는 어렵다.”면서 “현재로서는 시민들의 양식을 믿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길섶에서] 스티브 잡스와 난설헌/이도운 논설위원

    새해를 앞두고 대형서점 베스트 셀러 코너를 찾았다. 1위부터 10위까지 자세히 살펴봤다. 두 가지를 느꼈다. 첫째, 2위를 차지한 스티브 잡스 전기. 애플 제품처럼 책을 하얀 종이 상자에 담아 팔았다. 상자를 덮은 비닐종이가 눈에 거슬렸다. 너무나 조악하고 성의 없는 포장이었다. 보이지 않는 컴퓨터 내부의 디스플레이까지 심혈을 기울였던 잡스가 그 꼴을 봤으면 무덤에서 뛰쳐나왔을 것 같다. 1996년 중국 시안(西安)의 진시황릉과 병마용박물관에서도 같은 느낌을 가진 적이 있다. 2200여년 전 만든 병마용은 최고의 예술품이었다. 그러나 박물관에서 파는 기념품은 최악의 모조품이었다. 도대체 옛날보다 물자가 부족한가, 기술이 부족한가. 예술혼, 절실함, 쉽게 말해 성의가 없기 때문이었다. 두번째 눈에 띈 책은 ‘난설헌’. 내용은 모른다. 책을 집어들었을 때 가벼웠다. 미국의 책처럼 재생용지를 썼다. 우리나라 책은 너무 좋은 종이를 쓴다. 들춰보니 삽화 하나 없이 글자로 채워져 있었다. 맘에 들었다. 진짜 책은 이런 게 아닐까.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퇴마록’ 이우혁 “교수가 나를 부담스러워해…”

    ‘퇴마록’ 이우혁 “교수가 나를 부담스러워해…”

    모든 창작자는 신의 영역에 접근한다. ‘퇴마록’의 이우혁(46)은 괴팍하지만 절대적인 제우스에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그는 “작가는 신을 창조해서 부려야 한다. 소설가는 한 인간으로 남아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20년 전 컴퓨터통신 하이텔에 처음으로 연재됐던 ‘퇴마록’은 출간 후 지금까지 1000만부에 이르는 경이적인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판매량으로는 단행본 출간사상 이문열의 ‘삼국지’ 다음가는 기록이다. 1994년 1권이 나와 이미 2001년 7월 완간된 ‘퇴마록’ 시리즈는 지난 9월 ‘국내편’에 이어 최근 ‘세계편’(엘릭시르 펴냄)이 소장판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작업실 근처에서 만난 작가는 “옛날 ‘퇴마록’을 읽을 때와 똑같은 기분이 든다는 독자가 많다. 이야기는 변하지 않았지만 문체 등은 많이 고쳤다. 처음 나온 ‘퇴마록’이 잘 쓴 글은 아니란 걸 나도 인정한다. 20년 전 ‘퇴마록’을 낼 때 처음으로 글을 썼고 문학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고백했다. 서울대 공대 기계설계학과와 석사과정을 졸업한 작가는 박사 과정에 진학하려 했지만 교수가 그를 부담스러워해 잘랐다고 말했다. 작가라는 운명은 스스로 찾은 게 아니라 살다 보니 떨어졌다는 것. 그리고 글을 쓰게끔 사람들로부터 강요당했다고 덧붙였다. 악을 쫓는 퇴마사들의 활약을 그린 퇴마록 ‘국내편’은 1998년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세계편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이집트 고대 석실 발굴의 비밀, 아서 왕의 전설, 드라큘라와 흡혈귀 전설 등 배경도 세계적이고 주인공도 한국인만이 아니다. 영국, 프랑스, 루마니아, 미국 등 세계를 무대로 블랙서클이란 악의 무리와 대적하는 다양한 개성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난 더는 판타지 소설을 쓰지 않아요. 우리 문화의 특수성 안에 전 세계 사람에게 호소할 수 있는 이야기를 집어넣고 있어요. 1990년대 유행했던 판타지 소설이 요즘 거의 사라진 것은 ‘퇴마록’에서는 이야기가 인간의 본성을 깨우치는 수단이었지만 다른 소설은 괴담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요즘 몰두하는 것은 영미권에서 ‘퇴마록’을 번역, 출간하는 일이다. 중국에서도 오래전 ‘퇴마록’이 나와 서점에서 쌓아두고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인세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타이완에서는 책 한 권을 번역하는 데 4~5년이 걸린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어를 영어로 “제대로” 번역하는 인재가 없는 점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자신의 작품이 흔히 판타지 소설, 장르 소설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현한 이 작가는 “소설과 문학이 대중한테서 멀어지는 건 필연적이다. 소설은 한번 보고 책꽂이에 꽂아두면 자기 책인 줄 안다. 지식을 인터넷으로 공유하면서 인류는 스스로 멍청이가 되어가는 걸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작가들이 트위터에서 수많은 팔로어를 거느리는 것에 대해 “작가들이 나팔수나 확성기가 되어 조종당하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작가로 성장한 이씨는 인터넷을 적극적인 자료 조사 도구이자 의견 표현 창구로 활용했다. 60~70개의 익명 아이디를 가지고 악플러들과 싸우기도 했지만 결론은 “예수님도 악플러는 감화시키지 못한다.”로 마무리됐다. 상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소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현재 그는 독자적인 서버 업체에 개인 홈페이지를 맡겨 광고 없이 운영 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수억원을 버는 경험은 이미 해봤습니다. 목표는 내 작품이 대중 문학, 장르 문학을 떠나서 영원히 읽히는 고전이 되는 것입니다. 문학적 잣대는 신경 쓰지 않아요. 작품성으로만 평가할 게 아니라 보편적 인간성을 뽑아내 독자들을 느끼게 한 걸 봐야 합니다.” 최근 KBS에서 방영된 아동 애니메이션 ‘부루와 숲 속 친구들’ 시나리오 작업을 끝낸 이 작가는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10%는 내 아이디어였다.”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내가 아니면 못 쓸 이야기를 준비 중이라는 그는 악플러와 싸우는 퇴마사이자 지적 재산을 훔치는 도둑들에게 선전포고를 내리는 전사처럼 보였다. 글 사진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공감의 복지/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공감의 복지/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2011년이 저물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올해는 거리에 울리던 흥겨운 캐럴도, 연말의 반짝 특수도 사라졌다 한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세밑 한파와 더불어 또 한해가 간다는 무겁고 착잡한 정적이 감돌고 있는 듯하다. 얼마 전 지하철 역 전동차에 방화를 시도하다 붙잡힌 한 노숙인이 노숙생활을 전전하다 너무 춥고 배고파 다시 교도소로 돌아가고 싶어 일을 저질렀다는 뉴스는 씁쓸한 역설의 현실을 느끼게 해준다. ‘크리스마스 선물’ ‘마지막 잎새’와 같이 물질적으로 빈곤하고 소외된 이들의 삶의 파토스를 잘 표현한 오 헨리의 단편소설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나온다. 뉴욕의 노숙인 소피는 겨울이 다가오자 갖은 범법행위를 통해 교도소에서 안락한(?) 생활을 누리고자 하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의 찬송가를 듣고 자신의 절망적인 삶에 회환을 느껴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꿈꾸게 되는 순간 경찰관에게 잡혀간다. 소피의 마음을 바꾸게 한 찬송가는 고단한 삶을 달래준 ‘위로’의 곡조가 아니었을까? 어긋나기만 하는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다소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오 헨리의 단편은 시대가 변해도 공감하게 되는 그 무엇이 있다. 올해 서점가를 휩쓴 베스트셀러의 공통된 키워드는 ‘공감’과 ‘위로’, 그리고 ‘정치’라고 한다. 실업, 집값, 교육, 노후… 예전과 달리 젊어서부터 고된 짐을 지고 가는 ‘2040’ 세대의 애환과 불안을 잘 읽어주고 달래주는 주제의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체감 실업률이 20%에 육박하고 있다는 청년층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잘 집어내는 ‘공감’ 도서들이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혹자들은 하반기부터 번진 ‘안철수 현상’은 ‘2040’ 세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감력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복지’와 ‘정치’ 또한 2011년을 뜨겁게 달군 화두였다.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복지 논쟁은 서울시장을 바꾸어 놓고 다가올 총선과 대선의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되었다. 무상급식에서 비롯된 무상 시리즈에, 보편주의냐 선별주의냐를 판가름하자는 원초적인 복지 이데올로기 편가르기에 이르기까지 복지에 관한 공방과 공약이 쏟아져 나왔다. 사실 무상복지를 주장하는 측이나 이에 대한 재원 조달을 걱정하는 측이나 지금의 복지 지출보다 더 큰 규모의 복지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동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지출의 절반도 되지 않는 우리의 복지 시스템을 두고 본다면 어쨌거나 반가운 소리이다. 문제는 체감이다. 그 많은 혈세를 거두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복지 수준의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무분별한 지출의 확대에 앞서 살기 힘들어 죽겠다는 국민의 고된 삶을 위로하고 그들의 욕구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복지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것은 아닐는지. 필자는 지금 재직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부임할 때 장애인을 위한 고용과 복지행정이 3E를 갖추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공감(Empathy), 역량화(Enabilng), 책임(Ensuring)이 그것이다. 장애인이 느끼는 현실적인 고통을 공감하고, 일방적인 원조가 아니라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끝까지 책임지는 무한책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아예 이러한 3E를 기관의 핵심가치로 내걸고 직원들의 의식 속에 내재화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필경 이것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연말이 가기 전 앞다투어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저서에도 예전과는 달리 더 낮은 곳으로의 지향, 배려, 상생, 존중과 같은 성찰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의 가치가 현실에서도 그대로 실현되길 바란다. 복지가 정치로 변질되어 정치인들의 전략이 되고 무감각한 규모의 숫자로만 남아 있지 않길 바란다. 소외된 이들의 짐을 덜어주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사회 발전 시스템이 되길 바란다. 임진년 용의 해가 밝아온다. 생동력을 상징하는 용의 해에 우리 사회도 새로운 희망을 걸어보자. 새해는 분명 희망이다.
  • [2011년을 빛낸 문화예술인] ‘엄마를 부탁해’로 한국문학 세계화 가능성 입증 신경숙 작가 1위

    [2011년을 빛낸 문화예술인] ‘엄마를 부탁해’로 한국문학 세계화 가능성 입증 신경숙 작가 1위

    어느 해보다 한국 문화의 힘이 꿈틀거린 한 해다. 올봄 신경숙(48) 작가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까다로운 북미 평단과 대중을 홀렸다. 지난 6월 러시아 차이콥스키 국제 음악콩쿠르에서는 피아니스트 손열음(25)을 포함, 역대 최다인 5명의 입상자를 배출했다. 아이돌 가수들을 전방에 내세운 ‘K팝 한류’는 동남아를 넘어 유럽과 남미 영역까지 발을 뻗고 있다. 서울신문은 문학·영화·공연 등 각계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문화예술인’을 설문조사했다. 한 해 동안 두드러진 족적을 남겼거나 사회·문화적인 흐름을 돌려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되는 후보를 2~3명씩 추천받았다. 총 75명이 후보 명단에 올랐다.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인물은 신경숙(9표) 작가다. 언어 장벽에 갇혀 있던 한국 문학의 국경을 허물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국내에서만 180만부 넘게 팔린 ‘엄마를 부탁해’는 31개국에 판권이 나갔다. 세계 최대 온라인서점 아마존닷컴이 선정한 ‘문학·픽션 부문 올해의 책 베스트 10’에 뽑혔고, 뉴욕타임스 집계 베스트셀러 순위(양장본 소설 부문 14위)에도 올랐다. 홍일선 한국문학포럼 사무총장은 “한국 문학의 세계화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추천사유를 밝혔다. 김어준(43) 딴지일보 총수와 공지영(48) 작가는 나란히 6표를 받아 공동 2위에 올랐다. 김 총수 등이 진행하는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는 지난 4월 27일 첫 방송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30~40대는 물론, 정치에 별 관심없던 20대까지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정치 담론을 저잣거리로 끌고 내려와 자유롭게 나누고 소통하는 뜨거운 현장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공 작가가 추천받은 지점이다.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도가니’는 460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광주광역시 인화학교의 교직원 6명이 장애 아동을 성폭행했던 실화를 다룬 작품이 영상으로 옮겨지면서 비리사학은 물론, 그들의 악행을 눈감아 줬던 교육청, 경찰, 검찰, 법원에 대한 분노를 촉발시켰다. 사법당국은 재수사에 나섰고, 정부와 국회는 ‘도가니법’(사회복지사업법) 개정에 나서는 등 뒷북을 쳤다. 공 작가는 “SNS를 통해 쉬지 않고 사람들과 소통”(정지욱 영화평론가)했으며,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영상으로 끌어낸 실질적인 주역”(김안철 예당엔터테인먼트 이사)이라는 평을 받았다. ‘도가니’ 영화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배우 공유(32)를 추천한 이(조혜정 중앙대 교수)도 있었다. 공동 4위는 각각 5표를 얻은 이수만(59) SM엔터테인먼트 회장과 걸그룹 소녀시대, 심재명(48) 명필름 대표가 차지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회장과 소녀시대를 꼽은 전문가들의 추천사유가 ‘K팝 한류’의 주역으로 귀결된다는 점. 이 회장과 소녀시대가 얻은 표를 합하면 총 10표로 신경숙 작가를 제치고 사실상 1위로 등극하게 된다. 소녀시대는 SM 소속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올해의 K팝 열풍에 가장 선구적인 역할을 한 주역은 이수만 회장”이라고 평가했다. 신춘수 오디뮤지컬 대표도 “한류를 얘기함에 있어 소녀시대와 이수만을 떼놓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근짱’ 장근석(24)과 양현석(41) YG엔터테인먼트 대표도 한류를 확산시킨 공으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심 대표는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국산 애니메이션 역사를 새로 쓴 점을 인정받았다. 최초 흑자와 최다 관객(220만명) 기록을 세웠다. 황선미 작가의 탄탄한 원작과 오성일 감독의 집요한 노력도 힘을 보탰지만 투자·배급 등 작품이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은 심 대표의 공이 가장 크다. 정재형 동국대 영상영화학과 교수는 “도전정신이 대단한 제작자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남북 분단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흥행으로 연결시키더니 이번에는 100만명만 넘겨도 기적이라던 애니메이션에서 200만명 이상을 동원했다.”고 놀라워했다. MBC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통해 ‘미친 가창력’을 새삼 인정받은 가수 임재범(48),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이끌고 유럽 순회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정명훈(58) 예술감독은 각각 4표를 받아 공동 7위에 올랐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먼지 더미 속에서 외규장각 의궤를 찾아낸 고(故) 박병선 박사, 영화 ‘써니’로 복고 향수를 자극한 강형철(37) 감독, 중도하차하긴 했으나 ‘가수들의 서바이벌 경연’이라는 파격을 통해 오디션 열풍을 확산시킨 김영희(51) ‘나가수’ 전 PD, 올해 젊은 작가의 작품 가운데 최고 수확이라는 ‘두근두근 내 인생’의 김애란(31), 소셜테이너(사회 참여 연예인)라는 단어를 정착시킨 김여진(39)은 공동 9위를 차지했다. 각각 3표를 얻었다. 10위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올해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김난도(48) 서울대 교수, 시사풍자 개그를 다시 유행시킨 개그맨 최효종(25),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주역으로 발탁된 발레리노 김기민(19), 국내 영화계의 현실을 고발한 김기덕(51) 감독 등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가수 박정현(35)과 아이유(18), ‘달인’ 김병만(35) 등은 실력만으로도 정상에 오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지지를 받았다. 임일영기자·문화부 종합 argus@seoul.co.kr ■설문 응해주신 분(50명·가나다순) 강미영 민음사 한국문학팀장, 강유정 영화평론가,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 김경애 무용평론가,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김보연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센터장, 김안철 예당 엔터테인먼트 이사, 김양선 인터파크 시어터 대표, 김엽 MBC 예능2국장, 김영섭 SBS 드라마 PD, 김용재 SBS 예능국 차장, 김윤철 성신여대 미디어영상연기학과 교수, 김은 아담스페이스 대표, 김정호 아트 앤 아티스트 대표,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문애령 무용평론가, 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 박상혁 SBS ‘강심장’ PD, 복도훈 문학평론가, 서선행 다산북스 홍보기획팀장,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 신선영 도서출판 더숲 주간,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 심재명 명필름 대표, 염현숙 문학동네 편집국장, 유성호 문학평론가, 유형종 무지크바움 대표, 윤석진 충남대 교수·드라마평론가, 이경구 서울시립교향악단 홍보마케팅팀장, 이상용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이용철 영화평론가, 이재원 문화재청 사무관, 이창현 CJ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 이택광 경희대 교수·문화비평가, 이현우 서평 파워블로거·필명 로쟈, 장광열 무용평론가, 장인주 무용평론가, 장일범 음악평론가,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정은영 자음과모음 편집주간,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정재형 동국대 영화영상학 교수, 정지욱 영화평론가, 조용신 뮤지컬평론가, 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주일우 문지문화원 실장, 홍승성 큐브 엔터테인먼트 대표, 홍일선 한국문학포럼 사무총장, 황영미 영화평론가,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나를 먼저 사랑하는 법 얘기하고 싶어”

    “나를 먼저 사랑하는 법 얘기하고 싶어”

    올 한 해 사회 전반적으로 멘토 열풍이 분 가운데 여성 멘토의 책 한 권이 서점가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감성 에세이 ‘그냥 눈물이 나’(시공사 펴냄)를 내놓은 이애경(38)씨가 주인공이다. 조용필의 ‘기다리는 아픔’, 윤하의 ‘오디션’ 등의 노랫말을 쓴 작사가이기도 한 이씨는 풍부한 감수성과 흡인력 있는 필력으로 삶의 지향점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20~30대 여성들과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건넨다. 책에는 저자가 케냐, 쿠바, 스리랑카, 캄보디아 등 20여개 나라를 여행하면서 얻은 깨달음과 기자, 작사가, 연예기획사 이사 등으로 변신하면서 일과 사랑에서 겪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담았다. 젊은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곧 3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씨는 26일 “이 시대를 살며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먼저 겪은 일들을 통해 위로와 격려, 그리고 용기와 희망을 전해 주고 싶었다.”면서 “아무리 힘든 시간일지라도 인간은 그 시간을 통해 더 자라고 더 강해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를 먼저 사랑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그는 문화계 전반에서 ‘위로’ 코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전에는 사회에 대한 불신과 비판으로 화를 내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것들이 이제 따뜻한 위로를 받고자 하는 마음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 같다.”면서 “화를 내는 사람에게도 결국은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책 읽는 재미마저 빼앗진 마세요”

    “책 읽는 재미마저 빼앗진 마세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사는 시각장애인 고계자(82) 할머니는 5년 전 인근 공항동의 강서점자도서관에서 점자를 배웠다. 이후 소설을 비롯,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러나 거동이 불편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도서관을 오가는 일은 여간 어렵지 않았다. 고 할머니는 “가까운 곳에서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이라고 말했다. 시각장애인들은 책 한권 읽기도 어렵다. 출판사들은 비용 탓에 점자책 제작을 꺼리고 정부는 점자책을 보급하는 점자도서관 운영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무관심에 일반 도서관들이 직접 점자책을 만들고 있지만 재정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의 정보접근권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한 이유다. 시각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점자책을 빌려주는 점자도서관은 전국적으로 40곳 정도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정부 차원에서 운영하는 곳은 없다. 일반 도서관이나 복지관 안에 ‘장애인 도서실’로 관리될 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해마다 수천만원 정도에 그쳐 후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여할 수 있는 점자책도 턱없이 부족하다. 해마다 출판되는 책 5만여종 가운데 점자책은 2~3% 정도에 그치고 있다. 점자책 한 권을 만드는 비용이 일반책의 4~5배 정도에 이르는 탓에 출판사들이 외면해서다. 때문에 도서관들이 점자책 제작까지 도맡고 있다. 그러나 책의 디지털 파일만 있으면 몇 분 만에 점자책을 만들 수 있는데도 출판사들은 유출을 우려, 파일 제공을 꺼리고 있다. 도서관들은 수작업으로 점자책을 만들 수밖에 없는 처지다. 서울 강서점자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이상웅씨는 “자원봉사자들을 선발해 한 글자씩 일일이 컴퓨터에 입력해 점자로 변환하는 식으로 책을 제작하고 있어, 한 해에 500권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의 움직임도 더디다. 국립중앙도서관 내 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의 기능을 확대해 국립장애인도서관을 설립한다는 내용을 담은 도서관법 개정안은 지난 23일 폐기됐다. 국가 및 지자체가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도서관을 설립한다는 내용을 담은 독서장애인도서관진흥법안은 2009년 발의됐지만 여태껏 계류 중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김두현 대외협력실장은 “출판사들이 제공한 디지털 파일을 장애인을 지원하는 전문기관에 위탁해 출판사들의 파일 유출 우려를 덜어주고, 국가나 지자체 차원에서 점자도서관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커버스토리-누군가 엿 보고 있다] “남의 성행위 동영상 돌려보며 웃는 건 모럴 테러리즘”

    [커버스토리-누군가 엿 보고 있다] “남의 성행위 동영상 돌려보며 웃는 건 모럴 테러리즘”

    마광수(60) 연세대 국문과 교수는 소설 ‘즐거운 사라’로 1992년 강의 도중 검찰에 연행돼 구속됐다. 9일 전화통화에서 마 교수는 “구속되면서 10년 뒤면 이 사건은 코미디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20년이 지나도 코미디가 안 되고, 법률은 강화됐으며 국민의 이중성은 심화됐다.”고 개탄했다. ●“젊은이들 이중성 몸에 배었다” ‘즐거운 사라’는 외설스러운 내용의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저자를 구속한 세계 최초의 사례였고 이후 1997년 장정일의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와 2003년 이현세의 만화 ‘천국의 신화’가 같은 혐의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는 최근 인터넷으로 유포된 A양 동영상에 대해 “두 사람은 유부남과 유부녀가 아니고 연애를 하면 누구나 하는 일이 동영상에 담긴 것 아닌가.”라며 “동영상 탓에 사생활이 공개되고 명예가 훼손된 사람을 동정해야지 왕따를 시키거나 문제시 하는 것은 웃긴 일”이라며 단호한 태도를 밝혔다. 마 교수는 “요즘 젊은이들은 이중성이 몸에 배었다. 다들 사디스트처럼 남의 약점이 있으면 미친 듯이 공격해 대는데 이건 사회악적 병”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즐거운 사라’로 구속되고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다며 “불륜이라 해도 어쨌건 사생활이고 둘이 알아서 할 일이지 간통죄가 있다는 것 자체가 촌스럽다. 내가 희생된 음란죄도 애매모호한 것으로 문화적으로 낙후됐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도 엄연히 그런 일을 하면서 성행위가 담긴 사생활이 공개됐다고 (돌려보며) 비웃는 것은 도덕적 폭력이자 모럴 테러리즘”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프랑스에서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불륜에 대해 보여 준 태도를 들었다. 미테랑 전 대통령은 불륜으로 딸까지 낳았지만 오히려 이를 폭로한 신문이 비난받았다는 것이다. 소위 ‘벤츠 여검사’ 사건도 아무리 직업이 검사나 변호사일지라도 불륜은 사생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마 교수는 올해를 ‘검열과의 싸움’으로 보냈다. 에세이, 소설 등 모두 6권의 책을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돌아온 사라’ ‘페티시 오르가즘’ ‘권태’ 3권의 책이 ‘19금’ 판결을 받았다. 책이 ‘19금’으로 결정되면 앞과 뒤에 빨간 딱지가 붙고 비닐에 싸여서 유통돼 서점에서도 진열을 꺼리게 된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표현의 자유가 없습니다. 헌법에서 미풍양속을 해치면 안 된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표현의 자유입니까. ‘즐거운 사라’ 사건으로 헌법 소원을 하고 싶은데 그것도 못 해요.” ●“性관념 20년 전과 달라진 게 없어” 특히 ‘권태’는 1989년 처음 발표한 성 심리 묘사 위주의 장편소설이다.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올해 개정판을 내면서 ‘19금’으로 결정돼 빨간 딱지가 붙었다. 마 교수는 “표현의 자유가 더 나빠졌다.”고 한탄했다. 그는 “젊은 마광수가 없다.”며 우리 사회 특히 젊은 세대의 이중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우리나라처럼 밤 문화가 발달한 곳이 어디 있습니까. 룸살롱과 집창촌을 봐도 그렇고 요즘 젊은이들은 비디오, 인터넷 ‘야동’으로 알 것 다 아는데 왜 자유로운 성을 이야기하는 작가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최근 4년간 진보적 신문사에서 운영하던 자신의 블로그가 악플과 투서 때문에 폐쇄됐다며 씁쓸해했다. 젊은이들이 사이버테러를 했다며 “신세대가 점점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20년 전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 갑자기 사라진 ‘개콘’ 그사람, 왜 그랬나보니…

    갑자기 사라진 ‘개콘’ 그사람, 왜 그랬나보니…

    “공무원에겐 영혼이 없다.”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지만, 공무원이 고리타분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파닥파닥 활어같이 공무원 생활을 하는 이색 공무원들을 찾아봤다. ■ ‘광진구 오락본부장’ 황호림 주무관 광진구 공보팀에는 ‘타이거 우즈’가 있다. 6년차 공무원인 황호림(43) 주무관의 이메일 이름이다. 전직 개그맨인 황 주무관은 얼굴만 봐도 익살스러운 표정 때문에 웃음을 자아낸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해 인테리어 업종에서 10년 동안 몸담았다가 공무원으로 전향했다. 그러나 이력에는 숨은 1인치가 있다. 자영업인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하면서, 개그맨으로 2년간 활동했다. 현역 개그맨 심현섭을 소개받아 ‘개그콘서트’ 지방순회를 하면서, 심현섭·강성범의 ‘파우와우’(북미 인디언들의 집회) 등 몇 개 코너에 등장했단다. 13년 전이라 돈벌이는 되지 않았지만, 끼를 펼칠 수 있어서 좋았다. 황 주무관은 “인기업종으로 떠오를 줄 알았다면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라며 낄낄댄다. 모든 팀장의 성대모사로 포복절도하게 하는 오락본부장으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 ‘송파구 패셔니스타’ 이헌구 팀장 6급 공무원을 지칭하는 ‘주사’라는 표현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때로는 꼬장꼬장하고 보수적인 공무원의 특징을 대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핑크빛 재킷과 흰 바지 같은 파격적인 패션도 있다. 송파구 이헌구(50) 언론팀장의 일상이다.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빼어난 패션 감각으로 공인된 ‘간지남’. 1989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지난해 팀장으로 승진했다. 복지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고, 구청장 수행비서를 맡은 경력도 있어 ‘젠틀함’까지 몸에 배어 있다. 특히 세련된 패션은 공연기획사 출신 부인 덕분이다. 이 팀장의 열린 감각과 센스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업무 스타일 역시 ‘오픈 마인드’로 평가받는다. 재치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한 언론팀을 이끌기 때문에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다. 언론팀의 한 주무관은 “구청 동료나 후임들 사이에서도 함께 일하고 싶은 계장으로 손꼽힌다.”고 전했다. ■ ‘은평구 시인’ 한규동 공보팀장 은평구 한규동(51) 공보팀장은 25년차 공무원이자 시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직에 투신했지만, 문학에 대한 꿈을 접을 수 없었다. 뒤늦게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로 진학했다. 이어 국립서울산업대로 편입해 학사를 거쳐 내친김에 석·박사 과정까지 마쳤다. 1999년에는 당시 총무처가 주관한 ‘공무원문예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2003년 등단의 꿈을 이뤘다. 주경야독의 결과는 달콤했다. 첫 시집 ‘언어, 젓갈 담그기’를 냈을 때의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단다. 낮에는 평범한 공무원 같지만,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에서 강의할 때는 번득이는 시어(詩語)를 낚아채는 어부로 탈바꿈한다. 지천명의 나이에도 문학적 감수성이 발산되다 보니, 여학생들 중에는 30대 젊은 오빠로 착각하는 경우도 생긴단다. 김우영 구청장은 “문학의 꿈을 끝내 이룬 한 팀장 같은 공무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 ‘도봉구 지식광’ 전수정 주무관 도봉구 전수정(30) 주무관 별명은 인근 노원구청까지 짜하다. 지난해에는 270권을 읽었다. 1년이 365일이니 1~2일에 한 권씩 읽어야 하는 분량이다. 올해 300권을 노렸으나, 공보팀으로 옮기는 바람에 목표 달성이 멀어졌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나서 서평을 쓰지 않으면 손가락에 가시가 돋아나오는 터라, 꾸준히 주요 포털이나 인터넷서점 등에 글을 올린다. 구청 내부 전산망에도 실었다. 그 때문에 동사무소에서 공보팀으로 전출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이동진 구청장은 “지식을 머릿속에만 가두지 말고 주변과 나눠 가져라.”라고 조언하고 있다. 전 주무관의 또 다른 취미활동은 토익시험 보기다. 2~3달에 한 번씩 재미삼아 시험을 보는데 별도의 공부 없이 시험을 봐도 930점이라고 주변에선 귀띔한다. 문소영·강동삼· 강병철기자 symun@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 신림동 ‘먹튀’ 고시식당 그 후…

    신림동 ‘먹튀’ 고시식당 그 후…

    ‘몇달간 힘들게 알바해서 수험자료 모으고, 고시식당도 발품 팔아 최대한 싼 곳으로 찾은 건데….’ 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S고시식당. 지하 1층에 있는 이 식당의 닫힌 문에는 ‘죄송하다.’는 주인의 사과문이 붙었다. 사과문 여백에는 식권을 미리 사둬 돈을 떼일 위험에 처한 고시생들이 환불을 요구하며 적어둔 글귀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2주년 할인 이벤트를 하며 고시생을 꾀던 식당이라 고시생들의 배신감이 더 컸다. 고시생들은 “이벤트 하는 고시식당은 문을 닫을 위험이 크니 이용하면 안 된다.”, “앞으로 식권을 살 땐 10장 미만으로 사야 할 것 같다.”는 등 불신감을 드러냈다. ●붙잡힌 주인 “영업 잘해 보려던 시도”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이 식당 주인 이모(37)씨는 올 10월 17~21일, 지난달 17~21일 두 차례에 걸쳐 원래 100장에 29만원 하는 식권을 110장에 27만원으로 할인판매하는 ‘2주년 이벤트’를 열었고, 이벤트가 종료된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2일 ‘폐업한다.’는 공지와 함께 가게 문을 닫았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결국 지난달 30일 이 고시식당 식권을 소지한 고시생 등 32명이 1000여만원의 피해를 봤다며 이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은 이씨를 사기죄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영업을 잘해 보려고 했으나 물가 상승과 이용객 감소 등으로 가게 영업이 어려워졌다.”면서 “가게 세를 못 내 사채를 쓰게 됐고 이를 못 갚아 폐업하게 됐다. 할인이벤트를 했던 것은 영업을 잘해 보려는 시도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피해자들의 주장과 달리 자신이 환불해야 할 금액이 100만원이 조금 넘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고서점 등 통해 식권가격 더 싸져 문제는 고소 사건은 처음이지만, 이런 고시식당의 폐업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근 상인들에 의하면 최근 2년간 신림9동에서 이미 3곳의 고시식당이 문을 닫았다. 1990년대 후반 사법시험 선발인원이 1000명까지 늘어나면서 최고 호황을 누리던 신림동 고시촌이 최근 사법시험 폐지 결정으로 급속히 위축된 결과다. 합격해서 이곳을 빠져나가는 사람은 있지만 신규 고시생이 유입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고시학원 관계자도 “인터넷 동영상을 중심으로 수험준비 패턴이 바뀌면서 더 이상 주거중심의 고시‘촌’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한산한 거리 사정만으로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빈 거리에는 고시생들 대신 일수(日收) 업체 직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활개치며 일수 광고 명함을 뿌리고 있었다. 인근 상인들은 “직장인들 대상으로 업종을 바꿔야겠다.”, “7·9급 공무원시험이나 경찰시험학원을 유치해야 한다.”는 등 저마다의 대책을 내놓았다. 인근의 한 고시서점 사장은 “15년 전 처음 서점을 열었을 때보다 학생이 30~40%는 줄어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S고시식당 주인이 가게 문을 닫기 전에 이벤트를 한 것도 꼭 먹고 도망가려고 했던 게 아니라 끝까지 잘해 보려고 발버둥을 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고시식당 주인도 “아마 한두 곳을 빼고는 고시식당 대부분이 문 닫기 일보 직전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식권을 장당 3000원 미만에 파는 식당은 대체로 본전도 못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안 그래도 값싼 고시식당 식권이 중고서점 등 중간 판매상을 거치면서 가격이 더 싸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또 다른 고시식당 주인은 “식권 한 장에 3000원을 다 받아도 남길 게 없는데 중간에서 100~200원을 남기니까 손님이 더 와도 손해를 안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카드결제 의무화 등 대책 마련촉구 고시식당 고소사건이 신림동 고시촌 전반의 문제로 이 같은 일이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수험생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4년째 수험생활 중인 고시생 김모(35)씨는 “작년에 J고시식당이 문을 닫고서는 10장 이상씩 식권을 사두지 않는다.”면서 “집에 손 벌리기 너무 죄송한 고시생들이라 100~200원 아끼려고 더 싼 식당을 찾아다닌다. 식권을 이렇게 떼이면 어쩔 수 없이 굶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에는 다른 식당에 위탁하거나 식권을 돈으로 정산해 줬는데, 이번에는 이벤트 종료 다음 날 바로 잠적해 악질인 것 같다.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고시생은 “정부에서 고시식당에서도 카드결제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든지, 식권을 살 때는 기록이 남는 계좌이체방식을 하도록 해야 고시생들의 피해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9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 ‘TV 쏙 서울신문’ 에 방송예정
  • ‘한국의 파브르’ 조복성 박사의 삶 조명

    ‘한국의 파브르’ 조복성 박사의 삶 조명

    평생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곤충 연구에 생애를 바친 장 앙리 파브르(1823~1915).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봤을 필독서 ‘곤충기’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파브르’ 같은 인물이 없는 걸까. 1939년 나라 없이는 학문도 없던 그때에 과학운동 등을 펼치며 곤충 연구에 매진했던 조선인 조복성(1905~1971) 박사가 있었다. 광복 이후 초대 국립과학박물관장을 지냈고, 고려대 동물학 교수이자 한국곤충연구소 설립자로 평생을 연구에 매진했다. 한국 곤충학의 뿌리를 만들고 자연과학의 틀을 세운 ‘한국의 파브르’ 조복성 박사의 ‘곤충기’를 전격 복간한 창작공방 몽비행의 대표이자 곤충 애호가인 황의웅씨를 9일 낮 12시 10분 ‘EBS 초대석’에서 만나본다. 우연히 조 박사의 ‘곤충기’ 존재를 알게 된 청년 황의웅은 원본을 찾으려고 한국과 일본의 고서점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7년 만에 인터넷 고서적상에서 원본을 찾았다.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조 박사의 책이 재출판되기를 원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하지만 출간된 지 63년 만인 올해 마침내 ‘조복성 곤충기’는 빛을 보게 된다. ‘EBS 초대석’에서는 조 박사가 10대 시절인 1920년대 직접 채집한 곤충표본을 들여다보는 모습과 1920년대 백두산과 울릉도 탐사 모습, 직접 그려낸 국내 최초의 나비도감 등 생생한 사진들을 통해 그가 어떤 과정을 통해 한국 곤충학의 뿌리를 세웠는지 잊힌 이야기들을 만나본다. 또 지난 10월 28일 고려대에서 열린 조 박사의 40주기 기념사업 심포지엄과 ‘조복성 곤충기’ 출판기념회 현장을 찾는다. 황 대표의 꿈은 조 박사의 연구 업적에 관한 자료를 더 수집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디지털 곤충도감과 새로운 개념의 곤충과학관을 만드는 것. 60여 년 전 조 박사는 청소년들이 곤충을 생물세계의 엄연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힌 바 있다. 그런 조 박사의 꿈은 60여 년이 흐른 오늘 황 대표의 꿈으로 이어진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