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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은 힐링중] 정치·스포츠… 떠오르는 힐링 리더십

    [대한민국은 힐링중] 정치·스포츠… 떠오르는 힐링 리더십

    힐링 신드롬이 확산하면서 힐링 리더십도 주목 받고 있다. 정치, 사회, 문화계에서 수직적으로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눈높이를 맞추는 수평적 자세로 대중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 고통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리더십이 주목 받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 사회에 강하게 불었던 ‘소통’이라는 화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다. 불만을 토로하기 전에 먼저 대중의 마음을 읽고 먼저 다가가며 낙오자 없이 전체를 포용하는 리더십이다. 소통뿐만 아니라 사회를 통합해낼 수 있는 능력과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정치계에서 대표적인 힐링 리더십은 유력한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보여주고 있다. 그는 ‘청춘콘서트’를 통해 방황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20대에게 멘토가 되는 힐링 리더십을 선보였다. 별다른 정치적 활동 없이도 40%를 훨씬 웃도는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 현재 서점가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그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이 폭발적으로 판매되는 배경이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는 그를 두고 정치계에선 “꼼수를 쓰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일방적으로 대선 출마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책을 통해 던지고 독자들의 동의를 구하는 방식도 기존과 다르게 참신하고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민과의 수평적인 소통을 통해 출마를 결정짓겠다는 방식은 힐링형 리더로서 그의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통서 더 나가 마음 먼저 읽어주기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축구 대표팀이 64년 만에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하는 데 1등 공신으로 꼽히는 홍명보 감독도 대표적인 힐링형 리더다. 모든 것을 선수들 자율에 맡기고 반말도 하지 않는 그는 선수들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한 따뜻한 ‘형님 리더십’을 선보였다. 감독과 선수라는 수직적인 위계질서가 아니라 마치 형과 동생처럼 수평적이고 인간적인 관계로 끈끈한 신뢰를 쌓아 최강의 팀워크를 자랑했다. 병역논란에 시달린 박주영을 대표팀으로 선발한 뒤 “반드시 입대한다.”는 기자회견을 함께하며 불신과 오해를 불식시켰다. 그리고 한·일전에서 박주영에 대해 끈질긴 믿음을 보여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대회 내내 벤치를 지키던 김기희를 경기 종료 4분 전에 투입해 병역 특례에서 소외시키지 않은 것도 홍명보식 힐링 리더십의 소산으로 볼 수 있다. 연예계의 대표적인 힐링형 리더는 바로 유재석이다. 강호동과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가 강호동의 잠정 은퇴 이후 국민 MC로서 독주하는 그는 상대방과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배려하는 힐링 리더십을 선보였다. 힐링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해피투게더 3’나 ‘무한도전’ 등을 진행하면서 유재석은 게스트를 압박해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고 그 속에서 진솔함과 재미를 추구하는 진행 방식을 선보였다. 상대방의 장점을 먼저 파악하고 먼저 다가가는 행보에 게스트들은 어느덧 긴장감을 풀고 자신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도 힐링형 리더다.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김수현 등 톱스타 10명을 캐스팅해 흥행의 토대를 닦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현장에서 배우들과의 기 싸움 대신 소통을 중시한다. 최 감독은 지난달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장을 통제하기가 쉽지만은 않지만, 충분히 사전에 이야기하고 촬영에 들어가면 배우들을 굳이 이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배우들을 믿고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중시한 덕분에 성격이 까다롭다고 알려진 김윤석은 4편, 김혜수는 2편째 최 감독과 함께 영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의 발전 과정에서 힐링 리더십을 최고로 친다. 1단계가 리더의 지식을 주입하는 해결사형이었다면, 2단계는 리더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화로 풀어가는 소통·공감형, 3단계는 상대의 경험에 대면해 자가 치유를 하는 힐링형 또는 헬퍼형으로 점차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회 CEO 리더십 연구소 소장은 “해결사형은 나의 주도적 선택이 아니라는 점에서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고, 공감·소통형은 들어 줄 때는 좋은 것 같았는데 다시 원점회귀의 측면이 있다.”면서 “힐링형은 리더가 던져준 질문과 기회를 통해 자신의 힘으로 치유하고 변화했다는 주도성과 해결성 등 양 요소를 갖추고 있어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결국 문제는 자기가 해결해야 하지만 계기와 환경 및 자극은 리더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카리스마 리더 더이상 원하지 않아 사회 문화적으로 힐링 열풍을 확산시킨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제작을 맡고 있는 이창태 SBS 예능국장은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인 가치가 실종된 상실의 시대에 대중은 위로를 받고 상처를 메워줄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된다.”면서 “예를 들어 고 김수환 추기경처럼 진정성과 믿음을 가지고 사회적인 가치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치유를 받는 힐링형 리더십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자기 구호를 앞세우는 카리스마적인 리더보다는 겸손하고 자기 성찰적인 힐링형 리더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번 대선에서도 권력 의지에 대해서도 분명히 거리를 두고 경계하고 통찰하는 것은 물론 삶의 질을 어느 쪽으로 끌고 갈 것인가를 중시하는 힐링 리더십이 주목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성경과 불경의 소통을 준비했어요”

    “성경과 불경의 소통을 준비했어요”

    다음 달 2일 서울 관악구 캠브리지하우스 2층에선 독특한 종교 단체가 개원식을 갖고 출범한다. 종교 지도자가 아닌 평신도들끼리 종교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기도하며 선한 일을 해 보자는 ‘유유녹명종교나눔터’. 종교 간 대화와 소통을 기치로 내건 이 단체를 기획하고 출범케 한 이는 지난 5월 큰 반향을 일으킨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의 저자 성소은(43)씨. 순복음교회의 독실한 신도에서 성공회 신자로 옮겨 살다가 머리를 깎고 출가해 비구니로 수행 중 환속해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범상치 않은 종교인이다. “종교 지도자들이 이런저런 모임과 교유를 통해 종교 간 화합과 소통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대화와 소통이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단절된 구조가 갈등과 마찰의 큰 요인이 되고 있지요.” 종교가 ‘나’라는 존재의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장치로 바로 설 때 나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성소은씨. 그래서 나부터 바로 알고 다스릴 때 남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슴은 먹이를 발견하면 울음을 울어 다른 무리들을 불러 모은다고 해요. 나만 배불리 먹으려는 욕심이 아니라 함께 나누기 위한 공유의 울음인 셈이지요.” 유유녹명종교나눔터는 나눔과 공유의 울음 소리인 녹명(鳴)을 으뜸 가치로 삼는다. 필명이기도 한 그 ‘녹명’은 결코 범상치 않은 종교 여정 끝에 건져내고 결집한 삶의 모토다. 불교 신자였던 어머니가 공을 들여 세상에 태어난 성씨의 본명 소은은 스님이 지어 준 이름이란다. 개종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순복음교회에 적을 두고 오랜 세월 다녔다. 하지만 심해져만 가는 영적 갈증과 존재에 대한 의문을 견딜 수 없어 성공회로 옮겨 봤지만 여전히 근원적인 답을 찾지 못했다. 방황하던 중 서점에서 불교 수행과 관련된 책을 읽고 번개처럼 머리를 치는 한 줄기 빛을 보고는 출가했다. 운문사 승가대에서 치문반 두 철을 났지만 여전히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출가한 뒤 영적 갈등은 해소됐지만 승가의 조직과 나를 가두는 승복이 너무 불편했어요. 그 승복이 나와 남을 가르는 또 다른 장벽이란 생각이 들었지요.” 선방에서 수행에 들고는 교회 다닐 때 느끼지 못했던 성경 말씀이 새록새록 가슴에 와 닿아 눈물을 흘렸다는 성씨. 자신의 오랜 종교 여정을 되돌아보면 지금 기독교 신자며 불교 신도들이 그저 성경과 불경에 얽매여 나와 남을 경계 짓고 갇혀 사는 게 너무 안타깝단다. 영국성공회 릿쿄대학에서 법학을,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한 재원. 한·일 양국 정부와 국제기구에서 일할 때 줄곧 인권과 세계평화를 입에 달고 살았지만 왠지 공허하게만 느껴졌고 그 공염불은 험한 종교 여정의 시초였다고 한다. “떠나지도 않은 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사람과 떠났다가 제자리로 돌아온 사람은 많은 차이가 있지 않을까요. 그 종교 여정에서 깨닫고 얻었던 진리와 기쁨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데 여생을 바치고 싶습니다.” 바로 그 나눔의 녹명이다. 혼자 공부하고 기도하면 자칫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다는 성씨. 그래서 ‘유유녹명종교나눔터’는 종교를 가진 보통 사람과 종교가 없는 이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는 아카데미와 주부·직장인을 위한 참선방, 그리고 자원봉사를 병행한다고 한다. 당장 다음 달 12일부터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명예교수의 ‘세계 종교 둘러보기’ 특강을 시작하며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이 ‘지금 당장, 참사람으로 사시게’라는 주제의 강의를 이어 간다. “사람은 누구나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갖고 있지요. 문제는 그 ‘내 안의 힘’을 모른 채 산다는 것입니다. 그 힘을 자각하게 만드는 게 바로 종교가 할 일이 아닐까요. 많은 이들이 사슴처럼 나누며 자유롭게 소요했으면 합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문화바우처 카드, 농어촌선 ‘그림의 떡’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 및 차상위 계층 등의 저소득층이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행하는 ‘문화 바우처 카드제’가 농어촌 지역에선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정작 농어촌 지역에서는 문화 바우처 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문화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문화 바우처 카드는 한장에 5만원 상당으로 1년 동안 공연장, 전시장, 영화관, 인터넷 서점 등에서 신용카드처럼 결제할 수 있다. 가구당 1장 발급이 원칙이지만 청소년이 있으면 6장까지 별도로 발급해 준다. 이 사업은 2010년까지 시범 사업으로 시행되다가 지난해부터 전국으로 전면 확대됐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 16개 시·도의 문화 바우처 예산은 총 480억원이다. 이 중 문화 바우처 카드 예산은 전체의 70%인 336억원(복권 기금)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44억 6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서울 42억 5600만원, 부산 31억 8700만원, 경북 26억 9200만원, 전북 25억 500만원, 전남 24억 2500만원 등이다. 문화 바우처 예산 중 나머지 144억 100만원은 기획 바우처 사업에 쓰인다. 하지만 문화 바우처 카드 발급률은 문화시설이 많은 도시와 적은 농어촌 지역 간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현재 도시 지역의 발급률은 광주 80.1%, 서울 77.4%, 인천 72.1%, 대구 71.5% 등으로 농촌 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 지역은 전남 50.3%, 경북 54.8%, 충남 56.3% 등으로 저조했다. 특히 영화관과 서점 등 문화시설이 거의 없는 경북 군위군과 영양군, 의성군은 각각 18.7%와 19.3%, 22.7%로 전국 꼴찌 수준이다. 이 밖에 전남 신안군이 24.5%, 강진군 27.3%, 장흥군 32.5%, 진도군이 34.7% 등으로 발급률이 낮다. 도서 지역 및 산간 오지가 많은 경북과 전남은 전국에서 문화시설이 가장 열악한 반면 고령화율은 가장 높다. 이들 지역에서는 바우처 카드를 발급받더라도 가맹점이 거의 없고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해 사용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김모(73·군위군 군위읍 동부리) 할아버지는 “인터넷으로 바우처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했지만 컴퓨터가 없는 데다 이용 방법도 전혀 모른다. 바우처 카드는 사실 있으나 마나 한 존재”라고 불평했다. 이에 따라 경북과 전남 등 카드 발급률이 낮은 농어촌 자치단체들은 고령자나 장애인들을 ‘모셔 오거나’ ‘찾아가는’ 기획 바우처 서비스 사업을 확대해 줄 것을 문화부에 요구하고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청년백수 생존기·뒷산 정복기… ‘고급생활형’ 잡지 200여종

    청년백수 생존기·뒷산 정복기… ‘고급생활형’ 잡지 200여종

    잡지다. 그러니까 뭔가 고급스럽고 우아한 삶의 형태들을 제시해 욕망을 불끈불끈 솟아오르게 하는 매체 말이다. 그런데 표지엔 군복 바지, 작업용 점퍼를 걸친 수염도 제대로 깎지 않아 별로 멋스러울 것도 없는 웬 사내가 서 있다. 배경이라도 초현실주의 같은 풍경이었으면 좋았을 뻔했는데, 눈이 간간이 흩뿌려진 채 정리되지도 않은 나무들이 뒹구는 모양새는 딱 인근 동네 야산 같다. 왠지 불길하다. 첫 장을 펼치면 브로마이드가 들어 있다. 예쁘고 잘생긴 남녀 배우가 아니라 기름진 반찬 사진이다. 자린고비의 정신을 이어받아 밥 한 숟갈 뜨고 브로마이드 한번 보란다. 표지사진에 연결된 커버스토리를 읽어나가는 순간, 표지에서 느낀 불안감이 현실로 확인된다. 동네 뒷산 정복기다. 온 국민이 에베레스트 등산가라도 되는 양 온갖 기능이 다 들어 가 있는 수십만원짜리 기능성 옷과 당장 집 따윈 종량제 봉투에 담아 내다버릴 것처럼 다양하게 준비된 야영 도구 따윈 없다. 눈 속에 묻어 귤 얼려 먹는 방법, 폐타이어를 이용해 운동하는 방법, 비닐을 임시 텐트로 쓰고 또 썰매로도 활용하는 방법 같은 것들이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아, 이렇게 설명한다 해서 잡지가 아주 난잡할 것이라 짐작할 필요는 없다. 선정한 주제와 접근 방식은 이렇지만, 편집은 아주 고급스러운 잡지 뺨친다. 사람이 세상에 나서 이 정도쯤은 갖추고 살아줘야지라고 주장하는 각종 럭셔리 잡지 편집방식을 교묘하게 비틀어둬서다. 그러니까 한글과 한국 풍경을 잘 모르는 외국인이 본다면 아주 그럴듯한 책으로 보일 수도 있다. 19일까지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열리는 독립출판물마켓 ‘어바웃북스’(ABOUT BOOKS)에 나온 잡지 ‘록셔리’(Rock’Xury)다. 어바웃북스는 홍대 앞 몇몇 서점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유통되던 독립출판물들을 한데 모아 전시도 하고 판매도 하는 행사다. 이번에는 200여종의 잡지가 나왔다. 독립출판물이란 몇몇 아마추어들이 기획, 제작, 유통까지 맡아 만든 출판물을 가리키는 말로 주류 출판 시장 시스템에 따르지 않고 창작자들의 개성을 마음껏 뽐내는 책이다. 일종의 세련된 팸플릿 정도라고 보면 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가령 ‘월간 잉여’는 88만원 세대를 ‘잉여’로 비유한 데서 따왔다. 그래서 백수들의 문화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들에서는 웃음을 자아내는 대목이 있다. 동시에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원이 복지국가에 대해 쓴 글도 함께 실려 있을 뿐 아니라, 도서출판 부키에서 장하준의 책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책 광고도 실어뒀다. 인디밴드 멤버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계간지 ‘칼방귀’는 음악에 대한 비평에서 제법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올해에는 특히 일본 독립출판물 16종을 모은 ‘플러스 16진’(+16 ZINE)도 함께 마련됐다. 출판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독립출판물의 역사가 오래됐으나 인쇄비용이 만만치 않아 종류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한다. 이번에 전시된 출판물 가운데 3·11 대지진 사태 이후 그 충격을 일본의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소화해 내고 있는지 다룬 것들이 눈에 띈다. (02)330-6223.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

    샘 레이미, 피터 잭슨, 기예르모 델 토로, 그리고 알렉스 데 라 이글레시아. 다른 대륙에서 태어났지만 비슷한 연배인 네 감독은 1980~90년대 영화계의 악동으로 명성을 떨쳤다. 기발한 발상을 바탕으로 한 공포영화로 소수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던 이들은 21세기 시작과 함께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다른 노선을 취했다. 특유의 천재성을 대중성과 결합시킨 야심 찬 시도는 엄청난 성공으로 이어졌다. 레이미가 ‘스파이더맨’으로, 잭슨이 ‘반지의 제왕’으로, 델 토로가 ‘블레이드 II’와 ‘헬보이’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을 동안 데 라 이글레시아는 자신의 왕국에 외곬으로 남기를 원했다. 체제에 대해 과격하고 비판적인 자세가 종종 무정부적인 지경에 도달하는 데 라 이글레시아의 작품은 어쩌면 폭넓은 대중적 지지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전작 ‘옥스포드 살인사건’은 의외의 작품이다. 영어권 유명 배우를 기용해 ‘논리적이면서 우아한 추리극’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민한 관객은 예수를 테러범으로 규정하는 못된 언사에서 키득거렸을 것이다. 그러한 믿음은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로 증명됐다. 데 라 이글레시아의 기질은 변하지 않았으며, 베니스영화제는 감독상을 비롯한 3개 부문의 상을 안겨 주며 그간의 노고를 위로했다. 1937년 하비에르의 아버지는 유랑극단의 ‘바보 광대’다. 아이들 웃기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았던 그는 내전의 광풍 속에서 희생되고 만다. 죽으면서 그는 아들에게 ‘슬픈 광대’의 운명에 맞서 복수로 고통을 불태우라고 주문한다. 1973년 슬픈 광대가 된 하비에르는 줄 타는 여자 나탈리아를 사랑한다. 그러나 그녀는 서커스단의 실세이자 바보 광대인 세르지오의 여자. 술에 취하면 폭력을 일삼는 세르지오에게 하비에르가 저항하면서 이야기는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세 인물은 말기 프랑코 정권 아래 스페인 사회의 심장부를 건드린다.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는 20세기 중반 스페인의 정치 상황을 은유한 작품이다. 세르지오가 스페인의 독재자를, 서커스 단원이 폭군의 악행을 알면서도 비겁하게 숨는 국민을 의미하는 가운데 하비에르와 나탈리아는 악몽에서 벗어나고자 어쩔 수 없이 미쳐야만 했던 인물로 화한다. 역사적 사실을 인용하면서도 데 라 이글레시아의 초현실적인 접근 방식을 멈추지 않는다. 꿈이 현실보다 큰 힘을 발휘하고, 이성이 아닌 광기가 플롯을 지배한다. 초기 작의 스타일을 반복하고 있다는 일부 비판이 있으나, 중요한 점은 데 라 이글레시아의 비(非)관습적인 태도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이다. 야수성이 넘치는 그의 영화는 앉은 자리에서 피가 끓어오르게 하는 데 그만이다.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기억하는 스페인 작가 영화의 전통을 잇는 작품이기도 하다. 후안 안토니오 바르뎀, 카를로스 사우라, 빅토르 에리세 같은 선배의 정신을 잃지 않았으며, 어린 인물을 빌려 역사의 비극적 유산을 상기하는 몇몇 선배 영화들과 유사점을 지닌다. 이에 비해 한국의 현재 상황은 의심스럽다. 수십 년 동안 한국에서 독재자로 행세했던 인물에 관한 서적이 대형서점의 복도에서 버젓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청산해야 할 수치스러운 과거를 기억하는 것과 찬양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9일 개봉. 영화평론가
  • [서울신문 보도 그후] “뮤지컬 ‘미소’ 포스터 표절”

    서울 정동극장의 전통 뮤지컬 ‘미소’의 포스터를 디자인한 외주업체가 이봉섭 영남대 시각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의 ‘여인상’ 작품을 표절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010년 정동극장과 계약을 맺고 포스터를 제작한 외주업체 C사 직원 정모(45)씨에게 저작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정씨는 포스터 제작 과정에서 이 교수가 1979년 전국경제인연합회장상을 받은 ‘여인상’ 작품의 디자인을 표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포스터는 계약기간이 만료돼 지난 4월부터 사용되고 있지 않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포스터 제작 당시 디자인 아이디어 구상을 위해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책에서 작품을 보고 이 교수의 디자인을 사용했다.”고 시인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대구 영어거리 개장 2개월만에 차질

    대구 영어거리 개장 2개월만에 차질

    대구 영어 문화 거리 조성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지하상가에 지난 4월 7일 개장한 대구 영어 거리는 개장 2개월여 만인 지난달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16곳에 이르는 영어 거리 점포 중 10곳만 입주한 데다 이마저 4곳이 매출 부진 등의 이유로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업자인 판테온 대구도심영어거리㈜는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 21일 재개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몇몇 공간은 입주할 업주조차 제대로 확정하지 못했다. 빈공간은 판테온 측이 직영하고 있으나 물품 등을 비치하지 않아 시민들의 발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입주 업체들도 편의점, 영어서점과 같은 업종으로 한정돼 영어 문화 거리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초 영어 거리는 미국 상가 거리를 그래로 옮겨 놓고 영어권 문화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었다. 여기에다 영어 거리의 핵심인 외국인들은 두 시간 단위로 가게에 배치될 예정이어서 사실상 사설 영어 학원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판테온 측은 “가상 영어체험학습장인 영어 마을과 달리 현실 상황에서 영어를 사용하기 위해 한국형 가게들이 들어섰다.”고 말했다. 또 “일일 체험비 1만 5000원은 일반적인 1대1 영어회화비에 비해 싼 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역 영어교육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사교육으로 붐비는 범어 네거리에 영어 거리라는 미명으로 영어 사교육 시장이 만들어졌다.”며 “사교육비 증가를 부추길 것”이라고 밝혔다. 시 건설사업과 관계자는 “영어 거리는 실제 쇼핑을 하면서 영어를 사용하는 공간을 목표로 조성됐다. 8월 말 인근의 문화예술거리가 개장되면 영어 거리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글발’로 승부… 연예인 작가들 납시오

    ‘글발’로 승부… 연예인 작가들 납시오

    책 내는 연예인들이 두드러진다. 그런데 그들 ‘연예인 작가’ 글발 장난이 아니다. 과거에도 서점가에서 연예인 이름을 내건 책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주로 연예인 이름으로 장사하려는 뷰티, 여행집, 화보집 등에 국한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예인 일과 일상에 대한 고백을 진솔하게 담아낸 에세이집을 통해 대중과 교감하려는 스타들이 눈에 띈다. 올 상반기에 선보인 가수, 배우, 방송인 등 연예인들의 책은 20여 종에 이른다. 케이블 채널 엠넷의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 K’ 시즌 3의 우승자 울라라세션의 리더 임윤택은 지난 15일 에세이집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를 펴냈다. 6개의 장으로 섹션을 나눠 구성된 이 책에선 임윤택의 꿈과 노력, 생각, 패션 등 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써온 일기를 바탕으로 내용이 구성돼 있으며 그의 좌충우돌 청소년기, 우울증 극복 사연, 암투병 등 성공의 이면에 자리한 고통을 드러내면서 성공하고자 노력해 온 과정 등을 통해 청춘들에게 힘과 용기, 긍정적인 마인드를 전하고 있다. 젊은 여성들의 아이콘 이효리도 작가 대열에 동참했다. 유기견 돕기 활동에 적극적인 그녀가 유기견 순심이를 통해 변화된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 에세이집 ‘가까이’를 지난 5월 발간한 것. 그녀의 책은 7월 첫째 주 인터넷 교보문고 에세이 부문 베스트셀러 16위에 오르는 등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혜민 스님, 김난도 교수 등 쟁쟁한 에세이스트들 틈에서 거둔 성적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가난 때문에 기르던 강아지를 보신탕집에 팔아야 했던 어린 시절에서부터 채식을 하게 된 과정, 순심이와의 생활 등을 맛깔나게 그렸다. KBS2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국민 남편’으로 인기몰이 중인 배우 유준상도 20년째 써온 배우일지를 지난 5월 책으로 펴냈다. ‘행복의 발명’이 바로 그것. 소셜테이너 행보를 걷고 있는 배우 김여진도 에세이집 ‘연애’를 출간했다. 300페이지에 달하는 책 속에는 사회운동을 했던 대학시절부터 2011년 홍익대 청소노동자 사태와 한진중공업 노동자 해고사태 등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기록 외에도 배우로서 겪었던 일과 사랑을 그렸다. 대세남 하정우도 연기와 가족, 일상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하정우, 느낌있다’를 펴냈다. 그가 그린 그림 60여점과 솔직담백한 자기고백에서 그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잡스 누른 안철수

    ‘안철수의 생각’(김영사 펴냄) 돌풍이 무섭다. 지난 19일 정오부터 판매에 들어갔는데, 역대 판매 기록을 모두 깨면서 초판이 모두 매진됐다. 초판 4만부를 찍었던 김영사도 추가로 4만부 인쇄 주문을 한 상태다. 재판은 이르면 21일부터 공급된다. 3판 인쇄도 검토 중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예비 대선 주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30~40대 남성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눈길을 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19일 발간 당일에만도 7500부가 판매됐다. 지난해 최대 화제작이었던 스티브 잡스의 평전 ‘스티브 잡스’(민음사 펴냄)가 출간 당일 3500부 판매된 것에 비해 첫날 판매량만도 이의 2배를 넘었다. 판매속도가 줄지 않아 20일에는 오후 3시부터 전국 매장에서 품절 상태에 들어갔다. 온라인서점 예스24에서도 발간 당일 6782부가 나가더니 20일 오전 10시쯤 책이 동나 버렸다. 특히 직장인 출근 직후 주문이 쏟아졌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발매 6시간만에 온·오프서점 7500부이상 팔려

    발매 6시간만에 온·오프서점 7500부이상 팔려

    “말한 대로 믿어도 뒤통수를 안 맞을 것 같은 느낌을 준 사람이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대담을 정리한 ‘안철수의 생각’을 펴낸 제정임(48)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는 19일 안 원장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제 교수는 지난 5월 중순부터 6월 하순까지 한 달 반 동안, 모두 9차례에 걸쳐 안 원장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중앙 일간지 기자 출신인 제 교수는 “인터뷰를 하면서 여러 각도로 물어봤는데 현실 판단, 방향, 대안 같은 게 공감할 만한 올바른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면서 “얘기를 각색하거나 복선을 깔고 하는 게 아니라 진정성을 담아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대담 제정임은 기자 출신 교수 그는 안 원장에게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 등 특정 정치인에 대한 의견도 물었지만 안 원장이 “개인 공격이 될 수도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안철수의 생각’은 제 교수가 묻고 안 원장이 답한 대담집 형식이다. 인터뷰는 한번에 2~3시간씩 주로 안 원장의 서울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대담 주제는 있었지만 시나리오는 없었다. 제 교수는 책 서문에서 안 원장이 지난 4월 중순 제 교수가 쓴 책 ‘벼랑에 선 사람들’을 잘 읽었다며 식사를 하자는 연락이 왔고 2주일 뒤 다시 책을 같이 쓸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한 달 반 동안 9차례 인터뷰 제 교수는 “인터뷰가 마무리된 이 순간까지도 그가 대선에 출마할지 하지 않을지 솔직히 알 수 없었다.”면서 “(그의) 고독한 결단만이 남았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안철수의 생각’은 발간 직후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교보문고 온·오프라인에서 이날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모두 2700부가 판매됐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도 오후 5시까지 약 3200부, 알라딘에서도 오후 6시까지 1600부가량 팔렸다. 유재성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장은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스티브 잡스’의 열기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주 구매층은 정치에 관심이 많은 중년 남성으로 분석된다. 알라딘의 경우 40대 남성 독자 비중이 21.8%로 가장 높았고, 예스24에서도 30대 남성(31.3%)과 40대 남성(19%)이 1, 2위를 차지했다. 김영사 관계자는 “초판으로는 이례적으로 4만부를 찍었는데도 판매 속도가 아주 빠르다.”면서 “상황을 지켜본 뒤 재판 인쇄 여부와 적당한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조태성기자 songsy@seoul.co.kr
  • [부고] 애국지사 김삼 전 국회의원 별세

    [부고] 애국지사 김삼 전 국회의원 별세

    강릉 지역 독립운동가였던 김삼 전 국회의원이 18일 오전 4시 3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95세. 김 전 의원은 강원 동해안 지역의 유일한 생존 애국지사였다. 일제 강점기 때 강릉에서는 처음으로 ‘삼원당’이라는 서점을 내고 독서회를 구성, 징용반대운동 등 항일운동을 전개했다. 1940년 구금돼 7개월간 고문을 당하고 함흥형무소에서 5년간 옥고를 치렀다. 감옥에서 풀려나 고향 강릉에서 광복을 맞은 이후 지역 청년들과 옛 동지들을 규합해 건국청년회, 우국동지회, 한국독립당, 민족통일건국전선 등의 단체에서 활동했다. 제6대 국회의원을 비롯해 초대 강릉시 의원 및 초대 강원도 의원, 윤봉길·김창숙 의사 기념사업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1990년엔 건국훈장(애족장)을 서훈받았다. 유족으로 부인 최완자(82) 여사와 4남 3녀가 있다. 빈소는 강릉 동인병원, 발인은 22일. (033)650-6165.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강준만 교수 ‘안철수의 힘’ 출간 “증오시대 끝낼 적임자”

    강준만 교수 ‘안철수의 힘’ 출간 “증오시대 끝낼 적임자”

    야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에세이 출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안 원장 측의 유민영 대변인은 17일 “안 원장이 집필 작업을 마무리하고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다. 이 달 중에 책이 출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출판을 맡은 김영사 관계자는 “교정과 디자인 등의 작업만 남았다. 책 제목은 저자와 상의해서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이달 안에는 안 원장의 에세이가 서점에 진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에세이 출판 시기에 맞춰 정치 참여에 대한 의사를 밝힐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이 워낙 언론 노출이 적은 탓에 공개적 행사의 일종인 ‘출판’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있지만 안 원장이 이 기회를 통해 진전된 입장을 나타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당 경선 참여 여부를 밝히라며 ‘시한’으로 제시한 25일도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 대변인은 “대선 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 정책들을 담지는 않았다. 정치 참여 여부와 에세이 출판은 별개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 세력들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인철 전 순천지청장, 금태섭 전 대검 연구관,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전 대표 등에 이어 좌파 논객인 강준만 교수가 이날 펴낸 신간 ‘안철수의 힘’에서 공개적으로 안 원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강 교수는 저서에서 “안 원장이 ‘증오 시대’를 끝내고, 공정 국가를 실현하며,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역설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中 13세 ‘비키니 소녀’ 거리서 1인 시위 논란

    비키니 차림으로 대로변에 서서 1인 시위를 펼친 중국의 13세 소녀가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중궈신원망, 중궈장쑤망 등 현지 언론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중국 선전시의 한 대형서점 앞에서는 한 소녀가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붉은색 하트 모양의 피켓을 든 채 1인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 소녀는 거리에서 먹고 자는 노숙자들을 향한 관심과 사랑을 호소하며 “그들도 우리의 어른이자 형제·자매”라며 “그들도 하루빨리 공산주의가 실현되길 바라고 있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섰다. 소녀의 정확한 신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스로 13세라고 말했으며, 앳된 얼굴은 큰 선글라스로 반쯤 가린 채 시민들의 관심에 응했다. 발걸음을 멈춘 시민들은 소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기도 하고 말을 걸기도 했으며, 지나치게 선정적인 복장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한 시민은 “소녀의 1인 시위 취지와 비키니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관심을 끌기 위해 나온 것 같다.”고 비난했고, 또 다른 시민은 “또래 아이들이 따라 할까봐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소녀의 사진을 본 네티즌 사이에서도 “좋은 취지의 시위에 나선 것이 기특하다.”,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과 복장”이라며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기획]최고경영자=⑪ 세방(世邦)그룹 오세중(吳世重)씨

    [기획]최고경영자=⑪ 세방(世邦)그룹 오세중(吳世重)씨

     관광업체 중「랭킹」1위를「마크」하고 있는「세방(世邦)」의 73년 외화 획득 목표액은 4백56만$, 한화로 치면 18억원. 세방(世邦)여행사,「글로발」여행사, 세방관광(世邦觀光) 3개 회사를「리드」하는 세방(世邦)「그룹」회장 오세중(吳世重)씨(49)는 대학시절 영어책을 내다 팔아 끼니를 때우던 고학생, 자수성가의 대표적인「케이스」다. 『「호텔」이 모자라요. 관광객을 받아들일「호텔」방이 없어서 이 정도에 그치고 있읍(습)니다.이 문제만 해결되면 6백만~7백만$까지도 기록할 자신이 있읍(습)니다』  호리호리한 몸매, 까무잡잡한 얼굴. 사장이나 회장이란 인상을 주기보다는 그저 평범한「샐러리맨」과 같은 느낌이다.  세방(世邦)의 72년 실적은 관광객 3만8천명에 2백30만$. 외국관광객 한 사람에 평균 61$씩의 수입을 올린 셈이다.이에 비해 73년 목표는 7만8천명에 4백56만$로 관광객 1인당 58$씩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가늠하고 있다.  72년의 전체 외국관광객이 37만명이었으니 그 중 10%의 손님을 세방(世邦)이 시중 든 셈이다.  관광업체 중에서「톱」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한때 어머니와 팬츠 장사…영어사전 팔아 끼니 때(우)고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의 80%가 일본인입니다. 일본 관광객의 대중화가 아루어진 반면 질적인 면에선 해마다 떨어지고 있어요. 72년 관광객 1명에 대한 수입이 60$선이었던 것이 올해는 50$선으로 떨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어쨌든「붐」은「붐」이에요. 큰 변화가 없는 한 앞으로 3~4년간은 한국 관광「붐」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읍(습)니다. 그 후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기복이 있겠지요』  오(吳)씨가 지적하는 바론 8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관광객은 구미 관광객과 큰 차이가 있다는 것. 구미 관광객은 일단 관광에 나서면 여러 나라를 한꺼번에 도는데 비해 일본인은 거의 한 곳에 머무르며「릴렉스」하는 관광여행이라는 것이다.  결국 3~4년 후 혹시 중공(중국)의 문이 열리면 그쪽으로 몰리지 않을까, 조심스런 예상을 하고 있다.  관광업계에 오(吳)씨가 뛰어든 것은 58년 5월. 대한여행사 해외여행부 직원으로 출발했다. 60년에 지금의 세방(世邦)을 창설, 만 13년만에「랭킹」1위의 관광업계로 세방(世邦)을 키워 왔다.  『관광업도「서비스」업이 아닙니까? 남을 속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제 소신입니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이라고 믿고 있지요.「정직」하면 사업도 번창하고 돈도 모을 수 있겠지요』  오(吳)씨는 고대(高大) 영문과 출신. 대학 졸업후 피난지 부산(釜山)에서 국제신보 외신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년후 우연한 기회에 서북항공사로 옮겨 5년간 근무하다가 뛰어든 곳이 바로 대한여행사였다.  오(吳)씨의 학창 시절은 가난과 고생으로 점철되었던 시련기. 고향인 황해도 해주에서 맨손으로 월남한 처지였기에 눈물나는 고생을 해야 했다.  서울에 떨어져서 어머니 동생과 함께 살림을 꾸려야 했는데 하루는 쌀독이 바닥났다. 아무리 집안을 뒤져보아도 집에 값나갈만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들고 나간 것이 영어「콘사이스」. 전차 탈 차비마저 없어 마포에서 종로2가의 고서점까지 걸어야 했다.「콘사이스」를 처분하여 생긴 돈이 5백환. 메고 갔던 배낭에 살 한되를 넣고 전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서 밥을 해 먹은 추억을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고 있다.  대학 입학 후에는 남대문시장에서「팬츠」장사로「아르바이트」. 헌 광목을 사다 염색을 하여 만든「팬츠」를 내다팔아 생활을 꾸려나갔다.  당시「팬츠」만드는 바느질 일을 맡은 것이 어머니. 광목을 사오고 , 만든「팬츠」를 내다파는 일은 오(吳)씨가 맡았다.  『동란 때니까 누구나 마찬가지였겠지만 거의 20대는 비참할 정도였어요, 극장이나 다방이라곤 근처에도 얼씬해 보지 못한채 나이 30을 넘겼으니까요』  공부하는 경영자로 사원 승진시험 치러  이 때문인지 오(吳)씨는 이름난 구두쇠. 꼬장꼬장하고 헛돈을 안쓰는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다. 오(吳)씨와 함께 일하는 사원들의 이야기를 빌면 오(吳) 회장 자신이 메(미)주알고주알 너무나 다 알고 있어 일하기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고. 자수성가의 대표적인 예이기에 많은 유산을 물려받은 사람과는 나무나 차이가 난다고 혀를 내두른다.  또 오(吳)씨는 한번 사람을 쓰면 절대로 내보내지 않는 경영자로도 유명.  현재 세방(世邦)에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중역진의 대부분이 60년 세방(世邦)이 출범할 당시 신입 사원들이었다.그래서 현재 세방(世邦)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연조 깊은 사원이 많아 월급이 너무 많이 지출되고 있다는 것. 사원 봉급이 세방(世邦) 전 예산의 50~60%를 처지하는 데다 봉급「베이스」가 높은 사원이 많아 골치를 앓고 있다.  『이젠 옛날과 사정이 많이 달라졌어요. 저희같은 관광업체의 경우엔 특히 사원들의 자질 문제가 회사의 장래를 결정하게 되었읍(습)니다. 전문 지식이 없이는 우선 만나는 고객들과 이야기가 통하질 않게 돼요. 때문에 근무 연한이 오래 되었다고 승진하는 게 아니라 시험을 치러서 일정한 수준의 성적을 따야 승진하도록 하고 있읍(습)니다』  경영자로서 영문과 출신이란「핸디캡」을 메우기 위해 오(吳)씨는 69년 고대(高大) 경영대학원 연구과정(1년「코스」)을 수료한데 이어 그 해에 또다시 석사과정에 입학,「공부하는 경영자」가 되기 위한 자세를 가다듬었다.  대학·대학원을 모두 고대(高大)에서 수료한 탓인지 사원의 8~9할이 고대(高大) 출신. 그러나 오(吳) 회장 자신은 의도적으로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떻게 고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파안대소.  오(吳)씨의 취미는 바둑(7급)과「골프」(「핸디」10). 세방(世邦) 창설 후에는 사회 활동도 부지런히 해 온 편. 1960년 이후 줄곧 JCI·「로터리·클럽」회원으로 활약해 왔다.  부인 백남희(白南姬) 여사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다. 지난 해부터는 수도여사대 관광개발과 강사로도 출강. 오(吳)씨 자신의 뼈아픈 대학 생활이 너무도 사무쳐 수도여사대에「세방장학회」를 마련, 가난한 대학생을 돕고 있기도 하다.  <신근수(申槿秀) 기자>[선데이서울 73년 3월 25일 제6권 12호 통권 제232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지하철역에 약국생긴다

    지하철 역사에 약국이 문을 열고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은 별도의 신고 없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할 수 있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12년 상반기 기업현장애로 개선성과’를 4일 발표하고 개선안을 즉시 시행하도록 했다. 규제개혁추진단은 지역·업종별 간담회를 통해 국민 생활이나 기업 활동에 불편을 주던 규제 97건을 개선했다. 건축물로 등록되지 않은 지하철 역사에서는 그동안 편의점, 서점 등과 달리 허가가 필요한 약국의 설치를 제한받았다. 그러나 도시철도공사의 부대사업 범위에 약국 등 근린생활시설을 포함함으로써 등록만으로도 약국 개설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홍삼, 로열젤리 등 건강기능식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추진단은 ▲용도 폐지된 국공유재산의 매각방식 개선 ▲건설공사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면제대상 확대 ▲플라스틱 의료기기의 폐기물부담금 부과 개선 등을 개선안에 포함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독자의 소리] 스펀지 신발 위험 알리자/최일걸

    여름철에 아동들이 즐겨 신는 스펀지 신발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가볍고 편하고 시원해서 여름철엔 스펀지 신발을 신은 아동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 신발이 에스컬레이터에서 취약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마찰력이 강한 스펀지 신발은 드물지 않게 에스컬레이터에 끼임 현상을 일으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자칫하면 스펀지 신발은 자녀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심각성을 알리는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스펀지 신발이 유독 에스컬레이터에 취약한데도 아동들이 자주 출입하는 대형서점이나 쇼핑몰, 놀이시설 어느 곳에도 스펀지 신발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문을 찾아볼 수 없다. 아동들의 출입이 잦은 시설물에 에스컬레이터가 있다면 스펀지 신발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문을 부착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부모들도 이런 위험성에 아동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할 것이다. 최일걸(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풍남맨션)
  • 헌책방 50여곳 옛 정취 물씬 슬로시티 관광명소로 떠올라

    헌책방 50여곳 옛 정취 물씬 슬로시티 관광명소로 떠올라

    성질 급한 한국사람, 그중에서도 드세고 급하기로 유명한 부산에도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곳이 있다. 바로 중구 40계단길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보수동 책방골목길이다. 240m에 불과한 이 골목길은 지난 4월 해운대~광안리~오륙도 유람선선착장으로 이어지는 ‘갈맷길 2코스’와 함께 슬로시티 관광명소로 지정됐다. 부산시는 두 지역을 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하고, 해당 지역에 대한 관광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50여개의 헌책방이 밀집한 이 지역 또한 40계단길과 마찬가지로 한국전쟁과 관련 깊은 곳이다. 전쟁 발발과 동시에 피란민들이 이 지역에 대거 유입되면서, 천막학교 등 임시 야외 학교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교과서 등 헌책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헌책방이 하나둘 자리 잡은 것이 지금의 ‘보수동 헌책방 골목’이 됐다. 이곳에서 57년째 헌책방을 지키고 있는 김여만(78) 학우서림 사장은 “당시 사람들이 피란와서 먹고살 게 없으니까 돈 되는 거라면 무엇이든 수집해 팔았는데, 피란오며 가져온 책이나 주워 모은 책 장사가 제법 돈이 되는 걸 보고 너도나도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곳은 헌책방 골목답게 골목 초입부터 낡은 종이 냄새 가득한 책들이 빼곡히 쌓여 있다. 또 거리에는 일반 보도블록 대신 ‘메밀꽃 필 무렵-이효석’, ‘사랑손님과 어머니-주요섭’, ‘수레바퀴 아래서-헤르만 헤세’ 등 주요 문학 작품과 작가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이 놓여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학기 초가 되면 헌 교과서와 참고서 등을 사러 온 학생들로 붐볐지만, 지금은 인터넷 서점 등의 발달로 옛 정취를 느끼러 오는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절판돼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책 등 희귀 서적과 고서적 등을 찾는 사람은 지역을 불문하고 보수동을 찾는다. 또 다른 가게의 한 주인은 “장사가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헌책을 찾아주는 사람들이 있는 한 여기를 계속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판매수수료 더 내려야” 대형 유통사에 칼 뺀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 인하가 미흡하다며 추가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유통업계와 수수료 인하를 놓고 한판 ‘전쟁’을 벌인 데 이어 ‘2라운드’ 돌입을 선언한 것이다. 정재찬 공정위 부위원장은 2일 ‘2012년 하반기 공정거래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판매수수료 하향 안정화를 위한 2단계 개선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대형 유통업체가 당초 합의 취지와 달리 형식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한 것으로 조사된 만큼, 새로운 대책을 마련해 대응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공정위는 먼저 수수료 인하 대상 납품업체 수를 지금보다 늘리라고 유통업체에 요구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와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 GS와 CJO 등 TV홈쇼핑 5개사를 상대로 강한 압박을 펼쳤고, 이들 업체는 총 2359개(중복 포함) 중소 납품업체의 수수료를 평균 3~7% 포인트 인하했다. 정 부위원장은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해 거래 금액이 적은 업체만 골라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무늬만 개선’한 사례가 일부 발견됐다.”며 “판촉비용 전가 등 각종 불공정행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종합대책을 4분기 중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전가할 수 없는 비용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유통업체가 판촉행사를 벌일 때는 소요 예상 비용을 사전에 납품업체에 공개하고 동의를 구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정위는 다음 달까지 백화점·홈쇼핑·대형마트·편의점·온라인쇼핑몰·전자제품 전문점·대형서점 등 유통업체별로 매출 상위 2~3개사를 선정해 불공정거래 행위 여부를 파악하고, 4000여개 납품업체를 대상으로도 서면실태조사를 통해 애로사항 등을 수집할 계획이다. 더불어 10대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자제 선언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3분기 중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미 시스템통합(SI)과 베이커리 분야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적발하고, 조만간 제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 일감을 다른 중소기업에 재하도급하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는 이른바 ‘통행세’에 대해서는 연구용역을 진행한 뒤 3분기 중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연예인 쇼핑몰 등 전국 6만여개 온라인 쇼핑몰을 대상으로 청약철회 방해, 구매안전서비스 가입 여부 등을 일제 점검한다. 글로벌 기업인 애플과 구글에는 한국어로 상담할 수 있는 콜센터 설치를 요청, 환급 등을 희망하는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초고령 사회 日, 슈카쓰 유행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초고령 사회 日, 슈카쓰 유행

    일본에서 홀로 사는 노인들이 급증하면서 인생의 마지막을 미리 준비하는 슈카쓰(終活·임종을 준비하는 활동)가 유행이다. 살아온 날들을 정리하고 죽음의 의미를 한번 더 생각해 본다는 데서 노년층이 적잖이 공감하고 있다. 일본은 오랫동안 노인들이 자신의 앞날에 대해 크게 걱정할 게 없는 사회였다. 장례를 지역사회에서 함께 해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일본인들에게 죽음은 가족, 형제, 부부의 공동 문제가 됐다. 가족뿐만 아니라 남에게 폐를 끼치는 ‘메이와쿠’(迷惑)를 극도로 싫어하는 일본인들에게 있어 죽음은 오랜 시간 준비해야 하는 현실의 문제로 떠올랐다. 어떻게 하는 것이 남겨진 사람들에게 폐가 안 될까를 오랫동안 고민한다. 무덤을 남기면 남겨진 사람들이 그것을 관리하고 보존해야 하기 때문에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닌지, 어디에 무덤을 남겨야 하는지, 어떤 형태로 자신의 시신을 처리하고 뼈를 관리하는 것이 좋을지를 몇년 동안 숙고한다. 특히 가족이 없는 고령자들은 이러한 것들을 누가 해 줄지, 이생에 남기는 자신의 짐들은 어떻게 처분하는 것이 좋을지 등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이런 사회 분위기로 인해 최근 들어 슈카쓰를 배우는 강좌도 늘어나고 있다. 슈카쓰 카운슬러협회, 시니어라이프매니지먼트협회 등은 고령자가 직면한 간병·의료·상속 관련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가르치는 과정을 개설했다. 슈카쓰와 관련된 지식을 측정하는 ‘검정시험’도 실시 중이다. 서점에서는 ‘엔딩노트’를 판매한다. 이 노트는 병이 급격히 악화돼 의식이 없어졌을 때를 대비한 것이다. 연명치료를 받을 것인지에서부터 장례절차와 장례식 참석자 명단, 자녀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등을 자세하게 기록할 수 있다. 일기를 쓰듯이 작성하면서 자신의 노후와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엔딩노트를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좌도 곳곳에 개설돼 있다. ‘나 혼자 준비하는 임종’, ‘슈카쓰 핸드북’, ‘인생의 막을 내리는 준비장’ 등 슈카쓰와 관련된 책도 10여종이 출판돼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베이비부머인 단카이(團塊)세대가 대거 은퇴하면서 슈카쓰 관련 상품들과 업체도 성황이다. 특히 증권회사와 신탁은행이 치열한 고객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에서 상속업무는 신탁은행이 중심이었지만 2004년 규제 완화로 증권사도 취급할 수 있게 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노무라증권이 퇴직 후 자산 운용, 유언장 작성법과 같이 세세한 조언을 하는 세미나를 열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SMBC닛코증권은 영업직원 4000명을 대상으로 상속지식에 관한 사내자격증을 따도록 했다. 슈카쓰가 본업 격인 신탁은행은 유언서 작성 및 보관은 물론 유언대로 자산을 배분하는 유산정리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노무라자본시장연구소는 매년 상속되는 자산 규모가 50조엔(약 74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최근 들어서는 무덤을 납골당처럼 간소화하거나 ‘데모토 구요힌’(손이 닿는 공양품)이 인기다. 데모토 구요힌은 화장 후 남은 뼈를 곱게 갈아 작은 동상 안에 보관해 가정집 내의 불단 위에 놓거나, 십자가 등 여러 가지 모양의 팬던트(보석을 달아 길게 늘어뜨린 목걸이)에 담는 물건들이다. 일본인들은 죽음을 치밀하게 준비하지만 이미 곁을 떠난 사람들도 오랫동안 기리는 문화가 일반화돼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거대한 숲에서 인간의 자기 모순과 추함을 보다

    거대한 숲에서 인간의 자기 모순과 추함을 보다

    “숲에서 부엉이가 울고 나무들이 달려든다고요.”(40쪽) 편혜영(40)이 쓴 장편소설 ‘서쪽 숲에 갔다’(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읽는 내내 이 구절을 챙겨야 한다. 보통 소설이라는 것이 읽어 가면서 플롯을 이해하고 주인공과 동일시하면서 결과적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그래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주요한 지점마다 미궁에 빠지는 느낌이다. 이런 식이다. 가사 문제 변호사 이하인은 어느 날 실종된 형 이경인을 찾아 나선다. 이경인은 산의 관리인으로 있었다. 그리고 실종되기 전 병원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해 ‘부엉이~’ 운운한다. 형은 자신의 치통 등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이하인에게 폭력을 가해서, 이하인은 어린 시절 형이 죽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기를 꿈꿔 왔다. 탐정이 된 듯 이하인은 주민들에게 수소문한다. 2주 전에 관리인으로 부임한 박인수, 세탁소 주인 최창기, 서점 주인 한성수, 술집 주인 이안남, 관리소의 진 등이다. 그런데 이하인이 형을 찾지도 못했는데 뺑소니 트럭에 치여 죽고 만다. 어처구니없는 1부의 끝이다. 적자 서점을 12년째 운영하는 한창기는 진에게 빚이 있지만, ‘그 숲에서 한 일, 그동안 목격한 것, 그가 공모자로 가담한 일 모두가 담보였다.’고 말해 무엇인가가 엄청난 음모가 숨겨져 있다는 암시를 팍팍 해 놓았다. 때문에 실망과 맥빠짐을 정리하고, 실종된 이경인도 찾아야 하니까 2부에 기대를 걸어야 했다. 그러나 2부에서 형은 잊혀진다. 대신 새로운 관리인 박인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인수는 전도양양한 회사원이었지만, 이직에 실패하면서 인생이 무너져 내렸다. 하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지만 계속 미역국을 먹는 박인수는 점차 술에 의존해 살아간다. 술에 취해 자살을 시도했고, 자살에 실패한 날 외동아들 세오를 집어던져 머리를 다치게 한다. 그 결과 세오는 아토피를 앓게 되고, 아빠를 두려워한다. 인생에 실패해서 술을 마시는지, 술을 자꾸 마셔서 삶이 실패하는지 선후가 헷갈리게 된다. ‘악마가 사람을 일일이 찾아다니기 어려울 때는 대리로 술을 보낸다.’는 프랑스 격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3부는 세탁소 주인 최창기, 서점 주인 한성수, 술집 주인 이안남, 관리소 진의 과거사가 펼쳐진다. 마치 만화가 윤태호의 ‘이끼’가 떠오르는 인생들이다. 마치 진은 이끼의 이장 같고, 나머지는 어떤 엄청난 일의 공모자들로 보인다. 남자 형제 사이의 이 갈리는 폭력을 그리면서 로펌 사무장의 입을 통해 “안 친한 가족이 널렸습니다. 게다가 가족보다 친하다는 말은 가족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서 친해 보인다는 것이지 속을 다 내보일 정도로 친한 건 아닙니다. 어쩌면 가족보다 더 지독한 관계일 수도 있고요.”라며 그 일당의 관계를 암시했다. 그런데 진과 그 일당이 저질렀다는 불의나 범죄는 변호사 이하인을 교통사고사로 위장해 살해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 사소하다면 사소하다. 따라서 불안과 공포를 따라서 이 소설을 독해해 나갔다면 심각한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도대체 이 소설이 뭐냐? 이경인에서 박인수로, 박인수에서 또 다른 관리인으로, 그것도 알코올 중독자를 또 고용해 똑같은 사건이 반복적으로, 안과 밖이 다르지 않고 끝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결론 없이 진행될 것을 암시한다. 우리 사회는 거대한 음모도 아닌 사소한 음모에 결탁돼 타인을 이용하고 기망하면서, 술에 취해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취중 현실인지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끝내 깔끔한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탐정소설은 아니다. 스릴러 장르 소설 같기도 하지만, 끝내 순수소설이라고 내세우는 이유가 바로 이런 작자의 의도에 있는지도 모른다.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인 작가는 2007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시작으로 이효석문학상(2009), 오늘의 젊은예술가상(2010), 동인문학상(2011)을 수상했는데, 다수의 문학상을 휩쓸 만한 내공을 느낄 수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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