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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 주가 따라 널뛰기

    요즘 ‘주가 환율’이라는 말이 외환시장에서 나온다.주가가 급락하면 미달러당 원화 환율이 오르고 주가가 오르면 환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더욱이 환율 급등락폭이 하루 10∼20원에 달하는 ‘널뛰기’를 연출,외환딜러들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다.”고 말한다. ◆널뛰기 환율 지난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14원의 진폭을 보이면서 급등락을 거듭한 끝에 1240.6원에 마감됐다.장이 열리면서 전일보다 9.1원이나 올랐으나 갑자기 하락세로 반전돼 오히려 전일보다 6.3원 내렸다. 앞서 16일에도 무려 20.60원의 진폭을 보인 뒤 16.60원 급락해 하루 낙폭으로는 1년 5개월만의 최고치라는 기록을 남겼다.장원창(張源昌) 금융연구원연구위원은 “환율변동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엔화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인데도 원화 환율은 움직임을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주가와 역행하는 환율 한미은행 외환딜러는 “원래 환율은 주가와는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데도 최근에는 주가가 오르면 환율이 내리고 있다.”면서 “환율도 주가처럼 추가상승 또는 하락지속의 기로에 서있기 때문에 변동폭도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18일에는 외국인 주식순매수 규모가 4500억원으로 급증했지만 환율은 1247원으로 소폭올랐다.외환당국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할 요인이 없었는데 시장에서는 과열상승 현상이 빚어졌다.”면서 “앞으로 조정국면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편집자문위원 칼럼] 언론사주의 총리서리 임명

    지난주 매일경제신문의 사주인 장대환 서리의 총리 인준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물론 한나라당의 반대에 따른 것이지만 우리 언론의 보도태도도 적지 않게 기여했다고 생각된다.인준안 표결을 앞두고 우리 언론은 총리 서리의 탈법적인 재산형성 과정 및 자녀입학을 위한 주민등록 불법이전 등 부정적 사안을 경쟁적으로 보도했다.그리고 국회 인사청문회는 언론이 한번 훑고 지나간 사안을 재차 확인하는 정도로 끝이 났다. 인사청문회는 총리로서 지녀야 할 도덕성과 능력을 가늠하는 자리가 돼야한다.그러나 이번 청문회도 우리 언론이 으레 그래왔던 것처럼 도덕성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총리는 정치적 고려에 의해 결정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품위와 능력을 떠나 또 한가지 검증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그것은 정치권력이 언론사주를 총리로 임명한다는 것이 마땅한가 하는 점이다.그런데 이런 사실이 국회나 언론 모두에 의해 간과됐다. 잘 알다시피 언론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초연해 있어야 한다.그래야만 언론의 비판기능이 살아날 수있다.언론의 독립이 언론에 있어서 최상의 가치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사실 언론의 독립을 위해 언론은 국가에 대해 언론자유라는 권리를 요구하고,국가는 이를 헌법에서 보장해 주고 있다.대한매일도 지난 1∼2년동안 소유구조를 대폭 개편하고,또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대한매일의 독립을 보장받았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선진국 어느 나라에서도 언론사주가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특히 임명직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임명직의 경우는 해당 언론이 원하든,원치 않든 간에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과거 박정희와 전두환의 권위주의 정권 시절 이런 폐악이 잘 드러났는데 대표적인 예가 한국일보 사주의 경제부총리 임명이 아닌가 생각한다.우연인지는 모르지만 창간 이후 잘 나가던 한국일보의 사세가 그 때부터 기울기 시작했는데,한국일보를 사랑하던 독자들이 지금도 이를 아쉬워한다. 이처럼 정치권력이 언론사주를 정치권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언론의 독립을 크게 위협하는 처사다.언론사주가 아무리 개인적으로 훌륭하고,자격이 있다해도 정치권력은 언론독립을 위해 그같은 주문을 해서는 안 된다.더욱이 언론사주가 신문제작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우리 풍토에서는 더욱 그러하다.해당언론사에도 장기적으로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 정부는 바로 1년 전 언론개혁을 위해 주요 언론사의 사주를 구속하고,또 엄청난 벌금을 때리지 않았는가.왜 이런 언론개혁을 했는가? 그것은 언론을 언론답게 만들기 위해서일 것이다.언론이 스스로를 정화하지 못하니까 정치권이 나서서 언론을 개혁하겠다고 나섰는데 당시에도 이런 개혁이 언론의 독립을 해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그렇지만 언론개혁이라는 명분 때문에 이런 목소리는 맥을 못췄다. 그런데 언론개혁을 주도한 정치세력이 언론사주를 총리로 임명한다는 것이 자가당착적 발상이 아닌가? 언론개혁은 무엇보다 권언유착을 배제하기 위함이었는데 스스로 권언유착을 결행하고 있으니….그럼에도 우리 언론이 이 점에 대해 큰 문제를 삼지 않은 것은 같은 입장에 서있기 때문이었을까? 그렇다면 언론소유구조로부터 자유로운 대한매일은 이런 것에 구애받지 말고 제대로 지적했어야 옳았다고 본다. 김정탁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장
  • [정책갈등 해법] (9)강원도 풍력발전단지 조성

    **백두대간 풍력발전단지 논란 ‘무공해 에너지 확보와 생태계 보전,어느 것이 우선인가.’ 수개월째 난항을 겪고 있는 ‘백두대간 풍력발전단지’조성사업의 시행여부를 놓고 관련기관들의 고민이 여간 아니다.이 사업은 강원도가 1억달러의 외국 및 민간자본을유치,청정 대체에너지 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이지만 기관간의 입장이 대립돼 있는 상태다. 부처간의 이해 관계에다가 환경단체끼리도 관점이 달라난형난제(難兄難弟)의 형국이다.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은 19일 강원도·산림청·산업자원부·환경부 등 4개 관련기관 회의를 열어 실마리를 찾고자 했지만 구체적인 합의까지는 도출하지 못했다.‘환경영향평가를 해보자.’는정도가 수확이었다. ●어떤 과정이 있었나= 사업은 당초 4월에 시작해 내년 12월까지 마무리하려고 했다.대관령 지역은 풍속이 강해 풍력발전소 설치지역으론 가장 좋은 곳이고,연료와 폐기물이 없는 무공해 에너지라는 큰 명분도 실린 사업이었다. 강원도는 지난해 대체에너지 개발을 권장하는 산자부의지원으로사업 타당성 검토를 마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올해 연간 발전용량 9만 8000㎾의 풍력발전 단지를 착공하기로 했다.대관령목장 일대에 1억달러를 투자,몇 단계로 나눠 103개의 풍력발전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었다.이를 위해 지난해 9월에는 400억원을 들여 사업을 담당하는강원풍력발전㈜까지 설립했다. ●논란의 핵심은 산림훼손 유무= 처음 계획한 75기(기당 750㎾) 가운데 30기가 ‘산림형질변경 제한지역’인 주 능선 ‘마루금’ 양쪽 300m 지역에 들어있다는 것이 가장 문제였다.송전선로의 경로 지역도 녹지등급이 8∼9등급으로 산림 생태계가 잘 보전돼 있다. 이런 이유로 이 사업의 성사 열쇠는 산림청이 쥐고 있는셈이다.산림청 박원희 사무관은 “산림보존지라도 공공·공영사업의 경우 예외조항을 적용,조건부 승인을 할 수는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이 경우 공영시설로 볼 수 있는지도 관건이고,공영시설로 인정해도 여론형성이 됐을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그는 “강원도가 계획 단계 때부터 절차 등을 협의했다면 이렇게 꼬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강원도는 산림청과 일부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산림훼손은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한다.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설지역은 대관령목장의 초지(草地)로,일부지역에서만 10m 이하의 잡목이 자라고 초지안에는 작업용 차량통행을 위한폭 4m정도의 도로가 이미 개설돼 사용중이라는 것. 풍력발전기 설치도 도로변 서쪽 인접지역에 가로 세로 13m씩만파면 되고 발전기 운반은 기존 도로를 활용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주장이 엇갈린다.녹색연합 자연생태국 정용미 간사는 “환경단체에서도 토론을 거쳤지만의견 통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환경영향 평가를전제로 건설을 승인해야 한다는 주장과 생태계의 심장부인 백두대간의 훼손은 조그마한 것이라도 안된다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자주 만나고,적극 나서라= 전체 실무자급 회의가 두번째라면 그동안 만남이 적었다.이는 “꼬였다.”고 말한 산림청 관계자의 말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19일의 2차 관련기관 회의에서 강원도는 발전기를 대형으로바꿔 산림훼손을 줄이겠다고 밝혔고,산림청도 법령상예외조항인 공영사업의 경우를 거론하고 여론 형성의 중요성도 언급,입장차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이다.또이른 시일내에 공식적인 환경영향평가를 하자는 합의는 이날의 성과이기도 하다.전문가들은 그동안 현장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결론을 내릴 것을 제안해 왔다. 무엇보다도 문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은 산림청이다.‘법령과 땅 관리’의 중심에 서있기 때문이다.따라서산림청은 산지관리·산림보호·국유림관리 등 이 사업과연관된 3개과의 의견을 우선 모으고,적극적인 의지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정기홍기자 hong@ ■풍력발전단지사업 강원도의 당초 사업안은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 750㎾(75기)·1500㎾짜리(28기) 풍력발전기 103기를 설치,대단위청정 대체에너지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었다. 1단계 사업지역은 백두대간의 주 능선인 평창군 도암면횡계리 대관령 부근의 선자령∼매봉구간(6.5㎞)이다.이곳은 바람이 세 풍력발전단지로는 국내 최고의 장소로친다. 국비 등 1억달러가 투자되며 연 전력 생산량은 9만 8000㎾ 규모.연간 4만 5000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강원도는 산림훼손이 논란이 되자 최근 2단계에 걸쳐 1500㎾짜리 66기(1단계 19기)를 건설하는 것으로 내용을 축소 변경했다.이 안은 19일 국무조정실 주관의 관련기관 대책회의에서 수정안으로 제시됐다. 이 사업은 경제교류 협력차 독일을 방문했던 김진선 강원지사가 독일 대체에너지 투자회사인 라마이어 인터내셔널(LI)사와 계약하면서 이뤄졌다.이후 LI사는 국내 유니슨산업㈜과 함께 사업을 추진중이다. 또 이 사업과 관련,이달 26일 옛 대관령휴게소 부지 3만 2925㎡에 ‘풍력발전 실증연구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첫삽을 뜬다.총 22억 7800만원이 들어가며 2004년 10월에 마무리된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 김포매립지 뒤바뀐 입장

    인천시 서구 김포매립지(동아매립지) 개발을 놓고 농림부와 인천시가 묘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농림부는 10년 가까이 ‘농지보전’을 이유로 개발에 반대해오다 매립지를 매입한 이후 스스로 개발을 추진하는가 하면,그동안 개발을 외쳐온 인천시는 최근 개발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동아건설이 서구 경서·원창동 일대 498만평을 매립해 조성한 김포매립지는 지난 92년 준공 이후 동아건설과 인천시에의해 개발이 끝없이 추진돼 왔다.하지만 농림부가 ‘매립목적대로 농경지로 활용해야 한다’고 완강히 버티는데다 용도변경시 특혜문제마저 제기되자 김포매립지는 10년 가까이 ‘뜨거운 감자’라는 인식으로 방치돼 왔다. 농림부는 쌀이 남아돌아 쌀 증산정책이 더이상 의미없는 상황에 이르자 매립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개발에 적극 나선 것이다.막대한 투자비를 하루 빨리 회수하려는 의도도 포함됐다.농림부는 매립지를 인천국제공항과 연계해 주거,관광,물류,국제기능이 복합된 친환경도시로개발할 방침이다. 반면 인천시는 오히려 개발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송도신도시와 검단지역,공항주변지 등에비슷한 개발계획이 서있기 때문에 김포매립지는 좀더 두고보자는 입장이다.다른 개발지와 기능 중복을 우려해서다. 김포매립지 매립목적 변경은 농림부장관이,용도변경은 인천시장이 각 권한을 갖고 있어 앞으로도 매립지 개발을 둘러싸고농림부와 인천시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마을 덮친 회오리바람

    1일 오전 9시 20분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영장2리 대고령 입구 마을에 강한 회오리바람(‘토네이도’)이 불어닥쳐 주택과 상가,공장 지붕 등이 날아가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갑자기 사람이 서있기 힘들 정도의거센 바람이 30여초간 불면서 주택 지붕의 슬레이트와 기와 등이 날아가고 가건물 공장의 철제 벽면이 찌그러져 주저앉았다. 또 염소 축사 지붕이 벗겨지고 철제 받침대가 휘어졌으며,이스타나 승합차가 공중에서 2∼3바퀴 구른 뒤 휴지처럼 구겨졌다. 이날 회오리바람이 1㎞ 거리를 폭 10m로 휘돌며 훑고 지나가자 마을은 폭 5∼6m,길이 700∼800m 일대에 나무와 기와,철제 파이프 등이 사방에 널려 있어 마치 폭격을 맞은것처럼 쑥대밭으로 변해 버렸다. 시는 이날 회오리바람으로 주택 20채,상가 2채,공장 4채,창고 1채,축사 2채 등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고 이스타나승합차를 비롯,차량 20여대가 날아온 나무와 기와 등에 맞아 찌그러지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독자의 소리/ 상인 확성기 소음 짜증

    확성기를 통해 물품을 판매하는 차량들이 부쩍 늘었다. 어려운 경제 사정을 반영한듯 하여 조금은 씁쓸하고, 측은해보이지만 동네 주민에게는 소음피해가 심각하다. 집이 시장이 아닌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했지만 30분이 멀다하고 확성기를 크게 튼 차량들이 오간다. 물론 사람들이 멀리 시장에나가 장을 보는 불편을 덜어준다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그소음이 너무 크다.차량이 스피커를 틀어놓고 서있기라도 하면 집안의 TV 소리는 물론 전화벨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또한 저녁 늦은 시간까지 이런 소음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힘든 시기에 열심히 삶을 사는 그 사람들을 탓하자는 것이아니다.다만 녹음된 목소리를 필요 이상으로 크게,저녁때까지 계속 틀어 주민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는 것이다.어린 시절 저녁시간이면 들리던 두부장수의 종소리가 그리워진다. 김한호 [서울 동작구 사당동]
  • 세계 휩쓰는 ‘빨리빨리 신드롬’

    ‘빨리빨리 신드롬’.더이상 한국인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아니다.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시간절약형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1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는 제품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기다리기를 싫어하는 21세기 소비자들의 초고속형 성향을 반영한다. 3일 워싱턴 포스트지 등에 따르면 세계적인 치약회사 콜게이트는 치약과 입안세정제를 혼합한 신제품 ‘2-in-1’을 개발했다.양치질을한 뒤 별도의 ‘가글가글’을 하지 않아도 된다.립톤사는 차가운 물에 담그면 즉석에서 냉차가 되는 ‘티팩’을 개발했다.물을 끓일 시간이 없어도 차를 만들 수 있다. 제너널 일렉트릭(GE)은 30분만에 빨래와 건조를 끝낼 수 있는 세탁건조기를 팔고 있다.지금까진 빨래에만 40∼50분,건조에는 1시간 정도가 걸렸다.GE은 30분 내에 닭을 구울 수 있는 오븐 ‘스피드 쿡’도 시판한다.할로겐 램프를 활용,초콜릿 쿠키를 4분30초만에 만들 수있다.‘주방의 혁명’으로도 불린다. 구리빛 피부색을 바라는 사람은 햇볕에 맨몸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 인공 햇볕을 쏟아내는 캡슐에 눕지 않아도 된다.코퍼톤사는 30분만에천연 선탠의 효과를 주는 ‘섬머 로션’을 만들었다.다국적 기업인맥도널드사는 소비자들이 햄버거 값을 계산하는데 줄서있기를 싫어한다는 것을 잘 안다.그래서 교통카드처럼 신용카드를 계산대에 갖다대면 자동 정산되는 지불시스템을 개발중이다.지갑을 꺼내 돈을 치르고거스름을 계산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서다. 아침식사용으로 나온 제너럴 밀스 밀크의 시리얼에는 처음부터 우유가 채워졌다.우유를 따르기 위한 별도의 그릇이나 스푼이 없다.점심용인 스타키스트의 ‘주머니 참치’는 봉지 입구를 뜯어서 먹으면 된다. 스타키스트는 샐러드나 샌드위치 등 다른 식품으로 대상을 넓히려 한다.클래시코는 전자레인지에서 3분만 데우면 이탈리아 국수 ‘파스타’가 되는 상품을 내놓았다. 일본에서는 최근 ‘퀵 이발소’가 등장했다.전통적인 이발소는 면도,어깨마사지,컷트,머리헹굼 등에 2∼3시간이 걸린다.요금은 3,500엔(3만5,000원).그러나 최근 도쿄 긴자거리에서 선보인 ‘QB NET’는 10분만에 이발을 끝낸다.요금은 1,000엔(1만원).면도나 머리헹굼 등의서비스가 없지만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선풍적 인기를 끌고있다. 왜 이렇게 서두르는 것일까.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시간이 없어서가아니라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백문일기자 mip@
  • 안흥찬 밴드‘크래쉬’18·19일 대학로서

    안흥찬은 말이 없다.그런 그가 든든해 보이는 것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있기 때문이다. 안흥찬이 10년동안 이끌어 국내 헤비메탈을 대표하는 밴드로 성장한‘크래쉬’가 18일과 19일 오후7시30분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에서오랜만에 라이브 무대를 연다.지난 5월 4집 ‘터미널 드림 플로’ 발매기념 콘서트를 연 지 반년만이다.(080)538-3200안흥찬은 “그룹 본연의 색깔을 잃지 않기 위해 일회성 공연을 지양하고 정기적으로 철저히 준비된 무대를 만들겠다”고 말한다. 하재용과 오영상의 트윈기타 시스템과 정용욱의 파워 드러밍,크래쉬사운드에 실험성을 접목시킨 김유성의 키보드와 안흥찬의 보컬과 베이스가 화려하고도 역동적인 무대를 연출한다.공연장 로비에선 무료피어싱(신체에 구멍을 뚫는 행위) 이벤트도 열린다. 임병선기자 bsnim@
  • [기고] 한 시인의 부활

    해방 이후 반세기의 분단역사도 이제 어떤 전환점에 다가선 느낌이다.대통령이 평양으로 날아가서 북의 수뇌와 손을 맞잡는,그 꿈 같은장면을 화면에서 봤을 때 환호의 갈채를 보내지 않은 사람은 아마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남북화해라는 말이 이제 부인할 수 없는 현실로다가와 있다. 이런 시점에서 월북시인 조운의 시집 복간과 시비 제막사업이 마침 시인의 탄생 100주년과 맞물려 그의 향리인 전남 영광사람들에 의해 마련된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화해의 훌륭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화해는 단순히 정치적 수사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이번 행사의 핵심이면서 문화적,혹은 정서적인 화해의 참뜻을 멋지게 보여줄계기가 될 뻔했던 시비 제막은 그러나 실현되지 못했다.그것이 얼굴없는 지역주민 몇 사람의 오해에서 비롯되었든,극소수 관리의 경직된사고에서 초래된 일이든 현장을 지켜본 사람들의 가슴에는 엄청난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다. 왜냐하면 이 행사는 단순히 분단의 멍에에짓눌려 이름조차 잊혀질 뻔한 한 불행한 시인을 되살리는 의미뿐아니라 우리 모두가 50년의 갈등을 뛰어넘어 진정한 화해를 받아들일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시험하는 기회였던 것이다. 근래 북으로 간 예술인의 작품이 전면 해금되고 그동안 묻혀 있던작품들이 활발하게 선보이는 것은 우리 현대문화사에서 비어 있던 해방 전후 공간을 메워주고 문화자산을 한층 풍성하게 해줬다는 점에서매우 반가운 일이다.이것은 우리 의식이 분단멍에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 반증도 된다.비록 ‘월북자’라는 지탄을 받긴 했으나 그들은엄연히 그 시기 우리 문화의 주역이였다.대표적인 사례로 ‘임꺽정’의 작가인 홍명희나 가곡 ‘산유화’로 알려진 김순남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해금 이후 민요가락을 선구적으로 가곡에 도입한 김순남의많은 노래가 오늘 우리 무대를 한층 풍성하게 해주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일이다. 시조시인 조운의 경우도 분야는 다르지만 작곡가 김순남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석류’‘구룡폭포’ 등 그의 작품들은시조작품으로 한 정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기법상 파격도 서슴지 않아시조의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두 사람 모두 독자적 작품세계와 진취적 기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공통성이 있다. 그리고 거창한 외래사상에 집착했다기보다 소박한 민족주의자였다. 그 증거는두 사람의 작품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조운의 시나 김순남의 노래는 모두 예술적으로 뛰어나며 순수한 인간의 정한(情恨)을 노래할 뿐,정치나 유별난 사상의 흔적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애틋한 연인의 감정이나 자녀와 가족사랑을 소재로 자주 다룬 것도공통점이었다.그들은 공교롭게도 같은 날 해금되었다. 조운은 탁월한 시조시인일 뿐 아니라 지역교육의 개척자였고 항일투사로 투옥된 바도 있다.다만 그의 ‘북행’ 때문에 이름이 표면에 등장하지 못했을 뿐,그의 향리에서는 지금도 시인의 흠결 없는 이력과높은 인품이 널리 회자되고 있다.이번 행사도 한두 사람의 유력인사에 의해 마련된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 흩어져 사는 각 분야의 지역사람들이 힘을 모아 마련된 것이었다.노 화가는 시화전의 그림을 그려냈고 서예가는 글씨를 써냈으며 적은 금액을 자진해 보내오거나 발품으로 힘을 보탠 이들도 있다. 시비가 세워질 장소는 영광교육청으로 서울로 치면 시청앞 광장에해당되는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그곳은 한 지역의 정서적 상징이 되는 시인의 시비가 서있기에 가장 이상적인 장소였다.그런데 그 장소가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이것은 이 지역사람들의 일부가 고향의 시인을 아직 가슴으로 맞이할 준비가 채 되지 않았다는 증거일까? 필자는 ‘얼굴 없는 사람’들의 이런 주장에 선뜻 동의하고 싶지 않다.다행히 시비는 기념사업회측과 영광군수를 비롯한 지역기관장이 협의끝에 이달말 영광읍 한전 문화회관 동산에 다시 세우기로 했다고 한다.모처럼 맞은 남북화해 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때문인 것 같다.시인의 고향사람들은 이제 오랜 상처의 아픔을 뛰어넘어 진정한 화해의 새 시대를 향해 나갈 준비가 되었음을 증명해보인 것이다. 송영 소설가
  • 김대통령 국회파행 유감표명 배경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7일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당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국회파행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국회정상화를 촉구한 것은 민생현안 처리 지연에 따른 절박감과 우려에 따른 것이다.다음달 1일 의약분업 본격 시행을 앞둔 상황이어서 국회파행이 자칫 행정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또 추경예산안 지연 처리는 민생공백과 곧바로 연결될 개연성이 높은형국이다. 김대통령이 전날 저녁 청남대 휴가를 중단하고 돌아와 예정에 없던 당무보고를 받은 데서도 이러한 국정공백 우려를 읽을 수 있다. 김대통령의 유감 표명이 여야를 떠나 정치권 전체를 겨냥한 데서도 이러한절박감은 읽힌다.국회가 민생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원려라고 할 수 있다.국회파행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 뒤 여야에 임시국회를 조속히 소집해 민생현안을 처리해 줄 것을 촉구하고 국회법을 존중해야 한다는 두 가지 기본원칙을 재천명한 것도 국회의 정상운항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다수라고 해서 의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거나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회에서 토론과 대화를 통해 결정된 내용은 여야 모두 다수의결정에 복종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구체적인 지적은 정치권을 겨냥한단순한 불만이라기보다는 여론을 향한 메시지로 이해된다.국회가 원칙을 무시했을 때는 여론의 따가운 질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이 국회파행 문제의 전면에 나선 것은 여야 총무협상을 통해 국면이 해결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야당 총무는 ‘밀약설’의 와중에 휩쓸려 있고,여당 총무 역시 강행처리의 중심으로 야당의 비판 한가운데 서있기 때문이다.본인이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누구도 국회정상화의물꼬를 틀 수 없다는 상황인식이 ‘휴가반납’으로 이어진 것이다. 무엇보다도 남북당국자회담과 8·15 경축사 및 이산가족 상봉 등을 앞두고국론을 한데 결집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른 개각과 민생의 순탄한 진행으로 8월을 시작해야 하고,그러려면 국회정상화가 필요조건인 탓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우리학원 명강사] 한교고시 영어 유수연씨

    “국가조직의 기둥은 누가 뭐래도 공무원들입니다.그 꿈을 이루기 위해 땀흘리는 사람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큰 보람이죠” 공무원시험 학원가의 몇 안되는 여강사인 한교고시학원의 유수연(柳受延·36·영어)강사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충분히 만족하고 보람을 얻고 있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지난 92년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처음 강단에 섰을 때 주위의 시선은차가웠다.‘꽤 힘들텐데…’라는 걱정부터 ‘여자가 어디 제대로 가르치기나 하겠어’라는 편견까지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때문에 첫 몇개월 동안은 쉬는 시간에도 교무실이 아닌 화장실이나 복도에 서있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학원쪽 역시 유강사에 대해 반신반의했다.그래서 처음 받은 강의는 고작 2개.그러나 한 달,두 달 시간이 지나면서 강의가 끝날 때마다 작성하는 수강생들의 강의평가 설문 결과는 유강사에 대한 학생들의 ‘폭발적인 지지’를확인시켜줬다. 유강사의 실력이 수강생들로부터 직접 확인되며 ‘흔치않은 젊은 여강사’가 아닌 ‘잘 가르치는 영어 강사’가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유강사는 “내 강의는 정말 재미없다”고 스스로 평가한다.테이프를 통해강의를 들었던 한 학생에게 “어떻게 한 시간 수업하면서 농담 한마디 안할수 있는지 놀랐다”는 말을 들을 정도란다. “재미있는 얘기를 해보려고 밑줄을 그어가며 유머집을 읽어 보기도 했다”는 유강사는 “재미있는 강의를 하는 것보다는 쉽고 명확하게 가르치는 것이 재능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9급 공무원,경찰직 공무원 합격자의 상당수가 유강사의 강의를 거치다보니일선 공무원중 유강사를 아는 사람은 많다.가끔 구청이나 경찰서에서 당시수강생을 만나기도 한다는 유강사는 그들이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때 가장 뿌듯하단다. 유강사가 말하는 공무원 수험 영어 성공 비결은 뭘까.다름아닌 문제 유형을 익히고 반복하는 것.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꿈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그들의성공이 나의 성공이고 우리 국가조직의 성공입니다”박록삼기자 youngtan@
  • 이승엽 이젠 ‘日쌍벽’ 깬다

    ‘2개의 일본 벽을 넘는다’-.2일 마침내 시즌 50호 홈런의 신화를 창조한‘라이언 킹’이승엽(삼성)이 숨을 고를 틈도 없이 5개차에 불과한 시즌 아시아 최다홈런(55개) 경신과 코앞에 닥친 시드니올림픽 예선전을 겸한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위해 방망이를 곧추 세웠다. 아시아 최다홈런은 64년 일본의 ‘홈런 영웅’왕전즈(요미우리)가 수립했고올림픽 진출 티켓이 걸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숙적 일본과의 결승 격돌이 유력하다.공교롭게도 모두 일본과의 한판 승부. 이승엽은 50홈런을 작성한 직후 “더이상 홈런에 대한 욕심이 없으며 팀 배팅에 주력 하겠다”고 말했지만 그의 강인한 승부욕을 아는 사람들은 기대감을 떨치지 않고 있다. 이승엽은 3일 현재 10경기를 남기고 있다.한경기 평균 0.41개꼴로 홈런포를가동하고 있어 산술적으로는 기록 경신이 힘든 상태. 그러나 이승엽 특유의몰아치기에 시동이 걸리면 10경기에서 6개의 홈런은 충분히 달성될 수 있다. 게다가 1단계 목표인 50홈런을 달성,중압감을 던 것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승엽은 또 오는 11일 개막되는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개인의영광이며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예년과 달리 한국과 일본 대만이 프로선수들을 대거 포진시켜 명실상부한 승부를예고하고 있다. 특히 결승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숙명의 맞수 한국과일본은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돼 벌써부터 한·일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이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부풀리는 것은 이승엽이 공격의 선봉에 서있기 때문.‘공격의 핵’ 3번타자에 이미 낙점된 이승엽은 절정의 폭발력으로‘아시아 홈런왕’의 진가를 한껏 과시할 것으로 기대된다.일본은 160㎞의강속구를 뿌리는 ‘슈퍼 루키’마쓰자카 다이스케(18 세이부)를 일단 대만전에 투입할 계획이지만 ‘글로벌 스타’이승엽과의 맞대결 여부가 주목된다. 이승엽이 연출할 야구 드라마가 팬들을 다시 한번 사로잡을 것으로 점쳐진다. 김민수기자 kimms@
  • [양승현의 취재수첩] 필라델피아의 ‘DJ열기’

    그냥 서있기만 해도 땀이 비오듯 흐르는 4일 밤(한국시간) 필라델피아 인디펜던스 홀 옥외광장.20세기 마지막 필라델피아 자유메달상 수상식이 거행된곳이다.60%의 시민들이 황금연휴를 즐기려 야외로 빠져나가 대도시가 텅 빈느낌을 주었으나 이곳 광장만큼은 달랐다.미국인들과 교민,그리고 여름휴가를 이용해 배낭여행을 온 한국의 대학생들로 가득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었고,이들은 아낌없이 찬사를 보냈다.짧은 연설도중 무려 10여차례의 박수가 터져나왔다.“나는 자유에 헌신한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고 연설을 맺을 때는 국경과 피부색을 떠나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축하했다.동북아의 한쪽,그것도 ‘분단된 작은나라’에서 이곳으로 옮겨와 살고있는 교민들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넘쳐흘렀다. 김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수상 후보로 거론됐다.이곳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출신인 포글리에타 이탈리아 주재 미국대사가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그러나IMF 위기상황에서 ‘한가롭게’ 비칠까봐 애써 외면했다는 것이다.올해에도각국에서 엄청난 수상 희망자가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가곡 ‘그리운 금강산’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자유메달을 목에 걸고“자유의 순례에는 가족의 도움이 컸다”며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를 소개한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 지도자임에 틀림없다.한국 정상으로서 가장 많이준비해야 하고,어렵다는 한·미정상회담을 ‘그 나이에’ 도착하자마자 거뜬히 소화해 낸 부지런한 지도자이기도 하다.클린턴 미대통령이 대(對)중국관계에 관해 조언을 구할 만큼 국제적 식견도 갖추고 있다. 미국 ABC방송은 김대통령의 자유메달상 수상식을 두번째 헤드라인 뉴스로보도했다.미 성가대 대원이 무더위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는 상황에서도수많은 미국인들은 자리를 뜰 줄 모르고 김대통령을 지켜보았다. 순방기간 이런 흐뭇한 일정이 계속 이어졌지만 정례적으로 보고되는 국내정치 소식이 김대통령의 마음을 간간이 어둡게 만들고 있다.
  • [대한포럼] 말, 말, 말의 毒氣

    92년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일 때의 일이다.부산의 한 복국집에서 전직 장관을 비롯한 당시의 그곳 실력자들이 모여 나눈 대화 내용이 신문에 세세히 공개된 일이 있었다. 선거전이 한창일 때의 일이어서 대화내용이 선거에 미칠 영향이 보도의 초점이었지만 선거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었던 일반인들에게는 그런 정치적 내용보다는 한국의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인물들의 언어 수준에 적잖이 놀랐었다.고위층 인사들의 말씨가 고작 이런 수준인가 하는 데서 오는 환멸감이 자못 컸던 것이다. 최근 전직 대통령들의 언행을 접하며 우리가 이런 분들을 대통령으로 모시고도 이만큼이라도 살게 된 게 신기하다는 느낌을 어쩔 수 없었다.일국의 대통령을 했던 분들이 서로를 ‘잔칫집 개’‘골목 개’해가며 막말을 서슴지않는 나라가 한국말고 어디 또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근자 들어서는 전직 대통령들만이 아니라 정치인,거명을 하면 다 알 만한 한국의 저명한 논객들,점잖아야 할 외교관까지 어떻게 이런 말을 입에 담을 수 있을까 싶게 말들을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서의 일이다.정계의 원로격인 의원한 분이 정부의 햇볕정책을 따지다 “조공 바치기 위해 미치고 환장했다고생각하지 않겠느냐”고 삿대질을 했다.그보다 앞서 한 당의 의원총회에서는당총재라는 분이 “짓거리”라는 표현을 예사로이 썼다. 한 신문사의 논객은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옷로비 사건과 관련한 칼럼에서 “박봉의 공무원들이 위에서는처먹는데 나라고 못 먹을소냐고 독심을 품을 가능성을 생각있는 참모라면 했어야 했다”고 일갈(一喝)했다. 사설은 그 신문의 고견을 담는 신문의 얼굴이다.해서 사설은 으레 근엄한표정을 짓기 마련이다.그러나 요즘 사설들을 보면 무엇무엇을 못해서 “안달을 한다”느니,어떤 사람들은 “헛물만 켜게 됐다”느니,“기가 찰 일이다”“턱도 없다”는 둥 극단적인 표현들이 서슴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울에 나와 있는 외국 대사 한 분은 최근 어느 초청 연설에서 어느 나라경제상태를 비유하면서 죽은 개가 잠시 퍼덕이는 상태일 뿐이라고 말했다.그가 강대국 대사인데다 직업외교관 출신임을 고려하면 뜻밖의 어법이라 아니할 수 없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최근 해온 일련의 독설이 어느 정도였는지는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그 분의 말이 하도 심상치 않아서 여러 사람들이진의를 파악하느라 분주했지만 아직도 진의가 무엇인지를 확연히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다.보다못한 김 전대통령의 비서관 출신 한 정치인이 찾아가 좀더 진중(鎭重)해 줄 것을 진언했다가 결별선언을 받았다는 보도마저 있다. 이것은 좀 다른 얘기지만 21일 열린 환란사건 결심 공판에서 김인호(金仁浩)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최후진술도 아류임에 틀림없다.표현이 아니라 사고의 자기 도착(倒錯)이다.그는 최후진술을 통해 백제 멸망의 원인을 계백 장군이 황산벌 전투에서 패배한 데서 찾으려 하면 밝혀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자신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결사적으로 싸운 계백 장군이고 백제가 망한것은 구조적인 문제인데 자기에게 책임을 물으려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의미다.계백 장군의 영혼이 있어 이 말을 전해 들었다면 감회가 어떠했을지궁금하다. 말도 하나의 행위이다.말이라고 아무렇게나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알 만한 사람들이다.그런데 왜 이렇게들 황폐해진 것일까.나쁜 말은 세상을더럽히고 우리의 일상을 오염시킨다. 정치인들은 또 그렇다 치고 논객들의 심상마저 왜 이렇게 황량한가.그것은 어느 편에 서있기 때문이다.피해의식에 빠져있는 것이다.어느 편에서 있어서는 바른 글이 되지 못한다.이 글도 어느 편에 서서 보는 관점이 아니었나모르겠다.kdaiy@임춘웅 논설위원
  • ‘하얀 추억’ 만들자…눈꽃축제로의 초대

    환상적인 설경 아래 펼쳐지는 다양한 행사.겨울의 낭만과 아름다운 추억을만들 수 있는 눈 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태백산눈축제’와 ‘한라산 눈꽃축제’는 올해로 각각 6회와 3회째를 맞고 있는 단골 눈축제.이들 축제는 눈조각대회,썰매타기,설산 등반,그리고 축하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진다. ▒태백산눈축제 ‘눈 사랑 그리고 환희’라는 주제 아래 23일부터 31일까지 태백산눈축제위원회(0395-550-2353) 주최로 태백산도립공원과 시내일원에서 개최된다.22일전야제 행사로 공군축하비행과 군의장대 군악대의 시가퍼레이드,불꽃놀이,중앙로 특설무대의 인기 연예인 축하공연 등이 펼쳐진다.제4회 ‘동계아시아경기대회’를 밝혀줄 성화가 축제기간인 26일 태백산 천제단에서 채화돼 외국인과 관광객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화려한 눈축제에 앞서 눈조각경연대회가 이미 17일부터 태백산 도립공원 시민헌장비 옆에서 진행되고 있다.전국 각 미술대학생 20여개팀이 참가해 21일까지 경연을 벌인다.이밖에 23일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댄스경연대회,24일 겨울산행을 만끽하는 태백산 등반대회가 열린다.시민들이 참여해 벌이는 눈사람만들기와 동계아시아경기대회 성화채화를 기념하는 시민눈길달리기가 행사 중 열리고 등산객 및 관광객이 즉석 참여하는 맨발로 눈위에 오래서있기 행사도 마련된다.특히 태백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오궁썰매타기가 31일 마지막 행사를 장식한다. ▒한라산눈꽃축제 23일부터 31일까지 어리목을 중심으로 제주전역에서 펼쳐진다.제주축제문화연구원(064-744-1064)이 직접 기획해 제주의 성격을 충분히 살렸다. 어리목의 ‘동화의 나라’와 어승생의 ‘환희의나라’ 두 곳이 주 행사장.동화의 나라에는 어린이와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된다.새끼돼지몰이 마술쇼 눈길미로탈출 크레용벽화 등이 그 것이다.환희의 나라는 참가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프로그램.눈싸움 눈썰매 조랑말썰매 눈사람만들기 얼음볼링 연날리기 등이 열린다.한편 윗세오름에서는 눈조각 경연대회가 펼쳐지며 한라산 설산등반도 매일 있다.한라산 등반은 오전 9시 이전에 입산해야 한다.이밖에 중문해수욕장에선 펭귄수영대회,도립목장에선 전통대나무 스키경주와 조랑말썰매 이색썰매경주 등이 펼쳐진다.金聖昊
  • 공기업 구조조정·민영화에 ‘날개’/공기업 관리법 제정 배경

    ◎주무부처 권한폐지로 걸림돌 제거/산하단체 민간인 경영바람 거셀듯 기획예산위원회가 마련한 ‘공기업 관리기본법’은 사상 처음 공기업 경영을 민간인에게 맡기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파급효과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법안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공기업에 대한 주무부처의 권한이 사실상 없어진 점이다. 대부분의 부처가 4∼5개에서 많게는 20여개의 공기업을 산하 기관으로 거느리고 있다.주무부처는 사장을 포함한 임원 선임과 사업계획에 개입하면서 산하 공기업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 왔다. 그동안 주무부처와 산하 공기업 간에는 ‘특수 관계’가 형성돼왔다.주무부처는 산하 공기업에 대해 대외적으로 보호자 역할을 해왔다.그 대신 공기업은 주무부처를 극진히 받들어 모셨다.그러나 이같은 ‘특수 관계’가 민영화 추진에 걸림돌이 돼왔다. 기획예산위가 마련한 공기업 관리기본법은 주무부처의 권한을 폐지함으로써 이같은 민영화의 걸림돌을 없애려는 뜻을 담고 있다. 두번째는 공기업의 관리 및 경영을 종래의 ‘정부 중심’에서 ‘민간전문가 중심’으로 바꾸고자 하는 점이다.효율성 측면에서 민간이 정부보다 앞서있기 때문이다. 우선 공기업의 주주권을 행사하게 될 공기업관리위원회에 5인 미만의 민간전문가를 참여시키도록 했다는 점이다.공기업의 경영주체인 이사회 구성에서도 민간전문가 출신 비상임이사 수가 상임이사 수를 넘도록 하고 있다.특히 민간전문가들이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사장을 추천하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이는 민간전문가의 역할이 겉치레로 그치는 것을 막아주는 매우 효과적인 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부분의 공기업을 민영화하기로 한 상황에서 굳이 이같은 법안을 마련한 배경에는 민영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기획예산위 소속 민간 전문가들이 애써 마련한 계획안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부처 이기주의와 각종 로비에 휩쓸려 흐지부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공기업 구조조정과 민영화가 예상보다 훨씬강도높고 속도감있게 추진될 전망이다.공기업 뿐아니라 정부 출연·위탁기관 등 600여개의 다른 정부 산하단체와 정부 조직에도 민간인 경영바람이 몰아닥치는 등 국가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법안은 입법과정에서 재정경제부와 각 주무부처가 심한 반발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실제 기획예산위원회는 지난 6월초 민영화 실행주체를 놓고 재정경제부와 신경전을 벌이다 “국유재산의 관리는 재경부 소관이며, 따라서 공기업의 자산이나 지분을 매각하는 것도 재경부가 할 일”이라는 논리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양보한 적이 있다. 기획예산위원회가 이 법안을 2개월 이상 준비하면서도 극도로 비밀을 유지한 것이 이 때문이다.
  • 개혁태풍 국회만 오면 소멸/제헌50돌에 돌아본 개혁과제

    ◎시민단체 “일하는 국회 법으로 정하자”/의원수 150∼200명선 구조조정 필요 제헌 50돌인 17일. 이날을 맞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하다. IMF체제라는 초유의 국난에도 국회는 잠자고 있다. 깨어날 기미도 보이질 않는다. 돌이켜보면 지난 국회는 파행과 굴절로 얼룩졌다. 각 분야의 고통분담이 한창인 이 때 유독 국회만이 개혁의 무풍지대로 남아있다. 이제는 달라져야한다는 목소리가 각계 각층에서 일고 있다. 국회의 개혁은 당위의 문제다. 국난을 극복하고 21세기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 서있기 때문이다. 국회개혁은 국회의 구조조정이다. 시민단체등은 각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구조조정에 부응,국회도 과감한 개혁을 통해 거듭날 것을 촉구한다. 桂禧悅 고대교수(헌법학)는 “모든 국민들이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데 국회만이 구조조정의 무풍지대라는 느낌”이라면서 “지금이야말로 국회개혁의 적기(適期)”라고 말했다. 국회개혁의 ‘해법’에 대해서는 교수나 시민단체들은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桂교수와 申律 명지대교수(정치사상)는 “국회의원수를 줄이고 입법활동을 강화,일하는 국회로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桂교수는 “이를 위해 법·제도를 고쳐야 하지만 이제까지 국회 스스로 못한 만큼 언론·사회단체의 계몽,사회 이슈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원 정수조정은 국회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국민회의 金元吉 정책위의장는 “250명이하로 줄이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申교수는 “현재 299명이라는 정수는 지방자치가 시작되기 전에 정해진 것”이라며 “독일식 정당명부제가 추진되고 있다면 200명선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시민·법률단체에서도 “국회개혁은 저비용 고효율의 국회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대체로 150∼200명 정도로 축소할 것을 제안한다. 국회개혁의 또 다른 축은 의원활동을 내실화하거나 국회의 입법기능·행정 부감시기능을 강화하는 일이다. 의원활동이 내실있게 진행되려면 무엇보다 의원 스스로의 자질 향상과 전문성 확보가 필요하다.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초·재선 소장의원들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는 ‘사안별 포럼’은‘입법품질 향상’에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중회기제의 도입과 상임위 활성화등은 입법기능을 강화하는 대안으로 떠오른다. ‘입법실명제’는 시민단체 일각에서 거론되는 아이디어다. 이와 관련,朴載昌 교수 숙대교수(행정학)는 증인등의 출석요구 기준을 완화하는 식의 청문회 제도 활성화를,申교수는 공중파 매체를 통한 의정활동의 상시중계,상시 개원제도를 제안한다. 여야는 총무회담을 통해 7·21 재·보선이 끝나는대로 빠른 시간안에 국회를 정상화,국회개혁을 논의하기로 합의해 놓은 상태다. 이들이 제헌 50돌을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지 국민들이 거는 기대는 크다.
  • 주행세 도입되면 자동차세 어떻게(쟁점)

    金大中 대통령이 14일 교통 및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주행세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함으로써 도입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주행세는 자동차가 급증한 지난 90년대 초반 교통난 해결의 대책으로 제시됐으며 그 실시방안 및 시기를 놓고 논란을 빚어왔다. 자동차를 굴린 만큼 세금을 물려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통난과 대기오염을 함께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다시 거론된 주행세에 대해 대부분 관계자들은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전의 앞뒷면 처럼 주행세와 자동차세가 패키지로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일고 있다. 한쪽에서는 주행세의 도입과 병행해 자동차세를 대폭 낮추자는데 반해 다른 쪽에서는 주행세의 도입과 자동차세의 현행 유지를 주장,의견이 팽팽히 맞서있기 때문이다. 주행세의 도입 여부와 관련,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본다. ◎인하해야/판매부진·세부담 고려 감세를/이동화 자동차공업협 이사 정부는 지난 96년부터 주행세의 도입 명분 아래 유류에 부과하는 교통세를 4차례에 걸쳐 인상했다. 최근에는 SOC투자재원이나 실업대책 재원,대기개선기금 재원 확충 등의 이유로 교통세 탄력세율 인상폭을 최고 30%까지 적용하자는 방안을 거론,놀라움을 주고 있다. 물론 주행세 도입에 찬성이다. 주행세개념을 도입하는 근본 취지는 자동차 취득 보유단계의 세금을 줄이는 대신 도로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세금을 내게끔 유류가격을 올려,자동차 이용을 가급적 줄이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런데 결과는 유류가격만 잔뜩 올리고 세금은 한 푼도 내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자동차 업계는 판매부진과 쌓이는 재고로 가동률이 40%에 불과,자동차산업이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 가뜩이나 IMF 시대를 맞아 수요 침체로국가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부품 업체와 함께 우리나라 전체 고용인구의 8% 총수출액의 10%를 점하고 있으며 무려 17%이상의 세수를 부담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이 붕괴될 경우 우리 국가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현행 자동차세제는 자동차 보급률이 낮았던 70년대 초의 것으로 자동차가 생필품화 된 오늘까지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 무려 13가지 세금 종류와 높은 세율로 인해 세부담이 자동차값의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현행 자동차 관련세제는 도로·교통·환경문제 등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과세 형평의 측면에서 소비자의 부담이 너무 크다. 예컨대 공장도가격 5백만원인 1천500㏄ 소형승용차를 구입해 1년동안 운행하는 제세부담이 차값의 반이 넘는 3백만원에 달하고 있으며 재산세 성격으로 부담하는 현행 자동차세만 하더라도 5백만원대의 소형 자동차가 5억원대의 대형아파트 재산세보다 많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많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주행세를 도입하는 대신 자동차세제를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폭 개선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자동차 관련 세목을 단순화시켜 소비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하고 취득 및 보유 단계의 세금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경감해야 한다. 교통세의 인상으로 유가가 크게 오른 마당에 빈사상태에 빠진 자동차산업을 회생시키고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자동차세제의 개선이 시급하다. ◎현행 유지/차소유 늘어 교통혼잡 불보듯/이번송 서울시립대 교수·경제학 최근 정부는 주행세 도입 및 교통세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그러나 주행세를 도입하되,대신 휘발유값 인상에 해당하는 만큼 자동차세를 인하한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따라서 자동차세의 인하가 없는 주행세 도입과 교통세인상을 주장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주행세 도입으로 자동차세를 인하하면 자동차 소유가 늘어나고 교통혼잡이 가중된다.고율의 자동차보유세를 통한 자동차소유 억제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다.휘발유세의 인상에도 불구하고 원유값의 하락이나 환율이 떨어질 경우 교통혼잡 해결은 더욱 어렵게 된다.세금을 한 번 낮추면 조세저항 때문에 다시 인상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주행세 도입으로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통행량이 어느정도 감소하지만 비첨두시간의 쇼핑,주말나들이 감소에 집중돼 첨두시간대의 교통량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셋째,서울의 주택가 자동차 소유자의 26.7%만이 차고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소방도로에 주차하고 있다.차고지 증명이 도입될 때까지자동차 보유를 억제하기 위해 높은 자동차세를 유지해야 한다. 넷째,자동차세 인하는 IMF시대에 맞지 않는다.휘발유값을 인상한 재원으로 실직자 가정 등에 지하철승차권 등을 무료 배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섯째,자동차세를 대폭 낮출 경우 고급차에 대한 수요를 부추겨 국제경쟁력이 있는 중·소형차의 생산 및 경쟁력을 위축시킨다. 여섯째,자동차세가 재산세에 비해 높다는 것은 재산세가 너무 낮음을 의미한다.부동산의 등록세 취득세를 대폭 낮추고 재산세의 실효세율을 선진국 재산세율의 절반인 0.5%로 인상하는 것이 지방재정을 살리는 길이다.싱가포르 덴마크 영국 등 자동차 선직국이 높은 자동차 보유비용정책을 쓰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휘발유값 인상 등 가격기구를 통한 교통의 규제에 앞서 직접적인 규제를 선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측면에서 승용차 10부제도입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10부제는 소득의 고하를 불문하고 고통을 분담하는 데 비해,가격정책은 고통이 중·저소득층에 집중되기 때문이다.많은 경제학자들이 10부제에 반대하지만 설문조사에서 국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는 점을 정책결정자는 주시해야 할 것이다.
  • 예술행정가 이종덕(이세기의 인물탐구:156)

    ◎말과 행동 책임 질줄아는 ‘예술인’/30여년간 예술가와 동고동락… 후원자 역할/유럽 등 24개국 한국전통예술 우수성 알려 겉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영국의 소설가 조셉 콘래드가 ‘그 친구를 보면 그 인간을 판단할수 있다’고 했듯이 이종덕 예술의 전당 사장을 보면 그가 얼마나 정치한 ‘예술인’인가를 서서히 알게된다. 그의 외형은 기개와 추진력을 지닌 장부의 이미지지만 내면에 도사린 은미신독은 정신과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질줄아는 전형적인 행정가의 풍모다.그의 수첩에는 한달분의 스케줄이 거미줄처럼 메모되어있고 한번 일을 맡으면 일사불란하게 진행시킨다. ○스케줄 한달분 메모 그는 일찍이 ‘자신이 무엇이 될것인가’라는 목표를 세우고 예술가들과의 인연만으로 한길을 걸어온 예사롭지 않은 전조를 보인다.문공부 문화과에 소속되어 온갖 문화적 이벤트와 행사를 주도하고 지난 30여년간을 예술가들의 고뇌와 애환에 동반하면서 그들의 ‘힘’과 ‘도움’이 되어주었고 그때부터 스스로 자신의 위상을 ‘예술인’으로서제고해왔다고 할수 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무용에서 연극 음악 국악 미술 문학에 이르기까지 기라성같은 예술가들에게 둘러싸여 담론에 심취하게 되었다.관객과 행정가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예술의 차원을 알기 위해 외형의 화사나 거창한 이력보다는 공연을 일일이 관람하고 학위 논문까지 꼼꼼하게 살펴 ‘진정한 예술가’인가 아닌가를 가려낸다.언제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생각하면서’군림하는 자세가 아닌,협력자와 후원자로서 관과 예술사이의 중개자 역할을 해온 것도 그만의 특징이다. 평소 그에 대한 평가는 ‘직선적이면서 호방한 성격’‘사통팔달의 사교성’‘실천력과 행동력’‘예술행정에서의 괄목할만한 수완’등등으로 손꼽힌다.60년대초 해외유학이 어렵던 시절에 정경화 정명훈 등 천재적인 예술가들을 해외에 유학보내기 위해 직접 외무부에 드나들면서 여권수속을 해주기도 했고 74년 정명훈이 차이코프스키 피아노콩쿠르에서 입상하고 돌아왔을 때는 상부에 보고하여 시청앞에서 대대적인 환영대회를 열어준적도 있다.국가원수의방한이나 스포츠맨들의 해외경기 개선에서나 볼수 있었던 이퍼레이드는 아마도 예술가로선 처음이자 그후에도 없었던 일이다. 누구라도 원만구족의 평생을 누리기란 쉽지않지만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는 종교와도 같은 높은 이념과 사명감을 성취하기 위한 기틀을 처음부터 탄탄하게 마련해온 셈이다.조페공사에 근무하던 이완규씨와 김도영 여사의 2대독자. 일본 오사카 태생으로 나카모토(중본)초등학교 3학년때 고향인 경기도 시흥에 돌아와서 서울 경복고를 졸업했고 일본에서는 ‘조센징’고국에 돌아오자 ‘일본인’취급을 받은 상처때문에 때때로 소심하고 내성적인 일면이 노출되기도 한다. 한때는 영화광에다 연극과 악극단 쇼에 쫓아다니기도 했으나 연세대 졸업후 국가재건최고회의 공채출신으로 문공부 선전국 예술과에 근무하면서 문화예술계의 끊을수 없는 일원으로 참가하게 되었다.그의 타고난 사교성은 10여개의 모임에서도 의리와 친화력을 펼치고 정재계는 물론 작가 최정희 서기원과 국악계의 김천흥 성경린 무용에서의 강선영에 이르기까지 까다로운 원로들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예술행정 수완 뛰어나 그의 자존심은 전문 예술가가 아닌, ‘예술을 애호하고 두둔하는 입장’에서 온축된 실력과 자신감으로 자신에게 부닥친 일에 정면대결하고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양성된 실력으로 밀어붙이는 융통성과 배짱이 병행된다.그중에서도 72년 문공부 공연과장시절,진해벚꽃놀이가 천편일률적으로 군악대로 장식되는 타성에서 벗어나 우리의 국악과 무용으로 살아있는 무대를 꾸며냈고 이후 정부로부터 ‘우리 전통예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발전시키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 그때부터 5개월간 뮌헨올림픽 국제민속제를 비롯 유럽 중동 동남아 24개국을 순방하여 각국 매스컴으로부터 ‘한국예술의 아름다움’에 대한 호평과 국내에서도 포드,카터 미 대통령 방한 등의 굵직한 행사들을 고루 성공시키고 있다. 88올림픽 개폐회식,서울예술단을 재단법인으로 체제를 전환한 것과 93 대전엑스포때 연인원 2천700명의 매머드공연이 국민대화합으로 이끈 공로가 인정되어 예술의 전당 사장에 발탁되자 공연장이 일반에게 너무 생소하게 알려진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최고의 예술상품· 관객서비스·문화공간 등 ‘베스트 5운동’을 전개, 관객에게 친근해질수있는 ‘예술의 전당 대중화’ 에성과를 거두었다. 가족은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김영주씨와의 사이에 4녀(차녀 상온씨는 이매방 승무 이수자이고 막내 은경씨는 HBS근무) 평소의 그는 관리출신이지만 전형적인 관리의 티는 찾아볼수 없다.상대방을 들뜨게하는 미사려구나 감동적인 웅변,과장된 제스처는 없지만 일사일언적인 압축된 사상은 어디서나 진지하고 순수한 언행을 흐트리지 않는다. 어쩔수없이 장의 기질이 몸에 배었다고 하더라도 모든 행동은 격의가 없는듯하게 정이 많고 예의가 반듯한 반면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고 호의를 베푼다.사물의 핵심을 투철하게 꿰뚫는 천부적 직관력은 보직을 받고 사무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다른 관료들과는 달리 총준의 지도력과 행정력,속도를 늦추지않는 전력투구로 거의 드믈게 ‘예술행정가’의 위치를 창출한 예이다.무용가 최현씨는 ‘인간적인 면과날카로움, 따뜻함과 냉철함,포용력과 실천력에서 경탄할만한 행동가’로 그를 아낀다. ○88올림픽 개폐회식 기획 사나이의 기상과 평범속의 비범을 지닌 그를 향해 ‘문화예술계가 만들어낸 발군의 인재’라는 주변의 평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그는 지금도 넘치는 추진력과 식지않는 정열로 예술을 발전시키고 확대시키는 행정가로서 자신의 경륜과 기량을 약진하려는 시점에서도 처음과 같은 자세로 여전히 풋풋하게 서있기 때문이다. □연보 ▲1935년 일본 오사카(대판)출생 ▲1955년 서울 경복고졸업 ▲1960년 연세대 사학과졸업 ▲1962∼76년 문공부선전국문화과 ▲1967년 국무총리 공로표창 ▲1972년 민속예술단 뮌헨올림픽국제민속예술제참가및 유럽순회공연 감독 ▲1977∼81년 문공부 예술국공연과장·보도과보도과장·정책연구관 ▲1983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상임이사 1984년 미국무성초청 예술계 시찰 ▲1986년 연세대 행정대학원졸업, 86’아시안게임 문화행사 기획위원 ▲1988년 88올림픽행사 기획위원 ▲1989년 서울예술단 단장▲1993년 대전 EXPO개폐회식 문화행사 주관 ▲1994년 서울예술단 이사장 ▲1995∼현재 예술의 전당사장, 전국문예회관연합회회장,일본 베세토연극제참가 감독 ▲1996년 아시아태평양연합회이사,서울예장로터리클럽 창립회장,라자로돕기회 운영위원장 1997년 현재 아시아태평양연합회회장,한국국제협력단자문위원,연세대동문회이사,한국향토음악인협회위원,한국문화경제학회이사,한국몽골협력회의이사 대통령근정포장및 공로표창(73·80년)보국훈장삼일장(81년)국민훈장목련장(88년)국무총리표창(89년)옥관문화훈장(94년)
  • 서릿바람에 뒹구는 낙엽을 보며(박갑천 칼럼)

    으스스 몸이 떨린다.겨울초입의 서릿바람때문이다.떨리게 하는건 그것뿐이 아니다.삶에 쫓겨 무심히 살아온 사람이라도 오들오들 옷벗는 나무나무를 보면서 맘속은 더 썰렁해진다.낙엽귀근­뿌리로 지는 잎이 소슬한 바람결을 일으키는게 아닌가. “시몬,그대는 좋은가 낙엽밟는 발자국소리가…”하며 읊어나가는 R·구르몽.밟히는 낙엽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예나 이제나 다름없겠건만 듣는 처지따라 의미내용은 달라진다.구르몽은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리라”면서 덧없는 인생에 비긴다.이 구르몽의 시심에 젊은날의 월탄(박종화)의 시 ‘사의 예찬’의 눈길을 덧씌워 본다.­“해골,무언/번쩍이는 진리는 이곳에 있지 아니하냐/아,그렇다 영겁위에…”라 노래했던 그 시. 일에 지친 사람들은 쉬고 싶어한다.서있기보다 누워있고 싶어하며 그대로 잠들고 싶어한다.왜 그런가.눈감고 쉬는 것은 모든 인생이 마침내 다다르는 고향이기에 그러는것 아닐까.그래서 하루 한번씩 잠들고 꿈꾸면서 죽음을 예행연습하는것 아닐까.바람따라 너즈러져 뒹구는 낙엽은 지금 죽음에 이른 것일까,아니면 호접몽이라도 꾸는 것일까. 낙엽을 말하는 ‘노자’(76장)의 글귀를 떠올려본다.‘사람이 태어날때는 부드럽고 약하나 죽을때엔 굳고 딴딴해진다.풀과 나무 또한 태어날땐 부드럽고 약하나 죽을때엔 말라서 딱딱해진다…’.그러므로 굳고 강한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라고 이 글은 이어나간다.모든 인생사에서 부드러움(유)이 굳셈(강)을 이긴다고 하는 그의 철학을 풀이하는 글.파랗고 누진 청춘을 잃은 낙엽은 죽어서 뻣뻣해진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다만 낙엽은 찬바람속에서도 새봄에 불어올 명지바람의 부드러움을 안쫑잡는 양하다. ‘지나간 생명은 이미 사멸했다.나는 이 사멸을 기뻐한다.그로써 지난날 그것이 생존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사멸한 생명은 이미 썩었다.나는 이 썩음을 기뻐한다.그로써 오히려 지금 그것이 공허하지 않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노신의 작품집 ‘들풀’에서).으등그러진 낙엽은 그러나 그 ‘공허하지 않음’을 얘기한다.그렇다.새봄에 불어오는 명지바람따라 새생명으로 점지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만 남기고 가버린 사람들을 생각는다.그래,낙엽이었던가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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