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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시촌 산책/ ‘합숙출제’ 확대 시도 환영

    올해 사법 1차시험 출제에 채택된 ‘합숙출제방식’을 내년부터 행정·외무·지방고시 1차시험에도 도입·적용하는 방안이 고려중이라고 한다. 국가고시 출제·관리의 기본 시스템으로 운영되던 문제은행방식은최근 몇년간 문제와 정답에 대한 공개 요구와 정답 시비에 휩싸이면서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이런 상황에서 사법시험에 도입된 합숙출제를 통해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는 방식이 수험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물론 올해 사법시험에서도 11문제가 복수정답으로 결정됐고, 최근에는 행정심판을 통해 헌법 1문제의 복수정답이 추가로 인정되는 등 전년도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출제방식의변경만으로 출제오류와 관련된 모든 문제점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다만 국가시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문제점이 있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진지한 시도가 중요하다. 일조일석에 이루어지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다.특히 국가고시처럼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고난이도의 학문적 성취도를 검증하는 작업에 있어서는 그런 일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그러나 이전에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시행에서 해왔던 것처럼 어려움만 호소하거나부인 내지 논란을 회피하는 자세로 일관한다면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적어도 문제점은 없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문제점이 있다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행정고시나 외무고시 수험생의 경우 합격 후 자신이 근무하게 될지도 모르는 중앙 행정부처를 상대로 하는 것이기에 시험과 관련된 문제점이 발견된다 해도 다투기가 쉽지 않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행정고시 1차시험에서는 상당수 수험생이 소송을 통해서라도 다퉈봐야겠다며 발벗고 나섰다.그만큼 행정고시 등 국가시험이 수험생으로부터 신뢰를 상실한 것이다. 행시·외시 등이 ‘합숙출제방식’으로 바뀌면 사법시험에서와 마찬가지로 ‘문제공개→가답안 발표→이의제기→최종정답 발표→채점’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은행식 출제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고시에 문제점을 줄여가겠다는 행자부의 태도 변화를 환영하며, 이제도가 정착돼 수험생의 갈증이 해소될 수 있기를 바란다. ◇ 김장열 로고스서원 대표
  • 단재 신채호 기념사업회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1880∼1936) 관련 국내 4개 단체가 통합된다. 단재 문화예술제전 추진위원회와 단재 기념사업회,단재를 기리는 모임,고령신씨 문중 등 최근 통합을 추진해온 단재 관련 4개 단체는 19일 다음달 8일 발기인대회를 갖고 ‘단재 신채호 기념사업회’로 통합, 출범한다고 밝혔다. 새로 출범하는 기념사업회는 숙명여대 이만열 교수,서원대 김정기총장,청주대 손홍렬 교수 등 5명이 공동대표를 맡으며 이우성 현 단재 기념사업회 회장 등 30인이 발기인으로 참여한다. 청주 김동진기자 kdj@
  • 프로골퍼 장정, 고향 대전 선수 10명에 장학금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전 출신의 프로골퍼 장정(20) 선수가 17일 가정형편이 어려운 고향의 우수 운동선수들을 위해 500만원의 장학금을 내놓았다. 장 선수는 이날 대전시청을 방문,올 소년체전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권선민(13·서원초등 6년)군 등 올 전국체전 및 소년체전 등에서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10명에게 1인당50만원을 전달했다. 장 선수는 이 자리에서 “언젠가 생활이 어려운 운동선수들을 꼭 돕고 싶었다”며 “내년엔 더욱 좋은 성적을 내 많은 사람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권선택(權善宅)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여러분들도 장 선수의 고맙고 장한 뜻을 새겨 훈련에 계속 정진,훌륭한 선수로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 최용규기자 ykchoi@
  • “巨儒 曺植 우리고장 인물”

    조선시대 영남 유림의 거두 남명(南冥) 조식(曺植)선생을 놓고 경남산청군과 합천군이 서로 자기고장의 인물이라며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산청군과 합천군은 단순한 신경전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 남명 선생의 탄생 500주년을 맞아 각각 1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별도의 기념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산청군은 국비 18억원을 포함한 22억원의 예산으로 선생의 동상 및교육관을 세우는 것은 물론 국제학술회의 개최,서사극 공연 등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뒤질세라 합천군도 생가복원 및 서원건립을 추진하며 정부에 10억원의 예산지원을 요청했다. 이처럼 양측이 주장을 굽히지 않는 데는 나름대로 근거는 있다.남명의 묘가 있고,만년에 학문을 꽃피운 곳이 산청이며,선생이 유년시절을 보낸 생가는 합천에 있기 때문이다. 남명은 연산군 7년(1501년) 합천군 삼가면 외토마을에서 태어나 수학한 뒤 30세때 처가가 있는 김해로 이사했다가 다시 고향으로 왔다. 그러나 61세때 산청군 시천면 사리로 옮겨 학문에 정진하다 선조 5년(1572년)에 타계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청군과 합천군은 이외에도 차황면과 가야·대방면 경계에 있는 황매산에 대해 각각 연고지를 주장하며 97년부터 매년 5월 황매산 철쭉제를 따로 개최해오고 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서울 시빅 오케스트라 “창단신고 합니다”

    ‘서울 시빅 오케스트라’가 15일 오후7시30분 영산아트홀에서 창단기념 연주회를 갖는다. 서울 시빅오케스트라는 국내외 대학을 졸업하고 유수한 오케스트라에서 실전경험을 쌓았거나,유럽 등지에서 활동한 20대 후반의 신세대연주자 40여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5월 창단했으나,재정 후원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중 성원그룹 서원성회장의 부인이자,피아니스트 서혜경의 어머니인 이소윤씨를 만나면서 활로를 찾았다.운영회장을 맡은 이씨는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와도 설 자리가 없는 현실이 평소 안타까웠다”면서 “클래식음악이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친숙한 레퍼토리 위주로 공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성수 상임지휘자는 케이블TV ‘기독교 텔레비젼 방송국’에서 음악감독 겸 편성제작국장을 역임했다. 이번 창단 연주회에서는 서혜경의 막내동생인 서혜주,독일 퀼른국립음대를 나온 신경수 등 바이올리니스트 들이 협연한다.줄리어드음대출신인 서혜주는 틴에이저 콩쿠르 1등상을 받았고 세인트 페테르부르크 교향악단,바르셀로나교향악단과 협연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바흐의 ‘바이올린과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모차르트의 ‘교향곡 제40번’,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등 우리에게 익숙한 곡들을 연주한다.(02)501-4928허윤주기자 rara@
  • 고시촌 산책/ ‘인간성의 황폐화’를 경계하자

    고시촌이 가장 힘든 계절로 접어들었다.이제 2001년도 사법시험이석달 정도밖에 남지 않아서 거의 모든 수험생이 초긴장 상태로 들어갔다. 요즘 세상을 뒤덮고 있는 정현준 게이트,동아건설 등 부실기업 퇴출사태도 이곳 고시촌에서는 화두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시험에 관련된 작은 정보가 더욱 관심을 끈다. 보통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심리상태는 여러가지로 나타나지만 그중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신경이 날카로워진다는 것이다. 적당한 긴장은 여러가지로 순기능을 가져오지만 너무 과한 긴장은 결코 수험생에게 이로울 수 없다. 이 결과 수험생이 수험과정을 거치면서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게 ‘사람의 황폐화’이다.이는 고시 여정을 통해 합격이라는 명제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초래된다. 약간 감상적이긴 하지만 시험의 결과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시험과정을 또 하나의 명제로 삼으면 안될까. 사람들 대부분이 결과만을 중요시한다.시험의 합격 여부가 수험생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새삼 거론할 필요는 없지만,어차피 합격자의수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라도 시험과정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수험생의 포괄적인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삭막한 고시촌에 사람냄새가 나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시험과정에 ‘학습량·공부방법론·논리’ 같은 단어만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명상·자기성찰’ 같은 단어가 고시과정에 추가되면 어떨까. 이렇게 된다면 새롭고 맑은 에너지가 생겨 수험 여정에 인간미와 더불어 사람의 황폐화를 막을 힘이 생기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되어사람과의 관계와 공부량의 독에 찌든 상태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수많은 고시생들이 공부를 많이,그리고 열심히 하고 있다.이런 과정에서 주변을 배려하는,소위 말하는 ‘더불어 사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이제는 이기적이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맹목적 합격의 생각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김장열 로고스서원 대표.
  • 부실기업 퇴출/ 판정 이모저모. 남은 과제들

    ‘닭칼로는 소(牛)를 못잡는다’는 옛말이 있다.3일 발표된 부실 기업 심사결과는 소칼이 되는 듯싶던 정부와 채권단의 칼날이 내리치려다 만 형국인 셈이다.무서운 기세로 칼을 들어올리긴 했지만 내리치기에는 ‘뒷심’이 부족했다는 평가다.애초부터 내리칠 의사가 없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어정쩡한 ‘빅2’ 판결 첨예한 관심의 대상이었던 현대건설과 쌍용양회에 대해 채권단은 애초 등급에도 없던 ‘기타’로 분류했다.기존 여신 만기 연장 정도의 지원은 해주되 향후 유동성 위기가 재발될경우 즉각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것이다.이는 지금도 현대건설과 쌍용양회에 대해 채권단이 해오고 있는 조치다.결국 판을 잔뜩 벌여놓았던 정부와 채권단이 ‘퇴출’과 ‘회생’ 사이에서 고민하다 ‘유보’라는 기발한 카드를 짜낸 것으로 보인다. ●‘대마’는 동아건설뿐 정부와 채권단이 한달여 동안 퇴출작업에매달렸지만 결과적으로 빈약한 ‘솎아내기’였다.퇴출 기업 29개 중30대 그룹 안에 드는 이른바 ‘대마’는 재계 서열 14위의 동아건설뿐이다.이 때문에동아건설은 ‘피래미만 죽인다’는 여론에 밀려 자신들이 희생양이 됐다는 정서가 팽배하다.‘부실 빅5’중 퇴출 판결을 받은 기업도 동아뿐이다. ●건설회사 최다,삼성상용차도 포함 삼성그룹은 내심 삼성상용차의퇴출을 희망해오긴 했지만 막상 청산 판결이 내려짐으로써 ‘일등주의’ 삼성의 이미지에 훼손을 입게 됐다.또 동보 신화 우성 일성 동아 삼익 서한 등 건설업체가 무려 7개나 법정관리 혹은 청산기업에포함돼 건설업계의 타격이 가장 크게 됐다. ●새로울 게 없는 최종 리스트 법정관리나 청산 판결을 받은 29개 기업 중 대한통운 우방 청구 동아건설 서원 미주실업 등은 사실상 이미법정관리 중이거나 스스로 파산 선고를 내린 기업들이다. 새삼스러울게 없는 기업들이다. 구사일생이 된 기업들의 경우 채권단은 해당 기업들의 자구안을 회생 판결의 근거로 삼았다.고합은 울산 원사공장을해외매각키로 했지만 이미 계획됐던 내용이다. 갑을과 갑을방적을 합병하는 방안도 이미 5개월 전에 나온 내용이다.그런데 채권단은 마치새로운 내용이나 되는 것처럼 ‘포장’해 내놓았다. ●회생 실패시의 제재는? 정부는 채권은행들이 1차 제출한 퇴출 기업 명단을 반려시키는 등 나름대로 이번만큼은 어물쩡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일각에서는 ‘대마는 다 살린다’는 비판이 워낙비등해 어쩔 수 없이 취한 ‘강경책’이었다는 분석도 있지만 어찌됐든 정부가 어느 때보다 원칙을 강조한 것은 분명하다.해외출장 중인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을 불러들인 것이나 추가자구안을 끌어낸 것은 평가할 만하다. 안미현기자 hyun@. *남은 과제들. 부실기업 심사결과 발표는 기업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하기 위한 기초공사에 불과하다.심사결과를 실천에 옮기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제2금융권의 동의] 이번 퇴출기업 명단발표는 채권은행,즉 1금융권만 모여서 내린 결정이다.따라서 제2금융권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생보사·종금사 등 2금융권이 은행권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해당 기업들은 또한번의 진통을 겪어야 한다.이 경우 주채권은행들은해당 기업별로 ‘확대 채권단회의’를 열어 최종 판결을 내릴 방침이다. [부도유예협약 잘 지켜질까] 확대채권단회의의 결정이 진통을 겪을경우,채권단은 최종 결정 전까지 기존 채권에 대한 회수를 유보키로이미 합의했다.시장에 소문이 퍼져 판결이 나기도 전에 부도가 나는것을 막기 위해서다.그러나 채권 회수 유보협약에 역시 1금융권만 가입해 2금융권의 협조 여부가 미지수다. [다음 차례는 중소기업] 대기업 심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정부와 채권단은 바로 중소기업대책반을 구성,이번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여신 5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에 대해 심사할 방침이다.채권단은 대기업 심사를 통해 ‘경험’을 쌓은 만큼 중소기업은 훨씬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천 뒷받침해야] 회생 판결이 내려진 ‘3a기업’(구조적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지만 지원을 통해 회생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주채권은행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다른 은행들은 회생에 동의한 만큼 주채권은행의 ‘구제 청사진’에 따라줘야 한다.만약 일부 은행들이 판결 권리만 행사해놓고 의무(지원) 이행에는 소홀할 경우 채권단의 결정은 무의미해진다.이 경우 시장은 또한번 혼란을 겪게된다.법정관리나 청산 절차를 밟게 될 해당 기업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것도 난제다. [회생 실패시 은행 문책해야] 은행들이 책임지고 살리겠다고 한 기업이 끝내 회생되지 못할 수도 있다.이 경우 은행에 철저히 책임을 묻기로 한 정부 방침은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안미현기자
  • [외언내언] 귀 씻고 눈 닦을 세상

    엊그제 한국토지공사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국회의원이 벌인 욕설 싸움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그 추잡한 언사야 신문·방송이 이미 자세히 보도했으니 다시 들먹여 새삼 불쾌해질 까닭이 없다.다만 그들이서로를 공박한 말 가운데 “저렇게 무식한 것들이 국회의원 하니 국회 질이 떨어지지”라는 대목에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이 국회의원들처럼 상스럽게 욕설을 주고받은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을 지낸 분’과 ‘대통령을 하려는 분’ 사이에서도 최근 막말이오갔다.포문을 연 사람은 ‘지낸 분’이다.그는 신문·방송과의 인터뷰 등 기회 닿을 때마다 ‘하려는 분’을 향해 “능력도 지도력도 없다.절대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고 비난하더니 결국 “인간도 아니다”라는 극언까지 했다. 참다 못했던지 이번에는 ‘하려는 분’이 “우리 당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모략하고 있지만 달이 공중에 뜨면 짖는 소리가 많은 법”이라고 되받아쳤다.‘달 보고 짖는 개’라는 말은 “어리석은 사람이남이 하는 짓이나 말에 공연히 놀라고 의심해서 소동함”을 이르는데….여하간 ‘두 분’ 다 보통 입심이 아니다. 국감장에서의 욕설 싸움,‘인간이 아니다’라는 라디오 인터뷰,‘(달 아래) 짖는 소리가 많다’는 대전 발언,이 모두가 지난 23·24일이틀 동안 국민의 귀에 들린 소리다.전직 대통령,야당총재,국회의원들이 이처럼 ‘언어 폭력’을 마구 휘둘러대니 이를 들어야 하는 보통사람들의 마음은 오죽 짜증스럽겠는가. 예로부터 우리 선조는 못 들을 것을 들으면 귀를 씻고,못 볼 걸 보면 눈을 닦는다고 했다.이는 중국 요(堯)임금때 사람 소부(巢父)와허유(許由)의 이야기에서 유래했다.설화 성격의 것이라 전하는 책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르지만 최근 나온 ‘고사전(高士傳)’(황보밀 지음,예문서원) 일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요임금이 허유에게 나라를 넘겨주겠다고 하자 허유는 이 사실을 소부에게 알린다.이에 소부는 “어찌 그대의 빛남을 감추지 않았는가. 이제 내 친구가 아니다”라면서 냇가에 가 귀를 씻고(洗其耳),눈을닦았다(拭其目)고 한다. 먼 옛날 남의 나라 이야기만도 아니다.300년 전 조선 영조임금은 ‘불길한 말을 주고받거나 듣게 되면 (침소에) 들어올 때 양치질을 하고 귀를 씻었다’는 기록이 며느리인 혜경궁 홍씨가 남긴 ‘한중록’에 들어 있다. 이제 우리는 귀 씻고 눈 닦아야 할 세상에 살고 있다.번거롭긴 하겠지만 스스로 자존심과 품위를 지키려면 어쩌겠는가.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고시촌 산책/ ‘수험서 홍수’서 벗어나자

    사법시험은 해마다 있어왔다. 70,80년대 이전에는 산사 등에서 혼자 자기와의 싸움을 하면서 공부를 하는 시대였고,90년대 이후는 고시촌과 대학을 중심으로 고시공부가 성행해왔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전반적인 고시 분위기는 획기적으로 변화했다.90년대 이전에는 단지 책과 법전을 전부 암기하다시피 공부를 한반면,지금은 자료의 홍수 속에서 시험준비를 한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책이 자신에게 없으면 마치수험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처럼 생각을 하는지 본인한테 필요하지 않아도 그 책을 사는 수험생들이 많다. 게다가 몇 년 전부터는 요약서다 서브 노트다 해서 마치 수험생들을 상대로 제2,제3의 교과서를 만들어 수험생들에게 부담스러운 자료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시험 막바지에 자료 정리 때문에 골치를 앓는 수험생들이 상당히 많았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지금의 현실을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학습의절대 분량이 증가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그렇기 때문에 수험에 필요한 책을 잘 선택해서 모자람이없이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학습분량이 늘어났다 해도 수험생을 현혹하는 몇몇종류의 책들은 소위 상업적으로만 책을 만드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따라서 시중에 나와 있는 학습서들의 옥석을 가릴줄 아는 지혜가필요하다. 필자는 우연히 “○○책을 만드는데 일주일이 걸렸다”는 말을 들을 적이 있었다.물론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법에 대해서는 논점을파악하고 집필하는데 일주일이면 충분할 수도 있다.그러나 아무리 수험서지만,아니 수험자료라 하더라도 제작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로 수험생이 결과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한 두 문제 차이로 당락의 명암이 갈릴 수 있는 수험현실에서 이런졸속 제작은 지양되어야 한다. 지금은 인터넷이란 매체를 통해서 수험 정보나 자료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등 수험생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고시관련 사이트에서 책의 잘못된 내용이나 자료로서 입을 피해에 대해서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관련 공간을 마련해서 수험서나 자료의내용에서 오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장열 로고스서원 대표
  • 신간 맛보기

    ■지오 팩츠(미국지리학회 지음,해냄 펴냄)1888년 창간해 올해로 112년의 역사와 함께 월 1,000만부 발행 기록을 자랑하는 세계적 권위의과학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핵심 내용을 한 권으로 요약. 역사와 문화,지리와 자연,동·식물의 세계 등 다양한 소재를 다뤘다.역사의 타임머신을 타고 문자의 기원과 폼페이의 위기,프랑스 핵 실험장소인 무루로아섬 등 지구촌의 신기한 모습들을 소개했다.전설속의황금 캐는 개미,사라져 가는 시베리아 호랑이,살인 불개미,땅에서 사는 물고기,수컷이 출산하는 해마 등 동물들의 기묘한 생활과 인간과의 관계도 살폈다.1만9,800원■화학의 변명(존 엠슬리 지음,허훈 옮김,사이언스북스 펴냄)화학물질에 관한 편견과 오해를 풀어주는 화학교양서.우리가 화학물질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향수와 설탕에서부터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과 공해물질인 PVC에 이르기까지 주변의 화학물질에 대해 설명한다.우리는 단 것을 먹으면 치아가 썩고 살이 찐다고 생각한다.그러나자일리톨은 오히려 충치를 예방해주고,아세설팜이란당은 식욕을 떨어뜨려 살이 빠지게 만든다.최고의 최음제로 알려진 인디언 코뿔소의뿔로 만든 차는 아무런 효과도 없다는 사실도 밝힌다. 우리의 상식이란 얼마나 빈약한 것인가.전3권 각권 7,500원■21세기의 세계 언어전쟁-영어를 공용어로 할 것인가(정시호 지음,경북대 출판부 펴냄)독어교육과 교수의 영어 공용어 반대론.영어를공용어로 삼으면 한국어는 주변언어로 전락,고사하고 만다고 강조한다.언어는 단순히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사고를 지배한다는 것.대신 세계화시대를 맞아 세계어인 영어교육을 개혁하고,적정한 외국어 전문가 필요인원을 산출해 국가전략으로 복수의외국어 교육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일본의 영어 공용어론과 유럽등의 다언어·다문화주의를 분석하고 벨기에의 언어갈등을 비롯한 세계의 언어전쟁도 소개.1만1,000원■단군문화기행(박성수 지음,서원 펴냄)우리 민족의 시조인 단군이신화 속의 존재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우리 상고사의 흔적을 다각도로 조명한 책.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한 우리 민족의 성지 백두산에서부터 영언산의 환웅신앙 등 바다 건너 일본열도까지 유·무형의 단군문화 유적을 확인하며 민족의 기상을 일깨운다. 태백산의 소도동,단군 아들의 이름을 딴 부여 등 남한 전역을 훑었다.정신문화연구원 교수를 지낸 저자는 “우리는 5,000년의 역사라고큰 소리를 치면서도 실상은 불교문화 이전 수천년 역사를 공백으로처리하고 있다”고 분개한다.1만2,000원
  • 고시촌 산책/ 세대교체와 신풍속도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거리의 나무 색깔도 점점 가을색으로 변하고신문에서 단풍에 대한 기사를 발견하기에 별로 어려움이 없다. 변화되는게 비단 시험제도 뿐 아니라 고시촌에도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다.고시촌의 상징이던 하숙집 형태의 고시원 이용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예전에는 고시원에서 숙식은 물론 공부까지 그곳에서 해결했다.하지만 지금은 모두 분업화(?)되어 숙·식·공부 모두 다른 곳에서 해결하는게 일반적인 추세다. 실제로 산밑의 고시원들은 예년 같으면 빈방이 없어야 하는데 10월인 지금도 빈방이 많이 있다.전반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보장받을수 있는 생활형태가 선호되기 때문에 이와 대조적으로 학원 근처의잠자는 방·고시식당·독서실 등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공부의 패턴도 학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혼자 공부하는 방법보다는 그룹 스터디를 한다든지 인터넷을 이용해서 다양한 수험정보 및 교류를 통해 공부하는 것이 주종을 이룬다.심지어는 학원강의도 심야 강의라는 새로운 형태의 강의가 등장했다.밤 11시부터자정을 넘어선 12시30분,1시까지 강의를 하는 것인데 심야 강의를 듣는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고시촌이 빨리 변하는 이유로는 신세대 고시생의 유입으로 연령도전반적으로 낮아지고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시험에 합격하는게 최대한의 과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오랜 동안 고시공부를 해온 노장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실력이 전반적으로 많이 향상되어서 “이제는 옛날처럼 공부해서는시험에 합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1,000명이나 뽑기 때문에 시험이 더 쉬워졌다고 생각될지 모르나 실제적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경쟁률도 더 높아져서 합격하기가 오히려 힘들어졌다고 대부분 생각한다. 합격자의 수를 늘리면 법조인의 질이 떨어진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있었는데 이 걱정은 막연한 걱정이거나 법조인이 늘어남으로 인해자신의 밥그릇이 작아지는 것을 걱정해서 내세운 궁색한 ‘자기 보호를 위한 발언’이라는게 곧 증명될 것이다. ■ 김 장 열 로고스서원 대표
  • 고시촌 산책/ 바람직한 司試제도의 방향

    그동안 학계 및 일부 법조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법시험령을 일부 수정하는 선에서 사법시험법 시안이 만들어졌다.서둘러 공청회 등을 마치고 9월 정기국회에 상정한다는 계획아래 8월 하순에 법제처에법안을 제출했다. 얼마전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사법시험법제정안의 응시제한과 정원제를 중심으로 격론이 벌어졌다.이미 입법예고된 상태에서 진행되어 뒤늦은 감은 있지만 간과할 수 없는,한번쯤은 다루어야 할 부분이었다. 최근 규제개혁위원회는 “제60차 회의에서 사법시험법안에 대해 심사를 보류하고 재심의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면서 성급한 법안 확정에 대해서 숙고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법시험법안은 제정 이전부터 정원과 응시제한에 대한 사항은 고시가뿐만 아니라 법조·학계의 뜨거운 감자였다.그런 사안에 대해 합의점에 충분히 도달하지도 않고 불과 몇 개월만에 법안을 제정했으니문제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법제정이 급해도 졸속으로 잘못 만들면늦더라도 제대로 만든 것 만 못하다는 걸 모르는 것일까. 과연 응시제한과정원제는 누구를 위해 만들어 졌는가? 많은 대학교수들은 이 제도로 인해서 고시생의 적체는 더욱 심해지고 법학이외의 학문이나 학과는 황폐화될 것이며 오히려 법학교육의장애물이 된다고 한다.고시생·학계·대다수의 국민들은 정원제를 원하지 않는다.정원제를 주장하는 측,특히 법조관계자들은 “법조인의질적저하를 막고 법률수요를 감안해서 합격자 수는 국민적 합의를 거쳐 결정될 사안”이라고 말한다. 이는 기존의 잘못된 관행과 법조 특권층을 인정하게 되는 것으로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문제점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사법시험에 젊고유능한 사람들이 지금과 같은 인원 적체를 막지 못할 것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사법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전환해야 한다.법과교육을 정상적으로 받은 사람이면 떨어지는게 예외가 되도록하는 시험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변호사 중에서 임용시험을 따로 보더라도 선발인원을 늘려야 한다.그래야만 변호사도 더 이상 시험의 합격만으로 인생의 성공을 보장받는 시대는 가고,국민이 더 쉽게 정의로운 법률서비스를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장열 로고스서원 대표
  • 신간 맛보기

    ■청사(淸史)(임계순 지음,신서원 펴냄)는 만주족이 통치한 중국이란부제와 함께 1616년부터 약 300년간 만주족의 흥기부터 멸망까지를저술한 단대사.한양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750여쪽에 걸쳐 청왕조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및 대외관계 변천을 세밀히 정리·분석하고 있다. 중국 25왕조중 마지막 왕조로서 동북지방에 거주하던 소수민족에 의해 건립된 청조가 다수 한족을 268년간이나 통치할 수 있었던 시스템설명이 관심을 끈다. 50여개의 소수민족에 대한 정책,19세기 중반이후의 몰락 등을 꼼꼼히 살피고 있으며 청대에 관한 중국과 일본의 자료와 함께 서양에서출판된 많은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3만2,000원■국제금융·외환정책론(이재웅 지음,다사랑 펴냄)은 대학이나 대학원에 재학중인 학생이 일차적 독자인 전문서적이지만 학생이 아닌 경영·무역 실무종사자와 일반인들도 관련 부문의 최근 흐름을 익히기위해 읽을만 할 것이라고 저자는 확신하고 있다. 환율 및 외환정책을 귀납적인 방법으로 일본, IMF위기의 동남아 및한국을 예를 삼아 분석한다.은감원 부원장보와 고려증권 부사장,고려종합경제연구소장을 거쳐 서강대 초빙교수로 있는 저자의 14편 논문을 싣고 있는데 국내외 금융정책,외환정책, 국제 재무전략과 기업 지배구조 분야순으로 정리했다.2만2,000원■논어의 문법적 이해(류종목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논어’에는노(魯)논어와 제(齊)논어,고(古)논어의 세 가지가 있다. 노논어는 지금의 ‘논어’와 마찬가지로 20편이고,제논어는 22편,고논어는 21편이었다고 전한다. 이 책은 ‘학이(學而)’에서 ‘요왈(堯曰)’에 이르는 20편의 내용을 문법적으로 분석,설명한 교양서다.사서오경을 읽을 때 번역문에만의존하거나 원문의 몇몇 중요한 어휘들을 통해 문장의 대의를 파악하는 데 그치는 한글세대들도 이해하기 쉽게 문장의 얼개를 밝혔다. 아울러 ‘논어’가 철저한 인간중심의 성경임을 일러주는 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2만5,000원■투덜이의 영화세상(이대현 지음,다할미디어 펴냄) 열에 아홉은 ‘영화마니아’를 자처하는 세상에 영화에 관한 글을 쓴다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다. 한국일보 문화부 차장으로 재직중인 이대현씨는 평면적 평론 대신영화담당기자로서 현장감 넘치는 영화가의 크고작은 이슈들을 글로정리했다. ‘우리 영화,우리 감독’ ‘시네마 천국을 꿈꾸는 사람들’‘시네마천국은 없다’ ‘이대현의 스크린파일’ 등 책은 크게 네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최근 한국영화의 작품성과 제작경향, 주요 영화인들의 현주소 등을두루 짚어보기에 좋은 책이다.9,800원
  • [문화도시 문화거리] (9)인쇄문화의 요람 淸州

    “청주에서 하면 남는다.” 전국 이벤트사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정설이다. 대부분의 중소도시에서 문화행사를 열면 적자를 면하기 어렵지만 교육도시인 청주에서 음악회나 연주회,연극 공연 등을 하면 그런대로재미를 본다는 얘기다. 인구는 57만여명에 불과하지만 인근 광역시보다도 오히려 관객 수준이 높고 관심도가 높다는 게 이들이 빼놓지 않고 지적하는 부분이다. 청주에서는 청주 예술의 전당을 비롯 공군사관학교 성무관 등에서매년 200여건 이상의 크고 작은 음악회,연극공연,연주회,뮤지컬 등이열리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연초 신년음악회를 비롯 신파극 ‘아버님 전상서’,뮤지컬 ‘잠자는 숲속의 공주’,‘난타’등 대형 공연이 성황리에치러졌다. 청주지역의 이같은 문화욕구에 대해 충북대 김승환(金昇煥·국문학과)교수는 “전통적인 교육도시인 청주 시민들의 잠재적 문화욕구에다 ‘직지(直指)’라는 걸출한 문화적 자극이 더해져 상승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청주(淸州)라는 이름은 고려 태조 왕건 23년(941년)에 처음 사용됐으니 1,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통일신라시대에는 신라 5경의 하나인 서원경으로,백제시대에는 상당현으로 불렸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국보 제41호 용두사지 철당간(962년 건립)과 직지(1377년),율곡의 서원향약(1571년) 등은 도심을 남북으로 흐르는 무심천을 끼고 사는 청주시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의 원천이다. 거의 매일 펼쳐지는 민간 차원의 순수예술 공연 이외에 청주시 주최로 전국적인 주목을 끄는 대형 행사들도 매년 이어지고 있다. 수십억원씩 들어가는 대규모 행사를 너무 자주 치른다는 비판도 따르지만 청주시는 문화진흥을 21세기를 위한 주요 전략의 하나로 삼고있다. 올해 청주시에서 치러지는 가장 큰 행사는 22일부터 한달동안 계속되는 ‘2000 청주인쇄출판박람회’. 요즘 청주 문화계에서는 ‘직지에서 시작돼 직지로 끝난다’는 말이나올 정도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청주는 세계에서 가장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直指心體要節)가 인쇄된 곳이다. 독일의 구텐베르크보다 70년이나 앞선 고려 우왕 3년(1377년)에 이곳 청주 인근 흥덕사에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아직까지국제적인 공인을 받지 못한데다 직지 원본은 프랑스 국립박물관에 하권(下卷)만이 소장돼 있어 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청주시는 산업자원부로부터 새천년 기념사업으로인쇄출판박람회를 후원받아 대대적인 행사를 갖게 된 것이다. ‘문자문화의 지난 천년,새천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박람회는 청주 예술의 전당을 중심으로 청주 고인쇄박물관,국민생활관 등 5만여평의 부지에서 치러진다. 지난 천년의 문자문화를 되돌아보고 이미시작된 디지털문화의 현주소를 짚어보며 다가올 정보통신사회를 주도하기 위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직지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국제학술회의와 직지한글글꼴 공모전,최첨단 멀티미디어 주제 영상쇼,인형극,고인쇄 시연 등인쇄,출판,정보통신 분야를 총망라하는 세계 최초의 박람회다. 청주의 문화거리는 흥덕구에 있는 청주 예술의 전당과 쌍둥이 체육관을 사이에 두고 곧게 펼쳐진 길 양쪽에 있다.인접한 체육공원과 흥덕사지(사적 제315호) 고인쇄박물관도 모두 예술의 전당에서 걸어서오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박람회는 바로 이곳을 무대로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청주시는 96년부터 지난 6월까지 108억원을 들여 고인쇄박물관 증축공사를 벌여 1,000여평을 늘리고 전시물을 다양화하는 등 준비작업을해왔다. 이밖에 지난해 개최한 제1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이어 공예디자인센터와 공예박물관,공예상품 생산집적지 조성공사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물론 이 행사도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제작한 조상들의 공예적 우수성을 되살려 다양한 공예산업을 발전시키자는 것으로 직지와 무관하지 않다. 나기정(羅基正) 청주시장은 “선조들의 훌륭한 전통문화를 이어 받아 후손들에게 더 큰 유산을 남겨주는 것이 현세대의 중요한 몫”이라며 “청주는 그 기반이 튼튼해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자랑했다. 청주 김동진기자 KDJ@Kdaily.com. [이렇게 가꿉시다] “인쇄문화관광도시 보다…” 지역의 문화적 자산을 단순히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데머무는 것이아니라,고부가 가치를 지닌 문화산업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은 가능할까.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어낸 청주에서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인쇄출판박람회는 관람객들에게는 다양한 볼거리로 견문을 넓히고 즐거움을 주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지역문화를 가꾸어 가는 각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에게 이 박람회는 모범사례가 될수도,반면교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박람회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던지고 싶은 질문은 이렇다. “같은 주제라도 이른바 국가 차원에서 여는 박람회와 지역에서 주최하는 박람회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이번 박람회는 ‘직지와 고인쇄’‘문자 그리고 인쇄출판’‘전자출판과 정보통신’‘디지털 그리고 미래’ 등 4개의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우리 인쇄문화의 과거와 미래를 한 자리에서 조망할수 있는 자리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행사라면 칭찬받아 마땅한 이런 기획도 그 주최자가 지방자치단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재정상태가 넉넉지도 않은기초자치단체가 굳이 엄청난 예산을 들여 ‘한국 인쇄문화의 발전’이라는 거대한 주제의 사업을 떠맡을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행사 기획안을 보면 ‘인쇄문화의 발상지’ 청주를 ‘인쇄문화산업의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든가 하는 청사진은 거의 보이지 않는듯 하다.오는 28∼29일과 10월12∼13일 각각 열리는 학술대회의 주제도 ‘금속활자의 발명과 인쇄문화’와 ‘세계인쇄출판문화의 미래’로 거창하기만 하다.박람회 규모가 아무리 ‘세계적’인 것이라 해도 지역발전을 부축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지 않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않다. 조직위원회는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인쇄문화의 발상지로서 이 도시가 지닌 강점을 관광수입으로 연결시키겠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 같다.그러나 박람회에 아무리 많은 외지 관람객이 몰려든다고 해도 그것은 일시적이다.박람회로 높아진 이미지가 장기적으로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해도,굳이 ‘인쇄문화산업도시’로의 가능성을 외면하고 ‘인쇄문화관광도시’에 머물 필요가 있을까. 인쇄출판박람회는 앞으로 ‘청주공예비엔날레’‘청주항공우주엑스포’와 연계하여 2년,혹은 4년마다 한 차례씩 열리는 방안이 검토되고있다고 한다.다음 박람회는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본 받을 수 있는 지역문화정책의 모범사례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서동철기자 dcsuh@
  • [새천년 우리고장 핫 이슈] 청주동헌 보존

    청원군청안에 있는 청주동헌의 복원이 시급하다.문화재적 가치에도불구하고 오랜동안 방치돼 썩어 들어가고 있다.하지만 복원문제를 놓고 청원군,청주시,충북도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어 해결책이 쉽게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조선 영조 7년(1731)에 지어진 청주동헌은 청주시의 역사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목조건물로 조선시대 ‘겹처마 팔작지붕’이라는 대표적인 건축양식을 보여주고 있다.조선 후기의 지방관아건축을 원형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그러나 청주동원은 그동안 문화재적인 가치가 알려지지 않아 방치돼 왔다.청원군 청사가 78년 동헌바로 앞에 들어설 정도다.뒤늦게 82년말 충북도 유형문화재 109호로지정됐다. 내버려진 청주동헌은 퇴락해가고 있다.군청 본관건물에 가려 햇볕이들지 않고 바람이 통하지 않아 부식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게다가원형도 많이 망가졌다.일제시대부터 70년대까지 사용되면서 내부를고쳐 창호·천장 등이 모두 개조됐다. 청원군은 동헌 복원비용이 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해체작업을 한뒤 기와와 기둥 등 50% 정도를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청주동헌이 방치된데에는 청원군청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군은 한번도 청주동헌을 보수한 적이 없다.동헌 때문에 비좁은 청사를 새로 지을 수 없는 청원군의 입장에서는 애물단지에 불과하다는 추측에서다.이에대해 청원군 관계자는 “98년과 올해 동헌보수비를 신청했다가 의회에서 모두 부결됐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따라 문화재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청주동헌의 훼손을 막기위한 방안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대다수 전문가들은 청원군청사를 이전한 뒤 이 곳을 사적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의견을 제시하고 있다.이들은 “역사적 건물인 청주동헌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경우 역사적 가치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엉뚱한 문제가 청주동원의 복원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청원군청 이전 문제에 대한 청주시,청원군,충북도의 사이에서 의견이엇갈리고 있어서다.청주·청원이 통합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청주시 입장과청주·청원 통합반대는 물론 군청 이전을 주장하는 청원군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청원군은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이 거론되는 마당에 일찌감치 군청사를 이전,통합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는 생각에 문화재 보존을 명분으로 청사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군청사가 청주시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어정쩡한 상태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군은 청주시가 이 곳을 매입해 사적공원화해 줄것을 요청하고 있다.동헌이 원래 청원군동헌이 아닌 청주동헌이기 때문에 청주시가 관리하는 것이 명분상 타당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매입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반면 청주시는 예산이 없어 매입할 여력이 없다고 손사래만 치고 있다.시로서는 머지 않아 청원군이 시로 통합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터에 통합에 저해가 될 일을 도와줄 이유가 없다.91년 전국적으로 시·군 통합이 추진될 당시에도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문제가 거론됐다.청원군의 반대로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통합론은 사라지지 않았다.잠복 상태다.청주시는 굳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청원군청사 부지를 매입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다급해진 청원군은 청주시가 군청사 부지를 매입하는데 도와줄 것을충북도에 요청했다.지난 3월에는 39개 시민·사회단체를 망라한 ‘청주동헌대책추진위원회’를 발족하는데 도움을 줬다.청주동헌을 보존하려면 청원군청이 자연스럽게 이전할 수 밖에 없는 점을 노렸다. 충북도는 청원군청 이전을 내심 반기고 있다.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되면 충북도는 ‘속빈 강정’이 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서다.이런 점을 겉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충북도는 청원군의 문화재 관리 소홀 책임을 따져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청사 이전을 통해 청주·청원 통합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속셈을 갖고 있어 청원군입장과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청원군·충북도와 청주시 사이의 고래싸움에 새우가 돼버린 청주동헌만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갈수록 퇴락해 가고 있다. 청주 김동진기자 kdj@. *청주동헌은 어떤 유적. 충북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1가 751번지 청원군청사안에 있는 청주동헌(청녕각·淸寧閣)은 영조 7년(1731년) 당시 현감을 지낸 이병정(李秉鼎)에 의해 지어진 것으로 호서읍지(湖西邑誌)에 기록돼 있다. 동헌이란 한 고을의 수령이 집무를 보던 정당(政堂)으로 관아건물가운데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원래 청주는 고려시대부터 목(牧)이었으나 청녕각이 지어진 조선 영조시대 이인좌의 난으로 서원현으로 강등됐다.건축 당시 이름은 지금의 청녕각이 아닌 근민헌(近民軒)으로 불렸다. 이후 고종 5년(1868년) 청주목사 이덕수(李德洙)가 10칸이던 것을정면 7칸,측면 4칸의 28간 규모의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확장했다. 이 건물의 처마 끝에 장식된 암막새기와에는 ‘道光 午年 乙酉五月日 淸州衙舍改建瓦造作’이라는 명문이 보여 조선 순조 25년(1825)에개축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청주동헌은 조선시대 겹처마 팔작지붕 이라는 건축양식의 대표적인건물이고 목사의 정당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는 점에서 문화재 가치가높다. 정당을 중심으로 배치돼 있던 관아의 전체구조를 알려주는 자료로서도 중요시된다. 한편 청주동헌의 이름이 청녕각으로 된 것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제기되고 있다. 청주읍성도를 볼 때 현재 청주동헌 위치가 현 위치일 것이라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동헌의 이름이 ‘헌’(軒)이 아닌 ‘각’(閣)으로 된 것에 대해서는 현판이 옮겨진 것이라는 주장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청주 김동진기자. *“청주동헌 현위치에 원형대로 복원해야”/金英敎 청주동헌대책위원장. “청주동헌이 더 이상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현 위치에 원형대로 복원해야 합니다” 3월 발족한 청주동헌 대책추진위원회 김영교(金英敎·65·청원군 문화원 부원장) 위원장은 하루가 다르게 파손되고 있는 동헌에 대한 복원방법을 이렇게 제시했다.김 위원장은 “청주동헌은 조선 고종 5년(1868년) 개축한 이후 한번도 보수되지 않아 훼손 상태가 심각한 실정”이라면서 “동헌이 그늘에 있는데다 통풍도 되지 않아 기둥이 썩어들어가는 등 지지력이 약해지고 있어 복원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청주동헌은 문화재적인 가치도 중요하지만 청주 역사의 주무대입니다.군청사 옆에서 썩어 가는 것을 보고 우리 후손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해관계가 민감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복원문제가 금방 해결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청원군민과 청주시민,도민들을 상대로 청주동헌 복원의 당위성을 역설하다 보면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공청회와 서명운동 등을 통해 범도민적인 관심을 이끌어낸 뒤 가장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겠다고 김 위원장은 벼르고 있다.대책위는 지난달 30일 청주 예술의 전당 소회의실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청주동헌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청원군청사를 옮기고 이 지역을 사적공원화 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이웃한 충주시의 경우 관아가 있던 자리를 ‘관아공원’으로 꾸며 건물등을 유적으로 보전하는 한편시민들에게 휴식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청주 김동진기자
  • 고시촌 산책/ 차분한 결산 냉정한 새출발을

    신림동에도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오는 것 같다.늦더위 속에서도 아침 저녁엔 제법 찬바람이 불고 귀뚜라미 우는 소리도 들리기 시작한다. 법무부는 사법시험법안을 최종 확정하고 9월 정기국회에 상정하기로했다고 한다. 지루하게 끌었던 사법시험법 제정이 거의 마무리된 듯하다.올해는 봄부터 지금까지 학습 분위기가 좋았으나 최근 지루한늦장마에다 여름의 늘어진 분위기 탓인지 신림동의 술집·PC방·만화방 등이 성시를 이루는 등 이곳의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하다. 지난달 27일 끝난 법무사 시험을 끝으로 각종 시험은 끝나고 발표만남은 상태라 내년에 시험 볼 수험생들의 마음도 약간 흐트러진 것이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그러나 이제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시생본연의 자세로 돌아갈 때가 됐다. 사법시험법이 수험생들이 원하는 쪽으로 제정됐다 해서 방심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사법시험법이 수험생 입장에서 유리해졌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실제로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긍정적 요인보다는 부정적 요인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선발인원이 1,000명으로 늘었지만 4회 횟수제한이 풀리고,새로 사법시험에 도전하려는 사람이 대폭 증가해 결국 수험생의 경쟁만 더욱 치열해졌다. 선발인원이 증가하면 응시자 수는 더 많이 늘어 나는 게 그동안의통계에서 나타났고 그 결과 고시촌의 수험생 수도 예년보다 많이 늘어났다. 신림동에만 3만∼4만명의 고시생이 있다고 한다.이들을 두 종류로나누면 신림동을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이 남게 될 이곳을 떠나려면 독하게 결심하고 실천해야 한다.이 과정에서크고 작은 갈등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이를 얼마나 슬기롭게 조정하고 풀어나가느냐에 수험생활의 성패가 결정된다. 마지막에 웃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수험생활을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지금 자신의 생활태도 및 실력을 점검해 성실하고 또 효율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여러 사람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많은 사람들이 고시촌에서 생활하지만 결국 웃으면서 나갈 수 있는 사람은 1,000명뿐이다. 김장열 로고스서원 대표
  • 장애인 원서접수 거부 서원大 첫 약식기소

    장애인의 원서 접수를 거부한 대학을 검찰이 처음으로 약식기소했다. 청주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남기춘)는 최근 뇌성마비 지체장애자의입학원서 접수를 거부한 청주 서원대학교(총장 김정기)를 벌금 50만원에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해 12월 1급 지제장애자인 서모씨(25·여·인천 부평구 상곡동)가 2000학년도 대학 입시를 위해 이 대학서양화과에 입학원서를 접수하려 했으나 거부했다. 검찰은 “서원대가 서씨의 원서 접수를 거부한 것은 장애인복지법 12조4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원대 관계자는 “원서 접수 첫날 학교 입학관리과를 찾아온 서씨와 상담 과정에서 학교에 장애인 시설이 없다는 설명을 했을 뿐 원서 접수를 거부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청주 김동진기자 kdj@
  • 국립발레단 새달1일 국내 初演

    국립발레단 최태지예술감독이 공연비디오를 보자마자 한눈에 반했다는 몬테카를로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96년 초연이후 유럽,미국,아시아 등 세계 각지 100여회의 순회공연에서 찬사와 갈채를 받은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오의 걸작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9월1∼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서는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한마디로 파격 그 자체이다.장르부터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전발레 동작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형식은 고전발레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있다.프랑스 문화훈장을 받은 솔리스트 출신의 촉망받는 안무가 마이오는 흔히 마임으로 처리하는 행동과 감정처리를 모두 춤으로 구성해 마치 물흐르듯 끊임없는 춤의 향연을 만들어낸다. 동작도 고전발레의 획일성에서 탈피,일상에서 나온 듯 자연스러움을강조한 점이 특징.회전과 도약 등의 테크닉을 기대했다간 실망하기십상이다.로미오역의 김용걸은 “손동작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해야하는 만큼 적응이 쉽진 않지만 고전발레에서 배울 수 없었던 새로운 작업을한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영화기법을 차용한 구성도 새롭다.사제 로렌스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극의 내레이터 역할을 하는가 하면 로미오가 티볼트를 죽이는 장면 등에서는 슬로 모션기법까지 등장한다.세 개의 벽과 큰 패널로 구성된 간결한 무대 위에 12대의 무빙 라이트가 시시각각 쏟아내는 황홀한 조명은 이같은 영화적 이미지를 한층 강화시킨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등장인물에 대한마이오의 독창적 재해석이다. 마이오는 원작의 가녀리고 순진한 줄리엣을 사리분명하고 자아가 강한 여성으로 변모시켰다.몬테카를로 발레단에서 줄리엣역을 맡은 여성무용수는 1m80㎝의 장신으로,적극적이고 대담한 줄리엣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또한 줄리엣의 어머니 캐플릿부인은 부성과 모성을 동시에 지닌 매력적인 인물로,로렌스 신부는 신과 인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극의 모든 흐름을 주도하는 신비로운 존재로 그려진다. 지금까지 한번도 외국 발레단에 이 작품을 맡겨본 적이 없는 마이오는 국립발레단에 공연을 허락하면서 세심한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조(助)안무자 조반나 로렌조니,의상담당자 제롬 캐플랑 등 스태프 6명을 파견하고 무대세트와 의상 일체를 제공했다.유럽 전역에서원단을 구해다 동서양의 이미지를 혼합해 특별제작한 의상은 또다른볼거리. 공연마다 로미오-줄리엣,사제 로렌스-캐플릿부인으로 번갈아 출연하는 발레스타 김용걸-김지영,이원국-김주원 커플의 기량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색다를 듯하다.1588-7890이순녀기자 coral@
  • 고시촌 산책/ 정보공개 예외 사유 최소화해야

    사법시험법 개정시안의 19조 2항에 “법무부장관은 채점표,답안지기타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사유가 있는정보에 관하여는 이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그러나 위의 조항은 정보공개의 예외사유를 광범위하고 막연하게 규정하고 있어 실제의 운용 여하에 따라 정보 비공개의 법적 근거만을 제공하게 될 소지를 안고 있다. 법무부에서 이 규정을 신설한 이유로는 정답 시비와 관련된 행정소송뿐만 아니라 채점위원별 채점표와 답안지의 공개,채점위원별 소속학교 출신 수험생과 그밖의 수험생에 대한 채점편차를 공개하라는 행정소송 등 시험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사유가 있는쟁송이 증가함에 따라 시험관련 정보의 공개에 관한 원칙규정을 신설했다고 한다. 하지만 위 법안에서 언급하는 제정취지와 목적이 아무리 타당하더라도 그 구체적 내용이 정보공개의 대원칙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단순히 실무적 불편을 우려한 방어적 규정으로서 수험생의 권리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그동안 행정자치부에서 사법시험에 관한 행정쟁송에 시달렸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수험생 입장에서도 자신의 답안지를 열람하거나 소송을 하는 것이 절대로 즐거운 일이 아니다.그들은 단지 사법시험에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수험생에게 최소한 채점표와 자신의 답안지만이라도 열람할 권리를보장함으로써 그들의 알 권리를 신장시키고,이로인해 사법시험 채점및 관리의 투명성을 확보해서 시험에 대한 간접적인 통제와 참여할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동안은 시험의 결과에 고시생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신뢰의정책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게 사실이다.그러나 올해부터 1차시험장에서 시험지를 가지고 나올수 있게 하는 등 시험에 있어서도 실질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런 변화의 와중에서 정보공개에있어서만 답보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위의 조항을 “법무부 장관은 채점표,답안지 기타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사유가 있는 정보에 관해서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최소한의 범위내’에서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정도로 수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김장열 로고스 서원 대표
  • 8·7 개각/ 각 부처 표정

    각 부처는 7일 이날 개각의 결과를 나름대로 분석하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특히 새 장관을 맞는 부처의 공무원들은 “그동안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털고 새로 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총리실 이번 개각이 ‘무난하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팀워크와 전문성이조화를 이룬만큼 개혁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는 이날 저녁 신임 진념(陳^^) 재경·송자(宋梓)교육부 장관과 박재규(朴在圭) 통일·최인기(崔仁基) 행자부 장관을 불러 부처간 공조 등 협력을 당부했다.안병우(安炳禹)국무조정실장도 참석했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새 내각은 개혁의 성공적 마무리를 과제로 안고 있으며 총리가 이를 진두지휘하게 될 것”이라면서 “신임 각료들의 면면을 볼때 이 총리와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총리실은 또한 후속 차관급인사에서 국무조정실 조정관들의 승진 가능성을 점치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재정경제부 진념 기획예산처장관의 ‘영전’에 대해적합한 인사라고 평가하면서 환영하는 분위기.관계자는 “진장관은 상당히 친화적인 인물이어서원활한 팀워크 유지에 손색이 없고 경제팀의 총괄·조정 기능이 이전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 ◆교육부 송자 신임장관이 연세대와 명지대총장 시절 다양한 아이디어와 개혁 마인드로 대학 조직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기대감을 표시.그러나 행정경험이 적고,특히 부총리로 격상돼 각 부처의 교육 및 인력개발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역할을 잘 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아울러 역대 교수 출신 장관들이 ‘자유로운’ 언행으로 물의를일으킨 점을 감안,언변이 좋은 신임 장관이 또다시 설화를 입지 않을까 염려. ◆농림부 김성훈(金成勳)장관이 유임되리라는 예상을 깨고 한갑수(韓甲洙)가스공사 사장이 임명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70년대초 농림부 농정국장과 유통국장을 지낸뒤 오래 떠나있던 한장관이 농·축협 통합 작업 마무리,논농업직불제 등의 농정 과제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 관심이 집중.관계자는 “김전장관이 지난해 9월 협동조합 통합법의 국회통과후 ‘쉬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소개.김장관은 다시 중앙대로 돌아가 강의를 맡을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자원부 상공부 정통 관료출신이 수장으로 오게 돼 산적한 현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 한편 김영호(金泳鎬) 전장관은 이임식에서 제조산업의 정보화,e-ministry추진 등 그동안 애써온 분야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한 뒤 “물의없이 소신껏일해왔는데 떠나게 돼 의외라는 생각도 든다”고 아쉬움을 표시. ◆보건복지부 부처 현안을 훤히 알고 있는 복지부차관 출신 최선정(崔善政)노동부장관의 수평 이동에 대해 대체로 환영했다. 특히 98년8월 의약분업 합의안을 도출해 내는 조정능력을 발휘했던 최 장관이 부임후 현재 진행 중인 의료계의 재폐업투쟁 사태를 해결하고 의약분업의정착을 이뤄내 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 한 관계자는 “의약분업 사태가 간단한 문제가 아니어서 비전문가의 부임을우려했었다”며 “최장관이 내용을 잘 파악하고있는 만큼 곧 사태 해결에나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동부 노동계에 발이 넓은 신임 김호진(金浩鎭) 장관에게 롯데호텔,사회보험노조 파업 등 현안 해결의 기대를 걸고 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6개월만에 장관이 교체돼 업무 혼선을 우려. 한 관계자는 “노동부 장관은 노·사 양측을 조정하며 문제를 풀어가는 해결사로서의 능력이 핵심”이라면서 “교수 출신이기는 하지만 최근 노·사·정 위원장으로서 금융노조 파업을 중재한 것을 보면 기대를 걸 만하다”고말했다. ◆해양수산부 교체설이 별로 나돌지 않았던 이항규(李恒圭)장관이 노무현(盧武鉉)전의원으로 경질되자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관계자는 “이장관이 임명된뒤 7개월도 안됐는데 아쉽다”고 말했다.하지만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노신임장관이 지난해 한·일어업협정 등의 과정에서 크게 떨어진 부처의 위상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는 눈치. ◆기획예산처 전윤철(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이 신임 장관으로 오자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관계자는 “전 신임장관은 경제기획원에서 오랫동안 예산업무를 담당해온 예산통이어서 업무의 연속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 ◆금융감독위원회 이근영(李瑾榮)산업은행 총재가 3대 금감위원장으로 발탁된 데 다소 의아스럽다는 반응.직원들은 ‘요란하지 않은 뚝심의 소유자’인이위원장 내정자가 현대문제 등 재벌·금융개혁을 무리없이 소화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관계자는 “이위원장 내정자가 공직에 있을 때는 세제관련업무를 주로 맡았고 한국투자신탁 사장,신용보증기금 이사장,산업은행 총재를 거치면서 금융에 충분한 이력을 쌓았다”고 평가. 부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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