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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6 대책’ 갈등·불안감 조장 아쉬워… 인용구 제목 확 줄어 긍정적

    ‘12·16 대책’ 갈등·불안감 조장 아쉬워… 인용구 제목 확 줄어 긍정적

    서울신문은 최근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한중일 정상회의, 국회 필리버스터 등 각종 현안을 다룬 한 달 동안의 보도 내용을 주제로 3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제124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었다.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위원장을 비롯해 홍영만(차의과학대 경영대학원장), 심훈(한림대 언론학과 교수), 김재영(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박준영(변호사),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3학년),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독자권익위원이 참석했다. 아래는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영 언론의 취재보도 관행과 관련해 인상적인 칼럼 두 개를 봤다. 하나는 12월 4일자 서울광장 박록삼 논설위원의 ‘진짜 문제는 언론의 선택적 ‘받아쓰기’’였고, 다른 하나는 18일자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열린세상 ‘맹장과 반론권’이다. 이제는 사회적 현안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해 전달하는 데 신문의 가치가 있다. 파편적인 사실보다 총체적인 사실을 규명하지 않으면 신문산업의 미래가 없다. 이와 관련해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한 후속 보도에서 아쉬운 일곱 가지 성향이 드러났다. 정리해 보면 갈등이나 불안감을 조장하는 보도, 계급 편향성, 부정적이고 단정적인 표현, 흠집 내기, 억지 논리, 자기중심적 접근, 마지막으로 경마저널리즘이다. 부동산 대책뿐 아니라 서울신문의 보도 전반에서 이 같은 양태가 보여 우려스럽다. 예컨대 5일자 1면 ‘靑경고 하루 만에… 文정권 심장부 찌른 檢’이라는 제목은 극단적인 갈등 구도에 입각한 표현의 예다. 또 16일자 10면 ‘“아기 돌도 안 지났는데…” 30대 아빠도 블랙아이스에 당했다’는 제목도 굳이 아기의 어린 나이를 언급하면서 ‘참사의 상품화’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박준영 공수처나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관련해 법안 내용 자체가 매우 어렵다. 법조계 전문가 중에서도 법안의 내용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법안에 대한 논쟁이 지나치게 선악 구도로 그려져 우려된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정보의 부족으로 올바른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정보 제공 역할을 언론이 해야 하는데 과연 사법개혁과 관련해 심층적으로 관련 내용을 충분히 다뤘는지 아쉽다.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보다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졌으면 한다. 김숙현 2일자 8면 ‘일제 징용해법 ‘문희상안(案)’ 세계 시민모금 추진한다’는 기사의 제목을 보고 놀랐다. 추진한다는 게 아니라 추진을 검토한다는 내용인데,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큰 제목을 달았다. 또 17일자 8면 ‘10시간 마라톤회의… 日 수출규제 해제 가시적 결론은 다음으로’ 기사의 ‘공손해진 日’과 같은 소제목은 굳이 상대국에 쓸 필요가 없는 부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싶었다. 다만 기사 내용은 한일 간 대화 및 일본 수출규제 문제의 맥락을 적절하게 정리했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스코프’ 코너는 정치외교적 측면이 아닌 중국 사회에서의 트렌드나 전망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사다. 이번 달에 가장 좋았던 기사는 면머리 ‘한·중·일 ‘손익계산서’’로 정리된 26일자 6면 기사다.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각국이 생각하는 게 달랐는데 이에 대해 명쾌하게 짚어 줬다. 아쉬운 기사는 25일자 4면 ‘아베보다 위… 인민일보 톱기사 배치된 文대통령’이다. 한중 정상회담을 먼저 했기 때문에 기사가 위에 배치된 것이지 중요도의 문제가 아닌데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느낌이다. 홍영만 18일자 24면 ‘가계살림 더 쪼그라들었다… 정부 지원에 소득 격차는 감소’ 기사의 경우 단순히 숫자만 나열하지 않고 친절한 해석을 담아 좋았다. 23일자 21면 ‘정부 ISD 첫 패소… 론스타·엘리엇 소송 비상’ 기사도 일반 독자들은 큰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이슈를 다뤄서 긍정적이었다. 같은 날 ‘씨줄날줄’에 전경하 논설위원이 “국내 규정이 미비하지는 않은지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유의미했다.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문제는 독자들이 큰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일회성으로 보도하고 지나가기 쉽지만, 국익 차원에서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정부가 갖고 있는 투자협정이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ISD를 유발하는 조항들이 뭐가 있는지 등을 심층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키코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등의 입장만 다루고 실제 은행이나 금융권의 목소리는 담기지 않아 아쉬웠다. 또 19일자 22면 ‘예타면제 SOC사업 ‘지역의무 도급제’… 21조짜리 표심 잡기 정책인가’ 기사는 표심 잡기가 아니라 과연 안전문제와 직결된 공사의 질이 보장될 것이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더 적절했을 것 같다. 서울신문에는 정책과 지방자치단체면이 별도로 있는데, 콘텐츠가 차별화되지 못하고 사실상 홍보 페이지에 그치고 있다. 같은 주제이더라도 해당 정책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으면 더 관심 있게 읽히지 않을까 싶다. 유승혁 연일 국회, 북한 관련 기사만 보도되던 중 2일자 2면 ‘어른도 홀린 ‘엘사 마법’… 규제 없는 스크린 왕국서 1000만 눈앞’ 기사의 존재가 반가웠지만, 스크린 독점 문제는 찬반 양측의 활발한 논쟁 거리가 있는 주제임에도 너무 한쪽의 주장을 빈약한 근거로 다뤄서 기사의 깊이가 없었다. 이날 신문 1~6면 중 2면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회 기사였는데 저마다 비슷한 내용을 이렇게나 많은 면을 할애해야 하나 의문이었다. 또 9일자 8면에서는 ‘안전 울타리 없는 컨베이어…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에 스러집니다’ 기사를 통해 김용균씨 1주기를 다루면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환기해 줘 의미가 컸다. 좀더 전면에 배치해도 좋았을 것 같다. 또 13일자 25면 ‘엄마가 된 6개월 아빠… 넷째 보며 철들다’는 기사는 기자의 경험을 살린 내러티브 기사로 육아휴직 문제라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독자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줘 전달력을 높였다. 심훈 1면 편집과 관련해 한눈에 쉽게 들어오는 ‘황금 공식’을 찾은 느낌이었다. 독자권익위원회에서 지적한 부분을 내부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노력이 느껴졌다. ‘정현용 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코너는 수회에 걸쳐 국산 무기와 관련한 명과 암을 깊이 있게 다뤘다. 국방부나 정부 부처의 보도자료가 아니라 오랜 기간 쌓아 온 식견과 발로 뛴 취재가 드러난 기사였다. 이번 달에는 특파원 기사도 두드러졌다. 9일자 18면 ‘이번주 구찌, 다음주는 루이비통 가방… 월 7만원이면 골라 든다’는 기사가 대표적인 예다. 현지 언론을 해석하는 데 그치는 대부분의 특파원 기사와 달리 기자가 직접 취재해서 독자들이 알고 싶은 현지의 실생활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김태균 도쿄 특파원의 9일자 특파원 칼럼 ‘나카소네와 고토다 ‘적과의 동침’’도 일본 상황의 맥락을 잘 짚어 공부가 많이 됐다. 반면 11일자 17면 ‘잘나가던 하이패스, 왜 ‘먹통패스’ 되었나’라는 기사는 본문 내용과 달리 제목에 지나치게 부정적인 어휘를 사용했다. 11일자 25면 ‘文정부 2년 반… 서울 아파트값 40% 폭등’이라는 기사도 본문 내용과 맞지 않게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는데, 당장은 관심을 끌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언론사의 신뢰도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김만흠 인용구 제목을 지양하라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있었는데, 실제로 두드러지는 변화가 보여서 고무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제목에 서울신문의 시각이 들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26일자 1면 ‘협치 없는 패트, 의미 없는 필버, 민심 없는 연말’과 같은 제목이 좋은 예다. 16일자 1면 편집도 멋있었다. 메인 사진을 적절히 사용했다. 정치 분야의 경우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 관련한 역사적인 분석만 추가해도 차별화가 가능하다. 그런데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발탁과 관련해 역대 국회의장을 거쳐 총리를 역임한 사람이 있었는지, 반대의 경우는 있었는지 등을 짚어 주는 기사가 없어 아쉬웠다. 정리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휠체어 배터리가 허락하는 한… 새 세상과 만날 겁니다”

    “휠체어 배터리가 허락하는 한… 새 세상과 만날 겁니다”

    “지난 20년 동안 못 가 본 중랑천, 서울숲, 청계천까지 둘러봤어요. 새해에도 제 휠체어 배터리가 허락하는 한 새로운 세상을 만나러 갈 거예요.” 31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장애인 지원주택에서 만난 신정훈(52)씨의 말에서 설렘이 가득 묻어났다. 이곳은 신씨가 20년 만에 마련한 첫 보금자리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그는 50여명의 장애인이 모여 사는 단체시설 ‘향유의 집’에서 살았다. 지난 2일 신씨처럼 복지시설에서 평균 23년을 지낸 장애인 32명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집을 갖게 됐다.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설립한 장애인 지원주택이다. 일반 임대주택이 아니라 장애인의 활동을 돕는 도우미 ‘주거 코디’가 24시간 상주하는 곳이다. 신씨는 “시설에 있을 땐 복도를 지나는 누구나 제 방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사생활을 존중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이사 하루 전날까지도 잠을 설쳤다. 그는 “이웃들이 행여 장애인에게 거부감을 느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먼저 다가와 날 풀리면 야유회 가서 고기를 구워 먹자고 했다”면서 “봄이 되면 동네 산책을 돌며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에 부풀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끼니 걱정이 많았는데 활동지원사가 먹고 싶은 음식 위주로 만들어 준다”며 “온라인 쇼핑으로 가성비 좋은 제품을 직접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서울 구로구 오류동 지원주택에 이사 온 발달장애인 이인혜(33)씨는 이번이 첫 ‘독립’은 아니다. 9년 동안 단체시설에서 생활하다 2~3명이 함께 지내는 ‘체험홈’에서 6년을 보냈다. 그 덕에 자취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장애인 자조모임에서 만난 조력자 친구들과 집들이를 했다. 이씨는 “같이 사는 언니가 친절하다”고 말했다. ‘언니’라고 부르는 주거 코디도 새로 사귄 친구다. 그는 “이사 온 뒤 먹은 음식 중에서 삼계탕이 제일 맛있었다. (휴대전화 고리) 인형, 화장품 쇼핑도 재미있다”며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 줬다. 신씨는 요즘 유튜브로 야구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는 “지난해에는 시설 사정 때문에 야구 경기를 보러 가지 못했는데 새해엔 야구를 보러 가고 싶다”면서 “집 적응이 끝나면 일주일에 한두 번씩 일할 수 있는 자리도 알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장애인 입주자들은 지원주택에 상당히 만족해했다. 신씨는 “시설에 있을 때는 야간에 1명의 복지사가 10명의 장애인을 돌봤다면 지금은 1명의 복지사가 최대 3명을 도와준다”며 “지원주택이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활동지원사가 그만두면 다시 배정받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불편한 부분이다. 침대에서 생활하는 중증장애인들이 살기엔 여전히 집이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45개 시립 장애인 거주시설에 사는 장애인 2500명 중 800명을 5년 안에 장애인 지원주택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이름처럼…무대에서 공주 인생

    이름처럼…무대에서 공주 인생

    전체적인 어울림이나 통일을 의미하는 프랑스 단어 앙상블(ensemble)은 뮤지컬에선 주·조연 배우 주변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이름 없는’ 단역 배우들을 의미한다. 한두 명의 주연 배우가 무대 조명을 차지하고 관객들의 박수를 받을 때 수십 명의 앙상블도 언제나 저마다의 역할에 온 열정을 쏟아낸다. 지금은 대한민국 뮤지컬을 이끄는 한 축인 배우 윤공주(38)의 시작도 그랬다. 2001년 뮤지컬 ‘가스펠’ 오디션에 합격했지만, 그에게 주어진 극 중 이름은 없었다. 자신만을 위한 조명도 없었고 지켜보고 기억하는 관객도 없었다. 그럼에도 윤공주는 ‘이 무대의 주인공은 나’라는 자기 최면을 걸며 생애 첫 뮤지컬 무대를 즐겼다. ‘지킬 앤 하이드’로 올해를 시작해 연말을 ‘아이다’로 장식하고 있다. “어린 시절 이름과 달리 어렵게 살았고 돈도 없었지만 저는 돈 없음에서 오는 두려움은 없었어요. 부모님은 100만원을 버시면 50만원으로 저를 키우고 50만원은 저축하셨죠.”‘아이다’ 공연이 한창인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그는 이름 얘기를 꺼내더니 화제를 자연스럽게 부모님으로 옮겼다. 어릴 때는 이름 때문에 으레 놀림이 따라왔고, 그 자신도 인생을 이름처럼 소개한다. ‘이름 같지만은 않은 삶이었지만 이름처럼 키워 주신 부모님’이라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파트 경비 일과 건물 청소를 하며 고된 삶을 살면서도 저를 공주처럼 키우려 애쓰셨어요. 재래식 공동 화장실을 쓰는 단칸방에서 아등바등 살았지만 마음만은 부족하지 않았거든요.” 윤공주는 당당한 목소리로 유년기를 떠올렸다. 작품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만난 자리였지만, 뮤지컬 주연 배우의 입에서는 ‘아버지’, ‘감사’, ‘행복’이라는 말이 반복됐다. 장성한 딸에게도 “내겐 공주 너 하나뿐”이라던 사랑 넘치던 아버지는, 지난 10월 27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뮤지컬 ‘아이다’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으로 연습실을 땀으로 적시고 있을 때였다. “올해 초부터 건강 악화로 통원치료를 받으셨던 터라 예상은 했지만 몇 년은 더 사셨으면 했다”는 윤공주의 목소리가 떨렸다. 가난 속에서도 ‘공주’로 키워 준 부모님의 헌신과 사랑은 윤공주의 지금을 만든 자양분이 됐다. 그는 “물론 어릴 땐 가난과 평범하지 않은 환경이 싫었지만 배우로 성장하는 데 다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무대에 서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고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였다”고 말했다. 그의 절박함은 뮤지컬 제작자와 관객들의 눈과 마음에 닿았다. 앙상블과 각종 단역을 거쳐 2006년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를 사랑한 여인 로레인 역을 맡아 그해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신인상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하루’, ‘맨 오브 라만차’, ‘그리스’ 등에 출연, 같은 시상식 인기스타상을 받으며 스타 배우 반열에 올랐다. “배우로 성공해서 부모님께 좋은 집 사드리고 싶다”던 스무 살 때 꿈은 서른이 넘어 이뤘다. “서른한 살 되던 해 엄청 싼 아파트를 샀어요. 서울과 비교해선 말도 안 되게 싼 곳이었지만 세 식구 살기엔 풍족한, 따뜻한 집이죠.” 현재 세계 각지에서 마지막 시즌 공연이 열리고 있는 디즈니 뮤지컬 ‘아이다’와 만나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2005년 한국 초연, 2010년 재연 때 앙상블 오디션을 봤으나 떨어졌다. 2012년 공연에는 암네리스 역으로 도전했으나 선택받지 못했다. 결국 2016년 네 번째 시즌 공연에 주역 ‘아이다’로 오디션을 보고 무대를 꿰찼다. “이번에도 연락이 없어 마음을 접고 있었는데 조금 늦게 연락이 왔죠. 너무나 기쁘고 고마웠어요. 관객분들도 이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작품이죠. 공연장을 찾으신다면 정말 소중한 선물 같은 시간이 될 거라고 자신합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양준일 광고모델 발탁, 생애 첫 광고 찍는 기분은?

    양준일 광고모델 발탁, 생애 첫 광고 찍는 기분은?

    양준일 광고모델 발탁 소식이 전해졌다. 롯데홈쇼핑 측은 30일 유료회원제 서비스 ‘엘클럽(L.CLUB)’ 광고 모델로 양준일을 발탁했다고 밝혔다. 홍보 영상은 양준일의 히트곡 ‘리베카’를 개사해 뮤직비디오 형태로 제작됐다. 양준일은 “광고모델이 됐다는 사실이 꿈만 같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생애 첫 광고 촬영을 하게 돼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최근 많은 곳에서 광고모델 제안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홈쇼핑 측은 “‘할담비’에 이어 양준일을 엘클럽 홍보 모델로 발탁하면서 젊은 고객층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공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을 통해 고객들과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준일은 1991년 데뷔해 히트곡 ‘가나다라마바사’, ‘Dance with me 아가씨’, ‘리베카’ 등의 히트곡을 남겼지만 2집 이후 활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탑골가요 열풍이 센스있는 패션 감각과 뛰어난 음악적 실력으로 ‘탑골GD’ 불리면서 재소환됐다. 최근 최근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해 뜨거운 화제를 모았고, 31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2019 팬미팅 ‘양준일의 선물’을 열고 팬들을 만난다. 사진 = 서울신문DB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18세에게 투표란 □ 이다

    18세에게 투표란 □ 이다

    “18살은 ‘정치적 미숙아’라고요? 전 동의할 수 없는데요. 집에 가서 진지하게 자녀들과 대화해 보세요. 판단력이나 정보 수용력은 부모 세대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첫 유권자가 되는 김세원(18)군에게 선거 참여 연령 하향 조정에 대한 일부 어른들의 걱정을 전하자 그는 기우라고 잘라 말했다. 김군에게 다시 ‘투표란 무엇인지’를 물었다. 잠시 고민하더니 스케치북에 자신의 생각을 천천히 적었다. ‘나에게 투표는 시작이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 27일 국회를 통과했다. 앞으로 일부 고3 학생을 포함한 만 18세 이상부터 공직 선거 투표가 가능하다. 당장 내년 4월 15일 제21대 총선에서 2002년 4월 16일 이전에 태어난 청소년들이 투표권을 갖는다. “어린 것들이 뭘 안다고”라는 속칭 ‘꼰대’들의 우려에 오랫동안 저항해 온 결과다. 서울신문은 29일 새해를 사흘 앞두고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과 중구 명동, 마포구 홍대입구역, 강남구 강남역 앞 등에서 미래 유권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청소년은 올바른 선택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 어른들의 시각에 그들은 ‘세상은 철없는 어른들이 망치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 바른 정치를 통해 청소년들이 바뀌었으면 하는 현실은 구체적이고 직설적이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김택환 “이 정부, 브란트 같은 국가전략도 담대한 비전도 없다”

    김택환 “이 정부, 브란트 같은 국가전략도 담대한 비전도 없다”

    뭣하나 제대로 정리되는 것 없이 2019년이 저물고 있다. 남북은 물론, 북미·한일·한중 관계 모두 뒤엉킨 가운데 새해를 맞게 됐다. 왜 이 지경이 됐을까? 정권이나 정당 테두리를 벗어난 담대한 국가의 비전과 전략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가비전 및 4차 산업혁명 전문가인 김택환(61) 경기대 특임교수를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 교수는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마치고 1983년 독일로 떠나 본 대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학위를 따고 카셀 대학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쳤다. 10년 만에 귀국해 언론연구원(현 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으로 일하다 1994년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2000년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타운 대학 객원교수로 있다가 홍 회장의 스카웃 제의로 2002년 귀국,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전문기자로 중앙선데이 창간, JTBC 창업 기획을 하고 경기대 특임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광주광역시 세계웹콘텐츠페스티벌을 기획해 조직위원장을 맡아 일주일 동안 10만 명이 찾는 대성공으로 이끌었다.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2012년부터 올해까지 약 300회 이상 국회, 지방자치단체, 경제단체 및 기업 등에 특강하고 있다. 또한 정치인, 기업인들과 선진국 정부나 기업 등을 탐방하면서 미래 국가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부러움으로 독일 통일의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독일 정치인들의 탁월한 리더십을 탐구했다. 중앙일보 시절 북한도 여러 차례 다녀와 한반도 통일에 대한 비전을 세우고 있다. Q. 2019년을 패권전쟁의 각도에서 정리한다면. A. 2017년에 꽉 막힌 것을 지난해 풀어냈는데 올해 더 뚫어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두 차례 좋은 기회를 놓쳤다. 리더십이 축적돼 있지 않고, 스케일도 작아 그랬다. 미국과 북한, 중국과 일본과 연결된 한반도 국제정세를 주도적으로 풀어내지 못하고 종속 변수로 전락됐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크게 실망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여러 차례 한미 정상회담에도 북한이 원하는 일정한 제제 해제를 이끌어내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실망도 엿보인다. Q. 두 가지 기회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A. 지난해 첫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왜 야당 대표들과 함께 오지 않았느냐’고 얘기했다. 우리도 세게 나갔어야 했다. 김구 선생이 염원했던 남북연석회의를 했어야 했다. 미국이나 다른 누구가 아닌, 남북이 힘을 합쳐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줄 수 있는 첫 기회였다. 또한 지난해 6월 문재인-김정은-트럼프 3자 정상회담이 우리 ‘안마당’에서 열렸기 때문에 주도권을 잡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각각 설득해 성과를 이끌어냈어야 했다.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같은 이들은 해냈다.Q. 우리 지도자들이 글로벌 시각과 판을 읽고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로 들린다. A. 결국 지도자 리더십이 문제다. 대한민국은 성공한 역사지만 미완이다. 평화통일을 달성한 독일과 비교하면 우리 정치지도자들의 스케일이 너무 작다. 중요한 국가 과제들을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Q. 남남 화해도 안 됐는데 남북통일이냐는 시비도 있다. A. 우리는 말로는 통일을 떠들지만 조건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독일은 통일 노래를 부르지 않고 조건을 만들어갔다. 이 점이 우리와 독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남북 지도자들은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인기 영합으로, 우려먹은 면이 있다. 통일에 이르기 위해 우선적인 두 가지, 경제적 교류 및 협력과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2차 세계대전이란 인류의 원죄를 갖고 있는 독일에 견줘 우리는 미국, 일본을 활용해 돌파할 수 있는 자유로운 여지가 있었다. 그걸 해내지 못했다. 그나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외교역량을 보였지만 독일이 50년대 중도 보수인 기민당이 선보인 ‘올림픽 공동입장’, ‘단일팀 구성’ 정도에 그쳤다. 개성공단은 큰 의미가 있다. 브란트 전 총리는 기민당식 보여주기를 끝내고 이산가족 교류 및 서신 교환, 상호 방문, 경제 지원 등 통일 기반을 다졌다. 그가 ‘통일의 시조’로 평가받는 이유다. 1970년 최초 동서독 정상회담 때도 와인 한잔 마시지 않고 냉철하게 서로의 요구를 주고받아 ‘실핏줄’을 이어갔다. 전후 독일은 여덟 명의 총리가 그 시대에 요청되는 비전을 제시하고 실적을 보였다. 그들은 평균 10년씩 집권하면서, 본인, 자녀, 친인척 중 단 한 명도 비리에 연루되지 않았다. 역사 반성과 성찰을 삶의 교훈으로 체득했다. 탄탄한 경제구조를 만들고, 사회보장 제도를 닦았고, 노사가 협력하는 공동 결정권을 제정하고, 평화 통일을 했다. 그리고 유럽 공동체를 주도하고 있다. 2011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인더스트리 4.0’(4차 산업혁명)을 국가 그랜드 플랜으로 채택해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때 삽질에 여념이 없었다. Q. 너무 비관적이다. A. 대한민국 국민들은 정말 위대했다. 정말 일 열심히 하고, 전 세계 디아스포라(유민)가 유대인보다 더 많다. 우리 국민 개개인은 어쩌면 독일인보다 빼어나다. 문제는 정치지도자 수준이 형편없다는 점이다. 보수인 메르켈도 난민 100만명 이상 받았들이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제주의 예멘 난민 몇 백명 갖고 쩔쩔 맨다. Q. 태영호 전 공사는 통일이 15년 후 가능하다며 장마당 등 자본주의의 숨결, 세대교체를 근거로 꼽았는데. A. 맞는 말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스위스에서 공부한 것도 ‘신의 한 수’다. 그러나 폐쇄적 북한체제에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이들이 바뀌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미국, 중국, 일본을 활용해야 한다. 시진핑의 장기집권으로 중국이 위기를 맞을 수 있는데 그 때 우리 민족에게 기회가 열린다고 본다. 결국 거대 국제자본이 북한에 들어가는 게 중요한다. 트럼프 말대로 북한에 투자할 나라는 일본과 남쪽 밖에 없다. 한반도 및 동북아 역학 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다. 독일과 프랑스가 협력해 유럽의 질서를 새로 짜듯 일본의 관심을 북돋아 북한 시장에 투자하게 만들어야 한다. 북한은 체제를 유지하면서 개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선 핵 폐기’는 리비아 모델로 북한을 두 손 들고 항복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하노이 결렬과 더불어 북미관계가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Q. 그런 생각을 문재인 정부의 생각할 줄 아는 이들에게 전달한 적이 있는지. A. 권력을 쥐면 달라지고 권위적이게 된다. 아직도 제왕적인 대통령 권력을 누리고 싶어하는 속성이 강하게 또아리를 틀고 있다. 메르켈은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 전문가들을 초빙해 얘기를 듣고 토론해 국가비전을 다듬는 데 활용한다. 아베도, 마크롱도 그렇게 한다. 또한 선진국 지도자들은 실용적인 정상외교를 한다. 메르켈은 중국과 일본을 방문하더라도 와인 마시지 않고 실무 회담을 한다. 아데나워 총리는 드골 프랑스 대통령을 사저로 초청해 신뢰를 쌓았다. 우리 외교는 형식적이다. 외교 통해 이룬 것 없이 와인 잔만 부딪힌다. 국민의 세금 한 푼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지 못해서다. 지난달 우리 기업인들과 아데나워와 브란트, 두 독일 지도자의 생가를 찾았는데 모두들 놀라워했다. 아주 소박한 삶을 살면서도 거대한 독일의 변화를 앞장서 이끌었기 때문이다. 메르켈은 총리관저가 아닌 작은 아파트에 살면서 출퇴근하고 주말에 시장 보고 요리한다. 빌 클린턴은 자신이 일하던 조지타운 대학의 바로 외국 지도자들을 초청해 맥주 마시며 인간적으로 교류한다. 집권층이 자기 지갑을 열어야 서민경제가 돌아가게 도울 수 있는데 우리 정부는 예산을 아직도 토건산업에 펑펑 집어준다.Q. 내년을 전망한다면. A.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이 중요하다. 아마 4~5월이 결정적 시기가 될 수 있다. 희망을 가져 본다. 김정은 위원장도 선대가 잡지 못한 기회를 놓치기 싫을 것이다. 트럼프는 적대국 정상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재선에 활용하고 싶어한다. 어찌됐든 지금보다 더 나빠질 일은 없다고 보고 문재인 대통령은 최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국회가 큰 문제다. 자기 밥그릇 싸움만 하고 남 탓만 하지 나라와 국민은 안중에 없다. 그런데 우리 국민은 깨어있다. 내년 총선에 표심을 통해 절묘하게 정치권이 나아갈 바, 새 비전을 정리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낡은 누룽지 긁어 먹으려 다투는 형국을 끝내야 한다. 젊은 세대와 새 인물에게 기회를 주는 정당이 사랑 받을 것이다. Q. 우리의 국가전략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A. 당연히 4차 산업혁명에 앞서가야 한다. 한반도는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진입해야 한다.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철도 얘기가 나왔고, 러시아는 유라시아 대륙을 얘기한다. 평화의 시대를 상징하는 것으로 유라시아 철도 얘기를 할 수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다. 우리로선 미국과 일본의 ‘호랑이등’을 확실히 타고 넘는 게 중요하다. 가뜩이나 중국에 기울어지려 한다는 의심을 미국이나 일본으로부터 받고 있다. 우리는 미·중·일·러와 다면외교를 펼치고 이를 위해 다양한 전략전술을 강구해야 한다. 한국의 자본과 기술력, 북한의 노동력과 지정학적 위치, 미국과 일본의 자본을 버무려 만주 땅과 연해주까지 우리 경제영토로 가꿔내는 것을 꿈꿔본다. 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법서라] 구속은 피했지만…갈 길 먼 조국의 ‘혹독한 시간’

    [법서라] 구속은 피했지만…갈 길 먼 조국의 ‘혹독한 시간’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혹독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26일 오전 10시 5분쯤,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도착한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8월 말부터 시작된 가족 관련 의혹을 언급하며 “122일입니다. 첫 강제수사 후 122일째”라고 입을 열었고, “그동안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검찰의 끝이 없는 전방위적 수사를 견디고 견뎠습니다”라고 말하며 그 시간이 혹독했다고 토로했습니다. 네 달 남짓,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57·구속기소) 동양대 교수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고 딸과 아들도 모두 검찰에 불려 나와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조 전 장관의 동생과 5촌 조카도 모두 구속돼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되었죠.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에서 35일 만에 물러난 뒤 지난달부터 가족 비리 의혹 수사로 세 차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 사건으로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울산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의 사건에서도 조 전 장관은 피의자 가운데 한 명으로 돼 있습니다.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혐의 소명·법치주의 후퇴” 이례적 강한 표현 이런 가운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으로 조 전 장관마저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니 아마도 조 전 장관 가족에게 지난 26일은 가장 긴 하루가 됐을지 모릅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4시간 20분 동안 영장실질심사를 가진 조 전 장관은 동부구치소에서 자신의 운명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12시간이 27일 오전 12시 50분쯤 결과가 나왔고, 조 전 장관은 가까스로 구속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구속 위기에선 벗어났지만 조 전 장관 측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유를 보고 마냥 안도할 수만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례적인 내용이 담겼기 때문인데요. 기각사유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죄질이 좋지 않다 ▲그러나 구속할 정도로 중대하진 않다’는 것입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따지는 절차로 영장전담 법관은 범죄의 소명 여부와 도주의 우려, 증거인멸 가능성을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범죄의 소명이라는 것이 조금 어려운데요, 피의자가 영장이 청구된 그 혐의의 범죄사실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합니다. 그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 범죄를 저질렀을 개연성은 충분히 밝혀졌다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해 수사에 큰 차질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심리한 권 부장판사는 우선 조 전 장관의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피의자가 직권을 남용하여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한 결과”라는 표현으로 조 전 장관의 감찰 중단 지시가 ‘직권을 남용한 것’임을 명시했습니다. 이 부분이 매우 이례적이고 눈에 띄는 대목인데요.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이처럼 본안 재판의 판결과 비슷한 수준으로 어떠한 혐의가 있었다고 단정짓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권 부장판사는 또 이러한 감찰 중단을 두고 “그 결과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후퇴시켰을 뿐 아니라 국가기능의 공정한 행사를 저해한 사정이 있다”는 점도 거론했습니다.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유라기엔 아주 강한 표현들이 담긴 것입니다. ●“죄질 좋지 않지만 구속할 만큼 중대하진 않다”…靑은 “검찰 무리한 판단” 그렇지만 조 전 장관을 현 상황에서 당장 구속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영장이 기각된 이유인데요. 조 전 장관의 사회적 지위, 가족관계, 영장실질심사에서의 진술 내용과 태도, 감찰 중단을 조 전 장관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 한 것은 아니라는 점 등과 함께 무엇보다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 교수도 현재 구속돼 있는 상황이 고려됐습니다. 조 전 장관의 감찰 중단 관련 직권남용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도 죄질도 좋지 않지만 부부를 모두 구속할 정도로 중대하진 않다는 것입니다. 조 전 장관이 영장심사에서 부부가 모두 구속될 위기에 놓인 데 대한 토로를 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에서 이미 김경수 경남지사를 비롯해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천경득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 등을 모두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 진행상황을 볼 때 증거인멸 우려도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기각 사유를 받아든 검찰과 조 전 장관의 표정은 묘하게 갈렸습니다. 조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지만 검찰은 권 부장판사가 적은 기각사유로 이 수사의 명분을 확실히 챙겼다고 평가됩니다. 보통은 구속영장이 수사의 중간 성적표 쯤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짙고, 영장이 기각되면 마치 검찰 수사 자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여론이 뒤따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혐의가 소명되고 직권남용이 맞다는 강한 표현까지 담긴 기각사유는 검찰의 수사에 오히려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27일 오전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이번 결정으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얼마나 무리한 판단인지 알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기각사유를 전부 읽어본 게 맞느냐”는 반문이 뒤따라온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정무적 판단과 결정에 따라 통상의 업무를 수행해 왔음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면서 “검찰은 직권남용이란 이유로 구속영장 청구한 바 있는데, 향후 그 직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법원의 최종 판결에 의해 명확하게 판단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권 부장판사는 조 전 장관을 구속하진 않았지만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중단한 것은 직권 남용이고 법치주의를 후퇴한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은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명 민원을 한 것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19년엔 전방위 수사로, 2020년엔 재판으로 ‘혹독한 시간’ 따라서 검찰은 앞으로 친문 인사들로 더욱 수사 방향을 좁혀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 과정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서도 보강 수사로 혐의를 더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가능성도 남아있습니다.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지 않아도 조 전 장관을 재판에 넘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검찰은 이날 “죄질이 나쁜 직권남용 범죄를 법원에서 인정한 이상, 이 사건과 관련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조 전 장관으로선 일단 구속까지 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고,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향후 재판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실리를 챙겼다고 여겨집니다. 다만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 의혹 뿐 아니라 지난 8월부터 이어져 온 가족 비리 의혹 사건도 오는 30일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예상되고,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울산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에도 피의자로 조사를 받게 될 전망입니다. 감찰 중단 의혹 사건도 영장심사 단계에서부터 마치 유죄인 것처럼 단정지어진 ‘직권남용’ 혐의를 조 전 장관이 스스로 벗어내야 합니다. 조 전 장관이 2019년 하반기에 가족과 자신에 대한 전방위 수사로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면 새해에는 자신과 부인, 가족들의 재판에서 모든 혐의들을 다퉈야 하는 또다른 혹독한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길 잃은 베테랑 편집자, 길 위에서 소설 만나다

    길 잃은 베테랑 편집자, 길 위에서 소설 만나다

    온전한 고독/강형 지음/난다/296쪽/1만 4000원 ‘책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고 살았다. 수년 전 여행을 시작한 이래 길을 떠돌며 이야기를 찾고 있다. 이 책은 그 길에서 만난 이야기이고, 첫 책이다.’ 소설 ‘온전한 고독’의 작가 소개에 적힌 글이다. 그의 이름은 ‘강형’. 생소하다. 그는 지난 8월 말, 출판사에 투고한 이래 근 일주일간 매일 컬러를 달리해 수정 부분을 표시한 새 원고를 보냈다. 이 신인 작가는 책 제목이 ‘어제를 사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편집자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자신이 말하던 제목을 지켜냈다. 남자의 본명은 강병선(62). 1993년 서울 명륜동 작은 건물에서 출판사 문학동네를 시작해 오늘날 문학 출판계의 ‘빅3’로 키워 낸 인물이다. 또 다른 필명은 강태형. 198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겨울새’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온전한 고독’은 수백 수천권을 만들어 낸 베테랑 편집자이자 시인이 자신의 이름으로 내는 첫 책이다. ‘전직 시인’이라는 자조를 즐겨했다는 작가는 뜻밖에 길 위에서 소설을 만났다. ‘작가의 말’에 그는 ‘길을 잃고 여행이 시작되었다’(292쪽)고 적으며 4년 전의 일이라고 부연했다. 2015년 신경숙 표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문학동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일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해 겨울부터 그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단칸방에서 시작해 발칸반도 9개국을 떠돌다 남미에도 갔다. 거기서 갈라파고스를 만났다. ‘이편 수평선에서 일어나 하늘을 가르며 저편 수평선 끝까지 선명하게 흐르는 기나긴 은하의 강을 보았다. 불가능한 꿈을 꾸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내게 깃든 건 그때였다. 오래 품고 있었으나 방기했던 내 어린 날의 꿈, 글 쓰는 자의 생을 다시 꿈꾸어도 괜찮겠다고.’(293쪽) 소설은 용모는 멀쩡하지만 바보 소리를 듣는 묘지기 피터의 이야기다. 글을 쓰고 버릴 때마다 묘지를 찾았다는 작가가 묘지에서 만난 인물인 듯하다. 부모 없이 할아버지와 묘지에서 산다는 이유로 어려서부터 친구들에게 “시체 냄새가 난다”는 괴롭힘과 놀림을 받고 자란 그에게 묘지는 집이자 놀이터이고 세상의 전부다. 그에게 찾아오는 갖가지 사연의 여인들은 서로가 가진 결핍으로 말미암아 상대에게 쉬이 자리를 내줄 수 있는 이들이다. 인물들의 말로 전하는 인생의 잠언들과 예상 밖 허를 찌르는 반전이 키포인트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잘 아는 낯선 사람들”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잘 아는 낯선 사람들”

    1980년 미국 콜로라도주 북동부 도시 볼더. 10살 꼬마 어거스트의 낙은 방과 후 집에서 소설책에 파묻혀 지내는 것이었다. 아이는 책 속에서 거대 초콜릿 공장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내곤 했다. 흥분을 떨쳐낼 수 없었던 아이는 작가에게 소감을 담은 손편지를 보냈고, 얼마 후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쓴 로알드 달에게서 답장을 받은 아이는 25년 후 감독 팀 버튼과 함께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을 리메이크해 세계적인 흥행을 올린다. 자신만의 색채와 독특한 감각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에 두터운 팬층을 둔 영화감독 팀 버튼의 곁에는 늘 작가 존 어거스트(49)가 있었다. ‘빅 피쉬’, ‘찰리와 초콜릿 공장’, ‘유령신부’, ‘다크 섀도우’, ‘프랑켄위니’ 등 팀 버튼의 선택은 언제나 어거스트였다. 올해 영화 ‘알라딘’ 각본에도 참여하며 할리우드 최고의 작가로 자리매김한 그가 영화가 아닌 뮤지컬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지난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CJ라운지에서 만난 어거스트는 자신의 첫 뮤지컬 참여 작 ‘빅 피쉬’를 “서로를 사랑했지만 잘 이해하지는 못했던, 어린 시절 나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착안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20년 전 소설 ‘빅 피쉬’ 속 아들 윌과 아버지 에드워드를 보면서 현실의 아버지와 저의 관계를 떠올리곤 했다”면서 “뮤지컬 가사 중에 ‘서로를 참 잘 아는 낯선 사람들’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그게 바로 아버지와 아들”이라고 설명했다. 다니엘 월러스가 쓴 원작 소설은 허풍쟁이 아버지 에드워드와 아버지의 과거를 따라가며 아버지의 진심을 깨닫게 되는 아들 윌의 이야기를 담았다. 2003년 어거스트가 영화로 각색해 팀 버튼에게 먼저 제안하면서 영화로도 탄생했다. 뮤지컬로는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고, 한국에서는 지난 4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한국 제작진·배우 버전으로 처음 공개됐다. 어거스트는 자신의 첫 뮤지컬 작품에 대해 “매우 미국적인 민화와 설화들이 등장하고, 큰 이야기의 흐름 속에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했다. ‘미국적’이라고 했지만 한국 관객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한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는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어디든지 비슷하다는 걸 느끼게 될 겁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인천·서울 성동구 혁신추진평가 최우수

    인천시와 서울 성동구가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지방자치단체 ‘혁신 추진 실적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26일 행안부에 따르면 인천시는 전국 최초로 시작한 ‘닥터카’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고가 나면 전문 의료진이 구급차에 탑승해 현장으로 달려가 바로 응급 처치를 한다. 지난 3월 첫 도입한 닥터카는 11월까지 9개월간 76건 출동했다. 성동구는 기관 자율혁신, 포용행정, 참여와 협력 등의 평가 점수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또 우수 지자체로 뽑힌 대구시는 주민센터 등을 방문하지 않고 민원 처리를 할 수 있는 ‘민원·공모 홈서비스’를 도입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집이나 사무실 어디에서나 13종의 허가·등록, 각종 공모 등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 호평을 받았다. 행안부는 ‘자율추진 혁신과제’ 배점을 3점에서 14점으로 확대해 지자체가 혁신사업을 스스로 발굴하고 지역 특수 여건을 반영해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포용적 행정 분야 지표들이 다른 항목 지표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반면 ‘협업문화 조성 및 우수사례’, ‘일하는 방식 혁신’ 지표는 부진한 것으로 분석돼 내년에는 보다 중점 추진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아버지를 이해 못한 소년, 시대와 문화를 넘어 존재하지 않나요”

    “아버지를 이해 못한 소년, 시대와 문화를 넘어 존재하지 않나요”

    팀 버튼의 ‘이야기꾼’, 뮤지컬 ‘빅 피쉬’ 작가 존 어거스트“서로 사랑했지만 이해하지는 못했던, 아버지와 내 이야기”1980년 미국 콜로라도주 북동부 도시 볼더. 10살 꼬마 어거스트의 낙은 방과 후 집에서 소설책에 파묻혀 지내는 것이었다. 책을 펼쳐들면 소년만의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아이는 책 속에서 거대 초콜릿 공장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내곤 했다. 흥분을 떨쳐낼 수 없었던 아이는 작가에게 소감을 담은 손편지를 보냈고, 얼마 후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보낸 이는 아동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쓴 로알드 달. 그리고 25년이 지난 2005년 미국에서 리메이크된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세계적인 흥행으로 흥행했다. 영화에는 감독 팀 버튼과 함께, 시나리오 작가로 ‘존 어거스트’가 이름을 올렸다. 25년 전 원작 소설 작가에게 편지를 썼던 그 꼬마는 영화 작가로 성장해 더 많은 세계의 아이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줬다. 자신만의 색채와 독특한 감각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에 두터운 팬층을 둔 영화감독 팀 버튼의 곁에는 늘 작가 존 어거스트(49)가 있었다. ‘빅 피쉬’, ‘찰리와 초콜릿 공장’, ‘유령신부’, ‘다크 섀도우’, ‘프랑켄위니’ 등 팀 버튼의 선택은 언제나 어거스트였다. 올해 영화 ‘알라딘’ 각본에도 참여하며 할리우드 최고의 작가로 자리매김한 그가 영화가 아닌 뮤지컬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지난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CJ라운지에서 만난 어거스트는 자신의 첫 뮤지컬 참여 작 ‘빅 피쉬’를 “서로를 사랑했지만 잘 이해하지는 못했던, 어린 시절 나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착안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20년 전 소설 ‘빅 피쉬’ 속 아들 윌과 아버지 에드워드의 관계를 보면서 현실의 아버지와 저의 관계를 떠올리곤 했다”면서 “뮤지컬 가사 중에 ‘서로를 참 잘 아는 낯선 사람들’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아버지와 아들이 이런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뮤지컬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다니엘 월러스가 쓴 원작 소설은 허풍쟁이 아버지 에드워드와 아버지의 과거를 따라가며 아버지의 진심을 깨닫게 되는 아들 윌의 이야기를 담았다. 2003년 어거스트가 영화로 각색해 팀 버튼에게 먼저 제안하면서 영화로도 탄생했다. 뮤지컬로는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고, 한국에서는 지난 4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한국 제작진·배우 버전으로 처음 공개됐다. 어거스트는 자신의 첫 뮤지컬 작품에 대해 “매우 미국적인 민화와 설화들이 등장하고, 큰 이야기의 흐름 속에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했다. ‘미국적’이라고 했지만 한국 관객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한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는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어디든지 비슷하다는 걸 느끼게 될 겁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별이 된 박완서 길이 되다

    별이 된 박완서 길이 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35차 서울의 문학5-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편이 지난 21일 서대문구 현저동과 종로구 무악동·사직동·필운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독립문역 4번 출구를 출발, 현저동 가파른 언덕배기에 올랐다. 박완서 작가가 어린 시절 놀던 길과 매동보통학교(매동초등학교) 등굣길을 연상하는 코스였다. 독립문~옥살이 골목~무악현대아파트~인왕산 순성길~종로도서관~매동초등학교로 이어진 코스는 단출했지만 명작의 힘은 위대했다. 꼬불꼬불한 골목 귀퉁이마다 작가의 숨결이 느껴졌다. 한 참가자는 “작품 속 등굣길이 궁금했고, 그대로 따라 걸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꿈이 이뤄졌다”는 감동적인 소감을 남겼다. 올해 최종회인 이날 코스에서 서울미래유산은 영천시장이 유일했다. 해설을 맡은 심흥식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서울문학의 현장을 차분하고 깊이 있게 전달했다.박완서(1931~2011)는 서울과 서울사람을 탐구한 대표적 작가이지만 서울 토박이와는 거리가 멀다. 경기 개풍군 박적골에서 태어나 조부모 슬하에서 자라다 8살 때 극성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온 이주민이다. 사대문 밖 대표적 빈촌지대 현저동 46-418번지는 ‘제2의 고향’이었다. 숙명여고를 다니다 개성 호수돈여고로 전학 갈 때까지 6년간의 성장기를 이곳에서 보냈다. 광복 후 몇 차례 행정동 개편을 통해 의주로 남서쪽은 서대문구 현저동으로 남고, 북동쪽은 종로구 무악동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지금의 무악동 아이파크아파트가 있는 산 중턱이 옛 집터쯤으로 추정된다. 현저동을 벗어나서는 잠시 신혼살림을 차린 종로구 충신동과 성북구 돈암동 신흥주택 개발지구에서 살았다. 강남개발 이후 주저하지 않고 잠실 장미아파트로 이주, 강남문학을 선보인 이유도 서울의 사대문 안과 사대문 밖을 구분 짓는 앙상레짐이 싫었기 때문이다. 40세 늦깎이 데뷔작 ‘나목’((1970년)에서 거주지를 북촌 계동으로 설정한 것도 현저동 달동네를 벗어나고픈 의도였다.현저동은 박완서의 문학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장소다. 현저동이라는 사대문 밖에 둥지를 틀었지만 언젠가는 사대문 안에 입성하기를 갈망했다. 사대문 안과 밖이라는 분리주의는 남북 분단과정에서 빚어진 오빠의 죽음이라는 가족의 비극과 닮았다. 50~51세에 발표한 ‘엄마의 말뚝1~2’는 분리와 분단의 세계에 세운 작가의 깃발이다. ‘박완서 산문집6: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애수(문학동네 2015)’에서 “그러나 막상 내가 도달한 어머니의 서울 살림은 형편없이 궁색한 것이었다. 평지의 반듯반듯한 기와집 동네를 다 그냥 지나쳐 꼬불꼬불한 돌사닥다리 길을 한없이 기어올라가 깎아지른 듯한 축대 끝에 제비집처럼 매달린 초가집의 우중충한 문간방이 어머니 서울 살림집이었다. …서울에서의 첫날밤…나는 이불 속에서 소리를 죽여가며 울었다”는 구절은 8살 박완서가 서울살이를 시작한 현저동 달동네 어느 문간방의 1938년 풍경이다.세월이 흘러 현저동 산기슭엔 아파트단지가 빼곡하다. 소설에서 “골목은 깎아지른 듯한 층층다리로 변했다, 집들도 층층다리처럼 비탈에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곧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이상한 동네였다”고 묘사된 곳이라곤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미끈하게 변했다. 현저동은 물이 좋아서 악박골(약박골)이라고 불렸다. 이광수의 ‘흙’에 “…소화불량이 심하기나 해야 악박골 약물에나, 그것도 다른 사람들 오기 전에 이른 새벽에 다녀올까…”라는 대목이 나오고, 심훈의 ‘상록수’에서 주인공 영신과 동혁이가 나누는 대화에서도 “그럼 목두 마른데 악박골루 가서 약물이나 마실까요?”하고 독립문 편짝을 향해서 앞장을 선다. “참, 악박골이 영천이라구도 하는 덴가요?”라고 나온다. 약수로 유명한 이 동네의 진면목과 다양함은 박완서의 작품에 의해 사실화되고 구체화된다. 박완서의 연작 자전소설은 장장 15년 만에 마무리된다. 50세에 쓴 ‘엄마의 말뚝’에 나타난 자전적인 서사를 62세 때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다듬었다. 이 작품에는 ‘소설로 그린 자화상’이라는 부제까지 붙어 있다. 65세 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로 드디어 3부작을 완성했다.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저서 ‘서울문학기행’에서 “이들 자전적 연작소설을 보면 박완서 가족에게 서울은 무엇이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부역과 전향에 얽힌 가족사 때문에 전쟁 속의 서울이 작품의 주무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풀이했다.작가가 경험한 서울은 전쟁의 도시인 동시에 사랑의 도시였다. 해방과 전쟁, 피란살이가 중첩된 격동의 시기를 온몸으로 살았다. 현저동 ‘괴불마당집’은 서울에 입성한 작가에게 ‘지상의 방 한칸’이었다. 서울사람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물질적 조건이자 작가의 길을 마련해준 이야기보따리였다. “우리 세 식구가 처음으로 서울에 장만한 내 집인 현저동 꼭대기 괴불마당집에서의 첫 겨울은 가혹했다. 추위도 예년에 없이 혹독했지만 여름철 장마처럼 눈이 한번 내리기 시작하면 몇 날 며칠 계속됐다. …물보다는 불 걱정이 훨씬 더 심각했다”고 ‘엄마의 말뚝’에서 현저동 시절을 추억했다. ‘엄마의 말뚝’이란 소설 제목은 현저동에 입성했을 때 “드디어 서울에 말뚝을 박았구나”고 안도하는 어머니의 말에서 따왔다. 엄마의 말뚝은 서울의 말뚝이었다. ‘서울탄생기’의 저자 송은영은 “이 말뚝은 드디어 서울에 정착했음을 알게 해주는 장소이다. 말뚝은 지식과 주체성을 갖춘 새로운 여성상에 대한 지향과 그것을 딸에게 투사한 어머니의 욕망을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어린 박완서는 등굣길 인왕산 산록에서 싱아를 애타게 찾아다녔다. “나는 불현듯 싱아 생각이 났다. 우리 시골에선 싱아도 달개비만큼 흔한 풀이었다. 산기슭이나 길가 아무 데나 있었다. 그 줄기에는 마디가 있고, 찔레꽃 필 무렵 줄기가 가장 살이 오르고 연했다. 발그스름한 줄기를 꺾어서 겉껍질을 길이로 벗겨 내고 속살을 먹으면 새콤달콤했다. 입안에 군침이 돌게 신맛이, 아카시아 꽃으로 상한 비위를 가라앉히는 데는 그만일 것 같았다. …간절하게 산속을 찾아 헤맸지만, 싱아는 한 포기도 없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나는 하늘이 노래질 때까지 헛구역질을 하느라 그곳과 우리 고향 뒷동산을 헷갈리고 있었다.”박완서의 작품에서 현저동은 ‘바닥 상것들’이 사는 ‘쌈박질이 그치지 않는 동네’로 묘사되고 있다. 현저동의 삶은 ‘서울살이의 법도라기보다는 셋방살이의 법도’부터 익혀야 하는 궁핍한 삶이었다. “오줌과 밥풀과 우거지가 한데 썩은 시궁창 물”이 흐르는 그런 곳이었다. 그러나 박완서는 현저동에서 작가의 길을 찾았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나만 보았다는데 무슨 뜻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 나 홀로 보았다면 반드시 그걸 증언할 책무가 있을 것이다. …증언할 게 어찌 이 거대한 공허뿐이랴, 벌레의 시간도 증언해야지. 그래야 난 벌레를 벗어날 수 있다. 그건 앞으로 언젠가 글을 쓸 것 같은 예감이었다”고 썼다. 현저동은 박완서 문학을 잉태한 산실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법서라]정적들에 의해 공개된 송병기 업무 수첩···‘靑 선거개입’ 어디까지 진실일까?

    [법서라]정적들에 의해 공개된 송병기 업무 수첩···‘靑 선거개입’ 어디까지 진실일까?

    [서울신문]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이 ‘선거 개입’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선거 개입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이 바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 수첩’ 입니다. 송 부시장은 김 전 시장의 비위 첩보를 청와대에 최초로 전달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비위 첩보가 울산경찰청에 하달되어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장 측근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이루어졌지만, 김 전 시장의 당시 비서실장과 동생 등이 검찰에 의해 무혐의 처분됐습니다. 그러자 김 전 시장의 선거 패배를 유도하기 위해 청와대가 하명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고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검찰은 최초 제보자인 송 부시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여기서 발견된 것이 바로 송 부시장의 ‘업무 수첩’입니다. 이 업무 수첩은 그야말로 청와대의 ‘선거 개입’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송 부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 캠프의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공식 선거 캠프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송 시장을 울산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모임을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업무 수첩에는 송 시장의 선거 캠프에서 진행된 일정과 논의들이 촘촘하게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업무 수첩의 내용들은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주로 송 시장의 정적들에 의해 외부로 공개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김 전 시장과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입니다. 김 전 시장은 송 시장의 전직 울산시장으로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송 시장의 경쟁자였습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였습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 둘을 불러서 업무 수첩의 일부를 보여주며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업무 수첩에 적힌 내용들의 일부가 공개되기 시작한겁니다. 김 전 시장은 검찰이 복사한 두툼한 업무 수첩 중 A4용지 4~5페이지 정도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시장이 20일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수첩 속의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은 크게는 두갈래입니다. 청와대가 지방선거 전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 제거에 일조했다는 의혹과, 송 시장의 선거 공약을 지원했다는 의혹입니다.첫번째 의혹과 관련해서 수첩에는 ‘○○○(동서발전), 임동호(자리요구)’, ‘임동호 제거’, ‘송철호 경선 때는 임동호에 진다’는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실제 당사자 중 한명인 임동호 전 최고위원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일부 문구들을 직접 봤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공약 지원 의혹과 관련해 수첩에는 정적 김 전 시장의 공약인 산재모병원에 대해 ‘좌초되면 좋음’이라고 적혀있었고, ‘송 장관 BH 방문 결과’ 라는 문구와 함께 송 시장의 공약인 ‘공공병원 조기 검토 필요’가 써있다고 알려졌습니다. 김 전 시장은 당시 공약으로 산재모병원을 내세웠고 송 시장은 이에 대적해 공공병원 공약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지방선거 보름여를 앞두고 정부는 산재모병원이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결과 탈락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이 병원 공약에 실제로 정부가 관여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2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를 압수수색해 정부의 예타 조사 자료 등을 확보해 간 상태입니다. 이외에도 수첩에는 ‘VIP 면담자료’라는 문구와 함께 원전해체센터, 국립대, 외곽순환도로 등의 공약이 적혀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청와대와 지방선거 전에 공약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이처럼 송 부시장의 업무 수첩의 일부 내용들이 공개되며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런 내용들에 대해 언론에 “독이 든 사과를 고민없이 받지 마시길 요청한다”며 강한 유감을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일각에선 업무 수첩의 내용들이 주로 송 시장의 정치적 경쟁자들에 의해 공개되면서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언론에 공개되는 내용을 거짓으로 치부하기엔 어려운 정황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청와대의 반박도 시원치는 않아보입니다. 지난 4일 청와대는 김 전 시장의 비위 첩보와 관련해 자체 조사를 발표했다가 제보자가 송 부시장임이 드러나며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기도 했습니다. 결국 공개된 이 수첩의 진실은 철저한 수사 등을 통해 규명되어야 할 것입니다. 김 전 시장과 임 전 최고위원이 봤다는 수첩의 내용이 진짜인지, 실제 그런 내용이 적혀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낱낱이 조사돼야 할 것입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환영해요 양준일” 팬미팅 위해 비공개 입국 ‘뜨거운 관심’

    “환영해요 양준일” 팬미팅 위해 비공개 입국 ‘뜨거운 관심’

    가수 양준일(50)의 팬들이 ‘환영해요 양준일’라는 실시간 검색어로 그의 입국을 환영했다. 양준일이 팬미팅 준비를 위해 20일 입국한 가운데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환영해요 양준일’이라는 키워드가 상위권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거주 중인 양준일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날 팬들과 취재진이 양준일의 귀국을 환영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팬들과 취재진을 맞이했다. 양준일 팬카페 ‘판타지아’는 양준일의 귀국을 환영하기 위해 실시간 검색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환영해요 양준일’ 검색을 독려 중이다. 이날 오전 10시 35분 기준 ‘환영해요 양준일’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다. 앞서 양준일의 팬미팅을 주관하는 위엔터테인먼트 측은 “양준일 님의 입국 및 이동, 숙도 등 일체 사항은 아티스트의 안전한 이동을 위하여 비공개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양준일은 1991년 싱글 ‘리베카’로 데뷔했다. 이후 ‘나의 호기심을 잡은 그대 뒷모습’, ‘댄스 위드 미 아가씨’, ‘가나다라마바사’, ‘판타지’ 등 다양한 곡을 발표했으나 2집 이후 연예 활동을 중단했다. 그렇게 잊혀졌던 양준일은 최근 과거 방송된 SBS ‘인기가요’ 영상이 생중계되면서 관심을 받았다. 특히 세련된 패션센스, 파격적인 안무 등으로 ‘탑골GD’라는 별명을 얻었고, 근황이 궁금한 가수로 꼽혔다. 지난 6일 양준일은 JTBC ‘슈가맨 3’에 출연해 ‘리베카’, ‘가나다라마바사’ 등의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양준일은 한국 활동 중단 이유에 대해 비자 발급이 거절됐기 때문이라고 밝혀 아쉬움을 샀다. 양준일은 오는 31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국내 첫 팬미팅 ‘양준일의 선물’을 진행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치료 보석’ 석 달… 아들은 어머니 죽인 치매 아버지를 용서했다

    ‘치료 보석’ 석 달… 아들은 어머니 죽인 치매 아버지를 용서했다

    재판부, 내년 2월 병원서 항소심 판결 “아버지를 용서하는 것이 우리 가족은 물론이고 또 다른 치매 가정을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모(67)씨 가족에게 지난해 11월 7일은 악몽이었다. 아들 집에서 손주를 돌보던 부인에게 남편 이씨가 흉기를 휘둘렀다. 2013년 시작된 치매에 차츰 망상증세가 따라왔고, 지난해엔 부쩍 더 부인을 의심하고 괴롭히던 날들이 이어졌다. 결국 이씨는 자신의 손으로 부인을 해치고 말았다. 그런데 이씨는 구치소에 면회온 자녀들에게 “네 엄마는 어디 갔느냐”고 물었다. 과거 어딘가를 맴도는 이씨의 기억 속에 끔찍한 시간은 지워졌다. 슬픔과 절망은 오롯이 자녀들만의 몫이 됐다. 이씨는 요즘 더 깊은 과거를 헤매고 있다. “이제는 30년 전, 자신이 젊었을 때 식당 일 했던 상황을 말한다”고 18일 아들은 말했다. 다만 아들은 깊은 절망과 두려움에서 약간 벗어나 보였다. 지난 6개월 남짓 동안의 변화 때문이다. 이씨는 지난 4월 서울서부지법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검사와 이씨 모두 양형부당으로 항소했고 지난 6월 19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에서 첫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묻는 질문에 아무 답도 하지 못한 이씨를 보고 재판부는 고민에 빠졌다. 아들은 “아버지의 치매를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은 제 잘못”이라며 재판부에 용서를 구했다. 법원에서 선도적으로 여러 사건에 ‘치료적 사법’ 취지를 적용하고 있는 재판부는 이씨가 구치소에 머무는 것보다 치료를 받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치매에 대한 치료감호는 불가능하다고 1심에서부터 결론 났다. 재판부는 이씨 자녀들에게 치매전문병원을 물색해 치료 계획을 세워오면 이씨를 병원에 머무는 것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직권 보석하겠다고 밝혔다. 자녀들이 전국 병원 가운데 이씨를 받아주겠다는 한 곳을 찾아냈고 재판부는 지난 9월 9일 보석 결정을 내렸다. 치매 치료를 위해 피고인을 석방한 첫 사례로, 이씨는 구치소에서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재판부는 10월 14일 이씨가 입원한 경기 고양의 한 치매전문병원을 찾아 주치의와 국선변호인, 이씨 아들과 함께 보석조건준수회의를 가졌다. 휠체어에 앉은 환자복 차림의 이씨는 양복 차림으로 자신을 마주한 재판부를 빤히 바라보며 갸우뚱할 뿐이었다. 치료 경과를 설명한 주치의는 “약물치료로 공격성이 호전되고 있다”며 재판부의 치료적 사법 취지에 공감했다. 이날 오전 재판부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을 법정에서 열었다. 다시 한 달 남짓 동안의 치료상황을 전해듣고 재판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다. “치매 증상이 좋아지진 않고 한두 차례 소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약물치료로 공격성이나 이상행동이 더는 악화되지 않고 있다”는 주치의의 설명을 변호인이 전했다. 재판부는 내년 2월 3일을 이씨의 항소심 변론종결 및 선고공판 기일로 잡았다. 재판 장소는 매우 이례적으로 이씨가 입원한 병원이 될 예정이다. 법정에 오기 어려운 이씨를 위한 재판부의 배려다. 다만 법정 외 선고공판은 법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두 달 후 재판부가 이씨에게 어떤 판결을 선고할지, 그 이후 이씨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씨 아들 만큼은 크게 달라졌다. 그는 “항소심 재판이 저에겐 아버지를 용서하는 시간이었고, 우리 가족이 다른 치매 가족들이 이렇게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첫 사례가 되길 바란다”며 웃으며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아내 죽인 치매 노인 ‘치료 보석’ 석 달…아들은 아버지를 용서했다

    아내 죽인 치매 노인 ‘치료 보석’ 석 달…아들은 아버지를 용서했다

    “아버지를 용서하는 것이 우리 가족은 물론이고 또 다른 치매 가정을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모(67)씨 가족에게 지난해 11월 7일은 악몽이었다. 아들 집에서 손주를 돌보던 부인에게 남편 이씨가 흉기를 휘둘렀다. 2013년 시작된 치매에 차츰 망상증세가 따라왔고, 지난해엔 부쩍 더 부인을 의심하고 괴롭히던 날들이 이어졌다. 결국 이씨는 자신의 손으로 부인을 해치고 말았다. 그런데 이씨는 구치소에 면회온 자녀들에게 “네 엄마는 어디 갔느냐”고 물었다. 과거 어딘가를 맴도는 이씨의 기억 속에 끔찍한 시간은 지워졌다. 슬픔과 절망은 오롯이 자녀들만의 몫이 됐다. 이씨는 요즘 더 깊은 과거를 헤매고 있다. “이제는 30년 전, 자신이 젊었을 때 식당 일 했던 상황을 말한다”고 18일 아들은 말했다. 다만 아들은 깊은 절망과 두려움에서 약간 벗어나 보였다. 지난 6개월 남짓 동안의 변화 때문이다. 이씨는 지난 4월 서울서부지법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검사와 이씨 모두 양형부당으로 항소했고 지난 6월 19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에서 첫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묻는 질문에 아무 답도 하지 못한 이씨를 보고 재판부는 고민에 빠졌다. 아들은 “아버지의 치매를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은 제 잘못”이라며 재판부에 용서를 구했다. 법원에서 선도적으로 여러 사건에 ‘치료적 사법’ 취지를 적용하고 있는 재판부는 이씨가 구치소에 머무는 것보다 치료를 받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치매에 대한 치료감호는 불가능하다고 1심에서부터 결론 났다. 재판부는 이씨 자녀들에게 치매전문병원을 물색해 치료 계획을 세워오면 이씨를 병원에 머무는 것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직권 보석하겠다고 밝혔다. 자녀들이 전국 병원 가운데 이씨를 받아주겠다는 한 곳을 찾아냈고 재판부는 지난 9월 9일 보석 결정을 내렸다. 치매 치료를 위해 피고인을 석방한 첫 사례로, 이씨는 구치소에서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재판부는 10월 14일 이씨가 입원한 경기 고양의 한 치매전문병원을 찾아 주치의와 국선변호인, 이씨 아들과 함께 보석조건준수회의를 가졌다. 휠체어에 앉은 환자복 차림의 이씨는 양복 차림으로 자신을 마주한 재판부를 빤히 바라보며 갸우뚱할 뿐이었다. 치료 경과를 설명한 주치의는 “약물치료로 공격성이 호전되고 있다”며 재판부의 치료적 사법 취지에 공감했다. 이날 오전 재판부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을 법정에서 열었다. 다시 한 달 남짓 동안의 치료상황을 전해듣고 재판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다. “치매 증상이 좋아지진 않고 한두 차례 소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약물치료로 공격성이나 이상행동이 더는 악화되지 않고 있다”는 주치의의 설명을 변호인이 전했다. 재판부는 내년 2월 3일을 이씨의 항소심 변론종결 및 선고공판 기일로 잡았다. 재판 장소는 매우 이례적으로 이씨가 입원한 병원이 될 예정이다. 법정에 오기 어려운 이씨를 위한 재판부의 배려다. 다만 법정 외 선고공판은 법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두 달 후 재판부가 이씨에게 어떤 판결을 선고할지, 그 이후 이씨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씨 아들 만큼은 크게 달라졌다. 그는 “항소심 재판이 저에겐 아버지를 용서하는 시간이었고, 우리 가족이 다른 치매 가족들이 이렇게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첫 사례가 되길 바란다”며 웃으며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국판 ‘알파고’ 한돌 실수일까…이세돌 ‘불계승’ 비결은

    한국판 ‘알파고’ 한돌 실수일까…이세돌 ‘불계승’ 비결은

    ‘쎈돌’ 이세돌 9단이 한국판 ‘알파고’로 불리는 바둑 인공지능(AI) ‘한돌’에 승리했다. 이날 승리는 한돌이 버그(오류)를 일으켜 수를 착각을 했다기보다는 한돌이 예상하지 못한 이세돌의 ‘신의 한수’가 또 통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세돌은 18일 서울 바디프랜드 도곡 본사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1국에서 한돌에 92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비록 2점을 깔고 뒀지만 인간이 AI에 이긴 것은 이세돌이 2016년 구글딥마인드 ‘알파고’에 승리한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프로기사 은퇴를 선언한 이세돌은 이날 1번기에서 2점을 깐 상태에서 한돌에게 덤 7집 반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돌 개발사인 NHN의 서비스 IB 운영파트 이화섭 대리가 모니터를 보면서 한돌을 대신해 착수했다.이세돌은 이날 바둑판의 3귀를 차지하면서 차분하게 출발했다. 평소와 달리 수비 바둑에 치중하던 이세돌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우변 자신의 돌을 돌보는 대신 상변에 집을 마련했고 한돌은 우변 흑돌을 둘러싸고 공격에 들어갔다. 한돌은 약한 돌을 공격했고, 이세돌의 흑돌이 죽거나 살더라도 큰 손해를 본다면 단숨에 형세가 뒤집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3년전 알파고를 꺾었던 78수와 같이 이날도 또 78수에서 이세돌의 묘수가 나왔다. 이에 흑돌을 공격하던 한돌이 ‘장문’을 파악하지 못하는 큰 착각을 일으키면서 흑돌을 공격하던 백돌의 요석 3점이 오히려 죽여 버렸다. 순식간에 승률이 곤두박질친 한돌은 몇수를 더 두다가 항복하고 말았다. 이세돌은 대국 후 인터뷰에서 “한돌이 프로라면 당연하게 둬야 할 한수를 착각했다. 의외였다”면서 “대국을 앞두고 AI와 대국을 두며 연구했다. (수비형 바둑을 둔 것은) 조금이라도 승률이 높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2국과 3국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면서 “승패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달라”고 덧붙였다.이날 대국은 한돌의 착각도 있었지만 그에 앞서 이세돌의 ‘신의 한수’가 빛났다. 이창율 NHN 게임AI 개발팀장은 대국 후 “이세돌 9단이 둔 78수를 한돌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알파고와의 4국에서도 78수로 이긴 것으로 기억하는 데 솔직히 소름이 돋는다”고 밝혔다. 또 NHN 관계자는 한돌이 버그를 일으킨 것이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 “버그는 아니고 이세돌이 대처를 잘했다는 것이 개발진의 평가“라며 “이세돌이 신의 한 수를 뒀다”이라고 말했다. 한돌은 한국형 바독 AI로 출중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돌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신민준· 이동훈·김지석·박정환·신진서 9단 등 국내 대표 프로바둑기사들과의 릴레이 대국인 ‘프로기사 톱5 vs 한돌 빅매치를 펼쳐 전승을 기록했다. 특히 한돌은 지난 8월에는 세계 AI 바둑대회인 ‘2019 중신증권배 세계 AI 바둑대회’에 첫 출전해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국에 승리한 이세돌은 19일과 21일 두차례 더 대국을 한다. 19일 열리는 2국에서는 치수를 조절해 한돌과 서로 동등(호선)하게 대결을 하게 된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쎈돌’ 이세돌 한국형 ‘알파고’ 한돌에 첫판 불계승…또 마법의 ‘78수’(종합)

    ‘쎈돌’ 이세돌 한국형 ‘알파고’ 한돌에 첫판 불계승…또 마법의 ‘78수’(종합)

    ‘쎈돌’ 이세돌 9단이 한국판 ‘알파고’로 불리는 바둑 인공지능(AI) ‘한돌’에 승리했다. 비록 2점을 깔고 뒀지만 이세돌이 AI에 이긴 것은 2016년 알파고에 승리한 이후 처음이다. 이세돌은 18일 서울 바디프랜드 도곡 본사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1국에서 한돌에 92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지난달 프로기사 은퇴를 선언한 이세돌은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펼친 이후로 처음으로 인공지능과 공식 대국을 펼쳤다. 이날 1국은 3년 전 호선으로 대결했던 알파고와의 대결과 달리 흑돌을 쥔 이세돌이 2점을 깐 상태에서 한돌에게 덤 7집 반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돌의 착수는 한돌 개발사인 NHN의 서비스 IB 운영파트 이화섭 대리가 모니터를 보면서 한돌이 원하는 자리에 바둑돌을 놓았다. 그러나 한돌은 중반 전투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승부가 단명국으로 끝났다. 이세돌은 이날 바둑판의 3귀를 차지하면서 차분하게 출발했다. 포석을 마친 뒤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이세돌은 우변 자신의 돌을 돌보는 대신 상변에 집을 마련했고 한돌은 우변 흑돌을 둘러싸고 공격에 들어갔다. 만일 이세돌의 흑돌이 죽거나 살더라도 큰 손해를 본다면 단숨에 형세가 뒤집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3년전 알파고를 꺾었던 78수와 같이 이날도 또 78수에서 이세돌의 묘수가 나왔다. 이에 흑돌을 공격하던 한돌이 ‘장문’을 파악하지 못하는 큰 착각을 일으키면서 흑돌을 공격하던 백돌의 요석 3점이 오히려 죽여 버렸다. 순식간에 승률이 곤두박질친 한돌은 몇수를 더 두다가 항복하고 말았다.앞서 한돌은 지난해 12월과 1월에 걸쳐 신진서·박정환·김지석·이동훈·신민준 등 국내 대표 프로바둑기사들과 릴레이 바둑을 펼쳐 모두 이겼다. 당시에는 프로기사들이 직접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바둑’을 두듯 한돌과 대결했다. 1국에 승리한 이세돌은 19일과 21일 두차례 더 대국을 한다. 2국에서는 치수를 조절해 서로 동등(호선)하게 대결을 하게 된다. 이세돌은 대국 후 인터뷰에서 “한돌이 프로라면 당연하게 둬야 할 한수를 착각했다. 의외였다”면서 “대국을 앞두고 AI와 대국을 두며 연구했다. (수비형 바둑을 둔 것은) 조금이라도 승률이 높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2국과 3국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면서 “승패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달라”고 덧붙였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박원순 “서울시 정책만으로 청년 주거 불평등 해소 어려워… 근본 대책 필요”

    박원순 “서울시 정책만으로 청년 주거 불평등 해소 어려워… 근본 대책 필요”

    “미안합니다. 우리는 그 어떤 말보다 먼저 청년세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합니다. 내일의 희망을 말하기엔 청년들의 오늘이 너무나 참담합니다.”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세대의 부동산 불평등 문제’ 토론회에 참석해 “집이 ‘사는 곳’이 아닌 ‘사는 것’이 돼버린 현실, 부모로부터 대물림된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청년이 일하지 않고도 다시 부를 이어가는 사회는 분명 잘못됐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대표적인 복지국가인 스웨덴을 예로 들며 “스웨덴의 복지 슬로건은 ‘국민의 집’”이라면서 “주택정책도 국가는 국민들에게 가장 좋은 집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웨덴의 청년들은 대개 20세 전후에 부모로부터 독립해 임대아파트를 빌리거나 조합이 설립한 아파트를 매입한다. 이후 소득이 안정 될수록 점점 더 살기 좋은 주거환경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실은 어떤가”라면서 “2015년 기준 주거 빈곤상태에 놓여있는 서울의 청년가구는 29.6%에 달했고, 최저 주거기준에조차 미달한 곳에 살고 있는 청년 또한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29세 이하 청년의 80%가 200만원 미만의 첫 월급을 받는데, 지난 7년간 도시 근로자의 월급이 11% 오르는 동안 평균 집값은 44%가 올랐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이 근로소득만으로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하는 것은 그림의 떡이고,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청년세대에게 공정한 출발선을 만들어주기 위해 서울시는 2020년에 청년수당 1000억원을 포함해 5000억의 예산을 편성했다. 중위소득 120% 이하 청년 1인가구에 월 20만원의 월세를 지원하고, 신혼부부 주거지원을 2만 5000가구로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하지만 서울시의 청년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청년세대가 처한 구조적인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무리 좋은 정책을 세우고 실행한다한들, 그 근본이 잘못되어 있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라면서 “청년정책에서 부동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시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전화인터뷰에서도 부동산정책과 관련해 세제 강화를 주장하며 “현재 한국 종합부동산세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3분의 1 정도인 0.16%에 불과하다. 지금의 3배 정도는 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박시장은 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더 강력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여러 전향적 대책이 포함됐는데, 이미 내성을 키운 부동산 시장을 한번에 바꿀 수 없다는 걱정도 든다. 부동산 투기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규제 여파에 블록형 단독주택 ‘우뚝’... ‘청라 라피아노’ 분양 앞둬

    규제 여파에 블록형 단독주택 ‘우뚝’... ‘청라 라피아노’ 분양 앞둬

    아파트값을 잡기 위한 갖가지 부동산 대책이 이어지자 영향권을 벗어난 단독주택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0.09%에 그친 반면 단독주택은 3.73% 상승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평균 0.22%대로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 16일에는 분양가 상한제 지역이 대거 추가되며 아파트 시장에 또 한 번의 파란이 예상되는 바 단독주택의 반사이익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한제가 적용된 지역의 아파트는 최장 10년간 전매가 금지되고 거주 의무 기간도 5년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단독주택의 상품성 개선도 수요 증가 요인 중 하나다. 근래 선보이는 단독주택은 적정 블록에서 아파트처럼 여러 주택이 모여 단지를 이루는 블록형 단독주택이 대부분이다. 단독주택만의 특화 설계는 그대로 가져오되 아파트의 편리한 시스템이 접목돼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이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최근 청라시티타워 착공으로 기대감이 높아진 청라국제도시에도 블록형 단독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그 주인공은 ‘청라 라피아노’로, 단독주택 브랜드 ‘라피아노’의 네 번째 시리즈이자 청라국제도시의 첫 블록형 단독주택이다.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동에 전용 84㎡ 단일 평면으로 들어선다. 블록형 단독주택 ‘청라 라피아노’는 아파트와 달리 규제의 영향이 덜한 데다,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 통장 없이도 분양받을 수 있어 낮은 가점으로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 층의 활발한 접근까지 기대되고 있다. 부동산 규제 비조정대상지역이라 대출이나 전매도 비교적 자유롭다. ‘라피아노’ 특유의 넓은 실사용 면적도 자랑거리다. ‘청라 라피아노’는 세대별로 전용 가든과 테라스, 알파룸, 루프탑 등 54~74㎡를 서비스 공간으로 제공한다. 또한, 한 가구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층간 소음 염려가 적고 개인 주차장 확보도 가능하다. 설계는 희림건축이 맡았다. 기존 단독주택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보안, 관리 문제는 아파트 시스템을 결합해 보완했다. 해당 단지에는 외부인 감시 전자 경비 시스템을 비롯해 번호인식 주차관제 시스템, 스마트폰 연동 실시간 방문자 확인, 고화질 CCTV 등이 도입된다. 이 외에도 내부 온도 유지를 위해 외단열공법과 3중 시스템 창호가 적용되며 태양광발전시스템도 계획돼 있다. 청라호수공원 중심의 풍부한 생활 인프라도 함께 누릴 수 있다. 현재 CGV, 메가박스,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이 운영 중이며 추후 청라시티타워, 신세계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 청라의료복합타운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라호수공원이 연계된 커넬웨이 주변의 다양한 문화공원 이용도 편리하다. 교통 인프라는 일반 버스,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바이오모달트램(GRT) 정류장이 인접하며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을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의 경우 7호선 연장안의 기본 계획이 승인된 상태로 추후 개통하면 서울 구로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약 40분대로 도달 가능하다. 추가로 9호선 연장 계획도 잡혀 있다. 한편 ‘청라 라피아노’ 모델하우스는 인천 서구 청라동에 마련될 예정으로, 현재 전화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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