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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 쇼크’ 文 지지율 역대 최저 36%…민주당 첫 30%선 붕괴

    ‘LH 쇼크’ 文 지지율 역대 최저 36%…민주당 첫 30%선 붕괴

    서울·부울경 모두 文부정평가 62% 급상승민주당 28% 조사 이래 동반 최저국민의힘 27%, 최고치…1%p ↑ “재보선서 정권심판 해야” 52% ‘LH 땅투기 사태’ 후 심판론 급격히 부각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역시 문 대통령과 동반 하락해 지난해 7월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30%선이 붕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文 부정평가 57%… 4%p 상승서울서 文 부정평가 62%…6%p↑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전문회사가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지난 22~24일 실시해 25일 발표한 3월 4주차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6%로 전주 조사(39%)보다 3%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NBS 조사가 이래 두 번째 30%대이자,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부정평가 비율은 57%로 전주 조사(53%)보다 4% 포인트 급상승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여론 악화는 4·7 재보궐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리는 서울에서 문 대통령부정평가 비율은 모두 62%로 전주 조사(56%)보다 6% 포인트 올랐고 긍정평가 비율은 33%로 전주 조사에 비해 3% 포인트 하락했다.부울경도 文부정평가 62%…5%p↑ 부산시장 선거가 치러지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부정평가 비율이 62%로 전주 조사(57%) 대비 5% 포인트 올랐다. 긍정평가 비율은 27%로 전주 조사(34%)보다 7% 포인트 급락했다. 연령층별로 보면 부정평가 비율은 전 연령층에서 긍정평가 비율을 앞선 가운데 50대(50~59세), 40대(40~49세)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50대에서 부정평가 비율은 지난주 48%에서 이번주 58%로 10% 포인트 뛰었다. 40대의 부정평가 상승폭도 컸는데, 지난주 41%에서 이번주 47%로 6% 포인트 올랐다. 반면 20대(18~29)에선 부정평가 비율이 지난주 57%에서 56%로 1% 포인트 줄었고, 70대 이상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59%를 기록했다.민주vs 국힘 간격 1%p차 8개월 만에 최소폭 집권 여당인 민주당도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민주당의 지지도는 28%로 전주 조사(30%) 대비 2% 포인트 하락했다. NBS 조사 이래 최저치로 30%대가 깨진 것도 처음이다.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 지지도는 지난주(26%)에서 1% 포인트 오른 27%로, 지난해 8월 1주차, 9월 3주차와 함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도 격차는 불과 1% 포인트차로 지난해 7월 2주차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정의당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각각 6%로 각각 지난주보다 1% 포인트 올랐다. 태도유보는 29%로 지난주(28%)보다 1% 포인트 늘었다.“국정 심판, 야당에 힘 실어야” 과반 넘겨 서울과 부산의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평가 비율이 높아지면서 재보궐선거에 대한 인식도 ‘정권 심판론’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재보궐선거에 대한 인식을 묻는 말에는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을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권심판론이 52%를 기록, 과반수를 넘겼다. 반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국정안정론 비율은 34%로 나타났다. 2월 4주까지만 해도 3% 포인트 우위에 있던 국정안정론은 3월 초 이른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정권심판론에 밀리기 시작했다. 지난주 정권심판이 국정안정론에 비해 8% 포인트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선 그 격차가 18%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26.6%였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과실일 뿐, 고의 없었다”...소형견 물어 죽인 로트와일러 견주

    “과실일 뿐, 고의 없었다”...소형견 물어 죽인 로트와일러 견주

    산책하던 소형견 스피츠를 물어 죽게 한 맹견 로트와일러 견주 이모(76)씨 측이 고의가 없었다면서 처벌받을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2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정금영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이씨는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고의는 없었고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 7월 25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 주택가에서 로트와일러에게 입마개를 씌우지 않아 산책 중인 스피츠를 물어 죽게 하고 그 견주를 다치게 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재물손괴)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 견주는 로트와일러에게 손을 물리는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이씨 측 변호인은 “로트와일러가 피해자를 물은 건 아니고 스피츠를 무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이를 제지하다가 다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스피츠를 물어 죽인 것과 관련한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도 “고의가 없었기에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변론했다. 현행법 체계에서 동물은 재물로 분류된다.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소유물에 대한 효용을 침해하겠다는 인식을 하고 유형력을 행사했을 때 성립된다. 고의가 아닌 과실일 경우에는 재물손괴죄로 처벌이 어렵다. 재판이 끝나고 이씨는 취재진을 향해 “당시 집에 있는데 우리 개가 스피츠를 발견하고 뛰쳐 나가 미처 제지할 수 없었다”며 “피해자를 물은 건 아니다. 사람은 물지 않는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따. 이 로트와일러는 과거에도 다른 소형견을 공격해 죽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황하나 절도’ 폭로했던 여성, 모텔서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

    서울 강남구 한 모텔서 30대 남성과 함께 적발 서울 강남의 한 모텔에서 마약을 투약한 남녀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 중 여성은 지난해 황하나씨의 절도 의혹을 제기했던 인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마약을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20대 여성 A씨와 30대 남성 B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10시쯤부터 다음날 오전 사이 강남구의 한 모텔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마약 간이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으며, 이들은 약국에서 산 주사기로 필로폰으로 추정되는 흰색 가루를 투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 감정을 의뢰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다른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황하나(33)씨가 “한 달 전 (자신의) 집에 들어와 명품 의류와 신발 등을 훔쳤다”고 진술한 인물로 확인됐다. 당시 A씨의 진술에 따라 수사를 벌인 경찰은 황하나씨의 절도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건을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혐의 사건과 병합해 지난 1월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황하나씨의 첫 재판은 오는 31일 열린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예술의 경계 지우다 문학에 미술 입히다

    예술의 경계 지우다 문학에 미술 입히다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라는 야심적 행사가 열리고 있다. 봄날 햇살 가득한 오후 참으로 오랜만에 덕수궁을 찾았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지인인 윤효 시인과 동행했는데, 윤 관장은 김인혜 학예연구실 근대미술팀장과 함께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우리는 김 팀장의 꼼꼼하고도 친절한 설명을 통해 이번 전시의 내용과 함께 1930년대를 전후로 한 한국 예술사의 빛나는 장면들을 충실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꽤 익숙한 문인들 사이로 가끔씩 돋을새김되는 생소한 이름의 화가들이 퍽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문학사와 미술사는 그렇게 한 몸이 되어 여기까지 흘러온 것이다.●경계를 허무는 예술, 동행자로서의 미술관 전시장 첫 코스는 이상(李箱)이 차린 ‘제비다방’ 분위기를 담았다. 제비다방 사진이 남아 있는 것은 없지만 이상의 ‘자화상’(1928)이 걸려 있었다는 증언은 있으니, 이 공간은 그런대로 90여년 전 경성거리를 탐사하는 기분을 밝혀 주었다. 전시 기획 가운데 단연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1930년대 전후 잡지들이 문인과 화가를 결합시켜 만들어낸 ‘화문’(畵文) 장르였다. 가령 ‘여성’ 1938년 3월호에 백석의 유명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발표됐는데, 그의 절친인 화가 정현웅이 그림을 함께 그려 넣어 이 작품은 아름다운 채색 시화로 남은 것이다. 이들 말고도 이상과 구본웅, 김기림과 이여성, 이태준과 김용준, 김광균과 최재덕, 구상과 이중섭 등 문학과 미술이 주고받은 ‘이인행각’(二人行脚)은 우리에게 풍요롭고 아득한 시간의 힘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렇게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순간은 수많은 파생적 아우라(Aura)를 만들어 간다. 서로 분야가 다른 예술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 내는 이러한 접점은 우리를 그 안으로 초대해 숱한 이야기를 건네 온다. 문학을 품은 미술, 미술이 녹아든 문학이 협업해 이루어 낸 이러한 융합의 차원이야말로 그야말로 윤 관장의 생애를 빼닮았다. 아닌 게 아니라 그의 화두는 언제나 ‘시화일률’(詩一律)이었다.“문인과 화가는 같은 울타리 안에서 함께 어울리면서 예술적 동반자로 살아왔습니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그런 풍경이 보편적이었지요.”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 문인과 화가가 동석하는 일은 드물어졌고, 좋게 말해 전문화라지만 통섭과 융합의 관점에서 보자면 빈곤해진 형국이라고 윤 관장은 말한다. “우리나라의 장르 결벽증도 이러한 융합 지향의 움직임을 다소 방해하는 것 같고요.” 윤 관장은 1982년 미술평론가로 등단해 40여년 동안 우리 미술 현장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 왔다. 서양미술사가 주류인 우리 미술계에서 그동안 소외됐던 동아시아미술이나 제3세계 미술에도 관심을 갖고 그것의 실체를 추적했다. 나아가 그는 미술이 단순한 감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삶이라는 실체 안에서 ‘생활미술’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재작년 2월 국립현대미술관장을 맡으면서 구체적으로 형태를 갖추어 대중들 앞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은 4관 체제다. 과천, 덕수궁, 서울, 청주 각각의 특성화 작업을 통해 효율적 운영을 하고 있다. 그는 “미술관을 한마디로 은유하면 친구이자 동행자”라고 했다. “관람객의 눈높이와 취향이 워낙 다양하니까 이제는 쌍방 소통이 필요하다”고도 부연했다. 미술관 규모가 커지고 각각 특성화하면서 미술인들의 역할과 국민들의 기대가 함께 커졌다고 한다. “전문가들에게는 예술적 담론을 만들어 내는 모체가 되고, 일반 관객들에게는 문화적 취향을 충족해 새로운 경험을 가능케 하는 미술관이 되게끔 하는 것이죠.” 윤 관장은 무엇보다 한국 미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연구 기능을 강조한다. 전시 기능 위주에서 연구하고 교육하고 궁극적으로는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수립하는 미술관을 생각하니 정말 ‘윤범모 브랜드’를 보는 듯하다. “우리 미술을 중심에 두는 주체적 자존심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시작의 스승으로서의 독서와 여행 윤 관장은 시집을 다섯 권 펴낸 시인이다. 미국 뉴욕에 잠시 체류하던 1980년대에 그는 첫 시집 ‘불법체류자’(1988)를 상재했다. 등단이라는 절차가 생략된 채였다. 그 시집은 후기에서 밝혔듯이 “불법이라, 정처를 찾지 못하고 언제까지 방황해야 할 것인가. 언제 합법적 공간에서 여유 있는 체류가 가능할까” 하는 젊은 날의 고백을 담은 성장 기록이었다. 이 시집은 모국의 역사, 이를테면 우리가 분단 시대를 겪고 민주화 운동을 치르면서 필연적으로 가지게 된 역사철학적 고민을 담고 있다. 그곳에서 느낀 백인문화도 비판적으로 담아내면서 ‘시인 윤범모’가 노래해 갈 시적 의제(agenda)를 오래전부터 만들고 있었다. 미술에서 우리 것을 강조했듯이, 시에서도 우리의 역사와 숨결을 가득 불러온 것이다. 시인은 미대생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한결같은 답변을 한다. “좋은 그림은 좋은 시와 마찬가지 원리를 품고 있죠. 독만권서(讀萬券書) 행만리로(行萬里路)!” 책을 많이 읽고 먼 곳을 여행하라는 말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다고 한다. 젊었을 때부터 그는 이 말을 지침 삼아 실천하려고 애썼고, 독서와 여행은 한때의 직업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책과 여행이 시작(詩作)의 스승인 셈이다. “미대생들에게 세계문학전집 100권 읽기를 숙제로 내줍니다. 인문학적 배경이 부실하면 그만큼 그림 바탕이 허술해지죠.”그는 한국 미술사를 공부하다가 불교 미술에 주목하게 되었고 그 가운데 ‘석굴암’이 역시 이 땅 최고의 걸작임을 깨달았다. 그런데 석굴암 관련 문헌 자료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객관적 논증은 어렵지만 그는 특유의 상상력으로 석굴암을 알아가게 됐고 어느새 그 발견 과정을 시로 쓰기 시작했다. 그때 비로소 시를 천천히 공부할 시간을 가졌고 2008년에 등단 절차를 치렀다. 이어 시집들을 균질적이고 지속적으로 펴내면서 시인으로의 길에도 매진하고 있다. ‘노을 씨, 안녕!’(2009), ‘멀고 먼 해우소’(2011), ‘토함산 석굴암’(2015), ‘바람 미술관’(2020)으로 이어지는 그의 시는 “가슴에 내리꽂히는/ 하늘의 죽비 소리”(‘노을 씨, 안녕!’ 속 ‘천둥소리’)로, “소나기 죽비를 불러 모아/ 절마당을 가득 채우고”(‘멀고 먼 해우소’ 속 ‘달빛 소나기’) 있는 달빛으로 다가온다. 특별히 석굴암 이야기를 상상력으로 복원한 토함산 석굴암은 우리로 하여금 석굴암에 대한 경모와 감동의 서사를 경험하게끔 해 주는 장편 연작 시집이다. 이 시집에 대해 시인은 “석굴암의 가치가 국제무대에서 재인식되는 계기에 조그만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후기’)고 썼다.●동량 만들어 일가를 이루어가는 ‘시인 윤범모’ 미술학도로서 시를 써 가는 삶은 어떤 것일까? “시는 왜 쓰는가 하고 항상 묻지요. 왜 이런 끌탕을 자초하는가. 시인은 스스로 천형(天刑)을 안아 들이는 존재 같아요. 좋은 시는 좋은 삶과 직결될 것이니 얼마나 어려운 경지입니까?” 그러고 보니 최근 발표한 작품에서 그는 “집 한 채 세우는 데는 천지가 도와야 합니다/ 동량(棟樑) 만들어 일가(一家)를 이루는데 쉬워서야 되겠습니까”(‘시와 소금’ 2021년 봄호 중 ‘늙은 목수의 이야기’)라고 노래했다. 동량을 만들어 일가를 이루어 가는 어려운 도정을 두고 윤효 시인은 “세상의 이치를 한꺼번에 잡아 일필휘지하는 필력”이라고 의견을 주었다. 그렇게 시인은 시를 통해 “캄캄한 밤/ 염치불구하고 박차는 문/ 멀고 먼 해우소 가는 길에/ 드디어 터지는 오도송(悟道頌)”(‘멀고 먼 해우소’)을 얻어 갔다. 그에게 시는 형상 없는 그림이요, 그림은 형상 있는 시였던 셈이다. 시와 그림은 한 몸이고 한마음이라는 엄정한 사실이 체현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릇을 만들던 사기장(沙器匠)은 물레를 버리고 자유를 얻었습니다. 불상을 깎던 불모(佛母)는 만년에 자신이 만든 불상은 가짜라고 깨부수었다는 이야기. 나는 무애행(無碍行)에서 한 소식을 얻고자 희망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풍류까지 곁들여 있다면 비단 위의 꽃일 테고요.” 윤범모 시인은 자신의 예술관을 이렇게 피력한다. 불가적 깨우침과 치열한 삶의 탐구가 결속한 그의 시가 무애행으로 펼쳐질 것을 예감케 해 준 순간이었다. 덕수궁관 관람객이 대개 장년층일 거라는 나의 예측은 보기 좋게 날아갔다. 젊은층이 단연 많았기 때문이다. “원래 덕수궁은 중년 이상이 주된 층이었는데, 저도 놀랐죠. 새로운 변화로 매우 좋은 일입니다. 외국인들이 ‘다이내믹 코리아’를 미술관에서 느낀다고 합니다.” 오래전 이상은 그의 유작 ‘실화’(失花)에서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이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라고 썼다. 지금도 윤 관장은 ‘우리 것’이 중심에 서는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를 꿈꾸면서 자신만의 비밀을 키워 가고 있을 것이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건보 피부양자 등록 후 돌연 취소… ‘빼앗긴 권리’ 되찾고 싶어”

    “건보 피부양자 등록 후 돌연 취소… ‘빼앗긴 권리’ 되찾고 싶어”

    “우리는 매일 같은 침대에서 손을 꼭 붙잡고 잠이 들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배우자가 잘 자고 있는지 보고요. 함께 밥을 먹고 집을 가꾸고 일상을 공유하죠. 서로가 곁에 없으면 불안해요. 이게 부부이자 가족이 아니면 뭔가요.” 소성욱(30)·김용민(31)씨는 결혼한 지 2년 된 신혼부부다. 사회복무요원 동료로 처음 만나 2013년 연애를 시작했고, 연애 4년차에 살림을 합쳐 함께 살다 재작년 5월 결혼식을 올렸다. 긴 연애사를 지켜본 주변 사람들에겐 늘 붙어 다니는 단짝이요, 부러운 금실을 자랑하는 커플이다. 그러나 한국의 법과 제도는 두 사람을 부부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이 같은 남자라는 단 하나의 이유에서다. 배우자로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에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라는 당연한 권리조차 싸워 얻어야 하는 대상이다. 소씨와 김씨는 지난달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건보 직장가입자인 김씨의 피부양자 자격이 취소된 소씨에게 지역가입자 건보료를 부과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다. 서울신문은 지난 18일 서울 은평구 자택에서 부부를 만났다.지난해 2월 소씨가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된 건 부부에게 ‘선물’ 같은 일이었다. 혼인신고를 할 수 없어 법적으로 ‘배우자’가 아닌 ‘동거인’ 신분인 이들이 처음 가족으로 인정받았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 건강보험료를 따로 내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8개월 뒤 부부의 사연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건보 공단은 갑작스레 소씨의 피부양자 자격을 취소했다. 직원의 실수로 등록이 된 것일 뿐 피부양자 조건을 미충족한다는 이유였다. ●동거 4년 결혼식 올려… 공단은“직원 실수” -소송을 결심한 이유는. 김용민씨(이하 김) “만약 피부양자 등록 신청을 했을 때부터 거절됐다면 ‘이거 안 되는구나’ 하고 말았을 거다. 그런데 한번 됐다가 취소되니까 더 화가 났다. 빼앗긴 권리라는 생각에 꼭 되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피부양자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은 어땠는지. 김 “신청 전에 먼저 사실혼 관계의 동성 부부인데 피부양자 등록이 가능한지 묻는 민원글을 올렸고, 된다는 답을 받았다. 바로 신청했더니 등록이 된 것도 모자라 성욱이가 제 ‘배우자’로 돼 있더라. 국가기관으로부터 우리 관계를 처음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정말 행복했다.” -그러다 건보 공단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번복했는데. 김 “더 많은 성소수자에게 동성 부부도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알리고 싶어 언론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보도가 나가고 두세 시간 만에 공단에서 전화가 와서 ‘착오가 있었다. 둘이 동성 커플인 줄 몰랐다’며 피부양자 취소 통보를 하더라. 사실 가족관계증명서를 비롯해 제출 서류들을 보면 우리 둘 다 남자라는 걸 모를 수가 없었다.” -소송 준비는 어땠나. 김 “소송의 취지가 우리 관계를 인정해 달라는 소송이다 보니 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를 많이 준비했다. 사귄 시점부터 언제 동거를 했는지, 언제 결혼식을 올렸는지 등 우리의 서사들을 정리했다. 지난달 소장을 내고 지금은 첫 기일이 잡히기를 기다리는 상태다.” -관계를 서류로 증명해야 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김 “맞다. 결혼 관련해서는 결혼식장 대관 서류, 결혼식 사진과 영상, 하객 방명록으로 증명을 했다. 방명록 한 장에 보통 4~5명 정도 쓰지 않나. 수십장이 되는 방명록을 하나하나 다 스캔하면서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더라.”●동성부부 피부양자 등록 민원글엔 ‘가능’ 답 -이번 소송이 동성 부부의 사실혼 관계 인정 여부에 대해 중요한 판결이 될 거라고들 한다. 김 “건보 피부양자 소송이 궁극적으로 동성혼 제도화로 가는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박탈된 권리를 하나씩 바꿔 간다면 언젠가 동성혼도 가능해질 거라고 믿는다.” 소성욱씨(이하 소) “용기 내서 소송을 하게 된 계기에는 ‘우리 같은 커플들이 더 권리를 보장받고 살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한국에도 가시화가 덜 됐을 뿐이지 우리처럼 살고 있는 커플이 많다.” 부부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문제는 동성 부부가 마주하는 차별 중 하나”라고 말한다.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신혼부부인데도,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국가에서 이성애자 부부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권리들이 동성 부부에게는 멀기만 하다. 김씨는 이런 차별로 인해 결혼을 생각조차 못 하는 성소수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김 “어릴 적부터 ‘따분하지 않고 재밌는 결혼식을 서른 넘기기 전에 하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다. 딱 서른에 했으니 로망을 실현한 거다. 성욱이는 결혼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내가 설득했다.” 소 “과거에는 내가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여긴 거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내 일상에 용민이가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프고 서러웠다. 그래서 결혼을 결심했다. 지금의 법과 제도는 우리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주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 김 “많은 성소수자가 ‘결혼은 나의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우리 결혼식에 성소수자 친구도 많이 왔는데 ‘이런 게 가능할지 몰랐다’, ‘나도 할 수 있겠다’고 했다.” -결혼 준비에 어려움은 없었나. 소 “식장 예약부터 반지, 예복까지 다 커플로 맞춰야 하는데 혹시 차별이나 혐오를 마주하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 그런데 다들 잘 받아 줬다. 식장 예약을 할 때 ‘남남 커플인데 괜찮겠느냐’고 물으니 ‘요즘은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하고, 계약서를 쓸 때도 서류에 신랑·신부 이름을 적는 칸이 있는데 신부란을 지우면서 ‘이런 구분은 필요 없다’고 해 줬다. 감동이면서도 그런 환대가 낯설었다.” -동성 부부가 당연하게 누리지 못하는 또 다른 권리는 어떤 것들이 있나. 소 “소소하게는 등기를 받을 때도 상실감을 느낀다. 법원에서 온 등기는 가족만 대리 수령할 수 있는데 우리는 법적으로 가족이 아니니까. 얼마 전에 설거지를 하느라 용민이한테 등기를 대신 받아 달라고 했는데 가족이 아니라고 내가 직접 오라고 하더라.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는데 마음이 너무 속상했다. 큰 거는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이 안 되는 것이었다. 지난해 3월에 이 집으로 이사하는 과정에서 신혼부부 대출이 다른 상품보다 금액도 크고 이자도 저렴한데 우리는 못 받았다.” 김 “위급한 상황에서 보호자로서의 권리도 제약이 크다. 병원에서 법적 가족만 보호자로 보니까 응급 상황인데도 원가족이 오길 기다려야 한다. 요즘은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일반 병실도 가족만 면회가 가능하다. 그래서 동성애자 커플은 내가 의식불명일 때 파트너에게 나의 의료권리를 넘기는 ‘사전의료지시서’를 미리 작성해 두기도 한다. 유언장을 미리 써 두거나 성년후견인을 지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혼 준비 과정 차별 없이 환대해줘 감동 -지금의 제도하에서 동성 커플이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겠다. 김 “동성혼만 인정이 된다면 그런 걸 준비할 필요도 없다. 이성애자 부부들은 그 수많은 권리가 있다는 걸 인지하지 않고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데 우리는 다 미리 알아보고 대비해야 한다.” -동성 부부를 향한 혐오 세력의 혐오 표현 문제도 계속되고 있는데. 김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함께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족은 서로에게 헌신하고 서로를 돌봐 주는 관계이지 않나. 이미 우리는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인데, 가족이 별건가, 우리가 가족이지.” 소 “우리도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부부다. 설거지하기 싫다고 싸우기도 하고, 옷걸이나 휴지걸이 사용법처럼 사소한 생활습관에서 서로 다름을 발견하고 맞춰 나가면서 함께 살아간다. 똑같은 부부, 어쩌면 당신의 옆집 사람일 수도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동성애 탈북자 장영진씨 “북한 떠난 지 25년 만에 짝 찾아 결혼 계획”

    동성애 탈북자 장영진씨 “북한 떠난 지 25년 만에 짝 찾아 결혼 계획”

    남으로 넘어온 북한이탈주민 가운데 유일하게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한 장영진(63)씨가 탈북한 지 거의 25년 만에 사랑을 찾았다. 그는 21일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미국인 남자친구와 올해 안에 결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씨가 극적으로 탈북한 사연이나 남다른 성 정체성 때문에 귀순을 결심한 사연들은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그는 2015년 자서전 ‘붉은 넥타이’(영어 제목 A Mark of Red Honor)를 발간해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 등 해외 언론에도 소개됐다. 함경북도 청진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제법 교육받은 여성과 27세 때 결혼했다. 하지만 그는 첫날 밤에 “아내 몸에 손조차 대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4년 뒤 왜 임신을 못하느냐고 형이 추궁하자 그는 솔직히 이성에 대한 유혹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형은 병원에 가보자고 했다. 숱하게 병원을 다녔지만 시원한 답을 듣지 못했다. 아예 동성애란 개념 자체가 북한 사회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김석향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탈북자들에게 동성애에 대해 물어보면 곧바로 알아 듣지 못해 한 사람씩 붙잡고 따로 설명해야 했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은 만약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다른 이의 눈에 띄면 사회에서 축출되거나 처형당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는 것이다. 물론 병원 진단 결과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아내는 행복해하지 않았다. 해서 각자의 길을 걷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해 이혼을 결심했지만 법원이 허가해주지 않았다. 국민대 북한학과의 박정원 교수는 워낙 북한이 가정을 소중히 여기며 집권 이데올로기를 해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할 때만 이혼이 허용된다고 말했다. 장씨는 북한을 떠나는 길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아내가 재혼할 길이 열린다고 믿었다. 고향 청진에서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낸 선철이 어느날 놀러왔는데 감정이 애틋해짐을 느꼈다. “정말로 선철을 많이 좋아했다. 지금도 꿈 속에 나타나 만난다.” 하지만 선철이 자신의 마음을 몰라줘 낙담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그는 1996년 북한을 떠나 중국에 갔다가 우리 당국이 노동자 출신이라며 받아주지 않자 다시 청진으로 돌아갔다가 이듬해 4월 지뢰밭 천지인 비무장지대(DMZ)를 통과해 귀순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탈주민을 하나원에서 한두 달 교육시키고 사회에 내보내는 것과 달리 워낙 위험한 지대를 무사히 통과한 그를 5개월 동안 붙잡아놓았다. 왜 망명을 결심했느냐고 추궁하다 나중에는 의사 진찰을 받아보라는 조건을 붙여 정착해도 좋다고 했다. 남한이 조금 낫다고는 해도 북쪽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몇몇 의사는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라고 했지만 그는 거부했다. 귀순한 지 13개월이 지난 1998년 봄에 자신의 인터뷰 기사가 실린 잡지를 펼쳤다가 한 동성애 남성의 커밍아웃 소식과 함께 두 남성이 침대에서 입을 맞추는 미국 영화가 있음을 알게 됐다. 그제야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장씨는 이때부터 서울의 게이바를 드나들었다. 2004년 한 바 주인으로부터 항공사 승무원이란 남성을 소개받아 3개월 사귀다 사랑에 빠졌다. 그 남자는 함께 살려면 더 넓은 집을 구해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다. 해서 장씨는 전세금과 예금 등 전재산 9000만원을 건넸는데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었다. 경찰서에 보름 동안 찾아갔더니 그만 포기하라고 했다. 장씨는 앓아 누워 한달을 병원에 입원했다. 공장 일자리도 잃고 홈리스 신세가 됐다. 그는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면서 다시 전셋집이라도 구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맸다. 짬이 나면 자서전을 쓰기 시작했다.하지만 다시 데이트할 엄두는 쉽사리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에야 데이트 사이트를 통해 미국에서 한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민수(가명)와 사귀기 시작했다. 4개월 뒤 북한 정권이 “늑대들 나라”라고 가르치는 나라에도 다녀왔다. 처음 본 민수는 반바지와 모자를 쓰고 나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버릇없는 남자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 남자를 알아갈수록 그가 아주 좋은 사람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보다 여덟 살 아래지만 먼저 다른 사람을 챙기는 것을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두 달 뒤 민수는 프러포즈를 결심했다. 장씨는 현재 북한에서의 첫 번째 결혼을 끝내는 서류 작업 중이다. 그 일이 완료되면 올해 안에 결혼할 계획이다. “난 혼자 살아오는 동안 늘 걱정 많고 슬퍼하며 외로워했다. 난 아주 내향적이며 감정이 예민한 사람인데 그는 낙천적이다. 해서 우리는 서로에게 좋은 반쪽이다.” 장씨는 새로 행복을 찾았지만 가족과 친척들에게 씻을 수 없는 역경을 안겼다. 친척 상당수가 오지로 추방됐다. 어머니와 네 형제자매 등 친척 6명이 기아와 질환으로 이미 세상을 떠났다. 죄책감을 달래는 길은 열심히 뭔가를 쓰는 일뿐이었다. 북한에 두고 온 아내가 재혼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늘 재주가 많다고 생각했던 그녀가 진정 행복해졌구나 느낀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봉쇄가 풀리면 민수와 함께 드라이브를 해 워싱턴 DC의 게이바 거리를 찾아 여기저기 함께 둘러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서울포토]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 사상 첫 1천억원 돌파

    [서울포토]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 사상 첫 1천억원 돌파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천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 여파에 따른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경향과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취향이 맞물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국내 수제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2021.3.21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서울 자치구들, 역대 최악의 청년 고용 맞아 청년 지원사업 봇물

    서울 자치구들, 역대 최악의 청년 고용 맞아 청년 지원사업 봇물

    서울 자치구들이 역대 최악의 청년고용 한파를 맞아 청년 창업 등 지원사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자수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줄고 있는 상태다. 이 가운데 지난달 기준 청년 체감실업률은 26.8%로 역대 최고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청년고용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종로구는 다음달과 5월, 종각역 태양의 정원(종로서적 앞)에서 열리는 ‘종로청년숲 상설마켓’에 참여할 청년사업가를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2017년 시작된 ‘종로청년숲’은 판매 공간과 홍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 수공예 작가들의 판로를 지원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지난해부터는 종각역 태양의 정원에 창업지원공간을 조성하고 상설 운영 중이다. 지난 1년 동안 총 150팀의 청년창업가가 참여한 가운데 약 1억 9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추가 조성한 판매 공간에서 한복, 봉제, 주얼리 등 종로구를 대표하는 지역 특성화 상품을 본격적으로 전시·판매할 계획이다. 구는 현재 4월~5월 사이 2주 단위로 참여할 청년 수공예 작가를 모집하고 있다. 대상은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서울시민으로 수공예, 아이디어 상품을 직접 제작·판매할 수 있는 청년 창업가다. 사업자 또는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종로구인 경우,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사업자, 창업 준비 혹은 종로구 창업지원프로그램 참여자 등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한다. 증빙 서류 제출은 필수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보증금은 5만원이다. 신청을 원할 시 이달 28일(일) 오후 6시까지 담당자 이메일(market@respace.co.kr)로 지원신청서와 제작과정 및 사진 등을 제출하면 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올해 종로청년숲은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설 운영할 예정”이라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마켓 지원뿐 아니라 창업센터 운영과 관련 프로그램 등을 꾸준히 운영하고 종로구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겠다”고 전했다.서초구는 연말까지 만 19살~34살의 관내 청년 400명을 대상으로 취업준비 전과정을 지원하는 ‘청사진(청년사회진출) 아카데미’를 개최한다. 구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청년수요 중심의 선택형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희망하는 강의를 선택해 수강할 수 있으며, 중복수강도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우선 ‘자기소개서반’은 청년들이 사회진출하기 위한 첫 출사표인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클래스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취업전문 컨설턴트가 취업의 당락을 좌우하는 스토리텔링형 자기소개서 작성법부터 효과적인 취업전략 및 구직자의 기업 접근 전략을 소개하며 항목별 작성 요령 및 예시를 강의한다. 지원자 100명 전원의 자소서를 1:1로 첨삭하며 항목별 내용을 피드백하고 방향성을 점검한다. 수강생은 전문성 있는 컨설팅을 받아, 취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구는 청년들이 희망하는 진로에 따라, 다양한 필기시험의 유형에 맞게 대기업·공기업·금융권반별로 특화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는 ‘NCS 직무적성반’도 준비했다. 공기업·금융권의 필수 관문이 NCS(국가직무능력표준)라면, 대기업의 필수 관문은 직무적성검사다. 특히 ‘서초 청사진 아카데미’의 최고 특화 프로그램은 바로 ‘AI/VR 면접체험’이다. 코로나19로 AI면접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체가 증가함에 따라 최근 트렌드에 맞춰 구는 ‘AI/VR 면접컨설팅관’을 설치했다. 이번 교육과정은 오는 4월~6월은 자기소개서반(100명), 5월~10월은 NCS·직무적성반(100명)이 온라인 비대면 교육으로 진행되고, AI/VR 면접 프로그램(200명)은 3월~12월 동안 사전예약 접수 후 ‘면접컨설팅관’에 방문해 이용할 수 있다. 지원방법은 서초구청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에서 참가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한 후, 프로그램별 신청 마감일까지 메일(201601164@seocho.go.kr)로 제출하면 되며, 보다 자세한 문의 사항은 구청 아동청년과로 문의하면 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코로나의 확산으로 찾아온 고용절벽 시대에 청년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며 “청년들에게 희망의 사다리가 되어 밝은 미래로 오를 수 있도록, 청년 사회진출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정주영 명예회장 20주기… 현대家 조용한 추모

    정주영 명예회장 20주기… 현대家 조용한 추모

    오는 21일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의 20주기를 맞아 고인의 업적과 철학을 기리는 조용하면서도 다채로운 추모행사가 열린다. 아산 정주영 20주기 추모위원회는 18일 ‘청년 정주영, 시대를 통하다’란 주제로 다양한 추모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현대자동차그룹 계동사옥에는 정 명예회장의 흉상이 설치됐다. 추모 사진전은 본관 로비에서 22일부터 4월 2일까지 진행된다. 사진전은 정 명예회장이 생전 강조한 5가지 정신인 ‘도전·창의·혁신·나눔·소통’을 테마로 한다. 또 정 명예회장의 집무실을 그대로 재현하고 그 옆에 현대차 최초의 독자모델 포니와 포니를 재해석한 ‘아이오닉5’의 전기 콘셉트카 ‘45’를 함께 전시한다. 온라인 추모 사진전은 ‘아산정주영닷컴’(www.asan-chungjuyung.com)에서 9월 20일까지 진행된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고인의 사진과 함께 강연·인터뷰·자서전에 실린 어록을 담은 추모집 ‘영원의 목소리’를 발간하고 전국 도서관에 배포한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현대예술관 미술관에서 ‘아산 정주영’ 사진전을 열고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14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19일에는 현대중공업 본관 로비에 있는 흉상 앞에서 추모식을 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옥 로비에 정 명예회장의 흉상을 세우고 추모전 ‘불굴의 도전 정신’을 진행하며 고인을 추모한다. 매년 기일 전날인 20일 종로구 청운동 자택에 함께 모여 했던 정 명예회장의 제사를 비롯한 가족의 추모행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폭 축소해 조촐하게 진행된다. 8월 16일인 정 명예회장의 부인 변중석 여사의 14주기 제사도 앞당겨 함께 지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범현대가 가족과 그룹 임직원은 21일 이전에 경기 하남시 창우동 선영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실기실 문 닫아 사비로 작업실 구했는데 등록금 다 내라니요”

    “실기실 문 닫아 사비로 작업실 구했는데 등록금 다 내라니요”

    “동양화과에서 사용하는 아교는 동물의 가죽·힘줄·창자·뼈 같은 걸 고아서 만듭니다. 잘못 보관하면 시체 썩은 냄새 나요. 학생들은 집에서 아교를 보관하고, 칠하고, 말리면서 실습하고 있습니다.” 홍익대 미술대학에 재학 중인 김예은씨는 코로나19로 미술대학 수업은 사실상 마비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학교 실기실이 열리지 않아 사비로 작업실을 구했다. 미대생들은 집에서 입체를 만들고 석고를 뜨고 있다”면서 “실기 과목이 있어 다른 학과보다 등록금을 100만원 더 내는데 이 돈이 어디로 가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 대학생 단체로 구성된 ‘2021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18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공공그라운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에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등록금 반환과 부담 완화를 위한 서명은 시작한 지 2주만에 참여자가 8000여 명에 이르렀다. 등록금을 낸 만큼 누리지 못 한 대학생활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숙명여대 기초공학부 권민주씨는 “작년에 20학번으로 입학했지만 지금도 동기들 얼굴을 모른다”며 “공대는 실험 실습 때문에 등록금이 높은 편인데, 실습 강의도 모두 비대면으로 이뤄졌다”며 불만을 토로했다.비대면 수업으로 과제량이 많아지면서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또 다른 대학생은 이날 “교수들은 비대면 전환으로 인해 떨어지는 수업의 질을 보완하고자 방대한 양의 과제를 내주기 시작했다”면서 “매달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저에게는 매주 온라인 수업과 과제 진도를 함께 수행하기도 벅찼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지난해 세 차례 대학들을 상대로 등록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소송에는 사립대 30개교, 국립대 13개교 총 43개교 3165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사립대학을 상대로 한 2차 등록금 반환 소송은 이달 24일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등록금반환소송 대리인단의 박현서 변호사는 “각 사립대학 학교 법인은 고등교육에 대한 공적 책임을 지는 주체임을 지적하고 고등교육을 위한 등록금의 성격에 대해 재판부에서 이해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밝혔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서울 배경으로 펼친 ‘다이너마이트’…수상 못했지만 빛난 BTS

    서울 배경으로 펼친 ‘다이너마이트’…수상 못했지만 빛난 BTS

     한국 대중 가수로는 첫 그래미 수상에 도전했던 방탄소년단이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화려한 첫 단독 무대를 선보이며 세계 음악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방탄소년단은 15일(미국 현지시간 14일) 케이팝 가수 처음으로 음악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 어워즈에서 단독 무대를 펼쳤다. 후보에 올랐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의 수상은 불발됐지만, 정식 후보로서 처음 공연하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중요한 장면을 남겼다.  서울 여의도의 한 고층빌딩에서 사전 녹화한 이번 퍼포먼스는 그래미 단독무대답게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했다. 멤버들은 화려한 야경과 핀 라이트 조명에 둘러싸여 에너지 넘치는 안무를 선보였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공연은 이들의 높은 인기를 감안한 듯 행사의 가장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배치됐다.  미국 현지 스튜디오와 똑같은 모양으로 제작한 그라모폰의 나팔관 세트에서 곡을 시작한 멤버들은 한강과 서울 야경이 펼쳐지는 고층빌딩 옥상에서 무대를 이어갔다. 그래미 사회자 트레버 노아는 “올해 처음으로 후보에 오르면서 역사를 쓴 한국 그룹”이라며 방탄소년단을 소개한 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이곳에 오고 싶은데 올 수가 없어서 한국에 세트를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상을 하나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치켜세웠다.  방탄소년단이 아시아 가수 처음으로 후보에 올랐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은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Rain on Me)에 돌아갔다. 지난해 5월 나온 레이디 가가의 정규 6집 ‘크로마티카’(Chromatica)에 실린 댄스 팝으로, 최정상 팝스타들이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됐으며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로 데뷔했다.  팝 장르 중 듀오·그룹·컬래버레이션 형태로 뛰어난 성취를 거둔 뮤지션을 꼽는 이 부문은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비롯해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타이니의 ‘언 디아’, 저스틴 비버·퀘이보의 ‘인텐션스’, 테일러 스위프트·본 이베어의 ‘엑사일’이 경합했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의 벽을 넘어 쟁쟁한 후보진 안에 든 것 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면서 “수년째 미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고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향후에도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멤버들은 공연 후 15일 공식 트위터 계정과 팬 플랫폼에 잇달아 글을 올려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민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덕분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경험을 해보기도 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행복하다”고 썼다.  그래미 시상식이 끝나고 네이버 브이라이브 방송을 통해 그래미 무대 준비 뒷얘기를 들려줬다. 제이홉은 국내에서 촬영한 ‘다이너마이트’ 무대에 대해 “테이크도 많이 찍었고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RM은 “사실 돌아가 보면 우리가 상보다 퍼포먼스를 더 원했었다”고 털어놨다. 진은 “남준이(RM)가 무대를 찍으면서 이 무대 평생 남는 거라고, 증손주들도 보고 나중에 아들한테까지 자랑한다고 했다. 이런 역사적인 무대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그래미서 터뜨린 ‘다이너마이트’…트로피 없이도 빛난 BTS

    그래미서 터뜨린 ‘다이너마이트’…트로피 없이도 빛난 BTS

    여의도 고층 빌딩서 야경 배경으로 무대“증손주도 보여줄 무대” 촬영 후기 전해한국 대중 가수로는 첫 그래미 수상에 도전했던 방탄소년단이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화려한 첫 단독 무대를 선보이며 세계 음악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방탄소년단은 15일(미국 현지시간 14일) 케이팝 가수 처음으로 음악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 어워즈에서 단독 무대를 펼쳤다. 후보에 올랐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은 불발됐지만, 정식 후보로서 처음 공연하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중요한 장면을 남겼다. 서울 여의도의 한 고층빌딩에서 사전 녹화한 이번 퍼포먼스는 그래미 단독무대 답게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멤버들은 화려한 야경과 핀 라이트 조명에 둘러싸여 에너지 넘치는 안무를 선보였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공연은 행사의 가장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배치됐다. 미국 현지 스튜디오와 똑같은 모양으로 제작한 그라모폰의 나팔관 세트에서 곡을 시작한 멤버들은 한강과 서울 야경이 펼쳐지는 고층빌딩 옥상에서 무대를 이어갔다. 그래미 사회자 트레버 노아는 “올해 처음으로 후보에 오르면서 역사를 쓴 한국 그룹”이라며 방탄소년단을 소개한 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이곳에 오고 싶은데 올 수가 없어서 한국에 세트를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상을 하나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치켜세웠다. 방탄소년단이 아시아 가수 처음으로 후보에 올랐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은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Rain on Me)에 돌아갔다. 지난해 5월 나온 레이디 가가의 정규 6집 ‘크로마티카’(Chromatica)에 실린 댄스 팝으로, 최정상 팝스타들이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됐으며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로 데뷔했다. 팝 장르 중 듀오·그룹·컬래버레이션 형태로 뛰어난 성취를 거둔 뮤지션을 꼽는 이 부문은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비롯해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타이니의 ‘언 디아’, 저스틴 비버·퀘이보의 ‘인텐션스’, 테일러 스위프트·본 이베어의 ‘엑사일’이 경합했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의 벽을 넘어 쟁쟁한 후보진 안에 든 것 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면서 “수년째 미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고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향후에도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멤버들은 공연 후 15일 공식 트위터 계정과 팬 플랫폼에 잇달아 글을 올려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민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덕분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경험을 해보기도 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행복하다”고 썼다. 시상식이 끝나고 네이버 브이라이브 방송을 통해 무대 준비 뒷얘기를 들려줬다. 제이홉은 국내에서 촬영한 ‘다이너마이트’ 무대에 대해 “테이크도 많이 찍었고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RM은 “사실 돌아가 보면 우리가 상보다 퍼포먼스를 더 원했었다”고 털어놨다. 진은 “남준이(RM)가 무대를 찍으면서 이 무대 평생 남는 거라고, 증손주들도 보고 나중에 아들한테까지 자랑한다고 했다. 이런 역사적인 무대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 ●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 ●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실종된 교육·꿈 잃은 청년·짓눌린 노년… 불평등사회가 피해 더 커”

    “실종된 교육·꿈 잃은 청년·짓눌린 노년… 불평등사회가 피해 더 커”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는 사회로’ 시민특별위원회 선언문 내기까지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 ●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 ●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대한민국 한 세기 찍은 3代… “위기의 순간, 결국 이겨 내고 나아간다”

    대한민국 한 세기 찍은 3代… “위기의 순간, 결국 이겨 내고 나아간다”

    “할아버님, 아버님의 사진을 통해 보면 역사는 결국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며 흘러왔습니다. 힘들었던 코로나19 재난도 함께 이겨 낼 것이라 봅니다.”(임준영 사진작가) 임준영(45)씨는 일제강점기 독립부터 6·25전쟁, 산업화 현장 등 대한민국의 한 세기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가업을 이어오는 청암아카이브(www.foto.kr)의 3대째 작가다. 임씨는 조부인 청암 임인식(1920~1998) 작가와 아버지 임정의(75)씨가 촬영해 온 10만여장의 사진과 필름들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과거나 현재나 위기를 이겨 내고 한 걸음 더 나아간다”고 말했다. ●신문기자 출신 임정의씨 “자연으로 치유” 서울신문은 지난 1월 28일 서울 광진구 청암사진연구소에서 임정의씨와 아들 준영씨, 손자 재원(11)군을 만났다. 임군은 고 임인식 작가가 1964년 서울 교동국민학교에서 촬영한 국민학생들의 단체 마스크 착용 사진<서울신문 2월 15일자 1면>과 같은 또래다. 코로나 시대의 상징물이 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생활하는 현재와 50여년 전 사진 속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아 인상 깊다. 임인식 작가는 육군사관학교 8기로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동기다. 한국전쟁 때 국방부 정훈국 사진대 대장으로서 전쟁을 기록해 한국 최초의 종군사진가로 남았다. 국내 첫 사진전문 통신사인 ‘대한사진통신사’를 설립했다. 2대 작가인 임정의씨는 코리아헤럴드 사진기자 출신으로 청암사진연구소를 설립한 건축전문 작가 1세대로 꼽힌다.●자영업 아들 준영씨 “소득 뚝, 맞춤지원 절실” 우리 시대 삶을 세밀하게 기록해 온 부자(父子) 작가들에게 코로나는 어떤 재난이었을까. 청장년 세대인 준영씨는 건축 공간을 소재로 한 사진을 찍는 작가이자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다. 코로나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광고 촬영 등 외주 작업이 예년에 비해 3분의1 정도 줄었다. 그는 스튜디오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했다. 그는 “지난 한 해 소득 급감으로 고통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너무 많은데 정부의 맞춤형 지원이 절실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과 인력은 들겠지만 똑같은 지원을 해 줘도 월세를 1000만원 내는 사람과 100만원 내는 사람 사이에 효과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손자 재원군 “이제 매일 학교 가고 싶어요” 초등학생 재원군의 돌봄과 교육 문제도 이들 가족에게는 똑같은 부담이었다. 재원군은 “집에만 계속 갇혀 있어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재원군은 ‘갇혀 있다’는 표현을 썼다. 재원군에게 가장 하고 싶은 걸 물었더니 “매일 학교에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어머니 박민진(45)씨는 육아휴직 뒤 복직하려던 차에 코로나가 터져 계획을 접고 열한 살, 여섯 살 두 아이의 돌봄에 매달렸다고 했다. 박씨는 “가정에서 신경을 썼는데도 아이의 학습량이 줄고 집중력도 전보다 크게 떨어져 학교에서 낙오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애 아빠나 나나 1년 넘게 돌봄으로 소진된 것 같다”고 했다. 노년 세대인 임정의씨는 단절된 삶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자연을 통해 이겨 냈다. 임씨는 주말마다 낡은 차를 몰고 도시를 떠나 산과 강, 들판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그는“사진은 본래 혼자 다니는 것이라 외로움이 별미다. 뭐든지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내 아버지 세대는 전쟁과 가난으로 어려운 세대였고 우리 역시 역경을 버티는 힘으로 지금의 나라를 일군 세대”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아들과 손자 세대도 쉽지 않은 환경에 놓였지만 사라지는 역사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게 중요한 가업임을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이다. 코로나 충격은 비단 임씨 3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준영씨는 이에 대해 “2020년은 저마다 능률이 떨어지고 계층 사이에 격차가 벌어진 한 해였을 것”이라며 “쳇바퀴 돌듯 지내던 일상에서 벗어나 한발 나아가는 2021년이 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데스크 시각] 주거정책 징비록… 정부는 왜 집값을 못 잡았나/김동현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주거정책 징비록… 정부는 왜 집값을 못 잡았나/김동현 사회2부 차장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 8192만원으로 한 달 만에 2084만원 올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6억 708만원이었다. 불과 3년 9개월 만에 4억원이 넘게 뛴 것이다. 서울의 평균 주택 전셋값도 4억 4522만원으로 한 달 만에 620만원 상승했다.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5억 9829만원으로 현 정부 출범 당시 4억 2618만원보다 1억 7000만원가량 더 뛰었다. 시민들이 내야 하는 주거비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뜻이다. 인정하자. 문재인 정부의 주거정책은 실패했다. 정부가 내놓는 정책이 모두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하지만 시민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실패했다면 그 이유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시민들의 삶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시간을 돌려 2017년 5월로 가 보자. 첫 번째로 정책 방향을 잘못 잡았다. 대통령 선거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빠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등판한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집값이 뛴 이유가 집이 없어서가 아니라 투기 때문이라고 규정하고 서울에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닫았다. 하지만 정부가 주택 공급에 나서지 않겠다는 사인을 보내자 서울 아파트값은 더 뛰었고, 그제서야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한마디로 처음 정책 방향을 엉뚱하게 잡은 것이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정책의 세밀함도 없었다. 정부는 초기 주택임대사업자 양성을 통해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취득세와 재산세, 양도세 등의 혜택을 줬다. 대신 임대료 상승폭을 연간 5%로 제한해 전월세 시장의 안정을 추구했다. 하지만 개인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게 대출을 틀어 잠그면서도 주택임대사업자에게는 대출 규제를 열어 놨다. 한마디로 주택임대사업자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여러 채 살 수 있는 구조를 정부가 열어 준 것이다. 주택임대사업에 대한 혜택을 줄 당시 주택정책의 키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쥐고 있었다. 세 번째로 정책의 일관성도 없었다. 정부는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주택임대사업자들의 부동산 매입 문제를 지적하자 허둥지둥 제도를 바꿔 사실상 사업을 못 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주택임대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사업 등록을 폐기하고 전세값을 올려 받았다. 주택임대차보호 3법이 있었지만 제도가 시행되는 시간적 공백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전셋값은 ‘억’(億) 소리 나게 뛰었다. 주택임대사업자 제도의 폐기와 임대차 3법은 현 여당이 강하게 밀어붙였다. 정치적 신념인지, 표를 위한 행동인지 알 수 없지만 시민들의 삶이 팍팍해진 것은 사실이다. 네 번째로 안에 도둑도 있었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3기 신도시 건설 사업을 추진했는데, 사업의 주체가 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 중 일부는 땅투기를 하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특히 투기에 나선 LH 직원들은 보상업무를 맡고 있는 이들이다. 한마디로 자신들이 보상을 노리고 땅투기를 해서 얻는 이익이 신도시 아파트 분양을 꿈꾸는 신혼부부의 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시민들의 지갑을 털고 반성하지 않는다면 도둑과 다를 바 없다. 여기에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정부는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 전까지 무사안일로 일관했다. 지난 4년간 주택 정책은 초동 대처와 방향, 세밀함, 일관성, 도덕성 어느 것 하나 갖추지 못했다. 사실 비판하자면 앞선 정부도 잘한 것은 없다. 하지만 이전 정부의 잘못이 있다고 현 정부의 과오가 덮이지는 않는다. 진보와 보수, 여야를 떠나 지난 정책의 무엇이 문제였는지 기록하고 다시 반복하지 말자. 집값·전셋값은 좌우의 문제가 아닌 삶의 문제다. moses@seoul.co.kr
  • [금요칼럼] 어두운 상점들의 도시/전민식 작가

    [금요칼럼] 어두운 상점들의 도시/전민식 작가

    얼마 전 좀 섬뜩한 사진 한 장을 보았다. 출근 시간인 듯한데, 사람들은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모두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가는 사진이었다. 겨울인 데다 배경의 흑백 톤 때문인지 마스크를 쓴 사람들 풍경이 좀 기괴하고 낯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바뀐 세상의 풍경이 실감나지 않았다.  전업작가로 살고 있는 데다 전염병이 기승을 부려 집 밖엘 잘 나가지 않는 편인데 수년 만에 선배와 서울 한복판에서 약속이 잡혔다. 반가운 이였고 늘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라 만나게 되었다. 막상 만나려고 생각하니 전에는 염두에 두지 않았던 제약들이 나를 따라붙었다. 5인 이상 집합금지, 9시 이후 영업금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반드시 마스크 착용,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곤 항시 마스크 착용….  크게 불편한 일이 아니니 지키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선배와 만나 지난 이야기들을 나누고 앞으로의 일들을 이야기한 후 우리는 어김없이 9시에 식당에서 나왔다. 오랜만에 만난 사이라 바로 헤어지기 아쉬웠지만 2차라는 건 생각해 볼 수도 없었다. 거리엔 술집이나 음식점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우리가 식당 앞에 서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사람들이 썰물처럼 골목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죄다 마스크를 쓴 채, 별 말도 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몰려가는데 그 순간 섬뜩했던 사진이 떠올랐다. 마스크의 사람들이 무리지어 좀 어두운 골목을 지나는데 그들은 집으로 가지 않고 어떤 특별한 장소를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1997년 상영된 ‘가타카’(Gattaca)라는 영화의 한 장면, 동일한 유니폼을 입고 출근해서 똑같은 책상에 앉아 똑같은 장비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 때문이었다.  안전을 위해 갖추어야 하는 당연한 조치이지만 전 세계를 분란 속에 빠뜨린 전염병 하나가 사람들의 개성과 정체성을 앗아가 버렸다. 이후 전염병은 우리를 무기력의 세상으로 밀어넣고 말았다. 얼굴을 반쯤 가린 마스크 때문에, 눈앞에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사람들의 멋이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어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도 같았다.  지난겨울 어느 날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결혼식은 뒤로 미룬다지만 장례식까지야 미룰 수 없어 상을 치른다. 문상객 없는 조용한 장례의 시간이었다. 떠들썩해야 할 자리에 손님은 사라지고 상주와 적막감만 맴돌았다. 이 시대의 역병은 소멸시켜야 하지만 웃음, 슬픔, 눈물, 행복, 불행 같은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많은 것들까지 걷어가고 말았다.  어쩌다 서울 나들이 나가 출판사 사람들이나 작가들 만나는 일이 사라졌고, 한 작품을 놓고 신나게 떠들어대는 독서 모임 또한 사라졌다. 창작수업은 언제 다시 열릴지 알 수 없으며 반가운 사람들 만나 한 잔 더 걸칠 수 있는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만 같다.  ‘어둠은 빛을 먹고 자라지.’  내가 쓴 어느 소설의 첫 번째 문장이다. 빛이 없으면 어둠은 무의미하다는 말이다. 우리는 지금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소설을 통해 터널은 언젠가 끝난다는 말을 전달하고 싶었다. 터널 밖으로 나가면 환한 봄이 있고 얼굴을 드러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상가골목을 지나게 되었다. 한창 불야성이어야 할 골목이 어두웠고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스산했다. 어쩐 일인지 가로등도 꺼져선 쇠락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두의 노력으로 터널의 끝에 곧 도달할 것이다. 적막한 이 풍경들은 나의 세대에는 물론 다음 세대에도 두 번 다시 맞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잃어버린 풍경들을 빨리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 2.5단계 또 가나…나흘 연속 400명대 중후반 될 듯, 현재 확진 426명(종합)

    2.5단계 또 가나…나흘 연속 400명대 중후반 될 듯, 현재 확진 426명(종합)

    12일 400명대 중후반 예상…집단감염 계속경기 148명, 서울 141명…수도권 321명충북 25명, 경남 18명…비수도권 105명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11일에도 오후 9시 현재 426명의 신규 확진자가 전국 곳곳에서 나왔다. 이는 전날 같은 시간 집계된 확진수와 같다. 이에 따라 12일에도 400명대 중후반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확진자 전날 동일…코로나 다시 증가 조짐 주간 일평균 406명꼴…2.5단계 재진입 방역 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신규 확진자는 총 426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보면 수도권이 321명(75.4%), 비수도권이 105명(24.6%)이다. 시도별로는 경기 148명, 서울 141명, 인천 32명, 충북 25명, 경남 18명, 부산 15명, 강원 10명, 경북 9명, 전북 8명, 울산 5명, 대구 4명, 전남·충남 각 3명, 광주·제주 각 2명, 세종 1명이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대전에서는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집계가 마감되는 자정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12일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이보다 더 늘어 400명대 중후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날에는 9시 이후 39명이 늘어 최종 465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는 설 연휴(2.11∼14) 직후 잇단 집단감염 여파로 600명대까지 급증했다가 300∼400명대로 감소했으나 최근 사흘간 400명대 중·후반을 나타내며 다시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1주일(3.5∼11)간 신규 확진자는 398명→418명→416명→346명→446명→470명→465명을 기록하며 하루 평균 423명꼴로 발생했다. 이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주간 일평균 지역 발생 확진자는 406명으로, 2.5단계(전국 400명∼500명 이상) 범위에 재진입한 상태다.평창 진부면 주민 7명 추가 총 45명4000명 전수조사 남아 확진자 더 늘듯 최근 유행 상황을 보면 각종 소모임과 사업장 등을 고리로 한 산발적 감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강원 평창 진부면 집단발병과 관련해 7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돼 사흘간 누적 확진자가 45명으로 늘었다. 강원도에 따르면 진부면에서는 이들은 전날 주민 38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수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11명은 재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남은 주민 4000여명이 아직 검사를 앞둔 상황이어서 결과에 따라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진부면에서는 지난 9일 일가족 9명을 포함해 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10일에는 27명이 양성으로 확인돼 사흘 동안 확진자 45명이 발생했다. 평창군은 문화복지센터와 경로당 등 공공시설 180여 곳의 폐쇄를 이어가고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등 시설도 휴원한다.안성 축산물 공판장 12명↑ 총 108명화성 댄스교습학원 7명 추가 총 20명 또 경기 안성시 축산물공판장 집단감염 사례에서는 12명이 늘어 누적 108명이 됐다. 이 축산물공판장에서는 지난 6일 직원 2명이 처음으로 확진됐다. 이밖에 요양병원, 교회, 운동시설, 댄스교습학원 등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 경기 화성시는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관내 댄스 교습학원과 관련해 7명이 추가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학원에서는 지난 6일 회원 1명이 처음 확진된 후 엿새간 운영자 1명과 회원 8명, 이들의 가족 및 지인 11명 등 총 20명이 확진됐다. 첫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추가 확진된 7명은 댄스 교습학원을 직접 방문했거나, 회원인 가족 및 지인이 확진된 후 진단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은 ‘n차’ 감염 사례다. 화성시 방역 당국은 추가 확진자들의 최근 동선과 접촉자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소모임과 사업장 등에서 크고 작은 감염이 잇따르면서 신규 확진자가 증가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12일 발표할 거리두기 조정안에서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와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 의 제한 조치가 재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코로나 검사비용 왜 이렇게 비싸졌나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코로나 검사비용 왜 이렇게 비싸졌나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병원·학교·회사, 코로나 검사지 제출 요구“입원? 그건 개인사정 검사 자비 부담”일부 지역 진단 검사비 7만~최대 30만원무료 선별진료소 찾아 ‘편법’ 지역 이동 검사“확진자는 줄지 않고 그대로인데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라고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것도, 비용도 너무 부담스러워졌네요.”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위한 거리두기 단계를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내린 지 한 달이 되면서 비수도권 곳곳에서 코로나 검사비 상승과 까다로운 검사 조건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5단계 하향 조정돼서 검사 못해줘요” 경남 함안군에 사는 60대 A씨는 타 지역에서 암 수술을 하는 아내의 병원 입원 시 보호자도 코로나 검사확인서를 내야 한다는 말에 집 주변 선별진료소인 보건소를 찾았다. 그러나 보건소 측은 “1.5단계로 하향 조정돼 검사를 해 줄 수 없다”며 일반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병원은 A씨에게 9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검사비로 제시했다. 임시 선별진료소는 무료였지만 단계가 하향 조정된 지난달 15일 철거됐다. A씨는 “단계만 바뀌었을 뿐인데 검사 받기도 힘들고 많이 비싸진 것 같다”면서 “비용 부담이 되는 사람들은 검사를 안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의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도 ‘입원을 위한 코로나 검사비용 고민’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서울 소재 병원 입원을 위해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선별진료소에 갔는데 “1.5단계라 무료도 아니고 검사 대상자도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입원은 개인사정이라는 것이다. 결국 그는 병원에서 12만원의 비용을 내고 검사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경기 지역은 무료 검사를 한다고 들었다”면서 “주기적으로 병원을 가야 하는데 시골에 살아 병원에 가기 힘든 것도 억울한데 너무한다”며 늘어난 검사비를 우려했다. 경북 경산의 거주한다는 한 맘카페 회원도 “분만을 위해 입원차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하는데 선별진료소에서는 입원은 개인 사정이라 무료도 안 되고 1.5단계라 검사도 안 된다며 개인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면서 “진통이 정확히 언제 올 지 예상해서 유효기간 내 검사를 하느냐”며 비용으로 16만원이라고 적었다.유증상자·밀접접촉자만 지원검사비 7만~최대 30만원 1.5단계인 비수도권은 상당수 지역이 유증상자나 밀접접촉자 등에 한해 코로나 검사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전환됐다. 보건소 선별진료소는 최대 7만원을 받는가 하면, 병원은 8만원에서 최대 30만원에 이르는 검사비를 요구했다. 검사를 받고 입원환자는 다소 저렴했으나 응급실(응급관리비)을 이용하거나 코로나19 안심병원으로 지정돼 있으면 비용이 더욱 늘어난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질병 목적이 없으면 본인 부담이 원칙이고 진단비 책정은 병원 자율”이라면서 “병원은 통상 8만원대에서 보험가를 감안해 최대 2배까지 받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같은 대구라도 B병원은 9만원, C병원은 12만~13만원이며 응급실 이용 시 20만원까지 늘어난다. 전라권 병원은 8만~10만원, 세종·대전·충청권에선 8만 6000원~12만원, 응급실은 20만~30만원이었다. 부산 D·E 병원도 14만~16만원을 받았고, 응급실은 동일하게 30만원에 달했다. 이렇다 보니 비용을 줄이기 위해 그나마 저렴한 병원을 찾아 헤매고, 주소지 확인이 덜 까다로운 무료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는 ‘편법’도 등장했다. 대학교 기숙사 입소를 앞둔 학생들은 최대한 싸게 검사받는 병원과 지역을 수소문하는 글들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자 “몸이 좀 으슬거리고 오한이 난다고 해라”, “증상이 있는 것 같다고 얘기만 해도 해준다” 등등 대처술까지 댓글에 달렸다.정부 “검사비 비급여라 병원마다 차이입원 등 본인증명 지원 검사여력 한계” 복지부는 병원 측에 홈페이지를 통해 비급여인 코로나 검사비 고지 등을 의무적으로 하라고 했지만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안내하는 곳을 찾기는 어렵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진단검사정책팀 관계자는 “검사비가 비급여라 병원마다 차이가 나고 비수도권은 수도권보다 확진 확률이나 연속성이 낮아 지원 우선순위가 떨어진다”면서 “입원·회사제출 등 본인 증명을 위한 지원은 검사여력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1.5단계에서는 해외 출장, 대학 기숙사 제출, 회사 전수조사 등 코로나로 인해 불가피하게 검사 확인이 필요할 때도 자비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다만 지방자치단체가 무증상자 검체 검사를 해달라고 17개 각 시도에 있는 보건환경연구원에 요청하면 (지원 받는) 검사 대상자를 넓힐 수 있다”고 부연했다.“국가전염병 위기서 자비 검사 부적절”“싼 곳 찾아 옮겨다니면 감염 확산 위험” “집단면역 전까지 가격 통제, 부담 낮춰야”“코로나 검사, 병원 돈벌이 수단 전락 안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검사비 부담을 늘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개인 질병이 아닌 국가재난전염병 위기상황에서 자비로 알아서 검사받으라는 건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마그넷 효과’라고 해서 사람들은 더 좋게 대우해주는 곳으로 옮겨다니는 경향이 있다”면서 “검사를 기피하거나 검사비를 줄이려 편법으로 지역을 옮겨 다니면 감염이 확산될 위험이 있는 만큼 집단면역 전까지는 어디서든 동일 비용으로 검사를 받도록 가격 통제를 하고 검사비 부담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그동안 서울시에서 익명 검사라도 받으라고 한 건 선제적 대응을 통해 확산을 막기 위해서였다”면서 “이런 시국에 의료가 장사가 돼서는 안 된다. 의료비 산정 체제의 구조적 문제를 벗어나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지우거나 국민에게 비용부담을 떠넘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이경민 사회경제팀장도 “정부가 일괄적 비용 지침을 내리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면서 “코로나 검사가 병원 측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검사비의 국비 예산 지원 규모를 늘리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무증상자나 선별 목적으로 검사 받는 이들에 대한 지원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신규 확진 465명…사흘째 400명대비수도권 111명 이틀 만에 세 자릿수 한편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65명이 늘어 사흘 연속 400명대를 이어갔다. 지난 10일에는 470명이 늘어 지난 2월 19일(561명) 이후 19일 만에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잇단 외국인 근로자의 집단감염이 4차 유행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수도권(333명) 확진자 수는 75%로 전날보다 비중이 소폭 줄어든 반면 비수도권 확진자 수는 지난 9일(128명)에 이어 이틀 만에 다시 111명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서울 137명, 경기 178명, 인천 18명이었다. 비수도권은 강원 30명, 울산 23명, 부산 13명, 경북 10명, 전북·경남 각 7명, 충북 6명, 대구·충남 각 4명, 전남 3명, 제주 2명, 광주·대전 각 1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최근 소모임과 사업장 등에서 크고 작은 감염이 잇따르면서 신규 확진자가 증가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12일 발표할 거리두기 조정안에서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와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 의 제한 조치가 재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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