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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잔챙이만 걸린 1차 투기 조사, 수사 역량· 속도 높이라

    정부는 어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과 관련해 총 20명의 투기 의심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등이 제기한 투기 의심 직원 13명보다 추가로 7명을 더 적발한 것이다. 확인된 투기 의심 사례는 광명·시흥 지구에 집중됐고, 다른 3기 신도시 지구에서도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정세균 총리는 “토지 외에도 고양시 행신동과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의 아파트 거래 내역도 모두 특별수사본부에 이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발된 혐의자 대부분은 LH 직원들이다. 국토교통부와 LH 직원 1만 4000여명에 국한된 조사로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등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자칫 조사와 수사 역량에 대한 항간의 의구심이 더 커질까 걱정이다. 향후 조사는 정·관계나 고위공직자 등 은밀히 숨어 있는 거물급 투기 혐의자들을 찾아내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 경기·인천의 기초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 임직원의 토지 거래까지 조사한다지만 어떤 경우든 성역은 없어야 한다. 그때까지 정부는 한 점 의혹 없는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펼쳐야 한다. 정부가 서둘러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요동치는 민심을 가라앉히기는 역부족이다. 자고 나면 3기 신도시를 둘러싼 투기 의혹들이 생겨나고 있을 뿐 아니라 부산과 세종시 등 다른 지역으로도 투기 의혹들이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차명 거래한 이들은 조사조차도 쉽지 않은 데다 일부 권력자들의 투기 의혹도 민심을 흔들고 있다. 몇몇 국회의원들은 3기 신도시 주변의 땅 구입 사실이 알려지자 가족의 행위로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발뺌하고 있다. 대통령 자녀가 거주하지 않은 서울의 주택을 사고팔아 1년 9개월여 만에 1억 4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고, 그 과정에서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구획으로 지정됐다는 의혹도 해명이 필요하다. 시민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안 그래도 집값이 폭등하는 마당이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땅투기는 대국민 사기극이란 성토도 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사퇴에 이어 LH 해체까지 주장한다. 2·4 정부 부동산 정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지만 공정에 대한 신뢰는 이번 사태로 무너졌다. 현 정부가 공정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실망감은 더 크다. 일벌백계가 필요한 만큼 실상부터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제대로 된 수사나 감사가 필요하다. 검찰이든 감사원이든 정부의 역량을 한데 모아 국민의 분노를 달래야 한다.
  • [데스크 시각] 주거정책 징비록… 정부는 왜 집값을 못 잡았나/김동현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주거정책 징비록… 정부는 왜 집값을 못 잡았나/김동현 사회2부 차장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 8192만원으로 한 달 만에 2084만원 올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6억 708만원이었다. 불과 3년 9개월 만에 4억원이 넘게 뛴 것이다. 서울의 평균 주택 전셋값도 4억 4522만원으로 한 달 만에 620만원 상승했다.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5억 9829만원으로 현 정부 출범 당시 4억 2618만원보다 1억 7000만원가량 더 뛰었다. 시민들이 내야 하는 주거비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뜻이다. 인정하자. 문재인 정부의 주거정책은 실패했다. 정부가 내놓는 정책이 모두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하지만 시민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실패했다면 그 이유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시민들의 삶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시간을 돌려 2017년 5월로 가 보자. 첫 번째로 정책 방향을 잘못 잡았다. 대통령 선거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빠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등판한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집값이 뛴 이유가 집이 없어서가 아니라 투기 때문이라고 규정하고 서울에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닫았다. 하지만 정부가 주택 공급에 나서지 않겠다는 사인을 보내자 서울 아파트값은 더 뛰었고, 그제서야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한마디로 처음 정책 방향을 엉뚱하게 잡은 것이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정책의 세밀함도 없었다. 정부는 초기 주택임대사업자 양성을 통해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취득세와 재산세, 양도세 등의 혜택을 줬다. 대신 임대료 상승폭을 연간 5%로 제한해 전월세 시장의 안정을 추구했다. 하지만 개인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게 대출을 틀어 잠그면서도 주택임대사업자에게는 대출 규제를 열어 놨다. 한마디로 주택임대사업자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여러 채 살 수 있는 구조를 정부가 열어 준 것이다. 주택임대사업에 대한 혜택을 줄 당시 주택정책의 키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쥐고 있었다. 세 번째로 정책의 일관성도 없었다. 정부는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주택임대사업자들의 부동산 매입 문제를 지적하자 허둥지둥 제도를 바꿔 사실상 사업을 못 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주택임대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사업 등록을 폐기하고 전세값을 올려 받았다. 주택임대차보호 3법이 있었지만 제도가 시행되는 시간적 공백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전셋값은 ‘억’(億) 소리 나게 뛰었다. 주택임대사업자 제도의 폐기와 임대차 3법은 현 여당이 강하게 밀어붙였다. 정치적 신념인지, 표를 위한 행동인지 알 수 없지만 시민들의 삶이 팍팍해진 것은 사실이다. 네 번째로 안에 도둑도 있었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3기 신도시 건설 사업을 추진했는데, 사업의 주체가 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 중 일부는 땅투기를 하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특히 투기에 나선 LH 직원들은 보상업무를 맡고 있는 이들이다. 한마디로 자신들이 보상을 노리고 땅투기를 해서 얻는 이익이 신도시 아파트 분양을 꿈꾸는 신혼부부의 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시민들의 지갑을 털고 반성하지 않는다면 도둑과 다를 바 없다. 여기에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정부는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 전까지 무사안일로 일관했다. 지난 4년간 주택 정책은 초동 대처와 방향, 세밀함, 일관성, 도덕성 어느 것 하나 갖추지 못했다. 사실 비판하자면 앞선 정부도 잘한 것은 없다. 하지만 이전 정부의 잘못이 있다고 현 정부의 과오가 덮이지는 않는다. 진보와 보수, 여야를 떠나 지난 정책의 무엇이 문제였는지 기록하고 다시 반복하지 말자. 집값·전셋값은 좌우의 문제가 아닌 삶의 문제다. moses@seoul.co.kr
  • 분노의 집값 버스

    분노의 집값 버스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시민단체 ‘집값정상화시민행동’ 주최로 문재인 정부의 집값 폭등 정책 규탄 및 집값 하락 정책 실행을 촉구하는 광고가 적힌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이 버스는 다음달 9일까지 서울 시내 곳곳을 누빌 예정이다. 뉴스1
  • “쇼는 그만! 25번 대국민 사기극”…‘부동산 분노’ 실은 전세버스

    “쇼는 그만! 25번 대국민 사기극”…‘부동산 분노’ 실은 전세버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버스가 등장한다. 부동산 폭등에 분노한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고 집값 정상화를 촉구하는 전세버스 시위에 나섰다. 시민단체 ‘집값정상화 시민행동’은 11일 오전부터 30일간 문재인 정부의 집값 폭등 정책을 규탄하고 집값 하락 정책 실행을 촉구하는 버스광고를 한다고 밝혔다. 이 버스에는 ‘집값 폭등 주범인 주택임대사업자 세금 특혜 폐지하라’, ‘25번의 대국민 사기극에 분노한다’, ‘쇼는 이제 그만, 문 대통령은 집값 원상회복 약속 이행하라’, ‘서울 50만 채 임대주택 세금 특혜 폐지하여 집값 원상회복’ 등의 문구가 랩핑됐다. 시민단체는 “문재인 정부 기간 3년 9개월간 무려 78% 폭등했다. 서울 웬만한 아파트 단지에서 (집값이) 두 배 이상 오르지 않을 곳을 찾기가 어렵다”며 “문재인 정부의 집값 폭등 정책으로 벼락 거지가 된 무주택 국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고 내 집 마련의 꿈을 빼앗긴 젊은 세대는 삶의 희망마저 빼앗겼다”고 토로했다.이어 이 단체는 “청와대와 민주당에 집값 하락을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즉시 시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자신들의 정책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변명뿐”이라며 “버스광고를 통한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또다시 거부될 경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책임을 묻는 더 강력한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민행동은 버스 시위를 위해 지난 17일간 253명이 참여해 789만원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버스는 이날부터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 오전 10시 반~오후 6시 반 서울 동대문~종로~광화문~마포~여의도~홍대 등을 운행할 예정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죽음을 사색하다… 삶을 사유하다

    죽음을 사색하다… 삶을 사유하다

    독일 유명 예술가 잠든 도로텐슈타트 묘지제임스 터렐의 작품 있는 작은 예배당 북적 한적한 묘지뷰 선호…가족·연인들 쉬어가 “어느 공원으로 갈까?” 카페나 밥집은 아직도(!) 갈 수가 없으니 매번 가는 곳은 공원이다. 집 앞 언덕 위 작은 공원으로 가거나 판코에 있는 뷔거 공원을 가거나, 날이 정말 좋으면 집에서 먼 샤를로텐부르크의 슐로스 파크까지 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간 곳 역시 공원이었다. 사람들도 다 공원으로 모인다. 잘 알려진 공원일수록 사람도 많다. 다닥다닥 앉을 일은 없지만, 가끔 인적 드문 곳으로 가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땐 공원 대신 ‘공동묘지’로 간다. 섬뜩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베를린에선 놀이터 만큼이나 친근한 곳이다. 베를린 도심 안에 꽤 많은 공동묘지가 있다. 그래서 어떤 날은 이렇게 묻는 것이다. “이번엔 어느 묘지로 갈까?”●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도로텐슈타트 유럽의 큰 도시 안에서는 관광 명소를 가듯 묘지를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걸 14년 전 파리에 처음 갔을 때 알았다. 베를린에서 열흘을 보낸 뒤 파리로 갔는데, 친구가 많았던 베를린과 달리 파리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외롭고 심심했다. 몽마르트르 언덕에는 화이트 와인을 병째 나눠 마시는 사람들이 있었고 센 강변엔 키스하는 연인들 천지였다. 처음 간 파리는 로맨틱한 도시였지만, 홀로 여행하는 자에겐 끔찍이 외로운 도시였다. “파리는 이제 절대 혼자 오지 않겠어.” 나는 어금니를 깨물며 중얼거렸다. 그때 머물던 민박집에서 가까운 곳에 ‘페르 라셰즈’란 공동묘지가 있었다. 파리에서 가장 큰 묘지이자 쇼팽, 오스카 와일드, 에디트 피아프, 짐 모리슨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잠든 곳이다. 시내 중심가로 나가기 전 잠깐 들르려고 갔다가 그곳에서 아침나절을 모두 보냈다. 외롭고 기가 죽어 있던 나는 조용하고, 사람도 없고, 아름다운 정원 묘지에서 평온함을 느꼈다. 나 빼고 다 행복해 보이는 파리에서 왠지 조금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그때부터 유럽의 묘지를 가게 되었다. 으스스한 기분이나 두려움은 들지 않았다. 유명한 공원을 찾아가는 기분으로 갔고, 묘지의 대부분은 실제 잘 가꿔진 공원이기도 했다. ‘페르 라셰즈’ 묘지 안에 있는 길이며 이정표, 나무들, 묘비들이 지금도 떠오른다. 모두 속삭이듯 아름답고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베를린의 묘지도 그렇다.베를린에서 가장 먼저 가 본 묘지는 ‘도로텐슈타트’ 공동묘지였다. 당시 머물던 호텔에서 5분 거리에 있어 산책하듯 가볍게 갔다. 1763년에 만들어진 이곳은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다. 18~19세기 독일 당대의 유명 예술가와 학자들이 많이 잠들어 있다. 철학자 헤겔부터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 작가 하인리히 만, 건축가 카를 프리드리히 신켈 등의 묘비를 찾을 수 있다. 유명 인사들의 묘비 앞에는 베를린시에서 수여한 붉은 명예 석판도 박혀 있다. 베를린에서 태어났거나 활동하고 사망한 유명인사들이 이곳에 잠든 것을 영광으로 기린다는 표식이다. 메인 입구의 안내판에는 유명인들의 묘지를 표시한 지도도 있다. 지도에 표시된 25개의 숫자를 보며 유명인들의 묘비를 찾아다닐 수도 있다.각각의 묘비 장식도 아름답다. 고대 로마 스타일의 석관처럼 만들어진 묘부터 대리석이나 화강암에 얼굴 부조를 넣은 묘비, 단단한 오벨리스크, 네오 고딕 양식의 주철로 된 십자가, 소박한 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 세워진 묘비들은 새하얀 대리석에 모던한 사각형으로, 마치 현대 조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람들이 묘비 위에 놓고 간 작은 돌들을 보면 얼마나 존경받고 사랑받는 인물이었는지 가늠이 된다. 도로텐슈타트 묘지는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높은 벽 너머의 다른 부지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다. 독일어의 ‘독’자도 못 알아들으면서 몇 년 전 이곳 예배당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온라인 예약을 해야 했는데, 이유는 예배당 안에 설치된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보기 위해서였다. ‘빛과 공간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당시 새로 보수를 마친 작은 예배당 안을 경건하고 신비로운 빛으로 장식해 놓았다. 이를 보기 위한 사람들의 줄도 길었다. 예배 내용은 하나도 못 알아들었지만, 그림자가 전혀 드리워지지 않는 빛의 구도와 끊임없이 변하는 색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작품은 지금도 설치돼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예배당은 운영을 중단한 상태이지만, 터렐 특유의 빛과 색을 다시 마주할 날이 오면 좋겠다.●베를린 동네마다 있는 다양한 묘지공원 베를린의 묘지를 다니며 느낀 건, 이 도시에선 죽음의 공간이 매우 일상적이란 사실이었다. 동네마다 크고 작은 묘지들이 가까이 있기도 하거니와, 새로 지어진 고급 아파트의 전망이 ‘묘지 뷰’인 곳도 많다. 그렇다고 집값이 떨어지는 일도 없다. 오히려 ‘묘지 전망’의 집이 더 비싸게 팔린다. 앞을 가리는 건물이 전혀 없고 탁 트인 녹음이 내다보이는 전망을 누구나 원하기 때문이다. 수세기를 지나는 동안 베를린의 묘지는 마구 자란 나무들이 울창하고, 작은 숲을 이루는 또 다른 공원이자 유적이 됐다. 사람들은 유모차를 끌고 묘지 안을 산책한다. 점심시간엔 샌드위치를 사 들고 와서 먹는다. 아이들을 풀어놓고 놀게 하고, 10대들은 묘지에 모여 앉아 수다를 떤다. 사랑하는 사람의 묘비 앞에 백합을 놔두는 등 잘 관리되기도 하지만, 더이상 운영되지 않아 공원으로 변한 묘지도 많다. 남자친구와 자주 가는 라이제파크도 딱 그런 곳인데, 우리는 어쩌면 누군가의 잊혀진 무덤 위에 매번 누워 있었는지도 모른다. 도심 한복판에는 여전히 연고도 없이 죽은 군인이나 장교들이 묻힌 묘지가 있는가 하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로는 더이상 무덤을 만들지 않고 추모의 공간으로 유지하는 곳도 있다.가 본 곳 중엔 베딩에 있는 세인트 엘리자베스 묘지도 특별했다. 터키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답게 이 묘지 주변에는 터키인들의 주택이 많았다. 집에서 크게 틀어놓은 흥겨운 터키 음악이 묘지 안까지 쩌렁쩌렁 울렸다. 묘지 안에서는 동그란 안테나가 집집마다 달려 있는 공공주택이 바로 보였다. 걸어 놓은 빨래가 펄럭이고, 터키 아저씨의 고함소리가 들리고, 노란 차양의 발코니가 귀여운 아파트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여름이면 이 묘지에 누워 있는 주인들은 활짝 열린 창 너머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와 주민들의 소음에 분주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묘지 안을 한참 걷다가 빗물을 담아 놓는 커다란 돌 항아리를 보았다. 물 안에 커다란 나무토막이 들어 있었는데 “누가 여기에 나무토막을 빠뜨려 놨지?” 하고 얼른 빼내야 할 것 같은 모양새였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항아리엔 작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물 항아리 안에 새들이 자주 빠집니다. 새들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넣어둔 나무이니 빼지 마세요.” 묘지 안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작은 딱따구리의 딱딱딱 소리와 뾰로롱 하는 방울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 새소리를 들으려 숨죽여 있으면 사위는 조용해지고, 어느새 묘지를 감싸고 있는 고요함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가 보고 싶은 묘지 중엔 베를린 서남쪽에 위치한 그루네발트 묘지가 있다. 그루네발트 숲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나오는 이곳은 베를린에서 오랫동안 ‘자살 묘지’로 불렸다. 처음엔(18세기 말) 하벨강에서 떠내려오는 시신들을 묻는 곳으로 쓰이다 점점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의 시신도 알게 모르게 묻혔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일반 묘지에 묻힐 수 없었다. 어디에서도 이들의 시신을 받아 주지 않았다. 그러다 그루네발트 묘지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의 시신도 받게 되자 스스로 삶을 정리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이 이 근처로 찾아왔다고 한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미국의 전위적인 록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1집 앨범에 여성 객원 보컬로 참여했던 ‘니코’도 이곳에 묻혀 있다. 그는 이른 나이에 자전거 사고로 죽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해 이곳에 묻힌 엄마의 곁에 있기 위해 이곳에 함께 잠들었다.●죽음 때문에 더 빛나는 인생 오랜만에 도로텐슈타트 묘지에 들렀다. 운 좋게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날이었다. 묘지 안의 하얀 자작나무 길을 걸어 묘비 사이로 들어가니 연보라색 크로커스가 한가득 피어 있었다. 낮게 핀 꽃들 속에는 벌써 많은 벌들이 찾아와 윙윙 거렸다. 묘지의 한가운데에서 봄의 생기가 치솟는 순간이었다. 해가 잘 드는 나무 벤치에 앉아 정면에 있는 봉안당을 바라봤다. “나는 죽으면 어디에 묻히게 될까.” 문득 의문이 들었다. 지금은 베를린에서 살고 있지만, 이 도시에서 죽을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어, 혹시라도 남자친구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서울로 돌아갈 것 같았다. 막연히 한국 어딘가에 묻힐 거라 생각하며 지금껏 살아왔으니까. 혼잣말 같은 내 질문에 남자친구는 대답했다.“아니, 돌아가지 않을걸. 그때는 여기에 너의 삶이 있을 테니까. 한국에 돌아가도 부모님은 더이상 계실 수 없을 거고…, 형제자매가 있어도 같이 살진 않을 텐데. 물론 친구들이 있지만 누가 남아 있을지 모르고. 무엇보다 그동안 이곳에서 깊어진 인연들이 있겠지. 이곳 친구들과 가까워지고, 생각지 못한 인연도 생기고 말이야.” 다 늙어서 돌아갔을 때, 반겨줄 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당연한 일일 텐데도 가슴 한켠이 서늘하게 내려앉았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반대로 살아왔다. 서울에 있을 땐 외국에서 살고 싶고, 외국에선 서울을 그리워하고. 가족과 살 때는 독립이 하고 싶고, 혼자 살 때는 엄마 밥을 먹고 싶어 하고. 회사를 다닐 땐 때려치우고 싶고, 그만두고 나면 ‘그래도 그때가 편했지’ 생각하고 등등등.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의 말처럼 “우리는 늘 없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은 무시하고” 산다. “그렇게 삶을 소진하다가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는” 것이다. 이곳의 삶에 좀더 정성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개구리 삶은 그만 살고, 지금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 하루하루를 후회없이 살아야겠다고. 그러면 내가 묻히고 싶은 곳을 그때는 알게 되지 않을까.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첫째 출산 월세 50% 감면, 둘째 무료… 충남 ‘더 행복한주택’ 주목

    첫째 출산 월세 50% 감면, 둘째 무료… 충남 ‘더 행복한주택’ 주목

    ‘지난해 출생아 역대 최저, 대한민국 인구 첫 감소.’(통계청 발표) “아이가 복덩이구나. 둘째 출산도 생각 중이에요.”(충남도 ‘더 행복한주택’ 입주 첫 출산자 변영섭씨) 최근 들려온 두 소식은 상반된 듯하지만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갈수록 녹록지 않은 삶과 생활에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출산율 제고를 위한 충남도의 주택정책이 인기를 끌면서 실질적 해법이 될 것인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첫아이 낳으면 매년 600만원 월세 절감 변씨는 지난해 12월 첫아이(딸)를 낳은 뒤 지난달 중순 임대료 감면 신청서를 제출했다. 첫 출산 덕에 매달 임대료가 15만원에서 7만 5000원으로 절반이 감면됐고 거주 기간은 6년에서 10년으로 늘었다. 신혼인 변씨 부부는 지난해 8월 충남도 더 행복한주택 모집공고를 보고 천안시 두정동 59㎡형 아파트를 신청, 23대1의 경쟁을 뚫고 당첨돼 같은 해 11월 입주했다. 충남도는 9일 방 3개와 거실 등을 갖춘 행복한주택 59㎡형 임대료를 매달 15만원, 44㎡형은 11만원, 36㎡형은 9만원만 받는다고 밝혔다. 도가 펼치는 저출산 극복의 핵심 정책이다. 변씨가 사는 59㎡형 아파트는 현 시세로 전세는 3억원, 월세는 보증금 5000만원에 60만원 정도다. 변씨 부부는 첫아이 출산으로 연간 월세 600만원을 아끼고, 10년을 살 경우 6000만원 넘게 지원받는 셈이다. 둘째까지 낳으면 전액 면제다. 폭등하는 집값을 생각하면 둘째 출산도 거부하기 힘든 조건이다. 충남도는 지난해 처음 충남형 더 행복한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예산 50억원을 들여 천안, 보령, 서산에 아파트 20채를 매입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2018년 7월 취임 후 저출산 극복을 강조하고 이 사업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양 지사는 “저출산은 한국의 가장 큰 위기이고 당면 문제”라면서 “민선 7기를 시작하면서 임진왜란 때 의병장의 심정으로 저출산 극복에 나서겠다”고 했다. ●충남 지난해 출생아 이순신 운동장 못 채워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 24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300명이 감소했다. 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을 예상 출생아인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1년 전보다 0.08명 줄어들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사망자 수는 30만 5100명으로 역대 최고다. 출생보다 사망이 3만 3000명 더 많아 인구가 처음 감소 반전했다. 합계출산율 1.0 이하는 전쟁 등 큰 외부충격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수치로 알려졌다. 지난해 0.84명은 전 세계 최저다. 저출산 국가인 일본 1.4명보다 훨씬 낮다.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2019년 출생아는 서울이 5만 3700명으로 6만 6704명을 수용하는 상암월드컵경기장을 다 채우지 못하고, 충남은 1만 3200명으로 아산시 이순신 종합운동장(2만 5000명 수용)에 앉혀도 절반이 텅텅 빈다. 중앙부처 공무원이 대거 이전해 국내 시도 중 최연소 도시인 세종시마저 1.47명에 그칠 만큼 출산율 안정지대가 없다. 영국 옥스퍼드대 인구문제연구소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2006년 한국을 ‘인구소멸 1호 국가’로 지목했다. 인구 감소 부작용은 벌써 속출한다. 올해 대입 응시생이 부족해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이 급증했다. 지난해는 유·초·중·고 학생이 크게 줄어 전년보다 69개교가 감소했다. 양 지사는 “내가 천안 보산원초에 들어갈 때 입학생이 100명을 훌쩍 넘었는데 지난해는 5명이 입학했고 그전 해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하더라. 전교생이 20명도 안 된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초등교사 채용을 해마다 줄이고 있다. 국방부는 병력 감소에 따라 사단 해체를 가속화한다. ‘북핵’보다 무서운 인구절벽인 것이다. 이런 상황이어서 산부인과 병의원이 없는 곳도 많다. 충남은 부여·청양·태안군에 없다.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지난해 저출산에 코로나19까지 겹쳐 154곳이 문을 닫았고, 폐업 직전에 있는 곳도 부지기수다. 어린이집은 전국적으로 매년 1398곳이 감소하고 문구점은 1000개씩 사라지고 있다. 행정비용도 불균형이다. 인구 65만 9000명으로 충남 최대 도시 천안시는 올해 예산이 2조 2600억원으로 1인당 342만원꼴이지만 3만 1000명에 불과한 청양군 예산은 4392억원으로 1인당 1400만원이 넘는다. ●효과 좋아 내년까지 1000가구 공급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9년 보고서에 기혼 여성이 원하는 자녀 수가 2.16명인 것을 볼 때 현 출산율은 매우 저조하다. 불안정한 일자리와 비싼 교육비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주거환경도 크게 한몫한다. 아파트 가격이 정부 지지율을 들었다 놨다 하는 현실을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양 지사는 “신혼부부에게 주택보다 큰 걱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조성민 주무관은 “양 지사 취임 후 신생아에게 36개월까지 매달 10만원씩 지급하는 행복키움수당 등 각종 출산 정책을 벌이지만 행복주택보다 실제로 도움이 되고 피부에 와닿는 정책은 없다”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 건의하는 정책”이라고 했다.도는 아파트 매입에 그치지 않고 직접 아파트도 건설한다. 내년 말까지 아산시 배방읍 600가구를 비롯해 천안시 50가구, 당진시 100가구를 건설한다. 낙후된 홍성군과 예산군 각각 75가구, 서천군 25가구도 짓는다. 서천 등 3곳은 낮은 출산율과 높은 고령화로 소멸 고위험지역이다. 매입형 주택도 80가구를 추가해 모두 100가구로 늘린다. 모두 2404억원이 투입된다. 김태영 도 주무관은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정책으로 예산이 많이 드는 데다 신혼부부 등이 선호하는 도심은 값이 너무 올라 부지 등을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현금 지급 등 다른 방법보다 반응이 좋고 출산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내년까지 매입형 100가구와 건설형 900가구 등 총 1000가구를 공급하고 그 이후는 성과와 여건을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부랴부랴 뒷북 대응… 정부의 ‘야심찬’ 공급대책 차질 불가피

    부랴부랴 뒷북 대응… 정부의 ‘야심찬’ 공급대책 차질 불가피

    정부가 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뒷북 대응’이란 지적이 많다. 곪을 대로 곪은 환부가 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은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이번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대책이 여전히 추상적”이라며 냉담한 반응이다. 홍 부총리는 정부의 주택 공급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국민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부총리는 휴일인 이날 이례적으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과 함께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회의에 참석하진 않았지만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합쳐 4명의 장관급 인사가 합동으로 발표한 호소문이며, 김대지 국세청장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정부가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본다는 방증이다. 홍 부총리는 “집은 우리 삶의 기본이기에 살고 싶은 주택에 대한 국민의 염원을 잘 알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가장 공정하고 스스로에게 엄정해야 할 공공기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근본적인 재발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주택 업무를 담당하는 관련 부처와 기관의 직원은 원칙적으로 일정한 범주 내 토지거래를 제한하고, 불가피한 경우엔 신고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해 이들에 대해선 ‘부동산 등록제’ 같은 상시 감시 체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직원 개인의 일탈이라도 중대한 경우엔 기관 전체의 관리책임을 강화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기관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LH는 물론 정부나 공공기관 인사들의 부동산 투기가 ‘공공연한 비밀’처럼 입에 오르내렸음에도 정부가 늑장 대응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참여연대와 민변엔 이번 의혹 제기 이후 전국 곳곳에서 관련 제보가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정부가 투기꾼들에 대해 무관용을 외쳤지만 소급 적용이 안 되는 만큼 선언적인 의미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공급대책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많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첫 작품인) 2·4 공급대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특히 ‘쪽방촌’ 재개발 등 서울 도심에 주택을 공급하려는 계획은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부합동조사단은 오는 11일 우선 국토부 공무원·LH 직원 1만 4000여명의 3기 신도시 토지거래 내역을 공개할 계획이지만 토지 몰수나 시세차익 환수 등의 강력한 조치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부 정보 등으로 투기에 나섰더라도 증거 확보 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도 관련법 개정안이 쏟아지고 있지만 소급 적용이 안 돼 부당이익 환수 같은 조치는 불가능하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기약 없는 ‘전세 난민’ 신세… 3기 신도시 취소될까 불안”

    직장인 이모(28)씨는 지난해 6월 3기 신도시 청약 자격을 얻으려고 아파트를 사는 대신 경기 고양시에 전셋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의 대규모 부동산 투기 사건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라는 주장이 커지자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질까 봐 불안에 떨고 있다. 이씨는 “잘못은 LH 직원들이 했는데 왜 선량한 시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하느냐”며 “이제는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매수할 엄두도 나지 않는데 사업이 지체되거나 취소된다면 기약 없이 ‘전세 난민’ 생활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터지면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거나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자 인천과 경기 고양·부천·남양주 등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분양을 받으려고 기다리던 무주택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폭등과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에 3기 신도시를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로 여겼던 청년 신혼부부들이 대다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5일 3기 신도시 사업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7일 현재 1만 2000여명이 동의했다. 각종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3기 신도시 사업 취소 필요성을 주제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 공급대책을 포함한 주택공급대책은 반드시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부천에 거주하는 무주택자 박모(32)씨는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정부에서 이사 비용과 전세자금 대출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기 신도시 사업 차질이 집값 폭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3기 신도시의 취지가 대규모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폭등할 수 있어 LH 직원들의 법적 처벌과 별개로 주택 공급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투기 의혹을 가장 먼저 터뜨린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강제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단체들은 논평에서 “비밀정보 활용이나 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부가 자체 조사하는 것은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소극 조사라는 의구심이 든다”며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와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 수사나 감사원의 감사 등이 병행돼야 하고,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행위에 확실한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마지막 내집마련 기회인데”…LH 투기에 불똥튄 청약대기자들

    “마지막 내집마련 기회인데”…LH 투기에 불똥튄 청약대기자들

    직장인 이모(28)씨는 지난해 6월 3기 신도시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아파트 매수를 포기하고 경기 고양시에 전셋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LH 전·현직 직원들의 대규모 부동산 투기 사건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라는 주장이 커지자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질까 봐 불안에 떨고 있다. 이씨는 “잘못은 LH 직원들이 했는데 왜 선량한 시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하느냐”며 “이제는 아파트 값이 너무 올라 매수할 엄두도 나지 않는데 사업이 지체되거나 취소된다면 기약 없이 ‘전세 난민’ 생활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LH 직원들의 투기 사건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자 3기 신도지 청약 대기자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과 경기 고양·부천·남양주 등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분양을 받으려는 무주택자들은 논란을 바라보며 마냥 분노만 표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5일 3기 신도시 사업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7일 현재 1만 2000여명이 동의했다. 각종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3기 신도시 사업 취소 필요성에 대한 주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2·4 공급대책을 포함한 주택공급대책은 반드시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부천에 거주하는 무주택자 박모(32)씨는 “앞으로 LH 직원들의 새로운 비리가 계속 밝혀진다면 사업이 그대로 진행되리라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정부에서 이사 비용과 전세자금 대출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기 신도시 사업 차질이 집값 폭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3기 신도시의 취지가 대규모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폭등해 무주택자들이 지금보다 어려워져 법적 처벌과 별개로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투기 의혹을 공론화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강제수사와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논평에서 “비밀정보 활용이나 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부가 자체 조사하는 것에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소극조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며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와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나 감사원의 감사 등이 병행돼야 하고,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행위에 확실한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가덕신공항 약발 끝?…민주당 지지율 32% 출범 후 최저치

    가덕신공항 약발 끝?…민주당 지지율 32% 출범 후 최저치

    국민의힘 24% 소폭 올라 양당 격차 좁혀민주, 부산·경남·울산서 11%p 급락‘검찰 수사권 폐지’ 반발 윤석열 사퇴,LH직원들 ‘신도시 사전투기’ 악재 영향文 지지율, 부정평가 51%…1%p 하락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32%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5일 나왔다. 특히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후임을 뽑는 부산시장 보궐 선거 표심을 겨냥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지만 일주일 만에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은 11% 포인트 급락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다소 오르며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여권의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비판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한 3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등 잇단 악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서 민주 35%→24% 급락서울서 국힘, 민주 3%p 추격 서울 민주 31% vs 국힘 28% 한국갤럽은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물은 결과 민주당 지지율이 전주 대비 4% 포인트 떨어진 3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주보다 1% 포인트 오른 24%로 집계돼 두 당의 격차는 8% 포인트로 좁혀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당의 지지도 격차가 한 자릿수대로 좁혀진 것은 2019년 10월 셋째 주(9% 포인트), 2020년 8월 둘째 주(6% 포인트) 이후 세 번째다. 특히 시장 선거가 열리는 서울과 부산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내려갔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올라 변화가 컸다.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후임을 뽑는 선거가 치러질 서울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1%로 지난 주(35%)보다 4% 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은 28%로 지난 여론조사(19%) 때보다 9% 포인트 크게 올랐다. 부산시장 선거가 치러지는 부산을 포함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4%로 지난 주 35%에서 11% 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 주 27%에서 이번 주 33%로 6% 포인트 상승했다. 오거돈 일가 개발지역 투기 논란가덕신공항 특별법 효과 반감 영향 이러한 지지율 변화에는 민주당이 통과시킨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효과가 오래 가기도 전에 부산시장 보궐 선거 원인을 제공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가 가덕도 개발지역 일대에 수만평의 땅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부동산 투기 논란이 일어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비롯해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이에 따른 윤 총장과 전면 대치 상황과 윤 총장의 전격 사퇴 등도 이러한 지지율 변동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집값 폭등과 전세대란 속에 땅 개발 공공기관인 LH 전·현직 임직원들이 국민 주거 복지 안정은커녕 자신과 배우자 등 가족들에게 광명·시흥 신도시의 개발 내부 정보를 활용해 7000평(2만 3000㎡)의 땅을 거액의 대출을 껴 가면서 100억원대 사전 투기한 정황이 폭로되면서 민심 이반을 부추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LH는 임직원 수만 1만명에 달해 정부의 전수조사가 벌어질 경우 부동산 투기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지만 시세차익 등 범죄 수익 환수가 법적으로 쉽지 않아 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정의당은 7%, 국민의당 4%, 열린민주당 2% 순이었고 무당층은 다소 늘어 30%로 나타났다.文 지지율 석달 만에 40% 회복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전주보다 1% 포인트 오른 40%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 셋째 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부정 평가는 반대로 1% 포인트 하락한 51%로 나타나며 보합세를 유지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박범계, 윤석열 떠난 대검에 “부동산 투기범죄 엄정 대응하라”

    박범계, 윤석열 떠난 대검에 “부동산 투기범죄 엄정 대응하라”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 검사 지정하라”“경찰 영장 신청시 신속 처리하라”“부동산 범죄수익 철저히 환수하라”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임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광명·시흥 신도시 부동산을 사전 매입해 투기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 대검찰청에 “부동산 투기 범죄에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날 사의 표명한 지 하루 만이다. 박 장관은 이날 대검에 각 검찰청·지청별로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 검사를 지정해 부동산 투기 세력들의 불법 행위와 관련자들의 부패 범죄에 적극 대처할 것을 지시했다고 법무부가 밝혔다. 또 경찰의 영장 신청과 송치 사건에 대해 신속·엄정하게 처리하고, 죄질에 상응한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도 주문했다. 부동산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하라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부동산 투기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할 대표적 불공정행위이자 반칙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근저에서부터 무너뜨리는 심각한 부패범죄”라면서 “전 부처가 협력해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다주택자 세제 강화, 대출 규제 강화 등 강도 높은 정책들을 쏟아냈지만 정작 국민을 위해 집값 안정에 앞장서야 할 땅개발 전담 기관 LH 직원들이 몰래 부동산 투기에 나섰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민적 비난에 직면한 상태다. 특히 다음달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당에서는 악재가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LH 직원들, 배우자·가족 명의로내부 정보로 신도시에 7000평 매입” 앞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지난 2일 서울·경기지역 LH 직원 14명과 이들의 배우자·가족이 경기 광명·시흥 일대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기 전 이 일대 10필지 7000평(2만 3140㎡)를 투기 목적으로 50억원이 넘는 대출을 통해 100억원가량에 매입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국무총리실 국무1차장을 단장으로 관계기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3기 신도시 관계자 및 가족들의 토지거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연루자들을 발본색원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광명·시흥은 물론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국토교통부, LH, 관계 공공기관 등의 신규 택지개발 관련 부서 근무자 및 가족 등에 대한 토지거래 전수조사를 빈틈없이 실시하라”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충분한 인력을 투입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게 강도 높게 하라”면서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수사 의뢰 등 엄중 대응하라”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文정부 4번째 ‘공정’ 논란… “부동산 악습 털고 공급 재검토

    文정부 4번째 ‘공정’ 논란… “부동산 악습 털고 공급 재검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로 선정된 광명·시흥에 100억원대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터지자 집 없는 시민들이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공정을 강조해 온 문재인 정부가 또다시 덫에 빠진 모양새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화 논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에 이은 4번째 논란이다. 서민 주거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이번 LH 사태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이번 기회에 공무원과 공공기관 공무원의 부동산 위법 거래를 철저히 털고 주택 공급정책을 신중히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공공의 이익에 복무해야 할 준공무원인 LH 구성원들이 사적인 이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점을 심각하게 바라봤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공공개발 예정지역에 직원들이 계모임을 하듯이 거액을 대출받아 투기한 행위는 죄질이 무겁다”며 “연루된 직원들이 어떡하면 토지 보상금을 더 받을 수 있는지 업무상 정보를 가진 사람들인데 이들이 땅을 분할해 건물, 주택, 상가건물로 보상받으려고 하는 모습은 공공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꼬집었다.윤성노 전국세입자협회 사무국장은 “LH는 집값 안정과 무주택자의 주거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라며 “준공무원이 돈을 벌려면 부동산 업자를 해야지, 돈도 벌면서 공적인 기관에서 일도 하려는 것은 명분이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동수 서울세입자협회 대표도 “국민들이 대규모 택지를 공공이 수용해 공급할 권리를 LH에 준 것인데 직원들이 사익을 취했다는 것은 국민 권리를 침해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부동산 정책 실행기관인 LH조차 집과 땅을 투기의 대상으로 접근하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안진이 더불어삶 대표는 “국민에게 저렴하고 쾌적한 집을 공급해 주거 복지 한 축을 담당해야 할 공기업이 땅장사, 집장사를 하는 게 문제”라면서 “택지를 싼값에 사들여 되파는 방식의 신도시 정책은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택공급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광범위한 전수조사를 통해 투기에 가담한 공무원·공공기관 직원들을 적발해야 한다고 활동가들은 입을 모았다. 윤 사무국장은 “의혹이 많은 서울지역 재개발과 재건축, 도시재생구역에 내부자 거래를 한 지방자치단체,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찰 등이 있는지 전수조사해야 한다”며 “4월까지 수도권 택지 발표 등을 모두 그만두고 이참에 누적된 부동산 악습과 폐습을 확실히 털자”고 제안했다. 김 팀장은 “공공주택특별법은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했지만, 직무관련성을 LH와 국토교통부 주택정책 담당자 등으로 넓게 해석해야 한다”며 “특별법상에 처벌수위를 높이고 몰수형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임대차 2법’ 이후 첫 하락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임대차 2법’ 이후 첫 하락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상승세가 지난해 7월 말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꺾였다. 전세가율 하락은 집값이 전셋값에 비해 많이 오르거나 반대로 집값에 비해 전셋값이 떨어지면 발생한다. 3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달 56.17%로 전달(56.26%) 대비 0.09% 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7월(57.26%)부터 올해 1월(58.55%)까지 5개월 연속 올랐다가 지난달 처음으로 낮아졌다. 정부 조사기관인 한국부동산원 통계로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7월(57.26%)부터 올해 1월(58.55%)까지 매달 상승했다가 지난달 58.52%로 처음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전셋값 전망지수도 지난해 8월 142.6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5개월 연속으로 내림세를 보이며 지난달에는 114.6까지 떨어졌다. 서울의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 주는 지수도 지난달 160.1로 지난해 2월(160.9)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서울을 비롯한 경기·인천 수도권과 지방 모두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입주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봄 이사철인 4~5월 이후를 지켜봐야 전세 시장 안정 국면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여전히 서울과 광역시 일부에서 전셋값 최고가 경신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입주 물량이 1만호대로 줄어 봄 이사철이 낀 2분기가 전세 안정의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올해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는 2만 6940가구로, 지난해(4만 8758가구)보다 45% 감소할 예정이다. 또 전국적으로는 26.5%, 경기는 22.1% 각각 줄어들 전망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경실련 “서울 무주택자, 집 산 사람 따라잡는 데 50년 걸린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집값을 잡겠다며 부동산 대책을 25차례 내놨지만 최근 4년간 서울 시내 아파트값은 78%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자산 격차는 50년으로 한층 더 벌어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4년간 월별 서울 아파트 단지 시세 변화와 25개 부동산 정책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 아파트 단지는 서울 25개 자치구별 3개 단지씩 75개 단지로 총 11만 7000가구다. 서울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2017년 5월 2138만원이었으나 4년 동안 1665만원이 올라 지난 1월 기준 3803만원에 달했다. 99㎡(약 30평) 기준 서울 아파트는 2017년 5월 평균 6억 4000만원에서 올해 11억 40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폭등했다. 4년 동안 아파트값이 떨어졌거나 보합세를 보인 기간은 4개월에 그쳤다. 경실련은 서울 아파트값은 잠시 하락하더라도 1~2개월 뒤면 더 많은 금액이 올라 실질적인 집값 하락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지난해 5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나빠지기 시작하자 3.3㎡당 아파트값은 6만원(0.2%) 하락했다. 그러나 정부가 곧바로 공공참여 재개발 등 5·6 대책 등을 발표하면서 다음달 78만원(2.4%)이 올랐다. 강남과 비강남의 자산 격차는 더 벌어졌다. 99㎡ 기준 비강남 아파트값은 4년간 4억 4000만원 오른 반면 강남 아파트는 9억 4000만원 상승했다. 경실련은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 집값이 낮은 비강남으로 부동산 수요가 집중되고, 비강남 집값이 오르면 다시 강남 집값을 자극하며 서울 전역의 집값 오름세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전월세를 전전하는 무주택자의 설움도 커졌다. 4년간 아파트값이 5억원 뛸 동안 노동자 평균 임금은 9%(264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무주택 가구가 매년 1000만원을 저축한다고 치면 유주택 가구가 4년간 얻은 불로소득을 따라잡기 위해선 50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실련은 “부동산 땜질 정책을 중단하고, 고장 난 주택 공급체계를 전면 개혁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집값에 떠밀려… ‘1000만 서울’ 와르르르

    집값에 떠밀려… ‘1000만 서울’ 와르르르

    천정부지 집값에 내국인 6만 642명 감소“지방서 오는 인구도 집값 비싸 경기 거주”코로나 확산에 외국인도 3만 9253명↓‘1000만 서울’로 불리던 서울시 등록인구가 32년 만에 100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코로나19 확산과 주택 문제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내국인 주민등록인구(행정안전부 통계)와 외국인 등록인구(법무부 통계)를 더한 총인구가 지난해 말 기준 991만 1088명을 기록해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고 3일 밝혔다. 내국인이 966만 8465명, 외국인이 24만 2623명이다. 도시화, 산업화되면서 서울 총인구는 1988년 1029만명으로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가 1992년 109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했다. 이미 2016년부터 순수 내국인 인구는 1000만명 미만(993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서울 인구는 전년 대비 9만 9895명(-1.00%)이 줄었다. 내국인 인구는 0.62%(6만 642명)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외국인 인구는 13.93%(3만 9253명)나 줄었다. 특히 중국 국적(한국계 포함)이 3만 2000명 급감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전체 인구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서울시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같은 일시적인 문제와 더불어 주택 문제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인 현상과 관련이 깊다고 말한다. 남기범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기업과 스타트업에서 만들어내는 서울의 일자리는 계속 늘고 있지만 서울 집값이 비싼 데다 주택 재고가 부족해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사람이 증가하다 보니 서울의 인구 집중이 줄어든 것”이라며 “서울에 기반을 둔 가구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지방에서 이주해 오는 인구도 서울로 바로 오지 못하고 경기에 살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고령화율(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비)은 15.8%로 전년보다 1.0% 포인트 상승했다. 고령사회 기준은 14%다.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인구를 나타내는 총부양비는 35.2명으로 1년 전보다 1.3명 늘었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그동안 ‘1000만 도시 서울’은 거주 인구가 많은 거대도시를 상징하는 단어였지만 단어에 집중하기보다 인구 변화가 가져올 사회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속화되고 있는 저출산과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를 면밀히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전세시장 안정? “이사철 지나봐야 판단 가능”

    전세시장 안정? “이사철 지나봐야 판단 가능”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상승세가 지난해 7월 말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꺾였다. 전세가율 하락은 집값이 전셋값에 비해 많이 오르거나 반대로 집값에 비해 전셋값이 떨어지면 발생한다. 3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달 56.17%로 전달(56.26%) 대비 0.09% 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7월(57.26%)부터 올해 1월(58.55%)까지 5개월 연속 올랐다가 지난달 처음으로 낮아졌다.정부 조사기관인 한국부동산원 통계로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7월(57.26%)부터 올해 1월(58.55%)까지 매달 상승했다가 지난달 58.52%로 처음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전셋값 전망지수도 지난해 8월 142.6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5개월 연속으로 내림세를 보이며 지난달에는 114.6까지 떨어졌다. 서울의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 주는 지수도 지난달 160.1로 지난해 2월(160.9)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서울을 비롯한 경기·인천 수도권과 지방 모두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입주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봄 이사철인 4~5월 이후를 지켜봐야 전세 시장 안정 국면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여전히 서울과 광역시 일부에서 전셋값 최고가 경신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입주 물량이 1만호대로 줄어 봄 이사철이 낀 2분기가 전세 안정의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올해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는 2만 6940가구로, 지난해(4만 8758가구)보다 45% 감소할 예정이다. 또 전국적으로는 26.5%, 경기는 22.1% 각각 줄어들 전망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택지 후보지 ‘원활’ 집값 상승세 ‘주춤’ 민간 참여는 ‘글쎄’

    택지 후보지 ‘원활’ 집값 상승세 ‘주춤’ 민간 참여는 ‘글쎄’

    ‘2·4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가 속전속결로 이뤄지고 있다. 대책 발표 20일 만에 주택 7만 가구를 지을 수 있는 수도권 신규 신도시 입지를 확정 발표한 데 이어 필요한 관련 법률 개정안도 이달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책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피하고 조기에 성과를 내기 위해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모습이다. 1일 국토교통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수도권 공공택지 후보지를 추가로 발표한다.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그동안 조사한 수도권 공공택지 후보지 가운데 가능한 한 사업을 빨리 추진할 수 있는 곳을 찾는 중이며,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말까지 공공택지지구 지정을 마치면 모두 26만 3000가구 공급 계획이 확정되는데, 이는 2·4 대책에서 밝힌 공급 목표(83만 6000가구)의 3분의1에 해당되는 물량이다. 국토부가 공공택지를 통한 공급 보따리를 먼저 풀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공공택지 개발 경험이 축적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광명·시흥 신도시처럼 LH가 크고 작은 후보지로 조사한 곳은 수도권에만도 수두룩하다. 해당 지역 지자체와 정치권만 협조하면 이들을 추가 신규 공공택지로 지정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거나 법률 개정이 선행돼야 하는 도심주택 공급 확대에는 여당이 지원하고 나섰다. 여당은 대책 발표 3주 만에 3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이달 국회에서 법률을 개정하기로 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달 말까지 법안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국토부는 시행령 등 하위법령 개정 작업을 준비해 오는 6월까지는 도심주택 공급 근거 법률 정비를 마치고 시범지구 선정 작업도 마칠 계획이다. 다만 2·4 대책의 효과는 확연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패닝 바잉’(공황 매수) 현상이 진정되고 집값·전셋값 폭등세는 멈췄지만, 가격 하락까지 이어졌다는 통계는 아직 없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25%를 기록했다. 대책 발표 직전 2월 1일 0.10%를 기록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대책 발표 후인 8일에는 0.09%로 상승폭을 다소 줄였고, 15일과 22일에는 각각 0.08%를 기록했다. 전셋값도 2월 1일에는 0.11% 올랐는데, 대책 발표 후 3주간 0.10%→0.08%→0.07%로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다. 서진형(대한부동산학회장) 경인여대 교수는 “가격 상승폭 둔화는 수요 억제 정책과 계절적 요인, 설 연휴 영향에 따른 것”이라며 “2·4 대책의 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심 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대책 발표 때부터 지적된 민간 참여의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 주도 정비사업은 민간 수익에는 상한이 설정됐지만, 손실이 발생하면 민간과 공공이 위험을 공유한다는 내용만 있다”며 “민간의 자발적·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서울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택지 후보지 ‘원활’ 집값 상승세 ‘주춤’ 민간 참여는 ‘글쎄’

    택지 후보지 ‘원활’ 집값 상승세 ‘주춤’ 민간 참여는 ‘글쎄’

    두루뭉술하다는 비판을 받은 ‘2·4 부동산 대책’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구체성을 띠기 시작했다. 정부는 공공택지를 통한 공급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제는 서울 도심에 32만 가구를 공급하기 위한 실마리를 푸는 데 힘을 모을 계획이다. 국토교통부가 7만 가구를 지을 수 있는 광명·시흥 신도시 후보지를 내놓기까지는 2·4 대책 발표 이후 불과 2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한 방’에 날려 버릴 만큼 충격이 실린 발표였다. 대책 발표 때만 해도 구체적인 택지지구 후보지의 경우 입지 여건을 고려해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내놓겠다고 했기에 빨라야 3월 말 이후에나 첫 후보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2·4 대책에 구체성이 없다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가구수, 일정, 추진 속도의 윤곽을 제시하기 유리한 택지지구 아파트 공급 카드를 먼저 들이댄 것으로 읽힌다. 국토부는 속도를 더 올리고 있다. 대책에서 밝힌 15~20곳의 공공택지 가운데 아직 발표되지 않은 후보지를 다음달 내놓을 계획이다. 공공택지지구 공급 물량 26만 3000가구를 확정해 2·4 대책의 공급 목표(83만 6000가구)의 3분의1을 구체적으로 내놓는 셈이다. 국토부가 공공택지를 통한 공급 보따리를 먼저 풀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공공택지개발 경험이 축적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광명·시흥 신도시처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크고 작은 후보지로 조사한 곳은 수도권에만도 수두룩하다. 해당 지역 지자체와 정치권만 협조하면 이들을 추가 신규 공공택지로 지정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다. 사실상 2·4 대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심주택 공급도 속도를 내고 있다.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의원 입법 형식을 빌렸을 뿐 사실상 정부가 나서서 주도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달 말까지 법안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국토부는 동시에 시행령 등 하위법령 개정 작업을 준비해 오는 6월까지는 도심주택 공급 근거 법률 정비를 마치고 시범지구 선정 작업도 마칠 계획이다. 집값·전셋값 폭등세도 일단 멈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25%를 기록했다. 대책 발표 직전 2월 1일 0.10%를 기록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대책 발표 후인 8일에는 0.09%로 상승폭을 다소 줄였고, 15일과 22일에는 각각 0.08%를 기록했다. 전셋값도 2월 1일에는 0.11% 올랐는데, 대책 발표 후 3주간 0.10%→0.08%→0.07%로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도심 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대책 발표 때부터 지적된 민간 참여의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 주도 정비사업은 민간 수익에는 상한이 설정됐지만, 손실이 발생하면 민간과 공공이 위험을 공유한다는 내용만 있다”며 “민간의 자발적·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서울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일 찾아 떠밀리듯 상경… 버거운 월세, 결혼은 남일, 또 떠밀린 ‘삼포’

    일 찾아 떠밀리듯 상경… 버거운 월세, 결혼은 남일, 또 떠밀린 ‘삼포’

    고향에 살고 싶어도 청년취업기회 없어만원 지하철·옥탑방 추위 견디며 버텨야월세 부담 큰 젊은이 점점 외곽으로 나가20대 서울시민 통근시간 40분 가장 길어10억대 아파트 꿈도 못꿔 결혼도 멀어져1991년 지방의회 선거로 시작된 우리의 지방자치제도가 올해 서른 살, 이립(而立)을 맞았다. ‘학문의 기초를 확립’해야 할 우리의 지방자치는 아직도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인력·조직 무엇 하나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그 결과 서울과 수도권은 날이 갈수록 비대해지고 지방은 말라 가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방분권 30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분권 상황에 대한 분석을 통해 중앙집권적 권력체계가 갖는 문제점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서울·수도권 집중 현상을 짚어 본다. 또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분권이 이뤄져야 하는지와 지방도시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찾아본다. 서울에서 2년째 생활하고 있는 강진명(33)씨는 지난해 이맘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코로나19로 취업문이 꽉 막힌 상황에서 겨우 잡은 벤처기업 면접에 지각을 할 뻔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마포에서 성동구까지 거리가 멀어 택시를 탈까 생각했지만 차가 막히면 답이 없다는 생각에 지하철을 탔는데, 지하철이 만원인 상태로 들어와 두 번이나 차를 놓친 것이 화근”이라면서 “대구에서 상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선 동네의 지도를 보며 면접을 보기로 한 회사 근처까지 찾아갔지만 회사 건물은 보이지 않았다. 행인들에게 겨우 길을 물어 지각은 면할 수 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고향인 대구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차가 많이 막히고 지하철이나 버스에도 사람이 많아 출퇴근이 많은 스트레스가 된다”고 털어놨다. 출퇴근뿐만이 아니다. ‘만원’(滿員)인 서울의 월세는 그의 어깨를 더 찍어 눌렀다. 동생이 취업을 위해 대구에서 상경하자 그는 마포구의 고시원을 나와 상대적으로 월세가 싼 은평구의 빌라 옥탑에 들어갔다. 더위가 워낙 심해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 출신인 강씨지만, 한여름 옥탑방은 밤이 돼도 식지를 않았다. 여기에 겨울이 오면 수도가 얼어붙어 설거지와 빨래를 며칠씩 묵혀 둬야 했다. 최근 청년 취업과 주거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원책이 나오고 있지만 그에게 서울은 떠나고 싶은 도시다. 하지만 강씨는 떠날 수 없다고 말한다. 강씨는 “대구도 대도시지만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지방에 있는 청년들은 대학을 나와 고향에서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서울로 올라온다”며 한숨을 쉬었다. 강씨처럼 진학, 고용 등의 이유로 수도권으로 오는 인구는 2017년 이후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달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월 국내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순이동자수(전입-전출)는 2017년 1만 6000명에서 2018년 6만명, 2019년 8만 3000명, 지난해 8만 8000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20~30대의 수도권 유입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연령별 순유입률 지역을 살펴보면 20대는 서울이 3.1%로 가장 높았으며 경기가 2.2%로 그다음이었다. 20대에서는 수도권 순유입률이 가장 높았던 셈이다. 30대 역시 경기가 2.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삶의 질을 보여 주는 통근시간도 젊은층일수록 길었다. 2019년 서울시민의 평균 통근시간은 34.8분이지만, 30대의 평균 통근 소요시간은 38.9분, 20대의 평균 통근 소요시간은 40.8분으로 모두 평균 이상이었다. 강씨는 “월세와 관리비, 점심 밥값, 통신요금, 교통비 등과 동생의 교통비, 통신요금, 용돈을 주고 나면 10만원도 저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각박한 서울살이로 위험에 대한 시민들의 경계는 더 커졌다. 서울시가 매년 발표하는 ‘10년 전 대비 위험 정도 변화’ 통계에 따르면 10년 전 대비 위험 정도 변화(2019년 기준)를 묻는 질문에 ‘위험이 상당히 커졌다’라고 응답한 서울시민이 55.1%로 가장 많았다. 특히 강씨와 같은 30대(56.9%)가 전 연령을 통틀어 가장 민감하게 위험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서울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81%(평균 6억 8000만원→12억 3000만원), 땅값은 98%(3.3㎡당 4200만원→8328만원) 올랐다. 강씨 같은 청년들에게 내 집 마련은 요원하고 그렇다 보니 결혼 등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 3513건으로 2019년(23만 9159건)보다 10.7%(2만 5646건) 감소했다. 감소 폭과 감소율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변금선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연구위원은 “취업 준비 인프라가 서울에 몰려 있어 지방에 사는 20~30대 청년들이 서울에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의 월세 등 주거비용이 올라가면서 외곽지역으로 내몰리다 보니 통근시간도 길어지고 더욱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문경근 기자 mk820614@seoul.co.kr
  • 서울 아파트 67% 급등… 수도권 인구 쏠림 탓

    문재인 정부가 지난달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주택공급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요지부동이다. ●44개월간 5억 아파트 8억으로 ‘껑충’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이후 46개월 동안 25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25전 25패’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서울·수도권 집값을 잡겠다면서도 정작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등 근본적인 문제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44개월간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서울의 주택 실거래가격지수는 67.6%나 급등했다. 한마디로 3년 반이 조금 넘는 기간에 5억원 하던 집값이 8억 3800만원이 됐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주택공급 부족과 풍부한 유동성, 저금리 등을 급등 이유로 꼽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주택의 수요·공급이 맞지 않는 상황이 풍부한 시중의 유동성과 저금리 등과 맞물리면서 지난 3~4년간 주택가격이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울과 수도권 집값 급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도권 ‘집중화’라고 지적한다. 돈과 일자리의 집중이 인구의 쏠림을 가져왔고 이것이 집값 급등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신규 주택 2배 넘는 인구 몰려와 실제 서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7년 96.3%였던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2018년 95.9%로 0.4% 포인트가 하락했다. 이 기간 서울의 주택은 367만 1533채에서 368만 2384채로 모두 1만 851채가 늘었다. 하지만 가구 수는 381만 3260가구에서 383만 9766가구로 2만 6506가구가 급증했다. 신규 공급 주택의 2배를 넘는 인구가 서울로 몰려든 셈이다. 또 경기(101.0%)와 인천(101.2%)도 지속적으로 주택공급이 이뤄졌지만 전국의 인구가 계속 수도권에 몰리면서 주택보급률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국장은 “지방분권을 통한 지역균형 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공급량만 늘려서는 한계가 명확하다”면서 “지방에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수도권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지 않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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