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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먼저다… 농구보다 더”[스포츠 라운지]

    “사람이 먼저다… 농구보다 더”[스포츠 라운지]

    1997년 출범한 여자프로농구(WKBL)는 오랫동안 여성 사령탑 불모지였다. 2024~25시즌 여성 감독 1호 우승의 역사를 쓴 박정은 부산 BNK 감독까지 역대 3명에 불과했다. 시즌은 모두 엇갈렸다. ‘레알 신한’ 시대의 주역 중 한 명인 최윤아(40)는 그래도, 8년 전 선수 유니폼을 벗으며 “6개 구단 중 다수가 여성 감독을 선택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인천 신한은행 지휘봉을 잡고 WKBL 역대 4번째 여성 감독이 된 최윤아는 이제 박정은 감독과 함께 여성 사령탑 지략 대결 시대를 열어젖힌다. ●“다른 분야 통해 성숙해야 운동 잘해” 아무도 없는 새벽 훈련장에서 혼자 슈팅을 연습했던 열정부터 동료들을 휘어잡던 긍정의 에너지까지. 최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최윤아는 코트 위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지난달 28일) 처음 선수단과 만났을 때 새 도전을 향한 의지가 강하게 느껴져서 오히려 제가 힘을 받았다”며 “선수들에게 ‘나보다 우리를 위한 마음으로 함께 싸워보자’는 첫 메시지를 남겼다”고 말했다. 최윤아는 ‘선수’를 넘어 ‘성숙한 사람’으로 제자들을 성장시키는 지도자를 꿈꾼다. 그는 “코치 때 내면을 단단하게 다져야 농구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또 한 번 배웠다”면서 “선수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농구 외 다른 분야를 간접적으로 접하며 얻는 동기 부여 또한 중요하다. 여러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때론 본인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껴봐야 한다. 그런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3월 20일 신한은행에 정식 부임하면서 WKBL 사상 처음 선수 시절 몸담았던 팀의 사령탑이 되는 역사를 쓰기도 했다. 최윤아는 2004년부터 신한은행에서만 14년 동안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신한은행이 2011~12시즌까지 6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레알 신한’으로 불렸을 때 주축 가드가 바로 그였다. 그가 은퇴했던 2017년 이전엔 여성 사령탑이 드물었다. 정식 감독은 1번, 감독 대행이 두 번 있었을 뿐이다. 신한은행, 부산 BNK, 국가대표팀 등에서 8년간 코치 경험을 쌓은 최윤아는 “잘한다는 걸 보여주면 여성 감독의 숫자가 많아질 거라는 생각에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며 “박정은 감독님이 우승하면서 희망이 더 커졌다. 공을 이어가면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대 초반 어린 선수 성장 시급” 처음부터 신한은행 사령탑에 내정됐던 건 아니다. 최종 후보 면접에서 자신만의 농구 철학으로 구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윤아가 선수단에 제시한 방향성은 ‘모범’과 ‘끈기’다. 그는 “친정팀 감독을 노린다고 오해받을 수 있어 현장을 찾는 행동도 자제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올해 초 면접 제안이 왔다. 그 자리에서 ‘근성’을 강조한 게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프로는 아마추어뿐 아니라 팬에게도 선망의 대상이다. 선수들이 존경받을 수 있도록 악착같은 팀을 만들겠다”면서 “신한은행이 미국프로농구(NBA) 보스턴 셀틱스 같은 팀이 되길 바란다”고 눈을 반짝였다. 당면 과제는 선수단 재건이다. 신인왕 홍유순(20)을 비롯해 이두나(21), 허유정(20) 등 어린 선수들을 성장시켜야 한다. 올해 초 잠시 강원대 감독을 맡아 20대 초반 선수들과 교감했던 경험이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요즘 어린 선수들은 시크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웃은 최윤아는 “강원대에선 10번 찍으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자세로 선수들에게 계속 다가갔다. 제가 상사니까 그들이 불편한 일(농구) 얘기보단 사적인 대화로 긴장을 풀었다”고 돌아봤다. 새 시즌엔 ‘레알 신한’을 함께 이끈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코치, 정선민 부천 하나은행 코치와 적으로 맞붙는다. 최윤아는 “(하)은주 언니까지 해설위원을 맡아 재밌는 구도가 생겼다. 워낙 대단하신 분들이라 개인 대 개인으론 뛰어넘을 순 없다”면서도 “팀으로 만나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수단에 한껏 불어넣을 예정”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새 역사 꿈꾼다” 새 역사에 대한 꿈은 늘 동기 부여가 된다. 그가 신한은행을 이끌고 리그 정상에 오르면 한 팀에서 선수, 사령탑으로 모두 우승한 첫 사례가 된다. 하지만 해외 진출했던 ‘여자농구의 기둥’ 박지수(청주 KB)가 1년 만에 국내 복귀하면서 지난 시즌 5위에 그친 신한은행의 앞길은 더 험난해졌다. “모든 팀의 전력이 강하다”며 한숨을 쉰 최윤아는 “그렇다고 우리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신지현, 최이샘을 중심축으로 기초를 다지며 작은 목표부터 차례로 이뤄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투명인간 대리운전 기사…일상의 길 위 거친 언어들, 우리는 어디에 있나…대체 어디로 가고 있나

    투명인간 대리운전 기사…일상의 길 위 거친 언어들, 우리는 어디에 있나…대체 어디로 가고 있나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고 말하지만 들리지 않는다. 세상에 ‘투명 인간’은 있다. 밤마다 취한 이를 태우고 적막한 도로를 누비는 ‘대리기사’는 투명 인간이 실존한다는 증거다. 영혼, 자의식 같은 건 대리기사에게 필요치 않다. 핸들을 쥘 손과 액셀을 밟을 발만 있으면 된다. 작가 이동욱(48)의 첫 장편소설 ‘핸들’은 어느 대리운전기사의 기록이다. 술에 취해 뒷좌석에 앉은 이들이 도로 위에서 내뱉은 거친 언어의 총합이다. “타인의 차를 대신 운전하면서 나는 자신을 지우는 법을 가장 먼저 배웠다.”(16쪽) 주인공은 대리운전기사다. 그가 누구인지 유추할 소설 속 단서는 그리 많지 않다. 아내가 병원에 있었다는 것 그리고 본인이 폐소공포증을 앓고 있다는 것 정도. 그래서일까. 주인공은 자신 안에 있는 모든 ‘나’를 지운 채 운전에만 몰두한다. 그에게 남은 것은 별로 없다. 안전운전을 위한 수칙 그리고 어떤 ‘콜’을 잡아야 같은 시간 안에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을지와 같은 ‘팁’ 정도다. 팁이란 무엇일까. 주인공은 운전하면서 손님에게 팁을 받기도 한다. 정해진 요금이 아닌 돈이다. 받아도 되는 걸까. 주인공은 팁을 받은 대리운전기사와 팁을 준 손님 사이의 거리를 생각한다. 같은 공간 안에 있지만 그 사이는 얼마나 먼가. “기다린다. 연락이 오기를 기다린다. 기다린다. 그 사람이 오기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행위를 마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기다릴 때 나는 두 사람이 된다. 기다리는 사람과 기다림을 끝마칠 사람. 기다리며 나는 그 사람이 되어 본다. 그는 어디쯤 오고 있을까.”(99쪽) 때때로 대리기사는 기다리는 직업이다. 좋은 콜을 기다리기도 하지만 콜을 잡은 뒤에도 손님이 오지 않으면 기다려야 한다. 손님에게는 손님의 사정이 있겠지만 대리기사가 그걸 알 도리는 없다. 그저 기다릴 뿐이다.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대리기사에게 시간은 더더욱 돈이다. 대기가 길어질수록 애써 비워 냈던 대리기사의 머릿속에는 자꾸만 다른 것이 떠오른다. 그에게는 ‘대기비’ 명목으로 알선 업체로부터 얼마간의 돈이 지급된다. 소설에서는 10분당 3000원이라고 한다. 그것으로 충분한 걸까. 주인공은 그저 50분을 기다리고 1만 5000원을 받았다고만 밝힌다. 더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운전은 다시 시작되고, 대리기사는 몸의 껍데기만 남았다. “우리는 각자가 어두운 우주. 진공상태를 떠도는 행성. 오직 길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로 위안받는다.”(81쪽) 간결하다 못해 거의 파편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문장이 짧다. 그러나 문장들은 마치 시(詩)처럼 솟구친다. 작가는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문체를 유지한다. 중언부언이 없어서 좋다. 하지만 문장과 문장 사이의 거리와 낙차도 상당하다. 지금 소설을 읽는 것인지 시를 읽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둘 중 어느 것이어도 큰 상관은 없을 것이다. 무사히 다음 문장으로, 다음 페이지로 안착할 수만 있다면 멋진 도약은 언제나 문학을 읽는 즐거움일 것이다. 이동욱은 소설도 쓰고 시도 쓴다.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200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지난 2월엔 시집 ‘우리의 파안’(문학동네)을 펴내기도 했다. 끊임없이 남의 차를 타는 게 대리기사의 운명이다. 하지만 어느 날엔 ‘나의 차’였던 것을 만나기도 한다. 소설 끝에서 주인공은 2009년형 쉐보레 라세티를 만난다. 아내와 함께 ‘미스틱’이라는 이름을 지어 준 주인공의 첫 차다. 중고로 팔았던 자신의 차를 대리기사가 돼 다시 만날 확률은 얼마일까. 다분히 소설적인 상황이다. 익숙한 감각으로 액셀을 밟는다. 미스틱은 마치 주인을 오래 그리워한 강아지처럼 기다렸다는 듯 화답한다. 짧은 재회 이후 주인공은 곧바로 콜을 잡는다. 잡자마자 손님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기사님 지금 어디 계세요?”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 그리고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 유산으로 깨닫는 불법…시공을 초월하는 울림[마음의 쉼자리]

    유산으로 깨닫는 불법…시공을 초월하는 울림[마음의 쉼자리]

    시계추를 18세기로 돌린다. 조선의 21대 임금 영조가 통치하던 때다. 임진왜란 등으로 바닥을 친 조선이 비로소 흥하던 시기다. ‘벨 에포크’라 해야 할까. 문화의 힘을 재는 척도가 있다면 아마 ‘문화력’도 이때 최고조에 달하지 않았을까 싶다. 재력이 뒷받침되니 대형 불화(佛畵) 제작도 봇물 터지듯 터졌다. 불화는 절에 갈 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었다. 왕, 고관대작 등이나 즐길 수 있었던 산수화와 같은 큰 폭의 그림과는 달랐다. 당시 성가가 높았던 화승(畵僧)이 의겸 스님(1713~1757)이다. 사찰서 보관 어려운 문화재 관리전시 통해 불교문화 알리기 앞장앞머리에 의겸 스님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은 건 그의 불화가 전시 중인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의 불교중앙박물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이름에서 보듯 불교중앙박물관은 국내 불교계를 대표하는 박물관이다. 2007년 한국 불교의 장자 종단인 조계종에서 세웠다. 불교중앙박물관은 문화유산을 통해 불법의 세계를 깨달을 수 있는 공간이다. 각 지역의 사찰에서 보관하기 어려운 성보문화재를 보존·관리·전시해 좀더 많은 이들이 불교의 역사와 문화에 쉽게 접근하도록 이끈다. 접근성도 좋다. 한국 불교의 중심 사찰인 조계사, 경복궁과 창덕궁, 청계천, 한국 미술 문화의 중심지인 인사동 등과 바짝 붙어 있다. 한 언론사의 전시 기사 제목처럼 “내로라하는 성보문화재, 불교중앙박물관에 ‘총출동’”하는 경우도 잦다. 언제 찾아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데 아는 이들이 적다. 두어 걸음 앞인 조계사에는 사람이 붐벼도 박물관까지 발걸음하는 이는 드물다. 사실 누구라도 현대식 건물 지하 1층에 불교박물관이 있을 거라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조계종을 이끄는 행정기관인 총무원이 들어선 건물이라는 무게감도 사람들의 발길을 막는다. 무엇보다 전형적인 박스형 오피스 건물이라는 점이 아쉽다. 한국 불교 유산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공간답게 빼어난 건축물로 지을 수는 없었을까. 다시 의겸 스님 이야기로 돌아가자. 의겸 스님은 그 자신이 국보 같은 이다. 당대에 ‘진경산수화는 겸재, 불화는 의겸’이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탁월한 작품을 다수 남겼다. 조계종에 따르면 그가 남긴 불화 가운데 현재 4점이 국보, 13점이 보물이다. 일반에 미친 영향도 강력했다. 18세기를 살던 우리 할머니·할아버지 가운데 겸재나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본 이들보다 의겸의 그림을 본 이가 훨씬 많았을 것이다. 설령 조선의 장삼이사들이 의겸을 알지는 못했다 해도 그들의 시각 이미지를 지배했던 것만큼은 분명하다. 18세기 불화 부흥 이끈 의겸 소개‘영산회상도’ 등 작품 47점 선보여현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의 이름은 ‘호선(毫仙) 의겸(義謙): 붓끝에 나투신 부처님’이다. ‘호선’은 ‘붓의 신선’, ‘나투다’는 ‘깨달음을 주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의겸 스님의 유산 가운데 총 20건 47점(국보 3건, 보물 7건, 유형 1건 등 문화재 포함)이 전시 중이다. 전시작은 주기적으로 교체된다. 특히 전남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의 경우 국보 지정 이후 첫 서울 전시다. 5월 20일~6월 29일 공개된다. 전시장 들머리에서 만나는 조선시대 관음보살도의 정수인 전남 여수 흥국사 ‘관음보살도’(보물)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관음보살도’(보물) 역시 최초 전시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이며 관람은 무료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문을 연다. 5월 5일 오후 2시에는 전시 기획자가 직접 안내자로 나서는 이벤트도 벌인다. 절집이 가장 화사할 때는 대체로 부처님오신날 전후다. 곳곳에 매달린 연등 덕에 벚꽃 구경이 안 부럽다. 박물관에서 부처님 그림을 본 것에 더해 조계사 앞 뜨락에 매달린 연등의 그림 같은 풍경까지 마주한다면 이보다 더한 봄날의 호사는 없겠다.
  • ‘한센인 주거 개선’ 9개 부처·66개 지자체 설득한 ‘인권 열정맨’[공직人스타]

    ‘한센인 주거 개선’ 9개 부처·66개 지자체 설득한 ‘인권 열정맨’[공직人스타]

    “한센인들은 과거 정부의 격리 정책 탓에 어쩔 수 없이 산속으로 쫓겨나 무허가 집을 짓고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배경은 외면한 채 규정만 들이대면,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조정은 인공지능(AI)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한센 열정맨’으로 불리는 이재성(53·4급) 국민권익위원회 복지노동민원과 서기관은 1일 서울신문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일명 ‘문둥병’으로 알려진 한센병은 악성 피부병으로 지금은 완치가 가능하지만, 과거에는 전염병으로 취급되면서 환자들이 온갖 차별과 편견에 시달렸다. 1961년 정부의 강제 격리 정책이 폐지된 뒤에도 일부 한센인들은 외딴 정착촌에서 열악한 삶을 이어 가고 있다. 이 서기관이 이들의 현실과 처음 마주한 때는 2020년 3월이었다. 경주 희망농원에 거주하던 한센인들이 권익위를 찾아와 “정착촌 환경을 개선해 달라”며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폐축사와 주택이 뒤섞여 있었고, 인근 강에는 오수가 흘렀다”며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 모두 외면한 그 민원을 저까지 외면할 수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은 쉽지 않았다. 서로 책임을 미루기 바쁜 관련 부처들과 지자체를 쫓아다니며 설득해야 했다. 야근과 출장, 때로는 사비까지 들여 가며 현장을 다닌 결과 그해 10월 첫 조정이 성사됐다. 그는 “희망농원 이사장이 ‘고맙다’고 말하는 순간, 20년 공직 생활에서 처음으로 눈물이 났다”고 했다. 오랜 시간 무관심 속에 방치된 만큼 해결할 과제도 많았다. 이 서기관은 2021년 한 해 동안 전국 실태조사에 참여해 ‘한센인 권익 보호 및 정착촌 환경·복지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이후 9개 중앙부처와 66개 지자체를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조율한 결과 한센인 기초생활보장 수급 개선과 정착촌 지원사업 확대, 지방세 감면 등이 이뤄졌다. 한국한센총연합회는 2022년 이 서기관에게 대한민국 한센대상(인권 부문)을 수여했다. 그에게 왜 이토록 집요하게 뛰었는지 물었다. “소외된 사람을 보면 그냥 못 지나쳐요. 국가가 이런 일 하라고 월급 주는 거 아닌가요.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수줍게 웃으며 말을 맺었다.
  • 이재명 “제 생각과 전혀 다른 판결… 결국 국민의 뜻 따라야”

    이재명 “제 생각과 전혀 다른 판결… 결국 국민의 뜻 따라야”

    노동자와 간담회 뒤 결과 듣고 ‘당혹’사퇴 요구엔 “경쟁자의 기대” 일축포천·연천 방문 ‘경청 투어’ 마무리민주, 긴급 의총 열고 향후 대책 논의“법원 신뢰 무너뜨린 희대의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자 이 후보는 “제 생각과 전혀 다른 방향의 판결”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민주당 의원들도 충격에 빠졌지만 “후보 교체는 없다”며 이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 후보는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서울 종로구에서 비전형 노동자와 간담회를 가졌다. 선고가 예정됐지만 개의치 않고 선거 관련 일정을 소화한 것이다. 이 후보는 파기환송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지 못하고 간담회가 끝난 뒤 보고를 받았다. 이 후보는 결과를 보고받은 뒤 얼굴이 굳어졌고, 안경을 고쳐 쓰며 다시 살펴보기도 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것은 법도 국민의 합의이고 국민 뜻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후보 사퇴 요구에는 “정치적 경쟁자들 입장에서는 온갖 상상과 기대를 하겠지만 정치는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다. 국민 뜻을 따라야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 변호인단도 “기존 판례와 상충되는 결론”이라며 “(전합 선고 결과가) 전부 납득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후 경기 포천·연천 방문으로 시작한 전국 ‘경청 투어’ 일정도 무리 없이 소화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후보는 권리당원 60% 이상의 참여와 국민 100만명 참여인단의 경선을 통해 선출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라면서 “이 후보는 어떤 사법적인 시도가 있더라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보 교체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헌법학자들의 통설이 ‘대통령 신분을 갖는 사람에 대해서는 소추가 중단된다. 그 소추는 기소뿐만 아니라 재판 절차를 포함한다’고 이야기한다”며 “헌법학계 통설까지 부정해 가며 대법이 또 엉뚱한 시도를 한다면 절차를 밟아서 당연히 저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예정에 없던 긴급 의원총회도 소집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이번 판결은 법원에 대한 신뢰를 일거에 무너뜨린 희대의 판결로 사법 역사에 길이길이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대 권력기관의 민주적 통제 강화 방안’ 긴급토론회에 참석했던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소식을 전해 듣고 말없이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다가 격앙된 반응을 주변에 보이기도 했다.
  • “후보자 표현 자유, 국민 관점서 판단해야”… 2심 법리해석 지적, “골프사진 조작·백현동 국토부 협박 발언, 의견 아닌 허위 공표”

    “후보자 표현 자유, 국민 관점서 판단해야”… 2심 법리해석 지적, “골프사진 조작·백현동 국토부 협박 발언, 의견 아닌 허위 공표”

    국민 판단 그르칠 정도 ‘허위’로 판단“선거인에 어떻게 이해되는지 봐야”‘허위 사실 공표 사건’ 해석기준 제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은 이 후보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한 발언이 ‘선거인(국민)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의 허위 사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 후보의 발언은 일반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뒤집었다. ●‘골프 안 쳤다’로 해석돼 허위 대법원은 먼저 이 후보의 ‘골프 사진 조작’ 발언을 허위사실로 인정했다. 앞서 이 후보는 2021년 12월 방송에서 “(국민의힘에서) 제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확인을 해 보니 일부를 떼어 내서 보여 줬더군요. ‘조작’한 거죠”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를 ‘골프 발언’이라고 부른다. 검찰은 이 후보가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허위 발언을 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김 전 처장과의 연관성을 끊어 내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의미를 확정해야 한다”며 “골프 발언은 ‘이 후보가 김 전 처장과 함께 간 해외출장 기간 중에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후보는 (실제로) 당시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쳤다”며 “골프 발언은 후보자의 ‘행위’에 관한 ‘허위의 사실’에 해당한다”고 했다. 앞서 2심 재판부는 ‘골프 사진 조작’ 발언이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할 여지가 있어 ‘이 후보가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로만 해석할 수 없다”고 봤다. ‘사진이 조작된 것이므로 이 후보가 김 전 차장과 함께 골프를 친 사진이 아니다’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본 것인데, 대법원은 이 같은 2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본 것이다. 또 대법원은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의 동반 골프 행위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선거인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 독자적이고 주요한 사실”이라고 봤다. 2심에서 ‘골프 사진 조작’ 발언은 이 후보가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사실’이 아니라 ‘인식’을 뒷받침하는 보조적인 근거에 불과해 독자적인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본 판단을 배척한 것이다. ●‘백현동 부지’ 발언은 ‘의견 아닌 허위’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발언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2심과 달리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 후보는 2021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 변경은 국토교통부의 법률에 의한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한 것”, “(국토부 공무원들이) ‘만약에 (용도 변경을) 안 해 주면 직무유기 이런 것을 문제 삼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부지의 용도를 변경해 민간 개발업자들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대법원은 “성남시는 자체적 판단에 따라 용도지역 상향을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국토부의 성남시에 대한 압박은 없었다”며 “국토부가 이 후보 또는 성남시 공무원들에게 혁신도시법 의무조항에 근거해 용도지역 상향을 해 주지 않을 경우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는 협박’을 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2심은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발언이 ‘사실’이 아닌 ‘의견’의 표명이라고 판단했다.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는 ‘의견’이 아닌 허위의 ‘사실’을 공표했을 때 적용된다. 하지만 대법원은 “백현동 관련 발언은 ‘사실’의 공표이지 단순히 과장된 표현이거나 추상적인 ‘의견’ 표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2심 판결이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백현동 관련 발언의 내용은 모두 구체적인 과거의 사실관계에 관한 진술로서 그 표현 내용이 증거에 의해 증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백현동 관련 발언은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이 이 후보가 준 특혜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하나의 답변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 발언”이라며 “연결된 발언 전부의 내용이 일반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2심은 이 후보의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발언을 쪼갠 뒤 각각을 해석했는데, 대법원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이 후보의 ‘골프 사진 조작’ 발언과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발언이 모두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선거인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대법원은 “공직 후보자의 표현의 자유는 일반 국민의 경우와 같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후보자의 어떤 표현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에는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이 과도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면서도 “선거인의 알 권리와 그에 바탕을 둔 선거권 등 헌법상 기본권의 보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대법원은 “표현의 의미는 후보자 개인이나 법원이 아닌 선거인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며 허위사실 공표 사건에서 발언을 해석하는 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은 “허위사실 공표죄에서 ‘허위의 사실’은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사항”이라며 “선거인으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가진 것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발언이 이루어진 당시의 상황과 전체적 맥락에 기초해 일반 선거인에게 어떻게 이해되는지를 기준으로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연결된 발언의 의미를 해석하면서 사후적인 세분 또는 인위적인 분절을 통해 연결된 발언 전부에 대한 표현 당시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선거법 사건 신속 처리 원칙 확립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은 “선거법의 취지에 따라 신속하고 집약적으로 깊이 있는 집중심리를 해 선거법 위반 사건의 적시 처리를 도모했다”고 평가했다. 선거법은 위반 사건에 대해 1심은 6개월, 항소심은 3개월, 상고심은 3개월 내에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후보 사건을 접수한 지 34일 만에 선고한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에 대해 “기소부터 대법원에 사건 접수까지 약 2년 6개월이 걸린 1심과 2심의 절차 지연과 엇갈린 판단으로 인한 혼란과 사법 불신의 강도가 유례없다고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에 사건이 접수된 이후 신속하게 사실관계와 쟁점 파악에 착수했다”며 “치열한 토론을 거쳐 신속하고 충실하게 사건을 심리해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입장을 내고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 “조정은 AI 아닌 사람이 하는 일”…한센인 삶 바꾼 공무원[공직人스타]

    “조정은 AI 아닌 사람이 하는 일”…한센인 삶 바꾼 공무원[공직人스타]

    “한센인들은 과거 정부의 격리 정책 탓에 어쩔 수 없이 산속으로 쫓겨나 무허가 집을 짓고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배경은 외면한 채 규정만 들이대면,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조정은 인공지능(AI)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한센 열정맨’으로 불리는 이재성(사진·53·4급) 국민권익위원회 복지노동민원과 서기관은 1일 서울신문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일명 ‘문둥병’으로 알려진 한센병은 악성 피부병으로 지금은 완치가 가능하지만, 과거에는 전염병으로 취급되면서 환자들이 온갖 차별과 편견에 시달렸다. 1961년 정부의 강제 격리 정책이 폐지된 뒤에도 일부 한센인들은 외딴 정착촌에서 열악한 삶을 이어 가고 있다. 이 서기관이 이들의 현실과 처음 마주한 때는 2020년 3월이었다. 경주 희망농원에 거주하던 한센인들이 권익위를 찾아와 “정착촌 환경을 개선해 달라”며 민원을 제기했다. 그는 “폐축사와 주택이 뒤섞여 있었고, 인근 강에는 오수가 흘렀다”며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 모두 외면한 그 민원을 저까지 외면할 수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은 쉽지 않았다. 서로 책임을 미루기 바쁜 관련 부처들과 지자체를 쫓아다니며 설득해야 했다. 야근과 출장, 때로는 사비까지 들여 가며 현장을 다닌 결과 그해 10월 첫 조정이 성사됐다. 그는 “희망농원 이사장이 ‘고맙다’고 말하는 순간, 20년 공직 생활에서 처음으로 눈물이 났다”고 했다. 오랜 시간 무관심 속에 방치된 만큼 해결할 과제도 많았다. 이 서기관은 2021년 한 해 동안 전국 실태조사에 참여해 ‘한센인 권익 보호 및 정착촌 환경·복지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이후 9개 중앙부처와 66개 지자체를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조율한 결과 한센인 기초생활보장 수급 개선과 정착촌 지원사업 확대, 지방세 감면 등이 이뤄졌다. 한국한센총연합회는 2022년 이 서기관에게 대한민국 한센대상(인권 부문)을 수여했다. 그에게 왜 이토록 집요하게 뛰었는지 물었다. “소외된 사람을 보면 그냥 못 지나치는 성격인 것 같아요. 국가가 이런 일 하라고 월급 주는 거 아닌가요.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수줍게 웃으며 말을 맺었다.
  • 돌아온 ‘레알 신한’ 주역, 패기의 최윤아 감독…“농구 넘어 내면까지 성장시키는 지도자로”

    돌아온 ‘레알 신한’ 주역, 패기의 최윤아 감독…“농구 넘어 내면까지 성장시키는 지도자로”

    여성 사령탑 불모지였던 여자프로농구(WKBL) 무대에서 최윤아(40) 인천 신한은행 신임 감독은 8년 전 선수 유니폼을 벗으며 “6개 구단 중 다수가 여성 감독을 선택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유의 ‘악바리 정신’으로 지도자의 길을 밟아온 최 감독은 마침내 역대 4번째 여성 사령탑으로 거듭났다. 그는 ‘어리다’는 수식어를 거부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패기로 부딪히겠다”고 다짐했다. 아무도 없는 새벽 훈련장에서 혼자 슈팅을 연습했던 열정부터 동료들을 휘어잡던 긍정의 에너지까지. 최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최 감독은 코트 위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지난달 28일) 처음 선수단과 만났을 때 새 도전을 향한 의지가 강하게 느껴져서 오히려 제가 힘을 받았다”며 “선수들에게 ‘자신보다 우리를 위한 마음으로 함께 싸워보자’는 첫 메시지를 남겼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새 사령탑은 ‘농구 선수’를 넘어 ‘성숙한 인간’으로 제자들을 성장시키는 지도자를 꿈꾼다. 최 감독은 “코치로 생활하는 동안 선수들이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며 내면을 단단하게 다져야 농구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또 한 번 배웠다”면서 “선수들이 여러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농구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간접적으로 접하며 얻는 동기 부여도 중요하다. 선수들이 여러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때론 본인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껴봐야 한다. 그런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목표는 악착같은 자세, 포기하지 않는 팀” 최 감독은 지난 3월 20일 부임하면서 WKBL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 시절 몸담았던 팀의 사령탑이 됐다. 그는 2004년부터 신한은행에서만 14년 동안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신한은행이 2011~12시즌까지 6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레알 신한’으로 불렸을 때 주축 가드가 바로 선수 최윤아였다. 그가 은퇴했던 2017년엔 KDB생명에서 한 시즌 만에 사퇴한 이옥자 감독이 과거 유일한 여성 사령탑이었다. 그런데도 신한은행, 부산 BNK, 국가대표팀 등에서 8년간 코치 경험을 쌓은 최 감독은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여성 감독의 숫자가 많아질 거라는 생각에 지도자로 입문했다”며 “지난 시즌 박정은 BNK 감독님이 우승하면서 희망이 커졌다. 제가 공을 이어가면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처음부터 최 감독이 신한은행 사령탑에 내정됐던 건 아니다. 최종 후보 면접에서 자신만의 농구 철학으로 구단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그는 “친정팀의 감독 자리를 노린다고 오해받을 수 있어 현장을 찾는 행동도 자제했다”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올해 초 면접 제안이 왔다. 그 자리에서 ‘근성의 농구’를 강조한 게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새 수장이 선수단에 제시한 방향성은 ‘모범’과 ‘끈기’다. 최 감독은 “프로 선수는 아마추어 선수뿐 아니라 팬에게도 선망의 대상”이라며 “선수들이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도록 악착같은 자세로 포기하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 미국 프로농구(NBA) 보스턴 셀틱스같이 되길 바란다”고 눈을 반짝였다. “어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갈 것”당면 과제는 선수단 재건이다. 신인왕 홍유순(20)을 비롯해 이두나(21), 허유정(20) 등 어린 선수들을 성장시켜야 하는 셈이다. 이에 올해 초 강원대 사령탑으로 20대 초반 선수들과 교감했던 경험이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요즘 어린 선수들은 시크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웃은 최 감독은 “강원대에선 10번 찍으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자세로 선수들에게 계속 다가갔다. 제가 상사니까 그들이 불편한 일(농구) 얘기보단 사적인 대화로 긴장을 풀었다”고 돌아봤다. 이로써 다음 시즌엔 신한은행의 왕조를 함께 이끌었던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코치, 정선민 부천 하나은행 코치와 적으로 맞붙게 됐다. 최 감독은 “하은주 언니까지 해설 위원을 맡아 흥미로운 구도가 생겼다. 워낙 대단하신 분들이라 개인 대 개인으론 뛰어넘을 순 없다”면서도 “팀으로 만나면 선수단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한껏 불어넣을 예정”이라고 다짐했다. 새 역사도 동기 부여다. 최 감독이 리그 정상에 오르면 한 팀에서 선수, 사령탑으로 각각 우승한 첫 사례가 된다. 하지만 ‘여자농구의 기둥’ 박지수(청주 KB)가 국내 복귀하면서 정규리그 5위 신한은행의 앞길은 더 험난해졌다. “모든 팀의 전력이 강하다”며 한숨 쉰 최 감독은 “그렇다고 우리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신지현, 최이샘을 중심축으로 기초를 다져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차례로 이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법무법인 대륜, ‘유심 유출’ SKT 배임·공무집행 방해 형사고발

    법무법인 대륜, ‘유심 유출’ SKT 배임·공무집행 방해 형사고발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국내 한 법무법인이 SK텔레콤을 형사고발 했다. 법무법인 대륜은 1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업무상 배임, 위계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SK텔레콤 유영상 대표이사와 보안 책임자 등을 고소,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장은 이날 대륜 기업 법무그룹 소속 손계준, 신종수, 지민희 변호사가 직접 제출했다. 대륜 측은 “SK텔레콤은 이동통신업계 전문가로 이용자의 유심 관련 정보의 보관·활용 등에 사무 처리 필요성을 인지했음에도 관리를 등한시했다. 이동통신 3사 중 지난해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정보보호 투자비를 감액하는 등 법인의 이익을 최대로 추구했다”면서 배임 혐의가 있다고 봤다. 대륜은 또 SK텔레콤이 해킹당한 사살일 관계기관에 늦게 신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정부 기관의 적절한 초기 대응을 방해한 중대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8일 오후 6시쯤 사내 시스템에서 이상 징후를 인지했으며, 같은 날 오후 11시쯤 악성코드를 이용한 공격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한 때는 20일 오후 4시 46분쯤이어서 지연 보고 의혹이 일고 있다.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는 침해사고가 발생한 것을 알게 되면 24시간 내에 KISA에 보고해야 한다. 현재 대륜은 집단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며, 대륜 홈페이지를 통해 집단 소송에 참여한 사람은 이날 오후 2시까지 900여명이었다. 대륜 관계자는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와 책임 규명을 촉구하며, 실체적 진실이 투명하게 공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단독] 민주, 요란한 대규모 집중유세 최소화...“여러분 목소리 귀담아 듣겠습니다”

    [단독] 민주, 요란한 대규모 집중유세 최소화...“여러분 목소리 귀담아 듣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기존의 대규모 집중유세를 자제하는 대신 골목골목 찾아다니며 ‘맨투맨’ 접근의 유세방식을 통해 표심을 확보하겠다는 기조를 세웠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1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이 후보를 제외하고 공동선대위원장이나 이런 경우는 집중유세 같은 것을 자제하려고 한다”면서 “골목골목 마을마을을 다니면서 시민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으로 이번 유세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대선, 총선에서 보여왔던 조직과 인력을 동원하는 방식의 집중유세 형식의 선거운동이 최소화 될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소속의 한 의원은 “이번에는 집중유세를 안 하고 국회의원들도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면서 민원을 경청하고 노트에 적는 그런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사실 집중유세를 하면 그 지역민들이 아닌 다른 지역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그러면 오히려 시민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민원을 듣는다기보다 일반적으로 소통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캠페인 방향을 완전히 바꾼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부터 ‘경청버스’를 타고 전국을 순회하며 현장 의견을 듣기로 했다. 선대위의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경청하며 현장에 올인하자는 게 후보의 방침이다. 선거 방법은 위대한 국민에게 듣는다는 것을 모토로 한 경청 캠페인”이라며 “실무 본부장을 제외한 의원들은 여의도에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의원들이 각 지역에서 골목 유세를 하는 과정에서 후보가 해당 조직에 결합하는 형식이 될 전망이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선거 캠페인이라는 게 말 그대로 그냥 자신의 생각을 확성 장치를 사용해 막 떠들어대고 대규모 집중 유세를 통해 떠들어내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골목을 다니면서 시민들의 얘기를 듣고 함께 고민을 나누고 그런 식으로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 ‘마트 흉기난동’ 김성진 구속 송치…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

    ‘마트 흉기난동’ 김성진 구속 송치…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마트에서 흉기난동을 벌인 김성진(33)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1일 오전 김성진을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성진은 지난달 22일 오후 6시 20분쯤 미아역 인근 한 마트에 진열돼 있던 흉기의 포장지를 뜯은 후 장을 보던 60대 여성과 마트 직원 40대 여성에게 휘둘러 경찰에 체포됐다. 그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60대 여성은 숨졌고, 40대 여성은 다쳤다. 김성진은 범행 이후 옆 골목으로 태연하게 걸어가 담배를 피우며 경찰에 자진 신고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김성진은 당시 경찰에 “여기 위치추적 해보면 안 되느냐”, “마트에서 사람을 두 명 찔렀다”고 신고했다. 범행 당시 인근 정형외과 환자복을 입고 있었던 김성진은 이 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29일 “범행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되고 범행의 증거가 충분하며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며 김성진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 등을 공개했다.
  • 구미경 서울시의원 “유해야생동물 먹이주기 금지 제도…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도시 위한 첫걸음”

    구미경 서울시의원 “유해야생동물 먹이주기 금지 제도…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도시 위한 첫걸음”

    서울시의회 구미경 의원(국민의힘, 성동 제2선거구)은 지난달 30일 제330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서울시 유해야생동물 먹이주기 금지에 관한 조례’의 안정적인 정착과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도 보완 및 운영 개선을 촉구했다. 해당 조례는 2024년 1월 개정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제정됐으며, 법률 부칙에는 유해야생동물의 종류가 명시되어 있다. 특히 서울시는 부칙 제7조에 포함된 ‘집비둘기’를 주요 관리 대상으로 삼아, 조례의 적용 대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구 의원은 서울시가 접수한 집비둘기 관련 민원이 2020년 667건에서 2023년 1432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점을 언급하며, 유해야생동물로 인한 시민 불편과 피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물 외벽 부식, 주차 차량 오염, 지하철 역사 내 인명사고 등 실생활 피해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탑골공원의 국보 제2호 ‘원각사지 10층 석탑’은 비둘기 배설물로 인한 부식을 막기 위해 유리보호망이 설치되었으며, 신도림역에서는 역사 내 비둘기를 피하던 시민이 부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한 바 있다. 구미경 의원은 이러한 사례들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시민 안전과 도시 경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구 의원이 발의한 ‘서울시 유해야생동물 먹이주기 금지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금지구역 내 먹이주기 행위에 대한 계도 기간을 오는 6월 30일까지 운영 중이며, 7월 1일부터는 서울시장이 지정한 38개 구역에서 해당 행위가 적발될 경우,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구 의원은 이번 조례가 단속 중심에 그쳐서는 안 되며, 시민의 공감과 인식 개선을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지구역 내 안내 표지판 설치와 생활 밀착형 홍보를 통해 시민들이 계도 기준과 과태료 부과 절차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유해야생동물을 관리하는 관련 기관들을 대상으로 통합된 운영 기준을 마련해 현장 공무원과 순찰 인력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하며, ▲제도 운영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과성을 검증하고 자치구와의 협력을 통해 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구 의원은 “이 조례는 시민 불편을 줄이고 도시 생태계의 건강한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 조성을 위해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운영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김영옥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마약 치료 후 사회복귀 지원 위한 사후관리체계 구축 근거 마련

    김영옥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마약 치료 후 사회복귀 지원 위한 사후관리체계 구축 근거 마련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옥 위원장(국민의힘, 광진3)이 발의한 ‘서울시 마약류 및 유해약물 오남용 방지와 안전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달 30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마약 치료보호 및 감호가 종료된 사람들의 사회 복귀와 재활을 위한 사후관리체계 구축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김 위원장은 “최근 마약류 사범의 수가 매년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30대 청년층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라며 “마약 사범 재범률 또한 2022년 35%, 2023년 32.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체계적인 사후관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서울시장이 마약류 치료보호 또는 감호 종료자에 대해 사회복귀 및 재활을 지원하는 사후관리체계 구축의 책무를 명확히 한 것으로, 마약관리센터의 운영 범위에도 이를 추가했다. 김 위원장은 “마약류 중독은 치료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복귀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번 조례 개정으로 중독자들이 재범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마약 오남용 문제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며 “서울시가 사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중독 예방 및 재활 지원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 산불 분석·유튜브 기획 눈길 끌어… 설명 없이 전문 용어 나열 아쉬워[독자권익위]

    산불 분석·유튜브 기획 눈길 끌어… 설명 없이 전문 용어 나열 아쉬워[독자권익위]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9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85차 회의를 열고 4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낡은 헬기·늙은 인력… 이마저도 야간 강풍에 산불 진화 손 놨다’ 기사와 ‘할머니는 재난 문자를 읽었을까’ 오피니언 등 대형 산불 이후 불거진 각종 문제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시각 자료로 풀어낸 보도를 높이 평가했다. 탄핵 선고를 앞두고 헌법학자와 정치전문가 각 10명이 바라본 전망 기사와 ‘유튜브 창립 20주년, 특별 기획 기사’ 시리즈 등은 시의성은 물론 독자의 눈길까지 끌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다만 베를리너판 전환 이후 한 면에 기사 한 개를 집중해서 다루는 ‘통면 편집’이 늘어나면서 국제 뉴스와 같은 다양한 주제의 기사를 충분히 담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 코인 시대’ 기획 기사에서 ‘STO’(토큰증권)와 같이 독자가 모든 전문 용어를 안다는 전제로 기사를 쓰는 것은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최승필 한국외대 교수 산불 짚은 기사 그래픽·표 뛰어나‘뉴 코인’ 기획 ‘지식의 보고’ 역할3일자 ‘낡은 헬기·늙은 인력… 이마저도 야간 강풍에 산불 진화 손 놨다’ 기사는 산불 방지에 대한 현재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해 눈길을 끈다. 기사에 들어간 표와 그래픽, 사진 등도 뛰어났다. 산림청 자료를 기반으로 산불 진화 헬기 현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같은 날 ‘할머니는 재난 문자를 읽었을까’라는 오피니언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산불 당시 대피 명령과 관련해 정곡을 찌르는 내용이었다.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에게 재난 문자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 꼬집으면서 비상 상황 시 노인 등의 대피를 돕는 사람을 지정한 일본의 사례를 들어 개선 방향도 제시했다. 24일자 ‘뉴 코인 시대’ 기획 기사는 국내 가상자산 제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잘 정리했다. 신문이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려 주는 좋은 기사다. 다음날 이어진 이 기획의 두 번째 기사에서도 정치권 등에서 큰 관심을 보이는 ‘STO’를 재빨리 포착한 후 훌륭한 기사를 썼다. 다만 기사를 너무 전문적으로 잘 쓰다 보니 정작 STO가 무엇의 약자인지 등의 쉬운 부분을 놓쳤다. 항상 말하지만 독자를 위한 별도의 설명은 꼭 필요하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 계엄~尹파면 화보 편집 인상적열정적인 스포츠 컬러면 배치를이달은 탄핵이 모두의 관심사였다. 특히 선고 날 관심을 가지고 지면을 살펴봤다. 4일자 4·5면에 ‘“인용 뒤집을 증거 없어 탄핵”, “헌재 정치적 재판, 기각 가능성”’과 ‘“헌법 수호 의지 없다 판단해 파면”, “중대한 법 위반 아니라 기각”’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헌법학자와 정치전문가 각 10명에게 선고 결과를 전망하도록 하고 그 이유를 들은 것이다. 독자에게 객관적인 시각에서 판단해 볼 기회와 법률 지식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7일자 기사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사진이다. ‘피 말렸던 계엄의 겨울, 다시 지켜낸 민주의 봄’이라는 제목의 사진 8장이 12면에 실렸다. 신문의 역할 중 하나는 바로 역사의 기록이다. 이 지면은 지난해 12월부터 4월까지 대한민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8일자 ‘NHL 오베치킨, 895득점 그레츠키 넘어 통산 최다 역사’ 기사도 사진과 편집이 눈에 띈다. 오베치킨의 등번호인 8번 뒤에 숫자 ‘95’를 넣어 895득점에 성공했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서울신문은 스포츠면이 가끔 흑백으로 나온다. 스포츠 사진은 색이 있어야 열정적인 모습이 제대로 전달된다. 이 부분은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재희 변호사 유튜브 20주년, 시의적절하게 풀어87체제 기획 피상적 대안 아쉬워21~23일자 ‘유튜브 창립 20주년, 특별 기획 기사’ 시리즈를 가장 재밌게 봤다. 시의성과 구성을 잘 잡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특히 3일간 집중적으로 보도한 게 늘어지지 않아서 좋았다. 유튜브의 역사를 총괄적으로 잘 훑어 준 기사였다. 나영석 PD 인터뷰를 통해 제작자의 입장도 충분히 기사에 담았다. 다음으로 연중 기획인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기사의 사회 분야 세 번째 기사가 17일자에도 실렸다. ‘유튜브·SNS 가짜뉴스에 정치인 편승… 진영 양극화 부추긴다’는 기사인데 이 기획을 계속 보면서 드는 생각은 ‘87년 체제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라는 점이다. 기사가 계속되면서 본질이 흐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또한 이 기사는 양극화를 비판하면서도 정작 대안은 피상적이다. 전문가 인터뷰도 기계적으로 나열했다. 연중 기획 취지와 조금 맞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웠다. 이달 좋은 오피니언과 칼럼도 많았는데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은 필진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조금 더 소개해 줬으면 한다. 사진 밑에 경력을 넣는다면 독자들이 보기 편할 것 같다. 윤광일 숙명여대 교수 ‘녹지에 하얀 숲…’ 의미 있는 지적경마식 보도로 중요한 뉴스 놓쳐16일자 ‘녹지에 하얀 숲·340년 보전 숲…지역 경제에 우거진 희망의 숲’ 기사를 보면서 숲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독자가 숲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의미 있는 기사다. 다만 경상도에서 대형 산불이 나면서 역대급 피해가 발생했는데 사진은 굉장히 울창한 숲을 보여 주고 있어 마치 화마를 다 극복한 것처럼 느껴졌다. 좋은 기사인데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산불 피해에 대한 내용도 두세 줄 나오는 데서 그쳤다. 비판하고 싶은 부분도 말하겠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관련 기사다. 한 대행에 대한 기사가 1면에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특정 인물에 초점을 맞춘 ‘경마식 보도’와 ‘흥미 유발 보도’가 압도적으로 많지 않았나 싶다. 이로 인해 가장 중요한 경제 위기나 미국 관세 등의 기사가 주목받지 못했다. 4일자 ‘알박기 대 공백 차단… 정권마다 공공기관장과 불편한 동거’ 기사는 팩트 위주로만 써서 오히려 아쉬웠다. 기관장이 공석인 주요 공공기관과 관련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기사를 다뤄야 했다. 비판의 날이 굉장히 무뎠다. 23일자 ‘가입자 2300만 SKT 해킹, 유심 정보 털렸다… 당국 조사 착수’ 기사도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과 달리 비교적 늦게 기사화됐다. 이재현 이화여대 석사과정 자극적인 제목 앞세워 본질 흐려‘숏폼 정치’로 젊은 독자 관심 끌어21일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 기사의 제목이 ‘홍준표 “키도 크신데 키높이 구두 왜”… 한동훈 “유치하시다”’였다. 토론회의 본질과 무관한 내용을 제목으로 뽑아 독자에게 정치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한다. 토론회는 제대로 챙겨 보기 어렵기에 정리된 내용을 기사로 접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극적인 제목을 앞세운 탓에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기억에 남는 게 없다. 같은 날 ‘짧고 굵게 파격 숏폼… 밈·패러디로 MZ 표심 잡는 대선 주자들’ 기사는 젊은 독자의 관심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인상 깊다. 다만 단순히 후보들의 모습을 나열하는 데 그쳤고 이들이 억지스러운 패러디로 청년들과 소통하려는 부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없었다. 선거를 앞두고 나오는 정치 마케팅이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본다. 25일자 오피니언면에 ‘이것은 대선인가, 정책 듣기평가인가’는 대선을 듣기평가로 비유하면서 제대로 비판했다. 단편적 비판이 아닌 시스템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김영석 연세대 명예교수 ‘대선과 레거시 미디어’ 좋은 칼럼국제 등 다양한 뉴스 실리지 못해서울신문이 베를리너판으로 바뀌면서 신문이 작아졌다. 지면에 들어갈 수 있는 기사가 한정적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한 면을 전부 하나의 기사로만 편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로 인해 국제 뉴스와 같은 다양한 기사가 지면에 실리지 못하고 있다. 독자가 서울신문만 보고도 세상의 흐름을 정확하게 꿰뚫어 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일례로 14일자 ‘6·3 대선과 레거시 미디어의 시험대’와 같은 칼럼이 굉장히 중요하다. 갑질 논란에 사퇴한 일본 효고현 지사와 관련된 내용인데 국내 언론 중 유일하게 서울신문에서만 이 내용을 다뤘다. 칭찬해야 할 부분이다. 끝으로 다른 위원들도 계속해서 말하지만 새로운 단어를 쓸 때는 꼭 풀어서 써야 독자가 이해하기 쉽다. 이달에도 그런 게 부족했다. 기사의 질은 높은데 독자가 모든 전문 용어를 알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기사를 쓰는 것 같다. 변화가 필요하다.
  • 어쩌면 마지막이 될 발걸음… 통신사 옛길 따라 ‘우호의 길’ 걷다[이종락의 이슈 톺아보기]

    어쩌면 마지막이 될 발걸음… 통신사 옛길 따라 ‘우호의 길’ 걷다[이종락의 이슈 톺아보기]

    올해 10회… 서울~도쿄 53일 대장정옛길 되짚으며 한일 교류 토대 마련통신사 파견 횟수인 12회 못 채우고참가자 고령화 등으로 중지할 수도평화의 흔적들 세계문화유산 등재日막부, 1년 예산 들여 통신사 환대이번 여정도 가는 곳마다 환영받아“양국의 우정 교류 노력은 계속돼야”서울에서 도쿄까지 1158㎞를 걸어가는 ‘조선통신사 한일 우정 걷기’가 30일 도쿄 히비야 공원에 도착하는 걸로 막을 내렸다. 한국체육진흥회(회장 선상규)가 주최한 이 행사는 조선통신사 파견 400주년이 되는 2007년, 선조들의 성신교린(誠信交隣)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 발전시킨다는 취지로 격년제로 실시했다. 원래 조선통신사의 파견 횟수인 12차례 행사를 갖기로 했으나 참가자들의 고령화 등으로 53일간 계속 걷는 행사는 10회인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204년간 이어진 조선통신사 행렬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 이후 조선과의 국교를 회복하려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요청으로 1607년 시작됐다. 조선은 포로의 송환 등과 함께 일본의 국정을 살피는 전략적인 의도가 있어 임진왜란이 끝난 지 채 10년도 되지 않았지만 일본에 외교사절단을 파견했다. 당시 조선통신사의 규모는 정부 대표인 정사, 부사, 종사관을 비롯해 보통 400~5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외교사절이었다. 파견 기간은 보통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걸렸다. 1811년까지 204년간 12차례 파견됐으며 이 기간 양국 간에는 평화가 유지됐다. 올해 행사는 서울에서 도쿄까지 걸은 35명의 완주자를 비롯해 코스별 참가자 등 2000여명이 함께했다. 조선시대 옛길 11대로를 완주한 기자도 주말마다 행사에 참가해 경북 안동시 웅부공원~대구시 군위군 의흥면 행정복지센터 구간 59㎞, 일본 시즈오카현 시미즈~미시마 구간 63㎞ 등 122㎞를 일행단과 같이 걸었다. 양국 참가자들은 ‘21세기 조선통신사’, ‘세계평화’라고 적힌 붉은색, 노란색 깃발들을 펄럭이며 양국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배낭에 ‘꽃길’(花道), ‘한일 우정’(友情), ‘평화의 길’(平和の道) 등 각자의 염원을 담은 메시지를 적어 매달고 이동했다. 매일 20~38㎞를 걷는 강행군 속에서도 양국의 참가자들은 ‘아리랑’과 ‘후루사토’, ‘고향의 봄’과 1960년대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수주간 1위를 차지한 ‘위를 보고 걷자’를 번갈아 부르며 피곤함을 달랬다. ●양국의 소통 창구… 뜨거운 환대 이어져 현직 교사인 나카오키 아이코는 “한국과 일본은 식민지 시대 등 복잡한 역사가 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함께 걸어온 동료라는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배낭에 ‘함께 걸으면 친구’라고 쓴 리본을 달고 걸은 사토 다카네는 “한일 양국은 사이좋게 지내다가도 정치와 과거사 문제로 일순 긴장 관계에 빠진다”면서 “지난해 한국인 881만명이 일본을, 일본인 322만명이 한국을 방문한 것처럼 이런 민간 레벨의 교류가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했다. 연세학당에서 1년 반 동안 한국어를 배운 나카니시 하루요는 “조선통신사 길을 걸으면서 문경 옛길박물관, 일본의 동해도 역원(宿場)을 둘러보며 역사 공부를 많이 한 게 좋았다”고 밝혔다. 고교에서 화학 교사로 재직했던 엔료 료코는 남편이 서울에서 10년간 근무한 것이 인연이 돼 10회 모두 참석했다. 행렬단은 가는 곳마다 양국의 시민들에게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조선시대부터 조선통신사 행렬의 전별연을 베풀었던 경북 영천시는 이번에도 행사단을 반갑게 맞았다. 조양루에서 열린 전별연에서 어린이들의 부채춤을 비롯해 태평무, 영천 아리랑 공연이 이어졌다. 공연이 끝난 후 단원들과 출연진 모두 손을 잡고 강강술래 춤을 함께 추며 양국의 우애를 다졌다. 이런 환대는 일본에서도 이어졌다. 2017년 조선통신사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조선통신사가 일본 사회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는 덕분이다. 행사단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시민이 말을 걸며 손을 흔들어 격려해 주고 간식거리와 음료수 등을 제공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사와 시장들이 직접 나와 환영식을 열어 줬다. 나고야시 다치바나초 주민들은 최근 몇 년간 한일 관계가 악화됐을 때도 한국인들을 환대하는 전통을 이어 오고 있다. 시즈오카현 시마다시에서는 시청의 남녀 직원 십수 명이 손에 작은 태극기를 든 채 한복을 입고 열렬히 환대했다. ●조선통신사 행사는 교민사회의 자부심 각 지역 민단 관계자들도 조선통신사길 걷기 행렬단을 따뜻하게 맞으며 자부심을 표현했다. 오사카 민단 환영식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머니합창단이 ‘아리랑’ 등의 노래를 부르자 일부 참가자들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서울에서 도쿄까지 참가자들의 안전을 책임졌던 한국체육진흥회 김월호 이사는 “교민들이 일본에 살면서 얼마나 많은 차별을 견뎌내며 고생했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절로 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는 교민들이 상당수 참가했다. 행사 진행의 리더와 통역을 맡았던 이영수, 경수 형제는 각각 조총련과 민단 소속이지만 조선통신사의 행렬에 마음을 함께했다. 이성임씨는 10차례의 행사 중 4차례나 서울에서 도쿄까지 완주했고 이혜미자씨는 1회부터 매회 참가했다. 92세로 최고령 참가자인 김순남씨는 8년 전 6회 행사 때 경북 의성의 한 음식점에서 6·25 때 전우를 우연히 만났는데 4년 전에 고인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약식으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쇼군만 통행하던 길도 통신사에 내줘 일본 막부는 당시 쇄국정책을 폈기 때문에 선진문물을 전하는 유일한 소통 창구인 조선통신사 일행에 지극한 정성을 기울였다. 통신사 일행을 맞이하는 데 1400여척의 배와 1만여명의 인원이 동원되는 등 막부가 쓴 돈이 1년 예산에 필적했을 정도였다. 1711년 일본 최고의 유학자인 아라이 하쿠세키는 통신사에 대한 환대가 중국 사신보다 높은 데 불만을 품고 이를 시정할 것을 막부에 요청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림과 시에 능통했던 조선통신사 일행은 가는 곳마다 일본의 지식인, 문사들과 필담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서화·시문·글씨 등을 남겼다. 이러한 유산들은 병풍·회권·판화 등의 형태로 만들어져 널리 유행했으며 2017년 조선통신사 행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조선통신사 관련 책들을 출간한 니시니폰신문 기자 출신인 시마무라 하쓰요시는 “국서를 교환하며 만들어 낸 조선통신사 평화의 길은 세계에서도 유일하다”면서 “서로 속이지 않고, 싸우지 않고, 진실로써 교류한다는 통신사의 성신교린의 정신을 오늘에 계승해 원만한 한일 관계로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 후배들의 책무”라고 말했다. 한일 양국의 일부 구간에 동행한 그는 이를 위해 조선통신사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2017년 10월 31일을 조선통신사 기념일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조선통신사길은 교토에서 에도(도쿄)로 가는 동해도를 주로 이용하는데 시가현 야스시의 유키하타에서 히코네에 이르는 41㎞는 ‘조선인가도’(朝鮮人街道)라고 명명된 길로 걷는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키가하라전투에서 승리한 후 천황을 만나러 지나간 길이다. 쇼군과 조선통신사에만 통행이 허용됐다고 한다. 기자가 걸었던 시즈오카현 삿타고개도 에도 막부가 조선통신사를 위해 위험한 바닷길을 피해 새로 만든 길이다. 우측 깎아지른 듯한 절벽 너머로 태평양 바다와 후지산이 펼쳐져 있어 조선통신사 일본 구간 중 최고의 절경을 자랑한다. ●기로에 놓인 조선통신사 걷기 행사 조선통신사 우정 걷기 행사를 2007년부터 기획한 선 회장은 “서울에서 도쿄까지 53일간 계속 걷는 행사는 사실상 막을 내리지만 의미가 있는 일부 구간들을 걷는 등의 행사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면서 “조선통신사가 오갔던 길이 한일 젊은이들이 자주 찾아 두 나라를 이해하는 평화의 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도쿄까지 부인 김정현씨와 함께 완주한 정문호씨는 “이번 여정은 양국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한 인생기행이었다”면서 “이런 역사적인 민간 이벤트가 지속돼 흔들리지 않는 한일 간 유대의 밑거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 지원을 담당한 다카하시 도시아키도 “한일 시민들이 허심탄회하게 지내는 이렇게 좋은 행사가 이번에 끝나는 것이 아닌 일시 중단되는 것이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한일 양측 집행부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다시 모여 향후 행사 진행 여부와 변경 방안을 최종 논의하기로 했다.
  • 30초 만에 볼링장 화재 잡은 ‘베테랑’

    30초 만에 볼링장 화재 잡은 ‘베테랑’

    ‘1분 안에 불 끄는 클래스’ SNS 화제30년차 소방관 “당연한 일 했을 뿐” “‘덕분에 다시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며 볼링장 사장님이 가게 사진을 보냈어요. 30년 소방관 생활을 했지만 그럴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인천소방본부 남동소방서 만수119안전센터 소속 지수룡(58) 소방경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 소방경은 지난 26일 인천시 미추홀구 볼링장 내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30~40초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그가 발 빠르게 화재에 대응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SNS) 등에 공유되면서 ‘불 끄는 데 1분도 안 걸리는 현직 소방관 클래스’, ‘쉬는 날에도 쉬지 않는 소방관’ 등의 댓글이 달리며 화제가 됐다. 지 소방경은 비번인 날 고향 친구들과 함께 볼링장을 찾았다고 한다. 도착한 지 3~4분여 뒤에 ‘불이야’라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으로 달려갔고 옥내 소화전을 찾아 수관을 연장해 곧바로 화재 진화에 나섰다. 수관을 연결해 발화 지점으로 달려가 직접 불을 끄기까지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그동안 소방관 생활을 하면서 크고 작은 불을 껐던 그였지만, 비번인 날 눈앞에서 불이 난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는 “그저 불을 꺼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어떤 소방관이었어도 저처럼 했을 것”이라고 했다. 1995년 임용돼 올해 30년차 베테랑 소방관인 그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마음에 이 일을 시작했다”며 “요즘처럼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날씨로 산불을 포함한 큰불 위험이 커지면 근무 때 더 긴장하게 된다”고 했다. 지 소방경이 소속된 인천소방본부에서는 지난달 경북 지역 산불에 차량 22대와 인력 229명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경북 산불에 이어 최근 대구 함지산까지 계속해서 불이 나고 있어 안타깝다”며 “고생했을 소방관 동료들, 산림청 직원들과 가슴이 타들어 갔을 이재민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국민들의 많은 위로와 격려를 대신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아, 그 고릴라… 현직 거장의 반전 상상력 직관 ‘빅 찬스’

    아, 그 고릴라… 현직 거장의 반전 상상력 직관 ‘빅 찬스’

    글과 그림 사이 빈틈독자 상상력으로 채우는진짜 책 읽기의 즐거움 “좋은 그림책일수록 글과 그림 사이에 매력적인 빈틈이 있고, 그 빈틈을 독자의 상상력이 채우며 이야기를 완성해 간다. 이 과정이야말로 책 읽기의 진짜 즐거움이며, 상상력의 힘을 키우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앤서니 브라운) 글과 그림 사이, 그 여백을 독자의 자리로 남겨 두는 작가 앤서니 브라운(79)이 전시로 한국 팬들과 만난다. 2022년 ‘원더랜드 뮤지엄전’ 이후 3년 만이다. 영국 출신 브라운은 과거 맨체스터 왕립 병원에서 수술 부위와 해부도를 그리고 갤러리에서 판매용 연하장을 디자인하는 일을 했지만 현재는 영국과 한국은 물론 세계가 사랑하는 그림책 작가가 됐다. 그의 책은 전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돼 출간됐고 전시 역시 미국, 멕시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열렸다.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등 권위 있는 아동 문학상을 받았으며 2021년에는 대영제국훈장을 수훈했다. 5월 2일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앤서니 브라운전: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은 이야기 거장으로서의 면모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신문과 아트센터이다 등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전시 작품만 260여점에 달한다. 1976년 발표한 첫 작품 ‘거울 속으로’부터 지난해 발표한 ‘자그맣고 커다란 고릴라’에 이르기까지 50년간 작가가 들려준 특별한 이야기의 세계가 한자리에서 펼쳐진다. 특히 지난 전시 이후인 2023~24년 출간된 그림책의 원화를 만날 수 있을뿐더러 조민서 작가와 협업한 미디어아트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그의 창작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출간작들은 일상에서 영감을 포착해 냈다. 지난해 나온 ‘우리 할아버지’의 경우 2000년 ‘우리 아빠가 최고야’로 시작된 가족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그동안 브라운은 ‘우리 엄마’, ‘우리 형’, ‘넌 나의 우주야’를 통해 가족 이야기를 선보였다. ‘우리 할아버지’에서는 기존 스타일에서 한 걸음 나아가 전 세계 다양한 민족의 어린이들이 각자 할아버지를 소개하는 형식을 시도했다. ‘우리 형’을 제외한 가족 시리즈는 모두 포옹으로 마무리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작품에서 뽑은 다양한 포옹 장면을 모아 관람객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지난해 선보인 ‘자그맣고 커다란 고릴라’에는 그의 시그니처가 된 고릴라를 비롯해 침팬지, 오랑우탄, 흰얼굴카푸친원숭이 등 다양한 영장류가 등장한다. 브라운은 ‘고릴라’, ‘미술관에 간 윌리’ 등 다양한 작품에서 고릴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는 앞서 인터뷰를 통해 “고릴라는 사람과 비슷한 데다 나를 보는 것만 같기도 하고 크고 힘이 센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는 동물이라 즐겨 그린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작품에서도 영장류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지는데 털 한 올까지 정성스럽게 그려 낸 그림과 묵직하면서도 따뜻한 색감이 돋보인다. 2023년 출간된 ‘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형에게 바치는 헌정 작품이다. 강아지는 작가의 반려견을 모델로 했으며 배경이 된 해변 역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 작품은 미디어아트로도 만날 수 있는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작은 이야기 속 바다가 광활한 영상 공간으로 변주된다. 가위로 자른 듯한 영상 조각들이 겹치며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현실과 동화가 한 화면에서 어우러진다. 전시를 기획한 유제승 큐레이터는 “브라운의 책은 재치 있는 유머로 미소를 자아내고, 때로는 깊은 감동을 전하며, 어른조차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오는 9월 28일까지.
  • 국가 보물창고 ‘오대산사고’… 추사의 흔적 오롯이

    국가 보물창고 ‘오대산사고’… 추사의 흔적 오롯이

    “귀신이 문 걸어 출입 금하고 서적은 구름처럼 쌓여 있네. 관리들 수레 동으로 행차하니 포쇄하라 왕께서 명하였기 때문. 귀한 책 차례로 열람하니 밝은 햇빛 종일 숲 비추네.” (번암 채제공의 ‘사각에서 포쇄하다’ 중에서) 30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 ‘신선의 산’이라 불리는 오대산 입구에 들어서면 금강연의 절경과 마주한다. 수백년 전 오대산 사고를 다녀간 사람들이 글과 그림으로 찬미했던 그 연못이다. 찰나가 아쉬운 듯 주변 너럭바위에는 그들의 이름자가 새겨 있다. 사고는 국가의 중요한 도서를 보관하는 일종의 서고인데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 의궤’ 등이 대표적인 보관물이었다. 임진왜란 이후 전국 사고가 소실되자 기록이 가진 힘을 중시했던 조선은 한양의 춘추관 사고 외에 오대산, 정족산, 태백산, 적상산에 왕실의 기록물을 나눠 보관했다. 월정사를 뒤로 두고 4㎞가량 가파른 길을 올라야 비로소 오대산 사고가 모습을 드러낸다. 화재를 피하고자 돌담으로 둘러싸인 2층 건물 두 채는 앞뒤로 배치돼 있다. 현재는 텅 비어 있지만, 과거에는 태조부터 명종까지 실록을 다시 제작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교정본 실록이 봉안됐고 이후 정본 실록이 차례로 보관됐다. 사고가 산속 깊은 곳에 자리하게 되면서 습기에 약한 서적의 관리를 위해 2년에 한 번씩 책을 꺼내 바람에 말리는 ‘포쇄’가 시행됐다. 포쇄를 위해 중앙에서 파견된 사관들은 이를 영예롭게 여겨 공식 기록 외에도 시문이나 암각문 등의 자취를 남겼다. 채제공, 추사 김정희와 같은 명사들도 젊은 시절 포쇄를 위해 오대산 사고에 다녀간 뒤 기록을 남겼다. 5월 1일 오대산 사고의 현대판인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 오대산 자락에서 전면 개관한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되는 아픔을 겪었다가 110여년 만에 환수된 오대산 사고본(本)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를 만날 수 있는 전문 박물관이 온전히 열리는 것이다. 앞서 실록박물관은 2023년 11월 상설 전시실만 개관해 실록과 의궤를 선보였지만 8개월 만인 지난해 7월 전시·교육·영상 콘텐츠와 어린이를 위한 체험 공간 등을 조성하기 위해 휴관에 돌입했다. 휴관 동안 어린이박물관, 영상실 등이 새로 조성됐다. 특별전시실에서는 7월 13일까지 ‘오대산사고 가는 길’ 전시를 통해 사고의 설립과 운영, 쇠퇴의 역사를 조명하는 40여점의 유물을 선보인다. 특히 김정희가 포쇄 이후 강릉 오죽헌에서 ‘심헌록’이라는 방명록에 이름을 남겼는데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된다. 전면 개관이지만 오대산 사고본 실록 대부분을 여전히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 두고 있는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김정임 실록박물관장은 “보존 연구동을 새로 지어 화재에도 문제가 없도록 그 지하에 수장고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반려동물과 행복한 일상 일구는 관악

    반려동물과 행복한 일상 일구는 관악

    서울 관악구가 반려동물 양육 가구 증가세에 발맞춰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확산에 힘쓴다고 30일 밝혔다. 우선 유기동물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 동물병원과 협력해 ‘유기동물 응급·중증외상치료센터’를 운영한다. 중증 외상을 당한 유기동물의 치료를 지원한다. 지난 한 해 유기 동물 75마리 입양을 성사하고 유실 동물 79마리를 주인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올해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가구에는 질병 치료, 예방접종, 중성화 수술 비용 등 마리당 최대 15만원의 입양장려금을 지원한다. 또 ‘찾아가는 반려동물 서비스’로 반려동물 가구의 편의를 높인다. 의사, 애견미용사 등 반려동물 전문가가 반려동물 건강부터 위생, 미용까지 상담을 통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반기에 이동식 반려견 쉼터를 시범 운영한다. 매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동물과의 공존 한마당 축제도 열고 소통의 장을 만든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500만 반려동물 가구 시대를 맞아 유기동물 인식 개선과 반려동물 복지 향상에 지속적으로 힘쓰며 사람과 동물이 모두 행복한 동네를 만들겠다”고 했다.
  • 이준석 “빅텐트 참여 안 해… 한덕수, 투표용지에 이름 못 올릴 것”

    이준석 “빅텐트 참여 안 해… 한덕수, 투표용지에 이름 못 올릴 것”

    계엄 책임 있는 사람과 함께 못 해安·洪 탈락해 단일화 가능성 없어이재명, 절대 운전하면 안 될 사람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30일 보수 진영 단일화 ‘빅텐트’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그럴 일이 없다”고 말했다.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고히 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비상계엄과 조기 대선에 책임 있는 사람들과는 함께할 수 없다”며 “어설픈 정치공학적 ‘묻지마 단일화’에 응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29일 발표된 국민의힘 2차 경선 결과에 대해 언급하며 “그나마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탈락했다”며 “(단일화에 대한) 마지막 가능성이 차단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만들고 싶은 빅텐트가 있다면 과학기술의 빅텐트”라며 “안철수의 융합적 사고, 홍준표의 경험과 추진력, 오세훈의 화합과 소통 능력이 함께하는 빅텐트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후보는 조만간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한 총리가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시작은 하겠지만, 시간상으로나 기술적으로 봤을 때 한 달 뒤 투표 용지에 한 총리 이름이 올라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후보는 한 대행에 대해 “내가 아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면 한 총리에게도 계엄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은 없었을 것으로 보이기에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그럼에도 계엄 내각에 있었던 한 총리에 대한 국민 여론이 호의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경제 정책을 ‘괴짜 경제학’이라며 “이 후보는 4차선 맨 왼쪽 차로에서 오른쪽 깜빡이를 켜고 좌회전할 사람이다. 도로에 나가면 대형 사고를 낼, 절대 운전하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도 정면 대응했다. ‘명태균 리스크’에는 “명씨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정확한 크로스체크(교차검증)가 이뤄지지 않은 채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은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리더십이라는 지적에는 “바른미래당이나 국민의당 등 제3당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항상 있어 왔던 문제들”이라며 “정치 입문 이후 어려운 선거만을 치르며 돌파해 왔고 이번에도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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