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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우여·이주영, 원내대표 후보 단일화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친박(친박근혜) 성향 중립 진영인 황우여·이주영 의원이 2일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황 의원이 원내대표로 출마하고 이 의원은 정책위의장으로 나선다. 4·27 재·보선 참패 뒤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친이(친이명박)계 2선 퇴진론’이 거론되는 시점에서 친이(친이명박)계 안경률·이병석 의원과 함께 4파전 구도를 형성했던 두 의원의 단일화는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의원은 오후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당 쇄신을 바라는 민심과 당내 여론을 받아들여 단일화 요구를 수용했다.”면서 “앞으로는 당 정책위의장 후보로서 황 후보의 원내대표 당선을 위해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황 의원도 “이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후보에서 물러서는 대신 정책 지원을 맡아 주기로 했다.”면서 “국민의 요구를 온전히 담아낸 정책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4·27 재보선 후폭풍] 한나라 의원 3인이 말하는 ‘黨 쇄신’ 방향은

    [4·27 재보선 후폭풍] 한나라 의원 3인이 말하는 ‘黨 쇄신’ 방향은

    4·27 재·보궐선거 패배로 지도부가 총사퇴를 선언한 한나라당이 고민에 빠졌다. 등 돌린 민심을 다시 어떻게 돌려놓을지,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당 대표를 누구로 내세울지 등을 놓고 백가쟁명식 해법이 쏟아지고 있다. 논쟁의 근저에는 앞으로 짜여질 ‘새판’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중도적 입장에서 당 쇄신을 주장해 온 소장파 등 계파별 입장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 봤다. ■ 소장파 김성태 의원 “박근혜 카드만이 살길… 전대출마 해달라” “도대체 얼마나 더 당이 위기에 빠져야 나설 것인가. 박근혜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 나와야 한다.” 한나라당 내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의’ 공동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29일 당 쇄신의 주체이자 결정체로서 ‘박근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 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전대 출마는 진정한 위기 상황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 줄 수 있는 카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친박계 일각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 운영권을 보장해야 나설 수 있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과 관련, 김 의원은 “소극적인 모습”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권을 확보하고 행사하면 된다. 당권을 갖고 정부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막으면 된다.”면서 “대통령이 권한을 넘겨줘야 할 수 있다는 식의 구시대적 논리를 이젠 우리 스스로 뛰어넘어야 한다는 게 쇄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4·27 재·보선 패배의 원인을 “이명박 정부의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국정운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에 대한 뼈아픈 자성”, “이 대통령의 당에 대한 인식 전환”을 쇄신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 대통령도 정권을 만들어 준 당을 위한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의원들이 굴레에서 벗어나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면서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더라도 그걸 거부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의 “남 탓하는 정치인은 성공 못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이번 재·보선 참패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고 당·정·청의 일대 혁신을 부르짖는 사람들에게 던진 메시지”라고 해석한 뒤 “(이 대통령은)이런 엄중한 시기에서도 MB정권의 성공만을 위해 거수기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맞받았다. 그는 분당을 공천 분란의 두 축인 이재오 특임장관과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비난의 대상에 올렸다. “이들이 내놓은 입장들이 당의 분란과 국민적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또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특정 계파끼리만 모이고 하는 걸 어느 국민이 비판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민본21’은 안상수 대표를 몰아붙여 새 원내대표 경선일을 당초 오는 2일에서 6일로 연기시키고, 의원연찬회 소집을 관철시켰다. 김 의원은 ‘바람직한 새 원내대표·비대위원장·당 대표상’에 대해 “청와대를 향해 할 말을 하고 필요하다면 결기를 모아 대응하는 소신과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청와대에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구심점이 없다는 비난에서 대해서도 “대통령의 거수기 역할만 하다 보니 리더십이 사라진 것”이라면서 “이젠 초계파적으로 나서야 한다. 민본21부터 탈계파를 결의하겠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친박계 현기환 의원 “朴대표가 앞장서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것은 진정성이 결여된 정치공학적인 주장이다. 주류 역할론이나 세대 교체론도 마찬가지다.” 4·2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한나라당에서 부상하는 ‘박근혜 역할론’과 관련,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호되게 회초리를 맞고도 친이·친박 따지는 사람들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박 전 대표 등 차기 대선주자들이 당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부정적이다. 지금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대선주자들은 오는 6월부터 당직을 맡을 수 없다. 현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통해 국민들이 상상한 그림은 이명박 대통령이 정부를 맡고,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을 주도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동안 주류가 당권을 독식하다가 이제 와서 상황 논리에 근거해 특정인이 당직을 맡도록 당헌·당규를 바꾸자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위인설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신 “박 전 대표를 포함한 여권 대선주자들에게는 올 하반기 이후 총선·대선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 국민과 접촉할 수 있는 활동 공간을 만들어 주면 된다.”고 제안했다. 따라서 당 쇄신안의 핵심은 인물 교체가 아닌 정책 변화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의원은 “누가 당직을 맡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중요하며, 서민경제 살리기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면서 “청와대는 민심의 창구인 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경청한 내용은 정부를 통해 집행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인물, 청와대·야당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중립적 인사가 나서야 한다.”면서 “당 대표든 원내대표든 세몰이 식으로 의원들을 줄세워 계파를 따지면 망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제도보다는 운영을 잘못해서 특정 계파가 독식하는 구조가 됐던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주류 배제론’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언급이 개인적 견해인지 친박계 중론인지를 묻는 질문에 현 의원은 “친박계는 이심전심으로 컨센서스(동의)가 있으며, 이로 인한 행동이나 태도에도 어느 정도 일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충격이 아니다. 이미 예견된 패배였다. 따라서 호들갑을 떨 일도 아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국가경제 위기는 극복했을지 몰라도 서민경제는 나아진 게 없다. 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서민들이 느낀 소외감과 박탈감이 이번 선거 결과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에 실망한 마음을 가감없이 표출했으니, 이제 수습의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면서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친이계 권택기 의원 “뺄셈정치로 당력 소모땐 더 큰 버림 받아” “어느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로에게 삿대질하면서 뺄셈정치를 하는 순간 국민들로부터 더 큰 버림을 받을 것이다.” 한나라당 친이계 권택기 의원은 29일 4·27 재·보선 결과를 두고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주류 책임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특히 이재오 특임장관의 책임에 대해서는 “객관적 사실을 두고 서로 책임을 이야기해야지 마녀사냥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여당으로서의 국정 안정에 대한 책임과 170석 넘는 거대 당으로서의 성숙된 변화를 원할 것”이라면서 “그런데 또 계파간의 싸움처럼 특정인에 대해 책임론을 제기하면, 국민들에게는 제대로 된 반성이 아니라 또다시 희생양을 찾는 것으로 비쳐진다. 이분법적으로 가는 순간 큰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장파 등에서 친이 주류를 ‘청와대 아바타’로 비유하며 “새 지도부에 나서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주류가 잘못했다는 것은 일정부분 통감한다.”면서도 “여당으로서 국정운영에 대한 무한 공동책임을 질 중심축은 있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단지 이명박 정부를 만들었다고 해서 주류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 명분이 없으면 못 한다.”면서 “더 큰 명분을 갖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면 그들이 주류가 돼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대신 지금의 책임을 어떻게 질지는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스스로가 돌아보면 나를 비롯해 모두가 각각의 아바타였다.”는 말도 덧붙였다. 권 의원은 또 “지금 한나라당이 가장 주목해야 할 핵심적인 문제는 중산층의 이반과 30~40대와의 괴리”라면서 “중산층을 두껍게 하기 위한 정강정책들을 재검토해야 하고 그에 맞는 소통통로를 만들어야 진정한 세대교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젊은 지도부·세대교체론이 마치 원로 퇴진론으로 비쳐지는 데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당의 중진과 원로그룹들이 받쳐주는 세대 중심축을 만드는 동시에 정두언·나경원·원희룡·남경필 의원, 3선 이상 또는 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사람들 가운데 30~40대와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제대로 만들어서 그 의견을 당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게 변화의 가장 큰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재·보선 이후 청와대 개편 움직임에 대해서 “지금 시점에서 청와대에 ‘순장조’만 남기는 게 바람직하며, 되도록 당과 편하게 이야기할 사람들이 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민심을 직접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을 통해 한 단계 걸러 가는 민심을 아는 게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오 장관의 당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을 안 갖고 있는 걸로 안다. 당에 들어오면 또 친이·친박 양대 진영의 싸움 구도로 몰릴 텐데 본인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오겠느냐.”면서 “‘박근혜 역할론’처럼 이 장관이 옷 벗고 와서 당을 추슬러 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는 깊은 고민을 하겠지만 지금은 본인이 원한다고 해서 들어올 수 있는 공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절묘한 PK 정치균형

    절묘한 PK 정치균형

    경남의 정치 구도에 절묘한 균형추가 잡혔다. 4·27 재·보선에서 김해을 민심이 한나라당 김태호 당선자를 선택하면서다. 표면적으론 6·2 지방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인 김두관 지사 쪽으로 쏠렸던 구도에 ‘김태호’라는 견제장치가 달린 모양새다.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을 꿰차고 야권 잠룡 그룹에 합류하며 중앙 정치권을 향하던 김 지사의 방향키도 유턴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지사로선 대권 도전에 앞서 1차 관문격인 경남권 대표주자로서의 입지부터 다시 다잡아야 한다는 껄끄러운 숙제가 생긴 셈이다. ●경남 대표주자 새 경쟁체제 시작 김 지사는 28일 김 당선자의 승리에 대해 “유권자들은 항상 옳다.”고 평가했다. 그가 지난 1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당선자와 관련, “정치를 아시는 분이 김해 재·보선의 판을 키울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던 것과는,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의 평가 이면에는 견제와 균형을 요구하는 민심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와 ‘선의의 경쟁’에 대한 다짐이 함께 묻어났다. ‘김두관 묶기’라는 측면에서, 이번 재·보선에서 완패했지만 한나라당의 경남 구상만큼은 100%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8·8 개각 당시 한나라당의 최고위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김태호 지사를 국무총리 후보로 발탁하려 했던 것은 김 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측면이 컸다.”고 말한 바 있다. ●여권 ‘PK 風차단’ 부수효과도 여권 입장에선 김 당선자의 승리로 ‘노풍’(風) 차단이라는 부수효과까지 덤으로 얻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부산과 경남에 휘몰아쳤던 ‘한나라당 위기론’의 확산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우선 영남권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를 회복한 김 당선자의 승리를 계기로 부산·경남의 보수층을 다시 결집하는 전략도 펴 볼 만하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창원·마산·진해 통합에 대한 민심의 반감, 신공항 갈등 등으로 쪼개진 보수를 다잡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친박(박근혜)계로 분류되다 친이(이명박)계 쪽으로 기운 김 당선자가 집권 후반기 격변의 역학 구도 속에서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당내 우려는 그의 행보에 변수로 남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이재오 “강남 출신 분당주민, 용인수지 가는 통에…”

    이재오 “강남 출신 분당주민, 용인수지 가는 통에…”

    28일 오전 5시 45분 서울 은평구 구산동 주택가. 골목 막다른 집의 남색 대문이 열리더니 서류가방을 손에 든 이재오 특임장관이 걸어 나왔다. 이 장관은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매일 같은 시간 집에서 나와 연신내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40여분 동안 동행한 이 장관의 출근길은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분위기였다. 얼굴에는 트레이드 마크인 ‘함박웃음’보다 쓴웃음이 더 자주 스쳐 갔고, 가라앉은 목소리에서는 전날 재·보궐선거에서의 뼈아픈 패배감이 묻어나는 듯했다. 이 장관은 이번 재·보선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 초반에는 ‘정운찬 분당을 출마설’의 배후로 지목됐다. 막판에는 친이계 모임을 주도해 선거전략을 논의하고, 경남 김해을 지역의 동향을 파악한 특임장관실 직원 수첩이 발견되면서 선거개입 논란에도 휘말렸다. 그런 이 장관에게 “선거 결과가 생각대로 나온 것이냐.”고 어렵게 첫 질문을 던졌다. 대답 대신 한숨만 내쉰 이 장관은 “참, 우리 기초단체장은 어떻게 됐느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전날 격전지 결과를 주시하느라 다른 지역은 신경 쓸 여유도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 김해을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의 ‘나홀로 선거운동’을 언급하자 “나처럼 선거운동을 한 사람만 됐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당색’을 뺀 덕분에 당선될 수 있었던 아이러니를 지적하자 이 장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특임장관실 수첩과 관련해 김 후보의 당선으로 책임론을 빗겨간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나도 이야기가 나온 뒤 출장부를 가져오라고 해서 확인하고 알았는데, 시민사회팀장이 원래 현안이 있는 곳에 가서 민심을 듣고 오는 일을 하는 자리”라면서 “선거에 개입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야당에는 충분히 호재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분당을에서의 패인은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분당의 주민 구조가 옛날 같지가 않다. 전에는 강남에 살던 사람들이 많이 와서 살았는데 이제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용인 수지 쪽으로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렇듯 지역구 유권자 구조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40대 이하 젊은 사람들이 68%를 차지하게 됐다. 그 사람들 절반만 투표한다고 해도 34%인데, 못 당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 서울도 40대 이하 유권자가 많다.”는 설명에서는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도 느껴졌다. 이에 한나라당의 ‘젊은층 공포증’을 꼬집자 “당연히 같이 안고 가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싫어하는 이유가 있으면 그 이유를 찾아서 없애면 되는데, 젊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은 그냥 싫다고 하니… 이유를 찾아봐야지.”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을 분당을 후보로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진 이 장관에게 강재섭 후보가 인물론에서 뒤진 것 아니냐고 ‘유도심문’을 던졌다. 수차례 질문에도 묵묵부답이던 그는 “분당을은 토박이 이런 것도 없으니까….”라고만 답했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자 “지도부에서 적절히 알아서 대응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선거의 승자는 역시 손학규 대표인 것이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손 대표가 이제 완전히 민주당 사람이 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대권구도 변화에 대해서는 “대선이 아직 2년이나 남았고, 그 사이 또 정치지형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출근길 내내 이 장관은 “한나라당이 잘해야 한다. 정말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든 지든 민심을 정말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되뇌이듯 같은 말을 몇번씩 반복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우리가 깨지고, 내가 들어온 선거에서 우리가 확 뒤집지 않았느냐. 그런데 1년 만에 또 이렇게 뒤집히고…. 민심이 참….” 이 장관이 지하철을 기다리며 푸념하듯 내뱉은 ‘민심’의 무게는 어느 때보다도 무거워 보였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與 수도권 의원들 ‘패닉’

    “위기론이 현실로 다가왔다.” 한나라당이 텃밭이었던 경기 성남시 분당을 지역에서 패배하자 수도권 의원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의 구청장과 경기도의 시장, 군수 자리를 대거 빼앗긴 데 이어 분당에서의 고배는 내년 총선을 앞둔 수도권 의원들에게는 공포로 다가온다. 그나마 서울 중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약간의 안도감을 주는 정도다. 수도권 의원들은 자구책으로 당장 ‘지도부 교체론’을 들고나올 태세다. 새달 2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 일정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상찬(서울 강서구갑) 의원은 “소장파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강한 개혁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이는 곧 국민들의 요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구 의원은 그러면서 “지도부는 책임을 져야 하고 이제 겸허하게 국민들의 심판을 받고 다시 거듭나야 한다. 천막당사 시절의 마음자세로 돌아가지 않으면 한나라당은 망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권영진(서울 노원구을) 의원은 “이게 바로 한나라당의 현주소다. 냉담한 민심의 주소를 뼈저리게 느끼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바꿔야 한다.”면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과 당 지도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특히 당 지도부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친이 주류들이 당 대표하겠다고 나서는 순간 한나라당은 망한다.”면서 “지도부가 계파를 초월해야 하고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과거가 아닌 미래를 기대할 수 있도록 세대교체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두언(서울 서대문구갑) 최고위원은 “분당이 이렇게 됐으니 앞으로 수도권 어느 지역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면서 “곧바로 지도부 교체론이든 무엇이든 자연발생적으로 나올 것이다. 우선 원내대표 선거부터 미루고 향후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명진(경기 부천시 소사구) 의원도 “이런 상황에서 원내대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거들었다. 당내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 21’ 의원들은 28일 오전에 모임을 갖기로 했다. 간사인 김세연 의원은 “지도부 교체에 대한 요구는 물밑에서 계속 있었던 만큼 원내대표 선거일정까지 연관 지어서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패배 원인을 한두 가지로 꼽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전반적으로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실망을 많이 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친이재오계인 권택기(서울 광진구갑) 의원은 “단지 사람 한두명 바꾸고 책임을 묻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며 소장파에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한나라당 지도부 총사퇴…비대위 구성

    한나라당 지도부 총사퇴…비대위 구성

    한나라당은 28일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키로 함에 따라 지도부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주 중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가 모두 책임을 통감하고 민심의 준엄한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다음주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환골탈태하지 않고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한나라당은 민심에 따라 당을 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손학규, 한나라 꼬리표 떼고 야권 유력 대권주자 ‘우뚝’

    손학규, 한나라 꼬리표 떼고 야권 유력 대권주자 ‘우뚝’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짜릿한 인생 역전을 맛봤다. 2007년 3월 한나라당을 탈당, ‘철새’라는 여권의 공격을 버티며 춘천 칩거 등으로 몸을 웅크린 지 4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한나라당의 ‘심장부’인 분당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말뚝을 박았다. 손 대표는 27일 당선 소감을 통해 “분당의 승리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승리”라면서 “변화 열망이 분당의 시민을 통해서 표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승리는 손 대표의 당내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은 물론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서 위상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 손학규의 행로는 가시밭길이었다. 1993년 경기 광명에서 보궐 선거로 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15대 총선에서 재선한 뒤 신한국당 정책조정위원장을 맡는 등 여권의 촉망 받는 정치인으로 순탄하게 입지를 굳혀 나갔다.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2000년 총선에서 16대 국회의원에 올랐다. 2년 뒤인 2002년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경기지사직에 도전해 당선됐다. 한마디로 ‘승승장구’였다. 그러나 손 대표는 2007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이번 보궐선거에서 맞붙은 당시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와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된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 여부를 놓고 당 지도부가 극심한 내홍을 겪다 칩거에 들어간 지 나흘 만인 2007년 3월 19일 “돌팔매를 감수하겠다.”며 탈당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손 대표는 “지금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과 개발독재의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며 여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무능한 진보와 수구 보수가 판치는 낡은 정치구조를 교체하겠다.”며 당을 박차고 나왔다. 사실상 정치 생명을 건 도박이었다. 그때부터 ‘탈당·철새 정치인’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시련의 계절은 계속됐다. 탈당 직후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에 적극 참여했다. 그러나 2007년 대선 경선에서 정동영 의원과 경쟁했지만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손 대표는 시련을 딛고 이듬해인 2008년 1월 9개월 만에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로 취임한다. 한나라당은 그런 손 대표의 행보를 놓고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철새의 전형”이라며 맹비난했다. 이후 강재섭 전 대표가 이끈 한나라당과 18대 총선을 놓고 숙명의 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총선에 대패한 뒤 당 대표에서 물러나 강원 춘천에서 칩거생활에 들어갔다. 손 대표는 2년 1개월 동안 암중모색하면서 차기 정국구상에 몰두했다. 지난해 8월, 민주당 상임고문으로 여의도 정계에 다시 돌아왔다. 2010년 10월, 민주당원들은 비호남 출신의 손 대표를 수장으로 추대했다. 호남 출신으로는 대선 판도를 뒤집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영남 출신으로 대선을 승리로 이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을 인물로 손 대표밖에 없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것도 이때다. 당시 막강한 조직력을 갖춘 정동영·정세균 전 대표 등 유력 대권주자들을 제치고 전당대회에서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탈당→대선경선 낙선→총선 패배→칩거 등 우여곡절 끝에 얻은 승리였다. 손 대표는 그때부터 본격적인 당내 계파 화합 조치와 함께 한나라당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지난해 12월 8일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맞서 서울광장에서 천막 장외투쟁을 주도한 손 대표는 100일 희망대장정에도 나선다. 그리고 운명의 4·27 재보궐 선거. 분당, 강원, 김해 모든 지역에서 후보를 내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역대 한나라당이 한번도 국회의원을 내준 적이 없는 분당은 후보 영입에 실패, 패색이 짙었다. 손 대표는 오랜 고심 끝에 ‘십자가’를 졌다. 그리고 결국 승리를 차지했다. 중산층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구호를 외치며 민심을 흔들었다. 당선 소감을 통해 “이대로는 안 된다, 바꿔야 한다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27일 민심의 심판대 정국 물줄기 바꾼다

    27일 민심의 심판대 정국 물줄기 바꾼다

    강재섭, 손학규, 엄기영, 최문순, 김태호, 이봉수. 4·27 재·보선이라는 민심의 심판대에 선 후보 6명의 당락이 향후 정국의 흐름을 바꾸게 된다. 이번 재·보선은 2012년 총선과 대선 전초전, 여야 전·현직 대표의 대결, 대권 후보 대리전 등의 성격을 띠면서 불법 선거 논란이 나올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결과에 따라 각 정당은 물론 정치권 전반의 지형 변동이 예고된 만큼 여야는 총력전을 폈다. 막판까지도 예측 불허 판세가 이어졌다. 재·보선을 하루 앞둔 26일 여야는 당력을 총동원해 마지막 표심 잡기에 나섰다. 최대 승부처인 분당을에서는 여야가 총집결해 대규모 유세 대결을 펼쳤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안정 속의 개혁을 추진하겠다. 최선을 다해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고 한다.”고 기대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흑색선전과 색깔론으로 덧칠하고 있지만 손학규 대표의 인물론을 덮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원에서는 ‘불법 전화홍보’ ‘1% 초박빙 허위 문자’ 사건, 김해을에서는 ‘특임장관실 수첩’ 논란이 확산되면서 상호 비방전도 가열됐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4·27 재·보선 선거운동은 이날 밤 12시 막을 내렸다. 이번 재·보선은 ▲국회의원 3곳(경기 성남 분당을, 경남 김해을, 전남 순천) ▲광역단체장 1곳(강원도지사) ▲기초단체장 6곳(서울 중구, 울산 중구, 울산 동구, 강원 양양군, 충남 태안군, 전남 화순군) ▲광역의원 5곳 ▲기초의원 23곳 등 전국 38개 선거구에서 치러진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오후 8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재·보선에서 유권자의 64.1%가 ‘꼭 투표하겠다’고 응답해 역대 재·보선 35% 안팎보다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4·27 재·보선 뭐가 달랐나

    4·27 재·보궐 선거 과정에서는 여느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양상들이 속출했다. 통상 재·보선에서 야당은 정권심판론이나 견제론을 내세워 당 대 당 대결 구도로 몰고 간다. 반면 여당은 주로 인물론을 부각시킨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에서는 정반대 양상이 빚어졌다. 경기 성남시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손학규 후보는 ‘나홀로 유세’를 벌였다.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도 독자적인 선거운동을 벌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당 대 당 대결 카드를 꺼냈다. 여당 지지층이 두꺼운 지역정서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도 나홀로 선거 방식을 고수했다. 손 후보와 김 후보가 선전을 벌이면서 상대 정당이 강세인 지역에서 후보 개인의 이미지를 앞세우는 전략이 하나의 유세 방식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전략은 지난해 7·28 재·보선 때 서울 은평을에 출마했던 이재오 특임장관이 시도해 주목을 받았었다. 또 역대 선거에서 야당은 공세적인 ‘판 키우기’, 여당은 수세적인 ‘조용한 선거’ 전략을 각각 선호해 왔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서는 한나라당이 먼저 전직 당 대표와 도지사 등을 후보로 내세워 ‘거물급 대결’을 유도했다. 전국 단위 선거로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내년 총선·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번 재·보선은 야권 연대의 실험대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야권 연대는 ‘나눠 먹기’식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이번 재·보선은 야권 예비 대선주자들의 ‘대리전’ 형태가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당 간 갈등의 골도 확인했다. 따라서 김해을에서 야권 후보가 패배할 경우 책임 공방이 불거지면서 야권 내부 불신이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전남 순천에서 야권 후보인 민노당 후보가 떨어지고 민주당 탈당파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후보 단일화 원칙에 대한 전면 재검토 요구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기초단체장 6곳도 혼전

    기초단체장 6곳도 혼전

    4·27 재·보궐 선거에서 이른바 ‘빅4’(강원도지사, 분당을·김해을·순천 국회의원) 못지않게 6개 기초단체장 선거도 혼전 양상이다. 광역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바닥 민심을 확인하는 바로미터여서 선거 결과가 여야 의원들에게 미치는 충격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중구의 경우 한나라당 최창식 후보와 민주당 김상국 후보의 양자 대결 구도이다. 각각 서울시 부시장, 중구 부구청장 출신으로 인물론을 앞세운다. 어느 쪽에서도 섣불리 우세를 점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울산 중구는 한나라당 박성민 후보와 야권 후보인 민주당 임동호 후보가 맞서고 있다. 전통적인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지만, 야권에서는 막판 단일화 바람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동구에서는 한나라당 임명숙 후보와 야권 후보인 민주노동당 김종훈 후보가 박빙 대결을 펼치고 있다.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낸 강원 양양군에서는 기업인 출신의 한나라당 안석현 후보와 강원도의회 부의장을 역임한 민주당 정상철 후보 간 양강 구도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충남 태안군의 경우 선진당 진태구 후보가 한나라당 가세로 후보와 민주당 이기재 후보 등에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태안지역 기름유출 사고에 따른 보상 문제가 선거 쟁점이다. 전남 화순군에서는 한나라당을 제외한 야권 후보가 총출동했다. 민주당 홍이식 후보와 민주노동당 백남수 후보, 진보신당 최만원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은 무소속 임호경 후보가 가장 높다는 게 각 정당들의 자체 분석이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LH 유치 정치권 동원 힘겨루기

    LH 유치 정치권 동원 힘겨루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역 유치를 둘러싸고 전북도와 경남도가 정치권 등을 동원한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효율성’과 ‘경제성’ 등을 내세워 각각 ‘분산배치’와 ‘일괄배치’의 당위성을 주장하던 두 자치단체는 최근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 시민, 사회단체까지 총동원해 정부를 전면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출신지역으로 갈린 양측의 정치인들은 ‘맞짱 TV토론’을 하기로 했다. 신공항 유치에 실패한 경남도에 LH가 일괄 배치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낀 전북도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규모 상경 궐기대회를 개최하며 실력행사에 나섰다. 장세환 민주당(전주 완산을) 의원은 지난 6일 김완주 전북지사에 이어 삭발을 결행했다. “LH 본사유치추진비상대책위원회’와 전북도가 주최한 궐기대회에는 정동영, 정세균 등 전북지역 출신 야당 의원 11명과 김 지사를 비롯한 14개 시·군 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시민·사회단체 등 2000여명이 참석해 전북 이전을 정부에 촉구했다. 김 지사는 “전북 도민들의 열망을 외면하고 LH 본사를 일괄이전한다면 200만 도민과 350만 전북향우는 정부의 국정철학인 ‘공정사회 건설’에 사망선고를 내리고 머리띠를 다시 두를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어 김 지사는 “분산배치는 통합공사를 쪼개자는 것이 아니라 독립경영과 사무실 분산으로 경영효율을 높이자는 것”이라며 “경남에 LH 본사를 몰아주려는 것은 동남권 신공항 무산에 따른 영남 민심달래기 차원의 선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몰아붙였다. 참석자들은 “정부는 분산배치 원칙을 준수하라.” “본사유치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하자.”는 등 구호를 외치며 ‘LH 본사 껴안고 죽을지언정 내놓지 않겠다’고 쓰여진 대형 걸개그림을 들어올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전북도는 다음 달 초에는 청계광장에서 LH 본사 유치를 위한 문화축제도 열기로 했다. 경남도는 진주 혁신도시로 LH 일괄이전 요구 등 경남지역 현안에 대한 도민들의 뜻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김두관 지사가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청와대에 보냈다. 또 김 지사는 이날 국회 근처의 음식점에서 도내 국회의원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LH 본사 일괄이전 관철을 위해 공동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간담회에는 최구식·안홍준·김재경·김학송·이군현·이주영·권경석·권영길 등 국회의원 8명이 참석했다. 범야권 출신의 김 지사가 주로 여당 의원들과 손을 맞잡은 것이다. 김 지사는 “지역 현안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지원과 조언이 매우 필요한 시기이며, 정부의 결정을 앞두고 일괄이전 관철을 위해 도와 정치권이 다함께 나서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다.”고 지원을 당부했다. 또 “LH 본사 일괄이전안이 한나라당 당론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당 지도부에 건의해 줄 것과 일괄이전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역 정치권이 청와대 등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김 지사는 LH 일괄이전에 대한 도민의 의지 결집을 위해 지난 8일 국회를 방문한 데 이어 11일 도내 주요 기관단체장 간담회, 13일 도의회 특위위원 간담회 등을 개최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지사뿐 아니라 여러명의 자치단체장들이 대통령 면담을 신청한 상황이어서 당장은 대통령께서 (김 지사를) 만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창원 강원식기자 shlim@seoul.co.kr
  • [서울광장] 위기는 망각에서 온다/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위기는 망각에서 온다/박대출 논설위원

    이명박 정부는 초기에도 험난했다. ‘강부자’ ‘고소영’ 논란부터 휩싸였다. 두달 뒤엔 촛불정국이 엄습했다. 고난만은 아니었다. 국민이 준 기회였다. 발전하라는 주문이었다. 그럼에도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인사에선 첫 실수가 반복됐다. 뒷산의 반성은 실종됐다. 반성은 되레 촛불세력에게 요구됐다. 국민의 경고를 잊고, 또 잊었다. 망각의 연속이다. 망각병은 중증이다. 반성엔 진정성이 생명이다. 그렇지 않으면 꼼수다. 국면전환용 기술로 전락한다. 상황이 바뀌면 잊게 된다. 안이함으로 이어진다. 대응은 늦기 마련이다. 뒷북은 무리수를 낳고, 무리수는 혼선을 부른다. 공식처럼 되어 버렸다. 세종시 논란도 그랬다. 신공항 백지화는 난제였다. 정책 영역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정치 영역으로 넘어갔다. 정치는 꼬이는 게 본성이다. 방치해서 더 꼬이게 했다. 혼선만 걱정하면 우유부단해진다. 결단을 주저하다가 패싸움으로 키웠다. 결단은 4대강에만 있다. 전·월세 대란에도 나태했다. 정부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했다. 작년 가을에도, 올봄에도 되풀이됐다. 하지만 대란으로 확산돼도 속수무책이다. 물가를 잡는다고 큰소리만 쳤다. 환율, 원자재값이 올라도 안이했다. 배추파동 하나 예상 못했다. 1분기 물가 상승률은 4%대였다. 그래도 3%대를 자신한다. 경제 지표는 좋다고만 한다. 취득세 감면은 빚 돌려막기가 됐다. 저축은행 사태는 확산일로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유보됐다. 공장이 갈 곳을 잃었다. 과학벨트 논란은 꼬여 있다. 어떤 이는 세종시 실패가 원인이라고 한다. 아직도 세종시 타령이다. 또 남탓이다. 삼각벨트, Y벨트 등 억지춘향식 논리를 쏟아낸다. 통합 같은 분산, 분산 같은 통합. 아리송한 말들이 난무한다. 벨트는 길게 늘어뜨리는 개념이라는 주장도 한다. 벨트는 묶는 개념이 맞다. 과학벨트는 미래 먹거리다. 떡방앗간 벨트와는 다르다. 과학자의 논리로 풀어야 한다. 배반의 계절이 시작됐다. 5년마다 반복되는 정치권의 습성이다. 자해성 발언들이 나온다. 대통령 인품론까지 거론된다. 대통령 탈당론도 있다. “요즘 국회엔 여당 의원이 없는 것 같다.” 총리의 푸념이다. 반성이 없다. 원망과 아쉬움만 있다. 배반은 배신자의 몫만 아니다. 원인 제공자는 안에 있다. 지금 곳곳에서 패싸움이다. 정책 혼선이 패싸움을 키웠다. 위기는 내부로부터 온다. 4·27 재·보궐선거의 판이 커졌다. 경기 분당을엔 전·현직 당 대표가 붙었다. 한나라당도 총력전이다. 그제는 국회의원 60명이 달려갔다. 모두가 승리를 외친다. 그런데 역설(逆說)이 들린다. “이기길 원하는 의원이 별로 없다.” 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아니다. 한나라당의 중진 의원이 한 얘기다. 저마다 꿍꿍이가 있음을 꼬집는다. 당권을 노리고, 전당대회를 바라고, 세대교체를 희망하고, 총선·대선 새판짜기를 꿈꾸고…. 공통 분모는 변화 희망이다. 패배를 그 모멘텀으로 삼자는 것이다. 태평성대엔 배반이 없다. 전시, 혼란기에 온다. 여권은 그 진리마저 잊고 지냈다. 지금 한나라당에 위기감이 거세다. 정부 탓만 늘어놓는다. 점점 더 거칠어질 게 뻔하다. 정작 자신들은 반성이 없다. 의원들은 각자도생을 시도 중이다. 지역구에 매달린다. 하지만 혼자 생존할 상황이 아니다. 민심은 모래다. 그런데 시멘트와 뭉치기 시작했다. 망각이 시멘트를 양산했다. 둘이 뭉쳐 콘크리트가 됐다. 그 무게는 육중해지고 있다. 깔릴지도 모를 형국이다. 한나라당이나 정부나 오십보 백보다. “미국에서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공약을 잊어버리라는 말이 있다.” 청와대 인사가 인용하기 시작했다. 약속을 위반해도 변명만 있다. 국익으로 포장된다. 자기 합리화만 있다. 초심을 잃었다. 망각의 덫에 빠졌다. 한동안 대통령 지지율이 50%를 웃돌았다. 도취될 수치가 아니었다. 잇따른 선거에서 허수로 드러났다. 이젠 그마저 추락하고 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지지율만 잊어라. dcpark@seoul.co.kr
  • 재보선 강원도지사 선거 여야 캠프 가보니

    재보선 강원도지사 선거 여야 캠프 가보니

    ■ 한나라 엄기영 후보 캠프 - 2000명 ‘대선급 선대위’ 출격 ‘민심을 크게! 강원도를 크게!’라고 쓰여진 파란 바탕의 홍보용 플래카드가 걸려져 있지 않았다면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12일 춘천 구도심인 소양로 3가 한 귀퉁이에 자리 잡은 한나라당 엄기영 강원지사 후보 캠프를 찾았다. 정확하게는 한나라당 강원도당 사무실이다. 허름한 4층짜리 상가의 2층이 도당 사무실 겸 선거 캠프다. 선거 캠프라고 짐작하게 하는 건 한쪽 칸막이에 붙어 활짝 웃으며 손을 들고 있는 엄 후보의 사진이 실린 포스터 석장이 고작이다. 방종현 도당 사무처장은 “엄 후보가 경선 때는 원주를 본거지로 했는데, 이쪽(춘천)에 언론이나 도청 등 주요 관공서가 많다 보니 도당을 선거 전략 본부로 사용하게 됐다.”면서 “공식 캠프인 원주 사무실은 자원봉사자 등이 주로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6·2 지방선거 참패의 설욕을 벼르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중앙당과는 달리 혼자 지역 후미진 곳을 누비는 엄 후보의 ‘낮은 자세’ 선거 전략을 반영한 셈이다. 선거 사무실의 ‘수수한’ 모습과 달리 선거 참모들은 무척 바빠 보였다. 한 무리의 양복 부대가 소파에 둘러앉아 선거 차량 대여 등 선거 운동 방향을 상의하고 있었다. 전화도 쉴 새 없이 울려댄다. 입당 절차를 묻는 내용인 듯했다. 서울의 107배, 남한 전체 면적의 16.7%나 될 만큼 광활한 강원을 품에 안으려면 각 지역에서 이름깨나 날린다는 인사 영입이 필수다. 선대위 우두머리 격인 조순(강릉)·한승수(춘천) 전 총리 등 상임고문단과 명예선거대책위원장 김진선 전 지사, 선대 부위원장인 조규형(강릉) 전 브라질대사, 권혁인(강릉) 전 행자부 차관보, 조명수(춘천) 전 정무부지사 등의 공통분모 역시 ‘강원 출신’이다. 여기에 경선에서 엄 후보에게 고배를 마신 최동규(평창)·최흥집(강릉) 전 후보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참여했다. 선대위 규모로는 2000명이 넘는 대선급 조직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도내 8개 당협위원회는 또 별개다. 엄 후보는 14일부터 지역 곳곳의 공무원 계층을 파고들 계획이다. 언론사별로 5~18% 포인트 앞선 초반 판세를 굳힐 수 있는 결정타쯤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고민도 적지 않다. 가늠하기 힘든 투표율 때문이다. 방 사무처장은 “투표율 40% 안팎을 예상하지만 45% 이상 올라가면 어려워질 수 있다. 2% 포인트 안팎의 박빙 승부가 될 수 있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춘천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민주당 최문순 후보 캠프 - 시민 참여형 ‘SNS 표심잡기’ 남춘천역을 나와 200m쯤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이마트 춘천점이 나온다. 그 맞은편에 민주당 최문순 강원지사 후보의 웃는 얼굴이 새겨진 대형 현수막이 눈에 띈다. 현수막이 걸린 비교적 깔끔한 10층 상가의 5층이 최 후보의 선거 캠프다. 12일 캠프 사무실에 들어서자 모든 벽면이 최 후보 사진으로 도배돼 있었다. 출입문 오른쪽에는 얼마전 마라톤에 참가했을 때 찍은 최 후보의 큰 사진 위로 노란 메모지들이 촘촘히 붙어 있다. 최 후보의 팬카페인 ‘내친구 문순C’ 회원들이 개소식 때 찾아와 희망글을 적어 놓은 것이다. 그 옆으론 강원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나오고 MBC 기자·노조위원장·사장,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이력과 사진들이 벽을 메웠다. 벽 정중앙에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도 빼놓지 않았다. 마라톤, 번지점프, 자전거타기, 4륜 오토바이타기, 이날 오후 후보단일화 세리머니로 기획한 수상스키 등 최근 최 후보의 이색 선거운동 시리즈 모두 이 사무실 구석의 원탁에서 구상됐다. 민주당 이성남·박우순·박은수·최영희 의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 파견 인력으로 내준 보좌관들까지 합류해 매일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민주계 거물들의 합류도 줄을 잇는다.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한명숙 전 총리는 지난 주말부터 강원에 상주하며 지원에 나섰다. 재작년 미디어 관련법 처리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포장마차 전국 투어에 동행했던 천정배 최고위원도 강원에 머물며 유세를 도울 예정이다. 또 무소속이던 송훈석(고성) 의원, 송영철(강릉) 변호사, 기세남 강릉시의회 부의장 등이 민주당에 합류하며 열세 지역인 영동권의 전력도 보강됐다. 도내 안팎의 대학 현직 교수 70여명이 정책자문위원단으로 선대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모두 최 후보의 인맥이다. MBC 노조위원장으로 해직까지 당했던 전력 덕분에 지역 언론 노조 출신 인사들과의 네트워크가 끈끈하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열세인 최 후보 측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이용한 시민참여운동, 불교계 끌어안기로 막판 뒤집기를 벼르고 있다. 최 후보 측은 투표율 50% 달성을 승리 공식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에게 밀리는 인지도 만회가 쉽지 않다. 한 캠프 참모는 “손학규 대표가 직접 분당을 보궐선거에 뛰어들면서 강원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 걱정이다. TV 토론과 20~30대의 투표 참여에 승부를 걸 작정”이라고 말했다. 춘천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차 한잔 하실까요] 이제학 양천구청장 “공무원 고생해야 주민 행복”

    [차 한잔 하실까요] 이제학 양천구청장 “공무원 고생해야 주민 행복”

    이제학(48) 양천구청장은 장마철마다 안양천이 범람해 물에 잠겼던 ‘뚝목동’ 시절부터 거대한 아파트촌이 들어설 때까지 줄곧 양천에 살아 온 ‘토박이’다. 그래서인지 양천에 쏟는 애정이 남다르다. “공무원이 고생해야 주민이 행복하다.”며 간부회의를 민원 현장에서 하고, 수해 대비를 위해 하수관에 직접 들어가기도 한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민심 투어를 하고, 재래시장을 돌며 순대국밥을 즐겨 먹는다. 11일, ‘30년 양천 지킴이’인 그를 만나 양천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뚝목동’ 시절부터 살아 전남 담양읍 가산리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82년 상경해 목동운동장 부근 판자촌에서 자취 생활을 시작했다. 지금은 아파트단지로 변모했지만 당시만 해도 장마철이면 안양천 범람으로 물에 잠겨 ‘뚝목동’으로 불린 곳이다. “서울 올라오니 뚝목동의 방값이 가장 쌌어요. 그곳에서 첫출발을 할 수밖에요. 당시 판자촌이 뚝방길 따라 길게 늘어서 있었고, 집 근처에 커다란 오목나무와 삼원극장이 있었지요. 지금 아파트단지는 죄다 논밭이었어요. 마을이 물에 잠기면 사람들은 뚝방 위로 피신했습니다.” 1984년 일도 떠올렸다. “안양천 뚝방이 터지면서 발생한 이재민을 위해 지원한 북한 쌀과 옷감을 받았어요. 꽃무늬 옷감으로 남방을 만들어 입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지금 갖고 있으면 귀한 물품일 텐데….” 이 구청장이 지난달 31일 신정동 오금빗물펌프장의 하수관거에 들어가 2.5㎞를 걸으며 사전 점검을 한 것도 수해에 대한 피해 의식이 남달리 커서다. 올해와 내년에 5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하수관 확장과 개량 공사를 할 예정이다. “젊은 시절 뚝목동에 살아 여름마다 집에서 물을 퍼내며 살았는데 지난해 구청장에 취임한 지 두달 뒤인 추석 연휴(9월 21일) 때 우리 구에 시간당 93㎜로 103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어요. 신월동, 신정동 저지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지요. 수해와는 악연이 있나 봐요. 참…….” 이 구청장 부부는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 커플이다. “제가 서강대 4학년이던 1986년, 아내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이었어요. 군사정부 시절이라 총학생회장은 무조건 수배 대상이었지요.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함께 하다가 만 5년째인 1990년 6월 결혼했습니다. 아들내미 원형이가 유일한 ‘혼수품’이었습니다. 허허허.” 부인 김수영씨는 사회적기업 일터의 전신으로 보건복지부에서 만든 시흥 여성희망센터 초대 본부장과 열린우리당 여성국장을 지냈다. 현재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강의를 하고,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바삐 지내고 있다. 이 구청장은 2008년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8대 총선에서 떨어진 뒤 작심하고 지리산에 들어가 2주간 논문 골격을 잡았어요. 제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지역 거버넌스 논문으로 학위를 땄지요.” ●손학규 대표와 인연으로 정치 그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인연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서강대 총학생회장 시절 손 대표와 교수-제자로 만났고, 1998년 손 대표의 경기도지사 선거를 도우며 정계로 들어왔다. 손 대표는 지난해 초 이 구청장이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을 펴내자 추천 글을 쓰기도 했다. 이 구청장의 별명은 ‘순대국밥 구청장’이다. 후배들은 ‘뚝배기보다 장맛 같은 구청장’이라고 부른단다. 왜 순대국밥을 좋아하느냐는 물음에 “먹으면 속이 편하고, 가격이 싸 내 스타일에 딱이다.”라며 웃는다. 20대 후반 노동운동을 하던 때 순대국밥으로 허기를 채우던 기억 때문에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은 꼭 찾는다. “순대국밥집은 대부분 재래시장에 있는데 시장도 돌아보고, 국밥도 팔아주고, 다른 물건도 사고, 국밥 먹으며 주민들과 나누는 대화도 좋죠.” 그는 매주 수요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자전거 천국 ‘에코시티’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배어 있다. “양천엔 41.2㎞의 자전거도로가 잘 갖춰졌습니다. 자전거 천국을 공언했는데 자전거도로를 직접 점검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전거를 타면 건강도 챙기고 주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민심 투어에는 최고예요.” 그는 현장 행정과 소통을 강조한다. 이를 실천에 옮기는 발걸음도 바쁘다. 최근 지역사회 주체들과의 협력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양천 거버넌스 조례가 구의회를 통과했다. “앞으로는 목소리를 높이는 정치가 아니라 구민의 의견을 하나하나 모아 정책에 반영하는 ‘생활정치’가 필요합니다.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협치(協治)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는 ‘여민동락’(與民同)을 올 한해의 신조로 삼았다. 살아가면서 누가 누구 위에 군림하거나 지배하는 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구 슬로건도 ‘다함께 희망양천’이다. 그는 “초심을 잃지 않고 구정을 이끈 ‘뚝배기보다 장맛’ 같은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말을 끝맺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4·27 재보선 강원 르포… ‘시장서 정치와 선거를 묻다’

    4·27 재보선 강원 르포… ‘시장서 정치와 선거를 묻다’

    봄도 오고, 선거전(14~26일)도 가까이 다가온 탓인지 강원 곳곳 시장통에서는 선거이야기가 피어나고 있었다. ‘엄기영 예찬론’, ‘최문순 친근론’, ‘이광재 동정론’, ‘박근혜 영향력’ 등이 점포에서 골목통으로 버무려져 확산되고 있었다. 그 시장에서 정치와 선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광재 동정론 vs 박근혜 영향력 시장통에는 정치 풍월로 주변 민심을 쥐락펴락하는 기인(畸人)들이 있었다. 지난 9일 강릉 중앙시장 입구 공영주차장 좌판에서 만난 오모(56)씨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여론조사 수치, 지난 선거 득표율, 지역별 인구수까지 줄줄 읊어가던 그는 “이광재 동정론과 책임론이 상충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동정론이 세다. 원주는 민주당 세로 돌아섰고, 소외론이 짙은 영동은 아직 한나라당 세가 강해 승부 예측이 쉽지 않다.”고 운을 뗐다. 그는 또 “한나라당 박근혜·정몽준 전 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 등이 강원에 얼굴을 내비치며 이번 선거가 대리전, 대중영합주의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도 변수”라고 촌평했다. 춘천 민속풍물시장의 박명순(64)씨는 “한나라당 엄기영·민주당 최문순 후보 모두 춘천고를 나왔다. 하지만 엄 후보는 인제 출신으로 학교만 춘천에서 나왔을 뿐이다. 여기서 나서 자란 최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가 자주 온다지만, (동계올림픽은) 영동지역 사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포대 건어물 시장의 김영희(38·여)씨는 “이광재 전 지사가 진취력으로 당선됐지만 중도 퇴진으로 본인과 민주당이 가진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광재 돌풍을 이끈 젊은층의 실망이 커진 반면, 박근혜 전 대표가 강원을 자주 찾으며 한나라당 세가 많이 회복됐다. 인지도까지 높은 엄 후보가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도직입적으로 ‘누구를 뽑을 것이냐.’고 묻자, 격전지답게 대답도 제각각이다. 지지 이유도 명료하지 않았다. 지지 정당, 인지도에 따른 인기투표 분위기가 역력했다. ●‘엄 앵커 vs 민주당 후보’ 대결? 원주 문막시장 생선가게 주인 박모(34)씨, 춘천 시장에서 만난 이통통신사 직원 이수형(28)씨는 “오랜 동안 뉴스 앵커로 봐서인지 엄 후보에게 신뢰감이 간다.”고 말했다. 강릉 임당시장 앞에서 사설주차장을 관리하는 최호집(67)씨는 “이러쿵저러쿵해도 한나라당 텃밭인 강원에선 엄기영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춘천 민속풍물시장의 오명만(42)씨는 “한나라당은 청와대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닐 뿐 제대로 하는 게 없다.”면서, 강릉의 회사원 손모(30)씨는 “이 정권에 믿음이 안 가서” 민주당 쪽 후보를 찍겠다고들 했다. ●‘강원홀대론’도 무시 못 할 변수 시장 체감 경기가 곤두박질치면서 떠오른 ‘강원 홀대론’이 무시 못할 변수로 꼽힌다. 임당시장의 자영업자 박모(50)씨는 “저마다 ‘강원을 살리겠다’며 큰소리치지만 ‘정치 쇼’일 뿐이다. 당장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가면 정권 부침에 따라 영·호남 터미널만 커지고, 그 틈새에 영동선은 떠밀려 다닌다. 정치판에는 영·호남밖에 없다.”고 쏘아붙였다. 중앙시장 통장인 심철승(60)씨는 “20~30대 아들 딸이 일자리가 없어 타지로 나가고 늙은이들만 남아 있다. 먹거리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원주·춘천·강릉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日 ‘매뉴얼’ 밖에선 허둥댄 정치리더십

    동일본 대지진이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을 강타한 뒤 한달이 흘렀지만 열도의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동북부 해안도시를 집어삼킨 쓰나미가 빠져나간 자리에는 벌거벗은 일본 사회가 근본적 취약성을 드러낸 채 서 있다. 경제대국 ‘주식회사 일본’을 만들어낸 ‘매뉴얼 문화’는 전례없는 위기 앞에 힘을 쓰지 못했고 유약한 정치 리더십은 혼란만 가중시켰다. 그 사이 안전 신화를 자랑하던 일본의 원자력 발전 기술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대지진 이후 한달간 드러난 구조적 한계에는 ‘잘나가던 일본 경제가 왜 주춤한가.’라는 질문의 답이 담겨 있다. 전문가들은 재난 수습 과정에서 노출된 시스템의 허점을 고치지 못하면 일본 경제의 재도약은 요원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지진 이후 가장 두드러진 일본 사회의 취약점은 강력한 정치 리더십의 부재였다. 특히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벌어진 방사성물질 유출 사고 수습 과정에서 한계가 선명히 드러났다. 일본 정부는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에 사고 수습을 맡겼다가 지진 발생 5일 뒤에야 정부 차원의 통합본부를 꾸릴 만큼 굼뜨게 대응했다. 또 간 나오토 총리 스스로 책임을 지고 정면돌파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대신 방사능 누출 책임을 도쿄전력 측에 떠넘겨 국민적 불안감만 키웠다. 2009년 8월, 54년 동안 집권해온 자민당 정권을 무너뜨렸던 민주당은 성난 민심 앞에 새로운 정치의 싹을 피워보지 못한 채 반신불수가 됐다. 민주당은 10일 진행된 제 17회 지방선거에서 최대 승부처였던 도쿄도에서 패하는 등 고전했다. 제1야당인 자민당 지원을 받은 무소속 이시하라 신타로 현 도쿄도지사가 4선에 성공한 반면 민주당 도의회 지원을 받은 와타나베 미키 후보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고 일본 언론이 출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했다. 앞서 간 총리는 야권에 단합하자며 ‘대연립’ 제안을 했으나 거절당했고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9일 “(방사성물질 유출에 대응하는) 현 정권의 방식은 너무 시간이 걸린다.”고 비판하는 등 여권마저 비난의 화살을 쏟아내고 있다. 유약한 정치 지도력은 일본 경쟁력을 깎아내려 온 오래된 문제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관료적 성향이 강한 일본의 내각제 시스템 때문에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낮아져 시장 주체들이 갈팡질팡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매뉴얼에만 목매는 사회 체계의 취약성도 원전 사고 대응 과정에서 노출됐다. 일본 정부는 1995년 한신대지진의 경험을 토대로 세운 지침에 맞춰 강진으로 무너진 도로 등을 신속히 복구했으나 경험해 보지 못한 원전사고에 대해서는 초지일관 뒷북 대응을 했다. 일본 산업이 최근 부쩍 힘을 잃어 가는 원인 중 하나도 바로 매뉴얼 의존증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목표를 정하고 미국 등을 모방하며 연구 개발, 산업 발전을 이루는 데 탁월했다.”면서도 “그러나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려면 벤처정신이 필요한데 일본은 이 부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치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매뉴얼 문화는 전후 일본의 도약을 이끌었지만 동시에 일본이 날개를 잃고 추락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정서린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힘있는 여당 의원이 낫지” vs “한번쯤 바꿔야 하지 않나”

    “힘있는 여당 의원이 낫지” vs “한번쯤 바꿔야 하지 않나”

    처음에는 몇명쯤 만났는지 세지 않았다. 거리에 나서기 전만 해도 민심을 듣는 게 어려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림잡아 100명을 넘게 만났다.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은 탓이다. 70~80%가 내놓은 답변은 “선거에 관심 없다.”로 요약된다. 나머지 20~30%의 적극적 의사 표시층도 ‘십인십색’ 형국이다. 4·27 경기 성남시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거리에서 확인한 민심의 현주소다. ●“나는 지지 세력” 노인복지관에서 만난 전재인(71·분당동)씨는 “이 나이쯤 되면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가치관이 바뀌는 게 아니다. 이념적·정서적으로 한나라당이 잘 맞는다. 미우나 고우나 한나라당”이라면서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가 분당에서 15년쯤 살았다는데 분당 사람이라고 봐도 좋다.”고 평가했다. 성남대로변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인세환(37·서현동)씨도 “지금 야당 소속 성남시장을 보면 힘이 없는 것 같다. 재개발·리모델링에 관심이 많은데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면 힘 있는 여당 소속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면서 “물론 평판만 놓고 보면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낫지만, 지역 현안을 감안해 강 전 대표에게 투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하철 분당선 정자역 주변에서 만난 이모(23·서현동)씨는 “최근 부모님과 선거 문제로 얘기를 나눴다. 한나라당이 계속 선거에서 이겼는데, 한번쯤 바꿔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더구나 민주당 대표가 우리 지역에 나선 만큼 당연히 한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과 직장이 모두 분당이라는 최모(35·구미동)씨는 “강 전 대표든 손 대표든 정치 거물들이라는데 누가 되든 지역 문제에 매진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정부와 여당이 국정 운영 방향을 새롭게 설정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손 대표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는 안티 세력” 정자동 로데오 거리를 지나던 이모(43·여·정자동)씨는 “손 대표가 경기지사를 할 때 본 적 있다. 이미지는 꽤 괜찮았다. 하지만 그 뒤로 당을 옮겨 실망했다.”면서 “앞으로 분당을 위해 지조를 지킬 것이라고 어떻게 믿고 투표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신동주(68·분당동)씨도 “손 대표는 당을 옮기고 지역구도 왔다 갔다 하는 뜨내기다.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면 좀 지역성이 있어야 하는데, 분당에 무슨 연고가 있나.”라면서 “야당 대표쯤 되면 선동할 게 아니라 민심을 안정시켜야 하는데 이런 면도 부족해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한 스포츠센터에서 대화를 나눈 최은정(36·여·미금동)씨는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시키고, 국책사업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오만함을 심판하고 싶고, 인물 면에서도 강 전 대표보다는 손 대표가 낫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정자역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모(48)씨는 “장사는 안되는데 물가가 오르니 건물주는 가겟세를 올려달라고 한다. 장사를 못할 지경”이라면서 “매번 한나라당 찍었는데 해준 게 뭐가 있느냐. 누굴 찍어서 나아져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이번 선거에서는 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는 부동층·혐오층” 아파트단지의 상가에서 만난 장모(45·여·수내동)씨는 “인물만 놓고 보면 강재섭보다는 손학규가 낫다. 반면 정당 선호도는 민주당보다 한나라당이다. 때문에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서울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하기 때문에 투표소에 제 시간에 맞춰 갈 수 있을지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김모(56·구미동)씨도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6·2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을 각각 찍었다. 찍어 놓고 보면 하는 짓은 모두 똑같아 후회하기 마련”이라면서 “정치 문제에는 무관심이 상책”이라고 선을 그었다. 성남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분열 없게” 신중한 국제과학벨트위 첫회의

    “분열 없게” 신중한 국제과학벨트위 첫회의

    “과학벨트 입지 선정 과정에서 교과부안(案)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7일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과학벨트위) 첫 회의에서 위원장인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은 작심한 듯 모두 발언에서부터 입지 선정과 관련된 항간의 소문들을 강한 톤으로 반박했다. 세간에 파다한 ‘정치적 판단설’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로 보였으나 많은 이해 당사자와 국민들이 ‘어찌됐건 과학벨트 입지는 정치적 판단으로 결정될 일’이라고 믿고 있어 이 장관의 교과부안 부인 발언은 민심수습용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장관은 이런 문제를 의식한 듯 “(입지 문제는) 전적으로 위원들과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못 박은 뒤 “지역의 이해득실에서 벗어나 오로지 과학적 판단과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만 생각하고 판단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학벨트에 대해 과학계는 물론 지역 유치 욕구가 강해 많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위원들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이 사업은 취지와 본질에서 결코 국민을 분열시키거나 걱정하게 할 사안이 아니다.”고 거듭 주장했다. 곧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50여분에 걸쳐 위원 소개와 향후 위원회 일정 및 운영 방안 등이 논의됐다. 산하 분과위원회인 입지평가위원회와 기초과학연구원위원회는 각각 김상주 대한민국 학술원 회장, 박상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이 분과 위원장을 맡았다. 2차 회의 날짜는 오는 13일로 잡았다. 첫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이준승(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위원은 “오늘은 첫 회의여서 분산배치와 관련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면서 “그동안 정부안과 교과부 연구, 전문가 검토 사항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토의됐던 검토안 등을 모두 내놓고 이를 기본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입지 선정 방법과 날짜에 대한 질문에 김 위원은 “분산(배치)이라고 하면 (여러 시설을) 흩트려 놓는다는 건데 꼭 그렇게만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여운을 남긴 뒤 “적어도 6월까지는 모든 게 정리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언급만 한 채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그러나 과학벨트 입지 문제는 결코 정치적 판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보폭 커지는 朴 잠룡들 ‘견제구’

    보폭 커지는 朴 잠룡들 ‘견제구’

    차기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치 무대의 전면으로 나오고 있다. 그동안 박 전 대표는 소신을 밝힌 뒤 한동안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구로 치면 특별한 계기가 있어야 타석에 등장하는 ‘대타’(代打)였다. 하지만 이젠 상대팀은 물론 자기팀 경쟁자들의 ‘견제구’가 날카로워져 ‘더그아웃’에만 머물기 어렵게 됐다. 4·27 재·보선 이후 본격화될 대선 ‘페넌트 레이스’에서는 ‘중심타자’로 타석에 나와야 할지도 모른다. 잠재적 대선 경쟁자들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비판한 박 전 대표에게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당내 경쟁자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국익과 사업 타당성이 선거 공약에 앞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무책임하고 위선적”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대통령과 정부에 일방적으로 뭐라고 하기는 그렇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신공항 재추진에 대한 당론이 정해지지 않아서인지 박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하지 않았다. 대신 박지원 원내대표가 “무책임의 극치이고, 뒷북 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박 전 대표 쪽도 참지 않았다.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이 나섰다. 이 의원은 3일 홈페이지를 통해 “보신각 종은 울려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울리지만 방울은 아무 때나 딸랑거린다. 스토커들을 보는 것 같다.”며 박 전 대표를 비판하는 이들을 겨냥했다. 야당에 대해서는 “자기 당의 입장은 내놓지도 못한다. 자존심도 없는 한심한 모습”이라고 일갈했다. 일부 여권 인사를 향해서도 “같은 당 동료의원에 대해 논평 내는 일이 당무인 줄 착각하는 분들이 있다. 자신들의 어록을 찾아보라.”고 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밀양 유치를 주장했던 정몽준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이었다. 박 전 대표는 4일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나흘 만에 다시 찾는다. 달성군에서 열리는 ‘ITS기반 지능형자동차부품 시험장’ 기공식과 대구 시내에서 열리는 ‘대구 R&D 특구 출범식’에 참석한다. 박 전 대표 측은 오래 전에 집힌 일정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지만, 대구·경북(TK) 민심 달래기라는 의미가 있다. 더욱이 박 전 대표는 이날 평창에서 열리는 강원도지사 후보 확정 대회에 참석해 달라는 당의 요청을 뒤로하고 대구로 간다. 내홍만 커진 재·보선에 더 이상 발을 담그지 않을 뜻을 밝힌 셈이다.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조직은 점차 전국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지난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창립 7주년 행사를 갖고 세(勢)를 과시했다. 한나라당 홍사덕·김충환 의원, 박성효 최고위원과 강창희·김학원 전 최고위원, 정우택 전 충북지사 등 친박계 정치인과 전국 19개 본부 회장, 회원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이제 친박계와 친이계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2012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자.”고 호소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박 前대표 또 과실만 따먹으려는 건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비판하며 다음 대선에서 공약으로 재추진할 뜻을 밝히자 수도권 친이계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편으로는 영남권의 친이계들이 결과적으로 박 전 대표와 한 배를 타게 된 데 대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朴, 정치적 심판 받아야 할 것” 수도권 출신의 한 핵심 당직자는 “박 전 대표가 이번에도 뒷북만 치고 있다. 책임은 네가 지고, 과실은 내가 먹겠다는 것이냐.”면서 “신공항 백지화를 반대했다면 미리 자신의 견해를 확실히 밝히고, 대통령과 독대해 의지를 관철시키는 게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정두언(서울 서대문구을) 최고위원도 “국가지도자라면 지역의 열망이 있더라도 국가 전체의 틀에서 국민 전체의 이익에 맞는 입장을 용기 있게 펼칠 수 있어야 한다.”며 박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영남권 친이·친박구도 사라져” 서울 출신의 한 친이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대구 출신으로 지역 민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이렇게 직격탄을 날리면 안 된다.”면서 “박 전 대표도 정치적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친이계 의원은 “대통령의 직계였던 조해진(경남 밀양시·창녕군) 의원까지 결국 박 전 대표와 함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신공항 백지화를 계기로 영남권의 친이·친박 구도는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수도권 친이계 의원들 대다수의 고향이 영남이고, 지지 기반도 영남 출신 유권자들임을 감안하면 박 전 대표에 대한 비판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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