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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공안통’ 황 대표가 놓치고 있는 것들/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공안통’ 황 대표가 놓치고 있는 것들/박홍환 논설위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검사 시절 별명이 ‘미스터 국보법’이다.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직접 쓸 정도로 국보법에 정통한 것은 물론 뼛속 깊숙이 공안검사 기질이 배어 있었다. 사법시험 21회의 박만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22회의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23회의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황 대표 본인도 최근 유튜버로 데뷔하면서 직접 “공안부 근무는 소중한 경험과 자산”이라고 밝혔다. 검찰에서 특수부 검사의 자질로는 촉(觸)과 감(感), 저돌성 등이 강조된다. 반면 공안부 검사는 분석력이 으뜸 덕목으로 꼽힌다. 공안사건 공소장은 수십 페이지가 기본이고, 때로 수백 쪽에 이르기도 한다. 2006년 일심회 사건 피고인들의 공소장은 A4 용지 800쪽이 넘었다. 노트에 적혀 있는 한 줄짜리 구호만 갖고도 피의자 머리와 심장 속에 들어 있는 사상과 생각, 감정을 모두 끄집어내 앞뒤 오차 없이 담아내야 하니 분석력이 떨어지면 배겨 낼 재간이 없다. 역대 검찰총장들은 본인 성향에 따라 특수통과 공안통을 각각 중용하곤 했는데 분석력이 뛰어난 공안검사들을 곁에 두고 정무적 판단 업무 등을 맡긴 사례가 훨씬 많다. 이른바 ‘구(舊)공안’ 검사들의 암흑기(?)였던 김대중(DJ) 정부 후반기 황 대표는 잠깐 공안검사를 접고 ‘외도’한 적이 있다. 당시 대검 공안1과장에서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장으로 발령났는데 의외의 인사로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간첩 잡던 검사가 해커 등을 잡는 컴퓨터수사부장이 됐으니, 일단은 일처리를 제대로 할지부터가 관심사였다. 기자들도 뻔질나게 그의 방을 드나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황 대표는 후배복이 참 많았던 검찰간부였던 것 같다. 젊고 능력 있는 후배 검사들이 그의 뒤를 받쳐 줬다. 주민등록번호 생성 소프트웨어 개발·유포 사범들을 최초로 적발했는가 하면 고객 개인정보를 돈을 받고 판매한 대형 유통사들을 형사처벌했고, 인터넷상에서 정치인과 연예인들을 비방한 네티즌들을 처음으로 법정에 세우기도 했다. 그는 검찰 내에서 사이버범죄 대응수사의 기틀을 잡은 인물로도 꼽힌다. 분석력과 순발력 모두 뛰어나다는 것인데, 하지만 요즘 그의 행보를 보면 과거의 그 냉철했던 분석력은 오간 데 없어 안타깝다. 보수 제1야당의 당대표가 된 지 9개월,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의아하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철회,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철회 등 3가지 사안을 내걸고 지난 20일부터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죽기를 각오했다”던 황 대표는 결국 단식 8일째인 지난 27일 밤 의식불명 상태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 의식이 깨어난 뒤에도 그는 단식농성 강행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현재 지소미아는 한일 간 합의로 조건부 유지 결정이 났고, 패스트트랙 2대 법안 중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은 언제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도록 자동부의된 상태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가 아니면 협상은 없다며 릴레이 단식 예고 등 배수진을 쳐 놓고 있다. 하지만 황 대표와 한국당이 요구하는 사안들은 모두 민생과는 무관하다는 점에서 과연 국민을 피곤하게 하는 ‘극단의 정치’를 고집할 필요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 지소미아는 진영 싸움, 패스트트랙 법안은 밥그릇 다툼과 다름없다. 그제 부산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50대 자영업자가 투잡의 일환으로 한밤중 야채 배달을 하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하루하루 천정부지로 치솟아 집 없는 서민의 박탈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청년들은 또 어떤가. 정규직은커녕 알바조차 구하기 힘들다. 상점마다 임대차 매물로 나온 건물이 적잖다. 위기의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멘붕이다. 지금 이 시점 황 대표가 집중해야 할 이슈가 여기에 있다. 지소미아니, 선거법이니, 공수처법이니 하며 투쟁하면 지지자들에게 박수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고단한 삶에 지쳐가는 대부분의 국민에게는 ‘딴나라’ 얘기일 뿐이다. “민심을 얻고 백성을 부유하게 하려면 어찌해야 하느냐”는 할아버지 영조의 질문에 정조는 ‘후계자’ 수업을 받던 시절 “쓸데없는 일을 하느라 농사 때를 빼앗지 않으면 됩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즉위한 후에도 정조는 종종 밀행하며 여론을 살폈다. 황 대표와 한국당은 왜 지지층이 답보 내지 줄어드는지 곱씹어 볼 때이다. stinger@seoul.co.kr
  • 친중파 심판한 홍콩 민심… ‘행정장관 직선제’ 동력 얻었다

    친중파 심판한 홍콩 민심… ‘행정장관 직선제’ 동력 얻었다

    시위 주도 인사·정치 신인 등 대거 입성 범민주, 선거인단 1200명 중 117명 확보 ‘친중파 일색’ 행정장관 선거서 견제 가능 내년 입법회 선거 재현 땐 행정부 견제도 친중파 몰락에 시진핑 ‘중국몽’은 흔들 람 장관 책임론… 中, 문책성 인사 할 듯지난 24일 치러진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한국 지방의회 격)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하고 친중파가 참패하자 ‘이제부터라도 우리 스스로 지도자를 뽑자’는 홍콩인들의 민의가 투표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절대적으로 지지해 온 친중파 현역 의원들이 사실상 전패하면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중국 당국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홍콩 명보는 25일 “범민주 진영의 압승은 중국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홍콩 행정장관 선출에 보다 많은 민의를 반영하려는 바람이 담긴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끈 시민단체 대표들과 친중파를 견제하려는 정치 신인들이 대거 입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는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재야단체 ‘민간인권진선’의 지미 샴 대표가 샤틴구에서 당선됐다. 그는 지난달 쇠망치를 든 괴한들에게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2014년 ‘우산혁명’을 이끈 조슈아 웡이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되자 범민주 진영이 ‘플랜B’로 내세운 케빈 람도 사우스호라이즌스 웨스트구에서 승리했다. 홍콩대 3학년생 요르단 팽도 처음 선거에 출마해 친중파 유명 정치인 호러스 청을 물리쳤다. 홍콩 교민 안모(41)씨는 “우리나라에서 2004년 4월 열린 17대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정치 신인들이 대거 등장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현 정부에 대한 반감 때문에 친중파 대부분이 퇴출됐지만 범민주 진영도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사회적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이번 선거에서 뽑힌 구의원은 입법회(한국 국회 격) 의원만큼 영향력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2022년 행정장관 선거인단 1200명 가운데 117명이 참여할 수 있다. 친중파 일색인 선거인단 구성에 다소나마 ‘물갈이’를 이뤘다는 데 의미가 있다. 베이징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홍콩 행정수반 선출 선거인단 제도 자체가 친중 성향 인사로 채워지게 설계돼 있어 완전한 자치정부 구성을 원하는 홍콩 시민들의 염원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들 117명이 끊임없이 홍콩 정부와 베이징을 성가시게 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면 조금씩 변화를 이끌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9월 입법회 선거에서 재현된다면 범민주 진영이 지역구(35석) 대부분을 차지해 친중 성향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에도 상당히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찰 진압으로 수세에 몰린 시위대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도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날 오후부터 센트럴 지역에서 직장인들의 집회가 재개돼 시위대 돕기에 나섰다. 범민주 진영 당선자들과 시민들도 홍콩 이공대로 속속 모여들었다. 교내에 남아 있는 시위대를 격려하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시위대 사면을 압박하고자 람 장관 집무실이 있는 정부청사로 향했다. 네티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선거 승리의 기쁨을 뒤로하고 이공대 시위대를 구하자”는 글을 공유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시 주석의 ‘중국몽’ 구상에 차질이 예상된다. 권위주의를 바탕으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내세워 홍콩·마카오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 대만 통일까지 내다봤지만 홍콩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홍콩 문제를 관할하는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에 대한 문책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날 람 장관은 성명을 통해 “홍콩 정부는 선거 결과를 존중해 시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진지하게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람 장관 해임 여부 질문에 “중국 정부는 그가 법에 따라 통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홍콩 선거 현장을 직접 살펴본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시 주석은 그간 시위대의 요구를 묵살하고 람 장관을 두둔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그의 판단이 틀렸다는 점이 드러났다. 시 주석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홍콩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할 텐데 그 대상은 람 장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는) 현 체제에 큰 불만을 가진 시민들이 폭력 시위 대신 제도권 안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이제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약속한 본래 의미의 일국양제(2047년까지 중국 간섭 없는 완전한 자치)를 지켜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서울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설] 문 대통령, 국민과 소통하고 민의 정책에 반영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젯밤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해 민생 현안에 대한 국민의 질문을 받고 직접 답변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소통 행보를 강화한 것은 바람직하다. 문 대통령이 생방송에 나와 정책에 대한 질의응답을 주고받은 것은 5월 9일 KBS 특집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한 후 6개월 만이다. 이번 ‘국민과의 대화’에서 300명의 국민패널에게 즉석 발언권이 주어졌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와 관련해 “그분을 장관으로 지명한 그 취지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에게 갈등을 주고 분열하게 만든 점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이번 기회에 검찰개혁의 중요성이나 절실함 같은 것이 다시 한번 부각된 것은 한편으로는 좀 다행스럽단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서울 쪽의 고가 주택,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는데 정부는 강도 높게 합동 조사를 하고 여러 방안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이 23일 0시에 종료되는 것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 종료 사태를 피할 수 있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11일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군의 어머니 박초희씨가 ‘민식이법’ 통과를 위한 정부의 대책을 묻자 “스쿨존 전체에서 아이들의 안전이 훨씬 더 보호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관련 법안도 국회와 협력해서 빠르게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밖에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은 속도조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소상공인에게 미칠 충격을 완화하려고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이 후반기 들어 소통 행보를 이어 가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격의 없는 소통은 늘 열려 있어야 한다. 또 소통은 열린 자세로 상대편의 얘기를 듣는 게 중요하다. 어제 국민과의 대화가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의 구체적인 변화의 계기이자 동력이 돼야 한다. 극단적 여론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사안별로 이합집산하는 민심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쓴소리와 반대편의 목소리에도 귀를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지층만 바라보는 진영 정치나 반쪽 통치에서 벗어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
  • [통일 기사 경진대회] 장려상 권세은 ‘사람이 사는 곳, 북한’

    사단법인 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후원한 ‘제1회 전국 대학생기자단 평화현장 취재 및 통일기사 경진대회’ 수상작 11편을 게재한다. 11개 대학 19명의 대학생 기자들이 지난달 11일과 12일 경기 파주 캠프 그리브스 유스호스텔에서 묵으며 파주 임진각, 오두산 통일전망대, 국립 6·25전쟁 납북자기념관 등을 돌아보고 작성한 기사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심사해 대상(통일부 장관상)에 이다현(단국대) 씨 등 11명을 선정해 시상했다. ▲수상자 명단 △대상(통일부장관상) 이다현(단국대) △최우수상(통일부장관상) 이에스더(숙명여대) 이선우(고려대) △우수상(서울신문 사장상) 김진영(동국대) 백진우(한국성서대) 이준태(서울시립대) △장려상(통교협 상임의장상) 권세은(동국대) 안수환(강원대) 김찬수(서울대) 서동영(중앙대) 오은빈(선문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장려상-동국대 북한학과 권세은 ‘사람이 사는 곳, 북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이루어진 남북 두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이후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이어지며 지속될 것만 같았던 평화의 바람은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그치고 말았다. 이러한 좋지 않은 흐름을 뚫고 지난 11일 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통일부 통일교육원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후원한 ‘제1회 전국 대학생 기자단 평화현장 취재 및 통일 기사 경진대회’가 1박 2일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들러 북한 땅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 방문해 납북자들과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을 실감했다. 이어 민간인 통제선 안에 위치한 숙소인 캠프 그리브스에 가기 위해 통일대교를 지나 민간인 통제선을 넘었다. 연일 보도되는 기사와 뉴스, 학교 수업을 통해서 접했던 북한과 달리 평화현장 취재를 통해 온몸으로 경험한 북한에는 ‘사람’이 있었다. 국내 정치의 이해관계 속 도구화된 북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북한은 저 멀리 밀려났다. 북한에 사는 사람들을 바라보게 됐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땅은 실재하는 땅이었고,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서 마주한 납북자들은 나와 같이 사랑하는 가족이 있던 사람들이었다. 분단의 현실은 신화 속 이야기가 아닌 민간인 통제선 출입을 위해 몇십분이 걸리는 검문을 거쳐야 하는, 그야말로 현실이었다. 이것을 피부로 느꼈을 때 한반도의 평화는 여러 계산의 결과로 산출되는 문제가 아니라 당위적 차원의 문제가 됐다. 그렇다면 한반도 평화가 한발짝 멀어진 것만 같은 현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남한 주민들의 바람만으로는 한반도 평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 북한 주민들까지도 한마음으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할 때 비로소 남북 간의 화해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남한 내부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견을 좁혀야 하고, 이후에는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수령 중심의 유일 지배체제를 유지하는 북한이라 할지라도 남한과의 교류, 화합, 통일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민심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군사적으로는 이제 남한과 비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얻고 그들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인식 변화가 필수적이다. 북한을 우리의 주적으로 보거나 도와줘야 할 대상이라고 보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 남북관계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 형성하는 관계다. 인간관계에서 당연하게 행하는 것들을 남북관계에 대입해보자. 남북관계에 있어 남한의 시각으로 북한을 재단하며 관계를 주도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입장과 생각을 고려하고 배려하며 대등한 입장에서 접근할 때 지속 가능하고 생산적인 대화가 도출될 것이다. 그리고 그 대화의 지속은 결국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올 것이다.
  • 任 떠난 종로, 丁 꿰차나

    任 떠난 종로, 丁 꿰차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7일 내년 총선 불출마 및 정계 은퇴 의사를 밝히면서 그의 출마가 거론됐던 서울 종로 지역구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정세균 출마 기정사실화… “공식입장 없어” 6선이자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그간 지역구인 종로에서 정치활동을 계속하겠다며 내년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해왔다. 청와대를 나온 임 전 실장이 종로로 이사하며 지역구 도전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도 종로의 보수적 성향을 감안할 때 바닥 민심을 닦아온 정 의원의 경쟁력을 뛰어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1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낸 건 없다”며 “지금 일단 지역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런 것들이 정리되면 당 지도부와 상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이낙연 종로 출마 가능성 주목 자유한국당은 현재 종로 지역위원장을 비워뒀지만 황교안 대표 등 중량급 인사가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황 대표는 비례대표로 나서 총선 판을 이끌겠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지만, 향후 리더십이 흔들릴 경우 서울·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 전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한국당의 총선 판을 흔든 김세연 의원도 지난 6월 황 대표를 향해 “내년 총선에서 종로로 출마하시는 것이 가장 정공법”이라고 했다. 만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민주당에 복귀한다면 역시 종로 출마 가능성이 있다. 한국당이 황 대표의 종로 출마를 통해 ‘정권심판론’을 앞세울 경우 맞대응 카드로 이 총리를 내세워 ‘전·현직 총리 매치’를 벌여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총리 측은 지역구보다는 비례대표 후보로서 호남 등 전국 선거를 돕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종로는 통폐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정치 1번가’의 상징성이 흐려질 가능성도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서울광장] 총리 출신은 왜 대통령이 못 됐을까/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총리 출신은 왜 대통령이 못 됐을까/이종락 논설위원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국무총리를 지낸 인물은 24명이었다. 이낙연 현 총리가 25번째인 셈이다. 이들 중 대통령이 된 총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직선제 이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직후인 1979년 12월 6일 최규하 전 총리가 10대 대통령에 취임했지만, 유신체제하에서 ‘체육관 선거’로 뽑힌 간선 대통령인 데다 신군부에 밀려 8개월간 단명했다. 총리의 대권 도전 흑역사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낙연 총리와 총리를 지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각종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꾸준히 달려 71년 헌정사에 새 기록을 쓸지 주목된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가 지난 6~7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총리가 20.9%의 지지율로 1위, 황 대표가 10.7%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 총리 29%, 황 대표 12%로 한 달 전보다 이 총리는 7% 포인트 상승, 황 대표는 5% 포인트 하락했다. 두 사람의 선전으로 직선제 이후 첫 총리 출신 대통령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무르익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 차기 대선이 2년 넘게 남은 상황에서 섣부른 예단임은 분명하다. 이전 총리들도 레이스 초반 대권의 꿈이 무르익었지만 번번이 일장춘몽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이회창 전 총리는 총리 출신 중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였다. 대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감사원장을 지낸 뒤 1993년 12월 총리에 임명됐다. 그는 대통령의 방탄 역할에 불과했던 총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소신 있는 모습을 보여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자신을 뛰어넘으려는 총리를 원하지 않았던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의 충돌 끝에 125일 만에 경질됐다. 총리에서 물러나자 오히려 ‘대쪽 총리’라는 이미지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여당인 신한국당의 선대위원장이자 전국구 1번으로 정계에 입문하는 계기가 됐다. 이듬해에는 당 대표로 지명됐고,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그러나 이 전 총리는 ‘대쪽’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각인시켰지만 포용력과 확장성이 부족해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국민의당 후보에게 1.6% 포인트,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에게 2.3% 포인트 차로 패했다. 2007년 17대 대선에도 나섰지만 3위에 그쳤다. 고건 전 총리도 대권 문턱에서 꺾인 ‘불운의 재상’이다. 1997년 3월 김영삼 정부의 마지막 총리를 지낸 데 이어 이듬해 민선 서울시장에 선출됐다. 2003년 노무현 정부의 초대 총리가 된 뒤 2004년 3월 국회가 노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의결하자 대통령 권한대행에까지 올랐다. 그는 두 달여 동안 대통령 대리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유력한 대선주자로 부상했다. 하지만 탄핵 기각이 결정돼 업무에 복귀한 노 전 대통령이 고 전 총리에 대해 “실패한 인사”라고 혹독한 평가를 내린 뒤 지지율이 급락하며 대선 출마를 접어야 했다. 정당인으로서의 경험이 부족했던 고 전 총리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대권의 꿈을 접을 정도로 권력의지가 약했다. 그럼 이낙연 총리나 황교안 대표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과거를 답습하든 새 길을 열든 총리 이력 자체가 대권을 안겨 주지는 않는다. 총리는 ‘주어지는 자리’지만, 대통령은 권력의지의 산물이자 정치적 쟁취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많은 전직 총리는 대권을 꿈꿨지만 왜 실패했는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직선제 이후 최초의 총리 출신 대통령’이라는 영예를 안게 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총리 출신이 대통령이 되기 위한 전제 조건에 대해 “국민들은 ‘2인자’에 불과했던 총리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강력한 모습을 보여 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지지하게 된다”면서 “대통령 지지 세력의 지원을 받는 게 최상이지만, 현재 권력에 순응하는 순간 유력 대선주자 반열에서 탈락하게 되기 때문에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총리 출신이 대통령이 되지 못한 이유는 정권의 부침과도 연결된다. 문재인 정부의 남은 2년 6개월은 국내외적으로 위기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 총리에게도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으로 돌아간 뒤 자기 색깔을 보여 주며 확고한 지지 세력을 만들 수 있는지 여부, 경기침체에 따른 민심의 향방도 대권 길목으로 가는 변수다. 정치인으로 변신한 지 불과 9개월 남짓한 황 대표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보수대통합, 총선 등 넘어야 할 고비가 산적해 있다. 삼청동 총리 공관과 청와대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지만 총리에게 청와대는 난공불락 요새와 같은 곳이다. jrlee@seoul.co.kr
  • 박지원 “내년 총선에서 40~50% 의원 물갈이 될 것”

    박지원 “내년 총선에서 40~50% 의원 물갈이 될 것”

    내년 총선을 6개여월 앞두고 여아가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5일 “내년 총선에서 40~50%의 국회의원이 물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 유튜브 채널 ‘박점치’(박지원의 점치는 정치)에 출연해 “지금까지 국회를 보면 40~50%의 중진들은 떨어지고 신인들이 들어오게 된다”면서 “(선거의 당락은) 결국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권리당원 50%+국민경선 50%’로 당원과 국민 여론조사를 절반씩 반영하는 민주당의 총선 공천룰을 언급하며 “정치는 민심이 중요하므로 아무리 권리당원이더라도 국민들이 싫어하면 의미가 없다”면서 “올바른 정치를 하고 지역을 위해서 일을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민심의 평가를 받는 일을 해야지 개별적으로 쫓아다니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특히 그는 박찬주 전 육군대장 등 자유한국당의 인재 영입을 둘러싼 잡음에 대해 “한국당의 생각이 미래로 가지 않고 삼청교육대 시대에 머물러 있다”면서 “황교안 대표가 시대 정신을 망각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대통령이 되고 총선 승리를 하겠다면, 특정한 지역과 그룹에서는 표를 받겠지만 결론적으로는 소탐대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번복 움직임에 대해서도 “조국 사태 이후 지지율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 애초에 불출마라는 표현은 신중했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자유한국장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으로 활동했던 이자스민 전 의원의 정의당 입당에 대해서는 “더 많은 이주민 중에서 충분히 자격을 갖춘 의원을 뽑아냈어야 하는데, 영입 자체를 가지고 자랑할 거리는 아닌 것 같다”면서 “이자스민 의원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당내에도 수십 년 이력과 실력을 쌓아온 인물이 있는데 이름이나 명망이 있다고 영입하는 건 아니지 않나”고 반문했다. 한편 박 의원은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상을 위로하는 조의문을 보낸지 하루만에 방사포를 발사한 데 대해 “도발이 아니라 실험에 가깝다”면서 “북한은 북미 대화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자기들이 준비한 무기를 모두 시험 발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서울 지하철 3·5호선 연장… ‘30분 생활권’으로 1·2기 신도시 달래기

    서울 지하철 3·5호선 연장… ‘30분 생활권’으로 1·2기 신도시 달래기

    수도권~서울 환승 시간·비용 30% 절감 철도·급행으로 동서남북 권역별 개선책 “고양선 식사지구까지 연결 방안도 논의” 서울 동북권 6·9호선 추가 연장도 추진 서창~김포 등 상습정체구간 지하 복층화트램·트레인 도입… 광역급행버스 확대도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광역교통 비전 2030’의 뼈대는 경기 고양시 일산, 파주시 운정, 부천시 중동 등 1, 2기 신도시의 교통망 확충이다. 기존 국가철도망 계획 등에서 제시된 지하철과 도로환경 개선사업 등을 ▲동북권 ▲동남권 ▲서남권 ▲서북권 등 권역별로 나눠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계획에 가장 극심하게 반발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기존 신도시 지역의 민심을 얻기 위한 용도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계획의 기본 목표는 수도권 광역거점 간 ▲통행시간 30분대 단축 ▲비용 최대 30% 절감 ▲환승 시간 30% 감축 등이다. 이를 위해 현재 건설 중인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파주~동탄), B노선(송도~마석), C노선(덕정~수원)의 영향권 밖에 있는 수도권 서쪽에 추가로 GTX D노선(가칭) 건설을 추진한다. 상습 정체 구간인 서울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에 지하 40m 이상 깊이의 대심도 지하도로를 건설하려는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 4차 광역교통계획 등에 추가 광역급행철도 건설 방안을 담을 것”이라면서 “강변북로 일부 구간은 강물과 도로 사이의 간격이 좁아 지하화하기가 쉽지 않지만 첨단 설계기법 등을 활용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교통수단인 ‘트램·트레인’도 도입된다. 트램·트레인은 도심에선 시속 30∼50㎞로 운행하다 외곽에선 시속 100㎞로 이동하는 저비용 고효율 교통수단이다. 경기도·인천 등에서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까지 들어와서 인근 지하철역 환승센터에 승객을 내려주고 회차하는 ‘고속 BTX’(Bus Transit eXpress)도 추진된다. 정부는 기존 신도시를 포함, 수도권 지역에서 교통환경이 열악한 곳을 특별대책지구로 지정해 집중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어 광역급행버스(M버스) 운행을 지방 대도시로 확대하고 2022년에는 모든 M버스 노선에 예약제를 도입한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교통체증 완화를 위해 서창∼김포, 판교∼퇴계원 등 두 구간에 지하도로를 뚫어 복층화한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의 경우 공사를 서둘러 2026년까지 전 구간을 개통할 예정이다. 권역별로는 먼저 동북권에서는 기존 서울 지하철 6호선과 9호선의 추가 연장을 검토하고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GTX B·C 노선도 조기에 착공할 계획이다. 또 7호선 옥정~포천 구간 연장사업도 본격화하는 동시에 왕숙신도시 교통 대책으로 제시됐던 별내선 연장(별내~진접)도 계획에 포함됐다. 동남권에서는 하남 미사신도시 9호선 연장(강일~미사) 구간을 추진 과제로 잡았다. 또 현재 예타가 진행 중인 신분당선 연장(광교~호매실)과 사전 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는 동탄 도시철도(트램)도 계획에 포함해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서남권은 인천지하철 2호선을 연장해 인천대공원역과 신안산선을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전 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는 원종·홍대선도 계획에 포함했고 4호선 과천선과 출퇴근 인구가 많은 인덕원~동탄 노선을 급행으로 개량해 건설하기로 했다. 3기 신도시로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이 들어서면서 1, 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서북권에는 대책이 많이 나왔다. 먼저 5호선을 연장하는 김포한강선(방화~양곡)과 3호선 일산선 연장(대화~운정) 사업이 포함됐다. 이어 킨텍스와 김포공항역에 GTX 환승센터를 건립하는 방안도 제시됐고 3차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됐지만 아직 예타도 통과하지 못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삼송~용산)도 이름을 올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3기 신도시 대책인 고양선(새절~고양시청)을 식사지구까지 연결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지방의 경우 부산 사상∼하단선, 양산 도시철도, 광주 2호선 등도 확충해 도시 내 이동성을 강화한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박지원 “전쟁 불사하면 다 죽어…文대통령 평화정책이 답”

    박지원 “전쟁 불사하면 다 죽어…文대통령 평화정책이 답”

    朴, 北 평양축구 거친 경기에 “속내 있다”김영철, 美에 “당장 불 오가는 교전 관계”이에 朴 “좀더 좋은 조건 제시해달란 소망”박지원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신당) 의원이 27일 “전쟁이라도 불사하자면 다 죽는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정책이 답”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월드컵 평양 예선전의 거친 경기도 북측의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북미, 남북 관계의 속내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의원은 “선미후북(先美後北)과 선미선북(先美先北)을 병행하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로 미·일·중 주한대사 등 111개국 대사와 17개 국제기구 대표들을 초청해 가진 리셉션에서 “평창으로 모아주신 평화와 화합의 열기가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까지 계속될 수 있도록 변함없는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다”고 요청했다. 이날 발언은 15일 평양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예선 남북 축구가 북한의 비협조로 인해 관중도 생중계도 없는 ‘깜깜이’로 진행되면서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당시 남북 축구 경기는 ‘무중계·무관중’ 상태에서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북한 선수들의 거친 경기 운용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귀국 직후 손흥민 선수는 무승부(0대0)로 끝난 경기에 대해 “북한 측 플레이가 매우 거칠었고 심한 욕설도 했다”면서 “부상 없이 돌아온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 측은 북한 전문 여행사에는 1주일 전에 ‘무중계·무관중’ 경기를 알렸지만, 통일부는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알았다”면서 “이것이 지금 남북관계의 현실이고 문재인 정부와 김정은 정권의 의사소통 수준”이라고 맹비난했다. 한국당은 “북핵과 미사일 위협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고, 평양 원정에서 북한 갑질이 목도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매우 우려스러운 현실인식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미국에 올해 연말까지 새로운 타협 방안을 제시해줄 것을 요구한 데 이어 이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까지 나서서 미국에 시한을 거듭 상기시킨 것과 관련해 “김계관 고문에 이어 김영철 부장의 등장!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는 “북미 정상간의 사이를 강조하며 좀 더 좋은 카드를 미국이 제시해 달라는 소망”이라고 설명했다.김영철 부위원장은 이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낸 담화에서 “미국이 자기 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면서 이해 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조미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는 결코 민심을 외면할 수 없으며 조미관계 악화를 방지하거나 보상하기 위한 담보가 아니다”라면서 “조미관계에서는 그 어떤 실제적인 진전이 이룩된 것이 없으며 지금 당장이라도 불과 불이 오갈수 있는 교전관계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황교안·나경원, 광화문 도심 철야 집회 참석

    황교안·나경원, 광화문 도심 철야 집회 참석

    자유한국당이 당 차원의 대규모 집회를 열지 않는 대신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철야 집회에 참석한다. 지난 3일 개천절부터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 주변에서 문재인 정권 규탄집회를 열어 온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26일 오전 5시까지 12시간 동안 도심 철야 집회를 연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회 참석 이유에 대해 “국민의 마음이 모여진 집회”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가 철야기도회 형태로 진행돼 종교적 색채가 짙다는 지적에는 “종교 문제와 관계없이 우리는 나라를 사랑하고 되살려야 한다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모이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참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당 차원의 공식 참여는 아니라면서도 개별 의원들의 참가를 독려하고 나섰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이날 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에게 문자를 보내 “이번 주말 한국당이 주관하는 공식 집회는 없다”면서도 “보수 시민단체들의 광화문 집회는 이번 주말에도 이어지는 만큼 많은 관심과 참석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10월항쟁 3차 총공세로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자. 담요 두 장씩 갖고 나오라”는 글을 올리며 참여를 독려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지난 23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조국 사태 이후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달라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야당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 하고 있기에 믿을 곳은 분노한 민심밖에 없어 보인다”며 “그래서 다시 한번 광화문의 함성으로 나라를 바로 세우는 기회를 우리는 가져야 한다”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사설]‘정시 확대’ 속도전, 교육현장 목소리 무시하지 않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에서 “수시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때까지 수시와 정시 비중의 지나친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교육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정시 비율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서울 주요 대학들을 정조준한 정시 확대 방침을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에 이어 다시 강조했다. 현 정부들어 대통령이 교육을 주제로 관계장관회의를 연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와 교육부가 사전 협의도 없이 엇박자를 낸다는 비판이 높은데도 이런 강수를 두는 배경은 분명하다. 조국 사태로 불거진 교육 불공정에 대한 사회적 분노를 잠재우기 위한 고육책인 것이다. 실제로 부모의 재력과 지원 여부로 성패가 갈리기 십상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만이 치솟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성적 줄세우기 등 비판의 여지가 있더라도 학생 본인의 노력 없이는 부모의 전방위적 지원이 한계가 있는 정시가 그나마 공정하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대통령의 긴급 지시로 서울의 주요 대학들의 2022학년도 정시 비중은 40~50%로 높아질 전망이다. 교육 정책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이제라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움직임은 늦었지만 다행인 측면이 있다. 문제는 교육정책의 졸속성이다. 입시의 근간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좌지우지되는 현실에 교육현장은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교육 공정성을 부각해 어떻게든 민심을 회복하려는 청와대의 절박감을 백번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하루아침에 백년지계를 흔드는 정책의 자세는 신뢰를 얻기 난망하다. 지난해 정시비율 30% 이상 권고안이 나오기까지만 해도 얼마나 진통이 컸었나. 교육부가 공론화위원회에 ‘하청에 재하청’ 논란을 빚어가며 내놓은 결과가 일년만에 대통령 한마디로 바뀌는 셈이다. 며칠 전까지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정시 확대는 없다”고 선을 그엇던 상황이어서 ‘교육부 무용론’마저 나오고 있다. 대선 공약이자 대통령 직속기구로 신설된 국가교육회의는 대체 무슨 용도인지도 따져묻지 않을 수 없다. 정책간 엇박자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고교학점제는 정시 확대와는 방향이 딴판인 정책이다. 오매불망 정시 확대를 고대했던 이들 사이에서도 “교육정책이 철학도 없이 번갯불에 콩 구워 먹어도 되는 것인� �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총선이 끝나면 또 바뀔 지 모른다”는 의심이 쏟아진다. 대학들은 자율성이 침해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다음달 교육부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최종 발표하겠다고 한다. 속도전이 능사가 아니라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 불신과 혼란을 수습하는 작업이 반드시 병행돼야만 한다.
  • [사설] 조국 수사 서둘러 국민 갈등 심화 막아야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되면서 검찰의 칼끝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어제 “범죄 혐의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정씨의 구속으로 검찰은 과잉수사 논란의 부담을 덜고 조 전 장관의 수사에 가속을 붙일 수 있게 됐다. 정씨의 구속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표창장·인턴증명서 위조 등 입시 비리와 남편의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진행된 사모펀드 투자 관련 횡령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11개다. 검찰은 이 가운데 4건의 혐의에 조 전 장관이 연관돼 있다고 판단한다. 조 전 장관이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딸의 인턴증명서를 허위 발급한 혐의 등은 입시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지만 사안의 파장이 치명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민정수석 시절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은 권력형 비리로 정국 혼돈을 불러올 여지가 없지 않다. 구속된 부인이 부당 이익을 위해 주식을 차명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부인의 주식 매입 시점에 조 전 장관 계좌의 돈이 흘러간 단서까지 포착된 듯하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조만간 직접 조사할 모양이니 또 한바탕 여론이 충돌할 일만 남았다. 조국 일가 수사로 국민이 편을 갈라 싸운 지 두 달이 넘었다. 정씨의 구속영장을 심사하는 자정까지 서초동 법원 앞에서는 두 쪽 난 민심이 싸웠다. 국민 피로도가 임계점을 넘은 상황에서 검찰은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남은 수사를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여론을 정략의 방편으로 삼는 정치권이 자중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조국 사퇴 표창장 파티를 열어 상품권까지 돌린 자유한국당을 제정신이라고 보기 어렵다. 여든 야든 정치 분란을 부추기는 한심한 작태를 민심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서울 최대 신규 상업지 개발·힐링 공존도시로…광진의 가치를 높인다

    서울 최대 신규 상업지 개발·힐링 공존도시로…광진의 가치를 높인다

    서울 광진구는 폭넓고 유유히 흐르는 한강이 감싸는 강변 입지에 지하철 2·5·7호선과 동서울터미널이 있는 교통요충임에도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 비해 발전이 더디다는 이미지다. 상업용지 비율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꼴찌에서 세 번째로 적은 데다 구 중심을 가로지르는 지상 전철이 도심을 분리하는 바람에 지역상권이 20년째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게 원인이란 분석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취임 직후 광진의 도시계획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하는 용역을 진행해 온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이달 말까지 광진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업그레이드 방안을 도출해 임기 내 지역 가치를 한껏 높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구의·자양재정비촉진지구, 동서울터미널 복합개발 등은 물론 향후 상업용지 확대를 통해 도시발전의 동력을 키우는 한편 지역 명소인 아차산을 활용한 주민 복지를 강화하는 식으로 개발과 힐링이 공존하는 선진도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5일 유적전시관 건립사업이 한창인 아차산생태공원 홍련봉 2보루 유적지 현장에서 그를 만나 광진의 도시 비전에 대해 들었다. -취임 일성으로 ‘지역 가치를 높이겠다’고 했는데. “외형적인 변화를 보면 광진이 다른 자치구에 비해 발전이 가장 더뎌서 주민들이 답답함을 얘기한다. 실제로 대부분 지역이 1980년대 이전 단독주택 공급 목적의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인해 저층 주거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광진구는 상업지역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18%로 25개 자치구 중 최하위권에 속해 발전이 더디다. 다만 고무적인 부분은 2030년까지 서울에서 신규 상업용지가 가장 많이 늘어날 예정이어서 개발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시울시가 지난해 자치구로 배정한 신규 상업지(총 67만㎡) 가운데 광진구가 가장 많은 면적(5만 6000㎡)을 배정받았다. 이렇게 배정받은 상업지에 대한 개발 용역을 현재 진행 중으로 전문가 자문을 통해 합리적인 상업지 확충 방안을 마련해 지역 가치를 높여 가겠다.”-지역 가치를 높이기 위해 추진 중인 핵심 사업을 꼽는다면. “우선 구의·자양재정비촉진지구 개발 프로젝트에서 가장 부지가 넓은 자양1재정비촉진구역은 굉장히 큰 프로젝트다. 자양1구역과 자양5구역, 구의역까지 포함하는 큰 부지로 광진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도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추진해 나가려고 한다. 한진중공업과 서울시 간에 추진되는 사업인데 최근 신세계도 가세해 한진중공업과 신세계의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하기 때문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사업은 현 동서울터미널을 터미널과 상업·문화·숙박 등이 갖춰진 지하 5층, 지상 40층 종합터미널로 재탄생시키는 내용이다. 또 중곡동 중곡의료복합단지도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예전에는 정신병원으로 구민들에게 기피시설이었지만 주민들과의 협의를 거쳐 의료복합단지로 거듭나는 것이다. 모든 사업이 잘 마무리되도록 하겠다.” -지역 가치를 높이기 위한 최대 과제가 있다면. “주민들은 ‘지하철 2호선 지하화 사업’이 빠른 시일 내에 추진돼야 지역 상권이 살아난다고 입을 모은다. 지하철 2호선의 광진구 지상구간(강변~구의~건대)이 지역의 핵심 발전 축을 관통하고 있어 도시공간이 단절되고 교통 정체와 지역 발전이 저해된다는 것이다. 강변역 옆에는 동서울터미널이 있고, 구의역 주변에는 구의·자양재정비촉진지구가 있다. 건대입구역에는 고급 주상복합인 더샵스타시티, 건국대, 건대병원 등이 있다. 역마다 다른 특성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거대한 상업벨트가 형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 반드시 이 지역을 지나는 전철(지하철 2호선)의 지중화가 필요하다. 지하철 2호선 지중화 사업은 지역 주민들의 숙원이고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약에는 넣었지만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결정해 추진할 사업이기에 서울시와 계속 협력해 나가겠다.” -저서를 발간할 정도로 ‘50플러스세대’ 정책에 주력하고 있는데. “50플러스세대 정책은 서울시의 정책이지만 공감을 해 졸저를 펴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실제로 지금 광진 인구가 36만명인데 유권자가 31만명이고, 나머지 5만명이 미성년자다. 그만큼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우선 출산 장려를 위해서는 신혼부부들에게 무조건 무상으로 임대아파트를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50플러스세대가 아주 똑똑한 세대인데 이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체감한 이들 50대가 어렵게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 가계지출이 많은 나이이기 때문에 생계형 일자리도 만들어 주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자리(재능기부)도 만들어 줘야 한다. 50플러스세대 정책이 이 시대에는 중요하다.” -재정분권을 강조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재정분권이 중요하다. 정부정책이 지방으로 내려갈 때는 정책에 소요되는 비용도 같이 내려보내 줘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대2다. 지방자치를 시행하는 나라 중에 이렇게 적은 곳은 유일할 것이다. 지방자치를 한다면 재정분권도 제대로 시행해야 한다.” -아차산을 활용한 주민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은. “광진은 아차산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다양한 자연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2003년부터 꾸준히 사업을 벌여 왔다. 제 임기 중에는 고구려 건축기술의 진수를 담고 있는 홍련봉 보루 정비사업을 추진해 ‘홍련봉 보루 유적 전시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지난해 중간설계를 완료했고 현재 실시 설계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설계가 완료되는 내년부터는 진입로 개설공사와 기초공사를 시작으로 2022년에 전시관의 외관과 내부 공사를 끌낼 계획이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정리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그가 걸어온 길 국정·시정·구정 ‘3정’ 경험 역대 최다 득표율 광진구청장 “정치인 생명은 약속과 신뢰” 올해로 24년째 광진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생활정치인’을 자부한다. 구의원과 시의원, 국회의원 보좌관까지 모두 역임하는 등 ‘3정’(국정·시정·구정)을 두루 경험했다. 선거에 8번 나가 5승3패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처음 정치에 발을 들인 것은 대학 재학 중 외조부 선거를 도우면서다. 1985년 ‘정치활동 금지’에서 풀린 김대중·김영삼이 창당한 신한민주당에서 초대 총재를 지낸 이민우 국회의원(6선)이 외가 작은할아버지다. 이후 정치에 뜻을 품고 30살이던 1990년 스스로 민주당에 찾아가 당직자가 됐고, 35살이던 1995년 민선시대가 열리면서 광진에서 구의원으로 내리 두 번 당선됐다. 초선 구의원 시절이던 1997년 광진구에서 처음 국회의원이 된 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만나 정치적인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20년 넘게 동행하고 있다. 쓰라린 실패도 겪었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세 번의 시의원 선거(보궐선거 포함)에서 연달아 낙선했으나 다시 도전한 2010년 지방선거에서 8대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됐다. ‘우공이산’(愚公移山·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을 좌우명으로 내세우는 것도 이 같은 3전4기의 경험이 남겨 준 정치적 자산이라고 말한다. 시의원을 연속 두 번 지내는 동안 예산결산위원장, 정책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요직을 다 거쳤다. 시의원 임기 8년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을 8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구의원으로서는 민심을 읽고 소통하는 힘을 길렀고, 보좌관으로는 국정에 대한 안목을 키웠다면, 시의원으로는 예산과 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다. 지난해 민선 7기 구청장 선거에서는 광진구 구청장 선거 중 역대 최다 득표율(65.9%)을 기록했다. “정치인의 생명은 약속과 신뢰이므로 한번 맺은 인연은 소중히 간직하고 끝까지 가도록 노력한다”는 지론이다. ▲전남 장성 출생(1960) ▲서울 돈암초, 서울 염광중, 서울 대일고, 수원대(85학번) 경상대 졸업, 서울시립대 도시과학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서울시립대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 재학 중 ▲2~3대 광진구의원(1995~2002)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2002~2004) ▲8~9대 서울시의회 의원(2010~2018), 정책연구위원장(2011~2012), 예산결산위원장(2012~2013), 운영위원장(2016~2018)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2017~2018) ▲민선 7기 광진구청장(2018~2019 현재) ▲부인 오향옥(60)씨와 1녀 ▲저서 ‘서울, 사회적 경제에서 희망찾기’, ‘50 이후 어떻게 살 것인가’
  • [서울광장] 황허의 물길과 검찰개혁/박홍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황허의 물길과 검찰개혁/박홍환 편집국 부국장

    중국 대륙을 지(?)자 형태로 서에서 동으로 관통하는 황허(黃河)는 장장 5464㎞의 물길을 만들어 낸 뒤 보하이(渤海)만으로 흘러든다. 창장(長江)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다. 서부 칭하이(靑海)성 칭짱(靑藏)고원의 바옌커러산에서 발원한 한 방울로 여정을 시작하는 황허는 9개 성과 자치구에 길고 뚜렷한 물길을 만들며 한반도 면적의 3.4배인 75만㎢의 중국 대륙 북쪽 땅을 적신다. 산시(陝西)성을 비롯한 황허의 중상류 유역은 중국에서도 대표적인 황토 지대다. 황허의 물빛이 누렇다 못해 시뻘건 이유다. 매년 16억톤의 토사가 쉼없이 하류로 밀려든다. 그중 4억톤은 유역 곳곳에 쌓여 비옥한 평야지대를 만들었고, 여기서 세계 4대 문명의 하나가 꽃을 피웠다. 엄청난 규모의 토사가 퇴적되는 자연환경 탓에 황허 하류는 이따금 물길이 바뀌곤 했다. 주나라 때인 기원전 6세기부터 19세기 청나라 때까지 2400여년 동안 모두 26차례 물길이 바뀌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황허의 동쪽에 있었던 마을이 물길이 바뀌는 바람에 몇십년 뒤에 가보면 강 서쪽으로 옮겨져 있는 풍경이 펼쳐지곤 했던 것이다. ‘삼십년 하동(河東), 삼십년 하서(河西)’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황허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풍요롭게 번성하고, 반대쪽은 번번이 수해를 입곤했지만 황허는 물길을 바꾸어 강 양쪽 마을의 처지를 뒤바꾸곤 했다. 이처럼 ‘삼십년 하동, 삼십년 하서’는 세태 변화와 인생 무상을 표현하는 말로 유용하게 쓰인다. 어떻게 보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나 새옹지마(塞翁之馬)와 같은 말인 셈이다. 권력이나 부귀가 영원할 듯하지만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고, 지금은 초라하지만 그로 인해 나중에 복을 받을 수도 있으니 낙담할 필요도 없다는 세상의 이치를 일러 준다. 영원할 것 같던 검찰 권력의 운명을 가르는 물길이 지금 바뀌고 있다. 개도(改道)의 원천은 민심이다. 서초동 법조타운 일대를 가득 메운 촛불이 들불로 번졌고, 그 인파가 쏟아낸 검찰개혁의 함성이 온 나라를 뒤덮었다. 기득권 수호에만 몰두하며 혁신의 기회를 외면했던 검찰 조직이 이런 외력에 의한 개혁을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다. 군사정권 시절을 포함해 수십년간 무소불위의 수사권력을 휘둘러 온 검찰로서는 갑작스럽게 이런 날이 온 것에 어지간히 당혹스러울게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검찰개혁을 원하는 민심의 도도한 물줄기는 지난 수십년 동안 서초동 법조타운 주변에 차곡차곡 퇴적물을 쌓아 놓고 있었다. 검찰 구성원들이 “우리가 남이가”, “식구가 뭐여”를 외치며 주구장창 ‘제 편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숱한 민원인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검찰청사 앞에서 밤을 지새웠다. 특수부는 특수부대로, 공안부는 공안부대로, 끼리끼리 몰려다니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제멋대로 행사해도 견제 장치가 없으니 거칠게 없었다. 조직 외부에 알려지지만 않으면 그 어떤 비리를 저질러도 ‘의원면직’으로 유야무야했다. ‘스폰서 검사’, ‘벤츠 여검사’, ‘성도착 검사’, ‘해결사 검사’ 등 추문이 줄을 이었지만 반짝 긴장했을 뿐 자정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 특수부 취재 때의 일이다. 이미 수감돼 있던 전직 고위공직자가 검찰청사로 불려와 특수부 검사에게 별도의 뇌물사건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돌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벌어졌다. 그 전후로도 특수부 수사와 관련해 자살자가 속출했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 하며 윽박질렀을 게 뻔했지만 그때마다 검찰은 “강압수사는 없었다”는 한 줄짜리 유감 논평만 냈을 뿐 구체적인 경위 조사를 하지도, 그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도 않았다. 그 당시 수사 당사자 중 한 명은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 지난 정권의 핵심 실세로 국정농단을 일삼았다. BBK 수사는 또 어땠나. 2007년 말 17대 대선을 앞두고 검찰은 “다스는 MB(이명박 전 대통령)와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려 MB 당선의 일등공신 역할을 자임했고, 수사 책임자들은 그 공을 인정받아 MB 정권 내내 중용됐다. 10년 만에 수사 결과는 완전히 뒤집혔다. 하지만 그 ‘계산된 오류’를 책임질 사람들은 이미 검찰에 남아 있지 않았다. 교정되지 않는 잘못이 이어지면서 검찰에 대한 불신이 걷잡을 수 없이 쌓여 간 것이다. 바뀐 물길로 인해 검찰은 앞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개혁의 도도한 흐름에 순응하는 길 외에 검찰이 저항할 명분은 남아 있지 않다. stinger@seoul.co.kr
  • [서울광장] 진보의 시간은 다시 못 올지 모른다/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보의 시간은 다시 못 올지 모른다/황수정 논설위원

    대한민국이 상식의 진공 상태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거짓과 위선의 몰상식이 상식을 압도하고 진짜와 가짜가 뒤섞여 곤죽인 시간은 시련이다. 국민 단체 갱년기도 아닌데 뉴스를 보다가 갑자기 열이 치솟고 등짝에는 식은땀이 나고 밥맛이 떨어진다는 사람, 주위에 넘친다. 울화병 초기 증세다. 졸렬한 시간에는 졸렬한 것들이 궁금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마당에도 여전히 그렇다. 졸렬한 시간을 버티기 힘든 가장 큰 이유다. 자신 때문에 나라가 반쪽 나서 분열 집회가 한창인 한밤중에, 자신의 아내가 검찰 조사를 받는 시각에 소셜미디어의 프로필 사진을 몇 번씩 바꾸는 심리 기제는 대체 뭔가. 상식이 교란된 기행(奇行)이거나, 한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조급증 이미지 정치의 완결편이었거나. 조국 임명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많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버림받았다. 분노한 광화문의 민심을 청와대 집무실에서 직접 듣고서도 “국론 분열이 아니며, 검찰개혁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지지세력만을 향한 의도된 화답은 지지세력보다 훨씬 더 많은 국민을 ‘없는 사람’으로 부정했다. 버려진 민심은 소외의 이중고를 겪는 중이다. 거리에서 갈라지고 쪼개진 민심에도 대통령의 논평은 “감사하다”였다. 감사함과 미안함의 용처를 구별하지 못하는 국정 지도자는 소통을 원하는 시민에게는 ‘넘사벽’이다.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과 국민적 신뢰 규모는 조국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결자해지, 조국이 헝클어 놓은 자리를 수습하는 것은 전부 대통령의 몫이다. 민심의 상처를 원상복구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나라 걱정했던 많은 시민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검찰 개혁 반대 세력으로 편을 가른 것이 집권당이다. 엄지 손가락 치켜세우며 임명한 윤석열의 조국 수사팀을 고발하면서 고발장 인증샷을 찍는 것이 집권당의 그릇이다. 대통령이 세월호 단식 농성장에서 읽었던 책(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은 “동의하지 않을 자유는 민주주의의 위대한 선물”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의견 차이가 아니라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죄악시하는 것”이라는 문장이 그냥 지나치지 못할 만큼 선명하다. 진보 민주주의는 시민의 마음에서 권력이 비롯되는 정치제도, 그러므로 ‘내 편’이 아니라 국민 다수의 마음을 잃지 않았어야 한다. 대통령은 책에서 무엇을 보았던 건가. 민주주의의 위기에는 친절하게 빨간불 신호가 들어와 주지 않는다. 부지불식간 진행되는 것이 위험 속성이다. 군부 독재자가 아닌 ‘선출된 독재자’가 합법적으로 민주주의를 시들게 하는 과정을 요즘 세계적 화제인 책이 적나라하게 경고하고 있다. 정치적 중립 기관을 입맛대로 바꾸거나, 언론을 소리 내지 못하게 길들이고, 정치 게임의 규칙을 바꿔 반대편에 불리하도록 서서히 운동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조국 사퇴의 변에서 대통령은 “언론의 성찰”을 주문했다. 친정부 매체로 지목된 특정 방송과 신문의 일선 기자들조차 조국 사태를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다고 뒤늦게 반발하고 나선 판국이다. 언론이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의심받지 않았던 진보의 시간은 다시 올 수 있을까.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친문 진영이 직접 만든 용어)은 ‘틀딱 태극기 부대’와 소통 민주주의를 훼절하기로는 저울의 눈금 하나도 차이 나지 않는다. 조국 사태를 건너면서 우리는 확인했다. 피의자의 증거물 유출을 “증거 보존”이라거나 “진영 논리가 어때서”라는 궤변을 서슴지 않은 유시민 같은 이는 진보의 복원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정권을 바꿔 세상이 달라지기를 기대하지 말고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 정권을 바꾸려 노력하자”던 노무현의 언표에 먹칠을 하고 있다. 노무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금 유시민에게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한다. 급전직하한 대통령 지지율, 밑천을 들켜 잃어버린 많은 것을 복구하려면 진보의 전방위적 성찰만이 다급하다. 사퇴 수리 20분 만에 조 전 장관이 서울대 복직을 신청했다. 사퇴서의 잉크도 안 말랐다. 자녀의 입시 부정 의혹으로 명예를 추락시킨 곳이며, 그 문제로 그는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 기회의 불평등에 분노하는 학생들에게 지금 무엇을 가르치겠다는 건가. “이쯤 되면 항복”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여론이 또 쏟아지고 있다. 아무것도 성찰하지 않는 오만에 기가 질리고 있다. 진보의 정의가 추문(醜聞)이 되고 있다. sjh@seoul.co.kr
  • [씨줄날줄] 총선 불출마/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총선 불출마/이종락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이철희 의원이 어제 내년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단체 문자메시지를 통해 “의원 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이 의원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저도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 놓을 자신이 없다”면서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나서서 하는 게 옳은 길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대표를 제외하고 민주당 현역 의원 중 총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인지도 있는 비례대표 의원으로 부산이나 서울 구로 등 출마 예상지까지 심심찮게 거론됐던 이 의원이 불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당내에 번질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선 가능성이 높았지만, 불출마 선언을 해 신선한 파장을 일으킨 대표적인 정치인은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오세훈 전 의원이다. 오 전 의원은 2005년 7월 “‘내 탓이오’라는 심정으로 부끄러운 정치권 전반에 대한 자성의 의미로 17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오 전 의원은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도 좋았던 데다 지역구도 “공천 즉 당선”이었던 서울 강남을이었기 때문에 국민의 호평을 받았다. 오 전 의원은 인지도와 호감도를 더욱 높인 결과 이듬해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정치권에선 ‘물갈이 공천’, 즉 인적 쇄신이 총선 승리의 기본 공식으로 통용되고 있다. 국회를 바꾸고 지역구 의원도 참신한 인물로 교체하기를 원하는 민심이 투표 결과에 반영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역대 총선에서 야당이 인적 쇄신 이슈를 먼저 들고나온다. 하지만 올해는 여당인 민주당이 먼저 기선을 잡았다. 정치 신인에게 유리한 공천룰 개정을 통해 최소한 30% 이상의 현역 물갈이를 이루겠다는 발표도, 의미 있는 불출마 선언도 민주당이 선점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쇄신과 혁신을 외쳐 왔지만 ‘조국 정국’에서 반사이익에만 목을 맬뿐 달라진 건 하나 없어 보인다. 내년 총선의 성패는 결국 어느 당이 혁신적 인재를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지금 한국당에 필요한 것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정치인의 자기희생을 보여 주는 불출마 선언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지난 8월 한국당 연찬회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험지 출마의 죽을 길을 택하라. 지금은 죽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유한한 정치 인생보다 훨씬 긴 자기 인생이 있다”고 충고했다. 자기를 비울 때 비로소 채워진다는 깊은 울림이다. jrlee@seoul.co.kr
  • “바른미래 비당권파 ‘변혁’ 2개월 내 신당 창당”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15일 당내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향후 거취에 대해 “11월 내로 (신당) 창당이냐, 12월 내로 창당이냐 하는 선택만 남겨 두고 있다”고 했다. ●“한국, 탄핵 인정 땐 같이 갈 수 있다는 뜻” 하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변혁을 이끌고 있는) 유승민 대표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나 통합보다는 신당 창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개혁보수 중심으로 야권을 재편하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그걸 추구하고 있고 그래서 조만간 내부에서 결론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탄핵을 인정한다는 조건부로 한국당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그런 말을) 처음 한 것은 아니고 그전부터 ‘한국당이 완전히 변하면 유승민 기준으로 개혁보수가 되면 같이 못 할 이유가 뭐가 있냐’고 이야기해 왔다”며 “한국당의 근본적 변화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실현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개혁보수 세력이 들썩이자 유승민계와 정반대 입장인 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내부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친박계 중진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유 의원이 ‘탄핵 인정’을 언급한 뒤 영남 지역 민심이 굉장히 안 좋아졌다”며 “지금은 유승민계와의 통합은 얘기도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을 되돌릴 수도 없는데 우리끼리 싸우면 결국 문재인 정권만 이롭게 될 뿐이라는 유 의원의 인식에 동의한다”며 “유 의원과 바른미래당 동지들이 돌아와야 한다. 보수 통합과 혁신을 위해 황교안 대표와 유 의원은 오늘이라도 만나야 한다”고 했다. ●황교안 “정당과 대통합 쉬운 일 아니다” 내년 총선을 이끄는 황 대표는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계 내부에서 다른 의견이 나오자 입장 정리에 고심하고 있다. 황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보수 대통합을 준비하고 있냐’는 질문에 “정당과의 대통합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렇지만 헌법 가치를 같이하는 정당과 세력은 나라를 살리는 큰일에 함께해야 한다”고 원론적인 답을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광화문 집회 시즌2… 한국당, 文 직접 겨냥하나

    曺사퇴 돌발에 19일 대국민 보고로 진행 “성난 민심은 조국 하나만 위한 것 아니다” 지난 두 달간 장외집회 등을 통해 ‘조국 사퇴’를 외치며 지지층 결집에 성과를 낸 자유한국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급작스러운 자진 사퇴로 집회 성격을 바꿔 오는 19일 소위 ‘광화문 집회 시즌2’를 시작한다.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은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9일 ‘국민의 명령! 국정대전환촉구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문재인 정권의 경제·외교·안보 등 민생 실패와 공정과 정의 실종을 국민에게 고발하고 잘못된 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3, 9일 한국당이 참여했던 ‘조국 사퇴’ 광화문 장외집회는 박스권을 맴돌던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또 보수 세력의 통합론이 부상하는 명분이 됐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이 지난 14일 전격 사퇴하자 자칫 동력을 상실할 것을 우려해 현재의 상승 기세를 유지하기 위한 새 전략을 짠 것이다. 또 한국당은 오는 19일 장외 집회에서 정부의 ‘검찰개혁’을 ‘검찰 장악’으로 규정하고 비판에 나서기로 했다. 청와대와 여당의 ‘검찰개혁’을 ‘검찰 흔들기’라는 틀로 해석하면서 엄정하고 독립적인 검찰 수사를 요구하는 것이다. 다만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 요구가 나오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우리공화당 측에서 ‘문재인 퇴진’을 넘어 ‘박근혜 석방’까지 주장할 수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조국 사퇴와 문 대통령 퇴진은 체감이 다르다. 자칫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한국당은 국론분열의 책임을 문재인 정권에 묻겠다는 전략도 가다듬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중간점검회의에서 “10월 항쟁의 한복판으로 쏟아져 나온 수많은 국민과 성난 민심이 고작 조국 사퇴 하나만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면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과 이 집권 세력, 헛된 착각은 금물”이라고 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조 전 장관의 사퇴에 대한 전날 문 대통령의 언급을 거론하며 “검찰개혁, 공정 가치를 운운하는 문 대통령의 낯 두꺼움에 아연실색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287일 만에 공항 탈출 네 아이 아빠 루렌도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287일 만에 공항 탈출 네 아이 아빠 루렌도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한국 땅’ 첫 주말 임시 숙소 사용법 익혀 난민 불인정 땐 3년 넘게 재판 가능성 대법 판결 전까지 취업 불가 “도움 절실”“네 아이를 위해서 하루빨리 일을 구해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지난해 12월 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난민 심사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채 제1터미널을 전전해야 했던 콩고 출신 앙골라인 루렌도(47) 가족이 지난 11일 마침내 공항을 나서며 287일간의 ‘감금 생활’을 끝냈다. 서울고법이 “난민 심사를 받을 기회를 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놓은 덕택이다. 이들이 짐을 푼 경기 안산의 구세군 이주민 쉼터는 한 달만 묵을 수 있는 임시 거처지만 루렌도와 아내 보베테(40)는 조금씩 일상을 되찾고 건강하게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겠다는 소박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한국 땅을 밟은 루렌도 가족의 첫 주말은 정착에 필요한 생활용품을 마련하고 적응 방법을 배우느라 분주했다. 12일에는 쌀과 양파 등 먹을 것 위주로 장을 봤다. 이제까지 제대로 먹지 못한 아이들의 영양 상태를 돌보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쉼터에 있는 가전제품으로 밥하고 빨래하는 법도 익혔다. 13일 오후에는 난민 지원 활동가들과 원활하게 연락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현재 가족의 건강은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다. 이들은 가림막도 없이 소파를 이어붙여 만든 침대에서 9개월 가까이 생활했다. 24시간 불이 켜져 있고 캐리어 바퀴 소리 등이 수시로 귀를 괴롭히는 공간에서 잠을 청해야 하는 탓에 아이들은 새벽 2시까지 잠들지 못하기 일쑤였다. 신선한 음식보다는 공항 내 패스트푸드, 시리얼과 가루우유로 끼니를 때웠다. 이 탓에 아이들은 공항에서 빠져나오자마자 “고기를 먹고 싶다”고 외쳤고 첫 식사로 삼겹살을 먹었다. 이들을 지원하는 홍주민 목사에 따르면 루렌도는 혈압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졌고 보베테는 치아와 우울증 문제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점이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15일에는 온 가족이 병원을 찾아 종합검진을 받는다. 루렌도 가족은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 일시적 체류를 허가받았다. 앙골라에서 온 이들은 지난해 12월 28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앙골라 정부가 콩고 출신을 차별하고 박해했다”며 난민 신청을 했다. 하지만 난민이 아니라고 본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이 입국을 불허해 난민 지위 심사를 받을 기회도 갖지 못했다. 국내 활동가들의 지원을 받아 난민 심사 불회부 결정 불복 소송을 제기한 루렌도 가족은 지난 4월 1심에서 패소했지만 다행히 지난달 27일 항소심에서 이겨 입국의 길이 열렸다. 법무부 측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루렌도 가족은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해야 난민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그렇다 해도 심사를 거쳐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심사 결과 난민 지위가 불인정될 경우 행정소송을 통해 인도적 체류 자격을 얻어 1년마다 이를 연장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다시 대법원까지 최장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날 때까지 부부는 구직 활동을 할 수 없다. 정부의 지원도 없다. 오로지 주변 도움으로 생활을 이어 가야 한다. 홍 목사는 “루렌도 가족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이들을 위해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287일 공항살이 끝낸 루렌도씨와 네 아이…아직 ‘임시’ 대한민국

    287일 공항살이 끝낸 루렌도씨와 네 아이…아직 ‘임시’ 대한민국

    ‘한국 땅’ 첫 주말 임시 숙소 사용법 익혀 겨우 공항 나왔지만 대법 판결 등 남아 3년여 취업 불가… “도움의 손길 절실”“네 아이를 위해서 하루빨리 일을 구해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지난해 12월 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난민 심사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채 제1터미널에서 지내야 했던 콩고 출신 앙골라인 루렌도(47) 가족이 지난 11일 마침내 입국하며 287일간의 공항 생활을 끝냈다. 서울고법이 “난민 심사를 받을 기회를 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놓은 덕택이다. 이들이 짐을 푼 경기 안산의 구세군 이주민 쉼터는 한 달만 묵을 수 있는 임시 거처지만 루렌도와 아내 보베테(40)는 조금씩 일상을 되찾고 건강하게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겠다는 소박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한국 땅을 밟은 루렌도 가족의 첫 주말은 정착에 필요한 물품을 마련하고 적응 방법을 배우느라 분주했다. 12일 루렌도 가족은 쌀과 양파 등 먹을 것 위주로 장을 봤다. 이제까지 제대로 먹지 못한 아이들의 영양 상태를 돌보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또 쉼터에 있는 가전제품으로 밥하고 빨래하는 법도 익혔다. 13일 오후에는 난민 지원 활동가들과 원활하게 연락할 수 있도록 한국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루렌도 가족의 건강은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다. 이들은 24시간 불을 밝히는 공항에서 잠을 청해야 했고, 신선한 음식보다는 공항 내 패스트푸드 등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다. 이 탓에 아이들은 공항에서 빠져나오자마자 “고기를 먹고 싶다”고 외쳤고 첫 식사로 삼겹살을 먹었다. 이들을 지원하는 홍주민 목사에 따르면 루렌도는 혈압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졌고 보베테는 치아와 우울증 문제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점이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15일에는 온 가족이 병원을 찾아 종합검진을 받는다. 루렌도 가족은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 일시적 체류를 허가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8일 앙골라에서 인천공항에 온 뒤 “앙골라 정부가 콩고 출신을 차별하고 박해했다”며 난민 신청을 했다. 하지만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난민이 아니라고 판단, 입국을 불허해 난민 지위 심사를 받을 기회도 갖지 못했다. 국내 활동가들의 지원을 받아 난민 심사 불회부 결정 불복 소송을 제기한 루렌도 가족은 지난 4월 1심에서 패소했지만 다행히 지난달 27일 항소심에서 승소해 입국의 길이 열렸다. 법무부 측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루렌도 가족은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해야 난민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그렇다 해도 심사를 거쳐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심사 결과 난민 지위가 불인정될 경우 행정소송을 통해 인도적 체류 자격을 얻어 1년마다 이를 연장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다시 대법원까지 최장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날 때까지 부부는 구직 활동을 할 수 없다. 정부의 지원도 없다. 오로지 주변 도움으로 생활을 이어 가야 한다. 홍 목사는 “루렌도 가족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이들을 위해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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