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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권리보호와 공공의 책임 <서울시의회 이석주 의원>

    장애인 권리보호와 공공의 책임 <서울시의회 이석주 의원>

    10년전에 개봉된 영화 말아톤! 장거리 풀코스를 완주하던 장애아 초원이를 아시나요? 그 어머니의 간절한 소원은 아들보다 하루 늦게 죽는 것이었다. 성인임에도 네살배기 지능으로 평생을 혼자는 살 수 없는 고난의 불치병 발달장애인 그들과 가족들의 삶은 다른 장애들과 함께 너무도 불행하고 안쓰럽다. 또한 최근 발달장애인 염전노예 사건과 관악·전주 등 전국에서 발생했던 장애인 가족 동반자살 사건은 큰 사회적 문제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지만 차가운 멸시와 편견 및 무관심으로 그들의 상처는 계속 깊어만 간다. 또한 최근 장애 전용 특수학교 설립은 재활과 교육을 위해 하루가 급한데도 입지를 반대하는 해당 지역 민원들을 볼 때 너무 가슴 아프다. 장애는 예고 없이 다가오는 불행의 원천으로 강 건너 불이 아니며, 발생원인도 환경파괴, 약물, 스트레스와 사고 등 후천성 원인도 크니 치료 및 권리보호를 위한 국가와 공공의 책임이 막중하다. 서울만 해도 15종에 달하는 전체 등록 장애인 수가 50만을 육박하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 중 두뇌 특정부위 결함으로 발생한 자폐, 지적, 뇌성마비 등 발달장애인은 그 수가 5만을 넘는 사회생활 불능의 특수장애임에도 서울의 경우 고작 밀알, 정애학교 등 교육시설이 매우 빈약하고 권리보호나 평생교육지원은 아주 전무한 실정이다. 또한 성인취업이나 혼인도 겨우 경증 10% 정도며, 월 200만원 이하소득 가족이 대다수로써 평생 극빈 부모에게 의존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부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근래 관련법을 제정했지만 시행령도 없는 상태이자 법 시행전인 2015. 5월에 본인은 최초로 서울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직접 제정하였다. 결과 2016년에 6곳, 올해는 5곳 등 11개 자치구에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를 서울시비로 건립했고, 관악·성북 등 5개 구에는 가족지원센터도 건립했으며 계속 확충해 갈 것으로 큰 보람을 느낀다. 최근 청음회관의 집요한 노력과 K구 협조로 인터넷 수능방송에서 자막서비스를 개설하여 5천여 학령기 청각장애인을 배려하는 것 또한 매우 흐믓한 일이다. 지난 봄 어느날 우리의 오랜 봉사처인 일원동 시각장애인복지관이 개최한 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한 작품 4행시이며, 작자는 13세 앞 못보는 앳된 소녀다. 봄 / 봄이 찾아왔네요.나 / 나들이 가서 뛰놀고 싶네요.들 / 들에 나가 꽃도 나비도 보고 싶은데이 / 이놈의 눈이 통 보이지 않네요. 윤사월 해긴날 산지기 오막집 문설주에 기대고 새 봄을 기다리는 눈먼 어린 소녀의 서글픔이 어려 오랫동안 가슴이 뭉클했다. 미사나 식사준비로 움직일때면 부딪히고 넘어지는 위기상황! 그들의 삶은 불편투성으로 시각장애인 봉사현장은 늘 긴장의 연속이다. 단차를 경사램프로, 승강기 조작반은 낮게, 화장실과 주차장은 넓고 편리하게 등 모든 건축물과 공공시설물은 장애인 편익추구 방향으로 건설하고 조속히 고쳐가야 한다. 못 보고 못 듣는 시각 및 청각장애, 없고 움직임 불편한 지체장애, 평생을 혼자 못사는 정신과 발달장애, 호흡·간·폐 등 장기 및 언어장애. 그들의 뼈아픈 상처를 건강인들이 얼마나 알겠는가. 장애는 죄가 아니다. 늘 따스한 가슴으로 품어주고 도와줘야 하며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이 세상 모든 장애인들의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고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면서 그들의 삶이 즐겁고 행복한 곳이 세상 낙윈이요. 선진부국임을 명심하자.
  • 서울 모든 구에 특수학교… 갈등 해법 될까

    서울 모든 구에 특수학교… 갈등 해법 될까

    현재 없는 중랑 등 8곳 설립 검토 수요 적은 곳엔 ‘미니 학교’ 건립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도 증설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을 놓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특수학교가 없는 전 자치구에 특수학교 설립이라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부지가 좁으면 꼭 필요한 시설만 갖춘 ‘미니 특수학교’로 조성한다.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도 늘린다.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공립 특수학교 신설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 강서구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특수학교 설립 과정에서 시민들이 뜨거운 지지를 보내줬다”면서 “아직 크게 부족한 특수교육시설을 계속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특수학교가 없는 중랑·동대문·성동·용산·영등포·양천·금천·중구 등 8개 자치구를 중심으로 특수학교 설립 필요성을 검토한다. 이 중 중랑구는 202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동진학교’ 설립이 추진 중인데 3년 넘게 후보지 선정작업만 벌이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특수학교가 없는 지역 중 더 시급한 곳을 가려 순차적으로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에 사는 특수교육 대상자는 시내 전체 특수교육 대상 학생(1만 2804명)의 약 22.2%인 2837명이다. 이들 중 25.8%(732명)가 다른 자치구 특수학교로 원거리 통학 중이다. 나머지는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에 다니거나 일반학급 또는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교육받기도 한다. 교육청은 특수학교에 대한 주민 반발을 줄이기 위해 지역주민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특수학교 모델도 고려하고 있다. 장애인 학생이 많아 특수학교 수요가 큰 지역에는 수영장·공연장 등 주민편익시설을 함께 설치하는 ‘랜드마크형 대규모 특수학교’를 만들고,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곳에는 지역밀착형으로 짓는다. 구체적인 방안은 내년 ‘장애특성 및 지역 여건을 반영한 서울형 특수학교 모델 개발연구’ 용역을 진행해 수립한다. 교육청은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도 늘리기로 했다. 올해 4월 현재 특수학급이 없는 학교는 유치원 138개, 초등학교 94개, 중학교 100개, 고등학교 150개다. 이들 학교에 다니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899명에 달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당신의 손·눈이 될게요… 장애 보듬는 ‘IT 도우미’

    당신의 손·눈이 될게요… 장애 보듬는 ‘IT 도우미’

    ‘불어서 클릭’ 호흡마우스 등 출시… 보조기기 84종 비용 80% 지원 “빨대를 한 번 불면 클릭, 두 번 불면 더블 클릭이 됩니다. 커서는 고개를 움직이면 됩니다.” 18일 서울 강동구에 자리한 장애인 보조공학기기 전문업체 케어라이프코리아. 노트북 PC 화면 속 커서(화살표)가 목의 방향 변화를 따라 움직임을 같이 했다. 이 장치는 빨대 및 헤드셋으로 커서 움직임을 제어하는 ‘호흡 마우스’. 이 회사 박정민(42) 본부장은 “첨단 기술들이 장애인의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박 본부장은 이번에는 ‘립스틱 마우스’를 써 보라고 했다.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거치대에 고정된 8㎝ 길이의 막대를 물고 고개를 움직이자 노트북 PC 화면 속 커서가 움직였다. 아랫입술에 힘을 주자 클릭이 됐고, 윗입술에 힘을 주고 움직이자 드래그가 됐다. 루게릭병 등 전신마비 장애인이 쓰는 제품이었다.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장애인 정보통신 보조기기가 정부의 재정 지원에 따라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1년에 한 번만 보조기기를 신청할 수 있는 점이나 특정 장애분야에 지원이 쏠리는 점 등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은 2003년부터 장애인들을 위한 정보통신 보조기기 보급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신청자는 시·도의 심사를 거쳐 보조기기 구입비용의 80%를 지원받는다. 지원 제품은 첫해 11종류에서 올해 84종으로 늘었다. 예산도 2005년 약 13억원에서 올해 약 48억원으로 증가했다. 대표적인 보조기기는 시각장애인용 독서확대기·점자정보단말기, 청각·언어장애인용 영상전화기·음성증폭기 등이다. 김태성 정보화진흥원 디지털격차해소팀 수석연구원은 “청각·언어장애인용 소프트웨어의 경우 과거에는 PC용으로만 출시됐지만 요즘에는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모바일 단말기에 내장된 채 나온다”며 “로봇기술을 적용해 A4 용지에 적힌 텍스트를 판독한 뒤 음성으로 변환해 주는 독서 확대기도 보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장애인 정보통신 보조기기 지원 수량은 한 해 평균 4300대인 데 반해 신청자는 1만명에 이른다. 시각장애 1급인 정모(36) 특수학교 교사는 “2012년부터 3년간 화면 확대기를 신청했지만 선정되지 못했다”며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보조기기가 시급한데 정부는 저소득층만 지원해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10년째 거주 중인 신경호(48·시각장애1급)씨는 “일본의 경우 장애인 보조기기에 대해 상시 지원을 받으며, 신청하는 모든 중증장애인에게 보조기기를 지급한다”며 “하지만 한국은 1년에 단 한 번만 신청을 받고 한정된 인원에게만 지급하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올해 신청기간은 이날부터 다음달 20일 까지다.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기기의 ‘쏠림 현상’도 문제로 지목된다. 올해 지원 제품 84종류 중 시각장애인 보조기기는 43종, 청각·언어장애인 보조기기는 29종인 반면 지체·뇌병변장애인 보조기기는 12종이었다. 한 장애인 보조기기 제작회사 관계자는 “(등록장애인 기준) 전체 장애인의 절반 정도가 지체장애인이지만 대부분 외부 활동을 안 하다 보니 신청이 저조해서 국내 업체들의 개발 수요도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NEIS’ 대구가는 날 고백했다… 딱 3초면 진보인지 보수인지 안다고

    [주말 인사이드] ‘NEIS’ 대구가는 날 고백했다… 딱 3초면 진보인지 보수인지 안다고

    “내 이름은 NEIS. 나이스라고 읽지만, 네이스라고도 하지요.” 안녕, 신문에서 인사하는 게 참 오랜만이네. 10년 전인 2003년에는 365일 중 200일은 신문에 나왔던 것 같은데 말이지. 나는 1만여개 초·중·고·특수학교와 178개 교육지원청,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가 모든 교육행정 정보를 전자적으로 연계 처리하고 있어. 내게는 2125만명의 학생들의 정보가 축적돼 있지. 그동안 안전행정부나 대법원 등 유관기관의 행정정보를 이용하는 ‘교육행정통합정보서비스’(NEIS)인 내가 구축된다고 하니 ‘정보혁명’이라며 반기는 이들도 많았지만, ‘빅브러더’라는 시선으로 나의 등장에 우려를 표하는 측도 많았어. 그래서 나를 반기던 보수적인 사람들은 내 영어 약자를 “좋아”(Nice·나이스)라는 말과 같은 발음으로 불러 줬지만, 나를 싫어한 진보적인 사람들은 발음기호대로 건조하게 ‘네이스’라고 불렀어. 당시 누군가를 만나서 보수인지, 진보인지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내 이름을 한 번 읽어 보라고 하면 3초 만에 성향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니까. 각설하고, 서울 중구 쌍림동에서 대구 신서혁신도시로 이사 가. 내가 입주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전산센터가 지난 10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이전하는데, 선발대로 먼저 대구에 가게 됐어. 서버 181식, 통신·보안 105식, 데이터베이스(DB)·백업 54식, 기타 59식 등 전국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 10년치 자료를 옮겨야 하는 대작업이라 시간이 많이 걸려. 게다가 내 자료가 유실되기라도 하면 학창시절의 기록이 사라지는 것이니 문제가 커져. 외부충격으로 인해 사고가 날지 몰라 무진동차에 몸을 싣고 이사를 가게 됐어. 덕분에 평소 보기 어려운 5t 규모 무진동차를 11대나 한꺼번에 볼 수 있었어. 무진동차는 서울청사에서 중부고속도로를 주행하다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해 대구의 새 보금자리인 KERIS 신청사까지 335㎞의 거리를 시속 80㎞로 달릴 거야. 6시간 동안 무진동차 앞뒤로는 경찰 호송차량이 함께 가고. 그 시간 동안 이사를 하기 위해 투입된 KERIS 직원과 경찰 등 242명이 모두 초긴장상태가 되는 셈이지. 이사를 마치고 18일까지 시범운영이 끝나면 NEIS 제공 서비스는 예전처럼 활용할 수 있어. 사실 교육부 산하 기관 중에서 KERIS가 가장 먼저 공공기관 이전을 하게 됐는데, 9월 4일에 시작되는 2014학년도 대입 수시전형 원서접수를 차질 없이 하려면 내가 갖고 있는 학교생활기록부 자료를 안정적으로 대학에 제공할 수 있어야 해. 이래 보여도 내가 없으면 대입 전형이 불가능할 지경이라고. 과거에 원서철이 되면 대학 건물 앞이 북새통을 이루고, 건물을 감으며 줄 서던 풍경을 본 지 오래된 이유가 내 덕분이야. 지금은 수험생들이 인터넷으로 원서를 접수하고, 그러면 내가 학생부 기재내용을 대학에 입시 전형 목적으로 보내주고 있거든. 혹시 시범운영 중인 18일까지 급하게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검정고시합격증명서 같은 게 필요하면 어떡하냐고? 걱정하지마.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NEIS 서버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증명서가 필요한 경우에는 시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학교·주민센터 민원실 등에서 발급받을 수 있어. 그간 학부모서비스 이용실적은 2011년 5423만건, 지난해 3740만건, 올해 상반기 707만건으로 이용이 아주 활발한 편은 아니야. 하지만 이용한 학부모들을 상대로 만족도 조사를 해보면 2011년 89.6%, 지난해 89.0%가 만족한다고 답했지. 올해 만족도가 90%가 넘도록 노력하고 있어. 2011년부터 시범서비스로 운영해 온 학생서비스도 올해 7월부터 정식서비스로 제공되고 있어. 학생서비스를 통해 학생부 열람뿐 아니라 정기시험 정오답표, 신체활동일지, 학습도움자료 등을 조회할 수 있어. 내가 가진 통계들을 분석해 제공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어. 10년간 축적된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다른 학생들에 비해 체력이 약한 이유를 분석해 적당한 운동을 권해준다면 좋지 않을까. 특정 학급 성적만 오르지 않는다면 원인을 분석해 공부법을 바꿔 보는 등 대책을 세워줄 수도 있겠지. 2008년 ‘나이스 운영 시범학교’였던 충남 부여정보고에서는 내가 가진 자료를 활용해 통계를 내서 취업 진로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공했어. 몇 년 동안 축적된 자료를 활용해 성적별로 지원 가능한 기업을 추천할 수 있었고,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어. 하지만 이런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실시하려면 ‘개인정보’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도 해. 나를 ‘네이스’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내가 해킹당할 가능성과 내가 갖고 있는 학생에 대한 방대한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걱정했거든. 특히 지금처럼 내 서버를 시도교육청에서 관리하면서 보안 전문가들이 배치되기는 했지만, 만에 하나 정보가 유출될 경우 한꺼번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정보가 새어나갈 수 있다는 얘기야. 노기호 군산대 법학과 교수는 지난해 ‘NEIS에 의한 교육정보 공개와 학생의 개인정보 보호’라는 논문에서 “오늘날 학교는 개인정보은행이라고 할 만큼 많은 양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공공기관”이라면서 “학부모를 비롯한 학생 개인 정보가 영리업자에게 유출돼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걱정했어. 학생 개인의 신상카드와 학교성적이 사설학원이나 개인과외 브로커들에게 제공돼 악용되는 경우가 있고, 입시학원이 취업이나 진학 정보를 학교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학생들의 희망대학이나 전공, 교과성적 등 진로 관련 정보를 대량으로 복사하거나 제공받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야. 또 학교나 학교 내 학생선도위원회가 경찰에 학생과 보호자의 명부와 사진을 포함해 성적과 성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 그래서 노 교수는 “학교와 행정당국에 의한 비공개 정보의 자의적 운용이나 기업체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부족 및 비협력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어. 요즘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면서 지난해 3월 학교폭력과 관련된 징계내용을 NEIS 중 학생부에 기재할지 여부를 놓고 “기재해야 한다”는 교육부와 “기재할 수 없다”고 버틴 일부 교육청 간 논란은 나를 둘러싼 논란이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 사례야. 경기도교육청이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NEIS에 기록하되 심의를 거쳐 졸업 후 삭제하도록 한 교육부 방침을 받아들였지만, 논란 과정에서 “복제가 쉽고, 유출 가능성이 높으며 영구 저장되는 NEIS에 법적으로 기재를 금지한 징계사항을 기재하는 것은 입법 의도를 침해한 것”이라고 한 일부 교육청의 의견은 귀담아들어야 할 것 같아. 내가 가진 방대한 양의 정보는 교육행정을 효율화하고 학생들의 교육 편의를 도모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만, 한편으로 집적된 정보가 잘못 쓰일 경우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야.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나를 ‘나이스’라고 불러온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나를 쉽게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위한 홍보캐릭터로 ‘나()씨 가족’을 선택했어. 모든 사람들에게 ‘나이스’한 선택이 되기 위해 나는 앞으로 보안에도 더 신경쓰고,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와 학생 인권을 위해 노력해야 될 거야. 나를 ‘네이스’라고 부르는 사람들 역시 나를 완전히 폐기하는 방법을 포함해 여러 보완방안과 대안을 제시해 주기를 부탁할게.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장년 장애에 정책적 관심을/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장년 장애에 정책적 관심을/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벌써 12월이다. 이제 곧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럴도 울려나올 듯하다. 총선, 대선으로 유난히 분주하고 바쁜 해였다. 그만큼 시간도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보름 후면 대선이 치러지고 내년엔 새 정부가 들어선다. 각종 복지 공약이 봇물처럼 쏟아졌으니 어찌됐건 복지정책이 강하게 추진될 것은 분명하다. 장애인계에선 내년부터 제4차 장애인정책발전 5개년 계획이 새롭게 시작된다. 이 계획은 1996년 김영삼 정부 때 ‘삶의 질 세계화’ 선언을 계기로 ‘노인 및 장애인 복지를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 시초다. 1998년 1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됐고, 벌써 4차 계획이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계획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등 장애인 정책과 관련이 있는 모든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장애인의 복지, 교육·문화, 경제활동, 사회 참여 등 여러 분야에서 5년 동안 추진해 나가야 할 과제와 이에 대한 이행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민·관이 함께 참여해 공청회를 거치고 국무총리실 산하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도 고용노동부와 함께 경제활동분야인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의 5년간 청사진을 그려나가는 작업에 참여했다. 지난 3차 5개년 계획에서는 정부·공공기관의 장애인 의무고용 일자리를 늘리고 장애인에 대한 직업능력개발 서비스와 사업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었다. 향후 4차 5개년 계획에서도 장애인의 일자리 확충은 지속적으로 추진된다. 특히 낮은 경제성장률과 복지재정의 부담으로 인해 일자리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아울러 장애학생, 청년, 여성, 고령 장애인 등 각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취업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더 발전된 내용이 될 예정이다. 사실 장애 학생에 대한 직업 및 진로 서비스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내 ‘워크투게더 센터’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특수학교의 고등부 졸업생은 매년 약 5000명씩 배출되고 있으나 그중 절반밖에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4월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6개 정부부처가 수립한 ‘장애인 고용 종합대책’에 따라 장애학생에 대한 고용·교육·복지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연계되어 진로설계와 취업준비가 학교 때부터 이루어지게 되었다. 청년 실업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비장애청년보다 더 열악한 조건에 놓여 있는 장애학생과 청년들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청년장애인과 더불어 고령장애인 문제의 심각성 또한 인지될 필요가 있다. 장애인구 중에서 50~64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2.1%이며, 65세 이상은 38.8%다. 이들을 합치면 전체 장애인의 70.9%가 50세 이상으로, 장애인의 3분의2 이상이 이미 고령화돼 있는 셈이다. 고령화 사회의 진면을 장애 인구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고령과 장애는 같이 오게 마련이다. 장애가 없는 사람들도 늙어가면서 장애인이 될 가능성은 누구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4차 계획에서도 이런 고령장애인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이 부각돼 소득, 의료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대책이 추진될 것이라 한다. ‘인생은 60부터’라는데 60세 이하가 무슨 고령이냐고 할 것이다. 그래서 얼마 전 국무회의에서도 55~64세의 연령대를 ‘고령’이 아니라 ‘장년’(長年)으로 바꾸어 부르기로 의결했다. ‘장년’은 오랜 삶을 살아온 사람이란 뜻이다. 30~40대를 가리키는 장년(壯年)과는 다르다. 경험을 쌓았고 생체적·정신적으로 노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의미를 살린 것이라 한다. 이러한 장년 장애인들은 취업뿐 아니라 소득, 건강, 주거, 여가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노출되어 있으나 딱히 이들에게 적합한 서비스가 제공되지는 않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을 위한 전문적인 서비스 인프라의 구축이 요구된다. 세밑이 더욱 쓸쓸한 장년 장애인에게 새해부터는 새로운 명칭에 걸맞은,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관심과 실행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계획되고 추진되길 기대해 본다.
  • [특별교부금 집중분석-좌담] ‘교부기준 강화·국회보고 의무화’ 장치 즉시 나와야

    [특별교부금 집중분석-좌담] ‘교부기준 강화·국회보고 의무화’ 장치 즉시 나와야

    “통제받지 않는 예산은 낭비될 수밖에 없다. 특별교부금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개혁이 바로 지금 이뤄져야 한다.” 전문가들이 교육과학기술부의 특별교부금을 둘러싼 문제 해결방안으로 특별교부금의 국회보고 의무화 및 규모 축소, 교부기준 강화 등을 제시하면서 강조한 발언이다. 박영아 한나라당 국회의원, 최홍이 서울시교육위원회 위원, 정광모 희망제작소 연구위원, 이병국 함께하는 시민행동 참여예산팀장은 지난 5일 서울신문사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린 특별교부금 대안 모색을 위한 좌담회에서 뜨거운 토론을 펼쳤다. 다음은 박현갑 기획탐사부장 사회로 열린 좌담 전문. 1 교부 우선순위 기준없어 문제 ●사회 왜 특별교부금의 문제점이 반복되나. 국회의 감시기능이 약한 건가, 아니면 교과부의 자의적 운용이 더 큰 문제인가. ●최 위원 특별교부금은 교과부에서 국회의원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예산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어느 의원이 교과부에 날카로운 질문을 한다든가 발목을 잡는 발언을 하면 특별교부금이 거기로 넘어가는 것이다. 여기에 국회의원들의 책임이 있다. 교과부로서는 본인들이 추진하는 사업이 방해받지 않고 치부가 드러나지 않았으면 하는데, 그걸 다스리는 길은 예산뿐이다. 그것을 특별교부금 형태로 집어주면 의원은 본인 지역구에 가서 생색내는 경향이 반복된다. 국회의원들이 재정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 올 들어 교과부 간부의 자녀학교 지원 문제 등이 부각됐고 이에 제동이 걸렸지만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박 의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4%는 특별교부금이고 2004년 9%에서 4%로 낮춰졌다. 정부는 특별교부금은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았고 국회에서도 2000년 이후에 몇번 문제가 됐으나 17대 국회 때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국민의 세금이 투명하고 올바르게 쓰여지도록 국회의 감시가 필요하다. 국회에 보고되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정 연구위원 특별교부금은 일종의 파생정치를 양산한다. 미국 서브프라임이 문제된 것은 주택대출채권으로 파생상품을 자꾸 만드는 바람에 그런 것이다. 마찬가지로 특별교부금 1조 1700억원은 그보다 열배 스무배의 악영향을 미친다. 모든 지역에 현안사업 수요가 있다. 그런데 특별교부금 배분의 최종 결정권은 교과부 장관에게 있다. 국회의원들이 무슨 파워가 있겠나. 두번째로, 예산은 통상적으로 기획·배정·심사·집행·결산이라는 5가지 단계를 거친다. 그러나 특별교부금은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는다. 헌법 52조에 따라 위헌소지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런 통제가 없으면 돈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가계나 나라 살림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폐해가 근본적인 제도개혁이 돼야 되지 않겠나. ●박 의원 이 토론회가 공정하려면 정부 관계자를 불렀어야 한다. 대부분 학교가 30∼40년 돼 개·보수해야 하는데 하다 보면 전국 몇 천개 학교에 동등한 예산이 배정되기 힘든 경우가 있다. 어떤 해에는 한 구에 두 개 학교에 갈 수가 있고 하나도 안 갈 수도 있다. 가장 문제되는 건 지역현안사업 30%인데 이게 교과부가 정하는 게 아니고 각 시·도교육청에서 현안 파악해서 요청하는 것이고 배분 과정에서 내부지침이 있는데 그것이 검증이 안 돼서 문제의 여지가 있지만 그 지역의 특수한 사정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입장 등이 있을 것이다. 통계만으로 특정 지역구에 특별교부금이 많이 갔다고 하는 것은 단정적이지 않을까. ●사회 안 그래도 (교과부에)요청했는데 그쪽에서 난색을 표명했다. ●이 팀장 열악한 학교시설들이 많은데, 우선순위를 정하는 원칙이 없는 게 문제다. 예를 들어 전국적으로 111개 학교가 재난위험시설이다. 다른 학교는 차치하더라도 2등급 위험시설은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데도 111개 학교 중에서 특별교부금을 받은 학교는 4개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모두 민간자본유치사업(BTL)이다. 당장 건물이 위험한데도 민간자본을 유치하라고 하고 대책 없어서 강구하겠다는게 대부분이다. 아무리 상식적으로 봐도 위험시설을 우선 해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않은 건 교과부가 원칙을 갖고 특별교부금을 주지 않는다는 방증 아닌가. ●박 의원 예산은 집행이 중요하다. 교과부에 갑자기 특별교부금을 없애고 보통교부금만 두라고 하면 예산계획의 유연성이 없어진다. 연착륙해야 한다. 특별교부금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그것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별교부금이 제대로 쓰여지도록 국회에 보고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한다면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본다. ●최 위원 박정희 전 대통령은 차 몰고 다니다 교량이 시원치 않으면 차 세워 놓고 여기에 다리 놔줘라 했다. 이렇게 예산 쓰면 안 된다. 특별교부금 인정은 앞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손대지 말자는 것과 같은 얘기다. 특별교부금은 철저히 통제받는 예산이어야 한다. 2 규모 대폭 줄이고 내역 공개를 ●박 의원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드니 연착륙이 필요한 것이다. 예전처럼 교과부 장관이 학교방문해서 격려 차원에서 사전에 교부금 지원을 약속하는 건 없애야 한다. ●정 연구위원 특별교부금 선별과정이 문제다. 아파트 당첨 기준처럼 세밀하게 선별과정이 진행되면 상관없으나 그게 아니고 교과부 고위 관료의 손에 전적으로 맡겨져 있다. 그러다보니 국회·정부 엘리트들의 역량이, 진짜 행정의 문제를 고쳐야 할 에너지들이 로비하고 줄서는 데 많이 나가 버린다. 다른 하나는 대통령이 20조 예산 절감한다는데 어디서 줄여야 하냐면 특별교부금 같은 데서 줄여야 한다. 교과부가 주범이고 정치권이 공범이니까 못 줄이는 것이다. 지금 나온 얘기들 대부분이 2005년 국회 예산정책처 등에 의해 지적된 것이다. 시정사항이 됐으나 지금껏 시정이 안 됐다. ●사회 그렇다면 특교를 없애야 한다고 보나. ●정 연구위원 특별교부금은 비상금 성격이다. 우리도 호주머니가 텅 비어서 현금 없으면 불안하잖나. 어느 정도의 돈은 있어야 한다. 다만 규모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 사용내역 보고는 후순위다. 다음으로 투명한 사용기준과 배분기준을 정하기 위해 가능한 한 교과부 관료가 손을 떼도록 해야 한다. 기준을 명백하게 정하고, 내역을 공개하고, 국회에 보고하는 건 맨 마지막 순서다. ●이 팀장 시책사업은 교과부 사업을 뒷받침하는 게 대부분이다. 교과부가 하고 싶어 하는 시범사업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교과부 예산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현안사업은 대개 시설 개·보수비용인데 여기에는 정치적 영향력이 끼친다. 판단이 어렵긴 하지만 재해대책비 가운데서 실제로 재해를 위해 쓰이는 건 4∼5%인 것 같다. 나머지는 인센티브로 교과부 용돈 형식인 것이다. 내가 봤을 때는 현안사업비와 재해사업비 중 4∼5%를 제외한 나머지는 불필요한 예산이다. 일반회계로 편입돼야 한다. 또 재해대책비는 교과부에도 있고 행안부에도 있는데 왜 양쪽에서 나눠 쓰는지 궁금하다. 다 없애고 재난안전본부 등에서 통제하는 방향이 올바르지 않은가 한다. 3 재정 민주주의 철저히 지켜야 ●박 의원 반드시 나눠먹기 식으로 썼다기보다는 좋게 보자면 수요 중 차순위로 밀린 걸 집행한 것이다. 특교 1조원 중 지역현안사업 3000억원이 굉장히 큰 것 같지만 전국 시·도교육청 다 하면 220억원 정도밖에 안 돌아간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것이다. 특정 국회의원이 어필해서 될 때도 있었지만 안 될 때도 있었을 것이다. 또 문제해결 시 정 연구위원이 말한 것도 좋지만 처음부터 해결되는 게 힘들다. 처음부터 규모 축소하고 배분 기준 자세히 나눠서 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역순으로 가서 공개 먼저 하고 동시에 정교화된 내부 기준을 보고받고 그러고 나서 규모 축소하는 건 다시 예산을 봐야 할 것 같다. 왜 특별교부금으로 4% 썼고 그게 제대로 썼는지를 보고과정을 통해서 시뮬레이션해 본 뒤에 예산축소를 해나가는 게 행정 연속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정 연구위원 제도개혁을 위해서는 기득권 가진 사람이 일부를 내놔야 한다. 지금껏 얘기만 많고 고쳐지지 않은 이유는 기득권을 내놓지 않아서다. 특별교부금은 정치적 선별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10억원짜리라고 해도 실제로 100억,200억원 효과를 낳는다. 이 돈이 국회에서도 여러 번 지적됐기 때문에 좀더 깊게 추적해 보면 국민들이 놀랄 얘기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실제로 그 돈들이 투명하게 집행됐는지, 집행결산 감사가 안 되고 있다. 하물며 동네 계모임도 결산하는데, 특별교부금은 결산을 안 하니 제대로 썼는지 알 수 없다. ●박 의원 현재 감사원에서 감사 중이다. 결과가 곧 나올 것이다. ●최 위원 근본적으로 통제받지 않는 예산은 사후보고가 의미 없다. 어떻게든 수지결산은 맞춘다. 이 점이 다년간 교육위원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철저하게 재정민주주의를 지키지 않으면 국민의 세금은 정당하게 쓰이지 않는다. ●이 팀장 조사하면서 자세한 내역이 없다 보니 답답해서 인터넷으로 사업을 찍어서 봤는데 일단 시책사업비로 나가는 사업 중에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사업이 있다. 계획서를 몇년치 모아봤는데 얼마 썼는지 알 수가 없더라. 일반회계와 특별교부금으로 동시에 나가기 때문이다. 현 담당자도 모르겠다고 하더라. 과거 일은 담당자가 바뀐 측면이 있으나 본인들 스스로도 알 수 없을 만한 예산 운용들이 이뤄지는 것은 문제다. 태안의 경우 기름유출 사건 때문에 돈이 20억원 내려갔다. 처음 계획은 방과후교실, 종일유치원, 통학 시켜주기, 수업료 지원 등이었는데 나중에는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학교운영비예산, 즉 전기값 난방비 등에 지원됐다. ●박 의원 미시적인 예로 지난주 대전에 과학연구소 현장을 갔다가 청소년 토털자활지원사업인 ‘두드림’을 알게됐다. 두드림존이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서 애들 데리고 상담하면서 사회에 적응시키고 꿈을 주더라. 거기에 감명받았는데 그 학교가 문을 닫을 처지가 됐다고 했다. 그 학교를 이번에 교과부 현안보고에서 언급해 복지 차원에서 교과부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것들은 보통교부금으로 나가기 힘들다. 아직도 특별교부금이 필요한 현장이 있다는 얘기다.100% 없애는 건 행정의 연속선상에서 옳지 못하다. 일부 잘못 쓰이는 게 있다고 해서 전부 없애는 것은 안 된다. 지금까지는 100% 공개 안 된 것이 문제였다. 따라서 일차적으로는 공개해야 한다. 그게 진전이다. 정부의 어떤 사업이라도 예산 파악하려면 몇달 걸린다. ●최 위원 두드림 같은 경우도 제도적인 지원 속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팀장 말처럼 선심성 사업은 안 된다. 박 의원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현장에서 특수학교든 일반학교든 간에 특별교부금 쟁탈전을 끝내게 해달라는 것이다. 지난번 교육감 선거에서 서울시교육청이 3년 연속 청렴도 꼴찌라는 얘기가 있었다. 공무원들도 자존심 있어서 이제는 교육청 직원들이 학교 가서 조사하고 사진 찍고 건축연도 보고 하자보수한 것까지 조사해서 지원 결정한다. 그런데 특별교부금이 있는 한 그냥 특정 학교로 돈이 내리꽂히게 된다. 그러면 순위에서 벗어나는 학교가 들어갔을 때 정상적인 예산 심의를 했던 공무원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고 누구든 국회의원 하나 잡자 할 수밖에 없다. 4 언론 추적보도 등 상시 점검을 ●정 연구위원 예산은 지난한 과정을 거쳐서 배정받게 된다. 국회에서 심사하는 과정에서도 힘들게 상임위와 예결위 거치면서 깎느니 마느니 싸움하고 또 부처에서 집행한다. 그 후에 국회와 감사원 결산도 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1000만원,2000만원이 지원되는데 특별교부금은 그런 과정이 전혀 없다. 그로 인한 어두운 면이 이전에는 불가피했다손 치더라도 이제는 국민소득 2만달러를 바라보는 선진국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누적된 적폐를 해소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국회도 솔직하게 시스템 개선에 나서줬으면 좋겠다. 언론에서도 2년쯤 있다가 다시 한번 추적보도해서 일회성이 아닌 상시적인 점검을 하면 좋겠다. ●박 의원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살피면서 열심히 하겠다. 정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1) 장애인 천국(미국)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1) 장애인 천국(미국)

    미국을 ‘장애인의 천국’이라고도 한다. 미국의 장애인들이 일상 생활에서 겪는 정신적·물리적 ‘고난’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적다고 훈장처럼 붙여진 표현이다. 미국의 장애인 정책은 시혜나 동정적 지원이 아닌 보편적 인권의 개념에서 출발했다. 그러한 정책의 철학적 기반 위에 ▲법과 제도 ▲교육 ▲사회 속으로의 통합이라는 요소가 삼위일체로 작동하고 있다. |락빌(미 메릴랜드주) 이도운특파원|“사랑이나 인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장애인 교육을 위해서는 전략적 정책과 이를 실현시키는 사회적 일관성이 필요합니다.”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 시 외곽에 자리잡은 ‘칼 샌드버그 러닝 센터’. 메릴랜드주에서 교육 프로그램이 가장 체계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장애인 특수학교다. 성장과 언어 장애, 다운증후군, 자폐증 등의 증상을 가진 6∼12세 어린이 105명이 다니고 있다. 이 학교의 목표는 장애인 어린이들에게 “성공의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학교는 여름방학에 들어갔지만 여름학기(서머스쿨)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학교 건물로 들어가자 왼쪽 첫번째 교실에서 시청각 교육이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지루함을 느끼는 듯하자 교사들이 “밖으로 가자.”며 학생들을 인도했다. 교사들은 “날씨가 더우니 나가고 싶지 않은 사람은 남으라.”고 말했고,8명의 학생 가운데 2명이 그대로 남아 교육용 비디오를 시청했다. 이 학교는 장애인 어린이들도 충분한 가치 판단 능력이 있다고 믿고,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유도하기 위해 가급적 자율권을 많이 부여한다. 교사들의 손을 잡고 교실 밖을 나서는 6명의 어린이들. 모두가 또렷한 눈망울에 밝은 표정이었다. 옆에 있던 교사에게 “장애인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교사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면서 “그러나 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은 일단 학교 밖을 나가면 학교 안에서처럼 잘 행동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건너편 교실에서는 학습 장애가 있는 1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수업의 교사는 교실 정면에 삼각형과 사각형, 원 등 도형과 숫자가 적힌 큰 보드를 설치하고 어린이들에게 ‘트라이앵글’ ‘스퀘어’ ‘서클’이라는 단어를 가르치고 있다.8명의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세 가지 도형과 숫자를 구분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이 학교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토니 르완은 “105명의 학생을 장애증상이 아니라 나이, 성격, 학우들과의 어울림 등을 토대로 반을 나눈다.”고 말하고 “또 필요한 수업이 다를 때는 반을 바꾸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층 밑으로 내려가자 언어전문가인 던 매드슨 교사가 어린이들에게 정확한 발음을 가르치는 교실이 나왔다. 어린이들은 노트북 컴퓨터처럼 생긴 ‘보이스 인 박스’라는 장치를 이용했다. 박스에 그려진 동물이나 식물을 누르면 그에 해당하는 단어가 소리로 나왔다. 미국의 시인이자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전기작가인 칼 샌드버그의 이름을 딴 이 학교는 당초 1962년 일반 공립 초등학교로 설립됐다.70년대 들어 베이비붐 세대의 졸업으로 학생 수가 감소하는 바람에 잠시 문을 닫았다가 1978년 복합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을 위한 특수학교로 다시 문을 열었다. 이 학교는 일반 초등학교와 다름없는 시설을 유지하는 데 힘쓰는 한편 학생들이 독립성을 갖춰 사회로 나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교육해 왔다. 이같은 노력과 정성이 외부에 알려져 현재 이 학교는 워싱턴 인근에서 가장 평판이 좋은 특수학교가 됐다.105명의 학생 가운데는 외교관·교수·군인·세계은행 직원인 부모를 따라온 10명의 외국인 학생도 있으며, 한국 학생도 한 명이 있다. dawn@seoul.co.kr ■ 제임파라 교장 인터뷰|락빌(미 메릴랜드주) 이도운특파원|칼 샌드버그 러닝 센터의 제인 파라 교장은 “부모와 사회의 관심 속에서 공정하면서도 개인의 필요에 맞는 교육을 받는다면 장애인 학생들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 운영 방침은. -최고의 교사진과 최고의 지도법을 찾는다. 그래야만 창의적이고 숙련된 교육이 가능하다. 교사들은 동료들이 훌륭하다고 느끼면 그에 걸맞은 직업의식을 공유하게 된다. ▶장애인에게 교육이 갖는 특별한 의미는 무엇인가. -그들이 성장했을 때 어디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 물론 지금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라도 사회 속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은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리 장애가 심한 어린이에게도 간단한 읽기와 셈은 반드시 가르치려 한다. 또 첨단 기술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을 키워주려 한다. ▶장애인 교육의 인권적 측면은 무엇인가. -장애인은 교육을 받을 동안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인권의 보호를 받는다. 장애인의 인권이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막상 학교를 떠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에게 학교 밖 세상은 학교 안보다는 못할 것이다. 물론 미국 사회는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는 잘 갖춰져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장애인 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스태프(교사와 교직원)들을 교육하는 것이다. 신규 교사들이 학생들의 행동을 잘 다룰 수 있고, 학생들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교육 외적인 잔무가 너무 많다. 파라 교장은 인터뷰를 마친 뒤 직접 학교 시설들을 안내해줬다. 그는 교실과 복도에서 마주치는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현재 어떤 수업을 받는가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dawn@seoul.co.kr ■ 美 장애인 법과 제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장애인 관련 제도를 아우르는 법은 1990년에 제정된 장애인법(ADA: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금지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내용의 ADA는 미국의 장애인들에게는 ‘권리장전’과도 같다. ADA의 주요 내용은 장애인이 고용이나 의사소통, 교통 수단 및 각종 시설 이용, 연방 및 지방정부의 활동에서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장애인 개인의 시민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장애인이 차별행위로 피해를 입을 경우에는 연방법원에 제소해 각종 시정명령, 금지명령 등을 받아낼 수 있도록 규정했다. 최근 우리 정부와 장애인 단체가 논의 중인 ‘장애인차별금지법’도 바로 이 법을 모델로 삼고 있다. 지난 1월에 개원된 미국의 제109회 의회에는 7월11일 현재 50건의 장애인 관련 법안이 올라와 있다. 이 가운데는 이라크 전쟁 등 각종 전투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을 위한 법안도 다수 포함돼 있지만 교육과 의료 지원 개선 등 순수하게 장애인의 삶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들도 적지 않다. 미 의회에서는 각종 법안을 제정·개정할 때 장애인 관련 사항이 필요한가를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인 절차라고 할 수 있다. 미 의회에 계류 중인 50개의 장애인 관련 법안 가운데는 “기업들은 종업원들에게 ADA의 내용을 정확히 고지하라.”고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도 포함돼 있다. ADA에 기초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을 위한 신 자유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를 추진하기 위해 2002년 보건부 산하에 장애인국(Office of Disability)을 신설했다. 이 정책의 핵심은 ▲장애인 활동을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 첨단기술 개발 ▲장애인 청소년을 위한 교육 기회 확대 ▲고용확대 ▲지역사회와의 완벽한 조화 등이다. 이 정책에 따라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37억 달러(3조 7000억원)의 예산이 장애인 교육을 지원하는 데 할애됐다. 또 1억 2000만 달러(1200억원)의 예산이 장애인을 위한 편의 장치나 시설을 개발하는 데 배정됐다. dawn@seoul.co.kr ■ 美 버지니아주 폴스 처치 ‘신체장애인연대’를 가다 |폴스 처치(미 버지니아주) 이도운특파원|미국 버지니아주 북부에 자리잡은 폴스 처치 시. 워싱턴에서 66번 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35분 정도 달리면 나오는 주택가 중심의 부도심 지역이다. 그 중심거리인 사우스 조지 메이슨 드라이브에 이 지역의 대표적 건물인 다섯 동의 고층 아파트가 나란히 서있다. 이 아파트 단지 안의 3705동 105와 106호에서 중증 장애인 7명이 이웃 주민들과 어울려 여느 미국인과 다름없는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자 장애인의 대표 도우미인 올란도 포울리스가 문 앞에서 맞아줬다. 이 집에는 메리카(Merica)라는 별칭이 붙어 있었다. 영어로 America(미국)는 Miracle(기적)과 발음이 거의 같다. 두 단어를 모두 염두에 두고 붙인 이름이다. 아파트로 들어서 보니 105호와 106호를 터서 모두 6개의 방과 4개의 화장실,2개의 거실과 주방 등 넓은 공간이 확보돼 있었다. 아파트 안에서 가장 먼저 기자와 인사한 사람은 전신마비 장애가 있는 션 워자스첵, 그 다음은 하반신 장애가 있는 캐시 파였다. 장애 정도가 좀더 심한 션은 눈빛으로, 정도가 조금 나은 캐시는 말로 “환영한다.”는 인사를 건넸다. 캐시는 거실에서 데스크톱 컴퓨터로 네티즌들과 채팅을 하고 있었다. 캐시는 “왼쪽 손만을 이용해 자판을 쳐야 하기 때문에 속도가 매우 느리지만 상대편 친구들이 이해해 준다.”고 말했다. 캐시의 컴퓨터에는 웹카메라도 장착돼 이따금씩 화상 채팅도 즐긴다고 했다. 션은 두 손을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휠체어에 연결된 ‘패스 파인더’ 컴퓨터를 머리로 작동하고 있었다. 왼쪽 관자놀이 부근에 설치된 마우스를 움직여 컴퓨터의 커서를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션은 “하이 돈(기자의 영어 이름), 안녕하세요.”라고 컴퓨터 화면을 통해 인사했다. 문장과 함께 컴퓨터가 소리도 내보냈다. 기자가 “안녕하세요, 당신은 어떠세요.”라고 하자, 션은 다시 “대단히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속도는 느렸지만 의사소통은 분명했다. 반대편 거실로 건너가자 하반신이 불편한 라뤼 라이트가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라뤼는 장애 정도가 덜해 이따금씩 바깥으로 쇼핑을 나가기도 한다. 라뤼는 장애인이 외출을 원하면 미니 버스 등 교통수단을 제공해 주는 ‘메트로 액세스’라는 프로그램을 주 정부가 하루 24시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라뤼가 원하면 버스나 지하철도 이용할 수 있다. 모든 버스에는 출입구에 휠체어 탑승용 리프트가 설치돼 있으며, 지하철은 어느 역이나 엘리베이터로 접근이 가능하다. 션과 캐시, 라뤼와 함께 지내는 빌과 브랜디, 디, 샤리타는 장애 정도가 심해 주로 침대에 누워 TV나 책을 보는 시간이 많다고 했다. 아파트는 숲으로 둘러싸여 창문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안정감을 줬다. 이 아파트의 북쪽 거실 문을 열면 아파트 수영장으로 연결된다. 라뤼와 캐시 등은 이따금씩 수영장쪽으로 나가 햇볕도 쏘이고 주민들과 대화도 나눈다고 했다. 주민들 가운데 장애인이 모여 산다고 해서 특별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올란도는 전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도 “그 집뿐만 아니라 어느 가정이나 적어도 한가지씩의 문제는 안고 살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그들이 장애인이라고 지역사회로부터 소외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웃 주민들은 이곳에 사는 장애인들이 외출할 때면 출입문을 열고 기다려 주거나 먼저 인사를 건네는 등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션 등이 거주하는 아파트 105호와 106호는 지난 2000년에 장애인의 부모들이 돈을 모아 구입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은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로 연령은 26세부터 40세까지이다. 고교 때까지는 특수학교 등에서 수업이 가능하지만 일단 학교를 졸업하면 각자가 생활 공간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장애인은 졸업후 각자의 집에서 생활한다. 이 공간은 일부 부모들이 “장애인들도 다른 이웃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만든 것이다. 또 각자의 집에 살 경우에는 장애인 10명에 전문 도우미가 한사람 꼴이어서 전문적인 재활 등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다는 것도 이곳을 만든 이유였다. 올란도의 경우는 아프리카 감비아 출신으로 영국 등에서 전문적으로 장애인 도우미 교육을 받았다. 올란도와 함께 마리차 로페스 등 모두 10명의 도우미가 이곳에서 식사와 청소, 빨래, 목욕 등을 도와 준다. 올란도는 이곳이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참고할 만한 공간이라고 판단,‘신체장애인연대’라는 이름을 붙여 다른 장애인들과 교류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은 매달 700달러씩을 생활비로 내지만 버지니아 주 정부로부터 지원도 받는다. 올란도의 월급은 주 정부에서 지급한다. 그대신 매달 주 장애인위원회에서 관계자가 방문하고,3개월마다 한번씩 주 의료국 담당자가 운영 상황을 평가한다. dawn@seoul.co.kr ■ 특별기고 “인권 향상돼야 진짜 선진국” / 조영황 국가인권위 위원장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 사람은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에게 형제의 정신으로 대하여야 한다.’ 1948년 12월 10일 파리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제1조의 문구는 56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이자 희망으로 남아 있다. 세계 도처에서 전쟁과 테러가 그치지 않고 빈곤과 차별의 상처가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상황에도, 인류는 역설적으로 반세기 전의 숭고한 사명을 떠올리며 평화와 공생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인권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인권 개념은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등장했다. 국가기관은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권적 측면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국민의 일상생활 곳곳에서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위주의 시대의 인권이 고난의 투쟁을 상징했다면,21세기 우리사회의 인권은 생활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수많은 결정에서 알 수 있듯이, 바야흐로 인권문제는 경찰, 교도소, 군대 등 국가기관을 넘어 학교, 다수인보호시설, 기업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영역의 중요한 현안으로 부상했다. 세계 속에서 한국의 인권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혹자는 전직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나 한국정부가 가입한 수많은 국제인권규약, 그리고 소위 ‘인권선진국’에만 문호를 개방한다는 각종 포럼에 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거론하며, 한국을 인권선진국 대열에 슬며시 밀어 넣기도 한다. 물론 획일적 경제논리와 폭력적 안보논리가 횡행하던 군사정권 시절의 무자비한 인권탄압에 비하자면, 한국의 인권수준은 몰라보게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 되짚어 보면 한국을 인권선진국으로 부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58개국의 여성인권 상황을 분석하면서 한국을 54위에 올려놓았고, 미국의 국제인권 NGO인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가 2004년 세계 각국의 시민적 자유와 정치적 권리 수준을 평가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그룹(46개국)에서 빠져 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삶으로 들어가 보면 한국의 현실은 더욱 열악하다. 장애인, 빈곤층, 성적 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문제 등은 선진국과 비교하기 민망할 지경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와 서울신문이 인권선진국의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공동기획 ‘인권 선진국으로 가는길’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번 기획은 사회보장제도가 탄탄하게 보장돼 있는 복지국가 대신 우리의 현실에서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는 8개국의 실태를 현장취재를 통해 집중분석했다는 점에서,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지하게 모색할 수 있는 계기로 삼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흔히 21세기는 ‘인권의 시대’라고 말한다. 이것은 과거 국가의 경쟁력이 생산성과 효율성에 전적으로 의존했다면 미래의 경쟁력은 친인권 정책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고 국가적 재난으로 등장한 저출산 사태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없으며,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그대로 두고 국제적 이미지를 개선할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분명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하지만, 인류는 이미 50여년 전 그 길을 따라나섰고 우리는 이제야 인권 선진국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 [열린세상] 대한장애인체육회를 설립하자/이성규 서울시립대 사회정책학 교수

    장애인계가 다시 시끄럽다. 장애인의 체육활동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농성 및 공청회로 장애인들은 단풍놀이를 대신했다. 문제의 본질은 그동안 장애인 체육활동이 비장애인의 그것과 비교하면 심각한 차별상황에 놓여있었다는 것이다. 이번에 다소 시정되기는 했지만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획득한 메달들에 대한 국가차원의 보상금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차이가 있었다. 오히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수급자격만 박탈함으로써 생활을 더욱 곤궁하게 몰고가는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도 받았다. 장애인전용 체육시설 하나도 제대로 없어 합숙훈련을 하는 동안 여기저기를 전전해야 하는 서러움을 감내해오고 있다. 더구나 지역사회에는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접근하여 운동을 하고 몸을 풀 수 있는 시설이 거의 없어 넓은 의미의 여가문화 향유는 아예 사치스러운 개념이 되어버렸다. 장애인계는 이러한 차별상황이 초래된 주된 원인을 소관부처에서 찾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장애인체육은 보건복지부에서 관장해 왔다. 그러다 보니 복지부가 설정한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늘 밀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인하여 열악한 중증장애인들의 시설보호, 기초소득 보장 등이 복지부의 주된 관심사항이며, 체육활동 지원은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져온 것도 사실이다. 지난 10월25일 공청회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장애인체육 영역을 문화관광부로 이관하자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우선 장애인 당사자들이 이러한 뜻을 매우 진지하게 개진했고 그동안 난색을 표시해 오던 복지부에서도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전체적으로 방향은 잘 잡은 듯이 보인다. 장애인특수교육을 복지부가 아닌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관장하고, 장애인 고용분야를 노동부 소관에 두는 행정분업의 정신을 감안하면 장애인체육도 일반체육을 관장하는 문화관광부에서 맡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문광부에서 맡는다면 장애인체육이 비장애인체육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린다한들 두번째로 위치 지워질 수 있어 복지부보다는 지원의 폭이 커질 수 있으며 이미 구축된 전국의 체육시설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장애 변수만 고려하여 덧붙인다면 장애인체육분야의 발전을 통한 사회의 통합성을 더욱 공고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장애인체육분야의 문광부 이전이라는 행정행위가 장애인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우선 업무의 이관 이전에 문광부 체육국에 최소한 과 단위의 추진체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무조건 업무만 이관하면 장애인체육이 올림픽의 비인기종목처럼 소외되어 또다시 장애인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체계적인 업무의 개발 및 예산작업의 원활화를 위해서도 과 단위의 인력확보를 위한 정부의 조직개편이 요구된다. 둘째, 현재의 장애인복지진흥회의 체육업무를 문광부로 이관하면서 대한체육회에 상응하는 ‘대한장애인체육회’를 설립해야 한다. 이는 장애인체육을 비장애인체육과 동일한 반열에 놓고 추진하기 위해 당연히 고려되어야 할 사안이다. 이러한 기관이 있어야만 장애인의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을 전국적인 맥락에서 조화롭게 수행해 나갈 수가 있다. 셋째, 장애인체육을 엘리트 중심의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으로 양분하던 기존의 개념에 재활체육을 첨가함으로써 중증장애인시설, 특수학교 학생 등 중증장애인의 재활에 필요한 운동기능의 중요성을 정책으로 담아내야 한다. 문광부로의 기능이관이 자칫 재활영역의 블랙홀을 만들어내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중증장애인의 운동을 통한 재활 역시 매우 중요하며 이 영역은 복지부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업무인수과정에서 분명하게 처리되어야 한다. 모든 개혁작업이 그렇듯이 방향이 잡히면 그 다음에는 추진의 틀이 중요하다. 그리고 가장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개혁이 이루어진 이후에는 전보다 더 나은 질을 확보하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유형과 정도, 그리고 의지에 맞게 재활시설에서, 운동시설에서, 올림픽경기장에서 밝은 얼굴을 보이면 세상은 그만큼 밝아지는 것이다. 이성규 서울시립대 사회정책학 교수
  • 박관용 민자의원의 IPU총회 참가기/평양 8박9일:4·끝

    ◎“평양 위해 북한 있는듯”… 지역불균형 극심/주재 2년 외국기자,일반 가정에 못 가봐/웅장·신묘한 금강산에도 곳곳 「붉은 구호」 『도시는 사람을 위해 편리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평양은 사람들의 생활과는 관계없는 공간과 건축물만 있는 이상한 도시이다』 이번 IPU총회에 참석했던 칠레 대표단 가운데 건축전문가인 한 의원의 말이다. 평양의 도로는 넓고 깨끗했다. 특히 중심가에 들어선 각종 공공건물은 주로 석조에다 대형건물이었다. 내부에는 최신식 에스컬레이터와 호화스러운 샹들리에까지 설치해 있어 아주 멋있었다. 그러나 도시 안에서 숨쉬고 움직여야 할 사람이 없었다. 드넓은 차도에는 차량통행이 드물어 마치 서울에서 민방위 훈련을 실시할 때처럼 을씨년스러웠다. 마술에 걸린 평양이라는 거대한 성 안에는 백설공주 대신 주민들이 잠들어 있는 것 같았다. 또한 거리나 건물 곳곳에 똑같은 붉은 글씨체로 주문처럼 나붙어 있는 각종 대형 구호들. 「속도전」 「주체사상만세」 「우리는 부러움이 없읍니다」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합니다」 「위대한 어버이 김일성 수령만세」. 살아있는 신인 김일성의 주술에 걸려 주민들은 외부세계와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고 이 때문에 남쪽에서 불어 올라가고 있는 통일의 봄바람조차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민들이 안타까웠다. 현재 평양인구는 약 2백만명인데 원주민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함경도 등지에서 「평양주거령」에 따라 뽑혀 이주해온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모든 재원을 평양에만 투자,극심한 지역 불균형 현상을 빚고 있으며 주민들 사이에는 『북조선은 평양을 위해 존재한다』는 유행어가 나돈다고 한 외국 특파원이 귀띔했다. 평양의 교통수단은 지난 1일부터 개통한 궤도버스와 종전의 무궤도버스 및 지하철이 주종이고 그 밖에 일반버스와 택시가 있다고 했으나 필자가 체류하는 동안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은 물론 택시 자체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더욱 이상한 점은 시내 곳곳에 고층 아파트가 한창 건설되고 있었으나 우리와는 달리 대부분의 아파트가 일반 주택지를 가로막아 마치 앞울타리를 친 형태로 들어서고 있었다. 초라한 주택가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짓는 것으로 느꼈다. 평양에는 또 지체장애자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필자는 안내원에게 『평양에는 소아마비환자나 선천적인 심신장애자들이 왜 안 보이느냐』고 물었다. 『예방약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소아마비환자가 없다. 선천성 불구자들이 있긴 해도 학교에서 선생들이 잘 가르쳐 문제가 없다』고 안내원은 대답했다. 『그러면 장애자들을 위한 특수학교가 있느냐』고 또 묻자 안내원은 『잘 모르겠다. 조사해서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겉으로는 잘 정돈된 도시처럼 보이는 기형적인 도시 평양에는 불구자가 살 수 없다고 했다. IPU총회 때 만나 친해진 서방공산국의 한 통신특파원으로부터 필자는 1시간30분쯤 평양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2년간 체류하고 있다는 이 특파원은 『북한 당국이 싫어하는 기사를 쓰거나 함부로 말을 하면 당장 쫓겨나기 때문에 말조심을 해야 한다』면서 무척 신경을 썼다. 필자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의 질이 어느 정도냐』고물었으나 『주민들은 취재하려면 사전에 질문요지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가정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특파원들이 살고 있는 기자촌은 철저히 감시·통제받고 있어 아주 제한적인 취재활동만 해야한다』 『혹시 길을 가다 주민을 붙잡고 몇마디 말을 꺼내면 언제 나타났는지 통제원이 나타나 가로 막는다』고 설명하며 『한 마디로 무서운 사회』라고 덧붙였다. 이 특파원은 필자와 이야기를 마치고 헤어질 때 『이런 얘기들을 내가 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 얼마 전 소련의 이즈베스티야 기자처럼 추방된다』면서 비밀로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북한 방문에서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것을 직접 체험했지만 금강산 관광은 참으로 인상깊은 일 중의 하나였다. 지난 3일 하오 7시에 우리 일행은 원산을 거쳐 금강산 입구인 온정리에 도착,구룡포 입구에 있는 「금강산려관」에 들었다. 이 여관은 그 일대에서 가장 좋은 곳이라고 했으나 시설은 우리의 장급 여관 수준이었고 우리 일행 외에는 재일교포 2명만이투숙해 관광지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우리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옥류동 계곡으로 향했다. 계곡물은 수정처럼 맑았고 오랜 세월 물에 하얗게 씻긴 바윗돌이 봄 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반짝거렸다. 찾는 사람이 적은 탓인지 어디에서도 전혀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었고 쓰레기통도 안 보였다. 높이 94m의 구룡폭포의 웅장함,마치 거대한 에메랄드 8개로 목걸이를 만든 것 같은 팔담,희끗희끗한 잔설을 안고 열은 구름에 가리워진 비로봉,기기묘묘한 형태로 보는 각도에 따라 온갖 모습을 보여주는 만물상. 금강산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웅장하고 신묘하고 아름다웠다. 필자를 비롯한 동료의원들은 모두 넋이 나간 듯 말이 없었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강산에 새겨진 붉은 구호들,「위대한 수령…」. 나는 빼어난 금강산과 조국통일을 한꺼번에 훼손시키고 있는 거짓된 허언들을 두 손바닥으로 피나도록 문질러 지워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 서울시·교육청 올 주요업무 보고내용

    ◎「한강관리청」 신설·오염도 검사 주 1회로/인문·실업고 비율 95년까지 50 대 50으로/쓰레기 소각장 10곳에 건설… 분리수거 유도 서울시는 현재 지나치게 다원화되어 있는 한강관리체계를 통합관리체계로 일원화하기로 하고 가칭 「한강관리청」 등 관리전담부서 신설을 건의했다. 시는 또 하루 2만t씩 배출되는 서울의 쓰레기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10개의 쓰레기소각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한강관리청 신설◁ 서울시 경기도 강원도 등 33개 시·군을 비롯,건설부 환경처 수자원공사 등으로 지나치게 분산돼 있는 한강유역의 관리를 광역통합체계로 일원화해 수질오염 방지 및 홍수통제기능을 높이기 위해 「한강관리청」을 신설한다. 또 원수의 수질이 나쁜 영등포·석유·노량진 등 3개 수원지의 취수장을 잠실수중보 상류로 옮겨 올 연말부터 이 지역 주민들에게 맑은 물을 공급한다. 이와 함께 특정물질에 의한 수질의 오염도 검사를 월1회에서 주1회로 강화하고 검사항목도 중금속 14개 항목에서 20개로 늘려 수질감시를 강화한다. ▷쓰레기소각장◁1조원의 예산을 들여 연차적으로 쓰레기소각장 10곳을 건설,시내에서 배출되는 음식물·폐지 등 가연성 쓰레기를 모두 소각처리한다. 이를 위해 우선 92년 목동과 노원지구에 각각 하루 2백t·6백t처리능력의 소각장을 오는 94년 완공목표로 건설해 하루 8천t씩 생기는 가연성쓰레기의 10% 가량을 처리한다. 또 쓰레기를 태우면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 목동소각장은 가양택지개발지구,노원소각장은 중·상계지구 등 모두 8천가구에 지역난방을 공급한다. 올초부터 시행하고 있는 쓰레기분리수거도 재활용품·연탄재·기타쓰레기 등 종목별로 수거날짜를 지정하는 한편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기존 쓰레기투입구를 폐쇄하고 분리수거통(컨테이너박스)를 설치하도록 유도한다. ▷주택공급◁ 서민주택난을 덜기 위해 92년말 목표로 추진중인 주택 40만 가구건설을 1년 앞당겨 올해말까지 끝낸다. 영구임대 장기임대 근로자복지주택 외에 주택에 대한 개념을 「소유」에서 「주거」 위주로 바꾸기 위해 중산층을 위한 중대형 임대주택 건설방안도 강구한다. 40만호 건설에 소요되는 택지(6백38만평)는 공영개발에 의한 「단지식」개발 이외에 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소규모 택지개발을 추진하는 등 입지특성에 따라 개발방식을 다양화한다. 특히 도시비대화를 막기 위해 평면확산을 지양하고 도시 고밀도개발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우선 상업지역에 주택과 상가의 복합개발을 유도하고 상업 및 업무용 도심재개발지역에 일정비율 이상의 주택건설을 의무화하는 「연계개발제」를 도입하는 한편 기존 주택지에도 고층아파트를 지어 토지이용도를 높인다. 한편 도시외곽은 지하철·도시고속도로의 인접지역을 집중 개발,주택건설과 교통대책을 연계시킨다. ▷지방자치제 대비◁ 시가 관장하던 식품 및 위생감시업무 3백27건을 민간에 위탁키로 하고 올해 약국개설 허가 등 34건을 위탁한다. 자치구의 자립과 특성있는 발전을 위해 시 권한사항이던 지역도시계획 공장등록관리 등 34건을 이달 안으로 자치구에 넘긴다. 이밖에 오는 95년까지 불량주택이 밀집된 62개 지역에 대해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벌이고 이 가운데 21개 지역(1만2천가구)은 올해 안으로 마무리한다. 연탄공장 등 공해시설은 연료전환정책과 함께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일부는 외곽으로 이전한다. ▷교육관계◁ 67 대 33인 인문계 고교대 실업고교의 학생수용률을 오는 95년까지 50 대 50으로 바꾸기 위해 우선 올해 안에 실업계 고교에 76개 학급을 늘리고 1개교를 신설하는 한편 인문계 고교생들에 대한 직업교육 기회를 확대한다. 한 학급 학생수를 국민학교 51명에서 50명,고교 54명에서 52명으로 줄이고 중학교는 현재의 52명선을 유지한다.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해 60억원을 들여 8학군 밖의 45개교를 중점지원하고 8학군에 근무하던 모든 교원을 다른 학군으로 전보한다. 국제화에의 적응교육으로 귀국자자녀 교육을 전담할 특수학교를 신설하고 국민학교와 중학교에 특별학급을 운영한다. 3개교뿐인 외국어고교도 5개로,1개교인 제2외국어 특성화고교도 3개로 늘린다. 이와 함께 92년도 개교예정으로 서대문중학교 자리에 제2과학고교를 신설한다.
  • 예능계 대입부정 파장과 개선방향/전문가 좌담

    ◎“예술성을 학위로 따지는 세태가 문제”/진학방편으로 악용 안될말/장인적 윤리의식 재무장 절실/아카데미 육성등 전문성 확보도 시급/실기위주보다 인문교량 측정에 중점둬야 국회의원들의 뇌물외유,예체능계 대학교수들의 입시부정 등 최근의 잇따른 사건들은 우리사회의 도덕성에 대한 자성의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오랫동안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오던 「관행」들이 뒤늦게 파헤쳐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우리 모두의 부끄러움이기도 하다. 특히 예체능계 대학의 입시비리는 양심이 마비된 예술가와 어떻게든 자녀를 대학에 집어 넣겠다는 학부모,불완전한 예술교육제도가 함게 어울려 빚어낸 결과로서 그 근본적인 치유책이 절실히 요청된다. 음악·미술·무용 각계 전문가 세사람의 좌담을 통해 예체능계 입시비리의 배경과 성격 및 개선방향 등을 알아본다. ◇참석자 박용구 오경환 김태원 ▲박용구씨=이번 서울대 음대 입시 부정사건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또이것이 시작이 돼 당국의 비리수사가 무용·미술·쳬육 등 예체능계 입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어 국민들은 과연 비리가 어느 정도까지 만연되어 있는지 당국의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걸프전쟁이 인류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예체능계 대학입시 부정과 국회의원의 뇌물외유사건,레지던트·인턴 등 수련의 채용상의 비리 등 각 분야의 비리·부정이 백일하에 드러나 일부에서는 말세론에 가까운 비관론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말세다” 비관론 대두 ▲오경환씨=저 역시 한사람의 예술인으로서 깊은 자괴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예술가와 교수들도 마찬가지 심정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음악계나 미술계·무용계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는데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돼 있어 일시에 뿌리뽑기 힘든 구조적인 비리가운데 하나의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어떻든 이번 사건은 예술하는 사람들의 자존심과 교육자로서의 긍지를 한꺼번에 무너뜨렸습니다. ▲김태원씨=예능계 입시를 공동관리제로 바꾸어 그것도 효력이 없어 심사위원 사이에 칸막이를 쳐야할 정도가 됐으니 정말 볼썽사나워졌습니다. 예술도 인간교육의 일종이라고 볼 때 이번 사건은 교육을 왜하는가하는 근본문제부터 뿌리째 흔들었다고 봅니다. 이번 사건은 장인적 윤리의식에서 볼때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실력있는 학생 대신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제자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신이 예술가임을 포기하는 태도밖에 볼 수 없습니다. ▲박=나는 어떤 의미에선 이번 사건이 터지기를 30년 동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예능계 입시에서 부정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부분적인 외상 치료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생각에 한바탕의 대대적인 수술이 있기를 고대해 왔습니다. 도대체 예술은 무엇때문에 하는 것입니까. 바로 인간의 삶을 순화시키는 것이 예술 아닙니까. 그러한 예술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윤리의식이라곤 조금도 없어 교수를 하고 있으니 문제가 안될 수 없습니다. 예술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 예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80평생 예술했다는 것이부끄럽기만 합니다. 이번 기회에 정부당국은 부패한 예술가들이 얼굴을 못들 정도로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국민들의 윤리의식을 재무장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종이호랑이로 전락할 위기에 직면해 있듯이 우리 문화도 한마리의 용이 되기전에 지렁이로 전락할 지경에 빠져 있다고 봅니다. ▲김=이번 사건은 음악적으로 표현할 때 「부패 4중주」란 표현이 적당할 겁니다. 자식을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하겠다는 가족이기주의와 사회적인 부의 불균형,대학교수 집단의 윤리의식 결핍,예능계 대학의 실기중심 교육 등이 한데 어우러져 이번 사건을 연주해냈습니다. ○대학교수들 각성해야 ▲박=그러나 이번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학부형을 비난하는 소리는 별로 없었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입학을 인생의 중요한 과제로 여기는 사회풍조를 어떤 부모도 외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금전만능의 자본주의사회에서는 피할 수 없는 사건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2∼3년전에 딸을 음대에 보낸 한 친구가 나에게 해준 얘기가 생각납니다. 딸을 시집이나 잘 가게하려고 어렵게 대학에 보냈더니 예술가가 되겠다고 한다는 것입니다. 리사이틀해야지,외국유학해야지,그 고생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설득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이 얘기가 농담에 그치지 않고 이 사회가 마주치고 있는 선결과제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암시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대학입학을 예술인이 되기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다른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경우는 미술쪽이 더 심각하다고 봅니다. 음악은 기술적으로 단기간에 익히기 힘들지만 미술은 입시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도 일정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입시를 하려는데 일반 학력수준을 올리기 힘들 때 예능계대학을 지원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도 그때문이지요. 이렇게 저렇게 예능계대학을 나와서는 따로 할 일이 없으니까 교육계로 몰려드는 통에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예능계학원의 수가 엄청나게 많은 편이기도 합니다. 정말 어떤 동네에는 구멍가게 하나 건너마다 음악·미술학원이 개설돼 있습니다.또 여기서 교육받은 젊은이들이 너무나도 대학가는 수단으로 예능을 이용하게 되니까 경쟁이 심해져 비리가 판치게 되고 또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해 미술계대학 졸업생만 5천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전국에 미술대학이 수십개에 이르며 대구에만 미술대학이 예닐곱개나 됩니다. 그러나 프랑스의 파리나 마르세이유 등 세계적 예술도시에는 1∼3개 정도에 불과합니다. ▲김=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학위에 대해 심각할 정도로 연연해 합니다. 한 직업무용단의 재능이 뛰어난 무용수가 결혼을 할 때가 되니까 고등학교만 졸업한 것이 문제가 되더랍니다. 무용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려했던 이 무용수는 어쩔 수 없이 방송통신대라도 다녀야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학벌을 따질뿐 예술의 특수성을 인정하려는 분위기가 결여돼 있다는 것도 이번 부정의 한 원인이라고 봅니다. ▲오=얼마전 국립예술학교의 건립문제가 논의됐을 때 서울대교수들이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다른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예능교육의 특수성을 인정하려는 자세는 교수들에게 까지도 결여돼 있습니다. ○금전만능 풍조 팽배 ▲박=나도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도 봅니다. 대학에서 학자와 공연예술가를 한꺼번에 배출하겠다는 생각은 이젠 버려야할 때입니다. 뛰어난 피아니스트나 성악가는 대학보다는 다른 특수학교에서 육성해야 합니다. 공연예술가는 현대산업사회의 하이테크 기술자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들도 예술이 하이테크라는 점을 인식하고 과학기술 분야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같은 예술전문 아카데미를 설립해야 합니다. ▲오=우리 미술대학의 정원이 너무 많습니다. 30∼60명이나 되기 때문에 반을 나누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생수가 10명 이하일 때라야 교육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학생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무엇을 표현하려했는지 서로 의논할 시간도 없는데서 무슨 실기교육이 이루어지겠습니까. ▲김=대학교육이 전인교육이 아닌 실기위주의 교육으로 나가고 있는 점도 지적돼야 합니다. 대학에 무용학과라고 개설해놓고 무용학 전공교수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이분야 전공교수가 전국에 10명 미만에 불과합니다. 결국 대부분의 강의가 실기담당교수에 의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 실기교수를 선발하는 기준도 엄격하지 않아 적당히 충원되고 있습니다. 대학입시에서도 실기의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현재 30∼50%에 이르는 실기비중을 15%까지 끌어내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학생을 뽑을 때 중요한 것은 기량이 아니라 감수성과 교양이라고 봅니다. 만약에 실기만 하겠다는 학생이 있다면 예술학교에 가야 합니다. 그 예술학교에 서울음대 같은 권위를 어떻게 줄 수 있는지 하는 것이 문제이기도 합니다만. ▲오=미술분야의 실기도 축소돼야 합니다. 15%까지 내려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미술입시는 관리도 그렇지만 입시문제 자체도 문제가 있습니다. 누가 시험관이 되더라도 중립적인 점수를 내게 한다는 취지에서 너무 암기능력쪽에 치우쳐 있으며 문제 또한 도식적입니다. 전세계 어느나라도 2천∼3천년 전의 그리스·로마시대 석고상을 놓고 미술적 재능을 시험하는 나라는 없을것입니다. 일부 대학에서는 아예 누구의 석고상이라고 지정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예술지망생들에겐 좀더 다각적인 능력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실기담당 선정도 엉망 ▲김=외국에서는 종합대학내의 예술대학과 특수예술학교와 차이를 두지 않습니다. 학위명칭도 달리 부르고 있지만 큰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무용학교의 경우 교수 3명에 연습실 2개만 있으면 개설이 가능하므로 이를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학교를 졸업하면 외국처럼 대학과 다른 학위를 인정해준다고 하면 이번같은 사태는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오=외국의 예능계대학은 학생을 뽑을 때 시험을 한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다각적으로 채점한다는 점을 눈여겨 볼만 합니다. ▲김=전문적 무용가는 조기선발·조기교육이 필요하지만 창조적 무용가는 종합적인 인문교양을 갖춘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오=대학지망생들에게 국가적성시험을 보게할 때 예능계는 별도의 시험을 보게해 기본적인 소양을 시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박=결국 결론은 먼 곳에 있는 것 같지 않군요. 이번 사태가 물론 예술계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만연된 부정과 비리의 한 단면이라고 둘러댈 수도 있지만 우리 예술인들이 지켜야할 최소한의 도덕과 윤리는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경제에서와 마찬가지로 예술에서도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자생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모든 비리와 부정을 철저히 파헤쳐 광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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