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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쓸모없던 땅이 나눔터로… 구로의 상전벽해

    쓸모없던 땅이 나눔터로… 구로의 상전벽해

    오류IC 인근 유휴지 1800㎡(545평). 올해는 배추 5000여 포기와 무 1000개를 수확했다. 이곳은 2011년까지 잡초만 무성한, 노는 땅에 지나지 않았다. 이성 구로구청장이 활용 방안을 제안하면서 지난해부터 농작물을 재배하는 ‘쓸모 있는 땅’으로 바뀌었다. 지난 20일 오류IC 유휴지에서는 주민 100여명이 배추 수확에 땀을 흘렸다. 수확은 18일부터 3일간 이뤄졌다. 고척2동 덕성어린이집 아동 50명과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 참가자 50여명이 참여했다. 일자리사업 참가자들이 배추 밑동을 잘라 그물망에 담았다. 고사리손들도 열심히 배추묶음을 날랐다. 한쪽에는 3포기씩 담긴 배추 그물망이 차곡차곡 쌓였다. 이 구청장도 팔을 걷고 도왔다. 이날 이 구청장은 직접 수확한 배추 5000여 포기를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에 전달했다. 배추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지역 내 주민들의 김장용 배추로 쓰일 예정이다. 구는 오류IC 유휴지 농작물 재배를 통해 ‘일석사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친환경 도시농업 활성화, 도시 어린이의 도시농업 현장 체험 학습 공간 마련, 지역공동체 및 공공근로 일자리사업 발굴, 불우 이웃 돕기 등이다. 배추 5000여 포기를 직접 재배, 수확함으로써 약 2400만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재희 덕성어린이집 교사는 “감자와 배추을 심은 뒤 자라는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 보러 온다”며 “농작물이 자라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아이들이 신기해한다”고 말했다. 구는 배추 재배에 앞서 올해 4월에는 씨감자를 심었다. 씨감자를 수확한 뒤 8월에는 배추 모종을 식재했다. 지난달에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강북농수산물검사소에 ‘농산물 유해안정성 검사’와 ‘중금속 검사’를 의뢰해 적합 판정을 받았다. 교통량이 많은 도심에서 재배한 농작물이라는 점을 감안해서다. 이 구청장은 “배추 모종을 심은 지 100일 만에 수확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며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이 농약을 뿌리지 않은 배추로 맛있는 김장김치를 담가 건강한 겨울을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에게 나눔의 즐거움이 확산되도록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초중고 도보통학 가능한 일석삼조 ‘DMC파크뷰자이’

    초중고 도보통학 가능한 일석삼조 ‘DMC파크뷰자이’

    겨울방학을 맞아 가까운 거리의 학교를 품고 있는 단지가 주목 받고 있다. 학기가 끝나는 방학철이면 학군 수요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초중고가 가까운 단지는 시세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인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내 경인초와 양정중고교를 끼고 있는 ‘목동6단지(1362세대)’는 단지 내 학교가 없는 인근 아파트에 비해 매매가와 전세가가 평균 1000만~2000만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학군수요 덕에 자녀를 둔 부모들의 선호도가 6단지가 높기 때문이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동탄2신도시 분양 단지 중 초중고가 부지와 맞붙어 있는 ‘A13블록은’ 1.92대 1로 청약 마감했지만 그렇지 않은 단지는 턱없이 낮은 경쟁률로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이 같이 자녀를 둔 수요자라면 주택을 선택할 때 반드시 고려하는 것이 교육환경이다. 특히 최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나 스쿨존 내에서 교통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통학거리가 짧은 아파트의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학교 주변 아파트들은 유흥업소나 유해시설이 들어설 수 없어 안전한 편”이라며 “수요가 많다 보니 입주 후엔 대기수요가 풍부해 거래가 활발하고 가격변화도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GS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4구역에서 ‘DMC가재울4구역’을 분양 중이다. 지난 3월 가재울3구역에 개교한 가재울 중•고교가 도보권이며 단지 내 초등학교 부지가 마련돼 있어 입주시기에 맞춰 개교될 예정이다. 초,중,고 모두 도보 통학이 가능해 학부모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외 연가초교, 북가좌초교, 연희중교, 명지고교도 인근에 위치해 있어 교육환경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특히 이 단지는 서울 도심에서 보기 드문 4300세대 대단지면서 전용 59~175㎡로 구성됐다. 전용 85㎡ 또는 6억 이하 물량이 일반분양 1550가구 중 1150가구로 가구로 전체 공급량의 74%를 차지해 양도세 감면 혜택과 취득세 영구 인하(예정)도 적용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모든 계약자에게 발코니 무료 확장, 시스템에어컨 무상설치 등의 서비스와 중도금 무이자 혜택으로 분양가 세이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경의선 가좌역이 걸어서 5분 거리, 6호선과 경의선 환승역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도 인근으로 마포, 여의도, 종로 등 중심업무지구로 이동하는 버스도 많아 도심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또 기업 입주가 시작된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상암DMC)가 인근에 있어 상암DMC 개발에 따른 호재를 직접적으로 누릴 수도 있다. 단지 앞으로 홍제천이 지나며 인근에 불광천 및 백련산, 매봉산 등의 녹지가 풍부하고 홈플러스 월드컵점, CGV 상암,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 등의 편의시설도 가까워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더욱이 단지 내부에는 뉴타운 최초로 수영장이 설치되며 실내 골프 연습장•사우나•피트니스센터 등 인근에서 보기 힘들었던 대규모 고급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선다. 견본주택은 현장 인근의 서대문구 남가좌동 124-1번지 일대에 위치한다. 입주 예정시기는 오는 2015년 10월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이제 한국작가 작품 맘껏 볼 수 있겠죠”

    “이제 한국작가 작품 맘껏 볼 수 있겠죠”

    “해외에 나가면 외국 작가들의 작품은 얼마든지 볼 수 있어요. 이곳에선 좀처럼 접하기 힘든 한국 작가들의 전시를 마음껏 볼 수 있어야죠.” 지난 13일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이곳에서 마주한 ‘글로벌 아티스트’ 서도호(51) 작가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실력 있는 예술가는 무조건 해외로 나가야 한다”던 그간의 주장과는 다른 목소리부터 냈다. 그는 좁은 국토와 적은 인구 때문에라도 우리 예술가들은 밖에서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 “서울관 개관은 개인적으로도 무척 기쁜 일입니다. 비로소 한국 미술의 기반이 갖춰졌고, 이제 도약할 일만 남았습니다. 한국 건축가가 지은 건물인데다 도심에 자리했고 경복궁도 바로 옆입니다. 이처럼 뛰어난 입지조건을 갖춘 미술관은 세계적으로도 드뭅니다.” 튼실한 하드웨어가 갖춰진 만큼 이를 채울 소프트웨어가 한국 현대미술의 과제로 남았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그리고 그 과제는 당연히 한국 작가들의 몫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서울관 중심의 ‘서울박스’에서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이란 개막작을 내년 5월까지 선보인다. 전시를 위해 런던과 뉴욕 활동을 잠시 접고 귀국했다. 청색의 반투명 천으로 만들어진 높이 15m, 폭 12m의 작품은 한옥을 품은 아파트를 형상화했다. “밖의 3층짜리 아파트는 1991년 미국 유학시절 살던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의 주택이고, 내부의 공중에 매단 한옥은 어려서부터 살던 성북동 집입니다.” 세계를 바람처럼 떠돌아다니지만, 그의 정신적 뿌리는 부친인 한국화가 서세옥 화백이 창덕궁 연경당을 모티브로 지은 한옥이다. “집은 개인적 공간인 동시에 문화의 결정판”이라던 작가는 이달 초 미 월스트리트저널 매거진이 주관하는 ‘올해의 혁신가상’을 받았다. 또 지난 14일에는 홍콩 리먼 모핀 갤러리에서 첫 홍콩 개인전의 막을 올렸다. 작가는 “한국 미술은 미술관과 화랑, 컬렉터와 비평가, 언론의 역할과 교육 등이 아직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지 못한다”면서 “서울관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문제점이 불거질 수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T머니형 결제… 전통시장 티나게 살린다

    T머니형 결제… 전통시장 티나게 살린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쓰는 T머니카드처럼 서울시내 전통시장 어디서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전용카드가 발급된다. 서울시는 19일 성북구 정릉시장과 서대문구 영천시장, 도봉구 신창시장, 관악구 신원시장, 강동구 길동시장 등 다섯 곳을 권역별 선도시장으로 선정해 2016년까지 서울형 신시장으로 육성하는 내용의 ‘시장-다시 살림-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박원순 시장은 “기존의 활성화 대책이 아케이드를 만들고 주차장을 짓는 등 하드웨어에 그쳤다면 이번 방안은 소프트웨어적으로 접근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현장시장실 운영 당시 전통시장에서 주고받았던 현장 얘기를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에 가장 실용적인 방안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통시장 전용카드. 고형철 서울시 시장지원팀장은 “현장 조사를 해보니 신용카드 단말기 보급률은 그나마 48%대에 이르긴 했지만 상인들이 연로한 데다 채소, 어물 같은 것을 직접 손으로 만진 뒤 결제하려다 보니 스스로나 손님들 모두 굉장히 불편해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T머니처럼 접촉만 하면 바로 손쉽게 결제되고 수수료 부담이 거의 없는 데다 손님들은 마일리지까지 적립할 수 있는 선·후불카드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은행권과 구체적 도입 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다. 도입되면 일단 5개 거점시장에서 먼저 쓰도록 하고 부작용 등을 점검한 뒤 2015년부터 다른 재래시장으로 확대한다. 이는 LG유플러스의 스마트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페이나우’(Paynow) 등 첨단 결제 시스템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페이나우는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초소형 카드리더기만 부착하면 언제 어디서나 카드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다. 또 한 가지는 시장마다 특색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위치만 다를 뿐 다루는 물품은 대충 비슷한 지금 상태로는 경쟁력 강화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산을 끼고 있는 정릉시장, 대학가 및 독립공원과 가까워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영천시장, 주택가 밀집지역에 있는 신창시장, 신림역 역세권을 끼고 있는 신원시장, 경기도 주민들까지 넘어와 장을 보는 길동시장을 권역별 선도시장으로 지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말까지 시장상인회·해당 자치구·서울시가 구체적 발전 방향을 정하기 위한 사업단을 구성한 뒤 전문가 컨설팅을 거쳐 내년 봄 개선사업을 본격화한다. 2015년까지는 시설 개선 등 모든 사업을 완료한다. 이 과정에서 협동조합·마을기업의 청년 상인을 시장 안으로 끌어들이고, 경영은 물론 마케팅과 기획을 담당한 전통시장 매니저를 64명까지 늘리는 등 ‘작지만 시장을 살리는 10가지 변화’를 집중 추진한다. 장기적으로는 서울전통시장진흥센터, 서울전통시장상인회관도 만들어 이런 노력들이 2016년 이후 다른 전통시장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도심아파트 헬기 충돌 4대 미스터리

    도심아파트 헬기 충돌 4대 미스터리

    지난 16일 서울 강남 한복판인 삼성동의 초고층아파트 아이파크에 민간 헬기가 충돌하는 전대 미문의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베테랑 조종사가 왜 정상적인 비행 경로를 벗어나 항공법 상 진입이 금지된 도심의 인구 밀집지역에서 비행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17일 “(날씨가 안 좋아) 시계비행할 때는 강이나 도로를 따라 날며 이동해야 하는데 착륙 지점을 코앞에 두고 왜 경로를 꺾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사고 헬기인 LG전자 소속 시콜스키 S76C++는 2007년 제작된 기종이라 최신 위성항법시스템(GPS)과 관성항법장치(INS·헬기의 위치·자세 등 정보 제공 장치)가 내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식 중원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날씨 탓에 착륙을 포기하고 회항하던 중 영동대교 근처에서 청와대 비행 금지구역인 북쪽을 피해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부딪힌 듯하다”고 분석했다. 헬기가 도심을 비행할 때는 최저 고도 300m 이상을 유지하는데 사고기가 충돌 때 120m의 고도로 낮게 비행한 이유도 의문이다. 한 항공 전문가는 “안개가 꼈다고 해도 서울에서 그렇게 낮게 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고도계 등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안개 속에서 운항을 강행한 이유를 놓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사고 당시의 가시거리는 성남 공군기지 기준 800m로 안개가 껴 있었다. 숨진 박인규(58) 기장의 아들은 “아버지는 ‘안개 때문에 김포에서 직접 출발하는 게 어떠냐’고 상의했지만 회사에서 잠실로 와 사람을 태우라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가 무리한 운행을 강요했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서울지방항공청이 제 역할을 못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항로를 모니터링하며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항공교통센터(ACC) 비행정보실이 당시 잘못된 경로로 들어선 헬기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국내법상 시계비행을 하는 항공기에 대해 정보를 알려 줄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사고 헬기는 전주에 있는 칠러(냉난방 공조기기) 공장을 둘러보기 위해 최고기술책임자(CTO) 안승권 사장과 칠러 담당 임직원 3명을 태우러 잠실 선착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헬기는 오전 9시 잠실 선착장을 출발, 9시 50분쯤 전주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당초 이날 오전 8시 35분 김포를 이륙해 잠실 선착장으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출발 시간이 오전 8시 46분으로 10분 정도 늦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6일 오전 8시 54분쯤 삼성동 46층짜리 아이파크 아파트 102동 24~26층에 헬기가 충돌해 아파트 화단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박 기장과 고종진(37) 부기장이 숨졌고, 아파트 21~27층 창문이 깨지고 외벽이 부서졌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민간헬기 급증 ‘위험’안고 날고 있다

    민간헬기 급증 ‘위험’안고 날고 있다

    대기업 소속 헬리콥터가 지난 16일 초고층 빌딩이 밀집한 서울 강남의 아파트 건물에 충돌하면서 민간 헬기의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국내에서 헬기가 도심 건물에 충돌한 첫 번째 사례다. 최근 대기업 등이 촌각을 다퉈 이동해야 한다는 이유로 헬기 도입을 늘리고 있지만 정부의 관리 감독은 제자리 걸음이라는 지적이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에 등록된 민간·관용 헬기는 모두 183기(군 헬기 제외)로 5년 전인 2008년(156기)보다 17.3%(27기) 늘었다. 소방방재청·산림청 등 국가기관 헬기를 뺀 민간 헬기 수는 현재 109대로 9년 전인 2004년(68기)보다 60.3%(41기) 늘었다. 사고 헬기의 구입 가격이 1200만 달러(약 130억원)인데다 LG전자가 헬기 2기 운영에 연간 10억여원(조종사 5명 인건비 제외)을 투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막대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민간 헬기의 증가세는 매우 빠른 편이다. 황사식 항공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헬기는 접근성이 좋고 편리하기 때문에 근거리 이동용으로 민간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중 LG전자를 포함해 포스코와 현대자동차 등 5곳이 비사업용(자가용)으로 모두 9대의 헬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사고기를 비롯해 소형 자가용 헬기들은 도심을 저공 비행하는 등 난도가 높은 운항을 해야하지만 관련 규제는 허술한 편이다. 한 항공 전문가는 “자가용 헬기를 보유한 업체들이 융통성있게 운행할 수 없다면 헬기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고 주장해 정부가 민간 헬기 관련 규제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사고 위험이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반 손님을 태우는 헬기운송 사업자에게는 ‘운항 증명제’(조종사 등 인력과 시설, 장비의 정비 체계 등을 항공당국이 지속적으로 감독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반면 기업들이 보유한 자가용 헬기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한 항공 전문가는 “영업용 택시에 비해 자가용 승용차를 별달리 규제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가용 헬기도 규제가 없다”면서 “관리가 소홀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규제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헬기 안전을 전담하는 인력이나 관련 매뉴얼이 미비한 것도 문제다. 또 민간 헬기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헬기의 노후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민간 헬기 가운데 노후 기종으로 볼 수 있는 25년 이상된 헬기는 모두 40대로 전체 36.7% 수준이다. 최연철 한서대 헬리콥터 조종학과 교수는 “제품 매뉴얼에 따라 엔진 등의 부품을 교체해주면 부품 노후화로 인한 문제는 크지 않다”면서 “다만 오래된 헬기는 위성항법시스템(GPS)과 자동 조종장치 등이 없어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첨단 기능이 없는 구식 헬기가 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도심 속을 날고 있다는 얘기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도심아파트 헬기 충돌 4대 미스터리

    도심아파트 헬기 충돌 4대 미스터리

     지난 16일 서울 강남 한복판인 삼성동의 초고층아파트 아이파크에 민간 헬기가 충돌하는 전대 미문의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베테랑 조종사가 왜 정상적인 비행 경로를 벗어나 도심으로 진입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현행 항공법 시행규칙에도 인구 밀집지역으로 비행하지 않도록 돼 있다.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17일 “(날씨가 안 좋아) 시계비행할 때는 강이나 도로를 따라 날며 이동해야 하는데 착륙 지점을 코앞에 두고 왜 경로를 꺾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사고 헬기인 LG전자 소속 시콜스키 S76C++는 2007년 제작된 기종이라 최신 위성항법시스템(GPS)과 관성항법장치(INS·헬기의 위치·자세 등 정보 제공 장치)가 내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식 중원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날씨 탓에 착륙장이 안 보여 김포공항으로 돌아가려 한 것 같다”면서 “영동대교 근처에서 청와대 비행 금지구역 때문에 북쪽으로 선회할 수 없어 남쪽으로 틀었다가 아파트에 부딪힌 듯하다”고 분석했다.  도심을 비행하면서 지나치게 낮은 고도를 유지한 것도 의문이다. 도심을 비행할 때는 최저 고도 300m 이상을 유지하는데 사고 헬기는 충돌 때 120m의 고도로 비행했다. 한 항공 전문가는 “안개가 꼈다고 해도 서울에서 그렇게 낮게 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고도계 등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안개 속에서 운항을 강행한 이유를 놓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사고 당시의 가시거리는 성남 공군기지 기준 800m로 안개가 껴 있었다. 숨진 박인규(58) 기장의 아들은 “아버지는 ‘안개 때문에 김포에서 직접 출발하는 게 어떠냐’고 상의했지만 회사에서 잠실로 와 사람을 태우라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가 무리한 운행을 강요했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서울지방항공청이 제 역할을 못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항로를 모니터링하며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항공교통센터(ACC) 비행정보실이 당시 잘못된 경로로 들어선 헬기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사고 헬기는 전주에 있는 칠러(냉난방 공조기기) 공장을 둘러보기 위해 최고기술책임자(CTO) 안승권 사장과 칠러 담당 임직원 3명을 태우러 잠실 선착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헬기는 오전 9시 잠실 선착장을 출발, 9시 50분쯤 전주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당초 이날 오전 8시 35분 김포를 이륙해 잠실 선착장으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출발 시간이 오전 8시 46분으로 10분 정도 늦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6일 오전 8시 54분쯤 삼성동 46층짜리 아이파크 아파트 102동 24~26층에 헬기가 충돌해 아파트 화단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박 기장과 고종진(37) 부기장이 숨졌고, 아파트 21~27층 창문이 깨지고 외벽이 부서졌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민간헬기 급증 ‘위험’ 안고 날고있다

    민간헬기 급증 ‘위험’ 안고 날고있다

    대기업 소속 헬리콥터가 지난 16일 초고층 빌딩이 밀집한 서울 강남의 아파트 건물에 충돌하면서 민간 헬기의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국내에서 헬기가 도심 건물에 충돌한 첫 번째 사례다. 최근 대기업 등이 촌각을 다퉈 이동해야 한다는 이유로 헬기 도입을 늘리고 있지만 정부의 관리 감독은 제자리 걸음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민간 헬기의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사고의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에 등록된 민간·관용 헬기는 모두 183기(군 헬기 제외)로 5년 전인 2008년(156기)보다 17.3%(27기) 늘었다. 소방방재청·산림청 등 국가기관 헬기를 뺀 민간 헬기 수는 현재 109대로 9년 전인 2004년(68기)보다 60.3%(41기) 늘었다. 사고 헬기의 구입 가격이 1200만 달러(약 130억원)인데다 LG전자가 헬기 2기 운영에 연간 10억여원(조종사 5명 인건비 제외)을 투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비용 대비 민간 헬기의 증가세는 매우 빠른 편이다. 황사식 항공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헬기는 접근성이 좋고 편리하기 때문에 근거리 이동용으로 민간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중 LG전자를 포함해 포스코와 현대자동차 등 5곳이 비사업용(자가용)으로 모두 9대의 헬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사고기를 비롯해 소형 자가용 헬기들은 도심을 저공 비행하는 등 난도가 높은 운항을 해야하지만 관련 규제는 허술한 편이다. 한 항공 전문가는 “자가용 헬기를 보유한 업체들이 융통성있게 운행할 수 없다면 헬기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고 주장해 정부가 민간 헬기 관련 규제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사고 위험이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반 손님을 태우는 헬기운송 사업자에게는 ‘운항 증명제’(조종사 등 인력과 시설, 장비의 정비 체계 등을 항공당국이 지속적으로 감독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반면 기업들이 보유한 자가용 헬기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한 항공 전문가는 “영업용 택시에 비해 자가용 승용차를 별달리 규제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가용 헬기도 규제가 없다”면서 “관리가 소홀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규제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헬기 안전을 전담하는 인력이나 관련 매뉴얼이 미비한 것도 문제다. 또 민간 헬기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헬기의 노후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민간 헬기 가운데 노후 기종으로 볼 수 있는 25년 이상된 헬기는 모두 40대로 전체 36.7% 수준이다. 최연철 한서대 헬리콥터 조종학과 교수는 “제품 매뉴얼에 따라 엔진 등의 부품을 교체해주면 부품 노후화로 인한 문제는 크지 않다”면서 “다만 오래된 헬기는 위성항법시스템(GPS)과 자동 조종장치 등이 없어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첨단 기능이 없는 구식 헬기가 도심 속 사고의 위험성이 더 크다는 얘기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초고층빌딩 50층이상만 서울 18·부산 25곳…불안한 하늘길

    초고층빌딩 50층이상만 서울 18·부산 25곳…불안한 하늘길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아이파크에서 발생한 헬기 충돌 사고를 계기로 초고층 건물이 항공안전 대책에 무방비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에는 지상 50층 이상 초고층빌딩이 18곳이나 된다. 이 중 절반은 공동주택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강남구에는 55∼69층짜리 타워팰리스 6개동과 무역회관, 아카데미스위트 빌딩 등이 들어서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과 전경련회관, 국제금융센터B동 등도 50층이 넘는 초고층빌딩이다. 부산에도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이 25개나 된다.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 100층 이상 건물도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서울 송파구 잠실에는 지하 5층, 지상 123층, 높이 555m짜리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슈퍼타워’가 건설(2015년 완공 목표) 중이다. 이 건물은 성남비행장과 인근에 있어 건축허가 당시 공군 측이 비행 안전 등을 이유로 공사를 반대했으나, 공항 동편 활주로 각도를 2.71도 트는 조건으로 2010년 11월 최종 건축허가를 받았다. 공항에서는 안개가 끼어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거나 기상 상태가 양호하지 않으면 운항·관제 전문가들의 종합 판단에 따라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키거나 회항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활주로 유도등이 설치돼 가시거리가 어느 정도만 확보돼도 이착륙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도심 초고층 건물의 항공 안전 대책은 경광등 설치가 전부이다. 건물 옥상에 설치된 헬기장을 이용하거나 소방 헬기 등이 운항할 때는 도심 빌딩숲을 가로질러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의 위험은 늘 있다. 기상 상태가 양호하지 않으면 조종사들은 단지 초고층빌딩에 설치된 경광등만 보고 비행해야 한다.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이번 사고헬기의 고도가 너무 낮았다”며 “빌딩 숲에서는 고도계 등 중요한 기계가 작동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고층아파트 떠도는 헬機 국민은 불안하다

    엊그제 민간 헬기가 서울 강남의 한 고층 아파트에 충돌해 조종사 2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헬기가 고층 건물에 부딪혀 추락한 사고는 국내에선 처음이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참사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안개 때문에 헬기가 항로를 이탈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더라도 조종사들의 실수로 인한 단순 사고로 넘겨버릴 일은 아니다. 기업이나 병원 등에서 사용하는 민간 헬기는 모두 109대다. 2004년에 68대였으니 9년 만에 62%나 증가한 셈이다. 문제는 민간 헬기들이 주로 도심을 비행한다는 사실이다. 관제탑의 통제를 받지 않는 헬기는 시계 비행을 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고층 건물에 충돌할 수 있다. 서울 강남권에는 50층이 넘는 고층 건물이 즐비하다. 2015년 완공될 123층짜리 ‘롯데슈퍼타워’는 비행 안전 문제로 착공 이전부터 논란이 많았다. 이대로 가다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짙은 안개라고 할 수 있다. 헬기가 이륙한 장소인 김포는 시정(視程)이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불과 몇십㎞ 밖의 기상 상황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문제다. 헬기는 강이나 고속도로를 따라 운항하게 되어 있는데 빌딩 숲 사이로 들어온 것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안전운항 수칙이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안전 운항을 담당하거나 점검할 기관도 분명치 않다. 한마디로 안전 무방비다. 도심 헬기는 ‘날아다니는 폭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사고로 고층 아파트 거주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불안한 것은 그들만이 아니다. 헬기가 유동인구 밀집지역에라도 추락한다면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서울시는 관할 여부를 떠나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국토교통부 등 관련 당국도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전체 민간헬기의 운항을 통제하는 기구부터 만들어야 한다. 기상청도 뒷짐을 지고 있어선 안 된다. 보다 정교한 악천후 예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종사들의 안전의식이다. 운항 전 항로 주변의 기상과 헬기의 정비 상태를 확인할 일차적인 책임은 조종사에게 있다.
  • 초고층빌딩 50층이상만 서울 18·부산 25곳… 불안한 하늘길

    초고층빌딩 50층이상만 서울 18·부산 25곳… 불안한 하늘길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아이파크에서 발생한 헬기 충돌 사고를 계기로 초고층 건물이 항공안전 대책에 무방비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에는 지상 50층 이상 초고층빌딩이 18곳이나 된다. 이 중 절반은 공동주택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강남구에는 55∼69층짜리 타워팰리스 6개동과 무역회관, 아카데미스위트 빌딩 등이 들어서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과 전경련회관, 국제금융센터B동 등도 50층이 넘는 초고층빌딩이다. 부산에도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이 25개나 된다.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 100층 이상 건물도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서울 송파구 잠실에는 지하 5층, 지상 123층, 높이 555m짜리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슈퍼타워’가 건설(2015년 완공 목표) 중이다. 이 건물은 성남비행장과 인근에 있어 건축허가 당시 공군 측이 비행 안전 등을 이유로 공사를 반대했으나, 공항 동편 활주로 각도를 2.71도 트는 조건으로 2010년 11월 최종 건축허가를 받았다. 공항에서는 안개가 끼어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거나 기상 상태가 양호하지 않으면 운항·관제 전문가들의 종합 판단에 따라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키거나 회항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활주로 유도등이 설치돼 가시거리가 어느 정도만 확보돼도 이착륙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도심 초고층 건물의 항공 안전 대책은 경광등 설치가 전부이다. 건물 옥상에 설치된 헬기장을 이용하거나 소방 헬기 등이 운항할 때는 도심 빌딩숲을 가로질러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의 위험은 늘 있다. 기상 상태가 양호하지 않으면 조종사들은 단지 초고층빌딩에 설치된 경광등만 보고 비행해야 한다.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이번 사고헬기의 고도가 너무 낮았다”며 “빌딩 숲에서는 고도계 등 중요한 기계가 작동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베테랑 조종사가 왜 낮은 고도로 도심에…헬기사고 미스터리

    베테랑 조종사가 왜 낮은 고도로 도심에…헬기사고 미스터리

    지난 16일 서울 강남 한복판인 삼성동의 초고층아파트 아이파크에 민간 헬기가 충돌하는 전대 미문의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항공 당국은 사고 헬기가 착륙을 앞두고 안개 탓에 길을 잃어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석연찮은 대목이 여럿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베테랑 조종사가 왜 정상적인 비행 경로를 벗어나 도심으로 진입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현행 항공법 시행 규칙에도 인구 밀집지역으로 비행하지 않도록 돼 있다.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17일 “비행기록장치(FDR·블랙박스)를 확인하기 전까지 사고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날씨가 안 좋아) 시계비행할 때는 강이나 도로를 따라 날며 선착장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착륙 지점을 코앞에 두고 왜 경로를 꺾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사고 헬기인 LG전자 소속 시콜스키 S76C++는 2007년 제작된 기종이라 최신 위성항법시스템(GPS)과 관성항법장치(INS·헬기의 위치·자세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장치) 등이 모두 내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심을 비행하면서 지나치게 낮은 고도를 유지한 것도 의문이다. 사고 헬기는 충돌 당시 120m의 고도(아파트 24~26층 높이)로 비행했다. 통상 헬기가 도심을 비행할 때는 고도 300m를 유지한다. 한 항공 전문가는 “안개가 꼈다고 해도 서울에서 그렇게 낮게 난 것은 잘못된 비행”이라고 꼬집었다. 또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판단해 고도를 낮췄을 수도 있다.  안개가 짙게 낀 상황에서 헬기 운항을 강행한 이유를 놓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사고 당시인 오전 9시의 가시거리는 성남 공군기지와 서울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 기준 800m~1.1㎞로 옅은 안개가 껴 있었던 것으로 측정됐다. 주민들은 “아이파크 10층 이상의 층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가 꼈다”고 전했다. 숨진 박인규 기장의 아들은 “아버지는 ‘안개가 많이 끼어 위험하니 김포에서 직접 출발하는 게 어떠냐’고 상의했지만 회사에서 잠실로 와서 사람을 태우고 가라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가 무리한 운행을 강요했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LG전자 측은 “박 기장이 잠실을 경유할 수 있다고 알려 왔다”고 주장했다.  비행 안전을 담당하는 서울지방항공청이 제 역할을 못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항공기의 항로를 모니터링하며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항공교통센터(ACC) 비행정보실이 당시 잘못된 경로로 들어선 헬기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한 항공 전문가는 “비행정보실의 임무는 비행 계획서대로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 추적하고 시정·기상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국내법상 시계비행을 하는 항공기에 대해 정보를 알려 줄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초고층 건물 안전대책 이상 없나

    초고층 건물 안전대책 이상 없나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아이파크에서 발생한 헬기 충돌 사고를 계기로 초고층 건물의 항공안전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 부산 등에 초고층 건물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지만 항공기 충돌 사고 안전에는 무방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지상 50층 이상 초고층빌딩은 강남구 8개 등 모두 18개나 된다. 이 중 절반은 공동주택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 등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강남구에는 55∼69층짜리 타워팰리스 6개동과 무역회관, 아카데미스위트 빌딩 등 50층 넘는 초고층건물이 들어서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과 전경련회관, 국제금융센터B동 등 역시 50층이 넘는 초고층빌딩이다. 광진·구로·성동·양천구에는 50층 이상 공동주택과 빌딩이 있다. 특히 서울 송파구 잠실에는 지하 5층, 지상 123층의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슈퍼타워’가 건설(2015년 완공 목표) 중이다. 건물의 높이는 세계 6위에 이를 정도로 높다. 성남비행장 인근에 있어 건축허가 당시 공군 측이 비행 안전 등을 이유로 공사를 반대했으나 공항 활주로 각도를 약간 트는 것을 조건으로 2010년 11월 최종 건축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초고층 건물은 건물 높이를 식별할 수 있는 경광등만 설치했을 뿐 별다른 항공안전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경광등은 날씨가 좋을 때에만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날씨가 흐리거나 이번처럼 안개가 짙게 낄 경우 조종사가 이를 식별하기 어렵다. 공항에서는 안개가 끼어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거나 기상 상태가 양호하지 않으면 운항·관제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키거나 회항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활주로 유도등이 설치돼 가시거리가 어느 정도만 확보돼도 이착륙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심 초고층 건물 옥상에 설치된 헬기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도심 빌딩숲을 가로질러야 하는 경우가 많고, 한강 고수부지 헬기장을 이용할 때도 역시 주변 초고층 건물들을 선회해야 한다. 기상 상태가 양호하지 않을 경우 조종사들은 단지 초고층빌딩에 설치된 경광등만 믿고 비행해야 한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육상 헬기장 역시 유도등이 설치돼 있지 않고, 주변 건물이나 도로를 따라 비행하고 주변 건물을 피해 이착륙을 해야 한다. 안전은 온전히 조종사의 판단에만 매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초고층빌딩에 대한 뾰족한 항공안전사고 예방책이 없고, 이를 사전에 담당할 기관도 명확하지 않다. 국토교통부도 “도심 초고층빌딩에 대한 항공안전대책이 거의 없을 정도”라며 “종합적인 도심 항공안전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도심에서 ‘건물-헬기 충돌’은 최초

    도심에서 ‘건물-헬기 충돌’은 최초

    16일 발생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헬기 충돌 사고는 국내에서 헬기가 도심 건물에 충돌한 첫번째 사례다. 지난 2001년 공군 헬기가 서울 올림픽대교 조형물을 들이받은 이래로 도심 한복판에서 헬기 사고가 발생한 것도 12년 만의 일이다. 16일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후 발생한 민간 또는 관용헬기 사고(군 헬기 제외)는 이날 아이파크 아파트 충돌사고를 포함해 모두 10건으로, 총 17명이 사망했다. 이번 사고를 제외하면 모두 방제나 공사 중 발생한 추락사고였다. 지난 5월 9일에는 산불을 끄고 안동 산림항공관리소로 되돌아가던 산림청 소속 헬기인 S64E기가 임하댐에 떨어져 기장, 부기장 2명이 사망했다. 앞서 지난해 7월 21일 대구 달성군에서는 에스엔 항공 소속 헬기인 AS350 B2기가 항공방제 작업 중 전선에 걸려 추락하면서 1명이 사망했다. 또 2011년 3월 19일에는 충남 해미에서 충남소방본부 소속 헬기인 W-3A기가 산불진화를 위해 산수저수지에서 담수작업 중 추락해 1명이 사망했고, 4월 4일에는 경기 연천에서 킴스솔루션 소속 헬기인 KA-32T기가 철탑공사를 위한 자재 운반도중 추락해 2명이 숨졌다. 이어 5월 5일에는 강원 강릉에서 산림청 헬기인 AS350 B2기가 산불예방을 위한 계도비행 중 오대산 9부 능선에 추락해 2명이 사망했고, 8월 21일에는 전남 보성에서 창운항공 소속 헬기인 AS350 B2기가 항공방제 비행 중 고압선과 충돌해 추락해 1명이 숨졌다. 2009년 11월 6일 강원도 인제 점봉산에서는 창운항공 소속 KA-31A기가 철탑공사 작업중 연료보급을 위해 이동하다 산에 추락해 2명이 사망했고 같은 달 23일 전남 영암 영암호에서는 산림청 소속 KA-32T기가 산불진화훈련 중 영암호에 추락해 3명이 사망했다. 지난 2001년 5월 29일 오후 4시55분쯤에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대교 북단방향 700m지점에서 주탑 상단에 대형 조형물 설치작업을 하던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치누크(CH-47) 헬기가 한강에 추락해 조종사, 부조종사, 기관사 등 승무원 3명이 전원 사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마곡지구 직주근접형 오피스텔 인기몰이

    서울 마곡지구 직주근접형 오피스텔 인기몰이

    교통난이 심각한 서울 시내에서 출퇴근 시간을 줄여 개인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실수요자들이 충분히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가 된다. 이에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 받는 것이 ‘직주근접형 오피스텔’이다. 직장과의 거리가 가까운 오피스텔을 일컫는 직주근접형 오피스텔은 통근시간을 아낄 수 있는 것은 물론,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개인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로인프라, 교통혼잡, 대기오염 등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인기요인으로 분석된다. ’서울에 마지막 남은 황금땅’이라 불리는 마곡지구에 위치한 직주근접형 오피스텔 ‘마곡지구헤리움’은 최근 입주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마곡지구 내 오피스텔 중 전용률(45.42%)이 가장 높다는 점과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이 ‘마곡지구헤리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지하 5층~지상 14층 1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24~29㎡, 소형 오피스텔 341실로 구성된 마곡지구헤리움은 100% 자주식 주차를 적용했다. 마곡지구헤리움이 들어서는 마곡지구 상업용지 B-3블록은 지하철 9호선 ‘신방화역’이 걸어서 1분, 지하철 5호선 ‘송정역’이 걸어서 5분 거리로 출퇴근 및 이동이 편리하다. 지하철 9호선 ‘신방화역’, 지하철 5호선 ‘송정역’, 5호선 ‘마곡역’, 공항철도 ‘마곡나루역(예정)’까지 이용 가능해 우수한 교통권을 형성한다. 또한 올림픽대로 및 남부순환도로의 진입도 수월하다. 신방화역을 통해 김포공항까지는 8분, 여의도 20분대(급행), 강남 40분대(급행)에 이동할 수 있으며, 송정역을 이용하면 김포공항 6분, 광화문 업무지구까지 환승없이 40분 소요시간에 서울 각지로의 높은 접근성을 보인다. 분양가도 3.3㎡ 당 700만 원대로 마곡지구 내에서 최저 분양가(전용면적 기준)로 책정 되어 서울 도심에서 찾아보기 힘든 저렴한 분양가로 실속 투자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계약금 정액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중도금 대출 무이자를 실시 하고 있어 투자자의 부담을 낮췄다. 상업시설도 동시 분양 중이다. 인근 지역은 여러 개발 호재도 기대된다는 것이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서울시는 마곡지구 산업단지를 5개 지식산업클러스터 중심의 첨단 R&D단지로 조성한다고 밝힌바 있다. 총 개발면적 366만㎡로 인근 상암DMC와 문정지구의 약 6배, 판교 테크노밸리와는 약 5배의 차이가 나는 규모로 시작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실제 ㈜케이티앤씨, 희성전자 컨소시엄 등 13개 기업(컨소시엄)과 마곡산업단지 제 2차 일반분양 입주계약을 체결, 마곡산업단지 조성에 탄력을 받게 됐다. 제 1차 일반분양을 통해 LG, 코오롱, 대우조선해양, 이랜드 등 거대기업들을 포함한 총 38개 기업 입주가 확정된데다 최근 LG가 8000억원을 추가 투자를 발표하면서 대규모 한국형 실리콘밸리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LG그룹의 연구인력만 약 3만여명 이상이며 대우조선해양과 이랜드 연구소 및 본사 임직원, 코오롱과 롯데의 R&D연구원까지 고려한다면 향후 약 20만 명 고용창출 효과를 예상할 수 있어 주변 오피스텔 수요의 증가로 해당 임대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마곡지구 안에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인천공항고속철도 등의 철도망 관통으로 도심 및 공항과 직결되는 등 광역 교통여건이 양호해 외부 유동인구 유입까지 기대할 수 있다. 마곡지구헤리움 견본주택은 강서구청사거리(강서구 등촌동 656-17)에 마련될 예정이다. 분양에 대한 문의는 전화(02-2063-1100)로 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 In & Out] 부실 복원 논란 숭례문 국보 1호 해제론 ‘고개’

    [문화 In & Out] 부실 복원 논란 숭례문 국보 1호 해제론 ‘고개’

    대한민국의 ‘국보 1호’는 숭례문(남대문)이다. 조선 태조 4년(1395년) 짓기 시작해 3년여 만에 완공했으니 예나 지금이나 한국사람들의 성격은 무척 급했던 모양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도 숭례문은 불타지 않았다. 그리고 서울 도심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란 점을 인정받아 1962년 국보 1호로 지정됐다. 요즘 이 숭례문이 또다시 핫이슈가 됐다. 5년 3개월여의 복원공사가 부실·졸속이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단청의 균열·박락에서 비롯돼 부실 자재의 사용과 원칙 없는 전통 공법의 적용까지 공사 과정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 “철저히 의혹을 규명하라”며 기름을 부었다. 기실 국보 1호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반세기 동안 끊이지 않았다. 일제가 1934년 숭례문을 ‘조선고적 1호’로 지정한 것을 왜 그대로 받아들였냐는 주장이 거셌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이던 1996년에는 ‘일제 지정 문화재 재평가위원회’가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국보 1호 교체를 심각하게 검토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인 2005년에는 감사원이 나서 문화재청에 국보 1호의 변경을 권고하기도 했다. 당시 문화재청장은 “숭례문이 대표성과 상징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국보심의분과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했다. 조선총독부는 조선고적 1, 2호로 숭례문과 흥인지문(동대문)을 지정했다. 해방 이후 숭례문은 국보 1호, 흥인지문은 보물 1호로 명맥을 이어왔다. 반면 서쪽의 돈의문과 북쪽의 홍지문은 사라졌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인 혜문 스님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 선봉장인 가토 기요마사와 고니시 유키나가가 두 문을 통해 한양성에 입성한 기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게다가 대문을 떠받드는 건 일본식 문화라는 지적도 불거졌다. 2000년대 여론조사에선 국보 1호를 훈민정음해례본(국보 70호)이나 석굴암(국보 24호)과 맞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요즘 물밑에선 다시 국보 1호 해제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숭례문이 과연 ‘대한민국의 얼굴’이냐는 논란에 방점이 찍혔다. 복원 과정에서 기와와 단청, 성벽의 석재가 완전히 새것으로 바뀌었고, 목재는 절반가량이 교체됐는데 어떻게 옛 유적과 같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동안 화재로 문화재적 가치가 손상된 문화재는 자연스럽게 국보나 보물에서 해제됐다. 2005년 화재로 녹아버린 강원 양양의 낙산사 동종(보물 479호)이나 1984년 불탄 전남 화순 쌍봉사 대웅전(보물 163호)이 그렇다. 의미 없는 국보의 지정 번호를 폐기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정 번호는 가치순이 아닌 단순 관리 번호에 불과하며, 일제의 잔재인 ‘문화재 보호법’(1962년)에 따른 것이다. 일본마저도 국보의 번호를 없앤 상태다. 전 세계에서 국보에 번호를 매기는 곳은 남북한뿐이다. 2008년의 화재가 아니었다면 숭례문은 ‘국보 1호’란 타이틀을 뗄 운명이었다. 문화재청은 화재가 나기 한 달 전 국보와 보물에 일련번호를 없애는 방향으로 문화재 등급·분류체계 개선을 추진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섰듯 제대로 문화재를 복원하고 관리하는 것은 중대사안이다. 국보 1호 문화재의 지위에 이런저런 ‘뒷말’이 따라붙는 건 개운찮은 일이다. 국민적 공론화를 통해 상징성과 문화재적 가치 등을 충분히 고려해 문화유산의 좌표를 제대로 설정하는 작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박물관 옆 미술관 시대/서동철 논설위원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의 청계산 자락에 새로운 공간을 마련한 것은 1986년이었다. 휴식공간이라면 아늑한 환경에 훌륭한 시설이지만 대중과 소통해야 하는 현대미술관으로는 무리한 입지였다. 현대미술관이란 그저 평생에 한두 차례 소풍 삼아 가보면 되는 곳 아니겠느냐는 인식이 ‘동물원 옆 미술관’을 가능케 했을 것이다. 그런 현대미술관이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서울관을 마련하고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관람객을 맞기 시작했다. 길 건너 경복궁의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립고궁박물관, 세종로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잇는 마름모꼴의 ‘내셔널 뮤지엄 벨트’가 완성된 것이다. 미술인들은 이제 과천 미술관 건립 주체들에게 비난을 거두는 것은 물론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 그들이 처음부터 적절한 입지에 미술관을 지었다면 서울관과 과천관이라는 두 개의 미술관은 없었다. 현대미술관 서울관은 2000년 고도(古都)에서도 전통과 현대가 가장 극적으로 공존하고 있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미술관을 중심으로 경복궁과 현대적인 문화가 중심을 이루는 삼청동 거리, 북촌 한옥마을,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 현대적 공연예술의 메카인 세종문화회관을 중심으로 하는 광화문광장이 둘러싸고 있다. 서울관은 그 자체가 조선시대 언론의 역할을 수행한 사간원과 왕실 친·인척을 관리한 종친부가 있던 역사의 현장이었다. 군 정보기능을 맡은 국군기무사령부가 들어서면서 정독도서관 마당으로 옮겨졌던 종친부 건물은 이번에 제자리에 복원됐다. 서울관 전면의 벽돌건물은 일제강점기 경성의전부속병원으로 지어졌다. 해방 이후에는 수도육군병원으로 쓰였고 1979년 10·26사태 당시 총상을 입은 박정희 대통령은 이곳으로 후송하는 동안 숨을 거뒀다. 이렇게 서울관에는 종친부, 수도육군병원, 새로 지은 미술관 건물이 공존한다. 서울관 개관의 의미는 바로 역사적 공간에 예술을 매개로 하는 미래의 개척이라는 새로운 임무가 더해진 데 있다. 서울관은 따분하고 어려운 미술관이 아니라 대중과 소통하는 열린 미술관을 표방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미술을 적극 소개하면서 작가들이 세계 미술과 협업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도 밝혔다. 옳은 방향이지만 실제로 관람객이나 미술인들이 실감할 수 있도록 전시와 연구, 사업으로 현실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토록 염원하던 도심 미술관을 미술인들이 어떻게 도심 미술관답게 운영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현대미술관이 도심에 자리 잡고도 ‘그들만의 미술관’에 머물며 평범한 시민과 소통에 실패한다면 과천에 있는 것이나 무엇이 다른가.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판결문 두개 써왔는데”… 어이없는 판사

    항소심 재판장이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을 법대 앞에 세워 둔 채 ‘두 개의 판결문’을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 박관근 부장판사는 지난 1일 술에 취해 한 커피숍에서 직원을 때리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욕을 하며 이마로 들이받아 넘어뜨린 혐의(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판결을 선고하기 직전 양손에 종이를 쥐고 “판결문을 두 개 써 왔다”고 말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과 방청객들이 보는 앞에서 이같이 말하며 뜸을 들이다가 주심 판사와 몇 마디 나눈 뒤 “피고인에 대해 형을 어떻게 정할지 고심된다”며 판결문 하나를 골라 판결 이유를 설명하고 주문을 읽었다. 1심에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A씨는 형이 지나치게 무겁고 비슷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 가족도 재판을 지켜보고 있었다. 박 부장판사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자 방청석에서 안도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박 부장판사의 이 같은 법정 언행이 이례적일 뿐 아니라 재판장으로서 부적절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판사 출신 중견 변호사는 “재판장이 피고인에게 판결문을 두 개 써 왔다고 말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며 “엄숙한 형사법정에서 ‘원님 재판’처럼 보일 수 있는 실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항소 기각이냐 감형이냐를 다투는 즉일 선고(첫 재판에서 곧바로 판결을 선고하는 것)였기 때문에 판결 원본이 아닌 초고를 두 개 준비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박 부장판사 재판부는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북한 금수산기념궁전에 참배한 행위와 서울 도심에서 편도 4차로를 점거한 행위에 잇따라 무죄를 선고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낙엽 재활용 연구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이승호 박사

    [김문이 만난사람] 낙엽 재활용 연구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이승호 박사

    요즘 길거리에는 온통 낙엽이 뒹군다. 그 모습을 보면서 흘러가는 세월의 야속함도 느껴진다. 또 낭만과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하여 누구나 한번쯤 시 한 편 정도는 떠올리지 않을까. 학창 시절 접했던 시가 있다. 김광균의 추일서정(秋日抒情)이다.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포화에 이지러진/도룬 시(市)의 가을 하늘을 생각나게 한다/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김소월의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도 있다. ‘낙엽이 떨어질 때면 겨울에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 이야기 들어라’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이뿐일까. ‘낙엽’ 하면 빠지지 않고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추억의 노래가 있다. 차중락의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이다. ‘찬바람이 싸늘하게 얼굴을 스치면/따스하던 너의 두 뺨이 몹시도 그립구나/푸르던 잎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하지만 그런 ‘낭만에 대하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생명체로 낙엽을 본다. 슬프다. 봄과 여름 동안 나무에 붙어 있던 생명체가 속절없이 떨어져 있으니 말이다. 길바닥의 낙엽은 무수히 많은 발에 밟히고 부서진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애물단지로 취급돼 쓰레기로 태워지기도 한다. 심지어 낙엽 때문에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해 ‘웬수’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매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소각하거나 매립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시기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낙엽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는 있으나 국민적 운동으로까지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까. 낙엽 활용방안 등 자연환경 연구를 하는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이승호 박사를 지난 5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에서 만났다. 낙엽의 재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때마침 바람이 불어 가로수에서 우수수 낙엽이 떨어진다. 연인들은 그 사이로 즐겁게 웃으면서 걸어가고 아이들은 낙엽을 손으로 쥐면서 마치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것처럼 기뻐한다. 그러나 이 박사의 시선은 다르다. “낙엽은 생긴 것 자체가 슬픕니다. 식물이 영양분을 섭취해 자랐다가 다시 땅으로 내려가서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순환의 고리역할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 소각되고 말거든요.” 쓰레기 봉투에 잔뜩 담긴 낙엽을 바라본다. 그러면서 “이렇게 낙엽의 일생은 한낱 귀찮은 존재로 여겨져서 폐기처분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은 그 가로수 주변에 모아주거나 아니면 인근 녹지대 쪽으로 옮겨 자연적으로 발효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낙엽은 쓰레기가 아니라 자신이 살았던 나무에 다시 양분을 공급해 주는 영양제라고 거듭 강조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제주도를 제외하면 약 210만 그루의 가로수가 식재(植栽)돼 있습니다. 도심녹지나 공원 그리고 아파트에 심은 수종까지 합하면 더 많은 식물이 식재돼 있지요. 식재된 식물은 주로 은행나무, 버즘나무, 수양버들, 느티나무, 메타세쿼이아, 벚나무, 단풍나무 등입니다. 이 가운데 도심 가로수는 38.9%가 은행나무이며, 24.5%가 버즘나무입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낙엽 발생량은 나무종류에 따라 다양하기는 하지만, 수령이 많은 나무인 경우 1년에 100㎏ 정도의 낙엽이 생긴다. 서울시를 예로 들면 30만 그루의 가로수에서 연간 약 3만t의 낙엽이 발생된다는 것. 여기에 가지치기 등으로 인해 1만t 정도 더 발생되니까 합쳐서 연간 4만t 이상의 식물성 쓰레기가 나오는 셈이다. 이것을 소각한다면 30억원 넘는 비용이 지출된다. 서울시내 낙엽처리 방법은 폐기 58%, 무상제공 30%, 퇴비제공 9%, 그리고 나머지 3%는 산림에 다시 뿌려지고 있다. 낙엽 재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설명한다. “미국은 낙엽의 재활용에 대해 조례를 제정해 놓고 있습니다. 낙엽소재를 활용해 친환경 식기를 생산한다거나, 낙엽 첨가식 점퍼를 만들고 있지요. 스웨덴과 네덜란드는 낙엽을 활용해 천연가스 대체 연료를 생산하고 있으며 독일은 바이오에탄올 등 바이오가스 생산과 유기농에 활용하고 있고, 프랑스는 낙엽과 지렁이로 유기질 퇴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낙엽으로 전력생산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도 유기질 퇴비를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도쿠시마현의 한 시골 마을에서는 산이나 집 뒤뜰에 떨어진 낙엽을 고급요리의 장식용 부재료 소품으로 상품화해 연간 2억 6000만엔(약 35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지요.” 바이오에탄올은 식물 속 전분을 발효시켜 만든 에탄올로, 외국에서는 휘발유 가격의 60~70%에 거래되고 있으며 바이오디젤과 함께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신재생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듯 선진국에서는 낙엽을 바이오 연료로 적극 활용하는 등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확보된 기술을 바탕으로 낙엽을 태우거나 매립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지자체가 낙엽 발생량과 바이오 연료에 대한 연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울과 울산에서는 낙엽을 일정 기간 치우지 않아 낙엽이 쌓이도록 유도한 후 일부 구간에 단풍길을 조성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관광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인천, 부산, 화성, 영주, 순천 등에서는 낙엽퇴비를 만들어 가로수나 공원에 뿌리고 있으며 안산시는 낙엽을 미생물로 부숙(腐熟)시킨 후 지렁이의 먹이로 줘서 분변토를 생산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이 박사는 말한다. 그러면서 가로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은행나무잎의 오해와 진실을 이야기한다. “은행잎은 독성이 강해 퇴비로 사용하기 힘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잎은 항균, 항암, 항염증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플라보노이드계 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정화조 살균이나 모기 유충을 구제하는 데 활용되고 있지요. 쓸데없는 쓰레기로 전락했던 낙엽이 모기 퇴치제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은행잎으로 즙을 낸 후 발효시켜 식초, 목초액 등을 섞어 농작물에 뿌리게 되면 진딧물과 유충, 응애 등의 해충 박멸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고추나무의 탄저병과 역병을 방제하는 효과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낙엽이 퇴비화됐을 때의 효과는 과연 어떠할까. 낙엽은 유기질 성분이 높고 통풍과 배수가 잘돼 식물의 생육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토양의 수분 유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건조기에 식물을 보호해 주며 병충해 예방효과와 식물의 뿌리발달을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도심에서 천덕꾸러기가 된 낙엽을 퇴비로 만들어 가로수, 공원 등에 뿌리면 토양과 식물을 건강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농작물에 활용하면 수확 증대 등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지요.” 요즘 같은 낙엽 수거 시기에는 시민들의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 쓰레기가 섞인 채 낙엽이 수거되면, 다시 쓰레기를 분리하느라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적으로 접근할 때 ‘과연 그것이 경제적인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당장은 아닐지라도 장기적인 환경적 가치를 부여한다면 충분히 경제적일 수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수령이 많은 가로수는 물과 양분을 충분히 공급해 줄 수 있는 ‘투수공간’을 더욱 넓혀 주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동물원의 동물처럼 살아가면서 그나마 양분으로 떨어지는 낙엽마저 인간이 치워버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때문이다. “낙엽을 수거하고 퇴비로 만드는 일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갑니다. 관리 측면에서는 매립하거나 태우는 것이 속이 편할 수도 있지만 자연에서 나온 물질은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현재의 환경 문제는 대부분 물질 순환의 불균형에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낙엽 재활용이야말로 우리가 가까운 곳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물질 순환의 방법입니다. 조금 불편하고 힘든 것이 환경을 살리고 우리가 사는 길이지요.” 그는 어릴 때부터 환경과 생물을 좋아했다. 물질의 순환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물들, 환경의 종 다양성 등에 관심이 많아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박사과정 수료 후 군산대학교 외래교수를 거쳐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환경연구에 몰두해 오고 있다. 현재 연구소에서는 환경 복원과 보존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한다. 낙엽활용에 대한 연구는 ‘연료화’ ‘친환경소재’ ‘관광상품화’ ‘퇴비화’ 등 네 가지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승호는 1973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1992년 원광고등학교를 나온 뒤 1996년 군산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거쳐 2001년 목포대학교 대학원에서 생물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9년부터 2010년까지 군산대 외래교수를 지냈다. 언론매체에 환경관련 칼럼을 많이 썼고 SBS TV ‘물은 생명이다’와 KBS 1TV ‘생방송 일요일 아침입니다-이제는 환경시대’의 고정패널 등 수십 차례 방송에 출연,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현재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부소장으로 있으면서 교육부 국가기술수준평가 전문위원, 지식경제부 지식경제기술혁신평가단 평가위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평가위원, 에코저널 편집자문위원, 한국환경기술인회 부회장,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사업 전문평가위원, 한국생태학회 이사, 한국습지학회 정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안습지 복원용 인공 둑 및 이를 이용한 연안습지 복원 방법(사다리형)’, ‘염생식물 파종 및 생장 유도장치’ 등 많은 특허등록을 가지고 있다.
  •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협동조합마을 ‘은평 역마을’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협동조합마을 ‘은평 역마을’

    “우리 동네? 행정구역은 서울이지만, 마을 주민들의 끈끈함은 어느 산골마을 못지않게 강한 곳이지. 바로 협동조합이란 고리로 연결된 협동마을이거든.” 서울 도심 속 정이 넘치는 마을로 알려진 은평구 역촌동 주민 김모(48)씨는 12일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역촌동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역마을’이다. 지난해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으로 협동조합 설립 조건이 대폭 완화되면서 역촌동 주민들이 공동구매와 판매 바자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역마을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역마을을 조성했다. 역마을은 지난해 지역 토박이 4명의 아이디어에서 첫발을 뗐다. 노인 인구가 많은 은평구 주민끼리 서로 의지하며 재미있게 살아갈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협동조합이란 아이템을 생각해 냈다. 협동조합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이들은 1년 넘게 협동조합 강연회를 쫓아다니며 관련 법규와 회사 설립 과정 등을 익혔다. 이후 이웃집 대문을 하나씩 두들기며 출자금을 모았다. 결국 주민 400여명이 십시일반 10만원씩 출자해 자본금 4000만원 규모의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전춘배 역마을 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우리 마을 사람들의 자부심은 다른 협동조합과 달리 시민단체 활동가 한 명 없이 100% 지역 주민들이 나서서 만들었다는 것”이라면서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토박이들이 나서지 않았으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뜻을 함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통해 운영하는 사업은 크게 공동구매, 자원재활용, 거주자 주차관리로 나뉜다. 주민들은 은평구와 자매결연한 농가와 직접 계약해 농작물을 사들인다. 조합원들은 시중가격의 80%라는 혜택을 누린다. 현재 전남 영광군의 천일염 공동구매를 진행 중이다. 주민들은 또 파지 등을 주워 생계를 잇는 노인들로부터 재활용 쓰레기를 수집해 판매하고 노인들에게 판매 이익을 돌려주는 사업과, 각 가정에 재활용 박스를 제공해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한 뒤 공동 창고에서 처리해 수익을 올리는 등의 자원재활용 사업도 벌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서울시 시범마을로 지정돼 주민들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위탁받아 거주자 주차관리에 나서고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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