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서울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지진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여경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변기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북핵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02,171
  • 금쪽 같은 강남 자투리땅 찾아… 야경 핫플로, 구민 건강 성지로 [민선8기 이 사업]

    금쪽 같은 강남 자투리땅 찾아… 야경 핫플로, 구민 건강 성지로 [민선8기 이 사업]

    대한민국 경제 1번지. 서울 강남구에는 없는 인프라가 없다고 이야기 한다. 테헤란로로 대표되는 업무시설부터 대치동 학원가, 강남역 상권까지 모든 것이 다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딱 하나 부족한 것이 있다. 공공서비스 시설 용지다. 워낙 비싼 땅값에 공영주차장 한 면 만들기도 쉽지 않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주민들을 위한 공원은 물론 작은 공공시설 하나 만들려고 해도 땅을 찾는 게 쉽지 않다”면서 “민선 8기의 가장 큰 숙제가 땅 찾기였다”며 웃었다. 방치된 배수지, 산책 코스로‘야경 맛집’ 삼성해맞이공원민선 8기 강남구의 가장 큰 특징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주민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1970~80년대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남은 땅이 없는 강남구에서 새 시설을 지을 부지를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조건에 맞는 땅을 찾더라도 높은 땅값에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강남구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생각을 바꿨다. 조 구청장은 “어디든 쓰지 않는 공간은 있고, 활용도가 낮은 자투리땅이 있다”면서 “쓰지 않는 땅을 집중적으로 발굴해 주민들을 위해 이용하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찾아낸 곳이 대표적인 공간이 코엑스 인근 삼성해맞이공원이다. 과거 삼성·봉은배수지로 불리던 이곳은 관리가 어려워 폐쇄를 고려할 정도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주민들의 단골 산책코스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야경 명소가 됐다. 구 관계자는 “여러 차례 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서울의 낮과 밤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공간적인 강점을 살리게 됐다”면서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야외 요가·필라테스 강좌와 다채로운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별빛요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해외에서도 참가 신청이 들어올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며 자랑했다. 10만명 찾은 탄천 파크골프장묻혀 있던 비행안전구역 활용 숙원사업이었던 파크골프장 건립 사업의 돌파구가 된 것도 탄천 인근 자투리땅이다. 빈 땅을 뒤지던 강남구는 꼼꼼한 조사 끝에 묻혀있던 부지를 찾아내고 성남시와 공군의 협조를 받아 복정동 부지와 서울공항 인근 비행안전구역까지 활용해 서울 최대 규모의 강남탄천파크골프장을 만들었다. 지난해 6월 준공된 이래 10만명 가까이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강남구는 파크골프 인기에 힘입어 주민센터, 스포츠문화센터 등 여유 공간 8곳에 스크린 파크골프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이중 강남·일원스포츠문화센터를 비롯해 4곳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나머지도 내년에 공사를 마치고 구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탄천파크골프장과 이웃한 강남세곡체육공원도 50년 가까이 돌산이던 공터를 정비해 만든 시설이다. 축구장 4.5배 면적에 축구장, 테니스장, 다목적운동장 등 생활체육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어 강남구민은 물론 인근 지역 생활체육 동호회에서도 즐겨 찾는다. 올해 9월부터 양재천변에 수변 문화쉼터를 만들어 산책객을 위한 휴식 공간이자 공연·전시·독서·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빈 땅만 잘 찾은 것이 아니다. 놀고 있는 공간도 살뜰하게 활용했다. 특히 유휴 공간은 시설 조성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구와 역삼동 충현교회가 협업한 미래산업 취·창업 아카데미다. 교회에서 평일 낮 교육관 시설을 무상 제공하면 구에서 취·창업 교육, 자격증 취득, 멘토링 등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식으로 협업했다. 올해 운영 2년 차임에도 벌써 450여 명이 교육에 참여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구 관계자는 “교육받은 청년 중 절반 이상이 취·창업에 성공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귀띔했다. 교회 평일엔 키즈카페·교육장경로당은 문화·체육시설 개조평일 저녁, 주말 등 학생들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구민에게 학교 운동장을 개방하는 강남개방학교도 인기가 높다. 학교에서는 시설 정비 비용을 지원받아 학생들에게 더 좋은 학습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고, 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구민들이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첫해인 2023년에는 6개교로 시작했지만, 올해 21개교가 손을 맞잡았다. 특히 올해는 체육관을 같이 개방하는 학교가 3곳으로 늘어나면서 다양한 체육활동이 가능해졌다. 대치동 성은교회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키즈카페도 이번 달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하는 키즈카페는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들이 날씨에 상관없이 안전하고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부모들의 부담을 덜었다. 최근에는 ‘영 시니어’로 불리는 6070을 위한 ‘시니어센터’도 만들고 있다. 과거 장기만 두던 경로당을 개조해 자녀·손자와의 소통을 돕는 스피치 강좌, 시니어 모델·발레, AI 활용 여행 준비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23년 개관한 학리시니어센터를 필두로 은곡(2024년), 삼성(2025년 3월), 선정(2025년 10월)까지, 차례로 완성했다. 지난달에는 도곡1노인복지관이 어르신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열었고, 내년에는 개포동과 청담동에도 시니어센터가 들어선다. 조성명 구청장은 “이미 있는 공간을 새롭게 보는 것만으로도 주민 일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창조적 사고로 구민의 생활을 더욱 쾌적하게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개막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개막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900여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이날부터 28일까지 4일간 계속된다. 연합뉴스
  • 서울 위기 청소년 보듬은 ‘행복동행학교’

    서울 위기 청소년 보듬은 ‘행복동행학교’

    “친구들한테 너무 큰 상처를 받아 사람은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행복동행학교’에 참여하면서 다른 사람을 믿을 수 있게 되었어요.” 올해 서울시 ‘행복동행학교’ 캠프에 참여했던 청소년 A(15)씨는 이렇게 말했다. 행복동행학교는 과도한 입시 경쟁 등으로 고립감을 느끼거나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가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사업이다. 시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 서울YWCA 대강당에서 청소년, 보호자, 시설 관계자 등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 청소년행복동행학교·청소년종합지원센터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청소년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권역별 거점 기구인 청소년종합지원센터를 기존 2곳(목동·서대문)에서 4곳(목동·마포·성북·광진)으로 늘렸다. 올해 위기청소년과 보호자 등 총 869명이 행복동행학교에 참여했다. 주요 프로그램은 청소년 성향과 위기 수준에 따라 ▲유스톡 프로젝트(14~19세 대상 6개월 과정 장기 프로그램) ▲유스톡 스쿨(중고등학생 대상 찾아가는 프로그램) ▲유스톡 캠프(여름방학 기간 숙박형 캠프) 등 3가지다. 정진우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위기청소년이 일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행복동행학교를 청소년종합지원센터 중심의 위기청소년 회복 모델로 정착시키고, 지역 연계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 팀 창단도 후원도 ‘일당백’… “부천의 기적, 응원은 나의 힘” [스포츠 라운지]

    팀 창단도 후원도 ‘일당백’… “부천의 기적, 응원은 나의 힘” [스포츠 라운지]

    2007년 시민구단 부천 창단기회 놓친 뒤 9년 만에 ‘결실’열혈 팬, 3년째 메인 스폰서로매 경기 카메라 장비 든 수레사진·영상 찍어 구단에 제공“부천 버린 제주SK 꼭 이긴다아시아 챔스리그 출전” 야심 프로축구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이 열렸던 지난 8일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은 양원석(52)씨는 경기 내내 제자리 뜀뛰기를 하며 부천FC를 응원하다 수술을 받았던 다리의 상처가 벌어져 피가 났다. 그래도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피가 나더라도 응원 소리 하나 보태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피를 흘린 응원은 보상을 받았다. 부천이 수원FC를 꺾고 꿈에 그리던 K리그1 승격을 이뤘기 때문이다. 2007년 시민구단 창단 이래 한결같이 갈망했던 꿈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그와 부천의 인연은 1993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PC통신 ‘하이텔’을 전화선으로 연결해 사용하던 시절 그는 오프라인 축구 동호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당연히 있을 줄 알았던 축구 동호회가 없는 것에 놀란 그가 직접 나선 것이었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였고 규모가 커지면서 경기장도 함께 가게 됐다. 어느 프로축구팀을 응원할까 고민하던 이들은 당시 서울 연고지 구단 중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었던 유공을 택했다. 그렇게 1995년 유공 서포터즈 ‘헤르메스’가 탄생했다. 이듬해인 1996년 서울 연고 공동화 정책에 따라 유공은 경기 부천시를 연고지로 옮겼고 양씨를 비롯한 서포터들의 애정도 부천으로 향했다. 부천FC 1995의 ‘1995’란 숫자에 담긴 팬덤의 역사다. 유공은 SK가 됐다. SK는 2006년 2월 제주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팬들에겐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다. 팬들은 부천을 떠날 수 없었다. 이들에게 부천은 어느 날 갑자기 버릴 수 있는 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 애정을 모아 2007년 시민구단 부천이 창단됐다. 묵묵히 부천을 응원하며 함께했던 이들에게 K리그1 승격은 말 그대로 기적 그 자체다. 양씨는 25일 “지금도 꿈을 꾸는 것 같다”면서 “2016년에 승격할 기회를 놓쳤는데 9년 만에 이룬 승격이라 더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승격이 이뤄진 현장에 있었던 서포터즈 헤르메스 회장 안영호(44)씨는 “한 명도 안 빠지고 목소리 크게 내고 두 손도 펼쳐주셨다”며 감격에 젖었다. 그는 “외부에서 저희한테 ‘일당백’, ‘군인 같다’는 말을 해주신다”면서 “응원팀이 없어지는 일도 겪고 현실은 열악하다 보니 저희가 더 뭉치고 단단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부천은 팬들이 ‘일당백’을 한다. 양씨는 카메라 장비가 담긴 캠핑용 수레를 끌고 다니며 사진과 영상을 찍어 구단에 무상으로 제공한다. 구단에서 못 담는 장면도 종종 양씨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한다. 김세영(49) 바스템 대표는 2014년 사업을 시작하면서 구단에 조금씩 후원하기 시작해 올해까지 메인 스폰서 3년 차인 열혈 팬이다. 경기 침체로 사업이 어려워졌을 때도 “구단에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며 후원을 멈추지 않았다. 젊은 시절 비좁은 고시원에서 외로웠을 때 위로가 됐던 부천 축구단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서다. 김씨는 “인생의 절반을 함께한 우리 팀”을 위해 3년 전에는 작곡가에 곡을 의뢰해 구단에 헌정했다. 그는 “승강PO 2차전을 보고 그 자리에서 울었다”면서 “승격은 닿을 수 없는 꿈이라 생각했는데 며칠 동안 ‘이게 현실인가 꿈인가’ 가늠이 안 됐다”고 말했다. 축구에 대한 남편의 과도한 애정을 탐탁지 않아 하는 아내도 이번만큼은 함께 기뻐했다. 김씨는 “처음으로 아내한테 인정받아서 기분이 좋았다”며 “딸의 학교 체육 선생님도 ‘아빠한테 축하한다고 전해달라’고 할 정도”라고 웃었다. 안씨는 브라질·러시아·카타르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 현장팀으로 활동하면서도 경기장에 부천 구단의 엠블럼을 슬며시 내걸었다고 한다. 선수들에게는 동기 부여를, 팬들에게는 자부심을 주고 싶어서다. 안씨는 “‘서포터’는 같이 뛴다는 의미이지 않나”라며 “팬들이 만든 팀이 1부에 올라간 거라 특별하다”고 자랑했다. 내년 목표를 묻자 안씨는 “1부 팀은 우리를 겪어본 적이 없으니 당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상위 스플릿의 꼴찌 정도면 성공한 1년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양씨와 김씨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하면 좋겠다”는 야심찬 꿈도 숨기지 않았다. 그런 속에서도 이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공통 목표는 “부천을 버린 제주를 당당히 이기는 것”이다.
  • 구석 구석 돌고 돌아 찾은 곳… 설렘도 아픔도 마음에 오롯이

    구석 구석 돌고 돌아 찾은 곳… 설렘도 아픔도 마음에 오롯이

    광복 80주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릴 것이 참 많은 한 해였습니다. 올해도 ‘서울신문 렛츠고’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쉼 없이 돌았습니다. 여정은 혼자였으되 독자들의 시선은 등에 늘 묵직하게 매달려 있었지요. 올해 찾았던 곳 가운데 되새길 만한 곳을 추려 봅니다. 지난 시간의 단순 복기가 아닌, 발견의 기쁨을 새삼 각인하고 공유해 보려는 것이어서 느낌이 각별합니다. 흔히 발견의 시대는 저물었다고들 하지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여행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게 아니라 새로이 보는 눈을 갖는 것이니까요. 1 [지리산 종주:전남 구례~경남 산청] 버킷리스트 하나를 채우다 올해 시작은 어수선했습니다. 비상계엄 여파로 주변에 ‘밤새, 안녕’을 물어야 하는 고통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혼돈의 와중에 평소 꿈꿨던 지리산 종주를 떠올렸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한 해를 견딜 힘을 얻기에 제격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지리산 종주 코스는 대체로 들머리의 앞 글자와 날머리의 앞 글자를 딴 이름으로 정합니다. 저는 ‘성중종주’를 추천합니다. 전남 구례군 성삼재에서 출발해 노고단과 최고봉인 천왕봉(1915.4m)을 찍고 경남 산청군 중산리로 내려섭니다. 거리는 34㎞, 보통 새벽에 성삼재를 출발하는 1박2일 여정을 택하지만 몸에 근육이라곤 없는 도시인의 수준을 고려해 2박 3일로 늘려잡았습니다. 대신 좀 더 여유있게 첫째 날 노고단, 둘째 날 천왕봉 해돋이를 감상했습니다. 겨우 한 번 종주하고 지리산의 참모습을 알 수는 없을 겁니다. 사실 고통의 기억만 선연할 뿐 가슴과 머리에 맺힌 게 있기나 한 지는 지금도 묘연하니까요. 이런 여정들이 반복되면 왜 지리산을 어머니의 산이라고 하는지 깨닫는 때도 오겠지요. 2 [경북 문경] 일제와 해방 공간의 영웅들 올해 가장 의미 있는 수확은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에서 활약한 영웅들을 무수히 만난 것입니다. 고구마 줄기를 캐듯, 한 명의 영웅이 또 다른 영웅을 끌어내는 형국이었습니다. 실마리는 일제에 맞선 박열 의사와 아내 가네코 후미코였습니다. 경북 문경시에 있는 박열의사기념관을 찾은 날, ‘나는 개새끼로소이다’라는 충격적인 시를 쓴 박열, 이 시에 빠져 그와 연인이 된 가네코를 만났습니다. 둘은 훗날 일본 국왕 폭살 미수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지요. 둘 다 무기징역으로 감형됩니다만, 가네코는 이감된 감옥에서 23세라는 꽃다운 나이에 석연치 않은 죽음을 맞습니다. 가네코는 우여곡절 끝에 생전 소원이었던 박열의 고향 문경에 묻힙니다. 다만 박열이 북한 땅에서 영면 중인 탓에 함께 묻히고 싶다는 바람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네요. 홀로 ‘영혼의 피앙세’의 고향을 지키는 모습이 애처로웠습니다. 문경 외에도 일본 도쿄와 세종시 등에 둘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둘이 옥중 결혼을 하고, 일본 조야를 발칵 뒤집은 ‘괴사진’을 찍은 곳이 일본 도쿄 신주쿠 요초마치의 ‘이치가야 형무소 터’입니다. 비록 작은 기념비가 고작이지만, 신주쿠에 간다면 들르시길 권합니다. ‘도시락 폭탄’ 이봉창 의사도 이 곳에서 순국했습니다. 3 [충북 청주 예술기행] 예술·문화로 다시 본 ‘노잼 도시’ 가네코의 이야기는 충북 청주시로 이어집니다. 청주는 예부터 ‘노잼 도시’로 알려진 곳이지요. 최근의 변화는 무척 놀랍습니다. ‘청주의 테이트 모던’이라 할 문화제조창, 냉전 시대 산물이었던 ‘당산 벙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등 문화예술 분야 볼거리가 넓고 깊어졌습니다. 특히 일본의 목판화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가 ‘청주행’을 이끈 강력한 요인이었습니다. 진품 소장처인 일본 야마나시현에서도 지난 20년 동안 딱 3주만 공개할 정도로 애지중지하는 작품이 충북도와의 ‘결연’ 덕에 한국으로 처음 건너 온 겁니다.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진행된 이 전시를 통해 조선을 사랑한 야마나시 출신 아사카와 노리타카, 다쿠미 형제를 알게 된 것도 수확이었습니다. 미술교사였던 형 노리타카는 전국을 돌며 조선 도자기 연구에 매진했고, 동생 다쿠미는 조선통독부 임업연구소에서 일하며 한반도 녹화사업에 헌신했습니다. 다쿠미는 1941년 40세로 요절하면서 남긴 “조선의 장례로 조선에 묻어달라”는 유언에 따라 현재 서울 중랑구 망우리공원에 묻혀 있습니다. 한국 민화의 중시조라 할 대갈 조자용(1926~2000) 선생을 만난 것도 이 여정에서였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세계인에 각인된 호랑이와 도깨비 등 우리 전통의 가치를 수십 년 전에 꿰뚫어 본 분입니다. 청주 바로 옆 보은 속리산에 그의 유산을 전시한 ‘조자용 민문화관’이 있습니다. 4 [베일에 쌓인 제주 돌하르방] 문화유산 돌하르방과의 조우 제주 돌하르방을 모두 ‘알현’한 순간도 기억에 남습니다. 돌하르방은 사실 지금도 모르는 것 투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저마다 손 모양이 다른지, 뭘 상징하는지 등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지요. 시도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돌하르방은 ‘조선시대 제주목, 대정현, 정의현의 성문 앞(혹은 성문 밖)에 세웠던 현무암 석인상’을 말합니다. 제작 연대는 1754년(영조 30년)이 유력합니다. 총 48기였는데 현재 제주도에 45기,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 2기가 남아있습니다. 1기는 행방불명입니다. 돌하르방이 있는 곳이 대부분 제주의 대표 관광지인 만큼 한 번쯤 모두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5 [서울 종로 한옥마을 ‘북촌’] ‘레트로의 힘’ 근대 셀럽들과의 만남 서울 종로구 북촌 일대를 오가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짓던 근현대의 셀럽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단초는 지난해 세상을 뜬 ‘뒷것’ 김민기였습니다. 전북 익산시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가회동에 정착한 그의 뒤안길을 밟다가 수많은 인걸과 만났습니다. 그와 한국의 모던 포크를 함께 일군 양희은, 한국의 1세대 건축가 김수근, 1990년대 문화 대통령 서태지, 명동 백작 박인환, ‘모란이 필 때까지’의 시인 김영랑과 엇갈린 사랑을 나눈 무용가 최승희 등 수많은 인물들이 갈래를 치며 뻗어나갔습니다. ‘레트로의 힘’이 얼마나 세던지요. 압권은 ‘북촌의 설계자’ 정세권이었습니다. 경남 고성군의 시골 능참봉에서 일약 ‘경성 건축왕’에 오른 인물입니다. ‘일제강점기 부동산 개발업자’에서 민족자본가의 위상으로 재평가받고 있습니다. 6 [마산, 딱 100년간 존속했던 도시] 문인·사상가의 숨결을 마주하다 옛 경남 마산(현 창원시)에서 마주한 인물의 스펙트럼도 현란했습니다. 마산은 1910년부터 2010년 6월 30일까지 딱 100년 동안 존속했던 도시입니다. 물 좋고 공기 맑아 일제 때부터 ‘결핵 치료의 메카’였습니다. 나도향, 김지하, 서정주, 김춘수, 함석헌 등 셀 수 없이 많은 문인과 사상가가 마산결핵요양소(현 국립마산병원)를 거쳐 갔습니다. 그 중 한 명이 ‘하얀 나비’의 가수 김정호였습니다. 광주에서 태어나 1970~80년대를 풍미하다 결핵 탓에 서른세 살에 마산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조선의 루돌프 발렌티노(할리우드 최고의 미남 배우)’라 불리던 임화와 마산 유지의 딸 지하련의 애사,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마산에 왔던 시인 백석 등도 있지요. ‘마산의 명동’ 불종거리에 가면 이들이 알알이 새겨 놓은 이야기들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7 [화마가 할퀸 경북 의성] 새순 돋듯 치유의 봄날 기다리며 경북 의성군 고운사 들머리엔 해마다 분홍빛 법계도림이 펼쳐집니다. 법계도림은 화엄사상을 210개 글자의 시로 축약한 뒤 이를 54개 굽이(角)의 사각형으로 만든 미로입니다. 봄이 되면 법계도림에 꽃잔디를 심고 예쁘게 장식하곤 했지요. 하지만 지난 3월 발생한 경북 북부 산불은 모든 것을 집어삼켰습니다. 천년고찰 고운사의 범종이 깨지고, 아름다운 누각들이 재만 남긴 채 사라졌습니다. 상처는 아직 치유되지 않았지만 새순이 돋는 기색은 역력했습니다. 새해엔 화마의 아가리에서 앙버틴 지역들을 한 번쯤 방문하길 권합니다. 8 [숨겨진 유산 품은 전남 고흥] 예술·비경이 안겨 준 뜻밖의 감동 전남 고흥군에선 화가 천경자의 생애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가 열린 데 이어 올해도 전시회 등이 고흥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고흥군이 천경자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속해 벌인다고 하니, 새해 진행될 이벤트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합니다. 숨겨진 자연 유산을 만나는 기쁨도 쏠쏠했습니다. 금강죽봉의 자태가 압도적이었지요.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문 흰빛의 응회암 주상절리입니다. 아쉽게도 현재 도보로 접근할 수는 없습니다. 9 [로컬 문학의 재발견 전남 장흥] 10대째 詩 쓰는 오헌고택 사람들 전남 장흥군에 10대째 시를 쓰는 집이 있다면 믿겠습니까? 장흥 위씨 종갓집인 오헌고택 사람들입니다. 오헌 위계룡부터 시작해 10대가 시인입니다. 굶어 죽기 딱 좋은 게 글 짓는 예술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가문입니다. 장흥은 문학으로 돌아보기 좋은 고장입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남도의 깡촌’ 장흥이 가진 문학의 힘을 많은 이들이 진심으로 다시 보고 있지요. 10 [전통 소주 되살리는 경북 안동] 한국의 ‘SOOL’ … 세계인과 ‘짠 이제껏 우리 전통술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죄다 사라졌다는 게 통설이었습니다. 한데 1000년 넘게, 최소 수백 년은 이어 온 지혜가 기껏 수십 년의 통제에 소멸한다는 건 어불성설일 겁니다. 경북 안동시처럼 지역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었지요. 우리에겐 반드시 되돌려야 할 술의 역사가 있습니다. ‘소주’가 특히 그렇습니다. 희석식 소주에 밀려 있는 전통 증류식 소주를 제자리로 바로잡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언젠가 ‘SOOL’도 ‘KIMCHI’처럼 세계인의 보통명사가 되는 날도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 용왕산공원 노는 땅 ‘숲속 카페’ 변신

    용왕산공원 노는 땅 ‘숲속 카페’ 변신

    방치됐던 목동 배수지 관사 부지 자연경관 속 휴식처로 리모델링지역 어르신 20명 일자리도 제공 서울 양천구는 ‘용왕산 숲속카페’를 오는 26일 개관한다고 25일 밝혔다. 용왕산공원 내 장기간 방치됐던 옛 배수지 관사 시설을 주민 쉼터이자 어르신 일터를 겸한 카페로 단장했다. 이 시설은 1987년 건축돼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 목동 배수지 관사로 사용되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숲속활력소’로 운영됐다. 숲속활력소 때는 토론회와 동아리 활동, 교육 프로그램, 주민 모임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쓰였지만, 2023년 이후에는 사실상 방치됐다. 이에 양천구는 유휴 공공시설 문제를 해소하고 공공자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공원 이용자를 위한 휴식 공간이자 어르신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숲속카페 조성 방안을 마련했다. 올해 7월 사업에 착수한 구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행정재산 사용 허가를 체결한 뒤 내부 철거와 구조 보강, 설비 개보수, 공간 재배치, 외관 정비 등 전면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카페는 전체면적 99.36㎡ 규모로, 분리된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넓은 방과 다양한 형태의 열린 좌석을 갖춘 아늑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외부에는 야외 데크와 테이블을 설치해 자연을 배경으로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고, 내부는 원목을 활용했다. 실내외를 잇는 구조를 통해 계절과 날씨 변화에 따른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카페 운영은 어르신 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이뤄진다. 지역 어르신 20여 명이 음료 제조와 판매, 매장 관리를 맡는 방식이다. 매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용왕산 숲속카페 조성은 유휴 공공시설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어르신 일자리 창출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소통 공간을 함께 마련한 혁신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숲속카페가 ‘가보고 싶고,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교통사고 위기 딛고 편의점 사장 됐죠”… 저소득층 자활사업 성공 사례 낸 은평

    “교통사고 위기 딛고 편의점 사장 됐죠”… 저소득층 자활사업 성공 사례 낸 은평

    서울 은평구는 올해 보건복지부 주관 ‘저소득층 자활 성공사례 수기 공모전’에서 서울은평지역자활센터의 자활기업 CU은평갈현점 이명아 대표가 우수사례로 입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대표는 자활근로 참여자로 시작해 자활기업을 출범시키기까지 과정을 수기에 담았다. 특히 교통사고에서 비롯된 경제·신체적 위기를 극복하고, 자활을 거친 창업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내 정책 취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은평지역자활센터가 운영하는 새싹가게 사업단에서 편의점 운영과 관리 실무를 익힌 후 단계별 자활 과정을 거쳐 CU은평갈현점을 창업했다. 현재는 취약계층 고용과 안정적 소득 창출을 돕는 자활기업 대표로도 활동한다. 서울은평지역자활센터는 저소득 주민의 근로활동을 통한 자립을 목적으로 자활근로 사업을 운영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대상으로 청소, 배송, 편의점 등 16개 사업단을 운영하고, CU은평갈현점 등 6개 자활기업 운영을 지원한다. 최민준 서울은평지역자활센터장은 “이번 입선은 모든 자활 참여자에게 자립의 실질적 동기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구는 한 사람의 자립이 지역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 강남, 내년 예산안 1조 4804억원 편성

    서울 강남구는 2026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출예산을 전년 대비 7.8%(1067억원) 증가한 1조 4804억원으로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구는 관행적으로 이어진 사업과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을 통해 경상경비를 최대 20% 감축, 예산 편성 재원을 확보하고 건전재정 운용 및 행정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소기업육성기금 융자지원에 400억원이 편성됐고, 강남사랑상품권과 공공배달상품권을 각각 950억원, 125억원으로 확대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골목형상점가 등 지역특화사업 공모·지원 ▲버스·지하철 교통비 및 신혼부부·청년 전월세 대출이자 지원 확대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대상 65세로 확대 등 실질적인 혜택도 늘렸다. 조성명 구청장은 “경제, 복지, 문화 등 모든 분야를 균형있게 발전시켜 강남구를 포용적 도시, 삶의 질이 높은 사람 중심 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꼭 필요한 곳에 재정을 효율적으로 투자해 구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대한민국 대표 도시 위상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 금천 어린이들 눈썰매 타며 겨울 추억 쌓아요

    금천 어린이들 눈썰매 타며 겨울 추억 쌓아요

    서울 금천구는 ‘드림스타트’ 사업 지원을 받는 취약계층 아동이 가족과 함께 겨울을 만끽할 수 있도록 눈썰매 등 프로그램을 지원한다고 25일 밝혔다. 드림스타트 사업은 0세부터 12세 이하의 취약계층 아동에게 신체건강·인지언어·정서행동 등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금천구 지원 아동은 173명으로, 연중 신규 대상자를 접수한다. 금천구는 그 중 외부체험 기회가 적은 42가구 131명을 선정해 이날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서울랜드 눈썰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입장권을 전할 예정이다. 눈썰매 외에도 눈놀이터, 뜰채낚시, 놀이동산 이용 등을 체험 가능하다. 금천구는 드림스타트 대상 아동들이 가족과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지난달 28일 133개 가구에 ‘크리스마스 나무 꾸미기 꾸러미’를 제공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이번 프로그램으로 가족들이 소통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취약계층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서울 ‘신통기획’ 후보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주택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된 8개 구역(총 0.44㎢)을 신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투기성 토지거래를 원천 차단하고 정비사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24일 열린 14차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에서 6차 후보지 선정위원회를 통해 선정된 신통기획 주택재개발 후보지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의결했다고 25일 밝혔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주거지역은 6㎡(약 1.8평), 상업지역은 15㎡(약 4.5평)를 초과하는 토지 지분에 대한 소유권이나 지상권 이전·설정 계약을 체결하기 전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필수로 받아야 한다. 신규 지정 대상은 성동·성북·강북·은평·마포·영등포구 각 1곳, 금천구 2곳 등 총 8개 구역이다. 성동구 행당동 300-1 일대를 포함한 8곳의 면적은 총 43만 5846㎡(약 13만 1843평)이다. 지정 기간은 다음달 7일부터 2027년 1월 28일까지다. 만료 기간은 효율적 구역 관리를 위해 기존 신통기획 주택재개발 선정 구역과 같게 설정했다. 기존 신통기획 주택재개발 선정지 1곳(구로구 개봉동 120-1)과 공공재개발 선정지 1곳(오류동 4)은 사업구역 변경 경계에 맞춰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조정했다. 허가 면적과 지정 기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또 지정사유가 소멸된 구로구 구로동 252 일대 공공재개발사업 후보지 1곳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다. 효력은 공고일인 다음달 2일에 발생한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최근 주택시장의 불안정한 흐름 속 개발에 대한 기대가 과도한 투기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투기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시장 모니터링과 선제 대응 조치를 지속해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이문동 공사장 땅꺼짐은 부실시공 탓”

    지난 7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굴착공사장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는 연약 지반을 고려하지 않은 시공·관리 부실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25일 이런 내용의 지하사고조사위원회(사고위) 조사 결과 결과를 발표하고 굴착공사장 안전관리 강화를 중심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3일 신이문로28길 굴착공사장 인근 보도에서 면적 13.5㎡, 깊이 2.5m의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하면서 인근 건물 1곳이 철거되는 피해를 보았다. 사조위는 굴착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흙막이벽체’와 지하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차수 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부실시공으로 누수와 토사 유실이 반복되면서 땅속 빈 곳이 생겼고, 사고 당일 누수 범위가 늘어나면서 무너졌다는 것이다. 시는 시공사에 대해 영업정지 4개월, 감리사에 대해 업무정지 2년 이하 등 행정처분을 관계 기관에 요청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지하안전평가 매뉴얼을 개정해 계측관리와 공사진동 관리 기준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병용 시 재난안전실장은 “지하안전 확보 방안이 현장에서 적용되도록 지속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 ‘일상은 신비’ 그 비밀 깨닫는 그때, 그대는 다시 청춘!

    ‘일상은 신비’ 그 비밀 깨닫는 그때, 그대는 다시 청춘!

    우리의 일상은 한없이 작고 사소한 것의 집합이다. 일상을 먼저 사랑하지 않고 어찌 이념이나 민족, 국가와 같이 커다란 것들을 마음에 품겠다고 말할 수 있을까. 책은 색깔이 바랬을지라도 그 속에 담긴 피천득(1910~ 2007)의 문장은 하나도 낡지 않았다. 애초 지어질 때부터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게 세상에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어 문장이 도달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에 있는 피천득의 글이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는 제목으로 새 옷을 입고 독자와 만난다. ●아들 향한 사랑의 편지 새로 실어 “우리는 십팔 년 정든 집을 떠났다. 그 집에서 소년 소녀였던 너희들이 자라 대학을 졸업하고 너는 전문의가 되었다. 나는 늙고 너의 큰 상나무, 회기동 집에서 네가 샀던 작은 나무가 이층집보다도 훨씬 더 높은 나무로 자라고 서영이가 사다 준 화분의 장미는 담장을 면해 뻗었다. 이 모든 것과 아름다운 추억들을 지니고 대문을 나왔다.”(1980년 4월 3일, 아들 피수영에게 보낸 편지 부분) 피천득은 시인이자 서울대 영문과에서 학생들을 오래 가르친 학자였다. 하지만 한국문학 독자들이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유는 바로 ‘인연’을 비롯한 아름다운 수필 덕분일 것이다.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라는 제목은 ‘인연’의 한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책에서 눈여겨볼 점은 아들 피수영(82)에게 보낸 편지가 새롭게 수록됐다는 것이다. 피천득은 그의 딸 피서영을 극진히 사랑하고 그리워했던 아버지로 기억되지만, 아들을 향한 사랑도 이에 못지않았다. 피수영 박사는 서울아산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신생아 의료 체계를 정착시킨 명의(名醫)로 잘 알려져 있다. 피천득이 작고한 뒤 그의 작품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여든 살의 나이로 하나로의료재단 고문에서 물러날 때까지 평생 환자를 돌봤다. 이 책에는 피수영에게 보내는 편지 일곱 편이 실려 있다. 미국에서 전문의로 일하던 아들에게 보낸 것들이다. 자녀들을 멀리 떠나보낸 노년의 외로운 일상과 아들을 향한 걱정이 편지에 절절하게 묻어난다. “논개와 계월향은 멋진 여성이었다. 자유와 민족을 위하여 청춘을 버리는 것은 멋있는 일이다. 그러나 황진이도 멋있는 여자다. 누구나 큰 것만을 위하여 살 수는 없다. 인생은 오히려 작은 것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이다.”(‘나의 사랑하는 생활’ 부분) 개인이 일상에서 느낀 소회가 보편적인 아름다움이 되는 것. 이것이 수필이 부리는 마법이다. 이런 지혜는 어려서, 젊어서 가지기 어렵다. 피천득이 “수필은 청춘의 글은 아니요, 서른여섯 살 중년 고개를 넘어선 사람의 글이며, 정열이나 심오한 지성을 내포한 문학이 아니요, 그저 수필가가 쓴 단순한 글”(‘수필’)이라고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이상은, ‘언젠가는’)라는 대중가요 가사처럼, 목표만 생각하며 앞만 보고 내달린 청춘은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자신의 일상이 신비로 가득 차 있었음을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된다. ●“젊다고 믿는 이는 늙지 않아” 그리하여 노년은 슬프다. 하지만 무엇이 노년인가. 언제부터 우리는 인간을 노인이라고 부르는가. 젊음을 잃어버렸을 때인가. 우리는 언제 젊음을 잃어버리는가. 영원히 젊다고 믿는 이는, 늙지 않는다. 일상이 신비로 가득하다는 걸 깨달을 때, 청춘은 다시 시작된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오월’ 부분)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역지사지(김민정 지음, 난다) “자고로 풀을 잘 뽑으려면 서서는 안 되고 일단 쪼그리고 앉아야 할 것이고 슬며시는 안 되고 깊이 고개를 파묻어야 할 것이고 힐끗은 안 되고 부릅뜬 눈으로 풀을 보아야 할 것이다. 하물며 풀과 책뿐이랴. 만들고 있는 책 제목도 뽑아야 하는데 당분간 사람 뽑는 일로 참 바쁠 우리겠다.” ‘과거로 쓸려간 생의 사소한 순간을 다시 붙들어서 빛나는 순간이 되도록 만든’(신형철 문학평론가) 시인 김민정의 글을 모았다. 2009년부터 2025년까지 여러 매체에 발표한 산문을 연도별로 묶고 첫 산문집 ‘각설하고’에서 추린 산문 17편을 추가했다. 사사로운 기록으로 보이지만 보편적인 삶, 여성의 눈으로 본 지난 16년의 사회 흐름도 엿보인다. 304쪽, 1만 8000원. 남극(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다산책방) “이 사람들은 사실을 반도 모른다. 내가 그들을 어떤 모습으로 바꾸었는지, 힘들게 얻은 지금의 얼굴에서 어떻게 20년을 지워내고 벌꿀 같은 금발을 어떻게 지웠는지 모른다. … 어떻게 낡고 더러운 양말처럼 뒤집어 놓았는지. 내가 한 온갖 거짓말을.” 아일랜드 문단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구축한 클레어 키건이 1999년 내놓은 데뷔작. 이 책으로 키건은 루니 아일랜드 문학상, 윌리엄 트레버상 등 4개 문학상을 휩쓸었다. 불행한 여성, 구원받지 못하는 남성의 이야기로 어리석고 게으르며 위험한 인물들이 만드는 아일랜드 지역사회를 응시한 키건의 날카로운 시선을 만날 수 있다. 344쪽, 1만 8000원. 낮은음자리의 어린이(김준현 지음, 창비) “창작자의 내면에서 많은 의문과 고민이 거듭될수록 청소년시가 말하는 현실과 실재하는 청소년의 삶이 공명하는 지점 또한 다양해질 것이며, 돌올한 자기-고유의 목소리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인식될 것이다.”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등단한 이후 시와 동시, 소설, 평론을 넘나들며 활동해 온 김준현의 첫 평론집. 동시가 오늘의 어린이와 어떻게 만나는지, 어린이의 목소리를 어떤 높이와 거리에서 듣는지, 어떻게 말의 가능성을 여는지 차분하게 짚었다. 동시 논의의 외곽에 머물던 청소년과 청소년시 영역도 끌어와 사유한다. 책은 우리 동시의 현장을 점검하며 동시를 읽는 새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416쪽, 2만 7000원.
  • 미술에 미치다

    미술에 미치다

    국내 주요 미술관, 갤러리마다 내년 전시 일정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저마다 ‘최초, 최대, ~주년 기념’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전시로 관람객에게 손짓한다. 2026년을 화려하게 여는 첫 전시로 어떤 카드를 내밀었는지, ‘프리즈 서울’이라는 세계적 아트페어로 전 세계 미술계 시선이 한국을 향하는 9월에 맞춰 어떤 전시를 준비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관전 요소다. 2026년 미술의 세계에 풍덩 빠지고 싶은 당신을 위한 주요 전시를 모았다. ●국립현대미술관 데미안 허스트 회고전 먼저 올해 ‘론 뮤익’ 전 등의 흥행으로 337만명(12월 20일 기준)이라는, 개관 이래 역대 최고 방문객 기록을 세운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년 대형 전시 라인업을 예고했다. 서울관에서는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데미안 허스트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회고전①(3~6월)을 기획했다. 작가의 핵심 주제인 죽음과 영생, 과학과 의학에 대한 인간의 믿음과 욕망을 조명하고 작가의 대표작과 작품세계를 다층적으로 풀어내는 전시다. 한국 작가 회고전도 굵직하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청주관에서는 ‘빛의 화가’ 방혜자 회고전(4~9월)이 열리며, 덕수궁관에서는 한국 화단에서 독자적 궤적을 구축한 이대원 회고전(8~11월)이 열린다. 12월에는 1950~70년대 프랑스로 건너간 권옥연, 김환기, 이응노, 이성자, 한묵 등 작가들의 삶과 예술을 통해 한국 근현대 미술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파리의 이방인’ 전이 마련된다. 프리즈 기간에 앞서서는 한국 대표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대규모 개인전⑤(8월~2027년 2월)이 출격한다. 거주, 개인과 공동체라는 근본적 주제를 중심으로 초기부터 현재까지 심화해 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전시가 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취리히 미술관 소장전 국립중앙박물관은 내년 연말 ‘스위스 취리히 미술관 소장전’(가칭·11월~2027년 4월)을 통해 유럽의 19~20세기를 관통하는 인상파, 모더니즘의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취리히 미술관은 지역의 소장자와 작가들의 협력으로 발전시킨 특수한 미술관으로 컬렉터의 취향과 당시 유럽의 역사가 대폭 반영된 작품을 대거 소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스위스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리움·호암미술관 김윤신 등 여성 작가展 한국 대표 사립미술관인 리움·호암미술관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여성 작가들의 작업을 앞세운다. 호암미술관은 내년 첫 전시로 한국 여성 조각 1세대를 대표하는 김윤신의 70여년 예술 세계를 두루 살피는 대규모 회고전④(3~6월)을 열고 리움미술관도 상반기 1세대 여성 설치미술가의 계보를 조명하는 대규모 국제교류전 ‘환경, 예술이 되다-여성 작가들의 공감각적 실험 1956~1976’을 준비했다. 하반기 리움미술관에서는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을 대표했던 ‘구정아 개인전’②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개념 세계인 ‘우쓰’(가상도 현실도 아닌, 이해할 수 없지만 감지할 수 있는 맞닿은 세계)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내년 개관 20주년을 맞는 경기도미술관은 ‘환대’와 ‘연대’를 의제로 미술관의 역사를 되짚고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전시를 준비했다. 그중 봄봄봄 프로젝트 ‘폼폼폼’(3월)은 새해를 여는 첫 지역 기반 전시로 미술관과 호흡해 온 문화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다. 신진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조명하는 청년작가전 ‘우리의 여름에게’(7~9월)와 국제전인 ‘아시아 현대미술’(10월~2027년 2월)을 통해 미술관의 20년이 지역을 넘어 아시아로 확장되는 의미를 담는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아시아 첫 기획전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4월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을 통해 해외 동시대 미술의 넓은 스펙트럼과 한국 현대미술의 주요 경향을 보여줄 예정이다. 데이비드 호크니, 로즈 와일리, 키키 스미스, 백남준⑥, 이불, 이우환 등 국내외 작가 40여 명의 회화, 사진, 조각, 설치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9월에는 조나스 우드의 지난 20년 작업 세계를 망라하는 아시아 첫 기획전을 예고했다. 아트선재센터는 내년 3월 대규모 퀴어 미술전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을 연다. 전시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퀴어 미술의 다층적인 지형을 조망하며 트랜스적 존재 조건과 퀴어적 시공간성을 탐구한다. 전시에는 김아영, 마리아 타니구치, 마크 브래드포드, 오인환, 이강승 등의 작업을 선보인다. 7월부터는 공존을 위한 개인과 세계의 관계를 재사유하는 함양아 작가의 개인전이, 10월 말에는 통제 불가능한 신체의 감각으로 ‘정상성’의 개념에 질문을 던지는 최하늘 작가의 개인전이 찾아온다. ●국제갤러리, 작고 3주기 박서보 개인전 국제갤러리는 작고 3주기를 맞는 박서보의 개인전③을 비롯해 박찬경, 제니홀저, 메이플소프까지 한옥과 K1·K2·K3, 부산점을 아우르며 회화, 사진, 영상, 설치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갤러리현대는 1월 새해 첫 전시로 ‘민화 기획전’을 준비했다. 본관에서는 조선시대 궁중 회화의 장엄함과 민화의 자유로운 창의성을 아우르는 ‘장엄과 창의: 한국 민화의 변주’를, 신관에서는 민화의 형식과 정신을 오늘의 회화 언어로 확장한 ‘화이도’를 선보인다.
  • 강남 20분·역세권… ‘하남 스타포레’ 본궤도

    강남 20분·역세권… ‘하남 스타포레’ 본궤도

    하남 원도심 재편 신호탄1·2차 1972가구 내년 승인 신청3차 포함 총 2525가구 ‘매머드급’3·9호선 연장 호재… 교통 편의↑중소형 위주… 청약통장 불필요서울 강남에서 차량으로 20분 거리인 경기 하남시 덕풍동 원도심에서 추진 중인 ‘하남 스타포레’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사업계획승인 준비 단계에 들어섰다. 하남시 지역에서 추진 중인 지역주택조합 사업 가운데 가장 빠른 진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서우디벨로퍼가 업무대행을 맡은 하남 스타포레는 덕풍동 안터골 일대를 중심으로 1~3차에 걸쳐 추진되는 대규모 지역주택조합 사업이다. 하남시청에서 수백m 거리에 있는 원도심 핵심지역으로, 수도권 전철 5호선 하남시청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이라는 점에서 주거 선호도가 높다. 서울 강남과 인접한 하남은 최근 신축 주거단지 공급과 교통망 확충 기대가 맞물리며 새로운 주거 대안지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특히 원도심 재편을 축으로 한 대규모 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하남 부동산 시장의 열기도 한층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현재 스타포레 1차와 2차 사업은 조합설립 인가를 완료한 뒤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신청을 한창 준비 중이다. 지역주택조합 사업 특성상 토지 확보, 민원 조정, 행정 절차 지연 등으로 사업 속도가 더딘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타포레는 단계별 인허가 절차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밟아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남시 내에서 추진 중인 다수의 지역주택조합 가운데 사업계획승인 단계에 가장 근접한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스타포레 1차는 덕풍동 369의1 일대 약 5만 7594㎡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9층, 10개 동, 총 981가구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전용면적은 52㎡, 59㎡, 74㎡, 84㎡ 등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위주로 구성됐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준공 목표 시점은 2029년이다. 덕풍동 376의9 일대 안터골 2지구에서 추진 중인 스타포레 2차는 애초 897가구에서 991가구로 규모가 확대됐다. 기존 재건축 사업장이었던 조합과 장기 미준공 아파트가 사업에 동참하면서 공급 가구 수가 늘었고, 이에 따라 1·2차를 합한 공급 물량은 1972가구에 이른다. 3차 사업 역시 속도가 빠르다. 덕풍동 348의95 일대에서 추진 중인 스타포레 3차는 약 1년 6개월 만에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 고시를 완료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행정 절차를 비교적 단기간에 마무리하며 향후 인허가 과정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우디벨로퍼 측은 “스타포레 1,2차 사업계획 승인이 완료될 경우 스타포레 3차 사업지 역시 사업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실시한 지반조사 결과, S2 등급을 받는 등 기반암이 얕고 지반 강도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기초 공사 부담이 줄어들면서 전체 공사비 절감 효과와 함께 사업성도 매우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남 스타포레는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특히 강점이다. 중부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접근성이 뛰어나고, 5호선 하남시청역과 인접해 서울 출퇴근이 수월하다. 국토교통부가 확정한 지하철 3호선과 9호선 연장 계획도 인근을 아우르고 있어 중장기 교통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인근에는 스타필드 하남, 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장전통시장, 덕풍공원 등 대형 상업·문화·자연 인프라도 밀집해 있다. 서우디벨로퍼는 하남 스타포레를 포함해 서울 동작구, 강동구, 인천 송도 등에서 지역주택조합과 일반 공동주택 사업을 수행해 온 ‘디벨로퍼’(종합 부동산 개발사)다. 부지 확보부터 인허가·자금조달·법무관리 등 사업 전반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조직과 협력 체계를 갖춘 점이 빠른 사업 추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용주 서우디벨로퍼 대표는 “하남 스타포레는 주민 제안 방식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1~3차 모두 안정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며 “현재 사업계획 승인을 준비 중인 단계로, 하남시 지역주택조합 가운데 가장 빠른 진행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3차 총 2525가구가 완성되면 하남 원도심 주거 환경 개선과 도시 경쟁력 제고에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4차 사업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주택조합은 임대주택 의무 비율도 없고 청약통장이 없어도 된다. 업무 대행사를 중심으로 자격 조건을 갖춘 지역 주민이 조합을 구성해 집을 짓는 방식이다. 홍보 비용 및 건설업체가 가져갈 이익 등이 절감돼 주변 시세보다 싼 가격에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
  • ‘종합 부동산 개발사’로 두각… 지주택 분야 금융 계열사 보유

    경기 하남시 원도심을 중심으로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서우디벨로퍼(대표 이용주)는 기획부터 법무, 자금 관리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종합 부동산 개발사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업무 대행 분야에서 금융 계열사를 보유한 사례는 드물어 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서우디벨로퍼는 부동산 개발 초기 단계인 사업 기획과 컨설팅을 출발점으로 성장해 왔다. 2000년대 중반부터 지역주택조합 건설업무대행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다양한 현장 경험과 실적을 축적했고, 이를 바탕으로 종합 부동산 개발업무 대행사로 자리 잡았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일대에서 상도두산위브트레지움, 상도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상도역 롯데캐슬 파크엘, 힐스테이트 상도 센트럴파크 등 총 3300여 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개발 컨설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 대표적인 이력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실무진이 결집해 2016년 법인 전환을 이뤘다. 법인 설립 이후에는 지역주택조합 업무대행을 시작으로 재건축·재개발, 일반 시행사업까지 사업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왔다. 현재 가장 비중 있는 사업지는 하남시 덕풍동 일대로, 하남스타포레 1·2·3차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연속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서울 동작구 동작하이팰리스 지역주택조합(674가구)을 비롯해 강동구 고덕동, 인천 송도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조직 구성도 서우디벨로퍼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대형 시행사와 1군 시공사 출신 인력을 중심으로 개발 실무 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이 포진해 있으며, 관련 행정 분야 공무원 출신 인력, 설계 및 디자인 전문가, 공인중개사, 법무·금융권 출신 인력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법무 부문에서는 법무법인 굿플랜, 법률사무소 승진, 태남법률사무소 등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세무·회계 분야에서는 세무법인 두리, 장진경 세무사 사무소, 회계법인 길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조합 자금 관리는 우리자산신탁이 맡고 있다. 이용주 서우디벨로퍼 대표는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 건실한 투자, 투명한 자금 운영, 조합원 중심의 관리라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며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하남 원도심을 강남에 버금가는 주거 중심지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 심상치 않은 달걀 가격

    심상치 않은 달걀 가격

    달걀 가격의 오름폭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25일 서울 한 대형마트 판매대에서 달걀을 고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달걀 특란 한 판(30개)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지난 24일 기준 6835원으로 12월 평년 가격(6501원)에 비해 5.1% 비싸다. 연합뉴스
  • 올해 급등한 서울 집값… 文정부 때보다 더 올라

    올해 급등한 서울 집값… 文정부 때보다 더 올라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1% 올랐다. 올해 2월 첫째 주에 상승세로 전환한 이후 46주 연속 상승세다. 이달 넷째 주까지 누계 상승률은 8.48%로, 민간 통계를 포함해 2006년(23.46%)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는 문재인 정부 때 집값이 급등했던 2018년(8.03%), 2021년(8.02%)보다도 높은 수치다. 내년 1월 1일 발표될 12월 마지막 주 수치까지 반영해야 확정되나, 수치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올해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울 송파구로 상승률이 20.52%에 달했다. 송파구는 최근 신천·방이·문정·거여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가격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12월 20억 9000만원에 거래됐던 신천동 장미1차 아파트 전용면적 71㎡는 지난달 22일 31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찍었다. 경기 과천(20.11%)과 성남 분당구(18.72%)를 제외하고 성동구(18.72%), 마포구(14%), 서초구(13.79%), 강남구(13.36%) 등 집값이 많이 오른 10곳 가운데 8곳이 서울에 속했다. 비수도권도 8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 누계 상승률은 0.03%(지난해 0.02%)에 그쳐 서울과 격차가 뚜렷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지난달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서울에서 신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격은 1525만 7000원이었다. 3.3㎡(평)당 분양가격으로 환산하면 5043만원 6000원으로, 5000만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내년에도 주택 공급 부족에 ‘똘똘한 한 채’ 학습 효과가 더해져 서울 집값은 계속 오를 전망이다. 부동산원은 “거래 수준은 다소 낮은 가운데 선호 단지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대단지, 역세권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와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발생하는 등 서울이 전체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 통매각 대신 ‘분할’… 2만명 생사 달린 홈플러스 ‘사활’

    통매각 대신 ‘분할’… 2만명 생사 달린 홈플러스 ‘사활’

    알짜 ‘익스프레스’ 팔고 감원 가닥남은 대형마트 매각에는 악영향 벼랑 끝에 선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가 분리 매각이란 승부수를 던졌다. 통매각이 무산되자 상대적으로 매각 가능성이 높은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떼어서 팔아 생존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고육지책이다. 구조조정이라며 반대하던 노조도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꿨다. 25일 유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오는 29일 서울회생법원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 분리 매각’ 및 ‘인가 후 인수합병(M&A) 절차’ 등을 담은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후 다섯 차례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연장하며 M&A를 추진했지만, 지난달 진행된 본입찰에 단 한 개 기업도 참여하지 않았다. 청산 위기에 정치권에서 쿠팡, 농협 등이 인수하라는 주장도 나왔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홈플러스는 사실상 구조조정을 포함한 분리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홈플러스는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해 4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3월 회생절차 개시 이후 매출 감소로 손실은 늘고 있다. 전기료 등 공공요금이 체납됐고, 이달부터 직원들의 월급을 분할 지급할 정도로 운전자금은 고갈됐다. 일부 업체들이 납품을 중단했다 재개하는 일이 반복 중이다. 홈플러스는 이달 들어 정치권의 반대로 폐점을 미뤄왔던 일산, 가양 등 5개 지점의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회생계획안의 핵심은 전국 297곳에 달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의 분리 매각이다. 지난해 MBK파트너스는 희망가 약 8000억원에 이를 추진했지만 노조 등의 반대로 철회했다. 하지만 상황이 급박해지자 노조도 입장을 바꿨다. 마트산업노조는 최근 “구조조정 등 매우 아픈 과정도 밟게 될 것임을 인정한다”면서도 인력 감축 수용 의사를 보였다. 현재 홈플러스의 전체 직고용 인원은 약 2만명이고, 이 중 익스프레스 소속은 약 3000명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고용 승계 조건을 완화하면서 인수자의 부담은 줄었다. 하지만 소비위축과 오프라인 유통업의 불황이란 악재 속에 알짜인 익스프레스가 빠져나가면 적자가 누적된 대형마트 사업부의 가치 하락이 불가피해, 채권자들이 분리 매각안에 반발할 수도 있다. 홈플러스의 청산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여권에서 연합자산관리회사(유암코)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구조조정 전문기관을 통한 인수 구상이 나왔지만 공적 자금 투입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 글로벌 IB, 내년 한국 물가 전망치 상향

    글로벌 IB, 내년 한국 물가 전망치 상향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사는 대학생 최준혁씨는 매일 습관처럼 집 근처 메가MGC커피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해 마신다. 하지만 얼마 전 커피 가격이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오르자 주문할 때마다 한 번 더 망설이게 됐다. 그는 “새해부터 편의점 커피 가격도 오른다는데, 갈수록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고강도 대응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지만, 고환율의 여파가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돼 내년 소비자물가가 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외환당국이 강력한 구두개입과 환율 안정을 위한 세제 대책을 쏟아내자 환율은 1440원대 중반까지 낙폭을 벌렸다. 25일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서울 외환시장) 종가 대비 37.90원 하락한 1445.70원에 마감했다. 야간 거래까지 포함하면 지난 4월 4일의 32.90원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내년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 주요 기관 37곳이 제시한 내년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중간값은 2.0%였다. 지난달 말 1.9%에서 보름 만에 0.1% 포인트 높아졌다. 14곳이 전망치를 상향한 반면, 하향 조정한 곳은 3곳에 그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크레디 아그리콜은 각각 1.8%에서 2.1%로 전망치를 0.3% 포인트 올렸다. 노무라(1.9→2.1%), BNP파리바(2.0→2.1%), JP모건체이스(1.3→1.7%)도 상향 조정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1.9%에서 2.0%로, 피치는 2.0%에서 2.2%로 변경했다. JP모건체이스는 이달 9일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 하락으로 물가 상승세가 잠시 둔화될 수는 있지만, 그 효과는 원화 가치 하락이 뒤늦게 물가에 미치는 영향으로 상쇄될 가능성이 크다”며 “원화 약세가 더 이어질 경우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은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과도 궤를 같이한다. 한은은 당시 환율 상승과 내수 회복세를 근거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9%에서 2.1%로 올렸다. 환율이 내년까지 147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물가 상승률이 2.3%에 이를 수 있다는 판단도 내놨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