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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으면 흥겨운데 눈물이… 최백호가 첫 피처링 하고 정엽·성시경·이소라가 찾는 ‘미친 기타리스트’

    들으면 흥겨운데 눈물이… 최백호가 첫 피처링 하고 정엽·성시경·이소라가 찾는 ‘미친 기타리스트’

    묘하다. 심장 맥박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신들린 듯 흥겨운 리듬인데, 멜로디에는 짙은 슬픔과 회한이 묻어난다. 울적한 기분으로 듣는다면 쿡 찌르기만 해도 눈물이 흐를지도 모른다. ‘미친 기타’ ‘집시 기타의 마술사’ 같은 수식어가 붙는 이유를 알겠다. 최근 2집 ‘슬픔의 피에스타’를 발표한 기타리스트 박주원(31)을 지난 8일 서울 중구 태평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음반을 수상한 데뷔 앨범 ‘집시의 시간’ 이후 2년 만의 새 앨범이다. 그새 많은 일이 있었다. MBC ‘나는 가수다’에서 가수 정엽(‘담배 가게 아가씨’)과 김범수(‘홀로 된다는 것’)의 기타 세션을 하고, ‘우리들의 일밤-바람에 실려’에선 임재범과 미국을 훑고 다녔다. 가수들의 구애가 끊이지 않던 인기 세션에서 대중의 관심을 받는 음악인으로 거듭난 기분이 궁금했다. 그는 “‘바람에 실려’ 제안을 받았을 때 냉큼 하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카메라가 어색했는데 그곳의 분위기에 취하니까 나중에는 메이크업도 하지 않고 거지꼴로 다녔다. 몬터레이 재즈페스티벌을 가고, 외국 기타리스트와 즉흥 연주도 해보고, (블루스 기타리스트) 비비킹의 공연도 보고, 꿈만 같았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음악 하는 분들이나 조금 알아보시지 거리에선 아무도 모른다. 적당히 알아봤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기 세션서 대중 관심받는 음악인으로 ‘슬픔의 피에스타’에서는 오랜 인연을 맺은 정엽,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피아니스트 김광민과의 협업도 인상적이지만 가수 최백호가 피처링(다른 가수의 연주나 노래에 참여하여 도와주는 일)한 ‘방랑자’가 유독 귀에 들어온다. 1977년 데뷔 이후 최백호가 피처링을 한 건 처음. “1년 전 선생님이 진행하는 라디오에 출연했는데 나를 후배가 아닌 동료 아티스트로 봐주셨다. 피처링을 제안할 때 겁도 났지만 확신은 있었다. 그런데 곡도 들어보지 않고 승락하셨다.” 2집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흥겨우면서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집시 음악 정서가 더 풍성해졌다. “(연주곡 위주였던 1집과 달리) 보컬곡을 포함시킨 건 딱히 상업성을 염두에 둔 포석은 아니다. 외려 음악적으로, 기술적으로는 2집이 더 어렵다. 4분의 7박자, 4분의 9박자 같은 ‘변박(자)’들이 있고 속도가 있는 곡들도 많다.” 나이에 비해 탄탄한 내공을 쌓은 것은 클래식 기타와 일렉트릭·어쿠스틱 기타를 넘나든 데다 밴드와 세션 생활을 했던 특이한 이력 덕분이다. 그가 처음 악기를 만난 건 4살 때. 피아노였다. 여자 아이들 틈에서 교습소를 다니는 게 창피했다. 축구 하고 팽이치기를 하는 또래들이 부러웠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반장이 장기자랑 시간에 이상은의 ‘담다디’를 기타로 멋들어지게 쳤다. 부러웠다. 그래서 결심했다. 완강했던 어머니도 클래식기타를 배우는 조건으로 승락했다. “다 필요 없고 ‘담다디’만 칠 줄 알면 되는데 기초부터 가르쳐 주니까 너무 답답했다. 반항하다가 그게 어머니 귀에 들어가 정신이 번쩍 나도록 맞았다.” 중2 때 기타를 놨다. 인연이 다시 닿은 건 고1 때다. 부반장이 록밴드를 하자고 했다. 마침 학교 앞에 일렉트릭 기타 교습소가 생겼다. 딱 한 달 다니고 관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일렉트릭 기타 소리에 마비됐다. 그래서 다시 결심했다. 기타리스트로 살겠다고. 서울예대에서 스피드메탈 밴드 시리우스에 들어갔다. 2001년 싸이더스와 연예계를 양분하던 에이스타스와 계약을 맺고 데뷔 앨범 ‘크로스로드’를 내놨다. 마니아 사이에선 ‘살벌한 밴드’로 호응을 얻었지만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 ●웬만한 인기 가수보다 바쁘게 지내 2004년 해군홍보단에서 전역을 앞두고 말년휴가를 나와 임재범 밴드 오디션을 봤다. 6개월 정도 신 나게 활동하다가 임재범이 ‘잠수’를 타면서 밴드는 해체됐다. 막막한 순간은 잠시. 일렉트릭 기타리스트는 넘쳐났지만 쓸 만한 어쿠스틱 기타리스트는 부족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가수 조성모, 이소라, 정엽, 성시경, 조규찬 등과 작업을 함께 했고 웬만한 인기 가수보다 더 ‘바쁜 몸’이 됐다. 그는 “경제적으로 생각하면 세션이 낫다. 솔로앨범을 낸 이유는 딱 하나다. 나만의 음악을 하고 싶어서다. 물론 아등바등 전투적으로 살고 싶지는 않다. 한 걸음 물러설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박주원의 신들린 핑거링(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 4개로 연주하는 주법)이 궁금하면 새달 11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2집 기념 콘서트를 찾을 만하다. 4만 4000~5만 5000원. (02)3143-5480.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제 소설은 공상이고 망상… 가능성 찾는 자세로 봤으면”

    “제 소설은 공상이고 망상… 가능성 찾는 자세로 봤으면”

    그의 인상은 자매가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신경숙 작가와 닮았다. 하지만 신 작가가 아름다운 문장으로 인간의 내면을 향했다면 소설가 강영숙(44)은 사회에 대한 관심이 더 많다. 신 작가가 ‘국보급’인 데 견줘 자신은 장편소설 2편을 냈고 그중 한편은 일본에서 번역 출간됐음에도 ‘신인급’이라고 손사래를 친다. ●20년 넘게 한 직장 다니며 두 자녀 키워 199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8월의 식사’로 등단한 강 작가가 ‘빨강 속의 검정에 대하여’ 이후 2년여 만에 네 번째 소설집 ‘아령 하는 밤’을 펴냈다. 가장 처음 실린 단편 ‘문래에서’는 2011년 김유정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다. ‘구제역’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하진 않았지만 구제역으로 수많은 동물을 살처분한 이의 정신적 상처를 다뤘다. 대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아이오와가 배경인 ‘라디오와 강’, 허리케인으로 삶의 터전이 무너진 뉴올리언스에서 펼쳐진 이야기 ‘재해지역투어버스’ 등 올 상반기에 쓴 세 편의 단편이 모두 공교롭게도 자연재해를 다루고 있다. 서울 노원구 일대 주택가에서 치명적인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접한 도시인들로서는 ‘프리퍄트창고’ 역시 눈이 가는 소설이다. 프리퍄트는 치명적인 방사능 누출 사고가 있었던 체르노빌 원자로의 근로자들이 살던 주거 지역이다. ‘프리퍄트창고’에서 주인공은 ‘프리퍄트’를 자신의 심리적 고향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방사능에 노출된 ‘잠재적 암 환자’라고 믿어버린다. “기질인 거 같아요. 아이오와에 가도 누구는 음악에 끌리는데 저는 홍수의 흔적을 찾아다녔으니까요.” 재해로 가득한 도시를 그린 작품을 쓰는 까닭에 대한 작가의 답이다. 미국 아이오와는 국제창작프로그램을 통해 3개월간 머물렀던 도시이기도 하다. 그는 20년 넘게 한 직장을 다니는 생활인이자 두 자녀를 키우는 엄마다. 직장이 사회단체라 자유로운 근무가 가능하지만 하는 일의 중량은 크다. 작가는 ‘노동의 감각’을 놓치지 않고자 직장 생활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글은 주로 주말에 몰아서 쓴다. ●“문학, 경향성 안 따졌으면… 다양하면 좋아” 강 작가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신춘문예에 당선되기까지는 8년이 걸렸다. ‘이번이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응모한 신춘문예에서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 여성 작가들이 존재론적 문제에만 천착한다는 의견에 대해 “성별의 문제는 아니다. 지금은 뭔가 큰 얘기를 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 문학을 하나의 경향으로 몰기보다는 다양하면 좋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공대생들도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나오면 한 권씩 사곤 했다. 문학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떨어진다는 걱정에 대해 소설가도, 문학을 담당하는 신문 기자도 뾰족한 대안을 찾진 못했다. 작가는 “결국 고급 독자가 남지 않겠느냐….”는 비관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작가 자신도 소설보다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이 더 재미있다고 하면서. ●“인터넷글 소설보다 재미… 고급 독자만 남을 것” “이상한 이야기를 재미있다고 억지로 만들지 말고 가까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부터 써라.” 작가가 소설창작론을 강의할 때 학생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여전히 문학 청년들은 있지만 9·11밖에는 겪은 게 없는 이들에게서 나오는 이야기가 신통하지만은 않다. 김유정문학상, 백신애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을 거푸 수상한 작가는 “잘 쓰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실에 대입하기보다는 가능성을 찾는 자세로 봤으면 좋겠어요. 제 소설은 결국 다 공상이고 망상이니까요.” 그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말이다. 많은 여성 작가들은 설거지를 끝낸 저녁 식탁에서 작품을 썼다. 그 문학 작품은 노동하는 손에서 나온 것이기에 삶에 대한 끈질긴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취업률 낮다고 부실大 낙인” 실용음악과 교수들 뿔났다

    MBC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 출연 중인 가수이자 한양여대 실용음악과 교수인 장혜진씨는 3일 굳은 표정으로 “취업률이라는 잣대는 예술가들이 겪어야 할 지난한 성장과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또 “이제 막 졸업하고 음악계에 발을 디딘 제자에게 1년 이내에 빨리빨리 취업해서 취업률을 높여달라고 독촉하는 일은 나 스스로 예술인임을 포기하는 것으로 느껴진다.”면서 “예술인이 홀로 서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술계열 학과를 취업률로 평가하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장 교수를 비롯, 전국 58개 실용음악 관련 학과 교수들의 모임인 전국대학실용음악교수연합회는 3일 서울 종로구 당주동 ‘광화문 나무’ 카페 2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실용음악과를 포함한 예술계열 학과의 취업률 평가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또 기자회견 뒤 교과부 항의 방문, “문화예술의 발전을 가로막고 대학 예술교육을 황폐화시키는 교과부의 취업률 평가정책을 백지화하라.”는 내용을 담은 51개대 교수 285명의 성명서 등을 교과부에 전달했다. 연합회는 지난 9월 5일 교과부가 학자금 대출제한 및 정부재정지원 제한 대학 선정에 취업률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은 것에 반발, 지난달 23일 발족했다. 회견에는 장 교수와 장기호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교수, 손무현 한양여대 교수, 김세황 서울예술종합학교 교수, 박선주 동덕여대 교수 등 음악인들이 참석했다. 또 전국교수노동조합, 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 전국예술계열대학생연합 등 16개 예술학과 관련 단체도 참여했다. 연합회 집행위원인 장기호 교수는 성명서를 통해 “교과부는 분야별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한 대학졸업 1년차만 취업으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단지 취업률을 올리기 위해 전공을 포기하고 일반 직장에 취업하라는 것이 과연 예술교육 발전을 위한 정책인가.”라며 예술대학에 대한 취업률 평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연합회 측은 “실용음악관련학과는 20여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 최고의 입학경쟁률, K팝 한류 열풍의 진원지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데도 교과부만 관련 학문과 산업을 파괴하는 한심한 작태를 보여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과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이주호 교과부장관의 사퇴도 요구했다. 학생대표로 참석한 조소연 전국예술계열대학생연합 의장은 “학생들은 고액 등록금, 실습비, 암담한 미래의 삼중고를 겪지만 예술가라는 꿈으로 버티고 있다.”면서 “취업률 잣대는 부실대학 학생이라는 낙인까지 찍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영준·김효섭기자 apple@seoul.co.kr
  • 동인문학상에 소설가 편혜영

    소설가 편혜영(39)씨가 제42회 동인문학상 수상자로 뽑혔다. 수상작은 소설집 ‘저녁의 구애’(문학과지성사 펴냄)다. 심사위원회는 “편혜영씨의 소설은 현대사회의 익명성과 인간 소외에 대한 고발이란 익숙한 주제를 다루지만, 그만의 시각과 어조로 그 주제를 완전히 환골탈태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편씨는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와 한양대 국문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이슬털기’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 “댄싱퀸 부르며 희망의 바이러스 전파하고 싶어”

    “댄싱퀸 부르며 희망의 바이러스 전파하고 싶어”

    뮤지컬 ‘맘마미아’. 2004년 한국 초연 이후 현재까지 120만명 이상의 관객이 찾은 스테디셀러 중 하나다. 결혼을 앞두고 친아버지를 찾는 딸과 그 어머니의 유쾌한 사랑, 친구들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전설의 스웨덴 팝그룹 ‘아바’의 히트곡 22곡으로 절묘하게 녹여낸 작품이다. 2008년 11월 스웨덴에서 열린 ‘맘마미아’ 콘서트에서 아바의 초청으로 전 세계 도나를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최고의 도나’ 최정원(42)과 도나의 딸 소피 역으로 혜성같이 나타난 신예 배우 박지연(23)을 지난 22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최정원은 2007년부터 5년째 ‘맘마미아’의 도나 역으로 무대에 서지만 단 한 번도 매너리즘에 빠진 적이 없다고 했다. “무대에 설 때마다 이게 마지막 공연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모든 신경이 살아있는 느낌이에요.” ●최 “무대설 때마다 마지막이라 생각” 그녀는 ‘2011년 도나’를 표현하는 데 있어 ‘희망’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고 했다. “작년 한해동안 지방 공연을 하면서 느낀 건 ‘맘마미아’ 작품 자체가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의 바이러스를 준다는 거예요. 그래서 올해는 관객들 한명한명 손을 붙잡고 ‘넌 기억해, 최고의 댄싱퀸’ 노래를 부르며 당신이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아느냐고 말해주고 싶어요. 최정원의 도나를 통해 그들이 잃었던 에너지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녀는 극 중 딸 소피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혀주거나 머리를 묶어주던 때를 회상하는 장면에선 실제 딸을 둔 엄마의 감정이 전이돼 눈물이 참 많이 난다고 했다. “제 딸 수아가 열세 살인데 딸에게 존경한다는 말을 처음 들었던 게 ‘맘마미아’ 공연 때였어요. 수아가 7번 정도 ‘맘마미아’를 봤는데 한번은 이러더라고요. ‘엄마, 난 엄마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도 슬프지 않았고, 엄마가 소피를 보면서 울 때도 슬프지 않았는데 커튼콜 때 사람들이 엄마에게 박수를 치고, 엄마는 또 감격해하고…. 그런 엄마가 내 엄마라서 너무 좋고 존경스러웠어’. 얼마나 울컥했는지 몰라요.” 엄마의 ‘끼’를 물려받아서인지 수아양은 대형기획사 연습생으로 들어가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방송에도 여러 번 등장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얼마전에 제가 수아한테 ‘너도 열심히 하면 5년 뒤에 소피 할 수 있어. 내가 도나를 하고. 우리 모녀가 극 중 모녀로 출연하면 맘마미아 역사상 세계 최초일 거야’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엄마, 난 소피보다 도나가 더 좋아’ 이러더라고요. ‘됐거든’이라고 반격했지만, 한편으론 정말 제 딸이 나중에 커서 도나 역을 할 만큼 ‘맘마미아’가 장기 흥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 눈빛이 살아있는 신예 옆 자리의 박지연은 귀를 쫑긋 세우고 선배의 이야기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있었다. 영화 ‘맘마미아’에서 소피 역을 맡은 미국 할리우드 배우 아만다 사프리드를 연상시키는 외모다. 홍콩배우 탕웨이와도 닮았다. 박지연은 “최 선배는 나의 롤모델”이라면서 “무대 위에서나 밖에서나 프로인 모습에 반했다.”고 했다. 서울예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박지연은 지난해 소피 역으로 뮤지컬계에 데뷔했다. “오디션을 봤는데 운 좋게 합격했다.”는 게 그녀의 얘기이지만 최정원은 “무대에서 눈이 살아있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큰일 낼 후배”라고도 했다. 최정원은 “뮤지컬을 하면서 제가 얼마나 많은 상대를 만났겠어요. 조승우, 옥주현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함께했는데 지연이는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눈빛이 살아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박지연은 ‘맘마미아’ 무대에 서기 전 한번도 이 작품을 본 적이 없단다. “오히려 그게 박지연만의 소피를 보여주는 힘이 된 것도 같다.”며 ‘겁 없는 신인’은 활짝 웃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요즘 확 달라진 종로 통인시장 속으로

    요즘 확 달라진 종로 통인시장 속으로

    대형 마트와 할인점 열풍 속에 설 자리를 잃는 재래시장.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많은 정책을 쏟아내지만, 재래시장의 부활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서울 종로구의 통인시장은 최근 몇 달 동안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바로 서울시와 종로구가 주관하는 ‘서울형 문화시장 산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통인시장의 재발견’ 덕이다. 19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지난 4월 ‘통인시장통신’이 발행되면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의 성과를 카메라에 담았다. 시장 한켠의 고객센터 3층에 조그마한 사무실이 꾸며졌다. 윤현옥 발행인은 “시장 상인들과 꾸준히 의견을 나눈 결과 이들이 원하는 것이 ‘슈퍼 전단지’처럼 괜찮은 홍보물을 갖는 것이란 점을 알게 됐다.”면서 “70여 상점의 대표적인 상품들을 재치 있는 문구와 함께 배치하는 방식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발행되는 통인시장통신은 시장 상인들이 살아가는 얘기 그 자체다. 수십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상인들의 뒷얘기나 알뜰 살림법, 시장을 찾은 고객들의 이야기가 미주알고주알 실린다. 윤 대표는 “시큰둥하던 상점 주인들도 이제는 먼저 아이디어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근처 학교 학생들은 시장 곳곳과 주택가에 신문을 뿌린다. 한 학생은 “처음에는 자원봉사 점수 때문에 나왔는데, 재래시장이 마트보다 훨씬 재미있는 곳이란 걸 알게 됐다.”면서 “가능한 한 매월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의 두 번째 단계도 최근 마무리됐다. ‘시장 조각 설치대회’에 서울예대, 추계예대, 서울예고 등의 미술 전공 학생들이 대거 참여했다. 팀을 꾸려 가게를 하나씩 맡은 뒤 독특한 인테리어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발소 앞에는 커다란 가위가 만들어졌고, 채소가게 안에는 과일나무가 자리 잡았다. 주인들은 물론 손님들도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아이와 함께 시장을 찾은 주부 김영옥(37)씨는 “예전엔 좁고 낡은 시장이었는데, 이제는 예술적인 느낌까지 든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매출이나 유입 인구 조사를 진행 중인데,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의 롤 모델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스튜디오 대담-박홍기 사회부장의 주민투표에 부쳐, 진경호의 시사 콕-사재출연 이어 가려면, 재해보험 가입 늘리려면, 추석 선물에 판도 변화, 투혼의 파이터로 불러 달라, 손형준의 눈-금보다 값진 땀 등이 방영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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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공공보건정책관 양병국 ■방위사업청 ◇서기관 승진 △박정은 홍미루 황양운 김재식 이창호 김낙진 김달호◇기술서기관 승진△조우현 박정근 강정훈 ■농촌진흥청 ◇전보 △연구정책국 연구정책과장 이진모△기술협력국 국외농업기술팀장 서세정△국립식량과학원 기획조정과장 김욱한△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장 서장선△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장 유용희<국립농업과학원>△작물보호과장 고현관△농업미생물팀장 김완규△농업재해예방과장 이용범◇승진 <국립식량과학원>△전작과장 권영업△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소장 박광근<국립축산과학원>△동물유전체과장 성환후△가축유전자원시험장장 양보석 ■도로교통공단 ◇전보 <본부>△방송기술국장 변생효[처장]△경영기획 이원영△경영평가 엄원상△안전기획 노희철△공인검사 손원일△신호운영 김종갑△통합DB 김태정△면허기획 김영준△회계 양노숙△관재 서성익<지부장>△충북도 장영채△제주특별자치도 김우철 ■인천항만공사 ◇1급 승진 △경영지원팀장 이범란△인천신항건설TF〃 함성진◇2급 승진△시설관리팀 최용섭◇3급 승진△갑문운영팀 이민재 ■코레일네트웍스 △전략사업본부장 임채화△경영지원실장 최진욱△고객센터장 탁거상<처장>△SI전략 이성옥△다원사업 김용호△주차관리 송명민△주차사업 변준근△역무사업 정문영△정보사업 권순철△CS혁신(감사처장 겸직) 송홍하△기획인사 김욱일△재무 김덕중 ■코레일유통 △대표이사 사장 정대종 ■서울예대 △부총장(기획조정실장 겸임) 정중헌△교학운영처장 조현철△예학지원〃 김호동 ■연합뉴스 △논설위원실 주간 조성부△마케팅국 TV마케팅부장 김오성 ■동아일보 ◇승진 및 승격 △편집국 부국장급 전문기자 서영수◇부장급△사업국 스포츠사업팀장 이지훈△재경국 구매관재〃 강승호△편집국 채널A 파견 천광암△〃 광주호남지사장 김광오△고객지원국 지원팀 발송파트장 정용수△〃 전략팀장 류병생◇전보 <부장급>△논설위원 이형삼△편집국 인천지사장 박선홍△출판국 전문기자 이정훈△〃 전략기획팀 이미숙△광고국 최수묵△미디어연구소 성하운 ■한국일보 △주간한국국 국장직대(부장) 박종진△광고국 주간한국광고부장 박진석 <한국일보미디어그룹> ◇HMG퍼블리싱 △대표이사 사장 이상석△포춘코리아 발행인(상무) 송태권△골프매거진 발행인 김종렬 ■경향신문 △광고국 광고영업총괄 최병탁 ■아시아경제신문 △사장실장 정재형 ■조선매거진 △미디어사업본부장(국장대우) 이창희△경제미디어본부 이코노미플러스 광고팀장(부장) 김영권 ■동부생명 ◇부사장 △경영지원실장 이원혁◇상무△자산운용팀 황승현◇차장△DM사업부 김영 ■동부화재 <사업본부장>△부산 문수원△대구 정일표△충청 노삼식 ■알리안츠생명 ◇부장 △리스크관리 김영필△MM기획 김유성△고객전략운영 조수진 ■LIG투자증권 △대구지점장 한천철 ■현대증권 △중부지역본부장 서용석<지점장>△평택 이길우△시화 이동윤△안양 안준수 ■대한생명 ◇부서장 전보 △변화혁신팀장 김경호△인사〃 김현철△법무〃 문정근◇지원단장 전보△명동 유용식△신촌 김종희△제주 백종국△서울 안현수△강릉 최돈도△여수 김대연△구미 김형우△서면 오세창△마산 이영찬△울산 윤재수 ■현대해상 ◇상무 승진 △경남지역본부장 강용찬△보상1〃 박주식◇임원 전보△보상업무부문장 이성적△경인지역본부장 김흥동△마케팅〃 박덕용△부산지역〃 노재준△준법감시인 전세영◇부장 승진△대구경북본부지원부장 여환소◇부장 전보 <보상서비스센터장>△울산 임현묵△대전 김영욱<사업부장>△대구 전경원△전북 김도회△진주 엄동엽△동부 김한민△성남 허준<지원부장>△보상 박운재△호남본부 홍성학<부장>△장기업무 이상재△보험수리 홍사경◇현대C&R 임원 선임△외주사업본부장 민원표◇현대손해사정 임원 전보 및 선임△보상1본부장 나병호△보상2〃 장천운△보상3〃 이일복△관리담당 주계훈△보상지원담당 이상재◇현대HDS 사장 및 임원 선임△대표이사 임창식△경영지원본부장 김수길◇하이카손해사정 임원 전보 및 선임△손해사정부문장 신남조△보상2본부장 김병호△보상1〃 이효관△경영기획〃 김덕철◇하이카다이렉트 임원 전보 및 선임△감사 이종석△고객서비스본부장 황규진△경영지원〃 김영수◇하이캐피탈 상무 승진△채권관리본부장 강형철 ■한영회계법인 ◇임원 승진 △부대표 김교환△상무 주정호 박상욱 전상훈 유정훈 장홍래 김동우 장성규 이정욱 오원석 배영로 ■KB데이타시스템 ◇본부장 승진 △경영지원본부 김우성◇부장 승진△경영지원부 김용태 ■코엑스 △서비스지원본부장 신윤균 ■TG삼보컴퓨터 ◇상무 △마케팅&컨슈머영업실 우명구△커머셜영업실 김상용△기술연구소 변성준
  • 30일 개봉 독립영화 ‘도약선생’ 주연 박혁권

    30일 개봉 독립영화 ‘도약선생’ 주연 박혁권

    “얼굴은 본 것 같다는데 이름은 모르세요. 그러니까 무명 배우죠. 조금씩은 나아지는 것 같아요. 인생 전체의 큰 그래프를 봤을 때는 원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거죠.” 대뜸 무명 배우란다. “제가 뭐든지 좀 늦는 편이에요.”라고도 했다. “운전면허는 3년 전에 땄고 결혼은 못 했어요. 폰뱅킹, 자동이체는 불안해서 못 하고 휴대전화는 지금도 017이에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한참을 돌아서 23살에 서울예대에 들어갔다. 영화배우로 데뷔한 건 33살 때인 2004년이니 출발은 한참 늦었다. 그런데도 초조한 기색은 없다. 최근 충무로의 ‘신 스틸러’(주연 못지않은 명연기를 펼치는 조연)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편 독립영화계에서는 ‘큰 배우’로 입지를 굳힌 박혁권(40) 얘기다. ‘혜화, 동’, ‘시선 너머’에 이어 그가 주연한 또 다른 독립영화 ‘도약선생’이 오는 30일 개봉한다. 독립영화계의 스타 감독으로 불리는 윤성호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에서 “장대높이뛰기의 목적은 높은 곳,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신을 만나 답을 듣고 내려오는 것”이라고 외치는, 엉뚱한 장대높이뛰기 코치 전영록 역을 맡았다. 박혁권은 최근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수지 아빠로, ‘마이 프린세스’에선 김태희 아빠로 출연한 데 이어 9월 방송 예정인 미스터리 사극 ‘뿌리깊은 나무’에도 캐스팅되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압구정동 카페에서 박혁권을 만났다. ●충무로의 ‘주연같은 조연’ 부각 →윤성호 감독과는 ‘은하해방전선’(2007) 등 벌써 4편이나 같이 작업을 해서 ‘윤성호의 페르소나’란 얘기도 있는데. -실은 6편을 같이 했다. 윤 감독이 서강대 다닐 때 처음 찍은 단편 ‘삼천포 가는 길’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 ‘졸업영화’도 같이했다. 처음 만난 건 연극을 하던 2001년쯤인데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고 싶어서 공부한다는 기분으로 단편영화 오디션을 봤다. 윤 감독이 부르면 웬만하면 다 한다. →10년을 지켜본 윤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처음 ‘삼천포 가는 길’ 시나리오를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똘똘한 친구의 느낌이었다. 그땐 내가 잘 풀리면 윤 감독을 끌어 주고 유학 보내 공부도 시키고 싶었다. 그런데 굳이 내가 안 끌어 줘도 잘하고 있더라. →최근 2년 동안 ‘가족계획’ ‘혜화, 동’ ‘도약선생’ 등 독립영화를 8편이나 찍었다. -음… 식당으로 치면 가게 문을 연 지 오래됐으니까 지나가다 우연히 들른 손님도 있고, 한 번 들른 손님이 또 먹어 볼까 하고 찾는 거랑 비슷하다. 웬만하면 하는 게 예의다. 물론 내가 작은 영화에 출연할 때는 몸값을 동결시킨 영향도 있을 거다. 단편은 담배 1보루, 독립영화는 기름값만 받는다(웃음). →‘도약선생’도 기름값만 받았나.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의 제작 지원도 받고 해서 여건이 빡빡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기름값에다 몇 달치 월세도 챙겼다. 하하. →인터뷰를 보고 제작자들이 ‘누구 영화는 기름값만 받고, 누구는 월세도 얹어 받느냐.’고 따지겠다. -그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라고 매니지먼트 회사에 들어온 것 아닌가(웃음). →옛날 얘기 좀 해 보자. 어쩌다가 1971년생이 94학번이 된 건가. -고등학교 2학년을 딱 이틀 다녔다. 가출하면 보통 1주일쯤 지나 돈이 떨어져 집으로 가는데 난 레스토랑 웨이터 같은 일을 계속했다. 몇 년을 그렇게 살다가 1993년에 산울림 소극장 단원 모집 광고를 봤다. 고교 때 연극반을 했지만, 기본기가 없어서 힘들었다. 뭐가 이상한지는 아는데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모르니까 주눅이 들고 많이 울었다. 1년쯤 지나 제대로 해봐야겠다 싶어 서울예대에 진학했다. →배우를 직업으로 삼겠다고 결심한 건 언제부터인가. -2002년 극단 학전의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했는데 김민기 선생님의 기대치에 못 미치니까 너무 힘들었다. 그 뒤로 고(故) 박광정 선배가 만든 파크라는 극단에 2년쯤 있었다. 뮤지컬을 주로 했는데 전체 연습이 끝나고 혼자 두 시간씩 더하고 그랬다. 연기하는 재미를 처음 느꼈다. ●드라마·사극으로 활동 반경 넓혀 →한참 재미를 느낄 때라면서 왜 영화로 옮겼나. -연극을 할 때는 영화·TV는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영화를 선택하게 됐을 때는 TV 드라마는 절대 안 한다고 했다. 그런데 결국 다 하게 됐다. 내가 줏대가 없다(웃음). →상업영화 데뷔작 ‘시실리 2㎞’(2004)의 빡빡머리 조폭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오디션을 봤다. ‘지금부터 소승과 눈을 마주치는 분들은 사바세계와 안녕입니다~ 지금 저를 보셨죠. XX님아~’란 대사를 읽었는데 심사위원 뒤에 앉아 있던 사람이 데굴데굴 구르더라. 알고 보니 임창정씨였다. 다음 날 형의 소속사에서 같이 해보자고 전화가 왔다. 형이 은인이다. 그런데 ‘시실리 2㎞’ 이후로도 잘 풀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대접은 달라졌다. 영화사에 프로필을 건네러 가면 전에는 힐끗 쳐다보고 ‘거기 놓고 가세요.’라고 했는데, 이후로는 ‘아~ 그분이시구나. 녹차 드실래요, 커피 드실래요.’라고 묻더라(웃음). →풀릴 듯 풀릴 듯하면서도 잘 안 풀린 것 같다. -인생에 기회가 세 번 온다는데 ‘시실리 2㎞’는 그냥 지나갔다. 그 다음이 드라마 ‘하얀거탑’(2007)이다. ‘국경의 남쪽’(2006)을 하고 나서 안판석 감독님이 드라마를 한다길래 평범한 안부 인사를 가장해 전화를 드렸다(웃음). ‘하얀거탑’이 끝나고 영화판으로 돌아오니 알아서 출연료를 2배 올려 줬다. →드라마와 상업영화, 독립영화를 넘나들고 있다. 어떤 현장이 가장 편한가. -상업영화가 주문을 받아 그대로 찍어 낸다면 독립영화는 같이 창작하는 재미가 있다. 드라마는 호흡이 너무 빨라서 힘들다. 내가 워밍업이 오래 걸리는 스타일이라 NG 내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늘 있다. 역으로 그래서 재밌을 때도 있다.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도전하는 재미가 있다.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안정된 수입과 인지도다(웃음). 직업이니까 돈 얘기하는 게 창피할 건 없다. 지금은 월세를 살고 있는데 전세로 옮기고, 내 집도 있으면 좋겠다. 가장 좋아하는 배우가 로버트 드니로와 신구 선생님이다. 그분들은 기복이 없다. 어떤 역을 맡아도 3루타 이상은 때린다. 절대 삼진은 안 당한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부고]

    ●정석천(전 서울신문 출판판매부 차장)씨 모친상 14일 충북 영동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43)740-9544 ●노재찬(화순중 교장)창준(바텍 회장)씨 모친상 장경숙(영암 도포초 교사)정성희(동아일보 논설위원)씨 시모상 김건중씨 장모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 (02)3410-6914 ●홍승일(코리아중앙데일리 편집부국장 겸 경제산업부장)승철(KBS 라디오편성 PD)승혜(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과 교수)씨 모친상 김승미(서울예대 연극과 교수)씨 시모상 14일 서울대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2)2072-2011 ●조용환(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 공보실장)씨 모친상 13일 전북대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63)250-2451 ●고진탁(대용 베트남법인장)진헌(진영 대표)씨 부친상 기우일(한국아이티감리 전무이사)씨 장인상 14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16일 낮 12시 011-211-6581 ●김재한(오픈그린 대표)씨 모친상 조중인(SITC 상무이사)씨 장모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02)3010-2294 ●이완영(전 네슬레 전무)의석(유니온이비인후과의원 원장)광석(부산아이파크 축구단 대표이사)씨 모친상 이윤정(머니투데이 더벨 기자)재혁(한림대 성심병원 의사)윤지(에이스생명보험)재원(국제변호사)지원(맥쿼리보험증권 대리)이미연(LG CNS)씨 조모상 1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8시 (02)3010-2230 ●최주식(LG유플러스 4G사업추진단 전무)상호(삼성엔지니어링)윤식(농협중앙회)씨 부친상 14일 부산 동래봉생병원, 발인 16일 오전 6시 30분 (051)531-2801 ●이점상(세무법인 정상 부회장)범상(포토하우스 대표)씨 부친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6시 (02)3410-6903
  • “중독성 있는 공연… 감정 연기 즐거워”

    “중독성 있는 공연… 감정 연기 즐거워”

    ‘헤드윅’. 남자배우 4명(조정석, 최재웅, 김동완, 김재욱)이 번갈아 주인공을 맡는 뮤지컬이다. ‘미모’도 용호상박이고 연기 색깔도 저마다 개성 있다. 대략 난감. 누구를 인터뷰해야 하나. ‘공연 좀 보러 다닌다.’는 사람들에게 추천을 부탁했더니, 의외로 압도적인 답변이 나왔다. “헤드윅의 정석은 뭐니뭐니 해도 조정석이지.” ●“내가 봐도 예쁠 때 있어… 남성 관객이 엉덩이 만지기도” 인터뷰에 앞서 공연을 봤다. 왜 사람들이 그를 ‘뽀드윅’(뽀얀 피부와 애교 넘치는 발랄함에서 비롯된 애칭)이라고 하는지 단박에 느낌이 왔다. “분장한 모습을 보고 스스로도 예쁘다고 느낀 적이 있다.”는 조정석(31). 동반 캐스팅된 김동완(그룹 신화 출신)이 “헤어진 여자친구와 닮아 깜짝깜짝 놀란다.”고 고백했을 만큼 그는 예쁘다. 몸 동작도 요염하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는 폭발적이다. 그를 지난달 23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헤드윅’만 벌써 세 번째입니다. 2006년, 2008년, 그리고 올해…. 중독성이 있는 공연이에요. 계속 하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컨트리나 블루스 등 (극 중) 노래들도 참 좋아요.” 그는 뮤지컬 배우 송용진(200회 이상) 다음으로 ‘헤드윅’을 가장 많이 한 배우다. 헤드윅은 성 전환 수술에 실패한 동독 출신의 트랜스젠더 가수 이름이다. 한마디로 정체성 혼란을 겪으며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영혼이다. 감정 표현이 쉽지 않은 캐릭터라는 뜻이기도 하다. “배우는 감정 노동을 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좀 예민한 편이라 힘든 느낌은 없어요. 작년에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우울한 소년(모리츠) 역할을 맡았는데 그때도 오히려 즐겁고 잘 맞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아픔, 슬픔, 이런 감정선을 관객들이 읽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척 즐거워요.” ●“몰입은 힘의 원천… 양면성 있는 영화 캐릭터 해 보고 싶어” 정작 그 자신은 시원시원하게 얘기하지만 작품 속에서 갖는 헤드윅의 비중은 무겁다. 주인공이 공연 진행과 노래를 도맡아 2시간가량 끌고 가는 콘서트형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객은 헤드윅이 웃으면 따라 웃고, 화를 내면 같이 분노한다. 객석을 동화시키는 ‘힘의 원천’을 물었다. “헤드윅이라는 인물에 100% 몰입하는 것?(웃음) 일단 무대에 올라가면 조정석이 아닌, 헤드윅에 철저히 집중합니다. 그러다 보면 버림받은 헤드윅의 분노, 삶의 슬픔, 이런 느낌이 본능적으로 전해져 와요.” 재미있는 일화도 많다. “관객 의자 팔걸이에 걸터앉아 노래를 부르며 야한 몸동작을 하는 대목이 있는데 언젠가 한번은 남성 관객이 제 엉덩이를 만져 무척 당황한 적이 있어요. 지금은 노련해져 웬만해서는 당황하지 않습니다(웃음). 아, 브래지어 속에 넣은 토마토를 끄집어내 던지며 절규하는 장면이 있는데 토마토가 없어져 혼난 적도 있어요.” 그는 2004년 데뷔했다. 8년째 뮤지컬 배우로 살면서 눈물 삼킨 날도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家長)이라 늘 뭔가에 짓눌리는 느낌이 있고, 단독 주연(원 캐스팅) 공연을 할 때는 모든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입니다. 가장 힘든 건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입니다.” 그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뮤지컬, 연극, 드라마를 종횡무진 오가고 있는 조정석. 일흔 넘은 어머니가 “우리 아들이 배우야.”라고 주위에 자랑할 때 무척 행복하단다. 그에게는 목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영화배우다. “원래 꿈이 영화배우였어요. 서울예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것도 그 때문이고요. 제 공연을 본 어떤 기자 분이 트위터에 ‘조정석 심장에는 마그마가 있는 것 같다. 끓어오르는 에너지로 그가 사이코패스 역할을 하는 것을 보고 싶다’라고 올렸는데 양면성이 있는 캐릭터로 영화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뮤지컬 ‘헤드윅’은 8월 21일까지 서울 삼성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 5만~6만 5000원. (02)3404-4311.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권진원, 햇살 가득한 봄 ‘분홍 자전거’ 타고 5년 만에 짠~

    권진원, 햇살 가득한 봄 ‘분홍 자전거’ 타고 5년 만에 짠~

    ‘살다 보면’,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를 부른 가수 권진원(45)이 ‘분홍 자전거’를 타고 5년 만에 대중 앞에 다시 섰다. 7집 앨범 ‘멜로디와 수채화’를 내놓은 것이다. 타이틀 곡인 ‘분홍 자전거’는 종전 히트곡 ‘해피 버스데이 투 유’를 연상시킨다. 그만큼 경쾌하고 예쁜 동화 속의 한 장면 같다. 햇볕이 한결 따뜻해진 지난달 31일 서울 태평로의 한 카페에서 권진원을 만났다. “일곱 번째 앨범이니 이젠 담담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데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요. 5년이란 긴 시간 끝에 준비한 앨범이라 더 그런가 봐요. 브로콜리너마저 등 후배 가수들이 트위터에 제 앨범에 관한 이야기를 남기는 걸 보면 뿌듯하기도 해요.” ●대학생 딸 생각하며 만든 ‘예쁜 걸음마’ 얼굴에 행복한 표정이 가득하다. 권진원은 1985년 강변가요제로 데뷔했다. 1988~1991년 노래를찾는사람들에서 활동하다가 1992년 솔로 1집 ‘북녘 파랑새’를 내면서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올해는 솔로로 데뷔한 지 딱 20년 되는 해다. 그래서인지 7집 앨범은 ‘봄날’ 느낌을 물씬 풍긴다. 악기 구성은 단출하고 노래는 대부분 3분을 넘기지 않는다. 권진원 특유의 힘 있고 깊이 있는 음색도 여전하다. 군더더기 없는 노래들이 한폭의 깔끔한 수채화를 만들어낸다. ‘멜로디와 수채화’라는 앨범 제목이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10곡의 자작곡 가운데 2곡은 보컬 없는 반주곡이다. 그중 ‘예쁜 걸음마’는 대학생 딸을 생각하며 만들었단다. “지금은 대학생인 딸아이가 돌을 갓 지나서 걸을 때가 떠오르더라고요. 정말 예뻤거든요. ‘이리 온’ 하면 뒤뚱거리며 걸어오는 게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그때를 생각하며 멜로디를 만들었습니다.” ●세곡 노랫말 남편이 쓰고… “부부는 일심동체” 남편(유기환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교수)이 앨범 작업에 참여한 것도 흥미롭다. ‘멜로디와 수채화’ ‘첫사랑’ ‘분홍자전거’ 세곡의 노랫말을 유 교수가 썼다. “부부가 일심동체이긴 한가 봐요.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지라 자연스럽게 곡 작업을 함께 하게 됐어요.” 권진원은 지난해부터 대학 강단에도 서고 있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교수다. 제자들은 새 앨범이 나오자마자 “교수님, 자랑스러워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든든한 팬을 자처한다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음악 작업의 연장선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노동이란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늘 즐겁고 몰입하게 됩니다.” 한국 포크록의 대표 주자답게 최근의 ‘세시봉 열풍’에 대해서도 반색했다. “이야기가 많이 담긴 포크 음악이 재조명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게 반가워요. 다만, 잠깐의 열풍이 아닌 지속적인 사랑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후배들도 포크 음악을 계속 지켜줬으면 좋겠고요.” 그는 오는 5월 ‘친정’ 같은 대학로 학전 무대에서 단독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장진표 웃음 100배 강해졌다”

    “장진표 웃음 100배 강해졌다”

    9일 경기 안산에 위치한 서울예술대학 예장홀에서 영화감독 장진이 아닌, 연극 감독 장진(40)을 만났다. 2002년 연극 ‘웰컴 투 동막골’ 이후 9년 만에 창작극 ‘로미오지구착륙기’를 들고 친정인 연극판으로 돌아왔다. 그가 몸 담았던 서울예대 연극 동아리 ‘만남의 시도’ 30주년 기념 공연이기도 하다. 이 동아리는 장 감독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정재영·신하균, 개그맨 이휘재·김현철·표인봉 등을 배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로미오지구착륙기’는 오는 16일부터 5일간 서울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직접 쓴 희곡을 무대에 올리기는 ‘웰컴 투 동막골’ 이후 9년 만이다. 최근 작 ‘퀴즈쇼’ 등 영화감독으로 한창 이름을 날리다가 연극판으로 다시 돌아온 특별한 이유가 있나. -새로운 희곡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건 늘 부담이자 스트레스였다. 희곡은 내게 숙제와도 같다. 학창 시절 학과 공부보다 더 열심히 했던 게 동아리 활동이다. 89학번, 이른바 민주화 끝세대다. 케케묵은 수업보다 황정민, 정재영 등 예술가적 기질을 지닌 선후배들과 창작극을 만드는 게 더 좋았다. 선후배들이 나를 믿고 30주년 기념작을 맡겨 줘 기쁘다. →연극 제목이 독특하다. -미확인물체(UFO)가 재개발 예정인 한국의 달동네에 떨어지면서 내 집 마련 꿈이 흔들리는 서민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사회 지도층은 세계의 눈이 한국에 집중됐다며 좋아하지만 서민들은 재개발이 취소돼 그저 우울할 뿐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니 동계올림픽 유치니 사활을 걸지만 정작 서민들은 먹고살기 어려워하는 그런 이면을 풍자하고 싶었다. →극 중 UFO가 한국에 떨어진 것을 두고 대통령이 “그 많은 선진국들을 내버려 두고 우리나라에 UFO가 왔다. 백악관이랑 통화했는데 오 대통령도 UFO를 미국 항공우주국(NASA)으로 옮길 수 있느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부터 조속히 끝내고 이야기합시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나온다. 장진표 블랙 코미디 코드가 훨씬 강해진 느낌이다. -영화보다는 풍자 코드가 100배 더 날카로워진 게 사실이다. →적나라한 대사에서 관객들은 창작물과 현실의 경계를 묘하게 넘나들게 될 것 같다. -그렇다고 작품을 통해 현 정권과 대통령을 비난하고 싸우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대통령은 풍자극에 나오는 작은 오브제일 따름이다. 대중들이 대통령을 소재로 농을 걸면 즐거워한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보다 대통령이 우리에게 조금 편해진 시대 아닌가. →UFO가 상징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희망이 없어진 세상에서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허무맹랑하게 꿀 수 있는 꿈 자체다. 사람들은 세상에 없는 것을 찾는다. 그것이 곧 희망이자 꿈이다. →연극에서 보기 드물게 공상과학(SF) 요소를 접목시켰다. ‘서민 SF’로도 불리는데. -SF는 어찌 보면 말장난이다. 작품을 새롭게 바라보는 일종의 태그(키워드) 문장으로 보면 된다. SF가 매력적인 까닭은 미래에 관련된 짐작이나 예언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 현 상황을 돌파해 나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SF가 아니라 SF적인 이야기다.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렇다. →영화와 연극 연출, 어떤 점이 다른가. -영화는 시공간의 자유로움을 준다. 감독의 절대적 매력이 투명되는 이른바 감독 예술이다. 반면 연극은 배우 예술이다. 연극 첫 공연이 올라갈 때면 늘 배우들에게 “나는 이제 작품과 안녕이다. 이제부터는 너희들의 무대다. 마음껏 해라.”라고 말한다. 연극은 또 며칠밖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공연이다. 상업적인 (흥행)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맘이 편하다.(웃음)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네가지 이야기가 향한 하나의 진실

    네가지 이야기가 향한 하나의 진실

    “한국 작가의 작품이란 사실이 놀랍고도 자랑스럽다.” “독특하고 신선한 느낌에 외국의 장르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난해 9월 나온 첫 단편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으로 이처럼 열화와 같은 독자 반응을 얻은 소설가 최제훈(38)씨가 첫 장편소설집 ‘일곱 개의 고양이 눈’(자음과모음 펴냄)을 펴냈다. ‘퀴르발’은 신인 작가의 소설로는 드물게 초판이 한 달 만에 매진됐으며, 동인문학상 최종심 후보작에도 올랐다. 프랑켄슈타인, 셜록 홈스, 드라큘라, 마녀 등 우리 문학에는 잘 등장하지 않는 소재로 새로운 시각의 소설을 선보였던 최씨는 첫 장편 ‘일곱 개’에서도 ‘픽스업’이란 다소 생경한 장르를 선택했다. ‘픽스업’은 공상과학소설(SF) 등 해외 장르 소설에서 유래한 형식으로 개개의 단편소설이 묶여 하나의 작품이 되는 소설 형식이다. ‘일곱 개’는 네 개의 고유한 개성을 가진 중편 소설이 모여 하나의 장편 소설로 승화된다. 책에 가장 먼저 실린 중편 ‘여섯번째 꿈’은 연쇄살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모인 인터넷 카페 ‘실버 해머’의 회원들이 주인공이다. 회원들은 ‘악마’라는 이름의 인터넷 카페 주인의 초청으로 산장에 초대된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밤 연쇄살인에 대해 이야기하던 주인공들은 각자의 방으로 흩어지고 첫 번째 살인의 희생자가 발견된다. 초대된 카페 회원들은 공포 속에서 한 명씩 죽어나가는데…. 연쇄살인의 주인공은 그 어떤 추리소설에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희귀한 존재로 소설을 덮고 나서도 묘한 여운을 불러일으킨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최제훈은 곧바로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진학했다. 2007년 단편 소설 ‘퀴르발’로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받으면서 서른네 살에 등단했다. 문창과를 졸업한 최씨는 대학교 교직원으로 4년간 일했다. 보험회사 직원으로 일했던 프란츠 카프카처럼 소설 쓰기에 유리한 직업으로 택한 일이었다. 하지만 창작과 일을 병행한다는 게 쉽지 않아 결국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글쓰기에만 몰두한 지 일 년 만에 신인문학상을 받게 된다. 기존의 한국 소설과는 다르다는 평에 대해 최씨는 “어릴 때부터 소설 읽기를 좋아해 이것저것 읽다 뒤늦게 쓰기 시작해 자유롭게 써서 그런 듯하다.”고 설명했다. 첫 단편소설집과 첫 장편 모두 ‘메타 픽션’(작가가 자신의 서술을 되돌아보고 의심하는 자의식적 서술. 이야기 속의 이야기)적 요소가 있지만 결코 ‘집착’이 아니라고 그는 강조한다. ‘퀴르발’에서는 소설 속에 등장한 인물들이 모두 모여 한바탕 수다를 떨기도 하고, ‘일곱 개’에서는 각각의 중편 소설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확장과 반복을 거듭한다. “다양한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다음에는 더 다양한 소재를 어울리는 스타일로 쓸 작정입니다. 지금은 책을 읽고 준비하는 과정으로 올 하반기부터 문학과지성사의 웹진 ‘문지’에 소설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차분하게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는 최씨는 첫 장편 ‘일곱 개’에 또 다른 실험도 가미했다. 네 개의 중편소설 앞머리에 QR 코드를 삽입해 소설에 어울리는 음악과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음악은 최정우씨가 작곡·연주했으며 영상은 4명의 삽화가 등이 참여해 만들었다. 국내 소설로는 최초의 시도다. 강력하고 마력적인 이야기로 단숨에 독자를 사로잡은 최씨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이야기꾼인지도 모른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라임과 난 닮은꼴… 인생에 마법 같은 순간 오더라”

    “라임과 난 닮은꼴… 인생에 마법 같은 순간 오더라”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여주인공 길라임이 사는 월세 30만원짜리 옥탑방이 남 이야기가 아니고, 아빠가 일찍 돌아가셔서 3남매가 엄마와 어렵게 살았습니다. 인생에는 마법 같은 순간이 오는데 그때 준비된 사람은 자기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것 같아요.“ ●동화책 살 돈 없어 공상하며 동시 써 안방극장 시청자를 로맨틱 판타지의 마법으로 홀려 놓은 ‘시크릿 가든’의 김은숙(39) 작가는 16일 드라마 결말에 대해 “사실 지금껏 내가 해피엔딩을 안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둘의 영혼이 처음 바뀔 때 깔린 복선 때문에 누군가 죽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 것 같은데 후반에 길라임(하지원)이 자동차 스턴트를 하다 사고를 당하는 것을 염두에 둔 내용이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강원 강릉시 강일여고를 졸업한 김씨는 어린 시절 책 살 돈이 없어서 동화책을 못 읽었다고 한다. 대신 공상을 많이 했고, 가난한 일상뿐이라 일기 대신 써 간 동시를 칭찬해 주신 선생님 덕분에 작가가 될 결심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한 그는 신경숙 작가의 책을 많이 읽었다. 신경숙처럼 되려면 그가 졸업한 대학교에 가야한다는 생각에 1997년 스물다섯에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졸업하고는 막막했다. 신춘문예는 낙방하고,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로에서 희곡을 썼다. 낙향해야 하나 고민할 때 드라마를 써 보라는 제안이 들어왔고, 이제는 회당 3000만원을 받는 스타 작가가 됐다. 김 작가에게 “주원(현빈)이 죽는 거야? 죽이기만 해 봐 이혼할 거야!”라고 위협(?)하는 그의 남편은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끝내고서 필리핀으로 여행 갔다가 만났다. 현지에서 바를 경영했던 지금의 남편과 열렬한 사랑 끝에 2006년 결혼했는데 이러한 경험은 드라마 주인공의 알콩달콩한 연애에 녹아난다. ●남편과의 연애 에피소드 드라마에 담아 “내가 꾀어서 남편과 결혼했다.”는 김 작가는 “김주원이 ‘네 꿈속은 왜 그리 험한 건데.’라며 꿈꾸는 길라임의 미간을 눌러주는 내용은 우리 부부 이야기”라며 웃었다. 현빈이 2005년 출연한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의 각본을 썼던 김 작가는 “당시 딱 한번 만나고 이번에 다시 만났는데 그 사이 소년이 남자가 돼 있더라.”며 “드라마 첫 미팅 때 너무 말이 없어 숫기가 없는 줄 알았는데 1~4회 촬영분을 편집실에서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생각했던 김주원을 완벽하게 연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길라임 역의 하지원에 대해서도 “잠을 못 자는 빠듯한 일정에 어쩌다 한 시간 휴식 시간이 나도 30분 씻고 30분 운동을 하고 나온다. 자면 얼굴이 붓는다며 30분간 줄넘기를 하고 나오는 이 배우를 어찌 예뻐하지 않을 수 있느냐.”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아쉬움 속에 드라마 집필을 끝낸 그이지만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와 ‘좋은 드라마’ 사이에서 여전히 고민을 놓지 못한다. 김 작가는 “누군가 ‘시크릿 가든’이야말로 진정한 ‘막장 드라마’라고 하던데 참 속상하죠. 사람들이 보고 즐거워하면 그게 좋은 드라마일까요?”라고 자신과 시청자에게 동시에 질문을 던졌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2010년 올해의 문화인] 뮤지컬 음악감독 1호 박칼린, 하모니 리더십 1호로

    [2010년 올해의 문화인] 뮤지컬 음악감독 1호 박칼린, 하모니 리더십 1호로

    “2010년은 뜻밖의 행운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내년에도 도전을 계속해야죠.” 서울신문이 문학, 연극, 영화, 미술, 대중문화 등 각계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의 문화인’으로 뽑힌 박칼린(43) 음악감독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표가 골고루 분산된 속에서도 5명에게서 ‘몰표’를 받은 그는 “동네 슈퍼마켓에서 상품 라벨 읽기를 너무 좋아하는데 (알아 보는 사람이 많아) 휴대전화로 찍어 집에 가 읽는 것만 빼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덤덤히 웃었다. “설령 틀렸을 지언정 소홀히는 하지 않는다는 게 (스스로 자부하는) 유일한 자랑거리”라는 박 감독. ●“사람들은 박칼린에게 두번 놀란다” 한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첼로를 전공하고, 한국에서 국악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국내 뮤지컬 음악감독 1호’다. 사람들은 처음에 그의 이국적인 외모에 놀라고, 음악에 대한 치열하고 치밀한 열정에 두 번 놀란다. 오합지졸 아마추어 연예인 합창단(‘남자의 자격’)을 전국합창대회 장려상에 올려놓은 ‘박칼린 리더십’은 말 그대로 올 한 해를 강타했다. 각종 인터뷰는 물론 강연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가 쓴 에세이는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그가 기획한 뮤지컬 ‘아이다’는 인터넷 예매사이트에서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모 은행의 TV 광고 모델로 뽑혀, 은행 광고 모델로는 처음으로 ‘소비자 호감도 1위’에 올랐다.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도 선정됐다. 내년에는 연극 연출가 데뷔도 앞두고 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상대적으로 덜 대중적인 뮤지컬 분야에서 가히 아이돌에 비견될 만한 인지도를 얻었다는 것은 단순한 대중적 인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면서 “특히 40대 여성이 리더십만으로 롤 모델이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자애롭고 강인하며 진정성 있는 리더십”(조혜정), “소신을 갖고 땀으로 일궈나가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인물”(장근수)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 뒤를 이은 9인조 걸 그룹 소녀시대(3표)는 2007년 데뷔 이래 ‘지’(Gee), ‘소원을 말해봐’, ‘오!’(Oh!), ‘훗’(Hoot)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올해 일본에까지 진출, 일본 오리콘 차트를 석권했다. “신 한류 붐의 첨병”(이헌석), “설명이 필요 없는 걸 그룹”(이용철), “국내와 해외를 넘나드는 성공”(정덕현)이란 찬사가 쏟아진 이유다. ●원빈, 영화배우로는 유일하게 ‘톱3’ 진입 공동 3위에 오른 고(故) 법정 스님과 앙드레 김, 이창동 감독(56), 영화배우 원빈(33)은 각각 2표씩 얻었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법정 스님은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 소유와 무소유를 둘러싼 우리의 현실, 욕망의 부질없음을 묵언으로 가르쳐주신 인물”(문태준)이란 점에서, 앙드레 김은 “외길 인생에서 정상을 차지했던 인물…사후에도 죽지 않은 사람으로 남아 있을 것”(강태규)이란 헌사를 각각 받았다. 영화배우로는 유일하게 ‘톱3’에 포진한 원빈은 “한국영화가 어려운 시점에 맨 파워를 과시해준 배우”(이동연), “올 한해 영화계에서 가장 중요했던 인물”(이상봉)로 인정받았다. 1표를 얻은 이들은 무척 많았다.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기준이 ‘형형색색’임을 말해준다.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객관식 ‘보기’를 제시하지 않은 탓도 커 보인다. 올해 대중음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슈퍼스타K’(슈스케). 이 열풍의 한가운데 있는 허각(25)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 슈스케 열풍의 중추이자 상징”(임진모)이란 평가가 나왔다. 지난 11월 요절한 1인 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본명 이진원)도 꼽혔다. “유명한 뮤지션도, 수많은 히트곡을 낸 가수도 아니었지만 시대의 문화를 직접 노래했던 싱어송라이터”(이상용)라는 추모가 나왔다. 탤런트 정보석(48)과 강은경(39) 작가도 “드라마 ‘자이언트’를 통해 악인 연기에 악마성을 입체화시켰다.”(윤석진),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열풍의 일등공신”(고영탁)이라는 이유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국악인 김성녀는 “마당놀이 30년 인생은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전정옥), 클래식 작곡가 진은숙은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현대음악 감독으로 임명돼 한국 클래식 역사를 다시 썼다.”(류보리)는 찬사를 받았다. 송경동 시인,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최용훈 연극연출가 등도 1표씩 받았다. 이은주·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설문조사 참여하신 분(가나다순)강유정(영화평론가) 강태규(대중문화평론가) 고영탁(KBS 드라마국장) 구히서(연극평론가) 김준기(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남무성(재즈평론가) 류보리(소니뮤직 클래식담당) 류태형(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클래식 평론가) 문태준(시인) 박현모(클래식 평론가) 성시권(대중음악평론가) 심영섭(한국영상응용연구소 대표·영화평론가) 심재명(명필름 대표이사) 유성호(한양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윤석진(충남대 국문과 교수·드라마평론가) 이동연(한국예대 한국예술학 교수·대중문화평론가) 이상민(워너뮤직 클래식담당 부장) 이상봉(패션 디자이너) 이상용(영화평론가) 이용철(영화평론가) 이종민(새에덴교회 교무국장·목사) 이헌석(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대중음악평론가) 정덕현(대중문화평론가) 조혜정(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장근수(MBC 드라마국장) 장철수(영화감독) 전정옥(연극평론가) 정준모(미술평론가) 허순자(서울예대 연기과 교수·연극평론가)
  •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3) 연극] 나이 잊은 연기혼 윤소정 ‘베스트’ 명성만 기댄 무대 아쉬워 ‘워스트’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3) 연극] 나이 잊은 연기혼 윤소정 ‘베스트’ 명성만 기댄 무대 아쉬워 ‘워스트’

    올해 최고 연극은 ‘에이미’와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로 낙착됐다. 한 해 100편 이상의 작품을 보는 8명의 연극광들은 올해 베스트 세 작품을 꼽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 두 작품에 5표씩을 던졌다. ●윤소정 주연 ‘에이미’·‘33개의 변주곡’ 베스트 톱 10 올라 ‘에이미’는 연극배우 장모와 영화감독 사위 간의 날선 대화를 통해 공연예술의 의미와 신구세대 간 갈등을 보여준 작품이다. 최용훈 연출의 견고한 연출력에 대한 칭찬도 있었지만, 특히 장모 역을 맡은 배우 윤소정에 대한 극찬이 넘쳤다. “예순이 넘어가는 나이임에도 놀랍게도 계속 발전하는 배우”(전정옥), “관객과 능숙하게 소통하는 연출도 좋지만 무엇보다 윤소정의 내면 연기가 일품”(엄국천)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말레이시아로 은퇴 이민을 떠난 일본인 부부(정재진·예수정)를 통해 현대인의 병폐를 그려낸 ‘잠 못 드는 밤은 없다’의 평은 사뭇 흥미로웠다. “현대인의 소외, 고독, 단절을 섬세하게 짚어냈다.”(허순자)는 데는 별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연출임에도 극작이 너무 매력적”이라는 평가와 “어려운 극사실주의 작품임에도 연출로 위트를 살려냈다.”는 평이 엇갈렸다. 결국 “히라타 오리자 작가와 박근형 연출은 서로 다른 개성을 보이는 인물임에도 이 작품에서만큼은 절묘하게 섞였다.”는 얘기다. 3위는 4표를 얻은 ‘1동 28번지, 차숙이네’가 차지했다. 공동 1위 원작이 영국, 일본이라는 점과 베스트 순위권의 다른 작품이 이미 이름 깨나 있는 라인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예 연출가 최진아가 직접 쓰고 연출한 이 작품이 반갑다. 자식들이 이차숙 여사에게 새 집을 지어주는 게 연극의 핵심 골격. 무대 위에 실제 집 짓는 장면을 연출해 더 화제가 됐다. 최 연출은 실제 공사판을 서너달 관찰한 끝에 대본을 완성, 사실성을 높였다. 덕분에 “살아가는 얘기를 ‘사람’이 아니라 ‘집’으로 풀어낸 연출의 시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거나 “전문 정보를 전달하는 렉처 퍼포먼스와 드라마가 잘 결합한, 희곡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참신한 작품”(이진아)이라는 호평을 끌어냈다. 베토벤 말년의 비밀을 좇는 음악학자 캐서린의 얘기를 다룬 ‘33개의 변주곡’과 안중근과 아들 안준생의 비극적 사연을 그린 ‘나는 너다’는 각각 2표씩을 얻어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33개의 변주곡’이 단독 4위에 더 가깝다. ‘나는 너다’가 얻은 두표 가운데 한표는 “예상보다는 낫다.”라는 이유였기 때문이다. ‘33개의 변주곡’은 “극본 자체는 지루한 감이 있었으나 연출의 힘, 적역배우들의 호연으로 이를 잘 극복했다.”(구자흥)는 평을 들었다. 차근호 작가의 밀도 높은 창작희곡으로 관심을 모은 ‘루시드 드림’,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작가 리홀이 미술을 통해 노동과 예술의 의미를 질문하는 ‘광부화가들’ 등도 베스트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벚꽃동산’ 해외연출가 초청 제작시스템 문제제기 반면, ‘워스트’ 선정 작업은 어려웠다. 워스트가 ‘최악이라기보다 기대에 못 미쳐 아쉬운 작품’이라는 점을 극구 강조했음에도 연극광들은 주저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연극계 현실에서 애써 노력하는 ‘연극쟁이’들의 열의를 꺾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일단 도마에 오른 작품은 ‘벚꽃동산’. 한때 국립극단 예술감독 물망에 올랐던 그리고리 지차트콥스키의 연출작이었음에도 “해외 연출가 초청 제작 시스템을 진지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문제 제기를 낳았다. 이윤택이 연출한 연희단거리패의 ‘경성스타’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친일 연극인의 모습을 그려내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연극 만세, 연극인 만세’를 외치는 점은 불편했다는 지적이었다. 강화정 연출의 ‘방문기×’도 이런 범주에 들었다. 그간 보여온 실험적 작품으로 기대치를 한껏 부풀려 놓았는데, 정작 본게임에서는 새로운 성취를 선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을 1940년대 경북 안동으로 무대를 옮겨와 재해석한 ‘왕벚나무동산’ 역시 시도는 좋았으나 몸짓과 움직임을 강조하는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스타일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는 쓴소리를 들었다. 전인철 연출의 ‘순우삼촌’은 지나치게 상투적이었다는 평을 받았으며, 예수정·서인석 등 출연진이 화려했던 ‘메카로 가는 길’은 과잉연기로 인해 좋은 희곡이 멜로물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심사위원 구자흥 명동예술극장장 구히서 연극평론가 김방옥 동국대 연극학부 교수 엄국천 한국공연예술센터 공연기획부장 이진아 숙명여대 국문학과 교수 이소선 남산예술센터 기획제작PD 전정옥 연극평론가 허순자 서울예대 연기과 교수
  • 셰익스피어 영화 무료로 즐겨요

    공짜로 셰익스피어 명작을 영화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서울 명동예술극장은 23일부터 26일까지 4일 동안 ‘셰익스피어, 영상으로 만나다’를 연다고 17일 밝혔다. ‘타이투스’(1999년작·앤소니 홉킨스 주연), ‘로미오와 줄리엣’(1996년작·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 ‘베니스의 상인’(2004년작·알 파치노 주연), ‘햄릿’(2000년작·이선 호크 주연) 등 네 작품이 차례로 상영된다. 고전적인 옛 작품보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최신 작품을 골랐다. 영화 상영은 오후 2시와 7시 30분 하루 두 차례. 저녁 때는 상영에 앞서 이용은(성신여대), 이현우(순천향대), 김미애(동덕여대), 김용태(명지대)·허순자(서울예대) 교수 등 전문가의 작품 해설도 들을 수 있다. 모두 무료다. 단, 명동예술극장 홈페이지(www.mdtheater.or.kr)에서 예약한 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받아야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톱모델’ 장윤주, 진지한 발연기 폭소 ‘예능계 샛별’

    ‘톱모델’ 장윤주, 진지한 발연기 폭소 ‘예능계 샛별’

    톱모델 장윤주가 중독성 있는 발연기로 절정의 예능감을 뽐냈다.10월 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멤버들이 7월 달력모델 촬영을 위해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밤의 꿈’ 연기에 도전했다. 그동안 멤버들의 모델 선생님으로 활약했던 장윤주도 여주인공으로 분장해 유재석, 정형돈, 정준하와 호흡을 맞추며 열연했다.달력 사진 촬영에서 최고의 모델답게 남다른 포스를 발휘하며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던 장윤주지만 이날 연극무대에서만큼은 굴욕의 연속이었다. 무대에 등장할 타이밍을 놓쳐 초반부터 아슬아슬하게 시작한 장윤주는 주인공의 이름을 외우지 못하는 실수에 이어 슬픔에 빠져 도망치는 장면에서는 어색함의 극치를 보여줬다.결국 이날 장윤주는 어설픈 눈빛과 어눌한 발음, 일관된 억양으로 최악의 발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함께 연기하는 정형돈도 장윤주의 계속되는 발연기에 웃음을 참지 못했고 급기야 자신의 순서가 아닌데도 치고 나오는 ‘돌발 애드리브’로 멤버들을 당황케 만들기도 했다.이에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등 제작진은 자막을 통해 “색깔 있고 일관성 있는 연기력”이라고 장윤주의 발연기를 호평(?)했다.한편 이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다시 보고 싶은 발연기” “캡처만으로도 웃음이 나온다. 발연기의 대가” “장윤주 서울예대 영화과 출신인데 발연기 굴욕이다” “중독성 최고” “예능샛별. 고정출연 부탁한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사진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존박 무릎베개 과거사진 "여자친구 손이 어디에?"▶ 미쓰에이 수지, 청순발랄한 시구장면 ‘순간포착’▶ ’슈퍼스타K2’ 김그림, 조PD 러브콜?…"현재 논의중"▶ 김남주, 성질머리 더러운 ‘역전의 여왕’ 골드미스 변신▶ ’신이 내린 몸매’ 신민아, 격한 겸손 "힙라인은 포토샵…"
  • [주말 데이트] 개그맨보다 더 웃기는 영화감독 장·항·준

    [주말 데이트] 개그맨보다 더 웃기는 영화감독 장·항·준

    “고혈압과 혈액 순환에 좋은 차가 뭐 있나요?” 사뭇 진지한 물음이었는데 주문을 받던 이도, 맞은 편에 앉아 있던 기자도 그냥 웃음이 터졌다.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인데, 그 속에 웃음기를 실을 줄 아는 재주를 가진 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영화감독 장항준(41)이 그렇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드라마 준비로 밤을 꼬박 지샜다며 박하향이 알싸한 민트티를 골랐다. ●‘라이터를 켜라’로 주목… 예능서 인기 한몸에 알려져있다시피 그는 2002년 화제작 중 하나인 ‘라이터를 켜라’의 감독이다.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동시에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3년 ‘불어라 봄바람’으로 ‘2년생 징크스’에 발이 걸린 뒤 “그동안 준비하던 대작 두 편이 연달아 엎어지면서” 영화판에서 소식이 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대중적 인기도는 최고다. ‘개그맨보다 더 웃기는 감독님’으로 말이다. 인터뷰 요청을 위해 처음 전화했을 때 그는 딱 잘라 거절은 못하고 “다음에 하면 안 될까요?”를 겸연쩍게 반복하기만 했었다. “아, 요즘 정말 심신이 피곤해요.” ‘프로그램에 나와달라, 책을 내자’는 제의부터 ‘얼굴 한번 보자’는 옛 동창의 전화까지 하루에도 몇 통씩 쏟아진다고 한다. 한 방송국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달콤 쌉사래한 해설로 목소리만 내비치던 그는 인기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가수 윤종신과 짝을 이뤄 체력이 부실한 AS기사 형제로 등장해 큰 웃음과 궁금증을 일으켰다. 내쳐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누비며 입담을 과시하더니 얼마 전부터 KBS2 TV의 심야 예능 프로그램 ‘야행성’의 고정석을 꿰차고 입심 좋은 개그맨, MC들 사이에서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개그맨이 아니니까 더 좋게 봐주시는 거겠죠. 그나마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식구들 먹여살리고 있습니다.(웃음)” ‘생계형 예능 출현’이라고 너스레를 떨지만 사실 그는 웃음을 주는 직업에 대해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 “개그맨들을 볼 때마다 그럽니다. 훌륭한 직업을 가졌다고. 세상에 어느 누가 암투병 중인 사람에게, 혹은 마음의 상처가 있는 사람에게 단 한 순간이라도 웃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겠습니까.” 그러면서 문화 수요자들의 이중성까지 꼬집는다. “슬픔과 눈물을 주면 카타르시스(정화)를 줬다해서 고상하네 하며 환영하죠. 그런데 개그 프로그램을 보고 실컷 웃어놓고 뒤돌아서 천대하는 경향이 있어요.” 서울예대를 졸업한 감독 지망생이었던 그가 처음 발을 내딘 곳은 사실 예능이었다. 15년 전 SBS의 ‘좋은 친구들’의 한 코너인 ‘황당 뉴스’를 맡았었다. 글만 쓴 게 아니다. 출연자가 감을 못 살리고 실수를 연발하자 무거운 카메라를 지고 있는 촬영감독이 안쓰러워 대신 카메라 앞에 서기도 했다. 코미디에 관한한 못하는 게 없는 그다. 코미디는 그에게 생활이자 삶의 방식 같은 거다. “가부장적인 권위주의, 엄숙주의를 죽을 만큼 싫어한다.”는 그는 그래서 영화감독이라는 근사한 타이틀 안에만 갇혀 있지 않았다. TV에 나와 어쩌면 주책맞을 만큼 웃고 까불어 제친다. 나잇값 하는 옷차림은 질색이다. ●차기영화도 가부장제에 ‘옆차기’ 시험을 앞둔 아들에게 ‘주말의 명화’를 함께 보자고 권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영화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된 그지만 “넥타이를 안 매는 몇 안 되는 직업”이어서 감독이 된 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청바지와 운동화를 신고 나온 그는 “오늘 그나마 차려 입은 거”라고 했다. “여름엔 항상 티셔츠에 반바지, 슬리퍼 차림이에요. 심지어 영화계 인사들과 문화부 고위 공무원을 만나는 자리에도 그렇게 입고 나갔어요.” 구상 중인 다음 영화도 가부장제에 ‘옆차기’를 날리는 소재다. 바람을 피고도 뻔뻔한 남편을 혼내주는 여성 3인조 이야기다. 웃음과 더불어 피가 난무하는 잔혹 코미디가 될 거란다. 요즘 충무로에 코미디 영화가 뜸한 것을 두고 “이제 잘 만들어진 코미디 영화가 한 편 나올 때가 됐다.”는 그의 말 속에 힘이 들어간다. “코미디 영화는 아무나 만들기 쉽지만 잘 만들기는 정말 어렵죠. ‘저질 스릴러’, ‘저질 로맨스’라는 말은 없는데 꼭 ‘저질 코미디’라고 하잖아요.” 한동안 엇비슷한 조폭 코미디 양산으로 관객 외면을 초래한 코미디 영화를 다시 한번 띄우고 싶은 바람이 읽힌다. ●‘…풍년빌라’ 이어 연출-작가로 아내와 다시한번 호흡 일단 차기작은 먼저 TV 드라마다. SBS를 통해 내년 초 전파를 타게 될 드라마 ‘헤븐’의 연출을 맡았다. 새달 촬영에 들어간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의들이 살인사건을 둘러싼 국가권력의 음모를 파헤친다는 이야기. 주인공은 박신양과 김아중으로 낙점됐다. 12년 전 영화로 만들 요량으로 쟁여놨던 소재였는데 드라마로 빛을 보게 됐다. 당시엔 코미디 영화로 만들 생각이었는데 말 한마디가 작품의 방향을 틀었다. “그 때 여성 부검의를 소개받아 만났었는데요, 직업적 편견 때문에 맞선도 보기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그 분 말씀 중에 ‘우리는 죽은 자의 대변인’이라는 말이 머릿 속에 두고두고 남아 있었죠.” 드라마 집필은 13년째 그의 아내로 산 김은희 작가가 맡았다. 한 케이블TV에서 방영됐던 ‘위기일발 풍년빌라’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다. 본업인 연출로 돌아가면서 자연스레 예능과는 멀어지게 된다. 아예 발길을 끊는 것일까. “저는요, 이번 드라마 대박 나면 다시 예능 프로그램에 나올 겁니다. 그리고 진짜 까불거예요. 작품 하나 뜨면 뭐가 된 양 있는 척, 엄숙한 척 하는 거 정말 보기 싫더라구요. (웃음)”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는데 꼭 대박 났으면 하는 바람이 절로 일었다. 글 사진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출판진흥기구 TF 문인 탈퇴 선언

    정부가 추진 중인 ‘출판진흥기구’가 설립되기도 전부터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다. 태스크포스(TF) 팀에 참여했던 문인들이 “들러리로 전락했다.”며 TF 탈퇴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로 예정된 입법 공청회도 파행이 예상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족시킨 출판진흥기구 설립을 위한 TF팀에 문학계 대표로 참가한 김혜순(55·시인)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와 정과리(52·문학평론가)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태평로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세 차례 회의만으로 정해진 결론을 공식화하려 한다.”며 “이미 짜여진 틀에 들러리 서지 않겠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한국문학번역원과 간행물윤리위원회(간윤위) 통합을 기정사실화한 출판진흥기구 설립은 한국문학의 세계화라는 문학적 과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만큼 원천적으로 무효화돼야 한다.”면서 “번역원이 출판진흥기구에 통합된다면 문학 고유의 과제가 출판산업의 논리 안에 용해돼 상업적인 교역만이 득세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번역원의 활동으로 인해 그나마 외국 문학 및 외국 작가와의 교류가 이뤄졌다.”면서 “번역원이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기구로 존속하는 것만이 지금까지 쌓은 성과를 훼손하지 않고 더 발전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출판진흥기구 TF는 정부, 출판계, 학계, 문학계 인사 등 10명으로 구성됐으며 지난 11일 첫 회의를 가졌다. 그러나 첫날부터 사실상 파행이었다. 문화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관광문화연구원의 정광렬 기획조정실장이 “번역원과 간윤위를 통합하는 안이 가장 좋다.”고 제안해 출판계와 문학계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선 것. 나기주 문화부 출판인쇄사업과장은 “TF 논의를 통해 합리적 방안을 찾으려는 것인 만큼 이미 다 결론냈다는 것은 오해”라면서도 “번역원이 순수하게 문학 번역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번역 이후 해외 출판 지원 등의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출판진흥기구로 통합되면 업무 효율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말해 정부 뜻이 통합 쪽으로 기울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2007년 4월 ‘출판지식산업 육성 방안’을 통해 출판진흥기구 설립을 공표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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