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서울신문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 소송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 드라마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 입주민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 아카데미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0,869
  • 정근식 “학습진단센터 설치” vs 조전혁 “초등 지필평가 부활”

    정근식 “학습진단센터 설치” vs 조전혁 “초등 지필평가 부활”

    정근식 진보 진영 단일후보‘진단치유센터’ 세워 교육 격차 해소혁신학교 포함 조희연 때 정책 계승국회서 논의 중인 ‘학생인권법’ 찬성‘역사자료센터’ 띄워 역사 교육 강화조전혁 보수 진영 단일후보평가 늘리되 초중고 수행평가 축소진보 대표정책 ‘혁신학교’는 폐지학생인권조례 폐지, 의무조례 제정학교평가청 신설로 공교육 질 관리 오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한 진보 측 단일 후보 정근식 후보와 보수 진영 단일 후보 조전혁 후보가 3일 주요 공약을 발표하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서 두 진영은 12년 만에 사실상 단일 후보로 맞붙는다. 지난 2일 서울신문과 각각 인터뷰를 가진 두 후보는 기초학력 향상, 학생인권조례 등 현안에 대해 상반된 정책 해법을 제시했다. 기초학력두 후보는 최근 심각해진 학생들의 기초학력 하락을 주요 해결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정 후보는 “교육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며 “학습진단치유센터(가칭)를 설치해 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11개 지역 교육지원청의 학습도움센터를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로 확대하고, 대학과 협업해 경계선 지능이나 학습 부진 등을 진단·치유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정 후보는 “기초학력과 창의력 향상 같은 미래형 학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 후보는 ‘측정해야 개선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학생의 수업 이해도를 파악하려면 평가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지필평가를 부활시키되 초중고 수행평가는 축소할 계획이다. 또 2017년 표집평가로 전환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전수조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려 한다. 조 후보는 “초등학생 평가에 대해 줄 세우기를 우려하는 분들이 있지만 병원에서 환자의 체온과 혈압을 측정해 처방하는 것처럼 교육도 진단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절대평가로 단원별 이해도만 파악해 개별적으로 제공하면 사교육의 유료 레벨테스트를 받을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방과후학교에서의 선행학습을 허용하고 자유수강권을 최대 100만원까지 확대하려 한다. 조 후보는 “학원으로 향하는 수요를 흡수해 사교육비 부담을 많이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혁신학교진보 교육감의 대표 정책인 혁신학교에 대해서도 조 후보는 ‘학력 미달에 대한 비판이 크다’며 폐지를 공약했다. 반면 정 후보는 혁신학교를 포함한 조희연 전 교육감의 정책을 전반적으로 계승한다고 했다. 2011년 도입된 혁신학교는 자율적인 교육과정과 토론·체험 중심 수업을 운영하는 학교로, 올해 서울 초중고교 1310개 중 249곳이 운영 중이다. 학생인권조례교권 침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서울시의회가 폐지를 추진 중인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의견이 갈렸다. 정 후보는 “학생인권조례와 교권 침해의 상관관계는 증명된 게 없다. 경험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입법 논의 중인 ‘학생인권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조 후보는 “학생인권조례에는 학생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서술돼 있다”며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고 학교와 교사에 대한 학생의 의무·책임을 포함한 ‘학생권리의무조례’를 제정한다는 입장이다. 디지털교과서내년부터 초중고교에 순차적으로 도입되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일부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 후보는 “교육부에 도입 연기를 요청할 생각이 있다. 시민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AI 디지털 활용 역량은 강화해야 하지만 디지털 기기 과잉 노출 같은 우려가 크다고 봐서다. 조 후보는 “필요하다면 시범사업으로 2~3년 진행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민 소통두 후보는 학부모 등 시민 소통도 늘리려 한다. 정 후보는 11개 교육지원청별로 ‘서울교육플러스위원회’를 구성해 학부모·교사·학생과 시민들이 자유롭게 정책을 제안하고 논의하는 장을 만들 계획이다. 교육 정책에 대해선 사회적으로 이견이 첨예하고 지역별 수요도 다양한 만큼 함께 논의하고 책임지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후보 역시 교육감 직속으로 학부모의회를, 의회 산하에 학부모고충해결센터를 각각 신설해 학부모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최근 일부 한국사 교과서가 ‘뉴라이트’ 논란을 빚는 등 역사 논쟁이 되풀이되는 가운데 정 후보는 ‘역사 교육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역사적 쟁점을 정치 이슈화하는 흐름에서 벗어나 전문가 집단이 합의한 정확한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온라인 플랫폼인 ‘역사교육자료센터’(가칭)를 만들 계획이다. 조 후보는 ‘학교평가청’(가칭) 신설을 공약으로 걸었다. 외부에서 학교를 평가해 우수학교에 예산을 추가 지원하고, 우수사례도 발굴하기 위해서다. 조 후보는 “교육감은 교육 서비스 산업의 최고경영자(CEO)”라며 “다양한 평가 기준으로 공교육의 질을 관리하겠다”고 했다.
  • “4선 경험 활용해 의회 역량 강화”

    “4선 경험 활용해 의회 역량 강화”

    제9대 후반기 서울 송파구의회를 이끌게 된 이혜숙 의장은 4선 정치인으로 경험과 연륜을 가진 ‘준비된 의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의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선 의원으로서 쌓아온 노하우를 발휘하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며 “의회는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4선을 지내는 동안 기초의회의 위상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지방의회는 지역 현안을 중앙정치 무대로 올려 입법화하고 정부 정책으로 이끌어내는 초석이 된다. 의회 역량을 강화해 ‘지방의회 독립성 확보’를 위한 일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파구의회는 의원 수가 26명으로, 기초단체 의회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다. 이 의장은 “의원들 각각은 상하가 아닌 수평관계로 다양한 의견이 충돌할 경우 합의를 도출하기가 참 어렵다”면서도 “합의에 이르기까지 많은 논의와 협의를 거치다 보니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좋은 결론을 도출하곤 한다. 여야를 떠나 의원 한명 한명에게 정성을 다하면 26명의 다양한 색깔과 의견을 하나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방의회를 대표하는 중견 여성 정치인이기도 한 이 의장은 더 많은 여성이 기초의회에 진출하기를 바란다고도 말했다. 이 의장은 “남성의 시각과 여성의 시각이 균형을 이룰 때 좋은 정책 대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여성이 정치적 역량을 키우고 더 나아가 중앙정치 무대까지 진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 “의원 한데 뭉쳐 구민만 따를 것”

    “의원 한데 뭉쳐 구민만 따를 것”

    ‘만장일치’는 제9대 후반기 서울 중구의회를 표현하는 단어다. 지난 의장 선거에서 구의원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소재권 중구의장에게 표를 던졌다. 지역 발전을 위해선 그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소 의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년 동안 구의회 내부에서 잡음이 불거졌고 ‘반쪽짜리 의회’라는 비판받기도 했다”며 “구민을 위해서라도 책임 있는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진심이 구의원을 움직이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소 의장은 지역 발전을 위한 방안에 대해 서울시의회가 추진하는 ‘재산세 공동과세’를 막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는 재산세 공동과세 비율을 현행 50%에서 60%로 상향하고, 자치구 교부 방식을 균등에서 차등 분배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이 경우 중구의 세입은 최대 758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중구는 전체 세입 중 재산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은 곳이다. 결국 중구의 재원주권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향후 집행부와 손을 잡고 개정안 추진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민관 공동 대응 협의체’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 의장은 낙후한 지역을 발전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600년 역사를 가진 중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낙후한 곳이 많은 실정이다. 특히 다산로 일대는 구민 절반 이상이 사는 것과 달리 개발이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소 의장은 “각종 규제에 묶인 중구가 상업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민관의 유연한 협력… 미래 행정의 ‘롤 모델’ 만드는 강남

    민관의 유연한 협력… 미래 행정의 ‘롤 모델’ 만드는 강남

    기초자치단체 첫 ESG 조례 제정첨단기업들과 ‘스마트도시’ 추진 발달장애인·신중년 지원도 확대 “기업들은 기후변화나 환경 문제, 사회적 기여에 대해 늘 생각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가 준비가 안 돼 있었던 것이죠.”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은 올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간과의 협업’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업은 새로운 트렌드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물론,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늘 고민하는 만큼 행정이 이들과 협력한다면 이전에 없던 미래 행정의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었다. 이 같은 구상대로 강남구는 공무원 사회 안에 머물렀던 시야를 밖으로 돌려 행정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3일 기업, 학교 등 민간과 강남구의 ‘유연한 협력’ 사례를 소개해본다. ●로봇 기업 ‘테스트베드’로 각광 강남구는 지난해부터 기술 실증을 원하는 로봇·모빌리티 기업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며 첨단기업들의 테스트베드로 각광받고 있다.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인 ‘강남, 디지털을 품다’를 추진한 것으로, 기업은 기술 보급을 위한 실증 기회를 얻고, 강남구는 이를 행정에 도입해 민관이 함께 스마트도시 구축에 나섰다. 지난해 11개 기업에 이어 올해는 9개 기업과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강남구는 민선 8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2022년 11월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성화 조례를 제정한 후 이듬해 민관협력 ESG 공모사업을 처음으로 추진했다. 재계의 최신 트렌드인 ESG 경영을 행정에 접목한 것으로, 기업의 ESG 사업 필요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민관 협력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행정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대표적인 협력 사례로는 포스코그룹과의 ‘페인터스 드림’, ‘강남 워커블 그린웨이’, 하나금융그룹과의 ‘신중년 디자인 일자리센터’ 공동 운영 등이 있다. 페인터스 드림은 발달장애인 예술가를 발굴·지원하는 사업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진행해온 사업에 지난해부터 강남구가 함께하며 전시 규모를 확대했다. 포스코홀딩스㈜와는 ‘테헤란로~영동대로~도산대로~강남대로’를 ‘우물 정자’(井) 모양으로 잇는 순환형 보도를 만드는 프로젝트인 ‘강남 워커블 그린웨이’ 조성 사업으로 인연을 맺었다. 하나금융그룹 함께 만든 ‘신중년 디지털 일자리센터’는 기관별로 운영하던 비슷한 프로그램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협력한 사례다. 강남구는 강남구청역에 있는 구 소유 공간을 교육장으로 제공하고, 하나금융그룹과 공동으로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각 기관의 인프라가 시너지 효과를 냈다. 도심 속 비어 있는 공간인 공개공지(公開公地)는 기업과 행정이 함께 협력하는 ‘기회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포스코는 포스코센터의 공개공지를 숲과 오솔길, 예술품 등이 어우러진 ‘포스코 스퀘어가든’으로 조성해 구민들에게 도심 속 휴식 공간을 제공했다. 강남구는 올해 ‘아름다운 건축상 대회’에서 처음으로 공개공지 분야를 신설해 포스코 스퀘어가든 등 3곳을 선정하며 이 같은 기업의 사회적 기여에 화답했다. ●학교는 운동장 개방, 구는 인센티브 주민들에게 학교 운동장을 개방하는 ‘강남개방학교’ 역시 대표적인 민관 협력 사례다. 학교가 평일 저녁과 주말에 운동장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구는 학교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공원이나 체육시설 부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좋은 대안이 됐다. 강남구는 운동장을 개방한 학교에 안전 강화 지원을 비롯해 전담 인력 인건비, 공공요금 부담, 노후 시설 보수 설치비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당초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운동장 개방에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다. 하지만, 강남구의 적극적인 설득과 지원으로 지난해 6곳에서 올해 14곳으로 개방 학교가 오히려 확대될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유연한 협력’은 일선 동 주민센터로도 번지고 있다. 삼성2동주민센터가 지난 5월 주최한 ‘선정릉 문화거리 축제’에는 1만 6000여명이 참석했는데, 민간 협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관 주도’를 탈피해 행사 준비 단계에서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였고, 현대건설, 봉은사, 국순당, 신한은행 등 11개 기관의 활발한 후원도 뒤따랐다. 선정릉 문화거리 축제는 이번 달에도 한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교회와 손잡고 청년 일자리 교육도 민관 협력은 종교계와도 이뤄지고 있다. 바로 강남 청년 교육의 파트너인 충현교회와의 협력 사례다. 강남구는 맞춤형 일자리 교육 제공을 통해 강남구 청년의 사회진출을 앞당기는 ‘청년 점프업 프로젝트’를 충현교회 교육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충현교회가 취·창업 교육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강남구는 그 안에 다양한 청년 콘텐츠를 채운다. 강남구는 역삼동에 위치해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충현교회에 공간 활용을 제안했고, ‘청년을 위한 일’이라는 취지에 공감한 교회는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조 구청장은 “교육 공간을 구청 자원에 한정 짓지 않고 다른 기관의 공간을 무상으로 활용한다는 게 이 사업의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 “다름 이해하고 원팀 만들겠다”

    “다름 이해하고 원팀 만들겠다”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이해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일 수 있는 서대문구의회를 만들겠습니다. 소통을 통해 ‘원팀’이 될 수 있습니다.” 제9대 서울 서대문구의회에는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정치인이 있다. 후반기 서대문구의회를 이끄는 김양희 의장이 주인공이다. 김 의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도 함께 고민하다 보면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며 “이견이 있더라도 대화를 통해 충분히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 더 나은 정치 역시 결국 양보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실제 김 의장은 말 뿐이 아닌 행동으로 소통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줄곧 ‘하나 된 모습’을 강조하는 것은 와해된 모습이 아닌 협력하고 발전하는 구의회의 모습을 구민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이에 그는 구의원 15명 전원이 참여하는 ‘의원 총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여야를 떠나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구의회에 대한 구민의 신뢰 역시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의장은 “구의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소통하는 의회를 만드는 것이 후반기 의정 방향”이라며 “엉킨 실타래를 잘 풀고 서로 존중하는 모습으로 협력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구의회와 집행부도 수레바퀴처럼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구청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장은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에서부터 협력이 시작된다. 이같은 노력에 동료의원은 물론 집행부 역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전문성 강화해 구정 대안 제시”

    “전문성 강화해 구정 대안 제시”

    서울 영등포구의회 4선 의원이자 제9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까지 의장을 맡은 정선희 의장의 어깨가 무겁다. 정 의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번도 하기 어려운 의장직을 전반기에 이어 두 번이나 맡게 돼 기쁘다. 하지만 산적한 현안을 잘 풀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만장일치로 후반기 의장이 됐다. 그는 “여러 경험을 살려 영등포구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일하겠다”고 했다. 정 의장은 후반기 의회 전문성을 키우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그는 “구정을 제대로 감시하고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려면 전문성에 기반한 의원 개개인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의원들이 역량강화 교육에 참여할 수 있게 지원하고 정책 토론회 및 의원 연구단체 등 활동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 의장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집행부의 사업 및 정책의 미비점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그는 “정치의 근본은 언제나 협치”라면서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며 의원들, 그리고 집행부와의 협치를 통해 구정을 올바른 방향으로 견인하겠다”고 했다. 현재 영등포구는 주거, 환경, 교통 등 열악한 도시 인프라를 개선하고 새롭게 도약하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정 의장은 ▲경부선 철도 지하화 ▲문래동 기계금속단지 이전 ▲영등포역 쪽방촌 정비사업 ▲출생율 제고 등을 언급하면서 “구민과 영등포의 미래를 위한 주요 정책들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 “의회·집행부 중재… 합리적 구정 협력”

    “의회·집행부 중재… 합리적 구정 협력”

    서울시와 서초구 등에서 23년 가까이 근무한 고선재 서울 서초구의회 의장은 공직생활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 지방의원으로 평가된다. 고 의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정과 행정은 모두 주민과의 소통에서 출발한다”며 “일례로 공직생활 중에 만났던 주민들이 아직도 저를 ‘고 동장’으로 불러주며 어려움이 있을 때도 연락한다”고 말했다. 고 의장은 후반기 의정방향으로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의회 ▲구민의 뜻을 존중하고 신뢰받는 의회 ▲구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의회를 제시하며 의회와 집행부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그는 “집행부에는 의원 의견을 전달하고 의원들에게는 행정의 흐름을 조언하고 있다”며 “두 기관이 서초 발전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데에 일조할 수 있음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고 의장은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에 대해 “상호 균형을 이루며 같은 목표로 나아가는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팽이가 쓰러지지 않고 계속 돌기 위해서는 원심력과 구심력이 팽팽하게 작용해야 한다”며 “집행부가 합리적인 방향으로 구정을 펼칠 수 있도록 꾸준히 견제·감시하는 한편, 원활하게 소통하며 지역 현안을 살피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고 의장은 서초구 현안과 관련해 “다양한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민 안전”이라며 “먼저 2022년의 수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심도 빗물 배수터널 설치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수해 걱정 없는 안전한 서초를 위해 마무리까지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 선거 2년 남았는데 벌써 단체장 ‘정치적 공격’… 시정 차질 우려[이슈&이슈]

    선거 2년 남았는데 벌써 단체장 ‘정치적 공격’… 시정 차질 우려[이슈&이슈]

    국민의힘 최민호 세종시장 공약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여소야대’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이장우 대전시장 ‘0시 축제’ 부활민주당 국회의원들 “재정만 낭비”시 “200만명 넘게 방문 성과” 반박“중앙정치가 지방에도 영향 미쳐객관적 데이터 기반 정책 논해야” # 지난달 23일 세종시의회 임시회. 최민호 세종시장은 “제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시민들에게 알려 드려야 하니까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수인 시의회가 국민의힘 소속인 최 시장의 핵심 사업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세종 빛 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설득하려는 것이었다. 민주당 소속 임채성 시의회 의장은 “발언 기회는 의원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최 시장에게) 기회를 드리는 건 어려울 것 같다”며 거부했다. 최 시장은 “의회에서 마음대로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 공약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 지난달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은 이장우 대전시장이 부활시킨 ‘0시 축제’를 표적으로 “정체성이 없고 연예인만 수십팀 오는 무책임한 축제”라며 “지방재정 낭비”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민숙 대전시의원도 시의회 본회의에서 “축제 방문객이 200만명이라는데 75만여명이었다. 경제 효과도 4000억원이 아니라 417억원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민주당의 공격이 계속되자 같은 달 27일 축제 결과 보고서 발표로 반격했다. 보고서는 지난 8월 9일간 열린 대전 0시 축제를 200만 8240명이 찾아 국내 축제 가운데 단일 기간 최대를 기록했고 이 중 44.3%가 외지인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경제 효과 3866억원, 축제 전후 3개월 연속 도시브랜드 평판 1위, 원도심 활성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이 시장은 “장 의원은 0시 축제 기간 내내 구슬땀을 흘린 봉사자와 공직자, 축제를 즐긴 상인과 시민 모두를 예산 낭비에 놀아난 사람으로 모독했다”며 “정치적 목적을 갖고 축제를 폄하할 정신이 있으면 국정에 충실하라”고 했다. 민선 8기 임기 절반을 넘기자마자 민주당 대전·세종시 지방 및 국회의원들이 국민의힘 단체장들을 거세게 공격하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지난 선거에서 국민의힘에 빼앗긴 곳으로 지방선거가 2년이나 남은 상태에서 약속한 듯 이 같은 일이 벌어지자 시민들은 장기간 시정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벌써 선거가 시작된 거 같다. 단체장의 성과를 차단하기 위한 것인데 중앙정치가 지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축제, 사업 등에 대한) 데이터를 통해 문제가 있으면 정확히 지적해야 한다. 이런 의회의 행태는 성숙한 지방정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세종시의회는 지난달 10일 예결위에서 세종 빛 축제 6억원과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원회 14억 5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세종시의회는 20석 가운데 13석을 민주당이 차지하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의 여소야대 구도다. 겨울에 열리는 빛 축제는 최 시장 취임 후 지난해 처음 열렸고, 정원박람회는 2026년 4월 10일부터 5월 24일까지 45일간 세종중앙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원박람회는 국제행사 정부 승인을 받아 국비 77억원도 확보했다. 최 시장은 충남도가 개최한 2002년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를 성공시킨 적이 있다. 세종시는 두 축제 예산이 삭감되자 시의회에 다시 상정했으나 지난달 23일 예결위가 자정까지 처리하지 못하고 자동 산회하면서 또다시 무산됐다. 시의회는 그동안 정원박람회 관련 종합실행계획 용역 3억원, 브랜드 및 슬로건 개발 용역 1억원, 상징정원 국제설계공모 1억원 등을 승인했지만 올해 조직위 출범을 앞두고 갑자기 ‘박람회 개최의 실효성이 부족하다’, ‘시장 치적사업’ 등의 명분을 내세워 길을 가로막았다. 최 시장이 “정원박람회는 세계적 명품 도시로 인지도를 높여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도시를 더 성장시킬 것”이라며 호소문을 발표하고 공개토론도 제안했지만 의회는 즉각 거부했다. 반면 시의회는 시 예산만 4억 4000만원이 투입되는 시의회 버스 교체를 시도하려고 했다. 임 의장은 정원박람회 등의 예산 삭감과 관련해 “상임위에서 동의했지만 예결위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삭감한 것으로 아직 과정 중에 있어 말하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해명을 피했다. 대전시는 지역 국회의원들이 나서 공격했다. 대전시의회는 민주당 소속 의원이 전체 22명 중 2명밖에 없기 때문에 세종시와 달리 시의회 차원에서 0시 축제 관련 예산을 좌지우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 장 의원과 박용갑(대전 중구) 의원은 지난달 24일 ‘0시 축제 평가 토론회’를 열고 ‘실패한 축제’라고 비난했다. 두 의원은 지난 8월 9~17일 대전역~옛 충남도청 중앙로에서 열린 행사장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0시 축제는 이 시장이 동구청장으로 재직할 때 열었던 것을 14년 만에 부활시켜 대전의 대표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이 시장은 “올해 0시 축제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 세계적 축제로 키우려는데 불순한 의도를 갖고 이를 훼손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진혁 충남대 도시자치융합학과 명예교수는 “객관적이고 관리적인 데이터와 공간에서 논쟁이 이뤄져야 정치적 공간을 억제할 수 있다”며 “이런 형태의 공격은 지방자치와 지역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 3500명 마음 적신 K팝·태권도쇼… ‘한류 성찬’에 환호한 춘천

    3500명 마음 적신 K팝·태권도쇼… ‘한류 성찬’에 환호한 춘천

    세계태권도주니어선수권 기념해각국 대표단 100명 등 3500명 몰려‘WT 시범단’ 무대 향해 환호 쏟아져거미·QWER 등 공연엔 ‘떼창’ 화답10, 9, 8…3, 2, 1, 0. 관객들이 무대 위 대형 스크린에 떠오른 숫자를 따라 카운트다운을 끝내는 순간 도복 차림을 한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 30명이 일제히 공중으로 솟구쳐 송판을 격파했다. 2021년 미국 NBC의 유명 오디션 방송 ‘아메리카 갓 탤런트’ 결승 무대에 이어 지난 8월 프랑스 파리시청 광장에서 펼친 태권도쇼로 세계를 매료시킨 시범단의 등장에 환호가 쏟아졌다. 3일 저녁 강원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 경기장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상생 K팝 콘서트’. 한 치 흐트러짐 없는 품새와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에 맞춘 태권도 군무가 이어지자 객석에서는 박수와 탄성이 나왔다. WT 시범단은 “태권도를 통해 춘천 시민들과 전 세계 선수들이 화합하고 소통하는 의미 있는 콘서트에 참여해 기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울신문이 춘천레저·태권도조직위원회와 공동 주최한 이번 콘서트는 지난달 30일 종주국에서 막을 연 ‘춘천 세계태권도주니어선수권대회’(G4 등급: 올림픽 출전 랭킹포인트를 부여하는 주요 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며 영수증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을 응원하는 상생과 나눔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각국의 태권도 대표단 100여명 등 3500명이 쌀쌀하게 돌변한 날씨에도 K팝의 매력이 넘치는 콘서트를 즐겼다. 특히 태권도와 K팝 아이돌, 인기 드라마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콘서트 등 180분간 이어진 다채로운 무대로 ‘공연 맛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1부는 매력적인 음색의 가수 하진과 국내 대표 R&B 보컬리스트 거미가 꾸민 OST 콘서트의 시간이었다. 하진이 드라마 ‘SKY 캐슬’의 대표곡 ‘We All Lie’(위 올 라이)로 무대를 열었다. 그의 보이스가 퍼져 나가는 순간 어둠에 잠긴 객석에서 관객들이 하나둘 밝힌 ‘핑거 라이트’(손가락에 끼우는 LED 조명)가 장관을 이뤘다. 강원도 강릉, 지난해 충북 제천에 이어 3년 연속 상생 콘서트에 출석 도장을 찍은 거미는 애절한 감성이 밴 ‘호텔 델루나’의 ‘기억해 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를’, ‘태양의 후예’ 테마곡 ‘You Are My Everything’(유 아 마이 에브리싱), 영화 ‘김종욱 찾기’의 ‘러브 레시피’ 등을 선사하며 ‘OST의 여왕’ 다운 면모를 보였다. 거미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오빠가 춘천에서 펜션을 해 정말 친정같이 자주 오고 설렌다”며 “여러분이 만족할 수 있도록 제 몸을 불살라 보겠다”며 열창했다. 2부는 강렬한 사운드와 떼창이 폭발한 축제 같은 무대였다. 대세 걸밴드 QWER, ‘워터밤 여신’ 권은비, 일렉트로닉 DJ 아스터, 5인조 보이그룹 원어스 등 에너지 넘치는 ‘아이돌의 시간’이었다. QWER은 멤버 쵸단(드럼·서브보컬), 마젠타(베이스), 히나(기타·키보드), 시연(메인보컬·세컨 기타)의 라이브 밴드 사운드가 더해지면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가짜 아이돌’, ‘안녕, 나의 슬픔’을 부르며 QWER만의 성장 서사를 쏟아낸 멤버들은 미니 2집 타이틀곡 ‘내 이름 맑음’을 부른 후 “앞으로도 파이팅! 여러분 앞에도 ‘맑음’만 있기를 바랄게요”라며 관객들과 적극 호흡했다. QWER은 앙코르 요청이 멈추지 않자 무대에 다시 등장해 히트곡 ‘고민중독’을 청량감 넘치는 보이스로 불러 큰 사랑을 받았다. 권은비는 댄서들과 함께 등장해 데뷔곡 ‘도어’(Door)와 ‘뷰티풀 나이트’, ‘언더워터’(Underwater)로 객석을 달궜고, DJ 아스터는 20분간 ‘K팝 리믹스 환상 퍼포먼스’ 디제잉 쇼를 선보이며 흥을 더했다. 보이그룹 원어스의 무대는 박진감이 넘쳤다. 아이돌다운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가창에 열광한 여성 팬들이 떼창으로 화답했다. 원어스는 핑클의 메가 히트곡을 재해석한 ‘Now’, ‘반박불가’, ‘가자 (LIT)’ 등 대표곡 퍼레이드로 피날레 무대를 지배했다. 대학 친구들과 온 윤수진(21)씨는 “서울이 아니면 접하기 쉽지 않은 아이돌 공연을 춘천에서 볼 수 있어서 기쁘다”며 “특히 원어스의 공연이 최고였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관객들은 지역에서 쓴 영수증을 티켓으로 교환하는 서울신문의 ‘영수증 콘서트’를 만끽했다. 공연장 주변은 오후 들어 콘서트 인증샷을 찍고 푸드트럭들의 스트리트 요리와 지역 먹거리를 체험하는 관객들로 북적였다. 초등학생 자녀 등 온 가족이 공연장을 찾은 김성현(48)씨는 “가족들이 알뜰하게 모아 온 영수증들을 콘서트 현장에서 티켓과 교환할 수 있어 좋았다”며 “태권도 공연도 즐거웠지만 출연하는 아티스트 라인업이 화려해 놀라웠다”고 말했다.
  • [단독] 대학병원은 진료 거부, 달빛병원은 무한 대기… 아이들 덮친 의정 갈등

    [단독] 대학병원은 진료 거부, 달빛병원은 무한 대기… 아이들 덮친 의정 갈등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 이탈이 본격화한 이후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를 포함한 상급종합병원 47곳의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한 진료가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심야에도 문을 여는 ‘달빛어린이병원’ 이용을 권고하고 있지만, 시도별 병원 숫자 차이가 커 위급한 어린이 환자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일 서울신문이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전국 소아·청소년과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 현황을 보면, 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등 의정 갈등이 촉발된 후 의료공백이 본격화된 3월 한 달간 상급종합병원의 소아·청소년 진료 건수는 14만 301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7만 6032건)보다 19% 줄었다. 통상 매달 16만~20만건의 진료가 이뤄졌는데 의료 공백 속 병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진료 건수가 한달 수만건이나 감소했다. 의료기관의 진료 행위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종 집계를 하는 데 4~5개월이 걸려 3월 이후엔 해당 현황 자료가 없지만 4월 이후에도 의정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는 이후 더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추석 이대목동병원에서 6살 딸의 진료를 거부당한 윤동일(45)씨는 “동네 병원에 갔더니 다리를 절뚝이는 건 ‘큰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치료해 줄 수 있다’고 했다”며 “아이들은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 정확하게 표현을 못 해 상급병원에 갈때도 있는데 불안한 마음 뿐”이라고 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전국 94곳의 ‘달빛어린이병원’은 지역별 지정 병원 수 격차가 크다. 경북은 단 1곳도 없으며 울산과 세종에는 1곳뿐이다. 광주, 강원, 대구도 2곳만 지정돼 있다. 달빛어린이병원이 있는 지역도 극심한 대기에 시달려야 한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달빛어린이병원 진료 건수는 11만 7600건이었지만, 올해는 5월까지만 해도 11만 2946건에 달한다. 김광혁 전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의료공백이 유독 지역에 사는 아이들에게 더 커지는 상황”이라며 “달빛어린이병원 확충과 함께 지방의료원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특검 재표결’ 이탈표 없다는 與… ‘김 여사 사과’ 목소리는 더 커져

    ‘특검 재표결’ 이탈표 없다는 與… ‘김 여사 사과’ 목소리는 더 커져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온 ‘김건희여사특검법’ 등에 대한 국회 재표결이 4일 이뤄지는 가운데 여권 내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이탈표는 없을 것”이라는 기류가 읽히지만, 이번 특검법과는 별개로 김 여사가 직접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부결시키는 것이 맞다”며 표 단속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4일 본회의에 앞서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김여사특검법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할 방침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의결되려면 재적 의원(300명) 중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108석을 가진 국민의힘에서 8명이 이탈하거나, 국민의힘 의원 12명 이상이 본회의에 불참하고 야당 의원 전원이 찬성해야 한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작다. 친한 핵심 관계자는 “당정 갈등이 있지만 적어도 이 부분에서는 단일대오로 간다”고 했다.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했던 안철수·김재섭·김용태 의원도 서울신문에 “이번 특검법 재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여당 원내지도부가 총동원령을 내린 만큼 의원들의 본회의장 불출석 또한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문자를 보내 “한 분도 빠짐없이 반드시 전원 참석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대표도 김여사특검법이 부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개천절 경축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민주당이 통과시키려는 특검법은 민주당이 모든 걸 정하고 민주당 마음대로 하는 특검법”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이 통과시키고자 하는 지금의 특검법에 대해선 부결시키는 것이 맞다”고 했다. 다만 반복되는 특검 정국에 반발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여당이 야당 보고 정치하는 게 아니지 않나. 여당은 국민을 보고 정치해야 하는 것”이라며 “김 여사의 사과뿐 아니라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임명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김 여사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 부결 당론을 채택한다고 해도 무기명 수기투표에서 막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재표결에서 부결되더라도 김여사특검법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법안 재발의 때 김 여사와 관련된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을 추가하고, 국정감사 기간에 상임위별로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 성황리에 마친 ‘2024 대한민국 상생 K-POP 콘서트’ [포토多이슈]

    성황리에 마친 ‘2024 대한민국 상생 K-POP 콘서트’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3일 강원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 경기장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상생 K팝 콘서트’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서울신문이 춘천레저·태권도조직위원회와 공동 주최한 이번 콘서트는 지난달 30일 춘천에서 개최한 ‘세계태권도주니어선수권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며 영수증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을 응원하는 상생과 나눔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가장 먼저 도복 차림의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 30명이 K팝에 맞춰 품새와 태권도 군무를 선보였다. 시범단은 지난 8월 파리올림픽이 열린 프랑스 파리시청 광장에서 성공적인 태권도쇼를 펼쳤다. 이어 콘서트는 가수들의 다채로운 공연으로 꾸려졌다. 1부는 드라마 ‘SKY 캐슬’의 대표곡 ‘We All Lie’로 유명한 하진과 3년 연속 상생 콘서트를 빛낸 가수 거미가 무대에 올랐다. 2부는 대세 밴드 QWER 의 공연으로 시작해 가수 권은비, DJ 아스터, 보이그룹 원어스 등이 등장해 뜨거운 열기를 자아냈다.
  • 민주 ‘경제통’ 이언주, 실용주의로 이재명 집권 밑그림 그리나 [주간 여의도 Who?]

    민주 ‘경제통’ 이언주, 실용주의로 이재명 집권 밑그림 그리나 [주간 여의도 Who?]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어떤 결정을 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논의 중에 있는 것이죠. 당내에선 여러 의견이 있으니까요. 다만 지금 시장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조세 정의가 중요하다고 해도 세금 얘기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상법 개정을 비롯해서 시장의 선진화라든가 활성화 방안부터 먼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금투세 시행 여부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는 주장이 나오자 이언주(52) 민주당 최고위원이 3일 SBS라디오에서 신중한 어조로 선을 그었다. 당 일각에서 금투세 시행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완전 폐지로 당론을 결정하기는 부담스러워 사실상 유예로 기운 당 지도부의 의중을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최고위원의 발언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지난 8·18 전당대회로 출범한 ‘이재명 2기 체제 민주당’에서 민생 경제 부문의 책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정성호·김영진 의원 등이 원조 친명(친이재명) 인사로 꼽힌다면 지난 2월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7년 만에 돌아온 이 최고위원은 당내 ‘전략가’로 꼽히는 김민석 최고위원과 함께 새롭게 이 대표의 신임을 얻은 ‘신명’(신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이를 입증하듯 이 최고위원은 지난 2일 민주당의 성장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이 최고위원은 신성장 전략·지역경제 발전전략·지속가능성장·중소상공인 기업성장 등 각종 분과위원회를 이끌게 된다. 이는 민주당이 ‘먹사니즘’으로 대표되는 이 대표의 실용주의적 경제 정책을 마련하고 제시함으로써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성장 담론을 이끌고 경제 전략과 정책 패러다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선 포석 염두에 둔 인사‘친문 비판’ 민주당 탈당 전력 극복이 최고위원의 발탁은 이 대표가 2027년 대선에 대비해 일찌감치 차기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의 일환이기도 하다. 김민석 최고위원이 전반적인 정책과 전략을 구상한다면 이 최고위원은 신산업정책 발굴에 힘쓰고,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최고위원은 외교안보 담당으로 당내 기구인 ‘윤석열 정부 독도지우기 의혹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당 지도부 전체가 하나의 대선 팀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특히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는 다음 달 15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는 같은 달 25일로 예정돼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응해 민주당이 그만큼 수권 능력이 있고 유능하다는 점을 국민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 최고위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전력으로 일부 당원들의 비판을 받게된 ‘핸디캡’이 있었지만, 이를 상쇄할만한 능력으로 ‘실용주의를’ 강조한 이 대표의 신임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난 1월 이 대표가 이 최고위원에게 복당을 권유할 때부터 예고됐다.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이 최고위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에쓰오일 상무를 거쳐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경기 광명을에서 당선됐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당내에서 친문(친문재인) 패권을 비판하다 2017년 4월 당시 국민의당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 지지를 선언한 뒤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한 전력이 있다. 이후 국민의당이 쪼개지며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2020년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창당에 참여했다. 21대 총선에서는 부산 남구을에 출마했다 낙선했고, 이후 국민의힘 당적을 유지하다 지난 1월 탈당했다. 결국 이 대표의 권유에 따라 민주당에 복당해 지난 4월 경기 용인정에서 당선돼 3선 의원이 됐지만 탈당 전력은 여전히 부담됐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이 실물 경제에 유능하다는 강점 덕에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이 이 대표에게 조언해 이 최고위원의 복당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으로서는 사실상 자신을 발탁한 이 대표에게 정치적 명운을 걸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이 최고위원은 7년 전 민주당 탈당에 대해선 “안철수 현상에 들떠 새 정치를 꿈꿨으나 제 생각이 짧았다”며 “그대로 민주당에 부족하나마 공공선에 대한 의지, 인간에 대한 도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에선 이 최고위원이 ‘문재인 저격수’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들어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비판도 제기됐지만, 지난 4월 총선을 거치며 ‘이재명 일극 체제’가 완성되면서 이러한 부담도 줄게 됐다. 현실 판단 빠르고 李 의중 잘 읽어합리적 보수·중도 표심 확보 주목무엇보다 이 최고위원이 이 대표의 신임을 얻게 된 것은 현실 판단에 빠르고 이 대표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읽기 때문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금투세에 대해 “이 대표도 자본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갖고 있다. 이 대표도 주식투자 경험이 있다고 밝혔었다. 지금 시장 상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작은 충격조차 나쁜 시그널이 될 수 있는 이 시점에 어떤 결정이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일부 야당 의원들이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충분히 여론이 무르익고 때가 돼야 되는 건데, 아직까지는 때가 됐는지 잘 모르겠다”며 “탄핵·정권 교체는 국민들이 하시는 것이지 국회가 먼저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교조주의적 강경파와는 다른 현실 인식이 엿보인다. 이 최고위원의 언행은 결국 대선을 염두에 두고 합리적 보수·중도 진영을 붙잡고자 ‘우클릭’ 행보를 보이는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특검 재표결’ 이탈표 없다는 與…‘김 여사 사과’ 목소리는 더 커져

    ‘특검 재표결’ 이탈표 없다는 與…‘김 여사 사과’ 목소리는 더 커져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온 ‘김건희여사특검법’ 등에 대한 국회 재표결이 4일 이뤄지는 가운데 여권 내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이탈표는 없을 것”이라는 기류가 읽히지만, 이번 특검법과는 별개로 김 여사가 직접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부결시키는 것이 맞다”며 표 단속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4일 본회의에 앞서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김여사특검법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할 방침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의결되려면 재적 의원(300명) 중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108석을 가진 국민의힘에서 8명이 이탈하거나, 국민의힘 의원 12명 이상이 본회의에 불참하고 야당 의원 전원이 찬성해야 한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작다. 친한 핵심 관계자는 “당정 갈등이 있지만 적어도 이 부분에서는 단일대오로 간다”고 했다.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했던 안철수·김재섭·김용태 의원도 서울신문에 “이번 특검법 재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여당 원내지도부가 총동원령을 내린 만큼 의원들의 본회의장 불출석 또한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문자를 보내 “한 분도 빠짐없이 반드시 전원 참석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대표도 김여사특검법이 부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개천절 경축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민주당이 통과시키려는 특검법은 민주당이 모든 걸 정하고 민주당 마음대로 하는 특검법”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이 통과시키고자 하는 지금의 특검법에 대해선 부결시키는 것이 맞다”고 했다. 다만 반복되는 특검 정국에 반발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여당이 야당 보고 정치하는 게 아니지 않나. 여당은 국민을 보고 정치해야 하는 것”이라며 “김 여사의 사과뿐 아니라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임명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김 여사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 부결 당론을 채택한다고 해도 무기명 수기투표에서 막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재표결에서 부결되더라도 김여사특검법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법안 재발의 때 김 여사와 관련된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을 추가하고, 국정감사 기간에 상임위별로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 12년 만에 단일후보 맞붙는 교육감 선거…‘학습 진단센터’ vs ‘초등 시험 부활’ 상반된 공약

    12년 만에 단일후보 맞붙는 교육감 선거…‘학습 진단센터’ vs ‘초등 시험 부활’ 상반된 공약

    오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한 진보 측 단일 후보 정근식 후보와 보수 진영 단일 후보 조전혁 후보가 3일 주요 공약을 발표하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번 선거는 두 진영이 12년 만에 사실상 단일 후보로 맞붙는다. 지난 2일 서울신문과 각각 인터뷰를 가진 두 후보는 기초학력 향상, 학생인권조례 등 현안에 대해 상반된 정책 해법을 제시했다. 두 후보는 최근 심각해진 학생들의 기초학력 하락을 주요 해결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정 후보는 “교육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며 “학습진단치유센터(가칭)를 설치해 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11개 지역 교육지원청의 학습도움센터를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로 확대하고, 대학과 협업해 경계선 지능이나 학습 부진 등을 진단·치유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정 후보는 “초등학교 지필평는 과거형 방안”이라며 “기초학력과 창의력 향상 같은 미래형 학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 후보는 ‘측정해야 개선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학생의 수업 이해도를 파악하려면 평가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지필평가를 부활시키되 초중고 수행평가는 축소할 계획이다. 또 2017년 표집평가로 전환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전수조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려 한다. 정 “역사교육 강화” vs 조 “일부 선행학습 허용” 조 후보는 “초등학생 평가에 대해 줄 세우기를 우려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병원에서 환자의 체온과 혈압을 측정해 처방하는 것처럼 교육도 진단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절대평가로 단원별 이해도만 파악해 개별적으로 제공하면 사교육의 유료 레벨테스트를 받을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방과후학교에서의 선행학습을 허용하고 자유수강권을 최대 100만원까지 확대하려 한다. 조 후보는 “다음 학기 과정 정도는 예습 차원으로 미리 배워도 괜찮지 않겠나”라며 “학원으로 향하는 수요를 흡수해 사교육비 부담을 많이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보 교육감의 대표 정책인 혁신학교에 대해서도 조 후보는 ‘학력 미달에 대한 비판이 크다’며 폐지를 공약했다. 반면 정 후보는 혁신학교를 포함한 조희연 전 교육감의 정책을 전반적으로 계승한다고 했다. 2011년 도입된 혁신학교는 자율적인 교육과정과 토론·체험 중심 수업을 운영하는 학교로, 올해 서울 초중고교 1310개 중 249곳이 운영 중이다. 교권 침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서울시의회가 폐지를 추진 중인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의견이 갈렸다. 정 후보는 “학생인권조례와 교권 침해의 상관관계는 증명된 게 없다. 경험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입법 논의 중인 ‘학생인권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조 후보는 “학생인권조례에는 학생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서술돼 있다”며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고 학교와 교사에 대한 학생의 의무·책임을 포함한 ‘학생권리의무조례’를 제정한다는 입장이다. 내년부터 초중고교에 순차적으로 도입되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일부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 후보는 “교육부에 도입 연기를 요청할 생각이 있다. 시민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AI 디지털 활용 역량은 강화해야 하지만 디지털 기기 과잉 노출 같은 우려가 크다고 봐서다. 조 후보는 “처음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완벽할 순 없다. 단점을 줄여 나가면서 활용해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시범사업으로 2~3년 진행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AI디지털교과서 연기 요청”…조 “학교평가도 도입”두 후보는 학부모 등 시민 소통도 늘리려 한다. 정 후보는 11개 교육지원청별로 ‘서울교육플러스위원회’를 구성해 학부모·교사·학생과 시민들이 자유롭게 정책을 제안하고 논의하는 장을 만들 계획이다. 교육 정책에 대해선 사회적으로 이견이 첨예하고 지역별 수요도 다양한 만큼 함께 논의하고 책임지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후보 역시 교육감 직속으로 학부모의회를, 의회 산하에 학부모고충해결센터를 각각 신설해 학부모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최근 일부 한국사 교과서가 ‘뉴라이트’ 논란을 빚는 등 역사 논쟁이 되풀이되는 가운데 정 후보는 ‘역사 교육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역사적 쟁점을 정치 이슈화하는 흐름에서 벗어나 전문가 집단이 합의한 정확한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역사교육자료센터’(가칭)를 만들 계획이다. 자료를 모아 두고 누구나 접속할 수 있게 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정 후보는 “논의를 거쳐 폐교를 활용한 역사 자료관을 설립할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는 ‘학교평가청’(가칭) 신설을 공약으로 걸었다. 외부에서 학교를 평가해 우수학교에 예산을 추가 지원하고, 우수사례도 발굴하기 위해서다. 조 후보는 “교육감은 교육 서비스 산업의 최고경영자(CEO)”라며 “다양한 평가 기준으로 공교육의 질을 관리하겠다”고 했다.
  • [단독]대학 병원은 진료 거부, 달빛어린이병원은 무한 대기…아픈 아이들 어쩌나

    [단독]대학 병원은 진료 거부, 달빛어린이병원은 무한 대기…아픈 아이들 어쩌나

    의정갈등 이후 아동 의료공백 실태 드러나상급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진료 19%↓대안 거론 ‘달빌어린이병원’은 경북 0곳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 이탈이 본격화한 이후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를 포함한 상급종합병원 47곳의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한 진료가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심야에도 문을 여는 ‘달빛어린이병원’ 이용을 권고하고 있지만, 시도별 병원 숫자 차이가 커 위급한 어린이 환자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일 서울신문이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전국 소아·청소년과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 현황을 보면, 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등 의정 갈등이 촉발된 후 의료공백이 본격화된 3월 한 달간 상급종합병원의 소아·청소년 진료 건수는 14만 301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7만 6032건)보다 19% 줄었다. 통상 매달 16만~20만건의 진료가 이뤄졌는데 의료 공백 속 병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진료 건수가 한 달 수만건이나 감소했다. 의료기관의 진료 행위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종 집계를 하는 데 4~5개월이 걸려 3월 이후엔 해당 현황 자료가 없지만 4월 이후에도 의정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는 이후 더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6살 딸을 둔 윤동일(45)씨도 지난 추석 아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다리를 절뚝거려 이대목동병원에 전화했지만 진료를 거부당했다. 윤씨는 “동네 병원에 갔더니 ‘큰 병원에서 진단받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치료해 줄 수 있다’고 했다”며 “아이들은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 정확하게 표현을 못 해 상급병원에 갈 때도 있는데 불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러한 어린이 환자 대상 의료공백에 대해 정부는 전국 94곳의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을 이용하면 된다고 안내한다. 하지만 달빛어린이병원은 지역별 지정 병원 수 격차가 크다. 경북은 단 1곳도 없으며 울산과 세종에는 1곳뿐이다. 광주, 강원, 대구도 2곳만 지정돼 있다. 달빛어린이병원이 있는 지역도 극심한 대기에 시달려야 한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달빛어린이병원 진료 건수는 11만 7600건이었지만, 올해는 5월까지만 해도 11만 2946건에 달한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신모(35)씨는 “대학 병원에 갈 수 없어 달빛어린이병원을 찾았지만 3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김광혁 전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의료공백이 유독 지역에 사는 아이들에게 더 커지는 상황”이라며 “달빛어린이병원 확충과 함께 지방의료원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의료대란 이후 많은 환자가 힘들어하고 있지만 특히 응급상황이 잦은 아이들 앞에 놓인 의료공백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달빛어린이병원마저도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큰 것으로 드러난 만큼 모든 아이의 건강권을 위해서라도 확충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건반 여제’ 유자 왕·런던 심포니, 매혹적 선율로 가을밤 물들이다

    ‘건반 여제’ 유자 왕·런던 심포니, 매혹적 선율로 가을밤 물들이다

    유자 왕, 건반 위를 나는 듯한 연주초미니스커트·하이힐로 개성 뽐내관객 환호 이어지자 앙코르곡 화답지휘자 파파노가 이끈 오케스트라세심한 몸짓·웅장한 선율에 ‘갈채’ 유자 왕의 연주는 한없이 유려했고, 안토니오 파파노 상임 지휘자가 이끈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선율은 섬세하면서도 강렬했다.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음악회 ‘안토니오 파파노 경 & 런던 심포니 위드 유자 왕’ 내한 공연은 거장 지휘자를 새 수장으로 맞은 영국의 대표적인 명문 악단과 ‘클래식계 슈퍼스타’ 연주자의 드높은 명성을 한 치의 빈틈없이 확인시켜 준 황홀한 무대였다. 이들이 빚어낸 매혹적인 하모니는 갑자기 찾아온 초가을 밤의 한기에 움츠러들었던 청중의 가슴에 불꽃 같은 환희와 벅찬 감동을 안겼다. 공연 1부는 올해 그래미 어워즈 클래식 악기 솔로 부문 수상으로 ‘21세기 건반 여제’의 위상을 공고히 한 중국 피아니스트 유자 왕의 협연 무대였다. 뛰어난 음악성과 함께 화려한 패션으로 주목받는 그는 이날도 반짝이는 청록색 초미니스커트와 검은색 하이힐로 개성을 한껏 드러냈다. 유자 왕은 협연 곡으로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선택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번에 비하면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이지만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호하는 유자 왕에게는 제격인 선곡이었다. 특유의 환한 미소로 무대에 등장한 그는 피아노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경쾌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타건을 이어 갔다. 고도의 집중력으로 마치 건반 위를 날아다니는 것처럼 화려한 기교를 선보이다가도 어느샌가 음 하나하나를 어루만지듯 세심한 터치를 오가는 연주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30여분간의 폭풍 같은 연주가 끝나자 환호가 터져 나왔다. 유자 왕은 브람스의 세 개의 간주곡, 쇼스타코비치의 현악사중주 8번을 앙코르곡으로 선사하며 뜨거운 열기에 화답했다. 런던 심포니는 2부에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을 선보였다. 오페라 지휘자이던 말러가 처음 쓴 교향곡으로 그의 10개 교향곡 중 비교적 이해하기 쉬워 ‘말러 입문작’으로 꼽힌다. 원래 5악장의 교향시였다가 4악장의 교향곡으로 개작했는데 그런 까닭에 청춘과 자연의 대서사시 같은 극적이고 웅장한 선율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오페라 지휘자로 먼저 명성을 쌓은 파파노는 말러와의 정서적 교감을 확신하듯 능수능란하게 오케스트라의 기량과 감정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며 공연장을 생동감 넘치는 음향으로 가득 채워 나갔다. 새소리를 연상시키는 관악기의 연주로 시작된 1악장은 ‘자연의 소리처럼’이라는 부제에 맞게 파파노의 세심한 몸짓에 따라 어둠에서 점차 깨어나는 대지의 기운을 음악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 냈다. 한국 관객에게도 낯익은 프랑스 동요를 베이스 솔로의 느리고 장중한 ‘장송행진곡’으로 변형한 3악장은 오스트리아 춤곡과 왈츠로 구성된 2악장의 생기 있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긴장감으로 청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지루할 틈 없었던 60여분의 공연은 ‘지옥에서 천국으로’라는 부제가 붙은 4악장 후반부에서 호른 연주자 8명이 전부 일어나 연주할 때 정점을 찍었다.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환희의 송가는 객석까지 전율하게 했다. 가족과 함께 음악회를 찾은 이지혜(44)씨는 “완벽한 기교와 섬세한 감정을 모두 갖춘 유자 왕의 연주와 런던 심포니의 조화가 감동적인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 소년 임경재 ‘제주 4·3 기억 일기’ 유네스코에 전시

    소년 임경재 ‘제주 4·3 기억 일기’ 유네스코에 전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 4·3’이 세계인의 가슴을 울리는 ‘기억’으로 되새겨지고 있다. 2일 제주도교육청과 평화섬네트워크연대 등에 따르면 ‘아름다운 섬 제주, 소년 임경재의 기억 그림일기(농사꾼 고 임경재의 4·3 이야기를 담은 그림일기)’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컨퍼런스홀 6번룸에 전시되고 2024 평화섬네트워크포럼에서 소개됐다. 그림일기에는 중학생 시절 임씨가 제주 4·3을 경험한 후의 공포와 트라우마를 그림으로 극복한 개인의 삶이 담겨 있다. 앞서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말 제주 4·3 기록물인 ‘진실을 밝히다: 제주 4·3 아카이브’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제출했다. 전시 준비를 위해 파리에 머물고 있는 임씨의 딸 임애덕 사회복지법인 청수 이사장(제주대 겸임교수)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75세의 아버지가 ‘일제 강점기에 일본 순사에게 매를 맞는 동네 노인들의 모습이 가장 슬픈 기억이었다’고 고백하면서 6년간 매일 눈물을 흘리며 그림일기를 썼다”고 말했다. 고창훈 평화섬네트워크연대 공동대표는 “안네의 일기나 고통받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기록처럼 그림일기는 미래 세대에게 국제 평화교육 자료로서도 매우 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했다.
  • 서핑의 성지? 양양은 혼행의 성지였다

    서핑의 성지? 양양은 혼행의 성지였다

    첫 책으로 소설가 이경자 에세이고향인 양양을 문학적으로 탐방문인들이 직접 만난 도시 이야기김상혁·김잔디 부부는 파주 다뤄 “양양에는 해안을 따라 항구가 여섯 개. 남애항, 동산항, 기사문항, 수산항, 낙산항, 물치항입니다. 오징어가 많이 잡히던 물치항. 그러나 요즘엔 잡히지 않습니다. 모두 서해와 남해로 갔다지요. 세상 만물은 모두 다 변하니까요. 변하는 세상을 탓할 수는 없다고, 그물을 손질하던 물치의 토박이 어부 한 분이 말해줬습니다.” (89쪽) 강원 양양은 요새 젊은이들 사이에서 ‘서핑의 성지’로 불린다. 어쩌면 서핑은 핑계일 수도 있다. 뜨거운 태양과 세찬 바람에 파도가 넘실대는 그곳은 ‘청춘의 전시장’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좀체 가라앉지 않는 청춘의 달뜬 욕망은 해마다 여름이면 이곳에서 ‘잠 못 드는 밤’을 연출한다. 이제는 좀 잠잠해졌으려나. 가을의 문턱에서 양양을 ‘문학적’으로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소설가 이경자(76)의 에세이 ‘양양에는 혼자 가길 권합니다’다. 하룻밤의 반짝이는 쾌락을 기대하고 이곳을 찾을 청춘에게 정반대를 권하고 있는, 이 사람은 누구일까. 양양에서 나고 자란 이경자는 197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문단에 나왔다. 연작소설 ‘절반의 실패’로 잘 알려졌으며 양양을 배경으로 한 소설 ‘사랑과 상처’를 쓰기도 했다. 이경자의 양양 에세이는 출판사 난다가 새로 내놓은 ‘방방곡꼭’ 시리즈의 첫 책이다. 문학인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거닐며 ‘꼭꼭’ 눌러쓴 도시의 초상을 담아낸다. 김상혁 시인과 김잔디 작가 부부가 쓴 경기 파주의 이야기 ‘파주가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말들’도 이번에 함께 출간됐다. 시리즈는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난다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4년에도 문인들이 직접 만난 도시의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 ‘걸어본다’를 선보였던 바 있다. 당시 문학평론가 이광호의 용산을 담은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를 시작으로 2018년 우리 곁을 떠난 고 허수경 시인의 뮌스터, 김이듬 시인의 파리, 백가흠 소설가의 그리스 등 열일곱 권의 책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불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고 황현산 고려대 교수의 고향인 전남 신안의 이야기를 담은 책도 출간을 위해 계약을 맺었으나 2018년 황 교수가 세상을 떠나면서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이번 ‘방방곡꼭’ 시리즈는 ‘걸어본다’의 ‘시즌2’라고 할 수 있다. 시리즈의 취지를 설명하는 김민정 시인의 말을 듣던 기자가 “아무 책이나 한 권 품고 연인과 여행을 떠나도 좋겠다”고 말하자 그는 짤막하게 대답했다. “너무 큰 기대는 말고 소박함만 챙겨 주세요.”
  • 檢 명품백 무혐의 결론… 김 여사·최재영 불기소

    檢 명품백 무혐의 결론… 김 여사·최재영 불기소

    검찰 “직업적 양심에 따른 결론”野 “특검 재표결 통과” 총공세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김 여사와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 등 관련자 5명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제공한 선물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성이 없고, 최 목사가 직접 복기록에 ‘청탁용이 아니다’라고 작성(서울신문 9월 30일자 1·5면)하는 등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김 여사는 불기소 권고를, 최 목사는 기소 권고 결정을 내렸으나 수사팀이 당초 수사 결과대로 두 사람을 무혐의 처분하면서 고발 10개월 만에 사건이 마무리됐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이날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여사특검법’을 재표결로 통과시키겠다고 밝히는 등 총공세에 나서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2일 ‘대통령 부부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등 고발사건’과 관련해 윤 대통령 부부와 최 목사,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이명수 기자 등 5명을 수사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 지시로 전담수사팀이 꾸려진 후 5개월여 만이다. 김 여사는 최 목사로부터 2022년 6∼9월 300만원 상당의 명품백, 179만원 상당의 화장품 세트, 40만원 상당의 양주를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당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런 물품과 대통령 직무의 관련성 또는 대가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김 여사에게 제공한 선물은 김 여사와의 우호적 관계 유지 또는 접견 기회를 얻기 위한 수단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명품백 등을 건네며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 사후 국립묘지 안장, 통일TV 송출 등을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최 목사 주장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최 목사가 두 차례에 걸친 검찰 조사에서 “청탁이 아니다”라고 진술했고, 김 여사와의 접견 이후 “개인적인 관계에서의 선물이지 뇌물이나 청탁의 목적과 용도로 준 것이 아니다”라고 복기록을 썼다가 갑자기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등 객관적 증거자료에 비춰 봤을 때도 선물 제공과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검찰은 결론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뒤바뀐 주장에 의지해 최 목사를 기소할 경우 공소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청탁금지법이 공직자 배우자의 직무와 관련된 금품수수를 금지하면서도 처벌 규정을 두지 않은 점도 무혐의 판단 근거가 됐다. 검찰은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윤 대통령도 청탁금지법상 신고 의무가 없어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뇌물수수 부분 역시 ‘혐의 없음’ 처분했다. 뇌물수수죄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해 뇌물을 수수·요구한 때에 적용되는데 김 여사는 공무원이 아닐뿐더러 윤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는 것이다.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가 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도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같은 논리로 금품을 건넨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주거침입, 위계공무집행방해도 모두 혐의가 없다고 봤다. 이날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잡음을 의식한 듯 ‘대통령 부부 청탁금지법 위반 등 사건’이란 제목의 파워포인트(PPT) 107장 분량으로 각 당사자의 혐의와 처분 근거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 결정이 국민 법 감정과 안 맞는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공소 유지와 입증의 책임을 지는 수사팀이 법률가란 직업의 양심에 따라 내린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해 검찰이 직접 수사를 벌인 첫 사례지만 최종 처분을 내리기까지 많은 논란을 남겼다. 검찰은 지난 8월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김 여사를 청사 외부에서 조사하면서 특혜 시비가 불거졌다. 이에 이 전 총장은 수심위에 사건을 넘겼고 수심위는 만장일치로 무혐의 결론을 냈다. 그러나 이후 최 목사가 별도로 신청해 열린 수심위는 1표 차이로 최 목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것을 권고해 논란이 됐다. 검찰이 수심위의 기소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사례는 2018년 제도 도입 이래 처음이다. 김 여사가 관련된 또 다른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도 향후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본래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의혹에 대한 혐의도 함께 최종 불기소 처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명품백 의혹만 마무리했다. 최 목사 측은 “검찰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위해 변호인 역할에 집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혹을 고발한 서울의소리 측은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오는 7일 항고장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