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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와 최고의 만남… 정명훈·진은숙,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

    최고와 최고의 만남… 정명훈·진은숙,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

    최첨단 설비를 갖춘 롯데콘서트홀(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이 오는 19일 개관 공연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22개 공연을 펼친다. 최근 검찰의 전방위 롯데그룹 수사로 18일 예정됐던 개관 행사는 무기한 연기됐지만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개관 작품은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로 선보이는 작곡가 진은숙의 세계 초연곡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와 생상스 교향곡 3번이다.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는 혼성 합창단과 어린이합창단, 오르간이 포함된 대편성 관현악곡이다.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진은숙의 신작이 우리나라에서 초연되는 건 처음이다. 음악평론가 황진규는 “개관 공연 작품들은 5000여개에 달하는 파이프 오르간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리허설을 위해 예술감독직 사임 8개월 만에 서울시향 단원들과 만난 정명훈은 “오랜만에 보니 굉장히 반갑다”면서 “음악팬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이 기다렸던 콘서트홀의 오프닝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연주회를 우리가 하게 돼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5일과 27일엔 지휘자 임헌정과 1000명의 연주가가 말러의 ‘천인(千人) 교향곡’을 1910년 독일 뮌헨 초연 당시 그대로 재현한다. 29일과 31일엔 238년 전통의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내한 공연이 펼쳐진다. 이들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베르디의 명작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의 콘체르탄테를 선보인다. 이 외에도 바흐 작품의 진면목을 보여 줄 ‘톤 쿠프만과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 이탈리아 바로크 창법의 신세계를 보여 줄 ‘윌리엄 크리스티와 레자르 플로리상’, 프랑스의 대표적인 체임버 오케스트라 ‘앙상블 마테우스’, 독일 가곡계 1인자이자 슈베르트 전문가인 마티아스 괴르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미술계 거장 윌리엄 켄트리지의 ‘겨울나그네’ 등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연말까지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롯데콘서트홀은 1988년 전문 콘서트 시대를 개막한 예술의전당 음악당(약 2500석) 이후 28년 만에 서울에 문을 여는 대형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이다. 국내 최초로 ‘빈야드(vinyard) 스타일’을 도입해 2036석 규모로 설계됐다. 빈야드는 ‘포도밭’, ‘포도원’을 뜻하며, 포도밭처럼 홀 중심에 위치한 무대를 객석이 감싸는 형태의 공연장으로, 전 좌석 어디서나 최상의 음향을 감상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최첨단 대형 클래식 전용 ‘롯데콘서트홀’ 19일 개관

    최첨단 대형 클래식 전용 ‘롯데콘서트홀’ 19일 개관

     최첨단 설비를 갖춘 롯데콘서트홀(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이 오는 19일 개관 공연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22개 공연을 펼친다. 최근 검찰의 전방위 롯데그룹 수사로 18일 예정됐던 개관 행사는 무기한 연기됐지만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개관 작품은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로 선보이는 작곡가 진은숙의 세계 초연곡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와 생상스 교향곡 3번이다.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는 혼성 합창단과 어린이합창단, 오르간이 포함된 대편성 관현악곡이다.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진은숙의 신작이 우리나라에서 초연되는 건 처음이다. 음악평론가 황진규는 “개관 공연 작품들은 5000여개에 달하는 파이프 오르간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리허설을 위해 예술감독직 사임 8개월 만에 서울시향 단원들과 만난 정명훈은 “오랜만에 보니 굉장히 반갑다”면서 “음악팬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이 기다렸던 콘서트홀의 오프닝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연주회를 우리가 하게 돼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5일과 27일엔 지휘자 임헌정과 1000명의 연주가가 말러의 ‘천인(千人) 교향곡’을 1910년 독일 뮌헨 초연 당시 그대로 재현한다. 29일과 31일엔 238년 전통의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내한 공연이 펼쳐진다. 이들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베르디의 명작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의 콘체르탄테를 선보인다.  이 외에도 바흐 작품의 진면목을 보여 줄 ‘톤 쿠프만과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 이탈리아 바로크 창법의 신세계를 보여 줄 ‘윌리엄 크리스티와 레자르 플로리상’, 프랑스의 대표적인 체임버 오케스트라 ‘앙상블 마테우스’, 독일 가곡계 1인자이자 슈베르트 전문가인 마티아스 괴르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미술계 거장 윌리엄 켄트리지의 ‘겨울나그네’ 등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연말까지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롯데콘서트홀은 1988년 전문 콘서트 시대를 개막한 예술의전당 음악당(약 2500석) 이후 28년 만에 서울에 문을 여는 대형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이다. 국내 최초로 ‘빈야드(vinyard) 스타일’을 도입해 2036석 규모로 설계됐다. 빈야드는 ‘포도밭’, ‘포도원’을 뜻하며, 포도밭처럼 홀 중심에 위치한 무대를 객석이 감싸는 형태의 공연장으로, 전 좌석 어디서나 최상의 음향을 감상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전통음악연주가 김덕수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전통음악연주가 김덕수

    지난 15일 서울 사직동 언덕배기의 호젓한 곳에 자리한 광화문아트홀. 김덕수(64)는 그날 저녁 여의도에서 있을 공연을 앞두고 제자들 지도에 한창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무대에서 객석 쪽으로 사뿐사뿐 걸어나오며 건네는 그의 인사가 공연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그가 소리에도 능하다는 사실이 비로소 생각났다. 그는 요즘 조급증이 든다고 했다. “어느덧 내년이면 교수 정년입니다. 우리 제자들을 위해 제가 뭔가를 좀더 남겨야 할텐데….” -“왜 아이를 광대로 키우려고 하세요. 그냥 보통 아이들처럼 살아가도록 해주자고요.” 1957년 가을 추석날 밤, 어머니와 아버지는 잠들어 있는 내 옆에서 대판 싸움을 벌이셨다. 할아버지의 대를 이어 남사당 예인이셨던 아버지는 자식들 중 한 명에게 ‘가업’을 물려주려 하셨고, 그 대상을 당신과 가장 닮아 있던 나로 점찍으셨다. 그 계획을 두고 아버지 편을 드는 사람은 집안에 아무도 없었지만, 그 고집을 꺾을 수 있는 사람 또한 아무도 없었다. -추석 다음날 아침, 나는 아버지 손을 잡고 대전의 집을 나서 조치원 난장으로 향했다. 남사당 공연에서 고깔 쓰고 무동 타며 꼭대기에서 재주 부리는 꼬마인 ‘새미’가 나의 첫 역할이었다. 전날 딱 2시간 연습한 게 전부였다. 다섯 살 아들이 당신 곁을 떠나 광대의 길로 떠나는 것을 어머니는 차마 바라보지 못하시다 대문을 막 나서는 순간 달려와 목도리를 정성껏 둘러주셨다. 어른이 될 때까지 모든 기억을 가져갈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지만 집을 떠나는, 좀더 정확히는 엄마를 떠나는 데 대한 두려움과 더 큰 세상 속으로 나아간다는 설렘 같은 것이 교차하며 마음이 요동쳤던 것만큼은 또렷이 머리에 남아 있다.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아홉 남매 중 여섯 번째이자 아들로는 둘째로 태어난 나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끼와 신명을 형제들 중에 가장 뚜렷하게 물려받았다. 어머니께서 과일 등을 파는 잡화상을 하셨는데 네 살 때부터 “사과가 싸요, 싸”하는 식으로 춤을 추며 큰소리로 호객을 해서 동네에서 일찌감치 유명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버지의 동료 남사당 어른들이 “덕수를 제대로 한번 키워보자”고 말들을 많이 하셨는데, 내가 1957년 추석 직후 갑자기 조치원 난장에서 데뷔하게 된 것도 명절을 쇠러 집에 오셨던 아저씨들이 아버지 옆에서 부채질을 한 결과였다. -남사당의 일과는 고됐다. 아침에 해 뜰 때 의상을 입으면 한밤중이 돼야 일이 파했다. 하지만 나는 힘든 줄을 몰랐다. 하루 종일 장구와 상모 같은 것들을 갖고 놀았는데 그저 좋을 뿐이었다. 누구에게 레슨을 받은 것도 아니고 보고 듣고 만진 것들이 모두 내 머릿속에서 융합돼 몸으로 말로 발현이 됐다. 얼마 후 나는 가(歌),무(舞),악(樂),극(劇)에다 ‘살판’이나 ‘땅재주’로 불린 곡예까지 통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남사당은 어떠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왕성하고 자유분방하게 다양한 레퍼토리를 갖고 서민과 함께 그들 속에서 애환을 달래주고 시대의식을 갖고 살아간 전문 예인 집단이다. 최고의 예인이 모여 있기 때문에 레퍼토리가 화려하고 다양했다. -어려서 내가 유명해진 직접적 계기는 일곱 살 때인 1959년 9월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으면서부터였다. 당시에는 전국 팔도 대표들이 면 단위부터 예선을 거쳐 군 대표, 도 대표가 돼서 실력을 겨뤘는데 해마다 출전을 했다. 보통은 대전이 속한 충남 대표로 출전했지만, 경기 대표로 나간 적도 있었다. 그때는 도민증이란 게 있어서 그걸로 어느 도 출신인지를 확인했는데 어느 해 우승에 목이 마른 경기도 수뇌부에서 “충남의 김덕수에게 경기도민증을 줘서 우리 팀에 합류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들의 삼고초려에 못 이겨 그해 경기 대표 완장을 찼다. 물론 두둑이 용돈을 벌었다. -“나도 다른 애들처럼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 갖고 평범하게 학교 다닐 거예요.” 1965년 친구들이 다들 중학교에 들어갈 때 나는 재수를 시작했다. 지역 명문인 대전중학교에 꼭 가고 싶었다. 초등학교는 6년 동안 전체 출석 일수가 300일도 안될 정도로 다니는 둥 마는 둥 했는데, 이젠 그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아버지는 초등학생 아들이 학교 교육을 너무 못 받는 게 걱정스러워 국어책이나 산수책을 들고 나를 틈틈이 지도했지만, 그걸로 대전중 입시를 통과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엄마의 도시락’은 내 팔자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집에서 중학교 시험 준비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그해 4월 말 어느 날 저녁 아버지가 나를 부르셨다. “서울 남산에 있는 국악예술학교(현재 국립전통예술중고) 교장 선생님을 만났다. 너 입학하면 정말 잘 키워주시겠단다.” -국악예술학교 입학과 동시에 재일교포 위문과 같은 해외 공연이 시작됐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국내를 유랑했지만, 중학교 때부터는 외국을 돌았다. 학교 소속으로도 나갔고 한국민속가무악예술단이나 리틀엔젤스 소속으로도 나갔다. 그중에서도 리틀엔젤스는 지도자 겸 단원으로 들어갔다. 나이가 많았지만, 무대에서는 어린이처럼 보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시에는 그 또래가 만져보기 어려울 만큼 큰 액수를 월급으로 받았다. 리틀엔젤스의 경우 월 300달러를 줬다. 1960년대 중반 가치로 엄청난 금액이었다. 간장 한 통이 30원이던 때였다. -해외 공연이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 시절 한국은 다른 나라에서 보기엔 ‘전쟁의 나라’, ‘고아의 나라’였다. 공연장이라고 해서 그런 정서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어린 나이에 더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했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 즈음해 국립민속예술단이 결성된 후부터는 해외 공연이 더욱 늘었다. 국제 박람회나 해외 한국상품 전시회 등을 위해 일본이나 미국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까지 각지를 누볐다. -“공연무대를 어떻게 만들어주면 좋겠니?” 당대의 건축가 김수근 선생님이셨다. 1970년 일본 오사카 엑스포에서 한국관의 설계를 맡은 선생님에게 나는 “실내이긴 하지만 마당 분위기로 만들어주시면 더욱 신명 나게 놀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고, 그때부터 선생님과의 깊은 인연이 시작됐다. 나중에 내가 ‘사물놀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첫선을 보인 곳도 선생님이 만드신 소극장 ‘공간사랑’이었다. 1983년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 록펠러재단의 ‘아시아소사이어티’ 공연에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선생과 처음 만나 인연을 맺었다. 천경자 선생님이 1968년 카페 떼아뜨르를 열었을 때 개관 공연을 했던 것도 나였다. 그렇게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들을 만나고 교류할 계기들을 가진 것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나의 소중한 자산이었다. 그런 속에서 광대로서의 기질이 더욱 깊어지기도 했다. -“우리 학교의 이름으로 전통예술 공연을 해주십시오. 4년 전액 장학금을 드리겠습니다. 학과는 마음대로 선택하시면 됩니다.” 단국대의 제안을 받아들여 요업과에 71학번으로 입학했다. 전통예술 전공이 당시 단국대에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나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도자기였다. 하지만 그건 내 적성이 아니었다. 그러다 2학년이 되자 학교 측과 갈등이 생겼다. “우리가 원할 때 활용하기 위해 장학금을 드리는 건데, 이렇게 학교에 붙어 있지를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장학금 지급을 중단하겠습니다.” 사실 나는 대학 들어가서도 해외 공연을 다니느라 국내에 있는 날이 별로 없었다. 가뜩이나 학교 생활에 심드렁해 있던 터였는데, 학교 측 조치가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대학을 중퇴하고 이듬해 국악인 박귀희 선생님이 한국민속가무예술단 단장직을 나에게 물려주셨다. 우리 예술단 10명이 오대양 육대주를 돌며 무용, 연주, 농악 등 전통공연을 했다. 일본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지에서 2년여에 걸쳐 춘향전, 심청전 등 뮤지컬 공연도 했다. 나는 단장으로서 연출도 함께 맡았다. 우리 고전 스토리를 바탕으로 대본을 만들되 노래와 춤은 일본과 합작으로 구성했다. 우리 쪽에서는 영화배우 최은희씨와 김희갑씨 등이 공연에 참여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전통예술에 위기가 찾아왔다. 서커스 등 다양한 외국문화와 TV 방송 프로그램, 스포츠 등이 확산되면서 과거에 비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어르신 세대들이 갖은 노력을 했지만 대세를 돌이키기는 힘들었다. -이러다간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뭔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만들어낸 것이 사물놀이였다. 국악예술학교 2년 후배인 김용배(꽹과리)와 최태현(징), 이종대(북)와 뜻을 모았다. 그때까지 꽹과리, 장구, 북, 징의 4가지 필수 전통예술 타악기를 뜻하는 ‘사물악기’나 이를 다루는 사람을 뜻하는 ‘사물잽이’ 같은 말은 있었지만, ‘사물놀이’라는 명칭은 없었다. 우리 넷은 1978년 2월 공간사랑 공연장에서 웃다리 풍물가락으로 첫 연주를 했다. 미친 듯이 신명 나게 소리를 만들어냈다. 사람들의 반응은 반반으로 갈렸다. “놀랍다”라는 찬사와 “이단이다”라는 비난이 함께 쏟아졌다. 어느덧 사물놀이가 탄생한 지 곧 40주년이다. 그동안의 공연 횟수는 국내외 5500회에 이른다. -서양과 동양의 음악적 구조가 다르다. 서양이 직선적이라면 우리는 곡선적이다. 저쪽이 ‘템포’, 즉 리듬의 빠르기의 개념이라면 우리는 굿거리장단과 같은 ‘장단’의 개념이다. 그 속에 북방민족 계열의 신명과 남방민족 계열의 신명이 녹아 있다. 사물놀이는 그래서 다양한 음악과 어우러질 수 있다. 다양한 형태로 콘체르토(협주)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로 빠르게 뻗어나갈 수 있었다. 서울시향과 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오케스트라 콘체르토를 했고 그다음에 피아노, 실내악, 현악4중주, 브라스(금관) 등으로 협주 영역을 넓혔다. 재즈의 전설로 통하는 마일스 데이비스, 오넷 콜먼과도 협연했다. 세계에서 유명하다는 재즈나 로큰롤 축제에도 두루 참가했다. -요즘은 많은 시간을 전공 교재 만들기에 쏟아붓고 있다. 공연은 일회성에 그치지만 교육은 길이 남기 때문이다. 이론적인 것을 정립하는 게 지금의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도 연평균 70회 정도는 공연을 하고 있다. 내년은 나의 남사당패 데뷔 60년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희과 신설 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가장 천시받던 연희를 아름다운 신명으로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연희과를 만들었고, 그 결과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훌륭한 전통예술 인재 양성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데 더없는 보람을 느낀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김덕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음악 연주가다. ‘글로벌 광대’라고 불리는 걸 스스로 좋아한다. 다섯 살에 남사당 ‘새미’로 데뷔한 후 남사당패의 일원이 됐다. 일곱 살에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 ‘장구를 귀신같이 친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통령상을 받았다. 1978년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꽹과리, 징, 장구, 북만으로 구성된 전통 타악기 연주회를 갖고 이를 ‘사물놀이’라고 명명했다. 현재 사물놀이패 한울림의 예술감독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연희과 교수로 있다. ▲1952년 대전 출생 ▲대전 신흥초, 국악예술학교(중·고교), 단국대 요업공학과 중퇴 ▲후쿠오카아시아문화상, 은관문화 훈장 ▲대표곡 ‘어우름’, ‘길’, ‘덩더쿵’ 등 ▲음반 ‘난장-뉴호라이즌’, ‘김덕수 사물놀이 결정판’, ‘풍물 데뷔 40주년 기념 앨범-미스터 장고’ 등 ▲저서 ‘사물놀이 교착본 1, 2, 3’, ‘신명으로 세상을 두드리다’ 등
  • ‘항공료 횡령’ 정명훈 경찰 출석 “1년 반만에 그런 의혹 말 안 돼”

    ‘항공료 횡령’ 정명훈 경찰 출석 “1년 반만에 그런 의혹 말 안 돼”

    정명훈(63)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감독이 항공료 횡령 의혹으로 고발당한 지 1년 반 만인 1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해 수사를 받았다. 정 전 감독은 2시간 30분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2월과 3월 정 전 감독이 항공료를 횡령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이날 새벽까지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정 전 감독은 오전 10시에는 종로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전 감독은 경찰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기 전에 앞선 검찰 조사에 대해 비교적 긴 시간을 할애해 언급했다. 그는 “평소 남을 돕는 걸 좋아하는데 서울시향 직원 17명이 인권침해로 고통스럽게 당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도와줬다”면서 “어젯밤 12시 반까지 조사를 받았는데 나보다 조사하는 사람들이 더 불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횡령 의혹에 대해 묻자 “1년 반 만에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짤막하게 대답한 뒤 경찰서로 들어갔다. 조사를 받고 나온 정 전 감독은 의혹에 대한 해명 대신 “오는 8월 공연에서 만나자”는 인사를 남기고 떠났다. 경찰은 “진술한 내용과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혐의 내용에 대해 법률 검토를 하겠다”면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 전 감독의 신병 처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서울포토] 경찰, ‘항공료 횡령 혐의’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조사

    [서울포토] 경찰, ‘항공료 횡령 혐의’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조사

    항공료 횡령 혐의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6. 7. 15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서울포토] 경찰, ‘항공료 횡령 혐의’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조사

    [서울포토] 경찰, ‘항공료 횡령 혐의’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조사

    항공료 횡령 혐의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6. 7. 15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서울포토] 경찰, ‘항공료 횡령 혐의’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조사

    [서울포토] 경찰, ‘항공료 횡령 혐의’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조사

    항공료 횡령 혐의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 7. 15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서울포토] 경찰, ‘항공료 횡령 혐의’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조사

    [서울포토] 경찰, ‘항공료 횡령 혐의’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조사

    항공료 횡령 혐의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 7. 15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서울포토] ‘항공료 횡령 혐의’로 고발당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서울포토] ‘항공료 횡령 혐의’로 고발당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항공료 횡령 혐의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 7. 15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항공료 횡령 혐의’로 조사 받은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항공료 횡령 혐의’로 조사 받은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항공료 횡령 혐의’로 경찰 조사 받은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The Best 시티] ‘문화도시 도봉’… 리버풀 같은 예술창작 공간으로 변신

    [The Best 시티] ‘문화도시 도봉’… 리버풀 같은 예술창작 공간으로 변신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영화관이 없는 도봉구가 영국 리버풀과 같은 문화도시로 도약한다. 지난 4월 창동역 앞에 문을 연 컨테이너 문화공간 플랫폼창동61에 이어 내년 4월 버려졌던 대전차방호시설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예술창작공간으로 거듭난다. 내년 착공되는 서울아레나는 이미 도봉구에서는 돌림노래가 될 정도로 기대가 무르익었다. 올 연말에는 드디어 도봉구에도 극장이 생긴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찾은 대전차방호시설은 우리가 분단국에서 살고 있다는 각성을 확 불러일으켰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제주도의 4·3 평화공원을 가 보고 힌트를 얻었는데, 도봉 이곳에도 베를린 장벽 3개가 설치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었다. 동서 방향으로 약 270m 길이의 대전차방호시설은 6·25 한국전쟁 때 북한이 탱크로 내려왔던 길목을 막으려고 1969년 설치한 군사시설이다. 군사시설이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지금은 철거됐지만, 3층짜리 시민아파트도 방호시설 위에 있었다. 2004년 2~4층의 아파트는 너무 낡아 안전문제로 철거했고, 탱크의 총구를 겨누던 창호가 여전히 남아 있는 대전차방호시설은 12년째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방치됐다. 대전차방호시설은 강원 철원의 노동당사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서태지의 ‘발해를 꿈꾸며’란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 유명세를 떨친 노동당사처럼 철근이 비죽 튀어나온 콘크리트 잔해는 도봉산을 배경으로 분단의 상처를 맨살 그대로 드러낸다. 이 구청장은 “대전차방호시설은 리모델링해 공방, 스튜디오와 같은 예술공간이 들어서면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유니크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차방호시설, 농장·체육공원 있는 ‘천혜의 땅’ 아파트 층간소음 때문에 항의를 받는 가죽공방이나 금속공예, 사진이나 패션 스튜디오, 요리교실 등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의 이름은 ‘다락’이다. 전면은 베를린 장벽이 설치된 평화광장, 잔디광장 등 열린 공간으로 꾸며진다. 실내공간은 공연장, 세미나실, 전시복도, 창작공간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2010년 도봉구청장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이 공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며 “대결과 갈등의 상징인 대전차방호시설이 평화와 창조의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차방호시설의 재생 가능성은 지난해 10월 광복 70주년을 맞아 열린 서울시향의 음악회가 증명했다. 평소 높은 담장으로 가로막혔던 콘크리트 더미는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재단장했다. 도봉산을 바라보며 첼로와 바이올린의 선율에 젖었던 주민들은 방호시설의 재탄생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실 대전차방호시설이 있는 곳은 이미 창포원, 친환경영농체험장, 체육공원 부지 등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땅이다. 5~6월이면 1만 6000여평의 공간에 보랏빛 붓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창포원이 바로 길 건너에 있다. 도봉동 친환경영농체험장은 이미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명소로 자리잡았다. 감자를 캐고 고추를 따는 체험을 하거나 허브 화분을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창동운동장, 동북권 체육공원으로 새로 꾸며 현재 서울아레나가 들어설 공간에 있는 시립창동운동장도 방호시설 옆에 동북권체육공원으로 내년 말까지 새롭게 조성된다. 창동운동장의 시설물이 그대로 동북권체육공원으로 옮겨와 배드민턴장 14면, 테니스장 3면, 게이트볼장 8면이 실내에 설치되고, 축구장 1면과 테니스장 6면이 실외에 자리잡는다. 동북권체육공원은 약 5만㎡의 공간에 조성되며 기존 창동운동장과 비슷한 크기다. 방호시설에 들어설 예술창작공간 ‘다락’은 운영방식 또한 도봉구가 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예술가들에게 공간을 무료로 빌려주는 대신 창작교실이나 워크숍 등을 주민 대상으로 열도록 할 예정이다. 도봉구민이 문화예술 적성을 발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씨앗을 뿌리는 셈이다. 운영은 민간기관에 맡기게 된다. 도봉구민의 저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방학3동에 방치된 토지와 폐가를 주민 스스로 리모델링해 숲속놀이터 ‘숲속애’로 만들었다. 아이들에게는 생태놀이터, 어른들에게는 생태공방과 마을사랑방이다. 이 ‘숲속애’는 미국 컬럼비아대가 전 세계에서 공모한 ‘프로젝트 이노베이션’에 당당히 2등으로 선정되었다. ‘숲속애’는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시민이 봉사활동으로 시작한 숲 프로그램이 마을의 협력을 통해 발전하여 2013년 폐가가 근사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아파트에 방치된 지하공간도 ‘햇살문화원’이란 예술공간으로 변신했다. 방학동의 극동아파트는 2개동 167가구에 불과한 작은 아파트라 공동체공간이 거의 없었다. 도봉구청의 지원금으로 배관시설만이 있었던 지하공간이 학생들의 공부방이자 어르신들의 사랑방 그리고 공방에 카페까지 있는 ‘햇살문화원’으로 거듭났다. 페인트칠, 문 달기, 수납장 만들기, 공간 장식도 모두 주민의 손으로 해낸 ‘햇살문화원’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마을 공동공간이 됐다. ●이 구청장 “5년 뒤 아레나 개막 공연 직접 볼 것” 창동 신경제 중심지는 지난달 이 구청장이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를 방문하면서 더 구체성을 띄게 됐다. 2만명을 수용하는 공연장인 창동의 서울아레나는 벤츠 아레나와 비슷한 규모다. 벤츠 아레나는 빅뱅, 소녀시대 같은 한류스타가 이미 공연을 한 곳이기도 하다. 이 구청장은 “2021년 서울아레나의 개막 공연장에 구청장으로 있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3선 의지다. 서울아레나가 불러일으킬 문화중심지 창동에 대한 기대는 플랫폼창동61로 더욱 불붙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개막공연에 이어 이하이, 옥상달빛, 시나위, 도끼와 더콰이엇 등의 공연이 연일 매진되면서 문화 갈증에 시달린 동북권 젊은이들의 청량제가 되고 있다. 관객층의 50%는 창동 인근에 사는 젊은이들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으로 청년이 많이 살지만, 문화공간은 부족했던 도봉구의 문화 열정에 플랫폼창동61이 도화선을 놓은 것이다. 문화도시 도봉구의 잠재력은 만화작가들이 입증한 바 있다. 쌍문역이 곳곳에 둘리와 친구들이 뛰어노는 둘리테마역으로 조성됐고, 우이천은 둘리벽화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봉구 쌍문동이 만화 둘리의 배경이자 작가 김수정씨가 살았던 곳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둘리는 만화주인공으로 명예 도봉구민 1호다. 곧 2호가 탄생하는데 도봉구 홍보만화 제작에 많은 도움을 주는 강주배 작가가 낳은 인기 캐릭터 무대리다. 본명이 무용해인 무대리의 집도 쌍문동으로 곧 명예 도봉구민에 임명될 예정이다. 도봉구는 지난해 둘리박물관을 건립했고, 올해는 둘리테마거리를 만들었다. 도봉구의 주요 거점에서 둘리 조형물과 벤치, 펜스, 포토존 등을 만나게 된다. 둘리숙도 들어선다. SH공사가 만드는 공공임대주택 둘리숙은 어려운 만화가들을 위한 맞춤형 주택이다. 거주공간뿐 아니라 작업장, 커뮤니티 공간도 함께 조성해 만화도시 도봉구의 기초 스케치가 될 전망이다. ●성균관대 야구장 부지, 문화·체육시설 탈바꿈 도봉동의 성균관대 야구장 부지도 문화예술교육센터 및 체육복합시설로 탈바꿈한다. 개발모델은 핀란드 헬싱키의 아난탈로 아트센터다. 헬싱키시는 폐교를 예술교육센터로 바꿔 헬싱키 어린이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일깨운다. 전문 예술가들의 작업장과 교실이 한곳에 있어 예술가들은 창작과 교육 활동을 병행할 수 있다. 이 구청장은 다음달 아난탈로 아트센터를 직접 찾아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예정이다. “이 많은 일을 도봉구가 어떻게 하나 걱정할 수도 있는데 모든 것들이 서울시 사업으로 추진되어 예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라고 도봉구의 천지개벽할 변화가 혹시나 불발탄이 아닐까 하는 기우에 이 구청장은 쐐기를 박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직원들 말 믿어… 진실 밝힐 것” 정명훈 前서울시향 감독 檢 출석

    “직원들 말 믿어… 진실 밝힐 것” 정명훈 前서울시향 감독 檢 출석

    “10년간 같이 일했던 직원들을 믿었습니다. 그런데 (경찰 조사에서는) 그게 거짓말이라는 겁니다. 이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검찰에서) 진실을 밝혀야겠습니다.”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정문. ‘마에스트로’ 정명훈(63)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침통한 표정으로 “할 말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공연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났다가 전날 막 입국한 참이었다. 손에는 마침 이달 21일과 27일 일본 도쿄에서 공연할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총보(지휘자용 악보)가 들려 있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15일 서울시향 정기공연 때 그의 지휘에 따라 서울에서 울려 퍼질 곡이었다. 정 전 감독은 “한국인으로서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고, 지난 10년간 단원들의 노력 덕택에 많이 발전을 했다”면서 “그러나 2년 전부터 저와 오래 일했던 직원들이 ‘못 견디겠다’며 나가기 시작해 도와주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는 박현정(54) 전 서울시향 대표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정 전 감독을 피고소인과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손꼽히는 ‘거장’이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된 시발점은 1년 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12월 2일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은 부임한 지 10개월 된 박현정 당시 시향대표의 폭언과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박 전 대표는 며칠 뒤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결국 사퇴했다. 이후 직원들의 호소문을 바탕으로 박 전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결론은 정반대로 났다. 경찰은 지난해 8월 박 전 대표의 강제추행·성추행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 도리어 탄원서를 작성한 직원들을 명예훼손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를 진행했다. 호소문에 담긴 박 전 대표의 성추행 의혹 등이 허위라는 이유에서였다. 올해 3월 경찰은 호소문을 작성한 직원 10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전원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정 전 감독의 부인 구모씨는 호소문 작성의 배후로 지목돼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됐다. 양측의 고소전도 이어졌다. 박 전 대표는 정 전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정 전 감독도 상대를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 부인 구씨는 “피의 사실 유출로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냈다. 박 전 대표 측은 정 전 감독이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시향 직원이 폭로한 박 전 대표의 폭언과 성추행 의혹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말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향 직원들이 주장한 박 전 대표의 폭언 의혹 중 일부는 경찰 조사 결과 근거가 있는 것으로 인정됐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감독이 입장을 잘 밝히고 있다”며 “경찰 수사 결과가 사실인지 아닌지 보고 있고,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정 전 감독과 박 전 대표의 형사처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서울시향 직원들이 주장하는 박 전 대표의 폭언은 모욕죄 등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준은 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폭언이 일부 사실로 인정된 이상 정 전 감독 측도 박 전 대표를 음해할 의도를 가지고 허위 사실을 지어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 전 감독은 이날 검찰 조사를 마친 뒤 1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항공료 횡령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정명훈 검찰 출석 “직원들 믿었는데 다 거짓말 돼…진실 밝히겠다”

    정명훈 검찰 출석 “직원들 믿었는데 다 거짓말 돼…진실 밝히겠다”

    정명훈(63)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박현정(54)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와 법적 다툼에 휘말려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의 말이 다 거짓말이었다”며 조사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 전 감독은 14일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취재진과 만나 “(검찰에서) 조사를 많이 해야만 결론을 낼 수 있다. 그래서 오늘 여기 온 것”이라며 “이 상황에 대해 저는 진실만 밝히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이근수 부장검사)는 박 전 대표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정 전 감독을 이날 피고소인 및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수많은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너무 가까이는 안 된다”며 난감한 미소를 짓기도 한 정 전 감독은 질문을 별도로 받지는 않은 채 “제가 할 말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2년 전 직원 여러 명이 굉장히 고통받고 있었다. 저와 오래 일한 사람을 포함해 한 사람씩 나가기 시작했다”면서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아서 그들을 도와주는 뜻이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10년 같이 일한 사람들의 말을 사실이라고 믿어줬는데 다 거짓말이 돼 버렸다”면서 “이건 법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 전 감독은 또 “외국 생활을 일평생 하며 한국인으로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했는데 그런 기회가 생겨 개인적으로 감사했다”며 “(서울시향이) 단원들 노력 덕택에 놀랄 정도로 발전했다”고도 말했다. 2014년 12월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0명은 박 전 대표가 단원들을 성추행, 성희롱했다고 폭로성 주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경찰은 서울시향 직원들이 박 전 대표를 물러나게 하려고 허위사실을 공개한것으로 결론내렸고, 정 전 감독의 부인 구모씨가 허위사실 유포를 사실상 지시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박 전 대표는 정 전 감독을 고소했고, 정 전 감독도 무고 등 혐의로 박 전 대표를 맞고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 취재진 뚫고 검찰 들어서는 정명훈 전 서울시향 감독

    [서울포토] 취재진 뚫고 검찰 들어서는 정명훈 전 서울시향 감독

    감독 명예훼손과 항공료 횡령 등 의혹으로 고소·고발된 정명훈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감독이 조사를 받기위해 14일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서울포토] 정명훈 전 서울시향 감독 檢 출석

    [서울포토] 정명훈 전 서울시향 감독 檢 출석

    감독 명예훼손과 항공료 횡령 등 의혹으로 고소·고발된 정명훈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감독이 조사를 받기위해 14일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서울시향 사태’ 정명훈 “진실 밝혀질 때가 왔다”···오늘 검찰 출석

    ‘서울시향 사태’ 정명훈 “진실 밝혀질 때가 왔다”···오늘 검찰 출석

    박현정(54)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전 대표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정명훈(63) 서울시향 전 예술감독이 검찰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했다. 정 전 감독은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4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다. 지난 13일 오후 9시 40분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도착한 정 전 감독은 취재진에게 “진실이 밝혀지는 날이 왔다고 본다”면서 자신을 고소한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입장은 따로 없다. 나중에···”라고 말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정 전 감독은 취재진을 보자마자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밝은 표정으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건네는가 하면, “한국에 다시 올아와서 반갑다. 오랜만에 왔는데 올 때마다 좋다”고 웃기도 했다. 박 전 대표가 서울시향 대표로 있던 지난해 12월 서울시향 직원 10명은 박 전 대표를 성추행·폭언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3월 직원들이 허위사실로 박 전 대표를 음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직원들의 허위사실 유포에 정 전 감독의 아내 구모(68)씨가 가담했다며 구씨도 함께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자 박 전 대표는 정 전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정 전 감독이 언론 인터뷰와 서울시향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성추행·폭언 의혹이 사실인 것처럼 표현했다는 이유였다. 정 전 감독 역시 박 전 대표에 대해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를 한 상태다. 이에 정 전 감독은 이날 오전 10시 정 전 감독의 명예훼손 혐의 고소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에 출석해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정 전 감독은 다음날인 15일에는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한다. 정 전 감독은 지난해 ‘항공료 횡령 의혹’으로 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항공권 횡령 의혹’ 정명훈 전 서울시향 감독 15일 경찰 출석

    ‘항공권 횡령 의혹’ 정명훈 전 서울시향 감독 15일 경찰 출석

    지난해 ‘항공료 횡령 의혹’으로 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된 정명훈(63) 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오는 15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다. 12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정 전 감독의 법률대리인을 통해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오는 14일 박현정 전 시향 대표와 명예훼손 고소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오는 15일 경찰에 출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2월 시민단체인 ‘사회정상화운동본부’의 고발을 시작으로 복수의 시민단체가 정 전 감독 항공료 지급을 둘러싼 횡령 및 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의뢰했다. 고발장 접수 후 경찰은 정 전 감독을 상대로 수차례 소환을 통보했지만 정 전 감독은 지금껏 소환에 불응했다. 해당 시민단체들은 서울시가 2015년 초 정 전 감독의 업무비 등에 대한 특별조사를 하면서 일부 항공료가 부적절하게 지급된 점을 밝혀내자 업무비 전반에 대한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고발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서울시 특별조사 결과를 포함해 정 전 감독의 지난 10년 간 항공료 지급 내역 전반을 들여다보며 허위·중복 지급 사례를 추적해왔다. 핵심 쟁점은 2005~2011년 서울시향과 정 전 감독 간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미주-한국’ 노선의 항공료까지 서울시향이 정 전 감독에게 지급한 부분이다. 서울시향 측은 “계약서 상에 ‘유럽-한국’ 노선으로만 명기가 됐을 뿐 이는 ‘미주-한국’ 노선을 포괄하는 계약조건”이라고 반박해왔다. 정 전 감독은 현재 박현정(54) 전 서울시향 대표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박 전 대표가 서울시향 대표로 있던 지난해 12월 서울시향 직원 10명은 박 전 대표를 성추행·폭언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3월 직원들이 허위 사실로 박 전 대표를 음해했다며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직원들의 범행에 프랑스에 거주하는 정 전 감독의 아내 구모(68)씨가 가담했다며 구씨도 함께 송치했다. 논란이 일자 정 전 감독은 지난해 12월 29일 서울시향 예술감독 자리에서 사퇴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명예훼손 등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명예훼손 등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

    정명훈 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과 비방,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전 감독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재평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의 법적 다툼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3일 귀국하는 정명훈 지휘자가 본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도를 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보도자료에서 “최근 ‘재산처분 후 해외도피’라는 원색적 표현으로 정명훈 지휘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언론보도가 나왔다가 해당 언론사에서 사실확인을 거쳐 정정보도를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명훈 지휘자는 음악에 전념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근거 없는 비방과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평은 아울러 “정명훈 지휘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사건이 하루속히 마무리돼 8월에 귀국할 때에는 좋은 연주로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정 전 예술감독이 지난 5월 자진해서 검찰 조사에 응하기로 하고 검찰과 일정을 조율했으나 당시 서울시향 직원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시기가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6∼7월에는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극장 공연이 예정돼 있어 입국하기 어려웠다면서 검찰과 논의해 공연 이후 가장 빠른 시기로 조사 일정을 잡았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이근수 부장검사)는 박 전 대표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정 전 예술감독을 14일 오전 10시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서울시향 직원들이 자신에 대해 제기한 성추행·폭언 의혹과 관련, 정 전 예술감독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이를 사실처럼 표현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정 전 예술감독 역시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박 전 대표를 맞고소한 상태다. 경찰은 박 전 대표의 성추행 의혹이 허위사실이라고 보고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한 데 이어 박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시향 직원 10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해당 직원들은 그러나 “경찰이 퇴직한 직원 10여명 등 박 전 대표에게 인권침해를 당한 이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면서 ‘짜맞추기 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서울시향 사태’ 정명훈 14일 소환

    檢 ‘서울시향 사태’ 정명훈 14일 소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는 박현정(54) 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대표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정명훈(63) 전 서울시향 감독을 오는 14일 오전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서울시향 대표로 있던 지난해 12월 서울시향 직원 10명은 박 전 대표를 성추행·폭언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3월 직원들이 허위 사실로 박 전 대표를 음해했다며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직원들의 범행에 프랑스에 거주하는 정 전 감독의 아내 구모(68)씨가 가담했다며 구씨도 함께 송치했다.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자 박 전 대표는 정 전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정 전 감독이 언론 인터뷰와 서울시향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성추행·폭언 의혹이 사실인 것처럼 표현했다는 이유였다. 정 전 감독 역시 박 전 대표에 대해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를 한 상태다. 검찰은 박 전 대표와 서울시향 직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이미 마쳤다. 검찰은 정 전 감독의 아내 구씨에게도 소환 통보를 했지만 구씨는 귀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백건우·김선욱·조성진, 건반의 별들 여름밤을 수놓다

    백건우·김선욱·조성진, 건반의 별들 여름밤을 수놓다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백건우(70), 영혼의 울림이 더욱 짙어진 김선욱(28), 세계적으로 가장 촉망받는 조성진(22) 등 거장과 스타 피아니스트들이 올여름 클래식 향연을 펼친다. 김선욱이 오는 14일 서울 노원구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피아노 리사이틀’로 먼저 포문을 연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 피아니즘의 또 다른 큰 산으로 꼽히는 ‘디아벨리 변주곡’을 연주한다. 디아벨리 변주곡은 33개의 변주곡으로 이뤄져 있으며, 연주 시간만 한 시간에 달하는 난곡이다. 해외 피아니스트들의 내한 독주회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2012~2013년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 이후 음악적 성장을 거듭해 온 김선욱은 “이 곡은 ‘고전음악의 하드코어’다. 베토벤의 색깔이라고 단정하기엔 너무 많은 음악적 유희가 담겨 있다”면서도 “프로 연주자로서 완성품을 만드는 과정을 관객 분들과 함께하며 이 곡이 절대 어려운 곡이 아니란 걸 알려 드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베토벤 외에도 모차르트 환상곡 D단조 K.397,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8번 G장조 D.894도 들려준다. 15일 경기 안양 평촌아트홀, 16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공연하는 데 이어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김선욱은 2006년 18세의 나이로 세계적 권위의 리즈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의 폴란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은 콩쿠르 우승 곡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무대에 선다.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프랑스의 세계적 지휘자 얀 파스칼 토르틀리에의 지휘 아래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춘다. 조성진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연주는 지난 2월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공연 이후 5개월여 만이다. 2009년 서울시향과 처음 협연한 자선공연에서도 같은 곡을 연주했다. 조성진은 콩쿠르 우승 이후 세계 각지를 돌며 바쁜 연주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엔 영국 런던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지안안드레아 노세다가 이끄는 런던심포니와 함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녹음했다. 백건우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스페인 내셔널 오케스트라’ 첫 내한공연에서 협연자로 나선다. 한 작곡자를 집요하게 탐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그는 이번 공연에서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와 파야의 ‘스페인 정원의 밤’을 들려준다. 라벨의 작품은 백건우가 세계적으로 조명을 받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 국내에선 1975년, 2001년, 2011년 세 차례 연주한 적이 있는데, 세월의 흐름 속에서 그의 연주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볼 수 있어 주목된다. 백건우는 세계무대에서 활약한 한국 피아니스트 1세대에 해당한다. 1969년 세계적 권위의 부조니 콩쿠르에서 골드 메달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프랑스 파리를 기반으로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세계적 연주자로 입지를 굳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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