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사태로 경품권 폐지되면…
‘바다이야기’ 사태로 경품용 상품권이 폐지되면 아케이드게임(오락실에서 제공되는 게임) 시장에서 5조 60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게임산업 종사자와 부양가족 120만명이 실업 등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나금융그룹의 싱크탱크인 하나경영연구소는 5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바다이야기 사태에 따른 게임시장 축소 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바다이야기 파문을 경제·산업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소는 우선 “PC방 활성화로 1990년대 이후 축소되던 아케이드게임 시장이 바다이야기, 황금성, 인어이야기 등 성인용 게임의 등장으로 2005년에 전년 대비 330% 성장한 9655억원 규모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파문으로 아케이드 게임시장의 급격한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온라인 게임 머니와 아이템의 현금거래를 불법으로 규정, 강력한 단속이 예상돼 온라인 게임 등 게임산업 전체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2005년 현재 아케이드 게임업소는 1만 5094곳, 업소당 평균 경품용 게임기 보유수는 70대,1대 구입 비용은 500만원으로 계산했다. 이에 따라 게임기 폐기에 따른 손실액이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업소당 평균 5000장(장당 2500원)을 보유하고, 총판 및 대리점이 6000만장을 갖고 있는 상품권이 무용지물이 되면 6750억원의 피해가 추가로 발생한다.
보고서는 아케이드 게임장의 직접 종사자 14만명, 개발·제조 등 간접 종사자 15만명 등 30만명이 실업의 위기에 처하고, 부양가족 4명을 기준으로 할 때 게임산업 관련 인구 120만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서울보증보험은 보상금액을 상품권 발행사가 제공한 담보에서 충당하고, 보증 금액의 30%는 재보험에 들었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오히려 50억∼60억원의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품권 발행사들도 회계상 부채로 잡혀 있던 경품용 상품권이 전면 폐지되고, 환불 의무가 사라지면 일시에 부채를 탕감하는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남훈·박성현 연구원은 “일본은 풍속영업법으로 빠찡꼬의 인허가 및 영업시간, 영업구역 등 운영 전반을 구체적으로 규제하고, 민·관이 철저하게 사후 관리감독하는 한편 가족 단위가 즐길 수 있는 건전한 게임장 장려 등으로 빠찡꼬가 대중적인 레저산업으로 정착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마녀사냥’식 단속 및 규제는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게임산업 활성화 기조는 유지하고, 세부 규제 사항의 명확화 및 사행성 조장에 대한 엄격한 선별 대응으로 게임산업을 대중 레저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